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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원가’ 빼고 전기요금 이야기하는 정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물가 부담이나 국민 소득 문제가 없다면 가정용 전기요금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비록 '인상'이 아니라 '조정'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이 발언은 주목할 만했다. 우리 사회에는 '주택용(가정용) 전기요금이 산업용보다 비싸고, 그 차액으로 산업용을 보조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주재한 공개석상에서 산업용 평균 판매단가가 주택용보다 높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대통령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문답에서 나온 장관의 설명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김 장관은 “보통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더 싸고 주택용 전기요금이 비싼 게 세계적 추세"라며 “기업들은 국제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용 평균 판매단가는 kWh당 180원, 주택용은 150~160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판매단가는 맞지만 핵심을 빠뜨렸다. 산업용 요금이 주택용보다 낮은 국제적 현상은 기업 경쟁력 지원 정책의 결과가 아니라 고압 수전, 높은 부하율, 상대적으로 적은 배전망 이용 등 용도별 공급원가의 차이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장관의 설명만 들으면 각국이 기업 경쟁력을 위해 산업용 요금을 의도적으로 낮추고 그 부담을 일반 국민에 떠넘기는 것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 요금을 제대로 비교하려면 표면적인 판매단가가 아니라 용도별 공급원가와 '원가회수율'을 함께 봐야 한다. 원가회수율은 용도별 평균 판매가격을 해당 용도에 전기를 공급하는 데 들어간 원가로 나눈 비율이다. 산업용은 대체로 주택용보다 공급원가가 낮다. 왜 그런가. 전기는 어떤 상황에서도 365일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한다. 전력 당국이 가장 민감하게 관리하는 것이 피크(Peak) 수요다. 연중 최대 수요에 대비해 발전소와 송배전망을 갖춰야 하므로 그만큼 비용이 든다. 주택용은 계절과 시간대에 따른 수요 변동이 크다. 반면 산업용은 업종별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부하율이 높고 수요 패턴도 상대적으로 일정하다. 따라서 주택용에는 피크 수요 대비 설비 비용이 더 많이 배분될 수 있다. 또 대규모 산업용 고객은 고압 또는 초고압으로 수전해 배전 단계가 짧고 전력 손실이 적다. 소수의 대량 고객이어서 관리비도 낮다. 반면 주택용은 저압 배전망을 광범위하게 이용하고 소규모 고객이 분산돼 고객당 설비·관리 비용이 높다. 전기요금은 원가주의, 공평주의, 공정보수주의라는 세 원칙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원가주의는 공급에 든 비용을 요금에 반영하는 것이고, 공평주의는 특정 집단의 지원 비용을 다른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떠넘기지 않는 것이다. 공정보수주의는 전기사업자가 설비 유지와 투자에 필요한 적정 보수를 확보하도록 하는 원칙이다. 문제는 세 원칙 모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가주의'는 물가 관리라는 명분 앞에서 번번이 후퇴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했다. 그 결과 한전은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고 전력망 투자 여력도 약화됐다. '공평주의'도 무너졌다. 원가 이하 요금을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부 특례요금까지 시행되고 있다. 한전 자료에 따르면 그 규모가 연간 1조원에 달한다. 복지와 취약산업 지원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비용은 전기요금이 아니라 정부 예산으로 투명하게 집행해야 한다. '공정보수주의'도 작동하지 않았다. 한전은 흑자로 전환했지만 부채는 여전히 206조원 안팎이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사전에 의제와 자료가 준비되는 자리다. 그런 회의에서 전기요금을 담당하는 장관이 평균 판매단가만 말하고 공급원가와 원가회수율을 짚고 넘어가지 않은 것은 아쉽다. 산업용 요금을 무조건 내리자는 말이 아니다. 정부는 2013년부터 전기 용도별 원가회수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산업용과 주택용 전기가 원가보다 비싼지 싼지도 공개하지 않은 채 정치적 필요에 따라 특정 용도의 요금만 올리고 내리는 관행을 끝내자는 것이다. 지금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산단을 포함한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전력망과 전원 투자가 불가피하다. 국민이 전기요금의 원가와 부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필요한 투자도 합리적인 요금 개편도 어렵다. 장관의 정교하고 책임 있는 설명이 필요한 이유다. bienns@ekn.kr

16차 가스수급계획 발표…‘메가프로젝트 수요’ 빠져 추후 수정 불가피

