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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모니터 ‘OLED 대세’…K-디스플레이 부활 기지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기 시장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채택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구조적 반등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넘어 모니터까지 OLED 적용이 확대되며 수요 기반이 넓어지는 가운데, 사업 체질을 OLED 중심으로 전환해온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의 수익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스마트폰 OLED 채택률은 지난 2023년 50%를 넘어섰고, 올해는 6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OLED가 얇고 유연한 구조와 높은 명암비, 전력 효율 등의 장점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제품의 핵심 디스플레이로 자리잡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저가 제품군까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주요 세트 기업들이 프리미엄 라인업을 중심으로 OLED 탑재를 기본화하고 있는 점도 채택률 상승을 이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애플은 최대 OLED 패널 구매 기업으로 자리잡은 데 이어, 올해도 적용 범위를 한층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가 최근 발간한 '2026 소형 OLED 디스플레이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2억 5000만대 이상의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을 공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써 애플은 스마트폰 업계에서 5년 연속 가장 많은 OLED 패널을 구매한 기업이 됐다. 애플은 차기 스마트폰 라인업 '아이폰18' 시리즈는 물론 연내 공개 예정인 '폴더블 아이폰' 등 기기 전반에 OLED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중국 세트업체들의 전략 변화도 OLED 수요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창욱 유비리서치 부사장은 “샤오미,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세트업체들이 스마트폰 OLED 전환을 빠르게 확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제조사는 프리미엄 모델뿐 아니라 중가 라인업까지 OLED 적용을 늘리며 전체 패널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니터 시장에서는 OLED가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체 모니터 시장은 수요 둔화로 성장세가 제한적이지만, OLED 모니터 출하량은 연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유비리서치는 패널 기준으로 지난해 OLED 모니터 출하량이 약 320만대로 2024년(195만대) 대비 64% 증가한 데 이어 올해에도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게이밍과 콘텐츠 제작용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OLED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OLED 성장은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옴디아 조사에서 지난해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 전체 출하량이 2.8% 증가하는 데 그쳤고,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 출하량은 1.8% 감소한 내용과 좋은 대조를 보였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구조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의 OLED 탑재율이 확대되며 관련 시장 주도권을 선점한 국내 기업의 수익성을 높여줄 전망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이 67.6%를 차지했다. 특히, 애플의 OLED 적용 확대는 국내 기업에 직접적인 수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시리즈에 이어 연내 출시 예정인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에도 초도 물량을 공급하며 스마트폰 패널 시장 입지를 강화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아이폰18 시리즈에 OLED 패널을 공급하며 수익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일부 모델에서 품질 이슈를 겪으며 차기 아이폰 공급이 제한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점도 LG디스플레이에 유리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OLED 모니터가 대세로 자리 잡아가는 점도 국내 기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양산 라인을 중심으로 TV용 패널보다 상대적으로 단가와 수익성이 높은 모니터용 OLED 패널 출하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프리미엄 게이밍 모니터와 크리에이터용 제품을 중심으로 QD-OLED 채택이 확산되면서 중대형 OLED 전략에서도 모니터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WOLED 기반 TV 패널 공급을 유지하는 한편, 모니터용 OLED 패널 출하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3년 약 10만대 수준에서 모니터용 OLED 패널 공급을 시작한 이후 2024년 20만대, 2025년에는 약 40만대까지 출하량을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도 신규 고객 확보와 라인 활용도 제고를 통해 모니터용 OLED 출하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두 기업이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축소 이후 OLED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온 만큼 수요 확대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불황을 겪던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OLED 비중 확대를 기반으로 지난해부터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5170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이는 OLED 비중 확대에 따른 제품 믹스 개선 효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에서 시작된 OLED 전환이 모니터를 넘어 태블릿, 노트북 등 IT 기기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OLED 전환에 속도를 낸 국내 기업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넘어 태블릿, 노트북, 웨어러블 등 OLED의 응용 분야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며 “고품질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OLED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아이폰 폴드 출시 지연?…삼성, 폴더블폰 격차 벌리기 ‘찬스’

