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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총리 시대 열린다”…네팔, ‘Z세대 정권’ 출범

작년 70여명이 숨진 'Z세대 반정부 시위'로 촉발된 네팔의 새로운 정치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26일 현지 매체 네팔뉴스 등에 따르면 이달 초 총선에서 선출된 하원 의원 275명의 선서식이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 열린다. 지난 5일 치러진 총선에서는 유명 래퍼 출신인 발렌드라 샤(36·일명 발렌) 전 카트만두 시장이 이끈 중도 성향의 국민독립당(RSP)이 전체 하원 의석 275석 중 절반을 훨씬 넘는 182석을 단독으로 차지했다. 지난 의회에서 최대 정당이었던 네팔회의당(NC)은 3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반정부 시위로 물러난 K.P. 샤르마 올리 전 총리의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은 25석만 얻어 3위에 머물렀다. RSP가 압승하면서 차기 총리는 발렌 전 시장이 맡게 된다. 네팔 총리는 하원 다수당 대표가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뒤 의회의 신임 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신임 총리 취임은 27일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총선은 지난해 9월 Z세대가 주도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올리 전 총리가 물러난 이후 처음 치러진 선거다. 2022년 창당한 신생 정당이 기성 정당을 제치고 정권을 장악했다는 점에서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올리 전 총리가 이끈 CPN-UML과 NC의 좌파 연립정부는 부패를 척결하고 경제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여기에 네팔 정부가 지난해 9월 체제 비판을 막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전면 차단하자 젊은 세대가 분노했고 거리로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실탄을 동원해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는데 이 과정에서 77명이 숨지고 2000여 명이 다쳤다. 이후 민심이 분노하면서 국회의사당, 전 총리 자택 등이 불타는 사태로 번졌고 이때 올리 전 총리도 축출됐다. 정치 지형 변화는 의회 구성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번 총선에서 선출된 40세 이하 하원 의원은 71명으로, 이 중 62명이 RSP 소속이다. 이는 지난 의회의 10명 수준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새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강도 높은 반부패 정책과 행정 개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청년층 지지를 기반으로 한 실용주의 경제 정책과 일자리 창출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호주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로위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RSP의 압도적 승리와 발렌 전 시장의 높은 지지율을 고려할 때, 이번 정부가 2008년 연방 민주공화국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임기를 채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 NDTV는 “지난 17년 동안 14차례 정권이 교체됐지만 5년 임기를 채운 정부는 한 번도 없었다"고 전했다. 로위연구소는 또 이번 총선을 “기존 정치 질서를 무너뜨린 세대 교체"로 평가하며 외교 정책의 리셋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동안 CPN-UML은 중국과, NC는 인도와 각각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이번 선거로 기존 정당들이 대거 몰락하면서 이러한 외교 구도 역시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RSP는 선거 공약에서 인도와 중국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강조하며 네팔을 지정학적 완충지가 아닌 경제적 가교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다만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인도와의 국경 분쟁, 미국의 인프라 지원 프로그램(MCC) 등 핵심 현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아 향후 정책 방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중동 발 지정학적 단층선: 장기전의 늪과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의 파고

2026년 2월 28일 발발한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한 달을 넘어서며 전 세계 경제는 전례 없는 '지정학적 단층선' 위에 서 있다. 당초 단기 정밀 타격으로 끝날 것이라던 낙관론은 이미 사라졌고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인 봉쇄와 전쟁 장기화 전망,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상호 보복으로 글로벌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5일간의 공격 유예' 발표로 시장은 일시적으로 안도감과 함께 오랜만에 온기가 도는 분위기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이번 유예는 이는 종전에 대한 신호라기보다 전술적 재정비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미 비대칭 전력을 활용한 소모전을 택했으며 그 핵심은 중동의 에너지 공급망을 통해 장기적으로 모든 국가들을 인질로 잡는 전략이다. 현재로써 전쟁이 6개월 이상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의 요구 조건이 결코 만날 수 없는 평행선에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이 제시하는 '우라늄 농축 전면 포기'와 이란의 '중동 내 미군 전면적 철수'는 타협의 여지가 희박하다. 