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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광화문에 대심도 빗물터널 구축…기후위기 대응력 강화

4월에 서울 기온이 29℃(도)까지 오르다가 일부 지역에서 역대 가장 늦은 한파 특보가 발령되는 등 이상 기후 현상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는 역대 최악의 산불과 영동지방 가뭄으로 이상 기후가 극한으로 나타난 해였다. 이에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력을 기존보다 높인 대책을 발표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상청,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와 함께 21일 전남 여수 베네치아호텔에서 '대한민국 기후위기 진단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여수에서 20~25일 열리는 녹색대전환 국제주간 및 기후변화주간 행사에 맞춰 진행됐다. 양승욱 기후부 기후적응과 사무관은 '국가 기후위기 적극 대응 대책 2026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여름철 홍수에 대비해 홍수특보 지점 확대를 위해 수위관측소 40개소를 추가한다. 하천 수위 상승 시 인근 사람과 차량을 인지하는 지능형 CCTV 1000대를 도입한다. 또 홍수 대비 차원에서 하수도 정비 중점관리지역을 지난해 228개소에서 올해 10개소 이상 추가한다. 강남역과 광화문 인근에는 대심도 빗물터널을 건설하고, 물 부족 예상 지역에는 공업용수도 5개소와 광역상수도 3개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산불 예방을 위해 대형 헬기 1대와 진화 차량 12대를 확충하고, 대형 산불 확산 방지를 위한 내화수림대 조성과 산불 예방 숲가꾸기를 추진한다. 기후위기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전국 단위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우리동네쉼터 등 취약지역 인프라를 105개소 조성한다. 또한 단열창호 시공과 냉난방기 교체 지원을 기존 5만4000가구에서 5만6000가구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취약계층 보호 등 구체적인 실행 기반을 담은 '기후위기 적응법' 제정을 추진한다. 노경숙 기상청 기후변화감시과장은 기후위기 대응 대책의 근거가 되는 우리나라 이상기후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노 과장은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농도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2024년 이산화탄소 농도는 429.2ppm으로 전년보다 5ppm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는 산불, 폭염, 폭우, 가뭄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했던 해였다. 노 과장은 “지난해 3월 하순 이례적으로 고온·건조한 날씨와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이 불면서 대형 산불이 확산되기 쉬운 기상 조건이 형성됐다"며 “해외 연구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300년에 한 번 발생하는 수준이며, 온난화로 인해 발생 가능성이 2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다"고 밝혔다. 폭염은 6월 중순부터 북태평양고기압이 빠르게 확장되면서 이른 더위가 나타났다. 7~8월 여름철 평균기온은 25.7도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7~9월에는 시간당 100mm 이상의 기록적인 호우와 폭염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반면 강원 영동지역에는 108년 만의 극심한 가뭄이 나타났다. 강릉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준공 이후 최저치인 11.5%까지 떨어졌다. 기상청은 이에 따라 국가 기후변화 감시·예측 정보 통합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기후변화 원인을 규명하는 분석 정보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韓 에너지안보, 재생에너지 확대 달려 있어…2030년 20% 이상”

전남 여수에서 열린 '녹색대전환(GX) 국제주간'에서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가 재생에너지에 달려 있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RE100(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캠페인을 이끄는 영국 민간단체인 클라이밋그룹과 공동으로 21일 여수 소노탐호텔에서 '인공지능(AI)시대 에너지 전략대화'를 개최했다. 마이크 피어스 클라이밋그룹 총괄이사는 “전 세계가 화석연료 가격 급등과 인공지능으로 인한 새로운 에너지 수요 증가에 직면한 상황에서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미래 경쟁력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RE100 회원사들의 전력 사용량은 국가 전체 소비량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기후부는 이들 기업의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직접전력구매계약(PPA) 활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20일 전남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녹색 전환은 환경을 넘어 미래 경쟁력과 생존이 걸린 과제다. 기존 전력 체계만으로는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행사에서 “한국을 비롯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은 단기적 시장 충격과 경제적 어려움을 넘어, 에너지 안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며 “에너지 대전환을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 이상 달성하고 녹색 제조 강국으로 도약해 지역균형발전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국민 세금으로 마련된 보조금이 지원된 태양광 발전설비에는 국산 모듈과 인버터를 쓰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 전환을 위해 태양광을 확대하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산업을 통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이는 정부의 태양광 확대 정책 수혜가 중국에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발언이다. 그는 “한국까지 무너지면 세계 태양광 시장은 (중국이 차지한) 단일 시장이 되기에 우리 태양광 산업을 다시 키워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25일까지 이어지는 녹색대전환 국제주간에는 탄소중립 관련 포럼, 청년 참여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가 함께 진행된다. 기후변화주간은 2009년부터 지구의 날(4월 22일)이 포함된 주간에 진행되는 행사다. 또한 이번 행사는 오는 11월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를 앞두고 주요 현안을 점검하는 자리로, 198개 당사국과 국제·비정부기구 관계자 1000명이 참석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2일 지구의 날] 한계 도달한 지구…국가 단위론 해결 못하는 수준

