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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에쓰오일 최고경영층, 전시장 방문…“통찰력 향상 기회”

안와르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5' 현장을 찾았다. 8일 에쓰오일에 따르면 이번 참관에는 류열 사장, 정영관 신사업부문장, 임종인 IT부문장이 함께했다. 이들은 삼성SDS·삼성전자·마이크로소프트(MS) 등 국내외 기업의 전시장을 방문했다. 특히 삼성SDS가 선보인 인공지능(AI) 에이전트에 기반한 기업의 하이퍼오토메이션 등 디지털 전환 전략 및 신사업 확장을 위한 최신 기술 동향을 확인했다. 삼성SDS는 에쓰오일의 전사적 자원관리(ERP) 차세대 시스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수행을 비롯해 IT 컨설팅과 어플리케이션 개발 분야 핵심 파트너로서 자리잡았다. 알 히즈아지 CEO는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선보인 최신 제품과 기술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면서 AI 기술과 결합한 시장환경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며 “에너지 기업이 이를 활용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통찰력을 높이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에너지 전환 △차량 전동화 △청정 에너지원 수요 등의 경영환경 변화 속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운영하는 전략 방향을 점검하는 데도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에쓰오일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 메가 프로젝트 계획을 수립하고, 지능형 공장 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이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SKC, ‘CES 2025’서 반도체 글라스 기판 실물 공개

SKC가 오는 7~10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산업박람회 'CES 2025'에서 반도체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소재를 선보인다. SKC는 SK그룹 4개 계열사가 공동 운영하는 전시관 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 구역에서 글라스 기판을 실물 전시한다고 7일 밝혔다. 글라스 기판은 초미세회로 구현이 가능하고,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 등의 소자를 넣어 표면에 대용량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얹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기판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를 40%를 높이고, 전력 소비와 패키지 두께는 절반 이상 줄어든다. 데이터센터 면적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SKC는 세계 최초로 미국 조지아주에 양산공장을 준공하고,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정부로부터 생산 보조금 7500만달러와 연구개발(R&D) 보조금 1억달러도 확보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SKC 글라스 기판 사업 투자사 앱솔릭스는 'AI 반도체를 위한 최첨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주제로 진행되는 발표에 참여, 글라스 기판 기술을 통해 진화하는 AI 솔루션의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SKC 관계자는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반도체 경쟁에서 글라스 기판을 통해 기술 우위를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정유4사, 4분기 정제마진 상승·고환율에 울고 웃었다

국제유가과 정제마진 감소로 지난해 3분기 고전했던 국내 정유사들이 4분기에는 선방했다는 기대감이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손실도 불어났다는 우려가 공존하는 모양새다. 6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과 11월에 걸쳐 정제마진이 반등했다. 이는 △미국 걸프연안에 위치한 정제설비 설비 가동 차질 △유럽 난방 수요 증가 △일본·한국의 항공유 수요 강세 등으로 등유와 경유를 비롯한 제품의 스프레드가 반등한 영향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값·운송비·운영비를 비롯한 요소를 제외한 값으로, 국내 기업들의 손익분기점(BEP)은 5달러 수준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5737억원의 적자를 냈던 에쓰오일 정유부문이 흑자전환한 것으로 예상했다. 정제마진 뿐 아니라 재고평가손익도 개선된 덕분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서도 에쓰오일의 4분기 총 영업이익이 1843억원으로 3분기(-4149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는 예측이 나온다. 전체 매출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정유부문의 실적 개선이 전체 지표 반등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도 -4841억원에서 291억원으로 회복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사는 제품 수요 회복 및 공급 감소 효과를 들어 정제마진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재고평가손익이 좋아진 점도 이같은 목소리에 힘을 싣는 요소다. 정유사들은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재고평가손실을 입는다. 원가를 인식한 시점 보다 이를 정제해 만든 제품을 판매한 시점에서 발생한 마진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초 배럴당 70달러대 중후반이었던 국제유가가 7월초 80달러대 중반으로 상승했다가 9월 중순 7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3분기 실적을 끌어내렸다. 그러나 이후 70달러선을 회복했고, 4분기에는 변동폭이 적게 형성되면서 재고평가이익이 소폭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대규모 환차손을 피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업계는 통상 원달러 환율 10원 상승시 연간 1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사들이 지난해 1~11월 4억5000만배럴에 달하는 물량을 수출하는 등 원유 도입액의 절반 이상을 회수하고 있으나, 전량 수입의 벽이 높은 탓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9월30일 1320.0원에서 12월31일 1477.0원으로 치솟았다. 황 애널리스트는 에쓰오일이 5500억원 규모의 영업외 환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발 공급과잉, 정기보수 등의 여파로 국내 기업들의 가동률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점도 지적된다. 대한석유협회는 지난해 1~11월 월별 평균 가동률이 79.5%였다고 설명했다. 12월 83.5%를 상회하지 못한 경우 최근 몇년간 이어진 80% 돌파가 또다시 좌절된다.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83.5% 이상이었던 횟수는 4번에 머문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감산 완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화석연료 정책 등으로 글로벌 생산량이 불어나면서 국제유가가 지난해 보다 하락할 수 있다"면서도 “중국·유럽·북미 정제시설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지난해 일일 100만배럴이었던 글로벌 신증설 물량이 16만배럴 수준으로 급락하는 만큼 수요 개선이 이뤄지면 업황 회복도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SK에너지, 국내 최초로 지속가능항공유 유럽 수출 달성

