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기약 없는 콘텐츠 대가 가이드라인…케이블TV, 자체 기준안 다음달 초 적용

케이블TV 업계가 자체 수립한 콘텐츠 사용료 대가산정 기준을 다음달 초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단위별로 첫 적용한다. 콘텐츠 대가 총액에 유료방송사 매출액 증감률과 시청 성과를 반영해 사용료 부담을 완화하는 게 핵심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는 '콘텐츠 사용료 공정 배분을 위한 산정기준안'을 6월부터 적용한다고 28일 밝혔다. △전체 유료방송 대비 과도한 SO 콘텐츠 지급률을 평균 수준까지 인하 △콘텐츠 대가 총액을 SO 매출 증감에 따라 연동 △급격한 사용료 변화 방지를 위한 3년간 점진적 적용 등이 골자다. 콘텐츠 사용료는 인터넷TV(IPTV)·케이블TV(SO)·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지급하는 광고 수입을 뜻한다. 유료방송사는 수신료 일부를 프로그램 사용료 명목으로 배분하고 있으며, PP의 주 수입원으로 꼽힌다. 이용자가 한 플랫폼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거나 여러 개의 플랫폼을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호밍이 보편화됨에 따라 미디어 시장 변화를 반영한 대가산정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케이블TV를 비롯한 유료방송업계는 그동안 콘텐츠 사용료 대가산정 기준을 지속 논의해 왔지만, 이를 둘러싼 지상파·PP 등 방송사업자들과의 입장차가 뚜렷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가이드라인 제정도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KCTA는 시장 지속가능성 및 프로그램 공급 계약 공정성 확보를 위해 이번 기준안을 만들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콘텐츠 대가 총액은 SO 매출(기본채널수신료+홈쇼핑송출수수료)를 기준으로 산정하며, 유료방송사의 매출 증감율을 반영한다. 콘텐츠 대가 지급률이 인터넷TV(IPTV)·위성방송 등 다른 유료방송사 평균치보다 5% 이상 높은 SO의 경우, 총액을 3년 동안 단계적으로 감액해 주는 일종의 '보정 조건'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전체 평균 지급률(2023년 기준) 27.48% 수준으로 맞춘다는 방침이다. 중소PP 보호 차원에서 △종합채널군 △보도채널군 △일반콘텐츠사군 △중소콘텐츠사군 등 4개 채널군별로 총액을 설정했다. 이는 사업자별 협상력 및 협상 결과 등이 다른 채널군의 협상 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시청 점유율·평가 점수 기반 상대평가 방식의 세부 배분을 진행한다. 협상력이 아닌 객관적 성과 기반으로 대가를 배분하는 구조를 통해 콘텐츠 대가에 대한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채널군 간 시청 점유율 변화에 따라 전체 사용료의 일부를 재배분해 성과에 따른 차등 지급도 유도한다. 협회는 이를 통해 신뢰 기반의 시장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희만 KCTA 회장은 “이번 기준안은 SO·PP 간 논의된 원칙·기준을 우선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구조적 불균형을 바로잡고 콘텐츠 사용료의 합리적 배분과 지속 가능한 상생 구조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급성장하는 ‘AI 콘택트센터’…LG유플러스, 맞춤형 상담 앞세워 시장 공략 속도 낸다

고속 성장 중인 '인공지능 콘택트센터(AIC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LG유플러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자사 개발 AI 기반의 맞춤형 상담 솔루션을 앞세워 관련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7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AICC 관련 설명회를 열고, 자사의 핵심 기술과 향후 전략을 공개했다. AICC는 음성 인식, 문장 분석 등 AI 기술을 접목해 24시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고객센터다. 상담원 연결을 기다릴 필요 없이 빠른 응답이 가능하고, 고객 응대 업무의 효율화를 통해 인건비 절감 효과도 크다. 특히 고객센터 운영이 필수적인 산업군을 중심으로 AICC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권을 비롯해 유통, 교육, 제조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도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시장 성장세도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AICC 시장은 2020년 4214만달러(약 576억원)에서 연평균 23.7% 성장해 2030년 3억5088만달러(약 48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통신사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간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통신업계는 AICC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으며, AI 기반 전환 전략 속에서도 가장 빠른 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꼽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주요 통신사의 AICC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AICC 도입이 확대되면서 관련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AICC는 이미 통신사들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자체 개발한 'AI 상담 어드바이저'를 통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이 솔루션은 상담 시작부터 종료 후 후처리 단계까지 전 과정에서 상담사를 지원하는 AI 에이전트로, 고객에게 보다 정확하고 빠른 상담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이 시스템의 강점으로 '효율성과 편의성'을 꼽는다. 