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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장기전세 첫 만기 온다…‘주거사다리’ 순환구조 시험대

2007년 서울시가 중대형 장기전세주택을 도입한 이래로 20년이 지나 첫 만기가 도래한다. 서울시는 초기 입주 가구 퇴거가 시작되면 이를 장기전세주택과 미리내집으로 다시 공급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전세주택이 다음 무주택 시민에 대한 선순환 구조를 지속하고, 주거사다리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8일 시에 따르면 2027년 310가구를 시작으로 2031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약 9300가구를 반환받아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미리내집'과 장기전세주택으로 재공급할 계획이다. 장기전세주택은 무주택 서민이 주변 전세 시세의 80% 이하 수준인 보증금을 내고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해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는 공공주택으로 중산층 주거정책에 해당한다. 장기전세주택은 누적 4만5715가구가 공급됐으며, 이는 올해 5월 말 기준 SH가 보유한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약 12%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영구·국민임대, 행복주택 등이다. 장기전세주택은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지만 올해 9월 기준 퇴거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7년 6개월이었다. 이를 두고 시는 “상당수 가구가 안정적인 거주기간 동안 주거비 부담을 줄이고 저축과 청약을 준비한 뒤, 최장 거주기간을 채우기 전에 자가 구입이나 민간 전세 등 다음 주거단계로 이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SH 패널조사에서 장기전세주택 입주 가구의 69.9%가 매월 평균 62만5000원을 저축하고 있었으며, 청약통장 보유율은 83.7%였다. 시는 8일 장기전세주택 첫 20년 만기 도래를 1년여 앞두고 실제 입주민·퇴거자의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장기전세주택에서 내 집 마련에 성공했거나 준비 중인 입주민·퇴거자 13명, 주거·부동산 전문가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주거비 절감과 저축, 자산 형성, 청약과 내 집 마련 경험을 공유하고 제도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구로구 장기전세주택 입주민 김 씨는 “저렴한 보증금으로 안정적으로 살 수 있었기에 조금씩이라도 저축해 내 집을 장만할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20년 만기 주택은 계약 연장이나 분양전환 없이 재공급할 계획이다. 지난 7월 강동·송파구 장기전세주택 입주민이 분양전환을 요구해 논란이 일었다. 입주민들은 계약 연장이나 분양전환을 요구했지만 시는 당초 공급 원칙과 신규 무주택자의 입주 기회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는 “최장 20년 거주·분양전환 불가 원칙은 2007년 최초 입주자 모집공고와 임대차계약 단계부터 명시해 온 기본 원칙"이라며 “만기가 도래한 뒤에는 해당 주택을 다른 무주택 시민에게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의 순환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도 도입 이후 올해 9월 기준 계약기간 만료 전에 퇴거한 가구는 1만5529가구다. 이는 SH 집계 기준 누적 공급량의 34%다. 이 중 82.4%는 자가 구입이나 민간 전세 이동 등을 위해 계약자 요청으로 자발적으로 퇴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누적 공급량 기준으로 3분의 2는 계약기간이 도래하지 않아 퇴거 전인 상황임을 의미한다. 소득 증가율보다 집값 상승률이 더 높은 상황에서 장기전세주택이 주거 사다리로서 충분히 기능할 수 있는지는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장기전세주택의 경우 일반적으로 주변 전세 시세의 80% 수준 보증금을 내고 20년 동안 잘 살게 해주면 큰 메리트를 준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몇 년만 벌어져도 전세 월세 매매가격 상승을 못 따라간다"며 “정책의 취지는 좋지만 전세대출 길도 다 막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임대주택 제도 설계가 다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안없이 만기가 도래한 입주자들이 생기지 않도록 중간 점검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주거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영구임대주택이 아닌 이상, 20년 장기임대를 주더라도 2년이나 4년처럼 일정 기간을 정해 자격 심사를 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는 만기 가구의 안정적인 이주를 위해 사전 상담과 현장 설명회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만기 가구 가운데 소득·자산 등 입주요건을 충족하는 가구에는 영구·국민임대 등 가구 여건에 맞는 공공임대주택을 연계한다. 자치구 주거안심종합센터 등을 통해 이주 상담과 이용 가능한 금융지원 정보도 안내할 예정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장기전세 첫 20년 만기…오세훈 “연장 요구 비양심적 억지”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이 제도 도입 20년 만에 첫 만기를 앞두면서 기존 입주자의 거주 연장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본격화하고 있다. 