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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팩트시트 합의] 핵추진 잠수함 국내 건조·핵연료 재처리 美 지지 확보…한화·HD현대 “환영”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공동 설명 자료(팩트시트) 타결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팩트 시트에는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SSN)'의 국내 건조 및 우라늄 농축·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ENR)에 대한 미국의 지지가 명시됐다. 또한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MASGA)'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미 해군 함정을 한국 내에서 건조하는 방안을 모색키로 해 향후 존스법 등 미국 내 법적 장벽을 둘러싼 치열한 협상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내부 압력 속에서 버티기로 얻어낸 국익 중심 실용 외교의 성과"라고 자평했고, 조선업계는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4일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15분 브리핑을 통해 최근 두 차례의 한미정상회담 합의 사항을 담은 '공동 설명 자료(Joint Fact Sheet)' 작성이 최종 타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우리 경제와 안보의 최대 변수"였던 협상의 타결이자 한미 동맹 르네상스의 문이 활짝 열린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합리적 결단에 감사를 표하며 이번 성과가 상식과 이성에 기초한 최선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수십 년간의 숙원이던 안보 분야의 획기적 진전이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수십 년 숙원이자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 전략 자산인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하기로 함께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의 지지 확보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며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향후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등 후속 협상의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사실상 '핵 주권' 확보를 위한 중대한 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초기 혼선과 달리 핵추진 잠수함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에서 건조하는 것을 전제로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서 논의하는 이야기는 거론되지 않았다"며 건조국 논란을 일축하고 한국의 기술력으로 국내에서 건조하되 핵연료 공급 등에서 미국의 협력을 받는 방식임을 시사했다. 경제·산업 분야에서는 MASGA 이니셔티브 를 중심으로 한 차원 높은 협력이 합의됐다. 이 대통령은 “과거 미국이 대한민국을 도왔던 것처럼 이제 우리 대한민국이 동맹인 미국의 핵심 산업 재건에 함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특히 “미국 상선뿐 아니라 미 해군 함정 건조조차도 대한민국 내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책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언급해 주목된다. 이는 미국 본토 건조를 의무화한 '존스법(Jones Act)' 등 미국의 강력한 보호 무역주의 장벽에 대한 예외를 추진하겠다는 의미여서, 향후 미국 의회 및 산업계의 반발 등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팩트 시트 발표가 지연된 이유에 대해 “정말로 중요한 사안임에도 힘의 관계에 의해 일방적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우려됐고, 국제적 역학 관계에 밀려 국익이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가진 유일한 힘은 버티는 것"이었다며 “빨리 합의해라, 상대방의 요구를 빨리 들어줘라는 식의 내부적인 부당한 압력이 협상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라고도 했다. 이는 이번 합의가 미국의 요구와 국내 비판론이라는 이중의 압력 속에서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 원칙을 지켜낸 성과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외에도 양국은 인공 지능(AI)과 반도체 등 미래 첨단 산업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엔비디아 등 최고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인공지능 세계 3강이자 아시아의 AI 수도로 나아가겠다"며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 한미 팩트 시트 발표에 대해 국내 조선업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며 MASGA 프로젝트의 성공적 추진을 다짐했다. 