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트럼프 “한미관세협상 파기”…‘초비상’ 정부·여당 “2월 대미투자법 처리” 대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회 비준' 지연을 이유로 한미 관세협상을 파기하고 다시 관세를 15%에서 25% 올리겠다고 밝히자 정부 여당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미국의 진의를 파악하고 설득하는 한편 2월 중 이미 국회에 제출돼 있는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해 갈등을 수습한다는 방참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과 관련한 당정 협의를 진행했다. 여당 간사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회의에서 “(작년) 12월엔 조세심의, (올해) 1월엔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으로 개별 법안 심의를 할 여유가 없었다. 정상적으로 보면 2월 (법안) 심의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면서 2월까지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현재 재경위에는 총 5건의 관련 법안이 회부돼 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대미투자법의 경우 연 200억 달러 이상의 재원 마련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고, 환율 대책과 합리적 상업성 확보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여야 간 합의로 처리해야 할 사안으로 판단해 정부와도 협의하며 정밀하고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비협조 역시 법안 심사 지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국민의힘은 법안 심사에 앞서 한·미 합의에 대한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협약이나 양해각서(MOU)의 경우 헌법에 따라 국회의 사전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경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이날도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위헌적인 국회 비준 동의 '패싱'을 멈추고 국익과 산업을 위해 절차대로 빠르게 관세 협정을 마무리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비준 대상이 아닌 입법 사안으로 보고 있다. 정태호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도 'ratify(비준)'라는 용어를 쓰진 않고 'enact(법 제정)'라는 표현을 쓴 것 같다"며 “이를 보면 미국 측도 이 사안을 입법 사항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도 비준이냐 법률이냐는 소모적 논쟁보다는 적극적으로 입법 과정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도 “(국회) 비준 사안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은 양국 간 양해각서에 명확히 드러난 내용"이라며 “재경위에 제출된 특별법과 개별 의원 발의안을 종합 심사해 법률안을 조속히 통과시키면 한·미 양해각서에 준하는 효력이 발생한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청와대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SNS를 통해 관세 인상을 밝혔지만, 연방 관보 게재 등 행정 절차를 거쳐야 효력이 발생하는 만큼 대미투자법 처리 등 합의 이행 의지를 미국 측에 전달하며 차분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대미 통상 현안 회의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표에 따른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캐나다에 체류 중인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유선으로 참석했다. 이들은 관세 협상 후속 조치로 추진 중인 대미투자특별법의 국회 진행 상황과 고위급 방미 일정 등을 점검했다. 김 장관은 캐나다 일정을 마치는 대로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협의하고,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조만간 캐서린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날 예정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조만간 미국을 찾아 캐서린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 국회가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 한국산 모든 품목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 7월 30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합의와, 같은 해 10월 29일 방한 당시 조건 재확인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회가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국회의 후속 입법 지연을 사실상 한·미 무역 합의 파기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0월 경주 정상회담 이후 한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와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 핵추진잠수함 도입 지원 등을 골자로 한 공동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이어 양국은 양해각서(MOU)를 통해 관련 법안이 한국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 자로 관세 인하를 소급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26일 대미투자특별법을 발의했고, 미국 정부도 같은 해 12월 4일 관보 게재를 통해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소급 인하했다. 