양측 모두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조건을 내걸고 있는 가운데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어느 때보다 높게 치솟았으며, 장기전 전망으로 인한 불확실성 고착화는 기업의 투자 위축, 금융시장 불안, 공급망 리스크 프리미엄을 상시화하여 글로벌 잠재 성장률을 갉아먹는 치명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또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2022년 이후 30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던 인플레이션은 2024~25년 간 안정세를 지속하던 중에 이번 전쟁을 빌미로 다시 가속화될 전망이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을 넘어 현재 우리가 수입하는 유가는 실질적으로 160 달러에 이른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고, 당장 주유소 휘발유, 경유 가격이 급등한 것은 물론이다. 원유는 모든 제조업의 원자재이므로 생산자물가(PPI) 상승은 불을 보듯 뻔하며 소비자물가(CPI)로 전이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만 아니라, 물가상승의 기대는 이 전이과정의 시차를 급격히 단축시키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기대 인플레이션의 고착화'다. 전쟁이 길어질 것이라는 공포는 경제주체들로 하여금 향후 있을 물가상승을 선반영하게 유도한다. 일각에서는 비록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에너지 비용의 상승이라는 공급요인이 이를 상쇄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미연준은 명확한 '매파적 인내'를 선택했다. 파월 의장은 지정학적 위기가 가져온 인플레이션 상방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인하 시점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는 달러 패권을 유지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꺾으려는 정책적 의도이지만, 글로벌 자본유출과 신흥국 부채위기를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행은 더욱 가혹한 외줄 타기를 해야할 처지에 놓여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구조상 고유가는 곧 무역수지 악화로 직결된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자니 내수부진과 가계부채 임계점이 발목을 잡고, 동결하자니 내외금리 격차에 따른 자본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은행은 '관리된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시장은 이미 우리의 통화정책이 연준의 행보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알고 있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넘어선 것은 단순히 심리적 저항선의 붕괴를 넘어 우리에게 주어진 경제여건과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펀더멘털을 반영한다. 에너지 수입 결제를 위한 달러 수요는 폭증하는데, 수출 경쟁력은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둔화되고 있고, 한은의 발목은 묶여있다는 것이다. 만약 전쟁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환율은 1,600원 선을 테스트하는 극단적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단순한 가격 변동이 아니라 국내 금융 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재평가되는 과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현 상황은 1970년대 오일쇼크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결합된 복합 위기다. 전쟁의 장기화는 더 이상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었으며, 인플레이션과 환율 변동성은 우리 경제가 맞이하는 뉴노멀이 되었다. 결국 이 파고를 넘어설 수 있는 핵심 키워드는 '회복 탄력성(Resilience)'이다. 일련의 지정학적 위험들이 반복되는 현재, 지정학적 단층선이란 언제든 무너질 수 있음을 인식하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가동해야 한다. 이는 1997년 당시 우리가 놓쳤던 펀더멘털의 재점검에서 시작해야 한다. 당시 “우리의 펀더멘털은 튼튼하다"고 외쳤던 정책당국의 목소리는 아직도 생생히 귓가에 메아리 치는 듯하다. 2026년의 봄은 혹독하지만, 이 위기를 통해 우리 경제가 체질 개선을 이뤄낸다면 그것만이 장기화된 전쟁의 늪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다. ekn@ekn.kr

[이슈&인사이트] 트럼프, BTS, 그리고 K방산

말은 마음의 거울이자, 그 사람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보여주는 창이다. 공적인 위치에 있는 이들의 언어는 개인 차원을 넘어 그 조직과 국가의 격조를 결정짓는다. 최근 전해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새로울 게 없긴 하여도, 그 일관성에 재삼 놀라고 또 '경탄'하게 된다. CNN의 에런 블레이크 기자가 지적했듯, 트럼프 대통령의 언어가 금도를 넘은 지 오래다. 그는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의 사망 소식에 “죽어서 기쁘다"고 환호하는가 하면,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등 고인이 된 정적들을 향해 저급하고 몰지각한 비난을 쏟아냈다. 블레이크 기자는 “수년간 이어온 저급한 발언들의 정점"이며 “이제는 단순히 막말하는 수준을 넘어 죽음을 노골적으로 축하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더 큰 비극은 트럼프의 천박한 언어가 실제 행동과 일치를 이룬다는 점이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권력자의 언어가 타인의 삶을 파괴하는 행동으로 이어진 사악한 언행일치의 심각한 사례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1865년 3월 4일, 남북전쟁 막바지에 행한 제2차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누구에게도 악의를 품지 말고, 모든 이를 향한 자애로운 마음으로(With malice toward none; with charity for all)"이란 유명한 말을 남겼다. 트럼프는 모두에게 악의를, 자신에게만 자애로운 언어를 구사하는 듯하다.