일부 입주민들이 급등한 집값과 전셋값, 고령화 등을 이유로 계약 연장이나 분양전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원칙적으로 예외 없이 퇴거시키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내년 310호를 시작으로 2031년까지 약 9300호의 만기가 순차적으로 돌아오는 만큼 장기전세주택이 기존 입주자의 장기 거주 공간에서 다음 무주택자에게 넘어가는 '순환형 주거 사다리'로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장기전세에서 내 집으로, 서울의 주거사다리 희망토크'에서 일부 입주민의 만기 연장 요구에 대해 강한 어조로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더 살고 싶다거나 20년인 줄 몰랐다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비양심적인 억지"라며 “기다리는 분들이 너무 많아 똑같이 기회를 누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초 취지가 20년이라는 기간을 잘 활용해 내 집 마련을 위한 자산 축적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미처 준비가 안 됐다고 해서 퇴거를 거부하는 분들에게 예외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고령자나 취약계층 등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가구에 대해서는 별도의 주거 대책을 검토할 여지를 남겼다. 오 시장은 “연세가 많아 거동이 불편하거나 누가 봐도 피치 못할 형편에 있는 분들에 대해서는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도 “그런 예외는 극도로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전세주택은 서울시가 2007년 전국 최초로 도입한 공공임대주택이다. 주변 시세보다 낮은 보증금으로 최장 20년 동안 안정적으로 거주하면서 저축과 청약 등을 통해 내 집 마련을 준비하도록 하는 것이 제도의 핵심이다. 올해 장기전세주택 평균 보증금은 2억9300만원으로 지난달 KB부동산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7억1178만원의 약 41% 수준이다. 현재까지 총 3만8296호가 공급돼 누적 4만5715가구의 주거 안정을 지원했다. 서울시는 상대적으로 낮은 주거비가 실제 입주자의 자산 축적과 주거 상향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2022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패널조사에 따르면 장기전세주택 입주 가구의 69.9%가 매달 평균 62만5000원을 저축했고 청약통장 보유율도 83.7%에 달했다. 2016~2021년 장기전세주택에서 퇴거한 1708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8년4개월이었으며 퇴거 이후 72%가 자가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공공임대주택 퇴거자의 자가 거주 비율인 60%보다 1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제도 도입 이후 이달까지 계약기간 만료 전에 퇴거한 가구도 1만5529가구로 SH 집계 기준 누적 공급량의 34%에 달했다. 이 가운데 82.4%는 자가 구입이나 민간 전세 이동 등을 위해 계약자 요청으로 자발적으로 퇴거한 경우였다. 실제 이날 행사에서도 장기전세주택을 발판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사례가 소개됐다. 상암동 장기전세주택에서 12년간 거주한 뒤 자가를 마련한 한 퇴거자는 “넓은 집, 좋은 집으로 이사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삶의 희망과 여유, 무엇보다 안정감이 생겼다"며 “장기전세주택이 더 많은 시민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현행 제도가 오히려 입주자의 자산 축적을 제약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로구 장기전세주택에서 15년째 거주 중인 한 입주민은 “2년마다 재계약하는데 소득 기준을 150% 초과하면 바로 퇴거해야 한다"며 “자산을 모을 수 있도록 한두 번 정도는 예외 기준을 뒀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5년 차 입주민 역시 “거주하면서 자산을 축적해야 하는 것에 비해 소득 기준이 너무 낮아 재계약 때마다 기준을 넘을까 불안하다"며 내 집 마련을 위한 자산 형성과 재계약 기준 사이의 제도적 보완을 요청했다. 일부 만기 도래 입주민들의 사정도 변수다. 장기전세 입주 이후 약 20년 동안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크게 상승하면서 과거 납부했던 보증금만으로 기존 생활권에서 새로운 주거지를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장기간 거주하면서 고령층에 접어든 입주자도 있어 일률적인 퇴거 원칙에 대한 반발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수도권 주택 지을 땅 5000억원어치 미리 산다… 공공토지 비축 첫 가동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에 활용할 수 있는 유휴부지를 5000억원 규모로 미리 사들인다. 도로나 산업단지 등 공익사업에 필요한 토지를 확보하는 데 주로 활용됐던 공공토지 비축제도를 주택 공급으로 확대하는 첫 시범사업이다. 수도권에서 공동주택 건설이 가능한 토지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향후 주택 수요에 대응하고 공급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달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조치로 8일부터 '2026년도 수급조절용 공공토지 비축 매입 공모'를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기존 공공토지 비축의 역할을 주택시장 수급 조절까지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공공토지 비축은 예산이 부족한 지방자치단체가 도로나 산업단지 등 공익사업을 추진할 때 필요한 토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토지를 사전에 확보하는 '수급조절용 토지 비축'을 본격화한다. 주택 공급이 필요해진 뒤 부지를 확보하는 대신 개발 가능한 땅을 미리 확보해 놓고 필요할 때 공급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공모에는 중앙·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을 비롯해 개인과 법인 등 민간 토지 소유자도 참여할 수 있다. 정부는 오는 29일부터 한 달간 매각 희망 토지를 접수한 뒤 공익사업 활용 가능성과 공공비축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5000억원 규모의 매입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다. 매입 대상은 신청일 현재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위치하면서 공동주택 건설이 가능한 3300㎡ 이상 토지다. 3300㎡는 약 1000평 규모다. 다만 건축물이 들어서 있는 토지는 매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근저당이나 압류 등이 설정된 토지와 취득·이용에 제한이 있는 농지·임야 등도 대상에서 빠진다. 개발 과정에서 권리관계나 토지 이용 문제로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낮은 토지를 우선 확보하려는 취지다. 