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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사이트] ‘유연성 경제’ 선언한 기후부…동적요금제, 이번엔 현실화될까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이 최근 SNS를 통해 “전력수급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동적요금체계를 단계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전력요금체계 대전환을 공식적으로 거론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이후 정부 고위 관계자가 '동적요금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사실상 처음으로, 향후 전력시장·전력요금 제도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기후부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기본 방향도 발전설비 확충보다 VPP(가상발전소)·DR(수요반응),ESS(에너지저장장치)등 유연성 자원 확보로 설정했다. 이 차관은 기존의 중앙집중형 전력시스템을 '규모의 경제'로 규정하고, 태양광·풍력 등 변동성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기차·히트펌프·데이터센터 증가로 경직화된 전력수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력산업 전반이 유연성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전력수급 조정 기능을 시장에 맡기고, 가격 신호를 통해 유연성 자원을 끌어내겠다는 방향성을 명확히 한 것이다. 동적요금제는 전력공급 상황(예: 재생에너지 공급 급증, 예비력 감소)과 전력도매가격(SMP) 변동을 실시간 또는 일정 주기로 반영하여 소비자 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급증한 유럽, 미국 일부 주에서는 이미 도입돼 있으며, 특정 시간대에는 전기요금이 '마이너스'가 되기도 한다. 이 차관이 언급한 바와 같이, 가격 신호가 뚜렷해지면 △ESS·전기차 충전·수소 생산 등 유연성 자원의 경제성 향상 △VPP(가상발전소)·수요반응(DR) 등 민간 비즈니스 모델 활성화 △피크 시간대 전력수요 완화로 계통 안정성 강화와 같은 효과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즉, 동적요금제는 '유연성 경제' 실현의 핵심 전제이자,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제도적 기반이다. 그러나 산업계와 전력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말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신중하다. 동적요금제의 필요성은 이미 10년 이상 논의됐지만 단 한 번도 실현되지 못했다. 이유는 고질적이고 명확하다. △전기요금 변동성 확대에 대한 소비자 반발 우려 △정치권의 전기요금 통제 관행 △한전 적자 부담과 연계된 요금 결정 구조의 경직성 △전력시장 데이터·계량·IT 인프라 부족 △실시간 요금제 도입 시 취약계층 보호 대책 미흡 등이 항상 개혁을 가로막아 왔다. 특히 한국처럼 “전기요금 인상"이 정치적 이슈로 연결되는 구조에서는 실시간 가격 반영이 정부 입장에서 큰 부담이다. 실제로 과거 산업통상자원부 시절에도 동적요금제는 여러 차례 로드맵에 포함됐지만, 번번이 요금정책의 정치적 현실 앞에서 좌초됐다. 그럼에도 이번 논의가 이전과 다르다는 평가도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기요금 정책과 전력시장 정책을 동시에 책임지는 부처로 구조가 개편되었다. 재생에너지 변동성이 폭증하고, SMP 0원·마이너스 가격 등 시장 왜곡이 심화되면서 현 상황이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커졌다. AI·데이터센터·전기차 확대로 2026~2030년 한국의 전력수요는 급증할 전망이며, 가격 신호 없이는 유연성 자원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자리잡고 있다. 즉, 동적요금제가 없다면 정부가 말하는 '유연성 경제' 자체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에는 실제 도입 가능성이 과거보다 훨씬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력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요금 인상에 민감한 정치권이 동적요금제를 허용하겠는가? △소비자 보호 장치가 없이 실시간 가격을 반영하면 오히려 불평등을 심화시키지 않을까? △한전 구조조정과 전력시장 개편 없이 요금제만 손볼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결국 동적요금제는 기술적 문제보다 정치·사회적 합의가 핵심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난도가 높다. 이호현 차관의 발언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원구조 현실화, 유연성 자원 확대, 분산형 전력망 구축을 위해 본격적으로 “전력요금 체계 대수술"을 검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전기요금 개편은 가장 어려운 개혁 중 하나다. 이번에는 유연성 경제라는 시대적 요구가 정치적 저항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적요금제의 실현 여부는 기후부의 정책 실행력을 가늠할 바로미터이자, 향후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국에너지공대 내년 정부출연금 250억원 확정...