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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호실적 경동나비엔, 다음 카드는 ‘공기열 히트펌프’

경동나비엔이 보일러 및 온수기 시장의 정체 속에서도 높은 실적 성장을 보였다. 난방매트와 주방 환기 시설 등의 영역 다각화 전략이 적중한 덕분이다. 회사는 현 정부가 적극 보급 의지를 갖고 있는 공기열 히트펌프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13일 경동나비엔 공시에 따르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253억원, 영업이익 638억원, 당기순이익 58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6.5%, 61.7%, 53.8% 증가한 수준이다. 경동나비엔이 주력 사업은 보일러 및 온수기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주택경기의 영향을 받고 있어 정체 상태이다. 회사는 영역 다각화에 나섰다. 난방매트 사업을 강화하고, SK매직 인수를 통해 주방 및 환기 설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출은 2023년 1조2043억원에서 2024년 1조3539억원, 2025년 1조5022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059억원, 1326억원, 1434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경동나비엔은 난방과 온수를 넘어 환기, 제습, 냉방을 아우르는 통합 공기질 관리 사업을 펼치고 있다.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냉난방공조 시장으로 나아가 히트펌프, 콘덴싱 에어컨, 수처리 시스템, 하이드로 퍼네스 등 친환경 · 고효율 기술로 글로벌 고객을 만족시키는 생활 환경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27년간 이어진 나눔… 인천도시가스, 저소득 아동 급식비 기부

인천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인천도시가스가 에너지뿐만 아니라 사랑까지 나눠주고 있다. 인천도시가스(회장 이종훈)는 13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192명의 임직원이 모금한 1500여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부터 현재까지 27년 동안 끊임없이 계속된 나눔 활동은 올해에도 인천도시가스 전 임직원들의 참여와 기부를 통해 진행되고 있으며 전달된 후원금은 경제적 빈곤 가정 어린이들의 건강한 성장지원을 위한 어린이재단 '인천지역 저소득 아동 급식비 후원'프로그램의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상규 인천도시가스 경영지원담당 상무이사는 “올해로 27년째 꾸준히 이어지는 이번 후원을 통해 어려운 아이들에게 건강한 한끼를 선물할 수 있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임직원들과 함께 지역사회 곳곳에 필요한 나눔을 실천하며 지역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천도시가스는 지역봉사라는 경영이념 아래 다양한 나눔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1997년부터 어린이재단과 인천YMCA에서 추천해 준 소년소녀가장들과 결연을 맺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일정금액의 장학금을 지원해 주는 소년소녀가장 결연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인천도시가스가 후원한 YWCA 포함 소년소녀 가장 및 희망장학생 누적 후원금액은 12억원이며 후원대상은 161명이다. 2001년부터는 인천YMCA와 함께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회사는 이 행사에 후원금과 함께 직원들이 주1회 급식활동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봉사활동의 참뜻을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또한 회사는 2000년 5월부터 어린이재단에 임직원들의 성금을 기탁해 결식아동 '혼자먹는 밥상' 결연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1998년부터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에 매년 성금을 기탁해 심장병 등 각종 질병이 있음에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수술을 받지 못하는 환자를 돕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기후부 “‘계엄 매뉴얼’ 작성 의혹 중부발전 대상 감사 착수”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3일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중부발전(이하 중부발전)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부결된 직후 '계엄 매뉴얼'을 작성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날 