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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워도 수해 복구 돕는다” 성금 내놓은 건설그룹들

국내 주요 건설그룹들이 건설경기 침체와 미분양 증가 등 녹록지 않은 업황 속에서도 수해로 큰 타격을 입은 광주광역시 등 피해 지역 복구를 위해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수재는 주거 안정 문제와 직결되는 재난인 만큼, 건설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 실천을 다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사랑으로 부영', '부영 애시앙' 등의 아파트 브랜드로 이름을 알린 부영그룹은 24일 경남 산청과 경기 가평 등의 재난 복구를 위해 전국재해구호협회에 5억원의 기금을 전달했다. 해당 기부금은 침수된 주택과 농작물 피해 복구, 이재민 지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부영그룹은 포항 지진, 강원·동해안 산불 등 자연재난 발생 시 기금을 지원한 바 있다. 올해 3월에도 대형 산불 피해 지역의 복구를 돕기 위해 동일 재해구호협회에 5억원을 기부했다. △천안함 침몰 △세월호 참사 △경주 지진 △대구 서문시장·여수 수산시장 화재 등 사회적 재난에도 기부 활동을 진행해, 누적 기부액이 총 1조2000억원을 넘겼다. 호반써밋, 호반베르디움 등 아파트를 공급해온 호반그룹도 수해 지역 복구 지원을 위해 23일 총 5억 2000만원 규모의 성금과 긴급 구호물품을 지원했다. 기부 금액은 충남 당진, 광주광역시, 전남도 등 주요 피해 지역에 각 1억원씩 지정 기탁했다. 아울러 호반그룹 계열사인 대한전선은 당진시 수해 복구 현장과 임시 거주시설에 2000만원 상당의 식음료 및 생활용품을 지원했다. 또, 호반장학재단은 피해 지역 학생을 위한 '지역인재 장학금' 2억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임직원 자원봉사단 '호반사랑나눔이'는 수해 지역을 직접 찾아 봉사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호반그룹은 지난해부터 국내 산불과 집중호우 및 튀르키예 지진,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자 돕기 등 구호 활동에 총 15억원을 후원했다. HS효성그룹도 수해 피해 복구에 뜻을 보탰다. '해링턴 플레이스', '해링턴 스퀘어', '해링턴 코트' 등 아파트를 공급하는 효성중공업의 모기업인 HS효성은 24일 대한적십자사에 성금 1억원을 기탁했다. 이번 모금에는 HS효성을 비롯해 HS효성첨단소재,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등 그룹 계열사가 함께 참여했다. HS효성은 △2022년 동해안 산불 △2022년과 2023년의 집중호우 △2023년 강릉 산불 △2025년 4월 영남 산불 등 재난 발생 시마다 기부를 진행한 바 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대우건설, 부산 ‘서면 써밋 더뉴’ 919가구 공급

대우건설이 부산에 '서면 써밋 더뉴'를 공급한다고 25일 밝혔다. 단지는 옛 NC백화점 서면점 부지인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전포동 668-1번지 일원에 들어선다. 지하 8층~지상 47층, 4개 동 규모로 전용면적 84~147㎡, 13개 중대형 타입의 아파트 919세대를 짓는다. 특히 하이엔드 주상복합 단지를 컨셉으로 대규모 상업시설을 함께 조성한다. 우선 대우건설의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써밋'이 적용되는 단지로 상품성을 높일 계획이다. 개방감, 일조량 등을 고려한 특화설계를 바탕으로 고급 브랜드의 주방 가구와 수입 마감재를 적용하고 최고층 47층에 위치한 스카이라운지, 게스트하우스와 프라이빗 골프, 수영장, 사우나 등 고품격 커뮤니티 시설을 배치한다. 최근 공급 되는 하이엔드 아파트 단지의 필수 요건인 각종 주거 서비스도 도입 예정이다. 더불어 단지 내 지하 1~ 지상 3층에는 2만9767㎡ 규모의 대형 판매시설이 함께 조성될 예정으로, 단지에서 주거, 쇼핑, 문화, 여가를 모두 누리는 원스톱 라이프를 누릴 수 있는 점도 돋보인다. 이러한 '서면 써밋 더뉴'의 견본주택은 해운대역 인근 '써밋 갤러리 서면'에 마련될 예정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동부건설, 가로주택에서 베트남까지 틈새시장 공략 ‘주목’

한동안 국내 주택 경기 부진으로 공공·인프라 공사에 주력하던 동부건설이 최근 틈새 시장 전략을 통해 국내 주택 시장은 물론 해외 건설 시장까지 잇따라 수주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작년 시공능력평가액 22위에 올라있는 중견건설사다. 특히 1~5위권 대형 건설사들의 유명 브랜드 아파트가 점령한 서울 강남 및 한강벨트에서도 여러 곳에서 재건축 공사 수주에 성공해 '숨은 강자'로 불린다. 예컨대 2001년 이촌 동부센트레빌이 대표적 사례다. 아파트 시공 현장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커튼월 공법을 이미 2000년대 초에 적용하고 뒷동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동 중앙 부분을 비어놓는 파격적인 설계로 주목을 받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제치고 시공해 2005년 완공된 대치 동부 센트레빌도 전면 커튼월 공법을 적용하고, 각 동 옥상에 헬리포트를 설치하는 등 파격 설계의 전통을 이어갔다. 2010년대 이후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경쟁이 심화되면서 서울 주요 지역에서 대형 건설사 브랜드 선호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그러나 동부건설은 규모가 큰 대형 사업장이 아닌 소규모 재건축 사업장에 눈을 돌려 성과를 내고 있다. 