연구•교육 역량 강화 기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에 대한 내년 정부 출연금이 250억원으로 확정됐다. 12일 켄텍과 나주시 등에 따르면 2026년도 켄텍 정부 출연금은 당초 200억원으로 책정됐으나 국회 예산 심의를 거쳐 250억원으로 증액됐다. 개교 초기였던 2022년, 2023년 수준을 회복한 금액으로 연구와 교육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재정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켄텍은 2024년과 2025년 출연금이 200억원으로 축소돼 연구 기반 시설(인프라) 확충과 인재 확보에 어려움이 제기돼왔다. 이번 증액은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을 견인할 국가 전략기관으로서 켄텍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유일 에너지 특화 대학인 켄텍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법에 따라 한전 그룹사와 정부·전남도·나주시가 매년 출연금을 지급해 운영되고 있다. 건축 예산으로 인해 한전 그룹사의 출연금 규모는 매년 달라지고 있으며 2025년 기준 717억원을 출연했다. 정부는 200억원, 전남도 100억원, 나주시 100억원을 각각 출연했다. 켄텍은 증액된 출연금을 에너지 신기술 분야 연구 인프라 확장, 국제 공동연구와 산학협력 강화, 인공지능(AI)·수소·전력 분야 우수 연구인력 유치, 학생 연구 지원 프로그램 확대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나주시 관계자는 "켄텍은 빛가람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구축된 나주의 에너지산업 생태계를 이끄는 핵심 축"이라며 "정부 출연금이 250억원으로 회복돼 대학 경쟁력뿐 아니라 지역 에너지산업 생태계에도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청정열에너지 의무화 제도 추진…난방요금 오르나

일정 규모 이상 열을 생산하는 난방사업자에 청정열 생산을 의무화하는 제도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전력뿐 아니라 열 부문에서도 탈탄소화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난방 등 열 생산 과정에 환경규제가 적용되는 만큼 난방요금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국회에서는 위성곤·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청정열에너지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법안은 청정열에너지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열에너지의 탈탄소화를 위한 전환 전략과 지원체계를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2018년 대비 2035년 온실가스를 53~61% 감축하겠다는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설정했다. 국내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열에너지가 2021년 기준 48%를 차지하는 만큼 전력 중심만으로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판단 속에 입법이 추진되는 것이다. 지난 11일 국회기후변화포럼이 개최한 공청회에서는 입법안의 주요 내용이 공개됐다. 법안은 청정열에너지의 범위를 재생열·미활용열·폐열 등으로 규정한다. 현재 별도 개정 절차가 진행 중인 공기열 히트펌프가 재생열로 인정될 경우 청정열 범위에 포함된다. 청정열 확대의 핵심 수단으로는 '청정열에너지공급의무화' 도입이 제시됐다. 이는 대규모 발전사에 재생에너지 생산 의무를 부여하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를 모델로 삼은 것이다. RPS는 발전사가 직접 재생에너지 설비를 구축하거나 외부 발전사업자로부터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해 연도별 의무량을 채우도록 한 제도다. 올해 기준 의무비율은 14%다. 청정열 공급의무화도 이와 유사하게 한국지역난방공사·서울에너지공사·GS파워 등 주요 난방사업자가 직접 청정열원을 도입하거나 외부 사업자로부터 인증서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설계될 것으로 보인다. RPS로 발생한 비용은 전기요금 내 기후환경요금을 통해 회수된다. 현재 기후환경요금은 1킬로와트시(kWh)당 9원이 부과되고 있으며 월 330kWh를 사용하는 4인 가구 기준 약 2970원을 부담한다. 청정열공급의무화 도입 시 비슷한 방식의 비용 회수 체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화력 기반 난방보다 청정열 생산비용이 높은 만큼 의무비율이 설정되면 난방요금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에게 미칠 부담 등을 고려해 국회는 현재 단계에서는 구체적 목표비율과 이행방안을 법에 명기하지 않고 법 통과 이후 시행령에서 세부 기준을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성조 국회기후변화포험 사무처장은 지난 11일 열린 공청회에서 “구체적인 공급량, 목표 시점을 법안에 명기하지 않았고 이후 대통령령을 통해 정하도록 했다"며 “다만 단 1%라도 청정열 공급을 시작할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열요금에도 전기요금 내에 기후환경요금 같은 걸 신설해서 청정열에너지 확대를 위한 재원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정열에너지법은 청정열공급의무화 도입과 함께 4년마다 10년 단위의 '청정열에너지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전환 과정에서 필요한 행정·세제 지원 근거도 담았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가스공사, 남동발전과 개별요금제 천연가스 매매계약 체결