한화그룹은 '한미 관세·안보 협상 팩트 시트 발표에 대한 입장' 제하의 자료를 통해 “한미 관세 및 안보협상 팩트시트가 확정된 것을 환영하며, 협상 과정에서 헌신한 정부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한화그룹은 대한민국 정부의 안보 정책 기조와 결정을 적극 지지하며,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국가적인 방향에 맞추어 나갈 것"이라며 “한미 양국의 동맹과 안보 강화를 위한 결정에 따라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 투자·확장은 물론 지역 협력 업체와의 상생을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거제 조선소의 기술과 역량을 미국 필리 조선소 등 현지에도 접목해 최고의 한미 안보 파트너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며 “지난해 필리 조선소를 인수한 한화그룹은 미국 조선업 재건 소요에 맞춰 조선소 추가 투자를 통해 상선은 물론 추후 함정 건조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갖출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HD현대 관계자는 “협상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은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이번 팩트 시트 확정으로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HD현대는 글로벌 1위 조선사로서 MASGA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 해군 함정의 한국 내 건조 추진 발표는 MASGA 이니셔티브에 각기 다른 전략으로 접근해 온 국내 조선업계에 복잡한 셈법을 안겨줄 전망이다. 미국 필리 조선소를 1억 달러에 인수한 '내부자(Insider)' 전략을 택한 한화오션과 미국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 등과 파트너십을 맺는 기술 제휴(Partner) 방향을 택한 HD현대는 상반된 입장에 놓였다. 한화오션은 '한국 건조'가 1억 달러를 투자한 '필리 조선소'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는 딜레마에 빠졌다. 반면 HD현대는 '한국 건조'가 울산 본사에는 직접적 이익이 되지만, 미국 파트너사와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이중적 입장에 처했다. 양사 모두 MASGA라는 기회를 잡기 위해 '한국 건조'와 '미국 내 파트너십-투자' 사이에서 정교한 전략적 줄타기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AI-삼성전자, 국방 AI 반도체 동맹 결성…국산 전투기 MUM-T 고도화 박차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삼성전자와 손잡고 미래 무기 체계의 핵심인 '국방 AI 반도체' 국산화에 나선다. 14일 KAI는 경남 사천 본사에서 삼성전자와 '항공우주산업과 방위산업 적용을 위한 AI 및 무선 주파수(RF)용 국방 반도체 개발 및 생산'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차재병 KAI 대표이사와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 등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해 국방 반도체 기술 자립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다짐했다. 이번 협약은 그동안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무기 체계 반도체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해 자주 국방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양사는 워킹 그룹·협의체 운영과 공동 연구·개발(R&D) 추진 등을 통해 방위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반도체를 개발한다. 높은 신뢰성과 보안성이 필수적인 국방 규격에 맞춰 설계부터 양산까지 전 과정을 협력할 방침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세계적 수준의 파운드리 공정 역량과 에코 시스템(SAFE™)을 기반으로 국방 AI 반도체의 설계와 공정, 양산에 이르는 통합 기술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진만 삼성전자 사장은 “이번 협약은 국방 AI 반도체 국산화와 함께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전반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AI는 이번에 개발되는 국방 AI 반도체를 활용해 미래 전장의 핵심인 '유·무인 복합 체계(MUM-T)'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AI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온디바이스(On-Device) 형태의 '자율 제어 시스템(ACS)'을 개발하고, 이를 AI 파일럿이 탑재된 무인기에 적용한다. 이렇게 개발된 기술은 T-50과 FA-50, 수리온 등 KAI의 주력 유인기 플랫폼과 연동되어 수출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차재병 KAI 대표이사는 “국산 항공기 플랫폼을 보유한 KAI와 반도체 선도 기업 삼성전자의 만남은 방산 분야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개발의 핵심"이라며 “성공적인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 방위산업과 소버린 AI(Sovereign AI)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KAI는 지난 5월 산업통상부·주요 팹리스 기업들과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술개발 협력 MOU'를 체결하는 등 미래 모빌리티와 방산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 인공 지능에 ‘풀 베팅’…CEO 직속 ‘AIX 추진실’ 신설

