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김병주 면죄부 안돼”…홈플러스 사태 MBK-검찰 유착 의혹 ‘파문’

국회 국정감사에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사태 관련 검찰(현 공소청) 수사를 두고 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이 조사해 넘긴 1조9000억원대 부정 발행 혐의액이 영장 청구 과정에서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고, 수사 부서 재배당과 주임검사 교체 등이 이뤄진 것을 두고 “김병주 MBK 회장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감에서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이 사건은 노동자, 입점 업체, 전단채 등 수십만명의 생존권을 벼랑 끝으로 내몬 것"이라며 “이런 MBK와 김병주 회장 등의 불법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줘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2025년 4월과 12월 두 차례 해당 사건을 패스트트랙으로 검찰에 이송했다. 금감원이 서울중앙지검에 보낸 2차 패스트트랙 요청서에는 2024년 3월부터 발행된 홈플러스 단기채권 등 부정 발행 기간과 가액이 합계 1조8903억원으로 적시돼 있으며, 단기채권 발행이 김병주 회장에 대한 보고와 지시 아래 이뤄졌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 1월 검찰이 김병주 회장 등 경영진 4명을 대상으로 청구한 구속영장의 특정 피해 금액은 1164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홈플러스가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 하락을 통지받기 직전인 2025년 2월 17일부터 25일까지 단 9일간의 발행분으로 한정해 영장을 청구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김 의원은 “MBK는 보통주 2조5000억원 무상소각으로 사모펀드를 청산하고 대주주 법적 의무를 손절하는데 성공했다"며 “이제 MBK에 남은 위험은 김병주 회장의 형사 및 배상 책임뿐인데, 사기 가액과 부정 발행 기간을 줄여 김 회장의 법정 판단을 피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회장을 빼야 하는 MBK의 이해와 검찰의 결정이 번번이 맞아떨어졌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박철우 검사장(현 서울중앙공소청장)과 MBK 사이 유착이 있는 것 외에는 설명이 불가능하다"며 “고의로 김병주 회장을 제외하려 했다면 박철우 검사장에게 형법상 직권남용과 법왜곡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이찬진 금감원장은 “열심히 챙기겠다"고 답했다. ◇“10만명 생계 달려 있는 사건" 같은 날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수사 장기화와 수사팀 재배당 등을 두고 날 선 지적이 이어졌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박철우 서울중앙공소청장에게 “(홈플러스 사태는) 전단채 피해자가 4000명이 넘고 직접고용 노동자만 약 2만명,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최대 10만명의 생계가 달려 있는 사건"이라며 “2025년 4월 금감원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이송된 후 1년 6개월 동안 수사한 결과가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팀 내부의 기소 기류에도 대검찰청 보고 과정에서 김 회장에 대한 불기소 의견이 제출됐다가 반려당했다'는 최근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박철우 청장은 (과거) 구속영장을 재가했는데 이번에 생각이 바뀐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영장 기각 후 수사 부서를 반부패3부에서 2부로 바꾸고, 주임검사를 소속 검사에서 부장검사로 바꾸는 등 주임검사를 자주 바꾸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박 청장은 수사 부서 재배당에 대해 “새로운 시각에서 검토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불기소 보고 논란에 대해서는 “내부 결정 과정에 관한 사항이라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면서도 “현재의 수사팀과 기관장인 저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으며, 마치 일치하지 않는 것처럼 언론 기사가 난 것은 어떤 배후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과정에서 발생한 납품업체 및 상인 피해와 대주주 책임 규명을 위해 오는 23일 중소벤처기업부 종합국정감사 증인으로 김병주 회장을 다시 채택했다. 김 회장은 앞서 지난 7일 중기부 국감에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나오지 않았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이슈&인사이트] “사과를 바라시니까…”

이강윤 정치평론가 추미애 경기지사의 “('소방은 재정 빨대'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바라시니까 사과드린다"에 이어, 같은 민주당 부승찬 의원이 “소방이 재정을 쭉쭉 빨아먹는 건 사실 아니냐"고 추 지사를 거들다 포화를 맞고 있다. 다름 아닌 순직 소방관 영결식이 열린 날이다. 어이없는 일이다. 말은 의식의 반영이다. 사과가 적선이나 기부인가. 추 지사의 “바라시니까…"는 '사과할 생각 별로 없고 이유도 잘 모르겠는데 원하니 사과한다'는 걸로 들릴 수 밖에 없었다. 실언? 불쑥 나온 실언에도 정도가 있는 법. 추 지사나 부 의원이나 인식체계에 문제가 크다. 두 사람의 개별적 문제도 있지만, 선거분위기에 휩쓸려 저런 인식체계 소유자가 당선된 것 자체가 선거제도의 헛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보루나 합리적인 민의 반영이 아닐 때가 훨씬 많다. 당선자들 면면이 이를 입증한다. 최근 30여년 간 치러진 큰 선거에서 부끄럽지 않은 당선자나 인정할 수 있는 당선자는 매우 드물었다고 본다. 