한국가스공사(사장 최연혜)는 11일 대구 본사에서 한국남동발전(사장 강기윤)과 발전용 개별요금제 천연가스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박성준 가스공사 영업처장과 강호선 남동발전 조달계약처장을 비롯한 양사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 이 계약으로 가스공사는 2027년부터 2036년까지 10년간 분당복합화력발전소 1블록(연료전지 포함)에 연간 29만 톤, 전체 290만 톤 규모의 천연가스를 공급한다. 가스공사는 국내 최고 수준의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바탕으로 지난 6월 서부발전과 9월 남부발전, 11월 중부발전에 이어 남동발전까지 개별요금제 고객으로 유치했다. 개별요금제는 안정적인 천연가스 수급 관리와 시설 이용률 향상을 통한 공급비용 인하를 위해 2020년 도입됐다. 특히, 남동발전은 분당복합화력발전소가 수도권 지역에 대한 전력 생산 중추를 담당하는 핵심 발전시설이라는 점에서 공급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개별요금제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는 현재 연간 약 389만 톤의 누적 매매계약 물량을 달성했으며, 앞으로도 개별요금제 공급을 계속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박성준 가스공사 영업처장은 “이번 계약은 단순한 천연가스 거래를 넘어 양사가 함께 에너지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천연가스 공급 체계를 구축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가스공사는 국내외 천연가스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국가 공급망 안정성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에너지 혁신 미래를 열고 국민 여러분께 더 큰 편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에너지 인사이트] 역대 가장 까다로운 한수원 사장 공모…“국내는 줄이고, 수출은 늘려라”

한국수력원자력이 이번 주 신임 사장 후보 서류심사에 들어가며 향후 원자력 정책의 향배를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열리고 있다. 11일 원자력은 물론 에너지업계에서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이후 정부가 내세우는 원전 출력 조절·재생에너지 우선 운영 기조, 그리고 신규 원전은 공론화로 결정하겠다는 정책 방향과 한수원 사장에게 요구되는 역할 사이의 간극이 갈수록 커지면서 “역대 가장 까다로운 사장"을 뽑는 과정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수원 사장추천위원회는 오는 금요일(12일) 서류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번 공모는 단순한 조직 경영 능력을 넘어, 기후부가 설정한 새로운 에너지 믹스의 구조조정 책임을 누가 감당할 수 있느냐가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새 사장이 맡아야 할 책무 자체가 역설적이라는 점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김성환 장관은 취임 이후 일관되게 원전 출력 제어 및 변동 운전 확대, 재생에너지 우선 운영, 신규 원전은 공론화·여론조사로 결정이라는 정책 방향을 밝혀 왔다. 이는 사실상 원전의 가동률·역할을 과거보다 축소하거나 조절하는 정책이며, 원전 주력 기업인 한수원 사장에게는 기존과 전혀 다른 성격의 경영전략을 요구하는 셈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UAE·체코·트르키예 등과의 원전 수출 협력을 강조하고 있으며, 미국 내 신규 원전 및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서도 한국 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즉, 해외에서는 경쟁력을 키우고 수출을 확대하라고 압박하면서, 국내에서는 원전의 역할을 제한하는 구조적 모순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새 사장에게 요구되는 임무는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다. 한수원 내부 조직 안정화, 인력 이탈 방지, 원전 안전문화 재정비는 물론이며,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경쟁 구도 속에서 수출 리더십을 회복해야 한다. 동시에 기후부가 강조하는 원전 출력 조정·재생에너지 연계 운영도 수용해야 한다. 더욱이 모기업 한전과의 원전 수출 주도권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사장은 산업계·정부·정치권 사이에서 고도의 조정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전을 줄이라고 하면서 동시에 수출은 확대하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결국 새로운 사장은 누가 되든 원전 역할 축소 정책과 글로벌 원전시장 확대라는 두 개의 상반된 압력을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는 16일 예정된 면접에서는 △원전 출력 조절 가능성 △신규 원전 공론화 수용 여부 △재생에너지와의 조합 운영 전략 △수출 주도권 조정 방안 등이 핵심 질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부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착수 사실을 밝힌 가운데, 새로운 한수원 사장이 누구냐에 따라 정부의 원전 운영 정책도 상당 부분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빌 게이츠의 방향 전환과 에너지 지정학