애플이 준비 중인 '폴더블 아이폰' 출시 일정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애플이 오는 9월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폴더블 아이폰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에는 연말 출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폴더블폰 시장은 당초 예상됐던 '삼성-애플 정면 승부' 대신, 삼성전자가 한발 앞서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는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5일 정보기술(IT) 매체 맥루머스 등에 따르면,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팀 롱 애널리스트는 최근 공급망 소식통을 확인한 결과 애플의 첫 폴더블폰인 '아이폰 폴드'(가칭)의 출시가 올해 12월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일정 조정은 단순한 출시 지연을 넘어, 애플이 폴더블 시장 첫 진입에서 '완성도'를 최우선으로 두고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초기 시장 선점보다는 제품 완성도를 끌어올려 프리미엄 기준 자체를 재정의하겠다는 접근이다. 다만, 제품 완성도 언급은 애플이 아이폰 폴드의 디스플레이 주름 등 기술적 과제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애플은 디스플레이 주름을 최소화하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디자인뿐 아니라 성능, 사용자 경험 전반에서 '첫 제품에 걸맞은 완성도'를 확보하려는 고민이 애플에 큰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아이폰 폴드는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처럼 세로로 접히는 북타입 디자인이 적용되고, 화면을 펼치면 약 7.8인치, 외부에는 5.5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성능 측면에서는 TSMC 2나노 공정 기반 'A20 프로' 칩이 적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아이폰 폴드 출시 지연 가능성은 폴더블 시장 1위 삼성전자로서는 호재다. 삼성전자는 통상 7~8월 폴더블 신제품을 공개해 온 만큼, 애플의 일정이 뒤로 밀릴 경우 최소 수개월간 '시간 격차'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중국 화웨이(30%)와의 격차는 10%포인트에 달한다. 올해 시장 판도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폴더블 시장에 진입할 경우 약 20% 후반대 점유율을 확보하며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관측 속에서 애플의 제품 출시가 늦춰질수록 삼성전자가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확률은 더욱 높아지는 셈이다. 변수는 중국 제조사들의 약진이다. 그동안 가성비를 앞세운 추격자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힌지 구조, 두께·무게, 배터리 효율 등 핵심 기술에서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 더해 기술 완성도까지 끌어올리면서 '기술 경쟁자'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일례로 오포는 최근 출시한 폴더블폰 '파인드 N6'가 세계 최초로 '느껴지지 않는 주름(Zero-Feel Crease)'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폴더블폰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히던 화면 주름 문제 해결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술 경쟁력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은 삼성 중심에서 애플·중국 제조사가 가세한 '다극 경쟁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삼성전자는 '초격차 전략'을 앞세워 1위 수성에 나선다. 단순한 성능 개선을 넘어 폼팩터(기기 외형) 다양화와 핵심 부품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갤럭시 Z 8' 시리즈와 함께 7.6인치 이상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신형 폴더블 모델 '와이드 폴드(가칭)'를 선보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화면을 기반으로 멀티태스킹과 콘텐츠 소비 경험을 극대화해 기존 폴더블폰의 활용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애플과의 차별화를 노린 '경험 중심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아울러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는 등 하드웨어 전반의 완성도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폴더블 특성에 최적화된 인공지능(AI) 기능을 접목해 사용자 경험을 확장하는 시도 역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선보인 신형 폼팩터 두 번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가 긍정적 반응을 얻은 점도 이러한 전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삼성은 차세대 Z 폴드·플립 시리즈를 준비 중이며 올 3분기 출시가 예상된다"며 “여기에 더해 더 넓은 화면 비율을 갖춘 폴드 모델을 도입해 애플과 직접적으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애플의 시장 진입이 늦춰지는 사이 삼성전자는 시간과 제품 완성도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게 됐다. 다만 중국 제조사들의 기술 추격이 가속화되면서 폴더블 시장 주도권 경쟁은 향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무선청소기·가습기·창문형에어컨…중견 가전업계, ‘틈새시장’ 넓힌다