매입가격은 LH가 선정한 감정평가사업자 2명이 평가한 감정평가액을 산술평균한 금액 이내에서 토지 소유자와 협의를 거쳐 결정한다. 정부는 이날부터 오는 28일까지 수도권에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유휴토지를 보유한 기관과 기업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맞춤형 사전 컨설팅을 진행한다. 본격적인 매각 신청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한 달간 받는다. 토지 소유자는 LH 수도권 4개 본부를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 또는 LH 누리집을 통해 매각신청서 등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접수가 끝나면 연말부터 실제 매입 절차에 들어간다. LH는 신청 토지를 검토해 오는 12월 적격 대상을 통보하고 내년 1월 측량과 감정평가를 실시한다. 같은 달 토지 소유자와 가격 협의를 거쳐 내년 2월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수도권 주택 공급 과정에서 부지 확보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수도권, 특히 서울 도심에서는 개발 가능한 대규모 토지를 새로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 토지 매입과 보상 등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정부가 공동주택 건설이 가능한 유휴토지를 미리 사들여 비축하면 향후 공급 필요성이 커졌을 때 확보된 토지를 활용해 사업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기존 도로·산업단지 등 특정 공익사업을 뒷받침하는 데 활용됐던 공공토지 비축이 주택시장의 수급 대응 수단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다만 이번 공모를 통해 어느 지역의 토지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와 실제 몇 가구의 주택 공급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5000억원이라는 매입 규모가 동일하더라도 서울과 경기·인천의 토지가격 차이가 큰 만큼 확보 가능한 면적과 향후 공급 물량은 선정되는 토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공동주택 건설이 가능하면서 건축물이 없고 권리관계가 복잡하지 않은 3300㎡ 이상 토지라는 조건을 충족하는 우량 유휴부지가 서울 등 도심에서 얼마나 공모에 나올지가 관건이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제도를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신윤근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이번 수급조절용 공공토지 비축을 통해 수도권 내 확보된 토지가 도심 내 주택공급으로 신속히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주택공급을 위한 공공토지 비축제도를 시행하는 첫 시범사업인 만큼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2028년 완전자율주행 상용화…‘절반가격’ 로보택시 시장 열까

2028년이면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가 일상생활에 사용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로보택시가 도입되면 일반택시에 비해 2~3배 저렴한 가격으로 일반 택시 수요를 대체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서울 호텔에서 국토교통부·한국교통안전공단·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교통포럼 주최로 열린 '글로벌 모빌리티 콘퍼런스'에서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 로드맵과 로보택시 활성화 방안이 논의됐다. 정부는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 시기를 2028년으로 예상했다. 이때 '상용화'의 의미는 운전자 없이 운행하는 것만이 아니라 운전 능력이 없거나 이동이 제한된 사람들도 일상에서 교통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박준형 국토부 모빌리티 국장은 “완전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의 핵심은 충분한 규모의 실증"이라면서 “100만명이 넘게 거주하는 광주시 전역을 실증공간으로 조성해 자율주행차가 다양한 주행데이터를 축적하도록 하는 한편, 2027년에 레벨4 자율주행차가 출시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로보택시가 도입되면 수요는 따라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긍정적인 전망의 핵심에는 가격이 있다. 현재는 km당 비용 추정치가 약 4~8달러(약 5000~10000원) 수준이지만, 상용화 이후 대규모로 보급되기 시작하면 km당 80센트(약 1000원) 수준으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세바스찬 파핑거(Sebastian Pfaffinger) BCG 부문장은 “일반택시에 비해 2, 3배 저렴한 가격은 일반택시 수요를 대체하고 로보택시 확산에 강력한 추진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규모로 로보택시를 보급하고 운영비용을 빠르게 낮추기 위해서는 자금조달과 규제, 사회적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수십만 대에 달하는 거대 규모 로보택시 차량단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는 파트너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또한 도시 내 확장을 저해하고 있는 규제나 법률은 물론, 인프라 측면에서의 실질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도시와의 파트너십도 필요하다. 전력망과 대규모 차량기지 구축 등 규모확장 과정에서의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보험의 경우 현재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을 차지한다. 