실제 고객센터에 도입한 결과, 평균 고객 대기 시간이 17초, 통화 시간은 30초 단축돼 전체 상담 시간이 약 19% 줄었다. 일평균 7만5000여건의 상담(주 5일 기준)이 처리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 기준 약 117만분의 고객 시간을 절약한 셈이다. 서남희 LG유플러스 CV담당은 “AI 상담 어드바이저는 상담사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고객 만족도도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의 AICC 솔루션에는 차별화된 AI 기술도 다수 적용됐다.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에이전틱 래그(Agentic RAG)'는 상담 내용과 기업 내부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고객 질문에 맞는 응답을 자율적으로 생성하는 기술이다. 단순 검색이 아니라, 문맥을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조합해 상황에 맞는 답변을 도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핵심 기술인 'AI 인 더 룹(AI In The Loop)'은 상담 종료 후 대화 내용을 주제별로 자동 분류하는 절차의 정확도를 높여준다. AI가 분류한 결과를 또 다른 AI가 검증하고, 오류가 있으면 학습을 통해 스스로 수정해 정확도를 지속 개선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LG유플러스는 상담 품질 향상을 위한 'AI 오토 QA(Auto QA)' 기술을 올 하반기 중 도입할 예정이다. AI 오토 QA는 상담 내용을 항목별로 자동 평가하고, 기준에 따라 일관된 방식으로 피드백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이 기술에는 AI의 사고 과정을 체계화한 명령 구조 '그래프 오브 쏘트(Graph of Thought)'가 적용돼, 평가 항목을 병렬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러한 고도화된 기술 역량이 경쟁이 치열한 AICC 시장에서 핵심 차별화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남희 담당은 “많은 기업들이 AICC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작동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우리는 고객 접근성과 상담 품질을 동시에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고, 결과적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상담 품질을 제공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LG유플러스는 'AI 상담 어드바이저'를 앞세워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수주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 측은 LG전자를 포함한 70여개 고객사를 우선 타깃으로 삼고 있으며, 연내 35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갤S25 엣지 출시에도 통신시장 ‘잠잠’…SKT 신규가입 재개·단통법 폐지 변수

삼성전자의 초슬림 스마트폰 갤럭시 S25 엣지가 정식 출시됐지만 통신시장은 크게 달아오르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정보 해킹 사고 여파로 사전판매량이 기대치에 다소 미치지 못한 모양새다. 업계에선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이후 시장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S25 시리즈의 국내 판매량은 200만대를 돌파했다. 전작 갤럭시 S24 시리즈보다 약 2주 이상 빠른 속도다. 이 중 갤럭시 S25 엣지의 경우 구체적인 판매량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 제품은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약 1주일 동안 사전판매를 거친 뒤 지난 23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갤럭시 S25를 비롯한 전 시리즈의 사전판매량을 공개해 왔다. 이는 지난달 발생한 유심정보 해킹 사고 여파로 SKT의 신규가입이 불가능한 상황인 데다 통신사의 마케팅 방식이 다소 소극적으로 전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먼저 SKT의 경우, 직영점에선 기기변경 가입자 대상 사전예약만 진행하며, 통신 3사를 모두 취급하는 판매점에서만 번호이동이 가능한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지도에 따라 유심 수급이 안정될 때까지 신규가입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표면적으론 마케팅 공세를 지양하는 모습이다. 해킹의 경우 업계 전반에 미칠 수 있는 파급력이 높아 양사 또한 관련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서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해킹 사고 영향으로 시장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데다 차기 대선을 얼마 남기지 않아 경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물밑에서 간접적인 마케팅 전략을 활용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일부 대리점에선 SKT 해킹 사고를 언급하며 번호이동을 유도하거나, 보안을 전면에 내세우는 마케팅이 적잖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양사는 사실 확인 직후 중단 조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시지원금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당초 KT·LG유플러스 모두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최소 6만6000원, 최대 25만원선으로 책정했는데, KT가 지난 24일 갤럭시 S25 시리즈와 아이폰 16 시리즈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최대 70만원까지 상향했다. SKT 또한 지난 25일 갤럭시 S25 시리즈 공시지원금을 기존보다 20만원 올린 68만원으로 책정했다. 