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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한국 ‘리스크’에 넥센타이어 반사이익 기대…업계 판도 ‘흔들’

국내 타이어 업계가 변수에 직면했다. 1위 한국타이어는 조현범 회장의 중대 사법리스크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2위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 대형 화재로 생산능력이 약 30% 감소했다. 이 틈을 타 업계 3위 넥센타이어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올해 6500만본 생산을 목표로 했으나 광주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며 연간 생산능력이 4900만~5100만본으로 줄었다. 광주공장은 국내 생산량의 절반 이상, 글로벌 생산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시설로, 이번 화재로 전체 생산라인의 60%가 소실됐다. 화재는 타이어 주조 라인, 원재료 저장창고, 검사-포장 공정 등 핵심 설비를 포함한 서측 공장 대부분을 덮쳤으며, 전기제어반과 고온 가공장비도 모두 기능을 상실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기아 등 주요 완성차 업체에 대한 신차용 타이어(OE) 공급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협력업체 2500여곳이 납품 중단으로 매출의 30% 이상 감소가 예상되고, 운송·하청업체, 지역 상권까지 연쇄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금호타이어는 인근의 전남 곡성 공장을 통해 대체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곡성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1300만본으로 광주(1200만본)와 비슷한 수준이다. 타이어 업계에선 당장 긴급 대응은 가능하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문제가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오너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조현범 회장은 200억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한온시스템 인수 등 대규모 M&A 추진에도 오너리스크가 발목을 잡으며, 주가 하락과 ESG 평가 악화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검찰은 조 회장이 2014~2017년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약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시중가보다 비싸게 구매해 한국타이어에 131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2017~2022년 회삿돈 75억원대 횡령·배임, 건설업체에 '끼워넣기식' 공사 발주 및 뒷돈을 챙긴 혐의 등을 적용해 징역 12년과 추징금 7896만원을 구형했다. 조 회장 측은 배임 혐의 등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으나 유죄 선고 시 실형 및 경영 공백이 불가피하다. 이미 재판 부담으로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상태이며 이사회 참여율 저조, 과도한 보수 수령 등 지배구조 신뢰도 저하도 동반되고 있다. 조현범 회장의 1심 선고 기일은 오는 29일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넥센타이어는 금호타이어 생산 차질로 연 5000만본 생산체제를 구축하며 단기적으로 OE(신차용) 물량 일부를 추가 확보할 기회를 맞이했다. 현대차·기아 등 주요 완성차 OE 공급에서 금호의 공백을 일부 대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넥센타이어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매출 상승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 20일 키움증권은 넥센타이어의 목표주가를 7000원으로 22.8% 상향 조정했다.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경쟁사 생산 차질 예상으로 랠리 가능성이 있다"며 “2023년 3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당시 넥센타이어의 주가가 상승했던 점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넥센타이어의 희망가격을 기존 5700원에서 7000원으로 올렸다. 다만 경쟁사의 악재 외에 주가를 끌어올릴 뚜렷한 요인이 없는 만큼 단기 랠리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전망도 비슷하다. 넥센타이어 국내 공장 가동률이 이미 93% 이상으로 사실상 포화 상태이며, OE의 낮은 수익성, 생산라인 재편 부담 등으로 반사이익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회사 측도 과도한 기대감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선택2025④-외교]이재명 ‘실용’·김문수 ‘동맹’…엇갈린 한반도호 방향타