22일은 지구의 날. 1970년 미국에서 처음 행사를 개최한 지 56주년을 맞았다. 인류 활동이 지구 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되돌아 보고,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전환할 방법을 생각하는 날이기도 하다. 국제 사회는 기후·에너지 위기를 걱정하고 있지만, 현재 지구가 직면한 위기는 기후 문제가 전부는 아니다. 기후 위기 외에도 종다양성의 붕괴, 심화되는 물 부족, 그리고 통제 불능 수준으로 증가하는 폐기물 문제도 있다. 지구의 날을 맞아 각각의 실태와 전망, 대응 과제를 짚어본다. ◇종다양성 위기: “육지 80% 영향권" 종다양성 상실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인류 생존 기반인 생태계 서비스를 흔드는 구조적 위기다. 미국 듀크대학교의 스튜어트 핌 교수팀이 지난 2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 관측 자료 기준으로 지구 육지의 약 80%가 이미 인간 활동의 영향을 받고 있고, 이 가운데 절반은 농업 용지로 전환된 상태다. 특히 전 세계 육상 생물종의 약 3분의 2가 서식하는 열대우림의 파괴는 종다양성 감소를 가속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세계자연기금(WWF)과 런던 동물학회(Zoological Society of London)은 전 세계 척추동물 개체군 변화를 추적해 '살아있는 지구 지수(LPI)'를 산출해 발표하는데, 1970년 대비 각 개체군의 규모가 평균적으로 73% 줄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수치는 일부 지역과 종에서의 급격한 감소가 반영된 결과로, 생태계 전반의 압박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듀크대 연구팀은 LPI가 제시하는 '73% 개체군 감소' 같은 수치가 경고 효과는 크지만, 현장의 실제 변화 양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 지역별·종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실증적 보전' 접근이 필요하고 강조했다. ◇수자원 위기: '데이제로 가뭄' 현실화 기후변화와 인구 증가가 맞물리면서 물 부족은 새로운 임계점에 접근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과 부산대 통합기후시스템과학과 연구팀이 지난해 9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한 논문은 '데이제로 가뭄(DZD)'의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경고한다. 이는 강수 부족과 수요 증가가 겹치며 저수지가 완전히 고갈되는 극한 상황을 의미한다. 연구에 따르면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 수준에 도달할 경우, 전 세계 인구 약 9%인 7억5000만 명 이상이 이러한 극단적 물 부족에 노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중해 연안, 남아프리카, 북미 일부 지역은 2030년대에 이미 이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산업 부문의 물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 동북대 연구팀이 지난해 10월 '네이처 지속가능성 (Nature Sustainabilit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소재 생산 과정에서 소비되는 '블루 워터'는 1995년 251억㎥에서 2021년 507억㎥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철강 생산이 약 39.4%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물 위기 대응을 위해 △지구 온난화 억제 △하수 재이용 및 해수 담수화 확대 △소재 소비 절감 등 '물-소재 넥서스' 기반의 통합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폐기물 위기: 순환경제 전환 시급 폐기물 문제는 인류 경제 활동이 남긴 가장 가시적인 부담이다. 최근 세계은행(World Bank)이 발표한 '폐기물의 모든 것(What a waste) 3.0'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도시 고형 폐기물 발생량은 25억6000만 톤이며,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50년에는 38억6000만 톤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 보고서는 2012년과 2018년에 이어 세 번째로 발간된 개정판이다. 특히 저소득 국가의 폐기물 발생량은 124%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관리 인프라는 이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전 세계 폐기물의 약 30%는 수거되지 않거나 비위생적으로 처리되고 있다. 이는 홍수, 질병 확산, 해양 오염으로 이어지는 직접적 원인이다. 플라스틱의 경우 연간 발생량의 29%인 약 9300만 톤이 부적절하게 관리되고, 이 중 65%는 일회용 제품이다. 폐기물 부문 온실가스 배출도 심각하다. 2022년 기준 이산화탄소 환산(CO₂e)톤으로 약 12억8000만 톤가 배출됐는데, 대부분은 메탄으로 기후변화를 가속한다. 경제적 손실 역시 크다. 동남아시아 중소득 국가에서는 미수거 폐기물로 인한 손실이 톤당 약 375달러에 달해, 적정 처리 비용을 상회한다. 세계은행은 보편적 폐기물 관리 체계 구축을 위해 중소득 국가는 국내총생산(GDP)의 0.3~0.5%, 저소득 국가는 약 0.8% 수준의 공공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해법으로는 생산자책임재활용(EPR) 확대, 제품 설계 단계에서의 폐기물 감축, 음식물 쓰레기 분리·퇴비화 등을 통해 '순환경제'로의 구조적 전환이 요구된다.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 지구가 보내는 신호는 분명하다. 생물다양성을 복원하고, 수자원을 보존하며, 폐기물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문제는 종다양성, 물, 폐기물 문제는 서로 얽혀 있으며, 개별 이슈로 나눠 대응하는 것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 미시건주립대 류젠궈 교수팀은 지난 1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를 '메타커플링(metacoupling)' 구조로 설명했다. 한 지역의 자원 소비와 정책이 전 지구적 연쇄 영향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어느 한 국가가 울타리 내에서 독자적인 노력만으로 문제에서 풀려날 수도 없다. 글로벌하게 연결돼 있어 국제적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최근 국제 저널 '거주가능한 행성(Habitable Planet)'에 발표한 논문에서 스위스 쥐리히 연방공과대 연구팀은 “현재의 환경 위기는 단순한 '지속가능성' 문제가 아니라 문명의 존속 여부를 가르는 '존재론적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특히 인간 사회는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도록 진화한 행동 패턴을 가지고 있어, 자원 고갈, 기후 변화, 전쟁과 같은 자멸적 경로로 쉽게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정책과 사회 시스템은 수십 년이 아니라 수백만 년 단위의 장기적 관점에서 재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기후활동가 김보림 씨 ‘골드만 환경상’ 수상…국내 두번째 수상자