우리 사회의 평균 인식수준에도 미달하는 후보들이 선거제도의 허술함과 '빠'를 이용해 득표하고, 당선 후 대표랍시고 공동체를 어지럽히는 경우가 잦다. 그런 당선자들때문에 선거는 설탕 입혀진 불량식품으로 전락했다. 다른 큰 당은 말 할 필요조차 없고, 개혁을 지향하며 국정을 담임한다는 청와대/민주당도 신뢰를 잃었다. 인사 문제와 부동산정책, 공소취소 논란, 정직과 도덕성 등에서 문제가 계속 쌓여서다. 집권세력의 본판이자 민낯이다. 통탄스러운 건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 “역사는 그 자체를 반복한다"는 어느 역사학자의 특별할 것 없는 명제를 입증이라도 하겠다는 듯 우리 사회와 정치는 너무 많은 자원과 시간을 허비해왔고, 집단적 이성 마비를 반복해왔다. 선거라는 열차의 배차시간표에 맞춰서. 반도체로 한두 해 돈 좀 만진다고 공동체가 갑자기 격상되는 거 아니다. 자본은 인간성회복이나 공동체를 위해 복무하지 않는다. 자가증식만을 위해 작동하는 게 자본의 운동논리이자 양식이다. 국정 홍보에 코스피지수를 동원하고 선거 때 업적으로 내세운 건 조미료 입혀 튀긴 불량 식자재를 손님 상에 낸 격이다. 코스피지수가 8000에 이르렀을 때 청와대는 기고만장하며 “국내 증시, 아직도 저평가"라고 기염을 토했다. 주가란 오르내리기 마련임을 모를 리 없건만 위험천만한 무모함이었다. 증시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생산활동이 아니라 머니게임 요소가 강한 금융상품이다. 보험이 미래에 대한 불안을 자극해 만들어진 상품이듯, 증시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희망에 인간의 욕심을 믹스해 만든 일종의 '카지노 칩'이다. 마지막 입장자(매수자)가 폭탄을 덤터기쓸 수 있다는 점에서 펀지 사기와 닯은 점도 있다. 주기적으로 반복된 금융위기나 공황, 폭등락에 따른 시장붕괴 등이 그 반증 목록이다. 투자자들은 '내가 갖고있는 동안만은 터지지 않기'를 바라며 폭탄돌리기 게임에 참여한다. 증시는 국가가 개설했으니 사설 카지노라는 생각은 덜 하게 되는 '마취효과'도 있을 것이다. 정치와 양극화, 공교육이 지금 상태인 한 미래는 없다. 가장 중요한 정의와 공정, 공평이 무너져 있는데, 그래서 최소한의 신뢰조차 깨진지 오랜데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이 상태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전리품 배분같은 자리다툼, △소명이라고 포장한 사적 권력욕, △의전 중독과 권위주의, △봉건적 제왕과 충성경쟁-권력투쟁만 반복될 뿐이다. 차 탈 때 차비 내듯, 수업 끝나면 수업료 낸다. 그 차나 그 수업이 그 돈 가치가 있었는지는 곧 알게 된다. 그러나 깨달음은 대개 늦기 일쑤다. 각성과 전면적 리셋, 개혁이 절실하다. bienns@ekn.co.kr

김민석 “소방이 재정 쭉쭉” 부승찬 공개 경고…秋 징계는 없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같은 당 부승찬 의원이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빨대' 발언을 옹호해 파문을 일으킨 데 대해 사과하고, 당 전반에 신중한 언행을 당부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유튜브 '민티 07'에 출연해 부 의원 발언과 관련해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전날 부 의원에게 엄중 경고하고 윤리감찰단에 직권조사를 지시한 데 대해서는 “전후 맥락이 어쨌든 간에 국민들께 불편하게 느껴지시겠다 싶었다"며 “당이 빨리 입장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저를 포함해 모두가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이 많이 생기고 있기 때문에 이럴 때일수록 좀 더 말과 행동을 무겁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했다"고 덧붙였다. 부 의원은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추 지사 발언에 대해 “큰 잘못을 했지만 충분히 사과했다"며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임에도 예산의 90% 정도를 지방자치단체에서 부담하니까 이게 재정을 진짜 쭉쭉 빨아먹는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문정복·전용기 의원 추 지사 감싸 한편 일부 당원들을 중심으로 추 지사 징계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김 대표는 당장 징계 논의에 착수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전날 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추 지사와 관련한 당의 입장과 방향'에 대한 질문에 “이미 당은 초반에 '사과를 공식적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요청을 드렸다"면서 “지금은 무엇보다 국민의 마음을 잘 헤아려서 국민의 맘이 풀릴 때까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국감에서 추 지사를 감싸기도 했다. 문정복 의원은 “지사의 답변은 국가직으로 전환된 소방공무원의 인건비와 사업비를 여전히 지방정부가 대부분 부담하는 재정 구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라고 했고, 전용기 의원은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이번에 (소방 재정 문제가) 제대로 공론화됐다"고 주장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李대통령 “증시 저평가, 조만간 해소할 대책…부동산 충격도 대비”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증시의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추가 대책을 예고했다. 