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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기약 없는 신규가입 모집…KT·LG U+ ‘빈틈’ 파고든다

SK텔레콤이 가입자식별모듈(유심·USIM) 해킹 사고로 신규 가입을 잠정 중단한 가운데,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가 공세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서며 통신시장 점유율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유심 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행정지도를 받고, 이달 5일부터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가입 및 번호이동 접수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는 기존 고객의 유심 교체에 전 물량을 투입 중이며, 신규 가입 재개 시점은 유심 수급 정상화와 정부와의 협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유심 물량이 일반 소비자에게 원활히 공급될 수준에 이르러야 신규 가입 재개가 가능하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5일 기준 유심 교체를 예약하고도 대기 중인 인원은 약 692만명에 달하며, 교체 완료자(187만명) 대비 약 4배 가까운 수치다. SK텔레콤은 이달 중순 이후 공급망이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당분간 신규 영업 공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은 KT와 LG유플러스에게는 가입자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 S25 엣지' 사전예약이 오는 20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양사는 파격적인 마케팅과 멤버십 혜택을 앞세워 가입자 확보전에 돌입했다. 갤럭시 S25 엣지는 기존 갤럭시 S 시리즈 중 가장 얇은 두께(5.8mm)를 자랑하는 모델로, 슬림한 디자인을 앞세워 흥행이 예상되는 제품이다. KT는 사전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256GB 구매 시 512GB 업그레이드' 혜택을 제공하고, 구글 원 AI 프리미엄 6개월, 윌라 오디오북 3개월, 디지털 매거진 '모아진' 3개월 무제한 구독 등을 묶은 콘텐츠 패키지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유플러스닷컴' 접속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최대 20만원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아울러 양사는 외식·테마파크 할인 등 멤버십 혜택도 강화 중이다. 체험형 AI존, 참여형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선호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도 병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는 최근 자사 전용 스마트폰인 '갤럭시 버디4'를 출시했다. 출고가 39만9300원의 이 제품은 LG유플러스 요금제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는 통신사 전용 모델로, 가격 민감형 소비자를 타깃으로 가입자 저변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이로 인해 통신 시장의 판도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SK텔레콤의 휴대폰 가입자 수는 2272만9085명으로 전체의 40.3%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KT는 23.3%, LG유플러스는 19.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10년 넘게 40%대 점유율을 유지해왔지만, 이번 해킹 사고로 인한 신뢰도 저하와 신규 가입 중단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1위 고착 구도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해킹 사고 공지가 나온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약 3주간, SK텔레콤에서 KT·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한 인원은 33만7768명에 달한다. 경쟁사들이 이탈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 지각변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선 통신은 각 통신사 수익의 핵심 축"이라며 “SK텔레콤과 20%p 이상 격차가 나는 KT·LG유플러스 입장에선 이번 상황이 단순한 마케팅 기회가 아닌 실질적 반등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여부를 오는 6월 말까지 결정할 방침이다. 민관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와 법률 검토를 바탕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법조계는 이번 사고가 통신 서비스 자체 중단은 아니기 때문에 약관상 위약금 면제 조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지만 국회 입법조사처는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어, 최종 결론에 따라 시장에 미칠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위약금 면제가 결정될 경우 기존 SK텔레콤 가입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KT·LG유플러스의 가입자 유치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스트리밍·AI에 소셜플레이션까지?…늘어나는 구독에 허리 휜다

구독경제 모델이 소비시장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생활물가가 전반적으로 인상한 가운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콘텐츠에 이어 인공지능(AI), 독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디지털 서비스 영역이 유료화 대열에 합류하면서다. 16일 구독 번들링·결제 전문업체 방고(Bango)의 '구독 전쟁 2024'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소비자는 평균 3.4개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며 매월 약 4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단위로 환산하면 약 50만원을 디지털 소비에 지출한 셈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광고요금제 가격을 월 5500원에서 7000원으로 약 27%가량 인상했다. 베이식 상품은 월 95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26.3% 올렸다. 