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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락, 기술 넘어 신뢰로…한국서 프리미엄 입지 굳힌다

“로보락은 단순한 청소기 브랜드를 넘어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홈클리닝(Home Cleaning) 생태계를 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청소가전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동시에 올인원 세탁건조기 등 생활가전 영역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 1위 브랜드로 군림하고 있는 로보락의 한국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장유정 매니저는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로보락이 '기술 혁신'을 넘어 '생활 속 신뢰'를 심어주는 가치 중심 브랜드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로보락은 한국시장 진출 이후 단기간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며 주목받은 가운데, 현지화된 마케팅 전략과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브랜드 저변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로보락 한국 마케팅을 총괄하는 장유정 매니저를 통해 지난 1년간의 성과와 향후 전략을 들어봤다. ▲먼저 본인 소개와 함께, 로보락에서 맡고 계신 역할을 소개해 달라. -로보락에서 기업홍보(PR)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다. 로보락의 브랜드 철학과 제품 경쟁력이 한국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PR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부터 브랜드 캠페인, 이벤트 운영까지 폭넓게 기획·실행하며, 한국 시장 특성에 맞춘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통해 로보락이 프리미엄 기술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한국 마케팅 매니저로 부임한 지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간의 성과와 소회를 들려준다면. -지난 1년은 로보락이 한국 시장에서 신뢰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는 일에 집중한 한 해였다. 한국 소비자들은 기술력뿐 아니라 브랜드의 태도와 진정성, 그리고 지속적인 관계를 중요하게 본다는 점을 체감했다. 이에 맞춰 커뮤니케이션 방향을 세심하게 조율했고, 그 결과 로보락이 단순한 청소기를 넘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선택받는 브랜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마케팅팀은 PR과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을 긴밀히 협업하며 국내 파트너사들과 함께 한국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주변에서 “로보락 팝업스토어를 봤다", “광고 보고 샀는데 만족스럽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 최근에는 한국 소비자들의 신뢰에 보답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CSR) 활동도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로보락은 선도적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강점은 무엇인가. -로보락의 가장 큰 강점은 혁신적인 기술력, 안정적인 소프트웨어,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사후관리(AS) 서비스다.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이 엔지니어로 구성돼 있으며, 매년 매출의 7%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로봇청소기는 하드웨어 못지않게 소프트웨어 안정성이 중요하다. 로보락 애플리케이션은 편의성과 스마트 기능은 물론, 높은 안정성으로 균일한 성능을 보장한다. 또한 국내 공식 유통 파트너사와 협력해 전국 11개 로보락 공식 AS센터와 롯데하이마트 수리센터 12개소 등 총 23개소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모든 센터는 정품 자재를 사용하며, 정기 교육을 받은 기술 인력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으로는 주요 매장 내 AS 수리센터를 확대해 서비스 접근성과 편의성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최근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5'에서 로보락 부스가 큰 주목을 받았다.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나. -IFA 2025에서 우리는 'Rocking Life, Inside and Out(실내외를 아우르는 혁신적인 라이프)'를 주제로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프리미엄 로봇 잔디깎이 3종, 카펫 높이 자동 조절 기능의 로봇청소기 '큐레보 커브 2 프로', 고온 스팀 청소기술을 적용한 스틱형 물걸레 청소기 'F25 울트라', 그리고 올인원 세탁건조기 '제오X'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전시회에서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 기준, 2025년 상반기 출하량 점유율 21.8%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는 성과를 발표하며 기술 리더십을 입증했다. ▲프리미엄과 기술에 민감한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핵심 포인트는 무엇인가. -한국은 프리미엄 시장이면서 동시에 기술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은 시장이다. 