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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최태원 ‘뚝심’ 덕 14년 만에 ‘10조 클럽 신화’ 썼다

22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내던 반도체 기업이 1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1조원을 바라보는 'AI 시대의 총아'로 거듭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뚝심 경영'과 과감한 투자가 SK하이닉스를 창사 이래 최대 실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금융 정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1조3294억원으로 사상 첫 분기 '10조 클럽' 가입이 유력시된다. SK하이닉스의 극적인 반전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회장은 당시 반도체 불황으로 모두가 투자를 꺼리던 시기에 하이닉스 인수를 결정하고 채권단 체제에서는 불가능했던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현재 SK하이닉스의 '효자' 상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당시 상품성이 없다는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의 장기적인 안목과 투자 독려가 있었기에 세계 최초 개발과 시장 선점이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역시 지난 8월 포럼에서 “SK가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과감히 미래 투자를 지속했기에 오늘의 HBM 신화가 가능했다"며 최 회장의 결단에 감사를 표한 바 있다. 증권가는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급증과 범용 D램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SK하이닉스의 실적 고공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니콜라스 고두와 UBS 연구원은 “오픈 AI가 2027년까지 HBM 산업에 큰 상승 여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의 지속적인 수혜를 예상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이스타항공, 19호기 B737-8 도입…연내 20대 체제 갖춘다

이스타항공이 19번째 항공기로 보잉의 B737-8 기종을 새로 도입하며 기단 확대에 속도를 낸다. 오는 12월 20호기까지 도입을 완료하면, 전체 항공기의 절반을 신기재로 채우게 된다. 이스타항공(대표 조중석)은 지난 17일 189석 규모의 B737-8 항공기 1대를 추가 도입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도입된 19호기는 제작 완료 후 이스타항공에 처음으로 인도된 신규 항공기로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의 항공기 평균 기령은 7년대로 낮아졌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12월 중 20호기를 추가로 도입해 연내 20대 기단 체제를 완성할 계획이다. 20호기 도입이 완료되면 신규 항공기가 전체 기단의 50%를 차지하게 돼 기단 현대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새로 도입된 항공기는 통합 항공사 출범에 따라 이관받는 노선과 신규 취항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B737-8 기종은 기존 항공기 대비 연료 효율과 탄소 배출량이 약 20% 개선된 고효율 친환경 항공기"라며 “신기종 도입을 통한 점진적 기단 현대화로 원가 절감과 운항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18년째 이어진 에쓰-오일의 약속…수달·장수하늘소 지킴이로 나서

에쓰-오일(S-OIL)이 18년째 이어온 '천연기념물 지킴이' 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올해는 임직원들이 강원도에서 멸종위기종인 수달을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내고, 장수하늘소 보호 활동을 펼치며 ESG 경영을 실천했다. 에쓰-오일(대표 안와르 알 히즈아지)은 지난 18일부터 1박 2일간 강원도에서 임직원 가족 및 대학생 천연기념물지킴이단 등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천연기념물 보호 봉사활동을 전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활동의 핵심은 멸종위기종인 수달 암수 한 쌍을 자연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야생 적응 훈련을 마친 수달들은 위치 추적기가 부착된 상태로 방사돼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생태계 복원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또한 천연기념물인 장수하늘소 보호를 위한 생태 교육에도 참여했다. 에쓰-오일의 천연기념물 보호 활동은 지난 2008년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지킴이' 협약을 맺으면서 시작돼 올해로 18년째를 맞았다. 특히 과거 천연기념물 어름치 복원 사업에서는 임직원들이 매년 치어 방생에 직접 참여해 개체 수 복원에 성공했으며, 이후 황쏘가리를 새로운 보호종으로 지정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종 보호에 대한 기업의 책임감을 느끼며 꾸준히 활동을 지원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생태계 보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며 ESG 경영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공급망 ESG 리스크 차단”…제주항공, 협력사들과 선제 대응 나서

