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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분할에 엿보이는 ‘5년’ 뒤의 설계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가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 개발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한다. 회사 측은 사업 전문성 강화와 고객 신뢰 제고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재계와 시장은 이번 분할이 중장기적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와 자산 이동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의 물적분할 및 자회사 중복 상장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삼성바이오의 이번 인적분할은 사업 효율성과 함께 지배구조 재편의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는 2025년 10월 1일을 분할기일로 존속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CDMO 사업에 집중시키고, 신설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여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 개발 사업을 전담케 한다. 회사 측은 CDMO 고객사의 이해상충 우려 해소와 각 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CDMO 사업은 고객사 기밀 유지가 필수적이기에, 바이오시밀러 개발 자회사는 잠재적 경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번 분할에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 등기일로부터 5년간 국내외 증권시장에 상장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신설 법인 정관에도 명시될 예정이다. 이는 과거 '쪼개기 상장' 논란을 의식한 조치로,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적용되는 5년 강화 심사 기준을 자발적으로 준용함으로써 주주 보호 의지를 표명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관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변경 가능하며, '5년' 기간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 파이프라인 성숙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유예로 해석될 수 있다. ADC(항체-약물 접합체) 등 신약 개발은 장기간 소요되며, 2025년 임상시험계획(IND) 신청 예정인 주요 후보물질들은 5년 후인 2030년경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임상 단계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5년'이라는 시한을 둔 것을 두고 이 시점에 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을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이어 회사 측은 이번 분할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무관하다고 선을 긋지만, 시장에서는 중장기적인 지배구조 영향 가능성을 제기한다. 핵심 시나리오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총수 일가)가 인적분할 후 보유할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회사 지분을 신설 삼성에피스홀딩스에 현물출자하고, 그 대가로 신주를 배정받는 방식이다. 이러한 현물출자는 대기업들이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활용해 온 전형적인 수단이다. 이 시나리오대로 현물출자가 이뤄진다면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회사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모두 자회사로 두는 사실상의 바이오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맡게 된다. 금융투자업계는 현물출자 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회사 지분 74.3%를 확보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각각 53.2%, 38.6% 수준의 삼성에피스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게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과 함께 자금 운용 전략 측면에서도 시나리오가 제시된다. 삼성물산이 바이오 관련 자산(삼성에피스홀딩스 지분)을 매각하여 그 대금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이다. 이는 이재용 회장의 낮은 삼성전자 직접 지분율(약 1.65%)을 보완하고, '삼성생명법' 등 외부 규제에 대응하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이 (현물출자 후 보유할) 삼성에피스홀딩스 지분 전체 매각 시 최대 29조원의 현금 확보가 가능하다고 추정하며, 이는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율을 크게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삼성생명법 입법이 본격화될 경우, 이 시나리오는 더욱 현실적인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분할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오는 10월 29일 한국거래소 코스피시장에 재상장될 예정이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동시에 상장된 계열사가 되는 다중 상장 구조를 형성한다.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인 지주회사 할인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되면, 투자자들은 모회사가 핵심 사업 부문 자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지주회사 할인'을 겪게 된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위에 삼성바이오로직스, 그리고 삼성물산/삼성전자와 같은 다층적 지배구조가 형성될 경우 할인 효과는 더욱 증폭될 수 있다. 