사실상 현재의 국내 천연가스 수요가 2038년까지 유지될 것이라는 정부의 천연가스 수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이번 전망에는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따른 신규 수요가 반영되지 않아 추후 가스 수요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수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제16차 장기천연가스 수급계획(2026~2038)'을 확정 공고했다. 당초 16차 계획은 지난해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핵심 선행 지표인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의 발표 지연 및 새 정부 출범과 개각 등의 영향으로 일년가량 늦어진 시점에 최종 발표됐다. 이번 수요 전망은 '기준수요'와 '수급관리수요'로 나뉘어 산정됐다. 기준수요는 탄소중립 정책 목표를 적극 반영한 수치이며, 수급관리수요는 현실적인 수급 여건을 고려한 수치다. ◇ 기준수요 0.94% 감소 vs 수급관리수요 현 수준 유지 기준수요에 따르면 국내 천연가스(LNG) 수요는 2026년 4591만 톤에서 2038년 4100만 톤으로 연평균 0.9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용도별로는 가정일반용이 1096만 톤에서 1147만 톤(연평균 0.38%↑), 산업용이 1260만 톤에서 1669만 톤(연평균 2.37%↑)으로 늘어나는 반면, 발전용은 2235만 톤에서 1284만 톤으로 연평균 4.51%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수급관리수요 기준으로는 2026년 4762만 톤에서 2038년 4767만 톤으로 전체 수요가 사실상 제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추산됐다. 가정일반용과 산업용 수요는 기준수요와 동일하지만, 발전용 수요의 감소폭(2406만 톤 → 1951만 톤, 연평균 1.73%↓)이 기준수요보다 완만하게 설정됐다. ◇ 반도체 클러스터 등 메가 프로젝트 미반영…12차 전기본 반영 시 확대 가능성 이번 수요 전망에는 서남권 반도체 공장 건설 등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수요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13일 '2026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용인 및 호남 반도체 산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기차 전환 등에 따라 2040년까지 50GW 이상의 신규 전력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향후 이를 반영한 제12차 전기본이 수립될 경우, 천연가스 수요 역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12차 전기본 확정 시 16차 수급계획을 수정·보완할 계획이다. ◇ 민관 통합 비축체계 강화 및 저장·공급 인프라 확충 정부는 국제 LNG 시장의 변동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국가 비축체계도 강화한다.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에 근거해 자가소비용 직수입자 등 민간의 비축 참여를 추진하고, 삼척기지 등 설비 이용률이 낮은 공공 인프라를 국가 비축기지로 탄력 활용할 방침이다. 다만, 이에 대해 직수입업계는 “비축 의무가 적용된다면 비축물량에 대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권한도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공공과 민간의 운영 데이터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천연가스 수급관리 통합 시스템'을 도입하고, AI 기반의 위기 상황 예측 시뮬레이션을 가동해 대응력을 높인다. 중장기 기간계약 비중을 늘리고 유가·가스가격 등 도입 지수를 다변화해 가격 급등 리스크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인프라 확충 작업도 병행된다. 가스공사 제5기지(당진) 및 민간 기지 증설을 통해 2038년까지 저장 용량을 최대 887만 톤까지 확보하고, 도시가스 미공급·수요 급증 지역을 위해 천연가스 주배관망을 2038년까지 564km 연장(총 5910km)할 예정이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핵심 전략 자산의 안정적인 가스 공급을 위해 민간 배관의 환상망 연계 요청 시 공급 배관 확충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환경부·산업부 조직문화 충돌…기후부 인사·운영체계 재점검 시급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부) 소속 30대 사무관 A씨가 지난 16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조직문화와 인사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직 정확한 경위는 조사 중이지만, 지난해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일부 기능을 통합해 출범한 기후부가 조직문화 융합과 인력 운영 과정에서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내부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서로 다른 조직문화, 충분한 '융합 과정' 있었나 지난해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일관성 있는 탄소중립 추진, 기후위기 대응 강화, 그리고 에너지와 환경 정책의 유기적 연계를 목적으로 10월에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 부문을 통합한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신설했다. 초대 장관은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맡았다. 거창하게 시작은 했지만,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환경부는 그야말로 환경을 지키는 조직이고, 에너지 부문은 불가피하게 탄소를 배출하는 산업 구조와 밀접해 상충되는 정책 목표를 다룰 수밖에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물과 기름처럼 서로 다른 정체성과 목표를 가진 두 부처의 결합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기후부 내부에서는 환경부와 산업부 출신 공무원들이 서로 다른 업무 방식과 조직문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환경부는 시민단체와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의하는 업무가 많아 상대적으로 절차와 의견 조율을 중시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는 반면, 