소규모 재건축 사업장은 세대수가 적어 시공사에 돌아가는 매출 규모 측면에서 대형 프로젝트에 뒤질 수 있지만 소수 조합원으로 이뤄진 만큼 사업 진도가 빨라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단지가 2021년 준공한 반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이다. 이 아파는 원래 1987년에 입주한 한 개 동, 80세대 규모의 반포 현대 아파트였다. 이를 2개동, 108세대로 규모로 재건축했는데, 2016년 조합 설립 후 2017년에 동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2019년에 철거와 착공을 거쳐 2021년에 준공을 마쳐 조합 설립 후 입주까지 5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처럼 동부건설은 최근 몇년새 대형 건설사들이 수익성을 이유로 눈을 돌리지 않는 알짜 소형 사업장을 파고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현대4차 가로주택정비사업'(조감도)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전체 122표 중 114표를 얻어 시공사로 선정됐다. 사업비는 1001억원 규모다. 뿐만 아니라 해외 건설 시장과 관급 공사에서도 보폭을 넓히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1일 베트남 건설부가 발주한 2166억원 규모의 '미안~까오랑 도로 건설사업' 공사를 수주했다. 이날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1631억원 규모의 '의왕군포안산 S1-1·S1-3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건설업 불황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올해 경영목표를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및 사업 다변화로 설정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가로주택이나 모아주택 등 틈새시장을 대상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케데헌’ 글로벌 빅히트에 남산타워 웃고 롯데타워 울다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전 세계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남산타워와 롯데월드타워의 희비가 엇갈렸다. 케데헌의 주무대로 등장한 남산타워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아져 몰려 드는 관광객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반면, 롯데월드타워 측은 '대박'을 놓쳤다며 아쉬워하는 표명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케데헌'이 전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하면서 배경으로 사용된 서울 시내 곳곳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남산타워 등 주요 배경지를 중심으로 관광·도시 마케팅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남산타워 등 작품 속 주요 배경지를 중심으로 관광·도시 마케팅 전략을 구상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16일 “남산타워는 서울의 자연, 역사, 첨단 이미지가 결합된 글로벌 자산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일 상징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남산타워는 해발 243m 남산 정상에 세워진 높이 236.7m의 철골 전파탑이다. 서울 전역을 조망할 수 있는 입지와 슬림한 구조, 원형 전망대 형태 등으로 조형미와 기능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대건설이 1969년 착공해 1975년 완공했다. 방송 송출탑 기능 외에도 쇼핑몰, 레스토랑 등이 자리잡고 있으며, 연간 수백만 명이 찾는 서울의 대표 랜드마크가 됐다. 넷플릭스가 이번에 선보인 케데헌에서는 남산타워가 단순한 배경이 아닌 악귀들이 출몰하는 주요 장면의 중심 공간으로 여러 차례 등장했다. 구조물 자체가 서사 속에 녹아들며, 도시 이미지와 감성적 상징으로 재소환된 것이다. 반면 남산타워의 '라이벌'격인 2017년 완공된 롯데월드타워는 '울상'이다. 또 다른 서울의 랜드마크임에도 이번 작품에서 전혀 등장하지 않아 체면을 구겼다. 평상시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긴 하지만, '세계적인 명소'로 굳건히 자리잡을 글로벌 홍보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롯데월드타워는 높이 555m, 123층 규모로 국내 최고층 빌딩이자 세계 5위권에 속한다. 오피스, 호텔, 레지던스, 쇼핑몰, 전망대 등이 집약된 '버티컬 시티(Vertical City)' 개념의 초고층 복합시설이다. 시공은 롯데건설이 맡았으며, 초고층 내진설계와 고강도 콘크리트, 풍하중 분산 구조 등이 적용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집약된 건축물로 평가받는다. 롯데월드타워는 특히 해당 작품 아트디렉터가 개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올린 글 때문에 “케데헌 제작진의 배경 이미지 활용 섭외 요청을 거부했다"는 의혹이 퍼지면서 엉뚱한 오해를 사기도 했다. 롯데월드타워 소유주인 롯데물산 측이 “해당 제작사로부터 어떤 문의도 받은 적이 없고, 저작권 문제로 등장 자체를 제한한 사실도 없다"고 해명하면서 오해가 풀린 상태이긴 하다. 롯데 측은 현재도 롯데타워의 명성이 높지만, 최고의 글로벌 홍보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아쉬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례는 단순히 건물의 높이나 외형, 기술력을 넘어 콘텐츠 속 '맥락'과 '스토리'가 도시 상징성과 건축물의 문화적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롯데타워는 규모나 기술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콘텐츠는 상징성과 감정적 연결이 더 중요하다"며 “남산타워는 자연과 도시가 조화를 이루는 구조라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6·27 규제 통했다…3년來 ‘집값 기대 심리’ 최대폭 감소