주가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시장의 불투명성과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불신을 해소해 한국 증시가 제자리를 찾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가계대출과 집값 상승이 맞물린 구조를 경계하면서 시장 변곡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격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최근 주가 하락과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평가액 감소 등에 대한 질문에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해 정책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계속 체크하고 있다"며 “조만간 종합보고를 받고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 증시의 저평가 원인으로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불신, 기업 지배구조 문제, 지정학적 위험, 산업·경제 정책의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육성으로 산업·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은 개선됐지만 시장과 기업 경영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한민국의 주식시장이 매우 저평가된 것은 사실"이라며 “제일 큰 이유 중 하나가 시장의 투명성, 공정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을 만들고 예측할 수 있도록 산업·경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게 근본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급격한 주가 상승 이후 조정이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선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데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많이 오르면 조정이 불가피하고, 어느 수준인지는 누구도 모른다"며 “과거와 다르게 정부가 금융시장이나 증권시장에 직접 개입하기 어렵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할 일이 많다. 주식시장도 교정 과정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제자리를 찾아가지 않을까. 그렇게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했다. 개별 종목의 주가를 떠받치기보다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제도 개선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진폭 줄여야"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집값 상승 기대와 가계부채가 맞물린 구조를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빚을 내서 집을 사면 돈이 된다는 게 너무 오랫동안 사람들 뇌리에 각인돼 있다"며 “정부는 부동산 (가격 변동의) 진폭을 줄여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시장 조정 과정에서 금융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전체적으로 보면 (가계대출 등으로) 언젠가 사고가 난다, 마지막 폭탄을 누가 잡을 것인가, 그런 우려를 한다"며 “변곡점이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충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택 공급 정상화 시점은 2028년 이후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2022년부터 (주택 공급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고 그 여파가 지금 오기 시작했다"며 “2028년 넘어서부터 부동산 공급이 제대로 정상화할 것"이라고 했다. 공급 부족의 여파가 현재 시장에 나타나는 가운데 공급 확대 정책의 효과가 본격화하기까지 시차가 있다는 취지다. 대출 규제와 관련해선 실수요자의 어려움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꼭 집을 사야 할 사람, 예를 들어 분양을 받아 중도금을 대출 받아야 하는 사람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정부 정책이 좀 더 세밀해 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주택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분양 중도금 등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문제는 별도로 살피겠다는 의미다. 부동산 세제 개편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집값을 잡으려고 세금을 올렸다거나 세금을 많이 걷으려고 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상하게 부동산에 투자하면 세금이 거의 없다시피 한데 조세 정의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적으로 하자는 취지다. 단 살려고(거주하려고) 산 집은 예외로 두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간담회는 이 대통령이 민생·경제·외교 등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한 언론의 의견을 듣기 위해 사전 계획 없이 춘추관을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청와대는 당초 비공개로 진행하려던 간담회를 공개로 전환한 데 대해 국민과 가감 없이 소통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대통령 흔드는 여권 강경파, 속내는 주도권 경쟁