이는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풀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파핑거 부문장은 “100만 대에서 300만 대까지 로보택시 규모 확장은 열려있다"며 “이는 적절한 규제, 인프라조성, 자금 지원, 운영자의 리스크 감수, 규모 확장 등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율주행 모빌리티의 핵심 안전 과제인 안전과 보안에 관해선 국제적으로도 여전히 기준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데니사 질라코바(Densia Zilakova) 슬로바키아 교통부차관은 “레벨3까지는 여전히 운전자가 책임져야 하고, 레벨4·5에 대해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해 아직 답을 얻지 못했다"면서 “기술이 먼저 가고, 부가적인 법적·도덕적 문제는 따라가지 못가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짚었다. 제도화에서 있어서 박 국장은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법, 제도가 못따라가는 부분은 전세계적으로 유사했다"며 “지금은 나라별로, 기업마다 제각각인데, 이는 수 년 내에 수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정보 규제 등 기술개발을 저해하는 규제는 정리된 상황이고, 안전이 가장 중요한 만큼 일부 부족한 부분은 규제 샌드박스로 해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스티븐 한 웨이모 전무는 “기업이 바라는 것은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명확한 참여 규칙"이라고 강조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요양원 가기엔 건강한데”…노인주택보다 요양원이 많은 이유①

누구나 노인이 된다. 노년기에 접어든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여생을 보내기를 원함에도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노인주택보다 요양원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요양원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요양원에 가기엔 건강한 실버세대에게 노인주택이 대안이 되는 이유, 중산층 실버가구에게 부족한 선택지와 입법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차례로 짚어본다. '10명 중 7명' 장기요양 재가 어르신 중 “아파도 살던 집에 살겠다"고 답한 숫자다. 지난달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장기 요양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가급여 수급자 중 건강이 악화돼도 현재 집에 거주하기를 희망하는 비율은 69.4%로 2022년 49.8%에서 19.6%포인트(p) 증가했다. 반면 노인요양시설 입소를 희망한다는 응답은 2022년 28.7%에서 2025년 17.6%로 감소했다. 장기요양 수급자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인해 6개월 이상 동안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인정돼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 사람을 말한다. 초고령층이 빠르게 늘면서 노년기에 돌봄이 필요한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 85세 이상 노인인구 수는 2021년 63만명에서 2025년 117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장기요양 수급자 중 80세 이상이 71.4%, 85세 이상 수급자는 47.3%로 증가 추세다. 현재 재가급여 수급자는 방문요양(78.1%), 주·야간보호(21.5%), 방문목욕(19.6%), 방문간호(3.8%) 순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며 살던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가 서비스를 이용하면 익숙한 집에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집 자체가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계단이나 욕실 같은 주거 환경부터 식사·청소·외출 등 일상생활까지 기존 주택이 고령자의 신체 변화에 맞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급여 종사자들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점도 문제다. 70세 이상 재가급여 종사자는 2019년 10.9%, 2022년 17.8%에서 2025년 20.2%로 고령화 수준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고령자가 늘어나는 만큼 돌봄 수요는 커지는데, 이를 뒷받침할 서비스 인력의 연령대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고령자 주거 문제는 집 아니면 요양원으로 양극화돼있다. 요양원은 자립생활·커뮤니티 중심 이라기보다 의료·간병 중심이다. 요양원에 가기엔 너무 건강하고, 일반 아파트에 살기엔 돌봄·안전이 불안한 실버가구를 위한 선택지가 부재한 것이다. 이들을 위한 대안이 '노인주택(senior housing)'이다. 노인주택은 노인이 노후를 지내기 위한 주택이다. 일반적으로 주택이란 거주하는 사람이 독점적으로 거주하는 고유한 공간이다. 일반적으로 노인주택에 포함되는 것은 소유권 방식의 시니어 대상 분양 아파트와 임차권 방식의 서비스형 고령자 주택이다. 노인주택은 노인의 신체적·정신적 특성에 맞도록 주거 공간을 설계한 공간이다. 고령화에 따른 불편을 억제할 수 있는 물리적 요소와 소프트웨어가 동시에 수반된다. 물리적 요소로는 쾌적한 주거시설 병원과 연계된 의료시설, 문화·오락·체력 서비스를 위한 공용시설이 필요하다. 소프트웨어 기능은 건강관리 서비스와 문화·일상생활 서비스 등이다. 노인주택과 시설과의 가장 큰 차이는 프라이버시 여부다. 건축공간연구원은 '지역사회 돌봄 연계를 위한 노인주거복지시설 개선 방안 연구'에서 기존의 병원·요양시설 중심 돌봄은 공간적으로 일상생활과 분리되어 있어 고령자의 자율성과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고 진단했다. 주택형 주거는 자립적이고 자율적인 생활을 영위하지만 시설형은 협조적인 생활이 필요하다. 시설은 고령자 전용 공간에 대한 이용권을 인정하지 않지만, 주택은 분양방식이라면 소유권 상속이 가능하고, 임차라고 하더라도 동거인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점에서 입주자 개인의 선호를 반영한다. 노인주택에 비해 요양원 공급은 압도적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운영 중인 장기 요양기관 3만1281곳의 입소자는 82만5514명이다. 반면 노인복지주택은 1만가구 수준으로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요양원은 개인이 85%를 공급하는데, 이는 낮은 진입장벽과 사업 인센티브에서 비롯된다. 