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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5개 자치구 “토지거래허가 전면 확대 철회하라”…정부에 공동성명

서울시 15개 자치구가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중 토지거래허가구역 서울 전역 확대 지정 방침에 반대하며 철회를 요구했다. 자치구들은 “정부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규제를 결정했다"며 지방자치 원칙 훼손과 행정 과부하를 지적했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22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의 포괄적 규제는 지방자치의 협력 구조를 무시하고 주민 재산권을 침해하는 조치"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의 즉각 철회 또는 최소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모두발언에서 “서울시와 자치구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패러다임을 규제행정에서 지원행정으로 전환해 주택공급 확대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의 안정은 시장을 왜곡하는 규제가 아니라 지속적인 공급 확대와 합리적 규제 완화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것은 서민 주거 안정을 해치고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조치"라며 “사전 협의 없이 전면 지정을 추진한 것은 지방자치의 원칙을 훼손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서 구청장은 “서울시와 자치구는 현장의 행정 주체로서 이미 신속통합기획 등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며 “정부·서울시·자치구가 함께하는 3자 정책협의체를 구성해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평민 시 정무부시장은 “정부는 대책 시행 이틀 전 서면으로 의견을 요청했고, 서울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며 “사전 협의나 실질적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대책은 단기적으로 거래를 억제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시장 경색과 분양사업 위축, 전월세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과도한 규제는 실수요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정비사업 추진 동력까지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부시장은 “주택정책은 단순한 시장 조정이 아닌 시민의 주거 안정과 삶의 질을 위한 장기 전략이어야 한다"며 “공공과 민간이 함께 추진하는 공급 중심의 정책으로 도심 주거 기능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행정 부담과 실수요자 피해 우려가 집중적으로 언급됐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토지거래 허가는 매우 강한 규제이기 때문에 국민 불편이 불가피하다"며 “매수자는 4개월 내 실거주해야 하고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예외는 극히 드물고 임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송파구만 해도 지난해 1년 동안 약 1000건이던 토지거래허가 민원이 올해 10월까지 이미 3500건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며 “담당 직원은 1~2명뿐이라 업무 과부하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 구청장은 “서울시 각 구청의 부동산정보과가 사실상 포화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서울 전역을 허가제로 묶는 것은 행정력 낭비이자 시민 불편의 확대"라고 지적했다. 또한 “잠실 일대 일부 지역만 허가제로 지정했을 때도 시장 충격이 컸던 경험이 있다"며 “서울 전역 지정은 시장 왜곡과 가격 불안 요인을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은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단계지만, 정부가 개선에 나서지 않는다면 법적·정책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며 “정부의 대책이 주민 불편을 초래하고 지방자치 원칙을 훼손한다면 서울시와 자치구는 연대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10·15 대책 일주일…“억지로 누른 집값, 제대로 된 정책 나와야 잡힌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등 단기적 시장 안정화 효과가 뚜렷하다. 다만 공급 절벽 등 시장 불안정 요인이 여전히 산재해 있어 '제대로 된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한 발 늦은 대책 발표만 하다가 집값이 폭등했던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10·15 부동산 대책 시행 일주일 만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시장 안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앞서 정부는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3중 규제 지역으로 지정해 전세 낀 주택 구매(갭투자)를 원천 봉쇄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40%로 축소하는 등 대출 규제도 더 강화했다. 이후 일주일 동안 시장은 빠르게 냉각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0.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후 일주일간인 10월 15~21일 동안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총 890건에 그쳤다. 