다만 입법 절차가 예상보다 지연되는 것은 국제적으로 흔히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돌연한 합의 파기 방침 천명에 다른 배경 또는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연합(EU) 역시 최근 관련 의안 처리를 늦추기로 했고, 미국도 의회 인준이 필요한 사안은 수개월 이상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법안 발의 자체로도 합의 이행 의사를 확인한 만큼, 입법화 지연을 곧바로 합의 파기로 해석하기는 무리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한국 국회의 플랫폼 규제 입법과 이를 둘러싼 '쿠팡 청문회'가 미국 측의 불만을 자극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회가 거대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미국 국무부는 해당 법안이 온라인 플랫폼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심지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내란 사법처리 등에 불만을 품은 국내 극우 세력 일부가 트럼프 대통령 또는 주변 인사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결과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25일(현지 시간)한미 정상회담을 약 3시간 앞두고 자신의 SNS에 “한국에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난 것 같다. 그런 상황에서는 우리는 그곳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라는 멘트를 날려 충격을 준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회가 국내 플랫폼 규제와 소비자 보호에 나선 것을 두고 미국 측이 통상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이번 관세 인상에는 다른 배경이 있는지 추가로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대통령 “비정상적 부동산 집중 반드시 바로잡아야”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경제 구조 대전환을 통해 모두의 성장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선 부동산에 비정상적으로 집중된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 자원 배분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비생산적인 부동산의 과도한 팽창은 필연적으로 거품을 키우게 된다"며 “성장 잠재력을 훼손할뿐더러 국민경제 전반에 심대한 타격을 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거품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 '잃어버린 30년'을 경험하며 큰 혼란을 겪은 이웃 나라의 뼈아픈 사례를 반드시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당장 눈앞의 고통, 저항이 두려워 불공정과 비정상을 방치해선 안 된다"며 “시장이 원하는 적극적인 대책도 동시에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5월 9일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와 관련해서는 “당연히 연장하겠지라는 부당한 기대에 연장 안 된다고 얘기했더니 마치 새롭게 부동산 양도세를 중과하는 것처럼 정책적 공격을 하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이해일 수 있으나 부당한 공격일 수 있다"며 “이런 데 휘둘리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부당한 이익을 추구하는 잘못된 기대를 반드시 제어해야 한다"며 “그런데 쉽게 휘둘리다 보니 정부 정책이 또 바뀌겠지, 우리가 압력을 넣으면 바뀌겠지 기대하는 경향이 일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힘 세면 바꿔주고, 힘 없으면 그냥 두고 그렇게 해선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6.3 지방선거 앞 민주·혁신 합당…‘태풍의 눈’ or 찻잔 속 돌풍?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수순에 들어간다. 선거 국면에서의 세 결집과 중복 경쟁 해소라는 실익이 거론되지만, 과거 사례가 보여주듯 합당이 곧바로 선거 승리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절차적 속도전 속에 '흡수 통합' 논란과 당내 권력 지형 변화, 합당 이후 정체성 조율이라는 과제가 동시에 떠오르며, 이번 합당이 단순한 선거 연합을 넘어 정치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여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 의제를 이르면 2월 말, 늦어도 3월 초 권리당원 투표에 부칠 방침이다. 권리당원 투표에서 가결될 경우 최고위원회에 부의돼 전국당원대회 개최 또는 수임 여부가 결정된다. 반대로 부결되면 재추진 없이 그대로 철회된다. 6·3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일이 5월 14~15일인 만큼, 늦어도 5월 13일까지는 합당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합당 성사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과 맞서기 위해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명분이 크기 때문이다. 당내에서 정청래 대표를 비판하는 당원이나 의원들 역시 합당 자체에 반대하기보다는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정 대표의 독단적 리더십을 문제 삼고 있다. 실제로 정 대표 지도부 내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정 대표에게 기습적인 합당 제안에 대한 공식 사과와 함께,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절차 자체는 복잡하지 않지만, 합당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은 초반부터 감지되고 있다. 정당법상 합당은 '신설 합당'과 '흡수 합당' 두 방식이 가능하다. 