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다시 시동거는 비주택 리모델링…청년에서 시니어로 진화할 수 있나

도심 한복판 빈 호텔이 월세 20만원 대 청년 주거로 탈바꿈했다. 181명 모집에 3000명이 몰렸다. 공사비 급등을 이유로 멈췄던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 임대 사업이 4년 만에 재개된다. 이번엔 청년 대상만이 아닌 신혼부부·신생아 가구를 위한 중형 평형도 확대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찾은 2021년 공급된 '에스키스 가산'은 사회적 기업이 운영하는 복합 주거 공간이다. 에스키스 가산은 코리빙 스페이스로서 주거의 기능 뿐만아니라 미디어·AI 분야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창작 캠프의 역할을 겸하고 있었다. 이 사업이 청년을 넘어서 시니어리빙·세대 통합형 주거 대안으로 진화할 수 있을까. 에너지경제신문이 현장을 찾아 가능성을 짚어봤다.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은 도심 내 오피스·관광호텔·생활숙박시설 등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약정부터 준공까지 통상 6개월에서 1년 가량 소요된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직접 가본 에스키스 가산은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교통 접근성도 좋고, 역 근처로 상가가 밀집해 편의시설 이용이 용이했다. 과거 구로공단이 있었던 이곳은 현재 14만명의 상주인구가 있는 산업단지가 됐다. 상주인구의 절반 이상이 20·30대다. IT·게임·화장품·의료·디자인 업종을 중심으로 1만여 개의 스타트업이 자리잡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임대 조건이었다. 보증금 800~1290만원에 월세는 21~34만원, 관리비는 10만원 선이다. 비슷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는 민간 코리빙 스페이스의 50% 수준이었다. 저렴한 임대 조건이 무색하게 주거 공간은 넉넉하고 깨끗했다. 개인용 주방이 마련돼있고 인덕션 아래에 드럼세탁기가 매립된 풀옵션 구조다. 냉난방은 중앙제어형이다. 에스키스 가산은 관광호텔을 오피스텔 준주거로 용도변경한 '특화형' 매입임대주택이다. 특화형은 주택의 위치와 수요자의 특성에 맞게 사업자가 공간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구상한다. 이전에 사업 신청 자격이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법인으로 한정된 이유다. 에스키스 가산은 맞춤형 주택을 위해 IT와 AI라는 키워드에 부합하는 AI 취·창업 청년주택으로 개발됐다. 입주자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장점은 커뮤니티였다. 한 입주민은 “비슷한 분야의 종사자들이 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를 쌓을 기회가 많아졌다"고 했다. 단순한 주거 기능을 넘어서서 교육·일자리·창업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KBS 영상원과 한국인공지능협회와 함께 교육프로그램과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가산디지털단지 내 경영자협의회와 협력해 스타트업 기업들과 취업연계 프로그램도 진행하고있다. 창업 입주민에 대해서는 IT 컨설팅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투자유치를 위해 투자자들과 함께 IR 행사를 주관하는 기회도 주어진다. 저렴한 임대료에 취·창업 프로그램까지 연계하다 보니 경쟁률은 높은 편이다. 에스키스 가산의 경우 181명 모집에 3000명이 지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LH가 공급하는 청년형 주택의 경우 경쟁률이 100:1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올해 재개되는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의 가장 큰 변화는 공급 대상의 확장이다. 기존에는 청년 1인 가구 중심이었지만 신혼부부·신생아 가구를 위한 중형 평형도 도입된다. 비주택 리모델링 중 특화형 모델이 제공하는 코리빙 하우스가 중형 평형으로 확장될 경우 가족이나 시니어 대상으로 새로운 커뮤니티가 조성될 수 있다. 실제로 민간에서는 이 같은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업 확장이 이미 진행 중이다. 공유주거 브랜드 '맹그로브'는 기존 청년 중심 코리빙 모델에서 나아가 가족 단위와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 주거의 경우 외곽이 아닌 의료·상업·교통 인프라가 집중된 도심 생활권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생활 편의시설과 커뮤니티 접근성이 중요해진다는 판단이다. 이에 노인복지주택·오피스텔·소형주택·다세대주택 등을 리모델링 해 60·70대를 대상으로 한 시니어 주택 시장이 커지고 있다. 맹그로브는 2023년 자금 조달 이후 시니어 주거 모델 개발에 착수했으며, 2029년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점에서 도심 내 공실 상가 등을 리모델링 하는 공공의 사업이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모델로 진화할 여지가 높다. 주거공간에 커뮤니티 기능이 결합될 경우 서로 다른 세대가 같은 공간 안에서 공존하는 구조도 가능해진다. 청년층은 일자리와 네트워크를, 신혼부부는 육아지원을, 고령층은 돌봄과 사회적 교류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수요가 한 공간 안에 설계될 경우 세대 간 역할 분담과 상호 보완 구조도 가능하다. 해외에서는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한 미래 주거 트렌드를 예상하고 세대믹스를 결합한 주거형태를 개발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고령화와 저출생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대 간 근거리 거주를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자녀와 왕래가 용이한 세대 융합 주택을 공급하거나 부모와 가까운 곳에 주택을 구매할 경우 근거리 주거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싱가포르의 실버타운 '캄풍 애드미럴티'는 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해 인근에 자녀 세대가 살기 용이하게 하고, 단지 내에 보육시설을 공동 배치해 육아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의료시설·푸드코트·슈퍼마켓을 단지 내에 조성해 고령층을 위한 편의성을 높였다. 일본 역시 부모·자녀 세대가 인접 지역에 거주할 경우 임대료를 할인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도쿄 히노시에 위치한 '유이마루'와 같은 사례에서는 고령자와 직장인·대학생들이 같은 단지 내에 거주하는 구조를 도입했다. 고령자 아파트 2개 동과 젊은 세대 아파트 3개 동으로 구성해 세대 간 융합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젊은 세대 아파트 중 1개 동은 30대 직장인 부부, 나머지 2개 동은 20대 학생들이 셰어하우스로 살고 있다. 1970년대 스웨덴·덴마크를 중심으로 북유럽에서 시작된 공동체 주택(Collective House)은 '에이지 믹스'의 구체적 형태다. 공동체 주택은 다양한 세대가 한 건물 안에서 각자 프라이버시를 지키며 공동생활을 하는 주거방식이다. 일본에는 1980년대 후반 이 개념이 처음 소개됐다. 일본 도쿄 닛포리에는 일본 최초의 공동체 주택 '칸칸모리'가 있다. 입주자들은 독립된 거주 공간이 있으면서도 공동주방·세탁실·정원·텃밭 등을 공유한다. 가장 큰 특징은 주 2·3회 함께 식사하는 커몬밀(common meal)자리다. 의무는 아니지만 월 1회 당번이 돌아오며 식사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다른 세대와 소통하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다. 이는 육아·청년주거·심리적 고립을 해결하는 모델이다. 노인이 아이를 돌보고 대학생은 노인을 돌본다. 다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모델 구상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있다. 서울시도 2021년 세대 공존형 주택 시범사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은평구 혁신파크 부지에 세대 공존형 실버주택을 짓겠다고 했지만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서 민간 주도로 변경되며 사실상 무산됐다. 일본과 싱가포르 정책사례를 바탕으로 '3대 거주형 주택'도 논의됐지만 감감무소식이다. 당초 계획은 노원구 하계5단지 영구임대 아파트를 '3대 거주형 주택'으로 시범 조성할 예정이었다. 3대 거주형 주택이란 부모와 자녀가 한 집에서 세대 분리를 통해 공간을 분리해 생활하는 거주형태다. 