직전 주(10월 8~14일·2189건) 대비 약 59% 감소한 셈이다. 특히 10·15 대책 발표 전후 5일간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가 평소의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던 점을 감안하면, 시장이 단기간에 빠르게 냉각된 셈이다. 규제 지역으로 묶인 수도권 주요 지역도 거래 급감세를 보였다. 과천(–26%), 분당(–69%), 광명(–63%), 안양 동안구(–49%) 등 4개 지역의 거래량이 일주일 만에 평균 50% 이상 줄었다. '풍선효과'의 조짐은 없었다. 매물도 확연히 줄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15일 대비 3.9% 줄어 11만8099건에서 11만3495건으로 감소했다. 경기도도 21만6735건에서 21만3008건으로 1.8% 줄었고, 인천만 5만4164건에서 5만4294건으로 0.2%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올해 4분기를 비롯해 내년 1분기까지는 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수요 억제를 위주로 한 규제책은 특성상 지속 기간이 짧다는 점이다. 특히 내년 서울의 입주 예정 물량이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공급난이 예정돼 장기적인 안정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세제 개편과 공급 확대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아직까지 정부는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책 발표'만 반복하다가 결국 집값 폭등을 맞았던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배경이다. 시장은 추가 규제책이 나오기 전에 구매하자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선제 대응이 없는 미지근한 대책의 연속은 결국 과거와 같은 폭등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9·7 대책을 통해 발표한 135만 호 공급 계획은 대부분 인허가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연말 추가 대책을 예고했지만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하다. 세제 개편과 관련해서도 정책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위원은 “강제적으로 매수를 막아놓은 상황이라, 정책에 변동이 없다면 현재 시장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정책이 각 기관간 합의를 거쳐 일관되게 나와야 하는데, 서울시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방향성이 다른 느낌이 있어 시장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 다른 완화책이 나오면 '지금 사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도 “내년 1분기까지는 거래 부진이 이어지겠지만,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몇 건 나올 수 있다"며 “정부의 혼선으로 시장이 혼란스러울 수 있는 만큼 정책 담당자들은 신중하게 발언하고, 대책이 아닌 실제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사전에 시장 안정을 유도할 정책이 필요한 거지, 가격이 오른 뒤에 내놓는 대책은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수도권 광역급행버스 요금 400원↑…25일부터 3200원

국토교통부 산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인천‧경기 광역급행 및 경기 직행좌석형시내버스 기본요금을 400원 인상 조정한다고 22일 밝혔다. 앞서 대광위는 지난 8월 경기도의 직행좌석형 시내버스 요금 인상을 결정한 바 있다. 이후 관련 법령에 따라 관할 시·도지사가 대광위 면허 56개 운송사업자의 요금 인상 신고를 모두 수리했다고 대광위는 설명했다. 인상된 요금은 25일부터 적용돼 기본 요금이 2800원에서 3200원으로 오를 예정이다. 한편, 대광위는 △출퇴근 혼잡 노선 증차 △좌석예약제 확대 적용 △ K-패스를 활용한 대중교통비 환급 등 대중교통 편의 증대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국산 기술 자율주행 셔틀버스, 경주 APEC 손님 맞는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동안 경주 보문단지 일원에서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운행한다고 22일 밝혔다. 기아와 KGM 등 국내 완성차의 하드웨어에 자율주행 전문기업 오토노머스 에이투지의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K-자율주행' 모델을 선보인다는 취지이다. 이를 위해 국산화율이 90%를 넘어서는 순수 국내 기술로 구현했다. 자율주행 셔틀은 보문단지 순환형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순환형 등 두 노선으로 지난 9월 10일부터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정식 운행을 시작했다. 다만, APEC 주요 회의가 열리는 오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는 보문단지 출입 통제로 인해 정상회의 참석자와 각국 대표단 전용으로 운행한다. 본회의가 끝나는 11월 2일부터는 다시 일반 시민 탑승을 지원한다. 국토부는 이번 운행에 앞서 구간 내 위험요소를 사전 점검한 뒤 자율주행차 사고조사위원회와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함께 비상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제작사에 사고 대응 매뉴얼을 배포하고 차량 작동 상태를 점검하는 등 현장 대응체계도 마련했다. 행사 기간에는 현장대기 인력을 배치해 안전조치를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각 지자체도 자율주행 버스 실증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토노머스 에이투지가 운영하는 서울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는 지난해 11월 운행을 시작해 누적 실증거리 4178㎞, 누적 탑승 7396명을 기록했다. 안양시의 주야간 자율주행버스도 누적 주행거리 2만1559㎞, 탑승객 1만8081명을 넘어섰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 역시 최근 서울 서대문구에서 자율주행 소형버스 2대를 투입해 '서대문 자율주행 대중교통 서비스'를 개시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단독] SH공사 ‘주업’ 공공임대 소홀 경관사업 몰두

