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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도 ‘통합 멤버십’ 띄운다…택시·멜론·쇼핑 혜택 ‘한 번에’

카카오가 계열사 서비스와 혜택을 하나로 묶은 유료 멤버십 '카카오 멤버십'(가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르면 다음 달 베타(시험) 서비스를 선보이고, 늦어도 연내 시범서비스를 거쳐 내년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카카오톡을 매개로 계열사 주요 서비스를 연계해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키우려는 전략에서다. 지난달 인적분할을 발표한 카카오의 첫 성장 행보이기도 하다. 멤버십에 담길 수 있는 서비스는 여럿이 거론된다. 택시(카카오모빌리티), 쇼핑(카카오쇼핑·카카오스타일), 멜론·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유료 서비스가 후보이다. 이모티콘(카카오톡)과 결제(카카오페이), 금융(카카오뱅크) 서비스까지 더해질 여지도 있다. 운영 방식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월 4900원), 쿠팡 와우 멤버십(월 7890원)처럼 월 구독료를 내면 여러 유료 서비스를 기본 제공하는 형태가 유력하며, 구독료는 1만원을 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톡은 무료로 두고 원하는 유료 서비스만 골라 담는 '선택형 멤버십' 형태가 될 가능성도 있다. 구체적 혜택으로는 택시 호출 시 할인·포인트 적립, 멜론·카카오웹툰 이용권 제공, 네이버처럼 쇼핑 결제 시 카카오페이 포인트를 더 얹어주는 방식 등이 검토된다. 월 3900~6900원을 내야 하는 카카오톡 이모티콘 무제한 이용권을 기본 서비스로 포함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카카오페이 결제 포인트 적립 비율 상향이나 주식 투자 수수료 우대 등 금융·결제 혜택 확대 가능성도 나온다. ◇ 흩어진 서비스 하나로…'카카오 생태계' 확장 카카오가 멤버십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흩어진 계열사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카카오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카카오톡을 비롯해 모빌리티·콘텐츠·쇼핑·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를 보유하고도 계열사별로 따로 운영되면서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통합 혜택과 서비스 간 연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톡비즈 중심의 성장 구조를 넘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다. 카카오의 핵심 사업인 톡비즈(카카오톡 광고·스토어·선물하기 등) 매출은 올해 2분기 64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중장기 성장을 뒷받침할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멤버십을 통해 이용자를 카카오 생태계 안에 묶어두는 동시에 계열사 간 서비스 이용과 소비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의 멤버십 출시는 경쟁사 대비 늦은 편이다. 현재 카카오톡 이모티콘 무제한 구독('이모티콘 플러스', 월 3900원), 대화·사진·영상을 보존하는 '톡클라우드', 택시·바이크·주차 할인과 포인트 적립을 제공하는 '카카오 T 멤버십'(월 4900원) 등 계열사별 개별 구독 상품은 있지만, 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멤버십은 없다. 반면 네이버는 2020년 6월 월 4900원에 쇼핑 등 결제금액 일부를 포인트로 추가 적립하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냈고, 토스도 2019년 일찌감치 멤버십을 출시하며 쇼핑 영역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쿠팡 역시 2018년 새벽배송이 가능한 와우 멤버십을 출시한 뒤 OTT·배달앱 등으로 혜택을 넓혀왔다. ◇ 쿠팡이츠·오픈AI와도 연계…AI 구독 포함 가능성도 멤버십은 외부 플랫폼과의 협업으로도 확장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쿠팡이츠와 손잡고 카카오톡 대화창 안에서 음식 추천부터 주문, 결제까지 연결하는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도 올해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쿠팡이츠와 에이전트 간 연동(A2A) 파트너십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픈AI와도 협력해 카카오톡 내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챗GPT 포 카카오' 서비스를 이미 운영 중이며, 향후 챗GPT 등 AI 구독 서비스가 멤버십 혜택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는 내년 1월 1일 인적분할을 통해 카카오톡·AI 사업을 담당할 카카오AI와 금융·모빌리티·투자를 담당할 카카오X로 나뉠 예정이다. 멤버십 서비스는 카카오AI가 맡아 내년부터 이용자를 본격적으로 끌어모을 계획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냉장고가 레시피 제안”…삼성전자, IFA서 펼친 ‘AI 리빙’