아이폰 16 프로·프로맥스 공시지원금은 기존 45만원에서 65만원으로 20만원 인상했다. 이와 함께 일부 지역에서 휴대폰 유통점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 또한 최대 30만원까지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SKT의 신규가입 재개와 단통법 폐지가 맞물리는 7월 이후 마케팅 경쟁이 본격화되며 S25 엣지를 비롯한 차기작 흥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T는 다음달 중 유심 교체 서비스를 예약하지 않아도 전국 매장에서 유심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이날 0시 기준 유심 교체 현황은 과기정통부 민관합동조사단 최종 조사 결과도 비슷한 시점인 다음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신규가입 재개 시점은 유심 수급 정상화 이후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와의 협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단통법 또한 비슷한 시점인 7월 22일 이후 효력을 잃는다. 통신 3사의 공시지원금 한도가 없어지는 만큼,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자율적으로 구사할 수 있게 됨을 뜻한다. 특히 SKT의 경우 사고 이후 한 달 동안 적잖은 규모의 가입자 이탈이 이뤄진 만큼,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해 단말기 지원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가능성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제정 이전 수준의 출혈 경쟁은 나타나지 않겠지만, 공격적인 보조금 마케팅이 펼쳐질 가능성은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WOW를 이긴 MMORPG…엔씨 ‘아이온’ 시리즈가 돌아온다

엔씨소프트의 기대작 '아이온2'가 닻을 올렸다. 지난 13일 엔씨소프트는 원작 '아이온'의 날개를 형상화한 아이온2의 신규 브랜드 아이덴티티(BI)와 개발 중인 게임의 콘셉트를 추정할 수 있는 브랜드 웹페이지를 공개했다. 오는 29일에는 라이브 방송을 통한 이용자 소통까지 예고하며 아이온 시리즈를 향한 게임 커뮤니티의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온2는 엔씨소프트의 대표 지식재산권(IP) '아이온'을 정식 계승한 언리얼 엔진5 기반 신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방대한 '플레이어 대 환경(PvE)'과 보스 레이드 중심의 다수 콘텐츠가 특징이다. 브랜드 웹페이지를 통해 아이온 IP의 핵심 설정인 '천족'과 '마족' 구도 역시 공개되며 이용자들은 또 한 번 수준 높은 '종족 대 종족(RvR)' 콘텐츠도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원작 '아이온'은 엔씨소프트의 전성기를 열었던 국내 대표 MMORPG로 손꼽힌다. 지난 2008년 11월 출시된 아이온은 출시 직후 160주 동안 PC방 점유율 1위라는 새로운 대기록을 세웠다. 당시 국내에서 유일하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를 이긴 MMORPG라는 타이틀도 손에 쥐었다. 지금보다 PC방 사용률이 높았던 시절인 만큼 아이온이 달성한 공전의 기록은 유의미하게 평가되고 있다. 게이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아이온은 세계 각지에서 게임상을 휩쓸기도 했다. 2008년 '대한민국 게임 대상' 대통령상 수상을 시작으로 △2009년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최고의 온라인 게임상(Best Online Game)' △2009년 북미 최대 게임쇼 '팍스(PAX)'에서 '최고 MMO 게임상(Best MMO)' △2011년 '제1회 아시아 온라인게임 어워드'에서 대상을 포함해 3관왕을 달성했다. 아이온이 출시된 이듬해 엔씨소프트는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아이온의 영향이 온전히 반영된 2009년 엔씨소프트 매출은 6347억원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854억원으로 623% 급증했다. 당시 2009년 전체 매출의 43%를 아이온이 차지하는 등 엔씨소프트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출시 5년 만에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MMORPG 장르에서 이례적인 성과로 꼽힌다. 올해 새롭게 공개되는 아이온2는 한국 게임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던 아이온 IP의 후속작인 만큼 게임 업계의 기대감이 뜨거운 상태다. 엔씨소프트 측도 흥행에 대한 자신감을 보인 상태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올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내부에서 아이온2를 향한 자신감이 상당하다"며 “내외부 FGT(포커스 그룹 테스트)를 시행하고 출시 전까지 게임을 계속해서 소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29일 공식 채널 라이브 방송을 통해 현재 개발 중인 아이온2의 인게임 영상과 클래스, 필드, 던전 콘텐츠 등 핵심 정보를 최초로 공개한다. 이번 방송을 시작으로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 정식 출시되는 올 하반기까지 이용자와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T 유심 해킹] 유심 1000만장 조기 확보…다음달부턴 예약 없이 교체 가능할 듯