서울시가 시민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소홀한 채 오세훈 시장의 '역점사업'인 한강버스·세빛섬 같은 경관사업에 막대한 돈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건설형 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줄여 공공 주거 서비스 저하와 집값 불안에 한몫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영등포갑)이 시 산하 SH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9월까지 SH공사가 직접 지어 공급한 공공임대주택 숫자가 급속히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 SH공사가 분양한 공공임대주택은 9만2347호인데, 이중 건설형은 9781호(10.5%)에 불과했다. 특히 시간이 지날 수록 비중과 양이 급속히 줄어들었다. 2020년의 경우 전체 2만1253호 중 7057호(33.2%)였는데, 오 시장이 취임한 2021년엔 1만5459호 중 794호(5.1%), 2022년 1만3694호 중 367호(2.7%), 2023년엔 1만3256호 중 334호(2.5%)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도 1만6856호 중 997호(5.9%), 올해는 9월말 현재 1만1829호 중 232호(2.0%)가 공급되는 데 그쳤다. 건설형 임대주택은 공공이 직접 주택을 지어 보유하기 때문에 공급이 누적될수록 공공이 소유하는 임대주택 재고가 늘어나고, 동시에 시장에 신규 주택을 공급해 부동산 안정에도 기여한다. 반면 매입형은 개발부지가 한정적인 도심에서 기존 주택을 사들여 운영하는 방식으로 시장 공급량 확대 효과가 없다. 임차형은 전세보증금 지원 같은 제도로 주거비 완화 효과는 있으나 공공이 직접 보유하는 주택이 아니어서 실질적 재고 증가는 미미하다. 그럼에도 통계상으로는 '공급 실적'에 포함돼 실제보다 부풀려진 효과를 낸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기간 동안 매입형은 4만5233호(49.2%), 전세보증금을 지원해주는 방식의 임차형은 3만7311호(40.2%)를 기록하며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특히 임차형의 경우 2020년 23.2%에서 오 시장이 취임한 이후인 2023년 60.7%까지 급증했다가 최근 감소해 올해 42.8%를 기록했다. 임차형 중 전세임대·장기안심주택은 김헌동 전 SH공사 사장조차 과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으로 근무했던 시절 “사실상 전세 보증금 지원에 불과해 임대주택 공급으로 볼 수 없다"고 비판했던 제도다. 공급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건설형 중 국민임대는 2020년 3643호가 공급됐지만 올해는 전무했고, 장기전세는 2020년 2115호에서 올해 196호로 감소했다. 행복주택만 2020년 1299호에서 올해 36호를 공급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임차형 주택 보증금 지원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전세임대주택의 경우 2020년 2185억원에서 2023년 4184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장기안심주택도 2020년 847억원에서 2024년 1028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9월까지만 전세임대 1822억원, 장기안심 570억원이 집행됐다. 또 다른 문제는 이처럼 실질적 주택 공급인 건설형 임대주택 분양이 급감한 것을 두고 SH공사가 본연의 임무에 소홀한 채 다른 사업에 동원됐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SH공사는 2022년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한강버스, 세빛섬 등 서울시 경관사업에 출자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강버스 사업의 경우 총사업비 1523억원 중 SH공사가 51억원을 직접 출자하고 867억원을 민간사업주에게 대출해주는 한편, 500억원의 은행 빚에 보증을 서줬다. 민간사업자의 출자액은 고작 49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강버스는 2024년 설립 이후 2024년 18억8000만원, 2025년 상반기 28억36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연간 200억원의 운영비가 들어가지만 운송료 수입은 5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시는 “올해 9월 운행 개시 전까지는 선박 건조 및 운항 준비로 손실이 발생하였으나, 운항 시작 이후 수익 창출이 예상된다"고 채 의원실에 답변했다. 시는 5곳의 선착장에 있는 각종 매장의 임대 수익으로 비용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H공사는 세빛섬 사업에도 출자해 손실을 보고 있다. 총사업비 1413억원 중 128억원을 출자했으나, 이 사업은 2022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매년 당기순손실을 내고 있다. 사업별 SH공사 재무상태표 반영 현황을 살펴보면, 세빛섬은 2012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현재 장부가액이 '0원'이다. 