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얽힌 방산 수출 현장은 다른 의미에서 언어의 품격이 시험대에 오르는 곳이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원유 공급 협상 과정을 설명하며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원유 수급과 방산을 계속 연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성과를 과시하기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은 바람직한 태도다. 중동의 비극적인 전쟁 상황 속에서 우리 무기의 경이적인 요격률과 방산 대박을 찬양하는 보도가 자칫 초상집 옆에서 잔치를 벌이는 형국이 될 수 있다는 한겨레신문의 관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한겨레가 사실 확인의 어려움과 인도주의 관점을 들어 보도를 절제한 것은 언론의 기능과 품격이 만나는 지점을 보여준다. 확인되지 않은 승전보를 옮기기보다, 왜 우리가 이 시점에서 침묵하거나 신중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더 나은 보도가 될 수 있다. 보도하지 않은 이유를 보도하는 제3의 길이 언론에게 적절한 타협안이 된다. 대중문화 예술인으로서 BTS가 21일 공연에서 보여준 태도 또한 긍정적이다. 그들은 화려한 조명 아래서 그들의 아미뿐 아니라, 슈가와 지민 등이 직접 언급했듯 공연의 안전을 위해 헌신한 경찰과 서울시 관계자들에게 거듭 사의를 표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한 이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감사의 언어는 공동체에 대한 존중이자 품격의 발로다. 만일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어진다. 트럼프가 천박한 말과 사악한 행동의 일치를 보여주었다면, 반대로 품격 있는 언어에도 상응하는 행동이 따라붙는다면 더 아름다운 모습이 되지 않을까. 따뜻한 감사의 말을 넘어, 광화문이라는 공공의 장을 활용한 BTS가 공공의 가치를 위해 뭔가 실제적인 행동까지 보인다면 무대의 상업적 품격이 무대 밖에서 인격적이고 실천적인 품격으로 완성된다. 품격 있는 언어는 단순히 미사여구를 늘어놓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타인의 슬픔에 공감할 줄 알고, 자신의 성과 앞에서 겸손하며, 보이지 않는 곳의 헌신을 기억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사회의 지도층이 내뱉는 말은 신중해야 한다. 그만큼 의무가 따르지 않지만 스타들의 말에도 품격이 서리면 좋다. 내뱉는 말의 격이 곧 삶의 격이 되고, 그 격조가 다시 행동으로 순환하는 사람을 뉴스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bienns@ekn.co.kr

“진주만 말할 줄이야”…트럼프 ‘기습 발언’에 日 다카이치 한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일 정상회담 자리에서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언급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나온 이 같은 돌발 발언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애써 미소를 유지했지만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왜 이란 공습을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에 사전에 통보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너무 많은 신호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며 “공격에 나설 때 강하게 나섰고, 서프라이즈(기습)를 원했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서프라이즈에 대해 일본보다 더 잘 아는 나라가 있느냐"며 “왜 나에게 진주만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본은 우리보다 서프라이즈를 훨씬 중시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발언이 나오자 현장에서는 웃음이 흘렀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눈을 크게 뜨고 잠시 숨을 고르는 등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굳은 표정으로 손목시계를 확인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진주만 공습은 1941년 12월 일본이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 기지를 기습 공격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미국인 2390명이 목숨을 잃자 미국은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며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이를 '치욕의 날'로 규정하기도 했다. 일본은 결국 본토에 미국의 핵폭탄 2발을 맞고 항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에 대한 기습 공격의 필요성과 효과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란)에게 서프라이즈를 안겼어야 했고 그렇게 했다"며 “그 서프라이즈 덕분에 우리는 첫 이틀 만에 기대했던 것보다 50% 이상 큰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모두에게 알렸다면 서프라이즈가 아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에 대한 기습 공격이 효과적이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그 과정에서 일본 총리와 고위 관계자들 앞에서 뼈있는 농담을 던진 것이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다카이치 총리는 이를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금기를 깼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어 “미국 역대 대통령들은 수십 년간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공개적으로 강하게 비판하는 발언을 자제해왔고, 2차 세계 대전 이후 일본과의 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달랐다"고 짚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진주만은 예상 밖이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날 미일 정상회담은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금 선거에서 기록적인 승리를 거둔 매우 특별한 인물을 모시게 됐다"며 “다카이치 총리를 지지하게 돼 매우 자랑스럽고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우 인기 있고 강력한 여성이며 훌륭한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도널드'라고 부르며 “당신만이 전 세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미 백악관이 공개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미일 정상은 일본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총 730억달러(약 109조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에너지기업 GE 버노바와 일본 히타치가 400억 달러(약 60조원)를 투입해 테네시주와 앨라배마주에 BWRX-300 소형모듈원자로(SMR)를 건설하기로 했다. 