국내에서 이들 상품의 가격을 인상한 건 출시 이후 처음이다. 디즈니+, 유튜브 프리미엄, 티빙, 웨이브 등 다른 기업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의 요금제 가격을 살펴보면 대체로 9900원에서 1만7000원 사이로 형성됐다. 고가 요금제를 선택할 수록 화질 향상 및 계정 공유 인원·혜택 등이 늘어나는 구조지만, 광고요금제(월 5500원)를 제외하곤 낮은 가격은 아니라는 평가다. 업무 영역에서의 이용 빈도가 늘고 있는 AI 서비스도 유료 구독 비즈니스 모델(BM)을 채택하고 있다. KB국민카드가 최근 10개 구독서비스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생성형 AI 서비스의 이용 건수가 2023년 대비 299% 급증해 가장 높은 성장율을 기록했다. 챗GPT의 유료 서비스인 '챗GPT 플러스'는 월 2만9000원으로, 무료 모델 대비 답변 정확도와 이미지·영상 생성 한도가 늘어난다. '제미나이 어드밴스드'는 같은 가격에 딥리서치를 활용한 보고서 작성, 최대 1500장 이상의 자료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퍼플렉시티 프로의 1년 구독료는 약 29만원인데, 무료 버전보다 더 좋은 생성형 AI 모델을 적용해 답변 추론 과정을 보여주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SNS도 유료 구독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면서 이른바 '소셜플레이션'까지 더해질 전망이다. 블루스카이는 최근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블루스카이 플러스' 출시 계획을 밝혔다. 고품질 동영상 업로드, 색상·아바타 프레임과 같은 프로필 사용자 지정 등 기능이 포함돼 있다. 하이퍼커넥트의 글로벌 영상 채팅 플랫폼 아자르도 최근 플러스·프리미엄·수프림 등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매칭 상대의 성별이나 국가를 선택하는 필터링 서비스, 매칭 중 만난 상대와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한 비디오 콜 추가로 걸기 등 기능이 있다. 물론 가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지는 않다.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의 경우, 네이버 멤버십 제휴 상품이나 통신사 결합상품은 인상 대열에 오르지 않아 이들을 적절히 활용하면 가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일례로 네이버 멤버십에 가입하면 넷플릭스 서비스를 월 4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통신업계가 OTT와의 구독 결합 상품을 늘리는 추세라면, 카드업계는 AI 구독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첫 정기구독 결제 시 사이버 머니를 적립해 주거나 네이버페이 쿠폰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일례로 하나카드는 해외 AI 플랫폼을 구독 결제하면 5달러를 지급하며, BC카드는 이달 말까지 퍼플렉시티 프로 1년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문제는 여러 개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운데 추가 결제가 불가피한 상품이 늘어간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5.9%는 하나 이상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OTT 이용률이 90.1%로 가장 높았다. 쇼핑멤버십(83.8%), 음악스트리밍(73.4%)이 뒤를 이었다. 월 2만9000원대 AI 서비스 1개에 유튜브 프리미엄(월 1만4900원), 넷플릭스 광고요금제(5500원)를 모두 구독한다고 가정하면 월 최소 5만원가량이 구독 비용으로 지출되는 셈이다. AI 서비스 구독을 추가하거나, 독서 플랫폼 등 구독 영역이 늘어나면 요금도 동반상승하는 구조다. 결합상품의 경우, 구독권 원가가 상승하면 함께 인상되는 구조로 향후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각에선 구독 서비스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전문가들은 소비자 스스로 소비 패턴과 사용 빈도 등을 분석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권한다. 자신의 업무 특성에 부합한 AI 서비스나 장기 구독 요인이 충분한 OTT 서비스 등 자신의 생활 패턴과 잘 맞는 서비스 중 핵심 상품 위주로 구독 체계를 갖추라는 취지다. 한편 공정위는 다음달까지 OTT·독서·AI 등 구독서비스 분야 사업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시행할 방침이다. △사업 일반현황 △고객센터 운영 현황 △계약 체결·갱신 시 정보제공 현황 △청약철회·일반해지·중도해지 정책 현황 등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반도체 매출지도, 삼성은 ‘세계’로 SK는 ‘미국’으로 그린다

국내 반도체 양대 기업의 매출 분포를 놓고 시장의 해석이 갈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글로벌 공급 회복과 메모리 반등의 수혜를 입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매출을 견인한 지역과 전략은 사뭇 달랐다. 삼성전자는 지역별 매출을 고르게 분산시키며 안정감을 보여준 반면, SK하이닉스는 미국향 수출 급증에 의존하는 구조를 드러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총 매출은 79조1405억원, SK하이닉스는 17조6391억원을 기록했다. 숫자로만 보면 삼성전자가 압도적이지만, 더 주목할 대목은 매출의 '출처'다. 삼성전자의 지역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미국 22.3%, 중국 16.3%, 유럽 10.4%, 아시아 및 기타 13.6%, 국내 11.0%로 비교적 균형 있게 분포돼 있다. 각 지역이 전체 매출의 10~20%를 고르게 차지하며 지정학적 리스크나 단일 시장 충격에도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미국 비중이 무려 72.5%에 달한다. 전체 매출의 4분의 3이 한 국가에서 발생한 셈이다. 그 외 지역은 중국 15.3%, 아시아(중국 제외) 7.1%, 유럽 2.5%, 국내는 2.5%로 매우 제한적이다. 수치상으로 '미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수출 특화형 반도체 기업의 전형이다. 양사의 지역별 매출 추이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미국 매출 비중이 상승한 배경에는 AI 서버 수요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의 확대가 자리잡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NVIDIA, AMD, Google 등)을 고객으로 둔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대폭 확대하며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실제로 전 분기 대비 미국향 매출은 배 가까이 급증했고, 전체 비중 역시 50.8%에서 72.5%로 21.