아파트에서도 공간이 분리된 형태의 다양한 주택 평면이 개발됨에 따라 각자 독립적인 공간이 유지되는 3세대 동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2012년 세대 구분형 아파트가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된 이후 세대 구분형 평면을 적용한 아파트가 건축됐고, LH에서도 2016년 세대 공존형 주택을 처음 공급하기 시작했지만 활성화 되지는 않고 있는 모양새다. 한 주택 업계 관계자는 “코리빙 형태가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누가 어떤 방식으로 함께 살 것인가에 대한 운영 설계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靑 “부동산 시장, 어느 정도 정상화…공급 반드시 예고대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4일 부동산 시장에 대해 “지금은 아주 어렵게 어느 정도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폐지되는 9일 이후 주택가격 전망과 관련해서는 “(가격 상승이) 완만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 흐름에 대해 “강남 3구나 용산 등 프리미엄 아파트가 많이 위치한 곳의 매물이 크게 증가했고, 해당 지역의 가격은 하락으로 전환됐다"며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이런 '프리미엄 시장'에서 먼저 하락세가 나타난 건 역사에서 볼 때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서울 외곽 지역의 주택 가격이 오른 데 대해서는 “15억원 이하의 주택 가격이 오르는 부분은 부동산 시장이 걱정할 부분은 아니"라며 “향후 강남 3구나 용산이 원래의 트렌드로 돌아가는 정도의 완만한 상승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도 투기 이익에 대한 기대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으며 지금은 부동산 시장이 아주 어렵게 어느 정도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정부가 약속한 6만호 공급에 대해서는 “발표한 스케줄에 따라 공급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예고한 대로 반드시 착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최근 논란이 된 장특공제 폐지에 대해 “정부 입장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장특공제는 부동산을 오래 보유한 사람에게 양도소득세를 일정 수준 공제해 주는 제도다. 10년 이상 보유·거주한 1주택을 팔면 보유기간 공제율 40%와 거주기간 공제율 40%를 함께 적용받아 양도차익의 80%가 비과세된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이 장특공제 전면 폐지 내용을 담은 법안을 대표 발의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 실장은 “제도는 당연히 유지된다"며 “거주와 보유가 똑같이 (공제율) 40%를 적용하는 게 실거주 위주로 주택시장을 재편하는 데 맞냐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단독] 서울시 ‘통합개발’, 협의 깨지면 ‘개발 배제’…주민 ‘눈물’

서울시가 역세권 고밀·복합개발을 전면 확대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공동개발 권고'가 협의 실패 시 일부 토지를 배제하는 근거로 작동하는 모순이 드러나고 있다. 통합개발을 전제로 설계된 제도가 실제로는 '선별적 개발'을 허용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입구역 인근 역세권 활성화사업은 이 같은 제도적 괴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해당 사업은 당초 동소문동 6가 일대 4개 소유권(총 679평)을 포함한 통합 개발 구상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일부 토지를 제외한 채 3개 소유권 중심으로 사업계획이 제출된 상태다. 대상지는 A교회(109번지 등 8필지, 469평), 107번지(124평), 106번지(26평), 105번지(60평)로 구성돼 있으며, 이 가운데 106번지가 협의 과정에서 제외됐다. 106번지 소유주 측은 해당 필지가 단순 소규모 토지가 아닌 기능적으로 핵심 축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해당 부지는 8차선 대로변에 위치하고 상업지역을 접한 입지로, 특히 105번지와 106번지는 도시계획상 공동개발이 권고된 구역"이라며 “두 필지를 연계한 통합 개발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도시개발공동구역 지정은 개별 토지소유자의 요청이 아닌 도시계획 논리에 따라 형성된 것인데, 일부 필지를 제외한 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정책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106번지는 면적은 26평에 불과하지만 일반상업지역 비중이 80%에 달해 105번지와 함께 상업 기능을 형성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해당 필지가 배제될 경우 대상지의 정형성과 배치 완결성이 떨어지고, 역세권 활성화사업의 핵심인 용적률 인센티브 확보에도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며 “소규모 필지라도 기능적으로 배제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같은 방식이 고착될 경우 향후 독자 개발 가능성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며 재산권 침해 가능성도 제기했다. 해당 필지의 개발 제약은 구조적인 문제로도 이어진다. 성북구청 도시계획과 확인 결과, 106번지는 건축한계선 적용으로 단독 재건축이 사실상 어려운 구조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부지는 도로변 건축한계선(약 3m 후퇴) 규제로 인해 전체 대지면적의 절반가량이 건축 불가능 영역으로 제한되며, 실제 활용 가능한 면적은 약 13평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조건은 소규모 필지의 독자 개발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건축 가능 면적이 제한될 경우 건물 규모와 용적률 활용에 제약이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 자문단 역시 해당 필지의 구조적 한계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106번지 측은 “애초에 단독 개발이 어려운 구조로 설계된 필지를 공동개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사실상 토지 활용 자체를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도시계획상 공동개발을 전제로 한 구역에서 특정 필지만 배제하는 방식은 제도 취지와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핵심 쟁점은 제도 구조다. 역세권 활성화사업은 통합 개발을 통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공공기여를 확보하는 구조지만, 공동개발은 법적 강제력이 없는 '권고' 사항에 그친다. 이 때문에 협의가 결렬될 경우 일부 필지를 제외한 채 사업이 추진되는 '선별적 개발'이 가능해진다. 통합개발을 유도하면서도 합의 실패 시 분리 개발을 허용하는 이중 구조가 작동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민간 협의 결과가 사실상 행정 판단의 근거로 전환되는 점도 논란이다. 106번지 측은 A교회 측 PM이 작성한 '협의 경위서'가 당초 단순 참고자료로 설명됐음에도 실제로는 성북구청과 서울시에 제출돼 '사업 참여 의사가 없다'는 근거로 활용됐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문서 작성 당시 활용 목적과 행정 제출 여부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의미 없는 문서'라는 설명이 반복됐지만 실제로는 행정 판단 자료로 사용됐다"며 “민간 문서가 실제 의사와 다른 전제를 바탕으로 행정 판단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성북구청은 본지에 역세권 활성화사업과 관련한 토지소유자 참여 여부 판단은 사업시행자가 제출한 동의서와 협의자료 등 객관적 서류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구는 별도로 개별 토지소유자의 의사를 직접 확인하기보다는 관련 법령과 「서울특별시 역세권 활성화사업 운영기준」에 따라 제출된 자료가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검토해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특정 토지의 사업 참여 여부 역시 사업시행 측이 제출한 동의서 및 협의 경위 자료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행정기관이 민간 간 협의 과정에 개입하거나 이를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현재 사업은 계획 수립 단계로, 토지소유자 간 협의 결과에 따라 대상지 포함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며 “민간 사유지의 경우 당사자 동의가 전제되어야 하는 만큼 행정이 개별 참여 여부를 직접 결정하거나 개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지에 “해당 