이러한 피라미드 구조는 지배구조의 복잡성을 심화시키고, 각 상장 계열사 간 이해상충, 불투명한 내부거래, 최상위 지배회사 소액주주들의 가치 희석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이 사업 전문성 강화라는 명분과 함께, 중장기적인 지배구조 재편과 자산 이동을 위한 복합적 목표를 가지고 진행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5년 미상장' 약속은 단기적인 시장 안정화 효과와 함께 삼성에게 전략적 시간을 벌어주는 다목적 카드라는 얘기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관 변경 가능성, 지배력 강화를 위한 현물출자 시나리오, 그리고 다중 상장 구조가 야기할 수 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 가능성 등은 여전히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며 “향후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운영 방향,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성과, 그리고 추가적인 지분 변동이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오픈AI, 韓 공식 진출…조만간 서울에 사무소 개설

오픈AI가 한국에 법인을 공식 설립하고 서울에 첫 사무소를 연다. 국내 기업·정부 등 핵심 이해관계자들과 협력을 추진할 인력 채용을 시작할 예정이다.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26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의 미팅에서 한국에 법인을 공식 설립하고 서울에 첫 번째 사무소를 개설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챗GPT가 한국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담긴 최신 데이터를 공개했다. 앞서 이 회사는 국내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도 다수의 기업·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협력 확대에 나선 바 있다. 카카오는 지난 2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방한 당시 하반기 중 출시 예정인 인공지능(AI) 솔루션 '카나나'를 비롯한 서비스 전반에 오픈AI의 최신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올트먼 CEO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와도 AI 도입 방향을 논의한 바 있다. 크래프톤은 직원들이 챗GPT를 활용도를 높이고 있으며, 오픈AI 기술을 게임 개발에 접목 중이다. 한국산업은행(KDB)과는 △국내 스타트업 육성 △한국어 AI 역량 강화 △국내 데이터센터 기회 탐색 등을, SK텔레콤과는 지속적인 마케팅·유통 파트너십을 맺었다. 챗GPT의 국내 주간활성이용자수가 지난 1년새 4.5배 이상 늘면서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유료 구독자를 확보했다고 사측은 설명했다. 사무소 위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한국 법인은 이미 설립을 마친 후 인력 채용을 시작했다. 한국 진출을 통해 정책 입안자, 기업, 개발자 및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한국형 AI 개발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오픈AI 관계자는 “수 개월 안에 사무소를 개설해 국내 기업과의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사용자·기업·개발자뿐 아니라 정부와의 파트너십 지원에 힘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권 CSO는 이날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AI 정책 관계자들과 각각 만나 국가 AI 인프라 확대에 오픈AI가 협력할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에 대해선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한국은 반도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AI의 전 영역을 아우르는 '풀 스택' 생태계를 갖추고 있으며, 학생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세대가 AI를 일상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AI 선도국"이라며 “한국에서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AI 인프라 구축 등에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삼성 ‘갤럭시 S25 시리즈’ 국내 200만대 판매 돌파

삼성전자는 자사 최신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S25 시리즈'가 전작인 '갤럭시 S24 시리즈'보다 2주 이상 빠르게 국내 200만대 판매를 지난 24일 달성했다고 26일 밝혔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갤럭시 S25 울트라와 갤럭시 S25+, 갤럭시 S25로 구성됐다. 갤럭시 S25 시리즈 100만대 판매 돌파 시점이 갤럭시 S24 시리즈 대비 1주일 빨랐던 걸 감안하면 판매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역대 갤럭시 5G 스마트폰 중 최단 기간 200만대 판매 기록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 시리즈의 판매 성과는 개인화된 갤럭시 AI, 역대 가장 강력한 성능, 향상된 카메라 기능 등 차별화된 사용 경험이 소비자들의 관심과 호응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매자 분석 결과, 최고 인기 모델은 '갤럭시 S25 울트라'다. 인기 색상은 대표 컬러인 블루 계열 선호도가 가장 높았고 화이트, 실버도 인기를 끌었다. 또, 올해 1월 처음 선보인 'New 갤럭시 AI 구독클럽'도 1030 고객의 큰 호응을 얻으며 갤럭시 S25 시리즈 흥행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자급제 모델을 구매하면서 'New 갤럭시 AI 구독클럽'을 가입하면 △1년 사용 후 기기 반납할 경우 최대 50% 잔존가 보장 △'삼성케어플러스 스마트폰 파손+' 등 실용적 혜택을 제공해 부담 없이 신제품 경험을 원하는 젊은 층 고객을 공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초슬림 스마트폰 '갤럭시 S25 엣지'를 출시하며 △갤럭시 S25 울트라 △갤럭시 S25+ △갤럭시 S25와 함께 갤럭시 S25 시리즈 제품 4종 라인업을 완성했다. 특히 갤럭시 S25 엣지는 사전 판매에서 삼성닷컴의 1030 구매 비중이 절반 이상을 기록하는 등 젊은 층의 관심을 받으며 갤럭시 S25 시리즈 실적 상승세를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호진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국내 200만대 판매 돌파는 갤럭시 S25 시리즈의 완성도와 혁신을 고객 여러분들이 높게 평가해 주신 결과"라며 “앞으로도 New 갤럭시 AI 구독 등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확대해 가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36th, 에너지가 미래다] “GPU가 녹는다”… AI가 바꾸는 에너지 시장