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1분기 실적 반등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중국은 양사 모두 부진을 겪었다. 삼성전자는 중국 비중이 전기 31.1%에서 23.3%, 이번 분기엔 16.3%까지 떨어졌고, SK하이닉스 역시 32.9%에서 15.3%로 반토막 났다. 미중 기술 갈등, 현지 수요 위축, 수출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다만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낮아 타격이 제한적이었던 반면, 하이닉스는 중국 매출 급감에 따른 공백이 컸다. 유럽 시장 역시 양사의 전략 차이를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유럽에서 약 10% 수준의 안정적인 매출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가전, 스마트폰, TV 등 세트 제품을 중심으로 유럽 내 브랜드 영향력과 공급망을 기반으로 한 구조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유럽 매출 비중은 2.5%에 그쳐 사실상 미개척 시장에 가깝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북미·중국·유럽·아시아 전역에 걸쳐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놓은 반면, SK하이닉스는 여전히 고객 집중형 수출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결국 양사의 매출 지도는 각각의 전략적 성격을 반영한다. 삼성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글로벌 생산기지 및 유통망, 전자제품·부품·전장 등 사업군의 다양성이 시너지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급격한 시장 변화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단일 제품군 중심의 구조이지만, 특정 고부가 시장에서의 지배력 확대를 통해 한계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이번 미국향 매출 확대는 단기 실적 반등의 동력이 되었지만, 지속성 측면에서는 시장과 고객의 편중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AI, 서버, 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 수요가 반도체 산업의 성장 엔진으로 자리잡으면서 양사 모두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HBM3, DDR5 등 고성능 메모리에서 업계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으며, 삼성전자 역시 비메모리와 파운드리 부문을 중심으로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구조적 안정성을 어떻게 수익성으로 전환할지, SK하이닉스는 급성장 속에서 시장과 고객 다변화를 어떻게 이룰지가 관건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서버용 HBM 수요가 이어지면서 SK하이닉스의 미국 집중도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이라며 “반면 삼성은 파운드리 수주 확대만 가능하다면 통해 북미·아시아 매출 균형을 더욱 공고히 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HD한국조선해양, 암모니아 누출 가스 100% 제거·처리수 재활용 기술 ‘하이클리어스’ 실증 착수

HD한국조선해양이 암모니아 누출 가스를 제거하고 처리수를 전량 재활용 할 수 있는 기술 실증에 착수하며 암모니아 추진선 상용화에 본격 나섰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전북 군산 소재 한국선급 그린쉽 기자재 인증 센터에서 HMM과 한국선급(KR), 한국해양대학교와 암모니아 처리 통합 기술 실증을 위한 공동 개발 협약식(JDP)을 가졌다고 16일 밝혔다. 암모니아 추진선은 무탄소 친환경 선박으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암모니아는 독성이 강해 누출 시 선원의 안전은 물론 해양 생태계에도 피해를 줄 수 있어, 이를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이번 실증에 나선 '하이클리어스(Hi-CLEARS, Hyundai integrated Clean Liquid basEd Ammonia Release mitigation system with SCR)'는 운항 중 누출될 수 있는 암모니아 가스를 회수하고, 그 과정에서 생성된 처리수를 배기 가스 정화에 재활용함으로써 선박 내에서 유해 물질을 100% 처리하는 친환경 순환 기술이다. 하이클리어스는 경제성과 안전성, 친환경성 측면 모두에서 암모니아 추진선의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물을 활용한 암모니아 처리장치(ARMS, Ammonia Release Mitigation System)를 통해 공기 중에 기화된 암모니아를 신속하게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때 사용된 처리수를 다시 선택적 촉매환원장치(SCR, Selective Catalytic Reduction)로 보내 엔진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을 저감하는 데 재활용하는 선순환적 방식이다. 이번 실증은 HD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고압 직분사 방식의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과 연계해 진행되며, 실제 운항 환경에서 하이클리어스 솔루션의 적용 가능성과 성능을 함께 검증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국선급(KR)과 공동 연구를 통해 관련 선급 규정 개발도 병행할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1년부터 암모니아 추진선의 안전기술 개발을 이어왔으며, 연구개발(R&D)에도 집중 투자해 축적된 핵심기술을 특허로 보호 중이다. 지난해에는 '하이클리어스'의 기본 성능 검증을 완료한 바 있다. 박상민 HD한국조선해양 그린에너지연구랩 부문장은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암모니아 추진선에서 '하이클리어스'는 안전성과 환경 규제 대응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핵심 솔루션으로, 글로벌 수주 경쟁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6월 '포시도니아 2024'에서 암모니아 연료전지 기반 무탄소 전기추진시스템과 발전용 엔진 대체 기술을 적용한 암모니아 추진선에 대해 영국 로이드선급(LR)과 미국선급(ABS)로부터 기본 인증(AIP)을 획득한 바 있다. 또한 HD현대미포는 세계 최초로 중형 암모니아 추진선을 수주해, 지난해 12월 건조에 착수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내년까지 주파수 재할당…예측 불가능성이 변수

