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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 국토장관, 7일 도로의 날 맞아 “도로는 AI 시대 국가경쟁력” 강조

“56년 전 경부고속도로가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품은 도로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입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협회는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2026 도로의 날 기념식'을 열고 도로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를 포상하고 미래 도로 비전을 선포했다. 올해 행사는 'AI·디지털 혁신, 신모빌리티 시대 대응!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K-Road'를 주제로 열렸으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정훈 한국도로협회장(한국도로공사 사장), 도로교통 분야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김윤덕 장관은 치사에서 “사람들이 집과 직장을 제외하면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이 바로 도로"라며 “AI 대전환 시대에 맞춰 도로도 첨단기술을 접목한 혁신이 필요하지만 그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 원칙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이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확대하고 휴게소 서비스 개선 등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겠다"며 “국토교통부도 도로인들과 함께 미래 도로 혁신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유정훈 한국도로협회장은 기념사에서 “경부고속도로가 산업화 시대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출발점이었다면 앞으로의 도로는 AI와 데이터, 자율주행, 디지털 인프라를 연결하는 국가 성장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도로 발전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며 “스마트 건설과 데이터 기반 기술을 확대하고 AI 기반 위험예측 시스템을 통해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한 산업 생태계와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도로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도로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에 대한 정부포상도 진행됐다. 최고 영예인 동탑산업훈장은 국가기간교통망 구축과 도로기술 발전에 기여한 김기성 하이콘엔지니어링 사장이 수상했다. 이 밖에 산업포장과 대통령표창, 국무총리표창, 국토교통부 장관표창 등이 수여됐다. 기념식 말미에는 김윤덕 장관과 유정훈 회장, 건설·엔지니어링·도로 관련 단체장들이 함께 '도로 비전 선포식'을 갖고 AI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 도로 구축과 안전 중심의 지속가능한 도로산업 육성을 다짐했다. 도로의 날은 1970년 7월 7일 경부고속도로 개통을 기념해 제정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기반이 된 도로의 의미를 되새기며 AI와 신모빌리티 시대에 대응하는 스마트 도로 구축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는 의지를 공유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정부가 띄운 광주 군공항 이전…자금조달이 ‘발목’ 잡을수도

정부가 호남권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광주 군공항을 확정하고 해당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산단을 조성하기로 6일 결정했다. 군공항은 국토교통부에서 건설을 추진하는 재정사업과 다른 '기부대양여방식'으로 추진한다. 같은 구조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사업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광주 군공항 이전도 자금조달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문제된다. 7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군공항 이전의 경우 '광주 군 공항 이전 및 종전부지 개발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기부대양여방식으로 추진한다. 사업 시행자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다.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은 새 군공항 건설과 종전 부지 개발 등을 포함해 8조6000억원 규모다. 일반적으로 민항 건설사업은 공항시설법에 따라 국토부가 사업시행자가 돼 국비로 추진하는 재정사업이지만 군항은 다르다. 기부대양여방식이란 지자체가 이전부지에 군공항을 먼저 건설하고, 국방부에 기부한 뒤, 지자체가가 국방부로부터 종전부지를 양여받아 이를 반도체 산단으로 개발하는 방식이다. 군공항 이전법이 제정된 이래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된 2016년 경에는 부동산 호황기였다. 종전부지 개발로 인해 얻는 수익이 충분해 당초 도입 땐 환영받았으나 부동산이 불황기에 접어들고 이전비용이 더 커지면서 자금조달에 적신호가 켜졌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관계자는 “정부에서 지난 6일 발표를 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지원 비율 등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며 “변수가 없이 위에서 정책이 정해져야 지자체 선에서 후속으로 구체적인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에서 모든 사업비를 다 조달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정부 지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지자체에 종전 부지 관련 일부 지원을 제공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지자체가 직접 재원을 조달해야 하는 구조다. 