이재명 대통령이 인사권을 비롯한 국정운영 방식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여권 강경파들과 충돌하고 있다. 강경파 내부에서 향후 정치적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격화한 결과로 분석된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범여권 대표적인 강경파로 추미애 경기도지사, 이성윤·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꼽힌다. 이들은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청을 거부한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에도 적극적이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추진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조국혁신당은 “탄핵 표결 날짜를 정하라"며 김 대표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성윤·김용민 의원이 조 대법원장 탄핵에 앞장서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조 대법원장의 임기가 8개월가량밖에 남지 않은 데다, 헌법재판소의 인용 여부와 여론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도부도 강경파와 정면충돌에 부담 강경파들은 당 지도부에도 적잖은 부담이다. 강경파와 정면충돌할 경우 당내 분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친명 의원들 역시 대통령의 인사권을 옹호하면서도 강경파를 직접 비판하는 데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다. 당대표도 갈등의 전면에 나서기보다 인내하며 상황을 관망하는 모습이다. 갈등을 거칠게 정리하려다 보면 당내 반발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도부의 다소 소극적인 대응이 강경파의 선명성을 키우는 배경 중 하나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경파의 공개 반발 이면에는 당내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가 자리하고 있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질수록 강경파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우려 한다.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대통령에게 더 강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SNS를 통해 직접 입장을 밝히는 것도 강경파들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란 해석이 있다. 강경파들의 압박에 밀리지 않고 자신의 뜻을 오롯이 관철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공개 대응이 강경파의 반발을 더 키울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당 지도부가 갈등을 조정하지 못하는 가운데 강경파들이 대통령과 직접 맞서는 상황이 이어지면 여권 내부의 혼란도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박진호 전 국민의힘 당대표 특보는 YTN라디오 에 출연해 “조국·추미애·박은정 이런 분들은 마음속으로는 '우리가 검찰개혁, 사법개혁의 주창론자들인데 자리를 빼앗겼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강경파들과 대통령의 충돌 원인을 분석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2026 국감] 추미애 “제 발언으로 상처 입은 소방관에 진심으로 사과”

최근 '소방 재정 빨대' '사과를 바라시니까 사과드린다'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추미애 경기지사가 19일 다시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이 재사과를 요구한 지 하루 만이다. 추 지사는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 인사말에서 “최근 저의 발언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소방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유가족과 소방 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소방관의 헌신을 누구보다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 소방관의 안전과 처우를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앞서 추 지사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장에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17일에는 경기 부천 공장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김 소방위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린다"고 발언해 논란을 키웠다. 이에 민주당 경기도당은 전날 긴급회의를 열고 추 지사에게 재사과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서영석 경기도당위원장은 전날 밤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추 지사를 향해 “상처받은 소방 공무원과 유가족, 도민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경기지역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 30여 명 역시 추 지사의 재사과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빨대’ 추미애·‘민폐’ 김민석…논란의 추석남매

더불어민주당이 추미애 경기지사와 김민석 대표의 잇단 구설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추 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사과를 바라시니까' 발언에 이어 김 대표의 '과잉 의전' 논란까지 더해지면서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 지사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장에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후 김진석 소방위가 경기 부천 공장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하면서 여론이 급격히 악화했다. 이에 추 지사는 지난 17일 김 소방위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면 유감"이라면서도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린다"는 발언을 덧붙여 더 큰 역풍을 맞았다. 