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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에너지솔루션, ‘OLED 공정’ 응용해 차세대 태양 전지 세계 최고 효율 달성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과 손잡고 차세대 태양전지 상용화의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건식 진공 증착' 방식을 이용한 실리콘-페로브스카이트 탠덤(Tandem) 태양전지로 28.7%의 효율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알 밝혔다. 이는 건식 증착 공정 기반 탠덤 태양전지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이다. 탠덤 태양전지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층을 쌓아 올려, 더 넓은 대역의 태양광을 흡수해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 페로브스카이트 셀의 99%가량을 차지하는 '습식 용액 공정'은 용액을 도포하는 방식의 한계로 인해 대면적화가 어렵고 안정성이 낮아 상용화에 큰 걸림돌이 있었다. 공동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양산 공정에서 검증된 '건식 진공 증착' 기술을 태양 전지 제작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이 방식은 대 면적화에 유리하고 안정성이 높아 차세대 태양 전지 상용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혁신적인 공법으로 평가받는다. 연구팀은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고효율 헤테로정션(HJT) 실리콘 셀 위에 건식 증착 방식으로 균일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을 형성해 28.7%의 고효율을 달성했다. 양사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30% 이상의 공인 효율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용화를 위한 대면적 셀과 모듈화 공정 기술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화학연과의 협력으로 차세대 탠덤 태양전지 분야에서 기술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며 “실리콘 태양광 기술 고도화와 더불어 차세대 탠덤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MQ-28, KF-21과도 협력 가능”…보잉, 유·무인 복합 ‘미래 공중전’ 제시

“이제는 특정 전투기의 속도나 탑재량 같은 개별 성능이 중요한 시대가 아닙니다. 위성부터 전투기, 무인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스템이 하나의 거대한 팀을 이뤄 어떻게 유기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느냐가 미래 공중전의 성패를 가를 것입니다." 20일 경기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 현장에서 보잉 코리아는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랜디 로티(Randy Rotte) 보잉 인도·아시아·태평양·동남아시아 지역 사업 개발 총괄은 '패밀리 오브 시스템즈(Family of Systems)' 개념을 소개하며 미래 공중전의 청사진을 이같이 제시했다. 유인기와 무인기가 하나의 네트워크 안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하며, 인간 조종사의 부담은 획기적으로 줄이는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님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날 보잉은 △MQ-28 '고스트 뱃' △F-15 전투기 △E-7 공중 조기 경보 통제기를 중심으로 한 공중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패밀리 오브 시스템즈'의 최선봉에는 보잉 호주 법인이 개발한 자율형 무인기 MQ-28 '고스트 뱃'이 선다. 협업 전투기(CCA, Collaborative Combat Aircraft)로 불리는 이 무인기는 기존에 인간이 원격으로 조종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고도의 자율성을 기반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로티 총괄은 “조종사가 지상 통제소나 유인기 후방석에서 태블릿을 이용해 MQ-28에 '방어 제공 임무'와 작전 구역과 허용 가능한 위험 수준 등 대강의 임무 지침만 내리면 이후 이륙부터 임무 수행·착륙까지 모든 과정을 스스로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호주에서 진행된 테스트에서 MQ-28은 단 두 번의 마우스 클릭만으로 활주로 이동·이륙·정찰 임무 수행·착륙 후 지정된 장소로의 이동과 엔진 정지까지 완벽하게 해냈다. MQ-28은 2021년 첫 비행에 성공한 이래 4년간 150회 이상의 비행과 2000시간 이상의 디지털 환경 비행 데이터를 축적하며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왔다. 로티 총괄은 “현재 존재하는 CCA 플랫폼 중 가장 성숙한 단계에 와있다"고 자신하며 “올해 연말까지 공대공 미사일 실사격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시험 역시 사전에 입력된 교전규칙(Rules of Engagement)에 따라 표적 탐지, 추적, 교전 결정 등 전 과정이 자율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또한 MQ-28은 임무에 따라 기체 전방 부분을 통째로 교체하는 '모듈식 설계'를 채택해 정찰(ISR) 임무용 장비와 공중전 임무용 장비를 수십 분 내에 바꿔 장착할 수 있는 유연성까지 갖췄다. 