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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현장]“GTX로 서울역 30분”…운정 아이파크 시티, ‘비규제’ 틈새 신혼부부 몰린다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이 제일 많이 보러 온다. 30~40대 신혼부부나 맞벌이 부부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이 많이 왔다." 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와동동 '운정 아이파크 시티' 견본주택에서 만난 분양 관계자의 말이다. 이날 오전 견본주택 내부는 비교적 차분했지만, 젊은 부부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시간이 지나자 실내 곳곳에서는 “여기 추가 게이트가 있네." “구조 진짜 잘 빠졌다" 등 실물 평면을 꼼꼼히 살펴보는 부부들의 대화가 곳곳에서 들렸다. 현장 방문객의 약 70%는 30~40대 신혼·맞벌이 부부로, 실수요자 비중이 높았다. 나머지는 주로 중장년층 부부나 은퇴를 앞둔 50~60대였다. 이 단지는 지난 31일 오픈 후 사흘간 약 2만 명이 다녀가며 관심을 입증했다. 그 여파로 평일 오전에도 방문 열기는 이어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운정 아이파크 시티는 파주시 서패동 432번지 일원, 파주메디컬클러스터 도시개발구역 A2블록에 들어선다. 지하 2층~지상 29층, 25개 동, 총 3,250세대 전 세대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전용면적은 63㎡~113㎡, 펜트하우스(154~197㎡)까지 다양하다. 단지의 기본 콘셉트는 '웰니스(Wellness)'다. 약 6만4000㎡ 규모의 조경 공간은 시그니처필드, 라이프가든, 어반클러스터 등 다섯 개 테마로 나뉘어 조성됐다. 2.2km 산책로(Wellness Track)와 3300평 규모 커뮤니티 센터에는 수영장, 호텔급 사우나, 도서관, 실내체육관이 들어선다. 입주민은 단지 안에서 여가·운동·휴식을 모두 누릴 수 있는 '미니 신도시급' 환경을 경험하게 된다. 세대 내부에는 13.3인치 스마트 월패드와 안면인식 원패스 시스템, 스마트 LED 조명 등 첨단 설비가 적용됐다. 태양광·지열·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도 도입해 친환경·고효율 주거단지를 지향한다. 분양 관계자는 “대전·천안 아이파크 시티가 상업 복합 중심이었다면 운정은 의료와 주거가 결합된 웰니스 특화형 단지"라며 “비대면 진료 서비스와 주거 컨시어지 서비스를 아이파크 시티 중 최초로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단지가 들어서는 파주메디컬클러스터는 종합병원·혁신의료단지·바이오융복합단지가 함께 조성되는 복합 의료벨트다. 이달 종합병원 공모가 예정돼 있으며, 국립암센터 연구단지도 인근에 들어설 예정이다. 의료기관 종사자 등 고소득 전문직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의세권 아파트'로 불릴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교통 인프라도 강점이다.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A 노선 개통으로 서울역까지 22분, 삼성역까지 30분대 접근이 가능하다. GTX-B 노선도 추진 중으로, 수도권 동서축 교통망이 완성되면 운정 일대의 주거 가치는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견본주택에는 74㎡, 84㎡, 113㎡ 세 가지 평형(타입)이 전시돼 있었다. 이 가운데 74㎡와 84㎡형을 찾는 방문객이 가장 많았다. 분양 관계자는 “신혼부부나 자녀가 어린 3~4인 가구 중심으로 중소형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며 “지역 특성상 실수요가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113㎡형에는 안방 내부에 또 하나의 방을 둔 '루밍룸' 구조가 적용됐다. 드레스룸·서재·취미실 등으로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설계로, 아이파크 시티 특유의 유연한 공간 구성을 보여준다. 다만 현장에서 이 평형을 둘러보는 방문객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분양 관계자는 “실속형 평면 선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번 분양은 비규제지역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5억6000만~6억6000만원 선으로, 계약금은 5%만 납부하면 된다. 중도금 납입은 내년 7월부터 시작돼 전매 제한 6개월이 지나면 거래가 가능하다. 분양 관계자는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이고, 혹시 모를 대출 규제 강화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소액 투자와 실거주를 병행하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 현재 시장은 기존 주택 매매보다 신규 분양 쪽으로 무게가 옮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운정 아이파크 시티는 지난 3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4일 1순위, 5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오는 12일, 정당계약은 25~28일 진행된다. 분양 관계자는 “중소형 평형은 1순위 마감이 유력하며, 대형은 다소 완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삼성물산, 카타르 1.9조 CO2 설비 수주…‘불황’ 반도체공장 대신 ‘새 포트폴리오’