글로벌 가전업체들이 AI를 앞세운 프리미엄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6' 개막에 앞서 독자적인 전시 공간을 열었다. 2일(현지시간)부터 6일까지 독일 베를린 컨벤션센터 '훔볼트 카레'에서 '당신의 AI 일상 동반자'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삼성전자는 편의성을 넘어 사람의 일상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AI 경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시장 입구는 관람객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끄는 '포털'로 디자인됐다. 아치형 포털을 통과하면 가전과 기기가 연결된 'AI 홈'을 넘어, 개인의 생활방식에 맞춰 여가와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AI 리빙'이 펼쳐진다. 삼성전자 유럽총괄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벤자민 브라운은 “AI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의미있는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며 “IFA 2026에서 엔터테인먼트, 모바일, 연결된 홈 생태계 전반에 걸쳐 AI를 실용적이고 접근성 높은 방식으로 적용한 사례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시장은 △엔터테인먼트 컴패니언 △홈 컴패니언 △셀프케어 컴패니언 등 세 가지 테마 공간으로 나뉜다. 엔터테인먼트 컴패니언 존은 20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차세대 TV 기술인 '마이크로 RGB'는 미세한 크기의 RGB(빨강·초록·파랑) LED를 활용해 색상과 명암, 선명도를 정교하게 표현해 화질을 끌어올렸다. 2026년형 TV 라인업에 적용된 '비전 AI 컴패니언'은 대화형 AI를 기반으로 시청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개인화된 콘텐츠 추천과 상황별 정보를 제공한다.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삼성 TV 플러스'는 전 세계 월간 활성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하며 미디어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게이밍 라인업도 새로 공개했다. 세계 최초 42형 커브드 OLED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G7(G75SJ)'은 대화면과 4K OLED 화질로 몰입감을 높였고, 27형 '오디세이 G6(G60H)'은 세계 최초 1100Hz 초고주사율을 지원해 빠른 움직임도 부드럽게 표현한다. 홈 컴패니언 존은 에너지 절약과 공간 효율을 동시에 겨냥한 가전들로 채워졌다.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카메라 기반 'AI 비전' 기술로 식재료를 자동 인식하고 레시피까지 제안하는 맞춤형 푸드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대화면 터치 스크린은 집안 내 연결된 가전의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통합 에너지 관리 기능도 수행한다. 주방에는 별도 후드 없이 조리 연기를 자체 흡입하는 '후드일체형 인덕션'과 주방 가구와 조화를 이루는 '빌트인 식기세척기'를 나란히 전시했다. 후드일체형 인덕션은 팬과 필터를 인덕션에 내장해 별도 후드 설치 없이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개방감 있는 주방을 구현한다. 빌트인 식기세척기는 유럽 최고 에너지 효율 기준인 A등급보다 20% 더 절감하며, 오염도를 자동 감지해 물·에너지 사용량을 최적화하는 'AI 맞춤 세척' 기능을 갖췄다. '비스포크 AI 세탁기'는 고효율 인버터 모터로 탈수 시 세탁물 균형을 맞춰 에너지 효율 A등급보다 70% 더 절감하며, '스페이스 맥스' 기술로 동일한 외관 크기에서 내부 용량을 13kg까지 늘렸다. 케어 컴패니언 존에서는 갤럭시 기기와 삼성 헬스를 통한 다양한 케어 경험이 펼쳐진다. 오는 4일 출시하는 '갤럭시 S26 FE'는 최신 원 UI 9을 탑재해 인물 맞춤 편집 기능 '마이 팬캠', 수평 고정 촬영을 지원하는 '슈퍼 스테디' 등으로 카메라 경험을 강화했다.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는 무게 215g에 펼쳤을 때 두께 4.1mm로 역대 폴드 시리즈 중 가장 얇고 가벼운 대화면 모델로 문서 작성 등 생산성 작업에 적합하다. '갤럭시 Z 폴드8'은 무게 201g, 4800mAh 배터리에 5천만 화소 듀얼 카메라를 갖춰 휴대성과 촬영 성능을 동시에 잡았다. 삼성전자는 IFA가 열리는 메세 베를린 'IFA 팔레'에도 '삼성 크리에이터 허브'를 별도로 운영해 AI 생태계 체험 프로그램을 이어간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LG전자, 메리어트와 손잡고 ‘스마트 호텔’ 만든다

호텔TV가 단순 시청 기기를 넘어 투숙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미디어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LG전자가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차세대 스마트 호텔 구축에 나섰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메리어트 본사에서 객실 엔터테인먼트 및 기술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호텔TV 공급을 넘어 클라우드 기반 통합 플랫폼 개발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게 됐다. ◇ “UX는 메리어트, 인프라는 LG"…역할분담부터 정한 협약 이번 협약식에는 LG전자 북미지역대표 곽도영 부사장과 메리어트 드류 핀토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최고매출책임자(CRO) 등 양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역할 분담도 뚜렷하다. 메리어트는 고객 경험(UX)과 호텔 운영 노하우, 글로벌 기술 인프라를 바탕으로 플랫폼의 서비스 방향성을 제시한다. 반면 LG전자는 △클라우드 플랫폼 개발 △객실 내 디바이스 통합 관리 △운영 기술 지원을 맡는다. 메리어트가 호텔TV를 스마트 미디어 허브로 고도화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하면, LG전자가 오랜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구현을 담당하는 구조다. 새 플랫폼은 미국과 캐나다 내 40개 메리어트 호텔에 우선 적용된 뒤, 메리어트 산하 글로벌 호텔 브랜드 전반으로 순차 확대될 예정이다. ◇ 운영자는 “통합 관리", 투숙객은 “맞춤 콘텐츠" 이번 협력이 바꾸는 건 두 갈래다. 