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AX 달려온 현대차, 연구소와 공장 넘어 ‘피지컬 AI’로](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812.8d17da1c40234cdd926a329344030087_T1.png)
현대차그룹이 생성형 AI를 조직 전반에 확산시키며 연구개발과 생산, 정비, 고객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AI 전환(AX)을 본격화했다. 단순한 AI 도입을 넘어, 현장에 축적된 경험과 데이터를 AI가 활용하는 업무 체계로 전환한 점이 핵심이다. 1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에서는 2019년부터 추진해 온 디지털 전환(DX) 과정을 바탕으로 AI를 실제 업무 혁신과 연결한 사례들이 공개됐다. 현대차그룹은 협업 시스템과 데이터 체계를 먼저 구축한 뒤 이를 기반으로 AI 활용을 전사에 확산시키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 AX 시동, DX가 닦아놓은 길에서…데이터 연결하니 AI가 일상으로 현대차그룹이 AI보다 먼저 손댄 것은 협업과 데이터다. 연구개발, 생산, 품질, 판매 조직이 각각 다른 시스템에서 일하던 구조에서는 AI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2019년부터 프로젝트 관리와 지식 공유 체계를 정비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Microsoft 365(M365)' 기반 협업 환경을 전 사업장으로 확대하면서 흩어져 있던 문서와 업무, 커뮤니케이션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했다. 연구개발에서 생성된 정보가 생산과 품질 관리로 이어지고, 판매 데이터가 다시 제품 개발과 공정 개선으로 연결되는 데이터 흐름도 구축했다. DX를 단순히 시스템을 늘리는 작업이 아니라, 조직 안에 흩어져 있던 경험과 정보를 연결하는 과정으로 접근했다. 이 기반 위에서 AI 활용도 빠르게 확산됐다. 현대차는 생성형 AI 플랫폼인 '에이치 챗 프로(H Chat Pro)'를 통해 전직원이 챗지피티(ChatGPT), 제미나이(Gemini), 클로드(Claude) 등을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개발자가 아닌 일반 직원들도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거나 데이터를 분석하는 도구를 현업에서 스스로 설계하는 방식이다. 지난 7월 기준 H Chat Pro 사용자는 3만명을 넘어섰다. AI가 일부 조직의 실험 단계를 넘어 회사 전체의 업무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 연구소와 생산라인 달린 AI…충돌 데이터, 부품 경로 최적화 현대차그룹은 AI를 연구개발과 생산, 서비스 현장에 직접 적용하며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연구개발에서는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가 대표 사례다. 과거 충돌시험 결과와 이미지, 해석 자료를 한 번에 찾아 유사 사례까지 비교해준다. 엔지니어들은 관련 사례 탐색과 분석 자료 검토 시간을 약 90% 줄였고, 확보한 시간을 설계 개선과 시험 전략 수립에 활용하고 있다. 과거 숙련자의 경험에 의존하던 연구개발 과정이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조 현장도 같은 흐름이다. 생산 공정의 품질 관리와 운영 효율 개선에 AI가 활용되고 있다.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는 차량 식별번호를 AI로 실시간 판독해 작업 오류를 조기에 찾아낸다. 현재 국내외 70개 생산 거점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연간 52억400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차 정렬 최적화 기술'은 생산라인 부품 공급 과정에서 AI가 이동 경로를 자동으로 계산해 생산 중단 시간을 약 86% 줄인다. 이를 현장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해 제조 특화 AI 플랫폼 '이포레스트: 폴라리스(E-FOREST: POLARIS)'도 구축했다. 현장 엔지니어들이 품질과 설비, 물류 업무에 맞는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어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개인의 노하우를 조직 차원의 AI 자산으로 축적하는 구조라는 점이 특징이다. 서비스 분야에서도 AI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해외 정비 현장에서는 AI가 매뉴얼과 과거 정비 기록을 분석해 진단 결과를 제시하면서 정비 대응 시간이 약 42% 단축됐다. 고객 리뷰 대응 역시 AI가 초안을 작성하면서 처리 시간이 크게 줄었다. 현대자동차는 현재 전체 리뷰의 85% 이상이 AI 기반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 현장에서 검증한 AX…다음 목적지는 '피지컬 AI' 마지막 단계는 '피지컬 AI(Physical AI)'다. 지금까지 연구소와 생산라인에서 AI가 데이터를 찾고, 공정을 최적화하고, 정비를 지원했다면 앞으로는 차량과 로보틱스, 제조 현장처럼 물리적 세계에서 AI가 직접 판단하고 움직이는 단계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의 AX는 그 기반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과 생산, 서비스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운영 경험을 차량과 로봇, 공장으로 연결하는 Physical AI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AI를 업무 효율화 도구에 머물게 하지 않고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의 핵심 기술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이날 성과발표회에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누구보다 빠르게 흡수하고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현대자동차 그룹이 오랫동안 축적해 온 DNA"라며 “목표는 AI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AI를 가장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전환은 특정 기업만의 경쟁력이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 전체의 경쟁력이어야 된다"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은 그동안 축적해 온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AX 전환을 적극 지원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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