토지·건물의 소유자이기만 하면 누구나 사업자가 될 수 있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요양원을 운영하려면 입소자 수에 비례해 시설장·간호사(또는 간호조무사)·요양보호사·사회복지사·조리원 등을 의무 배치해야 하는데, 30인 이하 시설의 경우 인력 배치 기준이 완화돼 고정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수익 구조도 명확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따라 요양원에 지급하는 서비스 단가인 장기요양보험 수가에 상급 침상료 등 비급여 이용료 같은 추가 수익을 얹는 사업 모델이 확산됐다. 미분양 상가 등을 활용해 초기 취득 비용을 낮추고, 4~5년 운영 후 양도차익과 권리금을 노리는 사업 모델이 유행했다. 경매로 취득할 경우 시세의 절반 수준으로 살 수 있기 때문에 매입 과정에서 입소자의 주거환경이나 서비스 수준 등을 충분히 고려하기 어려운 구조다. 한편 노인복지주택 시장이 정체상태인 이유에 대해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사업구조를 지적했다. 노인주택 초기 공급자들이 이를 일반 분양형 개발사업처럼 접근했기 때문이다. 노인 주택은 서비스와 운영이 결합한 상품인데, 분양 후에 운영 주체가 사라지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시장 신뢰가 무너졌다는 설명이다. 공급의 한계가 있음에도 수요 측면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유 교수는 “기존에는 비용 부담 때문에 진입을 꺼렸지만, 현재 주거비와 생활비를 합치면 비슷한 수준의 비용을 이미 지출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베이비부머 세대의 진입이 수요변화의 결정적 변수"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분양받을 ‘선택권’ 줬지만…10억 현금 마련해야 하는 공공임대

일정 기간동안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한 뒤 분양받을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분양전환 선택형 공공임대주택'이 입주자들이 사실상 선택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약할 때는 저소득·저자산이어야 하지만, 분양받을 때는 최대 10억원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경제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4일 이준석 경기 화성시을 국회의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동탄2 C14 블록 사례를 중심으로 한 분양전환 선택형 공공임대 세미나에서 분양전환 선택형 공공임대주택 정책에 설계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문제의 원인은 주상복합용지에 임대주택을 지은 것에서 시작한다. 문제가 된 C14 블록은 2022년 윤석열 정부의 뉴홈 정책에 따라 기존 신혼희망타운 공공'분양'주택에서 6년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으로 사업 목적이 변경된 사례다. 뉴홈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을 공공성이 강한 임대주택으로 볼 것인가, 일반분양을 위한 분양주택으로 볼 것인가에 따라 택지공급가격을 조성원가로 정할 것인지, 감정평가액으로 정할 것인지가 갈린다. 조성원가는 개발에 투입된 실제 원가를 기준으로 산정돼 시세보다 저렴한 반면, 감정평가액은 주변 시세를 반영해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제도를 설계할 당시 이 주택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원칙과 기준이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주상복합용지에는 감정평가액으로 택지공급가격을 산정하고, 공공임대주택 건설용지에는 조성원가를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입주자들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사업이 변경됐음에도 토지가격을 감정평가액으로 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최원혁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15년 전에 같은 사실관계 구조를 가진 대법원 판결이 있었고, 제도 설계에 구조적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15년 전 사례는 5년 공공임대 후 분양사례로 공기업이 스스로 개발한 택지 위에 직접 공공건설임대주택을 건설하여 임대 후 분양전환 하는 경우, 분양전환 가격에 반영되는 택지비를 어떻게 산정하는가가 쟁점이 됐다. 판례는 임대주택은 택지비를 감정평가가 아닌 조성원가로 산정돼야 한다고 명시했다. 민간 임대사업자에게 택지를 공급할 때에는 조성원가의 할인가격을 적용하면서, 공기업이 스스로 개발한 택지 위에 직접 공공건설임대주택을 건설하여 임대·분양하는 경우에는 아무런 제한 없이 조성원가 혹은 그 이상으로 택지비를 산정해 무주택 임차인에게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은 형평을 상실한 것으로 봤다. 최 변호사는 “택지비 산정 쟁점은 주상복합용지라는 C14의 고유한 사정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시세연동 분양전환가와 선택권 소멸이라는 제도 구조상의 문제는 부천대장·고양창릉 등 남은 선택형 단지에서 본청약 시기마다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이 구역에서 법의 실질을 회복하는 것은 제도 전체가 6년마다 법정으로 향하는 미래를 막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책 설계와 현실이 괴리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4년이든 6년이든 분양 전환하게 되면 그 당시의 시세에 가능한 현금 동원력이 있는 사람들은 그 가격에 살 수 있는 거지 애초에 정책 대상이 되는 사람들은 그 가격을 소득 수준이 따라갈 수 없다"며 “취지가 아름답다 해도 소득이 전세·월세·매매가격 상승을 못 따라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등록임대 세제혜택 축소에 매도 딜레마…임차인 갱신권과 충돌 우려