우리는 매년 혁신 기술을 적용한 플래그십 모델을 출시하며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초 'S9 맥스V 울트라', 'S9 맥스V 슬림'에 이어, 6월에는 세계 최초로 5축 로봇팔을 탑재한 '사로스 Z70'을 공개했다. 이는 청소를 넘어 정리까지 가능한 '가사 자동화'의 시작을 의미한다. 이 밖에도 합리적 가격대의 Q시리즈와 스틱형 무선청소기 F25 울트라·플렉시 시리즈 등을 통해 다양한 주거 환경과 소비자 니즈에 맞춘 폭넓은 청소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LG 등 강력한 토종 브랜드가 자리 잡은 한국 시장에서의 차별화 전략은. -로보락은 기술력과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정교한 공간 인식 기술, 강력한 흡입력,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한국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술적 완성도와 사용 편의성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다. 또한 글로벌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현지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콜센터와 기술지원팀을 직접 운영하며, 카카오톡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신속한 상담 서비스와 무료 Door-to-Door 택배 수거 서비스를 제공한다. 앱의 한국어 지원, 사용성 개선 등 로컬 맞춤형 기능 최적화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가장 자신 있는 핵심 기술과 향후 제품 전략은 무엇인가. -로보락은 로봇청소기 시장을 선도하는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로스 Z70'의 로봇팔 기능, S9 맥스V 울트라에 적용된 '리트랙트센스(RetractSense) 내비게이션 시스템', AI 기반 자율 시스템 '스타사이트™ 2.0', 그리고 업계 최초로 로봇청소기 몸체를 유연하게 조절하는 '어댑트리프트 섀시' 기술이 있다. 이러한 기술은 좁은 공간에서도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사용자의 주거 환경에 맞춰 청소 전략을 스스로 조정할 수 있게 한다. ▲AI·스마트홈 연계가 가전업계 화두다. 로보락이 지향하는 '스마트홈 생태계'의 비전은. -로보락은 단순한 청소기 브랜드를 넘어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홈 클리닝 생태계를 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와 IoT 기술을 통해 공간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실행하는 로봇 기술로, 집 안의 청소·세척·건조·먼지 관리 등 스마트홈 클리닝 전 과정을 자동화하고 있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주요 제품(S9 맥스V 시리즈, 사로스 Z70 등)에 대해 글로벌 인증기관 UL 솔루션즈로부터 IoT 보안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인증, TUV 라인란드의 개인정보 보호 IoT 인증을 획득했다. 앞으로도 정기 점검과 보안 강화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지키는 기술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위한 마케팅 전략은. -최근 고객 경험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맞춰 체험형 오프라인 마케팅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이 브랜드 철학과 기술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추석에는 타임스퀘어에서 '로키토끼의 추석 대청소' 팝업스토어를 운영했고, 7월에는 프로야구팀 두산베어스와 협업한 '로보락 브랜드데이', 6월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5축 로봇팔 탑재 '사로스 Z70'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이러한 체험형 캠페인을 통해 젊은 세대와의 연결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의 한국 시장 목표와 글로벌 비전은. -로보락은 한국 시장에서 청소 가전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동시에, 올인원 세탁건조기 등 생활가전 영역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목표는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앞으로 로보락 제품은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청소 전략을 판단·실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사용자는 청소에 직접 관여하지 않아도 더욱 편리한 스마트홈 라이프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로보락은 앞으로도 기술 혁신을 넘어, 사용자의 시간을 아껴주는 진정한 스마트 라이프 파트너로 성장해 나가겠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모바일 너머 우주로”…LG이노텍 문혁수, ‘피벗·가치’ 경영으로 신 성장 동력 찾는다

LG이노텍이 주력인 모바일 부품 사업을 넘어 모빌리티·로보틱스 및 우주·항공 분야로의 '피벗(전환)'을 가속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 이는 가격이 아닌 차별화된 '가치'로 승부하는 '명품 B2B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문혁수 대표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전략이다. LG이노텍은 문혁수 대표가 지난 17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 특강에서 회사의 미래 방향성을 명확히 했다고 19일 밝혔다. 그는 “기업의 생존은 시대의 요구에 맞춰 얼마나 빠르게 피벗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며 LG이노텍의 사업 영역 확장은 필연적인 선택임을 시사했다. 특히 문 대표는 '선제안'을 통한 차별적 고객가치 창출을 강조했다. 그는 “시장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먼저 해결하는 기술이 시장의 판을 흔드는 혁신 기술"이라며 “고객의 니즈를 한발 앞서 파악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략은 문 대표가 과거 광학 솔루션 사업을 글로벌 1위로 이끌었던 성공 방정식과도 맞닿아 있다. 당시에도 그는 시장과 고객의 니즈를 먼저 읽고 선제적으로 기술 개발을 주도하며 사업을 키워냈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LG이노텍이 '피벗'과 '가치'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B2B 시장에서 새로운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연봉 2억 줄테니 넘어와라”…마이크론,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 핵심 인력 줄줄이 채간다