장부가액이 0이 되면서 2013년 이후 세빛섬에 대한 지분법손익 인식을 중단하게 되는데, SH공사는 2022년 지급보증손실로 238억9000만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게다가 SH공사는 대관람차(총사업비 1조871억원), 수상관광호텔(859억원), 한강아트피어(590억원), 남산 곤돌라 등 오 시장의 또 다른 경관 사업 여러 건에도 출자 등 동원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 의원은 “SH공사가 주택 공급이라는 본연의 업무보다 시장의 관심사업에 재정을 쏟아붓는 동안 정작 서울시민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양질의 공공임대주택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강버스와 세빛섬처럼 적자를 내는 사업에 출자하면서 SH공사의 재정 건전성마저 위협받고 있다"며 “임차형 주택 공급으로 통계상 실적만 부풀릴 게 아니라, 공공이 직접 보유하며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건설형 임대주택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지난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감에서 비슷한 지적이 잇따르자 “SH공사가 한강버스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법령 위반이라는 지적은 사실과 맞지 않다"면서 “조례상 각종 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있고, 이것 외에도 여러 가지 개발사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SH공사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SH공사는 “임대주택 공급, 관리 등 SH 본연의 사업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최근 5년 간 임대주택 신규 공급은 과거 대비 증가했고 세빛섬도 2023년 이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다"면서 “개발사업 및 사업다각화 추진은 건전한 재정 기반을 바탕으로 매입임대, 미리내집 등 주거복지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며, 이에 따라 주거복지 축소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국토부, 소규모 주택정비 가로구역 기준·사업시행자 지정 요건 완화

정부가 소규모 노후·저층 주거지 정비를 촉진하기 위해 가로구역의 기준과 사업시행자 지정요건을 완화하는 등 소규모 주택정비 관련 제도를 대폭 개선한다. 국토교통부는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사업 여건을 개선하는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22일부터 12월 1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21일 밝혔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대규모 재개발·재건축이 어려운 노후·저층 주거지역을 1만㎡ 미만 규모로 신속히 정비하는 사업사업을 뜻한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시행규칙을 개정해 가로구역 기준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설치 예정을 포함한 도로와 기반시설로 둘러싸인 가로구역에서만 시행할 수 있다. 앞으로는 토지 등 소유자가 조합설립인가 신청 시 공원이나 공용주차장 등 기반시설을 신설·변경할 수 있는 계획을 제출하면, 해당 구역도 가로구역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개선한다. 또,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신탁업자의 사업시행자 지정 요건도 완화한다. 현행 제도는 신탁업자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되기 위해 토지 등 소유자로부터 사업구역 면적의 3분의 1 이상을 신탁받아야 한다. 개정안은 이로 인한 사업 불확실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토지 신탁 요건을 삭제한다. 대신 토지 등 소유자의 2분의 1 이상 추천을 받거나 각 사업별 조합설립 동의 요건을 충족할 경우에도 사업시행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이번 개정안에는 지난 8월 26일 개정·공포돼 내년 2월 27일 시행하는 '소규모주택정비법'에 따른 후속 규정도 포함됐다. 통합심의 공동위원회 구성 방식과 임대주택 인수가격 세부 기준 등 법률 위임 사항 등이다. 특히, 기반시설 제공 시 용적률 특례를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됐다. 개정 법률은 사업구역 내 또는 인근 토지를 정비기반시설이나 공동이용시설 부지로 제공하면 법적상한용적률의 1.2배까지 건축이 가능하도록 특례를 신설했다. 이 때 인근 토지의 범위는 '사업구역 경계로부터 직선거리 500m 또는 도보거리 1000m 이내'로 정의했다. 시설 면적이나 연면적이 사업구역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반영해 용적률을 산정한다는 계획이다. 임대주택 인수가격의 세부 기준도 새로 마련했다.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및 소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용적률 특례에 따라, 사업시행자가 공급하는 임대주택의 인수가격 기준을 표준건축비에서 기본형건축비의 50% 이상으로 변경했다는 설명이다. 시행령 개정안도 인수가격을 기본형건축비의 80%로 규정, 건물의 구조나 형태에 따라 추가 비용을 가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통합심의 공동위원회 구성 방법도 구체화했다. 국토부는 통합심의 대상을 기존의 건축심의, 도시·군관리계획 사항에서 나아가 경관심의, 교육환경평가, 교통·재해영향평가 등으로 확대했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확대된 통합심의를 위한 공동위원회 구성 방식과 분야별 최소 위원 수 등을 명시했다. 개정안 전문은 오는 10월 22일부터 국토교통부 누리집의 '정책자료–법령정보–입법예고·행정예고'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의견은 우편 또는 누리집을 통해 제출할 수 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도심복합사업 용적률 1.4배 완화 확대 적용…녹지 확보 의무도 축소