현재로선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지방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호황기라면 지자체가 발행한 지방채가 시장에서 원활히 소화되겠지만, 지금같은 불황기에는 정부가 이를 인수해 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유사 사례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경우 대구시는 군공항 초기 건설비를 조달하기 위해 지방채를 발행하고, 이를 정부 공공자금관리기금이 인수해 주는 방식의 국비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당시 재정경제부는 이를 반려했다. 만약 지방채 발행으로 자금을 상당 부분 조달할 경우 채무규모도 문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본예산 기준 광주시의 지방채 규모는 2조700억원이다. 2024년 결산 기준 광주시의 채무비율은 23.1%다. 서울 21.5%, 대구 19%, 부산 18.8% 등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25%를 넘어서면 지방재정법 시행령상 재정주의 단체로 지정될 수 있다. 재정 주의 단체로 지정되면 해당 지자체의 장은 의무적으로 건전화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한다. 재정 주의 단체는 자체적인 재정 개선 및 모니터링을 요구하지만 직접적인 교부세 삭감 등의 재정적 페널티는 크지 않다. 그러나 상황이 더 악화돼 재정 위기 단체로 격상될 경우 지방채 발행이 엄격히 제한되며 보통교부세 감액 및 정부 공모 사업 참여 제한 등 불이익이 주어진다. 지난해 광주시의 재정자립도는 39.8%로 하락했다. 재정자립도는 전체 예산 중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지방세·세외수입)으로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올해 기준 전국 평균 지방재정자립도는 42.37%다. 관가 관계자는 “군공항 이전 문제는 결국 자금 조달이 해결돼야 사업이 현실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첫 단추” 광주 군공항 이전…종전부지 개발 속도 낼까

정부가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를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핵심 부지로 활용하기로 하면서 10여 년 넘게 답보 상태였던 군공항 이전 사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군사시설 이전과 소음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 사업이 반도체 산업 육성과 도시공간 재편을 함께 추진하는 국가 전략사업으로 확대되면서 종전부지 개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에너지경제신문취재를 종합하면, 광주 군공항 이전은 2013년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후 본격 추진됐지만 이전 대상지 선정 과정에서 지역 갈등이 이어지며 속도를 내지 못했다. 광주시는 도심에 위치한 군공항으로 인한 소음 피해와 고도 제한, 도시 확장 제약 등을 이유로 이전 필요성을 제기해 왔고, 이전 후보지로 거론된 전남 무안군은 전투기 소음과 재산권 침해 등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사업은 지난해 대통령실 주도의 '6자 협의체'를 계기로 급물살을 탔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광주시, 전남도, 무안군은 광주 군공항 이전과 무안 지원방안에 합의했고, 이후 국방부는 무안군 망운면 일대를 예비이전후보지로 선정했다. 현재는 최종 이전후보지 선정을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자 협의체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광주 민간공항 이전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에너지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6자 협의체에서 합의한 호남고속철도 2단계 개통 시기에 맞춘 광주 민간공항 이전을 이행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최근 반도체 클러스터 등 새로운 변수가 있는 만큼 추가적인 협의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서 국토부 측은 “광주 민간공항 국내선 기능이 무안공항으로 이전되면 공항 활성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국제선 노선 확대 등도 함께 검토하면서 무안공항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부동산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종전부지 개발이다. 정부는 최근 광주 군공항 부지를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후보지로 발표하면서 군공항 이전과 첨단산업 육성을 연계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군공항 이전이 완료될 경우 대규모 도심 부지를 첨단산업과 연구개발, 상업·업무 기능이 결합된 미래 성장거점으로 개발할 수 있어 광주 도시공간 구조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광주시는 현재 관계기관과 함께 이전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종전부지 개발계획은 아직 정부와 협의 단계라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이후 이전부지를 확정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관계기관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며 “광주시도 해당 절차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원 조달과 사업성은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는 단계"라며 “관계기관 간 협의가 진행 중인 사항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연계한 종전부지 개발 방향에 대해서는 “정부와 협의를 통해 윤곽이 마련되면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사업 추진의 법적 기반도 마련됐다. 