정부의 6·27 부동산 대출 규제 발표 이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소비자 기대 심리가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 둔화와 함께 부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향후 가계 부채가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도 늘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를 살펴보면 7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9로, 전달보다 11포인트(p)나 하락했다. 2022년 7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그간 상승세를 이어오던 집값 기대 심리가 대출 규제 이후 급격히 꺾인 것이다. 실제로 이 지수는 2월 99에서 3월 105, 4월 108, 5월 111, 6월 120으로 넉 달 연속 상승해왔지만 6·27 대책 발표 이후인 7월 들어 뚜렷한 반전이 나타났다. 이는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소비자 비중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 대책에 따른 주택가격 하락 기대감,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 둔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가계부채전망지수도 1p 내린 96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부채가 줄어들 것이라는 인식이 7년 만에 가장 뚜렷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소비심리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8로, 전달보다 2.1p 상승하며 2021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출 회복세와 민간 소비 개선이 긍정적으로 반영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경기·물가·소득에 대한 전망을 종합해 산출하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높을수록 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인식이 강하다는 뜻이다. 이 지수가 넉 달 연속 상승하며 심리적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경기판단지수도 전월보다 12p 오른 86으로, 2020년 11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 역시 기준금리 동결과 일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인상 여파로 전월보다 8p 오른 95를 기록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실적 좋은 현대건설, 잇딴 사고·정치바람 등 난관에 ‘울상’

현대건설이 상반기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의혹과 안전사고 등 잇단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 관저 공사 관련 불법 행위 의혹이 점점 거세지고 있고, 경기 오산시 고가도로 옹벽 붕괴 사고까지 겹치며 기업 이미지 손실이 커지는 분위기다. 경찰은 22일 경기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현대건설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16일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 수원 방향 고가도로의 10m 높이 옹벽이 무너져 아래 도로를 지나던 차량 운전자인 40대 남성이 숨진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2007년 착공해 2011년 준공한 도로로, 이후 LH를 거쳐 오산시에 기부채납해 현재는 오산시 소유"라며 정비 등 후속 관리 책임은 오산시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붕괴된 옹벽은 시공 당시 공법을 유지하며 관리한 것으로 알려져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 바람'도 거세지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현대건설이 대통령실의 요구에 따라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 스크린 골프 연습시설을 불법 증축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검은 당시 대통령 경호처가 해당 시설을 건립하면서 현대건설 측에 공사비 대납을 요구했는지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겨레신문이 이날 “현대건설이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스크린골프장 등 대통령경호처가 발주한 11억원 규모의 공사를 한 업체에 