쿠쿠홈시스, 신일전자, 파세코 등 국내 중견 가전기업들이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앞세워 성공적으로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대형 경쟁사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24일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쿠쿠홈시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1조121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1조572억원) 대비 6%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신일전자의 연결 매출액은 1783억원에서 1940억원으로 8.8% 증가했다. 파세코 역시 1578억원에서 1679억원으로 몸집을 6.4% 키웠다. 다양한 '신가전'을 선보이는 등 고객 선택지를 늘린 게 매출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냉장고, 세탁기 등 경쟁이 치열한 대형 가전 대신 특정 소비자군을 겨냥한 제품을 주로 선보인 게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쿠쿠홈시스는 청소기, 정수기, 펫 가전,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등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으로는 자동조리로봇 같은 푸드테크·기업간거래(B2B) 시장도 개척해 나갈 방침이다. 신일전자는 '선풍기 1위' 기업 이미지를 넘어 사계절 필수 가전으로 제품군을 확장 중이다. 캠핑용 히터, 에어서큘레이터, 로봇청소기, 음식물처리기 등 '소형 아이디어 가전' 시장을 촘촘하게 메우고 있다. 파세코는 창문형 에어컨 시장을 개척해온 기업이다. 실외기 설치가 어려운 주거 환경에서도 소형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판매를 늘려왔다. 최근에는 캠핑이나 빌트인 제품 쪽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업계는 중견 가전 기업들의 이같은 행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트렌드 등으로 '스몰 가전'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변수는 '중국산 공세'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유입되는 초저가 소형 가전과 차별화할 요소를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대형 가전 업체들은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을 대거 접목하며 이에 대한 해법을 찾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견 기업들은 상품성만으로 대응책을 찾아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중견사들은 오히려 중국에서 만든 제품을 들여와 파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고 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을 통해 생산 원가를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1인용 세탁기 등 틈새시장 공략에 적합한 제품이 대부분이다. 국내 중견 가전 기업들은 연구개발(R&D)에 열중하며 '기술 장벽'도 쌓고 있다. 쿠쿠홈시스의 R&D 비용은 2024년 63억원에서 지난해 68억원으로 7.9% 많아졌다. 같은 기간 신일전자는 3억5800만원에서 4억1000만원으로 R&D 비용을 14.5% 늘렸다. 파세코의 집행 금액은 22억5700만원에서 29억6100만원으로 31.2% 뛰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더 큰 성장을 위해 제품 다각화와 해외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SDI, 엘앤에프와 1.6조원 규모 LFP 양극재 공급 계약

삼성SDI가 배터리 핵심 소재의 탈(脫) 중국화를 통해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삼성SDI는 24일 국내 배터리 소재 전문업체 엘앤에프와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용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삼성SDI는 내년부터 3년간 ESS용 LFP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양극재를 엘앤에프로부터 공급받는다. 또 이후 3년간 추가로 공급받을 수 있는 옵션도 받았다. 삼성SDI는 엘앤에프로부터 확보한 LFP 양극재를 활용해 미국 인디애나주(州)에 있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에서 ESS용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SPE는 지난해 4분기부터 일부 생산라인을 전기차용에서 ESS용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올해 4분기부터는 기존의 하이니켈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 외에 LFP 배터리도 양산할 예정이다. 글로벌 배터리 업계에서는 LFP 양극재의 대부분을 중국업체에 의존하고 있으나 최근 미국 정부가 '금지외국기관(PFE) 규정' 등을 통해 원산지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공급망의 탈중국화가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삼성SDI는 이번 엘앤에프와의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국내 소재 공급망을 구축함과 동시에 북미 ESS 시장에서의 경쟁력 우위를 확고하게 다질 것으로 기대된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8월 중국 외 기업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LFP 양극재 신규 투자를 단행해 현재 연 6만톤 규모의 생산설비 구축을 진행 중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소재 시장의 탈중국화 수요에 맞춰 선제적으로 국내 업체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이번 계약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네이버 ‘전 서비스의 AI화’…R&D·CFO로 말한다