빌 게이츠의 기후변화에 대한 입장 변화가 화제다. 그는 지난 10월 28일 '기후변화의 혹독한 3가지 진실'이라는 자신의 글에서 기후변화는 인류가 멸망할 정도가 아님에도 인류 종말론적 시각이 단기 탄소 감축에 집착하도록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4년 전 그가 출간한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에서의 종말론적 입장과 반대되는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방향 전환 이전에 또 다른 구루의 피벗이 있었다. 대니얼 예긴은 올해 2월 포린 어페어에 '문제에 직면한 에너지전환'이라는 글을 통해 전 세계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 생산량은 기록적 수준에 도달했지만 석유와 석탄 에너지 생산량 또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장기간에 걸쳐 전 세계 1차 에너지 믹스에서 탄화수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85%에서 2024년 80%로 크게 변하지 않은 상황을 두고 '에너지전환이 아닌 에너지 추가'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2022년 그는 뉴욕타임스 에즈라 클라인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러시아 화석연료 의존도 탈피를 위해 재생에너지가 기존 용량의 3배가 필요하다면서 재생에너지 경로 가속화는 서구 세계가 기억을 잃어버린 에너지 안보에 관한 것이라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같은 해 7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급속한 에너지전환'을 추진하느라 세계가 에너지 안보를 고려하지 않았고 에너지 비용과 경제성도 소홀했다고 말하면서 2050 탄소중립 목표를 2030년으로 앞당기려다 더 많은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 주장했다. 빌 게이츠와 대니얼 예긴의 입장 변화엔 포지션 정리라는 뚜렷한 공통점이 보인다. 빌 게이츠는 기후 문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던 게이츠 재단의 단계적 폐쇄와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기후정책 그룹 해체를 포함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대니얼 예긴은 그의 재생에너지 관점을 통째로 바꿨다. 유럽은 더 많은 전력을 얻기 위해 천연가스보다 풍력에 의존할 것이며 재생에너지가 가장 우선순위에 있기 때문에 많은 양의 가스가 필요하지 않다고 했지만 이후 신재생에너지가 '과도하게 설정'되면서 화석연료 투자가 줄어들어 에너지전환 목표를 낮추지 않으면 70년대 오일 쇼크보다 더한 에너지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 진단했다. 대니얼 예긴이란 이름이 없었다면 OPEC 관계자 말처럼 들릴 정도다. 빌 게이츠가 새롭게 관심을 두는 분야는 저소득 국가의 에너지와 식량 부문이다. 그는 이들 국가의 화석연료 프로젝트 자금지원 중단이 전 세계 배출량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이들 국가의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아프리카 대륙에 더 이상 에너지전환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천연가스와 석탄 프로젝트가 이들을 더 나아지게 할 것이라는 이유로 지원을 시사했다. 뉴스위크는 '다음 대형거래는 아프리카'란 장문의 기사에서 세계 핵심 광물 30%가 매장되어 있는 아프리카와 2,400억 달러의 무역 관계를 맺고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10년 전보다 투자와 대출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든 중국, 사헬지역 및 기타 아프리카 국가들에 안보 측면 지원의 한계가 뚜렷한 러시아를 제치고 미국이 아프리카의 영향력 확대와 더불어 전략 금속과 핵심 광물에 대한 접근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빌 게이츠와 대니얼 예긴의 방향 전환은 기존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이 실패로 돌아갔으며 에너지 정책에 지정학 요소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트럼프의 '기후의제 사기'라는 표피를 걷어내면 미국의 '에너지 지배'를 통한 전 세계 영향력 확대라는 대전략을 마주할 수 있다. 유럽과 일본, 한국은 미국 LNG 수입을 확대할 것이고 아프리카의 자원을 두고 미국은 중국, 러시아와 경쟁할 것이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는 넷제로 정책으로 영국이 미국의 가장 가난한 주보다 소득이 낮은 이유로 에너지 전환으로 2005년 이후 28%나 줄어든 에너지 소비 감소를 들었다. 세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더 많은 에너지가 경제적 번영'을 가져온다는 '에너지 추가' 내러티브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SK이노 E&S·CIP,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 준공