지역은 역세권 활성화사업 이전에 이미 지구단위계획으로 공동개발 '권장' 형태가 설정돼 있던 곳"이라며 “공동개발을 강제할 경우 사유재산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현재 제도상 권고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개발이 권장에 그치는 구조인 만큼 개별 필지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부 토지가 제외된 채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며 “행정이 이를 강제로 조정하거나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로서는 토지소유자 간 협의가 우선이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협의가 병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제도적으로 특정 필지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장치는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구·시 입장을 종합할 경우, 결국 행정 판단이 사업시행자가 제출한 서류에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특정 주체가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해당 자료 중심으로 판단이 이뤄질 수밖에 없어 공정성 훼손 우려가 제기될 수 밖에 없다. 또한 구청 역시 실질적 검증보다는 서류 접수·검토에 머무르는 역할로 한정될 수 있다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특정 사업을 넘어 정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 3월 25일 역세권 고밀·복합개발을 전면 허용하는 정책을 발표하며 강북권 개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선택적 개발과 속도 중심 추진, 이익 편중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통합개발을 유도하는 정책과 달리 실행 단계에서는 '합의 실패 시 분리 개발'이 가능하고, 이에 대한 조정 장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인허가 속도전이 결합될 경우 협의 절차가 형식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교회 측은 106번지 소유주 측에 보낸 공식 회신을 통해 “2025년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했지만, 해당 건물에서 운영 중인 전광판 사업의 수익 규모와 개발 시 영업권 보상 수준에 대한 의견 차이가 커 공동개발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협의 과정에서 토지소유자 측이 공동개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이해했고, 이에 따라 협의 경위서를 작성해 행정기관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또 “공동개발은 권고사항일 뿐 강제 대상이 아니며, 현재도 협의는 가능하지만 사업 인허가 절차는 병행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A교회 및 PM 측은 본지의 별도 취재 질의에 대해서는 마감 시점까지 공식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 결국 이번 사례는 역세권 활성화사업이 '통합개발 유도 정책'인지, 아니면 '협의 실패 시 선별 개발을 허용하는 제도'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공공성을 전제로 설계된 정책이 민간 협상에 종속될 경우, 제도 취지는 구조적으로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석유경보 후 지하철 혼잡구간 3배 급증…정부, 대책은?

석유 자원안보 위기경보 '경계'단계 발령 이후 에너지 절약 대책 시행에 따라 대중교통 혼잡도가 증가하자 정부가 대중교통 혼잡 완화 종합대책을 내놨다. 30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 결과 정부는 9개 부처 합동으로 대중교통 통행 개선을 위해 혼잡구간의 버스와 열차를 늘리고, 출퇴근 시간을 피했을 때 교통비 환급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마련했다. 우선 지난 2일 중동전쟁 여파로 석유 자원안보위기 경보 '경계' 단계 발령에 따라 에너지절약 대책이 시행됐다. 차량부제 등이 시행됨에 따라 3월초 대비 4월초 도시철도 혼잡도가 기준치(150%)를 초과하는 구간이 11개에서 30개로 늘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출퇴근 대중교통 혼잡완화 대책 마련을 지시함에 따라 범정부 TF는 △승용차 이용 억제 △대중교통 공급 확대 △출퇴근 수요 분산 △대국민 캠페인 등 4대 분야 대책을 수립했다.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고 대중교통을 확충한다. 석유 경보 '심각'단계 격상 시 민간까지 승용차 2부제(홀짝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의 단계적 강화를 검토한다. 버스전용차로 이용구간과 시간 연장도 검토 대상이다. 현재는 평일 기준 경부고속도로 양재IC~안성IC(58km) 구간에 07~21시 운영 중이지만, 심각 단계에선 천안JCT까지 종점을 연장한다. 이 경우 앞 뒤로 한 시간씩 연장해 운영시간은 06~22시다. 부제 이행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부제 참여 차량에 대해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하는 특약상품도 5월 내 출시 예정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다음달 11일부터 자동차 보험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특약 가입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약 1700만대 차주가 할인 특약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할인율은 전 보험사 동일하며 자동차 보험료는 연간 2% 정도 할인 된다. 차량감축 유도를 위해 교통유발부담금 감면제도도 활용한다. 현재 1000㎡ 이상의 건축물에 대해 건물주에게 1년에 한 번 교통유발부담금이 부과된다. 건물주가 주차장을 유료로 전환한다거나, 통근버스를 운영하는 등 교통량을 스스로 줄이는 경우 부담금을 감면해준다. 교통유발부담금 감면 정도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최대 90%까지 감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세부 내용은 조례로 정해 지방자치단체들 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중교통 공급도 확대된다. 선제적으로 혼잡도가 높은 서울 시내버스 196개 노선(일 4회)과 신분당선(일 4회)을 늘렸다. 장기적인 공급 확대를 위해 혼잡도가 높은 김포골드라인과 서울 4‧7‧9호선 증회를 위해 2029년까지 국비 409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원격제어시스템을 통해 열차 배차간격 단축도 추진한다. 출퇴근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모두의 카드' 인센티브를 강화한다. 기존 출퇴근 시간인 6시~9시, 17시~19시를 피한 시차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환급률을 높여준다. 4월부터 모두의 카드 정액제 환급기준을 50% 인하하고, 출퇴근 시간을 피해 지정된 시차 시간에 탑승할 경우 환급률을 30%p 인상한다. 공공부문에 유연근무 단계적 강화 방안도 적용된다. 석유 경보 '심각' 단계 시 공공부문 시차출퇴근은 50% 적용이 권고되고, 재택근무가 권장된다. 민간부문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정부는 장려금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재택근무·선택근무를 활용하는 기업들에게 고용보험기금을 활용하여 근로자 당 1년동안 20만원씩 매월 지원 가능하다. 육아기 근로자의 경우 지원금액은 22만원이다. 정부 관계자는 “중동 전쟁 이후 고유가 상황에서 승용차를 이용하시던 분들이 대중교통으로 수요가 전환될 수밖에 없기에 혼잡 완화 대책을 마련했다"며 “현재 원유 자원 위기 등급에 연동되도록 대책이 마련돼있기 때문에 위기 등급이 내려가면 대책도 자연히 종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재개발 찾은 ‘정원오’ vs 골목 누빈 ‘오세훈’

