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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안전공사, 김홍철 신임 기술이사 취임

한국가스안전공사(사장 박경국)는 지난 6일 충북 음성군 소재 본사에서 신임 김홍철 기술이사의 취임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신임 기술이사의 임기는 2028년 7월 5일까지이다. 김홍철 신임 기술이사는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장과 울산지역본부장, 석유화학진단처장, 수소안전기술원장을 역임했다. 특히 석유화학진단처장으로 재임시 정유·석유화학시설 진단 업무에 로봇과 IT기반 안전기술을 도입하는 등 기술 혁신에 앞장섰으며, 11개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관련 기업의 시장 진출을 지원했다. 또한, 수소안전기술원장으로 재임하며 2025년 12월 액화수소검사센터의 성공적인 준공으로 수소안전 5대 인프라의 안정적인 운영에 기여했다. ICHS 2025(수소안전 국제컨퍼런스 2025)의 성공적인 개최로 수소안전 및 수소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특히 김 신임 기술이사는 수소안전기술원장 재임 시절, 공사가 심혈을 기울여 온 수소안전 5대 인프라(수소용품검사인증센터, 수소제품시험평가센터, 액화수소검사지원센터, 수소안전뮤지엄, 수소안전아카데미)의 안정적인 구축과 운영 기반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수소용품검사인증센터는 글로벌 수준의 수소 제품 안전성 검증을 담당하며, 수소제품시험평가센터와 액화수소검사지원센터는 수소 모빌리티 및 액화수소 신산업의 안전 기술 기준을 정립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대국민 소통 공간인 수소안전뮤지엄과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수소안전아카데미를 통해 수소 에너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높이고 산업 생태계 전반의 안전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소안전기술원은 대한민국 수소경제 활성화를 안전 측면에서 뒷받침하는 핵심 부서로, 김 기술이사는 이번 취임을 통해 그간의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수소 안전 인프라의 고도화와 글로벌 기술 기준 정립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27.7GW 전력 폭발’ 메가프로젝트…한전·가스공사 인프라 ‘대수술’ 불가피

지난달 30일 전남·광주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은 3대 메가프로젝트와 관련 “직접 관할해서 집행·기획·총책임, 또 최종 책임을 확실히 지겠다"며 “얼마나 빠르게 실행될 수 있는지 직접 체크해서 국민께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메가프로젝트를 국정 핵심 과제로 추진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공공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메가프로젝트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2040년까지 27.7기가와트(GW) 규모의 신규 전력 공급과 호남권 65만톤 이상의 용수 확보 등 국가 기반시설 구축이 필수적이다. 전력망과 가스관, 발전설비, 용수 공급망 등 핵심 인프라를 책임지는 공공기관의 지원 없이는 사업의 속도와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에 본지는 메가프로젝트의 조력자인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발전5사,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의 역할과 과제를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1회. 인프라 2회. 발전 3회. 물과 열 총 4755조 원이 투입되는 반도체·피지컬 AI·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가 성공 가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전력과 가스 등 에너지 인프라 확충이 선행되어야 한다. 첨단 미래 산업들은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전력 대식가'인 만큼,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 구축의 성패가 곧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국가급 전력 수요 폭발은 한전의 장기 송변전설비계획과 가스공사의 장기 천연가스수급계획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양 기관은 신규 수요에 맞춘 공급망 확충과 더불어, 송·배전망 및 가스관 구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과 주민 수용성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정부의 메가프로젝트 추진으로 한전의 장기 송변전망 계획은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기존 계획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전국적인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추가하면서 전력망 확충 규모와 일정을 전면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난해 5월 수립된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2024~2038년)'을 통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0GW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 안을 확정했다. 핵심 축인 호남-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 노선은 2GW급 송전 경로 4개를 2031년부터 2038년까지 단계적으로 준공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메가프로젝트의 등장으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6.3GW, 울산·당진 등 전국 AI 데이터센터에 18.4GW,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신규 분에 3GW가 추가되면서, 기존 계획에 없던 총 27.7GW의 대규모 전력 수요가 새롭게 더해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용인 공장 준공 시기를 각각 7년, 12년씩 앞당기기로 했고, 호남 클러스터와 데이터센터 역시 타이트한 일정표를 쥐고 있다. 늘어난 수요만큼이나 전력망 구축 시계바늘도 훨씬 빨라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용인 추가 분(3GW)과 호남 분(6.3GW)을 수용하기 위한 변전소 신설을 포함해, 기존의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만 전력 공급 타이밍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력망 확대의 고질적 걸림돌인 '주민 수용성 확보'는 여전한 난제다. 한전이 동해안-수도권 HVDC 송전망 구축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경기 하남 변전소 증설 사업이 여전히 주민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새로운 송전망 확충 과정에서 불거질 사회적 갈등을 선제적으로 조율할 정교한 대책이 시급하다. 