HD현대가 그룹의 'AI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위해 AI 전담 조직을 대표이사 직속 기구로 격상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14일 HD현대는 HD한국조선해양 내 AI 기술 개발을 총괄하던 조직을 'AIX추진실'로 재편하고, 김형관 사장이 직접 총괄하는 체제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는 CEO가 AI 기술 개발 전반을 직접 챙겨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예산 집행을 통해 AI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다. 새로 출범한 AIX추진실은 기존 미래기술연구원 산하의 'AI 센터'와 'DT 혁신실'을 통합한 본부급 조직이다. 이를 통해 그룹의 AI 연구 기능(AI센터)과 설계·공정·경영 관리 등 소프트웨어 개발 기능을 담당하는 DT 혁신실로 일원화 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AIX추진실은 그룹 AI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간 개별 과제로 진행되던 AI 사업을 통합 운영해 그룹 차원의 일관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조선·건설기계·에너지·로봇 등 전 사업 분야에 AI 기술을 확대 적용하는 임무를 맡는다. 각 사업별로 상이한 AI 기술 요구 수준과 세부 사항들을 통합 조율함으로써 △미래형 첨단 조선소(FOS) 구축 △AI 운항 솔루션 고도화 △무인 건설 장비 상용화 △피지컬 AI 로봇 기술 개발 등 그룹의 핵심 R&D 역량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는 이번 조직 개편이 특히 선박 설계 분야의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수십 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AI로 활용해 선박 효율을 최적화한 설계 모델을 도출하고, 설계 과정의 단순 반복 작업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차세대 컴퓨터 지원 설계(CAD) 플랫폼 도입을 앞두고 설계 프로세스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구조적 전환을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 관계자는 “AI는 이미 기업 경영 전반을 지배하는 게임 체인저"라며 “이러한 흐름을 선도할 기술 역량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S그룹, 전략적 투자로 ‘신성장동력·실적’ 다 챙겼다

LS그룹이 올해 공정자산 규모를 약 36조원으로 늘리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LS에 따르면, 올해 그룹 공정자산이 35조 9520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4년새 약 10조원(증가율 37%) 성장을 일궜다. 2022년 26조2700억원에서 2023년 27조5447억원, 2024년 31조9650억원에 이어 올해 36조원에 근접한 것이다. 또한, 영업이익(연결 기준)도 2022년 1조 2040억원을 올린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조원 달성도 이뤘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 729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9%를 기록했다. LS그룹은 이 같은 실적 성과 배경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경영 전략의 결과로 풀이한다. 지난 2022년부터 전기·전력·소재 등 기존 주력산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탄소 배출이 없는 전력(CFE)과 배터리·전기차·반도체 관련 사업((배·전·반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해 전방위로 전개한 성과라는 설명이다.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권선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LS그룹의 미국계열사 에식스솔루션즈는 전기차 구동모터용 고출력 특수권선을 생산하면서 테슬라·토요타 등 글로벌 전기차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권선(捲線)은 전기모터나 변압기 등에 전기를 흐르게 하기 위해 코일 형태로 감아 사용하는 전선으로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한다. 에식스솔루션즈가 제조하는 변압기용 특수권선(CTC)은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가와 미국 내 변압기의 약 70% 교체 시기와 맞물려 주문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미공장 CTC 제조시설에 생산라인 2기를 추가로 설치해 현재 3500톤 수준의 생산능력을 186% 대폭 늘려 오는 2030년까지 1만톤 수준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S전선도 늘어나는 AI 데이터센터 산업의 성장 속도에 맞춰 해저케이블, 초전도케이블, 초고압케이블 기술 등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S전선은 최근 미국 글로벌 빅테크기업의 AI데이터센터에 대용량 전력분배 시스템 '버스덕트'를 3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약 200억원 규모의 공급을 시작으로 향후 3년간 총 5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북미·베트남을 잇는 글로벌 버스덕트 생산 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멕시코에 건설 중인 신규 공장이 완공되면 북미 고객 대상 공급 효율성과 납기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지난 4월 LS전선은 약 1조원을 투자해 미국 버지니아주 체서피크 시에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착공했다. 