2026년 '환경 노벨상'으로 불리는 골드만 환경상 수상자로 한국의 기후활동가 김보림(33)씨가 선정됐다. 아시아 지역 대표로 이름을 올린 이번 수상은 한국 환경운동이 '세대 주도형 권리 투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골드만 환경상 재단은 20일 김씨 등 올해 수상자 6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골드만 환경상은 1989년 미국의 자선가 리처드와 로다 골드만 부부가 제정한 상으로, 매년 전 세계 6개 지역에서 풀뿌리 환경운동가를 선정한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20만 달러(약 3억 원)의 상금이 수여되며, 국제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환경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김 씨의 수상 배경에는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지난 2020년부터 '헌법 소송'이라는 전략을 선택한 점이 있다. 그는 청소년 단체 '청소년기후행동'의 핵심 활동가로서, 전국 청소년 원고단을 조직하고 법률가·연구자들과 협력해 국가의 기후정책을 헌법적 쟁점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특히 △기후위기가 청소년의 생존권과 환경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한다는 점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과학적 기준에 미달해 미래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전가한다는 점 △장기 감축 경로가 부재해 정책의 실효성이 없다는 점 등을 핵심 논거로 정리해 소송 전략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김 활동가는 단순한 참여자를 넘어, 청소년 당사자의 목소리를 사회적 의제로 확장하는 데 집중했다. 거리 집회와 학교 기반 캠페인을 통해 원고단을 확대했고, 기후과학 자료와 정책 분석을 결합한 대중 설명 활동을 병행했다. 또한 해외 청소년 기후소송 사례를 조사해 국내 법리에 맞게 재구성하며, 한국형 '기후 헌법소송' 모델을 정립하는 데 기여했다. 그 결과 2024년 8월 헌법재판소는 정부의 기존 기후정책이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특히 국가가 장기적 감축 경로를 명확히 제시하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지적했고, 이에 따라 정부는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법적 구속력이 있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립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됐다. 이와 관련 최근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에서는 공론화위원회를 운영한 바 있다. 이번 수상은 한국 환경운동의 역사와도 연결된다. 한국에서는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이 1995년 같은 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공해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부각시키고 시민 환경운동의 기반을 구축한 공로를 인정받았으며, 당시 상금을 환경센터 건립에 기부했다. 31년 만에 다시 한국 수상자가 나온 이번 사례는 '시민운동 1세대'에서 '기후권리 세대'로의 전환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6년 수상자는 모두 여성이라는 점도 특징적이다. 나이지리아의 이로로 탄시는 멸종위기 박쥐 서식지 보호 운동을 이끌었고, 영국의 세라 핀치는 화석연료 개발 전 기후영향 평가를 의무화하는 판결을 끌어냈다. 파푸아뉴기니의 테오닐라 로카 매트봅은 광산 피해 복구 약속을 받아냈으며, 미국의 알래나 아칵 헐리는 알래스카 대형 광산 개발을 저지했다. 콜롬비아의 유벨리스 모랄레스 블랑코는 수압파쇄 도입을 막아낸 공로로 선정됐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22일 ‘지구의 날’ 본사 주최 ‘ESG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 개막

에너지경제신문과 환경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2026 대한민국 ESG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이 지구의 날인 오는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다. 이번 포럼은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상실로 지구 생태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기업의 새로운 경영 과제로 부상한 자연자본(Natural Capital) 공시와 생물다양성 보존 문제에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는 정부, 학계뿐만 아니라 주요 기업 관계자, 관련 전문가 등 약 5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오후 1시 30분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개막 행사에서는 이창석 국립생태원장이 기조연설을 맡는다. 이 원장은 기조연설에서 온전한 생태계를 모방하는 '참조 정보(Reference information)' 기반의 과학적 복원이 탄소 흡수 능력을 극대화하는 핵심이고, 이를 입증하는 정량적 데이터를 자연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협의체(TNFD) 공시 보고서에 담아야 한다고 밝힐 예정이다. 개회식에서는 또 박기영 환경재단 그린CSR센터 국장과 염형철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대표, (주)땡스카본 김해원 대표 등의 사례 발표도 이어진다. 사례 발표에서는 국내외 기업의 자연자본 공시 준비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이 단순한 사회공헌(CSR)을 넘어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 전략과 재무적 가치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될 전망이다. 특히, 훼손된 생태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기능을 회복했는지 측정하는 정밀한 모니터링 데이터가 기업의 공시 신뢰성을 확보하는 강력한 수단임을 설명하는 발표도 준비돼 있다. 본 포럼에서는 3개의 세션이 진행될 계획이다. 개회식에 이어 오후 3시부터 국립생물자원관 주관으로 '자연자본 공시와 측정동향'을 주제로 한 제1세션이 진행된다. 세션 1은 자연자본 공시가 자발적 참여를 넘어 국제회계기준과 연계된 글로벌 의무 제도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는 최신 규제 동향을 집중적으로 다루게 된다. 특히 SK증권의 TNFD 시범 보고서 발간 사례가 공유될 예정인데, 이는 자본시장의 평가 기준이 '기후'에서 '자연'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또 제2 세션은 개막식에 앞서 이날 오전 대한상의 의원회의실에서는 국립생태원 주관으로 열리며 '기업과 생물다양성'이 주제다. 