국토교통부가 도심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도심복합사업의 용적률을 주거지역으로 확대하고 녹지 확보 의무 기준을 완화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국토부는 지난 9월 7일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후속 조치로 '공공 도심복합사업 시즌2' 통한 주택 공급을 본격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도심복합사업은 민간 정비가 어려운 노후 도심에 공공이 참여해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를 제공, 신속하게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을 뜻한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사업 인센티브 확대를 확대하고 절차 개선을 통해 추진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기존에는 준주거지역에서만 가능했던 용적률 법적상한의 1.4배 상향 적용을 주거지역 전체로 확대한다. 또, 공원·녹지 확보 의무 기준을 현행 5만㎡에서 10만㎡로 완화하고, 건축물 높이 제한 완화 등 추가적인 규제 특례를 제공해 사업성을 개선할 예정이다. 아울러 복합사업계획 승인 시 통합심의 범위에 환경영향평가와 소방성능설계를 포함시켜 추진 단계별 절차를 개선, 소요 기간을 줄여 속도감을 높인다. 대표적으로 지구 지정을 마치고 사업 승인을 준비 중인 서울 장위12구역은 기존 법적 상한의 1.2배였던 용적률을 1.4배까지 상향해 추가적인 주택 공급으로 사업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통합심의에 환경영향평가가 포함되면서 행정 절차도 단축돼 보다 빠른 사업 추진도 가능해졌다. 한편, 국토부는 2021년 도입된 도심복합사업을 개선한 공공 도심복합사업 시즌2를 통해 2030년까지 도심 내 양질의 주택 5만 호를 착공할 계획이다. 현재 3만9000호를 지구 지정하고 1만1000호는 사업 승인을 완료한 상태로, 올해 연말까지 7000호 이상의 복합지구를 추가 지정할 방침이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재건축 속도전 나선 국토부… 조합 초기사업비·전세자금 지원 확대

국토교통부가 주택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조합에 초기사업비와 이주비 융자 지원을 확대한다. 가로·자율주택정비사업 사업비 융자 시 주택도시기금 대출 지원도 함께 늘린다.이는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며 재건축·재개발사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응한 '당근' 성격의 정책으로 해석된다. 20일 국토부에 따르면, 정비사업의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고 금융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조합 및 추진위에 대한 초기사업비 대출 지원을 확대한다. 국토부는 사업 초기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조합에 사업비를 저리 융자하는 상품의 대상에 추진위를 추가하고, 융자한도도 최대 60억원으로 상향한다. 금리는 기존보다 낮춘 2.2%를 적용한다. 조합과 추진위는 자금을 사업계획서 작성 용역비, 조합·추진위 운영비, 기존 대출 상환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또, 재건축 이주자에 대한 전세자금 대출도 지원한다. 현재 재개발 사업장에서 이주하는 소유자·세입자에게 지원 중인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을 재건축 구역 이주자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해당 대출은 금리가 1.5% 수준으로, 수도권 이주자는 최대 1억2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대상은 부부 합산 소득 5000만원 이하 가구이며, 다자녀 가구 등은 6000만원까지 소득 기준이 완화된다. 신혼부부는 기존 6000만원에서 7500만원까지 완화 기준을 적용한다. 아울러 가로·자율주택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융자 한도를 총사업비의 60%까지 확대하는 특례도 신설한다. 현재 가로·자율주택 정비사업 융자는 총사업비의 500억원 한도로 50%까지 2.2%의 금리로 지원받을 수 있다. 또, 세대수의 20% 이상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면 총사업비의 70%까지 융자 한도를 확대하는 특례가 적용된다. 다만 임대주택을 세대수의 20% 미만으로 공급 시 특례를 적용받지 못한다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이에 국토부는 세대수의 10% 이상 20% 미만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경우 총사업비의 60%까지 융자 한도를 확대하는 특례를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업계는 이번 조치가 서울 및 수도권 내 공급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유인 대책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특히, 10·15 대책에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대출 규제 강화가 더해지며 사업 지연 및 철거·공사비 증가 우려가 커진 데 대한 보완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지난 15일 백브리핑을 통해 “정비사업 관련 지위 양도 제한은 투기 수요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실제 공급 위축과 직접 연관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9·7 대책 후속조치를 통해 도심 내 공급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안정 외친 정부, 속도 내자는 서울시”…부동산 정책 엇박자 끝은 시장 혼선