SK텔레콤의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교체 작업이 이번 주말부터 속도를 낼 전망이다. 물량 수급이 본격화함에 따라 이달 중 전체 예약자 대비 약 50%의 유심을 교체하고, 다음달엔 예약 없이도 유심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SKT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유심정보 해킹 사고 관련 데일리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사측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총 354만명이 유심을 교체했으며 대기자 수는 539만명이다. 유심 재설정을 완료한 가입자는 18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유심 물량 입고 일정이 앞당겨짐에 따라 이번 주말부터 교체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SKT는 당초 이달 500만개, 다음달 577만개, 7월 450만~500만개의 유심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6월 물량 입고 예정일이 앞당겨지면서 다음달 말까지 1000만개 이상의 재고가 확보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이달 말까지 예약자의 약 50%가 유심을 교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유심 교체 예약 관련 메시지를 수신한 후 직접 매장을 찾는 가입자 비율 등을 고려하면, 다음달 중에는 유심 교체 서비스를 예약하지 않아도 전국 매장에서 유심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봉호 이동통신(MNO)사업부장은 “유심 교체 안내 메시지를 발송하면, 이를 수신한 가입자의 약 50%가 내방한다"며 “다음주 초중반 쯤 모든 유심 교체 예약자에 대한 안내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심 교체 안내를 받았지만 내방하지 않은 가입자들에게는 다음달 중 다시 안내할 예정"이라며 “이후엔 예약과 관련 없이 전 매장에서 유심 교체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고 이후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선 고객 불편 해소와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사고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약 한 달 동안 번호이동·기기변경 등을 통해 통신사를 옮긴 가입자 수는 40만6040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KT·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 수는 각각 22만6619명·17만9421명으로 집계됐다. SK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지도에 따라 이달 초부터 신규가입·번호이동 등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SKT의 알뜰폰 자회사 SK텔링크를 비롯해 SKT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업체 가입자 이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임 사업부장은 “알뜰폰 사업자는 SKT뿐 아니라 통신 3사를 같이 취급하고 있어 사업자 자체 고객 이탈은 다르게 봐야 하는 부분도 있다"며 “SKT 망을 사용하는 고객 이탈이 있지만, 사업자 내부에서 다른 통신사 망을 이용하는 사업자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집단소송이 잇따르고 있는 것에 대해선 사고 수습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를 구제받으려는 이용자들의 손해배상소송과 집단분쟁조정신청은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약 10여곳의 법무법인에서 관련 손배소송을 준비 중인 가운데 집단소송 참여자 수는 3만명을 돌파했다. 김희섭 PR센터장은 “민관합동조사단 등의 조사 결과가 나와 피해규모 등이 정해져야 답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현재로썬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객 보호 정책 마련과 유심 교체 등 사고 수습에 집중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SKT 유심 해킹 사고에 늑장 대처했다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유영상 SKT 대표 등을 고발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를 소환해 고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SKT 개인정보 유출 우려 현실화…가입자 이탈 가속 전망

SK텔레콤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해킹 사고 이후 소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으로 계좌 탈취 등 금융사기 발생 가능성이 꼽혔다. 21일 이동통신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3%는 이번 사고의 여파가 본인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는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전국 14~64세 휴대전화 이용자 505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이 지난 19일 발표한 2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등 개인정보가 임시 보관된 서버 일부도 해커의 공격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서버는 통합고객인증 서버와 연동되는 임시서버들로, 총 29만1831건의 IMEI와 다수의 개인정보(이름·생년월일·전화번호·이메일 등)가 저장됐다. 1차 조사 결과에서 확인됐던 유심 정보 유출 규모는 9.82기가바이트(GB)로, 가입자식별번호(IMSI) 기준 2695만7749건에 달한다. 