다만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을 공식화한 이후 민주당 내에서 혁신당을 '흡수 통합'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 이어지면서 양당 간 미묘한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왕진 혁신당 원내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며,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의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 DNA가 섞일 것'이라는 발언을 사실상 겨냥해 “흡수 합당론으로 읽힐 수 있다"고 유감을 표했다. 합당이 곧바로 선거 승리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나온다. 우선 박빙인 지역에서 산술적으로 유리해진다. 혁신당 몫의 3~5% 정도의 지지표가 민주당 지지표가 합쳐지면 진보-보수 후보간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는 도움이 된다. 호남 등에선 당이 합쳐지면서 불필요한 역량 낭비도 줄이고 시너지 효과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합당이 선거 승리의 충분조건은 아니다"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과거 사례를 보면 1990년 3당 합당으로 출범한 민주자유당은 당시 국회 재적 297석 가운데 215석을 확보한 거대 여당이었지만, 1992년 14대 총선에서는 149석에 그치며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2014년 출범한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지방선거와 재·보선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다. 그해 6·4 지방선거에서 인천·경기·제주를 내줬고, 7·30 재·보선에서는 15석 중 4석 확보에 그쳤다. 당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오히려 민주당 계열 정당은 왼쪽에 진보 정당이 존재할 때 선거에서 선전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는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 효과에 더해, 권영길 후보가 존재함으로써 중도 확장이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총선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반복됐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과반을 차지할 당시 민주노동당도 원내 진입에 성공했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이 호남을 석권하며 민주당의 수도권·영남 확장에 기여했다. 2020년과 2024년 총선에서도 민주당 왼쪽에 정의당과 열린민주당, 조국혁신당이 각각 존재하며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 때문에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이 단순한 세력 결합을 넘어 '가치의 합당'이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혁신당은 사회권 입법, 개헌, 부동산·조세 정의 등 민주당이 주저해 온 진보 의제를 공론화하며 '진보의 쇄빙선'을 자임해 왔다. 한 정치권 인사는 “지난 총선에서 이런 약속을 보고 표를 준 유권자들도 적지 않다"며 “합당 이후 이 가치들을 어떻게 이어갈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합당이 현실화될 경우 최대 관심사는 조국 혁신당 대표의 향후 행보다. 조 대표는 최근까지 “모든 후보가 정해지고 선거 상황을 점검한 뒤 가장 마지막에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혁신당 내부에서는 광역단체장보다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당이 조 대표 중심으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가야 하는 국면"이라며 “중앙 정치에서 역할을 이어가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거론되는 재·보선 지역으로는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경기 평택,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등이 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부산시장에 출마할 경우 부산 북갑도 가능성으로 거론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 대표의 정치적 체급과 상징성을 고려해 서울시장이나 부산시장 전략공천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히 나온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여의도에서는 경쟁자를 세련되게 제거하는 방식으로 서울시장 자리를 조국 대표에게 주는 것 아니냐는 말도 돈다"고 말했다. 여권 전체로 보면 합당은 선거 전략상 중복 경쟁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민주당 입장에서는 호남에서 사실상 유일한 경쟁자였던 혁신당을 흡수함으로써 선거 부담을 덜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여권 인사는 “합당이 판세를 뒤집을 정도의 효과를 내기는 어렵겠지만, 수도권과 호남에서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다"며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연대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민주주의 큰 스승’ 이해찬 영면…정치권 일제히 ‘애도’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지난 25일 별세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장례는 27일부터 사회장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26일 여권에 따르면 이 수석부의장의 장례는 27일부터 31일까지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사회장은 국가와 사회 발전에 공훈을 남긴 인물이 별세했을 때 관련 단체가 중심이 돼 각계 인사들과 장례위원회를 구성해 거행하는 장례 의식이다. 