산업부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효율성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환경부는 절차를 중시하는 문화가 있는데 산업부에서 넘어온 조직은 효율성과 경제 논리를 우선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환경부 출신인 A사무관과 상관인 산업부 출신 B과장 역시 업무 과정에서 이러한 문화적 차이로 갈등을 겪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직관리 전문가는 “두 조직이 통합되면 문화와 업무 방식의 차이는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이를 완화하기 위한 교육과 소통, 조직 차원의 관리가 충분했는지 살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잦은 인사 이동에 전문성 약화 해당 과의 잦은 인사 이동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후부 등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해당 과에서는 서기관·사무관급 실무진 가운데 최소 7명이 교체됐다. 정원이 10명인 점을 고려하면 핵심 실무진 대부분이 바뀐 셈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해당 업무에 숙련된 주무관으로 근무하다 사무관으로 승진한 직후 다른 부서로 이동하거나 휴직을 선택하면서 실무 경험이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 그 결과 다른 부서에서 새롭게 배치된 인력들이 업무를 인수하는 일이 반복됐고, 정책의 연속성과 전문성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담당 B과장은 올해 2월, A사무관은 올해 5월 각각 해당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A사무관은 생전에 “이 회사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신규 직원 교육·지원 체계)이 없다"며 충분한 업무 인수인계와 교육 없이 결과만 요구하는 조직문화에 어려움을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관계자들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상급자의 지도와 지원이 충분하지 않았으며,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력 부족 속 반복되는 긴급 대응 기후부 노조는 구조적인 인력 부족 역시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노조 관계자는 “산업부 업무는 넘어왔지만 인력은 충분히 충원되지 못해 업무 부담이 크게 늘었다"며 “주말과 휴일에도 긴급 대응을 요구받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 과중과 조직문화 차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구성원들의 부담이 커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일부 내부에서는 기후부 출범 이후 정책 역량이 에너지와 산업 분야에 집중되면서 기후적응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기후정책은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이라는 두 축으로 구성되는데, 기후적응 업무의 중요성에 비해 경험 있는 인력 등의 지원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특정 개인 간 갈등 여부를 넘어 조직 통합 이후 인사 운영과 조직문화, 업무 분장, 인력 관리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지난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직문화와 인사 시스템에 잘못된 부분은 없었는지 자성하겠다"며 자체 감찰과 조직문화 개선을 약속했다. 기후부 노조도 직원 의견을 수렴해 기자회견이나 성명을 통해 조직문화 개선과 인력 운영 대책을 정부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보수기후환경네트워크 “12차 전기본에 신규 원전 4기·SMR 2기 이상 추가 반영해야”

보수기후환경네트워크 소속 국회의원들이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의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원전 산업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형 신규 원전 4기와 소형모듈원전(SMR) 2기 이상을 추가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본사에서 열린 '원전·SMR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은 대형 원전 수출과 글로벌 SMR 공급망에서 높은 위상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AI·반도체 산업의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원전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제12차 전기본에 대형 신규 원전 최소 4기와 SMR 2기 이상을 추가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제11차 전기본에는 대형 원전 2기를 2037~2038년, SMR 1기를 2035년 준공하는 계획이 담겨 있다. 김 의원의 제안은 이와 별도로 대형 원전 4기와 SMR 2기를 추가해 제12차 전기본에서 총 대형 원전 6기와 SMR 3기 규모의 신규 건설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다. 앞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전문가 의견 수렴과 대국민 공론화를 거쳐 신규 원전과 SMR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이에 더해 제12차 전기본에 반영해야 할 구체적인 원전 규모를 제시한 셈이다. 