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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감수하겠다는 트럼프…글로벌 IB들 “미국 주식 사지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선을 확대하면서 나홀로 탄탄한 흐름을 유지해온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공포에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이 여파로 미국 지수의 핵심 기술적 지표가 무너진 와중에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마저 잇따라 하향조정되자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것을 권장하는 주장도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70% 급락해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S&P 500 지수는 지난달 기록했던 고점 대비 8.7% 하락해 조정 국면(전고점 대비 10% 하락)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의 대표 기술주 지수인 나스닥100지수는 이날 3.8% 급락해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이 증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특히 지난해와 연초 증시를 이끈 미국 7대 기술주 '매그니피션트7'(M7) 주가 하락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블룸버그 M7 지수는 이날 5.4% 급락해 지난해 12월 17일 사상 최고치에서 20% 넘게 되밀렸다. 이날 뉴욕증시 급락을 초래한 직접적인 원인은 경기침체를 일부 감수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그동안 월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단순한 협상 전략에 불과하다고 여겨왔다. 관세 정책 추진 과정에서 경기 악영향이 가시화할 경우 관세 위협에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기대로 이어져왔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내 자동차 업계의 우려를 감안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4월 2일까지 유예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인터뷰에서 올해 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하려는 일이 매우 크기 때문에 과도기가 있기 마련"이라고 답했다. '대의' 실현을 위해서라면 단기적인 경기침체나 주가 급락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문제는 뉴욕증시 향방이 앞으로도 암울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는 점이다. 이날 S&P500 지수 급락으로 202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았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 인핸스먼트 그룹의 앤드류 스래셔 기술적 애널리스트는 “200일 이동평균선 밑에선 나쁜 일들이 일어난다"며 “2거래일 연속으로 200일 이동평균선 밑에서 거래가 마감될 경우 S&P500 지수의 상승 흐름이 반전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투자심리 또한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체방크가 분석한 결과, 투자자들의 주식 포지셔닝 규모가 지난해 '8·5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으로 비중축소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골드만삭스가 집계한 결과, 지난 7일까지 주식 포지션에 대한 헤지펀드들의 주간 롱(매수) 대비 숏(매도) 비율이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JP모건체이스의 앤드류 타일러 글로벌 시장 정보 총괄은 미국의 무역 및 경제정책을 둘러싼 전례 없는 불확실성을 감안해 증시가 단기 반등하더라도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지 말 것을 권장했다. 그는 이날 투자노트를 통해 “증시가 또 한번 급락하기 전에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시장은 4월 2일로 예정된 관세를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월가에서 유명한 강세론자 중 한명인 오펜하이머의 아리 왈드 선임 애널리스트는 “소형주가 여전히 폭락하고 있기 때문에 S&P500 지수가 반등하더라도 지속가능성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도 하향조정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HSBC는 이날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춘 반면, 유럽(영국 제외)은 '비중축소'에서 '비중확대'로 대폭 상향했다. 씨티그룹의 더크 윌러 글로벌 거시경제 리서치 총괄도 이날 미국 주식에 대한 의견을 중립으로 낮춘 반면 중국을 비중확대로 높였다. 그는 “미국 경제 지표들이 앞으로도 부정적일 것"이라며 중립 의견이 3개월~6개월간 적용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과거와 달리 이번엔 시장 구원투수로 나서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증시 하락의 배경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감세 등 정책의 세부 내용과 이행 시기 및 강도 등이 드러날 때까지 “정책 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투자자들이 지금이라도 차익실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풀턴 브레이크필드 브로니먼의 마이크 베일리 리서치 디렉터는 “(수익나는) 주식들을 팔고 약세론을 인정한 후 숨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어 역할을 하는 주식들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투자자들은 이날 에너지,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관련 주식들로 도피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날 유틸리티 섹터는 1.04% 상승했고 에너지 섹터도 0.94% 올랐다. 이와 관련, 인털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최고 전략가는 “매수 위주의 투자자라면 어딘가에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며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고 인식된다면 투자자들은 이곳(유틸리티, 에너지 등)에 대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죽음의 악순환”…트럼프發 침체 공포에 글로벌 증시·원유·비트코인·금 모두 ‘패닉셀’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침체를 일부 용인하는 태도를 보이자 글로벌 증시는 물론 원유, 비트코인에 이어 안전자산인 금 시장에서도 투매 현상이 일어나는 모양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꾸준한 하락세를 보여왔던 미국 주식시장은 침체 공포가 확산하면서 투자자들이 거의 모든 유형의 위험자산에서 탈출하자 월요일(10일) 급격히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8% 내린 4만1911.7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0% 떨어진 5614.5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00% 급락한 1만7468.33에 각각 마감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인플레이션 충격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2022년 9월 13일(-5.16%)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지난달 기록했던 고점 대비 8.7% 하락해 조정 국면(전고점 대비 10% 하락) 구간에 근접했다. 오펜하이머의 앨론 로진 주식 파생 총괄은 “이날 트레이딩은 죽움의 악순환처럼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엔 트럼프 대통령이 일시적인 경기 침체를 감수하더라도 관세 강행 의지를 보인 것이 이날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하지 않은 채 “과도기(transition)가 있다"며 “우리가 하는 일이 매우 큰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글로벌 투자은행 HSBC는 이날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그동안 8만달러 선을 지켰던 비트코인 시세도 7만달러대로 진입했다. 가상자상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11일 오전 10시 2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4.8% 하락한 7만7116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은 지난달에도 7만달러대를 기록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엔 반등 없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더리움 시세는 같은 기간 11.18% 급락한 1804달러를 기록, 202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000달러선이 무너졌다. 