아울러 일본은 펜실베이니아주와 텍사스주에 330억 달러(약 49조원)를 투자해 천연가스 발전소 건설에도 나설 계획이다. 미일은 앞서 지난달 360억 달러(약 54조원) 규모의 1차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낮추는 대신 미국에 5500억 달러(약 819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일본이 미국의 대이란 군사적 요구를 최소화하는 대신 경제적 협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일본은 한국, 중국, 영국, 프랑스 등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구받은 국가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언급하며 주일 미군 4만5000명 규모와 일본의 원유 수입 중 90% 이상이 해당 해협을 통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일본이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다카이치 총리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 확보는 에너지 공급 안정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일본 법률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전쟁의 이유는 누구의 것 : 호르무즈 앞에서의 선택”

전쟁은 언제나 '명분'이라는 얼굴을 쓰고 다가온다. 그러나 그 얼굴이 얼마나 자주 거짓이었는지, 우리는 이미 수없이 경험해왔다. 지금 중동을 둘러싼 긴장 역시 다르지 않다. 네타냐후의 정권 연장 계산과, 엡스타인 파일 공개 등으로 정치적 궁지에 몰린 트럼프의 공명심이 겹치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다시금 전쟁의 무대로 호명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그 바다에 우리의 젊은이들이 가야 하는가. 강대국은 자신들이 아쉬우면 언제나 동맹을 말한다. 그러나 그 동맹이 과연 대등했는지, 우리는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정 국가의 전략적 이해를 위해 다른 나라의 청년들이 위험에 내몰리는 구조는 정상적인 국제 질서라고 보기 어렵다. “파병하라"는 요구는 외교의 언어가 아니다. 그것은 사실상 압박이며, 선택지를 좁히는 방식이다. 결국 판단은 우리 사회의 몫이다. 국익이라는 이름이 아무리 거창하더라도, 그것이 국민의 생명과 바꿀 만큼 절박한 것인지 우리는 끝까지 따져 물어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의 관문이다. 그래서 늘 긴장의 중심에 놓여왔다. 그러나 그 긴장은 바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 바다를 둘러싼 힘의 정치, 그리고 각국 권력의 이해관계가 얽혀 만들어낸 결과다. 바다는 죄가 없다. 죄가 있다면, 그 바다를 전쟁의 이유로 삼는 정치적 계산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종종 “세계 질서 유지"라는 이름 아래 그 갈등에 개입할 것을 요구받는다.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한다. 명분 없는 개입은 질서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혼란을 확대하는 선택이다. 촛불 이후, 우리 사회는 이미 경험한 바 있다. 권력이 국민 위에 설 수 없다는 사실을, 시민의 힘으로 증명해낸 기억을 가지고 있다. 촛불은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국가의 정당성은 시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선언이었다. 이 원칙은 외교와 전쟁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전쟁, 명분이 불분명한 파병, 외부 압력에 의해 내려진 결정... 이 모든 것은 촛불이 거부했던 방식이다. 선례는 반복된다. 파병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반드시 선례가 된다. “그때도 했으니 이번에도 가능하다"는 논리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지금의 선택은 단순한 정책이 아니다. 앞으로의 기준을 만드는 결정이다. 그래서 더 신중해야 하고, 그래서 더 단호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감정적 구호가 아니다. 냉정하고 성숙한 시민의 판단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 판단을 드러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전쟁은 정치가 결정하지만, 그 대가는 시민이 감당한다. 그렇다면 시민은 침묵할 수 없다. 우리는 다시 물어야 한다. 이 전쟁은 정당한가. 이 파병은 불가피한가. 이 선택은 우리의 미래를 위한 것인가. 그리고 아니라면, 분명히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젊은이들은 숫자가 아니다. 그들의 삶은 전략적 계산의 일부가 아니다. 명분 없는 전쟁에 그들을 보내는 순간, 국가는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게 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죄가 없다. 그 바다는 그저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촛불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있는 원칙이라는 것을. 그래서 다시 말한다. 일어나라. 그리고 다시 묻자. 정말 이 전쟁에 우리가 있어야 하는가. 외교는 감정이 아니라 원칙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관련 당사국들에 조기 종전을 촉구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선택을 떠받치는 힘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깨어 있는 시민의식이다. 이재명 정부의 결정은 이같은 시민의식의 결의에서 가늠되어야 한다. ekn@ekn.kr

[EE칼럼] 호르무즈 위기와 에너지전환의 새로운 조건