정부가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축소하면서 세법상 주택 매도기한과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대사업자가 세제상 불이익을 피하려면 일정 기간 내 주택을 처분해야 하지만,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법적으로 이를 거절하기 어려워 매도가 사실상 막힐 수 있다는 것이다. 다주택자 세부담 증가가 임차인의 주거불안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3일 이언주·김현정 의원과 대한주택임대인협회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임차인 주거안정을 위한 등록임대제도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이번 세제 개편안이 등록임대사업자의 의무를 모두 이행한 기존 임대주택에까지 과세 기준을 변경해 임대사업자와 임차인 모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8·3 세제개편안은 조정대상지역 내 매입임대 아파트에 대한 과세특례를 축소·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무임대기간이 종료된 이후 내년 말까지 매도해야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와 임대 의무기간 중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우대율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했다. 2028년 말까지는 중과세율을 일부 완화해 적용하고, 2029년부터는 관련 특례를 전면 배제한다. 문제는 임대사업자의 세법상 매도기한과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말 의무임대기간이 끝나는 등록임대주택은 등록이 말소되면서 일반 임대주택으로 전환된다. 이 경우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다.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귀책사유가 있거나 실거주 등 법정 사유가 없다면 갱신을 거절하기 어렵다. 임대사업자 입장에서는 세제상 혜택을 유지하려면 내년 말까지 주택을 매도해야 하지만,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주택을 처분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상황에서는 임차인이 거주하고 있는 이른바 '세낀 아파트'의 매도가 더욱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실거주 목적의 매수자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기존 임차인이 거주하는 주택의 거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협회는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담 증가 역시 서민 주거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등록임대주택은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를 적용받지만, 2018년 9·13 대책 등으로 인해 조정대상지역에서 취득한 주택을 등록할 때에는 합산을 못하게 됐다.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정부는 종부세 과세 체계를 주택 수 중심에서 보유가액 중심으로 바꾼다고 설명했지만,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기존 9억원에서 '4억원+5억원의 안분'으로 사실상 축소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2028년 80%로 높이고, 세율도 상승시켜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증가시켰다. 다주택자 보유주택 상당수는 지방 및 소형, 저가 비아파트라는 점에서 협회는 다주택자는 저가주택을 공급하는 민간 임대인이 주를 이룬다고 봤다. 서울 아파트만 보유한 사람은 2주택자는 3.78%, 3주택자는 1.8%였다. 주택 1호당 평균 공시가격은 1주택자의 경우 약 4억8100만원이지만 4주택 이상 보유자는 약 1억5800만원이었다. 4주택 이상 보유자의 보유주택 평균 면적은 약 46㎡로 작았다. 이들의 종부세 부담이 늘면 월세로의 전환이 급격해질 수밖에 없고, 임대료의 상승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진단했다. 다주택자에게 중과한 세금이 임대료 상승과 공급 감소를 통해 임차인의 주거불안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봤다. 등록임대주택은 공공임대만으로는 임대주택 공급에 한계가 있어 민간에서의 안정적인 임대주택 공급을 유도하기 위해 1994년 도입됐다. 임대사업자는 임차인에게 권리관계나 보증 등에 관해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임대료를 1년에 5% 이상 올릴 수 없는 증액 제한 의무도 가진다. 임차인에게 귀책사유가 없다면 임대의무기간 중에 계약을 해지하거나 갱신을 거절할 수도 없다. 임대보증보험도 가입해야 한다. 이런 의무들을 위반했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기 때문에 등록임대사업자에게 주어지는 세제특례를 단순히 특혜라고만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등록임대주택과 일반 임대주택 임대료 차이를 분석한 결과 등록임대주택이 시세의 절반가량 저렴했다. 서울 전세의 경우 2024년 등록임대주택 평균 전세가는 2억5741만원으로 시중 일반 주택 평균 전세가인 4억8508만원과 비교해 약 53% 수준이다. 월세의 경우 2024년 기준으로 등록민간임대주택 월세 임대료가 일반 월세 시세보다 45.3%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도의 취지는 알겠으나 시장에서 운영될 때 다른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주거 안정이 우선적인 정책 목표가 되어야 하지만 조세 정의로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주거 안정을 해치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미래차-보행자 커뮤니케이션 기술…한국 주도로 국제기준 만든다

한국교통안전공단(TS) 자동차안전연구원이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국제 안전기준을 논의하기 위한 TF-ISD 킥오프(Kick-off) 회의를 3일 개최했다. TF-ISD는 국제등화장치전문가그룹(GTB) 산하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 자동차가 보행자와 시각적으로 소통하는 기술에 관한 국제 안전기준을 연구하는 전담 실무반이다. 한국은 이번 회의에서 의장국을 맡았다. 회의에는 미국·유럽연합(EU)·중국 등 주요 정부 대표단과 글로벌 자동차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기존의 국제안전기준은 자동차 조명 및 표시 장치 중심이었지만 미래 모빌리티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차량-도로이용자 커뮤니케이션' 기술 표준화로 그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차량과 도로이용자 간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SDV 기술 발전과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차량 외부 디스플레이 표출과 노면 투사 등을 통해 보행자나 타 차량과 주행 의사를 주고받는 기술이다. 