인공지능(AI)의 비약적 발전이 에너지 시장의 질서를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와 데이터센터의 급속한 확장은 전 세계 전력 수요를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으며, 동시에 AI는 에너지 효율화를 이끄는 핵심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전력 위기'와 '효율 혁신'이라는 상반된 흐름이 교차하며, 에너지 시장은 지금 전환의 문턱에 서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챗GPT 등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의 확산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를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다. 이들 서비스는 막대한 연산 능력을 요구하며, 이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수요 급증으로 직결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2022년 약 460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까지 약 945TWh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일본 전체 연간 전력 소비량을 넘어서는 수치다. 특히 AI에 특화된 데이터센터의 경우, 전력 수요는 같은 기간 네 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AI 연산은 기존 검색이나 일반 IT 서비스보다 수십 배의 전력을 소모한다. 실제로 챗GPT와 같은 LLM의 응답 한 번에 드는 에너지 소비는 전통적 웹 검색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은 챗GPT의 '지브리 화풍' 이미지 변환 기능은 이러한 고전력 소모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카네기멜런대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이미지 변환을 수행할 때 건당 약 2.9와트시(Wh)의 전력을 소비하는데, 이는 스마트폰을 약 30% 충전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단순 대화 생성(0.047Wh)이나 문장 요약(0.049Wh)보다 약 60배 많은 전력이 필요한 셈이다. 이 같은 고부하 작업이 사용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챗GPT의 전기 소비량도 급격히 늘고 있다. 최근 월간 이용자 수 5억명을 돌파한 챗GPT는 하루에 에어컨 5만 대를 1시간 가동할 때 소모되는 에너지와 맞먹는 전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18TWh로, 이는 미국 미시시피주 전체 주택이 1년간 사용하는 전력과 비슷한 규모다. 이와 관련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녹아내리고 있다"며 이미지 변환 기능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생성형 AI가 기술 특이점을 지나면서 전력 수요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력 수요 폭증은 전력 인프라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신규 입지 선정 시 전력 공급 능력이 핵심 조건으로 부상했으며, 2030년까지 약 30%의 데이터센터가 온사이트(On-site) 발전 설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는 노후화된 전력망에 가중되는 부담을 덜고, 공급 지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AI 확산이 야기할 환경 영향도 우려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현행 에너지 정책이 유지될 경우, 2025~2030년 사이 AI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1.7기가톤(Gt) 늘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이탈리아의 5년치 에너지 관련 탄소배출량에 맞먹는 수준이다. 또한 데이터센터 냉각을 위한 물 사용도 급격히 증가 중이다. 지난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버지니아주 내 데이터센터들이 2023년 한 해 동안 최소 18억5000만갤런(약 70억ℓ)의 물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전력뿐 아니라 수자원 부담까지 함께 커지고 있는 셈이다. 반면 AI는 에너지 효율화를 촉진하는 핵심 기술로도 부상하고 있다. AI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은 대규모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전력 수요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발전·저장·송배전 등 에너지 전 과정의 효율을 최적화할 수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날씨나 계절에 따라 변동성이 크고 설비가 전국에 분산돼 있어 AI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이를 전력망 운영에 반영해 안정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LG CNS가 지난해 선보인 전력 AI 솔루션 '에너딕트'는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에너지의 흐름을 예측한다'는 의미를 담은 이 솔루션은 통합발전소(VPP) 사업자를 위한 AI 기반 플랫폼이다. 에너딕트는 머신러닝·딥러닝 기반의 예측 모델을 통해 날씨, 계절 등 다양한 변수에 따른 발전량을 분석하고, 전력거래소의 급전지시(수요와 공급을 실시간 조절하는 지시)에 최적화된 대응을 가능케 한다. 또한 AI는 과거 유지보수 기록, 사용 패턴, 날씨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설비의 고장을 사전에 예측함으로써 가동 중단 시간과 수리비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설비의 안정성을 높인다. 