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세가 계약 만기 때마다 계속 올라요. 당연히 부담스럽죠."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A(26·여)씨는 서울 관악구의 9평 남짓한 오피스텔에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80만원을 내며 임차 계약 갱신을 앞두고 있다. 그는 “월세가 전체 수익의 20%를 차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관악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다. 2025년 7월 기준 관악구 전체 1인 가구(15만 3605명) 중 65.5%가 2030세대로 나타났다. 강서구와 영등포구가 그 뒤를 이었다. 관악구청이 자체 집계한 통계(2026년 6월 말 기준)에서도 1인 가구 비율은 63.9%에 달한다. 이는 2017년 대비 약 10%p 상승한 수치다. 28일 오후 에너지경제신문이 찾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 서울대입구역 일대는 청년들의 활기로 가득했다. 카페마다 노트북을 켜고 자판을 두드리는 대학생들이 눈에 띄었고, 골목을 달리는 러닝족들도 간간이 보였다. 골목을 걷는 동안 마주친 주민 대다수도 2030세대였다. 청년들이 이곳으로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접근성'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다. 서울대입구역 인근의 공인중개사 B씨는 “관악구는 서울대를 비롯해 대학과 가깝다"며 “2호선이 있어 직장인들도 많이 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립·다세대 주택이 많아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월세가 저렴하다. 가격이 가장 중요한 2030이 살기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같은 관악구 내에서도 주거 형태와 컨디션에 따라 가격 차이는 컸다. B씨는 “청년들에게 인기가 많은 봉천동 인근 전용면적 24.1㎡(약 7평) 원룸은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50만 원 선"이라고 설명했다. 또 “여성들의 경우 보안 등의 이유로 가격이 더 높더라도 오피스텔을 선호한다"며 “32.2㎡(약 9.7평) 기준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75만 원 수준이다. 신축은 같은 평수는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110만 원까지 뛴다"고 부연했다. 최근 전월세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공인중개사들은 '부모 찬스' 없이 온전한 홀로서기를 하는 청년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공인중개사 C씨는 “부동산에는 대부분 청년들이 부모와 함께 방문한다. 혼자 거래하는 이는 아주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젊은 사람들이 혼자 돈을 마련해서 살겠냐"며 “모두 부모님의 도움을 조금이라도 받는다"고 귀띔했다. 정부는 청년 주거난 해소를 위해 서울시의 '청년월세지원', '청년안심주택' 등 다양한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청년들은 입을 모아 실질적으로 지원받기가 힘들다고 얘기한다. 직장 때문에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거주한다는 A씨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나 정책의 수혜는 전혀 체감하지 못한다"며 “특히 나는 직장인이라 소득 기준에 걸려 청년 주거 혜택에 하나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서 “일했음 청년에게도 혜택이 주어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A씨처럼 많은 청년이 까다로운 조건과 높은 경쟁률 탓에 정부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에서 자취 중인 대학생 B(23·남)씨도 “정부가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월세 지원과 공공임대, 민간임대주택 공고가 나올 때마다 지원했지만 모두 탈락했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서울에 거주 중인 대학원생 C(27·여)씨 역시 “공공임대주택에 신청했으나 떨어졌다. 차선책으로 학교 기숙사에 지원했는데 이 역시 탈락했다"며 “월세 비용이 부담스러워 부모님이랑 살기로 결정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전월세 가격의 상승에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임기 초반부터 주택담보대출 제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양도세 중과 등 시장 정상화를 명분으로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시장의 전월세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셋째 주(2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0.11% 올랐고, 서울은 0.27%나 상승했다. 청년들의 주된 거주지인 원룸 시장의 타격은 더 크다.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의 전월세 지수는 2026년 6월 기준 1년 전과 비교해 3.90%, 2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5.29%나 상승했다. 규제로 인한 주거비 상승의 직격탄을 청년 세대가 맞고 있는 셈이다. 이에 정부는 청년 주거난에 대해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은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월세에 관해 청년들이 특히 힘들어하고 있다"며 “여러 차원에서 준비가 되고 있고, 조금씩 (대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정수빈 인턴기자 chloejung03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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