6·3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주요 정당 후보들은 미중 무역 갈등과 북핵 문제, 대일본·중국 관계 등에서 비교적 분명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발 관세 전쟁에 따른 수출 감소와 북한 핵무기 위협이 현실화되는 등 빠른 속도로 한반도를 둘러 싼 국제 정세·통상 현안이 변화하고 있는 와중이다. 일각에선 현재를 120년전 주변 4대 강국이 조선을 호시탐탐 노리던 구한말과 비교할 정도로 위험한 정세라는 지적까지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5년간 외교·통상협상, 국방·안보, 대북 정책 등의 키를 쥘 대통령이 어떤 방향으로 대한민국호를 이끌 것이냐는 초미의 관심사다. 대체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국익 위주의 실용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윤석열 정부가 추구했던 '동맹·가치' 중심 외교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기조다. 이재명 후보는 이른바 '셰세' 발언으로 유명하다. 중국과 대만이 싸우더라도 우리와는 크게 관계없으니 양쪽과 다 잘 지내면 된다는 '실용주의 외교'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후보는 지난 18일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트럼프 시대 통상 전략'에 대해 '가장 중요한 협상 원칙은 국익'이라며 신중론을 강조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한미 간 신뢰' 등 동맹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선 즉시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빠른 외교적 해법을 통해 수출 기업의 피해 최소화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는 1차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한국과 미국은 여러 측면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만큼, 신뢰를 바탕으로 관세 등 문제를 7월 8일 관세 유예 종료 전에 끝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지난 22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에서 “상호 간 니즈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협상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이 부분에 있어 성급하게 서둘러선 안 된다"고 짚었다. 속도에 한해서는 이재명 후보와 결을 같이하는 모습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한 정책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약 보다는 슬로건에 가까운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외교 분야에서 세계질서 변화에 따른 '외교영역 확대와 다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 미국·일본과의 협력 관계도 강화하는 한편, 중국·러시아와의 외교 관계도 국익·실용적 관점에서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으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선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 정책, 즉 '글로벌 사우스'(개발도상국 등 제3세계) 등과의 교류를 강화해 시장·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국방 분야에서 이 후보는 징병제와 모병제를 혼합한 정책을 공약했다. 병역 대상자들이 단기 징집병(복무 10개월)과 장기 모병(전투부사관, 군무원 등, 복무 36개월) 중에서 고를 수 있는 '선택적 모병제' 도입이다. 이 후보는 북핵 문제 등에 대해선 대북한 관계를 개선할 필요는 있지만, 개성공단 폭파·금강산 관광시설 해체 등으로 당장 남북정상회담을 갖기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3년간 관계가 단절되다시피 한 만큼 9.19 군사합의 재가동 등을 통해 상호 신뢰를 회복한 후 본격적인 교류·협력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김 후보의 대북 정책·안보 공약 핵심은 '한미 동맹에 기반한 북핵 억제력 강화'로 요약된다. 김 후보는 10호 공약에서 '북핵을 이기는 힘, 튼튼한 국가 안보'를 슬로건으로 제시했다. 한미동맹의 북핵 확장 억제 실행력 강화와 핵 잠재력 강화 등을 내걸었다. 이준석 후보는 10대 공약을 통해 통일부를 폐지하고 외교부로 업무를 통합, '외교통일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3부총리제'를 도입해 안보부총리 직을 새롭게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동맹을 중요시하기보다는 자국 이익에 기반하는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늘었다"며 “통상 문제에서도 이해관계가 깊은 국가 중심으로 정책을 마련하고, 다른 국가와의 다변화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윤동·나광호 기자 dong01@ekn.kr

“팰리세이드 한판 붙자”…폭스바겐, 가솔린 ‘아틀라스’ 韓 공식 출시