세션 2에서는 국내 상장사들의 TNFD 권고안 준수율이 평균 21%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식별된 자연 리스크를 재무적 영향과 의사결정에 내재화하는 고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내륙습지와 같이 저평가된 탄소흡수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여 네이처 포지티브(Nature Positive, 자연 순증) 목표를 달성하는 자연자본 자산화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지속가능한 공시 성공적 안착 방안'이 주제인 제3 세션은 의원회의실에서 오후 3시부터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주관으로 열린다. 세션 3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성과가 기업의 자본비용 절감과 부도 리스크 감소로 이어지는 강력한 '투자의 언어'이자 자본 배분의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데이터로 입증했다. 포스코홀딩스의 내부 탄소가격제 등 선도적인 공시 대응 사례와 함께, 환경산업기술원이 추진하는 공시 인프라 강화 및 중소·중견기업 지원 로드맵이 상세히 소개될 예정이다. 한편, 행사 참가 사전 접수는 지난 17일 마감됐으나, 개막식과 제1세션 등은 현장 접수 후 참가할 수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12차 전기본의 뜨거운 감자 ‘LNG’…“역할 재정의 필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올 연말까지 수립할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은 오는 2040년까지 15년 간 우리나라가 사용할 전력량을 예측하고 공급 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향후 에너지 정책 수립의 최우선 기초 자료가 된다. 지난해 2월에 확정된 11차 전기본에 따르면, 한국의 전력 수요는 2023년 약 580TWh(테라와트시, 1TWh=10억 kWh)에서 2038년 약 735.1TWh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기후부는 오는 22일 개최할 예정인 국민 대토론회에서 2040년까지의 전력수요 전망결과(잠정안)을 공개할 예정인데, 11차 전기본보다 전력 수요-공급을 낮게 전망할 수도, 높게 전망할 수도 있다. 문제는 전력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만이 목표의 전부가 아니라는 데 있다.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글로벌 목표와 국가 경제성장 전략을 동시에 구현해야 하는, 사실상의 국가 미래 설계도에 가깝다. 특히, 전력 수요에 따라 전원 믹스의 내용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이는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 정책 변수인 만큼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최근 국내외 학계에서 발표된 연구들은 현재의 한국 에너지 정책 경로가 국제 기준과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보다 정교하고 과학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의 지적을 12차 전기본 수립에 반영한다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가장 큰 문제는 LNG"…글로벌 기준과의 구조적 괴리 현재 전력 계획에서 가장 시급하게 재검토해야 할 부분은 천연가스(LNG) 발전 비중이다. 카이스트(KAIST) 경영공학부 엄지용 교수팀이 최근 국제 학술지 ' 아이 사이언스(i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파리협정(1.5~2℃ 목표)을 충족하는 글로벌 시나리오에 맞춘다고 하면, 2050년 국내 가스 발전 용량은 29.4GW(기가와트, 1GW=100만 kW)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시나리오들의 중앙값 기준). 그러나 제11차 전기본에서는 이미 2038년에 69.2GW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글로벌 기준과 비교할 때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를 '실질적인 부조화'로 평가했다. 이는 한국의 전력 정책이 국제적 탈탄소 경로와 충분히 정합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최근 벌어지는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LNG 공급이 불안정해진 것, 가격이 급등한 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따라서 12차 전기본에서는 LNG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2030년 이후 가스 발전 용량을 점진적으로 감축하는 경로를 명확히 제시하고, LNG를 장기적인 주력 전원이 아니라 재생에너지로 이행하기 위한 '제한적 교량 연료'로 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기존 LNG 발전소에 수소를 혼합하거나 암모니아를 혼소하는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화석연료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재생에너지, “양적 확대 넘어 질적 전환으로" 재생에너지 정책 역시 단순한 보급 확대를 넘어 구조적 전환이 요구된다. 홍익대 상경학부 김수이 교수는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에 발표한 논문에서 1990~2023년까지의 국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화석연료 공급이 1% 증가할 때 국내총생산(GDP)는 0.1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원자력은 공급이 1% 늘어날 때 GDP가 0.097% 증가했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1% 증가할 때 GDP 증가는 0.03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의 재생에너지 정책이 환경적 측면에서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산업적·경제적 측면에서는 아직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원인으로는 2023년 기준 재생에너지 비중이 5.95%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과, 태양광 및 풍력 산업의 핵심 기술과 장비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적 한계가 지목된다. 따라서 12차 전기본은 단순히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이를 국가 산업 전략과 긴밀히 연계해야 한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등 핵심 소재의 국산화 전략이 필요하고, 풍력 분야에서는 핵심 부품과 시스템 기술의 자립도를 높이는 정책이 요구된다. 