감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중부발전이 이른바 '계엄령 선포 시 비상대응 조치계획'을 제정했다는 일부 보도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문건이 작성된 시점은 지난 2024년 12월 10일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일주일 후이자 국회에서 첫 번째 탄핵 소추안이 부결된 지 불과 사흘 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부는 특히 △조치계획 제정 경위 △상부의 부당 지시 여부 △개정 내용의 중대성 등을 객관적으로 조사해 부적절한 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후부 김성환 장관은 “이번 사건은 지난 2월 마무리된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활동 과정에서도 확인되지 않았던 중요한 사안"이라면서 “신속한 감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다른 산하 공공기관들에 대해서도 계엄 관련 협조나 지침 작성 여부를 면밀히 전수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부발전의 비상계획부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매뉴얼에는 계엄법을 근거로 계엄사령부의 '징발' 권리와 '군사적 용도 물품 반출 명령' 가능성 등이 명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평시 비상상황'과 '전시 상황'을 구분해 대응 방침을 세웠고,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발령과 같은 상황 발생했을 때 계엄사령부 및 정부 지침에 따라 대응한다는 원칙을 담고 있다. 한편, 당시 문건을 작성한 중부발전 관계자는 “계엄령이 또 있을 것 같아 나중에라도 대비하기 위해 부하 직원과 상의해 기안한 것이고, 윗선의 지시는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권향엽 의원 등은 “윤 전 대통령의 2차 계엄을 염두에 둔 체계 마련이 아니었는지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경주 방폐장 2단계 처분시설 준공…저준위 처리용량 확대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저준위 방폐물을 처리할 시설이 추가로 건설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13일 경주 문무대왕면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 부지 내에서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인 '2단계 표층처분시설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기후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준위방폐물위원회 관계자들과 경주시민을 포함해 총 500여명이 참석했다. 표층처분시설은 상대적으로 방사능 농도가 낮은 장갑·방호복 등 저준위 이하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기 위한 시설이다. 이번 경주 표층처분시설은 지난 2022년 본격적인 공사에 착공해 총사업비 3141억원이 투입됐다. 이 시설은 지난해 말에 건설공사를 끝냈으며 지난 3월 16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최종 승인을 았다. 저준위 이하 방사성폐기물 총 12만5000드럼(200L 기준)을 처분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 이 시설이 준공됨에 따라 경주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는 지난 2015년부터 운영 중인 중준위 이하 10만 드럼의 처분이 가능한 1단계 동굴처분시설과 함께 중준위와 저준위를 구분해 두 배 이상 많은 총 22만5000드럼을 처분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이번 2단계 처분시설은 5중 차단 방식의 다중방벽 구조로 시공돼 약 7.0 규모의 지진도 견디는 등 안전관리를 최우선으로 건설되었다. 기후부는 이번 2단계 처분시설 준공으로 최근 확정된 '제3차 중·저준위 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에 따른 처분시설 계획 규모(1~3단계) 전체 38만5000드럼 중 22만 5000드럼의 처분능력을 확보했다. 오는 2031년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 부지 내에 준공 예정인 3단계 처분시설이 완공될 경우 나머지 처분능령을 채우게 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번 사고나면 끔찍…가스배관 굴착사고 철저 예방