이번 사고에 대해 우려를 표한 응답자 중 SKT 가입자 비율이 73%로 가장 높았다. 다만, 경쟁사인 KT(56%)와 LG유플러스(57%) 가입자들의 우려도 적지 않았다. 과거 유사 사고가 발생한 바 있는 데다 해킹 수법이 나날이 고도화하고 있는 만큼 이용 중인 통신사와 무관하게 이번 사고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우려하는 요소로는 금융사기(87%), 보이스피싱 등 범죄 악용 가능성(82%), 휴대폰 불통(42%), 가상자산 계정 탈취(41%), 국가·사회적 보안 악영향(31%) 등이 꼽혔다. 조사단과 SKT,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유심 복제 피해가 발생할 확률이 매우 적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극소수의 가능성에 대한 심리적 불안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SKT의 이번 사고에 대한 대응이 적절했다는 응답은 11%에 불과했다. 반면 신속한 처리, 충분한 사고 대응과 보상, 소비자 입장에서 공감과 투명한 소통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는 응답은 70%에 달했다. 이 회사는 사고 발생 이후 △유심·이심 무상 교체 △유심 재설정 △유심보호서비스 △찾아가는 서비스 등을 진행 중이다. 추가 피해 발생 시 100% 책임지겠다고도 약속했지만, 사고 발생 사실에 대한 문자 안내 지연, 유심 무상교체 서비스 초기 물량 부족으로 인한 대란 현상 등 초동 대처가 부족했던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가입자 이탈이 계속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동안 SKT 가입자들이 다른 통신사로 이동할 의향은 3사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돼 왔는데, 사고 이후엔 전환 의향이 가장 높은 회사로 지목됐다는 설명이다. 이용자 만족도·추천의향 등 핵심 소비자 지표에서 3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통신 번호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SKT에서 다른 통신사로 옮겨간 가입자는 23만6901명으로 전월 대비 약 87% 급증했다. 이달의 경우 최소 20만명 이상이 이탈할 것이란 전망이 높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SKT 가입자 총 287만명이 유심을 교체했으며, 대기 중인 고객은 601만명으로 집계됐다. 교체용 유심 물량은 이달 500만개를 확보해 교체 작업 중이며 다음달 577만개, 7월 450만~500만개의 유심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AI 도입 속도 내는 게임업계…크래프톤 ‘인조이’ 성과 눈길

국내 게임업계가 인공지능(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술 투자를 늘리는 한편, 외부 기업과의 협력 범위를 넓히며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장르 다각화와 지식재산(IP) 확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가운데 작품 전반에 AI 기술을 접목해 이용자 저변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게임사들이 신작 개발 과정에 AI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챗GPT가 등장한 2022년을 기점으로 AI 인재를 집중 영입하는 한편, 전담 부서를 운영하는 등 역량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모바일게임협회가 게임업계 종사자 2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4%가 생성형 AI를 알고 있으며 이 중 91%가 사용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특히 NPC의 대사나 이미지·음성 생성, 아이템 추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올해 출시작 중 AI를 도입해 주목받은 작품으로는 크래프톤의 '인조이'가 꼽힌다. 지난 3월 얼리액세스 버전으로 선보여진 이 게임은 발매 1주일 만에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용자의 말투·감정을 실시간 분석해 상호작용하는 AI 협력 캐릭터(CPC) '스마트 조이(Smart ZOI)'로 흥행을 높였다는 평가다. CPC는 게임 특화 온디바이스 소형언어모델(SLM)을 탑재해 이용자와 소통하며 협력 플레이를 펼치는 기능이다. 게임 상황에 맞춰 전략을 세우며 플레이 스타일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게임 몰입감을 극대화하고, 개인화된 경험을 선사한다. 이 기술은 2022년 신설된 AI 연구개발(R&D) 조직 '딥러닝본부'에서 개발했다. 김창한 대표가 설립 초기부터 직접 참여해 사업을 이끌 정도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운영본부 산하에 AI 전략팀을 설립하는 등 조직 규모를 키우고 있다. 회사는 해당 조직들을 통해 전사 AI 도입을 가속화하는 한편, 개발 경쟁력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실제 지난 2023년부터 챗GPT·코파일럿과 같은 딥러닝 솔루션 이용료를 지원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책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최근 임직원의 AI 활용도를 9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인조이뿐 아니라 차기작에도 이 기술을 적극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배그 지식재산(IP) 기반 프랜차이즈에는 '펍지 앨라이(PUBG Ally)가 탑재돼 게임 특성에 맞는 플레이 방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AI 건축·모션 등 재미를 높일 수 있는 기능들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강욱 크래프톤 딥러닝본부장은 지난 