6·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9일 본격 공약 대결에 돌입했다. 정 후보는 정비사업 기간 단축을 앞세운 '착착개발'을, 오 후보는 AI 건강관리 플랫폼 고도화를 담은 '강철 체력, 활력 서울'을 1호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성북구 장위14구역을 찾아 첫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다. 2005년 국내 최대 규모 뉴타운으로 지정된 뒤 20년째 착공을 못 한 현장이다. 정 후보는 현장에서 오세훈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겨냥했다. 그는 “오세훈 시장이 연평균 8만 호를 약속해 놓고"라며 운을 떼는 순간, 잠깐 말을 멈추고 카메라 쪽을 '휙' 돌아보며 “정비구역 지정 이후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는 공급 성과는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가 이날 내놓은 공약의 이름은 '착착개발'이다. 정비사업 시작부터 입주까지 서울시가 밀착 지원해 현재 평균 15년 이상 걸리는 사업 기간을 10년 이내로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을 개정해 기본계획 수립과 정비구역 지정을 동시에 진행하고,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은 한 번의 총회와 인가로 처리하기로 했다. 시장 직속 '정비사업 전문 매니저'를 각 조합에 파견하고, SH·한국부동산원 공사비 검증단도 보낸다. 정 후보는 “오세훈 시장 재임 시기인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의 아파트·빌라 인허가 물량은 직전 10년 평균 대비 62% 수준에 그쳤다"며 “매입임대주택 물량도 오세훈 시장 전에는 7000호 이상이었는데 들어와서는 2000호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이를 연 7000~9000호 수준으로 회복시키겠다고 밝혔다. 다만 신통기획 자체를 부정하진 않았다. “서울 시민에게 필요한 정책이라면 이어가겠다"고 했다. 허물기보다 이어받되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도다. “민간 재개발도 착착 속도를 내고, 공공재개발도 병행하면 말이 한 마리 달리는 것보다 여러 마리 달리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도봉구 쌍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민심을 살폈다. 한 과일가게 점주가 “안 팔려요, 경기가 너무 안 좋아요"라고 하소연하자, 오 후보는 “빨리 경기 살려야 할 텐데, 열심히 하겠다"라고 답했다. 세계 각국의 과자를 모아 파는 점포 앞에선 잠시 걸음을 멈추고 “편의점보다 값이 싸다. 아버지 퇴근할 때 애들 하나씩 들고 들어가면 기분 좋아하겠다"라고 했다. 상인이 “애들은 거의 천국이라고 그래요"라고 받아치자 웃음이 터졌다. 오 후보는 현장을 나서며 “고물가 위기 속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이 겪는 절박함을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했다. 서울시가 지난 2월 발표한 '민생경제 활력 더보탬' 프로젝트를 이어받아 위기 징후를 미리 파악하는 선제적 경영개선 시스템을 구축하고, 중장년층 상인의 디지털 전환 지원도 올해 500명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 후보는 당색인 붉은색 대신 흰색 상의를 입고 나왔다. 계엄·탄핵 역풍 속에 10%대 중반 지지율을 기록 중인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면서 정치·정책 현안보다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생활 이슈로 표심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1호 공약'으로 부동산이 아닌 건강 카드를 꺼내 든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 도봉구보건소 지하 1층 '서울체력 9988 도봉센터'에서 '강철 체력, 활력 서울'을 1호 공약으로 발표했다. 재임 중 구축한 건강관리 플랫폼 '손목닥터 9988'을 인공지능(AI) 기반 슈퍼앱으로 고도화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개인별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해 만성·중대질환 위험도를 예측하는 기능을 탑재하겠다고 했다. 인프라 확충 계획도 구체적이다. 집에서 10분 안에 체력 관리가 가능한 '10분 운세권'을 만들겠다며, 현재 27개인 서울체력장을 100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여의나루·뚝섬·광화문역 등에서 운영 중인 러닝·피트니스 공간 '펀스테이션'도 현재 6곳에서 25곳으로 확대한다. 2030년까지 어르신 맞춤형 '시니어 여가 공간'인 우리동네 활력충전소도 120개 신규 조성하고, 실내외 파크골프장도 늘린다. 재원 조달 방식도 언급했다. 오 후보는 “시설 조성에 친화적인 민간업체들이 있을 수 있다"며 “민관협력을 가동할 생각인데, 콘텐츠를 제공하면 큰돈 들이지 않고 시설 조성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헬스장을 등록할 여유가 없어도, 바쁜 일상에 운동 시간을 내기 어려워도, 건강이 가장 쉬운 선택이 되는 도시를 만들겠다"며 “'삶의 질 특별시'는 다음 임기 4년 오세훈 시정의 중점 목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약 발표 뒤에는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구갑 의원과 나란히 체력 측정에 나서기도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서울 부동산 민심 어디로”…오세훈 vs 정원오, ‘공급 vs 체감’ 격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 간 부동산 정책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정책 경쟁을 넘어, 서울 시민들이 체감하는 '공급 속도'와 '정책 변화 리스크' 사이에서의 선택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29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오 후보는 '시장 중심 공급 확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출마 이후 주택 공급 문제를 선거 핵심 의제로 부각하며 민간 중심 공급 확대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 민간 중심 공급 확대를 축으로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고 규제 완화를 통해 사업성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속통합기획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재건축·재개발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노후 주거환경 개선을 병행하겠다는 전략이다. 도시 공간 전략에서도 오 후보는 새로운 구조를 제시하기보다 기존 도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방점을 찍는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잠실·삼성·코엑스·현대차 GBC 일대를 잇는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 여의도 금융 중심지 고도화 등을 통해 핵심 업무지구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통한 수변 공간 재편과 주요 간선도로 입체화, 철도 지하화 등 도시 인프라 개선을 결합해 도심 이용 효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정 후보는 공공 기반 공급 확대를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시민 참여형 리츠를 활용한 공공 주도 공급, 시세 대비 70~80% 수준의 실수요형 주택 공급, 시니어 아파트 도입과 상생형 주택 및 대학 기숙사 확대 등을 통해 주거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도시 구조 측면에서는 보다 분명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기존 강남·여의도·광화문 중심의 '3도심 체계'를 신촌·홍대, 청량리·왕십리까지 확장하는 '5도심 구조'로 전환하고, 신촌·청량리·관악을 중심으로 청년 창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용산, 홍릉(청량리), 구로(G밸리), 양재 등 4개 권역에 일자리 특구를 구축해 산업과 고용 기반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아울러 정비사업 관리체계 구축과 자치구 권한 확대, '정비사업 매니저'와 '착착 개발' 도입 등을 통해 공공 중심의 정비사업 운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공공 주도 공급 확대가 사업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전면 중단'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시각도 존재한다. 도시계획 업계 관계자는 “정원오 체제에서는 사업이 멈춘다기보다 공공성 조건이 강화되며 선별적으로 추진되는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체감 속도가 느려질 수는 있어도 구조 자체가 뒤집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성동구 일대에서는 성수전략정비구역 정비계획 결정 고시 등 장기간 정체됐던 사업이 단계별로 진전된 사례가 있다. 행당7구역, 용답동 재개발 등도 임기 중 주요 절차를 거친 사업지로 거론된다. 이 같은 노선 차이는 현장에서 '속도 대 조정'이라는 인식으로 번지고 있다. 