올해 시행된 '광주 군 공항 이전 및 종전부지 개발 등에 관한 특별법'은 종전부지를 첨단산업단지와 상업·관광시설 등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하고, 각종 인허가 의제와 특별구역 지정 특례, 산업단지 기능 전환 등 다양한 지원 근거를 담고 있다. 개발 절차를 간소화하고 정부 재정지원 근거도 마련하면서 종전부지 개발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됐다는 평가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이전 사업은 기존 군공항 부지 개발이익으로 이전 비용을 충당하는 기부대양여 방식을 기본으로 추진된다. 개발이익만으로 사업비를 충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사업성 검증과 정부 재정지원 규모는 향후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무안군 주민 수용성과 민간공항 이전 시기 역시 사업 성패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무안군은 광주 민간공항의 선이전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향후 제7차 공항개발종합계획에 이전 일정이 어떻게 반영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이후 최종 이전후보지 확정과 실시계획 수립, 종전부지 개발계획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면 광주 군공항 이전은 단순한 군사시설 이전을 넘어 반도체 산업과 도시개발이 결합된 호남권 최대 개발 프로젝트로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이성훈 LH 신임 사장 취임 “국민이 체감하는 신속한 주택공급 역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6일 경남 진주혁신도시 충무공동 LH 본사 사옥 대강당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성훈(52) 제7대 신임 사장 취임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성훈 신임 사장은 1973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충북고를 거쳐 고려대 토목환경공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기술고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했고 국토교통부 부동산개발정책과장, 물류정책과장, 지역정책과장, 기술정책과장, 정책기획관 등을 지냈다. 최근엔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으로 재직하면서 현 정부의 주요 부동산 정책을 총괄 조율해 왔다. 임기는 2029년 7월까지다. 이 사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집은 더 이상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공공재여야 하고, 국민이 부담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국민이 기다리는 좋은 집을 빠르게 공급하고, 청년·신혼부부의 주거사다리를 마련하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전략산업 기반과 균형발전의 토대를 세우는 것이 LH가 완수해야 할 사명"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LH의 5대 중점 추진과제로 이 사장은 △주택공급 속도 제고 △공공주택 입지·품질 혁신 △지역균형성장 지원 △AI 대전환과 ESG 경영 △안전 최우선 경영을 제시했다. 우선 이 사장은 “지금은 국민이 집을 기다리는 시간을 단 하루라도 줄이는 것이 LH의 중요한 책무"라며 인허가, 보상, 조성공사 등 사업 전 과정을 과감하게 혁신하여 주택공급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H는 도심복합사업, 공공정비사업, 유휴부지 개발, 신축·기축 매입임대주택 확대 등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도심 주택공급 성과를 조속히 창출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 사장은 주택 공급 속도 제고와 동시에 품질 혁신을 통해 공공임대주택이 '국민이 먼저 찾는 집'이자 '서민·중산층의 당당한 주거 선택지'가 되도록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LH는 역세권 등 우수한 입지에 공공임대주택을 우선 배치하고 중형평형을 확대하는 한편, 청년·신혼부부·고령자 등 맞춤형 주거서비스로 입주자의 삶의 품격을 높일 계획이다. 이 사장은 지역균형성장을 위한 LH의 역할도 강조했다. 이 사장은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가 지역에서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기업들과 협력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산업단지를 빠른 속도로 조성하고, 최고의 주거·교육·문화 여건을 갖춘 배후도시도 함께 형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이 사장은 “성과보다 안전, 속도보다 생명이라는 원칙 아래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전국의 건설현장과 임대주택의 안전을 빈틈없이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사장은 “주택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동시에 LH의 공공성과 경영 효율성을 함께 높여 국민이 신뢰하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임직원들에게는 “국민의 신뢰 없이는 LH의 미래도 없다"며 “우리가 공급하는 주택과 도시, 일하는 방식까지 과거와는 다른 수준의 변화를 만들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동탄·기흥·구리 규제 이후…인접지 풍선효과 있나