네트워크가 주최한 이날 간담회에는 대표의원인 김소희 의원을 비롯해 우재준·유용원·조배숙·최형두 국민의힘 의원과 천하람·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등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460여개 원전 협력사를 대표하는 5개 기업 대표들도 함께 자리해 현장의 애로사항과 정책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김홍범 삼홍아크튜리온 대표는 제12차 전기본에서 신규 원전과 SMR 도입이 논의되는 만큼 산업계가 준비할 수 있도록 정부가 구체적인 추진 일정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은 일정이 곧 투자와 고용으로 연결되는 만큼 정책 방향뿐 아니라 시행 로드맵이 조기에 제시돼야 설비와 인력을 선제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 수요 대응과 에너지 안보가 중요한 시기일수록 대형 원전과 SMR을 포함한 장기 전력계획의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며 “11차 전기본에 반영된 대형 원전 2기와 SMR 1기 외에도 추가 신규 원전을 반영해 중소 원전기업들의 일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득연 HK금속 대표는 장기 제작 기자재의 선발주 제도 마련을 요청했다. 그는 “원자로 설비와 증기발생기 같은 장기 제작 품목은 발주 시점이 늦어질 경우 전체 사업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안전성 검증은 유지하되 계약 체결 이전에도 선제 제작이 가능한 범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관련 법령과 가이드라인이 정비되면 기업들은 예측 가능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생산을 유지할 수 있다"며 “장기 제작 기자재 선발주 기준만 명확해져도 중소 협력사들은 품질과 납기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 밖에도 △계속운전·사용후핵연료 저장·운반·원전 해체 등 후주기 시장 조성 △중소 협력업체 금융 지원 및 전문인력 양성 △창원·경남 원전·SMR 산업특구 지정 등이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됐다. 김 의원은 “오늘 업체들이 주신 의견을 바탕으로 신규 원전·SMR 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후주기 시장과 전문인력 양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입법·정책 과제를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보수기후환경네트워크는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산업 경쟁력 강화를 함께 모색하기 위해 지난 4월 출범한 범보수 정책 네트워크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소속 국회의원 23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더위에 잠 못 드는 밤”…일상화된 기후위기 속 ‘폭염예방지원법’ 발의

여름철 폭염과 열대야가 매년 역대 기록을 경신하면서 폭염 대응을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경북 경산시)은 27일 폭염에 대한 국가 지원 기반을 신설하고 지자체의 대응체계를 정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연재해대책법 일부개정법률안'(일명 폭염예방지원법)을 대표발의했다. 이번 법안 발의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 고온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기상청 통계(6월 1일~7월 26일 기준)에 따르면, 올해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7.1일을 기록하며 관측 이래 역대 1위를 경신했다. 이는 심각한 폭염이 몰아쳤던 1994년(6.5일)이나 2025년(5.9일)을 뛰어넘는 수치다. 올해 같은 기간 일평균기온 역시 24.2도로 역대 2위에 오르는 등 한반도의 고온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처럼 폭염이 일상화·장기화되면서 인명 피해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조지연 의원실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온열질환자는 2022년 1564명에서 2025년 4460명으로 약 3배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사망자 역시 9명에서 29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현행법 역시 폭염을 자연재난으로 규정하고 지자체별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으나, 대책의 수립 주기나 광역·기초지자체 간 역할 구분이 모호해 지역별 대응 격차가 크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풍수해 등 다른 재난과 달리 폭염 피해 저감시설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고 국고 지원 근거도 부족해 실효성 있는 시설 확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조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이러한 허점을 보완하는 데 집중했다. 지자체장의 폭염대책 수립 주기를 5년으로 명시해 체계적인 대책 수립을 의무화했으며, 폭염피해 저감시설의 사업 절차를 법제화하고 이를 국고보조 대상에 포함하여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줄이도록 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그동안 지자체 자체 예산에 의존하던 폭염 피해 저감시설 사업에 국가 예산이 투입되어 전국적인 폭염 대응 인프라가 대폭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 의원은 “폭염과 열대야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사후 대처 방식만으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번 개정안이 국가가 지자체의 폭염 예방과 대응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든든한 법적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전력구매계약(PPA) 범위에 원전도 포함”…고동진 의원, 전기사업법 개정안 발의

