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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왕진 의원 “정부 2035년 NDC 50~60%, ‘2050 탄소중립’ 포기 선언”

서왕진 조국혁신당 국회의원(비례대표)은 6일 2035 온실가스국가감축목표(NDC) 규탄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하한 50%, 상한 60%로 설정하는 20235년 NDC안은 2050 탄소중립 국가목표를 이재명 정부가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며 “조국혁신당은 정부의 이번 감축안을 거부하고, 진보개혁정당과 함께 국회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국회와 시민사회는 국제적 기준과 과학적 사실, 기후정의에 입각해 최소 61%, 나아가 65% 이상의 감축 목표가 수립되어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장해왔지만 정부가 스스로 2030년 감축목표보다 더 후퇴한 감축경로의 길을 열어 놓고 있다"며 “이번 감축안은 헌재 판결의 핵심적인 사항조차 해소하지 못한 '반헌법적 감축안'"이라고 규탄했다. 그는 “논란이 되는 산업부문은 이미 국가 총배출량의 41%를 넘는 최대 배출원"이라며 “2035년 산업부문 감축 목표는 고작 20%대로, 전력 부문 70%대, 수송 부문 60%대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다"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산업계는 여전히 '감축 수단이 48% 안 외에는 구체적이지 않다', '생산량 감축으로 이어져 국가 경쟁력이 악화될 것'이라 주장한다"며 “지난 2030 NDC 때와 단 한마디도 달라지지 않은 구태한 논리로서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한 것인지 따져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직격했다. 이어 “정부가 이런 수준의 목표를 들고 다가오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에 참석한다면 대한민국은 지구적·국제적 책임을 회피하는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다시 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소속으로, 국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40%, 2035년까지 65%, 2040년까지 85%, 2045년까지 95% 이상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지난 7월 15일 대표발의한 바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035년 NDC] 온실가스 50~60% 감축에 필요한 기술과 제도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 대국민 공개 논의 공청회에서 한 단계 강화된 감축 목표를 공개했다. 기존에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를 감축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이번에는 이를 더욱 강화해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50~60% 혹은 53~60%를 감축하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최소한 50%는 감축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가 실제 감축이 가능한 지에 대해서는 냉정한 현실 진단이 필요하다. 산업계를 중심으로 지나치게 높은 목표라는 우려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목표는 정부 측에서도 밝혔듯이 전력·산업·건물·수송·농축수산·폐기물 등 모든 부문에서 기술 혁신과 제도 개편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그렇다면 분야별로 어떤 기술과 제도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전력 부문: “석탄 줄이고 재생에너지·원전·수소 확대" 전체 국가 감축목표를 50~60%, 53~60%로 잡았을 때 전력 부문은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최소 68.8%, 최대 75.3%를 줄여야 한다. 전력 부문이 전체 국가 감축 목표의 핵심인 셈이다. 이를 위해 석탄화력발전을 대폭 줄이고, 재생에너지·원전·청정수소 발전 등 무탄소 전원 비중을 대폭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전력부문 감축을 위한 핵심 과제로는 △석탄 발전 단계적 감축 로드맵 마련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입지 규제 완화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 제정 △육·해상 풍력 인프라 확충 △차세대 전력망 구축(에너지 고속도로) 등이다. ◇산업 부문: “철강·시멘트·화학, 공정을 바꾸지 않으면 감축 불가" 산업부문은 2018년 대비 24.3~28%를 감축해야 한다. 철강·시멘트·석유화학 등 중후장대 산업은 한국 온실가스 배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이 부문에서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에너지 효율 개선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는 연료 전환과 공정 혁신 기술, 자원 순환 확대가 필수라고 제시한다. 다음과 같은 기술과 제도가 필요하다. △철강은 고로(용광로)에서 수소환원 제철로 전환하고 △시멘트는 석회석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 배합기술을 확보하고 탄소 포집·저장(CCUS)을 도입하며 △석유화학은 바이오·재활용 원료로 전환하고 △반도체는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은 가스 소재를 개발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탄소중립산업법을 제정하고, 기후테크 전략 수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건물 부문: “새 건물은 제로에너지, 기존 건물은 전기화·단열 재시공" 건물 부문은 40.1~56.2%를 줄여야 한다. 