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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오늘 구형…사형이냐 무기징역이냐

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판이 9일 마무리된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402일 만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구속기소 된 지 341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9시 20분께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군경 수뇌부 7명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결심공판을 연다. 심리를 마무리 짓는 결심 공판에선 특검팀의 최종의견과 구형, 변호인의 최후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이 이뤄진다. 이날 결심을 끝으로 윤 전 대통령 등 주요 피고인들은 법원의 판단인 선고만 남겨두게 된다.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5분께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는 이튿날 새벽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계엄은 6시간 만에 해제됐다. 이후 국회는 두차례에 걸친 탄핵안 투표 끝에 같은 달 14일 윤 전 대통령을 탄핵소추하고 사건을 헌법재판소에 접수했다. 헌재에서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와 기소, 형사재판도 별개로 이뤄졌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15일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체포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조사를 받았고, 같은 달 19일 서울서부지법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은 같은 달 26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됐고, 재판부는 지난해 2월 20일과 3월 24일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정식 공판이 시작되기 전인 3월 7일에는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 측의 구속취소 청구를 받아들여 이튿날 윤 전 대통령이 석방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약 한 달 뒤인 4월 4일에는 헌재가 윤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을 내렸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은 지난해 4월 14일 첫 정식 공판이 열렸고, 이날 결심까지 모두 42차례 공판이 진행되게 된다. 형법상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은 사형과 무기징역, 무기금고 세 가지뿐이다. 특검팀도 이들 가운데 하나를 재판부에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은 그동안 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무력으로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유지하고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입장을 줄곧 견지해왔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개인의 권력욕을 위해 민주주의와 법치를 무력화한 죄책이 크다고 보는 만큼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특검팀이 그동안 예상되는 선고형까지 고려한 실효적 구형을 강조해온 만큼 법정 최고형인 사형보다는 무기징역을 구형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있다. 앞서 검찰은 1996년 12·12 군사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항쟁 관련 내란수괴(우두머리), 내란목적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은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각각 구형했다. 이후 전두환 전 대통령은 1심에서 구형대로 사형이 선고됐으나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1심에서 징역 22년6개월형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17년형으로 감형된 뒤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집토끼만으론 안 된다’…장동혁 쇄신, 중도 확장으로 이어질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과거와의 단절'을 전면에 내세운 쇄신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당 안팎의 중도·개혁 성향 인사들과의 연대 가능성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명 변경과 개혁신당과의 정치적 연대를 동시에 언급하며 외연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어서, 6·3 지방선거를 앞둔 보수 진영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명 변경을 포함한 쇄신 방안을 놓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논의 중이다. 전문가 자문을 통해 새 당명을 제안받거나, 대국민 공모 방식을 검토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당명 변경 전담 기구를 구성해 새 명칭을 확정한 뒤, 전 당원 의견 수렴과 전국위원회·상임전국위원회 추인 절차를 밟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실제로 당명이 바뀔 경우 국민의힘은 1990년 3당 합당으로 출범한 민주자유당을 시초로 볼 때, 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에 이어 일곱 번째 간판 교체를 하게 된다. 당 지도부는 당명 변경과 함께 보수 외연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특히 장 대표는 전날 취임 이후 처음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에 나서며 개혁신당을 상징하는 '주황색 넥타이'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줄기차게 '자강론'을 주장해온 장 대표는 “'이기는 선거'를 위해 폭넓은 정치 연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넥타이는 개혁신당과의 연대 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직접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의 회동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개혁신당 내부에선 섣부른 연대론에 선을 긋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새해 첫 메시지에서 “개혁신당은 국민이 불편해하는 역사와 완전히 단절한 정당"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과 강하게 경쟁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개혁신당은 광역단체장과 기초의원 공천 접수를 진행 중이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최고위원은 “장 대표가 계엄이라는 무거운 족쇄를 늦었지만 벗어 던졌다"고 평가했다. 