전력 공급의 또 다른 축인 가스발전 부문에서는 LNG 수급과 공급망을 책임지는 가스공사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LNG 발전소는 건설 기간이 약 5년으로 짧고 발전기 1기당 약 0.5GW 규모로 단계적 증설이 가능해,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가장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이에 따라 현재 수립 중인 '제16차 장기 천연가스수급계획'에도 메가프로젝트발 신규 가스 수요가 대거 반영될 전망이다. 특히 발전소 건설에 앞서 안정적인 LNG 하역·저장 인프라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한전의 발전 자회사들과 민간 발전사들이 가스발전 능력을 확대함에 따라 가스공사의 공급 책임도 막중해졌다. 이 과정에서 가스공사가 충남 당진에 조성 중인 LNG 터미널이 메가프로젝트의 '에너지 전초기지'로 새롭게 재조명받고 있다. 당진 LNG 터미널은 1단계 사업으로 27만 킬로리터(㎘) 규모의 저장탱크 4기를 2027년 완공 목표로 건설 중이며, 동급 탱크 3기를 2029년까지 추가하는 2단계 사업도 추진 중이다. 사실 당진 LNG 터미널은 환경단체로부터 탄소중립 기조 속에 LNG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며 저장시설 추가 건설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발 전력난 우려로 가스발전의 필요성이 다시 급부상하면서 당진 LNG 터미널의 가치와 필요성은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가스공사의 신규 장기 계약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정부는 신규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와 원전 등 무탄소 전원으로만 충당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메가프로젝트로 엄청난 추가 전력 수요가 발생할 예정이고, 현실적으로 상당 비중을 LNG발전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이면서 이에 따른 신규 LNG 공급도 필요해졌다. 다만, 가스 인프라 역시 주민 수용성이라는 암초를 만난 상황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발전소용 고압 가스관이 통과하는 용인 양지면 일대 주민들이 안전 문제를 이유로 노선 변경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가프로젝트가 전력과 가스 공급 지연으로 발목 잡히지 않으려면, 인프라 구축과 함께 지역 사회와의 상생 및 갈등 해결을 위한 교두보 마련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재생에너지 기본계획과 전력수요 전망 발표에 나타난 변화 읽기

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전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7월 들어 국제유가가 60달러대로 진입하면서 호르무즈 사태가 확실한 진정 국면으로 들어섰다. 전 세계가 공급망 위기, 에너지 안보 등으로 심각해 하던 지난 5월, 정부는 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발표하였으며 같은 날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내용중 먼저 확정된 수요 전망(안)을 함께 공개하였다. 그런데 이번 두 발표는 지난 계획들과는 사뭇 다른 내용을 담고 있어 주목을 끌었다. 먼저 이번 재생에너지기본계획은 지난 3월 개정된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따라 수립하는 첫 기본계획이다. 사실 재생에너지 부문을 별도로 다루는 기본계획은 20세기 말에 처음 수립되었는데, 그때는 대체에너지라고 불렸으며, 주로 기술개발에 중점을 두었었다. 이후 곧바로 우리가 익숙한 신·재생에너지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기본계획이 2003년부터 진행되어 지난 2020년 제5차 기본계획까지 수립, 이행되어 왔다. 그 동안 FIT, RPS 등의 보급확산제도를 도입하고 기술개발과 산업육성 방안을 담아왔다. 이번에 이름과 내용을 바꾸었는데, 먼저 이름에서 신에너지를 제외하고 재생에너지만 남긴 부분이다. 사실 신에너지가 정부의 계획에 들어간 것은 일본의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은 에너지원이라기 보다는 에너지분야의 신기술이며, 그 당시 온실가스 저감대책의 상당부분이 화석연료의 청정화에 맞추어져 있었음을 고려하면 수소, 연료전지, IGCC등으로 대표되는 신에너지가 재생에너지와 함께 정부지원의 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이미 2021년에 수소에너지기본계획이 발표되어 신에너지에 대한 부분이 별도로 고려되고 있음을 감안하여 재생에너지만의 계획으로 변경하였다고 한다. 특히 이번 계획을 1차 기본계획이라고 명명한 것은 이제 재생에너지가 주요 에너지원의 위치에 올라섰으며, 앞으로 재생에너지가 중심이 된 국내 생산 에너지원들을 통하여 전기화 및 에너지전환을 추진할 것임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 담긴 5대 과제와 10대 전략 중 가장 큰 변화로는 현행 RPS 제도의 개편 및 지자체에 대한 대폭적인 지원 증대 등을 꼽을 수 있다. 1980년대 석유위기에 대응하기 위하여 처음으로 태양열온수기, 태양광발전 등에 지원이 시작되었을 때의 정부 지원 제도는 설비를 설치하는 국민에게 직접 설비비용의 일부를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FIT 제도를 도입하면서 정부는 이를 사업자에게 융자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였고 국민에게 직접 지원하는 보조금을 차츰 줄여 나갔다. 정부의 예산 측면에서 보면 이는 예산의 감축이었다. 이는 RPS제도로 변경되면서도 유지되었고 정부지원금의 출처가 전기요금과 석유수입 비용에 추가하여 걷어 만든 전력기반기금 및 에특회계로 확대되었으며, 국민에게 직접 지원하는 부분은 지속적으로 줄여 갔다. 이번에 RPS제도를 입찰제도로 변경하는 것은 이제 충분히 커진 국내 재생에너지공급산업계에 추가적인 경쟁을 유도하여 효율성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햇빛마을, 바람마을, 계통소득 등으로 불리는 지자체 지원방안은 재생에너지가 설치되는 지역 주민에 대한 지원이라는 측면에서 유럽의 지원제도와 유사하며 재생에너지의 주민수용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자가설비 인증서(REGO) 도입을 통해 자가용 설비에 추가 수익을 제공하는 등 국민에 대한 직접 지원을 증가한 것은 재생에너지가 가진 분산형 에너지원이자 개별 국민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는 본연의 특성을 잘 반영한 변화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날 발표된 전력기본계획 수요전망(안)에 나타난 변화는 데이터센터 및 AI 붐, 그리고 전기화 진행으로 인한 추가 전력수요를 인정하였다는 것이다. 사실 예전 정부는 원자력 억제에 목표가 맞추어져 있어 미래 전력수요 전망치를 줄여 발표한다는 의혹을 받고는 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데이터 센터 추가수요 26.5TWh, 2035 NDC의 전기화 정책으로 인한 추가수요 119.4TWh 등을 인정하고 이를 발표에 추가한 것이다. 지난 주 정부와 주요 기업은 1천조가 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였다. 추가적인 전력 수요가 발생할 것임이 불을보듯 분명하다. 전력망이 모자라는 것을 넘어 전력생산시설까지 부족하게 된다면 이는 심각한 정부정책 실패이다. 다행히 이번 정부는 원자력발전의 추가 설치 역시 찬성하고 있어 지난 정부의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력화의 추진이 국민의 에너지수요 변화와 온실가스감축에 모두 효과적임을 고려한다면 전력생산시설 및 전력망의 건설에 보다 힘을 실어야 할 것이다. bienns@ekn.kr