삼성물산이 그간 실적의 상당 부분을 의지했던 그룹사 내 일감 사업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탄소 압축·이송설비 시공사업 개척을 노리고 있다. 3일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물산은 매출 3조900억원, 영업이익 11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3분기 매출(4조4820억원) 대비 1조3920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2360억원)과 비교해서 1250억원 줄었다. 매출은 31% 줄고, 영업익은 거의 절반 수준(53%)으로 떨어졌다. 삼성물산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은 하이테크 사업부(반도체 공장 시공)의 부진이 컸다. 반도체 업황 불황으로 한 지붕 내 '큰 손' 고객인 삼성전자가 시설 투자를 줄이면서 전통적인 먹거리었던 하이테크 부문 실적이 쪼그라 들 수 밖에 없었다. 주택 사업부문도 당장 확장하기엔 무리가 있다. 현재 삼성물산은 '선택과 집중' 경영 전략 방침에 따라 고수익이 보장되는 소수 사업장에 역량을 투입하는 행보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통해 주택시장을 규제하는 등 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것도 걸림돌이다. 이에 삼성물산은 탄소 압축·이송설비 건설공사를 새 포트폴리오로 밀고 있다. 최근 카타르에서 수주에 성공하면서 시장 개척을 위한 신호탄을 터트렸다. 에너지 LNG가 발주한 탄소 압축·이송설비 건설공사 낙찰통지서(LOA)를 수령했다. 설계·조달·시공에 해당하는 EPC금액만 1조9100억원 규모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정확한 계약 일자는 발주처와의 비밀 유지 계약에 따라 대외비지만, 지난 8월 수주에 성공한 이후 최근 LOA를 수령한 이래, 카타르 현지에서 계약 성공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수주 금액 규모가 의무 공시 사항인만큼 더 세부적인 사항이 차차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타르 수도 도하 북쪽 80km 지점 라스라판(Ras Laffan) 산업단지에 위치한 이번 프로젝트는 같은 단지의 LNG 액화플랜트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압축하고 이송하는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2030년 준공 예정이다. 이번 시설은 LNG 액화플랜트에서 발생되는 연간 41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압축하고 수분을 제거해 20km 연장의 지중배관을 통해 폐 가스전의 지하 공간으로 이송, 영구격리 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카타르에서 최대 규모 탄소 시설 인프라 프로젝트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범위를 넓혀도 최대 규모인 미국의 500만톤 규모의 프로젝트 다음 가는 굴지의 글로벌 탄소 이송 시공 사업을 수주에 성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사 최초의 탄소 이송 인프라 시공 프로젝트를 세계 최대 수준 규모로 성공한 만큼 추후 해당 사업에 역량을 집중 투입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3분기 대형건설 빅5, 실적 양극화 뚜렷…희비 가른 이유는?

올 3분기 국내 대형건설사 5곳이 수익성을 두고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은 영업이익이 줄며 주춤한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이익이 두 자릿수로 반등했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기준으로 GS건설도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건설사별로 엇갈린 결과를 보인 것은 플랜트 손실·하이테크 공정 종료 등 일시적 요인뿐 아니라, 사업 구조와 수익 인식 시점의 차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연결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플랜트 손실과 금융비용 증가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3분기 현대건설의 영업이익은 105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줄었고, 순이익은 678억 원에 그쳤다. 감소 원인으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수행 중인 폴란드 석유화학 플랜트와 말레이시아 복합화력발전소 등 일부 현장에서 준공 지연과 공사비 증액이 발생한 점이 꼽힌다. 업계에서는 약 2000억 원대의 본드콜(계약이행보증금 청구)이 제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본드콜은 발주처가 시공사의 공기 지연이나 추가 비용 요구 등을 이유로 금융기관에 보증금 지급을 요구하는 절차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4분기에도 현대엔지니어링의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과 사우디 자푸라 가스 플랜트 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반영하며 영업손실 1조7333억 원, 당기순손실 1조1309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상반기 회복세를 이어가며 올해 누적(1~9월)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2% 증가한 5342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국내 하이테크 프로젝트 종료 여파로 영업이익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3분기 영업이익은 1110억 원으로 전년(2360억 원) 대비 약 53% 감소했다. 국내 주요 하이테크 현장의 공정이 마무리되면서 건축 부문 매출이 3조900억 원으로 전년보다 31.1% 줄었다. 대우건설은 착공 현장 감소로 매출이 줄며 영업이익도 9.1% 감소한 566억 원에 그쳤다. 다만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901억 원으로 전년보다 2.9% 늘었다. 신규 수주는 11조1556억 원으로 51% 증가했고, 수주잔고는 48조8000억 원으로 연간 매출의 4.6년치 일감을 확보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매출은 줄었지만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며 “내년부터는 착공 증가에 따라 매출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자체사업 매출 반영으로 실적이 반등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730억 원으로 전년보다 53.8% 늘었다. 