글로벌 메모리 3위 마이크론이 AI 반도체 전쟁의 승부처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주도권 확보를 위해 한국 핵심 인재 영입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연봉 2억 원' 수준의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러브콜'을 보내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 인재 유출 경고등이 켜졌다.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 마이크론은 최근 링크드인 등 플랫폼을 통해 국내 반도체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대만 타이중 D램 생산기지에서 근무할 경력직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 HBM 개발 및 패키징 관련 직무가 대부분이며, 일부에게는 임원급 포지션까지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마이크론은 지난해 말 대만 타이중에서 일할 국내 반도체 엔지니어의 경력 면접을 경기도 판교 일대 호텔에서 실시했다. 오퍼 조건으로는 연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원천징수 기준 10∼20% 임금 인상, 거주비 및 비자 프로세스 지원 등을 내걸었다. 또 비슷한 시기에 국내 주요 대학에서 '당일 채용(사전 지원자 대상)'이라는 파격 조건까지 걸고 채용 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아울러 올해 초 일본 히로시마 공장에서 일할 한국 엔지니어를 모집했으며, 미국과 싱가포르 공장에서 근무할 직원도 채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론은 반도체 엔지니어 외에도 한국 지사를 둔 ASML 등 외국계 반도체 장비·디스플레이 업계 직원들에게도 이직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이크론이 제시한 임원급 연봉은 보너스를 포함해 최대 2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해 경력 면접에서 탈락했던 엔지니어에게 다시 입사를 제안하는 등 인재 확보에 대한 절박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마이크론의 공격적인 인재 영입은 HBM 시장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반영한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시장에 삼성전자가 추격하고 마이크론이 빠르게 부상하며 '3강 구도'가 굳어지는 가운데, 기술력의 원천인 핵심 인재 확보가 곧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에 이어 엔비디아에 5세대 HBM인 HBM3E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입증했지만, 절대적인 생산 능력(캐파)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 이에 대만, 미국, 일본 등 글로벌 거점 공장을 증설하며 인력 충원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아픈 손가락’ LCD 버리고 ‘아이폰’ 잡은 LGD, 생존 위한 체질 개선 통했다

LG디스플레이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4년 만의 연간 흑자 전환이라는 값진 결과로 돌아왔다. TV 시장 침체와 중국의 저가 공세로 애물단지가 된 LCD 사업을 과감히 축소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심장인 저온 다결정 산화물 유기 발광 다이오드(LTPO OLED)에 집중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는 평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4500억원대로 2021년 이후 지속된 적자 고리를 끊어낼 것이 확실시된다. 이러한 극적인 반전의 중심에는 '애플'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 프리미엄 모델에 탑재되는 LTPO OLED 패널 공급을 늘리며 수익성을 대폭 강화했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LTPO OLED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는 매출 기준 26.3%의 점유율로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프리미엄 패널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음을 의미한다. 성공적인 사업 재편 뒤에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도 있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생산직과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을 단행하며 조직을 슬림화했다. 2022년 3만 명에 육박하던 국내 임직원 수는 올해 2분기 2만5000여명으로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구조적 변화가 일시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연구원은 “지난 3년 간의 사업 조정과 비용 절감 노력이 이익 개선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2026년까지 애플 공급망 내 점유율 증가와 LTPO 패널 공급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전자가 그리는 AI의 미래…“공기처럼 스며드는 ‘앰비언트 AI’ 온다”