[에너지소식] 이호현 기후차관, 장마철 건설현장 점검…한수원, 지역발전 우수사례 선정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호현 제2차관이 경남 함안군에 위치한 군북-가야 전력구 공사 현장을 찾아 장마철 대비 안전관리 현황을 불시 점검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지난 6월 실시한 동해안 송전탑 건설 현장 불시 점검에 이어 장마철 재해 방지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재차 확인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 차관은 건설 현장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사면 붕괴 방지 △빗물 유입 차단 대책 △작업자 미끄러짐·추락 방지 조치 등 장마철 주요 안전 위협 요인을 중심으로 실태를 점검했다. 이 차관은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들에게 “전사적 역량을 총동원해 작업자의 안전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 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ʻ2026년 이전공공기관 지역발전 우수사례ʼ에 선정됐다고 3일 밝혔다. 한수원은 경북 경주시, 위덕대학교와 추진한 ʻ경주시 청년 신(新)골든 창업특구 조성사업ʼ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 창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청년 창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 자원과 연계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를 통해 유동인구 감소로 침체했던 경주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번 수상은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 꾸준히 추진해 온 상생 노력이 인정받은 뜻깊은 성과"라며 “앞으로도 지역의 특성과 수요를 반영한 다양한 상생 사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공기업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남동발전은 지난 2일 경남 진주시 본사에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영수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 교수를 초빙해 '고효율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전환 기술'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특강은 한국남동발전과 KENTECH 간 상호협력과 기술교류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강 교수는 탄소 자원화 분야의 흐름을 주도하는 석학으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동시에 전기 기반 연료(e-Fuel)나 지속가능항공유(SAF) 같은 청정 액체연료로 전환하는 혁신 공정 연구를 이끌고 있다. 강 교수는 강연에서 아민 유도체를 활용한 태양광 기반 이산화탄소(CO₂) 포집·동시 전환 기술부터 광촉매 방식의 액체연료 전환 기술, CO₂를 지속가능항공유로 전환하는 열촉매 공정까지 생생한 연구 현장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아울러 물 분해를 통한 고효율 그린수소 생산과 폐플라스틱의 연료화 등 탄소 자원화 전반을 아우르는 최신 경향을 함께 소개했다. 한국동서발전은 국내 발전 6사를 대표해 지난달 24~26일 개최된 동남아시아 대표 환경·에너지 전문 비즈니스 전시회 '2026 베트남 환경·에너지산업전'에 참가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 동서발전은 국내 환경·에너지 중소기업의 베트남 시장 진출을 지원했다. 권명호 동서발전 사장이 직접 참석해 협력 중소기업 전시관을 둘러봤고, 응우옌 쑤언 르우 베트남 하노이 인민위원회 부회장과 보 응우옌 퐁 산업통상국장 등을 만나 양국 에너지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동서발전은 전시회에서 발전 6사를 대표해 통합 수출운영관을 전담하고, 협력 중소기업 17개사의 우수제품 홍보와 수출상담을 지원했다. 동서발전과 협력 중소기업은 현지 발주처와 거점 주요 구매기업을 대상으로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그 결과 1억300만 달러 규모의 계약 추진 성과를 거뒀고, 현장에서 총 20건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권 사장은 전시회 개막식에서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구축한 현지 발주처 및 구매기업과의 협력 기반을 실질적인 수출 계약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해외 시장 진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동서발전은 지난달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혁신대상'에서 인공지능(AI) 혁신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고 3일 밝혔다. 동서발전은 발전현장의 AI 전환을 위해 △발전설비 예측경보 시스템 운영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안전관리·위험성평가 체계 구축△생성형 AI 플랫폼(EZY) 구축 등 다양한 AI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왔다. 특히 발전설비 예측경보 시스템은 설비 이상징후를 사전 분석예측한 뒤 예방정비를 지원해 발전설비 운영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앞으로도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발전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 성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반도체 전력수요에 원전 카드…김성환 장관 “추가건설 조속 검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추진으로 크게 늘어날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원전 건설 여부를 조속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대략 정기국회 전후로는 확정해야 되기 때문에 얼마 안 남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반도체는 24시간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돼 거의 기저전원 성격에 가깝다. 