더불어, 에너지저장장치(ESS) 운영에도 AI를 접목해 재생에너지의 출력 변동성을 보완하고, 계통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AI가 불러온 에너지 시장의 변화는 분명 '양날의 검'이다. 전력 수요 폭증, 탄소 배출 증가, 인프라 과부하 등 현실적 위기가 존재하지만, 동시에 AI는 에너지 효율화와 재생에너지 확산, 전력망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혁신의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 신정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AI의 에너지 분야 도전과 기회' 보고서를 통해 “AI 발전은 자체 전력수요 증가에 따른 에너지 소비 증가라는 도전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산업 전반에 AI를 도입·활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성이 제고돼 소비 증가를 완화할 수 있는 기회로도 작용한다는 점에서 '에너지 역설'의 측면이 공존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AI는 데이터센터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와 이미 포화 상태에 있는 글로벌 전력망의 부담이라는 두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원자력이나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저탄소 에너지원 개발을 정책 대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I 발전을 위한 정책 개발 시 에너지 수급 안정성과 탄소중립이라는 상충 목표 간의 균형이 필요하며, 기술 혁신을 유도할 유인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 스마트폰, 신흥시장서 반등…스마트워치, AI·헬스케어로 ‘재도약’ 노린다

경쟁사의 거센 추격에 직면했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올해 들어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같은 모바일 경험(MX) 사업부 내 핵심 축인 스마트워치 부문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의 차세대 웨어러블 전략과 생태계 강화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2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19%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 다만 애플과 샤오미의 추격으로 점유율 격차는 2022년 대비 좁혀졌다. 2022년 애플과 샤오미와 각각 3%p, 9%p 차이를 보였지만, 2023년에는 1%p, 5%p 차이로 감소했다. 지난해는 1위를 '수성'하는 데 그쳤다면, 올해는 신흥시장에서 '주도권을 회복'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삼성은 1분기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출하량 기준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이들 지역은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회복세를 견인하는 핵심 시장으로, 보급형 라인업뿐 아니라 프리미엄 모델에 대한 수요도 동반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와 달리 스마트워치 부문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까지 애플과 함께 글로벌 시장을 양분했지만, 지난해 점유율은 9%로 하락하며 애플(22%)과 화웨이(13%)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4위 샤오미(8%)와의 격차도 1%p에 불과해 3위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스마트워치 제조사 가운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곳은 대부분 중국계 브랜드다. 점유율 정체가 이어지는 삼성으로선 차별화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은 2021년 220억2000만달러(약 30조원)에서 2028년 582억1000만달러(약 8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입장에선 결코 놓칠 수 없는 성장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기능과 헬스케어 역량을 강화한 차세대 전략을 통해 반등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갤럭시 워치 시리즈에 최초로 탑재해, 갤럭시 생태계 전반에 AI 경험을 확산한다는 전략이다. 갤럭시 워치 사용자들은 제미나이 기반 음성 인터랙션을 통해 일상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예컨대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뛰던 중 사물함 번호가 기억나지 않는 상황에서는 “오늘 43번 사물함 사용 중인 거 기억해 줘"라고 말하면 제미나이가 이를 기억해 운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쇼핑 중 양손이 가득한 상황에서도 “방금 온 이메일 요약해 줘"라고 요청하면 워치가 앱과 연동해 간단한 요약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헬스케어 기능도 한층 고도화된다. 삼성은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와 협력해 '수면 무호흡 감지' 기능을 중심으로 수면 관리 솔루션 고도화에 착수했다. 이번 연구에는 롭슨 카파소 교수와 클리트 쿠시다 교수가 참여해 AI 기반 수면 데이터 분석을 통해 보다 정밀한 건강관리 기능 개발에 나선다. 업계는 헬스케어 기능 강화가 삼성 스마트워치의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 시장 자체가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인 만큼, 중장기적 투자 가치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23년 2408억5000만달러(약 332조원)에서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 2033년 1조6351억1000만달러(약 225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7월 미국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차세대 스마트워치 '갤럭시 워치8'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헬스 연동 기능과 AI 기반 사용자 인터페이스 혁신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니엘 아라우호 삼성전자 MX 사업부 상무는 최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디자인 혁신과 강화된 헬스 연계 기능을 갖춘 새로운 갤럭시 워치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E칼럼] 인공지능으로 설계하는 새로운 대한민국

