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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SUV를 넘어선 우아한 스타일, 르노 필랑트

르노 필랑트는 우아한 스타일을 앞세워 한국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모델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활용성을 갖추면서도 연비와 주행감각이 뛰어나 '완성형 차'라는 평가를 받는다. 르노 필랑트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압도적인 외관 디자인이 우선 눈길을 잡는다. 프랑스 르노 테크노센터와 한국 르노 디자인 센터 서울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만들어진 얼굴이다. 차를 만드는 접근법부터가 달랐다. 전통적인 차체 형식의 경계를 넘어 서로 다른 차종의 요소를 결합한 듯하다. 르노 측은 필랑트를 크로스오버차량(CUV)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직접 만나본 차량은 SUV의 '진화 버전'처럼 느껴졌다. 제원상 크기는 E세그먼트 수준이다. 전장 4915mm, 전폭 1890mm, 전고 1635mm 등이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 '크고 높은 세단' 인상을 풍기는 동시에 '날렵하고 멋진 SUV' 분위기도 난다. 묘한 정체성인데 매우 끌린다. 르노의 인기 차종 그랑 콜레오스와 비교하면 얼굴이 보다 여성스러워졌다. 전면부에는 3차원 입체 구조의 일루미네이티드 시그니처 로장주 로고와 그릴 라이팅이 들어갔다. 측면에서 보면 탄탄하면서도 부드러운 루프 라인을 갖췄다. 차량의 전면에서 후면으로 갈수록 차체가 점차 날렵해진다. LED 리어 램프는 차폭이 더욱 넓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선사한다. 실내 디자인도 수준급이다. 탑승자를 감싸는 구조의 헤드레스트 일체형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 시트'가 장착됐다. 편안한 착좌감을 제공하는 동시에 시각적으로는 역동적인 감성까지 더해주는 요소다. 운전석에 앉으면 새로운 4-스포크 스티어링 휠, 중앙 콘솔에 위치한 변속기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대시보드는 세련된 모양의 수평 송풍구와 플로팅 중앙 스피커 및 일체형 트위터들을 통합해 만들었다. 조수석에는 별도의 디스플레이 화면이 준비됐다. 공조 시스템 등을 별도로 조작할 수 있어 편리하다. 2820mm의 넉넉한 축간 거리를 바탕으로 널찍한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키 180cm 성인 남성이 2열에 앉았을 때 답답하거나 불편한 느낌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1열 좌석을 뒤로 더 밀어도 충분하겠다고 생각할 정도다. 2열 시트는 60/40 폴딩이 가능하다. 트렁크 크기는 기본 633L다. 르노는 지속 가능한 미래 가치를 고려해 필랑트에 친환경 설계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실내 전반에는 품질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친환경 소재를 적극 넣어 환경 영향을 최소화했다. 실제 생산 과정에서도 탄소 배출 저감과 자원 효율성을 우선시했다. 파워트레인은 매우 안정적이다. 그랑 콜레오스를 통해 검증을 마친 직병렬 듀얼 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하이브리드 E-Tech 파워트레인은 100kW의 구동 모터 및 60kW의 시동 모터가 가솔린 1.5L 터보 직분사 엔진과 조화를 이룬다.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은 250마력까지 발휘된다. 1.64kWh의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도심 구간 운행 시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주행 감각은 편안하다. 운전자가 최대한 안정적으로 차를 몰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첨단 서스펜션 기술인 '주파수 감응형 댐퍼'(SFD) 등을 적용해 소음·진동을 최소화했다.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최대한 직감적으로 차가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복합연비는 20인치 기준 15.1km/L를 기록했다. 차량 크기를 감안하면 매우 훌륭한 수치다. 실제 도심에서 주행하면 실연비가 이보다 높게 나온다. 르노 필랑트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음성 어시스턴트 '에이닷 오토'(Adot Auto)가 적용됐다. 이를 통해 운전자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평소 주행 습관과 주행 환경을 분석해 경로를 추천하고 차량 기능을 제어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전화나 뉴스 안내 기능, 내비게이션과 멀티미디어 등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물론 공조 시스템, 창문 개폐 등 차량 기능 역시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어 편리하다. 압도적인 우아함을 바탕으로 SUV와 세단의 차원을 뛰어넘는 존재감을 발산하는 차다. 매력적인 이미지만큼이나 주행 감각도 뛰어나다는 총평이다. 르노 필랑트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4331만9000~5218만9000원이다(개별소비세 3.5% 기준). 여헌우 기자 yes@ekn.kr

[주간 신차] 벤틀리 ‘더 뉴 플라잉스퍼’ 공개…지커 ‘7X’ 韓 출격