당초 사회에 남긴 공적을 고려해 국가장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각계 이견으로 인해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11년 12월 별세한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2019년 6월 별세한 고(故) 이희호 여사의 장례도 사회장으로 엄수된 바 있다. 이 수석부의장은 전날 베트남에서 치료를 받던 중 향년 73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민주평통 아태지역회의 운영위원회 참석을 위해 지난 22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에 도착했으나, 이튿날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현지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심근경색 진단을 받고 스텐트 시술 등을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고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민당 총재 시절 입당해 정계에 입문했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서울 관악을에 평민당 후보로 출마해 첫 당선된 이후 7차례 출마해 모두 승리했다. 김대중 정부 출범 당시에는 교육부 장관에 임명돼 고교 평준화 확대와 대학수학능력시험 제도 도입을 주도하며 이른바 '이해찬 세대'를 남겼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국무총리를 지냈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취임해 21대 총선 압승을 이끌었다. 21대 대선에서는 이재명 캠프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아 선거운동을 지원하는 등 이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역할을 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인 작년 10월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으로 임명돼 활동해왔다. 정치권은 일제히 애도의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한민국은 오늘 민주주의 역사의 큰 스승을 잃었다"며 “고인의 별세 소식에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최고위가 열린 민주당 회의실 배경에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거목 이해찬 상임고문님의 별세를 깊이 애도합니다'라는 문구가 내걸렸다. 정청래 대표는 “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 민주당의 큰 별이 졌다. 민주주의의 거목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님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해찬이 걸어온 민주주의의 여정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민주주의 정치사를 견인한 정치적 거목"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필수 당무를 제외한 공식 일정을 중단하고 추모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국 시·도당에 빈소를 설치하고, 전국 곳곳에 추모 현수막을 게시하기로 했다. 당 지도부는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고인의 운구 행렬을 직접 맞이할 예정이다.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이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던 토론회를 연기했다. 조국혁신당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 전원이 묵념하며 추모에 동참했다. 조국 대표는 “이해찬 전 총리님은 용맹한 민주투사셨다. 총리님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역시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재야에서 시작해 국정의 책임을 맡기까지의 길은 정치사의 한 장면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오랜 세월 대한민국 정치 현장에서 소임을 다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이슈&인사이트] ‘이혜훈 파동’이 남긴 것…불법여부 조사는 계속 해야

이강윤 정치평론가 결국 이혜훈 씨가 지명철회됐다. 지명에서 철회까지 한 달 걸렸다. 늦었지만 잘 된 조치다. 바람직한 것은 지명철회 전에 이혜훈 씨 스스로 사퇴했어야 했다. 실기했다. 자신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를 여전히 모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실기였다. 그러니 사퇴 생각은 들지 않았으리라. 상식이 조금만 있다면 인사청문회 말미에 “후보 사퇴한다. 그간의 행적에 문제가 많았다. 해당자와 국민께 사과드린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최소한의 해명 기회가 주어져 감사드린다"며 스스로 매듭지었어야 했다. 그게 본인이나 임명권자에게나 취할 수 있는 마지막 태도이자 기회였다. 그런데 변명이나 핑계밖에 안되는 걸 해명이랍시고 늘어놓으며 끝까지 의혹과 분노를 부추겼다. '사람 고쳐쓰는 거 아니'란 걸 재확인한 게 청문회의 유일한 소득이었다. 계엄내란 전후로 곳곳에서 하도 말도 안되는 일들이 터져대니 후안무치쯤은 흠이 아닌 세상이 되어버렸다. 환멸스럽다. 청문회 후 이 씨는 혹시 '행여나 지명강행'을 기다렸던 건 아니었을까. 그랬다면 일말의 연민조차 베풀 수 없는 '구제불능'이다. 이득을 취하는 게 인간 본능이라지만 그의 행적과 탐욕은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유학중인 20대 부부가 국내 부동산투기(본인들은 투자라고 하겠지만)를 하고, 수 십억 들여 인천공항예정지 근처에 수 천 평을 샀다가 팔고, 아파트청약점수 높이려 가족 주민등록지를 수시로 바꾸고, 수 차에 걸쳐 비서에게 언어폭력을 자행했다. 이뿐인가. 은박요정들이 밤새 눈 맞으며 계엄내란에 저항할 때 목청 높여 계엄을 옹호하고 “윤석열탄핵 저지"를 적극 선동했다. 당이 달라서 그랬다고 얼버무렸지만 '전두환노태우 계엄'을 겪었으니 계엄이 뭔지 모를 리 없건만 옹호했다. 장관후보자 지명 후 사과했다지만 진정성은 찾기 힘들었다. '자리가 탐나는데 그 정도 사관들 못할 게 뭔가'라고 생각했을 듯하다. 진영을 떠나, 이 씨 문제로 국민들 정신건강이 크게 상했다. 이것만으로도 국민께 죄를 지은 것이니, 처절하게 깨닫고 뉘우치기 바란다. 