1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배그 IP 프랜차이즈와 인조이를 포함한 다양한 게임에 CPC를 확대 적용해 이용자 경험 혁신을 이어가겠다"며 “CPC가 업계 새 기준점이 될 수 있도록 최적화와 표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파트너십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오픈AI와 챗GPT 엔터프라이즈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올 2월 한국을 찾은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회담을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선 AI 게임 캐릭터 기술 등을 주제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올해 4월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찾아 젠슨 황 CEO와 회담을 갖고 양사의 게임 및 AI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선 로보틱스·온디바이스 AI 전반에 대한 협력 확대 방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차세대 기술을 토대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크래프톤을 비롯한 게임사들이 AI를 도입하는 건 장기적 관점에서 흥행 성과를 크게 도출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한 포석"이라며 “미래산업 기반을 새로 다지는 한편 게임 제작·이용자 경험 혁신을 통해 장르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SKT 유심 해킹] 경찰, SKT 경영진 등 수사 착수…내일 고발인 소환

SK텔레콤의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정보 해킹 사고로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유영상 SKT 대표 등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이번 사고로 피해를 본 이용자들의 집단소송이 증가함에 따라 파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20일 경찰과 통신업계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오는 21일 유 대표와 보안 책임자 등을 고발한 법무법인 대륜 관계자를 소환해 고발인 조사를 진행한다. 대륜은 지난 1일 유 대표 등을 업무상 배임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고소·고발인들의 의뢰를 받은 데 따른 조치다. 대륜이 제출한 고발장에는 유 대표 외에도 보안 책임자를 포함한 불상의 관계자를 명시한 것을 전해진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피고발인들의 신원을 확인해 나갈 방침이다. 남대문경찰서는 또 오는 23일 최태원 SK 회장 등에 대한 서민민생대책위원회의 고발 건과 관련해 고발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민생대책위는 지난달 30일 최 회장 등이 해킹 사실을 알고도 신고를 지연해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 등을 위반했다며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엔 SK그룹 및 그룹 관계자를 상대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지연 신고 관련 고발장이 접수됐고, 이달 1일 SKT 관계자를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고소·고발한 사건도 접수됐다. 현재까지 모두 5건의 고발이 접수돼 고발인 조사 등을 진행 중이다. 한편,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를 구제받으려는 이용자들의 손해배상소송과 집단분쟁조정신청은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약 10여곳의 법무법인에서 관련 손배소송을 준비 중인 가운데 참여자 수는 3만명을 돌파했다. 앞서 SKT 이용자 59명은 지난 9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통신사 이동 시 위약금 면제 및 1인당 30만원 배상을 골자로 하는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이어 지난 16일에는 SKT 이용자 9175명이 법무법인 로피드를 통해 1인당 5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철우 문화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집단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돼 사건번호가 부여됐으며, 전체 절차는 6개월 이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소비자에게 위약금 면제를 비롯한 보상안이 마련된다는 전제 하에 신청 금액의 일부가 지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 2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등 개인정보가 임시 보관된 서버 일부도 해커의 공격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서버는 통합고객인증 서버와 연동되는 임시서버들로, 총 29만1831건의 IMEI와 다수의 개인정보(이름·생년월일·전화번호·이메일 등)가 저장됐다. 1차 조사 결과에서 확인됐던 유심 정보 유출 규모는 9.82기가바이트(GB)로, 가입자식별번호(IMSI) 기준 2695만7749건에 달한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SKT 유심 해킹] SKT 3년 동안 해커 잠입 사실 몰랐다…보안체계 전면 재점검 필요