서울원아이파크와 청주가경아이파크 6단지 등 대형 현장의 매출 인식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누적 영업이익은 2073억 원으로 45% 증가했다. 회사 측은 “원가율 관리와 자체사업 매출 증가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운정·천안 등 분양 예정 단지의 매출이 이어지며 안정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GS건설은 아직 공식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 1000억 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GS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016억 원으로 전년(818억 원) 대비 24.2% 증가했다. 철산역자이, 아산탕정자이 등 주요 분양 단지의 청약 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자이' 브랜드의 분양 호조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원가율이 높았던 기존 현장이 마무리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는 4분기까지는 현재의 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내년부터는 공사비 상승분이 신규 착공 현장에 반영되면서 실적 회복세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착공된 현장 비중이 높아 공사비 급등 영향이 남아 있지만, 내년부터는 조정된 원가가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점차 회복될 것"이라며 “사업 구조에 따라 실적 흐름의 차이는 이어지겠지만, 전반적으로는 개선 기조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임진영의 아파토피아]“로또 아니면 희망고문”…서울 아파트 재건축 ‘요지경’

서울 아파트의 재건축은 '로또 당첨'이라는 신조어를 낳을 정도로 새로운 부의 창출원으로 대접받는다. 조합원은 물론 일반 분양 물량에 당첨될 경우에도 엄청난 이득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서울 전역의 낡은 아파트·저층 주거지역에서 재건축·재정비 사업이 꾸준히 추진디는 이유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 적용 구역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할 경우 수십억원의 차익도 기대돼 일반 분양시 수십만명이 몰리는 일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그러나 아파트 재건축·재정비 사업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서울 시내 주택 공급 물량을 늘리기 위해 서울시와 정부가 안전진단 관련 규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등 꾸준히 장려하고 있지만 사업 인허가를 받더라도 최소 10년은 잡아야 한다. 또 주민들간 이해 관계가 맞지 않아 분란이 일어나면 수십년이 걸리는 사례도 흔하다. 복마전이라고 불릴 정도다. 서울 아파트 재건축의 요지경 속으로 들어가보자. 대한민국에서 평당 가격이 가장 비싼 아파트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다. 2023년 완공된 래미안 원베일리는 1978년에 입주한 신반포 3차 아파트 등을 재건축했다. 45년만에 재건축이 완료된 것이다. 원베일리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아파트 시장을 주도하는 단지는 재건축 단지가 대부분이다. 원베일리 인근의 반포주공 아파트 재건축 단지들인 래미안 퍼스티지와 반포자이는 2000년대 후반 3세대 신축 아파트의 시작을 알린 아파트다. 래미안 퍼스티지는 반포주공 2단지를 재건축 했고, 반포자이는 반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 했다. 반포주공 2단지와 3단지도 1978년에 입주해 재건축이 완료되기까지 31년이 걸렸다. 반포주공 아파트 중 가장 규모가 큰 1단지는 1973년에 입주했고, 5007세대 규모의 '디에이치 클래스트'로 재건축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디에이치 클래스트는 2027년 11월 입주 예정으로 재건축이 완료되기까지 무려 54년이 걸렸다. 이처럼 우리나라 아파트들은 재건축을 마치기까지 빨라도 최소 30년이 시간이 기본적으로 소요되고, 40년에서 5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나야 재건축을 마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또 재건축을 추진한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잠실주공5단지나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처럼 여전히 재건축이 언제 완료될 것인지 가약이 없는 단지들도 있다. 아파트 재건축에 이렇게 오래 세월이 걸리는 것은 기본적으로 재건축을 위한 제반 행정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우선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택지조성사업이 완료된 아파트는 입주한지 20년이 지나야 재건축 기본 연한을 채우게 된다. 또 재건축을 추진하려면 지자체로부터 정비구역으로 지정을 받아야 한다. 재건축을 위한 첫 공식적인 단계로, 정비구역으로 지정을 받으면 법적으로 재건축 추진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관청의 행정 절차엔 보통 1~2년 정도가 걸린다. 이후에는 재건축 조합을 설립해야 한다. 조합은 실질적으로 재건축 사업을 관리하는 시행자다. 그러나 조합이 결성됐다고 해서 해당 단지의 재건축을 조합이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 조합은 토지와 건물 소유자들의 동의를 일정 비율 이상 얻어야 설립 인가가 난다. 재건축은 75% 이상 주민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바로 이 시점에서 재건축이 하염없이 늦어진다. 같은 단지 내에서도 아예 재건축을 반대하는 주민들도 존재한다. 