정부가 경기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한 이후 인접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풍선효과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호가상승을 이끄는 매수세가 부동산 투기수요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탄·기흥·구리 인접지에서 포착되는 풍선효과의 원인은 실수요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투기수요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원철 연세대 미래부동산개발 책임교수는 “신규 규제지역 인접지역에서 풍선효과 조짐이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는 실수요자라기 보다는 투기수요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실제 교통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실거주 가능성이 낮고,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저가 아파트를 겨냥한 갭투자 행태라는 분석이다. 최 교수는 “이들 지역은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4~5억 선으로 가격이 싼 편"이라며 “수도권이더라도 인구소멸지역 같은 경우는 1가구 2주택 규제에 해당하지 않는 점 등을 노려, 싼 매물을 사뒀다가 가격이 오르면 차익을 보고 팔려는 갭투자 수요가 유입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교통 및 정주 여건과 별개로 규제 발표 직후부터 호가 상승이 목격됐다. 경기도 화성시 병점구에 위치한 '병점역아이파크캐슬'은 전용 84㎡ 기준으로 규제 발표 전 호가가 7억5000만원이었으나 규제 발표 후 8억원이 됐다. 수원시 권선구 '수원하늘채더퍼스트' 전용 84㎡는 호가가 지난달 30일 7억8000만원에서 8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구리 인접지인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 위치한 '다산리버펠리체2단지' 전용 84㎡도 집주인이 호가를 3000만원 올려 7억5000만원에 매물을 내놓은 상태다. 병점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동탄에 규제가 들어갈거라는 전망은 이미 3개월 전부터 돌던 이야기"라며 “그때부터 지금까지 매수문의는 꾸준히 있다가 어제 오늘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규제 발표 직전까지의 시장 지표도 이러한 움직임을 뒷받침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5주(6월 29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수원 권선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5% 올랐다. 화성 병점구는 0.16%, 안양 만안구는 0.25%, 남양주시는 0.16% 상승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는 동탄구·기흥구·구리시의 규제지역 추가 지정 발표 전날까지의 시장 상황이 반영됐다. 반면 이번에 규제지역으로 묶인 곳들은 발표 전후로 혼조세를 보였다. 최근까지 가파르게 올랐던 동탄의 경우 6월 3주 2.22%의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4주 차 1.65%, 5주 차 1.46%로 2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됐다. 이와 달리 용인 기흥구는 0.39% 올라 전주(0.21%)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구리시는 0.30% 상승해 전주(0.33%) 대비 상승세가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했다. 한편 이번에 규제지역으로 묶인 곳들은 입지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다. 화성 동탄과 용인 기흥의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의 배후 수요가 작용하는 지역인 반면, 구리시는 서울 접근성이 핵심인 지역이다. 최 교수는 “구리시의 경우 정부의 지정이 좀 늦었다"며 “서울에 붙어있어 사실상 서울로 봤어야 하는 만큼, 지난해 10·15 대책 때 경기도 12개 지역을 지정할 당시 함께 포함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수도권 비아파트 2년간 9만 가구 공급 ‘요원’…수요·신뢰 회복 필요

정부가 전·월세 시장 안정화를 위해 향후 2년간 수도권에 비아파트 매입임대주택 9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로선 공급도 수요도 위축돼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아파트에 비해 공사 기간이 짧은 비아파트를 활용해 공급 시차를 줄이려 나섰지만 수요를 동시에 견인할 수 있는 대책이 병행돼야 정책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건설 브리프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주택 공급 선행지표인 2025년 주택 착공실적은 최근 10년 평균의 약 53% 수준에 그쳤다. 주택 착공은 통상 2~3년의 시차를 두고 실제 공급으로 이어진다. 최근 10년간 전국 주택 착공실적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2022년 이후 감소폭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2022년을 기점으로 감소폭이 확대된 배경은 코로나19 이후 긴축재정 기조로 인한 금리 상승이다. 당시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시장에 현금 유동성을 공급했다. 2022년부터는 이를 거둬들이기 위해 금리를 급속하게 올린 것이다. 비아파트 공급은 주택 전체보다 공급 위축이 더 심하다. 최근 10년간 비아파트 착공실적은 연평균 약 16만가구 수준이었다. 작년 착공실적은 최근 10년 평균의 약 2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아파트 공급이 주택 전체보다 더 크게 위축된 이유는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아파트를 중심으로 형성돼왔기 때문이다. 최원철 연세대 미래부동산개발 책임교수는 “특히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아파트 대신 업무지구에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지식산업센터, 상업지역에는 아파트 대체재인 생활용 숙박시설이 집중적으로 착공됐다"며 “이후 정부 규제 강화로 인해 이들 시설의 주거 활용이 제한되면서, 주거용인 줄 알고 분양받았던 투자자들과 시행사들이 혼란을 겪었고 이는 비아파트 시장 전반의 침체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아파트 공급기반은 장기간 축소돼왔다. 