네이버가 올해 안에 모든 서비스 영역에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전면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검색과 쇼핑, 로컬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 특화된 버티컬 에이전트들을 차례로 고도화해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 선제적으로 시장선점에 나서겠다는 경영 전략을 내놓은 것이다. ◇ 네이버, 검색 넘어 쇼핑·금융·건강 등 '전사업의 AI 고도화' 23일 네이버는 경기도 성남 네이버사옥 그린팩토리에서 제2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AI를 중심에 둔 중장기 성장 방향성을 발표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AI는 서비스의 진화를 넘어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거대한 변곡점"이라고 강조한 뒤 “이미 다양한 영역에서 AI 전환을 실증하고 있는 만큼 네이버만이 구현할 수 있는 차별화된 에이전트 경험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플랫폼에서 축적한 AI를 기업과 일반소비자간 거래(B2C)와 기업간 거래(B2B)를 망라한 전 영역으로 넓히고, 온라인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검색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쇼핑과 로컬, 금융, 건강 등 네이버가 서비스하는 모든 영역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하겠다는 목표이다. 이를 위해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구현한 네이버의 AI 쇼핑 에이전트를 연내 네이버 커머스(유통) 부문 전반으로 확대한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월부터 자사 쇼핑앱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내 디지털·리빙·생활 등 카테고리에서 상품 키워드를 입력하면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구매 특성 등을 바탕으로 적합한 브랜드 등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아울러 '건강 AI 에이전트'도 연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 작년 R&D 투자 2조원 첫 초과, 이사회에 CFO 합류…AI 실행력 '가속도' 네이버의 이 같은 실행 전략은 회사가 진행 중인 연구개발(R&D) 분야에도 잘 드러난다. 네이버가 최근 공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R&D 비용이 전년대비 19.6% 증가한 2조2218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의 R&D 비용이 2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현재 진행 중인 R&D도 160여 건으로, 이 가운데 40% 이상이 AI 관련 연구에 집중돼 있다. 이미지 속 글자를 인식하는 기술인 광학문자인식(OCR)를 비롯해 △언어 이해와 관련된 자연어처리(NLP) △신경망기계번역(NMT) 등 AI 관련 항목과 함께 검색과 쇼핑, 로컬 서비스에 AI를 온-서비스로 통합하는 전략이 크게 눈에 띄었다. 또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단순 소비 플랫폼을 넘어 AI 기반 콘텐츠 제작·가공·유통 전 과정에 걸친 기술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점도 주목받았다. 가령, 영상 생성, 버추얼 휴먼, 음성 더빙, 라이브 스트리밍 등 콘텐츠 제작 전 과정에 걸쳐 AI 기술이 적용된다. 단순 콘텐츠 추천을 넘어 콘텐츠 생성과 제작, 유통, 소비까지 AI가 통합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AI를 중심에 둔 네이버의 성장 전략이 기존보다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23일 주주총회에서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사내이사로 합류한 만큼 비용이 수반되는 의사결정 과정이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뒷받침해 준다. 네이버 이사회에 CFO가 합류한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10년 만이다. 네이버는 “김 CFO는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이라며 “네이버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투자전략과 재무 건전성이 중요한 상황에서 이사회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LG그룹, 이사회 의장 사외이사로 채운다…‘구광모 회장 결단’ 최대관심

LG그룹이 주요 계열사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에게 맡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는 차원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지주사 ㈜LG의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올해부터 전 상장사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에게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주요 상장사들의 주주총회가 끝난 뒤 이르면 이번주 안에 관련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주요 기업 대부분은 사내이사인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까지 겸하고 있다. 이럴 경우 경영진을 견제하는 이사회의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LG그룹이 '외부인'인 사외이사에게 의장 역할을 맡기기로 한 배경이다. 구 회장은 이사회가 경영진과 분리돼 독립적으로 주요 안건을 심의하고 의사결정 하는 균형 잡힌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스탠다드' 역시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형성돼 있다. LG이노텍과 LG헬로비전이 이미 지난 2022년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상태다. 지난달에는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HS애드 등도 같은 작업에 착수했다. LG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첫 사외이사 출신 의장으로 강수진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제고해 기업 지배구조를 고도화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재계 시선은 (주)LG로 쏠리고 있다. (주)LG 이사회 의장은 구 회장이다. 