1995년 101명의 사망자 등 엄청난 사상자를 낸 대구지하철 가스폭발 사고는 굴착공사가 원인이었다. 중장비로 땅을 파다 가스배관을 손상시켜 누출된 가스가 인화돼 큰 폭발로 이어진 것이다. 가스배관 굴착사고는 점차 줄고는 있지만, 한번 사고가 나면 큰 인명피해를 일으킬 수 있어 원천 차단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사전 신고가 중요하다. 설사 누출이 되더라도 현장에 전문인력이 배치돼 있다면 신속한 대처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굴착공사 사고의 80%가 미신고 공사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관련 기관들이 철저한 예방에 협력하기로 했다. 13일 한국가스안전공사 통계에 따르면, 2022년~2024년까지 최근 3년간 발생한 굴착공사 사고 20건 중 16건(80%)이 굴착공사정보지원센터(EOCS)에 신고하지 않고 진행된 미신고 공사였다. 특히 가스공사가 2025년 배관 굴착공사를 분석한 결과, 상·하수도 공사나 관목 식재 등 지자체가 발주한 소규모 공사 현장에서 무단굴착이 여전히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가스공사는 연간 5500명 이상의 수료생을 배출하는 상하수도협회의 법정교육 과정에 굴착공사 의무신고제도 교육 동영상과 자료를 지원해 실무 현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 6월부터 상수도 관망사 교육에 해당 자료가 적용될 예정이며, 가스기술공사 또한 미신고 굴착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회원사를 대상으로 홍보 우편물을 발송하는 등 제도 확산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2008년에 도입된 '굴착공사 의무신고제도' 시행으로 전반적인 배관 파손 사고는 감소세에 있으나, 미신고 무단 굴착공사로 인한 사고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 제도는 도시가스사업법 등에 따라 굴착공사 24시간 전 EOCS()에 신고해 매설 배관 여부 확인 후 굴착함으로써 배관 파손 사고를 예방하는 제도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12일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상하수도협회, 한국가스기술공사는 '굴착공사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 협약'을 체결했다. 3개 기관은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상하수도 분야 종사자에 대한 굴착공사 의무신고 제도 인식을 확산시키고자 △법정교육을 활용한 굴착공사 신고제도 실무 정착 △신고제도 확산을 위한 홍보활동 협력 △정보 교류를 위한 협력 네트워크 운영 등에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가스공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소규모 시공사에까지 굴착공사 의무신고제도의 중요성을 널리 알림으로써, 무단굴착에 의한 천연가스 공급 배관 파손사고를 획기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AI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논란…정부, 결국 ‘에너지 현실론’으로 선회[이슈]

AI 데이터센터(AIDC) 전력 특례를 둘러싸고 충돌해 온 과기부와 기후부가 결국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인공지능 산업 확대 앞에서 정부가 결국 에너지 현실론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2일 AIDC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 부처는 향후 국내에 기가와트(GW)급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가 발생할 경우 공동 전담조직(TF)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 7일 국회를 통과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 특별법'의 후속 조치다. 당초 법안에는 전력 직접구매계약(PPA) 특례 대상에 재생에너지와 LNG 발전이 포함됐었다. 하지만 법사위 논의 과정에서 결국 LNG는 제외됐다. 그동안 과기부는 AI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전·LNG 등 다양한 전력원의 PPA 허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반면 기후부는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중심 정책 기조를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결국 LNG가 빠짐으로써 기후부의 입장이 더 반영된 것으로 평가됐다. AIDC 특별법은 두 부처 간의 입장차가 충돌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정부 내부에서도 현실적 대응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산업시설과 달리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다. 