장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연대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장 대표는 7일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당시 여당으로서 책임이 크다"며 공개 사과했다. 취임 135일 만의 입장 변화다.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두고 당 지지율 부진과 노선 전환을 요구하는 내부 압박이 커진 데 따른 결단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 면전에서 “참을 만큼 참았다"며 계엄 사과를 요구했던 오 시장은 “잘못된 과거를 단호히 끊어내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변화를 선언한 데 대해 환영한다"며 힘을 실었다. 실제 중도 확장의 필요성은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조사(12월 26~28일)에서 서울시장 가상 양자대결 결과, 오 시장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1.3%포인트 뒤졌고, 정원오 성동구청장과의 대결에서도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다. 중앙일보·케이스탯리서치(12월 28~30일) 조사에서는 부산시장 가상대결에서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박형준 시장을 9%포인트 차로 앞섰다. 당 안팎에서 “집토끼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지는 배경이다. 그러나 장 대표의 외연 확장 구상은 '선별적 통합'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대표 등 당내 비주류 인사들을 아우르는 이른바 '보수 대통합' 구상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지난 2일 현안 기자간담회에서 범보수 연대와 관련해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그 걸림돌부터 제거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 안에서는 이 발언을 두고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건'을 계기로,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최종 징계를 통해 사실상 당에서 배제하려는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실제로 윤리위원회 구성 직후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사건'에 대한 징계 여부가 최대 뇌관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9일 해당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무감사위원회는 한 전 대표에게 관리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당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징계 수위는 결정하지 않았다. 친한계 인사들은 “기꺼이 걸림돌이 되겠다"며 공개 반발에 나섰다. 당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를 배제한 채 일부 세력과의 연대만으로는 외연 확장에 한계가 뚜렷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시점에 누구는 품고 누구는 배척한다면, 중도층의 반감만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 대통령 “에너지·AI 대전환, 국가 명운의 문제”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우리가 미래의 에너지 전환에 맞춰서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나라의 성장은 물론이고 운명도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하고 잘 준비해 가야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에너지 문제에 관한 국제적인 혼란을 여러분도 직접 겪고 보고 계실 것"이라며 “에너지 대전환도 착실하게 준비해 가야겠다"고 당부했다. 대통령이 언급한 '에너지 문제'는 최근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에 따른 세계 석유시장 불안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는 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시장에 무기한 판매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또 코스피 등 주요 경제 지표의 개선 흐름이 국민 삶의 현장에서 체감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자원의 집중과 기회의 편중이라는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서 국가의 성장이 국민 모두의 삶의 변화로 연결되는 성장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지방, 중소벤처, 스타트업, 그리고 청년 등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영역들이 새로운 성장의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 가능한 모두의 성장은 미래 첨단 산업 경쟁력 확보에 달려 있다"며 “특히 전 세계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인공지능(AI) 대전환은 이제 개별 기업을 넘어 국가의 명운을 가르는 요소까지 발전했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AI를 사회 전 분야의 질적 대전환의 토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인재 확보, 인프라 확충, 글로벌 협력 강화에 속도를 내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최근 방중 성과에 대해서는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이라고 하는 든든한 토대가 마련됐고, 경제·문화 전반의 교류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발판도 잘 구축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또 영원한 규칙도 없는 냉혹한 국제 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개척하는 국익 중심 실용 외교에 달려있다"며 “앞으로도 유연하고 치밀한 실용 외교를 통해 주변과의 협력 기반을 넓히면서 국익을 지키고 국력을 키워서 국민의 삶을 더 적극적으로 개선해 가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국토부, 무안 제주항공 참사 입장 번복…“로컬라이저 규정 위반, 2020년 개량 때도 묵인”