이 회사는 지난 18일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통해 “(구 회장이) 대표이사로서 이사회를 효율적이고 책임 있게 운영하기 위해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 회장이 직접 '경영 투명화'를 주문한 만큼 (주)LG 이사회 의장 역할도 사외이사가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주)LG는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이사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美·中 갈등에 K-배터리 ‘북미 ESS수주’ 수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장기화가 국내 배터리기업에 '수주 증대' 기회로 연결되면서 수혜를 안겨주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와 핵심소재를 자국 공급망에서 배제하기 시작하면서 높은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능력이 검증된 우리 배터리업계가 공급망 대안으로 인정받아 잇따라 미국시장에서 수주 성과를 올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2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빅3는 미·중 갈등 속에서 '탈중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혜를 누리며 글로벌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정부로부터 전기차업체 테슬라에 43억 달러(약 6조 4000억 원) 규모의 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 '메가팩3'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 내용을 확인받았다. 해당 물량은 미국 미시간주 랜싱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100% 단독으로 운영하는 북미 거점으로 리튬인산철(LFP) 각형 배터리가 생산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LG에너지솔루션이 각형 기반 LFP 배터리 고객사를 확보한 첫 대규모 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8일엔 미국 제너럴모터(GM)와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가 테네시주 스프링힐 얼티엄셀즈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셀 생산에 들어갔다. 테네시 공장의 ESS 배터리 셀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ESS SI(시스템 통합) 법인 버텍(Vertech)을 통해 △북미 전력망 안정화 프로젝트 △재생에너지 연계 ESS 설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 공급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에서 총 5개의 ESS 생산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단독공장 3곳인 △미시간 홀랜드 공장 △미시간 랜싱 공장 △캐나다 넥스트스타 에너지(NextStar Energy)에 이어 △얼티엄셀즈 테네시 공장 △오하이오 혼다 합작공장도 ESS 제품 생산을 시작하며 차별화된 생산 역량을 선보일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삼성SDI 역시 최근 미국의 에너지 전문업체와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ESS용 배터리 수주 계약을 따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SDI는 고객사에 올해부터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해당 배터리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삼성SDI-스텔란티스 합작법인 '스타플러스 에너지(SPE)' 공장에서 생산된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운영 업체와 2조원 이상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삼성SDI는 현지 다수 고객과 추가 공급 계약을 협의 중이며, 일부는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온 또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ESS 사업을 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ESS 수주 목표는 20GWh 이상이다. SK온은 지난해 9월 미국 플랫아이언과 1GWh 규모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시장에 진출했다. 오는 2030년까지 최대 6.2GWh 추가 협상권도 확보해 수주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포드와의 블루오벌SK(BOSK) 합작 체제를 종료하고 테네시 공장을 독자 운영하기로 하면서, 오는 2028년부터 해당 공장을 ESS 생산 거점으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처럼 국내 배터리 빅3가 미국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급성장하는 ESS 시장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안정성 확보를 위해 ESS 투자 규모를 빠르게 늘리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및 인공지능(AI) 산업 성장도 전력 수요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탈중국 기조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배터리 빅3는 기술력과 공급 안정성을 앞세워 미국 현지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미국 정부는 보조금 정책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해 ESS 단지를 조성할 경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는 정책을 펴고 있으며 관세 회피를 위한 중국 기업의 현지 생산 확대도 견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미국 내 현지 생산 능력과 원재료 조달 경쟁력을 확보한 국내 기업들의 수주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미국의 탈중국 정책이 시장 전반에 걸쳐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기조가 장기화될수록 국내 기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분명하다"며 “국내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생산 거점을 속속 마련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주 확대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시장에서 잇단 수주 성과는 ESS사업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국면 속에서 신성장동력의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를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은 전기차 구매 시 제공되던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정책을 일부 축소하거나 적용 요건을 강화하면서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오는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자동차 업계와 일부 회원국의 반발로 규제 완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최소 3년 이후 수요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실제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차세대 전기차 모델들이 2029~2030년경 본격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시기에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에 글로벌 ESS 시장 규모는 2024년 235기가와트시(GWh)에서 오는 2035년 618GWh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ESS를 중심으로 한 배터리 수요 확대가 이어지며 국내 기업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원주시, 대만 신주와 손잡고 AI·디지털헬스 글로벌 협력 본격화