민주당 경기도당은 추 지사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다시 요구했고, 일부 권리당원들은 이재명 대통령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등을 통해 추 지사의 출당 및 징계 조치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추 지사의 사퇴를 요구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이 사퇴를 바라시니 사퇴하기 바란다"고 했고, 정점식 원내대표는 “아직도 행정보다 정치가 그립고, 지역보다 여의도가 익숙하다면 그 자리에서 사퇴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딴지일보서도 “김민석, 제2의 김문수" 비판 추 지사 발언에 대신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던 김민석 대표도 잇따른 구설로 논란을 더했다. KBS 보도에 따르면, 김 대표가 18일 순천향대 부천병원에 마련된 김 소방위의 빈소를 찾는 과정에서 타고 온 차량이 '응급환자 전용주차장'에 30분가량 주차한 것이다. 민주당 측은 KBS에 “해당 차량은 김 대표 수행 차량이 아닌 김태선 비서실장 차량"이라며 “현장에서 해당 구역에 주차하라는 안내를 받아 주차했고, 해당 구역이 응급차량 주차 구역이라는 걸 인지한 직후 곧바로 차량을 이동했다"고 해명했다. 김태선 의원도 페이스북에 “응급환자 전용주차구역에 주차된 차량은 저희 의원실 차량으로 어떠한 이유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제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김 대표가 지난 15일 전북 순창에서 열린 '순창장류축제'에서 가수 흰(HYNN·박혜원)의 공연 도중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건넨 것도 논란이 됐다. 김 대표는 “정동영 장관의 고향이어서 좋고, 우리 박희승 의원님의 지역이어서 좋고"라고 발언했다. 논란이 되자 김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공연 중이라 인사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공연장 주변을 둘러보는 중 갑자기 사회자에게 호명돼 인사를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김 대표가 새벽에 소방서를 찾은 점도 재조명됐다. 김 대표는 지난달 30일 새벽 5시 서울 강서소방서를 찾아 소방관들에게 “이 시간에 원래 깨어 계셔야 하는 분들 빼고는 다시 들어가서 주무시는 게 어떠냐고 했더니 '기왕 이렇게 된 거 있겠다'고 하셨다고 들었다. 그게 진실인지 아닌지는 모르나 죄송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김 대표의 이 같은 행보를 '민폐' '갑질'로 규정했다. 김재섭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대표가 소방관을 개인의 정치쇼를 위한 병풍으로 취급하더니, 급기야 오늘 보도에 따르면 순직한 소방관을 조문할 당시 응급환자 전용주차장에 주차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민폐"라고 지적했다. 친여 유튜버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서도 김 대표의 새벽 소방서 방문을 두고 “의전 중독자" “대통령 놀이" “제2의 김문수"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정치권 관계자는 “전현직 민주당 대표인 추 지사와 김 대표의 잇단 구설은 대통령 지지율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몸을 낮추고 말을 아낄 때"라고 말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2026 국감] 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취소·한동훈 딸 수사’ 도마

공소청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수도권 공소청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가능성과 과거 검찰권 남용 문제를 놓고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공소취소 검토 여부를 집중 추궁했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과거 수사에 대한 반성과 기소계획서 유출 의혹의 진상조사 부실을 문제 삼았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 수사 과정에서 국제형사사법공조 요청이 불송부된 경위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9일 서울광역공소청과 수원광역공소청, 서울중앙지방공소청 등 수도권 지역 공소청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국민의힘은 공소청 출범에 따른 수사 기능 변화와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유지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박철우 서울중앙지방공소청장에게 검찰의 수사 기능을 축소하고 명칭까지 바꾼 상황에서 기존 검찰 인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어야 한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이에 박 청장은 “보완수사 기능까지 없어지고 나아가 명칭까지 공소청이 된 점에 대해서는 저도 매우 착잡하다"고 답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관련 사건 등의 공소취소를 검토했는지 물었다. 박 청장은 “없다"고 답했으며, 법무부나 공소청 본청으로부터 관련 의견 제시나 협의 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윤 의원이 대북송금 사건의 공소취소 가능성을 질의하자 김봉현 수원지방공소청장 역시 “관련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검찰권 남용과 과거 수사에 대한 진상조사 문제는 범여권의 주요 공세 대상이 됐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검찰개혁이 이뤄진 배경을 돌아보고 과거 검찰권 행사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청장은 “최근 몇 년간, 특히 절제되지 못하거나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공정성에 의심받는 검찰권 행사가 있었다"며 “국민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동훈 의원이 공개한 김승원 민주당 의원 관련 기소계획서 유출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가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향연 서울서부지방공소청장이 현직 직원들을 조사했지만 유출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하자, 김 의원은 당시 수사에 관여한 전직 검사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한 달이 지났지 않았나. 