삼성전자가 미래 AI의 방향성으로 '앰비언트 AI(Ambient AI)'를 제시했다. 사용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공기처럼 일상 환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삼성 AI 기술의 최종 목표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글로벌 기술 리더들을 초청해 '2025 테크 포럼'을 열고 이 같은 AI 비전을 공유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포럼의 핵심 주제인 '앰비언트 AI'는 사용자가 기기를 직접 조작하거나 명령하지 않아도, AI가 상황을 인지하고 예측해 스스로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TV·가전·모바일 기기 등 삼성의 방대한 제품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사용자에게 끊김 없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은 이 자리에서 “AI로 일하고 성장하는 'AI 드리븐 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하며 '앰비언트 AI' 구현을 위한 전사적인 역량 집중을 예고했다. 또한 김대현 AI센터장은 '자율적 목표 수행을 위한 인공지능'에 대한 기조 발표를 통해 기술적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포럼을 통해 제시한 비전을 바탕으로 글로벌 개발자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차세대 AI 기술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SK하이닉스, 최태원 ‘뚝심’ 덕 14년 만에 ‘10조 클럽 신화’ 썼다

22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내던 반도체 기업이 1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1조원을 바라보는 'AI 시대의 총아'로 거듭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뚝심 경영'과 과감한 투자가 SK하이닉스를 창사 이래 최대 실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금융 정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1조3294억원으로 사상 첫 분기 '10조 클럽' 가입이 유력시된다. SK하이닉스의 극적인 반전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회장은 당시 반도체 불황으로 모두가 투자를 꺼리던 시기에 하이닉스 인수를 결정하고 채권단 체제에서는 불가능했던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현재 SK하이닉스의 '효자' 상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당시 상품성이 없다는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의 장기적인 안목과 투자 독려가 있었기에 세계 최초 개발과 시장 선점이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역시 지난 8월 포럼에서 “SK가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과감히 미래 투자를 지속했기에 오늘의 HBM 신화가 가능했다"며 최 회장의 결단에 감사를 표한 바 있다. 증권가는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급증과 범용 D램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SK하이닉스의 실적 고공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니콜라스 고두와 UBS 연구원은 “오픈 AI가 2027년까지 HBM 산업에 큰 상승 여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의 지속적인 수혜를 예상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일렉트릭, ‘HVDC 최강자’ 히타치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깐다

HD현대일렉트릭이 초고압직류송전(HVDC) 분야의 글로벌 최강자인 스웨덴 히타치 에너지와 손잡고 대규모 국책 사업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의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날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스웨덴 지속 가능 파트너십 서밋'에서 히타치 에너지와 'HVDC 기술에 대한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사장과 니클라스 페르손 히타치에너지 전력솔루션사업부 CEO 등 양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정부가 추진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핵심 기술을 단계적으로 국산화하고 국내 HVDC 시스템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양사는 향후 정부의 국산화 정책 방향에 맞춰 변환설비, 변압기, 제어시스템 등 HVDC 송전망 시스템 전반에 걸쳐 최적의 기술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특히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에 적용될 '전압형(VSC) HVDC'는 실시간 양방향 전력 흐름 제어가 가능해 재생에너지 연계에 최적화된 기술이다. 히타치 에너지는 이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선도 기업으로, 국내 최초의 전압형 HVDC 사업인 '완도-동제주' 구간을 성공적으로 준공한 바 있다. 당시 HD현대일렉트릭은 이 사업에 초고압 변압기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번 기술 협력을 발판으로 울산 사업장에 건설 중인 신공장을 HVDC 변압기 전용 생산 시설로 활용하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2030년까지 2GW급 새만금-서화성 구간 실증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려면 시스템 준공 경험을 보유한 신뢰성 높은 파트너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히타치 에너지와의 협력을 토대로 이번 실증사업은 물론, 글로벌 HVDC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MOU 체결식에 이어 열린 패널토론에서 김영기 사장은 국내 해상 풍력 사업 확대를 위한 HVDC 시스템의 중요성과 전력 기기 제조사의 역할을 강조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상의, 올해 정기국회 신속입법 30개 건의