각자 이해 관계가 다르고, 아예 하지 말자는 이들도 많기 때문에 설득하고 조정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예컨대 보통 고령자들의 경우 자신이 살아있을 때 재건축이 될지 여부에 대한 확신이 없다. 대부분 현직에서 은퇴한 경우가 많아 매달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현금 수입이 적다. 이런 상황의 고령자들은 특히 요즘 재건축 공사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최소 수천~수억원대에 이르는 분담금을 낼 여력이 안 되기에 재건축에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만년 재건축 후보 단지'인 대치동 은마 아파트는 2010년 재건축 조합 설립을 추진하기 시작한 후 13년이 지난 2023년에야 설립 인가를 받았다. 재건축에 큰 의지가 없는 조합원들이 많아 75% 동의율을 채우지 못했고, 10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후에야 겨우 동의율을 채우는데 성공했다. 겨우 조합이 설립되도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는 일이 남아 있다. 재건축 계획을 단지가 소재한 지자체로부터 승인받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 재건축 건축 설계와 재건축 시공을 맡을 건설사를 조합이 선정한다. 특히 재건축 설계는 새 아파트를 어떻게 지을 것인지 가장 큰 그림을 그리는 단계인만큼 각 조합원들의 의견이 엇갈릴 경우가 많다.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각 조합원들이 선호하는 건설사가 제각각이라 이 같은 의견을 한데 모으는 과정은 쉽지 않다. 또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건설사 간 경쟁, 건설사가 제시한 재건축 제안 등을 조율하는 과정도 물리적인 시간이 소요된다. 사업시행계획 인가도 보통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사업시행계획을 인가받으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 단계는 조합원들에게 분양권을 배정하고, 재건축을 위한 분담금을 조정하는 단계다. 노후한 구축 아파트를 철거하기 위한 이주비와 재건축 공사 기간 동안 다른 곳에 거주하기 위한 비용도 관리처분계획을 통해 결정된다. 재건축 사업은 결국 자신의 자산을 걸고 벌이는 사업이다. 그만큼 이해 관계 충돌이 극심하고 조율이 쉽지 않다. 조합원 모두가 좀 더 층과 동으로, 더 넓은 평수의 좋은 세대를, 비용을 덜 부담하면서 새 아파트로 받고 싶어한다. 조합은 관리처분계획을 통해 이 모든 조합원 개개인의 욕망을 조율해야 한다. 흔히 벌어지는 조합원 내분은 이 과정에서 많이 벌어진다. 자신이 받게 될 분양권이 마음에 들지 않는 조합원들끼리 뜻을 모아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조합을 상대로 해임 총회를 결의한다. 비대위와 조합이 서로 대립하는 과정에서 심하면 소송전까지 불사한다. 이렇게 내홍이 터져 법적 다툼이 진행되면 역시 길게는 10년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극복하고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아야 비로소 실질적인 재건축 공사가 진행된다. 그 첫 단계로 주민 이주 및 노후건물 철거가 진행된다. 보통 원주민 이주비(이사 비용) 지원을 받아 순차적으로 이주하지만, 일부 주민이 끝까지 안 나갈 경우 강제 철거 절차까지 진행되는 등 역시 변수가 많다. 이주 및 철거는 보통 6개월 정도가 소요되지만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1년여가 걸리는 경우도 있다. 설상가상 이사 일정 조율, 세입자 보상, 이주를 거부하는 일부 주민에 대한 문제가 발생해 소송까지 벌어지면 이 과정에서도 수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주와 철거를 마치면 비로소 재건축에 착공한다. 보통 2~3년간 공사를 진행하지만 이것도 유동적이다. 둔촌주공을 재건축한 우리나라 최대 규모 아파트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은 공사 도중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조합이 공사비에 이견이 생기면서 약 7개월간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처럼 최소 10년에서 수십년까지 족히 '한 세대'를 지나야 재건축이 완료되고, 조합원 개인이 내야하는 분담금도 수억원에 달할 정도로 리스크가 큰 것이 대한민국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다. 그럼에도 재건축 연한이 20년을 넘긴 구축 아파트 주민 대부분이 재건축을 생각하는 이유는 단순히 재건축이 구축에서 신축으로 탈바뀜하는 '삶의 질' 향상 뿐만이 아니라 확실한 자산증식의 수단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지난 8월 17일 전용면적 84㎡(33평) 31층 매물이 71억5000만원에 팔리면서 '평당 2억 아파트 시대'의 신호탄을 쏜 단지다. 원베일리 인근의 래미안 퍼스티지와 반포자이는 2009년 완공 이후 2010년대 후반까지 10년여간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로 우리나라 아파트 시세를 리딩한 단지들이다. 문제는 재건축 아파트 시장 전망이 최근 크게 어두워졌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은 리스크가 큰 사업이지만 그동안에는 시세 차익이 보장됐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시행하면서 상당수 재건축 사업이 동력을 잃게 됐다. 이번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해당 지역의 재건축 사업지는 조합설립 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된다. 아울러 조합원으로 분양 자격을 얻었더라도 '10년 보유·5년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등기 이전까지 매매가 불가능하다. 재건축은 사업이 추진되면서부터 재건축 이후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에 집값이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합원들 상당수는 조합원 분양권을 타인에게 매매하는 경우가 흔하다. 