특히 최신 GPU 기반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수백 메가와트(MW)에서 많게는 GW급 전력을 요구한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발전소 하나를 데이터센터 전용으로 붙이는 수준"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결국 재생에너지 확대만으로는 단기간 내 급증하는 AI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이 부각되면서 정부도 국가 전력계통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이날 협약에서도 양 부처는 “국가 전력계통을 통한 신속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업무협약은 우리나라 AI 기반시설 확보를 가속화해 AI 3강 도약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될 것"이라며 “AIDC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도 “현재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에 있어서 안정적인 전력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우리나라의 우수한 전력 시스템은 인공지능 기반 시설 확충의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장관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을 가속화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AIDC를 비롯한 첨단산업 발전을 뒷받침하는 전력산업 구조를 확립하겠다"고 말해 여전히 재생에너지가 우선임을 강조했다. 실제 전력 수급 측면에서는 원전·LNG·기존 계통전력 역할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많다. 데이터센터는 전력 품질과 계통 안정성이 핵심인데,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추가 계통 보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재생에너지 중심'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실제로는 기존 전력 시스템을 총동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협약은 최근 이어지는 산업 정책 흐름과도 맞물린다. 정부는 AI 산업과 반도체 클러스터, 첨단 제조업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지만 이들 산업은 모두 초대형 전력 소비 산업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반면 현재 에너지 정책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화석연료 감축, 탄소중립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산업계에서는 “전력 수요는 폭증하는데 안정적 공급 기반은 줄어드는 구조적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이번 AIDC 논쟁은 단순한 데이터센터 지원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 앞으로 어떤 전력 시스템으로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라며 “결국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전력 확보 능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전력난민”만 남긴 일본 자율화?…진짜 교훈은 따로 있다

이달 5월 4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펴낸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일본 전력 소매시장 자율화 10년의 명암을 정리한 간행물이 실렸다. 사흘 뒤 한 일간지는 이를 “소비자 선택권 커졌지만 위기 땐 흔들"이라는 제목으로 받아 적었다. 706개에 이르던 소매전력사업자 가운데 4분의 1이 사업을 접었고, 일본 사회에는 '전력난민'이라는 낯선 어휘까지 생겨났다고 한다. 글을 읽는 독자들의 머릿속에는 어렵지 않게 한 줄의 결론이 새겨질 것이다. “자율화가 결국 사달을 냈다"고. 그러나 이는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더듬다 통나무라고 결론짓는 거와 같은, 가장 손쉽고 위험하며 숨은 의도가 의심되는 결론이다. 먼저 위 논문의 본문은 오히려 일본 자율화의 성과 가운데 매우 고무적인 사실을 제시하였다. 글로벌 연료가격 급등기를 제외하면, 일본의 자유요금은 줄곧 규제요금보다 저렴하게 유지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자율화 옹호론의 단골 주장이 아니라, 평상시의 시장 경쟁이 가격 하락 효과를 실제로 만들어냈다는 실증이다. 신규 사업자 761개 진입, 결합상품과 재생에너지 특화요금제 같은 혁신의 출현, 가정용 시장에서 신규 사업자의 23% 점유 또한 같은 성과의 다른 얼굴이다. 현재 독점화된 국내 시장 하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외면하지 않고 본문에 또렷이 적시한 것은 해당 보고서의 큰 기여이다. 문제는 그 정직한 본문과 달리 결론·헤드라인이 서로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쟁 등 예외적 상황에서 도매가격이 폭등할 때 소매전력사업자들이 왜 그 충격을 흡수하지 못했는지, 그 메커니즘에 대한 진지한 분석은 거의 없이 단지, “역마진구조를 견디지 못하고 연쇄 파산했다"는 단 한 줄로서 결론은 곧장 “한국의 소매시장 개방은 신중해야 한다"로 미끄러진다. 물론 본문과 결론·헤드라인이 이렇게 어긋나는 국책연구기관의 여러 간행물들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럴 의도는 없었을지라도, 언론과 국민의 공감대 방향을 한쪽으로 끌고 가는 건가 싶은 이러한 경우에는 독자의 입장에선 잘못 오해를 일으키기 쉽다. 