건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려면 난방·냉방 효율을 높이고, 화석연료 기반의 난방을 전기 사용으로 전환(전기보일러·히트펌프 등)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히트펌프 보급 로드맵을 수립하고, 전용 전기 요금제를 신설해야 한다. 소형 히트펌프에 대한 고효율 설비 인증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나 공공기관 히트펌프 설치 의무화도 시행해야 한다. 이와 함께 △노후 건물 단열·창호 전면 개선 사업 지원 △지역난방과 도시가스 중심에서 전기식 열 공급 체계로의 전환 등도 이뤄내야 한다.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을 의무화하고, 제로에너지 건축 의무화 등급을 강화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수송 부문: “내연기관 차량 퇴장 시간표 필요" 2018년 대비 50.5~62.8%를 줄여야 하는 수송부문은 전기차·수소차 등 무공해차 보급 가속화가 핵심이다. 수송 부문 감축은 자동차만 바꾸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건설기계와 농업기계 등의 전동화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수송 부문의 정책은 △내연기관차 판매 제한 연도 설정 논의 △대중교통 및 자전거·도보 중심의 도시 구조 조정 △전기항공기·수소선박·그린 메탄올 연료 실증 사업 확대 등의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날 공청회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통해 “2030년까지 신차의 40%, 2035년까지는 신차의 70%를 전기차와 수소차로 채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농축수산·폐기물 부문: “2030년 목표보다 퇴보" 농축수산 분야는 2018년 대비 26.1~29.3%를, 폐기물 분야는 52.6~53.6%를 줄이도록 계획했다. 농축수산 분야에서는 가축분뇨를 고체연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재생에너지 공동 이용시설 설치에 대한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폐기물 부문에서는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탈플라스틱 국가 로드맵'을 수립하고, 재생원료 사용 의무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2023년 수정한 2030 NDC에는 농축산 부문 배출량을 2030년까지 1800만톤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날 발표한 2035 NDC에서는 배출량 목표가 1950만(60% 감축안)~2040만톤(50% 감축안)으로 2030년 목표보다 더 높게 잡았다. 감축 목표 자체가 퇴보한 셈이다. 폐기물 분야도 2030년 NDC에서는 910만톤이 목표였으나 2035 NDC에서는 920만(53% 감축안)~960만톤(50% 감축안)으로 배출량이 오히려 늘었다. 다만 60% 감축안에서는 900만톤으로 2030년보다 약간 줄어드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흡수 및 제거: 탄소 저장과 이용도 시동 산림 등 신규 흡수원 확충을 위한 규제개선과 부지 확보도 추진하고, 탄소 저장을 위해 목조건축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러한 흡수원을 통해 2035년 기준 연간 3650만~3930만톤의 온실가스를 흡수 제거할 계획을 제시했다. 아울러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제거하는 포집·이용·저장(CCUS) 부문으로는 2035년 기준 연간 850만~ 2030만톤을 제거할 계획이다. 해외 감축사업을 통해 '배출권'을 확보하는 방안도 포함됐는데, 2035년 기준 2940만~3480만톤을 제시했다. CCUS는 2030 NDC에서는 2030년 기준으로 연간 1120만톤을 제거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2035 NDC 중에서 50% 감축안은 850만톤으로 잡아 처리량이 오히려 줄었다. 53% 감축안은 1120만톤으로 2030 NDC와 같았고, 60% 감축안은 2030만톤으로 2030년 계획보다 다소 늘었다. 국제감축도 2030 NDC에서는 3750만톤을 제거하는 것으로 목표를 정했는데, 이번 감축안에서는 2940만(50% 감축안)~3480만톤(60%감축안)으로 줄었다. 개발도상국도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야 하는 파리 기후협정에 따른 국제 사회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 목표에 맞는 시행 세부 설계 서둘러야 2035년 50~60% 감축 목표는 기술적·경제적 부담이 매우 큰 도전 과제다. 그러나 기업의 탄소 규제 강화, 국제 공급망의 친환경 전환, 탄소국경조정제(CBAM) 등을 고려하면, 감축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이 국제 사회의 감축 요구를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부문별 감축 목표를 법·제도로 명확화 △기술 개발 및 실증 프로젝트에 대한 대규모 재정 투자 △지역·산업·소비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전환 지원 정책 등 세 가지다. 탄소중립은 '환경 보호'가 아니라 경제 경쟁력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문제가 되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 정부 감축안을 발표한 오일영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정책관은 “이번 국가감축 목표는 기후위기의 시급성·절박성, 전 지구적 책임 이행, 그리고 경제성장 한계 극복, 새로운 일자리·비지니스 창출 등을 모두 고려해서 마련한 것"이라며 “이 같은 녹색 전환을 통해 성장 기회로 삼자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감축안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의 심의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되며, 정부는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를 통해 국제사회에 알릴 계획이다. 