또한 국산 장비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기존의 공급의무화(RPS) 중심 정책에 더해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병행하는 등 정책 수단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원자력, 이념 아닌 데이터로 접근해야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는 보다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아랍에미리트 샤르자대학교와 터키 니샨타쉬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연구에서, 원자력 에너지 소비가 1% 증가할 경우 생태발자국이 0.06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재생에너지 확대를 포함한 녹색성장은 1% 증가 시 생태발자국을 0.107%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이는 원자력이 환경 질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에너지원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글로벌 탄소중립 시나리오와의 정합성 문제도 존재한다. 한국의 원전 용량은 2023년 기준 24.7GW인 반면, 파리협정 준수 시나리오를 따를 경우 중앙값은 2050년 기준으로 16.3GW 수준에 불과하다. 글로벌 수준보다는 현저히 높다. 글로벌 기준에서 원전 확대를 제한적으로만 허용하는 것은 비용과 건설 기간, 사회적 수용성 등의 현실적 제약이 반영된 결과다. 국내 원전 설비 용량이 반드시 글로벌 수준을 따라야 할 이유는 없는 셈이다. 다만 현실에서는 제약도 적지 않다. 원전은 출력 조정이 제한적이어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계통 운영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신규 건설에는 장기간이 소요된다. 또한 투자 비용과 사회적 수용성 문제도 여전히 변수다. 결국 12차 전기본에서 원자력 정책은 '확대냐 축소냐'라는 이분법적 접근을 넘어, 계통 안정성과 탄소 감축 효과, 글로벌 경로와의 정합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적화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다양한 신기술까지 반영한 통합적 에너지 모델링이 필수적이다. ◇전력계획을 넘어 '국가 전략'으로 한국 에너지 정책에 대한 국내외 비판을 종합하면, 12차 전기본은 단순한 전력 공급 계획을 넘어 국가 산업과 기후 전략을 아우르는 통합적 정책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앞의 논문들에서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전원 믹스를 구축하고, 원전은 보완적 역할로 활용하며, 화석연료 의존도를 과감히 낮추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원자력 역시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그 역할을 설정해야 한다. 재생에너지는 변동성이 크지만, 원전은 안정적인 기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재생에너지 중심 구조에 원전이 보완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두 에너지원의 동시 확대는 단순한 정책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전력망·에너지 저장장치·수요관리 등 시스템 전반의 혁신이 함께 이뤄질 때 가능한 과제다. 결국 12차 전기본의 핵심은 전기를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를 어떤 에너지 구조 위에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선택이 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12차 전기본 수립 과정은 한국의 에너지 정책 방향을 결정 짓는, '골든타임'이 될 수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E칼럼] 지구의 날, 다시 생각하는 환경의 의미

4월 22일 오후 8시, 서울 남산타워를 비롯하여 주요 랜드마크와 공공기관의 조명이 꺼진다. 1970년 시작된 지구의 날(Earth Day)을 기념하기 위해 2009년부터 우리나라가 시작한 소등행사다. 이 행사를 통해 얻는 전력 절감 효과는 작지만, 그보다 도시의 불빛이 잠시 멈추는 장면은 평소 당연하게 사용하던 에너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원유유출 사고를 계기로 시작된 지구의 날은 레이첼 카슨의 저서, “침묵의 봄"과 함께 근대 환경운동의 시작이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당시 발표된 “지구의 날 선언문"은 인간이 환경파괴와 자원 낭비로 인해 자연과 조화롭게 살던 전통적 가치가 파괴되고 있음을 경고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시민의 생활 문화 개선을 촉구했다. UN이 정한 환경의 날(6월 5일)은 국가와 정부 중심의 하향식(top-down) 성격을 가진 반면, 지구의 날은 시민이 중심이 되어 환경 문제를 국가 및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린 상향식(bottom-up) 운동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해외에서는 해변 청소, 나무 심기, 학교 교육, 지역 장터, 기후행진 같은 시민참여형 활동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지구의 날 주제는 “Our Power, Our Planet"이다. 여기서 Power는 전기와 에너지 외에 시민의 힘을 뜻한다. 이 주제를 선정한 배경에는 전쟁과 경기 침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세계의 관심이 당장의 경제와 안보 문제에 집중되면서 환경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밀리고 있다는 현실적 우려가 반영되어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매년 1,900만~2,300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강과 호수,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인구의 대부분이 권고 기준을 넘는 오염된 대기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해외 주요 언론들도 지구의 날을 맞아 환경문제의 현실적 영향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로이터(Reuters)는 물 부족과 생물다양성 문제가 농업과 생활비에 직접 연결되어 있다고 보도했고, 영국 가디언(Guardian)은 자연생태계 훼손이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재난 대응 능력과 식량 및 물 공급 안정성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결국 환경은 식량과 물 공급, 에너지 안정처럼 우리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탱하는 중요한 조건이자 기반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물론 국가와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수자원 관리, 산업 규제, 에너지 전환, 폐기물 제도는 제도적 설계 없이는 작동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에너지 사용, 소비 습관, 이동 방식, 생활 속 선택은 결국 시민의 행동에서 결정된다. 결국 올해, 지구의 날 주제어가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지구를 지키는 일은 정부만의 일이 아니라 시민의 작은 실천과 지속적인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도 소등이라는 상징에 머무르지 않고 참여의 폭을 더 넓힐 필요가 있다. 지역 단위 청소 활동, 학교 중심 환경교육, 생활 속 자원순환 실천 같은 작지만 구체적인 행동이 함께할 때 지구의 날은 더 현실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환경은 거대한 선언보다 반복되는 생활의 변화 속에서 오래 남는다. 미국에서 도시 녹화와 생활환경 개선 운동을 이끌었던 전 영부인 레이디 버드 존슨은 “환경은 우리 모두가 만나는 곳이며,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유일한 것"이라고 말했다. 4월 22일, 전국의 불빛이 10분간 잠시 줄어드는 시간은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다. 그 짧은 시간은 환경을 정부의 과제로만 남겨둘 것인지, 아니면 시민 각자가 생활 속에서 먼저 실천할 것인지를 묻는다. 결국 환경은 누군가 대신 책임질 수 없는,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삶의 기본 조건이다. ekn@ekn.kr