SK이노베이션 E&S와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스(CIP)는 국내 최대 민간 주도 해상풍력 프로젝트인 '전남해상풍력 1단지'의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민간 해상풍력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국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와 해상풍력 생태계 확장의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 E&S와 CIP는 11일 전남 신안군 자은도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전남해상풍력 1단지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김대인 신안군수 권한대행, 이종수 SK이노베이션 E&S 사장, 염성진 SK 수펙스추구협의회 Communication 위원장, 토마스 위베 폴슨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스(CIP) 아태지역 대표를 비롯한 관계 기관 및 기업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국내 해상풍력 생태계 보급의 마중물로서 전남해상풍력 1단지 사업의 의미에 대해 공감했으며, 지속적인 해상풍력 산업 발전과 지역 상생을 다짐하는 세레머니를 진행했다. 축사자로 나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해상풍력은 탈탄소 녹색문명 전환을 위한 핵심수단"이라며 “전남해상풍력 1단지 준공이 향후 국내 해상풍력 보급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민간주도 최초 사업으로서 겪었을 각종 규제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상업운전을 들어간 발전사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전남해상풍력 1단지는 전남 신안군 자은도 연안으로부터 북서쪽으로 약 9km 떨어진 공유수면에 조성된 고정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다. 총 96MW 규모로 민간이 주도한 국내 해상풍력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다. 9.6MW 규모의 대형 풍력발전기 10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연간 약 3억k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국내 가구 평균 기준 약 9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동일 전력량을 석탄화력발전소로 생산할 경우와 비교해 연간 약 24만톤의 탄소 저감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사업은 SK이노베이션 E&S와 글로벌 에너지 투자회사인 CIP가 2020년 전남해상풍력㈜을 설립하고 공동으로 추진해왔다. 2017년 발전사업 허가를 시작으로 2022년 공유수면 점용·사용허가 및 실시계획인가 등을 완료했다. 이후 2023년 3월부터 육·해상 공사에 돌입해 지난해 12월 풍력발전기 10기 설치를 완료했으며, 올해 5월부터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특히 이번 사업은 국내 재생에너지 사업 최초로 비소구(Non-Recourse)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이는 주주사의 별도 담보나 보증 없이 개별 사업 자체의 신용과 기술력, 원금상환능력 등으로만 사업비를 대출해주는 방식이다. 향후 국내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다양한 민간 투자 확대를 활성화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해상풍력 1단지의 준공을 마중물로 전라남도와 신안군이 추진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조성 사업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라남도와 신안군은 신안 임자도 앞바다에 2035년까지 총 8.2GW 규모의 초대형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4월에는 이중 일부인 3.2GW의 신안해상풍력 발전단지가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 정책심의회를 거쳐 해상풍력 집적화단지로 지정됐다. SK이노베이션 E&S와 CIP가 1단지 준공에 이어 개발 중인 2, 3단지(각 399MW) 사업도 해당 집적화단지에 포함됐다. 집적화단지로 선정된 지역은 민관 협의체 등을 통해 인허가 절차 간소화, 송전 계통을 위한 공동접속설비 구축, 주민수용성 확보 지원을 위한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부여 등 제도적·정책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 개발이 한층 신속하게 추진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E&S와 CIP는 현재 진행 중인 2, 3단지의 환경영향평가를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하고 관련 인허가를 통해 2027년 말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31년까지 원자력발전소 1기의 설비용량에 맞먹는 총 900MW 급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해상풍력산업 활성화에도 적극 기여해왔다. 풍력발전기 타워, 하부 구조물, 송전 케이블 등 주요 기자재와 설치 장비를 국내 기업 제품으로 조달했다. 