SK에너지가 국내 정유사 중 처음으로 유럽에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수출했다. SAF 대량생산 체계를 선도적으로 갖춘 SK에너지가 유럽연합(EU)이 올해 1월 SAF 사용 의무화에 돌입하자마자 수출에 성공한 것이다. SK에너지는 5일 코프로세싱(Co-Processing) 생산방식으로 폐식용유 및 동물성 지방 등 바이오 원료를 가공해 만든 SAF를 유럽으로 수출했다고 밝혔다. 유럽 각국은 올해 1월부터 항공유에 SAF를 최소 2% 이상 배합해야 한다는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SAF 사용이 의무화된 글로벌 시장은 유럽이 유일하다. 앞서 SK에너지는 지난해 9월 코프로세싱 방식의 생산라인을 갖추고 SAF 상업생산에 착수한 바 있다. 코프로세싱은 기존 석유제품 생산 공정 라인에 별도의 바이오 원료 공급 배관을 연결해 SAF와 바이오납사 등 저탄소 제품까지 생산하는 방식이다. 특히 SK에너지는 연산 10만t(톤) 수준의 SAF 등 저탄소 제품 대량 생산체계를 갖춰 수출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환경과학기술원 연구개발(R&D) 및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울산CLX) 엔지니어링 역량을 토대로 대량 생산체제를 갖추고 상업생산 라인을 가동한 것이 수출에 주효했다"고 말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온 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이 폐자원 기반 원료기업에 투자했고, SK에너지가 이번에 SAF 생산 및 수출에 성공함으로써 원료 수급부터 생산 및 판매에 이르는 글로벌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이를 토대로 SK에너지는 올 상반기 국내 공급을 비롯해 글로벌 SAF 시장을 지속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SAF 수요는 지난 2021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2050 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IATA는 오는 2050년까지 항공업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 감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발맞춰 유럽연합(EU)는 올해부터 유럽 지역에서 이륙하는 모든 항공기에 대해 최소 2%의 SAF를 혼합해 사용할 것을 의무화했고, 2030년에는 6%, 2050년에는 70%까지 의무화 비율을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은 2050년까지 항공유 사용 전량을 SAF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춘길 SK에너지 울산CLX 총괄은 “앞으로 국내외 SAF 정책 변화와 수요 변동 등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SAF 생산 및 수출 확대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정밀화학 경쟁력 향상 시급… 방치땐 日 전철 밟을수도”