이는 F-15와 같은 유인 전투기 비용의 일부에 불과한 가격으로 생산되어, 조종사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고위험 임무에 먼저 투입될 수 있다. 알랜 가르시아(Alain Garcia) 보잉 코리아 방산 대표는 현대화된 F-15의 역할을 미식 축구의 '쿼터백'에 비유했다. 과거 단독으로 '킬 체인(Kill Chain)'을 수행하던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E-7 사령탑의 작전 지시를 받아 MQ-28과 같은 팀원들을 지휘하며 거대한 '킬 웹(Kill Web)'을 완성하는 야전 지휘관이 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최신 F-15는 의도적으로 복좌형(2인승)으로 설계됐다. 후방석 조종사는 무인기를 통제하고 전장 상황을 관리하는 임무에 집중함으로써 전방석 조종사가 오롯이 전투기 조종과 교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끊임없이 쏟아지는 전장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통신 및 항공전자 장비가 대폭 업그레이드 됐고 향후 새로운 위협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수 주에서 수개월 내에 새로운 기술을 통합할 수 있는 개방형 아키텍처로 설계됐다. '하늘의 지휘소'로 불리는 E-7 공중 조기 경보 통제기는 이 모든 시스템을 지휘하는 '헤드 코치' 또는 '사령탑'의 역할을 맡는다. E-7은 우주 위성을 포함한 육·해·공의 다영역(multi-domain)에서 수집된 방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융합하고 분석해 아군 모두가 동일한 전장 상황을 공유하는 '공통 전술 상황도'를 제공한다. 기체 내부에 10개의 항공관제사 좌석을 갖추고 있어 공중전 지휘·수색·구조 등 여러 유형의 임무를 동시에 통제할 수 있는 막강한 능력을 자랑한다. 가르시아 대표는 “E-7이 수립한 게임 플랜이 F-15 쿼터백에게 전달되고, F-15는 현장에서 MQ-28을 직접 통제하며 임무를 완수하는 완벽한 팀플레이가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브리핑에서는 소수의 E-7과 같은 핵심 자산에 의존하는 네트워크 중심 체계가 적의 공격에 무력화될 수 있다는 취약점에 대한 질문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가르시아 대표는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은 맞지만 이는 오히려 적이 우리의 전체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것을 훨씬 더 복잡하게 만든다"고 답했다. 그는 “거미줄(Web)의 한 부분이 공격받더라도 다른 경로와 다른 자산을 통해 킬 체인을 완성할 수 있다"며 “이는 적에게 어떤 것을 먼저 공격해야 할지 알 수 없는 복합적인 시나리오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티 총괄 역시 이를 “적에게 '다중 딜레마(multiple dilemmas)'를 안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보잉은 이러한 '패밀리 오브 시스템즈'가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성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르시아 대표는 “MQ-28은 보잉의 항공기가 아니더라도 연동이 가능하다"며 한국이 개발 중인 KF-21 전투기와도 충분히 한 팀을 이룰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두 시스템이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 수만 있다면, 어떤 플랫폼과도 협력이 가능하다"고 언급해 향후 한국 공군과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김장족 공략’…가전업계 ‘김치 전쟁’ 본격화

김장철을 맞아 가전업계가 '김장족(族)'을 잡기 위한 마케팅 경쟁에 불을 지폈다. 배추와 무 가격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김장대란' 우려가 사라지자, 직접 김장을 담그려는 가정이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잇달아 김치냉장고 신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체험형 마케팅을 강화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배추(상품·1포기) 소매가격은 5783원으로 전년 대비 34.9% 낮았다. 평년과 비교해도 약 15% 저렴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무(상품·1개) 소매가격은 2456원으로 31.7% 하락했으며, 평년보다도 21%가량 낮았다. 본격적인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배추·무 가격은 추가 하락이 예상돼, 올해는 김장 재료 부담이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김장 재료값이 오르면서 '김장 포기족'이 늘어났지만, 올해는 주재료 가격 안정화로 모처럼 김장철이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계절성이 뚜렷한 김치냉장고 판매 성수기는 통상 10~12월로, 김장철을 앞둔 가을이 최대 격전지다. 특히 올해는 김장 수요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론, 중소형 가전 브랜드까지 잇달아 김치냉장고 신제품을 내놓으며 경쟁이 뜨겁다. LG전자는 최근 'LG 디오스 AI 오브제컬렉션 김치톡톡' 신제품을 출시했다. LG전자 김치냉장고 중 처음으로 '인공지능(AI) 맞춤보관' 기능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 기능은 씽큐(ThinQ) 앱으로 포장김치 바코드를 인식하면 김치 종류와 제조사 정보를 종합해 최적의 맛을 유지하도록 온도를 자동 조절한다. 