재건축 사업의 동력은 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번 대책을 통해서 재건축 조합 매물 거래가 거의 막히게 됐다.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는 단지들도 상당수 사업 기간이 지체되거나 심할 경우 사업이 좌초되는 경우도 생길 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정부의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조합원 전매 금지, 조합운원 지위 양도 금지 등 강력한 재건축 규제가 시행되면서 재건축 사업의 청산을 우려해야 할 정도로 재건축 시장이 동력을 잃은 것이 사실"이라며 “서울 내 주요 지역의 재건축 사업지는 여전히 선호도가 높아 규제에도 타격이 없을 수 있겠지만 나머지 지역의 재건축 사업지는 원주민 조합원이나 외부 유입 투자자 모두 신중한 행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도시재정비사업 기부채납 면적 25%내로 제한한다

국토교통부가 주택건설사업 여건 개선을 위해 인허가 시 도로, 공원 등의 과도한 기반시설 기부채납을 방지한다. 국토부는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후속조치로 주택건설사업 기반시설 기부채납 운영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오는 24일까지 20일간 행정예고한다고 3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국토부는 용도지역간 변경 시 기반시설 기부채납 부담률을 제한한다. 예시로, 주택사업 인허가 시 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 등으로 용도지역간 변경이 이뤄지면 기준부담률(8%)에 17%p를 추가한다. 사업부지 면적의 최대 25%까지만 기반시설 기부채납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도 신설한다. 현재는 용도지역 내 변경이 이뤄지면 기준부담률에 10%p를 추가해 최대 18%까지로 부담률을 제한한다. 그러나 용도지역간 변경의 경우에는 승인권자가 별도 제한 없이 기부채납을 부과할 수 있어, 주택건설사업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부과하는 사례가 발생해서다. 아울러 공업화주택 인정 시 기부채납 경감 기준도 신설한다. 모듈러, PC 등 공업화 공법을 적용한 주택은 공업화주택으로 인정 받으면 기부채납 기준부담률을 최대 15%까지 경감할 수 있도록 개정한다. 이는 친환경건축물 인증 시와 동일한 수치로, 신기술은 신속한 공급과 환경 보호, 산업재해 저감 등 다양한 장점을 지녔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이다. 만일 공업화주택 인정과 친환경건축물 인증을 모두 받은 경우에는 경감규정을 중복해 최대 25%까지 적용할 수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별도의 제한 없이 부과할 수 있었던 용도지역 간 변경 시 기부채납 부담률을 제한하는 등 과도한 기부채납으로 인한 공급 저하를 막는다는 취지다. 현재 기반시설 기부채납 기준부담률은 사업부지 면적의 8% 이내, 건축위원회 심의로 최대 50% 강화 또는 친환경건축물 인증 시 최대 15% 경감 가능한 수준이다. 개정안 전문은 4일부터 국토교통부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며, 우편 또는 누리집을 통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한편, 국토부는 정비사업 촉진을 위해 초기사업비 지원 및 공적보증 확대 등 금융지원과 함께 절차 단축과 용적률·건폐율 등 사업여건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서예온의 건설생태계] “텅 빈 상가를 주택으로”…도심 공급 ‘대안’ 급부상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도심 내 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상가·오피스·지식산업센터 등 비어 있는 상업용 건물을 주거용으로 전환해 사용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건축·재정비나 신규 택지 개발을 통한 공급에는 최소 3~4년,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지만 공실 상태의 비주거 건물을 주택으로 리모델링하면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입주까지 마무리할 수 있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과잉 공급 여파로 상업용 건물들의 공실률이 높아진 상황도 이 같은 논의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한차례 추진됐으나, 제도적 한계와 비용 부담 등으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법적 근거는 이미 마련돼 있다는 만큼 실행 단계에서의 제도 개선과 안전 기준이 관건"이라는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 들어 서울 도심의 상가와 오피스 공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집합상가의 공실률은 9.27%로, 최근 1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유동인구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강동구 대단지 아파트 상가와 동대문 쇼핑몰 등 한때 '불야성'이던 상권조차 임대 문의가 끊겼고, 연남동·서촌 등 MZ세대(1980년~2000년 초반 출생)가 주도하던 골목상권에서도 공실이 속출하고 있다. 오피스 시장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올해 1분기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3개월 연속 상승하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로 등 도심권(CBD)은 2년 만에 4%대로 진입했고, 강남권(GBD)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신축 빌딩의 공실률은 오히려 높았다. 8월 기준 서울 오피스 거래량은 급감했고, 꼬마빌딩 거래액은 3년 새 절반으로 줄었다. 