◇ 벤틀리 '더 뉴 플라잉스퍼' 공개 벤틀리모터스가 그랜드 투어링 럭셔리 세단 '더 뉴 플라잉스퍼'를 공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새로운 싱글 헤드램프 디자인의 적용이다. 벤틀리 4-도어 세단 모델에 싱글 헤드램프가 적용된 것은 1962년 이후 64년 만이다. 싱글 헤드램프는 모델에 따라 두 가지 형태로 제공된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범퍼와 일체형으로 새롭게 제작됐다. 더 뉴 플라잉스퍼는 모델에 따라 총 5가지 시트 스타일을 제공한다. 각 시트는 12시간에 걸친 수작업 공정을 통해 완성된다. 더 뉴 플라잉스퍼의 라인업에 강렬한 스포츠 모델 'S'가 돌아온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더 뉴 플라잉스퍼 S는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고객을 위해 개발된 차량이다. 차량은 영국 크루(Crewe)에 위치한 벤틀리 드림 팩토리에서 수작업으로 생산된다. 내년 상반기 한국 시장에서 고객 인도가 시작될 예정이다. ◇ 지커 중형 SUV '7X' 韓 출격 지커(Zeekr)의 프리미엄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7X'가 국내 시장에 출격했다. 7X는 순수 전기 5인승 SUV다. 중국 외 국가에서는 최초로 선보이는 부분변경 모델이다. 지커 코리아는 국내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에 맞춰 7X의 트림을 프로(Pro), 맥스(Max), 울트라(Ultra) 등 총 3가지로 출시할 계획이다. 배터리는 두 가지 종류가 준비됐다. 프로 트림에는 자체 개발한 75kWh 리튬인산철(LFP) 기반의 '골든 배터리'가, 맥스와 울트라 트림에는 CATL이 공급하는 100kWh 용량의 고성능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적용된다. 울트라 트림은 1회 충전으로 440km를 주행할 수 있다. 지커 7X 국내 판매 가격은 5299만~6999만원이다. ◇ 롤스로이스 '스펙터 시리즈 II' 및 '블랙 배지 스펙터 시리즈 II' 선봬 롤스로이스모터카가 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 슈퍼 쿠페 '스펙터(Spectre)'의 진화형 모델인 '스펙터 시리즈 II'와 '블랙 배지 스펙터 시리즈 II'를 선보였다. 2022년 첫선을 보인 스펙터를 기반으로 주행거리와 성능을 향상시킨 모델이다. 스펙터 시리즈 II는 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기존 대비 최대 18% 향상된 628km를 기록했다. 비스포크 가능성 또한 한층 확대됐다. 항공 계기판에서 영감을 받은 신규 시계 디자인이 전용 시계 캐비닛에 탑재된다. 블랙 배지 스펙터 시리즈 II에는 새로운 '아이스드 블랙' 외장 디테일이 적용됐다. ◇ BMW, 6월 온라인 한정 에디션 'BMW M850i 헤리티지 에디션' 출시 BMW 코리아가 샵 온라인을 통해 6월 온라인 한정 에디션을 출시한다. 브랜드 최초의 럭셔리 쿠페인 1세대 8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BMW M850i 헤리티지 에디션'이다. 차량에는 '브라이트 레드', '데이토나 바이올렛', '모리셔스 블루', '옥스포드 그린', '코스모스 블랙' 등 BMW의 헤리티지를 대표하는 외장색이 적용된다. 외관에는 M 스트라이프가 가미된 M 카본 루프를 장착했다. 실내에는 BMW 인디비주얼 블랙 풀 메리노 가죽과 알칸타라 소재, M 컬러 스티칭을 조합한 M 스포츠 시트를 탑재했다.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76.5kg·m를 발휘하는 BMW M 트윈파워 터보 V8 가솔린 엔진과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 변속기가 조화를 이룬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9초 만에 가속한다. BMW M850i 헤리티지 에디션은 브라이트 레드 3대, 데이토나 바이올렛 4대, 모리셔스 블루 5대, 옥스포드 그린 17대, 코스모스 블랙 20대 등 총 49대 한정 판매된다. 가격은 1억5660만원이다. ◇ '더 MINI 컨트리맨 S ALL4 딜러 테일러드 에디션' 출시 MINI 코리아가 공식 딜러와 협업해 제작한 '더 MINI 컨트리맨 S ALL4 딜러 테일러드 에디션'을 샵 온라인을 통해 출시했다. 국내 4개 MINI 코리아 공식 딜러사가 실제 고객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축적한 통찰을 바탕으로 고객의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과 세련된 취향, 선호하는 사양을 반영해 제작됐다. '더 MINI 컨트리맨 S ALL4 동성 테일러드 에디션'은 해운대 밤바다의 고혹적인 정취에서 영감을 받아 세련된 감성을 강조한 모델이다. '더 MINI 컨트리맨 S ALL4 코오롱 테일러드 에디션'은 고객 선호도가 높은 사양을 중심으로 상품성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더 MINI 컨트리맨 S ALL4 바바리안 테일러드 에디션'은 바바리안모터스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브랜드 및 고객과 함께 걸어온 시간의 깊이를 더한 차다. '더 MINI 컨트리맨 S ALL4 도이치 테일러드 에디션'은 도시적인 라이프스타일과 고급스러운 감성을 반영한 모델이다. 판매 가격은 5100만~5680만원이다. ◇ BMW 모토라드 'BMW R 1300 RS 옵션 719 쿠야마카 에디션' 10대 한정 출시 BMW 모토라드가 'BMW R 1300 RS 옵션 719 쿠야마카 에디션'을 샵 온라인을 통해 10대 한정 판매한다. 최고급 스포츠 투어러에 맞춤형 고급 사양을 더한 한정판 모델이다. '옵션 719'를 통해 정밀하게 가공된 전용 파츠와 특별한 감각의 디자인을 적용했다. BMW의 양산형 박서 엔진 중 가장 강력한 출력의 최신형 1300cc 수평대향 2기통 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 145마력, 최대토크 15.2kg·m의 힘을 낼 수 있다. BMW R 1300 RS 옵션 719 쿠야마카 에디션의 국내 출시 가격은 3460만원이다. ◇ 혼다, XL750 트랜잘프·CB750 호넷 E-클러치 모델 출시 혼다코리아가 XL750 트랜잘프, CB750 호넷 E-클러치 등 2개 모델을 신규 출시했다. '혼다 E-클러치'를 적용한 모델 라인업을 확대한 것이다. E-클러치는 수동 변속 모터사이클에서 클러치 레버 조작이 필요 없도록 돕는 클러치 전자 제어 시스템이다. XL750 트랜잘프와 CB750 호넷은 각각 어드벤처와 스포츠 네이키드 카테고리를 대표하는 혼다의 미들급 모터사이클이다. 두 모델 모두 755cc 270° 크랭크 직렬 2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91마력, 최대토크 7.6kg·m의 힘을 낼 수 있다. 가격은 각각 1419만원, 1179만원이다. ◇ 볼보 'ES90' 국내 최초 공개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지난 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스웨덴의 날' 행사에 참여해 브랜드의 차세대 순수 전기 플래그십 세단 'ES90'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해 3월 공개된 ES90는 완충 시 WLTP 기준 최대 706km를 주행할 수 있는 모델이다. 다음달 중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 아우디, 하이브리드 슈퍼카 '누볼라리' 선봬 아우디가 브랜드 최초의 고성능 하이브리드 슈퍼카 '누볼라리(Audi Nuvolari)'를 선보였따. 499대 한정 생산으로 제작되는 누볼라리는 1001마력의 출력과 350km/h 이상의 최고속도를 자랑하는 모델이다. 아우디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빠른 양산차로 꼽힌다. 아우디는 포뮬러 1에서 영감을 받은 혁신 기술을 누볼라리 집약했다고 설명했다. 4.0리터 V8 바이터보 엔진과 3개의 액셜 플럭스 전기 모터가 적용됐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2.6초다. 아우디 누볼라리는 내년 상반기부터 전세계 고객에게 인도되기 시작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기자의 눈] ‘전기차 세상’ 중국의 압도적 존재감