작년 말 충격적인 비상계엄 선포 후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사회는 짙은 불확실성의 안개 속을 헤쳐 가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2기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고, 세계의 기존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혼란한 시기에 출마한 대통령 선거 후보들의 인공지능(AI) 관련 공약은 향후 대한민국호의 진로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기존 대선에서 주로 부동산 정책에 관심이 집중되었던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후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의 인공지능 관련 정책을 내세우기 바쁘다.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현재의 인터넷 이상으로 인간 문명의 근본적 기반이 되어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기에 이러한 열성이 당연하다 여겨지기도 하나, 공약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실행의 현실성에 있어서는 차분한 복기가 필요해 보인다. 인공지능 관련 산업의 현 주소를 보면 아직도 수익이 주로 발생하는 분야는 인공지능 모델 개발과 개발된 모델로 서비스를 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와 설비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하드웨어 분야이다. 물론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는 미국의 엔비디아지만 기존부터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도 반도체 부품을 공급하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하드웨어 분야에 대한 지원 역시 국가 경쟁력 유지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영세한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지원과 구분되지 않으면 오히려 인공지능 산업의 보다 본질적인 요소인 소프트웨어 몫까지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더구나 현재 공약으로 제시된 GPU나 AI데이터센터 확보와 같이 단순한 자금 지원만으로 가능한 방법으로는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엔비디아가 오늘날 인공지능 업계 정상의 위치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GPU만 제조한 것이 아니라 '쿠다(CUDA)'라는 GPU를 활용할 수 있는 개발 툴로 AI 개발 생태계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기반 전환(AX, AI Transfomation) 역시 AI 모델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핵심이지, 인공지능 칩이나 데이터센터 확보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소버린 AI 구축이냐 해외 인공지능 모델 기반 서비스 활성화냐 논쟁도 결국 국내 인공지능 기반 산업 생태계가 존재해야 의미가 있다. 또한,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의 본격적인 지원을 위해서는 인공지능 개발과 활용의 가장 핵심이 되는 데이터에 대한 규제 명확화 및 자율 규제 확대가 필요하다. 공공 영역에 쌓여 있다고 홍보가 많이 되는 의료데이터는 품질 문제나 개인정보 보호 등 가공의 어려움으로 활용에 많은 난관이 있다. 의료데이터를 활용해 개인형 맞춤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국민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필수적인데 개인정보보호법, 의료법, 생명윤리법 등 각 부처별로 관할 법령에서 따로 규제를 하고 있어 하나의 장애물을 넘어도 다른 장애물이 여전히 버티고 있다. 자동차를 포함하는 모빌리티 산업은 자율주행을 핵심으로 새로운 공간을 창출함으로써 향후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국이자 아시아 최초로 자율주행자동차법을 선도적으로 제정한 우리는 수년간 시범운행지구에서 제한된 방식의 운행만 허용한 결과 자율주행자동차 업계의 기술력이 중국, 미국 등 세계 수준과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자국에서 이미 충분한 운행 데이터를 확보한 중국의 자율주행 업체가 최근 국내에서 로보택시 운행을 위한 임시운행 허가를 신청한 반면 국내 업체들은 자율주행 사업에서 철수하고 있다. 결국 정부의 데이터에 대한 규제 방식과 정책 방향 차이가 이러한 결과를 야기한 것이다. 데이터 보호기관이자 동시에 데이터 활용 규제의 중심축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최근 전 분야 마이데이터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데이터 활용을 장려하는 정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인공지능 산업은 데이터를 원료로 발전하기에 양질의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데이터 활용을 위해서는 활용 범위와 방법에 대한 규제가 명확해야 한다. 또한 이제 초창기에 들어선 인공지능 산업에 규제 만능주의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업계의 자율규제에 맡길 부분을 구분해야 한다. 그래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에 대해서도 원인제공자에게 명확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후보들이 대선을 위한 공약이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인공지능으로 대한민국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진지한 고민의 시간을 가지길 빈다. 양희철