지난 2024년 12월 29일 발생한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와 관련, 국토교통부가 사고의 주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항공기 활주로 중심선 유도 장치(로컬라이저, Localizer)가 안전 기준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시설 기준에 적합했다"던 입장을 스스로 뒤집은 것으로, 2020년 개량 공사 당시 정부 기관들이 규정 미달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경기 분당을)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국은 무안공항 내 로컬라이저 시설에 대해 “공항 안전 운영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23일 국민권익위원회의 의결서 등을 통해 “해당 시설은 설치 기준에 적합하게 설치되었으므로 위반 시설이라 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번 국정조사 자료 제출을 통해 “2020년 개량 사업 당시 규정에 따라 정밀 접근 활주로 착륙대 종단에서 240m 이내에는 부러지기 쉬운 성질(Frangibility)을 갖도록 개선했어야 했다"고 처음으로 과실을 인정했다. 국토부의 분석에 따르면 로컬라이저 관련 안전 규정은 2003년 제정됐으나 시행 시기가 2010년으로 설정돼 있었다. 하지만 무안공항은 2007년 개항했고 주요 공항의 개항 시기를 고려했을 때 안전 기준을 조기에 적용하거나 최소한 2020년 개량 사업 당시에는 이를 충족시켰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2020년 진행된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개량·교체 공사' 과정에서의 총체적 부실 검증도 김은혜 의원실의 조사로 밝혀졌다. 당시 한국공항공사와 국토부는 설계 용역 입찰 공고에 '부서지기 쉬움 확보 방안 검토'라는 조건을 명시했다. 그러나 실제 공사에서는 기존 콘크리트 둔덕 위에 상판을 덧대 구조물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방식이 채택됐다. 김 의원실이 확보한 2020년 당시 착수·중간·최종 보고회 자료와 회의록에 따르면 시공사와 설계업체는 “기존 안테나의 기초가 분리돼 있어 신호 안전성 확보를 위해 이를 연결해야 한다"며 기존 콘크리트 구조물과 기초대를 재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 등 감독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찰 공고에 명시했던 '충돌 시 부러지기 쉬운 성질'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견을 제시하지 않고 원안을 그대로 수용했다는 점이다. 2020년 5월과 6월, 8월에 걸친 세 차례의 보고회에서 안전 규정 미비점에 대한 지적은 전무했다. 결국 2020년 개량 공사는 안전 규정을 충족할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신호 안정성만을 이유로 콘크리트 구조물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돼 이번 참사 피해를 키운 원인이 되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국회 12.29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은혜 의원은 “179명의 국민이 희생된 국가적 비극 앞에서 정부는 결자해지의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2020년 개량 공사 당시 명백히 안전 규정에 미달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묵인하고 방관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이에 대한 엄중한 책임 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쿠팡 바로잡을 것” 與 국회 상임위 총동원 ‘쿠팡TF’ 출범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는 8일 거대 플랫폼 기업 쿠팡의 불공정 거래와 사회적 책임 회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쿠팡 바로잡기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거대 플랫폼기업 쿠팡의 반복적인 불공정거래 행위와 사회적 책임 회피 문제에 대응하고, 유통산업 전반의 정의롭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쿠팡 바로잡기 TF'를 구성·운영한다"고 밝혔다. 특히 위원회는 “최근 쿠팡이 미국 내 로비 활동 등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 관련 입법 논의를 지연시키려 했다는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다"며, 쿠팡이 국내 시장에서 발생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제도 개선을 저지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팡 바로잡기 TF'를 통해 국회 각 상임위원회 차원의 입법 과제 점검을 비롯해 관계 행정부처의 조사·조치 이행 여부 확인, 쿠팡 사장단과의 정례적 논의, 사회적 합의 이행 점검 등을 종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TF의 주요 의제로는 △택배기사(CLS) 및 물류센터(CFS) 노동자 과로사 방지 △배달앱 수수료 폭리 및 무료배달 비용 전가 문제 △개인정보 유출 재발 방지 대책 및 피해 보상 △김범석 총수 지정 문제와 무분별한 사업 확장에 따른 시장 왜곡 △광고·마케팅 비용 강요에 따른 입점업체 피해 보상 △정의롭고 공정한 유통질서 수립 등이 제시됐다. 민병덕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쿠팡 문제는 특정 기업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거대 플랫폼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발생하는 구조적 불공정의 문제"라며 “을지로위는 노동자와 소상공인, 입점업체, 소비자 모두가 공정한 질서 속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국회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 위원장은 또 쿠팡을 향해 “쿠팡 역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서 국회와의 논의에 성실히 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공천 뒷거래①] 시세표·보험금·먹이사슬…지방자치의 어두운 민낯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 전반에 공천헌금 의혹이 잇따라 불거졌다. 1990년대 본격화돼 31년째를 맞이한 '풀뿌리 지방자치'가 그동안의 민주주의 진전 등 뚜렷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돈으로 사고파는 공천'으로 위기에 처했다.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라 정치권 전반의 공천 시스템에 구조적 결함을 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를 둘러싼 의혹은 공천과 후원의 경계가 얼마나 모호해졌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김 전 원내대표의 고액 후원자 내역을 보면 지역 정치인 A씨는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500만 원씩 총 1000만 원을 후원했다. 