이번 회의를 통해 국내 SDV 및 모빌리티 관련 기술 수준과 연구 성과가 국제 표준에 적극 반영될 전망이다. TS는 이번 킥오프 회의를 시작으로 세계 각국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차량-도로이용자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대한 국제 기준안 작성을 선도하고, 향후 UN 규정(UN Regulation) 제정으로 이어지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한편 TS자동차안전연구원은 국토교통부와 함께 2015년부터 GTB 한국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운전 보조 프로젝션 등 자동차 등화장치 분야 연구 활동과 신기술 관련 국제 기준 제·개정 논의를 선도하고 있다. 정용식 TS 이사장은 “대한민국이 차량과 도로이용자 간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국제 안전기준 마련을 주도한 이번 회의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안전기술과 연구 역량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의미있는 성과"라며 “TS는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우수한 기술과 연구 역량이 국제 안전기준 마련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모든 도로이용자가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교통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서울시가 구청에 ‘신속 처리’ 공문보내도…구청장 권한 늘리면 정비사업 빨라질까

서울 종로구 창신9·10구역 재개발사업 사업시행자 지정이 두 달 넘게 처리가 지연되자 서울시가 종로구에 지정 절차를 신속히 처리해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정부·여당에서 500세대 이하 정비구역 지정권한을 구청장에 주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이미 구청장의 권한이 적지 않으며, 구청장이 바뀌면서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들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입수한 공문에 따르면 서울시는 종로구청장에게 사업시행자(지정개발자) 지정 신청 건을 신속히 검토·처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시행자 지정은 정비사업의 사업시행 주체를 정하는 핵심 절차로 후속 추진단계의 전제가 되는 만큼, 처리가 늦어지는 사유와 주요 쟁점, 지금까지의 검토 내용, 향후 처리 계획 및 예상 처리 시기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는 것이다. 시는 이와 같은 내용을 오는 4일까지 회신하라고 요청했다. 시의 이번 요청은 시장은 지방자치단체 사무에 관해 조언 또는 권고하거나 지도할 수 있고, 이를 위해 필요할 경우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는 지방자치법상 조항에 근거한 것이다. 이는 행정지도의 성격으로 자치구를 직접 강제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직접적인 제재 수단은 없다. 창신9·10구역은 대통령이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주택 순증효과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이후 구청장이 관내 정비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선언한 대상지다. 종로구 정비사업에 포괄적 도시계획 구상이 빠져있다는 점을 근거로 향후 재개발·재건축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고 관내 지역별 정비사업을 재조정할 계획이다. 유찬종 종로구청장은 지난 7월 열린 주민간담회 자리에서 “주민 동의율을 갖췄다고 무조건 밀어붙일 게 아니라 구청 및 주민들과 제대로 협의해야 한다"며 법적 요건을 충족했더라도 추가적인 합의가 없으면 사업 승인이나 인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사업시행자 지정에 있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은 처리 기한을 정하고 있지 않다. 자치구가 사실상 무기한 검토가 가능한 구조다. 구청장이 바뀌면서 사업이 지연된 사례들도 있다. 종로구 세운4구역 사업은 전임 구청장이 지난 6월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고시했지만, 유 구청장 체제로 바뀌면서 관리처분계획 변경 인가와 착공 절차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서대문구 홍제동 유진상가·인왕시장 일대 재개발사업은 지분문제로 장기간 표류했다. 전임 구청장은 구청이 직접 재개발 사업 시행자로 나서 갈등을 풀어가는 방식을 제안했지만, 새로 당선된 박운기 구청장은 기존 방식이 아닌 주민·전문가가 참여하는 TF를 발족하고 개발 방식을 상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정부·여당은 500세대 이하 재개발·재건축 권한 이양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비사업 속도를 제고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입장이다. 정비사업 전체 9개 인·허가 권한 중 조합설립·사업시행·관리처분 등 7개 권한이 자치구에 있다. 서울시가 행사하는 권한은 '구역지정을 위한 심의'와 '사업시행을 위한 통합심의'다. 시가 신속통합기획과 통합심의 등을 통해 정비구역 지정과 심의 기간을 단축하더라도 이후 자치구 단계에서 행정처리가 늦어지면 전체 사업 일정도 함께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서울에서 추진 중인 500세대 이하 정비사업 193곳 가운데 164곳(약 85%)은 이미 정비구역 지정을 마치고 조합설립·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인가·착공 등 후속 단계에 진입해 있다. 자치구가 담당하는 후속 인허가 단계에 많은 사업장이 놓여있다는 점에서 시의 인허가 지연으로 병목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하기 어렵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현재도 구청이 정비사업에서 실무적인 일을 상당 부분 담당하고 있다"며 “정비사업 속도가 지연되는 이유가 도시계획위원회 등의 병목현상에만 있다면 속도가 빨라지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매매 매물 늘어도 전셋집 찾기는 난항…서울 주택시장 ‘엇박자’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이 늘어나는 가운데 일부 지역 임대차시장에서는 전셋집을 구하기 어렵거나 보증금 인상분을 월세로 부담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매매시장에서는 거래가 뜸해도 가격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는 반면, 임대차시장에서는 이사할 집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설명이다. 