또한 AI가 사용 패턴을 분석해 냉장고 문을 자주 여는 시간에는 냉기 분사를 멈춰 성에 발생을 줄이고, 제상동작 시간을 조절해 최적의 온도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LG전자는 김장철 외에도 각 칸을 야채·과일, 쌀·잡곡, 냉동식품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김치냉장고를 다목적 보관가전으로 진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비스포크 AI 김치플러스 키친핏 맥스'는 '키친핏 맥스' 디자인을 적용해 냉장고와 가구장 사이 좌우 4㎜ 간격만 있으면 빌트인 가전처럼 설치할 수 있다. 여기에 최적의 김치 맛을 구현하는 '유산균 아삭 숙성' 기능이 새롭게 적용됐다. 이 기능은 상큼하고 개운한 맛을 내는 류코노스톡 유산균이 잘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온도에 빠르게 도달하고, 그 상태를 유지시켜준다. LG는 맞춤형 보관 기술로, 삼성은 발효 최적화 기술로 각각 차별화를 꾀한 셈이다. 생활가전 브랜드 미닉스로 알려진 앳홈은 2~3인 가구를 겨냥한 미니 김치냉장고 '더 시프트'를 출시했다. 가족 규모 축소와 소형 주거 공간 확산, 간편식 문화 정착 등으로 김치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앳홈 관계자는 “대용량 저장에서 벗어나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는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며 “가전 선택에서도 실속형 제품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닉스 '더 시프트'는 폭 360㎜의 콤팩트한 크기에 대형 김치냉장고 수준의 핵심 기술을 담았다. 직접 냉각 방식을 적용해 온도 편차를 최소화했으며, 냉기 순환팬과 듀얼 센서 인버터 온도제어 기술로 김치를 최적 상태로 보관한다. 앳홈은 부산 팝업스토어를 열어 소비자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가전업계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전반적인 가전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이번 김장철 특수가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장 수요가 늘어날수록 김치냉장고 판매도 동반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며 “김장철 특수가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고, 침체된 가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르포] 미래 전장의 서막…ADEX 2025 키워드는 ‘AI·무인·우주’

미래 전장의 해법을 제시하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가 역대 최대 규모로 막을 올렸다. 20일 국내외 방산 관계자들로 북적이던 경기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은 인공 지능(AI)·유무인 복합 체계(MUM-T)·우주 기술이 단순한 구상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음을 증명하는 경연장이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방산 기업들은 저마다의 청사진을 내걸고 총성 없는 전쟁에 나섰다. 각 부스에서 오가는 대화와 첨단 무기체계의 위용 속에서 K-방산의 현재와 미래를 엿봤다. 한화그룹 방산 3사의 거대한 부스에 들어서자 지향점이 명확히 드러났다. '내일을 위한 AI 국방(AI Defense for Tomorrow)'라는 슬로건 아래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모든 무기체계에 AI를 접목하려는 야심이 엿보였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K-9 솔루션' 존에 전시된 K-9 자주포의 진화 로드맵이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K-9A2는 포탑 자동화로 운용 병력이 3명으로 줄고, K-9A3는 완전 무인화된다"고 설명했다. AI 기술을 통해 1대의 사격 지휘 장갑차가 최대 3문의 K-9A3를 자율적으로 통제하는 미래 전장의 모습이 그려졌다. MUM-T 존에서는 유럽 최대 무인차량 기업과 협력해 한국 지형에 최적화한 궤도형 무인 지상 차량(UGV) '테미스-K'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스페이스 존에서는 다음 달 4차 발사를 앞둔 누리호 모형이 관람객을 맞았다. 한 관계자는 “2032년쯤 재사용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주를 향한 비전을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의 핵심 화두는 단연 'MUM-T'였고, 이목을 끈 것은 이번에 처음 실물 크기로 공개된 다목적 무인기(AAP)였다. KAI 관계자는 “해당 무인기가 나중에는 KF-21이나 FA-50과 함께 임무를 수행할 '윙맨'이 될 것"이라며 “사람이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개발 중인 'AI 파일럿'이 탑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AP는 자폭·기만·표적기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미래 공중 전력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전익 존에서는 육군 항공의 새로운 주력이 될 소형 무장 헬리콥터(LAH) 실물이 위용을 뽐냈다. LAH 역시 헬리콥터에서 사출되는 무인기(ALE)와 함께 작전을 펼치는 '헬리콥터 MUM-T'로 진화하고 있으며, 2030년 실제 운용을 목표로 연구가 한창이다. 한편에선 관람객들이 AI 파일럿과 직접 공중전을 벌여볼 수 있는 시뮬레이터가 긴 줄을 만들며 인기를 끌었다. 