폭스바겐코리아가 대형 SUV '아틀라스'를 한국에 공식 출시했다. 한정적이고 디젤에 치중됐던 차량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한국시장서 반등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26일 폭스바겐코리아는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서 아틀라스 미디어 런칭 행사를 진행했다. 현장엔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아틀라스는 2017년 미국 시장 전략 모델로 처음 선보인 대형 SUV로 미국 시장에서 입증된 여유로운 공간 활용도 및 실용성을 고루 갖춘 모델이다. 한국 시장에 소개되는 신형 아틀라스는 2024년 미국 시장에 출시된 최신 모델로, 외부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대폭 개선하고 신형 엔진을 탑재하는 등 신차급 변경이 이뤄졌다. 특히 아틀라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폭스바겐 모델 중 티구안 LWB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24.1%의 높은 판매 성장을 달성하는 등 대형 SUV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베스트셀러 SUV다. 아틀라스는 폭스바겐코리아가 한국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대형 SUV로 동급 최대 수준의 차체 크기와 여유로운 공간, 대형 SUV에 요구되는 파워풀한 주행 성능과 첨단 사양을 앞세워 국내 대형 SUV 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아틀라스의 가장 큰 특징은 크기다. 아틀라스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 보다 더 큰 차체를 보유했다. 이는 '큰 차'를 좋아하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그룹의 혁신적인 MQB 모듈러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아틀라스는 동급 대형 SUV 중 가장 긴 5,095mm의 전장을 지녔으며, 전폭은 1990㎜, 전고는 1780㎜에 달한다. 더불어 트렁크 용량도 기본 583ℓ로 팰리세이드(510ℓ) 보다 넉넉하다. 아틀라스는 준수한 주행성능도 지녔다. 아틀라스는 EA888evo4 2.0L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TSI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273마력(PS), 최대토크 37.7kg.m의 탁월한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팰리세이드(2.5L 4기통 가솔린 터보, 281마력, 43.0kg·m 토크)와 비교하면 출력은 다소 뒤처지지만 실용 영역대에선 더 효율적인 토크를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특히 1600~4750rpm의 실용 영역대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해 일상 주행에서 경쾌한 드라이빙을 체험할 수 있다"고 설명햇다. 더불어 2.0 TSI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부드러운 주행 감각을 제공하며, 전자제어식 첨단 4모션(4MOTION) AWD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도로 조건에서 언제나 안정적으로 구동력을 전달한다. 연비는 엄청 좋진 않지만 차급 대비 준수한 편이다. 아틀라스의 국내 공인연비 복합 8.5km/L(도심 7.6km/L·고속 10.1km/L)다. 특히 이번 출시 모델이 '가솔린'이라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간 폭스바겐코리아는 티구안을 제외하고 골프, 투아렉 등 최근 출시 모델들이 전부 디젤이었다. 최근 친환경 흐름으로 디젤차량의 인기가 급감하면서 폭스바겐의 한국 판매량도 곤두박질 쳤었는데 이번 아틀라스는 이를 끝내줄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폭스바겐의 최신 기술력과 글로벌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한 신형 아틀라스의 출시를 오랫동안 기다려 주신 한국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신형 아틀라스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리는 넓은 공간과 든든한 주행 성능을 바탕으로 한국 대형 SUV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폭스바겐 아틀라스는 2.0 TSI 4MOTION R-Line 단일 트림으로 소개되며, 시트 구성에 따라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시승기] 랜드로버 디펜더 OCTA, 오프로드는 탱크처럼 온로드는 스포츠카처럼

랜드로버 브랜드의 정체성인 '디펜더'. 그 중에서 제일 비싼 모델인 OCTA는 어떤 도로 상황에서든 파워풀하고 강력한 주행을 선보이는 강력한 고성능 럭셔리 SUV였다. 오프로드에선 다카르 랠리 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튼튼하고 안정적이었고, 온로드에선 타 브랜드의 오프로드 SUV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 강렬한 배기음과 폭발적이고 쫄깃한 주행감을 선보였다. 지난 22일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는 경기 안성채석장에서 디펜더 고객 행사인 '데스티네이션 디펜더'를 소규모 언론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데스티네이션 디펜더는 랜드로버 코리아가 주최하는 특별한 체험 행사로, 디펜더의 오프로드 성능과 브랜드의 모험 정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고객 초청 이벤트다. 미디어 대상 행사엔 4대의 디펜더 OCTA가 기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행사 도입부엔 차량의 강함을 자부하듯 오프로드를 질주하는 드라이빙 쇼를 선보이기도 했다. 행사는 인공 오프로드. 실제 오프로드, 온로드 3세션으로 진행됐다. 정식 세션은 아니지만 랠리 드라이버 옆에 동승해 짧은 오프로드 코스를 1분간 짜릿하게 내달리는 택시 드라이빙도 마련됐다. 