제주항공이 20개 핵심 협력사와 함께 공급망의 비재무적 리스크를 공동으로 진단하고 관리하는 체계 구축에 나서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제주항공(대표이사 김이배)은 지난 17일 애경타워에서 주요 협력사들과 만나 '지속 가능 공급망 관리'를 위한 상생 간담회를 열었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업 자체의 ESG 경영뿐만 아니라, 원료 조달부터 제품 생산까지 이어지는 공급망 전체의 인권·환경·안전 보건 기준 준수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제주항공은 협력사들과의 논의를 통해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사전에 식별하고, ESG 경영 역량을 함께 강화하는 지원 구조를 모색했다. 이는 협력사의 경영 리스크를 완화시켜 안정적인 항공 부품 및 서비스 조달을 가능하게 하고, 장기적으로는 제주항공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ESG 경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을 통해 공급망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고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에 공동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항공은 이미 협력사 ESG 진단 및 개선을 위한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갖추고 이를 실행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日 직구, 더 빠르고 편해진다…‘TCK 맞손’ CJ대한통운,  현지 마케팅·물류 ‘원스톱’ 지원

일본의 인기 뷰티, 아웃도어 상품을 국내에서 받아보는 시간이 더 빨라질 전망이다. CJ대한통운이 일본 이커머스 판매자들을 위해 현지 마케팅부터 국내 배송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원스톱 솔루션'을 구축하면서다. CJ대한통운은 글로벌 BPO 기업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TCK)와 초국경물류 협력 MOU를 맺고,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해외 판매자들을 위한 통합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일본 직구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일본 직구액은 146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하지만 일본 판매자들은 언어 장벽이나 한국 내 물류망 부재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협력으로 TCK가 상품 기획과 마케팅, 쇼핑몰 운영 등을 맡고, CJ대한통운이 일본 현지 △풀필먼트 △국제 운송 △국내 최종 배송까지 책임지는 구조가 가능해졌다. 판매자는 복잡한 과정 없이 상품 판매에만 집중할 수 있고, 국내 소비자는 더 안정적이고 빠른 배송 서비스를 누리게 되는 셈이다. CJ대한통운은 일본 사이타마·오사카 등지에 위치한 풀필먼트센터와 전국 단위의 택배 네트워크를 활용해 서비스 경쟁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대차, 전기차 일렉시오 中진출 “최대시장 포기 못한다”

연간 판매량 1500만대, 전세계 시장의 60% 규모,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 경쟁 브랜드만 100개 이상. 중국 전기차 시장을 설명하는 숫자들이다. 현대자동차가 이같은 '세계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공략에 다시 고삐를 죄고 있다. 내연기관차로 한때 영광을 누리다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판매가 10분의 1 수준까지 급감한 상황이지만 상품성을 앞세워 반전 도모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 브랜드 가치를 회복해 BYD 등 중국업체들과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게 성공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일렉시오' 계약을 받기 시작했다. 일렉시오는 현대차가 오직 중국 공략을 위해 별도로 만든 전기차다. 개발 단계부터 중국 법인이 주도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신차를 준비했다. 중국 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공식적인 판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대차는 상하이 등에 오프라인 거점을 마련해 고성능 'N' 브랜드를 홍보하는 등 고객 접점을 늘리는 데 적극적이다. 지난 4월 현지 매체들을 별도로 초청해 신차 공개행사를 여는 등 마케팅 활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오익균 현대차 중국권역본부장(부사장) 겸 베이징현대 총경리는 당시 “중국은 현대차 입장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발언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5월 '제21회 상하이모터쇼' 행사장에 방문해 시장 동향을 직접 살피기도 했다. 정 회장이 중국에서 열린 모터쇼 현장을 찾은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7년만이다. 현대차는 일렉시오 이후에도 중국 전용 전기차를 적극적으로 투입하며 판매 반등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말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와 함께 합작사 베이징현대에 11억달러(약 1조55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전략 구사를 위해서다. 일단 2027년까지 중국에 최적화된 6종의 신에너지차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게 업체 측 목표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데이'를 열고 곧바로 상하이를 찾아 '차이나 딜러 인베스터데이'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내년 중 준중형 전기 세단 신차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판매 중인 아이오닉 5 N,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와 더불어 일렉시오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현지 딜러 관계자들과 공유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미국에 이어 중국에서 대규모 행사를 연 것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내비친 행보라고 분석한다. 중국 공장 가동을 위한 고육지책 성격이라는 해석도 있다. 현대차는 전성기 중국에서 5개까지 공장을 운영하며 연간 160만대 가량 생산 능력을 갖췄다. 2017년 '사드보복' 사태 이후 판매가 급감하자 충칭공장, 베이징 1공장 등을 매각하고 나머지도 체질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내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해 수출 물량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식이다. 현재 국내에 들어오는 쏘나타 택시 등도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현대차의 중국 공략이 통할지 여부에는 업계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시장 자체가 워낙 크다보니 충분히 틈새를 노릴 수 있다는 전망과 현지 업체들간 경쟁이 워낙 치열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02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준중형 세단 등을 중심으로 고속 성장을 거듭해왔다. '현대속도'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2016년에는 연간 판매가 100만 대를 넘기며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만나야 했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의 중국 판매는 16만대 수준이다. 최근 들어 현대차가 중국에서 브랜드 신뢰도를 일정 수준 회복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아이오닉 5 N이 작년 말 열린 '2025 중국 올해의 차 어워즈'에서 '올해의 고성능차'에 선정된 게 대표적이다. 중국사회과학원이 발표한 '2024 중국 기업사회책임 발전지수 평가'에서 현대차는 9년 연속 자동차 기업 부문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리 현황과 정보 공개 수준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CSR 평가지표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제철, 노조와 임금 협상 난항...경제 불황은 뒷전