트럼프 견제에 중국 떠나는 한국 찾는 글로벌 선사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견제 정책이 글로벌 조선업계 판도를 바꾸고 있다. 중국 대신 한국 조선소로 발주처를 변경하는 글로벌 선사들이 늘면서 한국이 잃었던 수주 기회를 되찾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5일 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세계 5위 컨테이너 선사인 독일 하팍로이드는 중국 조선업체에 발주하려던 옵션 물량을 한국업체로 돌리는 방안을 추진했다. 미국의 중국 견제가 심화한 영향이다. 하팍로이드는 애초 뉴타임즈조선에 1만25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12척, 양쯔장조선에 1만6000TEU급 LNG 추진선 6∼8척 발주를 검토했다. 두 중국 조선업체는 현재 하팍로이드가 이전 발주한 선박들을 건조 중이다. 하지만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중국 해운사와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하팍로이드는 발주 대상을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등 한국 조선업체로 선회했다. 선사가 인도받은 선박에 문제가 없는데도 옵션 물량 발주처를 바꾸는 것은 조선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다만 한국 조선업체들이 중국업체보다 선박 한 척당 최대 3500만달러(480억원)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하팍로이드는 다시 중국 측 발주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현재 2년이 넘는 수주잔고를 보유해 중국과 같은 저가 수주에 나서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가격 차이에도 한국 발주를 검토했다는 것은 선사들이 미국의 중국 견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6위 컨테이너 선사인 일본 ONE도 최근 25억달러(3조4000억원) 규모의 대형 컨테이너선 12척 건조계약을 HD현대중공업과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ONE은 HD현대중공업과 1만6000TEU급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8척 계약을 마무리했고, 4척의 옵션 계약도 논의하고 있다. 선박 한 척당 가격은 2억2000만달러(301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트레이드윈즈는 “미국이 중국산 선박에 향후 부과할 입항 수수료 등으로 선사들이 중국 조선업체를 떠나고 한국 조선업체를 찾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조선 시장 발주가 주춤한 상황에서 컨테이너선 발주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한국에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은 LNG 운반선 등 대비 중국업체들의 수주 점유율이 높았던 분야"라며 “미국의 중국 견제로 한국업체들이 수주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LG전자, 美서 가전 신뢰도 1위

국내 가전업계가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 신뢰도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LG전자가 종합 가전 분야에서 최고 평가를 받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미국 최대 일간지 USA투데이의 리뷰 전문 매체 '리뷰드닷컴'이 선정한 '2025년 가장 신뢰받는 가전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리뷰드닷컴은 “지난 수년간의 제품 리뷰, 독자 피드백, 사용자 리뷰, 가전업계 관계자 의견 등을 종합 고려한 결과 LG의 이름이 꾸준히 상위권에 오르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리뷰드닷컴은 “한두 분야에서만 강점을 보이는 틈새 브랜드와 달리 LG전자는 냉장고와 식기세척기, 오븐,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모든 가전 분야에서 고르게 높은 신뢰성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가전 제품에 대한 고객 신뢰를 얻으려면 제품이 잘 작동하는 것 이상으로 강력한 보증 정책과 교체 부품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서비스 네트워크도 중요하다"며 “LG전자는 이 모든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부 가전별로는 삼성전자가 타워형 세탁건조기와 인덕션 레인지 부문에서, 보쉬가 식기세척기, 제너럴일렉트릭(GE)이 통돌이세탁기와 일체형 세탁건조기, 하이센스가 냉장고, 일렉트로룩스가 건조기와 드럼세탁기 부문에서 각각 우수 제품으로 선정됐다. LG전자는 미국 최대 비영리 소비자매체인 컨슈머리포트가 실시하는 가전 브랜드 신뢰성 평가에서도 6년 연속 종합 가전(8종) 브랜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실제 제품 소유자의 만족도 점수와 고장률 등 객관적 지표에 기반한 평가다. LG전자의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SKS'도 해당 조사에서 6위에 올랐다. 이 같은 신뢰도는 LG전자의 기업간거래(B2B) 가전 사업 확대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유력 세탁 솔루션 기업 워시에 상업용 세탁기를 공급한 데 이어 최근 북미 1위 세탁 솔루션 전문 기업 CSC 서비스웍스와 상업용 세탁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빌더(미국 내 주택·상업용 건물 등을 건설하는 사업자) 중심의 B2B 가전 사업은 2026년 '톱3' 브랜드 진입을 목표로 전문 영업조직인 'LG 프로 빌더' 조직을 육성하는 등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역대급 폭염 앞두고 에어컨 특수 온다