올 뉴 디펜더 OCTA는 디펜더 특유의 전통적인 실루엣을 유지하면서도, 더욱 강인하고 독창적인 외관을 갖췄다. 28mm 높아진 지상고와 68mm 넓어진 차체 스탠스가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쿼드 테일파이프와 글로스 블랙 프런트 그릴, 확장된 휠 아치 등 OCTA만의 전용 디자인 요소가 적용됐다. 프런트와 리어 범퍼는 오프로드 주행에 최적화되도록 재설계됐고, 견고한 언더바디 보호와 포스퍼 브론즈 컬러 리커버리 포인트 등 세밀한 디테일로 플래그십 모델의 강인함을 강조한다. 실내는 최고급 소재와 독특한 그래픽 장식, 헤드레스트 일체형 퍼포먼스 시트 등으로 역동성과 고급스러움을 모두 갖췄다. 특히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PIVI Pro가 적용된 11.4인치 커브드 글라스 터치스크린이 탑재돼 시각적인 멋과 동시에 운전의 편리성까지 끌어올렸다. OCTA는 디펜더 라인업 중 유일하게 4.4리터 트윈터보 V8 가솔린 엔진과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시스템을 결합한 모델이다. 최고 출력은 635PS(7000rpm), 최대 토크는 76.5kg·m에 달하며, 다이내믹 런치 모드 사용 시 최대토크는 81.6kg·m까지 상승한다. 이를 통해 OCTA는 온오프로드 어느 곳이든 최상위급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거대하고 무거운 차체에도 각 종 험난한 길을 무난히 빠져나왔다. 일반 SUV들이라면 뒤집어지거나 앞으로 가지 못할만 한 길인데 OCTA에게 그런 길이란 없었다. 처음 경험한 코스는 인공 오프로드였다. 랜드로버 본사에서 공수한 철제 구조물로 실제 오프로드 상황을 실감나게 구현해 놓은 코스다. 이 구간은 OCTA가 아닌 디펜더 110 모델로 주행했지만 디펜더의 감성과 성능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이 코스는 급경사, 범피, 업다운 힐 등으로 구성됐다. 매 코스마다 차가 한쪽으로 쏠려 바퀴가 뜨거나, 범퍼가 닿을 듯 앞으로 기울어져 있었지만 OCTA는 편안하게 코스를 돌파했다. 차량의 밸런스가 잘 잡아져있는데다 바퀴 축이 다른 SUV보다 유연해 차량의 중심을 더 잘 잡아줬다. 바퀴 하나 겨우 들어갈 공간에선 OCTA에 장착된 하부 카메라 기능을 통해 유려하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인공 구조물 다음에 이어 실제 오프로드 구간을 진행했다. 진흙, 돌길, 오르막길, 바퀴가 잠길 정도 깊이의 물웅덩이 등 극한의 코스를 주행했다. 이곳에 오니 OCTA의 매력이 더욱 느껴졌다. 최첨단 전자장비를 통해 운전자는 스티어링휠만 잡아도 될 정도로 매우 안정적이었다. 더불어 강력한 출력 덕에 어느길이든 힘차게 돌파가 가능했다. 이 차의 진짜 차별성은 온로드다. 오프로드에만 신경을 쓴 차량이라면 서스펜션의 구조 상 온로드 주행에 취약하기 마련인데, OCTA는 온로드에서도 엄청난 성능을 선보였다. 특히 중앙 하단에 있는 OCTA 버튼을 눌러 다이내믹 모드를 키면 팝콘 튀는 소리가 날 정도로 강력한 출력이 구현되면서 직선 구간, 과격한 와인딩 구간을 수월하게 돌파하는 재미가 선사된다. OCTA는 피칭 및 롤 제어 가능한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이 장착됐다. 이를 통해 온로드에서도 마치 세단같은 편안한 승차감이 느껴졌고 코너를 돌때도 차량이 완벽히 제어되며 쫄깃한 주행감이 느껴졌다. OCTA엔 신기하고 생소한 이색 매력들이 곳곳 숨어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디 앤 소울 시트(BASS)다. 바디 앤 소울 시트는 사운드를 물리적 베이스로 변환해 주는 차세대 촉각 오디오 시스템이다. 세계 최고의 음반 아티스트와 작곡가들이 사용하는 업계 선두주자 캐나다 서브팩(SUBPAC™)과 협력해 개발한 기능으로 AI 소프트웨어, 2개의 햅틱 앰프 및 1열 등받이에 장착된 4개의 진동 변환기를 통해 저주파 베이스 사운드를 진동으로 변환해 탑승자가 소리와 진동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운전자의 불안감을 잠재워주는 '웰니스' 기능도 있다. 영국 코번트리 대학과 공동개발한 진정, 균형, 활력 등의 다양한 사운드 트랙을 활용한 웰니스 기능은 진동 음향 테라피를 통해 탑승자의 심박수 변동에 영향을 미쳐 불안감을 완화하고 인지 반응 개선에 도움을 준다. 랜드로버 디펜더 OCTA는 비싼 가격만큼의 값을 하는 고성능 오프로더다. 최근 수입 럭셔리 SUV 시장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데, 그중 가장 돋보이는 성능을 가진 차다. 온-오프로드 어딜 가든 최상의 승차감, 주행감을 느끼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안성맞춤인 차량으로 보인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주간 신차] 대표 세단·오프로드 바이크 등장…‘2026 그랜저’ 출시, ‘BMW R 1300 GS 엔듀로 프로’ 국내 단 8대만

5월 넷째 주 국내 자동차 시장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세단과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의 신작이 동시에 출격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그랜저의 연식 변경 모델인 '2026 그랜저'를 공식 출시하며, 고객 선호 사양을 대폭 기본화한 스페셜 트림 '아너스(Honors)'를 새롭게 선보였다. BMW 모토라드는 오프로드 주행에 최적화된 'BMW R 1300 GS 엔듀로 프로 에디션'을 8대 한정으로 국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2026 그랜저는 기존 모델에서 고객들이 가장 많이 선택했던 현대 스마트센스 II, BOSE 프리미엄 사운드 패키지, 빌트인 캠 2,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등 첨단 편의·안전 사양을 아너스 트림에 기본 적용했다. 특히 블랙 잉크 전용 외관 디자인과 캘리그래피 전용 19인치 알로이 휠, 순차 점등 방향지시등, 다이내믹 웰컴 라이트 등 기존 최상위 트림에서만 누릴 수 있었던 고급 디자인 요소를 아너스 트림에서도 기본으로 제공해, 한층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인상을 완성했다. 