중동 정세가 긴장되면서 국제 에너지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통로 가운데 하나로, 이 해협을 통해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 해상 원유 거래량의 약 25%가 이동한다. 또한 세계 LNG 교역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지난다. 좁은 해협 하나가 원유와 천연가스를 동시에 연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르무즈는 세계 최대 에너지 요충지이자 대표적인 병목지점(chokepoint)으로 평가된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국제유가 상승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과거에도 국제 원유 가격은 여러 차례 급등했다. 1970년대의 석유위기는 공급 충격이 중심이었다. 산유국의 실제 공급 감소폭은 제한적이었지만 당시 국제 사회는 석유 의존도가 매우 높았고 대체 수단도 충분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국제유가는 단기간에 네 배 가까이 상승했다. 당시 위기의 핵심은 공급량 자체보다 공급 감소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었다. 반면 2008년 국제유가 급등은 다른 구조였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원유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고, 여기에 금융시장 자금이 유입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47달러까지 상승했다. 공급 감소보다 수요 확대와 금융 요인이 가격 상승을 주도한 사례였다. 즉 1970년대의 유가 상승은 공급 중심 충격이었다면, 2008년은 수요 압력이 원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현재의 상황은 이 두 사례와 모두 다르다. 공급 차질 가능성과 함께 공급망 전체의 불확실성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원유뿐 아니라 LNG 가격에도 영향을 준다. 중동산 LNG는 아시아 시장의 핵심 공급원이며, 이 경로가 흔들리면 한국과 일본, 중국 같은 LNG 수입국의 전력 생산 비용도 직접 영향을 받는다. 동시에 선박 보험료 상승, 우회 항로 확대, 운임 증가가 발생하면 석유화학 원료와 산업용 자재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움직인다. 즉 현재의 에너지위기는 특정 연료의 가격 문제가 아니라 원유, LNG, 해상운송, 전력 생산 비용, 산업 원료 가격이 함께 연결되는 복합적 에너지 시스템 충격이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외부 충격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다. 또한 우리 산업의 핵심인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자동차와 같은 제조업은 에너지 가격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같은 국제 연료 가격 상승이라도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는 생산비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난다. 국제 연료가격 상승이 산업 경쟁력 문제로 직결된다. 그러나 현재의 위기를 단기적인 공급 충격으로만 볼 수는 없다. 더 중요한 것은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전환이라는 장기적 과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이다. 최근 국제 에너지 논의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현 가운데 하나가 에너지복원력(energy resilience)이다. 이는 단순히 연료를 더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공급망 충격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에너지 시스템 전체가 기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5년 「World Energy Outlook」에서 에너지 안보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에너지 시스템의 복원력이 에너지정책의 핵심 조건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복원력 있는 전환(resilient transition)이라는 개념도 중요해지고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장기 목표는 유지하되, 외부 충격이 반복되더라도 전환 자체가 중단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저장장치, 송전망, 전략비축, 수입선 다변화가 함께 논의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반복되는 공급 충격 자체가 에너지전환의 필요성을 더 분명하게 만든다. 수입 화석연료 의존 구조는 외부 충격이 반복될수록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 반대로 국내에서 생산 가능한 전원과 전력망 유연성은 장기적인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Reuters 등 주요 국제 언론은 이번 호르무즈 해협 위기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냈으며, 에너지전환은 더욱 견고하게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수입 의존도가 높고 제조업 비중이 큰 경제에서는 공급 안정, 가격 관리, 산업 경쟁력, 탄소 감축이 동시에 고려될 수밖에 없다. 단기적 대응은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전환이라는 방향을 유지하면서 시스템의 복원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위기가 의미하는 것은 더 많은 연료를 확보하는 일에 머무르지 않고, 외부 충격 속에서도 전환의 방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더 정교하게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것이 이번 위기가 시사하는 에너지전환의 새로운 조건이다. ekn@ekn.kr