먼저 운영자 입장에서는 관리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 기존 호텔 객실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호텔별로 서버와 셋톱박스를 개별 구축·운영해야 했지만,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이 적용되면 개별 객실 TV부터 호텔 단위, 글로벌 포트폴리오 단위까지 기기 상태를 통합 모니터링하고 콘텐츠·애플리케이션을 원격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게 된다. 투숙객이 체감하는 변화도 크다. 고도화된 플랫폼이 적용된 호텔에서는 객실 내 LG 호텔TV로 실시간 방송과 OTT 콘텐츠를 즐길 수 있고, 향후에는 온도·조명 등 다양한 객실 기능까지 TV로 제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이번 파트너십을 발판으로 호텔TV 공급을 넘어 객실 엔터테인먼트·디바이스 관리·스마트 서비스를 아우르는 호텔 디지털 인프라 시장의 리더로 사업 영역을 지속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압도적 화질의 LG 올레드TV, 객실 환경에 최적화된 'LG 프로센트릭' 플랫폼, 자체 운영체제 webOS 등이 이런 확장의 기반이다. LG전자 MS사업본부 민동선 ID사업부장은 “차별화된 호텔TV 제품 경쟁력에 클라우드, webOS 플랫폼까지 결합해 미래 스마트 호텔을 위한 혁신적인 토탈 솔루션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현장] “CPU는 AMD·GPU는 엔비디아”…레노버 ‘씽크스테이션 P4’ 출격

AI 시대의 하드웨어 경쟁이 프로세서 성능을 넘어 발열 관리로 옮겨가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짓는 비용 중 서버·스토리지 등 IT 장비를 제외하면 전기설비가 54%로 가장 크고, 냉각을 포함한 기계설비가 22%를 차지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레노버가 세계 최초로 AMD 라이젠 프로 9000 시리즈를 탑재하고 자사 워크스테이션 최초로 수랭식 쿨링을 적용한 신제품 '씽크스테이션(ThinkStation) P4'를 1일 국내 출시했다. 한국레노버는 이날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보태니컬가든 홀에서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씽크스테이션 P4를 공개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이형우 한국레노버 상무는 “AI 시대의 이면에는 데이터센터의 방대한 연산·전력·냉각이 함께 맞물려 있다"고 짚었다. 실제 글로벌 컨설팅사 터너앤타운센드(Turner & Townsend)의 '데이터센터 건설비용지수 2025'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순수 구축 비용에서 전기설비 다음으로 냉각을 포함한 기계설비 비중이 약 22%에 달한다. 냉각은 더 이상 부수적 항목이 아니라 전력 설비와 함께 핵심 투자 고려사항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얘기다. 레노버의 냉각 기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5년 전 대한민국 기상청 슈퍼컴퓨터에 리퀴드 쿨링 서버 약 1만 대를 납품해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2023년에는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애스턴마틴과 협업해 고성능 엔진 열 제어 노하우를 접목한 워크스테이션 라인업 P7·P5를 선보인 바 있다. 이런 경험이 이번 P4의 냉각 구조 설계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 '냉각이 곧 경쟁력'…세계 최초 리퀴드쿨링 워크스테이션 씽크스테이션 P4의 최상위 프로세서 탑재 모델에는 레노버 워크스테이션 최초로 리퀴드쿨링이 적용됐다. 원리는 CPU에서 발생한 열을 냉각수가 흡수해 튜브를 통해 라디에이터로 전달하고, 넓은 방열판 면적을 통해 열을 공기 중으로 방출한 뒤 식은 냉각수가 다시 순환하는 방식이다. 이 상무는 현장에서 직접 제품 내부를 열어 냉각 원리를 시연하며 “CPU에서 발생한 열을 냉매가 흡수하고, 데워진 냉각수가 튜브를 통해 대형 라디에이터로 전달돼 넓은 면적을 통해 공기 중으로 열이 배출된 뒤, 식은 냉각수가 다시 저장부로 돌아가 CPU를 식히는 과정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밀폐형 일체 구조여서 사용자가 냉각수를 교체하거나 별도로 유지보수할 필요가 없다"며 “문제 발생 시에는 레노버의 서비스와 케어팩으로 대응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성능 차이도 공개됐다. 주변 온도 25도, CPU 100% 부하 기준 고부하 테스트에서 라이젠9 PRO 9955(12코어)는 공랭 시 130W에서 86도를 기록한 반면, 수랭 시에는 160W에서도 동일하게 86도를 유지했다. 같은 온도에서 23% 더 높은 전력을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라이젠5 PRO 9655(6코어)의 경우 동일한 95W에서도 수랭 적용 시 온도가 5도 낮았고, 소음 역시 공랭 대비 4dB 낮게 나타났다. 신규식 한국레노버 대표는 인사말에서 “기상청에 납품한 리퀴드쿨링 서버 1만 대를 5년째 잘 유지·관리하고 있고 고객 만족도도 높다"며 “이 기술이 워크스테이션까지 내려온 것이 이번 P4"라고 말했다. 확장성도 강화됐다. PCIe 5세대 슬롯 1개와 4세대 슬롯 3개를 제공하며, 기존 제품과 달리 슬롯 간 간격을 넓혀 대형 GPU를 장착하더라도 인접 슬롯이 방해받지 않도록 배치를 개선했다. 저장장치는 5세대 M.2 슬롯 2개와 4세대 슬롯 1개로 구성돼 각 SSD를 독립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이 상무는 “하나는 OS용, 하나는 작업 데이터용, 하나는 캐시나 프로젝트 데이터용으로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대용량 데이터 작업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2.5Gb 온보드 랜, 디스플레이포트 2.0, 15W 충전 지원 USB 3.2 Gen2 Type-C 등도 갖췄다. ◇ AI 워크로드 겨냥한 엔비디아 블랙웰 GPU 옵션 그래픽은 엔비디아 RTX 프로 6000 블랙웰 워크스테이션 GPU 또는 저전력·저소음 설계의 RTX 프로 6000 블랙웰 맥스-Q 워크스테이션 GPU 중 선택할 수 있다. 