내일 아침 기온 ‘뚝’…“역대 가장 늦은 한파 특보”

오는 21일 전국의 아침기온이 5~10℃(도) 가량 떨어질 전망이다. 이날 관측 이래 가장 늦은 한파특보가 발령됐다. 20일 기상청은 강원 남부 산지와 충남 공주·금산, 전북 무주에 한파주의보를 발령했다.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이틀 이상 영하 12도를 밑돌거나, 급격한 기온 하강으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이번 한파특보는 한파특보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기 시작한 지난 2005년 7월 이후 가장 늦은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21년 4월 13일 오전 10시 중부와 남부 내륙, 산지 지역에 발령된 사례다.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21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2~11도, 낮 최고기온은 6~22도로 예보됐다. 아침 기온은 전날보다 5~10도 가량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강원 내륙과 산지는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얼음이 어는 곳도 있겠다. 북서풍을 타고 황사도 유입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에서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후 신호등] 원유 수입다변화, 준비는 됐나? 韓 정유산업에 묻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세계 에너지 공급의 핵심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의 봉쇄에 미국이 '역봉쇄'로 맞서면서 언제 다시 완전히 열릴지 알 수 없는 상태다. 글로벌 원유 공급량의 20% 이상이 이 좁은 해협을 통과한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세계 경제 전반에 구조적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원유의 안정적 수급에 산업 기반을 의존하고 있는 국가들, 그중에서도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약 70%에 이르는 한국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우리 정부와 정유업계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미국산 셰일 오일과 서아프리카산 원유 도입을 확대하고, 장기 계약 구조를 재조정하면서 물류 경로 다변화까지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은 어디까지나 '조달 전략'에 불과하다. 진짜 문제는 그 다음 단계에 있다. 즉, 도입된 원유를 기존 설비에서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느냐는 기술적 문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석유화학 산업은 지난 수십 년간 중동산 원유를 전제로 설계·최적화돼 왔다. 이 때문에 원유 수입 다변화는 단순한 원료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정유 공정 전체의 열역학적 조건, 반응 경로, 촉매 선택, 설비 재질까지 모두 연결된 '시스템의 문제'다. ◇설계 원유(Design Crude)에 묶인 산업 구조 정유 공장은 특정 성질의 원유를 처리하도록 설계된다. 이를 '설계 원유(design crude)'라고 하는데, 이 기준은 단순한 참고값이 아니라 공정 설계의 출발점이다. 상압증류시설(CDU)의 온도 프로파일, 가열로의 열부하, 열교환기 네트워크, 촉매 반응 조건 등은 모두 이 설계 원유의 물성에 맞춰 최적화된다. 불가리아 국립과학아카데미 연구팀이 지난 2024년 국제 학술지 '자원(Resource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설계 원유와 다른 대체 원유를 투입할 경우 정유 공정 전반에서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파울링(침적물 형성), 부식 증가, 장비 고장, 촉매 비활성화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단일 공정에 국한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상압증류시설에서 발생한 분리 효율 저하는 진공증류, 수소첨가분해, 탈황 공정 등 다음 공정(다운스트림) 전반으로 연쇄적으로 확산된다. 즉, 원유의 변화는 공정 전체의 불안정성을 유발하는 '시스템 리스크'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 한국처럼 중동산 원유에 맞춰진 구조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중동산 원유는 일반적으로 황 함량이 높고 비중이 큰 '중질·고유황유'인 반면, 미국산 셰일 오일은 비중이 낮고 황 함량이 적은 '경질·저유황유'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품질 차이를 넘어 공정 조건 자체를 변화시키는 요인이다. ◇수압파쇄 기술로 생산되는 셰일오일 미국산 셰일오일이 '경질유'로 분류되는 이유는 지질학적 특성과 조성 때문이다. 셰일오일은 수압파쇄(hydraulic fracking) 기술을 통해 근원암에서 직접 생산되는데, 상대적으로 짧은 탄화수소 비율이 높다. 이 때문에 사슬이 짧은 저비점 탄화수소, 즉 가솔린 범위의 가벼운 성분 비중이 높다. 또한 셰일오일은 포화 탄화수소 비중이 높고 아스팔텐과 같은 중질 성분이 거의 없어 점도가 낮고 흐름성이 좋은 특징을 보인다. 황과 니켈, 바나듐과 같은 불순물 함량도 낮아 '저유황 경질유(light sweet crude)'로 분류된다. 이러한 특성은 'API 중력'이 일반적으로 40°(40도) 이상 높은 값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API(미국석유협회) 중력'은 원유의 '가벼움(밀도)'을 나타내는 지표다. 쉽게 말해 물 대비 상대 밀도를 기준으로 환산한 지표다. API가 31°를 초과하면 경질유이고, 22~31°는 중간유, 22°도 미만이면 중질·초중질유로 분류한다. 다만 이처럼 가벼운 특성은 가솔린 수율을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중질유 처리에 최적화된 기존 정유 설비에서 설계 원유와 다른 조성의 원유가 유입될 경우 공정 불안정성이 발생할 수 있다. 한편, 환경 측면에서 볼 때 수압 파쇄는 암반층에 고압의 물·모래·화학물질을 주입해 균열을 만들고 그 틈으로 원유나 천연가스를 추출하는 방식이어서 지하수 오염과 토양 오염 위험이 제기된다. 또한 지반 균열 확대와 관련된 유도 지진, 그리고 메탄 누출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증가도 주요 환경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산 원유 도입이 가져오는 '설비 충격' 대체 원유 도입 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정유공장 설비는 가열로(furnace)다. 