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조직 해체 및 분리 위기를 한 차례 피했다. 정부가 개편 방안을 철회하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서 뺀 덕분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공공기관 재지정을 비롯한 이슈가 남아있는 만큼 소비자 보호를 비롯한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워 '완전진화'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정치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정책 기능을 유지하는 상태로 서울에 머문다. 금융감독원의 경우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기능이 빠지면서 금융당국의 무게감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는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 뿐 아니라 가계부채 대책과 석유화학 구조조정 등 굵직한 사안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감독 역량을 높여 주가조작을 비롯한 사고 예방에도 나선다. 보험·카드업권을 덮친 사이버 공격과 불법사금융 등에 따른 피해 방지를 위해서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180여명을 소집한 데 이어 이들의 권한 강화를 비롯한 제도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진행한 합동 브리핑에서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그간 금융권 자율에 맡겨진 부분이 많아 상대적으로 보안 투자와 조직 관리가 소홀했다"고 발언하고, 롯데카드 고객정보 유출사태와 관련해 '엄중제재'를 언급하는 등 당국의 역할 확대를 시사했다. 금감원으로서는 정부와 여당이 공공기관 지정 카드를 놓치 않는 것이 부담이다. 공공기관 지정은 법을 개정할 필요 없이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결정으로 가능하다. 공운위 심의 및 의결은 통상 1월에 이뤄진다. 금감원 직원들은 독립성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 금감원이 공공기관으로 됐다가 이같은 문제 등으로 인해 해제된 바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전 부서에게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조하고, 금감원 비상대책위원회가 '사전예방적 소비자 보호 태스크포스(TF)' 신속 추진을 내용으로 하는 내부 메세지를 보낸 것도 정부 기조와 부합하는 행보를 토대로 '주가' 회복을 목표로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사들은 금융당국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의 일명 '이자장사'와 고·저신용자에 적용되는 금리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38년 지기가 금감원장으로 임명된 것도 금융당국의 고삐 조이기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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