사실 우리는 정답을 직접 경험까지 한 바 있다. 1997년 외환위기가 그것이다. 당시 종합금융사와 시중은행들은 국제시장에서 단기로 값싸게 달러를 빌려 와, 동남아의 장기채에 비싸게 굴렸다. 만기는 어긋나 있었고 통화 위험은 헷지되지 않았으나, 평상시 마진은 두둑하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태국 바트가 무너지자 단기외채의 롤오버가 막혔고, 차입 비용이 운용 수익을 추월하는 역마진이 한순간에 폭발하였다. 그때 우리는 무엇을 책망하였던가. 외환자유화 자체를 죄로 묻지 않았다. 외환보유고를 쌓고, 통화스와프 라인을 정비하고, 외환선물시장의 깊이를 키우고, 단기외채 비율을 감독하는 길을 택하였다. 만약 그때 우리가 “자유화가 위험하니 다시 닫자"고 결단했다면 어떻게 지금과 같은 대한민국이 있었을까? 일본 소매전력사업자가 좌초한 메커니즘은 이와 놀랍도록 닮아 있다. 자체 발전설비 없이 도매시장(JEPX)에서 사 와 소매로 파는 것이 그들의 생업이었으니, 평상시 마진은 두둑했다. 그러나 2020년 겨울 한파와 LNG 부족이 겹치고, 곧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도매 현물(spot)가격은 평시 6엔에서 한때 250엔까지 무려 삼사십 배로 치솟았다. 자체 전원이 없으니 위험을 흡수할 곳이 없었고, 선물·선도시장이 얕으니 헷지할 도구도 없었다. 여기에 결정타를 가한 것이 인밸런스(Imbalance) 정산 제도다. 도매에서 못 사들인 부족분은 송배전망이 메워주되, 그 대가로 시장가보다 비싼 패널티가 청구되는 구조다. 문제는 이 패널티가 시장가에 연동되어 있어, 가격이 폭등할수록 페널티는 더 가파르게 치솟는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전력소매판매자들 모두가 “오늘 비싸게라도 사두지 않으면 내일은 더 비싼 페널티"라는 죄수의 딜레마에 강제로 떠밀려, 어제보다 높은 값을 부르며 입찰에 뛰어드는 혼란이 한 달 가까이 이어졌다. 즉 통화(currency)시장의 가격 · 만기(duration) 시차 불일치가 전력시장 버전으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골격은 1997년 그대로다. 그러므로 일본 소매전기사업자의 좌초가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자유시장 자체 위험이 아니라, 개별 기업들의 탐욕으로 초래된 차익거래(arbitrage) 전략 혹은 이에 대비한 공적 헷지 장치의 부족이 핵심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25년 3월의 검증보고서에서 정직하게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향후 방향으로 장기 PPA·선물·기저부하 시장의 확충, 소매사업자의 공급력 책임 강화, 인밸런스 정산방식의 비용기반 재설계를 천명했다. 자율화를 후퇴시키는 길이 아니라 자율화의 토대를 두텁게 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우리가 일본에서 배워야 할 것도 역시 “개방하지 말라"가 아닌 것이다. 1997년 우리는 외환시장 자유화를 죄로 묻지 않고 그 토대를 다지는 길을 택하였고, 그 선택이 오늘날 원화 시장의 깊이를 빚어내었다. 일본 소매전력시장의 좌초는 우리에게 자유화를 단념하라는 신호가 아니라, 자유화의 보완장치를 미리 갖추라는 신호다. 위기시에도 누가, 어떤 조건으로, 어떤 가격 상한 안에서 위기 시 수용가를 받아주는지를 정해주는 최종공급자(Last Resort Supplier) 제도 등으로도 이를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bienns@ekn.kr

“12분 생존 골드타임”…극한 호우시 ‘긴급재난문자’ 발송

올여름부터 시간당 100mm 이상의 극한 호우가 예상될 경우 시민들에게 호우 발생 12분 전에 '재난성 호우 긴급재난문자(CBS)'가 발송된다. 기후위기로 갈수록 심해지는 집중호우와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호우·폭염 특보 체계를 전면 개편됐다. 기상청과 행정안전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동 정책설명회를 열고 '2026년 여름철 자연재난 종합대책 및 방재기상대책'을 발표했다. 새 체계는 다음달 1일부터 시범 운영된다. 최근 이상 기후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시간당 100mm 이상 집중호우 발생 빈도는 1970년대 대비 약 3배 증가했고 폭염과 열대야 일수 역시 2~3배 늘었다. 지난해 여름철 강수량은 평년보다 15% 적었지만 시간당 100mm 이상의 극한 호우는 16차례 발생했다. 이날 경남 남해군 이동면 일대에는 올해 첫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지난해 첫 발송일인 5월 16일보다 4일 빨라진 것으로, 5월부터 이른 극한 호우가 발생하고 있다. 새롭게 편성된 CBS는 시간당 85mm 이상이면서 동시에 15분 강수량 25mm 이상이 관측되거나, 시간당 100mm 이상 호우가 예상·관측될 경우 발송된다. 기존 호우 긴급재난문자보다 한층 강화된 최고 수준 경보다. 읍·면·동 단위로 발송돼 주민들에게 즉각적인 대피 필요성을 알리게 된다. 