정부와 서울시가 부동산 정책에서 계속 엇박자를 내고 있다. 정부가 최근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통해 규제 강화와 시장 안정에 초점을 맞췄지만,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속도 내기에 열중이다. 전문가와 업계는 이러한 정책 불일치가 시장 혼선을 키워 거래 위축과 정비사업 지연, 장기적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시는 정부의 '10·15 부동산 안정화 대책'에 대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늦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자금 운용과 일정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대책에는 △정비사업 이주비·중도금 대출 제한 △입주권(조합원 지위) 거래 금지 등 정비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금융·거래 규제가 포함됐다.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인가 이후 입주권 거래가 금지되면서 사실상 유동성 확보 통로가 막혔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오세훈 시장은 지난 16일 “정부 대책에는 정비사업 속도를 늦출 요소가 곳곳에 있다"며 “이주비 대출이 막히면 조합 자금 여력이 떨어져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주를 앞둔 단지들이 대출 제한으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며 “이주지원금이 막히면 사업 전체 일정이 미뤄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시는 주택진흥기금을 통한 융자 확대 등 대응책을 마련 중이지만, 정부 규제의 파급력이 큰 만큼 실효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최진석 시 주택실장은 “공급 확대 기조는 유지하되 정부 조치의 영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며 “착공 일정 일부는 불가피하게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15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전국 투기과열지구 확대 지정 △전세대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 △주담대 한도 차등화 등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과열된 시장심리를 안정시키고 실수요 중심 거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지만, 결과적으로 서울시가 추진 중인 도심 공급 전략과 충돌하면서 시장 신호가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시의 정책 불일치가 시장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단기적인 안정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수요 억제 중심의 대책과 공급 속도 유지 전략이 따로 움직이면 정책 신호가 뒤섞인다는 것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번 대책은 일시적 진정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정비사업을 규제로 묶으면서 공급을 늘리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이주비 대출이 막히면 조합 자금 운용이 흔들리고, 사업 일정이 늦어지는 건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안정화만 강조하면 시장은 '공급이 막혔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결국 단기 안정 뒤 더 큰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안정을 위한 규제가 오히려 공급을 가로막는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은 “지금 정책 방향은 시장 상황과 맞지 않는다"며 “매매를 사실상 제한하는 규제는 거래 절벽을 불러오고, 장기적으로는 규제 피로감과 양극화를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결국 도심 재개발·재건축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공급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시는 신통기획 시즌1·2를 통해 2030년까지 공급 목표를 세워놨지만, 입주권 거래 제한과 대출 규제가 겹치면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과열을 잡겠다는 의도지만, 현장에서는 속도 조절이 아니라 혼선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은 공급이 늦어지고, 규제에서 비켜난 경기 북부나 남양주 등은 풍선효과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또다시 '규제-풍선효과-재규제'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이번 대책이 공급 속도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한다. 시장 안팎에서는 “공급 속도를 늦추면서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겠느냐"는 볼멘소리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 억제는 이해하지만, 공급과 직결된 대출 규제는 최소화해야 한다"며 “자금줄을 막아놓고 공급을 늘리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완전히 한목소리를 내긴 어렵더라도, 불협화음을 최소화해야 시장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전세 불안·공급책 미진’…10·15 대책은 반쪽짜리?