체서피크 공장은 버지니아 남동부의 엘리자베스강 유역에 39만6700㎡(약 12만 평) 부지에 연면적 약 7만㎡(약 2만평) 규모로 조성되며, 세계 최고 201m 높이의 전력 케이블 생산타워와 최종 제품 생산공장, 전용 항만시설 등의 생산 인프라를 갖추게 된다. 오는 2027년 준공 예정인 체서피크 공장은 향후 10년간 미국 해저케이블 시장의 연평균 30% 이상 성장에 맞춰 북미시장 공략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LS전선의 자회사 LS마린솔루션은 지난 6월 튀르키예의 테르산 조선소와 해저케이블 포설선 건조 본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체결로 LS마린솔루션은 케이블 적재 중량 1만3000톤, 총 중량 1만8800톤의 초대형 HVDC(고전압직류송전) 포설선 건조에 착수했다. 아시아 최대, 세계 톱5 규모를 자랑하는 해당 선박은 HVDC 해저케이블과 광케이블을 동시에 포설할 수 있는 고사양 장비를 탑재할 예정이다. LS마린솔루션은 신규 포설선을 앞세워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등 국내 전략사업은 물론, 유럽·북미 해상풍력 및 초장거리 해저망 구축 수요에 본격 대응할 방침이다. LS그룹의 글로벌 스마트에너지 솔루션기업 LS일렉트릭은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 핵심 구성요소 전력변환장치(PCS) 최신 제품에 미국 수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보험협회 시험소(UL) 인증을 획득했다. 인증을 받는 제품은 LS일렉트릭이 글로벌 산업용 ESS 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한 MSSP의 2.0세대 PCS로, 고출력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냉각이 가능한 제품이다. 또한, HVDC 변환용 변압기를 포함한 초고압 변압기 수요 증가에 대응해 부산사업장에 약 1008억 원을 투자해 2생산동을 증설하고 있다. 2생산동이 연내 준공되면 LS일렉트릭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은 연간 2000억원에서 6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나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에 구축되는 HVDC 변압기 전량을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아울러 올해 4월 미국 텍사스에 세워진 LS일렉트릭 배스트럽 캠퍼스는 생산, 기술, 서비스를 아우르는 북미사업 복합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배스트럽 캠퍼스는 현지 빅테크 기업 데이터센터에 납품하는 중·저압 전력기기와 배전시스템 등을 본격 생산하고 있다. 비철금속 소재기업 LS MnM은 신사업으로 배터리 소재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3년 3월 출자사 토리컴에 황산니켈공장을 준공한데 이어 1조8000억원대 투자를 통해 울산과 새만금에 2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대규모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국내 두 공장이 가동되면 황산니켈 생산량을 연간 6만2000톤으로 늘릴 수 있고, 이는 전기차 약 125만대에 들어가는 양이다. LS MnM은 지난해 세계 최대 광산기업 BHP와 173만톤 규모의 동정광을 공급받는 초대형 구매 계약을 맺는데 성공해 5년간 매년 약 35만톤씩 확보하는 공급망을 구축했다. 이밖에 LS엠트론은 미국 자회사 LS트랙터도 북미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텍사스주 팔레스타인 시에 트랙터 조립공장을 열고 오는 2028년까지 연간 2만대를 생산한다는 목표이다. 친환경 에너지 기업 E1 역시 에너지시장 변화에 부응해 경기도 과천, 고양, 서울 강서의 LPG 충전소 3곳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CEO, 금탑 산업훈장 수상

안와르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가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13일 에쓰오일에 따르면 알 히즈아지 CEO는 이날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5 외국기업의 날 기념식에서 금탑 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알 히즈아지 CEO는 탁월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에너지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울산 샤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국내 석유화학의 근원적 경쟁력 제고와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분야 유공자로 선정됐다. 아울러, 탄소배출 저감 등을 위한 가스터빈발전소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서울 마곡지구에 기술개발(TS&D) 센터를 준공해 정유 석유화학 분야 연구개발(R&D) 강화와 신성장 동력 기술 개발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해 8월 국내 정유사 최초로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정기 여객노선에 공급하기도 했다. 알 히즈아지 CEO는 “이번 수상과 한국 정부의 적극 지원을 바탕으로 샤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경쟁력은 물론 에쓰-오일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국-사우디아라비아 간 비즈니스 협력의 폭을 한층 넓히는 계기로 삼아 양국의 미래 성장을 함께 이끌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알 히즈아지 CEO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서 1996년부터 27년 동안 석유 가스 생산시설 관리와 사업개발, 투자 현지화, 초대형 프로젝트 관리와 시설 계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2016년부터 아람코 아시아 재팬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2018년부터 아시아지역을 총괄하는 아람코 아시아 사장을 지냈다. 이후 2023년 5월 에쓰오일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에어부산,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익 ‘5억원’…전년 동기비 99.6%↓