이후 2022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동작구 시의원 후보로 단수 공천을 받았다. 또 다른 지역 정치인 B씨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500만 원씩 총 1000만 원을 본인 명의로 후원한 데 이어, 2023년에는 당시 만 20세였던 아들 명의로 500만 원을 추가 후원했다. B씨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동작구청장 후보로 경선을 통해 공천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본선에서는 낙선했다. A씨는 “당에서 직책을 맡고 있어 공식적인 방식으로 후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고, B씨 역시 “지역 국회의원에게 법적 한도 내에서 후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전 원내대표의 부인이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 정치인들로부터 총 3000만 원의 공천 헌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비공식적인 공천 헌금뿐 아니라, 정치후원금을 가장한 '사실상의 헌납'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김 전 원내대표 측은 이에 대해 “정상적인 후원금일 뿐 대가성은 전혀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같은 공천헌금은 지방선거 때마다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전언이다. 실제 김병기 의원의 의혹은 2022년 전국 지방선거 당시 불거진 강선우·김경 사건과도 연결된다. 당시 공천관리위 간사였던 김 의원이 강선우 의원 측의 공천헌금 수수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최근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었던 강선우 의원은 김 전 의원과의 통화에서 “보좌관이 김경으로부터 받은 1억 원을 보관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다음 날 김경씨는 시의원 후보로 단수 공천을 받았다.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핵심 인사에게 문제를 상의했다는 것은, 공천헌금이 비밀스러운 일탈이 아니라 당내에서 어느 정도 '관행'으로 통용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국민의힘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9월 공개된 이철규·김정재 의원 간 통화 녹취가 대표적이다. 2024년 1월 31일 김정재 의원은 공천관리위원이었던 이철규 의원에게 “경선을 하게 되면 돈으로 매수를 한다. 보통은 4억~5억원을 주고 캠프를 통째로 지지선언을 하게 한다. 그게 일상화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 이게 걸리면 우리 당이 망하는 건데, 예전에 (경선을) 할 때도 다른 후보가 저한테 돈을 5억원을 요구하더라"며 “지금 또 돈이 오가는 분위기가 약간 나오고 있다"고 털어놨다. 경북 포항 북구에서 재선을 지낸 김 의원이 3선에 도전하며 지역구의 공천 뒷거래 관행을 언급한 것이다. 친윤계 핵심이자 공관위원이었던 이철규 의원에게 단수공천을 청탁하는 맥락에서 이뤄진 발언으로 해석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공천헌금에 암묵적인 '시세'가 존재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돌고 있다. 지자체장은 5억원, 광역의원은 1억원, 기초의원은 수천만원에서 공천권 뒷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당간 경쟁이 치열한 곳이 아니라 특정 정당이 우세를 보이는 곳에선 지역구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한 '카르텔'에서 선거 때마다 공천권 장사가 벌어진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식 절차와 별도로 '성의 표시'를 요구받는 분위기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놓고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특별당비나 후원금 명목으로 이뤄진다"고 전했다. 이 같은 구조가 유지되는 배경에는 지역 정치 구도에서 공천 헌금이 일종의 보험처럼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 자리잡고 있다. 공천권을 쥔 인사나 공천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공천을 받는 전형적인 거래 구조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원 간에 형성된 복잡한 상호 의존 관계를 지목한다. 지방선거와 총선의 선거 주기가 엇갈리면서, 국회의원은 다음 총선을 대비해 '자기 사람'을 지방권력에 심으려 한다. 지방 정치인들은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에게 접근하고 돈을 건네야만 공천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공천권을 당원들에게 개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정당은 본질적으로 당원들의 결사체"라며 “소수의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에게 공천권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뇌물과 로비가 발생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여론조사나 당원 투표 등 당원 참여 비율을 높이면, 특정 인물에게만 접근해 공천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 자체가 약화된다는 것이다. 그는 “당원 수가 많아질수록 로비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공천헌금의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지방선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당협위원장·지역위원장 권한 분산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 교수는 “지역위원장들이 시·구의원들을 사실상 '관리 대상'처럼 다루는 현실이 공천비리의 토양"이라며 “이들의 영향력을 줄이고 평가와 결정 권한을 분산시키지 않으면 공천헌금 문제는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처벌 수위에 대해서는 보다 강력한 당 차원의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공천 비리나 금품 거래가 수사로 확인되면 다시는 공천을 받을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며 “삼진 아웃이 아니라 한 번 적발되면 정치권에서 영구 퇴출시키는 수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 대통령 3박4일 방중 결산…관계 복원 시작 or 훈계?