연혁진 기상청 예보국장은 “시간당 85mm와 동시에 15분 25mm 이상 강수가 확인될 경우 실제 시간당 100mm 도달 전 평균 12분 정도의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금 즉시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재난성 CBS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시간당 100mm 이상 폭우에서는 인명피해 발생률이 97%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단순 사후 경보를 넘어 사전 대비까지 가능하도록 '5단계 호우 대응체계'도 처음 가동한다. 호우 발생 2~3일 전 제공되는 '호우 발생가능성 정보'를 시작으로 △호우예비특보 △호우주의보 △호우경보 △긴급재난문자로 이어지는 단계별 대응 체계다. 수도권에서는 호우특보 해제 예상 시점을 안내하는 '호우특보 해제 예고제'도 시범 운영된다. 폭염 대응 체계도 강화된다. 정부는 기존 폭염경보보다 높은 단계인 '폭염중대경보'를 신설했다. 일최고체감온도 38℃(도) 또는 일최고기온 39도 이상이 하루 이상 예상될 경우 발령된다. 밤 최저기온이 일정 기준 이상 유지될 경우 발표되는 '열대야주의보'도 함께 시범 운영된다. 연 국장은 “체감온도 38도는 온열질환자가 급증하는 임계 온도를 고려해 설정한 기준"이라며 “38도 이상에서는 외부 기온이 체온보다 높아 매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폭염중대경보 발령 시에는 '멈춤·이동·확인' 행동 수칙이 안내되고 고용노동부와 협업해 옥외 작업 중지도 적극 권고할 방침이다. 현장 대응 체계도 대폭 강화된다. 행안부는 올해부터 읍면동장이 직접 대피 명령을 내리는 체계를 운영한다. 전국 모든 시군구에서 약 9만4000명의 '주민 대피 지원단'이 운영된다. 특히 고령자 등 자력 대피가 어려운 주민들을 대상으로 1대1 매칭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용균 행안부 자연재난실장은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읍면동장 주도의 신속한 대피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김하연·이현진 인턴기자

신규 댐 대신 ‘숨은 물그릇’ 활용…홍수조절 용량 최대 10% 확대

정부가 신규 댐을 건설하기 보다 기존 농업용 저수지와 수력·양수발전댐의 '숨은 물그릇'을 최대한 활용해 여름철 홍수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기후변화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상황에서 기존 시설 운영 방식을 바꿔 홍수조절 능력을 최대 10%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1차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여름철 홍수대책'을 보고했다. 이번 대책은 신규 댐 건설이 아닌 물그릇 확보와 인공지능(AI)·디지털트윈(DT) 기반 예측 체계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우선 농업용 저수지와 발전댐, 하굿둑 등을 활용해 기존보다 추가 홍수조절용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전체 홍수조절용량은 기존 108억2000만톤에서 118억6000만톤으로 최대 9.6%(10억4000만톤) 늘어난다. 이는 한탄강댐 약 3개 규모의 홍수조절 효과와 비슷한 수준으로 신규 댐 건설 없이 약 4조원의 예산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기후부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업해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농업용 저수지의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는 범위에서 사전 방류 등을 실시해 홍수조절용량을 기존 6억4000만톤에서 최대 10억6000만톤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금강·영산강·낙동강 하굿둑과 아산만 방조제 역시 운영 기준을 조정해 추가로 1억5000만톤 규모의 물그릇을 확보한다. 기후부는 지역별 강우 상황과 상류 댐 방류 현황 등을 종합 분석해 홍수 위험이 커질 경우 사전 방류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또 홍수통제소의 수문 방류 승인 대상을 기존 38곳에서 58곳으로 확대해 저수지·하굿둑·댐을 연계한 통합 대응 체계도 강화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하는 수력발전댐과 양수발전댐도 홍수 대응에 적극 활용된다. 수력발전댐의 홍수조절용량은 기존 3억8000만톤에서 최대 8억5000만톤 수준으로 확대된다. 강우 예보 시 미리 수위를 낮추는 방식으로 추가 물그릇을 확보하는 구조다. 양수발전댐은 강우 예보 전에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리는 방식 등을 통해 총 3000만톤 규모의 추가 홍수조절용량을 확보한다. 정부는 AI 기반 예측 체계도 강화한다. 올해 처음 도입되는 도시침수예보는 서울 강남역과 신대방역 일대 등 6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침수 범위와 수심을 사전에 예측해 '침수주의보'와 '침수경보'를 발령하고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소방당국이 출입 통제와 차수판 설치 등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I 홍수예보 시스템도 고도화된다. 