재생에너지의 늘어나는 양만으로 감당하기가 만만치 않아 원전을 좀 더 추가로 지어야 될지 여부는 빨리 검토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계획된 규모까지는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에 필요한 전력을 △호남권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전남 영광 한빛원전 △충남권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등을 통해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 산업단지가 추가 확대될 경우에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추가 원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용인과 호남에 현재까지 들어서는 반도체 공장만 해도 1.4기가와트(GW)짜리 원전 15개 정도가 들어가야 감당할 수 있는 수요"라고 설명했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을 경우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달라지는 간헐성이 한계로 지적된다. 이에 발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원전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추가 원전 건설 부지와 관련해서는 기존 원전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장관은 “영광 한빛원전에는 2기를 더 지을 수 있는 땅이 있고 울주 쪽에도 2기를 더 지을 땅이 있다고 보고받았다"면서도 “해당 지역 주민들의 수용성이나 국민들의 수용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전 건설에는 부지 선정과 인허가 등을 포함해 통상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정부가 첨단산업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추가 원전 여부를 조기에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직후 원전 추가 도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12차 전기본에 내용이 들어갈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기후부는 출범 초기에는 신규 원전 건설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반도체와 AI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전력 수요가 현실화되면서 기존 원전 건설 계획을 확정한 데 이어 추가 원전 검토까지 시사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넓혀가는 모습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후위기 대응에는 여야 없어”…재생에너지 확대에 공감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은 조정식 국회의장이 11개 상임위원회 위원을 강제 배정했다며 해당 상임위에 선임된 소속 의원 전원의 사임서를 제출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역시 아직 완전히 구성되지 못한 상태다. 이처럼 여당과 야당이 심각한 대립을 보이고 있지만, 기후위기 대응 강화와 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에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공감했다. 이들은 에너지정책이 정쟁에 휩싸이면 안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이 뜻을 같이한 자리는 주한 독일대사관과 국회 글로벌외교안보포럼이 공동주최하고 기후솔루션이 주관한 '2026 클라이밋 토크 서울' 행사였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미래 청년 세대와 한·독 양국의 기후·에너지 전문가, 국회 여야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기후 위기와 에너지 전환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주제는 '재생에너지 전환 시대의 에너지 안보 - 한·독 거버넌스 대화'였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토론에서 “현재 대한민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여전히 10%대에 머물러 있는 반면, 화석연료 비중은 60%에 달한다"며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상향 목표의 대대적인 확대가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전력망 수용력 확대와 국내 산업 육성, '햇빛 소득 마을' 같은 수용성 정책의 결합과 배출권거래제(ETS) 강화 및 녹색국채 발행을 제안했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유럽의 에너지 위기 사례를 바탕으로 “기후변화 대응이 곧 에너지 안보 대응이라는 프레임으로 묶일 때 훨씬 강한 동력이 생긴다"고 밝혔다. 그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오랫동안 10%대에 머물러 온 원인을 짚으며, 원전을 포함한 현실적이고 균형 잡힌 에너지 믹스, 송전망 등 인프라 확충의 사회적 수용성, 에너지원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대한민국은 전력에 있어서만큼은 사실상 섬"이라며 “개방경제·첨단산업 국가로서 에너지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기술·자연 여건·비용 세 축에서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특정국에 대한 의존이 에너지 종속의 무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독자적인 재생에너지·대체에너지 기술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권 교체마다 흔들리는 에너지 정책이 수요 예측을 무력화한다며 제도적 예측 가능성과 투자 신뢰를 요청했다. 이번 세미나는 현재 여아 갈등이 극을 달린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다만, 여야 의원들이 말로 끝날 게 아니라 실제적인 행동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4년 8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탄소중립법을 개정해야 하는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의 임기가 다음달 말 종료될 예정임에도 논의가 지연되는 상황부터 해결함으로써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1800조 메가프로젝트의 그늘, ‘기후위기 대응’ 흔든다 [이원희의 기후兵法]