최대 96GB GDDR7 ECC 메모리를 탑재해 대용량 데이터셋을 다루는 3D 렌더링, 대규모 AI 추론, 시뮬레이션 등 고부하 워크로드에서도 안정적인 처리가 가능하며, GPU 기준 최대 4000 TOPS의 AI 연산 성능을 낸다는 설명이다. PCIe 5세대를 지원하는 P4의 확장성 개선 역시 이 같은 고성능 GPU와의 대역폭 병목 없는 연동을 염두에 둔 설계로 풀이된다. 이날 공개된 CPU 성능 비교 벤치마크도 동일하게 엔비디아 RTX 프로 4500 블랙웰 GPU를 탑재한 상태에서 진행돼, GPU 조건을 통일한 채 CPU 성능 차이만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 3D V-캐시로 경쟁작 대비 최대 36% 성능 우위 AMD코리아 송성운 상무는 라이젠 프로 9000 시리즈의 경쟁력을 소개했다. 씽크스테이션 P4에 탑재된 최상위 모델 라이젠9 프로 9965X3D는 16코어 32스레드에 최대 144MB 캐시를 제공하는 3D V-캐시 기술을 상용 데스크톱 프로세서군 최초로 적용했다. 경쟁 제품인 인텔 코어 울트라 200S 시리즈(최대 24코어 24스레드, 최대 76MB 캐시)와 비교해 스레드 수는 적지만 캐시 용량과 세 가지 전력 옵션(65W·120W·170W)에서 우위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실제 애플리케이션 벤치마크에서는 3D V-캐시가 적용되지 않은 모델 대비 마야 2024에서 13%, V레이 렌더링 14%, 언리얼 엔진 컴파일 14%, 솔리드웍스 3D 레이 트레이싱 최대 27%, 매트랩 수치 연산에서는 최대 36%까지 성능 향상을 보였다. 송 상무는 “3D V-캐시가 적용된 CPU 구조가 실제 워크스테이션 애플리케이션에서 성능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용 라이젠 프로는 소비자용 라이젠과 하드웨어 스펙은 유사하지만 AMD 프로 기술을 통한 원격 관리·보안 기능과 최대 60개월 소프트웨어 지원을 갖췄다는 점에서 구분된다"라고 했다. 씽크스테이션 P4는 건축·엔지니어링·건설(AEC) 및 제품 설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며 솔리드웍스, 오토데스크, 3ds Max, 마야 등 주요 전문 소프트웨어의 ISV 인증을 지원한다. 보안 측면에서는 씽크쉴드 기반 BIOS 수준 보안과 데이터 삭제 기능을 제공한다. EPEAT Gold·ENERGY STAR 9.0·TCO Certified 등 친환경 요건도 갖췄다. 씽크스테이션 P4는 9월 1일부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G마켓, 옥션, 11번가 등 주요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공식 유통 총판사 디지탈노뜨는 12월 31일까지 구매 고객에게 씽크비전 T27-40 모니터 2대를 증정하는 출시 기념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신규식 한국레노버 대표는 “AI 기술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됨에 따라 온디바이스 AI 기반의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씽크스테이션 P4는 강력한 컴퓨팅 성능과 뛰어난 확장성을 제공하는 전문가용 워크스테이션으로, 설계·엔지니어링·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전문 분야의 생산성과 업무 효율을 한층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역대 최대 1조원”…삼성전기, AI서버용 MLCC로 글로벌 큰손 잡았다

삼성전기가 글로벌 대형기업과 1조722억원(7억8000만달러) 규모의 인공지능(AI) 서버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1일 밝혔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이다. 단일 MLCC 장기공급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기는 이미 해당 고객사를 포함해 글로벌 기업 10여곳과 MLCC 장기공급계약(LTA)을 맺어둔 상태다. 지난 5월부터는 실리콘 캐패시터와 AI서버용 MLCC에 대한 총 3조 3200억 원(공시기준) 규모의 장기공급계약을 연달아 체결하며 안정적인 수요 기반 확보와 고부가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왔다. 회사 측은 추가 계약 협상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MLCC는 전자회로에 전류를 일정하게 흐르도록 잡아주고 부품 간 신호 간섭을 차단하는 핵심 수동부품이다. 이 가운데 AI 서버용은 문턱이 한층 높다. 고온·고전압 환경에서 24시간 쉼 없이 가동되는 만큼 대용량과 고신뢰성을 동시에 갖춰야 해, MLCC 품목 중에서도 기술 난도가 가장 높은 축에 속하고 생산 가능한 업체도 소수에 그친다. 이번 대형 계약은 삼성전기가 쌓아온 MLCC 설계 기술과 고온·고전압 환경에서의 신뢰성, 글로벌 대형 고객사의 수요를 받쳐줄 생산·품질 관리 역량을 종합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이를 발판 삼아 회사는 AI서버용 MLCC 시장에서 경쟁력을 다지고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 AI서버발 수요 폭증, 골드만삭스 “5년 새 4배" AI서버용 MLCC는 일반 서버보다 탑재량이 10배 이상 많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될수록 MLCC 수요도 그만큼 빠르게 불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골드만삭스는 AI서버용 MLCC 시장이 2025년 14억달러에서 2030년 58억달러로, 연평균 약 34%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기는 이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글로벌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기술력과 공급 안정성을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인정받은 결과"라며 “AI서버용 고신뢰성 MLCC 공급을 확대해 AI 시장에서 확고한 리더십을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AI 뒤처진 애플, 15년 만에 수장 바꿨다…‘하드웨어맨’ 터너스의 승부