기술 탈취, 짝퉁의 천국, 과장된 선전, 값싼 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나라. 오랫동안 중국을 설명할 때 따라붙던 수식어들이다. 필자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뉴스와 통계를 통해 중국 전기차 산업의 성장세를 접하면서도 막연하게 이런 표현들이 과장된 측면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취재를 위해 상하이와 항저우, 닝보를 방문하고 나서 그런 생각을 접어야했다. 오히려 그동안 중국을 바라보던 시선이 얼마나 과거에 머물러 있었는지를 깨달았다. 상하이 공항을 빠져나와 도로를 바라본 순간부터 기자의 예상은 빗나갔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전기차의 압도적인 존재감이었다. 내연기관 차량도 적지 않았지만 체감상 한국과는 정반대의 풍경에 가까웠다. 더 놀라웠던 것은 중국산 자동차 브랜드들의 존재감이었다. 비야디(BYD), 지리(Geely), 지커, 샤오펑(Xpeng), 샤오미(Xiaomi), 니오(Nio), 리오토(Li Auto) 등 다양한 전기차들이 도로를 누비고 있었다. 벤츠나 해외 브랜드가 주인공이 아니라 중국 브랜드가 시장의 중심에 서 있는 모습이었다. 해외 브랜드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물론 국내 브랜드인 제네시스 GV60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중국 시장은 자국 브랜드만의 무대가 아니라 전 세계 전기차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거대한 격전장에 가까웠다. 전기차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편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결정적인 순간은 자율주행 기술을 직접 경험했을 때였다. 시승차량은 목적지를 입력하자 대부분의 주행을 스스로 수행했다. 차선 변경과 합류, 신호 인식은 물론 복잡한 도심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갔다. 사실상 필자가 처음 경험한 완성도 높은 자율주행이었다. 국내에서도 최근 테슬라의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이 화제가 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대부분의 주요 전기차 브랜드들이 이미 이와 유사한 수준의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을 경쟁적으로 탑재하고 있었다. 특정기업의 기술이 아니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더더욱 인상적이었다. 한마디로 중국 전기차 산업을 단순히 '저렴한 전기차를 많이 만드는 수준' 정도로 바라봤던 기존 인식이 완전히 깨져버렸다. 중국은 이미 전동화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서도 빠르게 앞질러 가고 있었다. 또다른 인상적이었던 경험은 바로 중국 도심의 대기질(공기)이었다. 중국이라고 하면 많은 한국인들은 중국 대도시의 매우 혼탁한 미세먼지와 숨을 못 쉴 정도의 대기오염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필자 역시 출국 전에는 마스크를 챙겨야 하나 고민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중국의 하늘과 공기는 예상보다 훨씬 파랗고 깨끗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가 대기 환경 개선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적어도 과거의 이미지와 현재의 현실 사이에는 적지 않은 간극이 존재함을 실감했다. 물론 중국 자동차 산업의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치열한 가격 경쟁과 정부 지원 의존도, 과잉 생산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전기차 분야만큼은 더 이상 '추격자'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았다. 거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기술력과 생산 규모, 배터리 공급망 경쟁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중국 전기차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과거의 편견만으로 현재의 중국을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직접 마주한 중국의 도로는 이미 전기차 세상이었고 변화의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더 우려되는 것은 우리가 여전히 과거의 중국을 바라보며 안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더 이상 값싼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기지에 머물지 않는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와 배터리, 자율주행 기술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며 글로벌 시장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번 출장은 중국 전기차의 경쟁력을 확인한 시간이자 필자의 시선을 바로잡는 계기가 됐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내용은 '중국의 성장'이 아니라 중국의 현실을 외면한 채 과거의 인식에 머물러 있는 태도다. 