경제계가 올해 정기국회의 본격적인 법안 심사를 앞두고 국회가 주목해야 할 30개 입법과제를 건의했다. 대한상의는 16일 △반도체 등 첨단산업 지원 강화 △인공지능 산업 및 인재 육성 △벤처투자 활성화 △불합리한 경제형벌 개선 등 신속입법이 필요한 과제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미국의 관세 압박 등 대외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작년 5월 22대 국회 개원 직후 여야가 모두 발의한 반도체산업 지원법과 벤처투자법 등 14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현재 총 9개의 반도체 지원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대통령 직속 반도체특별위원회 설치 △인프라 신속구축 △보조금·기금 조성 △연구개발(R&D) 세액공제 확대 △R&D 전문인력 52시간 근로시간 적용 제외 등이 주요 내용이다. 대한상의는 여야 모두 발의한 법안들에 내용상 이견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회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에 뒤처지지 않도록 신속 입법을 강조했다. 인공지능(AI) 기술개발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속도전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주요국 대비 투자 지원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한상의는 △AI 데이터센터 세제지원 확대 및 전력·용수 지원 △AI 인력 육성시책 마련 등을 담은 인공지능 지원법안의 통과를 요청했다. 현재 수도권은 RE100 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가 부족하고 서남권·제주도는 에너지가 남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업의 친환경에너지 전환과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RE100 산업단지 특별법안을 마련할 것도 당부했다. 정부는 지난달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원과 민간 자금 75조원으로 구성된 국민성장펀드 150조원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150조원이라는 국민성장펀드 주머니를 효과적으로 채우기 위해서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가 선결돼야 하고 이후 이를 통해 조성된 금액이 첨단산업 분야로 흘러들어 갈 수 있도록 규제가 같이 개선돼야 한다고 대한상의는 주장했다. 현재 지주회사 체제인 경우 공정거래법에서 은행·보험 뿐만 아니라 비은행 금융회사(자산운용사) 소유까지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비지주회사 체제인 경우 자본시장법에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사모펀드(PEF)가 계열회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첨단산업 추진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산분리 규제가 유연한 미국에서는 최근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자산운용사(아폴로)와 51:49 합작투자로 새로운 팹(fab) 건설에 나서고 있다. 대한상의는 또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고배당기업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최대 45%의 종합소득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 분리과세를 허용하는 고배당기업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조속 도입할 것도 주문했다. 배임죄 부작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배임죄는 구성요건이 추상적이고 고소·고발이 용이해 모험투자에 실패한 경영자까지 기소되는 등 기업가정신을 위축시키고 있다. 대한상의는 주요국 중 우리나라만 가중처벌된다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형법 업무상 배임, 상법 특별배임, 특경법 배임을 폐지해야 한다고 봤다. 더불어 판례로 인정되는 경영판단의 원칙을 상법, 형법 등에 명문화해 이사의 민형사상 책임을 합리적으로 개선할 것을 주장했다. 이밖에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를 반대하는 시각을 고려해 세율은 유지한 채 납부 방식을 바꿔 일시에 집중된 세부담을 낮추는 3가지 대안으로 △현재 10년간 분할납부만 허용된 대기업도 중소·중견기업처럼 최대 10년간 납부유예 허용 △상장주식 상속재산 평가시 적용기준을 단기 주가가 아닌 장기 평균시세로 적용 △상속세와 자본이득세를 결합해 상속시점에 1차로 상속세 30% 부과 후 이후 주식 처분시점에 2차로 자본이득세 20%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국회는 글로벌 시장을 헤쳐 나가야 하는 기업 현실을 고려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막는 규제를 풀어내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지원을 통해 산업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4대그룹 총수 미국행…트럼프·글로벌CEO와 사업 기회 모색