전체 주택 착공실적 가운데 비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약 39%에서 2025년 약 13%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아파트 수요부족도 공급부족을 부추겼다.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아 발생한 전세사기 사태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비아파트 공급 자체도 줄어든 모양새다. 빌라나 오피스텔을 찾는 임차수요가 끊기자 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비아파트 분양시장이 축소됐고 공급 감소로 이어졌다. 전체 주택거래에서 비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이후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전세사기 문제가 본격화된 2022년 이후 감소폭이 더욱 확대됐다. 실제로 비아파트 거래 비중은 2022년 20.4%에서 2025년 18.5%까지 하락했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비아파트 시장은 공급뿐 아니라 수요도 함께 위축된 상황"이라며 “전세사기 피해가 비아파트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던 만큼 정보 비대칭을 완화하고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부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확대 및 피해 예방을 위해 KB국민은행·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함께 상호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업무협약에 따라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전세사기피해주택 경매 개시를 위해 필요한 집행권원 확보 비용과 경·공매 절차 진행을 위한 비용을 지원할 전망이다. 전세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전세 계약 전 위험신호를 알려주는 안심 전세앱도 9월 개편할 예정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LH 신임 사장에 이성훈 靑국토교통비서관…국토부 관료 출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임 사장에 이성훈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이 임명됐다. 지난해 이한준 전 사장 퇴임 이후 이어진 장기 수장 공백이 해소되면서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LH 조직 개편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3일 관가와 LH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 비서관을 LH 신임 사장으로 임명했다. 이 신임 사장은 이날 공식 취임해 업무에 들어간다. 임기는 2029년 7월까지다. 이 사장은 1973년 충북 청주 출생으로 충북고와 고려대 토목환경공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기술고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국토교통부 부동산개발정책과장, 물류정책과장, 지역정책과장, 기술정책과장, 정책기획관 등을 지냈다. 2023년 9월부터 2025년 1월까지는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기후정책국장을 맡았고, 이후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으로 근무하며 주택 공급과 부동산, 교통 현안을 조율해 왔다. 2021년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당시 경기도 건설국장으로 파견 근무한 이력도 있다. 이번 인선으로 LH의 장기 직무대행 체제도 마무리됐다. LH는 지난해 8월 이한준 전 사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뒤 후임 인선이 지연되며 거의 1년 가까이 리더십 공백을 겪어 왔다. 그동안 내부 출신 후보들이 거론됐지만 최종 임명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 신임 사장 앞에 놓인 첫 과제는 공공주택 공급 확대다.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LH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의 공급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LH가 직접 시행해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3기 신도시, 공공택지 개발, 매입임대주택 공급 등 주요 사업에서 LH의 실행력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올해 발표된 수도권 매입임대주택 9만 가구 공급 계획에서도 LH가 핵심 역할을 맡는다. 비아파트를 매입해 단기간 내 주거 공급을 늘리는 사업인 만큼, 재원 조달과 사업 속도 관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조직 개혁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정부는 LH의 개발 기능과 공공임대주택 운영, 자산·부채 관리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공공주택 공급 기능은 강화하되, 공공임대 사업 등으로 커진 재무 부담을 관리하기 위한 취지다. LH의 부채와 조직 비대화 문제는 오랜 숙제로 꼽혀 왔다. 신임 사장은 공급 확대라는 정책 목표와 재무 건전성, 조직 쇄신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셈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5850가구 중 일반분양 300가구?”