[EE칼럼] 지정학적 위기, 에너지 안보를 다시 묻다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지난달 18일 일본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합의한 5,500억 달러(약 800조 원) 규모 대미 투자 가운데 첫 3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오하이오주 가스 화력, 조지아주 인공 다이아몬드, 텍사스주 석유·가스 수출 항만 정비 등 에너지와 산업 인프라가 핵심이다. 일본의 이런 행보는 이미 합의된 대미 투자를 단순한 자본 이전에 그치지 않고, 자국의 에너지 안보 및 경제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그 효용성을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자국의 에너지 및 자원 부문이 가진 한계를 동맹 영토 내에서 관련 산업의 거점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보완하려는 것이다. 이는 에너지 안보와 경제 안보를 동맹의 구조 속에 편입시키려는 전략적 행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중동 정세가 급변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이 출렁이고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마저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7%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에너지 무역의 병목지점이다. 따라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한국과 일본처럼 중동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직접적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유가 상승은 곧 물가와 제조업 비용 상승으로 연결되고, 이는 수출 경쟁력에는 물론 국민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런데 한국이나 일본 에너지 수송의 취약성은 호르무즈 해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만 유사 사태 혹은 대만 주요 항구를 봉쇄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거나, 남중국해·동중국해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동북아 해상 교통로 역시 위험에 노출된다. 동북아시아 시장에로의 에너지 수송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말라카 해협, 남중국해, 동중국해로 이어지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해상 수송로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요컨대 중동과 동북아는 에너지 수송 네트워크로 연결된 하나의 해상 전략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일본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 결정과 최근 중동 정세를 통해 우리가 다시금 상기해야 하는 것은 에너지 안보와 지정학이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현실이다. 일본은 동맹의 내부에서 에너지 안보 및 경제 안보와 관련된 산업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한국 역시 단기적인 대응보다는 중장기적인 구조 설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에너지 안보와 해상 안보를 분리하지 않는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이 연장선에서 해상 교통로 안정과 시장 불안 완화를 위한 정책 공조, 위기 상황에 대비한 정보 공유 체계를 한미 동맹의 틀과 연계하고, 나아가 이를 한·미·일 협력의 틀에서 추진할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또한 미국산 원유·LNG 도입 확대를 포함해 공급 구조의 분산 역시 필요하다. 특정 지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반복적으로 동일한 취약성을 노출시킨다. 이런 점에서 동맹이자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미국으로부터의 에너지 수입 확대는 에너지 안보 및 해상 안보 차원에서도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은 물론, 에너지 안보를 동맹과 연계시킴으로써 상호 보완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아울러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수입 화석연료 의존 자체를 지속해서 낮추려는 노력 역시 멈추지 않아야 한다. 수입산 화석연료 비중을 줄이는 것은 기후변화 대응 정책일 뿐 아니라 지정학 리스크 완화 전략이기도 하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수가 된 시대에, 에너지 안보는 더 이상 수급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략의 중심 의제다. 위기에 대한 단기적 대응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라, 에너지 안보를 다각도에서 바라보며 입체적으로 정책을 설계하고 추진해야 한다. 임은정

‘안전 최우선’ 특명…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전 수단 총 동원, 중동 현지 임직원·교민 무조건 지켜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면적인 무력 충돌로 중동 지역에 짙은 전운이 드리운 가운데 한화그룹이 현지 주재원과 그 가족들의 '절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비상 대응 체계를 전면 가동했다. 1일 한화그룹은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 속에서 '인명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내걸고 발 빠른 조치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즉각적인 대처의 배경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강력한 특명이 있었다. 김 회장은 사태 발생 직후 “중동 현지에 체류 중인 임직원들은 그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며 “회사는 철저한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즉각 실행하라"고 지시했다. 비즈니스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직원의 생명과 무사 귀환에 비용과 방식을 불문하고 전사적 역량을 쏟아부으라는 엄명인 셈이다. 현재 한화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쿠웨이트 현지에서 방산·금융·기계 등 굵직한 핵심 수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에서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5개 국가에 파견된 한화 임직원은 123명, 동반 가족까지 합치면 총 172명에 달한다. 한화그룹은 이들 전원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각 계열사 본사와 중동 현지를 직접 연결하는 '24시간 실시간 핫라인'을 즉각 구축했다. 한화그룹의 안전망 구축은 자사 직원 보호에만 머물지 않고 중동 현지 공관·한인회와 긴밀한 비상 공조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현지에 진출한 대표적인 한국 기업으로서 자사 임직원뿐만 아니라 불안에 떨고 있는 교민 사회 전체의 안전 확보와 위기 극복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트럼프 “하메네이 사망…목적 달성할 때까지 이란 폭격할 것”