이재명 대통령의 3박4일 중국 국빈방문은 한중관계를 다시 관리 가능한 복원 궤도에 올려놓은 외교 일정으로 평가된다. 정상회담과 15건의 협력 문서 체결을 통해 정치적 신뢰 회복과 경제협력 재가동의 틀이 마련됐다. 실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반면 일각에선 시진핑 중국 주석의 일부 발언 등을 이유로 '줄 잘 서라'는 훈계를 듣고 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먼저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한령 문제가 다시 정상외교의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는 점은 분명한 변화로 꼽힌다. 문화·관광 교류 복원의 필요성에 대해 정상 차원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그동안 비공식·비가시적 영역에 머물던 문제가 외교 의제로 복원됐다. 그러나 실제 현장 변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단계가 많다는 지적이다. 해제 시점과 방식, 적용 범위에 대해서는 구체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고, 중국 내부 정책 환경과의 조율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 일각에선 한한령을 단순히 '해제 여부'의 문제로만 접근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콘텐츠 유통, 공연·방송 교류, 관광객 회복 등은 단일 행정 조치로 해결되기보다는 정치·사회적 분위기와 제도 환경이 함께 정상화돼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내 콘텐츠 심의 체계, 플랫폼 유통 구조, 지방정부별 집행 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중앙정부 차원의 메시지 이후에도 실질적 변화까지는 시간과 단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역내 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양국은 원칙적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다만, 긴장 고조보다는 대화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공유했지만, 중국의 역할을 구체화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 이처럼 이번 회담이 '원칙을 재확인하는 단계'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의 역할을 어떻게 실질화할 것인가가 과제로 남았다. 북핵 문제는 미·중 전략 경쟁, 북·중 관계, 한미 공조 등 복합적 요인이 맞물린 사안인 만큼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이번 방중은 비핵화 해법 제시보다는 외교적 관리 공간을 유지·확대하는 데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향후 중국이 대화 재개 국면에서 어떤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한국 정부가 이를 어떻게 외교적으로 견인할지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경제·산업 분야 협력은 외연을 넓혔지만, 동시에 한·중 관계의 구조적 딜레마도 다시 확인됐다. 협력 확대는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반도체·배터리·핵심 기술을 둘러싼 공급망 리스크와 기술 안보 문제는 여전히 민감한 영역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 중 하나인 동시에 기술·산업 경쟁의 상대이기도 하다. 반도체, 배터리, 핵심 소재 등 전략 산업에서는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 그와 동시에 공급망 리스크와 기술 유출 우려도 상존한다. 이번 방중에서 이러한 민감 영역이 전면에 부각되지 않은 것은 갈등을 증폭시키기보다는 경제 협력의 공통분모부터 복원하겠다는 관리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방중은 정상 간 신뢰 회복과 협력의 제도화라는 성과를 분명히 남겼다. 그러나 동시에 △한한령의 실질적 완화 △안보 현안에서의 중국 역할 구체화 △경제 협력의 질적 진전이라는 과제도 안게 됐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센터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한중 관계가 순탄치 않았는데 이번 방중 이후 한중관계를 복원하고 확대해 가겠다는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가장 의미라 생각한다"며 “과제는 앞으로 이러한 분위기를 어떻게 잘 이어 나가느냐에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에 기업인들도 대거 중국을 방문해 경제, 민생 위주로 많은 논의가 이뤄져서 이를 계기로 국내 반중정서를 완하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국은 가장 큰 경제대국이자 가장 큰 시장인데 양국간 협력과 교류를 통해 경제나 민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 또한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 연구원은 “다만, 문제는 한중 관계는 보이지 않는 딜레마 즉 미·중 경쟁, 중·일 갈등, 서해 구조물 문제, 북한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시간 해결이 어려운 문제들이 많다"면서 “그럼에도 한·중 양국이 주변국과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이러한 문제를 균형외교, 실용외교를 통해 풀어나가면서, 동시에 이번 정당회담에서 도출한 성과를 구체적으로 이행해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이 '양국 관계의 전면 복원'의 실질적 분기점이 될지는 앞으로 이어질 후속 협의와 정책 조율, 실행이 증명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李 대통령 “한중 관계, 국익 중심 관리…생각보다 많은 진전”