전화하는 게 어렵나"라며 조사 진행이 지지부진하다고 질타했다. 한동훈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 수사 과정에서 국제형사사법공조 요청이 불송부된 경위도 도마에 올랐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2022년 서울경찰청이 해외 증거 확보를 위해 당시 서울중앙지검에 국제형사사법공조 신청을 요청했지만, 검찰이 이를 대검찰청과 법무부에 송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청장은 당시 결정에 대해 “기존의 업무 패턴에 비춰서 통상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법무부 장관 2개월째 공백…‘충성’과 ‘검증’ 사이 갇힌 청와대

이재명 정부 법무부 장관 자리가 54일 동안 비어 있다. 19일 기준 55일째다. 여권 안팎에서는 대통령 공소취소 문제 등 핵심 리스크를 정면 돌파할 인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검찰개혁을 밀어붙이면서 동시에 각종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인물을 찾는다는 게 말처럼 쉬워 보이진 않는다. 앞서 정성호 전 장관은 지난 8월 26일 물러났고, 이 대통령이 후임으로 지명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9월 19일 자진 사퇴했다. 청와대는 지난 14일 임광현 대통령비서실장 인선을 발표했지만,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내놓지 않았다. 김 전 후보자 낙마 이후 검증 기준은 한층 까다로워졌다. 야당의 공세와 여론의 역풍을 동시에 막아야 하는 부담도 커졌다.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이 줄줄이 고사하거나 검증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로서는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여권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필요한 '인재상'은 뚜렷하다. 정권의 핵심 사법 과제를 흔들림 없이 관철해 나갈 돌파력과 함께 야당·법조계의 거센 저항을 이겨낼 맷집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현재 법무장관직은 온건한 관리형 인사가 앉을 자리가 아니다"라며 “충성형 '돌쇠'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후보 낙점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여당 의원은 정치적 중립 논란 부를 수도 충성도를 최우선에 두고 강경 인사를 기용하면 코드 인사와 법치주의 훼손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온건한 법조인을 택하면 강경 지지층의 반발과 마주하게 된다. 아울러 정권이 사활을 건 사법 현안에서 기대한 만큼의 로열티를 보일지에 대한 내부 불신도 남는다. 자천타천 후보군으로는 박균택·이건태·박주민·백혜련 의원 등 민주당 법조인 출신 의원들이 거론된다.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등의 이름도 들린다. 장관 직무대행을 맡은 이진수 차관의 승진 가능성도 나온다. 후보마다 부담은 다르다. 여당 의원은 국회 소통과 개혁 입법에 유리하지만, 정치적 중립 논란이 따라붙을 수 있다. 검찰 출신은 조직 운영 경험을 살릴 수 있으나, 여권 내 강경파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외부 법조인이나 학계 인사는 여당과의 조율 능력과 대통령 국정기조에 대한 이해도가 관건이다. 검증에 시간을 들이면 공백이 길어지고, 서두르면 김승원 사태 같은 검증 실패가 재연될 수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 공소취소 문제가 큰 변수 인선을 가장 어렵게 만드는 요인은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문제. 김 전 후보자는 민주당 내 공소취소·국정조사 추진 모임의 공동대표를 맡았고, 검찰 기소가 위법하다는 취지의 인식을 드러내 왔다. 지명 후에는 “장관에게 공소취소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설상가상 여러 의혹이 맞물리면서 낙마하고 말았다. 현재 정부·여당은 형사사법 체계 후속 정비에 분주하다. 공소청 초대 수장인 검찰총장 인선은 법무부 장관 제청 절차와 맞물려 있다. 법무부는 지난 13일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국민 천거 절차에 들어갔다. 직무대행 체제에서도 절차는 진행되고 있지만, 정식 장관의 부재는 부담으로 남는다. 정치권 관계자는 “검찰개혁이란 대전제 하에 검찰청 폐지 소임을 떠안았던 정성호 전 장관과 대통령 공소취소 문제를 안게 되는 차기 장관은 역할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인선 실패 반복을 피하려는 청와대의 신중함이 또 다른 국정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조희대 탄핵’ 공식화한 김민석 왜 결단은 미룰까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실행 시점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민주당 의석만으로도 탄핵소추안 의결이 가능한 만큼, 국회에서의 수적 열세가 걸림돌은 아니다. 그러나 탄핵안 가결이 곧 파면을 의미하지 않는 데다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경우 정치적 역풍을 감수해야 한다. 