에어부산은 2025년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1763억원, 영업손실 285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504억 원으로, 전년 동기 509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3분기 실적 악화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에어부산 측은 △시장 공급량 대비 여객 수요 증가세 둔화 △단거리 노선 공급 과잉·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운임 하락 △가용 기재 감소에 따른 운항 감축을 매출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또한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정비비와 항공기 관련비 등 외화 관련 비용이 전반적으로 증가해 영업손실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3분기 실적 부진으로 올해 1분기에서 3분기까지의 누적 실적도 악화됐다. 누적 매출은 597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감소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265억원 대비 99.6% 가까이 급감하며 흑자를 겨우 유지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95억 원으로 집계됐다. 에어부산은 4분기 기단 정상화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10월 기재 추가 도입이 완료됐고 외주 정비 항공기도 복귀하는 등 공급량 회복으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10월 추석 연휴와 연말 성수기 특수, 일본 노선 여객 수요 회복세 등이 4분기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에어부산은 4분기 수요 분석을 통한 노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산-구이린(계림)·나가사키 부정기편을 운항하고, 부산~마쓰야마·비엔티안 등 동계 시즌 선호 지역 운항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고환율 기조 등 대외 변수로 인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은 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아시아나항공, 3분기 1757억 영업손실…화물본부 매각에 적자 전환

아시아나항공이 화물기 사업 부문 매각의 여파로 2025년 3분기 적자 전환했다. 13일 아시아나항공은 2025년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1조4643억원, 영업손실 1757억원, 당기순손실은 304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1% 감소한 반면, 영업손익과 당기순손익은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수치다. 매출 감소의 주된 원인은 지난 8월 단행된 화물기 사업의 분할 매각이다. 이로 인해 3분기 화물 매출은 1440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66% 급감했다. 여객 사업 역시 성수기를 맞아 장거리 노선 공급을 늘렸으나, 미국 입국 규정 강화 등 일부 노선의 수요 위축과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해 전년보다 9.0% 감소한 1조155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이 줄어든 반면 영업 비용은 환율 상승과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에 그치며 영업손실로 이어졌다. 주요 비용 상승 요인으로는 △통상 임금 변경에 따른 퇴직급여 충당 부채 증가분 일시 반영 △조업료 소급 인상분 지급 등 일회성 비용 △환율 상승·여객 사업량 증가에 따른 정비비·운항 비용 상승 등이 꼽혔다.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 환산 손실 발생으로 30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순차입금 감소 등으로 부채 비율은 전년 말 1238%에서 1106%로 132%p 개선됐다. 아시아나항공은 4분기 실적 개선을 위해 동계 성수기 지역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호주 시드니 노선 A380 운항과 멜버른·케언즈 부정기편 운항을 비롯, 중국 옌청 노선 주 3회 운항으로 무비자 방문 수요를 유치할 계획이다. 화물사업은 여객기 벨리 카고(Belly Cargo)의 정시성을 활용해 반도체 부품·바이오 헬스·신선 화물 등 긴급 수요 유치에 주력할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MM, 3분기 영업익 2968억 원…전년 동기비 79.7%↓