현대제철이 포스코, 동국제강과 달리 올해도 노사 간 임금 협상에서 입장 차이를 못 좁히고 있다.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한 데 이어 사측이 제시한 안에 불만을 드러내며 파업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노사가 파업과 직장 폐쇄로 맞서다 생산 차질에 따른 타격을 입었던 지난해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한발씩 양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인천지부 현대제철지회를 비롯한 현대제철 노조는 사측과 오는 23일 9차 임금 공동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루 전인 22일에는 노조 쟁의대책위원들이 경기도 성남 현대제철 판교 사옥 앞에서 결의대회를 연다. 포스코는 지난달, 동국제강은 4월 각각 임금 협약 교섭을 끝냈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 8월 임금협상 상견례를 시작으로 8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단체협상까지 갱신해야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임금만 다룬다. 노조는 지난달 11일 5차 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한 이후 조합원 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다. 사측은 지난 9일 7차 교섭에서 첫 교섭안으로 기본급을 6만5000원 인상하고 성과급은 기본급의 100%에 200만원을 더해 지급하는 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측의 진정성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현대제철 노사 교섭이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노조 측은 근로자 1명당 영업이익이 늘어난 점과 현대자동차의 임금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과 성과급 추가 지급이 노조 측의 요구사항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지난달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성과금 450%+1580만원 지급 등을 포함한 임금 및 단체협약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가 어려울 때 현대제철 근로자들은 고통 분담 차원에서 현대차 임금 인상 수준에 맞췄다"며 “당시 기준과 달리 지금은 사측이 시황 악화를 이유로 낮은 임금 인상폭을 제시하는데다 국내 생산 규모를 줄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철강 시황 악화로 임금을 대폭 인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은 국내 철강재 수요 감소에 더해 미국 고관세율과 중국산 저가 물량 유입이 더해져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매출이 23조226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80% 줄어든 159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 노무팀은 최근 노조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현실을 외면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행위"라며 “가용 가능한 최대 금액을 성과급으로 제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사 간 원만한 교섭을 진행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극심한 갈등을 겪다 7개월 만에 이후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9월 임단협 교섭을 시작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협상 결렬 이후 노조는 파업 등 쟁의행위를 반복했고, 사측은 당진제철소 냉연라인 일부를 대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하며 초강수로 대응했다. 이후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과 '기본급 450%+1050만원'의 성과급으로 합의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각각 458억원과 190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는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담화문을 내고 “지금은 갈등을 심화시킬 때가 아니다. (노사가) 하나가 되어 어려움을 헤쳐가야 할 절체절명의 시점"이라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조속히 단체교섭을 마무리하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부분적으로는 현대제철의 단조 부문 자회사 현대IFC를 매각하는 문제도 원만히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2020년 물적 분할로 설립한 현대IFC를 사업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매각을 추진했다. 한 사모펀드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현대IFC 노조는 16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제철은 2020년 단조사업부를 물적 분할하며 '매각이나 청산을 위한 목적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불과 몇 년 만에 약속을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노사 양측 모두 이번에는 연말까지 협상 타결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극심한 대립을 벌이며 교섭이 길어졌던 선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2023년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교섭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악화된 실적이 협상 근거라는 점도 변수다. 이에 노조가 새 집행부 선출에 나서는 다음 달 중순이 교섭 장기화를 피할 '데드 라인'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제철을 비롯한 철강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은 노사가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며 “양측이 조율 과정을 이어가며 극적으로 합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동국씨엠, 천연석 질감 구현 컬러강판 개발…“고부가 스페셜티 강화”