애플이 15년 만에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아이폰과 맥 등 대표 제품 개발을 이끌어온 '하드웨어맨' 존 터너스가 1일(현지시간) 팀 쿡의 뒤를 이어 새 CEO에 공식 취임했다. 공급망과 운영 전문가였던 쿡의 자리를 25년 경력의 하드웨어 엔지니어가 이어받았다. CEO 교체는 애플이 인공지능(AI) 전략을 재정비하는 시점과 맞물렸다.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며 생성형 AI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핵심 기능인 차세대 시리 출시가 당초 계획보다 늦어졌다. 로이터는 시리 개편 지연과 외부 AI 기술 활용 등을 두고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애플의 AI 전략에 의문을 제기해왔다고 전했다. 외신과 시장에서는 터너스가 25년간 쌓아온 하드웨어 경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 터너스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 주요 제품 개발을 이끌었고 맥을 자체 설계 칩인 '애플 실리콘'으로 전환하는 데도 핵심 역할을 했다. 로이터는 그의 CEO 선임을 애플이 강점을 지닌 기기 경쟁력을 다시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했다. 터너스는 취임 직후부터 신제품 공개 무대에 오른다. 애플은 오는 9일 차세대 아이폰과 함께 첫 폴더블 아이폰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CEO 취임 8일 만에 열리는 첫 대형 제품 행사다. ◇ 25년 하드웨어 외길…AI 시대 애플 이끈다 애플에 따르면, 터너스는 이날부터 CEO를 맡고 이사회에도 합류한다. 2011년부터 약 15년간 애플을 이끈 팀 쿡은 CEO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지난 4월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확정한 승계 계획에 따른 것이다. 쿡은 의장으로서 각국 정책 당국과의 소통을 비롯한 일부 업무를 계속 지원한다. 터너스는 2001년 애플 제품디자인팀에 합류한 이후 25년간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에어팟 등 주요 제품 개발을 이끌어왔다.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에 올랐고 2021년부터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을 맡았다. 특히 인텔 프로세서를 사용하던 맥을 자체 설계 칩인 '애플 실리콘'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제품의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는 '완벽주의자'라는 평가도 받는다. 터너스는 2024년 펜실베이니아대 졸업식 연설에서 제품에 들어가는 나사의 홈 개수가 애플이 요구한 규격과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공급업체와 논쟁을 벌였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공급망과 운영에 강점을 보인 쿡에 이어 하드웨어 전문가가 CEO에 오른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로이터는 지난 4월 터너스 선임 당시 이를 애플이 핵심 경쟁력인 기기에 다시 힘을 싣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평가가 나왔다고 전했다. 오랜 기간 애플에서 주요 제품 개발을 이끌며 쌓은 내부 신임도 강점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의 벤 바자린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애플에서는 모두가 그를 좋아한다"며 “내가 아는 임원들은 모두 그를 매우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 2나노 M6 앞세워 온디바이스 AI 강화 외신과 시장 전문가들은 터너스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 AI를 꼽고 있다. 애플은 2024년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지만 핵심 기능인 차세대 시리 출시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잡음이 이어졌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토마스 허슨 애널리스트는 새 CEO의 과제를 “AI를 애플의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자리매김시키는 것"이라고 짚었다. IDC의 프란시스코 헤로니모 부사장도 “훌륭한 하드웨어를 만드는 능력은 이미 검증됐다"며 “하지만 개발자와 기업이 실제 채택할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자체 칩과 온디바이스 AI를 중심으로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공개한 첫 2나노 칩 'M6'는 AI 연산을 담당하는 뉴럴엔진 성능을 전작보다 최대 2배 높였다. 고성능 M5 Ultra는 대형 AI 모델을 맥에서 직접 구동하거나 미세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아이폰과 맥 등 이용자 기기에서도 AI를 구동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소프트웨어에서는 차세대 'Siri AI'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6월 공개된 새 시리는 이용자의 개인적 맥락과 화면 정보를 이해해 질문에 답하거나 작업을 수행하는 기능을 갖췄다. 현재 개발자 테스트가 진행 중이며 일반 이용자 대상 베타 서비스는 연내 제공될 예정이다. ◇ 취임 8일 만에 데뷔전…첫 폴더블 출격 터너스의 'CEO 데뷔전'은 취임 8일 만에 치러진다. 애플은 오는 9일 차세대 아이폰과 함께 첫 폴더블 아이폰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터너스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장으로 재직하며 폴더블 아이폰 개발에도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폰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 위축 속에서도 유일한 성장 분야로 꼽힌다. IDC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16.7% 감소하는 반면 폴더블폰은 12.6% 늘고, 애플이 2027년까지 폴더블 아이폰을 1700만대 이상 출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드웨어 전문가인 터너스에게는 AI를 실제 제품에 어떻게 구현하느냐도 과제다. 