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정훈 교수 “AI도시 결정 책임 누구…‘리빙랩’ 중요한 이유”](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21.2c9f6342aa5447959c1b7efbbbafdd4b_T1.jpg)
“인공지능(AI)시티에서 중요한것은 시민이 직접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리빙랩(Living Lab)'이 잘 만들어져야하고, 실증이나 테스트베드를 잘 디자인해서 AI가 실제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야하죠." 이정훈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연구실에서 진행된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K-AI 시티를 육성하고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 중요한 것으로 리빙랩의 중요성을 꼽았다. 구체적인 실증경험을 통해 시민 체감도를 높이고, AI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조율하는 현장이 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현재 서울특별시 명예시장과 대통령 직속 국가 인공지능 전략 위원회 분과위원 등 정부와 학계 다방면에서 왕성한 활동 중이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이 교수를 만나 스마트시티·AI시티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들어봤다. 스마트시티부터 AI시티에 이르기까지, 미래 도시는 다양한 모습으로 대변된다. 한국에서 AI시티의 개념을 이 교수는 '전환과 진화'로 본다. 스마트시티와 AI시티의 개념에 대해 여러 해석이 있지만, 외국은 일반적으로 AI시티를 스마트시티 안에서 AI기술로 인해 또 한 번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이해한다. 본격적으로 AI가 적용되면서 예측과 판단을 할 수 있게 됐다. 이 교수는 이를 '도시의 지능화' 수준이 발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스마트도시가 도시를 데이터화했다면, AI도시는 그 데이터를 도시의 지능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정보를 이용할 때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해당 구간이 걸리는 시간이 어느정도인지만 알 수 있다면, 지능의 개념이 도입됐을 때는 도로가 막히는지, 안막히는지 판단을 할 수 있게 의견을 제시한다. 학습경험을 한 지능이 도시의 여러 서비스들에 적용이 돼서 새로운 가치를 준다. AI기반 도시운영체계는 교통·환경·에너지 분야 중심에서 도시행정·재난대응 등으로 확장됐다. 지금까지 교통·환경·에너지 분야가 스마트시티를 이끌어왔고, 이에 따라 많은 행정데이터들이 축적돼있다. 도시행정이나 재난대응으로 확장된 것은 사용 가능한 데이터들이 많아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도 AI행정을 통해 행정의 생산성을 높였다. 순환보직을 하는 공무원들의 경우 현업에서 조례 등 법령을 알아보거나 구체적인 사례를 체크할 때 AI를 활용한 신속행정이 가능하다. 재난대응의 경우 개별적인 데이터에서 통합 데이터로 나아가면서 사전예측이 핵심이 됐다. 축적된 데이터들을 근거로 특정 지역에 홍수 위험이 높다거나 하는 예측을 할 수 있기에 사후대응이 아닌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다. 도시가 먼저 개인을 인지하고 대응한다. 데이터들을 통합해서 학습시키고 정확도를 점점 높인다는 점에서 플랫폼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컴퓨터와의 대화가 가능해짐에 따라 향후 체감될 변화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의 '정부 3.0'·문재인 정부의 '지능형 정부(디지털 뉴딜)'·윤석열 정부의 '디지털플랫폼정부'에 이어 현 정부에서도 'AI 정부'가 주요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교수는 정권마다 명칭과 특성을 차이가 있을 지라도 정부 행정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점에서 큰 맥락은 정책성 연속성을 가진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공공데이터 개방부터 디지털 행정, 플랫폼기반의 행정, AI 기반의 행정으로 나아가며 UN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국제적 인지도가 높은 편"이라면서 “우리나라는 꽤 높은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의 공공 데이터 축적을 보유하고 있고, IT기업 생태계도 잘 갖춰져 있다"고 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AI가 읽고 활용할 수 있는 표준과 품질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들의 연결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선 범 부처적으로 AI 거버넌스의 국가적인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세종시와 부산시에서 2018년부터 스마트시티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다. 입주 시기를 기점으로 봤을 때 이 도시들은 여전히 신도시다. 데이터들이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상황이라 활용 역시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해당 도시들에도 리빙랩이 각각 있지만 시민 체감도를 높이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분양가 등의 문제로 사업 속도가 느려졌다. 정부 주도가 아니라 SPC주도이다 보니, 사업이 진행되지 않아 수익이 나지 않았고 악순환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데이터가 데이터 허브에 잘 쌓이고, 이를 AI가 학습·분석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시민 피드백으로 가는 그 순환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AI의 활용성이 높아질수록 책임성에 대한 논의도 나온다. 미국 LA에서는 에이전틱 AI를 도입해 건축 허가 승인을 자율결정 하는 사례도 있다. AI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의 문제에 대해 이 교수는 '어떤 결정이 얼마나 중요하고 위험한 결정인가'를 사회가 합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요하고 위험한 결정일수록 그 영향력에 따라 사람이 개입하는 수준이 단계적으로 잘 설계돼야 한다"며 “단순한 반복적인 행정 업무는 AI가 자율적으로 하게될 것이고, AI의 자율성을 어느정도까지 허용할지는 거버넌스를 통해 위험수준을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가 위험수준을 합의하는 일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정할 수 없기에 실증 경험이 중요해진다. 거버넌스의 논의를 주도하는 것은 시민을 보호하는 입장에서 정부가 주도하고 시민단체가 함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결국은 시민이 체감하고 수용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피드백을 통해 서비스가 발전하고, 더 많은 서비스가 새롭게 생기는 선순환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AI 시대의 도시는 데이터의 표준화를 통해 생성된 가치가 원활하게 순환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이 교수는 플랫폼은 '데이터·지능·에이전트'의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데이터는 표준화돼서 연결되고, 이를 AI가 학습해 추론·예측하며 이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는 에이전트가 필요하다. K-AI시티에서는 자율주행차가 대표적이다. 상황데이터들을 보고, AI가 상황을 인지해 돌발상황에 대응한다. 여러 학습과정을 거쳐 플랫폼에 다시 데이터가 쌓이며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계속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정부 부처별로, 지자체 별로 자체 플랫폼이 만들어지지 않으려면 공통으로 합의된 인프라와 표준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이 역할을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조율자로서 맡아야한다고 본다. 정부는 공통의 표준을 위해 데이터 허브 2.0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나의 표준과 연결된 여러 플랫폼 연합의 모습이 한국형 AI 도시의 방향이다. 국정과제로 있는 K-AI시티는 원주와 천안·아산시에 특화 시범도시로 추진 중이다.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충분한 정부지원과 시민 체감형 과제를 우선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운영을 하다가도 자금문제로 그 다음 단계 운영으로 못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위해 충분한 국고보조가 필요하고, 시민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AI를 갖고 풀 수 있는 문제들을 먼저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AI가 실제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줘야 다른 도시에도 확장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한국이 통합 플랫폼이나 테스트베드 등 실행력이 높은 것은 중요한 자산으로 봤다. 다만 약점은 지속성과 확장성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 교수는 K-AI 시티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AI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의 측면에서 기술적인 로드맵 뿐만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변화에 대한 국가적 로드맵도 필요하다"며 “앞으로 AI 민주주의 등 AI를 둘러싸고 어떻게 대응을 할 것인지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과정 자체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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