반도체 같은 첨단산업 기업체가 대규모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끌어올 수 있도록 기업과 발전사 간 전력구매계약(PPA) 범위를 재생에너지에서 원자력 발전으로 확대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원자력 발전을 PPA 범위에 포함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PPA는 기업이 기존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발전사로부터 직접 전력을 공급받는 계약을 말한다. PPA는 전력을 대규모로 소비하는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가 전력 조달 안정성을 확보하는 계약 방식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경기도 용인과 호남지방에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를 건설하거나 건설을 검토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 확보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 전기사업법에서는 재생에너지 전력만 PPA가 허용되고 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전력은 으로는 간헐성이 크고 전력 생산 비용이 비교적 높아 첨단 기업들 입장에서 PPA로 돌파구를 모색하기 어려웠다. 현재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 평균이 킬로와트시(kWh)당 180원대로 미국과 중국의 120원대보다 비싸다. 반도체 기업이 수십테라와트시(TWh)에 달하는 전력 소비량을 고려하면 전기요금이 생산원가 부담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이에 평균 발전단가가 60원대인 원전으로 PPA 계약을 맺으면 이 같은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 가격 경쟁력을 개선할 수 있게 된다. 안정적인 전력 조달과 무탄소 전원 확보도 가능하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아마존웹서비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1~2기가와트(GW) 규모의 원전 설비를 대상으로 PPA 계약을 체결해 원전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미국 뿐만 아니라 프랑스, 스웨덴, 영국, 체코 등도 원전 PPA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전기사업법 개정안에는 원전 PPA 지원에 따른 일정 비용을 국가 재정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원전 PPA가 가능해지면 대규모 전력 개별 공급에 따른 비용과 산업용 평균 전기요금 간의 차액만큼 다른 소비자로 전가될 수 있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고 의원은 “첨단산업의 막대한 전기수요를 값싼 비용으로 지속 제공하는 동시에 탄소중립을 준수하기 위해선 원전을 제1순위의 기저전력원으로 활용할 수 밖에 없는 시대가 왔다"며 “원전 PPA법을 도입해서 국가 첨단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하고, 이를 위한 안정적인 전력공급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 승격 및 보직이동 ▲ AI혁신단장 김광호 ◇ 보직이동 ▲ ESG경영처장 박채수 ▲ 안전정책실장 유석 ▲ 기획실장 서민석 ▲ IT혁신실장 최영민 ▲ 고객총괄실장 김진이 ▲ 재생e통합관리실장 서영준 ▲ 성과혁신팀장 김철호 ▲ 총무팀장 문준상 ▲ 노무복지팀장 최재영 ▲ ESG홍보협력팀장 정선호 ▲ 윤리경영팀장 한지연 ▲ 법무팀장 정유석 ▲ 계약시장팀장 김상민 ▲ 분산에너지SG팀장 김규동 ▲ 재생e고객시장팀장 조재왕 ▲ 에너지계획팀장 조세철 ▲ 수급전망팀장 이호승 ▲ 선도시장팀장 이자겸 ▲ 입찰제도팀장 김은환 ▲ 가격제도팀장 김기식 ▲ 수소시장팀장 김권 ▲ 재생e기준팀장 김양일 ▲ 재생e성능팀장 손기원 ▲ 송전운영팀장 최범선 ▲ 중앙관제부장 류헌수 ▲ 제주기획실장 김미성 ▲ 시장규칙부장 김석종 ▲ 제주IT부장 위성한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단독] “도심·산단에 소형원전”…에너지 공기업, SMR 도입 검토

에너지 공기업들이 소형모듈원전(SMR)을 도심과 산업단지 인근에 짓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한 무탄소 전원으로 SMR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SMR이 주요 차세대 발전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SMR은 송전망 건설을 최소화하고 소비지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분산에너지로서 열병합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27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기술 임직원들은 이달 중순경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복합화력발전소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봤다. 2019년 준공한 서울복합화력발전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발전설비를 도시 지하에 배치한 설비용량 400메가와트(MW) 발전기 2기(총 800MW)로 구성된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소다. 한국중부발전이 운영하며 지상은 공원과 체육시설 등 주민 편의시설로 조성돼 있다. 발전설비는 전기와 함께 열을 공급하고 있어 도심 속 에너지 인프라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SMR은 대형 원전을 적게는 1/3에서 많게는 1/100까지 축소한 소형 원전 개념으로, 도심이나 산단과 같은 전력 소비지 인근에 구축해 송전망 건설 비용을 줄이는 분산전원 모델에서 더욱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열생산 SMR을 설치할 경우 친환경 열에너지 공급도 가능하다. 