변화된 현실을 정확히 직시할 때 비로소 '지피지기(知彼知己)' 대응전략이 가능하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수입차 2대 중 1대는 전기차…테슬라 4개월째 선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며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4개월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2만9860대로 전년 동기(2만8189대) 대비 5.9% 증가했다. 연료별로는 전기차가 1만4520대로 전체 판매의 48.6%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이어 하이브리드가 1만2071대(40.4%), 가솔린 3092대(10.4%), 디젤 177대(0.6%) 순으로 집계됐다. 브랜드별 등록 대수에서는 테슬라가 1만866대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BMW가 6555대, 메르세데스-벤츠가 3553대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아우디(1509대), 렉서스(1291대), 볼보(1058대), BYD(1032대), 포르쉐(820대), 토요타(804대), 미니(604대)가 판매 상위 10개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베스트셀링 모델은 테슬라 모델Y 프리미엄으로 지난달에만 7195대가 판매됐다. 이어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L)가 1513대로 2위, BMW 520이 1390대로 3위를 기록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국내제조 완성차 98% 수출…한국지엠에 약일까 독일까

한국지엠이 국내에서 생산한 차량 대부분을 해외 시장에 공급하고 국내 시장에서는 수입차 판매를 확대하는 사업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내수 시장 존재감은 갈수록 약해지는 반면 수출 의존도는 높아지면서 한국지엠이 사실상 글로벌 생산·수출거점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올해 들어서도 수출 중심의 사업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높은 수요를 유지하면서 생산 물량 대부분이 해외로 향하고 있다. 실제 한국지엠의 내수 판매 비중은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2024년 한국지엠의 글로벌 판매량은 총 49만9559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해외 판매는 47만4735대에 달한 반면 내수 판매는 2만4824대에 그쳤다.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35.9%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지엠은 글로벌 시장에서 총 46만2310대를 판매했으며 이 중 내수는 1만5094대, 수출은 44만7216대로 전체 판매의 약 97%가 해외 시장에서 이뤄졌다. 특히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39.2% 감소하며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올해도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약 23만7000대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내수 판매는 4200여 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판매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2%에도 미치지 못한다. 사실상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해외 시장에 공급하는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이 사업의 중심이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지엠이 과거 국내 완성차 업체에서 현재는 글로벌 생산·수출거점 성격이 강한 회사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의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지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지엠이 생산·수출거점으로 전락한 배경에는 신차 부재가 꼽힌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하는 차종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2종뿐이다. 이들 모델 역시 각각 2023년과 2020년 출시돼 시장에서는 사실상 노후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신차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새로운 차종 투입을 통해 사업 구조 전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지엠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 의사결정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독자적인 신차 개발이나 국내 시장 맞춤형 제품 전략 수립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GM은 최근 한국 사업장의 제품 경쟁력 강화와 공장 설비 업그레이드를 위해 총 6억달러(약 88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번 투자 계획에는 신차 생산이나 미래차 개발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투자금은 생산 설비 고도화와 안전 인프라 확충, 작업 환경 개선, 운영 효율성 향상 등에 집중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노조를 중심으로 미래차 투자와 신차 배정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최근 미국 본사를 방문해 미래차 투자 확대와 신차 배정을 공식 요청했다. 안규백 한국지엠 노조지부장 등 노조 관계자들은 미국 본사와 주요 생산시설을 방문해 부평·창원공장의 노후 설비 문제와 미래차 전환 필요성을 전달했다. 