실내 역시 천연 가죽 시트, 1열 통풍시트, 스마트 파워 트렁크 등 프리미엄 사양이 각 트림별로 기본화되며, 10.25인치 풀 터치 공조 컨트롤과 인터랙티브 앰비언트 무드 램프 등 첨단 인포테인먼트와 감성 품질도 대폭 강화됐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2.5, 3.5,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구성되며 아너스 트림 기준 가솔린 2.5 모델은 4513만원, 3.5 모델은 4757만원, 하이브리드 모델은 5069만 원(개소세 3.5% 기준)으로 책정됐다. 현대차는 2026 그랜저 출시를 기념해 5월 계약 후 6월 출고하는 고객에게 1년 또는 2만km 이내 외장 손상에 대해 무상 수리 및 교체를 지원하는 '바디케어 무상가입' 혜택을 제공하며, 아너스 트림 계약 고객에게는 스마트 카드키를 무상으로 증정한다. BMW 모토라드는 자사의 대표 듀얼퍼포즈 모터사이클인 R 1300 GS를 기반으로 한 'R 1300 GS 엔듀로 프로 에디션'을 8대 한정으로 국내 출시한다. 이 모델은 '스타일 트리플 블랙' 트림을 바탕으로, 엔진 프로텍션 바, 대형 언더라이드 프로텍션, 대형 프레임 가드 등 오프로드 주행에 최적화된 엔듀로 프로 패키지를 기본 장착했다. 또 핸들바 라이저와 높이 조절식 풋레스트, 위치 조정식 브레이크 및 변속 레버 등 라이더의 체형과 주행 환경에 맞춘 맞춤형 장비가 적용돼, 험로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1300cc 수평대향 2기통 박서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145마력, 최대토크 149N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스포츠 서스펜션은 전후 스트로크가 20mm 늘어나 다양한 노면에 폭넓게 대응하며, 다이내믹 서스펜션 조절(DSA) 기능이 적용돼 주행 상황에 따라 감쇠력과 스프링 강성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와 핸드가드 일체형 LED 방향지시등, 경량화된 차체와 알루미늄 합금 연료탱크 등 BMW 특유의 역동적인 디자인 요소도 눈길을 끈다. 여기에 다이나믹 트랙션 컨트롤(DTC), ABS Pro,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전방 충돌 경고(FCW), 차선 변경 경고(SWW) 등 다양한 첨단 안전·편의 사양이 기본 적용됐으며, 키리스 라이드,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전동식 윈드스크린 등 라이더의 편의성도 크게 높였다. 국내 판매 가격은 3,790만 원(부가세 포함)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군부대 폐막사에서 강원 미래차 산업 거점으로…횡성군 ‘경상용 특장 시작차 제작 지원센터’ 준공

횡성=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강원도는 21일 횡성군 묵계리 일원에서 '경상용 특장 시작차 제작 지원센터'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진태 도지사를 비롯해 김명기 횡성군수, 유관기관 관계자, 지역주민 등 150여 명이 참석해 강원 미래차 산업의 출발을 함께 축하했다. 지원센터는 총사업비 259억8000만원(국비 124.7억 원, 도비 135.1억 원)이 투입된 산업통상자원부 국가직접사업으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이 주관기관으로 참여했다. 센터는 연면적 2017㎡ 규모로 조성됐으며 △모듈형 전기 특장차 제작을 위한 시험평가 장비 14종 △EV 배터리 안전성 및 신뢰성 평가 △전비 측정 △배터리 주행 내구시험 등 전기차 부품 평가 전반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특히, 이 시설은 중소·중견기업의 기술 자립과 제품 사업화를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조성되는 전기 경상용 특장차 전용 지원시설로서 큰 의미를 지닌다. 현재 강원도와 횡성군은 지원센터가 위치한 묵계리 일원을 중심으로 총 9개 국비사업(1732억 원 규모)을 추진하며 'e-모빌리티 특화단지'를 단계적으로 조성 중이다. 이번 준공식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주요 기반 시설이 순차적으로 들어서며 △전기차 배터리 △PBV(목적기반차량) △자율주행 등 미래차 전주기(설계-개발-시험·인증-생산-재사용)가 가능한 국내 유일의 원스톱 실증 기반이 마련될 예정이다. 오는 6월 10일에는 '실도로 기반 Lv4 자율주행차량 운전능력 평가센터' 착공식도 예정돼 있으며, 내년 3월 준공을 목표로 자율주행차 시험 트랙을 조성한다. 김진태 도지사는 “이곳은 과거 군부대 폐막사가 있었던 자리로, 오늘날 국내 최초의 전기 특장차 지원센터가 들어서는 '상전벽해의 현장'이다"라며 “현재 이 일원에는 9개의 국비사업이 진행 중이며, 특히 디피코 등 지역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강원도를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유상범 국회의원(홍천·횡성·영월·평창)도 축사를 통해 “횡성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은 단순한 지역개발을 넘어, 대한민국 산업 전반을 이끌어갈 국가적 프로젝트"라며 “이번 준공을 기점으로 지역과 국가 모두에 자부심이 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 횡성군은 이번 센터가 포함된 이모빌리티 연구·실증단지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22만 평 규모 부지에 총 3500억 원을 투입해 '미래모빌리티 거점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올해는 1단계 부지 조성에 국비 900억원을 포함한 1700억 원이 투입된다. 