원주=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원주시가 디지털헬스케어와 인공지능(AI) 융합산업으로 글로벌 협력 확대에 나선다. 20일 원주시에 따르면 대만 신주시 및 신주과학단지 방문과 국제 전시회 참가를 통해 산업 네트워크 구축과 기업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원주시는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대만 신주시와 신주과학단지를 방문해 AI·디지털헬스케어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방문은 단순 교류를 넘어 공동 프로젝트 발굴과 실증 협력, 기업·대학·기관 간 교류 확대 등 실질적인 협력 기반 마련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원주시는 25일 개막하는 'AI EXPO Taiwan 2026'에 참가해 'AI 기반 디지털헬스 산업도시, 원주의 전략과 비전'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원주의 디지털헬스 산업 인프라와 AI 융합 전략, WAH 프로젝트 등을 소개하며 글로벌 협력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지난해 12월 대만 디지타임즈(DIGITIMES) 콜리 황 회장의 원주 방문을 계기로 시작됐다. 이후 신주시 및 신주과학단지와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협력 논의가 이어졌으며, 이번 방문을 통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갈 전망이다. 신주과학단지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를 중심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집적된 대만 핵심 산업 클러스터로, 약 18만 명의 종사자와 8만 명 이상의 고급 인력이 활동하는 '대만의 실리콘밸리'로 평가받는다. 신주시는 최근 원주시를 AI 및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에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도시로 평가하며 협력에 대한 기대를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원주시는 이번 방문을 통해 양 도시 간 협력 의제를 구체화하고 단계별 실행 전략을 마련하는 한편, 지역 기업 수요를 반영한 실질적 성과 창출로 이어지도록 협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원주 의료기기 산업의 경쟁력 강화도 병행 추진된다. (재)원주의료기기산업진흥원은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41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2026)'에 강원특별자치도 및 원주시와 함께 강원공동관을 조성해 참가하고 있다. KIMES는 1980년 시작된 국내 최대 의료기기 전시회로, 중국 CMEF와 두바이 WHX와 함께 아시아 3대 의료기기 전시회로 꼽힌다. 진흥원은 2007년부터 공동관을 운영하며 도내 기업의 국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해 왔다. 이번 전시회에는 도내 26개 기업이 참여해 초음파 수술기, 피부미용기기, AI 기반 의료 솔루션, 스마트 병동 모니터링 시스템, 체형 분석기, 의료용 전극, 고압산소치료기 등 다양한 첨단 제품을 선보인다. 특히 AI 기반 의료 플랫폼과 디지털헬스케어 솔루션 등 ICT 융합 기술이 함께 소개되며 국내외 바이어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이번 대만 방문은 교류를 넘어 산업 협력으로 확장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AI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황동훈 원장 직무대행 역시 “KIMES 참가를 통해 강원 의료기기 기업들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널리 알리고, 실질적인 판로 확대와 수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원주시는 중소·제조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맞춤형 지원 정책도 추진한다. 시는 '2026년 원주시 중소기업 수출바우처 지원사업'을 통해 해외 마케팅, 바이어 발굴, 해외 전시회 참가, 해외규격 인증 취득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선택형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3월부터 9월까지 7개월간 운영되며, 3월 16일부터 4월 3일까지 강원특별자치도경제진흥원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지원 대상은 원주시에 소재한 중소·제조기업으로, 약 19개사를 선정한다. 지원 규모는 최근 3년 평균 수출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100만 달러 이상 기업은 최대 2000만 원, 50만 달러 이상~100만 달러 미만은 최대 1500만 원, 10만 달러 이상~50만 달러 미만은 최대 1000만 원, 10만 달러 미만 기업은 최대 5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한편 원주시는 이번 대만 방문과 국제 전시회 참가를 계기로 해외 언론과 산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AI 디지털헬스 산업도시로서의 위상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발의 사흘 만에 통과된 개보법 개정안…조만간 더 센 규제 온다