한수원은 SMR 등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공기업이고, 한국전력기술은 SMR 등 원전과 화력발전의 설계와 에너지 엔지니어링을 맡고 있는 공기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찰을 단순한 견학을 넘어 SMR의 도심과 산단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실제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에는 전기만 공급하는 경우 설비용량 300MW 이하, 열도 같이 공급하면 500MW 이하 SMR도 분산에너지에 포함돼있다. 통상 대형 원전은 규모가 1000MW 이상을 넘어선다. SMR은 도시 지하에 친환경 열을 공급하는 수단으로도 검토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해 11월 핀란드 난방용 SMR 개발 기업인 스테디에너지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도심 지하에 건설하는 난방용 SMR 개발 협력에 나섰다. 스테디에너지는 현재 핀란드 수도 헬싱키 도심의 폐쇄 석탄발전소 부지에 SMR 실증 설비를 건설 중이며, 첫 상업용 설비는 2029년 착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기존 발전소를 철거한 뒤 동일 부지 지하에 SMR을 설치하는 방식이 공급망과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수도권 곳곳에 위치한 노후 LNG 열병합발전소를 단계적으로 SMR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기존 송전망과 열배관 등 기반시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신규 부지를 확보하는 것보다 경제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의 SMR 육성 정책과도 맞물린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와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으로 향후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며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대형 원전 및 SMR 반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3일 차세대 SMR 생태계 조성 방안을 발표하고 2030년대 세계 시장 선점을 목표로 민관 합작 특수목적법인(SPC) 설립과 공급망 구축, 실증사업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과기부는 오는 9월 시행되는 'SMR 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기반으로 개발 촉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기후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참여하는 범정부 태스크포스(TF) 구성도 추진되고 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SMR은 대형 원전과 달리 격납용기를 철제로 거의 감싸는 형태인 데다 미국 뉴스케일사(社)의 모델처럼 방사선비상계획구역(EPZ)을 약 200~300m 수준까지 축소할 수 있을 정도"라며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SMR이 화력발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군부대 분리배출 환경 바꾼다…민·관·군 업무협약 체결

군부대 내 올바른 분리배출 정착과 고품질 재활용 자원 확보를 위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육군,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KORA)가 협력에 나선다. KORA는 오는 28일 오후 세종시 소재 기후에너지환경부 별관(청암빌딩)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및 육군본부와 '육군의 자원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별도의 종료 의사가 없을 경우 1년 단위로 자동 연장된다. 세 기관은 지난 2016년 최초 협약 체결 이후 이어온 협력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군 장병들이 병영생활 속에서 올바른 분리배출을 실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이행 과제를 마련한다. 이를 통해 정부가 추진 중인 탈플라스틱 정책을 현장에서 실천하는 공공부문 모범사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협약으로 각 기관의 역할도 구체화된다. 육군본부는 부대 내 분리배출 활성화와 장병 교육을 맡고, 재활용 자원 발생량 데이터를 센터에 공유해 실적을 관리한다. 유리병·종이팩 등 재활용 자원을 원료로 한 제품 구매도 확대할 계획이다. 기후부는 군부대 자원순환 정책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행정·정책적 지원과 수거 체계 개선을 뒷받침하며, KORA는 품목별 전용 분리배출 물품 지급과 현장 개선, 교육 지원 및 우수부대 평가·포상을 담당하게 된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군부대에서 확보된 고품질 재활용 자원이 안정적으로 공급됨은 물론, 군에서 형성된 자원순환 습관이 전역 후 국민 생활 전반으로 확산되는 선순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김고응 기후부 자원순환국장은 “군부대의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 정착은 고품질 자원 확보의 중요한 기반"이라며 “자원순환 협력을 강화해 순환경제 사회로의 전환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전했다. 이명환 KORA 이사장 역시 “많은 장병이 함께 생활하는 군부대는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거점"이라며 “센터는 앞으로도 기후부, 육군본부와 협력해 분리배출 환경 개선과 교육, 우수부대 포상 등을 지원하여 탈플라스틱 정책과 순환경제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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