…은마 재건축, 분담금이 더 관심인 이유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으며 23년 만에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관심은 사업시행인가 자체보다 다음 단계인 관리처분계획과 추가 분담금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총 가구 수는 크게 늘어나지만 실제 일반분양 물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반분양 수익이 제한될수록 조합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어 향후 사업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3일 서울시와 강남구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기존 4424가구에서 지하 6층~지상 49층, 29개 동, 총 585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재건축된다. 기존보다 1426가구가 늘어나는 구조다. 그러나 증가 물량 가운데 공공임대주택 909가구와 공공분양주택 195가구 등 모두 1104가구가 공공주택으로 공급된다. 이를 제외하면 단순 계산상 일반분양이 가능한 물량은 약 322가구 수준이다. 여기에 상가 소유주 권리 배분, 현금청산 대상, 보류지 등 관리처분계획 단계에서 반영되는 물량까지 고려하면 실제 일반분양은 이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정비업계의 분석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은마는 총 가구 수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일반분양도 많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공공주택과 기존 권리관계를 반영하면 일반분양 물량은 상당히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사업비 대부분을 조합원이 부담하는 구조인 만큼 일반분양 수익이 줄면 추가 분담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은마 재건축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제시했던 추정분담금 자료에 따르면 전용 76㎡ 소유자가 신축 전용 76㎡를 받을 경우 약 4억2000만원, 전용 84㎡는 신축 전용 84㎡를 받을 때 약 3억2000만원의 추가 분담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이는 사업 초기 추정치다. 관리처분계획 수립 과정에서는 공사비와 일반분양가, 금융비용, 권리가액 등이 다시 산정되는 만큼 최종 분담금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최근 수년간 급등한 공사비는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공사비가 추가 인상되거나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날 경우 관리처분 단계에서 조합원 분담금도 함께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상가 문제 역시 사업성을 좌우할 변수다. 은마아파트는 대규모 상가를 포함하고 있어 상가 소유주에 대한 권리 배분 방식에 따라 일반분양 물량과 사업수지가 달라질 수 있다. 대규모 세입자 이주도 남은 과제다. 은마아파트는 대치동 학군 수요 영향으로 전세와 월세 비중이 높은 단지로 알려져 있다. 향후 수천 가구 규모의 이주가 시작되면 대치동은 물론 강남권 전월세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업시행계획 인가로 행정 절차의 큰 고비는 넘겼지만 진짜 승부는 관리처분 단계부터라는 평가가 나온다. 관리처분계획에서 권리가액과 분담금이 확정되고, 이후 이주와 철거, 착공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공사비 협상과 상가 권리 조정, 조합원 부담 등이 사업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은마아파트를 핵심 주택공급 사업으로 선정하고 후속 절차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강남권 재건축의 상징인 은마아파트 사업시행계획 인가는 신속한 재건축 추진의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며 “주택 공급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남은 절차도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단독] “학생 통학로, 환경평가 대상 아냐”…내달 입주 앞둔 반포3주구 도로 논란 ‘재점화’

삼성물산이 재건축하는 '래미안 트리니원(반포3주구)'이 다음 달 완공을 앞둔 가운데, 단지 인근 세화고 남단 도로 개설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교통영향평가가 연기된 이후 기존 양방향 도로안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는 주민 측 주장이 나오면서 학생 통학환경과 교육환경평가, 50년 넘게 이어진 플라타너스길 보존 여부를 둘러싼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3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논란은 지난 5월 8일 예정됐던 반포3주구 재건축 관련 교통영향평가 변경심의가 연기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민들은 조합 요청으로 교통영향평가 심의가 연기된 이후 기존 일방통행안 대신 양방향 도로안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합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고, 관련 서명운동도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초구는 교통영향평가 심의가 연기된 사실은 인정했다. 구는 “반포3주구 조합이 변경심의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심의위원회 개최 전 입주예정자 민원이 발생해 조합이 심의 연기를 요청하면서 심의가 개최되지 않았다"며 “향후 조합이 다시 심의 상정을 요청하면 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서초구는 “양방향 도로 개설을 요구하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합의 공식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확인하지 않았다. 본지는 반포3주구 조합에 양방향 도로안 검토 여부와 교통영향평가 연기 사유, 주민들이 제기한 서명운동의 공식성 등에 대해 입장을 요청했지만 조합 측은 “아무런 답변을 드릴 수 없다"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번 논란의 또 다른 쟁점은 교육환경평가 적용 범위다. 