성북구 재개발 구역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신속통합기획 이후 이제야 사업이 굴러간다는 체감이 있다"며 “선거 결과에 따라 인허가 기준이 다시 바뀌면 겨우 움직이던 사업이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주민들 사이에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 재건축 추진 단지 주민 B씨 역시 “정비사업의 가장 큰 리스크는 정책 불확실성"이라며 “이미 궤도에 오른 사업에 공공성 기준이 강화되면 일정 지연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인식이 많다"고 전했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자영업자는 오세훈의 신속통합기획 방식에 대해 “사업 속도가 빨라진 건 체감되지만, 그만큼 외부 투자 수요가 급격히 유입되면서 원주민 부담이 커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집값과 분담금이 동시에 올라 고령층이나 장기 거주 주민들은 현실적으로 버티기 어려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속도만큼이나 주민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전문직 종사자는 “최근 정책 흐름을 보면 강북 지역 개발에 방점이 찍히면서 상대적으로 강남권은 정책적 소외를 느낀다는 인식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북 르네상스 등 균형 개발 취지는 공감하지만, 세금과 규제 부담을 감안하면 기존 핵심 지역에 대한 관리와 투자도 병행돼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평가는 엇갈린다. 서울 동대문구 직장인 C씨는 “주택 공급 확대나 교통 정책은 실제로 체감되는 부분이 있다"며 “정책이 이어지는 것이 시장 안정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등포구 직장인 D씨는 “한강공원 정비나 기후동행카드, 120 다산콜센터 같은 서비스는 일상에서 체감되는 변화"라며 “도시 경쟁력 측면에서도 일정 부분 성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일부 사업은 비용 대비 효과를 두고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책별 평가가 엇갈린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중구에 근무하는 금융권 종사자 E씨는 “정책의 완성도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다"며 “서울은 경제 활동과 자산 시장이 밀집된 도시인 만큼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시정 경험을 겪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정책 리스크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최근 정치 흐름을 보면 이른바 '샤이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이념보다 도시 경쟁력과 시장 안정성을 누가 더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의 문제"라며 “현재로서는 정책 연속성과 민간 중심 공급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후보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도시재생 정책에 대한 회의론도 여전히 존재한다. 동작구 노량진동 재개발 지역 입주를 앞둔 직장인 F씨는 “과거 일부 도시재생 사업이 벽화나 이벤트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근본적인 주거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단기적인 미관 개선이나 커뮤니티 활성화도 의미는 있지만, 노후 주거지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 기반 조성, 교통 인프라 확충, 주택 공급 확대 같은 구조적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후보가 구청장으로 재직해 온 성동구에서는 생활 밀착형 행정에 대한 긍정 평가가 두드러진다. 성동구 주민들은 “민원 대응 속도가 빠르고 행정 피드백이 체계적"이라며 “현장 중심 행정과 생활 편의 시설 확충에 대한 체감도가 높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이러한 행정 만족도가 서울시장 선거 선택으로 직결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성동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G씨는 “이전에는 구청장이 누구인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이사 이후 행정 속도와 대응 방식에서 차이를 체감하고 있다"며 “생활 불편을 문자로 접수하면 당일이나 다음날 바로 답변이 오고 처리 과정까지 안내돼 신뢰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인 평가를 떠나 행정만 놓고 보면 민원 피드백이 빠르고 주민 편의를 세밀하게 챙긴다는 인상이 강하다"며 “버스 스마트쉼터 같은 시설도 도입 속도가 빨라 다른 지역보다 앞서 있다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성동구 주민 I씨는 “무학여고 화재 당시 주말에도 비교적 빠르게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러한 경험이 행정가로서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사라지는 빌라·연립…아파트 치중 정책에 비아파트 ‘실종’

정부의 주택공급 드라이브가 아파트 위주로 진행되는 사이 단독·다가구·연립주택은 사실상 공급이 중단됐다. 총량 공급을 목표로 삼다 보니 주택의 규모와 유형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상황이다. 비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빌라 월세부담은 커졌다. 비아파트가 내 집 마련의 최종 정착지로 인식되지 않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저층 주거지와 고층 아파트 사이를 잇는 중간주택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26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공급 정책의 시차와 대외경제 여건 악화로 주택 공급 물량은 감소하고 있다. 모든 주택 유형에서 인허가량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단독·다가구·연립주택은 주택 인허가·착공·준공 과정에서 사실상 중단 상황이다. 주택유형별 인허가 추이를 살펴보면 아파트 공급비중이 압도적이다. 2016년을 기준으로 10년간 데이터를 본 결과, 모든 주택 유형을 합한 인허가 가구 수가 2016년에 74만 가구였지만 지난해 말에는 41만가구로 크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3년에서 5년가량은 인허가 가구수가 40만가구 내외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민간 주택공급 물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민간주택 인허가 물량은 2016년 62.3만가구에서 2025년 30.4만가구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공공주택 인허가 물량은 2016년 12.3만가구에서 2025년 11.0만가구로 현상유지했다. 대부분 공공주택의 공급은 LH가 맡고있다. LH는 2023년 이후 인허가 물량을 확대하면서 민간부문의 공급 부족을 상쇄하고 있다. 현 주택정책은 총량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급정책이 아파트 위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주택의 규모와 유형에 대한 고려는 부족하다. 1·2인가구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소형 주택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가데이터처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1인가구 비율은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상승세를 보였다. 2024년 기준 1인가구는 약 804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인가구도 증가세다. 2022년 이후 총 혼인건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2022년 19만건이었던 혼인건수는 2025년 24만건으로 상승했다. 비아파트 공급 감소와 아파트 전세시장 위축이 맞물리면서 월세부담은 가중되고 오피스텔 수익률은 높아졌다. 아파트 전세 매물은 정부의 대출규제와 실거주 의무 강화,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등이 겹치면서 감소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403건으로, 전년 동기(2만7550건) 대비 44% 감소했다. 전세 매물이 줄자 세입자들 수요는 빌라와 오피스텔로 옮겨갔다. 2015년 이후 월세가격지수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월세가격지수는 103.32(2025년 3월=100)다. 