개인정보 유출 기업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오는 9월 전격 시행되는 가운데, 관련 규제가 기업 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법안이 공포되기까지 충분한 숙의의 과정을 거치지 못한 데다 지나친 징벌적 조항이 기업 활동을 지나치게 옥죈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다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측은 “그간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경우 피해자는 있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며 “추가적으로 추진 중인 개정안의 경우에도 빠르게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번갯불 콩 구워먹듯 통과된 개보법 개정안 권세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19일 서울 광화문 D타워에서 열린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 동향과 합리적 제도 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개보법 개정으로 도입된 징벌적 과징금 제도는 기업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는 과도한 규제"라며 “기업에 과도한 책임을 지우려는 일련의 흐름에 대해 산업계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공포된 개보법 개정안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여러 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기업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세미나는 산업계 입장을 대변하는 인기협과 법무법인 세종이 주최한 행사로, 학계와 법조계 전문가들을 비롯해 정부 측에서는 개보위 임종철 서기관이 자리했다. 개정안은 반복되는 대규모 유출 사고에 대응해 비교적 신속하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긴급 입법' 성격을 가졌다. 지난해 12월 발의된 개정안은 일주일이 채 안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고, 지난달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정부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지난 10일 개정안을 공포했다. 개정안 시행일은 오는 9월 11일이다. 권 실장은 “개정안이 발의된 지 일주일도 안 돼 법안소위를 통과하면서 산업계는 의견을 개진할 시간조차 없었다"며 “기업에게 중대한 사안들이 제대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못하고 통과됐다는 점이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보주체를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는 깊이 공감하지만, 혹시 분위기에 휩쓸려서 과도하게 진행된 것은 아닌가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냐 가해자냐…정보 유출 기업을 보는 시각 차 개정안에 따르면 중대한 보안 위반을 저지르거나 반복적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기업은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또 개인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더라도 유출 가능성이 있다면 그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고지해야 한다. 이에 더해 정부와 국회는 개보법 2차 개정을 추진 중인데, 현재 국회에 발의된 3건의 개정안은 해킹 사고 등이 발생한 기업은 스스로 무과실을 입증하도록 하고 있다. 이날 업계와 학계, 법조계 관계자들은 개정안이 정보 유출 기업을 '가해자'로만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지고 보면 기업은 해커로부터 공격을 받은 '피해 기업'인데, 개정안은 정보를 유출한 '가해 기업'으로 과도한 징벌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권 실장은 “국가 단위나 전문 해커 집단을 배후에 둔 사이버 공격은 날이 갈수록 고도로 진화하고 있으며, 외부의 악의적 공격을 100% 막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북한이나 해외 해커 집단 등 명백한 불법적 침해 사고에 있어 기업 역시 속수무책으로 당한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절대적인 '무과실 책임'을 지우는 것은 산업계에 대한 지나친 옥죄기"라고 말했다. 계인국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개인정보보호법의 강화되는 규제는 처벌과 제재에 집중돼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의 문제가 단지 기업의 과실이나 관리 소홀만이 아니라 조직적인 외부의 공격과 관련된다는 점을 상기할 때, 과연 이러한 개정 동향이 정보유출을 막는데 적절한가에 대해서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세종의 윤호상 변호사도 “과거에는 그나마 정보 유출 기업을 피해자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했지만 개정안은 가해자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며 “어찌됐건 개정안이 통과가 됐는데 추후에는 기업과 정보 주체가 상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도가 설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개보위 관계자 “책임 소재 명확히 한 것" 다만 업계와 학계, 법조계의 날선 지적에도 이날 토론에 참석한 정부 측 관계자는 개보법 2차 개정에 대해서도 의지를 명확히 했다. 법정손해배상 요건에서 개인정보처리자의 고의 및 과실 요건을 삭제한 개보법 제 39조2(법정손해배상청구) 개정안은 한정애 의원안과 김용만 의원안, 박범계 의원안 등 총 3건이 발의돼 있다. 임종철 개보위 서기관은 “정보유출 피해자 입장에서는 개인정보가 유출돼 분명한 피해를 봤는데 이를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보주체인 개인에게 피해 입증의 책임까지 물리는 상황을 이제는 끊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보 유출 기업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안전조치 노력을 충분히 했다는 것을 입증하면 된다"며 “의무를 다 했는데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해킹 기법 등으로 불가피하게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법원에서 의미 있는 공방이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차 개정안의 법안 통과 시점과 관련해서는 “현재 발의된 법안들은 법안 소위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지방선거 등의 이벤트가 있다 하더라도 선거 전에 소위는 열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AMD에도 HBM4 공급”…삼성전자 ‘파운드리 반등’ 빨라진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이 수년간 이어진 부진을 딛고 반등의 실마리를 잡고 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 확대 움직임에 더해 AMD까지 잠재 고객으로 거론되면서 '적자의 늪'에 빠졌던 비메모리 사업이 구조적 전환점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재도약 흐름은 올해 들어 뚜렷해지고 있다. 