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이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국민의 이동 방식과 교통산업 생태계를 어떻게 바꿀지를 논의하기 위해 국내 교통 분야 전문가들이 강릉에 모였다. 다음 달 강릉에서 열리는 지능형교통체계(ITS) 세계총회를 앞두고 학계와 정부, 교통 공공기관들은 AI 기술을 실제 교통서비스와 현장에 접목하기 위한 제도 개선과 협력을 강조했다. 대한교통학회는 17일 강릉컨벤션센터에서 'AX와 Physical AI 시대의 교통모빌리티'를 주제로 제95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오는 19일까지 이어지며 약 800명 이상의 교통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발표 논문은 172편이며 자율주행 상용화 서비스와 모빌리티 솔루션 등을 다루는 총 49개 특별세션도 마련됐다. 이 가운데 19개 교통 관련 기관이 참여해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토론한다. 특히 이번 행사는 오는 10월 19~23일 ITS 세계총회가 열리는 강릉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대한교통학회는 강릉 ITS 세계총회 조직위원회와 협력해 이번 학술대회를 준비했다. 17일 오후 열린 개회식에는 김중남 강릉시장과 김용석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 김태승 한국철도공사 사장, 유정훈 한국도로공사 사장, 정진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정용식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등 정부·지자체와 주요 교통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동민 대한교통학회 회장 직무대행은 개회사에서 자율주행 기술 자체를 넘어 기술이 실제 국민 생활과 산업에 미칠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직무대행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대한 고민과 연구는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 기술을 통해 새로운 교통서비스가 제공되고, 그 서비스로 우리의 일상이 어떻게 달라지며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자율주행 시대의 새로운 교통서비스와 일상생활의 변화, 새로운 교통산업 생태계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논의한다"며 “학회가 시대의 교통 관련 이슈를 선도하고 전문가들의 경험과 연구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학회는 교통 분야 전문가의 강연과 젊은 연구자들의 토론을 결합한 '코어 세션'도 새롭게 마련했다. 단순한 논문 발표를 넘어 학계와 현장의 경험을 연결하고 연구자들의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김중남 강릉시장은 이번 학술대회를 한 달 뒤 열리는 ITS 세계총회의 사실상 사전 점검 무대로 평가했다. 김 시장은 “강릉컨벤션센터가 만들어진 이후 첫 번째 행사"라며 “세계 최대 규모의 교통 분야 국제행사를 앞두고 이번 학술발표회가 실질적인 최종 리허설이자 강릉이 준비된 모습을 선보이는 첫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2년만 해도 AI는 일부 첨단산업에 활용되는 미래 기술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누구나 AI를 활용하는 시대"라며 “중소도시 최초로 강릉에서 ITS 세계총회가 개최되는 만큼 대도시 중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새로운 ITS 모델을 세계에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교통 공공기관장들도 AI가 철도와 도로, 광역교통 등 기존 교통체계를 바꾸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석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은 “대도시권이 확대되면서 지역 간 경계를 넘나드는 교통망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며 “AX 대전환과 피지컬 AI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번 학술대회가 교통·모빌리티가 AI 시대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아이디어부터 실용적인 제언까지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승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코레일의 AI 전환 계획을 소개했다. 김 사장은 “교통 분야는 자율주행 차량이 이미 도입되고 있을 만큼 AI 산업의 최전선에 있다"며 “코레일도 외부 자문위원회를 운영하고 경영진 특별교육을 실시하는 등 전사적인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는 차량과 선로 유지보수에 AI 기술을 활용하고 고객 안내 분야에도 AI 기반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며 “AI는 일하는 방식은 물론 철도 안전과 고객 서비스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교통학회장을 지낸 유정훈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학계의 연구 성과를 실제 도로 현장에 적용하는 연결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고속도로는 단순히 자동차가 달리는 공간을 넘어 사람과 물류, 데이터와 에너지를 연결하고 첨단 모빌리티를 구현하는 국가 핵심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며 “혁신은 국민이 체감하는 교통서비스로 이어질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회의 연구와 아이디어가 현장에서 실증되고 현장에서 찾은 문제와 경험이 다시 새로운 정책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고속도로를 자율주행과 스마트 물류, AI 기반 교통관리 등 미래 기술을 직접 시험하고 구현하는 혁신의 무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통 분야의 AI 전환을 위해 기술 개발뿐 아니라 규제와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영찬 한국교통연구원장은 주차로봇과 자율주행차, 드론, 도심항공교통(UAM) 등을 사례로 들며 새로운 기술의 현장 적용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하는 것이 교통 전문가들의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교통학회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사고 없이 달리는 자율주행 기술 자체뿐 아니라 자율주행으로 등장할 새로운 이동서비스와 이에 따른 일상생활의 변화, 새로운 교통산업 생태계까지 논의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학술대회는 19일까지 강릉컨벤션센터에서 이어진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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