맡아달라고 하며 '다른 현장 일감으로 비용을 처리해주겠다'는 불법적인 제안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 일간지는 현대건설이 공사비용을 대신 감당하는 대신 대통령실과 부정한 청탁을 주고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이와 연계해 가덕도신공항 사업 포기의 후폭풍도 거세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가덕신공항이라는 어마어마한 공사를 스스로 포기한 것의 이유는 딱 하나, 대통령 관저공사 뇌물 제공의 대가로 가덕신공항 사업을 특혜로 수주한 것에 대한 특검수사를 회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대건설의 포기 결정 시점이 감사원 조사 착수 발표 직전이었다는 점에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민주당 부산시당도 이 같은 의혹과 도덕성 문제 등을 이유로 현대건설이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 등 지역 공공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제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대건설을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업자로 지정해, 최대 2년간 모든 국가계약 입찰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양호한 실적으로 경영에선 '순풍'을 타고 있다. 상반기 매출 15조1763억원, 영업이익 43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8.2% 증가했다. 또, 수주액도 전년 동기 대비 0.4% 늘어난 16조7344억원을 기록했다. 도시정비 부문에서는 1위인 삼성물산에 이어 5조5350억원을 수주해 전체 2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하반기에도 압구정2구역 등 대형 사업 수주가 유력해 현 기세대로라면 9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주력 분야 중 하나인 원전도 기세를 타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21일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실적 개선 및 미국 에너지부(DOE)의 소형모듈원전(SMR) 착공 지원 부지 선정 등 원전 분야에서 실적이 가시화돼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공사 입찰에서 벌점이 부과되거나 영업 정지 등 행정 처분이 내려지지 않는 한 사업 참여에는 큰 제한이 없다"며 “도시정비 등 민간 사업에서도 조합 입장에서 조건이 좋으면 여전히 현대건설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일부 주가 손실 외 실질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감리 결과가 변수”…SK에코플랜트, 기업 공개 시계 제로

SK에코플랜트가 미국 자회사의 회계 처리 문제로 금융당국 감리를 받으면서 기업공개(IPO) 일정이 안갯속에 빠졌다. 고의 분식 회계로 판정될 경우 IPO 시점이 사실상 재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는 SK에코플랜트의 회계 위반 혐의에 대한 심의를 24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안은 2022~2023년 회계연도 중 미국 연료전지 자회사 A사의 매출을 과대 계상해 연결 재무제표를 부풀렸다는 금융감독원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이를 '고의 분식'으로 보고 형사 고발, 대표이사 해임 건의, 과징금 부과 등을 요청했다. 회계 위반은 고의, 중과실, 과실로 나뉘며 고의로 판단되면 형사 처벌과 경영진 해임 등 강력한 제재가 뒤따른다. 이번 감리위 결과는 SK에코플랜트의 IPO 일정과 중장기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는 “감리 중인 사안은 맞지만 고의성은 전혀 없다"며 “해당 회계는 현지 회계법인의 검토를 거쳐 처리된 사안으로, 상장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에 성실히 소명 중이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감리 수위에 따라 IPO 일정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프리IPO(상장전 투자유치)로 약 1조6000억 원을 유치하며, 재무적 투자자(FI)들과 내년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하기로 약정한 상태다. 법적 강제 조항은 아니지만, 시한을 넘기면 첫해 5% 우선배당을 시작으로 매년 3%포인트(p)씩 배당률이 가산되는 구조다. 일각에선 FI 측이 우선배당 외에도 투자 철회나 지분 조정 요구 등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감리 결과 하나로 자금 조달과 경영 안정성 전반이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SK에코플랜트는 상장을 염두에 두고 체질 개선 작업도 병행 중이다. 최근 환경·에너지 자회사 리뉴어스·리뉴원의 매각 또는 유동화를 추진 중이며, 도시정비 등 주택 부문도 선별적 수주 전략으로 전환했다. 반면 SK머티리얼즈에서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을 인수하며 고수익 구조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 같은 행보를 상장을 위한 '몸 만들기'로 해석한다. 