고금리와 투자 위축이 맞물리며 공실이 늘고 거래는 줄어드는 '이중 침체'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경기순환이 아니라 도심 공간 구조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로 읽힌다. 비어 있는 건물을 단순한 '유휴공간'이 아닌 '주거 자원'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이미 5년 전부터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8·4 대책(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상가·오피스 등 비주거 건물을 주거용으로 전환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민간사업자도 공실 오피스·상가를 주거용으로 전환해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리모델링 비용 융자 지원과 주차장 증설 면제 등 규제 완화책을 담은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 결과 실제 사업도 추진됐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의 '안암생활'은 기존 관광호텔을 리모델링해 청년 임대주택으로 바꾼 대표 사례다. 서울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20년부터 1인 청년가구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했으며, 개인 주방과 화장실이 딸린 원룸형 구조에 공용 라운지·세탁실을 결합한 도시형 생활주택 모델로 주목받았다. 입주 경쟁률은 10대 1을 넘길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LH는 또 서울도시주택개발공사(SH공사)와 함께 2020~2021년 서울 등 수도권 도심의 공실 오피스·상가를 매입해 장기공공임대주택으로 리모델링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종로·영등포·중구 등 10개 사업지에서 총 1200가구, 즉 노후 업무시설과 상업용 건물을 도시형 생활주택·오피스텔·원룸형 주택으로 바꿔 공급했다. 교통과 생활 인프라 접근성이 높고 임대료가 낮아 사회적 반향도 컸다. 그러나 이러한 비주거 건물 주거 전환 실험은 기대만큼 확산되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구조 변경 비용과 안전 규제 부담이었다. 바닥 난방과 욕실 설치 등 개조에 수천만 원이 들고, 구분소유자와 임차인 동의 절차도 복잡했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하자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민간 사업자의 참여가 저조했다. 제도적 장치는 마련됐지만, 실제로 '사업성이 보장되는 모델'은 아직 자리 잡지 못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실행 단계에서의 제도 보완과 안전 확보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서울은 이제 땅이 아니라 제도의 문제로, 비주거 건물을 주거로 전환할 법적 근거는 이미 마련돼 있다"면서 “현장의 인식과 해석, 사업성 판단이 운동장 차이를 만들었다. 이번에는 정부가 제도만큼 실행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송파구 가든파이브처럼 공실이 많은 상업시설이나 도봉구 성균관대 야구장 등 활용도가 낮은 부지는 복합용도로 전환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거 전환의 핵심 변수는 안전 규제 완화 여부"라며 “주거시설은 상시 체류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소방·피난·주차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그는 “용도 변경 시 구조 하중이나 정화조 용량까지 바꿔야 해 비용이 크게 늘 수 있다"며 “공공이 주도하는 시범사업을 통해 기술적 검증을 선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거 전환에는 건축적으로 까다로운 기술 기준 충족이 필수적이다. 주거시설은 상시 체류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화재감지기·비상등·피난구 설치 등 소방설비와 피난·방화 구조, 주차장 기준, 정화조 용량 산정 등 추가 요건을 갖춰야 한다. 특히 정화조는 업종별 예상 오수 발생량과 저장일수에 따라 크기가 결정되고 건축허가 단계에서 설계도면 반영과 보건소·지자체 기준 검토가 병행돼야 한다. 결국 용도 변경에는 구조 안정성·위생·화재안전·주차 등 다각도의 기술 검증이 뒤따라야 하며, 그만큼 추가 비용과 공사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공실이 늘고 있지만 지역별 용도지구 구조가 달라 모든 건물이 전환 가능한 것은 아니다"며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 등 이미 복합용도가 가능한 곳부터 시범사업을 확대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국토부도 다시 적극적인 검토에 나서고 있다. 최근 상가·오피스 등 비주거 건물의 주거 전환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용도변경 절차 완화'를 주제로 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문석준 국토부 건축정책관 과장은 “공실 상가나 오피스를 주거로 바꾸는 절차가 복잡해 실제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올해 초 착수했고 내년 1월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존 생활형숙박시설을 오피스텔로 전환할 때 적용했던 성능설계, 외부 주차 인정, 피난·소방 기준 보완 방식 등을 오피스·상가 전환에도 확대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며 “안전 기준은 유지하되 절차적 장벽을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LH 산하 토지주택연구원(LHRI)은 지난 9월 발간한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의 동향과 추진 여건' 보고서를 통해 “LH가 비주택 리모델링 임대주택 사업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도심 오피스·상가의 공실이 늘어난 상황에서 이들을 주거용으로 전환할 경우 향후 5년간 전국 1만 가구, 서울 4600가구의 공급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세부적으로는 숙박시설 1740가구, 업무시설 2440가구, 상가 190가구, 노유자시설 230가구 등으로 전환 잠재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LHRI는 “역세권 반경 250m 내 상업용 건물의 전환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청년층 임대주택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해외 사례로 뉴욕·런던 등의 오피스 전환 정책을 인용했다. 