가열로는 원유를 일정 온도까지 가열해 증류 공정에 투입하는 핵심 설비로, 설계 시 특정 원유의 비중과 증류 특성에 맞춰 열부하가 결정된다. 불가리아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설계보다 가벼운 원유를 처리할 경우 증발 특성 차이로 과열 또는 국부적 열 집중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가열로는 고온·고압 환경에서 작동하는 설비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공정 전체의 안전 문제로 이어진다. 불가리아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실제 사고로 이어지기도 했다. 불가리아의 루크오일 네프토힘 부르가스(LUKOIL Neftohim Burgas, LNB) 정유소는 2009년에 상압증류시설 1호기(CDU-1)를 개보수했는데, 1년 뒤인 2010년에 설계 유종인 우랄 원유보다 훨씬 가벼운 카자흐스탄산 경질유(CPC)를 약 25% 혼합해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열전달 불균형과 과열 구간이 발생하면서 열부하 분포가 설계 범위를 벗어나고, 결과적으로 총 열부하도 증가했다. 결국 고온·고압 환경을 견디지 못한 가열로 코일이 파열되는 중대 사고로 이어졌다. 또한 경질유는 증류 특성이 달라 증류탑 내부의 유동 패턴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는 분리 효율 저하, 거품 발생 등으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제품 품질과 수율에 영향을 주게 된다. ◇촉매 오염과 공정 붕괴의 위험 정유 공정의 또 다른 핵심은 촉매다. 특히 수소첨가분해(hydrocracking)와 탈황 공정에서는 촉매의 활성도가 곧 생산성과 직결된다. 대체 원유 도입 시 가장 문제가 되는 요소 중 하나는 나트륨(Na) 오염이다. 산도가 높은 원유를 처리하기 위해 가성소다(NaOH)를 투입하거나 탈염 공정이 부실할 경우 나트륨이 촉매 표면에 축적돼 활성 부위를 차단한다. 불가리아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가성소다 투입량을 4배 증가시키면 촉매 내 나트륨 농도는 약 3배 증가하고, 이는 촉매 수명을 크게 단축시키는 요인이 된다. 나트륨은 단순한 오염 물질이 아니라 '촉매 독(poison)'으로 작용한다. 촉매 기공을 막아 반응 경로를 차단하고, 활성 금속의 기능을 저하시킨다. 그 결과 반응 효율이 떨어지고, 동일한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와 원료가 필요하게 된다. 또한 염화나트륨(NaCl, 소금)과 같은 성분은 고온에서 염산(HCl)을 생성해 설비 내부를 부식시킨다. 이는 열교환기, 배관, 증류탑 등 주요 설비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유지보수 비용을 급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혼합의 함정'…블렌딩이 만능은 아니다 정유업계는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원유를 혼합해 설계 원유와 유사한 특성을 맞추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그러나 서로 다른 원유를 혼합할 경우, 특히 설계 범위를 벗어난 원유가 급격히 투입될 경우 공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변화 예측과 달리 점도·증류곡선이 달라질 수 있고, 특히 증류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거품 발생이나 분리 효율 저하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혼합 원유의 수율은 단순 평균이 아니라 비선형적으로 거동하기 때문에 기존 경험적 모델로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중국 화동 이공대학교 연구팀이 지난 2021년 '컴퓨터와 화학공학 (Computers and Chemical Engineering)'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새로운 원유 도입 시 중간 생성물의 수율 예측 오류가 다운스트림 공정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생산 계획 문제를 넘어, 정유사의 수익 구조 자체를 흔드는 요인이 된다. 해외 연구에서는 몇 가지 해결책도 제시하고 있다. ▶해결책 ①: 인공지능 기반 '확률적 공정 최적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기술 중 하나가 '2단계 확률적 프로그래밍'이다. 중국 화동이공대학교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원유 품질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확률적 모델을 통해 공정을 최적화할 수 있다. 다양한 원유 조합에 따른 수율 분포를 확률적으로 계산하고, 최적의 블렌딩 전략과 공정 조건을 도출한다. ▶해결책 ②: 원유 '지문 분석' 기술 수입 다변화 환경에서는 원유의 성질을 신속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란 샤리프 공과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2020년 '마이크로케미칼(Microchemical Journal)'에 발표한 연구에서 기체크로마토그래피(GC-FID)와 적외선 분광법(FT-IR)에 기반한 '지문 분석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 기술로 원유의 화학적 '지문'을 분석해 경질유인지 중질유인지, 산성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지 등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해결책 ③: 공정 시뮬레이션과 열 통합 영국 헐 대학교 연구팀이 지난 2023년 '에너지원(Energy Sources)'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아스펜 하이시스(Aspen HYSYS) 기반의 공정 시뮬레이션과 열 통합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원유 조합에서도 최적 운전 조건을 도출할 수 있다. 아스펜 하이시스는 석유·가스 및 화학 공정의 흐름과 반응을 가상으로 계산해 설계와 운전 조건을 최적화하는 공정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다. ▶해결책 ④: 설비 개보수(Revamp)의 현실 궁극적인 해결책은 설비 개보수다. 그러나 이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대규모 정유 설비 개보수는 수천억 원 이상의 투자와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원유'가 아닌 '산업'을 바꿀 각오를 현재 한국이 직면한 상황은 단순한 공급망 위기가 아니다. 원유 수입 다변화는 필연적이지만, 기존 정유시설이나 산업 구조와 충돌할 수도 있다. 공급망 다변화가 곧 리스크 해소가 아닐 수 있다는 말이다. 중동산 원유에 맞춰 설계된 정유 시스템은 미국산 셰일 오일과 같은 대체 원유를 받아들이는 순간 한계에 직면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블렌딩 기술, 인공지능(AI) 기반 공정 최적화, 지문 분석, 설비 개보수 등 복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결국 중동 전쟁 위기는 한국 정유산업에 “어떤 원유든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다면, 공급망 다변화는 또 다른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이를 기술 혁신과 설비 유연성(flexibility) 확보의 계기로 삼는다면, 한국의 정유 산업은 지정학적 위기를 넘어 구조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수돗물 속 과불화화합물, 손자 세대 건강까지 위협할 수도 있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수돗물 속에 포함된 미량의 과불화화합물(PFAS)이 세대를 뛰어넘어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해외에서 발표됐다. 