비효율 자산을 줄이고 성장성 높은 분야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감리위의 판단은 단순한 회계 기준 적정성 여부를 넘어 기업의 투명성과 시장 신뢰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IPO를 앞둔 기업이 '고의' 판단을 받을 경우 상장뿐 아니라 향후 투자 유치와 그룹 내 위상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과거 사례에서도 감리위 판단은 상장 절차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과거 분식회계 혐의로 상장 유지 위기에 처했고, 카카오모빌리티는 매출 과대 계상 의혹에 대해 '중과실'로 결론 나며 상장 리스크를 넘긴 바 있다. SK에코플랜트도 감리위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IPO 일정과 경영 전략 전반에 중대한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회계 투명성 강화를 기조로 고의 분식에 엄정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감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감리 수위에 따라 IPO뿐 아니라 재무 전략과 조직 운영에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중대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대우건설, 프리미엄 BI 개편…‘푸르지오’ 빼고 ‘써밋’만 쓴다

대우건설이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의 리뉴얼 작업을 마쳤다. '푸르지오'를 떼어 내고 '써밋'만 사용하기로 하고 브랜드 이미지(BI)까지 새로 마련한 것이다. 앞서 호반건설이 몇년 전까지 고급 브랜드로 '써밋'을 사용해 혼선이 우려되기도 하지만, 이미 '위파크'로 이미 갈아탄 상황이어서 큰 걱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22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이날 '써밋'의 새 BI를 공개했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가장 달라진 점은 기존 정식명칭인 '푸르지오 써밋'에서 일반 주거 브랜드명인 푸르지오가 빠지면서 써밋이 푸르지오와 완전 독립된 별개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다. 2014년 써밋 브랜드를 선보인 이후 '용산 푸르지오 써밋', '서초 푸르지오 써밋', '대치 푸르지오 써밋' 등을 공급했던 대우건설은 2020년 이후부터 단지명에서 푸르지오를 빼고 '써밋' 단독으로 단지명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고급 아파트 단지에 적용되는 브랜드인 푸르지오 써밋이 일반 브랜드인 푸르지오와 차별화가 안 된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5년 전부터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써밋'이라는 단독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번 리뉴얼 전까지 대우건설이 써밋의 정식 브랜드 명칭과 BI에서 푸르지오를 쉽사리 뺄 수 없는 사정이 있었는데, 이는 호반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호반 써밋'의 존재 때문이었다. 사실 '써밋'을 아파트 브랜드 명으로 먼저 사용한 곳은 호반건설이다. 호반건설이 2010년에 분양해 2012년 입주한 판교 호반써밋플레이스를 통해 주상복합 전용 브랜드인 '써밋플레이스'를 선보인 것이 호반써밋의 시초다. 특히 2019년 호반건설이 일반 주거 브랜드인 '베르디움'과의 차별화를 위해 주상복합 브랜드였던 써밋플레이스를 하이엔드 브랜드인 '호반써밋'으로 승격시키면서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써밋'과 '호반써밋'이 고급 아파트 시장에서 충돌하게 됐다. 안 그래도 두 건설사는 2018년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민영화를 위해 매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에 나서면서 불편한 분위기가 있었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이 사용 중인 써밋 브랜드명을 굳이 포기하지 않는 배경에 대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밑그림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써밋 브랜드를 둘러 싼 어색한 분위기는 의외로 호반건설을 통해 실마리가 풀렸다. 우선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먼저 스스로 포기하면서 양사 간 미묘했던 신경전이 해소됐고, 2021년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대우건설 매각이 최종 마무리됐다. 호반건설이 2019년 프리미엄 브랜드로 론칭했던 '호반써밋'이 점점 더 일반 브랜드인 '베르디움'의 자리를 대체한 것도 대우건설의 고민을 덜게 만들었다. 호반써밋이 시장에 진입한 이후 사실상 호반건설 아파트 브랜드를 대표하는 메인 브랜드화 됐다. 게다가 호반건설은 2023년 '위파크'를 하이엔드 브랜드로 새롭게 선보였다. 