이날 공청회 좌장을 맡은 안영환 숙명여대 기후환경에너지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환경단체 등에서 요구하는 60% 감축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감축안도 도전적인 목표"라면서 “2035년 이후에 감축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기대되는 만큼 2035년 이전보다는 2035~2040년 에 배출량을 대폭 감축하는 방안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기후리포트] 지구온난화에 스트레스 받는 ‘쌀’…생산 줄고 미질도 하락

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쌀 생산과 품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벼의 등숙기(쌀알이 여무는 시기)에 나타나는 고온은 수확량 감소뿐 아니라 쌀알의 반투명도와 식미 품질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여름(6~8월) 전국 평균기온은 25.6℃로 2022년 여름의 24.5℃보다는 1.1℃, 2023년 여름의 24.7℃보다는 0.9℃나 높았다. 평년 여름 평균기온(1991~2020년 30년 평균값) 23.7℃보다 무려 1.9℃나 높았다. 그렇다면 이처럼 기온이 높았던 지난해 쌀 생산량과 쌀의 질은 어땠을까.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 연구진은 2023년과 2024년의 기상 조건과 쌀 외관 품질을 비교 분석한 연구를 국제 학술지 '작물 과학 및 생명공학 저널(Journal of Crop Science and Biotechnology)'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식량과학원 완주 시험포장에서 재배된 42개 국내 벼 품종을 대상으로, 등숙기에 나타나는 기온 변화가 쌀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조사한 것이다. ◇등숙기 온도 1℃ 상승, 완전립 비율 급감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5~10월 평균기온은 전년보다 1.1℃ 높았으며, 일평균 기온 30℃ 초과 일수는 2023년 8일 → 2024년 20일, 최고기온 35℃ 초과 일수는 9일 → 17일로 고온 지속 기간이 크게 길어졌다. 이러한 고온은 벼의 호흡량을 증가시키고 세포 분열과 전분 합성을 방해해 뿌옇게 흐린 분상립(chalky grain)과 금이 간 쌀fissured grains) 발생률을 크게 높인다. 실제로 2024년에는 백미 품질 요소 중 완전립 비율은 현저히 감소한 반면, 분상립 비율은 현저히 증가했다. 쌀알 내부가 채워지지 않는 미숙립(immature grain) 비율도 증가했다. 특히 2024년에는 미숙립과 완전립 사이에 매우 강한 음의 상관관계(r = –0.91)가, 분상립과 완전립 사이에 강한 음의 상관관계(r = –0.94)가 관찰되어, 고온 스트레스 하에서 품질 저하 요인들의 연관성이 강해짐을 시사했다. 연구진은 42개 한국 벼 품종을 대상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외관 품질 반응을 평가했다. 그 결과, 품종별로 온도 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뚜렷하게 갈렸다. 동진2호, 보람찬, 수광, 황금누리 등 일부 품종에서는 완전립 비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외관 품질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진2호와 보람찬은 완전립 비율 감소율과 미숙립 비율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아세미6호와 남평 등의 품종은 기온 상승에도 완전립 비율과 전분 축적 특성이 크게 변하지 않아 고온 환경에서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품종으로 평가됐다. ◇“기후 추세상 쌀 품질 악화 피할 수 없어" 2024년이 고온으로 기록된 해였지만,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여름철 평균기온만 놓고 보면 2025년이25.7℃로 2024년보다 0.1℃ 더 높았다. 즉,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누적되는 추세이며, 벼의 생육 기간인 7~9월의 고온 지속 가능성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전남·충청 지역의 일부 농가에서는 이미 여름철 야간 고온 탓에 벼 알이 여물지 않는 현상도 관찰되고 있다. 등숙기 평균기온이 30℃를 넘는 날이 5일 이상 지속되면 쌀 품질은 급격히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극한의 기후 변화 속에서 쌀 품질이 저하되는 현상은 마치 뜨거운 난로 옆에서 굳혀야 할 젤리가 제대로 굳지 않고 흐물거리는 것과 같다. 이는 쌀 품질 악화가 단순한 '그해 날씨 운'의 문제를 넘어, 장기적인 식량 생산 구조 변화를 요구하는 문제임을 의미한다. 지금처럼 기온 상승 추세가 계속된다면 △수확량 감소 △쌀 품질 저하로 인한 소비자 이탈 △농가 수익 감소 등이 동시에 나타나, 국내 쌀 산업의 구조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을 통해 “기후변화는 더 이상 미래의 위험이 아니라 현재진행형 위기"라며 “새로운 벼 품종 개발과 보급 속도를 높이는 것이 식량안보를 지키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고온 조건에서 안정적으로 나타나는 형질(완전립 비율, 전분 축적 능력 등)을 기준으로 유전자를 선발하고 교배에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포항제철소 유해가스 누출로 1명 사망·3명 부상…‘불산’ 어떤 물질?