대한항공 부스는 미래 항공 기술의 집약체였다. 그중에서도 단연 주인공은 이번 ADEX에서 최초로 공개된 저피탐 무인 편대기(LOWUS) 시제기였다. 유인 전투기 1대와 무인기 3~4대가 편대를 이뤄 감시·정찰·정밀 타격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MUM-T의 핵심 기체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관계자는 “지금 보시는 것이 실제 크기의 2호기이고, 1호기는 현재 지상 시험 중"이라며 “2026년 상반기에 단독 초도 비행을, 2027년에는 유·무인 복합 비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다연장 로켓에서 최대 9발을 연속 발사하거나 항공기에 장착해 공중에서 미사일처럼 투하할 수 있는 소형 협동 무인기(KUS-FX) 목업도 큰 관심을 받았다. 현재 대한항공은 AI 기술 선도 기업인 미국 안두릴 등과 협력해 무인기가 스스로 판단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탐지-방어-장악-지배-지휘'라는 5개 구역으로 구성된 LIG넥스원 부스는 자사의 미래 전장 비전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특히 KF-21에 탑재될 국산 항공 무장 체계가 전면에 나섰다.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을 필두로 장거리·단거리 공대공 유도탄이 위용을 드러내며 '자주 국방'의 의지를 과시했다. LIG넥스원이 제시한 'K-방공망 벨트' 비전도 주목할 만하다. 고고도 요격 체계 'L-SAM'부터 천궁-II(중고도)·해궁(함대공)·장사정포 요격 체계(LAMD)에 이르기까지 고도별로 촘촘하게 짜인 다층 방공망을 전 세계에 수출하겠다는 포부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단순히 유도탄뿐만 아니라 전자전과 감시 정찰 등 모든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해 아군 전투기의 생존성을 보장하는 '하늘의 수호자' 전자전기 사업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이 사업은 8년 반에 걸쳐 개발이 진행되는 것으로 2034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상 무기 체계의 강자 현대로템은 이번 ADEX를 통해 '지상에서 우주까지'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아우르는 종합 방산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과연 지상을 넘어 우주로, 내연 기관을 넘어 수소 동력으로 향하는 현대로템의 야심찬 비전이 전시장에 가득했다. 부스 전면에는 세계적 추세인 재사용 발사체에 적용될 메탄 엔진과 극초음속 비행체의 핵심인 이중 램제트 엔진 등이 전시돼 관람객의 발길을 잡았다. 물론 기존 주력 제품군의 진화도 멈추지 않았다. 폴란드 현지 수요에 맞춰 능동 방호 장치(APS) 등을 탑재한 폴란드향 K-2 전차(K-2PL) 실물이 최초로 공개됐고 수소 연료 전지를 기반으로 한 무인 플랫폼 '블랙 베일'(Black Veil)도 처음으로 베일을 벗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블랙 베일은 저소음 기동이 가능해 은밀한 임무 수행에 적합하다"며 “이 기술을 향후 차륜형 장갑차나 전차 등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정유업계 ‘사업 다각화’ 윤활기유 사업에 꽂혔다

국내 정유사들이 윤활기유 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 아직 매출 비중의 10%도 안되는 비주력 사업이지만 전기차,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에서 쓰임새가 다양해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탄소 감축 문제에 부딪힌 정유 사업 비중을 자연스럽게 줄이면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윤활유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 설비가 원활히 작동하게 하는 제품이다. 유막(油膜)을 형성해 소재 간 마찰을 줄이고 공기 중 산소와 만나 녹이 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방출되는 열을 식혀주는 기능도 있다. 윤활기유는 윤활유의 이러한 특성을 만들어주는 '베이스 오일'이다 윤활유 성분의 80%가량을 차지한다. 휘발유와 경유, 중유 같은 제품처럼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얻는다. 윤활기유는 제조 과정에서 끈끈하고 묽은 정도(점도)를 조절해 특정 물성을 강화시키는 기능이 있다. 미국석유협회가 세운 기준에 따라 높은 점도로 산업용 기계를 충격과 부하로부터 보호하는 데 쓰이는 '그룹 I'부터 수소 촉매 반응으로 산화안정성을 강화한 '그룹II', 이에 더해 맑은 색상을 가지며 고온에도 점도 변화가 적은 '그룹III' 등으로 분류된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4사는 윤활 사업부문에서 지난 1~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 흑자를 낸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상반기에도 전사 연결 기준 영업 적자를 기록했지만 윤활기유·윤활유로는 이익을 창출했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기유 자회사 SK엔무브는 지난 상반기 매출 2조2405억원과 영업이익 2566억원을 냈다. SK엔무브와 GS칼텍스는 윤활기유 기술을 이용해 AI 데이터센터 액침냉각·액체냉각용 유체를 선보였다. SK엔무브는 최근 인도 자동차 부품사와 합작 법인을 세우기로 하고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HD현대오일뱅크과 쉘은 점도 안정성이 우수한 '그룹3'로 윤활기유 제품군을 넓히기 위해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 윤활기유 공장에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에쓰오일은 그룹 I과 II, III에 걸친 윤활기유 생산 능력을 갖췄다. 