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8·13 주택 신속 공급 방안을 두고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한국디벨로퍼협회는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지만, 21일 열린 업계설명회에서는 현장의 온도차가 드러났다. 협회 차원의 공식 반응은 우호적이었지만 소급 적용, 세제 완화, 인허가 지연 등 대책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문제들이 제기됐다. 22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8·13 공급대책 발표 이후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한국디벨로퍼협회는 이번 대책이 시장 안정을 위한 민간의 역할을 인정한 대책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3개 협회가 발표한 공동 환영 입장문에 담긴 항목들은 협회별로 회원사 구성에 따라 체감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형 건설사들로 구성된 한국주택협회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한 아파트 대량 공급을 주력으로 한다. △PF 대출보증 한도 연장 △임대주택 인수가격 상향 △이주비대출 총량관리 별도화 △시공자재입찰 절차 간소화 △정비사업 전문 중재기구 신설 등 정비사업 관련 조치를 우선적으로 반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지방 사업장을 다수 보유한 회원사의 특성상 다주택자 세금 완화 등 지방 미분양 해소책이 빠져 아쉽다는 불만도 나온다.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중소·중견 주택건설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빌라·다세대 등 비아파트 및 LH 매입임대 사업 비중이 높은 회원사들로 구성되어 있어 △다세대·다가구 건축면적 제한 확대 △건설자금 금리 인하 및 한도 확대 △용적률 산정 시 주민공동시설 면적 완화적용 등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개발과 PF 조달 의존도가 높은 시행사 중심의 한국디벨로퍼협회는 △신탁방식 정비사업 제도 개선 △주거사업장 자기자본비율 규제 한시 유예 △PF 보증 공급목표 상향 조정 및 보증수수료 인하 △비아파트 건축면적·용적률 완화 등 금융·비아파트 관련 조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설명회에서는 개별 사업장의 구체적인 요구가 이어졌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LH 매입임대 사업에 대해 신규 사업장에 적용되는 LH 토지비 대출 지원과 3개월 단위 기성금 지급 제도를 공사비 연동형 사업장에도 소급 적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으로 착공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도를 소급 적용하면 금융비용이 절감돼 LH와 사업자 모두 총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LH 관계자는 “공사비 연동형은 기존에도 고정 평가형 대비 사업성이 높게 보장된 제도"라며 “추가로 지원을 할 경우 특혜 논란이 발생할 수 있어 소급 적용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토지용도전환에 관한 질의도 이어졌다. 각종 규제로 인해 개발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황인데, 도시지원시설용지를 주상복합용지로 신속 전환하는 조치는 어떻게 이뤄지느냐는 물음이었다. 토지용도전환 과정에서 사전협상제도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는 사업자도 있었다. 사전협상제도는 개발이익을 공공에 환수하는 조건으로 용도를 변경해주는 제도다. 상가·공장 등 비주거용지를 주거용지로 바꿔서 집을 지으려는 상황에서 지자체의 태도가 미온적이라는 지적이다. 토지용도전환과 관련하여 장우철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은 적극행정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장 정책관은 “일선 공무원 입장에선 용도전환을 하는 순간 토지 가치가 올라가 특혜논란에 휘말리게 된다"며 “책임의 문제가 발생하므로 자칫 잘못하면 감사·수사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스러운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제도개선 방안에 일선 공무원들이 적극행정을 할 수 있도록 가치 증가분에 대해 어느정도 기부채납을 받도록 할 것인지 기준을 명확하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가이드라인만으로 지자체 공무원들의 소극행정을 깨뜨리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개발이익 환수나 특혜 논란에 따른 감사 부담과 민원 위험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법적 보호장치나 강력한 인센티브 없이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인허가 집행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례들에 대해 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대체로 '현장 애로해소 지원센터' 활용 권고로 이어졌다. 센터는 지난 5월 말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주택 사업장의 원인을 파악하고 착공을 지원하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한국디벨로퍼협회에 전담 창구를 두고 개별 사업장별 애로사항을 접수하도록 한다. 금융 문제, 자재·공사비 문제, 인허가 문제 등 업무 성격에 따라 관계 부처에 검토의견을 받고 유권해석 등 즉각 해결이 가능한 사안에 대해서는 즉시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법령개정이 수반되는 등 바로 해결이 어려운 사안은 제도개선 과제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연되는 사업들의 상당수는 법이 개정돼야 해결된다는 진단도 나온다. 권대중 한성대학교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현장 애로해소지원센터가 문제를 해결하려면 권한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애로사항의 상당 부분은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많고, 유권해석 정도로 될 사안이었다면 애초에 오래 걸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3개 협회는 지난 환영 입장문에서도 국회 본회의 의결을 앞둔 주택공급 관련 법안 8개(주택법, 도정법 등)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한 바 있다. 설명회 직후 이뤄진 설문조사에서 신규 사업 추진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85%에 달해 업계 기대감은 확인됐지만, 이 기대가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려면 법 개정 등 후속 조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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