당 지지율이 부진한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의 압박까지 더해지며 김 대표의 셈법이 복잡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16일 당 유튜브 방송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과 관련해 “모든 사안과 방법, 경로를 올려놓고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해 온 민주당이 탄핵 추진 가능성을 공식 의제로 끌어올린 것이다. 다만 민주당의 탄핵안 발의 시점은 미지수다.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국회 브리핑에서 “탄핵으로 간다고 결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걸 넘어서는 당내 기류 변화가 분명히 있다. 탄핵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다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탄핵소추안 처리를 위한 의석수는 확보한 상태다. 국회 재적의원 300명을 기준으로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인 100명 이상이 발의하고, 재적의원 과반수인 151명 이상이 찬성하면 의결된다. 민주당이 보유한 161석만으로도 요건을 충족할 수 있어 국민의힘의 반대만으로 본회의 가결을 저지하기는 어렵다. ◇실익 놓고 당내 셈법 복잡해질 수밖에 문제는 국회 표결 이후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조 대법원장의 권한 행사는 헌재 심판이 끝날 때까지 정지되지만, 파면 여부는 헌재가 별도로 판단한다. 헌법이나 법률 위반이 인정되는지를 넘어 위반의 중대성이 파면을 정당화할 수준인지가 핵심이다. 민주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탄핵 사유는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 거부, 지난해 대선 국면의 이재명 당시 후보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판결, 업무추진비 관련 의혹 등이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어긋난다는 입장이지만, 각 사안이 실제 탄핵 사유에 해당하는지와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지는 별도로 따져야 한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헌재에서 기각되면 민주당은 사법부 수장을 압박해 직무를 정지시켰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조 대법원장이 정년으로 퇴임할 예정인 2027년 6월까지 남은 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탄핵에 따른 정치적 비용을 감수할 만큼 실익이 있는지를 놓고 당내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본지 통화에서 “김민석 대표의 딜레마는 국회에서 탄핵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헌재에서 인용될 수 있느냐는 별개라는 점"이라며 “문제가 많은 것과 탄핵 사유가 되는 것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이 기각될 경우 역풍을 어떻게 감당할지가 문제"라며 “사법부를 마비시킨다는 인식이 퍼지면 국민들이 분노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의 정치적 부담은 지지율에서도 드러난다.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은 36%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조사에서 48%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12%포인트(p) 낮아진 수치다.(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접촉률은 43.0%, 응답률은 10.4%,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역풍 불면 李 정부 동력 상실할 수도" 박 평론가는 탄핵이 기각될 경우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역풍이 불면 이재명 정부가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며 “조 대법원장 탄핵이 기각되면 보수·극우 진영의 시위가 집중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탄핵 추진에 따른 정치적 실익과 후폭풍을 함께 따져야 하는 만큼 김 대표가 실행 시점을 쉽게 확정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의 공개 압박도 김 대표의 고민을 키우는 변수다. 조 원장은 지난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김 대표를 향해 “'논의 시작'이나 '공식화' 등 모호한 메시지 발신을 멈추고, 국회 본회의 탄핵안 표결 날짜까지 분명히 내놓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조국혁신당의 압박은 민주당과 구별되는 정치적 정체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조국혁신당은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인 위상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 대법원장 탄핵처럼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독자적인 존재감을 키우고 향후 총선을 앞두고도 정치적 메시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실제 탄핵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에 압박에 나서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탄핵 추진을 서두르면 헌재 기각 가능성과 여론 역풍을 감수해야 하고, 결정을 늦추면 당내 강경론과 조국혁신당의 압박에 대응해야 하는 처지다. 국회 의석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법적·정치적 부담이 겹친 가운데, 탄핵 사유의 정당성을 설득하고 파면 가능성까지 고려한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