특히 국내 해상풍력 최초로 모노파일 하부구조물을 적용하고 이를 국내 최초의 해상풍력 전용 설치선(프론티어호)을 통해 설치하는 등 국내 기술역량 강화에도 기여했다. 모노파일(Mobopile) 하부구조물은 대형 해상풍력 터빈을 해저에 단단히 고정시키는 강철 원기둥 구조물로, 경제성이 높고 설치가 용이하며 얕은 수심에 적합하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주민 상생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발전소 주변지역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원금을 통해 발전소 주변지역에 해당하는 신안군은 정부 지원금을 통해 지역사회 개발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주민참여형 사업을 통해 발전소의 이익 일부를 신안군 주민과 공유하고 있다. 전남해상풍력은 지난 10월 말에 처음으로 이익 일부를 주민참여 협동조합에 공유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이익 공유를 통해 지역 주민 소득 증대에 기여할 예정이다. 또한 공사 과정에서 목포, 신안의 지역 70여개 업체와 협력하고 지역 항만을 고정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이종수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은 “전남해상풍력 1단지 준공은 국내 해상풍력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이자, 탄소중립과 지역 상생을 아우르는 대표적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해상풍력 생태계 활성화와 지역 경제 기여, 국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토마스 위베 폴센 CIP 파트너 및 CIP 아시아∙태평양(APAC) 대표는 “전남해상풍력 1단지의 준공은 한국 해상풍력 산업이 실제 규모화 단계로의 진입을 시작했음을 의미한다"며, “CIP는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현재 추진 중인 2·3단지를 포함한 전남 신안, 태안 및 울산 지역 내 프로젝트 개발을 통해 한국의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및 해상풍력 보급 달성을 위해 지속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예스퍼 크래럽 홀스트 COP 아시아∙태평양(APAC) 대표는 “전남해상풍력 1단지의 준공은 한국형 해상풍력 시장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라며 “CIP와 COP는 당사가 가진 해상풍력에 대한 전문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 상생 및 지역 경제 활성화와 더불어 한국의 해상풍력 보급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스(CIP)는 덴마크 기반의 글로벌 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이다. 해상풍력을 포함한 육상풍력, 수소, 암모니아, Power-to-X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를 미래 에너지 전환의 핵심으로 보고, 전 세계 약 50개의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약 330억 유로(한화 약 54조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리더로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17개 국가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018년 한국 진출 이후 꾸준한 투자와 개발을 이어온 CIP는 그룹 산하 글로벌 해상풍력 개발사인 코펜하겐 오프쇼어 파트너스(COP)와 함께 지난 5월 '전남해상풍력 1'의 상업운전 개시를 시작으로 국내 해상풍력 시장 확대와 에너지 전환 가속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바람 좀 막아주세요”…공공기관장에 정치인 인기 상한가

에너지 공공기관들이 새 수장 뽑기에 나선 가운데, 기관 내부에선 정치인 인기가 치솟고 있다.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기관에 전문가 수장이 오는 것이 통념상 맞지만, 한국은 국감 등 워낙 정치적 외풍 영향이 세다보니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인 수장을 선호하는 현상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10일 공공기관계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수력원자력 등 에너지 공공기관들이 일제히 신임 수장 선임에 나섰다. 가스공사는 최연혜 사장이 3년 임기가 만료돼 새 사장이 오기 전까지 연장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신임 사장 후보는 5배수로 압축된 상태다. 국민의힘 3선 출신이자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선거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인기 전 의원과 가스공사 내부 출신의 이승 전 관리부사장, 이흥복 전 전북지역본부장, 김점수 전 본부장, 이창균 전 KOLNG 지사장, 박상욱 전 노조위원장이 후보 면접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김동섭 사장이 지난 11월 자진퇴임하면서 수장 공백 상태다. 