5일 오전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작업자들이 유해 가스를 흡입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북경찰청과 포스코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포항시 남구 동촌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압연부 소둔·산세 공정 구역에서 포스코DX 하도급 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설비수리 준비 작업을 하던 중 유해성분 가스에 노출됐다. 이 사고로 근로자 4명이 호흡곤란과 흉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가운데 근로자 A(54)씨가 이송 중 숨졌다. 나머지 3명은 30대 근로자로 일부 화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사고 발생 약 2시간 뒤인 오전 11시14분에야 소방당국에 사고 사실을 신고했다. 출동한 119특수대응단 등 소방인력은 공장 내 한 배관에서 유해 가스가 누출된 것을 확인하고 배관 연결 및 흡착포를 이용한 제거작업을 진행했으며, 낮 12시48분쯤 잔류가스가 제거된 것을 확인했다. 소방당국은 “누출된 물질은 불산(HF) 또는 질산(HNO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당시 작업 절차와 보호구 착용 여부 등 안전조치 이행 상태를 조사 중이며, 고용노동부는 해당 라인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사고가 난 소둔·산세 공정은 스테인리스 강판을 열처리하고 표면을 세정하는 과정이다. 소둔(Annealing)은 압연된 스테인리스강을 고온으로 가열했다가 천천히 식혀 내부 응력을 제거하고 조직을 안정시키는 과정이다. 산세(Pickling) 공정은 소둔 과정에서 생긴 표면 산화막(흑피)을 산 용액으로 제거하는 과정이다. 스테인리스 표면의 산화막을 제거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통일된 산세 방식은 '불산(HF)+질산(HNO₃) 혼산' 사용 공정이다. 불산과 질산은 부식성이 강해 반도체 생산 공정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반면 염산(HCl)은 탄소강 산세에 주로 쓰이며, 스테인리스 산세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에서도 호흡기 통증, 조직 손상(화학 화상), 이송 중 급속 악화에 의한 사망 등이 나타나 불산 중독 반응의 전형적인 과정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질산 가스는 지연성 폐 손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염산은 표피 자극과 부식 반응이 더 뚜렷하다. 불산은 피부와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가면 혈중 칼슘을 급격히 소모시키며, 심장 부정맥·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겉으로 보이는 화상이 크지 않더라도 단시간 내 생명 위험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정수 환경안전보건연구소장은 “현재까지 알려진 사고 정황으로 볼 때 불산 누출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2012년 구미 불산사고 사례에서 보듯이 인체에 위험한 불산을 취급할 때는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미 불산누출사고는 2012년 9월27일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화학제품 제조업체에서 발생한 대형 유독가스(불산) 누출 사고로, 5명이 사망하고 소방관 등 18명이 부상한 사고다. 휴브글로벌 공장 탱크로리에서 불산 20톤이 누출되면서 인근 주민과 노동자 등 2000여 명이 건강검진을 받았다. 당시 사고로 기업이 180억원 피해를 입었고, 가축 4000여마리를 살처분하는 등 500억원대 경제적 피해도 발생했다. 한편,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는 지난 3월에도 설비수리 중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어, 공정 안전관리와 하도급 작업 구조에 대한 추가 점검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주말까지 포근한 가을 날씨…출근길 일교차 주의

오는 6일에도 전국이 맑고 포근한 가을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5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6일 전국 최저기온은 3~12℃(도), 최고기온은 18~22도로 예보됐다. 맑은 날씨가 이어지다가 밤부터는 차차 구름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최저기온은 7도, 최고기온은 19도로 일교차가 12도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출근길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이번 주말까지는 대체로 포근한 가을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이슈 따라잡기] SMR, 잠수함 원자로, 토륨원전은 어떻게 다른가