우선, 지난 17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6'에서 엔비디아는 추론 특화 인공지능(AI) 가속기인 '그록 3 언어처리장치(LPU)'를 공개하면서 삼성전자와 협력 부분을 특별히 언급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삼성이 우리를 위해 '그록3 LPU' 칩을 제조하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 파운드리가 기존 게임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생산까지 맡으며 협력 범위를 확대했음을 의미한다. 삼성 파운드리는 올해 3분기 그록3를 출하할 계획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GTC 현장에서 “현재 평택사업장에서 4나노(nm·1nm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그록3를 생산하고 있다"며 “올해 예상보다 많은 주문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테슬라로부터 약 23조원 규모의 AI6 자율주행 칩 수주를 확보한 바 있다. AI6은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FSD) 기능 고도화는 물론 로봇·AI 모델 운용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차세대 고성능 칩이다. 여기에 AMD까지 가세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한층 커지고 있다. 테슬라·엔비디아에 이어 AMD까지 더해질 경우 삼성 파운드리의 고객 포트폴리오는 급격히 다변화될 전망이다. 리사 수 AMD CEO는 지난 18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 등 경영진과 차세대 AI 메모리 및 컴퓨팅 기술 협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실무 차원의 합의를 마친 수 CEO는 이후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으로 이동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을 갖고 AI 반도체 전반에 걸친 '빅테크 동맹'의 깊이를 더했다. 양사는 그동안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축으로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삼성전자는 AMD에 HBM3E(5세대) 12단 제품을 공급 중이다. HBM 시장 주도권 강화를 노리는 삼성과 AI 가속기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꾀하는 AMD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데 따른 영향이다. 차세대 제품인 HBM4(6세대)에서도 양사는 협업을 지속한다. 삼성전자는 “AMD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4 우선 공급업체로 지정됐다"며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 'Instinct MI455X' GPU에 HBM4를 본격 탑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 CEO의 이번 방문은 파운드리 협력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최근 글로벌 빅테크를 상대로 선단 공정 수주를 확대하는 가운데, AMD까지 고객사로 확보할 경우 사업 기반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MD의 차세대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간 삼성 파운드리는 매 분기 수조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아픈 손가락'으로 불려왔다. 첨단 공정에서의 수율 문제와 주요 고객사 이탈, 그리고 대만 TSMC에 비해 열위에 놓인 시장 지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실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TSMC의 독주 체제가 굳건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점유율 69.9%로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삼성은 2위(7.2%)를 유지했지만 양사 간 점유율 격차는 2024년 55%포인트에서 지난해 62.7%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빅테크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TSMC의 생산라인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고객사들이 높은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특정 파운드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생산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전략이 확산되면서 삼성전자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업체들의 주문형반도체(ASIC) 출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TSMC 선단공정 공급 부족이 지속되며 삼성 파운드리로의 주문 분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3나노 공정을 세계 최초로 도입한 데 이어 차세대 2나노 공정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은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는 향후 고객사 확보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간 약점으로 지적돼온 수율 역시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수주 확대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런 상황 속 AMD까지 고객사로 확보할 경우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AMD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AI 가속기를 아우르는 핵심 반도체 기업으로, 첨단 공정 수요가 높은 대표 고객사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AMD 물량을 유치할 경우 단순한 매출 확대를 넘어 기술력과 신뢰도를 동시에 입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삼성 파운드리 사업이 빠르면 올 하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업황 부진과 초기 투자 부담으로 이어진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 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신규 고객 확보가 맞물리며 실적·기술·고객이 동시에 개선되는 변곡점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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