리플(-10.58%), 바이낸스(-7.93%), 솔라나(-8.84%), 카르다노(-8.66%), 도지코인(-13.79%) 등 주요 알트코인 시세도 폭락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경기둔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1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1.51% 떨어진 배럴당 66.0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1.53% 내려앉은 배럴당 69.28달러에 마무리됐다. 두 가지 국제유가 모두 3거래일 만에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10거래일 가운데 7거래일을 하락하는 약세 흐름이 전반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경기침체에 주목받는 대표 안전자산인 금 시장에서도 매도세가 일어났다. 이날 국제금 4월물 선물가격은 전장대비 0.5% 하락한 온스당 2899.40달러에 마감했다. 증시 등 위험자산에 투매현상이 일어나자 투자자들이 금 시장에서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귀금속매체 킷코의 짐 윅오프 선임 애널리스트는 “증시가 부진한 속에서 차익실현 영향으로 금값이 지지부진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에 맥 못추는 비트코인 시세…“진짜 바닥은 6만9000달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거시경제적 우려가 짙어지자 비트코인 시세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펼친 친(親)가상자산 정책들이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10일 가상자상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2시 19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4.02% 하락한 8만2512달러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달 28일 기록된 최저점인 7만8100달러대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이날 오전 9시 35분께는 8만126달러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은 5.34% 급락한 2069달러를 보이고 있고, 리플(-5.62%), 바이낸스(-3.97%), 솔라나(-6.91%), 카르다노(-7.32%), 도지코인(-8.47%) 등 주요 알트코인 시세도 덩달아 하락세다. 거시경제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누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경제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심리를 압박하자 미국 주요 지수 선물과 국채금리가 하락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연방 공무원 해고 등의 영향으로 미국 경제가 둔화할 리스크가 커지고 있음을 채권투자자들이 시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가 대표 강세론자인 에드 야데니 야데리 리서치 대표는 “트럼프 2.0의 해고와 관세라는 안개 속에서 경제의 모양을 파악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주식 시장의 기본 포지션이 위험회피이고 주식이 조정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침체와 관련해 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런 것들을 예측하기 싫어한다"며 우리가 하려는 일은 매우 크기 때문에 과도기가 있기 마련“이라고 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전략 비축 행정명령 서명에 따른 실망감이 지속되고 있다고 이날 진단했다.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지난 7일 열린 '디지털 자산 서밋' 행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미 정부가 세금으로 가상화폐를 구매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발표 등이 정부의 직접 매입을 기대했던 시장에 일부 실망감을 안겼다. 이렇듯 비트코인 내림세가 이어지자 가격이 어디까지 하락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이날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유명 트레이더 밀키불크립토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50주 단순이동평균선(SMA)을 지지선으로 지목하면서 “비트코인은 잠재적인 바닥을 확인하기 위해 지지선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다. 현재 비트코인의 50주 SMA는 약 7만5000달러 수준이다. 네트워크 경제학자 티모시 피터슨은 이달초 엑스를 통해 자신이 2019년 개발한 '최저 가격 전망'(Lowest Price Forward) 지표를 기반으로 비트코인이 6만9000달러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95%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비축 행정명령이 장기적으로 봤을때 비트코인 시세 상승에 호재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트와이즈 자산운용의 매트 호건 최고투자책임자는 10일 CNBC '스쿼브박스 아시아' 방송에서 “정부가 10만, 혹은 20만 비트코인을 새로 매입하겠다는 소식이 없어 시장이 실망한 것"이라며 “이번 행정명령으로 비트코인이 앞으로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화폐나 자산이 될 수 있는지, 다른 국가들도 미국을 뒤이어 전략비축을 구축할지 등을 물어봐야 하는데 난 모두 '맞다'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장은 이것(행정명령 서명)이 실제로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전반에 장기적인 호재일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미국 경기침체 없을 것…멕·加 관세 더 올릴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2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 제품을 대상으로 부과되는 관세와 관련해 관세율을 더 올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최근들어 급부상하고 있는 미국 경기침에 우려를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시행을 한 달간 면제한 것과 관련 “4월까지 과도기이며 그 이후에는 다시는 (면제를) 안할 것"이라며 “나는 (자동차업체들에게) 이번 한 번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4월 2일부터 모든 것이 상호적이 될 것"이라며 일부 캐나다와 멕시코 제품에 대해선 관세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의 관세를 지난 4일자로 부과하기 시작했다가 지난 5일엔 두 나라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에 대해 1개월 관세 면제를 결정하더니 지난 6일엔 '1개월 면제' 대상을 모든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 적용 품목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7일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의 목재와 낙농제품에 대해 캐나다가 미국산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그대로 적용하는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관세정책과 연방 공무원 해고 등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올해 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이런 것들을 예측하기 싫어한다"며 “우리가 하려는 일은 매우 크기 때문에 과도기가 있기 마련"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부를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고 있다"며 “이는 매우 큰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이날 NBC 뉴스와 인터뷰에서 예고대로 오는 12일부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가 시행되는지 '예나 아니오'로 답해달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이어 캐나다의 목재 및 낙농 제품에 대한 250%의 관세가 내주에 시작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면서 “캐나다의 250% 낙농 제품에 대한 관세는 터무니없는 것이며 대통령은 이에 대응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4월 2일까지 대응하지 않기로 동의했다"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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