특히 안 지부장은 본사 경영진과 면담에서 “한국지엠에서 발생한 이익이 신차와 미래차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메리 바라 GM 회장에게 보낸 서한에서는 한국지엠이 단순 조립기지가 아닌 연구개발과 생산을 함께 수행하는 핵심 거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 사업장에 대한 중장기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신차 투입과 미래차 투자 확대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음에도 한국지엠은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 브랜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생산 차량 판매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수입차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강화하며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지엠은 최근 미국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픽업트럭 브랜드 GMC와 프리미엄 브랜드 뷰익의 국내 도입을 추진하며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GMC 3개 차종과 뷰익 1개 차종 등 총 4종의 신규 모델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국 시장에서는 쉐보레와 캐딜락에 이어 GMC, 뷰익까지 운영하게 된다. 한국은 북미를 제외하고 쉐보레·캐딜락·GMC·뷰익 4개 브랜드가 동시에 진출한 첫 해외 시장으로 알려졌다. 이미 한국지엠은 GMC 브랜드를 통해 대형 SUV 아카디아와 픽업트럭 캐니언, 전기 SUV 허머 EV 등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 가격은 아카디아 8990만원, 캐니언 7685만원, 허머 EV 2억4657만원에 달한다. 대부분 고가 차량으로 수입차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모델들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고가 수입차 중심 전략이 국내 시장 정서와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중저가 대중차 신차 투입은 제한적인 반면 상대적으로 수요층이 좁은 고가 수입차 판매 확대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국 시장이 사실상 북미 시장에서 판매가 둔화된 차량의 신규 판로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제기된다. 실제 미국 시장에서 허머 EV는 2024년 4분기 5091대가 판매됐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2555대로 줄어들며 49.8% 감소했다. GMC 아카디아 역시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이 1만3365대로 전년 동기(1만7041대) 대비 21.6% 감소했으며 GMC 캐니언도 같은 기간 1만1259대에서 8599대로 23.6% 줄었다. 미국 시장에서 성장세가 꺾인 차종들이 한국에서는 프리미엄 신차로 소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지엠은 국내 판매보다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구조"라며 “국내에서 생산한 차량은 해외로 보내고 국내 시장에서는 수입차를 판매하는 형태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차 투입과 전동화 전략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내수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한국지엠의 국내 시장 존재감은 더욱 약해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국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제품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제조사는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신차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판매를 확대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경쟁력"이라며 “한국지엠은 최근 6~7년 동안 시장을 이끌 만한 신차 투입이 사실상 없었던 만큼 현재의 내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미국 본사를 설득해 국내 소비자 수요가 높은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 및 도입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르노코리아처럼 국내 시장에 맞춘 독자적인 제품 전략과 신차 개발 역량을 확보해야 내수 점유율은 물론 수출 기반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금처럼 국내에서 생산한 차량은 수출하고 내수 시장에서는 수입차 판매에 의존하는 구조만으로는 장기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신차를 얼마나 적기에 투입하느냐가 한국지엠의 생존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KGM, ‘무쏘’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판매 1만대 돌파

KG모빌리티(KGM)는 픽업트럭 '무쏘'가 출시 5개월 만에 국내외 누적 판매 1만대를 돌파했다고 2일 밝혔다. 올해 1월 출시된 무쏘는 지난 5월까지 국내 6642대, 해외 4896대 등 총 1만1538대가 판매됐다. KGM은 같은 기간 무쏘 EV 3718대와 무쏘 6642대 등 총 1만360대를 판매하며 국내 픽업 시장 점유율 86%를 기록했다. 지난 5월에는 무쏘 브랜드 판매량이 1892대로 집계돼 시장 점유율 88.3%를 차지했다. KGM은 가솔린·디젤·전기차(EV)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활용성을 높인 적재 공간 등을 무쏘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KGM 관계자는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판매 1만대를 돌파한 것은 내수 시장 수성은 물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입증한 결과"라며 “다양한 무쏘 라인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제네시스, 뉴욕서 마릴린 먼로 탄생 100주년 특별전 개최