이재명 대통령은 중국 국빈 방문 중인 7일(현지시간) 상하이에서 동행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한중관계와 동북아 정세, 북핵 문제, 한한령, 혐중·혐한 정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중관계는 감정이나 이념에 좌우되지 않도록 국익 중심으로 관리하겠다"며 “이번 방중을 통해 생각보다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의 일본에 대한 이중용도 물자 수출 통제로 촉발된 중·일 갈등과 관련해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중재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어른들이 실제 이유가 있어서 다툴 때 옆에서 끼어들면 양쪽으로부터 미움을 받을 수 있다"며 “정말 우리 역할이 필요하고 실효적일 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의 수출 통제 문제는 매우 복합적이고 뿌리가 깊은 사안"이라며 “일단은 원만하고 신속하게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우리의 가공 수출과 연관될 수 있고, 장기적 영향도 속단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점검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 중국에 중재 역할을 요청한 사실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에게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현안에 대해 중국의 중재 역할을 요청했다고 이날 기자간담회서 밝혔다. 그는 “북한과는 모든 통로가 막혀 있고 신뢰는 제로 상태"라며 “소통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어서 중국이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이 대통령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쌓여온 적대와 불신이 있어 대화가 시작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주변국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혐중·혐한 정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혐중·혐한 정서가 양국 모두에 큰 피해를 줬다"며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저와 중국 지도자 모두가 공감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발 부정선거 같은 주장은 근거 없고 불필요한 선동"이라며 “정신 나간 소리로 감정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혐중·혐한을 조장하거나 선동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억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측에는 “한국에서 혐중 선동의 근거가 최소화돼야 한다"며 문화 콘텐츠 진출 제한 완화 등을 '증표'로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의 한한령 문제와 관련해 “점진적·단계적으로 질서 있게 잘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한한령이 없다고 말해왔지만, 이번에는 표현에서 분명한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석 자 얼음도 한꺼번에 얼지 않았는데, 한꺼번에 녹을 수는 없다"고 언급한 점을 소개하며 “서두르지 않고 실무 부서에서 구체적 협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조짐을 넘어 명확한 의사 표현이 있었다"며 “시기와 방식은 분야별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한중관계 전반에 대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감정에 좌우되지 않도록 상호 존중과 국익 중심 원칙 위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중관계는 서로에게 꼭 필요한 관계"라며 “불필요하게 자극하거나 배척하고 대립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공급망 협력, 한반도 평화, 역내 안정 문제를 놓고 이번 방문 기간 진지하고 책임 있는 대화가 이뤄졌다"며 “대립할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해서도 원만하게 해소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중은 교감의 폭이 넓어졌고,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尹과 절연없이 쇄신?”…장동혁 ‘계엄 사과’에 당 안팎 쓴소리 봇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3 비상계엄에 대해 처음으로 당 차원의 공식 사과 및 쇄신을 선언했지만 당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당내에서 소장파와 초·재선을 중심으로 “하나마나 한 이야기" “자기합리화에서 벗어나 민심을 직시해야 한다"는 공개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철 지난 사과"라며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우선 당내 소장파의 반응은 냉담했다.