결국 하이엔드 브랜드 시장에서 대우건설이 '써밋'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당사의 써밋과 호반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문제는 결국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판단할 문제"라며 “강남 재건축 시장 등 고급 아파트 영역에서 대우건설 써밋의 존재감을 더욱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써밋을 먼저 사용한 시초 기업인만큼, 타사의 리뉴얼 등에 대해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어떤 브랜드건 주택시장에서 '위파크'와 '호반써밋'을 통해 선의의 경쟁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이재용-전임 사장단’ 무죄…삼성물산 사법리스크 탈출 ‘훨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치훈 삼성물산 전 이사회 의장, 이영호 삼성물산 전 사장 등이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업무 상 배임 혐의에 대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삼성물산이 10년간 얽혔던 사법리스크에서 완전 탈출하게 됐다. 앞으로 도시정비사업이나 해외 건설 수주, 신사업 분야 진출 등에서 좀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경영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21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과 최치훈 전 의장,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전 사장,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전 사장 등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공소제기 한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 지난 17일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사태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서 시작됐다. 당시 최치훈 전 사장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을 맡고 있었고 이영호 전 사장은 삼성물산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있었다. 2018년 최 전 사장이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에서 물러난 뒤 이 전 사장이 삼선물산 건설부문 사장 후임이 됐다. 당시 특검은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해 삼성그룹 차원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허위공시 및 고의 분식회계 등 위법이 저질러졌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 합병이 이 회장의 경영승계와 관련해 논란을 빚자, 이 회장은 물론이고 최 전 의장, 이 전 사장도 최고경영자(CEO)로써 법적인 책임 추궁을 받았다. 특히 이 회장은 법정구속 돼 2017년과 2021년에 각각 1년과 약 6개월간 구치소에 갇히기도 했다. 총수가 1년 반여 기간 동안 '영어의 몸'이 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삼성물산 행보도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2014년 '건설종가'인 현대건설을 제치고 시공능력평가 1위에 오른 이래 작년까지 11년 연속 시평 1위에 올라 '국내 건설사 톱'을 지키고 있는 삼성물산이지만 외려 지난 10년간 삼성물산은 건설업계에서 '눈에 띄지 않는 방식'의 경영 활동을 수행했다. 특히 건설사의 직접적인 B2C 영역인 국내 주택 사업에서 최근 10년간 삼성물산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삼성물산 합병 논란이 제기됐던 2015년 그 해, 서초 무지개 아파트 재건축(현 서초그랑자이) 수주전에서 GS건설에 시공권을 내준 이후 삼성물산은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 얼굴을 보기 힘들어졌다. 당시 삼성물산은 도정사업 수주전에서 경쟁이 과열되자, '클린수주' 방침을 내세우면서 과도한 수주전을 벌어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이후로 2022년까지 도정사업에서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위해 의도적으로 삼성물산이 주택 사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주가를 낮춘 것이 아니냐는 의혹 제기부터, 이재용 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수익성은 낮고 직접적인 소비자 접촉은 많아 소송 리스크가 큰 주택 사업에서 철수하려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실제 삼성물산은 2015년 합병 이후 2019년까지 사실상 신규 주택 사업 수주를 중단했고, 2020년 다시 주택사업에 복귀했지만 일부 서울 강남 도정사업지에만 수주에 나서는 극히 보수적인 선별 수주 기조를 유지했다. 삼성물산이 합병 후유증을 극복해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22년부터다. 이재용 회장이 2021년 사면을 받으면서 어느 정도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자, 삼성물산도 다시 주택사업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2021년까지 주택사업 수주 잔액이 1조원을 밑돌았지만, 압도적인 아파트 브랜드 파워 1위인 '래미안'이 시장에 귀환하자 2022년엔 수주 잔액이 2조원 턱밑까지 치솟았고, 2023년엔 2조원을 넘겼다. 2024년엔 도정사업 수주액 3조6398억원을 기록해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에 이어 이 부문 3위에 올랐고, 올해 상반기 수주액 5조7195억원을 기록해 1위 자리에 올랐다. 2016년과 2017년에 도정사업 수주액이 '제로'였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여기다 