탄소 감축을 위해 화석연료 쓰임새를 줄여 나가는 흐름도 정유4사에 영향을 미쳤다. 휘발유와 경유, 등유, 중유 등 운송과 산업에 쓰이는 연료용 정유제품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해온 사업 구조를 바꿔야 생존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는 정유사업 비중이 매출의 70%를 넘고, 배터리와 발전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SK이노베이션도 석유사업 매출 비중이 56%를 차지한다. 윤활기유 사업에 대한 정유4사의 의지는 주력인 정유 사업이 개선되는 시황 덕에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들어 정제 마진이 뛰면서 정유4사의 정유 사업이 실적 부진을 극복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제 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판매 수익에서 원유 구입비와 인력 ·운영비를 뺀 지표다. 원유를 사들여 휘발유와 경유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남기느냐를 나타낸다. 이달 13~17일 기준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13.7달러를 기록해 5달러대에 머물렀던 1월보다 두 배 넘게 뛰었다. 세계 원유 시장이 국제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가 감산을 완화해 공급 과잉 흐름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정유사들이 생산 설비 축소에 나서며 정유사들이 정유제품 가격을 더 받을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글로벌 원유 공급이 수요보다 일간 400만배럴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윤활기유 시장이 최근 산업 트렌드와 맞물려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필수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는 장비를 유체에 통째로 담그거나 장비 표면으로 유체를 흘려보내는 냉각 솔루션으로 윤활기유를 사용한다. 전기자동차도 기존 엔진기계용 윤활유를 넘어 전동 모터와 배터리, 시스템 냉각용 윤활기유 제품이 필요하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현대차, 美 타임지 선정 ‘세계 최고 기업’ 33위…국내기업 중 최고

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의 '2025 세계 최고 기업' 평가에서 33위에 올랐다. 국내 기업 중에는 가장 높은 순위다. 20일 현대차에 따르면 타임은 2023년부터 임직원 만족도, 기업성장률, ESG 등을 토대로 세계 최고 기업 1000개사를 선정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92위에서 올해 순위가 159계단 상승했다. '100대 기업'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포함됐다. 일본 토요타(48위)를 제치면서 아시아 완성차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평가 결과는 신뢰도 높은 외부 기관이 공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투자자 신뢰를 강화하고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확산시키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李 대통령 “게임은 질병 아냐” 발언에 업계 환영

게임업계가 이재명 대통령의 “게임은 중독 물질이 아니다" 발언에 한목소리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동안 부정적 인식에 갇혀 있던 게임 산업에 대한 사회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한국게임산업협회를 비롯한 9개 게임 산업 단체는 20일 공동 성명을 내고 “이재명 대통령께서 지난 15일 'K-게임 현장간담회'에서 보여준 게임 산업과 문화에 대한 깊은 통찰과 애정 어린 조언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K-게임 현장간담회'는 대통령이 직접 게임업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크래프톤의 '펍지 성수'에서 열렸다. 이번 간담회는 대통령이 게임산업 육성 의지를 공식적으로 드러낸 현장 일정으로 평가된다.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과거 정부는 게임을 마약과 함께 '4대 중독'으로 규정해 산업을 억눌렀다"며 “그런 인식이 산업 발전을 가로막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대통령이 게임을 규제의 대상이 아닌 국가 전략 산업으로 재정의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 코드 국내 도입 논의가 수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대통령이 직접 “중독 물질이 아니다"라고 못 박은 것은 상징적이라는 분석이다. 업계는 “수년간 이어진 논쟁으로 게임 산업이 위축되고, 창작자와 이용자 모두 불필요한 낙인을 감내해야 했다"며 “이제는 게임을 사회적 해악이 아닌 한국 문화산업의 중요한 축으로 인정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또 “대통령께서 게임을 '대한민국 문화산업의 중추'라고 언급하면서도, 개발자뿐 아니라 이용자 측면에서도 건강한 문화 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점이 인상 깊었다"며 “이는 산업적 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는 이번 발언을 계기로 제도적 지원과 규제 완화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명은 “대통령께서 보여준 따뜻한 격려와 현실적 조언을 밑거름 삼아, 대한민국이 세계적 콘텐츠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게임 산업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포토 뉴스] ADEX 2025서 자사 전시품 살펴보는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공병호 상무