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미래' 소속 김재섭 의원은 장 대표의 발표 직후 해당 모임 의원들이 참여한 텔레그램방에서 “대대적인 혁신안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하나마나한 이야기로 들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국민이 100을 기대했다면 150을 해야 혁신인데, 이번 발표는 50에 그쳤다"며 “'계엄은 잘못됐고 책임이 있다'는 입장은 기존 당의 공식 입장에서 한 발도 나가지 못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정리에 대해 “단호한 절연 메시지가 없다"며 “윤석열을 다리에 매달아 놓고 무슨 선거를 치르느냐"고 비판했다. '과거의 일은 역사의 평가에 맡기겠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평가를 먼저 받아야 하는 상황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국민의힘 내부 관계자는 장 대표가 내놓은 쇄신안에 대해 “쇄신 필요성에 대한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는 편이지만, 내용은 다소 추상적이라는 내부 평가가 있다"면서 “인적 쇄신이나 책임에 대한 언급이 빠지면서 '관리형 쇄신'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당 안팎에서는 이번 발표만으로는 신뢰 회복에 한계가 있고, 결국 후속 행동이 관건이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초·재선 모임서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같은 날 국민의힘 초·재선 모임 '대안과미래'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여론조사 전문가를 초청한 간담회를 열고, 당의 현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장 대표의 사과 발표와 별개로, 당이 민심을 충분히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권영진 의원은 “민심의 흐름을 잘 파악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라며 “민심을 경청하지 못하고 역행한 정치의 극단적인 결과가 비상계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장 대표의 쇄신안 발표를 앞두고 “이번 주는 당에 있어 중요한 시기"라며 “혁신안에 민심의 목소리가 오롯이 담겨 국민께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권 의원도 “우리 당이 자기합리화에 빠져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있다"며 “자기객관화를 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12·3 비상계엄 사과에 대해 “고심 어린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민주당은 진정성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평가를 유보했다. 민주당은 사과의 형식보다 이후 행동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민의힘의 후속 조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철 지난 사과를 국민이 진심으로 받아들일지 회의적"이라며 “중요한 것은 진심과 실천"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청래 대표의 발언을 인용해 “비록 썩은 사과일지라도 사과를 하길 바란다는 취지였지만, 국민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의힘이 신임 윤리위원장으로 임명한 윤민우 가천대 교수가 과거 김건희 여사를 옹호한 이력이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계엄 사과와 당의 최근 인사·행보 간의 괴리를 지적했다. 장 대표가 쇄신 방안으로 당명 개정 검토를 언급한 데 대해서도 민주당은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치권에서 여러 차례 봐왔던 장면"이라며 “옷을 갈아입어도 안에 몸이 정갈하게 정리되지 않으면 냄새가 사라질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수정당이 당명 개정을 통해 과거를 덮으려 했던 역사를 국민은 잘 기억하고 있다"며, 이번 사과 역시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장동혁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12·3 비상계엄에 대해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며 “여당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잘못과 책임을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며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판단과 역사의 평가에 맡기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사과와 함께 당 쇄신안도 제시했다. '청년 중심 정당·전문가 중심 네트워크 정당·국민 공감 연대'를 3대 축으로 내세우며 청년 의무 공천제 도입, 국정 대안 TF 설치, 민생경제 점검회의 정례화 등을 약속했다. 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통합과 관련해 “이기는 선거를 위해 폭넓은 정치 연대를 하겠다"며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동의하고 이재명 정권의 독재를 막는 데 뜻을 같이한다면 누구와도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당명 개정 추진과 공천 제도 손질, 공천 비리 근절 방안도 함께 언급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이슈&인사이트] 발트 3국과 한국: 안보·방산·디지털 협력의 전략적 가능성