동국씨엠이 자연 소재의 사실감을 끌어올리는 기술로 컬러강판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 동국제강그룹은 동국씨엠이 세계 최초로 천연석 등 자연 소재와 동일한 질감과 사실적 디자인을 동시에 구현한 '듀얼스톤'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듀얼스톤 신기술이 적용된 신제품은 '더블스톤'과 '마블스톤' 2종이다. 더블스톤은 돌 그대로의 질감과 표면 색감을 구현했다. 마블스톤은 석분 입자의 거친 감촉과 표면 디자인을 그대로 담았다. 두 기술은 현재 특허 출원 중이다. 이번 신기술로 강판 표면 처리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동국씨엠은 강조했다. 기존 컬러강판은 롤러로 표면을 칠하기에 부위별 압력 편차를 연출하기 어려워 질감 차등 표현에 제약이 있었고, 롤러 길이가 한정돼 짧은 패턴 반복으로 인공 느낌이 강했다. 듀얼스톤 기술은 동국씨엠만의 독자적 표면처리 기술로 천연 자재와 동일한 수준의 복합 질감을 표현한다. 이에 더해 동국씨엠이 보유한 디지털프린팅 기술로 패턴 길이를 기존 1m 수준에서 최대 10m까지 확대해 자연스러움을 극대화한다. 동국씨엠 고내식 도금강판(GIX·GLX)을 활용할 경우 폭염이나 폭설에도 최대 30년까지 변색과 마모 없이 품질 유지가 가능하다. 동국씨엠은 듀얼스톤 적용 제품의 품질 시험을 모두 마무리해 현재 미국과 유럽 소재의 고객사와 시제품 생산을 최종 협의 중이다. 동국씨엠은 듀얼스톤 적용 제품이 인위적 채석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가공 시에도 석영 가루(실리카) 발생이 없는 재활용 가능 친환경 강재로서 시장에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우찬 동국씨엠 기술연구소장은 “고가의 천연 건축 자재를 대체할 수 있는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으로 전 세계에서 오직 한국에서만 가능한 기술이다"며 “관세 장벽이나 시장 침체를 극복할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철강도 中제재 대상? 촉각 세우는 K-철강 ‘셈법 복잡’