2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소재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제15회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아덱스)에서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부회장, 왼쪽에서 두 번째)와 공병호 사업기획부 담당(상무)가 자사 부스에 전시된 방산 제품군을 둘러보고 있다. 이날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현장에서 저피탐 무인 편대기(LOWUS) 실물을 최초 공개했고 △전투기 협업 다목적 무인 항공기(KUS-FX) △중고도 무인기(MUAV) △소형·중형 자폭 무인기(Loitering Munition) △항공 통제기(AEW&C) 모형을 배치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포토 뉴스] ADEX 2025 현장 시찰하는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

2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소재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제15회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아덱스)에서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부회장, 왼쪽에서 두 번째)와 공병호 사업기획부 담당(상무)가 자사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이날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현장에서 저피탐 무인 편대기(LOWUS) 실물을 최초 공개했고 △전투기 협업 다목적 무인 항공기(KUS-FX) △중고도 무인기(MUAV) △소형·중형 자폭 무인기(Loitering Munition) △항공 통제기(AEW&C) 모형을 배치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국감 2025] “속 빈 韓 조선업 경쟁력···LNG선 화물창 로열티 30년간 7조4000억원”

우리나라 조선소들이 지난 30년 동안 액화천연가스(LNG)선 화물창 로열티로 프랑스 GTT사에 지불한 금액이 7조409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9년까지 지급해야 할 금액도 3조원 넘게 쌓여있다. 20일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 한국가스공사,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등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 조선사들이 GTT에 지불하는 로열티는 통상 선가의 평균 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건조이익의 3분의 1에서 절반 수준에 달하는 규모다. 우리나라는 LNG선 핵심기술인 화물창(저장탱크) 기술 국산화를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선박을 수주할 때마다 원천기술을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GTT사에 기술 사용료를 내야 한다. GTT사에 기술 사용료를 지불하는 멤브레인형(선체일체형) LNG 운반선은 1995년 한진중공업이 건조한 '한진평택 호'가 시작이었다. 한국 조선사들은 이후 1999년까지 3척의 LNG선을 더 건조했다. 그러다 2000년대에는 143척, 2010년대에는 203척으로 수주 규모가 급증했다.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는 5년여만에 230척의 계약을 따냈다. 지난 30여년 동안 우리 조선사들이 만든 LNG선은 총 579척이다. 로열티 규모(7조4097억원)는 클락슨리서치 기준 각 년도 LNG선 평균선가와 한국은행의 평균 달러-원 환율을 감안하고 건조가격의 5%를 적용해 계산했다. 업체별로는 HD한국조선해양이 178척에 2조4847억원, 삼성중공업이 188척에 2조3993억원, 한화오션이 202척에 2조4050억원을 썼다. 여기에 조선 3사가 이미 수주를 완료해 2929년까지 건조할 예정인 LNG선은 모두 162척이다. 현재 선가와 환율 수준을 적용해 추산한 GTT 로열티는 2조9332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LNG 화물창 기술은 액화수소·암모니아·이산화탄소 등 차세대 선박으로 기술 확장성이 높은 게 특징이다. 한국가스공사와 주요 조선사는 2004년부터 관련 기술 국산화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김 의원은 “한국형 LNG선 화물창 기술 개발은 K-조선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원"이라며 “산업통상부가 무한 책임을 지고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한국가스공사, 조선사, 해운사 등과 원팀을 가동해 국산화의 최종적인 성공을 위해 입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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