가을 이사철 신규 입주 예정 물량도 전월보다 줄어들어 지역별 임대차 수급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2일 현장에서 체감하는 임대차시장 상황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다. 성북구에서는 전세 매물 규모가 지난달과 비슷하지만 전세금 인상분을 월세로 받는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노원구에서는 전세뿐 아니라 월세 물건도 구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최근 경기 남부에서 서울로 이사하기 위해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는 한 대기업 직장인은 “제가 알아본 곳들은 서울 중급지까지 전셋값이 전반적으로 2억원 정도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전체 상승 폭을 나타내는 수치는 아니지만, 서울 진입을 준비하는 임차인이 느끼는 가격 부담을 보여준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의 1일 기준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최근 한 달 사이 6만1520건에서 6만7382건으로 5862건 늘었다. 증가율은 약 9.5%다. 매매시장에 나온 물건이 늘었지만 현장에서는 거래 부진이 곧바로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설명이 나온다. 성북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매는 거래가 많이 안 이뤄지는데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가 뜸한 상황에서도 가격이 내려가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오르는 모습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전세 매물 규모에 대해서는 지난달과 비교해 큰 변동이 없다고 전했다. 대신 전셋값이 오르면서 기존 보증금을 유지한 채 추가로 받을 금액을 월세로 붙이는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 있던 전세 금액에다가 추가 늘어나는 금액 부분을 이제 월세로 돌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보증금을 크게 낮추는 월세 계약과 달리 기존 전세보증금에 월 임대료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세입자로서는 목돈을 한꺼번에 더 마련하는 대신 매달 고정 지출을 부담하게 된다. 노원구 중계그린아파트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임대 물건 자체가 잘 나오지 않는다는 설명이 나왔다. 해당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 최근 한 달 사이에 발생한 현상은 아니라며 “한참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집주인이 직접 입주하는 사례를 임대 물건 부족의 배경으로 들었다. 집주인이 들어오면 기존 세입자는 다른 집으로 옮겨야 하지만,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임대 물건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거기 있는 세입자가 이동을 해야 되는데, 이분들이 갈 곳이 없다"라며 “전세 물량도 없고 월세 물량도 없다"고 말했다. 해당 중개업소가 체감하는 임대 매물 부족과 이사 수요의 어려움을 드러낸 설명이다. 다만 성북구에서 언급된 전세보증금 인상분의 월세 전환에 대해서는 “그런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같은 강북권에서도 성북구 취재 업소는 임대료를 받는 방식의 변화를, 노원구 취재 업소는 이사할 집을 찾기 어려운 수급 상황을 강조했다. 두 지역의 설명을 서울 전체의 상황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온라인 매물 수 역시 전체 임대주택 수와는 다르다. 기존 세입자의 재계약이 늘면 새로 나오는 매물이 줄 수 있고, 계약이 체결되거나 집주인이 물건을 거둬들이는 경우에도 매물 수는 감소한다. 매물의 절대적인 규모뿐 아니라 신규 임차 수요와 실제 계약 가능한 물량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가을 이사철 신규 입주 물량도 임대차시장에 영향을 줄 변수다. 부동산R114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3438가구다. 8월 5512가구보다 약 38% 감소한 규모다. 수도권 전체 입주 예정 물량은 9514가구로 전월 1만2488가구보다 약 24% 줄어든다. 다만 지난해 같은 달 7763가구와 비교하면 약 23% 늘어난다. 전월 대비 감소만으로 수도권 전반의 공급 상황이 일제히 악화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대목이다. 입주 물량의 지역적 분포도 중요하다. 9월 서울 입주 예정 물량에는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방배 3064가구가 포함돼 있다. 서울 전체 예정 물량의 약 89%가 한 단지에 집중된 것이다. 특정 지역의 대규모 입주가 성북·노원 등 다른 생활권의 임대 매물 부족을 얼마나 해소할지는 별도로 살펴야 한다.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모두 임대시장에 나오는 것도 아닌 만큼, 전체 입주 가구 수와 실제 전월세 공급량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매매 관망과 임대료 상승 압력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매매가격 조정을 기대하는 일부 수요자가 주택 구입을 미루고 전월세에 머무르려 할 경우, 해당 지역의 임대 매물이 충분하지 않다면 임대료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월세 상승이 곧바로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금리와 대출 여건,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 등이 매수 결정에 함께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매 매물 증가가 실제 가격 조정과 거래로 이어지는지, 신규 입주 물량이 지역별 임대차 수급을 얼마나 보완하는지를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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