레이더 기반 초단기 강수예측 모델의 적용 범위를 남한 내륙에서 한반도 전체로 확대하고, 해상도 역시 8㎞에서 1㎞ 수준으로 세분화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홍수특보 발령 시간을 앞당기고 주민 대피 시간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홍수 위험 지역과 하천·하수도 시설에 대한 집중 점검도 병행한다. 기존 안전안내문자로 발송되던 홍수 '심각' 단계 정보는 최대 음량으로 전달되는 긴급재난문자로 격상해 발송한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기존 댐과 저수지, 하굿둑을 최대한 활용해 홍수 대응 능력을 높이는 것은 수조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는 사례"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일본시장 진출 지름길”…RX Japan, 산업별 1:1 맞춤형 전시 전략 공개

한국과 일본은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으며, 이를 탈피하고자 재생에너지 등 대체 에너지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관련 산업이 비슷해 서로 경쟁도 하지만, 협력할 부분도 많다. 일본 최대 전시회 주최사 RX Japan은 오는 6월 서울과 부산에서 일본 시장 진출에 대한 상담을 지원하는 '세미나 & 1:1 맞춤 상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세미나 & 1:1 맞춤 상담회'는 서울에서는 4년 연속 개최되며, 올해 처음으로 부산에서도 열린다. 참가 기업은 세미나를 통해 일본 전시회 활용 전략을 개요 중심으로 이해하고, 희망 시 1:1 상담으로 보다 구체적인 실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세미나와 상담회는 한국 기업이 일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전시회에 참가할 때 반드시 짚어야 할 핵심 포인트를 정리했다. RX Japan의 전시 전문팀이 전시 목적 설정부터 전시회 선택, 참가 방향성까지 전반적인 흐름을 안내해 참가 기업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판단 기준을 마련하도록 돕는다. 서울 세미나는 △반도체·전자 △고기능 소재 △제조업(기계요소)·스마트 팩토리 △건축 △코스메틱 △패션·생활잡화 △농업·식품 △자동차 △IT·AI·XR·DX △제약·바이오 △교육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군을 설명한다. 이를 통해 참가 기업이 자사 제품·서비스와 연관된 산업 세션을 선택해 전시 활용 전략의 큰 흐름을 이해하고, 이후 1:1 상담으로 보다 구체적인 논의로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서울 세미나는 6월 16일부터 18일까지 잠실 롯데월드타워 SKY31에서 열린다. 부산 세미나는 서울 세미나에서 다루는 12개 산업군을 한 자리에서 폭넓게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자, 제조, IT, 에너지, 소비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전시회 정보를 한 번에 접할 수 있어 기업들은 자사 비즈니스에 적합한 일본 전시회 참가 방향성을 효율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부산 세미나는 6월 15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다. 세미나 이후에는 1:1 상담회를 통해 관심 산업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각 산업군의 담당자와 현장에서 직접 만날 수 있기에 당일 충분한 상담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이후 커뮤니케이션으로 자연스럽게 이어나갈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전시 검토와 정보 수집의 출발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RX Japan은 에너지 분야의 전시회에 강점이 있다. 회사는 지난 3월 17~1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스마트 에너지 위크 2026'을 개최했다. 이 전시회는 재생에너지 등 대체에너지와 탄소중립에 관한 솔루션을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올해는 수소를 핵심으로 잡으며, 전시회 구성도 크게 △태양광•풍력•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차•수소 활용 기술로 했다. 전시장을 총괄한 오가사하라 노리히로(Ogasahara Norihiro) RX Japan 사무국장은 일본 에너지 정책의 특징을 “재생에너지와 수소를 함께 가져가는 통합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전시회에는 지난해에 빠졌던 현대자동차가 다시 참가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일본 시장에 수소차 넥쏘를 출시하며 일본 수소시장 공략에 나섰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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