지난달 말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추진 잠수함용 핵연료 공급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한다"며 “한·미 군사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내륙 사막 지역인 간쑤성 우웨이에 토륨 용융염 원자로(TMSR) 실험로를 완공해, 세계 최초의 토륨 기반 고온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석탄 중심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핵의 전환'이다. 이런 가운데 생성형 인공지능의 연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산업 전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5년이면 데이터센터가 세계 전력의 4%를 사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맞춰 한국과 미국·영국·일본 등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차세대 전력 공급원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잠수함 원자로와 SMR, 토륨 원자로가 언론을 통해 계속 언급되고 있는데, 기존 대형원전과 비교하면 이들은 기술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언제쯤 실용화될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국내외 학술 자료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 대형 원전 — 안정적이지만, 유연하지 않다 한국의 상업용 원전은 대부분 가압경수로형(PWR)으로, 1000메가와트(MWe) 이상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우라늄-235의 농축도를 3~5% 수준으로 높인 저농축 우라늄(LEU)을 원료로 사용한다. 대형 원전은 기저부하 전력 생산에는 유리하지만, 건설비가 수조 원에 이르고 공정 기간은 7년 이상 걸린다. 냉각수 확보를 위해 바다나 강 인근에 지어야 하고, 전력망이 부족한 지역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또한 '규모의 경제'라는 장점이 오히려 유연성을 떨어뜨린다. 태양광·풍력 같은 간헐적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출력 조정이 어려운 대형 원전은 전력 수급 균형을 맞추기 힘들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세계 원자력 시장의 중심은 점차 '소형화·분산화'로 이동하고 있다. ◇핵잠수함 원자로 — 고농축 연료 사용, 군사기술의 상징 핵잠수함 원자로는 냉전 시기의 군사 경쟁 속에서 탄생했다. 1955년 미 해군의 핵잠수함 USS 노틸러스에 탑재된 가압수형 원자로는 오늘날 SMR의 원형이기도 하다. 핵잠 원자로의 핵심은 연료다. 미 해군은 우라늄-235 농축도를 93~97%까지 높인 고농축 우라늄(HEU)을 사용한다. 이 덕분에 10~15년간 연료 공급 없이 작전이 가능하다. 러시아의 쇄빙 화물선 세브모르푸트(Sevmorput) 역시 90% 농축 우라늄-지르코늄 합금 연료를 사용해 15년 이상 운항한다. 반면 민간용 원자로는 핵확산 방지를 위해 20% 이하의 농축 연료만 허용된다. 핵잠 원자로는 강력한 충격 내성과 방사선 차폐를 갖춘다. 100톤 이상의 납과 철을 사용해 선체를 보호하며, 충돌·진동·고온·고압 등 극한 환경에서도 운전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을 민간으로 전용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국제 협정 개정이 필요하다. 현재 한미 원자력협정은 '평화적 이용'만 허용하고 있어, 군사적 전용에는 별도의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핵잠의 도입은 분명 군사력 강화를 상징하지만, 동시에 핵비확산 체제의 균열, 중국의 반발, 핵연료 재처리권 문제 등 복합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언급으로 한국은 세계 여덟 번째 핵잠 보유국이 될 가능성을 열었지만, 그만큼 국제사회의 비확산 논란에도 직면했다. 중국 외교부는 “한·미 양국은 핵 비확산 체제를 실질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견제하고 있다. ◇SMR — 공장에서 만드는 원자로, 유연한 전력망의 대안? SMR은 대형 원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작고 똑똑한 원전'이란 컨셉트를 달고 등장했다. 출력은 10~300MWe 수준으로, 공장에서 모듈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개념이다. 공정 단축과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도서나 산업단지 등 소규모 지역 전력 수요에 맞춰 배치할 수 있다. SMR의 설계는 대부분 기존 경수로를 기반으로 하지만, 냉각 방식은 다양하다. 가압수형(PWR), 가스냉각형, 액체금속냉각형, 용융염냉각형 등 4세대 원자로(Gen-IV) 기술이 병행되고 있다. 연료는 주로 LEU이지만, 일부 설계에서는 HALEU(고순도 저농축 우라늄, 5~20%)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고농축 연료보다 확산 위험이 적으면서도 긴 연료 주기와 높은 효율을 제공한다. 미국의 테라파워(TerraPower)의 나트리움(Natrium)과 엑스에너지(X-energy)의 'Xe-100', 한국의 '스마트(SMART)'가 대표 사례다. SMR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성이다. 기존 대형 원전이 냉각 펌프와 외부 전력에 의존했다면, SMR은 전원이 끊겨도 자연 순환으로 냉각이 유지되는 '수동형 안전 시스템(passive safety)'을 갖췄다. 미국 누스케일(NuScale)의 설계는 냉각수가 끓으면 자동으로 증기가 빠져나가 열을 식히는 구조로, 후쿠시마 같은 정전 사고를 막을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 제약도 크다. SMR은 소형화로 건설비를 줄이지만, 전력 단가(MWh당 비용)는 대형 원전보다 높다. 누스케일의 UAMPS 프로젝트는 초기 예산 60억 달러에서 90억 달러로 불어나며 결국 취소됐다. 