우리 기업들이 지난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으나, 이같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밀화학 경쟁력을 높여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장산업 등 제조업 역량을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이유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정밀화학은 △반도체·디스플레이 △2차전지 △바이오헬스 △정보통신 △가전 △전기차를 비롯한 분야의 후방산업으로, 제품 경량화와 내열성 향상 등 물성 뿐 아니라 친환경성도 높일 수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는 중국·인도를 중심으로 생산력 확대가 지속되고 있으며, 시장 규모도 2023년 2조1000억달러에서 2030년 2조9000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롯데그룹 화학군에 속한 한덕화학이 1300억원을 들여 반도체 현상액(TMAH) 공장을 건설하고, 태광산업이 청화소다 생산력을 6만6000t에서 13만2000t로 높여 수익성 향상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업들의 수출은 2019년 164억달러에서 2023년 216억달러로 향상됐다. 이는 전체 수출(6322억달러)의 3.4% 수준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미국·독일의 뒤를 잇는 위치로 올라섰다. 그러나 선진국과 비교하면 포토케미컬과 점·접착제를 비롯한 분야의 기술력이 충분치 않고, 개도국 대비 열위에 놓인 가격경쟁력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국산화율이 미흡한 품목도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모빌리티용 친환경 도료·코팅 소재 및 고내열성 접착제의 수입 의존도는 80%에 달한다. 불소계 양극 바인더는 일본·프랑스·벨기에를 비롯한 국가로부터 전량 수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패권경쟁과 디커플링 등으로 공급망 재편이 이뤄지는 상황에도 충분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도 거론된다. 대외 변수에 취약하다는 의미다. 산업연구원은 바스프가 예측 유지보수·증강현실(AR)을 포함한 5개 혁신 테마를 토대로 생산성을 높이고, 미쓰비시케미컬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독성 화학물질의 대체품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디지털 전환 속도가 늦다는 비판이 나온다. 양극재와 전해질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하는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으나, 중소·중견기업은 투자금 및 인력 부족에 막혀 기술 도입이 제한되고 있다는 것이다. 'IT강국'으로 불리지만 인구구조 급변과 정밀화학 산업군에 대한 기피현상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어렵다는 뜻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제조 등에 쓰이는 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대표는 “젊은 인력 충원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산업용 전기요금 향상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과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을 비롯한 규제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2019년 6%를 차지했다가 2023년 2.5%로 입지가 축소된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걱정하는 모양새다. 유해 화학물질을 대체하고, 탄소중립 및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투자를 지원하는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단체들은 중소·중견기업 임시투자세액공제 한시 도입, 국제사회와의 소통 강화, 전력망·재생에너지 인재 육성을 비롯한 정부의 정책에 환영 의사를 드러내면서도 국가전략기술 R&D시설 세액공제 도입 등의 추가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밀화학산업은 중국에 이어 중동발 공급과잉에 직면한 석유화학산업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소량생산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민관이 힘을 합쳐 판로를 확보해야 투자 동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리이그나이트 코리아] K-배터리 ‘기술 초격차 확보’에 올인…캐즘 이후 승부수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현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배터리 시장의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 3사는 2025년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이 쫓아오기 어려운 기술 초격차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전기차 캐즘 장기화로 국내 배터리 기업의 점유율이 줄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포인트(p) 하락한 20.2%를 기록했다. 최근 3년 사이 시장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CATL과 BYD(비야디)의 합산 점유율은 39.7%에서 53.6%로 상승했다. 중국 기업은 자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내수 시장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중국이 쫓아오기 어려운 기술 우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장 캐즘 시기에는 저렴한 중국산 배터리가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지만 조만간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다가온다면 차세대 배터리 기술력이 중요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실제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선진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화재 위험성이 낮아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이에 전고체 배터리를 선제적으로 상용화한 기업은 미래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SDI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SK온은 2025년 하반기까지 전고체 배터리 라인을 준공해 2029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LG엔솔도 2030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중국 업체의 주력 제품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과 생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대비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EN리서치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과 높은 열안전성의 LFP가 NCM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시장 점유율이 급성장했다"며 “중국 OEM 외에도 다수의 글로벌 OEM이 LFP를 도입하면서 3사 역시 빠르게 LFP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기술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은 최근 마무리된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이들은 승진 규모를 대폭 축소하면서도 '기술통'을 전진 배치했다. 배터리 3사의 임원 승진자 수는 총 28명으로 전년의 48명 대비 42%가 줄었다. 눈에 띄는 점은 3사 모두 기술 전문가를 전면에 배치하고 연구개발(R&D) 인재를 적극 영입했다는 점이다. SK온은 임원 인사에서 단 2명을 승진시켰는데, 모두 엔지니어 출신이다. 아울러 SK하이닉스 출신 이석희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피승호 SK실트론 제조·개발본부장을 제조총괄로 선임했다. 피 총괄은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R&D(연구개발) 실장 등을 맡으며 해외에 의존하던 기능성 웨이퍼의 자체 개발을 주도해 소재부품 국산화를 이끈 경험이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11월 인사를 통해 엔지니어 출신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기존에 '전략통'으로 꼽힌 최윤호 대표이사 자리를 교체한 것이다. 또 부사장 3명 중 2명을 엔지니어 출신으로 채우면서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뚜렷하게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김동명 사장의 유임을 결정했다. 김 사장은 1998년 배터리 연구센터로 입사해 연구개발(R&D), 생산, 상품기획, 사업부장 등을 역임한 대표적인 '기술통'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임원 인사에서 기술 전문가들이 약진했다"며 “배터리 시장이 주춤하면서 투자 확장보다 기술력 확보를 통한 내실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롯데 한덕화학, 반도체 소재 생산력 확대 나서…1300억원 투자