SK텔레콤의 서버를 공격해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정보를 탈취한 해커가 약 3년 전부터 해킹 프로그램을 설치했지만 회사와 정부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사 사고 발생 후 보안 체계를 점검·개선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어 이에 대한 비판이 적잖은 가운데 근본적인 보안 체계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 2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등 개인정보가 임시 보관된 서버 일부도 해커의 공격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서버는 통합고객인증 서버와 연동되는 임시서버들로, 총 29만1831건의 IMEI와 다수의 개인정보(이름·생년월일·전화번호·이메일 등)가 담겨 있었다. SKT 서버 총 23대에 대한 해커의 공격은 지난 2022년 6월 15일을 기점으로 발생했다. 해커는 웹셸을 사용해 서버에 침투한 후, BPF도어를 활용해 주요 정보를 탈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BPF도어는 이른바 '해커의 뒷문'으로 통하는 악성코드다. 시스템에 몰래 잠복한 뒤, 매직 패킷을 수신해야 활성화되는 구조로 일반적인 보안 장비의 탐지되지 않는 구조다. 웹셸은 웹 서버의 취약점을 이용해 관리자 권한을 불법 취득, 서버를 원격 조종하는 악성코드다. 업계 안팎에선 기술 고도화와 지속성·위협 주체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단발성 공격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표적을 정한 후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수단을 총동원해 보안을 뚫는 지능형지속공격(APT)에 의한 사이버 공격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해커가 서버에 침투한 2022년 6월부터 2024년 12월까지의 로그기록(서버 접속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내부 보관 정책상 5개월 단위로 저장하고, 이전 데이터는 삭제되는 구조로 인해 자료 유출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 조사단과 SKT는 이 기간 동안 IMEI를 비롯한 개인정보 유출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특히 3년 동안 이같은 움직임을 탐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고도화된 공격 수법에 대한 대비 체계 구축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웹셸의 경우 고도의 은닉성을 갖는 게 아닌 웹 장악 과정에서 널리 쓰이는 형태라는 점에서다. 이에 대해 류정환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은 “뼈아픈 지적이다. 보안체계를 갖췄지만 웹셸을 감지하지 못한 건 명백한 잘못"이라며 “이번 사고 조사 결과를 토대로 민감도를 높인 감지 체계를 갖춰가겠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차세대 보안 기술로 꼽히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구축,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당 기술은 해커가 망(네트워크)을 도청하거나 암호키를 탈취하는 행위를 차단하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와 같이 시스템 내부의 해킹 공격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보안 솔루션은 아니다. 실제 SKT는 지난 2019년 양자암호통신을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인증 서버에 적용한 후 기술을 지속 고도화해 왔지만 이번 사고를 방지하진 못했다. 서버의 구조가 복잡다단하고, 기술 개발 비용도 적잖게 드는 만큼 모든 통신망과 시스템에 적용하기까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T는 비정상인증차단시스템(FDS)과 유심보호서비스 고도화, 유심 교체·재설정 솔루션 등을 골자로 한 고객안심패키지로 사이버 침해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불법 복제폰 및 유심을 통한 통신망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이란 설명이다. 임봉호 이동통신(MNO)사업부장은 “단말과 유심을 용접한 것과 같이 일치시켜 놓은 형태"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보호할 수 있도록 서비스 적용을 완료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사이버 보안 침해 대응 체계에 대한 재점검과 함께 근본적인 개선방안 모색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해킹 수법이 나날이 고도화하고 있는 현실 상황에 맞춰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투자 비중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통신 3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합산 설비투자(CAPEX) 비용은 6조6107억원으로, 전년(7조6659억원)보다 13.7%가량 줄었다. 올해 1분기 CAPEX 또한 △SKT 1060억원(SK브로드밴드 포함) △LG유플러스 333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6.6%, 13.4% 감소했다. KT의 경우 652억원으로 28.5% 늘었지만 신사업 영역에 대한 투자 확대 영향이란 분석이다. 최근 4년 동안의 정보보호 투자액 또한 연간매출의 1%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액은 △SKT 867억원(SKB 포함) △KT 1218억원 △LGU+ 632억원으로 0.3~0.4%에 불과하다. 연평균 증가율은 5~7%에 그쳤다. 