삼성과 SK가 18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산업단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메가프로젝트가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흔들고 있다. 수십 기가와트(GW) 규모의 국가 단위 전력 수요가 새롭게 발생하는 만큼 정부와 국회가 탄소중립법 개정과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집중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그룹의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2040년까지 27.7GW 규모의 신규 전력설비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발전소 몇 곳을 더 짓는 수준이 아니라 국가급 전력수요가 새롭게 발생하는 것이다. AI 데이터센터에는 18.4GW,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에는 6.3GW가 필요하다.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도 기존 확보한 12GW 외에 추가로 3GW를 더 확보해야 한다. 우리나라 최대전력은 역대 최고 기준 약 97GW 수준이지만, 봄철에는 48GW 안팎까지 떨어진다. 메가프로젝트에서 필요한 27.7GW는 봄철 전체 전력수요의 약 56%에 달하는 규모다. 국가 전체 전력체계에 작은 나라 하나의 전체 전력 수요가 통째로 추가되는 셈이다. 문제는 이 막대한 전력을 무엇으로 공급할 것이냐다. 태양광과 풍력은 탄소중립 측면에서는 이상적인 발전원이지만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다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수십GW 규모의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 만큼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자력발전 역시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신규 원전은 부지 선정부터 인허가, 건설까지 통상 10년 이상이 걸린다. 메가프로젝트의 전력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과 맞추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 결국 단기간에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과 열병합발전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도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원전 확대와 LNG 발전도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도 중요하지만 생산라인을 멈추지 않을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다. 결국 정부는 탄소중립과 산업경쟁력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반도체와 AI 산업을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지만, 이를 위해 화석연료 발전 비중이 늘어난다면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에 대해 지난 달 29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는 원전 증설 및 수명 연장은 물론, 석탄 발전의 연장 가동, LNG 발전 증설로 메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는 논평을 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작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입법을 논의해야 할 국회는 사실상 멈췄다. 정치권은 상임위원회 구성조차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탄소중립 정책 추진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당초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을 논의하기 위해 5월 말 종료 예정이던 활동 기한을 오는 8월 말까지 연장했다. 헌재는 현행 법이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규정하지 않아 미래세대 환경권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고 판단했고, 국회에 법 개정을 요구했다. 여기에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마저 정상적으로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11개 상임위원 강제 배정에 반발해 위원 사임서를 제출하면서 기후환노위가 사실상 반쪽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 전력정책 등을 다루는 핵심 상임위가 정치적 대치 속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셈이다. 기후환노위가 정상화되지 못하면서 기후특위 역시 원활한 논의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둘러싼 여야의 입장 차는 뚜렷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온실가스를 초기에 빠르게 줄이는 '오목형 감축경로'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산업 경쟁력을 고려한 보다 유연한 감축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쪽에서는 산업계 의견을 수렴해 먼저 움직였다. 지난 1일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등 7명의 기후특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6단체의 의견을 전달하며 기업 경쟁력을 고려한 감축경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초기 감축 부담을 과도하게 높이는 오목형 감축경로는 제조업 경쟁력을 훼손하고 청년 일자리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영환 숙명여대 기후환경에너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AI 산업 투자가 급속히 확대되면서 전력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같은 흐름은 탄소중립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데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특별기획-서남권 반도체]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① ‘소외의 땅’에서 ‘첨단산업의 심장’으로

최근 정부와 삼성, SK그룹의 전남·광주권 1000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투자 규모와 입지, 파급효과를 놓고 다양한 전망과 해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지는 독자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시각을 전하고자 5부작 특별기획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를 마련했다. 이번 기획은 왜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무게중심이 서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지역과 국가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이재현 백준 기자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세계 산업 질서를 다시 쓰고 있다. 미국은 AI와 반도체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며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초거대 AI 데이터센터와 차세대 반도체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AI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첨단 메모리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생산기지 확보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가 됐다. 