4대그룹 총수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별장으로 알려진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아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 전세계 기업인과 교류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16일(이하 현지시각)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초청을 받아 이날부터 각자 미국으로 향한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지난 15일 일본에서 열린 '한미일 경제대화(TED)' 참석 후 곧바로 미국으로 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과 구 회장은 한국에서 개별적으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는 오픈AI, 오라클과 손잡고 미국 전역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금액으로는 5000억달러(700조원) 규모 대형 사업이다. 미국 매체들은 손 회장이 마련한 이번 행사에 전세계 70여개 기업 총수 또는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4대그룹 총수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 물꼬를 틀 경우 최종 타결 국면에 직면한 한미간 관세 협상 '지원 사격'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이후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계획이 잇달아 발표된 곳이다. 손정의 회장은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당선됐을 때 마러라고를 방문해 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지난해 12월에도 이 자리에서 1000억달러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밝혔다. 올해 1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부동산 개발 업체 DAMAC의 후세인 사즈와니 회장이 마러라고에서 최소 200억달러 수준 데이터센터 투자를 발표했다. 엔비디아도 트럼프 대통령과 마러라고 만찬 이후 최대 5000억달러 규모의 인공지능(AI) 생산 인프라 구축 계획을 공표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의 투자 지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최태원·SK, ‘지배구조 최대 위기’ 넘겼다

SK그룹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던 '세기의 이혼 소송'이 앞으로도 계속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로 1조3000억원이 넘는 돈을 지급하라는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히면서다. 대법원 1부는 16일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이혼소송 상고심 선고에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위자료 액수 20억원에 대해서는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해 판결을 확정했다. 판결이 뒤집힌 원인은 '노태우 비자금'에 대한 해석이다. 대법원은 논란의 중심에 섰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불법적인 자금으로 봤다. 이 돈이 최 회장 재산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 노 전 대통령과 노 관장의 기여 내용으로 참작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불법의 원인으로 재산을 급여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민법 746조를 들어 “이혼을 원인으로 한 재산분할 청구에서도 불법원인급여의 반환청구를 배제한 조항의 입법취지는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또 최 회장이 처분해 보유하고 있지 않던 재산을 사실심 변론종결일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한 2심 판단도 잘못됐다고 봤다. 대상은 최 회장이 한국고등교육재단과 친인척 등에 증여한 SK와 SK C&C 주식, 동생에 대한 증여와 SK그룹 급여 반납 등으로 처분한 약 927억원이다. 대법원은 “원고의 각 재산 처분은 원심이 인정한 혼인관계 파탄일인 2019년 12월4일 이전에 이뤄졌다"며 “원고가 SK그룹 경영자로서 안정적인 기업 경영권 내지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해 혹은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행한 것으로, 원고 명의 SK 주식회사 주식을 비롯한 부부공동재산의 유지 또는 가치 증가를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9월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으나 파경을 맞았다. 2015년 최 회장은 언론을 통해 “노 관장과 10년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다"며 혼외 자녀의 존재를 알려 이목을 끌었다. 최 회장은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협의 이혼을 위한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2018년 2월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정식 소송에 들어갔다.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냈다. 1심 결과는 2022년 12월 나왔다. 당시 법원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지난해 5월 나온 2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회사 SK 지분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단을 뒤집어 분할액이 20배 뛴 것이다. 대법원은 작년 7월 사건을 접수했다. 1년3개월 심리 끝에 2심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보고 사건을 2심 법원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에 최 회장측은 “항소심 판결에서 있었던 여러 법리오해와 사실오인 등 잘못이 시정돼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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