비록 동물 실험 결과이지만, 실제 수돗물에서 검출되는 수준의 농도에서도 생식 기능 저하와 배아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불화화합물 오염이 심한 국내 일부지역 주민들에게도 현실적인 경고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호주 애들레이드대학 로빈슨 연구소 연구팀은 최근 '환경 연구(Environmental Research)'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수돗물에서 검출되는 수준의 PFAS 노출이 3세대에 걸쳐 배아의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사실을 쥐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의 핵심은 '현실적인 노출 수준'이다. 연구팀이 실제 호주 애들레이드 지역 수돗물을 분석한 결과, PFAS 평균 농도는 L당 약 3ng(나노그램, 1ng=10억분의 1g)이었고, 이를 반영해 5ng/L와 50ng/L 농도를 실험에 적용했다. 특히 5ng/L는 미국의 강화된 수돗물 기준(4ng/L)과 사실상 같은 수준이며,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농도에 해당한다. 그러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5ng/L의 PFAS에 노출된 암컷 쥐에서 생성된 배아는 미토콘드리아 막 전위(MMP)가 감소하고, DNA 이중가닥 절단(γH2A.X 증가) 등 유전적 손상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또한 배반포 단계에서 세포 수가 최대 26~37% 감소하는 등 배아의 질 자체가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중요한 점은 이 영향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PFAS에 노출된 어미(F0)뿐 아니라, 이후 깨끗한 물만 섭취한 딸(F1)과 손주(F2) 세대에서도 동일한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와 DNA 손상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F2 세대는 이미 F0(할머니) 세대의 자궁 속에서부터 PFAS에 노출된다. F0 쥐가 임신했을 때 그 태아인 F1(어머니)의 몸속에는 장차 F2가 될 원시 생식 세포가 이미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생식 세포 형태인 F2는 독립된 개체가 되기 전, F1의 태아기 단계에서 이미 할머니가 섭취한 PFAS에 직접 노출돼 미토콘드리아가 손상을 입게 된다. 연구진은 이를 “생식세포 수준에서의 지속적 프로그래밍 변화"로 해석하면서, PFAS가 세대 간 건강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실험에서는 별도의 농도를 맞춘 물이 아닌, 수돗물 자체(약 2.7~3ng/L PFAS)를 마신 그룹에서도 동일한 손상이 나타났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실험용 고농도'가 아니라 실제 일상적 노출만으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비가역성 또한 확인됐다. 연구팀은 PFAS 노출을 중단하거나 항산화제(BGP-15, MitoQ)를 투여했지만, 활성산소는 일부 감소했을 뿐 핵심 지표인 미토콘드리아 막 전위는 회복되지 않았다. 이는 PFAS가 단순한 산화 스트레스가 아니라 세포 에너지 시스템 자체를 장기적으로 교란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편, 지난해 10월 핀란드 투르쿠대학교와 스웨덴 오레브로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랜싯 지구 보건(The Lancet Planet Health)'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임산부 혈중 PFAS 농도가 아이의 뇌 구조와 기능 변화와 유의한 연관성을 보인다고 밝혔다. PFAS는 태반과 혈뇌장벽을 통과할 수 있어 태아와 어린이에게 더욱 취약하다는 것이다. 호주팀의 연구 결과를 쥐 실험이라는 이유로 무시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낙동강 수계 수돗물에서 흔히 검출되는 농도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심각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낙동강 수계는 이미 PFAS 오염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왔다. 환경단체와 학계에 따르면 낙동강 상수원수와 정수장 수돗물에서 PFAS가 지속적으로 검출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미국 기준을 초과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부산대 오정은 교수 연구팀이 2021년 낙동강 유역 14개 정수장을 조사한 결과, 시료의 77.8%가 미국 환경청(EPA)의 기준치 4ng/L를 초과했다. 또한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에서는 일부 정수장에서 이 기준의 두 배 수준까지 검출된 사례도 보고됐다. 문제는 이러한 수치가 이번 연구에서 실제 생식 독성이 확인된 농도와 겹친다는 점이다. 즉, 낙동강 수계를 이용하는 일부 지역 주민들은 실험에서 3세대 영향이 나타난 수준 이상의 PFAS에 노출되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수 기술의 한계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활성탄만으로는 PFAS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고, 막여과 등 고도 처리 기술은 비용 부담이 크다고 지적한다. 결국 사후 처리보다 오염원 차단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2028년까지 PFAS 수질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정수장 모니터링 확대 및 고도 정수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가 보여주듯 문제는 이미 '현재 진행형'이다. 이번 호주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수돗물 안전 기준을 시급히 재설계하라는 경고인 셈이다. ◇'영원한 화합물' 과불화화합물은 탄화수소의 기본 골격에 불소 원자가 잔뜩 붙어 있는 화학물질로, 1만 종이 넘는다. 안정한 화학구조로 돼 있어 열에 강하고 가수분해·광분해·생분해가 잘 안된다.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로 불리는 이유다. 전선용 절연체, 소방용 거품, 조리기구의 테플론 코팅, 합성섬유 등에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먹는 물에서 과불화화합물 기준이 없지만, 대표적인 과불화화합물인 퍼플루오로옥탄산(PFOA)와 퍼플루오로옥탄술폰산(PFOS) 등을 감시 항목으로 정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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