대한민국도 예외가 아니다. 기존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만으로는 급증하는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분석 속에 정부는 새로운 국가 성장축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력과 용수, 산업용지 부족이라는 수도권의 구조적 한계를 넘어, AI 시대를 뒷받침할 제2의 반도체 거점을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선택지는 의외의 곳에서 나왔다. 오랫동안 산업화의 중심에서 비켜서 있었던 호남, 그리고 40년 만에 하나가 된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다. 정부가 최근 국민보고회를 통해 발표한 서남권 첨단산업 구상에는 삼성전자와 SK그룹,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의 대규모 투자 계획과 함께 반도체 생산기지, AI 데이터센터, 첨단 패키징 산업을 연계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 방안이 담겼다. 정부는 이를 통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 대한민국 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광주 국민보고회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두고 “한이 슬픈 역사가 새로운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산업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호남이 AI 시대에는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용수, 넓은 산업용지를 갖춘 전략적 거점으로 부상했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지금처럼 수도권 1극 체제로 계속 가면 나라가 망한다"며 “국토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정부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한 지역 지원 논리가 아니었다. 그는 기업들이 서남권을 선택한 배경을 “경제 원리"라고 설명했다. △ AI 시대가 만든 새로운 산업지도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반도체 산업은 용인과 평택, 화성, 이천으로 이어지는 수도권 벨트가 최적의 입지로 평가됐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급속한 확산은 산업의 공식을 바꿔 놓았다. 초거대 AI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첨단 메모리 반도체 생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해야 하고, 이를 처리할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도 함께 구축돼야 한다. 이 대통령은 “기존에는 용인과 평택의 생산시설로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AI 산업 발전으로 수요가 갑자기 폭증했다"며 “일부 산업의 생산 차질이 우려될 정도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들 역시 더 이상 기존 생산시설만으로는 세계 시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가 서남권을 새로운 산업 거점으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수도권의 물리적 한계다. 반도체 공장은 막대한 전력과 초순수 용수, 넓은 산업용지를 동시에 필요로 한다. 그러나 수도권은 이미 송·배전망과 용수 공급 능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기존 전력망으로는 추가 전력을 공급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용수 역시 생활용수 공급만으로도 한계에 도달해 추가 증설이 사실상 어려운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도 새로운 생산거점을 찾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지역으로 호남을 지목했다. 그 배경에는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과 상대적으로 넓은 산업용지, 추가 확보가 가능한 용수 등 산업 기반이 있다. 이 대통령은 “한이 슬픈 역사가 새로운 기회가 됐다"며 “그동안 산업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배제됐던 호남이 이제는 용수와 전력, 용지라는 핵심 인프라를 모두 갖춘 유일한 대안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전남 서남해안의 해상풍력과 태양광은 글로벌 기업들이 요구하는 RE100 달성에 유리한 여건을 제공한다. 평탄한 지형은 대규모 공장 건설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산업용지는 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요소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개발이 더디다는 이유로 약점으로 여겨졌던 조건들이 AI 시대에는 오히려 경쟁력이 되고 있는 셈이다. △ 통합특별시가 만든 결정적 변수, 새로운 산업축은 이제 시작이다 이번 산업 전략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변화는 광주와 전남의 행정 통합이다. 이 대통령은 광주·전남 통합 결정이 기업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행정구역 통합은 정치적으로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며 “이번 통합이 투자 결정을 이끌어낸 주요 동인이 됐다"고 밝혔다. 기업 입장에서는 복잡한 행정 절차를 줄이고, 하나의 권역에서 산업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 역시 통합특별시를 중심으로 산업단지 조성, 기반시설 구축, 정주 여건 개선을 패키지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서남권 프로젝트는 단순한 지역 개발사업이 아니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면서도 대한민국의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국가 전략의 성격이 강하다. 정부는 기업 투자와 함께 전력망과 용수 공급, 교통 인프라, 교육과 의료, 문화시설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해 새로운 산업도시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이는 '공장을 하나 더 짓는 사업'이 아니라 산업과 도시, 인재가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광주·전남은 오랫동안 산업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AI와 반도체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지금, 그 소외의 시간이 오히려 새로운 경쟁력으로 바뀌고 있다.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용수, 넓은 산업용지, 그리고 통합특별시라는 행정 기반은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조건을 만들었다. 정부와 기업이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EE칼럼] 아직도 RE100인가?