주민들은 세화고·세화여고·세화여중 학생들이 실제 이용하는 통학로임에도 해당 구간이 반포3주구 재건축 정비구역 밖이라는 이유로 교육환경평가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학생 안전에 대한 검토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초구는 세화고 남단 도로 개설 구간은 반포3주구 재건축 정비구역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구는 “반포3주구는 개발기본계획에 따라 확정된 사업구역이며 세화고 뒷길 도로 개설 구간은 정비구역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해당 구간은 교육환경평가 대상 규모가 아니며 도로 개설 시 인접 학교와 협의를 거쳐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강남서초교육지원청도 같은 취지의 설명을 내놨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 자체는 교육환경평가를 실시했지만 평가 대상은 정비구역까지"라며 “세화고 남단 도로 개설 구간은 정비구역 밖으로 교육환경평가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환경평가 대상은 법령으로 정해져 있어 교육청이 임의로 평가 범위를 확대하거나 강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도로 계획과 관련해 구청으로부터 공식 협의 요청이 있을 경우 검토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관련 요청은 없었다"며 “다만 올해 1월 통학로 안전 관련 국민신문고 민원이 접수됐을 당시에는 서초구 도로과에 학생 안전 조치를 요청하는 공문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지난달 열린 간담회에서 반포3주구 측 참석자가 세화고의 도로 개설 관련 협의 문서가 존재하며 해당 문서는 비공개라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화고가 과거 작성한 공문에는 학교 우회도로 설치가 학생 통학환경 개선과 학교 주변 교통 혼잡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학교는 협의 내용 공개가 이해관계와 원활한 사업 추진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비공개를 요청했다. 본지는 현재 세화고 측에 당시 협의 경위와 현재 학교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질의했으며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주민들은 현재 반포종합운동장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공사를 위해 조성된 임시도로를 활용하는 대안노선을 검토하면 학생 통학환경과 플라타너스길을 보존하면서도 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서초구는 “심산기념관 방향 대안노선을 관련 기준에 따라 검토했지만 추진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주민들이 제기한 피천득길 산책로 확장사업과 세화고 남단 도로 개설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서도 “피천득길 산책로 확장사업은 산책로 폭 협소에 따른 주민 요청으로 시행한 별도 사업이며 세화고 뒷길 도로 개설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초구는 도로 개설을 검토하는 배경으로 신반포로 일대 교통 문제를 들었다. 구는 “반포1·2·4주구와 반포3주구, 래미안원베일리, 래미안원펜타스 등 대규모 재건축으로 신반포로 일대 교통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세화고 건축물로 인해 기존 도로 확장이 어려워 반포종합운동장과 세화고 사이 우회도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적으로는 신반포로 교통정체를 분산하는 동시에 인접 주민의 차량 통행과 보행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며 “도로가 개설될 경우 학생 안전과 보행환경을 고려한 교통안전시설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번 사례와 관련해 “학교는 사회 인프라 가운데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시설"이라며 “교육환경과 관련한 사업을 추진할 때는 교육청과 학교는 물론 학부모 의견도 충분히 수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많이 걷는 것은 교육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도로가 조성된다면 차도와 인도를 명확히 구분하고 신호체계, 가로등 등 기본적인 안전시설을 충분히 갖춰 학생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세운지구, 오피스 변혁 가능할까…또 20년 표류 안 하려면

2006년 세운지구가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지 20년 만에 서울시가 세운상가 6구역 일대 도시계획 밑그림을 완성했다. 시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6-1-1구역과 6-4-1구역의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안을 지난달 30일 수정 가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을지로에 대규모 오피스와 주상복합, 녹지공간이 들어설 기반이 마련됐다.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는 2028년 이후 도심권역(CBD)에 대우건설이 개발 중인 원엑스(ONE X)와 세운지구 개발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가 잇따라 진행되면서 공급 과잉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시계획의 큰 틀이 마련된 지금, 세운지구가 도심 복합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20년간 발목을 잡아온 것은 무엇이고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시는 제6차 도시재정비위원회를 열고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6-1-1구역과 6-4-1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안)을 각각 수정가결했다. 