이모빌리티 기업지원센터, 배터리 평가센터, 자율주행 실증센터 등 7개 핵심시설이 단계적으로 구축된다. 특히 지난해 완료된 AI 운전능력 평가플랫폼(3종 장비 및 시나리오 구축)은 이미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이번 센터의 본격 가동은 이모빌리티 산업 생태계가 본궤도에 올랐음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이외에도 군은 2단계 모빌리티 R&D·제조구역, 3단계 실증·체험구역 등 3단계 사업을 통해 기술 집적과 산업 확산을 동시에 꾀할 계획이다. 지난해 투자선도지구에 선정되어 진입도로 개설 및 커뮤니티 센터 조성 예산 100억원을 확보했으며, 2단계 R&D 기반 기업 유치도 탄력을 받고 있다. 또한 횡성군은 '강원 RISE(지역혁신플랫폼)' 사업과 연계해 2029년까지 지역 대학·기업·연구기관과 함께 미래차 정비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교육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묵계리 일원은 과거 군사보호구역, 상수원보호구역, 소음피해 등 삼중고에 시달리던 지역이었으나, 2017년 탄약중대 이전 이후 새로운 개발의 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실증·체험구역에는 스마트 헬스케어 체험시설, 스마트팜, 주민 편의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정주 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도 높다. 김명기 횡성군수는 “정부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산업 기조에 발맞춰, 이번 특화단지를 인구소멸 위기를 극복할 신성장 거점으로 키우겠다"며, “2026년까지 원스톱 기업지원 생태계를 완성하고 중부내륙의 중심 도시로 횡성을 도약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ss003@ekn.kr

현대차도 멈췄는데…전기차 가뭄 속 ‘르노 세닉’ 가격이 관건

국내 전기차 시장의 침체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전기차 공장 생산을 멈췄고 폭스바겐, 폴스타, 스텔란티스 등 수입브랜드들도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캐즘에 허덕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르노코리아는 하반기 중형 전기 SUV '세닉 E-테크'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랑 콜레오스의 성공을 세닉까지 이어가기 위해선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장 큰 관건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는 세닉의 환경부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 1회 충전 주행거리 인증을 진행하는 등 출시 절차를 마무리하고 있다. 세닉은 전장 4470㎜, 전폭 1864㎜, 전고 1589㎜, 휠베이스 2785㎜의 제원을 갖췄다. 또 환경부 인증 결과 443㎞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세닉은 르노코리아의 새로운 희망이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몇 년간 극심한 부침을 겪다 지난해 출시한 그랑 콜레오스가 대박을 터트리며 상승세에 올라탔다. 세닉은 '일당백'을 하고 있는 그랑 콜레오스의 부담을 덜어줄 새로운 날개로 주목 받는 모델이다. 그러나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최근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중형 SUV란 점은 긍정적이지만 전기차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시장에 전기차는 3만3482대가 판매돼 전년 2만5550대 대비 31% 증가했지만, 이중 4823대가 테슬라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성장세의 상당 부분이 테슬라라는 단일 브랜드에 집중됐다는 의미다. 테슬라를 제외한 나머지 국산·수입 전기차 브랜드의 성장세는 미미하거나 정체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1분기의 전기차 성장세는 정부 보조금이 예년보다 빨리 풀리면서 2월에 일시적으로 수요가 몰린 결과다. 실제로 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295% 급증했지만, 3월에는 다시 7.5% 감소로 전환됐다. 이러한 어려운 업황에 현대차도 두 손을 들었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전기차 판매 부진으로 아이오닉5와 코나 일렉트릭의 국내 생산을 또다시 일시 중단했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휴업이다. 현대차는 내수 진작을 위해 아이오닉5에 최대 600만 원의 할인 공세까지 펼쳤으나, 판매량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수입 전기차 브랜드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폭스바겐코리아, 폴스타코리아, 스텔란티스코리아 등은 정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지급이 늦어지자, 자체 보조금 지급이라는 '방어카드'를 꺼내 들었다. 