이재명 정부의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인 10·15 대책이 3중 규제로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를 광범위하게 규제했지만 세부적으로는 '빈 구멍'이 많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주택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25개 전체 자치구와 경기 과천시, 분당시, 광명시 및 용인시와 수원구, 안양시 일부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까지 '3중 규제'로 묶였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에선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가 전면 금지되고, 실거주 의무화, 유쥬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됐다. 이는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상당수 지역에선 세입자의 전세금을 통해 주택 거래를 할 수 없도록 봉쇄하고, 주택 매수 시 무조건 해당 주택에 거주하도록 해 실거주를 위한 주택 거래만 허용한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집은 사는(live) 곳이지, 사는(buy) 곳이 아니다'라는 기본 전제 하에 실거주 주택을 제외한 주택을 추가적으로 사들이는데 최대한 장벽을 친 셈이다. 일단 서울 전역과 서울에 인접한 경기 지역 상당수가 일명 '실거주 3중 규제'로 묶이면서 거래량 자체는 크게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매수 계약자는 매수 주택이 소재한 지자체에 주택매수 자금 출처 등을 해명하는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고 허가를 받아야 주택 매매 계약이 가능해지는만큼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현금부자' 외 대기 투자 수요 상당수가 주택 시장에 진입하지 못할 전망이다. 문제는 갭투자를 전면 금지하면서 전세 매물 실종으로 전세 시장 불안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부는 갭투자를 금지해도 전세 매물이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다소 안일한 시각으로 주택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전세시장 매물 감소 우려에 대해 “갭투자가 금지돼 실거주만 가능해지면 주택 매수 시 매수자가 살던 기존 집이 전세 매물로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전세 물량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 전망은 다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주택공급(입주) 감소, 전세대출 규제 등으로 전세가 상승 압력이 지속할 수 있다"며 “전세가 상승의 땔감 역할을 하던 전세대출 제한으로 갭투자 악용 이슈는 줄겠지만, 보증부 월세 등 월세화에 따른 임차인 주거비 부담은 해결해야 하는 숙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근본적인 주택시장 불안 해결책인 공급 대책에 대한 후속 조치가 없다는 지적도 높다.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묶은 6·27 대책 이후 잠시 시장이 안정된 것은 그 이전부터 계속 예고됐던 공급정책의 내용을 일단 보고 거래에 나서겠다는 의도 하에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측면이 컸다. 그러나 지난달 초 공급 대책 내용 중 실질적으로 수요자들의 마음을 돌릴 만큼 '킬링 포인트'가 없었기에 수면 밑에 감춰져 있던 주택 매수 수요가 폭발해 9월 주택 시장이 폭등했다. 사실상 9·7 대책이 '9월 주택시장 대란'을 불러와 주택시장 안정에 실패한 셈인데도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공급 대책을 보완하거나 후속조치를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공급대책은 바로 시장에 주택이 들어오는 상황이 아니어서 시간이 필요하다"며 “주택공급 입지 등 구체적 내용은 다시 보완해 연내 추가 발표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분양가상한제(분상제) 및 재건축이익초과환수제(재초환) 등 개편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우려를 키운다. 정부는 이번에 투기과열지구를 확대하면서도 정작 투기과열지구를 분양가 상한제로 묶지 않았다. 이에 따라 분상제 미지정으로 인해 분양가가 상승해 주변 지역 집값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최근 주택가격 상승 양상은 주택 매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양가 관련 부분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규제로 도시정비사업 추진 속도가 동력을 잃어 도심 내 주택 공급이 둔화될 것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재초환을 폐지해 도정사업 속도를 올릴 필요가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도심 내 도정사업 활성화는 시장 안정이 아닌 시장 과열을 가져온다는 것이 당정 내 분위기로, 재초환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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