미국이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에 대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개시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역사상 가장 사악한 사람 중 한명인 하메네이가 사망했다"며 “이는 이란 국민뿐만 아니라 하메네이와 피에 굶주린 폭력배 집단에 의해 살해되거나 신체가 훼손된 모든 위대한 미국인들 그리고 전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들을 위한 정의"라고 밝혔다. 그는 “하메네이는 미국의 정보력과 고도로 정교한 추적 시스템을 피하지 못했다"며 “이스라엘과 긴밀히 협력한 결과 하메네이와 함께 사망한 다른 지도자들 역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 국민들이 나라를 되찾을 수 있는 단 한번의 가장 큰 기회"라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군, 그리고 기타 보안·경칠 조직 다수는 더 이상 싸우기를 원하지 않고, 면책을 원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IRGC와 경찰 조직이 평화적으로 이란의 애국 세력과 함류해 하나의 조직으로 움직여 국가를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며 이러한 과정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력하고 정밀한 폭격은 이번 주 내내, 혹은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중단 없이 계속될 것"이라며 그 목적이 “중동 전체,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작전이 며칠 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란 측도 현지 시간으로 1일 새벽 5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국영통신 IRNA는 “이슬람혁명의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격으로 순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란 정부는 일주일 간의 공휴일과 40일간 추도 기간을 선포했다. 다만 이 기간 이란이 미국이나 이스라엘 측에 공습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슬람 신정체제를 이끌어온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사망함에 따라 이란이 앞으로 어떤 길을 택하는지가 최대 관건이다. 만약 이란이 친서방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한다면 이스라엘은 물론, 주변 국가들 간의 공존의 길이 넓게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지원으로 연명해온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등 이른바 이란의 '대리 세력'들도 힘이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란이 심각한 혼란에 빠지거나 신정체제의 유지 또는 군부 강경파의 과도적 집권 등으로 이스라엘, 미국에 여전한 적대관계를 유지하게 될 경우 이 같은 시나리오는 무위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이란 개입의 정치적 득실도 따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사망 소식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개시한 지 15시간 여만에 발표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영상에서 “조금 전 미군은 이란 내 중대한 전투를 시작했다"며 “우리의 목표는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이란의 임박한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이번 작전을 '장대한 분노 작전'이라고 명명했다. 이번 공격으로 이란 31개주 가운데 24개주에서 피해가 발생했으며,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최소 201명, 747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중동 지역 미군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미군은 IRGC의 지휘 통제 시설과 이란 방공 체계, 미사일 및 드론 발사 기지, 군용 비행장 등을 우선적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요인들을 대상으로 정밀 타격을 펼쳤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는 하메네이의 주거지를 파괴하고, 혁명수비대 지휘관들과 고위 핵 관리들을 죽였다"며 “수천개 목표물을 더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측은 “목표물 약 500개를 겨냥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했을 때 혁명수비대는 약 20시간 뒤 반격했으나 이번엔 약 1시간여 만에 즉각 대응했다. 이란은 미군이 주둔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바레인 등을 향해 공격에 나섰지만 대부분의 미사일은 방공망으로 격추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중부사령부 역시 미군은 이란이 발사한 수백 발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했다며 이번 공격과 관련해 미군 사상자나 전투로 인한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무기 내려놓지 않으면 죽음”…중동 전면전으로 확산하나