요즘 슬금슬금 RE100(Renewable Energy 100)이 다시 나온다. 재생에너지를 옹호하거나 확대하자는 주장에는 전가의 보도처럼 RE100이 나온다. 그런데 그게 이미 한물간 캠페인이라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RE100은 2014년 런던에 본부를 둔 환경단체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이 시작한 캠페인이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하자는 것이다. 여러 기업이 이에 동참하였다. 애플(Apple), 구글(Google), 페이스북을 포함한 많은 기업이 참여했다. 시작 단계에서는 의무가 없기 떄문에 참여 선언 그 자체는 매우 쉬웠기 때문이다. RE100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 RE100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원자력발전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것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기후변화를 막자는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를 확대하자는 의도였던 것이다. 1킬로와트시(kWh)의 전기를 생산하려면 석탄발전은 이산화탄소 약1000g(그램)을 배출한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700g, 원자력은 10g, 재생에너지는 50g이다. 이에 필요한 비용은 원자력은 55원, 재생에너지는 270원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는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둘째, RE100은 실제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REC(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만 구매해도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것으로 인정해 준다. 즉 RE100만을 위해서라면 재생에너지가 많은 특정 지역으로 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대한민국 어디에 있더라도 REC만 구매하면 RE100을 한 것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셋째, 구글의 태도가 바뀐지 오래다. 구글은 이미 2018년 이산화탄소배출이 없는 전력원을 사용하자는 'CF100(Carbon Free)' 계획을 내놓았다. 구글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하루 24시간, 주 7일 무탄소 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구글은 '원전도 무탄소 에너지원'이라고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넷째, 정작 RE100의 진원지인 기후그룹의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 기후그룹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RE100도 여전히 살아있지만, 24/7 CFE(Carbon-free Energy) 이니셔티브도 인정하고 있으며 심지어 24/7 카본프리 에너지 콤팩트(24/7 Carbon-free Energy Compact)의 공동 출범 주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즉 기후그룹이 RE100만 인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여기저기서 'RE100을 해야 한다'. 또 'RE100을 하지 않으면 우리 무역하는데 장벽이 된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거짓이던지 뭘 모르는 얘기다. 원자력발전으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도 인정된다. 명나라가 망하고 청나라로 바뀐 상황에서도 조선은 여전히 명나라를 모셨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정작 RE100 캠페인을 시작했던 기후그룹은 원자력발전을 인정하는데 지구 반바퀴 떨어진 우리나라에서는 원래의 RE100을 그대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RE100은 소개될 당시부터 옹색한 주장이었다. 이산화탄소 배출은 억제하자면서도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배제한 것이 그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입맛에는 딱맞는 것이었기 때문에 정부의 위상도 잊은 채로 기후그룹이라는 작은 환경단체의 주장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차관이 따라했다. 그 당시에도 UN에서는 원자력발전도 무탄소에너지로 인정하는 CFE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우리 정부는 UN을 버리고 NGO를 택했다. 그것 말고는 과학과 합리를 막아낼 방패가 없었던 것이다. 2년 전에는 삼성전자에 노광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의 ASML(사)가 RE100을 하기로 했다는 오보가 나오면서 우리도 RE100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이는 가짜뉴스였다. ASML의 정책보고서와 연례보고서 그리고 직접 담당자와 연락해봐도 그런 주장은 나온 바가 없었다. 삼성전자를 몹시 위해주는 척하며 RE100을 주장하던 사람들은 순간적으로 사라졌다. AI 데이터 센터나 반도체 공장은 모두 원전 5기 내지 10기분의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한다. 또 고정밀의 민감한 시설이기 때문에 생산이 들쭉날쭉한 간헐적 전기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가장 중요한 점은 전기요금이 낮아야 한다. 그게 정부보조금이나 다른 국민이 더 감당해서 될 일이 아니다. 이제 RE100 주장은 그만할 때가 됐다. bienns@ekn.kr

반도체 물 공급 호언장담한 정부… 정작 ‘농업용수’ 데이터는 깜깜이[환경포커스]

최근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자 일각에서는 물 부족 문제를 들어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하루 100만 톤 이상의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반박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30일 기후부에서 반도체 관련 공장에 필요한 하루 65만톤의 물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면서 물 부족에 대한 우려는 잦아들었다. 하지만 정작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내놓는 수자원 통계와 물 수급 전망이 불과 몇 년 사이 크게 달라지면서 국가 물관리의 기초 데이터 자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치 변화의 배경으로 농업용수 등 실제 물 사용량조차 정확히 계측하지 못하는 국가 수자원 통계 체계를 지목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하천연구본부의 김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강수량에 따른 전체 수자원 총량은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지만, 실제 얼마나 물을 사용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불과 몇 년 사이 '2700톤'에서 '36만8000톤 부족'으로 정부의 물 수요-공급 전망은 시기마다 큰 폭으로 달라졌다. 