미국 뉴욕시는 팬데믹 이후 '오피스 투 레지던셜(Office to Residential)' 프로그램을 통해 세금 감면, 용적률 상향, 신속 인허가를 제공하며 현재까지 약 2만8500가구를 공급했고, 2030년까지 7만 가구 추가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LHRI는 “국내에서도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 공급 확대와 도심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현대건설, 3분기 영업이익 1035억원…전년 比 9.4%↓

현대건설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9.4% 감소한 103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1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3분기 매출은 7조826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2% 감소했다. 순이익은 678억원으로 69.1% 늘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면서 당사 실적이 감소한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품질 중심 수주 전략과 철저한 원가관리를 통해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당사 순수 실적은 전년 대비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3분기 누적 수주는 26조1163억원으로 연간 목표 31조1000억원의 83.9%를 달성했다. 이라크 해수 처리 플랜트 공사와 인천 제물포역 도심공공복합 사업 등 경쟁 우위 중심의 사업지를 확보함으로써 수주잔고 96조4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약 3.2년치의 일감 규모다. 한편, 공사비 급등기에 착공한 현장이 순차적으로 준공되고 사우디 아미랄 패키지(PKG)4, 디에이치 클래스트 등 대규모 사업장 공정이 속도를 내면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534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했지만, 연간 매출 목표치인 30조4000억원의 75.7%를 채웠다. 현대건설은 원전과 플랜트, 데이터센터 등 비경쟁·고부가가치 초대형 사업을 확보하는데 주력하는 한편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비즈니스 모델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와 기본 설계 계약을 체결한 미국 내 대형원전 4기 건설, 팰리세이즈 소형모듈원자로(SMR) 최초호기 건설 프로젝트 등 글로벌 원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대형원전·SMR(소형 원전 모듈) 등 에너지 혁신 전략을 포함한 미래 성장 동력을 확충해 글로벌 톱티어 건설사의 지위를 공고히 지켜나가겠다"고 전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대우건설, 3분기 매출 22% 줄고 영업익 9% 감소

대우건설이 31일 2025년 3분기 경영실적(연결기준, 잠정집계)을 매출 1조9906억원, 영업이익 56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매출은 전년 동기(2조5478억원) 대비 21.9% 감소한 1조9906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부문별로는 ▲주택건축사업부문 1조3220억원 ▲토목사업부문 4089억원 ▲플랜트사업부문 2195억원 ▲기타연결종속부문 402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623억원) 대비 9.1% 감소한 566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계 매출액은 6조3406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8566억원) 대비 19.3% 감소했고, 누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819억원) 대비 2.9% 증가한 2901억원을 기록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진행 현장 수 감소 영향으로 매출이 줄면서 이에 따라 벌어들이는 이익도 자연스럽게 줄었다"며 “대신 내실경영 강화기조로 영업이익률은 조금 올라갔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우건설 3분기 영업이익률은 1.0%p 증가한 4.6%를 기록했다. 3분기 신규 수주 누계액은 11조 155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7조3722억원) 대비 51.3% 증가했다. 3분기에 부산 서면써밋더뉴(1조5162억원), 수원 망포역세권 복합개발(7826억원), 의정부 탑석푸르지오파크7(6421억원) 등 자체사업들이 실적을 견인하면서 연간 수주목표인 14조2000억원의 78.6%를 달성했다.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48조8038억원으로 이는 연간 매출액 대비 약 4.6년 치 일감에 해당한다. 2024년 말 기준 수주잔고(44조 4401억원)와 비교하면 9.8% 증가한 수치더. 건설시장 불황에도 대우건설은 지속 성장을 위한 내실 경영과 해외시장 확대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매출과 수주실적은 연초 계획 대비 양호한 수준"이라며 “남은 기간 동안 양질의 수주와 리스크 관리에 역량을 집중해 올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與, 태릉·그린벨트 주택 공급 ‘만지작’…공급 해법 되나?