이번 계획 지정으로 을지로 업무기능이 강화되고 도심 주거 공급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을지로3가역 인근 세운6-1-1구역에는 프라임급 대규모 오피스 시설과 오피스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저층부에는 벤처기업집적시설·창조교류플랫폼·근린생활시설 등을 한곳에 모아 도심형 복합혁신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대지면적의 47% 이상을 개방형 녹지로 계획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인접한 6-1-4구역의 광장형 도심숲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녹지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통행 개선을 위해 을지로3가역 7번 출구를 대상지 내부로 옮긴다. 을지로 지하상가와 건축물 지하 공간을 통합해 상업거점을 개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세운6-4-1구역에는 주상복합 거점이 조성된다. 1만9418.2㎡ 규모 촉진구역을 신설하고 주거·업무(오피스텔)·판매기능이 도입된 복합개발계획을 수립한다. 건축계획안에 따르면 대상지는 지상 49층 규모의 공동주택 999세대를 공급하고 복합시설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번 계획에는 공공임대산업시설을 설치해 기존에 세운상가에 있던 세입자의 재정착을 지원한다. 인쇄업 등 도심산업 종사자와의 상생을 위한 공공기여 방안도 반영됐다. 세운지구 도시계획 가이드라인이 나오면서 CBD 일대 오피스 시장에도 다시 관심이 쏠린다. 과거에는 도심 노후화와 여의도 개발 등의 영향으로 금융회사들이 CBD를 떠났다. 최근에는 도심 재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금융권을 비롯한 기업들이 다시 도심으로 돌아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는 향후 CBD에 공급과잉으로 임대료나 자산가치가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만큼 을지로에 대규모 오피스 공급 소식은 기정사실처럼 들린다. 그러나 세운지구 개발사업이 20년 간 표류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도시정비 전문가들은 세운지구가 20년 동안 표류한 이유로 '재정비촉진지구 제도의 특성'과 '제도적 일관성의 부재'를 꼽는다. 재정비촉진지구는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일반 재개발과 달리 여러 구역을 하나로 묶어 도시 전체의 통일성과 연속성을 확보하도록 설계된 제도다. 당초에는 개별 사업을 따로 추진하는 것 보다 도시계획을 일괄적으로 수립해 사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한 구역의 높이나 용적률, 개발 방식이 바뀌면 인접 구역과의 연계성까지 다시 검토해야한다. 계획 변경이 반복되다보니 한 구역의 지연이 다른 구역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전체적인 사업 속도가 늦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서울시장 교체에 따른 정책 기조 변화도 주민들의 불신을 키웠다. 오세훈 시장 시절 전면 철거 중심이던 계획은 박원순 시장 시절 도시재생과 보존 중심으로 바뀌었다. 이후 다시 오 시장이 복귀하면서 고밀 녹지생태도심으로 선회했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동의서를 받으러 다니면 사인을 잘 안 해준다고 들었다"며 “20년 동안 정비 방침이 일관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기획부동산이나 업자들이 등장했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니 주민들 사이에 '어차피 또 엎어질 것'이라는 불신이 깊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6-4-1 구역은 현재 아직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한 채 준비위원회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시는 이번 변경안을 통해 세운 6-4-1구역 등에 공공임대산업시설을 조성해 기존 인쇄업체 등 도심산업 종사자의 재정착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세의 70~80% 수준으로 임대료를 책정해 상생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회의적이다. 세운지구의 핵심 산업인 인쇄업은 대형 윤전기와 종이 원료, 완성품을 지속적으로 운반해야 하는 특성상 1층 공간이 필수적이다. 지하나 상층부로 이전할 경우 장비 반입 자체가 어렵고 물류비 부담도 크게 늘어난다. 사업을 추진하는 토지 소유주나 디벨로퍼(시행사) 입장에서도 가장 사업성이 높은 1층 상가를 공공임대산업시설로 제공하는 데 부담이 적지 않다. 공공임대산업시설을 마련하더라도 실제 재정착 과정에서는 상당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 방식을 둘러싼 충돌도 남아있다. 6-4-1구역의 경우 재개발준비위원회는 신성상가아파트를 포함한 조합방식 통합개발을 원하지만, 시행사 측은 해당 아파트를 제외하고 매입방식의 분리개발 추진을 선호했다. 전문가들은 소형 지분자가 많은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이 포함될 경우 조합의 의사결정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3구역에서는 1+1 분양권 배분과 이익 배분을 둘러싼 갈등으로 관리처분계획을 둘러싼 소송이 이어졌고 사업이 상당 기간 지연된 사례가 있다. 세운지구가 또 다시 20년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 조합 정관에 권리관계와 이익·부담에 대한 균형 배분 원칙을 명시해야 한다. 프리미엄 상승에 따른 지분 갈등이나 다수결에 의한 정관 변경 리스크를 명시해둬야 사업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도심산업 종사자들의 재정착을 지원하는 과정에서도 업종의 특성을 고려한 협상안을 통해 현실적인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장귀용 도시정비 전문가는 “도시계획이 확정됐다고 사업이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과정이 시작되는 것"이라며 “주민 간 이해관계 충돌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풀지 못하면 또다시 계획 변경과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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