익명을 요구한 보안업계 한 전문가는 “통신사와 같이 대량의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보안 리스크로 인한 타격이 커 선제적 대응이 필수적"이라며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기술을 악용한 해킹 수법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 만큼 보안 관리 체계의 사각지대에 대한 점검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SKT 유심 해킹] 과방위 “국정조사해 진상 밝힐 것…과기부 장관 사퇴해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이 다음달 대선 직후 SK텔레콤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정보 해킹 사고에 대한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대처가 부실했다며 유상임 장관 사퇴를 촉구키도 했다. 19일 국회 과방위 소속 민주·혁신당 의원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강조했다. 국정조사를 비롯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재발방지책을 마련함으로써 국민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과방위는 지난 8일 진행된 SKT 단독 청문회에서 대선 이후 KT·LG유플러스 등 국가기간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보안 체계를 전면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대선 국면과 맞물려 청문회 및 현안질의를 열기 어려운 상황이 반영됐다. 당시 최민희 과방위원장(민주)은 “이번 해킹 사고에 대해 끝까지 파헤치고 일주일 뒤 다시 청문회를 열고 싶지만 대선 일정 때문에 불가하다“며 “대선 이후 이 문제를 처음부터 다시 짚고 철저히 살필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과방위원들은 SKT의 정보 보안 관리 체계가 총체적으로 부실했으며, 사고 수습에 대한 정부 대처 또한 무능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조사단이 이날 오전 발표한 2차 결과에 따르면,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등 개인정보가 임시 보관된 서버 일부도 해커의 공격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서버는 통합고객인증 서버와 연동되는 임시서버들로, 총 29만1831건의 IMEI와 다수의 개인정보(이름·생년월일·전화번호·이메일 등)가 담겨 있었다. 정부는 개인정보가 임시 보관된 서버 일부에서 악성코드를 발견·조치한 점으로 미뤄 유출 위험 가능성이 새롭게 확인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SKT는 해당 서버에 담긴 자료들이 사실상 복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개인정보 유출은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과방위 소속인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사단은 유출 규모가 9.82GB(가입자식별번호(IMSI) 기준 2695만건)이며 전 고객의 정보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초기 발표의 신뢰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1차 조사에서 유출은 없었다고 단언했던 단말기식별정보(IMEI) 정보유출 가능성이 2차 조사에서 확인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울러 “이번 사태의 총괄 책임부처인 과기정통부의 무책임한 대응은 심각한 직무 유기"라며 “유 장관은 책임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악성코드 최초 설치 시점인 2022년 6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약 2년 반 동안 로그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에서 보안 관리 체계가 허술했다고 과방위는 봤다. 정부와 SKT의 개인정보 유출 여부를 둘러싼 공방에서 입장차가 가장 극명한 대목이기도 하다. 이는 해당 기간 동안의 기록 자체가 없기 때문에 자료 유출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유출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과방위 주장이다. 특히 3년 가까이 보안 점검 없이 방치된 사실은 SKT의 보안 관리 체계가 심각하게 부실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과방위는 “IMEI 정보와 개인정보 유출은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SKT는 '고객 피해는 없다'며 빠져나갈 궁리를 하고 있는데, 변명으로 일관하지 말고 명확한 책임 규명에 협조하고 피해를 당한 이용자와 유통망에 충분한 배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과방위는 이날 통신사-금융기관간 공조를 강화해 인증수준을 최대한 격상하고, SKT는 유심 교체를 최대한 서둘러 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에는 전 고객 대상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윤석열 정부의 보안 체계 점검과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BPF백도어에 대한 공격 위험이 수 년 전부터 제기돼 왔고, 지난 2023년 LGU+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있었음에도 선제적 보안점검 및 대책수립에 소극적으로 임했다는 것이다. 황 대변인은 “무책임·무능 정권 아래 통신사의 보안 관리는 더욱 허술해지고 국가통신 인프라에 뚫린 보안 구멍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며 “기관들이 감염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실제 피해 여부를 축소하거나 은폐하고 정부가 눈감아 주고 있는 것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자아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방위는 국가통신보안 인프라 고도화에 만전을 기하고, 과징금·처벌 등 법·제도적 책임 또한 국민을 대신해 끝까지 물을 것"이라며 “재발방지책과 대안도 확실히 챙겨 국민 불안을 덜어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