통신 3사의 3·4세대 이동통신(3G·LTE) 주파수 재할당이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가운데 대가산정 기준의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재량에 따라 매번 산식이 다르게 책정돼 예측 불확실성이 커 투자 여력이 부족해질 수 있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다음달 중 3·4세대 이동통신(3G·LTE) 주파수 대역 총 370메가헤르츠(㎒)에 대한 재할당 혹은 회수 여부를 결정한다. 재할당은 주파수 이용권을 다시 부여하는 절차다. 정부가 주파수 할당 대가를 산정하면, 통신 3사가 그에 준하는 비용을 부담하고 일정 기간 동안 해당 주파수 대역을 이용하는 구조다. LTE 95㎒폭은 내년 6월, 3G 20㎒폭·LTE 255㎒폭 등 275㎒은 12월 이용 기간이 만료된다. 재할당대가는 연말 확정할 예정이다. 대가산정 기준·방식을 놓고 정부·업계 간 기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예측 가능한 산정방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행법상 과거 경매가를 기준으로 예상 매출액·수요·경제적 가치를 고려해 산정하는 '벤치마크' 방식을 적용 중인데, 추정치에 의존하고 있어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가치에 대한 산정방식이 일관적이지 않고, 세부 방식은 비공개라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과거 주파수 재할당 사례를 살펴보면, 2011년엔 법정산식(주파수 예상·실제매출 3%)만으로 대가를 산정했지만 2016년엔 과거 경매가를 더해 평균값을 냈다. 2021년엔 과거 경매가에 5G 기지국 구축 투자량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할인가를 적용했다. 결론적으로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매번 산정 기준이 달라지는 탓에 변동폭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통신사 입장에선 불확실성이 높아져 신기술·보안 등에 대한 장기 투자 계획을 수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권오상 디지털미래연구소장은 최근 진행된 한국전파정책학회 정책토론회에서 “최근 SKT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정보 해킹 사고로 보안 투자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재할당대가를 예측할 수 없는 구조다 보니 보안 등 다른 사업 투자 계획을 세우는 데 영향이 가는 상황"이라며 “절차·기준의 명확성을 확보해 예측가능한 대가산정 기준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곽정호 호서대 교수도 “재할당 때마다 산정 기준 차이가 있고 세부 내용은 비공개여서 갈등이 반복되는 상황"이라며 “전파법 시행령 별표 산식에 적용되는 예상 매출액도 불확실성이 존재해 실제 매출액을 반영한 산식 기반으로 명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해외 주요 국가의 경우 별도의 재할당대가를 부과하지 않거나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대가를 산정하고 있어 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은 최초 면허 할당 이후 일정 수준 이상 서비스를 제공했을 경우 별도 대가 없이 주파수를 재할당한다. 일본의 경우 64개 국가의 주파수 경매 데이터를 수집한 후, 주파수 대역의 특성을 분석해 국가 경제 상황에 맞춰 보정한다. 이 때 할당(면허) 기간과 공동 사용 여부, 경제 규모(GDP) 등이 대가산정 기준에 포함된다. 법적 명확성과 유연성 간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명확한 기준은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만, 기술 발전·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비용 등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정책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 2021년 주파수 재할당 당시 상용화 초기였던 5G 사용 빈도가 낮다는 측면을 고려해 비용을 일부 줄인 바 있다. 박소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재할당과 초기 할당 사이의 중간지점을 찾는 게 중요한데, 향후 입법적 보완을 통해 산정 기준의 명확성을 어느 정도 확보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개정 법령을 신규 할당 주파수부터 적용할지, 기존 입찰한 주파수의 경우 일정 기간 경과를 주며 유연하게 적용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르포] 인제 서킷에서 르노 SUV를?…‘알핀’ 감성을 온몸으로 느끼다

강렬한 배기음, 코를 찌르는 타이어 냄새가 가득한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 르노코리아의 SUV 모델들이 도열해 있다. 평소라면 서킷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을 대중적인 모델들이지만, '에스프리 알핀'이라는 옷을 입으니 의외로 서킷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졌다. 평소 패밀리카로 익숙한 르노 SUV가 프랑스 스포츠카 브랜드 '알핀(Alpine)'의 감성을 입고, 서킷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와 궁금증이 교차했다. 지난 14일 르노코리아는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에스프리 알핀 익스피리언스 데이'를 진행했다. 르노성수부터 인제 스피디움까지 공도를 주행한 뒤 서킷을 달리며 차량의 진짜 성능을 온몸으로 확인할 수 있는 코스였다. 더불어 행사 막바지엔 프랑스 르노그룹의 고성능 스포츠 브랜드 '알핀'의 스포츠카 A110S 택시 드라이빙까지 경험하며 알핀이란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높일 수 있었다. 에스프리 알핀 트림은 단순한 디자인 패키지가 아니다. 알핀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스포티함을 SUV에 녹여낸 것이 핵심이다. 시그니처 블루 컬러와 새틴 어반 그레이 등 전용 외장 컬러, 새틴 그레이 F1 블레이드 범퍼, 18인치 다크 투톤 알로이 휠, 리어 스포일러 등 알핀을 상징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적용됐다. 실내에 들어서면 블루 스티치가 더해진 프리미엄 마이크로 화이버 시트, 스포츠 페달, 블랙 나파 인조가죽 등 고급 마감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정판 넘버 플레이트와 같은 디테일은 소장가치까지 더한다. 주행 성능은 일반 트림과 동일하지만, 실내외에서 느껴지는 감성적 차별화가 분명하다. 차량을 제대로 접하기 전까진 “디자인만 다른데 500만 원 가까이 비싸다니"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실제로 만져보고 주행해보니 감각적인 만족감과 희소성에서 오는 프리미엄이 확실히 느껴졌다. 