과거와 달리 오피스텔에서 아파트로의 이동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월세 상승세가 지속되고, 월세 강세가 임대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3월 수도권 오피스텔 수익률은 5.32%로 8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소형주택 수요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세대나 연립주택이 주거 사다리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비아파트 소유 기피 현상과 주거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주거 선호에 따라 선호하는 주택 유형과 지역 등이 서열화 된 상황이다. 첫 집 마련으로 주택에 대한 고민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도 계속되는 주거 상향 목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아파트가 우리나라의 주된 규범으로 작용하고, 빌라 등 저층 주거지는 주변화된 상황이다.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의 가격 차이를 고려하면 비아파트는 자산이 부족한 계층에게 일종의 대안이나 주거 사다리로 기능할 수 있다. 그러나 아파트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임차 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된다. 비아파트가 안정적인 주거 사다리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비아파트 소유 기피 경향도 주거 불안을 가중한다. 연구원은 “청약 기회 등을 고려할 때 비아파트 소유가 주거 목표를 달성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판단에 소유를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전세사기 피해의 83.7%가 비아파트에서 발생한다는 점도 비아파트의 월세화를 촉진해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을 가중한다. 아파트 위주의 공급대책 속에서 비아파트는 공급 감소와 노후화, 주거 품질 저하 등으로 소외된다. 비아파트 공급 확대 방안으로는 생활숙박시설(생숙)의 오피스텔 전환 정책 정도만 논의될 뿐이다. '레지던스'로 불리는 생숙은 당초 외국인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한 장기체류숙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취사가 가능한 숙박시설이다. 집값 급등기에 세제나 청약, 대출 등 규제가 없는 주택 대체 시설로 편법적으로 활용돼 숙박업이 아닌 투자·주거 목적으로 분양됐다. 불법으로 실거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2021년 정부는 생숙을 숙박업 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 조치에 수분양자들이 반발했고, 정부는 2027년까지 이행강제금 부과를 유예하고 오피스텔로의 용도변경을 허용했다. 문제는 오피스텔 용도 변경 허용에도 전환율이 저조하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 준공이 완료된 생숙은 14만4091실이고, 이 중 숙박업으로 신고하거나 오피스텔로 전환하지 않은 미신고 생숙은 3만1560실이다. 재개발·재건축이 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주거지는 저층 비아파트와 고층 아파트로 양분된다. 국토연구원은 지난해 '비아파트 소유 기피 현상과 주거정책 과제' 보고서를 통해 다세대·연립주택 등 비아파트 가격이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내 집 마련 실현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강화되고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런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의 가격 차이를 고려하면 비아파트는 자산이 부족한 계층에게 일종의 대안이나 주거 사다리로 기능할 수 있다. 기존 저층 주거지와 아파트 사이를 메울 대안에 대해 변창흠 전 국토부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주거복지특별위원회 주최로 지난 23일 열린 '부동산정상화, 주거안정의 새로운 길을 묻다' 토론회에서 '중층 고밀주택 단지모델'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주차장·일조권·도시계획 등 규제를 다 지키면서 소형주택을 지으면 사업성이 나오지 않거나 지을 수 있는 집의 수가 적은 상황이다. 2002년 이전에는 좁은 땅에도 여러 가구의 빌라를 지을 수 있었지만 1세대 1주차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공급이 크게 줄었다. 일조권 규제는 인접한 집의 햇빛을 가리지 않기 위해 건물을 띄우거나 윗부분을 깎아서 짓게 만드는 규칙이다. 땅의 크기는 한정적인데 일조권 규제로 인해 위로 올리지 못하거나 사선으로 깎아야 한다면 용적률이 줄어드는 것이다. 핵심은 중대형 아파트가 아니라 소형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현재 최고 250% 수준의 정비사업을 400% 수준의 고밀 주택단지로 정비하고, 주택공급촉진지구나 4종 주거지역 지정을 통해 일조권·채광부·주차장 규제 완화를 적용한다. 블록 단위의 좁고 높은 주택단지가 아니라 넓고 뚱뚱한, 중복도가 있는 2열 주택단지를 건립한다는 구상이다. 기숙사·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수용을 통해 토지 소유주는 추가 분담금 없이 내 집 마련과 월세 수입을 확보할 수 있다. 높아진 용적률로 추가로 더 지을 수 있게 된 가구들을 일반에 분양하거나 임대를 놓아 공사비를 충당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주택 공급물량이 대폭 확대돼 원주민과 세입자의 재정착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존 공동체를 유지하는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일변도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며 새로운 주택 모델 개발 필요성에 공감했다. 변 전 장관은 “주택공급촉진지구처럼 전략적으로 꼭 필요한 지역이 있다면 중층·고밀로 지어 입주민들이 최소 금액만 부담하면서 입주할 수 있는 주택 유형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전세사기 피해보상금, 전세 보증금 1/3 보장

국회 본회의에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특별법)과 「부동산개발사업 관리 등에 관한 법률」(부동산개발사업관리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전세사기 피해자는 최소 임차보증금 1/3은 보호받게 됐다. 부동산개발사업관리법 개정을 통해서는 인·허가 기간 단축을 지원하기위한 센터를 설치하고, 적극행정을 위해 감사면책 규정을 도입한다. 지난 23일 오후 국회 문턱을 넘은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은 임차보증금의 1/3을 국가가 보장하는 최소보장제와 선지급-후정산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다. 피해주택 매입절차 개선과 전세사기 예방강화도 개정안 내용에 포함됐다. 최소보장제는 경·공매가 종료된 피해자의 피해회복금이 임차보증금의 1/3 미달 시 그 차액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때 피해회복금은 배당, 경매차익, 임대인등으로부터 변제받은 금액, 임대료 재정지원액 등을 모두 합한 금액이다. 경매여건 등에 따라 피해자 간 피해 회복률에 차이가 발생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현재 전세사기피해자에게 피해주택 매입을 통한 경매차익(감정가-낙찰가)을 활용한 공공임대주택 10년 무상거주를 지원하고있다. 선지급-후정산 제도는 최소보장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경·공매 전에 먼저 지급하고, 경·공매 종료 후 국가가 정산하는 방식이다. 신탁사기 등 무권계약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피해 구제 속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한다. 지원금이 피해자에게 직접 귀속되도록 최소지원금 및 선지급금에 대해 양도·담보제공·압류를 금지하는 조치도 진행한다. 전세사기피해주택 매입절차도 개선한다. 전세사기피해주택 경매절차에서 입찰이 없는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주택사업자가 피해주택을 매입하지 못하고 유찰이 반복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최고가매수신고가격이 없는 경우 피해자 등이 최저매각가격으로 우선매수 신고를 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개정을 통해 피해자가 피해주택 매입 요청을 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피해자가 매각기일에 직접 피해주택을 매입할 수 있도록 근거도 마련한다. 또 공공주택사업자에게 경·공매 유예·정지 신청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촉박한 경·공매 일정으로 피해주택 매입이 어려운 상황을 개선한다. 