맷 브리츠먼 하그리브스 랜스다운 수석 애널리스트는 “터너스는 구글 제미나이 협력 등으로 개선되고 있는 애플의 AI 소프트웨어를, 차세대 하드웨어 교체 수요를 이끌 만한 매력적인 AI 기기 경험으로 바꿔내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 전면에서는 터너스가 나서지만 쿡의 역할도 이어진다. 쿡은 이사회 의장으로 남아 각국 정책 당국과의 소통 등 일부 대외 업무를 지원한다. 터너스가 물려받은 실적 자체는 견조하다. 애플은 2026 회계연도 3분기 매출 1094억달러(전년비 16% 증가)를 기록했고, 아이폰·맥·서비스 모두 6월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냈다. 하지만 탄탄한 실적이 곧 AI 경쟁력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왐시 모한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이미 규모가 크고 수익성이 높으며 고객의 삶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점진적 개선만으로는 회사를 재정의하기에 부족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전력·용수 풍부하면 어디든”…최태원, 日 반도체 공장 저울질하는 속내

“일본 전역을 들여다보고 있다. 전력과 용수가 넉넉한 곳이라면 어디든 검토 대상이다."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 참석차 일본 센다이를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1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급증하는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를 감당하고 생산 원가를 낮추기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로 일본 내 합작 공장의 타당성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구체적인 파트너사나 후보 부지를 묻는 질문에는 답을 아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패키징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국내에서도 반도체 생산시설 확장에 54조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AI발 저장장치 수요를 좇아 생산 거점을 전 세계로 넓히는 동시에, 미국의 대중(對中) 기술 견제 흐름에도 대응해야 하는 처지에서 일본이 새 후보지로 떠오른 셈이다. 일본이 거론되는 배경에는 이미 얽혀 있는 협력망이 있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 지분을 14% 넘게 쥐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고객·협력사와 낸드 시장을 함께 키울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상장 소재기업 나믹스부터 장비 대기업 도쿄일렉트론까지 협력사 스펙트럼이 넓고, 소니그룹·닌텐도 같은 대형 고객사도 일본에 있다. 앞서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히로시마에 공장을 둔 전례도 있는 데다, 일본 정부가 대만 TSMC 같은 해외 반도체 기업의 현지 증설에 적극적으로 보조금을 얹어준 전력도 후보지 매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지의 관심도 달아올랐다. 최 회장이 앞서 참석한 '제1회 한일 저출산대책 심포지엄'에는 무라이 요시히로 미야기현 지사가 동석했고, 행사장 주변은 미야기현 관계자와 지역 매체 기자들로 북적였다. 행사를 마치고 이동하는 최 회장을 일본 기자들이 뒤쫓으며 미야기현 공장 건설 가능성을 캐물었지만, 그는 이번에도 구체적 답변은 피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미야기현은 이미 물밑에서 부지 카드를 내밀었다. 오히라무라의 제2센다이 북부 핵심공업단지 내 약 30만㎡ 규모 부지를 제안했다.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용수·전력 인프라도 갖췄다는 게 현 측 설명이다. SK하이닉스의 미야기 투자설이 처음 알려진 건 지난 21일 국내 언론 보도를 통해서였고, 회사 측은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후보지로는 미야기뿐 아니라 간토·홋카이도·규슈 등도 함께 거론돼 왔다. 미야기현이 이토록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지역경제의 판을 바꾼 선례를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를 유치한 구마모토현처럼, 대규모 투자와 고용을 발판 삼아 지역 산업구조 자체를 바꿔보겠다는 구상이다. 무라이 지사는 2005년 취임 이후 '풍요로운 미야기'를 내걸고 제조업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그는 도요타자동차·도쿄일렉트론 등을 끌어들이며 미야기현의 제조품 출하액을 2005년 대비 약 1.6배(2024년 5조8000억엔)로 불렸다. 지난해 지사 선거에서도 '세계적 반도체 기업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6선 24년 임기의 마지막 승부수로 SK하이닉스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유치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경계심도 있다. 2023년 대만 PSMC와 SBI홀딩스가 미야기현에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가 이듬해 계획을 접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실제로 짓더라도 생산 품목이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AI용 HBM 같은 최첨단 제품의 해외 생산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쉽게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SK그룹 입장에서는 반도체 소재·장비에 강한 일본 기업들과 공급망을 더 촘촘히 엮을 수 있다는 유인이 크다. 실제로 SK그룹은 일본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 인수합병(M&A)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단순 생산 거점 확보를 넘어 일본 반도체 생태계 자체와의 결합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도 지난 6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반도체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어 충분히 매력적인 후보지"라고 평가한 바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원자로 자르는 로봇 나왔다…케이엔알시스템, 중수로 해체기술 개발