제네시스는 브랜드 복합 문화 공간인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마릴린 먼로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매니페스팅 마릴린'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마릴린 먼로의 배우로서의 삶뿐 아니라 제작사 설립, 인권 지지 활동 등 혁신가로서의 면모를 조명하는 체험형 전시로 구성됐다. 제네시스는 마릴린 먼로 재단을 관리하는 어센틱 브랜즈 그룹과 협력해 전시를 기획했다. 관람객들은 신문 기사와 사진, 소장품, 영상 콘텐츠 등을 통해 마릴린 먼로가 평범한 여성 노마 진에서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제네시스는 이번 전시를 통해 도전과 혁신을 거듭해온 브랜드 철학과 고객 접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시는 이달부터 2개월간 진행된다. 이시혁 제네시스사업본부장인 전무는 “마릴린 먼로 특별전은 대중적으로 소비된 이미지를 넘어 그녀의 도전과 혁신의 서사를 재조명하는 데 의의가 있다"며 “럭셔리 자동차 제네시스의 스토리와 깊은 연관성이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브랜드 가치와 방향성을 보다 감성적인 방식으로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완성차 5사, 5월 판매 66만대…전년 대비 4% 감소

현대자동차·기아·르노코리아·KG모빌리티(KGM)·한국지엠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달 글로벌 판매량이 내수 부진과 일부 생산 차질 영향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 5월 글로벌 시장에서 총 66만437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했다. 국내 판매는 9만7096대로 14.2% 줄었고 해외 판매도 56만7023대로 2.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4만5364대, 해외 28만109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32만5473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7.7% 감소한 수치다. 국내 판매는 23.1%, 해외 판매는 4.6% 각각 줄었다. 현대차는 협력사 부품 수급 차질에 따른 생산 감소 영향이 이어지면서 주요 차종의 공급이 제한된 점이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협력사 부품 수급 차질에 따른 생산 감소 영향이 이번 달에도 이어지며 주요 차종의 공급이 제한됐다"며 “더 뉴 그랜저의 출고가 이달부터 본격화되는 만큼 판매 실적은 점차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기아는 지난 5월 국내 4만4713대, 해외 23만2781대, 특수차 221대 등 총 27만7715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국내 판매는 0.6%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가 3.4% 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기아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SUV 하이브리드, 유럽에서는 대중화 전기차 라인업을 앞세운 지역별 친환경차 판매 전략을 통해 3개월 연속 전년 대비 판매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내수 2893대, 수출 3020대 등 총 5913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40.0% 감소했다. 내수는 31.2%, 수출은 46.6% 각각 감소했다. KGM은 지난달 내수 3318대, 수출 4840대 등 총 8188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10.0% 감소했다. 내수는 6.8%, 수출은 9.7% 각각 줄었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내수 808대, 수출 4만6273대 등 총 4만7081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5.9% 감소했다. 수출은 4.8% 줄어든 반면 내수는 42.6% 급감하며 부진이 두드러졌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차량에서 로봇으로…현대모비스 ‘피지컬AI 부품기업’ 변신

현대모비스가 본격적인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를 앞두고 로봇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기존 차량부품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 공급망으로 역할을 강화해 피지컬 AI 시대 핵심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전문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 적용될 핵심부품의 공급을 맡기로 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아틀라스 양산 시점에 맞춰 핵심부품 액추에이터를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아틀라스 핵심부품 공급은 현대모비스가 로봇 분야에서 1호 고객사를 확보한 사례로, 미래성장 비전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한다. ◇ 2028년까지 年 3만대 휴머노이드 생산체계 구축…현대차·기아에 투입 이번에 보스턴다이내믹스에 공급할 액추에이터는 제어기로부터 신호를 받아 동작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구동장치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원가의 약 60%를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부품으로 꼽히는 만큼 현대모비스의 수익성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모비스의 액추에이터 사업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로봇 핵심부품 생산시설 구축 계획과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연간 35만개 이상의 휴머노이드용 액추에이터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설립해 오는 2028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액추에이터는 로봇 1대당 평균 14개 안팎이 