게다가 SMR도 사용후핵연료를 생산하기 때문에, '폐기물 없는 원전'은 아니다. 규제당국의 기준도 국가마다 달라 국제 표준화가 쉽지 않다. AI 산업의 전력 수요를 SMR로 감당하겠다는 계획이 속속 등장하지만, 경제성과 수용성 면에서 '꿈의 원전'이 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토륨 원전 — 폐기물과 위험을 줄일 수 있을까 토륨(Th-232)은 우라늄보다 세 배 이상 풍부한 자원으로, 중성자를 흡수해 우라늄(U)-233으로 변환되면 핵분열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플루토늄 등 무기용 핵물질이 거의 생성되지 않아 핵확산 위험이 낮고, 폐기물의 반감기가 짧아 수백 년 내 안정화된다. 특히 용융염 원자로(MSR) 형태의 토륨 발전은 내재적 안전성이 높다. 연료가 액체 상태로 냉각재(염)와 섞여 있어 폭주 반응이 어렵다. 온도가 높아지면 자동으로 바닥의 '프리즈 플러그(freeze plug)'가 녹아 연료가 외부 탱크로 흘러나와 반응이 멈춘다. 냉각에 물이 필요 없으므로 사막이나 내륙 지역에도 설치 가능하다. 중국은 2024년 고비사막 인근에서 2메가와트급 토륨 실험로(TMSR-LF1)를 완공해 가동에 성공했다. 다만, 이는 '개념 증명(proof-of-concept)' 수준이다. 토륨-우라늄 변환 효율이 낮고, 고온 염의 부식 문제와 U-233 분리기술의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상용화까지 10~15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본다. 인도와 노르웨이, 캐나다 등도 토륨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상업용 전력망에 연결된 사례는 없다. ◇ 기술의 진화 뒤에 남은 질문들 이처럼 원자력 기술은 다양화되고 있고 기술개발을 둘러싼 경쟁도 뜨겁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먼저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고 지적한다. 첫째, 경제성이다. 대형 원전은 규모의 경제로 단가를 낮추지만, SMR은 아직 그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 둘째, 규제체계 부재다. SMR이나 토륨 원전은 설계가 국가마다 달라 안전 심사 표준화가 어렵고, 핵잠 원자로는 군사기술로 분류돼 국제투명성 확보가 쉽지 않다. 셋째, 사회적 신뢰 문제다. 후쿠시마 이후 국민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며, 방폐장 건설 등 현안이 정치적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 안보와 기후 대응이라는 명분이 충분하더라도, '안전'과 '신뢰' 없이는 원자력의 부활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 있다. AI 산업이 전력을 집어삼키고, 기후위기가 에너지 전환을 재촉하는 시대에 원자력의 부활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작다고 안전한 것은 아니며', '새롭다고 쉬운 것도 아니다'. 핵잠은 외교적 리스크를 안고, SMR은 비용과 기술 검증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토륨 원전은 잠재력은 크지만 아직 실험실의 기술이다. 이 모든 기술은 미래의 대안일 수 있지만, 현재의 해답은 아니다. 기술 낙관이 아닌 투명한 거버넌스, 국제 협력, 폐기물 관리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핵의 귀환'은 에너지 위기를 푸는 열쇠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확실히 변한 기후…10월 ‘기온·강수량·강수일수’ 모두 역대 1위

지난달은 평균기온, 강수량, 강수일수 모두가 역대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수면 온도도 최근 10년 중 가장 높았다. 기상청은 10월 기후통계를 발표하며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이 16.6℃(도)로 평년보다 2.3도 높아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은 중순까지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졌으나, 하순에는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일시적인 추위가 나타나는 등 기온 변동이 컸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서쪽으로 확장하면서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돼 상순(20.1도)과 중순(18.2도) 각각 역대 2위와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완도(30.5도), 보령(30.8도), 고흥(30.4도) 등에서는 10월 최고기온 극값을 새로 썼고, 서귀포는 13일에 관측 이래 가장 늦은 열대야(1961년 이후)를 기록했다. 반면, 하순에는 동시베리아 지역의 강한 기압능 영향으로 찬 대륙고기압이 발달해 우리나라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평년 수준으로 낮아졌다. 특히, 28~29일에는 아침기온이 중부내륙과 경북북부를 중심으로 영하로 떨어지며 서울, 대구 등 지난해보다 9∼10일 일찍 첫서리와 첫얼음이 관측됐다. 비도 자주 내렸다. 전국 평균 강수량은 173.3㎜로 평년(63.0㎜)의 약 2.8배, 강수일수는 14.2일로 2.4배에 달하며 모두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특히 강원 영동지역은 408.2㎜(평년의 4.6배), 강수일수는 21.3일(평년의 2.9배)로 압도적이었다. 강릉은 3일부터 24일까지 22일 연속 비가 내려 1911년 관측 이래 가장 긴 강수일수를 기록했다. 