케이엔알시스템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중수로 원자로를 원격으로 해체하는 로봇 시스템 개발을 마쳤다. 정부 사업에 참여해 개발에 착수한 지 7개월 만이다. 오는 9월 최종 납품을 거쳐 실제 원전해체 실증에 투입될 예정이다. 케이엔알시스템은 31일 중수로(PHWR) 방사화구조물 절단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약 28억원 규모의 정부 발주 중수로 해체 실증사업을 수주해 본계약을 맺은 뒤 개발에 착수했다. 완성된 시스템은 한국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 경주 분원 중수로해체기술원에 설치된다. 이번 장비는 원자로 내부에 사람이 들어가지 않고 중수로의 핵심 구조물인 칼란드리아와 내부 부속물을 해체할 수 있도록 만든 통합 시스템이다. 수평해체·수직해체·중량물 인양·Vault 구조물 해체 등 4개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원자로 내부의 미세 구조물을 절단해 꺼내거나 대형 구조물을 해체하고 방사성 폐기물을 옮기는 작업까지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핵심 장비는 고하중 양팔로봇이다. 한쪽 팔마다 7자유도를 갖췄으며 로봇 크기는 2.4m, 작업반경은 2.5m다. 최대 400kg까지 들어 올릴 수 있다. 사람의 팔과 유사한 형태로 움직이는 슈퍼휴머노이드 설계 원리를 적용해 대형 로봇에서도 세밀한 원격 작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유압 방식도 적용했다. 유압로봇은 전동모터 방식보다 부피 대비 큰 힘을 낼 수 있고 방사선으로 인한 전자부품 오작동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1000시버트(Sv) 수준의 초고준위 방사선 환경에서는 사람이 접근할 수 없고 일반 로봇이나 전자장비도 수분 내 고장날 수 있어 원격·내환경 기술이 중요하다. 중수로는 경수로보다 구조가 복잡하고 방사능 오염도가 높아 해체 난도가 높다. 칼란드리아 해체를 목표로 로봇 시스템을 개발해 실증에 나서는 사례는 이번이 세계 최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이번 실증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원전해체 시장뿐 아니라 캐나다·아르헨티나·루마니아·중국·인도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명한 케이엔알시스템 대표는 “원전해체 로봇을 국내 기술로 약 7개월 만에 완성해낸 것은 우리의 로봇 설계 기술이 최고 난이도의 현장에서 통한다는 것을 실물로 증명한 것"이라며 “이번 실증 성과물을 발판으로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를 비롯한 국내외 원전 해체 로봇화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로봇·AI·모빌리티 키운다”…LG전자, 美 인재 확보 총력전

글로벌 빅테크발 AI 인재 쟁탈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2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R&D 인재 채용행사에 직접 나서 “LG전자는 기술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회사의 미래를 이끄는 핵심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회사"라고 밝혔다. 이날 '북미 테크 콘퍼런스'를 주관한 류 CEO는 로보틱스·AI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한 미래 성장 전략과 비전을 직접 소개하며 인재 확보에 나섰다. LG전자는 이날 현지 R&D 경력 인재 및 박사급 전문인력을 초청해 회사가 추진 중인 미래 사업의 비전과 기술 경쟁력을 소개하는 채용 연계형 프로그램으로 이 행사를 진행했다. 스탠퍼드대·하버드대·매사추세츠공대(MIT)·UC버클리 등 미국 전역의 주요 대학·연구기관 박사 및 연구원, 현지 빅테크·스타트업 R&D 경력자 등 총 100여 명이 참석했다. LG전자에서는 류 CEO 외에도 김병훈 CTO, 송상호 CHO, 정기현 HS플랫폼사업센터장, 오세기 ES연구소장, 이상용 VS연구소장, 김영준 인공지능연구소장, 김동욱 SW센터장, 송시용 로보틱스사업센터장, 박기범 LG데이터팩토리담당, 백승민 로봇선행연구소장 등 미래 성장 사업을 이끄는 사업·기술 리더들이 총출동했다. 류 CEO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엔지니어로 입사해 사업부장, 사업본부장을 거쳐 최고경영자에 오른 자신의 커리어를 소개하며 “LG전자가 다른 어떤 회사보다 기술 전문성을 갖춘 인재 확보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LG전자는 기술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회사의 미래를 이끄는 핵심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생활가전·올레드 TV·텔레매틱스 등 현재 주요 제품군에서 글로벌 1위 지위를 지키고 있는 데 안주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류 CEO는 상업공간용 공조(HVAC), 모빌리티,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미래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비전과 전략을 이 자리에서 소개했다. LG전자는 로봇 플랫폼과 로봇 지능·데이터 역량을 결합한 로보틱스 사업, AI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사업, AIDV·SDV 기반 차량용 지능 플랫폼을 구축 중인 모빌리티 사업을 피지컬 AI 기반 미래 성장의 핵심 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경쟁력의 근거로는 세 갈래를 들었다. 