경·공매 외 방식으로 피해주택을 매입하는 경우에도 취득세 감면을 적용한다. 공공주택 사업자가 협의매수를 하거나, 공개매각(신탁사기)을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수탁자에게 LH 등 공공주택 사업자와의 우선 협의와 주택 매입에 필요한 관련 자료 제출 의무를 부여해 신탁사기피해주택의 신속한 매입을 지원한다. 위반건축물의 경우 공공주택사업자가 매입과 양성화 절차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과 보호도 강화한다. 경·공매가 종료됐지만 피해주택을 매수하지 못한 피해자도 대체 공공임대주택 지원 대상에 포함해 구제 범위를 넓혔다. 임대인의 연락두절 등으로 발생하는 피해주택 안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자체장의 안전관리 업무 범위에 공공요금 체납 여부 조사·조치, 소방·승강기 등 시설 안전관리 업무, 피해주택 보존 조치 등을 포함했다. 피해자들이 설립한 협동조합이 피해주택을 매입·임대사업을 통해 피해자의 자립적 피해 회복을 지원하는 경우 지자체장이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전세사기피해자의 보증금 보호 방안도 강화됐다. 임대인이 파산하는 경우에도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은 면책되지 않도록 개선했다. 전세사기 예방도 강화한다.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에 예비 임차인 대상 권리관계 분석 등 안전계약 컨설팅 업무가 추가됐다. 피해주택 매입절차 개선 및 전세사기 예방 등과 관련된 개정 사항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공포한 날부터 시행된다. 최소보장제·선지급-후정산 등 제도 도입 관련 개정 사항 등은 공포 후 6개월 경과한 날부터 시행 예정이다. 부동산개발사업관리법 개정안은 9·7 대책의 후속조치다. 인·허가 기간 단축을 통한 부동산개발사업의 원활한 추진 지원이 목표다. 신속 인·허가 지원센터를 새로 설치해 인·허가 기관-사업자 사이에서 명확한 유권해석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원센터는 지난해 11월 26일부터 시범운영 중이다. 인·허가 지원 결과 이행에 대한 감사면책 규정이 도입됐다. 그동안 인·허가 업무 수행 과정에서 특혜 시비 우려로 인·허가 재량권 발휘에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고 적극행정을 장려하는 개선방안이다. 이번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공급이 정답” vs “행정 오판”…오세훈·정원오, 서울시장 ‘부동산 대전’ 격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부동산 정책을 둘러싸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두 후보는 공급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집값 상승 원인 진단부터 정비사업 해법, 임대 정책, 세제 문제에 이르기까지 전반에서 상반된 인식을 드러내며 '부동산 대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23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양측의 충돌은 최근 서울 집값 불안의 원인을 둘러싼 책임 공방에서 시작된다. 오세훈 후보는 복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모순된 규제'로 규정했다. 특히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이주비 대출 규제 등 이른바 '10·15 대책'이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지연시키며 공급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오 후보 측은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을 '공급가뭄' 국면으로 규정하고 있다. 캠프는 “전임 시장 시절 389개 정비사업이 해제되면서 주택 공급의 흐름이 끊겼고, 그 여파가 지금의 시장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21년 취임 이후 정비사업 정상화를 통해 공급 기반을 복원해왔고,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도 “10·15 대책 이후 강화된 이주비 대출 규제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이 사업 속도를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주비 조달 문제가 핵심 병목으로 지목된다. 서울시가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 구역 43곳을 조사한 결과, 약 91%에 해당하는 39곳이 대출 규제로 인해 이주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캠프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주택진흥기금 500억 원을 활용한 금융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중앙정부에도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주택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오 후보 측은 공공지원형 주택과 임대주택 공급 등을 통해 약 13만 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을 추진하고, 전세보증금 지원과 대출 이자 지원, 월세 보조, 전월세 안심계약 서비스 확대 등 주거 안정 대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원오 후보는 오세훈 시정의 정책 운영 방식 자체를 문제로 지목한다. 오 후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했다가 단기간 내 다시 확대 지정한 사례를 들며, 정책 일관성 부족이 시장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정 후보는 집값 불안의 원인을 단순한 규제가 아닌 정책 판단과 행정 운영의 문제로 보고 있다. 정 후보 측 역시 “서울 집값 불안은 규제 문제가 아니라 시정 운영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공급 확대를 강조해왔지만 실제 성과는 제한적이었고, 정책 일관성 부족이 시장 불안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재지정 과정을 두고 “중요한 시장 규제를 충분한 검토 없이 완화했다가 단기간에 번복하면서 정책 신뢰를 떨어뜨린 사례"라고 평가했다. 정비사업 해법에서도 두 후보의 접근법은 뚜렷하게 갈린다. 서울은 신규 택지 확보가 사실상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재개발·재건축이 핵심 공급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사업 기간이 길고 인허가 절차가 복잡해 공급 속도가 더디다는 공통된 문제를 안고 있다. 양측 모두 속도 문제 해결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해법은 엇갈린다. 오세훈 후보는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정비사업의 전 과정을 단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비계획 단계부터 서울시가 직접 참여해 심의를 사전에 조정함으로써 사업 기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오 후보는 이를 통해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기존 평균 5년에서 약 2년 수준으로 단축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 용적률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를 결합해 민간 참여를 확대하고,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 목표를 제시했다. 반면 정원오 후보는 '착착개발'을 통해 권한을 자치구로 분산하고 현장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500가구 미만 소규모 정비사업의 경우 자치구가 인허가를 직접 처리하도록 해 속도를 높이고, 서울시는 기준 설정과 지원 역할에 집중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정 후보 측은 “민주당 후보라고 개발을 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장에서 검증된 경험을 바탕으로 재개발·재건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비사업 매니저 제도'를 통해 주민 협의, 사업성 분석, 인허가 대응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이를 통해 절차 지연과 정보 비대칭 문제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임대 정책에서도 두 후보의 차이는 분명하다. 오세훈 후보는 민간 임대 활성화를 통해 공급을 확대하는 '시장 보완형' 접근을 취하고 있다.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정상화와 세제·금융 인센티브를 통해 임대 물량을 늘리고, 전월세 안심계약 서비스 확대 등을 병행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정원오 후보는 공공 중심 공급 체계를 강조한다. 