일명 대왕고래로 불리는 동해심해가스전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진행했으나, 전 정부 사업으로 낙인찍혔고 특히 이재명 정부의 탄소중립 기조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새로운 전략 수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석유공사는 지난 9일 신임 사장 공모를 냈다. 아직까지 유력 후보는 거론이 없는 가운데, 다수의 내부 출신들이 지원 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도 지난 9월 황수호 사장이 자진퇴임하면서 현재까지 수장 공백 상태다. 체코 원전을 성공적으로 수주했으나, 웨스팅하우스와 지적재산권 분쟁에 합의하는 과정에서 굴욕협정을 맺었다는 지적이 불거졌다. 다만 현 정권이 초기에는 원전을 그리 반기지 않는 기조를 보였으나, 이후 한미 관세협상, 대통령의 중동 외교, AI강국 및 탄소중립 국정과제에서 원전의 역할이 재모색되면서 한수원의 중요성도 재조명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수원 신임 사장 서류접수는 지난 8일 마감된 가운데 11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서류심사,, 16일 면접이 진행될 예정이다. 에너지공단은 이상훈 이사장이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2년 1월 취임해 윤석열 정부를 지나 현재까지 3년 11개월째 자리를 맡고 있다. 에너지공단의 주요 임무는 신재생에너지산업 진흥으로, 윤 정부에서는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이 정부가 재생에너지 보급을 대폭 확대하기로 하면서 향후 기관의 역할과 권한이 막강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임 이사장 서류접수는 지난 10월 30일 마감돼 현재 최재관 더불어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 수석부위원장(햇빛배당네트워크 대표)과 유휘종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신부남 에너지공단 기후대응이사가 막판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정용기 사장 임기가 11월로 만료되면서 아직 신임 사장 공모는 내지 않았으나, 임원추천위원회가 꾸려진 점으로 볼때 곧 공모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난방공사는 공공기관 중 거의 유일하게 본사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고 건실한 실적까지 올리고 있어 사장직에 대한 인기가 높은 편이다. 현 정 사장도 국민의힘 2선 출신이며, 역대 사장들도 정치권 출신이 많다. 공공기관 내부에서는 정치인 사장을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기존에는 기관의 전문성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국내 및 해외에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전문가가 선호됐었다. 하지만 에너지산업의 특성상 사업 결실을 맺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려 이를 인정받기 힘들고, 오히려 그 과정에서 지출과 오해가 늘면서 경영평가 점수만 하락하고 이것이 다시 국감에서 정치적 공격 포인트가 되면서 결국 예산까지 깎이게 되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 반면 정치인 사장은 내부 사업이나 사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구성원에 유리하고, 정치권의 역풍도 막아줄 수 있어 내부로부터 가장 선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에너지 공공기관 관계자는 “대통령도 국회 출신이고, 장관까지도 국회 출신이다. 사실상 국회가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다"며 “특히 에너지 전환으로 기존 사업 전략이 불투명하고 기관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된 상황에서 기관이 힘을 받으려면 정치인 사장이 오는 것이 우리로선 가장 좋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공기관 관계자는 “A기관은 내부 출신 사장을 선임했다가 결국 비리 혐의로 쫓겨났고, B기관은 해외기업 출신의 전문가를 사장으로 선임했지만 국감에서 집중포화를 맞고 예산까지 끊겨 존립 위기까지 갔다"며 “안타깝게도 한국의 현실과 수준에서는 바람막이용 정치권 사장이 최고인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사고] ‘새만금 RE100산단, 기업의 기회와 도전’ 세미나 16일 개최

안호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주최하고 새만금청, 군산시, 에너지경제신문이 주관하는 '새만금 RE100산단, 기업의 기회와 도전(그린에너지 중심 기업 투자유치 방안)' 세미나가 오는 12월 1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됩니다. 정부는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RE100산단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새만금 RE100 산단은 재생에너지100% 특화 산단으로 국내 최적의 조건을 지니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유치, 재생에너지메카, 재생에너지클러스터 조성이 용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세미나는 태양광, 풍력, 조력, SMR 등 종합 에너지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새만금RE100산단이 기업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도전을 창출할수 있는 산단임을 조명해 현실적인 육성과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SK가스·포스코홀딩스, 국내 첫 청록수소 협의체 출범