데이터 측면에서는 수십 년간 축적해온 제조·생산 데이터와 노하우, 전 세계 수억 대 제품을 통해 쌓은 홈 공간·고객 이해도가 강점으로 꼽혔다. 기술·사업역량 측면에서는 피지컬 AI로 확장성이 높은 냉난방공조·전장 사업의 기술 리더십과 누적 10억 대 이상의 핵심부품 제조 역량이 거론됐다. 생태계 구축 측면에서도 그룹 계열사 협업, 로보틱스 자회사 등 수직계열화에 글로벌 빅테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더해지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류 CEO는 “이 자리에서 AI와 로보틱스, 모빌리티를 비롯한 미래 기술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결국 미래를 바꾸는 것은 인재"라며 “LG전자는 더 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재들과 함께 세상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북미 테크 콘퍼런스를 비롯해 글로벌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다양한 채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다음달 9일부터 매사추세츠공대, 카네기멜론대, 미시간대, 퍼듀대, 일리노이대 어버너·섐페인캠퍼스, 위스콘신대 매디슨 등 북미 주요 대학을 순차 방문해 채용설명회를 열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부터 로봇·생산기술·전기전자 등 분야에서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며 차세대 성장 분야를 이끌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삼전닉스, 올 상반기 법인세 11조원…‘실적 호황’에 세수 확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상반기 납부한 법인세가 총 11조2083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2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초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법인세 납부로 세수 확대에 기여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반기·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각각 3조9876억원과 7조2207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256%, 135% 증가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 2곳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7% 많은 총 11조2083억원을 법인세로 낸 셈이다. 이는 지난 2019년 상반기 12조6614억원에 이어 반기 기준 역대 2번째로 많은 규모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019년 상반기 4조5264억원을 넘어 반기 기준 역대 가장 많은 법인세 납부 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법인세 납부액 증가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데 따른 호황을 맞이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폭으로 실적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개 12월을 결산 기준 시점으로 잡는 법인은 매년 3월 전년 법인세를 확정 신고·납부하고, 8월에는 해당 연도의 법인세를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중간 예납한다. 법인이 공시하는 상반기 말 기준 사업보고서는 전년 법인세를 확정해 최종 납부한 결과치가 반영된 결과다. 역대 최대였던 2019년 상반기 법인세 납부액도 앞서 반도체 초호황을 맞은 2018년 실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2018년 삼성전자는 연간 영업익으로 역대 최대인 58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SK하이닉스도 영업익도 20조8000억원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효과가 본격화한 2024년 이전 최고치였다. 이 같은 실적 인식 시차를 고려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법인세 납부액은 올해 상반기를 넘어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8월 예납할 올해 법인세의 기준이 될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익은 각각 146조7252억원과 98조152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11.9배, 4.9배 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리포트를 토대로 내놓은 양사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391조7860억원과 266조6475억원으로 전년 대비 8배, 4.6배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두 기업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이 600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가정한 뒤 투자·연구개발 세액공제 등을 고려하지 않고 법인세 실효세율 20%를 단순 적용해보면 법인세 납부액이 100조원을 넘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지난해 국내 세수 373조9000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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