청년·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약 5만 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 계획을 제시했다. 또한 '서울시민리츠'를 통해 시민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시세 대비 70~80% 수준의 주택을 공급하는 모델도 검토하고 있다. 정 후보 측은 “공급 정책은 단순한 물량 확대가 아니라 안정성과 지속성이 핵심"이라며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추면서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가 '상생학사' 확대와 청년 1인 가구용 소형 공공주택 공급, 고령층 대상 '시니어 아파트' 도입 등을 통해 약 5만 가구 규모의 공공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서울시민리츠(REITs)'를 통해 시민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시세 대비 70~80% 수준의 주택을 공급하는 모델도 제시했다. 세제 문제 역시 주요 전선으로 떠올랐다.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논란이 확산되면서 공방은 세금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오 후보는 세 부담 증가가 거래 위축과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반면 정 후보는 실거주 1주택자 보호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다주택자 과세 형평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 후보 측은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예측 가능성과 행정 효능감"이라며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속도와 결과를 동시에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두 후보의 부동산 공약은 '공급 확대'라는 공통 목표 아래에서도 정책 철학에서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오 후보는 규제 완화와 민간 중심 공급 확대를, 정 후보는 공공 개입과 행정 구조 개편을 통한 시장 안정에 방점을 찍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선거가 단순한 공급 규모 경쟁을 넘어, '어떤 방식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시장을 안정시킬 것인가'를 선택하는 성격을 띨 것으로 보고 있다. 오세훈 후보 측 관계자는 “서울 주택시장의 문제는 계획 부족이 아니라 실행 단계에서의 제약에 있다"며 “정비사업이 실제로 움직이려면 금융과 규제 환경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는 이 과정에서 병목이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사업 초기보다 이주·착공 단계에서 속도가 떨어지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며 “공급은 수치보다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는 흐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행정이 모든 과정을 직접 끌고 가기보다는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공급 확대의 핵심"이라며 “시장 기능을 활용해 사업 추진 동력을 확보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원오 후보 측 관계자는 “서울 부동산 시장의 불안 요인은 규제 강도보다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에 있다"며 “단기적 판단에 따른 정책 변경이 반복될 경우 시장 신뢰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획일적인 속도전 방식보다는 지역 여건과 사업 단계에 맞춘 접근이 필요하다"며 “현장 단위에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구조를 재편하는 것이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택 공급은 단순한 물량 확대를 넘어 수요 계층별 접근성과 지속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공공의 역할을 강화하되 시장과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정책이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이슈&인사이트] 임대시장 정책 부재가 키운 매매가…사각지대에 선 월세시민들

다음 달 9일로 다주택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나고 4월 17일부터 다주택자의 수도권·규제 지역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전면 중단되었다. 놀라운 사실은 정부의 규제로 서울 집값이 하락했을 거라는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실제 계약된 아파트 매매 사례를 전수 분석한 결과, 시장의 가격상승이 오히려 강해졌다. 20일 서울시가 공개한 한국부동산원의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전월 대비 1.9% 상승했다. 이는 지난 1월의 상승 폭을 앞지른 것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정부 규제의 직격탄을 월세 시장이 맞고 있다는 것이다. 이사철이 한창이지만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2년 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427건으로 2년 전인 2024년 4월18일(3만750건) 대비 49.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면서 갭투자가 차단된 영향이 컸다. 전세 품귀 속에서 기존 전세 계약 갱신을 택하는 세입자가 늘었고 전세 매물은 귀해진 상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3만1458건 가운데 갱신 계약은 1만5719건으로 그 비중이 49.9%에 이르렀다. 1년 전 같은 기간(38.8%)과 견줘 11%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치다. 게다가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6억149만원으로 6억원선을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전셋값이 오르자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지난달 52.1%로 11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다주택자가 매물을 많이 내놓으면 수요의 변동이 없다면 공급이 증가하기 때문에 매매가는 하락한다. 하지만 임차수요에서 매매수요로 전환된 이들이 매매시장으로 들어와 매매수요를 늘린다면 다시 매매가격은 원래 가격으로 돌아가고 수요가 좀더 급격하게 증가하면 매매가가 전보다 더 오른다. 정부의 규제와 전세 품귀로 인해 매매시장으로 넘어오는 임차수요는 중저가 매매시장에 좀 더 집중될 거라는 예상은 들어맞고 있다. 6억 정도 전세로 살던 사람이라면 그동안 저축을 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7-8억 짜리 집은 일부 대출을 통해 충분히 살 수 있을 거다. 마찬가지로 그보다 싼 3-4억의 전세를 살던 사람도 6억 이하의 집을 사려고 할 것이다. 임대 물건 부족으로 중,저가 시장의 매매시장의 수요가 늘어났다. 그 결과 서울시 전수 조사에서 이 중저가 시장이 살아나면서 2월에 가격이 전월 대비 1.9%가 오른 결과치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전세가 아니라 월세 물건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서울 아파트 월세 물건은 1년 전 대비 24.9%, 2년 전 대비 16.9% 줄어든 1만5009건으로 집계됐다. 전세난 속에서 월셋집이라도 구하려는 임차인들이 늘어나면서 월세나 반전세 물건의 소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부동산원 시세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는 지난달 152만8천원으로, 월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민간 임대공급은 줄고, 공공임대나 사회주택도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중,저가의 전세를 살던 사람들은 매매시장으로 옮겨 갈 수 있겠지만 보증금이 없어 월세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은 또다시 깡통전세의 구렁텅이로 몰려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전세 보증금이 없어 월세를 선택해야만 하는 서민층의 주거 불안이 심해지는 상황이 현실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공공주택, 사회주택의 확충 등 정부의 임대시장 대책이 시급하다. bienn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