에스프리 알핀 트림의 가격은 아르카나 기준 아이코닉 트림 대비 약 188만원, 테크노 트림 대비 약 552만원 높다. 또 그랑 콜레오스 기준으로는 아이코닉 트림 대비 약 135만~200만원, 테크노 트림 대비 약 500만~575만원 더 비싸다. 무난한 공도 주행을 마치고 서킷에 들어섰을 땐 다소 걱정도 앞섰다. 트랙을 달리기 위해 만들어진 차도 아닌데 이 험난한 코스를 무사히 소화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그러나 서킷을 타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물론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BMW M시리즈 같은 폭발적이고 쫄깃한 맛은 없었지만 그랑 콜레오스와 아르카나 모두 100km/h가 넘는 속도에서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버텨줬고, 코너링에서도 나름 민첩하게 반응했다. 특히 실내에서 느껴지는 스포티한 분위기 덕분에, 평범한 SUV가 아닌 '프렌치 스포츠 SUV'에 탄 듯한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알핀 A110S 택시 드라이빙이었다. 알핀은 1955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스포츠카 브랜드로, 경량화와 혁신적 디자인, 모터스포츠에서의 성공으로 유럽 자동차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대표 모델인 A110S은 1100kg대의 가벼운 차체와 미드십 엔진 레이아웃, 후륜구동 구조, 최고출력 300마력, 0-100km/h 4.2초의 성능을 갖춰 탁월한 주행 성능을 자랑하는 차량이다. 행사에 투입된 모델들은 전문 드라이버가 실제로 대회에 출전할 때 사용하는 차량이었다.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조수석에 앉아 서킷을 질주하자 민첩함과 짜릿함이 온몸을 감쌌다. 알핀 드라이버는 “알핀 A110S은 일상 생활에서도 타고 내리기 편하고, 공간적으로도 충분하다. 로터스 같은 스포츠카는 승하차가 불편한데 알핀은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 무게가 1.1톤에 300마력, 매우 가벼워서 직선 가속은 물론 코너 진입 속도가 정말 빠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헤어핀 등 급코너 구간에서도 시속 180km에 가까운 속도가 유지됐다. 차량이 미끄러지거나 뒤집어질 것 같은 느낌도 없고 노면에 착 달라붙어 유려하게 코너를 빠져나갔다. 이번 경험을 통해 르노코리아가 에스프리 알핀 트림을 통해 알핀의 감성과 프렌치 스포츠카의 DNA를 SUV에 어떻게 녹여내고 있는지, 그리고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알핀 브랜드의 정통 스포츠카를 만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졌다. 알핀 브랜드의 국내 진출은 2026년으로 예정돼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기가 정해지진 않았다. 워낙 낯선 모델이기도 하고 1억원이 훌쩍 넘는 고가의 차량이다 보니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직접 경험해본 알핀은 포르쉐, M시리즈 등 고성능 차량에서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질감의 주행성을 보여줬다. 특히 타고 내리기가 비교적 수월해 도심에서도 충분히 운용할 만한 모델로 보인다. 날아갈 듯한 차체와 묵직한 출력으로, 민첩한 펀드라이빙을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안성맞춤인 차량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상장 4수 SK엔무브, ‘전략 부재·시장 불신’ 해결해야

SK엔무브(옛 SK루브리컨츠)가 네번째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가운데 시장의 눈길이 따갑다. 이번에는 한국거래소가 사전 협의 단계에서 투자자 보호 방안을 보다 명확히 하라고 요구하며 제동을 걸었다. 이에 시장에서는 SK엔무브가 과거 세 차례 IPO를 추진했지만 번번이 철회한 전력이 있다는 점과 함께, 그동안 반복적으로 지적됐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개선 노력 없이 상장을 재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전략 부재, 그리고 모회사 중심의 단기적 자금 조달 논리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투자자 보호와 신뢰 회복이 강조되는 현 시점에서 이번 IPO가 성사되기 위해선 단순한 실적 안정성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SK엔무브의 상장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회사는 과거 SK루브리컨츠 시절이던 2013년, 2015년, 2018년 세 차례에 걸쳐 IPO를 추진했지만 모두 철회했다. 그 이유는 시기마다 달랐지만, 공통적으로는 시장 친화적이지 못한 기업가치 제시와 모회사(SK이노베이션)의 과도한 구주매출 계획, 윤활유 산업에 대한 성장성 불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2013년 첫 시도는 세계 경기 침체 여파로 급격히 악화된 실적이 원인이었다. 당시 SK루브리컨츠는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3230억원, 519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2012년 4분기에는 277억원까지 급감하며 상장을 철회했다. 두 번째 시도였던 2015년에는 SK이노베이션이 37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자회사 IPO를 다시 추진한 사례다. 하지만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매각 협상이 병행되며 혼란을 자초했다. 결국 기업가치 평가 논란과 IPO·M&A 병행 추진에 따른 시장 불신으로 상장은 무산됐다. 가장 최근 시도였던 2018년은 실적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이었지만, 결과는 같았다. 당시 SK루브리컨츠는 연간 영업이익 5049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기업가치 5조원대의 수준을 제시했지만, 공모가 희망밴드(10만1000~12만2000원)가 PER 기준 13~15배에 달해 고평가 논란에 휘말렸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반응이 나오자 상장을 전격 철회했다. 2025년 들어 다시 IPO에 나선 SK엔무브는 과거와 비교해 구조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여전히 SK이노베이션이 70%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나머지 30%는 IMM 크레딧앤솔루션(PEF)이 보유 중이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IPO 수익의 상당 부분은 기존 주주의 구주매출 형태로 귀속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IPO의 핵심 목적이 여전히 '성장 투자 자금 확보'가 아닌, '모회사 및 투자자의 현금 회수'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시장의 시각은 여전히 유효하다. 