폭스바겐은 ID.5, 폴스타는 폴스타2 구매 고객에게 자체 보조금을 약속했고,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지난 2월부터 자체 보조금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그만큼 시장의 소비 심리가 위축돼 있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어려운 업황 때문에 세닉은 좋은 가격 경쟁력을 무조건 갖춰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세닉은 부산 공장에서 생산하는 그랑 콜레오스와 달리 르노 프랑스 두에 공장에서 생산해 수입하는 방식으로 판매되기 때문이다. 즉, 세닉은 국내 생산이 아닌 전량 수입 방식이어서, 보조금 적용 후에도 국산 경쟁 모델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BYD의 아토3가 보조금 적용 시 2000만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출시돼,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반응이 좋은 점도 세닉의 시장 진입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행히 세닉 제품 자체의 경쟁력은 충분하다. 세닉은 유럽 올해의 차 수상 경력, 경쟁력 있는 주행거리, 프리미엄 이미지 등 차별화 포인트를 갖췄다. 세닉은 2024년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된 모델로, 동급 최고 수준의 주행거리와 87kWh 대용량 배터리를 갖췄다. 또 넉넉한 실내공간과 545L의 트렁크 용량을 제공하며, 12인치 디스플레이 등 첨단 인포테인먼트와 다양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기본 탑재했다. 차량 소재의 24% 이상을 재활용 원료로 사용하고, 전체 차량의 90%가 재활용 가능하도록 설계해 친환경성도 강화했다. 이처럼 세닉은 유럽 최고 권위의 상 수상, 동급 최고 수준의 주행거리, 첨단 사양, 친환경 설계 등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세닉의 성공 여부는 가격 정책과 서비스, 브랜드 인프라 강화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세닉의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차급은 그랑 콜레오스보다 작은 준중형급의 전기 SUV로 국내서 생산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광주공장 불은 껐지만… 금호타이어 숙제는 ‘산더미’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에 발생한 불이 사흘만에 진화됐지만, 화재의 후폭풍은 이제 시작이다. 단순한 공장 복구를 넘어 생산차질, 주민 피해, 고용 불안, 공장 이전 등 금호타이어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로 쌓였다. 2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오전 11시 50분께 지난 17일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화재가 완전히 진압됐다. 한때 국가소방동원령까지 격상됐던 진화가 종료되면서 후속 대책 지휘권은 담당 지방자치단체장인 광주 광산구청장에게 이양됐다. 모든 것을 태워버린 화마는 잡았지만, 이 불은 금호타이어에 엄청난 과제를 남겼다. 광주공장은 금호타이어의 핵심 생산거점인데다, 주변 시민들의 2차 피해 소식도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공장은 금호타이어 전체 생산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시설이다. 화재로 2공장 50~60%가 전소되면서 연간 약 1200만개의 타이어 생산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 기아, 르노코리아 등 주요 완성차 업체로의 납품 차질이 불가피해졌고, 해외 수출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재고와 타 공장 생산으로 버티겠지만,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시장 신뢰도 저하와 매출 급감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고무 분진과 유해 연기로 인한 2차 피해 문제도 심각하다. 이날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광산구에 접수된 화재 현장 인근 주민의 피해는 1236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두통과 구토, 어지럼증 등 인적 피해는 603(48.8%)건에 달했다. 실제로 한 주민은 지역 커뮤니티에 “까만 것이 재인 줄 알았는데, 세차하고 남은 걸 닦아내니 쭉 늘어난다. 재가 아니라 탄 고무였던 것"이라며 “근처 사시는 분들 세차하려면 굳기 전에 빨리 하셔야 할 것 같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두통, 기침, 눈 충혈 등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주민 신고가 속출하자 광산구청은 임시 거주시설과 심리상담 창구까지 마련했다. 더불어 화재로 공장이 멈추면서 약22350명의 고용 불안문제도 발생했다. 현재 생산직 근로자들은 유급형태로 집에서 대기 상태다. 노사협상 등에 따라 사용자의 귀책 사유로 휴업하는 경우 사용자는 휴업 기간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공장 가동 중단 장기화에 따른 휴업 상태가 지속될 경우 수당규모 및 지급시기 등을 놓고 노사간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 광주시는 고용노동부에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건의하고,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공장 재가동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어서, 협력업체와 지역 상권까지 연쇄적인 경제 피해가 우려된다. 공장 이전·재건축 등 대규모 투자에도 부담이 생겼다. 