여당이 서울 내 주택 공급 촉진을 위해 태릉CC(군 골프장),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공공기관 부지 등을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부동산 공급 확대 기조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시절 좌초됐던 부지를 다시 꺼내든 만큼 실현 가능성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정치·행정 변수와 절차 지연 등 현실적 제약이 여전하다고 입을 모은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국토교통부에 태릉골프장, 일부 그린벨트, 공공기관 소유 부지 등을 잠재 개발 후보지로 검토해달라고 제안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8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주최 성수1구역 재건축조합 주민 간담회에서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이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며 “당 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부지를 찾아 주택 공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여당이 태릉골프장과 그린벨트 해제까지 검토에 나선 것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정비사업 지연 우려와 공급 확대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민심을 의식한 '공급 드라이브' 성격이 짙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움직임을 “의지는 분명하지만 낙관하긴 어렵다"고 평가한다. 공급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치적 이해관계와 행정 절차, 주민 반발 등 복합 변수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이번에는 정부·여당의 공급 의지가 확실히 강하다"며 “군부지나 그린벨트는 토지비가 낮아 공공임대 등 저렴한 공급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치 일정상 속도전은 불가피하고, 주민 반발이나 환경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며 “결국은 정책 의지가 얼마나 지속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봤다. 정책 전환의 신호탄이지만, '가능은 하되 낙관은 어렵다'는 조건부 전망이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은 “훼손지 중심의 그린벨트 해제라면 공급 효과가 있겠지만, 보존 가치가 있는 지역은 남겨야 한다"며 “실제 착공까지는 7~8년의 절차와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시장 안정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도 했다. 즉, 공급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단기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긍정론과는 달리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세계 주요 도시는 도심 정비와 고밀개발로 공급을 해결한다"며 “그린벨트 해제는 교통·환경·지역 반발 등 넘어야 할 벽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지는 사실상 미래공급 카드에 불과하다"며 “3기 신도시도 착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그린벨트 개발은 속도를 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대표는 “태릉은 문재인 정부 때도 지역 반대와 정치 변수로 좌초됐던 곳"이라며 “수도권에서 대규모 개발이 가능한 그린벨트는 이미 대부분 활용돼 추가 여력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3기 신도시조차 지연되고 있고, 1기 신도시 정비사업도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 부지를 발굴하겠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삼성E&A 3분기 영업이익 1765억원…전년比 13.4% 감소

삼성E&A가 3분기 전년 대비 13.4% 감소한 176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E&A는 30일 잠정실적공시를 통해 2025년 3분기에 매출 1조9956억원, 영업이익 1765억원, 순이익 157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3.9%, 13.4%, 0.6% 감소한 수치이다. 회사는 실적배경에 대해 “프로젝트 원가개선으로 시장전망치를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며 “사우디 파딜리 가스 등 대형 화공 플랜트와 국내 산업환경 플랜트 매출이 반영되면서 연간 목표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3분기 수주는 1조4394억원, 올해 누적 기준 4조878억원을 기록했다. 수주잔고는 18조원을 확보했다. 하반기에는 에너지 전환, LNG 등 미래 신상품 중심의 수주 성과로 포트폴리오 확장을 가속화했다고 회사는 덧붙였다. 삼성E&A 관계자는“연내 중동 등 주력시장을 중심으로 블루 암모니아 및 석화 분야 수주가 기대된다"라며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기존 사업은 더 단단히 하고, 에너지 전환 시대 신사업 추진도 속도를 내 중장기 지속성장의 기반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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