HMM은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7064억원, 영업이익 2968억원 , 당기순이익 3038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이는 해운업 특수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할 때 크게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3분기 매출(3조5520억원) 대비 23.8% 줄었고, 영업이익(1조4614억 원)과 당기순이익(1조7385억원)은 각각 79.7%, 82.5% 급감했다. 이번 실적 하락은 글로벌 해상 운임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해상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의 3분기 평균은 1481포인트로, 전년 동기 3082포인트 대비 52% 하락했다. HMM 측은 “지난해 3분기는 미국 보호관세 우려로 선행 물동량이 증가했지만, 올해 3분기는 관세 정책이 본격화되며 물동량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주 노선 해상 운임은 서안과 동안이 각각 69%, 63% 급감한 여파가 컸다. 다만 HMM은 3분기 영업이익률 11%를 기록해 글로벌 선사 중 상위권을 유지했으며,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1439억 원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한편 4분기는 전통적인 연말 비수기로 전반적인 시황 약세가 예상된다. HMM은 항로별 운항 효율을 최적화하고 냉동 화물 등 고수익 특수 화물을 적극 유치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정기선 HD현대 회장 “인도 ‘조선 5대 강국’ 비전 파트너 도약”…석유 장관과 협력 확대

HD현대가 인도의 차세대 해양 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대폭 강화한다. 13일 HD현대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 소재 GRC(글로벌 R&D센터)에서 정기선 회장이 하딥 싱 푸리(Hardeep Singh Puri) 인도 석유천연가스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고위 대표단을 만나 상호 협력 확대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는 구란갈랄 다스 주한 인도대사, 아룬 쿠마 싱 인도 석유천연가스공사(ONGC) 회장, 마두 나이르 코친조선소 회장 등 인도 정부와 국영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인도 대표단은 정 회장의 안내로 HD현대가 보유한 최신 선박 설계 및 건조 역량과 스마트 조선소 운영 시스템을 확인하고, 인도 조선업의 기술 발전과 선대(船隊)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인도 고위 대표단의 방문은 인도 정부가 핵심 국가 과제로 추진 중인 '마리타임 암릿 칼 비전 2047(Maritime Amrit Kaal Vision 2047)'과 직결돼 있다. 이 비전은 인도 해운·항만·조선 산업 전반의 자립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인도는 현재 1500척 규모의 상선을 2500척까지 확대하고, 글로벌 5위권 조선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세부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인도 정부는 약 240억 달러(약 31조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며, 특히 지난 10월에는 선박 신조(新造) 사업 확대를 위해 약 80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의 지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HD현대는 이미 인도 조선 산업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왔다. 앞서 HD현대는 지난 7월 인도 최대 국영 조선사인 코친조선소와 MOU를 체결하고 △설계 및 구매 지원 △생산성 향상 △인적 역량 강화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협력 범위를 함정 사업까지 확대하며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HD현대는 인도의 조선산업 발전을 돕는 최고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조선·해양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글로벌 리더십을 지속 발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딥 싱 푸리 장관은 “HD현대는 인도의 해양 비전을 실현하는 데 매우 중요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며 “양측 간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협력 관계가 더욱 실질적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인도 대표단은 오는 14일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방문해 상선 및 특수선(함정) 건조 현장을 직접 참관할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날개 균열’ 에어버스 A380에 유럽은 긴급지침, 국내 항공사는 “당장 문제 없다”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의 A380 기종의 '날개 중앙 스파(Wing Middle Spars)'에서 균열이 발견됨에 따라 유럽항공안전청(EASA)이 긴급 지침을 발표했다. 이는 특정 기체가 아닌 A380 계열의 모든 여객기에 적용되고, 수리 후에도 3년마다 영구적인 반복 검사를 요구하는 '종료 조치 없음' 조항을 포함해 파장이 예상된다. 2010년대 초 '리브 핏(Rib-feet)' 균열 사태 이래 15년 가까이 이어진 '만성 질환'인 날개 문제가 다시금 A380 기단의 조기 퇴출 논의를 앞당길지 주목된다. 13일 본지 취재 결과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지난 5일(현지시간) A380 기종의 날개 구조적 결함에 대한 제안 감항성 지침(Proposed Airworthiness Directive)인 'PAD 25-170'를 발표했다. 