과거 SK이노베이션은 IPO를 통해 최대 1조2500억원의 구주매출 자금을 확보하려 했으며, 이는 공모 총액의 80%에 달하는 비중이었다. 이는 신규 투자보다는 기존 주주의 유동성 확보 목적이라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 한국거래소가 이번 사전협의에서 투자자 보호 방안을 보다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한 배경에도 이러한 구조적 우려가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회사로부터 물적분할로 태어난 SK엔무브는 상장 시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주주의 가치 희석 가능성이 제기되는 '중복상장' 구조이며, 이는 최근 강화된 거래소 심사 기준과도 충돌한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 투자 확대, 재무구조 안정화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엔무브 상장은 재무적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과거 세 차례의 철회 사례에서 보듯, 자회사 IPO가 단기적 수단으로 반복될 경우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한국거래소가 이번에 투자자 보호를 보다 구체적으로 요구한 것도 이와 같은 배경에서다. 단순히 재무지표와 실적 수준을 넘어서, IPO 목적의 정당성, 자금 사용계획, 상장 이후 시장가치 관리 방안까지 포함한 명확한 청사진이 요구되는 시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은 이미 과거를 기억하고 있다"며 “"SK엔무브의 상장이 성사되기 위해선, 투자자를 설득할 수 있는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 재무전략이 아닌, 지속 가능한 사업 전략과 투명한 상장 구조로 응답하지 않는다면, 이번 시도 역시 반복된 실패의 한 줄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에경포커스] 정명근 화성시장,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전 세대 AI 교육 추진 하겠다”

화성=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화성특례시는 15일 AI 기술이 산업과 일상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이 미래를 주도할 수 있도록 전 세대를 아우르는 AI(인공지능) 교육을 적극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는 올해 총 9억 1400만원을 투입해 시민과 공직자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교육 관련 6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전체 33개에 달하는 시의 AI 사업 중 교육 분야는 규모 면에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할 만큼 시의 AI 정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시에 따르면 주요사업으로는 △미래세대 역량 강화를 위한 '인공지능 시대 미래시민 양성' △공직자 대상 인공지능 핵심인재 양성교육 및 생성형 AI 활용 지원 △사고력 중심의 AI 융합교육 운영 지원 △AI 활용 교육 사업 △어린이를 위한 '맘대로 A+ 놀이터' 조성 △과학기술 인재양성을 위한 이공계대학 유치 사업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교육과 관련된 4개 사업은 시가 직접 기획하고 시비로 운영하는 자체 추진 사업으로 시의 교육 기획 역량과 AI 시대에 대한 선제적 대응 의지를 잘 보여주며 시가 주도적으로 설계한 AI 교육 사업은 화성특례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기획돼 현장에서 높은 체감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시는 올해 2월부터 연말까지 전 시민을 대상으로 연령과 생활환경에 맞춘 'AI 리터러시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AI 리터러시 교육은 인공지능의 활용법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윤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과정으로 이 교육은 모든 시민이 AI 기술에 소외되지 않고 주체적으로 기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앞서 시는 이러한 AI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 8월 디지털리터러시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교육은 청소년부터 시니어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맞춤형 커리큘럼으로 구성해 이론과 실습을 병행해 실질적인 AI 활용 역량 강화에 중점을 뒀다. 청소년 및 청년층에게는 AI 최신 동향과 취미·창작 중심의 교육을, 중장년층에게는 건강·금융·여가 등 일상생활 속 AI 활용법을, 노년층에게는 사이버범죄 예방을 중심으로 한 AI 활용 교육을 제공한다. 현재까지 시는 새솔동 주민자치회, 새솔동 통장단, 동탄2동 통장단 등 중·장년층이 주로 참여하는 단체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기반 AI 체험과 챗GPT 활용 교육을 실시했으며 이달 하순에는 조암·무봉·발안·병점노인대학에서 시니어를 대상으로 100명 이상이 참석하는 AI 리터러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이달 중·하순에는 동부·서부 권역에서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AI 체험 캠프가 각각 40명을 대상으로 운영될 예정으로 이 캠프는 시민들이 쉽고 재미있게 AI 기술을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으며, 가족 간 소통과 유대감을 함께 높일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성특례시는 이러한 'AI 리터러시 교육'을 단발성 사업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AI 시민교육 생태계'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며 이를 통해 모든 세대의 화성특례시민이 기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일상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AI 시대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공직자 대상으로 한 AI (인공지능) 역량강화 교육도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시는 지난해 4월 전국 기초지자체 중 최초로 AI 전략과를 