중국이 한국 조선업계에 던진 견제구를 철강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희토류 수출 제한 정책과 맞물려 조선사들의 의존도가 높은 중국산 후판(두께 6mm 이상 철판)에 대한 수출 제한이 다음 카드가 될 가능성 때문이다. 중국산 후판이 국내에 저가로 과잉 공급돼온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지만, 중소 조선사들의 원가 상승 부담이 철강사들에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중국산 후판 조달이 어려워질 상황에 대비해 철강산업과 조선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한화 필리조선소를 비롯해 한화그룹의 미 현지 조선·해운 계열사를 겨냥한 제재 조치로 한국과 미국 간 조선업 협력을 본격적으로 견제하는 움직임이다. 그간 중국은 미중 간 해양 패권경쟁이 심화하는 과정에서 한미가 조선업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것에 관영매체 보도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왔다. 추가 조치가 나오진 않았지만, 조선사들은 제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재 확대 방향 중 하나로는 공급망 견제가 지목된다. 선박 건조에 필요한 후판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서 들여오기 때문이다. 한국 조선사들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선박 건조 능력을 갖춘 데다 대부분의 기자재와 재료를 국내에서 조달할 수 있지만, 선사들의 발주를 따내려면 가격 경쟁력까지 충분히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박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사들의 후판이 필요하지만, 선박 구조와 성능, 미관 등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 부분을 중심으로 중국산 후판을 적용하는 것이다. 중국산 후판 수출 제한이 현실화된다면 철강사들에게는 저가 물량 해소 기회가 된다. 후판이 국내에 저가로 과잉 공급돼있어 이를 해소해야 철강 시장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조선업 공급망 전반이 약해지며 철강사들에게도 수요 감소 영향이 미칠 수도 있다. 조선업계에 더해질 원가 부담이 저가 후판 의존도가 높은 중소 조선사와 기자재 업체로 먼저 전가되기 때문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1~9월 중국에서 약 64만톤(t)의 중·후판을 들여왔다. 이는 전체 중·후판 수입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올 들어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가 중국산 열연 후판에 최대 38.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지만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국내 철강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다만 미중갈등이 심화되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향후 제재 범위와 대상이 확대될 경우 국내 주요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철강재 수출이 많이 위축된 데다 국내에 저가 철강재 물량이 쌓여 있어 철강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국산 저가 후판의 국내 유입이 줄면 오히려 다행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소재 공급망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중국이 과잉 물량 대응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70% 이상을 맡는다는 점을 이용해 수출 통제에 나선 것과 달리, 철강은 자국의 가격 경쟁력을 이용해 다른 나라의 철강 산업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대중 무역제재를 내세운 2018년을 기점으로 중국발 과잉 공급이 글로벌 철강 시장의 주요 문제로 떠올랐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철강 과잉공급 글로벌포럼(GFSEC)에서 영상을 통해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영향으로 다른 국가들의 철강재가 미국을 향한다며 “과잉 공급과 이게 일으키는 세계 시장 왜곡에 더 제대로 대응하려면 유사 입장국들의 비슷한 무역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수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안정적인 후판 공급망을 형성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손영욱 철강산업연구원 대표는 “수요자가 낮은 가격의 철강재를 선택하는 것을 막을 수 없지만, 현재 일부 후판 강종에 부과된 반덤핑 관세에 더해 품질 인증제도 같은 비관세 장벽을 세우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대표는 “한국 철강사들이 안정적인 공급과 납기 준수 같은 경쟁력을 기반으로 조선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마스가를 포함한 공급망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효성중공업, 네덜란드에 ‘유럽R&D센터’ 개소

효성중공업은 15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아른험(Arnhem) 지역에 유럽연구개발(R&D) 센터를 열었다고 17일 밝혔다. 미래 전력기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첫 글로벌 연구거점이다. 효성중공업에 따르면 전력시장은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확장으로 전력 인프라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럽은 친환경과 신재생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글로벌 전력 시장의 중심지로 꼽힌다. 높은 기술 기준과 엄격한 환경 규제를 바탕으로 미래형 전력 인프라와 디지털 전력망 혁신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신설된 연구소는 육불화황가스(SF₆) 규제가 본격화되는 유럽 시장에 대응해 친환경 가스절연개폐 차단기인 'SF₆-Free GIS' 개발에 집중한다. 향후에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분야까지 연구 영역을 확대해 친환경 전력기술 및 토탈 그리드 솔루션까지 구현할 계획이다. 아른험 지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설비 시험 인증기관인 KEMA(Keuring van Elektrotechnische Materialen te Arnhem)가 위치한 곳이다. 효성중공업은 시험 데이터를 신속히 확보하고 제품 개발에 즉시 반영하는 선순환 연구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현준 효정그룹 회장은 “네덜란드를 비롯한 해외 연구기관과 협력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새로운 전력 기술의 스탠다드를 함께 만들어 가며 효성의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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