광주공장은 1974년 준공된 50년 가까운 노후 시설로, 화재 이후 기존 부지 재건축과 신공장 이전(함평 빛그린산단 등) 사이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신공장 건설에는 8000억~1조 원의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며, 부지 용도 변경, 도시계획, 재원 마련 등 복잡한 행정·재정적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역사회와의 협의, 대주주(중국 더블스타)와의 이해관계 조정도 필수다. 주민 피해 보상, 환경 복구, 고용 보장 등과 관련해 대규모 집단소송이나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금호타이어는 “피해가 확인되는 대로 최대한 보상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질적 보상과 신속한 복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회적 신뢰는 더 떨어질 수 있다.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는 이날 “사측은 노동자들의 고용·생활안정 대책 마련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공장 완전 정상화에는 최소 1년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장 노동자 2500여명의 생계는 역대 최악인 만큼 신속·안전한 정상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차, 전기차 생산 일시중단…올해만 3번째

현대자동차가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코나EV 국내 생산을 또 일시 중단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판매 부진 때문이다.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7∼30일 울산 1공장 12라인(아이오닉5·코나EV 생산)의 가동을 중단하고 휴업한다. 현대차는 내수 진작을 위해 이번 달 아이오닉5를 최대 600만원까지 할인하는 행사를 벌였으나 판매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발 관세 여파 등으로 전기차 수출 실적도 악화됐다.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아이오닉5 수출 실적은 966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7476대)에 비해 64.9% 감소했다. 코나 일렉트릭 수출량도 같은 기간 5916대에서 올해 3428대로 42.1% 줄었다. 올해 들어 휴업은 이번이 3번째다. 현대차는 지난 2월에 닷새가량, 4월에 일주일가량 전기차 생산을 중단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차 N페스티벌 추돌사고, 브레이크 결함이 원인?

경기도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자동차의 대표 원메이크 레이싱 대회 'N페스티벌'에서 브레이크 결함이 의심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으로 HL만도가 공급한 브레이크 시스템이 지목되면서, 레이서들의 집단 보이콧 움직임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8일 N페스티벌 N2 클래스 마스터즈 경기 중 17번 강신홍 선수가 외벽과 충돌한 것을 시작으로, 42번 정재호 선수와 76번 신일경 선수의 차량까지 연이어 사고를 당했다. 특히 신일경 선수의 차량에서는 화재까지 발생했다. 업계와 현장 드라이버들은 사고의 원인으로 'N 퍼포먼스 4P 브레이크'의 결함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이 브레이크는 HL만도에서 제작해 순정 옵션으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다. HL만도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주요 브레이크 시스템 공급업체로, 현대차 고성능 N 브랜드 차량을 포함해 다양한 현대·기아차에 브레이크를 납품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사용된 N 퍼포먼스 4P 브레이크 역시 HL만도 제품으로 사고 차량인 아반떼 N에도 동일한 브레이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경기에 참가한 한 레이서는 커뮤니티를 통해 “경기 중반부부터 브레이크에 스펀지 현상이 발생했다. 결국 이 문제로 리타이어를 결정했지만 주최 측으로부터는 어떤 피드백도 받지 못했다"며 “브레이크 결함으로 인해 박살난 차량이 3대나 나오고도, 여전히 같은 브레이크를 사용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드라이버들은 사고 이전부터 HL만도 4P 브레이크의 문제를 꾸준히 제기하며 개선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반복되는 제동 성능 문제에 대한 제조사와 주최 측의 미온적 대응에 불만이 커지며, 경기 보이콧 움직임까지 번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성능 자동차는 단순히 출력만 높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그에 걸맞은 제동 성능을 갖춰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특히 이번 사안은 레이서들이 사전에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온 만큼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파악 중에 있다"며 “브레이크 결함 여부도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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