지명철회로 대통령 인사권의 권위가 손상되거나 체면이 깍이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상식과 합리에 입각한 비판을 존중해 바로잡았다는 게 중요하다. 실용과 좌우통합에서 지켜나갈 원칙을 서로 다잡고 공감대를 탄탄히 하는 계기로 삼을 일이다. 국민들은 인사에서 뭐 대단하고 특별한 걸 기대하는 게 아니다. “그저 평균 수준의 상식인을 보고 싶다"는 게 그리도 어려운 주문인가. 이혜훈 씨의 강남아파트 부정청약 여부는 끝까지 조사해서 불법 여부 확인하고, 문제가 확인되면 당첨취소 등 법적 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지명이 철회됐다고 유야무야 넘어갈 일 아니다. 철회로 부정혐의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다. 그간 같은 수법으로 아파트 당첨됐다가 취소된 사람들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행정조치가 차별없이 지켜져야 한다. 그래야 행정/정부신뢰도가 향상된다. 국토부는 이 씨 일가의 아파트청약 당시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한 '누락 실수'가 왜 있었는지 전말을 파악해 공표하고 보완책을 내놔야 한다. 그게 국민주권정부의 올바른 자세이자 복무지침이다. 제재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기준과 잣대로 적용돼야 합당성이 획득된다. 이혜훈 씨 파동, 상처와 환멸만 남긴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니편내편 가릴 것 없이 부정과 탈법 소지가 있으면 샅샅이 조사해 의법 조치하고, 탐욕과 편법의 결말이 어떻다는 걸 전 국민이 확인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그게 '진정한 국민통합'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bienns@ekn.co.kr

이해찬 前총리, 베트남 출장 중 별세…향년 73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이해찬 수석부의장이 25일 베트남에서 치료를 받던 중 별세했다고 밝혔다. 향년 73세다. 이 수석부의장은 민주평통 아태지역 운영위원회 참석을 위해 베트남 호찌민을 방문하던 중 지난 23일 갑자기 쓰러져 현지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후 이틀 만인 이날 오후 2시 48분(현지시간)에 숨졌다. 현지에서 심근경색 진단을 받고 스텐트 시술을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이재명 대통령, 이혜훈 지명 철회…“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이재명 대통령이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에 대한 수사 의뢰를 요구하는 등 연일 맹공을 가하고, 청문보고서 합의 채택이 어려워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25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에 대해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인사청문회와 이후 국민적 평가에 대해 유심히 살펴봤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안타깝게도 국민주권 정부의 기획예산처 장관으로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며 “숙고와 고심 끝에 지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자가 부동산·병역·입시·갑질 등 국민의 '4대 역린'을 모두 건드렸다"고 발언했다. 여기에는 △반포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장남 특혜 입학 △보좌관에 대한 막말을 비롯한 논란이 포함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민주당도 옹호하기 어려워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고,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에서도 자진사퇴 혹은 지명철회를 촉구해왔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李 대통령 한 마디에 부동산 시장 ‘들썩’…장기보유 혜택 축소·다주택 양도세 감면 폐지 ‘초읽기’

부동산 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들썩이고 있다. 최근 장·단기적으로 부동산 세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이 대통령은 25일 오는 5월 9일 만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재연장을 하도록 법을 또 개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5월 9일에 종료되는 것은 지난해 이미 정해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정상으로 인한 불공정한 혜택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며 “비정상적인 버티기가 이익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한민국은 예측 가능한 정상 사회로 복귀 중이다. 비정상을 정상화할 수단과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며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고 강조했다. 대신 이 대통령은 “지난 4년간 유예가 반복되면서 (또 기간이 연장될 것이라고) 믿도록 한 정부의 잘못도 있다"며 “올해 5월 9일까지 계약한 것에 대해서는 중과세를 유예해 주도록 국무회의에서 의논해보겠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 때 도입된 이 제도는 주택거래 활성화를 도모하는 취지에서 다주택자의 주택 매매 시 부과되던 양도세 중과분을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조치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에도 “기간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다시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재차 이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에도 “다주택은 물론, 1주택이라 할지라도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보유를 이유로 세금 감면을 해 주는 것은 이상해 보인다"며 “이 