이번 지침은 여러 대의 A380 항공기에서 '날개 중앙 스파(Wing Middle Spars)'의 균열이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스파(Spar)'는 날개를 동체부터 날개 끝까지 가로지르는 '대들보'나 '척추'와 같은 핵심 뼈대 부품으로, 비행 중 날개가 받는 하중의 대부분을 견뎌낸다. EASA는 이 핵심 부품의 균열이 “감지되고 수정되지 않으면 날개의 구조적 무결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지침이 항공사들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종료 조치(Terminating Action)'을 명시한 ⑶항 때문이다. EASA 측은 균열을 수리하더라도 “반복 검사에 대한 종료 조치가 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는 A380 운용사들이 36개월(3년)마다 기체 수명이 다할 때까지 영구적으로 이 부위를 검사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12개월 이상 장기 보관된 항공기는 상업 운항 복귀 전 즉각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해 팬데믹 기간 지상에 묶여있던 기체들이 1차 표적이 됐다. A380 기종의 날개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5년 가까이 이어진 '만성 질환'의 역사는 201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에서 2012년 사이 1차 파동은 2010년 호주 콴타스항공 QF32편 엔진 폭발 사고 수리 중 날개 내부에서 균열이 처음 발견되며 시작됐다. 문제는 '리브 핏(rib-feet)'이라는 부품이었다. '리브(Rib)'가 날개의 단면 모양(익형)을 잡아주는 '갈빗대'라면 '리브 핏'은 이 갈빗대를 날개 외피와 스파(대들보)에 고정하는 L자형 브래킷이다. 당시 에어버스는 부적절한 알루미늄 합금 사용 등을 시인하며 대규모 수리 및 보상 비용을 지출했다. 2차 파동이 일었던 2019년에는 날개의 '외부 후방 스파(ORS, Outer Rear Spar)'에서 새로운 유형의 균열이 보고돼 EASA가 초기 기체들에 대한 검사를 지시했다. 2023년부터 2024년 사이엔 3차 파동이 일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걷힌 후 각 항공사들은 장기 보관 후 복귀한 기체들을 현업에 복귀시켰다. 그러나 크고 작은 정비 문제가 생겼고, 특히 에미레이트 항공 기재에서는 가속화된 날개 스파 균열이 발견됐다. 원인은 비행 피로가 아닌 '수소 환경 보조 균열(HEAC, Hydrogen Environment Assisted Cracking)'로, 습도 등 특정 환경에서의 장기 보관이 금속을 취약하게 만든 것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날개 앞전의 '슬랫(Slat)'에서 '박리(delamination)' 현상까지 보고된 바 있다. '슬랫'은 이착륙 시 양력을 높이기 위해 날개 앞쪽으로 펼쳐지는 패널을 말한다. 이런 상황에 날개의 '중앙 스파' 문제까지 더해진 것이다. PAD 25-170은 △A380-841 △A380-842 △A380-861 기종의 모든 제조 일련 번호(all manufacturer serial numbers)에 적용된다. 올 8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총 186대의 A380이 운항 중이며 36대가 그라운딩 상태인 가운데, 현재 A380을 운용하는 전 세계 10개 항공사 모두가 영향권에 있다. '영구적 반복 검사' 조항은 항공사의 정비·수리·분해 조립(MRO) 역량과 기단 운용 계획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세계 최대 운용사인 에미레이트 항공은 116대 전체가 3년마다 새로운 중정비 대상이 됐다. 이미 2023년부터 HEAC 문제 수리와 대규모 객실 개조 프로그램으로 두바이 MRO 시설이 완전 가동 상태라고 밝힌 바 있어 정비 병목 현상과 스케줄 추가 차질이 예상된다. 영국항공(브리티시 에어웨이즈)과 싱가포르 항공처럼 12대의 비교적 적은 기단을 운용하는 항공사들도 문제다. 이들은 시간당 운항 허용 횟수인 슬롯이 꽉 찬 런던 히드로(LHR)·싱가포르 창이(SIN) 공항에서 A380의 대량 수송 능력에 의존한다. 기단 중 단 몇 대라도 장기 검사로 운항에서 이탈하면 대체기 투입이 어려워 노선 수익성에 타격을 입게 된다. 당초 전세계 항공 시장에서 A380 여객기는 조기 퇴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 수요 폭증과 신형기 인도 지연에 힘입어 운항이 재개됐고 재차 대형기 전성시대를 맞았다. 그러나 '슬랫 박리'와 '중앙 스파 균열'이라는 구조적 결함이 보고되면서 이 부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의 A380의 퇴역 시기를 언급했지만 현실적으로는 항공기 공급망 문제가 심각한 탓에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EASA의 입장과 관련해 별 다른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정비를 담당하는 현업에 확인해본 결과 특정 사례가 발생하면 해당 기종에 대해 점검 지시를 내리는데, EASA가 최근 발행한 건 감항성 개선 지시(AD)에 관한 문서를 발행할 것이라는 예고문과 같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EASA가 언급한 문제는 곧바로 정비가 가능한 게 아니라 중정비 시행 시 할 수 있는 것이어서 해당 기종을 보유한 항공사들은 중정비 시행 시 지적 사항을 점검하고 이행하면 되는 것"이라며 “당장 운항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의 언급처럼 EASA는 해당 문서를 통해 오는 12월 3일까지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제안(Proposed)' 절차를 밟고있다. 에어버스가 이 중앙 스파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영구적인 '종료 조치'를 개발해내지 못할 경우 A380의 퇴역 시계는 항공사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다시금 빨라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속의 피로 한계(metal fatigue)와 끝없이 상승하는 MRO 비용에 의해 예상보다 빨리 막을 내릴 수 있어 에어버스 측의 입장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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