김봉철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HUFS-Jean Monnet EU Centre 소장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는 흔히 '발트 3국'으로 불린다. 이들 국가는 1990년대 소련 붕괴와 함께 독립한 이후 유럽 통합 체제에 편입되었으며, 2004년 EU와 NATO에 동시 가입함으로써 '탈러시아화(de-Russification)' 그리고 '유럽화(Europeanization)'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이후 발트 3국은 에너지 자립, 디지털 전환, 안보 기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축적하며 EU 내부에서의 영향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왔다. 인구와 경제 규모 면에서는 EU 내 소국에 속하지만, 정치적 안정성, 제도 개혁 성과, 그리고 전략적 지정학적 위치를 바탕으로 오늘날 EU와 NATO의 전략적 중심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정치적 측면에서 발트 3국은 민주주의 제도의 정착, 부패 방지, 언론의 자유 보장 등에서 유럽에서 모범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들 국가가 EU 가치 체계의 핵심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지정학적으로 발트 3국은 NATO의 동부 전선에 위치하며 러시아와 직접 국경을 접하고 있다. 특히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위치한 수왈키 갭(Suwalki Gap)은 러시아의 칼리닌그라드(Kaliningrad)와 벨라루스(Belarus) 사이를 잇는 전략적 회랑으로, 이 지역이 차단된다면 발트 3국은 EU 및 NATO로부터 지상 연결이 단절되는 위험에 직면한다. 이러한 안보 환경에서 발트 3국은 NATO 사이버방위협력센터 유치, 공중감시 체계 참여 등 적극적인 기여를 통해 단순한 안보 수요국을 넘어 안보 제공국이자 기여국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는 전략적 자율성과 집단안보를 동시에 추구하는 EU의 안보 기조와도 부합한다. 경제·기술 분야에서도 유럽에서 발트 3국의 역할은 두드러진다. Rail Baltica, Baltic Connector 등 탈러시아·친유럽형 초국경 인프라 및 에너지 연계망 구축을 통해 EU의 구조적 통합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전자정부, e-Residency와 같은 디지털 정부 프로그램을 통해 디지털 전환과 사이버 안보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했으며, 이는 EU의 디지털 주권 전략 수립에 있어 제도적 참고 모델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발트 3국이 더 이상 EU의 단순한 수혜국이 아니라, 정책 형성과 집행에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핵심 행위자로 전환되었음을 증명한다. 발트 3국의 위상 변화는 한국과의 전략적 협력 가능성을 확대한다. 발트 3국은 NATO 무기체계와의 상호운용성 확보를 핵심 과제로 설정하며, 이미 폴란드와 북유럽 국가들에 도입되어 성능과 신뢰성이 입증된 한국의 무기체계에 관심을 보인다. 실제로 에스토니아는 한국산 K9 자주포를 이미 도입한 바 있으며, 이를 계기로 발트 3국은 한국의 무기체계가 자국군 현대화와 NATO 신속대응군 운용을 위한 고기동·정밀 타격 전력 확보에 있어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한국 방산기업의 발트 지역 진출 가능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럽방위기금(EDF) 참여를 기반으로 한 공동 기술 개발, 현지 생산, 기술 이전과 같은 중·장기적 파트너십 모델로의 확장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발트 3국 모두 전투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공군 전력 전반에 대한 구조적 보완 필요성을 의미하며, 이 분야에서 한국과의 장기적 협력 여지가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사이버 안보와 디지털 분야에서도 협력 잠재력이 크다. 한국은 AI 기반 전자정부, 디지털 보안, 정보 인프라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발트 3국은 디지털 주권과 사이버 방어 전략의 실증적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양측은 플랫폼 연계, 제3국 공동 진출, NATO 사이버 훈련 참여 등을 통해 디지털 협력 외교의 다자화를 추진할 수 있다. 한편, Rail Baltica 프로젝트는 한국의 스마트 인프라, 물류 자동화, 방산 수출망 구축 기술과 결합할 수 있는 전략적 접점으로, 디지털 물류 체계와 군사 기동성 강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형태의 협력 모델을 창출할 가능성을 지닌다. 김봉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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