지난 9월까지 강릉 지역이 극심한 기상가뭄에 시달렸던 것과 상반된 기상현상이다. 지난달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23.3도로 최근 10년 평균(21.6도)보다 1.7도 높았다. 서해(21.6도), 동해(22.3도) 모두 평년보다 상승했고, 남해는 따뜻한 해류 유입 영향으로 25.9도로 10년 내 최고를 기록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올해 10월은 하순에 일시적으로 추위가 나타나 기온 변동이 컸고, 이례적으로 비가 자주 내리며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강릉에는 22일간 매일 비가 내리는 등 큰 기후 변동성을 보였다"며 “기상청은 신속하게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방재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청년환경단체, 태양광 직접 투자로 실전 공부…기부자 모집 나서

청년환경단체 빅웨이브가 태양광 사업을 직접 공부하기 위해 '솔라웨이브'라는 이름의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한다. 빅웨이브는 솔라웨이브 투자를 위해 다음달 22일까지 1차 기부자를 모집한다. 솔라웨이브의 설비용량은 30킬로와트(kW)로, 일반 가정용 태양광 3kW보다 10배 정도 크다. 지난달 3일 인천광역시의 한 공장 지붕을 임대해 시공을 마쳤으며, 이달 중 발전을 시작해 전력 판매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총 투자비는 4500만원이며, 투자금의 연이자 8%에 해당하는 360만원을 20년 동안 지급받게 된다. 빅웨이브는 발전에 따른 수익을 단체 운영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당장은 투자자에게 수익을 배분하려는 목적보다는, 태양광 발전소를 직접 세우고 운영하면서 실전 경험을 쌓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빅웨이브는 총 4700만원을 기부금으로 모집해 발전소 투자비 4500만원을 채우고 나머지 200만원은 태양광을 홍보하는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계획이다. 일정 금액 이상의 기부자에게는 태양광 발전소 내부 투어와 빅웨이브 행사 무료 초대권이 제공된다. 기부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빅웨이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민 빅웨이브 대표는 솔라웨이브 운영 배경에 대해 “재생에너지 확대를 이야기는 했지만 정작 강의실이나 보고서에서 봤던 텍스트일 뿐, 피부에 와닿는 지식이 필요했다"며 “직접 투자해서 운영해봐야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어떤 과제가 필요한 지 당사자로서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빅웨이브는 기후위기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모인 단체로, 각종 기후 및 환경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 정부에 2035년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65% 감축 수준으로 설정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달 23일과 29일에는 각각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대통령실에 2035 NDC 65% 수립을 촉구하는 서한과 907명의 서명을 전달했다. 빅웨이브에 따르면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도 서명에 참여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환경포커스] ‘전량 中 수입’ 정수장 활성탄…희토류처럼 비축해야 하는 시대

활성탄은 수돗물 정수 과정, 특히 고도정수처리 시설에서 꼭 필요한 재료다. 암을 일으키는 과불화화합물(PFAS), 간 질병을 유발하는 남세균 녹조 독소 등 미량 오염물질로부터 깨끗한 수돗물을 만들어 시민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해주는 활성탄이 부족하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정수장 활성탄도 사용 수명이 있고, 교체 주기가 있는 만큼 활성탄을 제때 교체하지 못한다면 오염물질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게 된다. 수질 기준을 초과하는 유해물질에 시민들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국내에서 사용하는 활성탄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희토류나 요소수처럼 공급망이 불안해질 수 있고, 수돗물 생산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돗물 오염 우려가 커지고 고도정수처리 시설이 확대되면서 활성탄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수급 불안을 우려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국내 광역상수도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K-water)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수년 전부터 이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 주최로 열린 '수돗물 과불화화합물 대응전략 포럼'에서 수자원공사 수도관리처 전은주 부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활성탄 비축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우선 수자원공사는 2022년 7월 조달청과 '활성탄 비축사업' 협약을 맺고 실무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또 2023년 10월 환경부·조달청과 활성탄의 안정적인 수급과 공급을 위한 '국내 고도정수처리용 활성탄 국가비축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전국 3곳에 총 8000㎥ 규모 비축창고 수자원공사는 현재 전국 세 곳에 활성탄 비축창고를 설치했거나 설치하고 있다. 