제도로 매물을 막고 투기를 권장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어 “1주택도 1주택 나름"이라며 “부득이 세제를 손보게 된다면 비거주용과 거주용은 달리 취급해야 공정하지 않겠느냐"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고가 주택 소유자들에 대한 세금을 높이는 '핀셋 보유세'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취임 후 부동산 세금 규제 카드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힌 상태지만, 부분 손질 또는 대대적 개편 작업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고가 1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조정과 오는 5월 9일 만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곧 현실화될 수 있다. 이 경우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 등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는 양도소득세가 기본세율에 20~30% 중과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선 다소 결이 다른 메시지를 내놨었다. 그는 “세제 강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세금은 국가재정 확보를 위해 국민에 부담을 지우는 것인데, 다른 정책 목표를 위해 전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시장 안정화 해법을 '주택공급' 중심으로 가져가겠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는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중순 사이 추가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세제를 포함한 전방위 규제에도 불구하고 시장 안정에 실패했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판단에서다. 그러나 세제 활용 가능성은 여전히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도 “필요한 상황이 됐는데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쓰지 않을 이유는 없다"며 “선을 벗어나 사회적 문제가 되는 단계라면 세제 수단도 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공급 확대와 별개로 '매물 유도' 메시지가 한층 분명해졌다. 이 대통령은 “주거용 집을 다섯 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있는데 주거는 하나만 하는 것"이라며 “주택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내놓게 하는 방법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가 조정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부동산 보유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일정 비율을 공제해 주는 제도로,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최대 80%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다주택자 역시 최대 30%까지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강남 등 상급지의 고가주택 보유자들에게 대표적인 절세 수단으로 인식돼 왔다. 그 결과 서울 등 상급지 고가 주택으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집값 과열과 지역 양극화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최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양도세 과세표준 구간을 세분화하고 누진율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경찰 ‘공천헌금 의혹 핵심인물’ 김경 2차 압수수색

경찰이 '공천헌금 의혹' 핵심 인물인 김경 서울시의원의 금품 전달 의혹 관련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24일 김 시의원의 서울 강서구 화곡동 주거지 등 5곳에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 모친의 방배동 주거지, 양모 전 서울시의장 자택,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등이 포함됐다. 오전 8시40분께 시작된 이날 압수수색은 오후 2시30분께 시의회 의원회관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경찰은 지난 11일 김 시의원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해 그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13일 만에 이뤄진 이번 압수수색은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경찰로 이첩한 사건과 관련한 것이다. 경찰은 지난 19일께 서울시 선관위로부터 김 시의원과 전직 시의회 관계자 A씨에 대한 신고를 접수했다. 2023년 10월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 시의원과 A씨가 금품 전달 여부를 논의하는 녹취를 경찰이 확보했다고 알려졌다. 압수수색 대상에 함께 포함된 양 전 서울시의장은 김 시의원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정치권 관계자 중 한 명이다. 김 시의원은 이와 별도로 2022년 6월 지방선거 서울시의원 공천을 염두에 두고 당시 민주당 소속이던 강선우 의원에게 1억원의 뇌물을 전달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전날 김 시의원이 강 의원에게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강 의원의 비서를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강 의원은 지난 20일 경찰 조사에서 김 시의원이 2022년 말과 2023년 10월에도 금품이 담긴 쇼핑백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자신은 거절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전해진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