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상되면서 AI 기능을 앞세운 주요 가전업체들의 에어컨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5일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가정용 에어컨 일평균 판매량이 1만대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6월 중순보다 약 한 달 앞당겨진 기록이다. LG전자도 휘센 스탠드 에어컨의 1~4월 누적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집계 대상은 일반 에어컨 스탠드형·벽걸이형, 무풍에어컨 스탠드형·벽걸이형·창문형, 시스템에어컨 등 가정용 제품이다. 5일간 1분에 7대 이상씩 팔려나간 셈이다. 지난주 삼성전자 가정용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가정용 일반 에어컨의 국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바 있다. 특히 두 업체 모두 AI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 판매를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기능 탑재 가정용 일반 에어컨 모델이 전체 판매량의 80%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갤러리, 비스포크 AI 무풍 클래식, AI 무풍콤보 벽걸이, AI Q9000 등 4개 라인업의 2025년형 AI 에어컨을 출시했다. 신제품에는 AI가 자동으로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AI 쾌적' 기능과 최대 30%까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AI 절약모드'가 탑재됐다. LG전자는 올해 초 출시한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I'와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뷰I 프로'에 'AI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했다. “땀나네", “오늘도 열대야네" 같은 일상적인 표현만으로 AI가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온도와 풍량을 조절한다. 'AI 바람' 기능도 주목받고 있다. 사용자의 이용 패턴과 공간 구조를 학습해 맞춤형 냉방을 제공하며, “내가 좋아하는 온도 알지?"라는 말에도 반응해 온도를 맞춰준다. 에어컨 구독 서비스 이용 고객도 늘고 있다. LG전자의 올해 에어컨 구독 고객 수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구독을 이용하면 제품 상태 점검, 필터 교체, UV 살균 등 전문 케어 서비스와 무상 수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해 두 업체 모두 생산 체제를 조기 가동했다.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10일 이상 앞당겨 에어컨 생산라인 풀가동을 시작했고, 4천700여 명의 에어컨 설치 전담팀을 조기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도 경남 창원 에어컨 생산라인을 지난 3월부터 풀가동 중이며 설치 인력을 추가 투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에어컨·세탁기·냉장고를 중심으로 한 'AI 가전 트로이카'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이 중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광고에는 과거 에어컨 모델이었던 김연아가 다시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는 주거 환경과 사용 목적에 맞춰 벽걸이·창호형·이동식 에어컨 등 다양한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판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현대차 아이오닉, 4년 만에 글로벌 판매 50만대 돌파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이 출시 4년 만에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25일 현대차에 따르면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아이오닉9 등 아이오닉 시리즈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지난달까지 총 51만4588대를 기록했다. 2021년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가 출시된 지 4년 만에 누적 판매 50만대를 넘어선 것이다. 아이오닉 시리즈는 출시 초기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2021년 6만5906대로 시작해 2022년 11만4548대, 2023년 16만9812대로 매년 판매량이 늘며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를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둔화(캐즘) 영향으로 12만1375대 판매에 그쳤지만, 올해 들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아이오닉 시리즈 판매량은 1만636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 증가했다. 아이오닉 시리즈의 해외 판매 비중은 77.8%(40만545대)로, 내수 판매 22.2%(11만4043대)를 크게 웃돌았다. 아이오닉 시리즈 10대 중 8대가 해외에서 팔리는 셈이다. 차종별로는 가장 먼저 출시된 아이오닉5가 고성능 모델 아이오닉5N(8729대)을 포함해 총 40만7607대가 팔려 전체 판매량의 80%를 차지했다. 아이오닉6과 아이오닉9는 각각 10만4458대, 2523대가 판매됐다. 아이오닉 시리즈의 인기 요인으로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높은 경쟁력이 꼽힌다. E-GMP를 탑재한 아이오닉 시리즈는 동급 차량 대비 넓은 실내 공간과 함께 18분 만에 배터리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시스템, 차량 외부로 전원을 공급하는 V2L 기능 등을 제공한다. 이 같은 상품성을 바탕으로 아이오닉5는 '2022 세계 올해의 자동차', '2023 캐나다 올해의 유틸리티 차', '2023 싱가포르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아이오닉6도 '2023 세계 올해의 자동차'에 올랐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시리즈가 승용 전기차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상품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 4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아이오닉6의 부분 변경 모델 '더 뉴 아이오닉6'와 고성능 세단 전기차 '아이오닉6 N라인'의 디자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또한 지난 2월 국내 시장에 출시한 아이오닉9의 판매를 향후 미국, 유럽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품성 강화 및 판매 시장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아이오닉 인기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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