탑재된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연간 약 2만5000대 규모의 아틀라스 생산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아틀라스용 액추에이터 공급뿐 아니라 미국 현지 생산시설 운영까지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휴머노이드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현대차·기아 생산 현장에 2만5000대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아틀라스는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부품 분류 작업에 투입되고, 오는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 공정까지 담당하는 등 역할이 단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향후에는 인도 푸네 공장과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등 신규 생산 거점에도 스마트공장 기술(SDF)이 적용되면서 휴머노이드 활용 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한 제조 현장의 로봇 도입이 확대되면서 관련 부품 수요 역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역할은 액추에이터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액추에이터를 비롯해 핸드그리퍼, 헤드 모듈 등 아틀라스에 적용되는 핵심 부품 6종의 양산을 현대모비스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 내부에서도 로봇 사업 확대를 위한 조직 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로봇 부품 연구개발(R&D) 전담 조직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액추에이터 개발이 진행 중이며 양산 인프라 구축을 위한 사업성 검토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미래 로봇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액추에이터를 시작으로 핸드그리퍼, 센서, 제어기, 배터리팩 등 로봇 핵심 부품으로 연구개발 범위도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휴머노이드 부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로봇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 “글로벌 로봇시장 2040년 800조원·현대모비스 로봇부품 매출 2조원 이상" 전망 시장 성장성도 현대모비스가 로봇 사업 확대에 나서는 배경으로 꼽힌다. 글로벌 조사기관들에 따르면, 현재 약 75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글로벌 로봇 시장은 연평균 17% 안팎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오는 2040년 약 8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가 역시 현대모비스의 로봇 사업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판매량이 2030년 연간 5만대 수준에 이를 경우 현대모비스의 로봇 액추에이터 매출이 2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 제시한 2030년 로봇 액추에이터 매출 2조원은 2025년 현대모비스 연간 매출의 약 3.3%에 해당한다. 단일 신사업 품목이 현재 회사 전체 매출의 3%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향후 공급 품목이 확대될 경우 로봇 사업의 매출 기여도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가 미래차를 넘어 로봇 산업의 핵심 공급망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 전동화 과정에서 축적한 모터·배터리·전자제어 기술이 로봇 산업과 높은 연관성을 갖고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평가된다. 기술적 접점도 적지 않다. 차량 조향 시스템에 쓰이는 액추에이터와 로봇 관절 구동부는 모두 정밀 구동 제어 기술을 필요로 한다. 전기차 구동장치에 적용되는 모터와 인버터, 감속기 설계 역량 역시 로봇 구동 부품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차량용 카메라와 라이다, 제어기 기술은 로봇의 센서 및 인지 시스템으로 확장될 여지가 있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자동차 부품과 로봇 부품 간 기술적 경계도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과 로봇, AI를 연결하는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현대모비스의 역할과 기업가치 역시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현대모비스도 자동차 부품사를 넘어 로봇 핵심부품 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현대차그룹의 로봇 양산화를 지원하고 원가와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궁극적으로는 로봇 부품 시장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센서와 제어기, 배터리팩 등 핵심 부품으로 연구개발 범위를 확대하고 다양한 실증 기회를 확보해 시장 요구에 부합하는 로보틱스 핵심 부품 포트폴리오를 조기에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시승기] AI 품은 ‘국민 세단’…더 똑똑해진 현대차 ‘더 뉴 그랜저’