한강 수계에서는 경기도 용인 수지정수장에 비축창고를 지난 4월 완공했다. 10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입상활성탄 1800㎥을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이다. 지난 5월 완공된 전북 군산의 조달청 군산비축기지에도 전국 정수장에 공급할 분말활성탄 2000㎥을 저장하고 있다. 낙동강유역에는 구미정수장에 4200㎥ 규모로 입상활성탄 비축창고가 건설되고 있는데, 내년 3월 준공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절반(2100㎥)은 지자체가, 나머지는 수자원공사가 사용할 목적으로 공동 비축된다. 활성탄은 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시설에서 마지막 여과 단계에 사용돼 수돗물 속 냄새물질이나 미량유해물질을 흡착·제거하는 물질이다. 야자껍질이나 석탄을 고온에서 처리해 만든 다공질 탄소 물질로, 국내에서는 원료가 되는 유연탄이 생산되지 않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국내 60개 정수장에서 매년 약 4만4000㎥의 활성탄을 사용 중이며, 이 가운데 고도정수처리에 쓰이는 석탄계 입상활성탄은 모두 중국산이다. 요소수 사태 이후 정부는 공급망 위기 대응 차원에서 2022년 7월 활성탄을 '긴급수급조절물자'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한 번 사용한 활성탄도 재생해서 사용 수자원공사는 활성탄을 단순히 비축하는 수준을 넘어 한 번 사용한 활성탄의 재생을 통해 자립도를 높이는 일에도 나섰다. 경기도 남양주시 덕소정수장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48㎥/일)의 입상활성탄 재생시설을 짓고 있다. 413억 원을 투입되는 이 시설은 내년 6월 완공될 예정이다. 이 시설이 완공되면 연간 1만1669㎥을 덕소·성남·고양 등 한강 유역 11개 광역정수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낙동강 유역인 경남 밀양정수장에도 하루 30㎥ 규모의 재생시설이 설치되고 있다. 414억원이 들어가는 이 시설도 내년 6월 완공되면 낙동강 유역 11개 정수장에 공급된다. 이와 함께 영산강·섬진강 유역에도 2029년까지 활성탄 재생시설 설치할 계획이다. 활성탄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흡착력이 떨어져 교체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대부분 신탄(新炭)을 수입해 교체했다. 하지만 재생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활성탄을 세척·열처리해 새것처럼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수자원공사는 이를 통해 수입량을 줄이고 온실가스도 연간 약 2800톤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활성탄 비축과 재생은 단순한 소재 확보를 넘어 '고도정수처리 확대 정책'과 맞닿아 있다. 수자원공사는 현재 39개 광역정수장 중 13곳(33%)에 고도정수처리를 도입했으며, 19곳에 추가 확충을 추진 중이다. 오존 살균과 입상활성탄 여과를 결합한 고도정수처리 공정은 남세균 녹조 독소나 흙냄새, 과불화화합물 같은 미량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수자원공사 전은주 부장은 “활성탄을 대체할 수 있는 흡착제에 대한 연구, 활성탄 재생 기술을 고도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중국산 석탄계 활성탄 외에 미국 등에서 생산되는 야자계(야자나무 껍질을 태워서 만든) 활성탄을 수입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수급 다변화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야자계 활성탄의 국제시세는 석탄계보다 3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서울 최저기온 5도…10도 이상 큰 일교차 주의

오는 4일 서울 최저기온이 5℃(도)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진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일교차가 10도 이상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여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3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4일 전국의 예상 최저기온은 1~11도, 최고기온은 14~20도로 전망됐다. 경기 양주·파주와 강원 철원 등 북부 지역은 최저기온이 1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은 가끔 구름이 많다가 오후부터 차차 맑아지겠다. 제주도는 새벽부터 오후 사이 5mm 미만의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고, 전남 남해안에도 0.1mm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질 수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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