최근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합병 사태로 사법리스크에 묶여있던 전임 건설부문 사장들까지 완벽하게 '사법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삼성물산의 광폭행보는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사법리스크 해소를 대표로 한 호재가 발생한 것과 정반대로, 반도체 경기 악화로 삼성전자 등 계열사 공장 공사 일감(하이테크 사업)이 줄어든 것도 삼성물산이 더욱 보폭을 넓히는 외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역설적으로는 하이테크 부문에서 감소한 먹거리를 결국 더욱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통해 메꿔야 하는 도전이 삼성물산 앞에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삼성 측은 “이번 판결로 삼성물산 합병이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삼성물산도 경영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6·27 대책 3주만에 계약 취소 326건…“거래 절벽 신호”

정부가 발표한 '6·27 대출 규제 대책' 이후 불과 3주 만에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아파트 매매 계약 취소 건수가 300건을 훌쩍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월 한 달간 단 1건에 그쳤던 10억 원 초과 고가 거래 취소 건수가 7월 들어 44건으로 급증하면서 시장 전반에 심리 위축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규제 방향은 옳지만 실수요자를 위한 대안이 빠졌다"며 거래절벽이 본격화되는 초기 신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대출 규제가 시행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매매 계약 후 '해제사유 발생일'이 등록된 아파트는 총 326건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133건, 경기도 193건이었다. 눈에 띄는 건 고가 거래의 흐름이다. 지난 6월에는 서울에서 10억 원이 넘는 거래 중 계약이 취소된 사례가 단 한 건뿐이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같은 조건의 해제 건수가 44건으로 폭증했다. 해제된 단지에는 서초·송파·강남 등 이른바 '강남 3구'의 고가 아파트들도 포함됐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매수자의 불안심리가 고가 주택 거래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대책 이후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급격히 꺾인 것이 특징"이라며 “통상 매수심리의 위축은 관망세를 거쳐 급매 출회, 실거래 감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있다면, 현재는 그 2단계 초입쯤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 지표도 이를 방증한다. KB부동산 매수우위지수는 6.27 대책 직후 2주 연속 하락하며 서울은 60.6까지 떨어졌다. 강남 11개 구의 심리 낙폭은 18.6%로, 강북 14개 구보다 더 컸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계약을 했지만 대출이 막히거나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가 꺾이며 '차라리 포기하자'는 심리가 커지고 있다"며 “7월까지 계약 해제가 늘고, 8월부터는 거래 자체가 줄며 '정지 상태'에 진입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직방도 이날 발표한 자료에서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했다. 대책 발표 전후(6월 10일~7월 15일) 수도권 아파트 중위 거래가격은 6억6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1억6000만 원 낮아졌고, 전용면적도 84㎡에서 75㎡로 줄었다. 같은 기간 거래량은 2만474건에서 5529건으로 73% 급감했다. 직방은 “대출 제한으로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거래 가능한 아파트의 조건 자체가 바뀌었다"며 “이제는 대출력이 아니라 자금력이 시장 참여를 결정짓는 기준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실수요자 보호 장치가 부족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 소장은 “대환대출이나 이주비 대출처럼 서민 보호 장치가 빠졌고, 설계가 부족하다"며 “정책 취지엔 공감하지만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의 여파가 청약시장과 경매시장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중도금 대출을 잔금대출로 전환할 때 6억 원 한도가 적용되고, 세입자의 전세대출도 제한되면서 분양권 입주자나 경락인 모두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박원갑 위원은 “고가 주택부터 조정 흐름이 시작되고, 이후 중저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은 반사이익이 크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격 메리트를 노린 '갭 메우기' 수요가 일부 회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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