마련해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으며 현재 AI 전략담당관은 AI 전문가 등 전문 인력을 보강해 시민 중심의 AI 행정 서비스 확대, AI 및 디지털 격차 해소, 미래인재 양성 등 시의 AI 정책을 종합적으로 기획·추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시는 AI 전략담당관을 중심으로 공직자의 디지털 행정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실무형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데이터 품질관리 교육 △AI 기술 도입 컨설팅 지원 △AI 이용료 지원사업 등이 있으며, 이를 통해 행정 현장에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전직원을 대상으로 연 2회 생성형 AI 활용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공문서 작성 실습, 프롬프트 설계법, 챗GPT 활용법 등 실무 중심 커리큘럼을 통해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내부 AI 전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전 부서가 AI를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가고 있으며 이는 행정 혁신의 모범사례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시는 지난 3월부터 오는 10월까지 AI 정책연구모임을 운영 중이며 AI와 데이터에 관심과 경험이 있는 공직자 20명을 선발해 구성된 정책연구모임은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행정 구현을 목표로 AI 및 데이터 활용 역량 강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편 시는 내달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코엑스 C홀과 컨퍼런스홀에서 'MARS 2025(Mega city A.I. Revolution Summit 2025)'를 주최한다. 'MARS 2025'는 AI 미래도시로 나아가고 있는 시의 비전을 공유하고 산업 간 협력의 장을 마련하는 AI 특별전이다. 시는 'MARS 2025'를 통해 시의 선도적인 AI 교육 정책을 비롯해 다양한 AI 기반 행정 정책과 성과를 국내외에 폭넓게 소개할 예정이며 무엇보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행정, 교통, 복지를 아우르는 시의 AI 정책 역량을 입체적으로 선보이고, AI 선도도시로서의 비전과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할 계획이다. 'MARS 2025'에는 아마존, 현대자동차, 기아차, 신세계, LG U+, 경희대학교 등 국내외 유수의 50여개 기관·기업이 참가하고 약 100개의 전시부스가 운영되며 AI 포럼, 토크콘서트, 산업기술 세미나, 시민 체험형 이벤트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AI 기술은 일부 전문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시민이 일상 속에서 함께 누려야 할 공공자산"이라며 “화성특례시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전 세대 AI 교육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행정 전반에 AI를 접목해 시민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명근 시장은 이어 “'MARS 2025'를 통해 화성특례시가 AI를 어떻게 활용해 시민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가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라며 “이번 특별전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sih31@ekn.kr

쿠팡플레이, 2위 굳히고 넷플릭스 추격 본격화

그간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3위에 머물던 쿠팡플레이가 3개월째 2위 자리를 수성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경쟁사들의 요금 인상과 계정 공유 제한 등 정책 변화 속에서 쿠팡플레이는 '구독료 무료화'라는 파격적인 전략을 앞세워, OTT 시장 재편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15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플레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682만명으로 넷플릭스(1406만명)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티빙은 650만명으로 3위에 머물렀다. MAU는 한 달간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사용자 규모를 뜻하는 지표로, OTT 시장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기준으로 활용된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2월 티빙을 제치고 2위에 오른 이후, 3개월 연속 해당 순위를 유지하며 반등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넷플릭스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지만, 쿠팡플레이가 최근 선언한 'OTT 구독 무료화' 정책이 향후 격차를 좁히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쿠팡플레이는 기존에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자에게만 제공하던 무료 시청 혜택을 오는 6월부터 일반 회원에게도 확대한다. 대신 광고 시청을 조건으로 하는 '광고 기반 무료 시청 모델'을 도입한다. 가입자라면 누구나 기간 제한 없이 무료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구조로, 국내 주요 OTT 중에서는 이례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쿠팡플레이 관계자는 “영상 광고는 프리롤, 미드롤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되며, 시청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설계해 몰입도 높은 콘텐츠 경험을 제공한다"며 “앞으로도 기존의 문법을 탈피한 혁신으로 고객들이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략은 최근 요금제를 인상한 넷플릭스와 명확한 대비를 이룬다. 넷플릭스는 최근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월 5500원에서 7000원으로, 베이식 요금제를 95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각각 27.3%, 26.3% 인상했다. 스탠다드(1만3500원)와 프리미엄(1만7000원) 요금제는 기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1인 다구독' 시대에 요금 인상은 곧바로 구독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년과 2024년의 OTT 이용행태 비교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이용자의 평균 OTT 구독 수는 2.2개에 달했다. 