한덕화학이 경기경제자유구역청(경기경제청)·평택시와 평택 포승지구에 13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롯데그룹 화학군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 강화의 일환이다. 한덕화학은 9746평 규모의 신규 부지를 확보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현상액(TMAH) 생산시설을 착공한 뒤 2026년말부터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TMAH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에 미세 회로 패턴을 현상하는 핵심소재다. 고순도의 반도체 용 현상액은 현재 한국·대만·일본·미국만 생산 가능하며 한덕화학의 공장은 국가전략기술 사업화 시설로 선정됐다. 한덕화학은 글로벌 1위 TMAH 제조사로, 2020년부터는 롯데케미칼과 일본 도쿠야마가 50대 50 지분을 보유 중이다. 롯데정밀화학과 한덕화학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초 원료부터 최종제품까지 한 공장에서 수직계열했다. 신규 생산시설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들과의 거리가 6분의 1 수준으로 줄어 물류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생산거점을 추가해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향후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과 OLED 생산 확대 등 신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롯데는 한덕화학이 현재 글로벌 1위에 안주하지 않고 규모의 경제를 통한 초격차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 화학군은 중국의 대규모 증설과 수요 부진 등 글로벌 경쟁이 심화된 범용 석유화학 비중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 중이다. 업황 부진과 상관 없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차질 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정승원 롯데정밀화학 대표(내정)는 “향후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등 수요를 확보해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 일조하고 회사의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원용 경기경제청장은 “최근 반도체 첨단소재 기업들이 잇달아 평택 포승지구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원활하게 사업·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HD현대오일뱅크, 서버 발열 잡아주는 액침 냉각유 시장 공략 나선다

HD현대오일뱅크가 생산하는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인 '엑스티어 E-쿨링 플루이드'가 세계 최대 액침냉각 시스템 기업인 GRC로부터 일렉트로세이프 프로그램 인증을 획득했다고 22일 밝혔다. 액침냉각기술은 서버 등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열을 전용 윤활유를 통해 식히는 차세대 냉각 기술이다. 전통적인 공랭(空冷) 방식에 비해 냉각 비용을 95% 절감할 수 있으며 안전성과 공간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2009년 설립된 GRC는 미국 휴스턴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액침냉각 시스템 기업이다. 총 30종의 액침냉각 기술 특허를 보유 중이며 인텔 등 세계 유수 기업과 미국 국방부, 국가안보국, 공군 데이터센터 등에 관련 설비를 구축하고 유지보수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GRC는 자사가 구축한 설비는 물론 전 세계 구축돼 있는 모든 액침냉각설비에 적합한 제품에만 일렉트로세이프 프로그램 인증을 수여하고 있다. 아직 공인 제품 규격이 미흡한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 시장에서 가장 신뢰성 높은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GRC로부터 관련 인증을 획득한 곳은 글로벌 탑 티어 기업인 쉘, 토탈에너지스, 캐스트롤 등 소수에 불과하다"며 “조만간 국내 데이터센터 업체와 실증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이번 인증을 계기로 국내 데이터센터 업체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액침냉각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5000억원인 액침냉각 전체 시장 규모는 2040년 약 42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롯데케미칼, 회사채 2조원 조기 상환 위기 해소…유동성 위기설 털어내