미국과 이스라엘이 28일(현지시간) 이란을 전격 공습하며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작전에서 이란의 핵기 보유 저지, 더 나아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정권 붕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란 역시 즉각 반격에 나서자 이번 갈등이 중동전쟁으로 번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8분짜리 영상에서 “조금 전 미군은 이란 내 중대한 전투를 시작했다"며 “우리의 목표는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이란의 임박한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이번 작전을 '장대한 분노 작전'이라고 명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습 이후 이란과 합의를 성사시키기 위해 반복적으로 노력해왔다면서도 “그들은 단지 악을 행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 테러리스트 정권은 절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며 “이란은 미국과 다른 국가를 위협하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우리 행정부는 이 지역에서 미국 병력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면서도 “용감한 미국 영웅들은 목숨을 잃을 수 있고 사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전쟁에는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나지만 우리는 미래를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작전이 며칠 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군인들에 대해 “무기를 내려놓고 완전한 면책을 받아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확실한 죽음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란 국민들에게 “자유의 시간이 왔다. 우리가 (공격을) 마치면 정부를 장악하라. 그것은 여러분의 것이 될 것"이라며 “이것은 아마도 여러 세대에 걸쳐 당신에게 유일한 기회"라고 했다. 미군의 공격을 기회 삼아 이란 국민들에게 하메네이 신정체제 전복에 나설 것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이스라엘군과 미군은 이란 테러 정권을 완전히 약화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을 장기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광범위한 합동 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선 하루 종일 전국 각지에 공습 사이렌이 울렸고 방공망이 가동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공습의 1차 목표는 주로 이란 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지휘관들과 정치권 고위 인사 여 명이 사망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집무실 인근에서도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에 대해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자국을 공습했으나 그가 '아는 한' 하메네이는 아직 살아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 국영 매체를 인용해 이란에 대한 공습으로 지금까지 201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는 747명을 넘어섰다. 또한 이란 31개 주(州) 중 24개 주가 이번 공습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기지들을 향해 즉각 반격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주요 도시를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을 수차례 발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또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공군기지, 쿠웨이트의 알살렘 공군기지, 아랍에미리트(UAE) 알다프라 공군기지, 바레인의 미 해군 5함대 본부,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 등 중동 내 미군 기지 14곳에 드론과 미사일을 동시다발로 발사했다. 이란 타스님뉴스는 중동지역 내 모든 미군 기지와 동맹들이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표적이 된 중동 국가들은 방공망으로 이란 미사일을 격추했지만 두바이 등 일부 지역에서는 폭격음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동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UAE 등 걸프 지역까지 공격 대상이 되면서 사실상 중동 전역이 군사 충돌의 긴장에 휘말렸다. 혁명수비대는 “이 작전은 적이 결정적으로 패배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최소 200명의 미군 병력이 죽거나 다쳤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이 공습했을 때 약 20시간 뒤 반격했으나 이번엔 약 1시간 만에 즉각 대응했다. 이란은 알우데이드 기지로 보복 공격을 한정했고 공격을 사전에 통보했지만 이번엔 중동 전역의 미군 기지를 동시다발로 겨냥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니콜 그라예프스키 연구원은 “이란은 강력한 군사력을 갖춘 강국"이라며 “현재 걸프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응만 보더라도, 이전에는 넘지 않으려 했던 선을 이제 넘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번 군사 작전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정치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 에너지 가격 급등과 미군 사상자 발생으로 이어져 트럼프 대통령에게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특히 국제유가의 경우 올해 들어 20% 가량 올랐는데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유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가 더 치솟으면 미국인들의 생활비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로이터는 “이번 이란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외교적 정책 도박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관들은 그가 경제 문제에 더 집중할 것을 개인적으로 촉구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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