SK가스(대표이사 윤병석)와 포스코홀딩스(대표이사 장인화)는 10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SK에코엔지니어링, 포스코, 충청북도청,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가스공사 등 15개 참여기관과 'K-청록수소협의체' 출범식을 개최하고, 청록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체는 탄소 배출 최소화와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청록수소가 국내 에너지 시장에서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수소로 부상함에 따라, 청록수소 기술 상용화 및 한국형 생태계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흐름 속에서 추진됐다. 특히 청록수소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필수적인 수단으로 꼽히는 만큼, 이번 협의체 출범을 통해 저탄소사회 실현을 한층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양사는 지난 8월, 수소 사업 관련 주요 산학 전문기관들과 함께 청록수소의 필요성과 저변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청록수소 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이어 이번에 출범한 K-청록수소협의체는 실제 참여 기관들간 협력과 사업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플랫폼이자 청록수소 사업을 위한 경제정책 논의의 장을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참여 기관들은 △ 청록수소 생산 기술의 고도화와 실증 연구 △청록수소 실증사업 추진과 공동 투자 및 비즈니스 모델 개발 △청록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산업 기반 마련을 핵심 목표로 상호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협의체 출범을 시작으로, 내년 초 전문가 용역을 통한 심층 분석, 정기 모임 및 대관 활동, 그리고 참여 기관간 전략적 협력 방안 확정 등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에 따라 목표를 달성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청록수소란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CH4)을 열분해(Pyrolysis) 하면서 생산된다. 부산물로 고체탄소(C)가 발생해 CO2의 직접 배출이 없는 무탄소 수소에 해당한다. 청록(Torquoise)은 청색(Blue)과 녹색(Green)을 혼합할 때 만들어지는 색으로, 청록수소는 블루수소와 같이 천연가스를 원료로 사용하지만 그린수소와 같이 무탄소 수소의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뜻한다. 부산물로 생산되는 고체탄소는 CO2보다 산업적 제어가 쉽고 고부가가치 소재로 전환돼 자원화도 가능하므로, 수소생산의 경제성뿐만 아니라 산업적 파급효과도 우수하다. 고체탄소는 순수한 단일원소의 고체 상태이기 때문에 산소와 결합되고, 기체상태인 CO2보다 부피 제어가 용이하다. 이를 통해 가탄제 및 카본블랙은 물론 그래핀이나 탄소나노튜브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 소재로 활용이 가능하다. 블루수소는 CO2의 매립지 확보가 중요한 반면, 청록수소는 고체탄소의 국내 육상 매립이 상대적으로 쉽고, 또한 그린수소보다는 에너지 효율이 좋고 전력 및 수자원의 소모가 적기 때문에 경제성이 우수하며 현실적인 국내 생산 모델이다. 청록수소의 에너지 소비(10~35kWh/kg-H2)는 그린수소의 20~60% 수준이고, 물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용수 확보 부담도 적다. SK가스 김철진 부사장은 “이번 청록수소 협의체 출범은 국내 수소 산업을 재도약시키고, 우리 산업과 에너지 전환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이라며, “SK가스는 K-청록수소협의체의 주관사로서, 한국형 청록수소의 기술 개발과 상용화, 정책 협력 등 전반적인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나아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 김기수 CTO는 “포스코그룹은 철강산업의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다양한 기술적 해법을 검토·개발하고 있다"며 “이번 협의체를 SK가스와 함께 공동 주관하게 된 것은 청록수소의 기술적 가능성과 산업 적용성을 보다 체계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참여 기관들과 함께 실증, 공급망 검토, 산업 기반 마련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현실적이고 검증 가능한 성과를 도출하고, 국내 산업의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실질적 기여를 할 수 있는 실행 모델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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