지난 2016년에 수립된 국토교통부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1~2020)의 3차 수정계획에서는 과거 최대 가뭄 상황을 적용하더라도 영산강·섬진강 권역의 생활·공업용수 부족량은 연간 약 100만 톤 수준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365일로 나누면 하루 2700톤 수준이다. 특히 영산강 권역은 물 부족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 12월 한국수자원학회가 영산강·섬진강 유역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연구보고서에서는 같은 권역의 물 부족량이 과거 최대가뭄 기준으로 하루 1만2822톤, 연간으로는 400만톤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제시됐다. 6년 사이에 부족량이 4배로 늘어난 것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불과 4개월 뒤인 2023년 4월 환경부와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영산강과 섬진강의 장래 물 부족량이 과거 최대 가뭄 기준으로 하루 36만8000톤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이를 근거로 하루 61만톤 규모의 신규 용수 확보 대책을 발표했다. 같은 영산강·섬진강 권역을 대상으로 과거 최대 가뭄을 기준으로 산정했음에도 물 부족 규모는 불과 4개월 만에 30배 가까이 늘어났다. 정부는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하루 100만 톤 공급 가능" 2026년 6월 정부는 다시 새로운 숫자를 내놓았다. 영산강, 섬진강 유역의 수자원이 하루 100만톤 이상의 여유가 있어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용수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부는 동복댐·주암댐·장흥댐 등의 공급 여유분 20만톤, 동복댐의 댐 증고로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25만톤, 농업용수와 발전용수 전환 31만톤, 하수처리수 재이용 30만톤 등을 합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를 모두 합하면 하루 100만톤을 웃도는 공급 여력이 산출된다. 이번에 제시한 공급 여력이 2023년 당시에도 활용 가능한 물량이었는지, 아니면 이후 새롭게 확보된(혹은 파악된) 물량인지 정부의 설명이 필요하다. 2023년 당시 환경부는 과거 최대 가뭄을 지나서 향후 기후변화까지 고려했을 때 수자원이 하루 57만톤이 부족해진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61만톤을 추가 개발하는 대책을 세웠다. 이번에 발표한 자료로는 공급 여유분 20만톤과 농업용수와 발전용수 전환 31만톤만 더해도 51만톤을 곧바로 확보할 수 있는 양이다. 동복댐 증고와 하수 재이용 등은 신규 사업인 만큼 제외하더라도 그렇다. 일각에서는 물 절약이나 수요 관리까지 함께 고려한다면 2023년에 61만톤 규모의 추가 개발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얼마나 공급 가능한지" 정부도 답하지 못했다 실제 2023년 당시 가뭄 대책의 타당성을 취재하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한계는 확인됐다. 당시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영산강·섬진강 권역의 총 공급 가능 용수량, 실제 공급량, 여유량 등을 문의했지만 어느 기관도 명확한 수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서로 담당 기관을 지목하며 답변을 미루는 경우도 있었다. 가뭄 대책을 최종 심의한 국가물관리위원회 역시 환경부가 제출한 수치를 중심으로 심의·의결했으며, 세부 산정 과정에 대한 공개 검증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결국 국가 물관리 정책의 출발점이 되는 기본 데이터에 대해서조차 정부 내부에서 충분한 검증과 공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농업용수부터 제대로 모른다" 전문가들은 문제의 근본 원인을 농업용수 통계의 부실에서 찾는다. 김원 박사는 “전체 물 사용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농업용수는 계량 체계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고 말한다. 현재 상당수 농업용수는 양수장 가동시간이나 전력 사용량 등을 이용해 사용량을 추정하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어 실제 사용량과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허가된 취수량 대비 실제 사용량이 30~40% 수준에 그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3년 4월 국회에서 열린 '영산강·섬진강 유역 중·장기 가뭄대책 정책 토론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2030년 기준으로 영산강·섬진강 유역 농업용수 수요는 연간 19억4000만톤이고, 공급량은 17억8100만톤이어서 1억5900만톤이 부족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물이 부족한 것인지, 남는 것인지조차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자원 수급 전망이 작성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필요한 것은 신뢰할 수 있는 통계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 공급 여부는 앞으로도 추가적인 취수원 확보와 재이용 확대 등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 수자원 통계의 신뢰성이다. 정부 발표가 몇 년 사이 크게 달라지고, 그 산정 근거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산업계는 물론 국민도 정부의 물관리 정책을 신뢰하기 어렵다. 수자원 정책은 댐 건설 여부나 산업 입지 결정, 기후변화 적응 전략까지 좌우하는 국가 기반 정책이다. 그 출발점은 정확한 계측과 투명한 데이터여야 한다. 댐을 더 지을지, 재이용수를 늘릴지, 산업단지를 조성할지는 모두 그 다음 문제다. 국가 물 정책의 출발점은 새로운 시설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논란이 던지는 진짜 질문은 “호남에 물이 충분한가"가 아니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물이 얼마나 있고, 얼마나 사용되고 있으며, 얼마나 더 공급할 수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이 질문에 명확히 답하지 못한다면, 댐 건설을 포함한 어떤 수자원 정책도 국민적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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