국내 고급 세단의 대명사 '그랜저'가 인공지능(AI) 두뇌를 달고 한층 똑똑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현대자동차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략이 본격 반영된 '더 뉴 그랜저'는 세단 본연의 정숙성과 승차감, 고급감을 완성도 높게 유지하면서도 AI 기반 기능을 더해 이동 경험 자체를 새롭게 바꿔냈다. 지난 2022년 7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이후 약 4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온 더 뉴 그랜저는 디자인 변화 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디테일을 다듬고 디지털 경험을 강화하며 상품성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최근 출시된 더 뉴 그랜저를 직접 경험하며 서울 도심과 고속도로 구간을 거쳐 춘천의 한 카페까지 주행해봤다. 더 뉴 그랜저의 첫인상은 기존 모델의 웅장한 이미지와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간 모습이었다. 다만 자세히 살펴보면 곳곳에서 세련미가 한층 강조됐다. 전면부는 15㎜ 길어진 프론트 오버행을 바탕으로 '샤크 노즈' 형상을 강조했다. 베젤리스 타입으로 얇고 길어진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와 슬림한 헤드램프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안정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인상을 구현했다. 측면부는 방향지시등이 적용된 펜더 가니쉬를 통해 전면부터 후면까지 이어지는 심리스한 라이팅 이미지를 완성했다. 여기에 현대차 세단 최초로 돌출형 샤크핀 안테나 대신 히든 타입 안테나를 적용해 보다 깔끔하고 정제된 디자인을 구현했다. 실내는 최근 출시되는 수입 전기차와 유사한 분위기로 변화했다. 물리 버튼을 최소화하고 디지털 중심 레이아웃을 강화하면서도 그랜저 특유의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감성은 유지했다. 특히 더 뉴 그랜저에는 현대차 최초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가 적용됐다. 차량 내부 경험 전반이 스마트폰처럼 진화한 느낌이다. 실내 중심에는 17인치 대형 중앙 디스플레이가 자리한다. 고해상도 화면은 시원한 개방감을 제공했고 내비게이션과 미디어, 차량 설정, 주행 정보 및 상태 등 다양한 기능을 직관적으로 조작·확인할 수 있었다. 화면 분할 기능을 활용하면 주행 중에도 여러 정보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았다. 또 기존 대형 계기판 대신 9.9인치 슬림 정보창(클러스터)이 적용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속도와 기어, 미디어 정보 등 핵심 주행 정보를 중심으로 간결하게 구성해 운전 중 시선 분산을 최소화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생성형 AI 기반 음성 비서 '글레오 AI(Gleo AI)'였다. 더 뉴 그랜저에 탑재된 글레오 AI는 대형언어모델(LLM) 기반의 차세대 AI 에이전트다. 단순 음성 명령 수행 수준을 넘어 실제 대화를 주고받는 듯한 자연스러운 반응이 특징이다. 실제로 “글레오, 오늘 프로야구 경기 분석해줘"라고 말하자 각 팀 전력과 선수 특징 등을 정리해 설명해줬고 이동 중 다양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어 장거리 주행의 지루함을 덜어주는 느낌이었다.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하는 모습도 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LLM 설계 단계에서 민감한 질문에 대한 가드레일을 적용해 적절히 회피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음성 호출 명령어가 '글레오'로 고정돼 있다는 점이었다. 사용자에 따라 발음이 다소 낯설거나 익숙하지 않게 느껴질 수 있는 만큼 개인별 애칭이나 호출어를 설정할 수 있었다면 활용성이 더욱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는 글레오라는 AI 음성인식 시스템 자체를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가져가고 있기 때문에 해당 명칭을 유지할 예정"이라며 “타사 사례는 있지만 현재까지 적용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 자체는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기반 운영체제(AAOS)를 바탕으로 플레오스 커넥트를 개발해 확장성도 확보했다. 앞으로 플레오스 앱마켓을 통해 영상·음악 스트리밍이나 게임 등 다양한 차량용 서드파티 앱을 스마트폰처럼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실내에는 '스마트 비전 루프'가 적용됐다. 기계식 블라인드 대신 고분자 분산형 액정(PDLC) 필름을 적용해 루프 투명도를 6개 영역으로 나눠 조절할 수 있어 개방감과 프라이버시를 동시에 확보했다. 주행 성능에서는 세단다운 안정감과 부드러운 승차감이 돋보였다. 차체가 길어진 영향에도 고속 주행에서 흔들림이 크지 않았고, 노면 충격도 부드럽게 걸러냈다. 장거리 이동에서도 피로감이 적은 전형적인 플래그십 세단의 성격을 보여줬다. 이날 시승한 모델은 2.5 가솔린 캘리그래피 트림이었다. 가속 초반에는 가솔린 엔진 특유의 소음이 다소 유입됐지만 적정 속도에 도달한 이후에는 실내가 상당히 조용했다. 풍절음과 노면 소음 억제 수준도 만족스러웠다. 주행 성능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차체가 부드럽게 치고 나가는 감각이 인상적이었고 고속 구간에서도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 없이 안정적으로 속도를 끌어올렸다. 부드러운 승차감 속에서도 충분한 동력 성능을 확보하며 대형 세단다운 여유로운 주행 감각을 완성했다. 연비도 준수했다. 약 67.8㎞를 주행한 뒤 계기판 기준 연비는 약 14㎞/L를 기록했다. 이후 약 40분간 공회전을 유지했음에도 평균 연비는 12.4㎞/L 수준을 유지했다. 더 뉴 그랜저는 단순한 부분변경 모델을 넘어 현대차의 SDV 전략과 AI 기술 방향성을 가장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에 가까웠다. 전통적인 세단의 품격 위에 AI 기반 디지털 경험을 더하며 '국민 세단' 그 이상의 존재감으로 진화하고 있었다. 더 뉴 그랜저는 △가솔린 2.5 △가솔린 3.5 △LPG 3.5 △가솔린 1.6 터보 하이브리드 등 총 4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다만 하이브리드 모델은 친환경차 인증 절차로 인해 오는 7월 초 양산이 시작되며 고객 인도는 7월 중순 이후 이뤄질 전망이다. 가격은 △가솔린 2.5 4185만원 △가솔린 3.5 4429만원 △하이브리드 4864만원 △LPG 4331만원부터 시작된다. AI 기술과 고급감을 동시에 갖춘 더 뉴 그랜저는 세단 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한 존재감을 이어가며 소비자들의 유력한 선택지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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