수익성 악화로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의 중심에 섰던 롯데케미칼이 2조원 규모의 회사채 조기 상환 위기를 넘겼다. 투자자들의 동의를 얻어 실적과 관련한 특약 조항을 삭제하는데 성공해 혹시 모를 리스크도 방지하는데 성공했다. 롯데케미칼은 19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각 회사채에 대한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이 자리에서 14개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특약 조정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후 법원 인가를 거쳐 해당 특약은 삭제될 예정이다. 해당 회사채들은 롯데케미칼이 2013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발행한 것으로, '3개년 누적 평균 이자 비용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5배 이상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특약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EBITDA는 이자·세금·감가상각 차감 전 이익을 뜻하는데,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로 사용된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은 중국 경쟁 업체들의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 영향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3분기 말에는 이자비용 대비 EBITDA 배율이 4.3배로 떨어지며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채권자가 롯데케미칼에 빌려준 대출금을 만기 전 회수할 권리가 생기면서, 롯데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27일 사채권자집회를 공고하고 사채권자들과 순차적으로 협의를 진행해 왔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담보로 시가 6조원 규모의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제공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롯데케미칼 측은 “10월 기준 보유 예금 2조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성 자금 총 4조원을 확보해 안정적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규 및 경상 투자는 계획 조정을 통해 현금흐름 개선 및 투자 리스크(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규모 현금 유출이 수반되는 신규 및 경상 투자는 계획 조정을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 중으로, 공장 가동 최적화 및 원가 절감을 위한 프로젝트를 상반기 여수공장에 이어 하반기 대산공장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다"며 “자산 경량화 전략 방향에 따라 저효율 사업 구조조정 및 비핵심 사업 매각 등을 진행해 1조3000억원의 유동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트럼프 2기 국내 정유사는 오히려 반등의 기회”

국내 정유사들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다음달 6일 시작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실적 반등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윤재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석유 컨퍼런스'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러시아·이란에 대한 수출입 규제를 강화하면 국내 기업들의 원가 열위가 약화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중국이 최근 2~3년간 러시아와 이란으로부터 원유와 납사를 굉장히 저렴하게 공급 받으면서 원가경쟁력을 높였으나, 물량 제한 및 이를 넘어서는 조치가 취해지면 이같은 우위가 약해진다는 것이다. 미국이 캐나다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도 수혜로 판단했다. 미국 정유사들의 원가 구조가 악화되면 국내 기업들의 판로 확보에 도움된다는 논리다. 실제로 미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60% 가량은 캐나다에서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마약과 불법 이민자를 명분으로 내세운 만큼 단기간에 관세 철회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윤 애널리스트는 캐나다가 트랜스마운틴 송유관 확장 프로젝트(TMX)를 통해 아시아향 수출을 늘리려는 행보도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GS칼텍스는 캐나다산 원유 도입을 시작했다. 캐나다산 원유는 오일샌드 비중이 높고, 품질도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두바이유 보다 배럴당 16달러 가까이 낮은 가격은 운송비 등을 감안해도 아시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의 아시아향 공식판매가격(OSP)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중동 산유국들이 최근 가격 방어에서 시장점유율 방어로 노선을 바꾼 징후가 포착되기 때문이다. 미국 휘발유 재고가 최근 낮은 수준인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이 대규모 전략비축유 확보를 목표로 하는 점도 언급했다. 3억배럴 규모의 매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임기 동안 일일 20만배럴의 수요가 창출될 수 있다. 그는 내년 미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을 배럴당 60~70달러로 예상했다. 현지 셰일 분지의 평균 손익분기점(BEP)이 50달러대 중반이고, 글로벌 공급과잉 규모가 일일 117만달러에 달한다는 이유다. 최준영 율촌 수석전문위원은 70달러대 중반으로 점쳤다. 중국·독일·한국 등 제조강국 경기 부진으로 수요가 하락하고, 가이아나와 브라질 증산도 본격화된다는 것이다. 미국이 내년 산유량을 일일 1350만배럴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인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는 올해 사우디 생산량을 47% 가까이 웃돈다. 미국에서 원유를 채굴하는 리그 수가 1000개 이하로 하락했지만, 인공지능(AI) 접목에 힘입어 생산성이 향상된 덕분이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실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가 당장 석유제품값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석유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중으로, 육상 운송 분야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적은 탓이다. 그는 “유럽이 탈탄소 비용에 대한 경각심을 가진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저탄소 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석유제품값이 필수적이라는 점이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특히 “유류세를 걷어 전기차와 수소 등의 분야에 지원하는 것이 조세형평성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며 “국내 석유시장도 규제 일변도였던 과거 20년과 달리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서는 지속가능항공유(SAF)를 비롯한 대체연료의 △글로벌 규제 환경 △현재 가격 및 전망 △시장 활성화가 어려운 이유 △정부 지원 방안 등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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