보고서는 “OTT 서비스 구독료가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낮아지고 있으며, 구독료 인상은 유료 OTT 이용률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시장 흐름은 쿠팡플레이의 2위 수성이 단기 반등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경쟁 구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3위 티빙의 계정 공유 제한 방침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티빙은 오는 7월부터 계정 공유를 본격적으로 제한할 계획인데, 이에 따른 소비자 반발이 심상치 않다. 계정 공유 제한은 사용자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경쟁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쿠팡플레이의 강점은 콘텐츠 전략에서도 확인된다. 특히 다수의 해외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며 스포츠 분야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최근 프리미어리그(PL)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25/26 시즌부터 PL 전 경기를 독점 생중계한다고 밝혔다. 이미 보유 중인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1에 PL까지 더해지면서, 쿠팡플레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럽 주요 4대 축구 리그를 모두 중계하는 OTT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 외에도 미국프로미식축구(NFL), 포뮬러 원(F1), 국내 프로축구 K리그 등의 중계를 통해 스포츠 콘텐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상원 경희대학교 미디어학과 교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방송영상·OTT 트렌드' 보고서에서 “스포츠 콘텐츠는 일반 콘텐츠에 비해 팬층이 두텁고 충성도 높은 시청자가 많아 수요가 안정적"이라며 “실시간 스포츠 중계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용자가 이탈할 가능성이 낮아,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리고 구독 유지에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기업 이미지 타격 입을라···전자·IT업계 ‘기업 사칭 사기 예방’ 적극 행보

전자·IT업계가 '기업 사칭 사기' 등 피해 사례를 적극적으로 알리며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간 금융권에서 주로 보였던 사기 예방 공지를 일반 기업들이 올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고객 피해가 발생할 경우 잘못이 없더라도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SKT)은 지난달 유심 해킹 사태 이후 다양한 형태의 2차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고객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알리고 있다. 불안 심리를 악용한 피싱·스미싱 사례가 확인되는 만큼 이를 주의하라고 긴급공지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지난 13일 “유심 무상 교체, 유심 보호서비스 등으로 속여 외부 피싱 사이트 접속을 유도해 개인정보를 입력하도록 하는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1년 가까이 홈페이지 메인에 '사칭 사기 주의 공지' 팝업을 띄우고 있다. 이를 통해 “회사를 사칭한 사기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개인에게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하거나 입금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혹시 모를 피해자가 발생할지 몰라 해당 공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KT는 지난 3월 '사칭 착신전환 사기전화 주의' 안내문을 배포했다. 발신자가 KT 직원이라고 주장하며 착신전환 등 부가서비스 설정이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사례가 발각됐다고 알리기 위해서다. 고객들의 '큐싱' 예방을 위해 스마트 보안 기능 '안심 QR'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오픈채팅 사칭 계정 주의 안내'를 고객들에게 발송했다. 네이버는 네이퍼페이 사칭 문자 메시지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안내했다. 전자·IT 기업들이 이처럼 고객 소통을 강화하는 것은 피싱·스미싱·큐싱 등 범죄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 사기' 검거 건수는 2022년 10만9250건에서 작년 11만2423건으로 증가 추세다. 같은 기간 '민생침해 금융사기' 검거는 2067건에서 1만74건으로 5배 가까이 급등했다. 기업 사칭 사기 피해사례는 그간 꾸준히 접수돼왔다. 투자 파트너를 모집한다거나 전환사채를 판매한다는 내용으로 개인정보 수집 후 입금을 유도했던 SK하이닉스 사례가 대표적이다. LG전자 팀장이라고 속여 가짜 사이트를 공유하는 수법도 한때 유행한 적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제작진을 사칭한 프로그램 섭외, 가짜 이벤트를 통한 거래 유도, 설문조사에 대한 페이백 지급 등 사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고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SKT 해킹 사태 이후 2차범죄 시도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업계를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범죄 시도에 노출된 일반인들 사이에서 해당 기업에 대한 신뢰도 저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칭 사기 등) 피해자가 발생하면 우리 잘못이 아니라고 해도 책임감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정부기관 등을 사칭한 문자 등으로 인해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경우 경찰청 사이버수사국, 금융감독원,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침해대응센터로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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