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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0m 콘크리트 처분고 20개 우뚝…경주 방폐장 2단계 가보니

경주역에서 버스로 동쪽으로 약 1시간을 달려 도착한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에는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바다 인근 언덕을 따라 늘어서 있었다. 이곳은 국내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는 국내 유일의 방폐장이다. 기자가 지난 13일 찾은 현장에서는 '2단계 표층처분시설' 준공식이 열렸다. 새 시설은 원전에서 발생하는 장갑·방호복·필터류 등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보관·처리하기 위한 시설이다. 총사업비 3141억원이 투입됐으며 200리터 드럼 기준 총 12만5000드럼 규모를 처리할 수 있다. 해당 시설은 향후 25년 가량 운영될 예정이다. 현장에서 마주한 표층처분시설은 가까이서 보니 훨씬 거대한 규모였다. 가로·세로 20m, 높이 10m 규모의 콘크리트 처분고 20개가 일렬로 배치돼 있었고 폐기물을 옮기는 이동형 크레인이 설치돼 있었다. 폐기물을 실은 차량이 시설 안으로 들어오면 천장 위를 오가는 크레인이 드럼을 집어 처분구 안으로 옮긴다. 이경환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시공관리팀장은 “드럼을 한 층씩 적재한 뒤 내부를 채우고 이를 반복해 총 9단까지 쌓는다"며 “이후 콘크리트 슬라브와 흙으로 덮어 완전히 밀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처분이 완료된 시설은 이후 약 300년 동안 지속적인 방사선 및 환경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2단계 표층처분시설 준공의 의미는 1단계 동굴처분시설에 보관하던 저준위 폐기물을 건설비가 더 저렴한 시설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1단계 동굴처분시설에는 저준위 폐기물을 넣지 않아도 돼 방사능 수치가 더 높은 중준위 폐기물을 더 많이 보관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1단계 동굴처분시설의 총사업비는 1조5436억원으로 2단계 시설 사업비 3141억원의 약 5배에 이른다. 기자는 2단계 표층처분시설을 살펴본 이후 버스를 타고 지하 동굴처분시설로 이동했다. 터널을 따라 약 3분간 내려가자 지하 약 120m 아래 거대한 원통형 사일로 시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은 상대적으로 방사능 농도가 더 높은 중준위 폐기물을 처리하는 1단계 동굴처분시설이다. 2단계 시설은 지상에 건설된 저준위 폐기물 처리 시설인 만큼 특별한 방호복 없이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1단계 시설로 들어가기 전에는 방사능 측정기가 부착된 방호복을 착용해야 했고 스마트폰도 반납해야 했다. 현장 방사능 수치는 외부 건물과 큰 차이가 없다고 했지만 보안과 안전 관리가 훨씬 엄격했다. 지하 시설 내부는 거대한 지하 플랜트에 가까웠다. 높이 50m, 직경 24m 규모의 사일로 6기가 동시에 운영되고 있었고 폐기물을 실은 전용 차량이 동굴 내부까지 직접 들어왔다. 이후 자동 크레인이 차량 위 콘크리트 처분용기를 집어 사일로 내부 지정 위치로 옮긴다. 조윤영 원자력환경공단 중저준위안전실장은 “폐기물은 발생지 예비검사와 현장 인수검사, 원자력안전위원회 처분검사 등 총 세 번의 검사를 거친 뒤 최종 처분된다"며 “처분 용기를 옮겨 실제 사일로 내부에 적재하기까지 약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2단계 표층처분시설 준공으로 경주 방폐장은 기존 10만 드럼 규모 동굴처분시설과 함께 총 22만5000드럼 규모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정부는 오는 2031년 3단계 매립처분시설까지 추가 구축해 총 38만5000드럼으로 처리 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방폐장 전체 부지는 약 206만㎡ 규모로, 최종적으로 총 80만 드럼을 처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국회에서 지난 2월 고준위 방폐장 특별법이 통과된 만큼 정부는 중·저준위보다 방사능 세기가 높은 폐기물을 처리하는 고준위 방폐장 시설 부지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다시 산유국이 된다면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닫혀버린 호르무즈 해협으로 인해 3개월 가까이 석유가스 공급망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제품을 넘어 소부장산업에 까지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전체 에너지원의 30%를 석유가 24%를 천연가스가 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라별로 에너지원 독립의 수준에 따라 그 충격이 다를 것이다. 많은 국가들이 이번의 중동사태를 겪으면서 자국의 에너지자원 독립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나라마다 에너지자원 보유 현황과 처한 상황이 다르다 보니 그 처방도 각각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장에는 비축유를 활용, 대체 도입선 확보 등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에너지전환을 통해 석유가스의 소비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지만 에너지 소비관성에 의해 현실적으로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장기적으로 자국의 에너지원 개발과 에너지전환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의 확장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말 신재생에너지만 확대하면 에너지자원 공급망이 해결될까? 한국은 현재 하루 28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원유를 정제하여 석유제품을 50% 이상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효자 수출산업이다. 수출액은 원유수입액의 60% 수준에 달하고 있다. 최근의 국제에너지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이 되어서야 석유의 소비가 정점이 도달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만약에 2050 탄소중립까지 향후 25년 동안 지금과 유사한 양의 석유를 쓴다고 가정하면 에너지자원빈국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국내 비축과 도입선 다변화로 공급망을 제한적으로 안정화시키는 정책을 넘어 좀 더 적극적인 장기적인 공급망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해외 자원개발과 국내 대륙붕 개발이 필수적이다. 그냥 묻지마 투자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철저한 경제성에 기반한 올바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10%인 자원개발률을 같은 자원 빈국인 일본과 유사한 수준인 40% 수준 이상으로 높여야 유사시에 에너지 공급망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해외에 소유한 광구는 20년 이상 생산할 수 있는 보관료가 공짜인 천연 비축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 어쩌면 궁극적인 에너지자원 독립과 안정적 공급망 완성은 국내 대륙붕 개발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은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산유국이었다. 최근까지만 해도 꾸준히 국내 대륙붕 탐사를 이어왔다. 아쉽게도 대왕고래가 정치적으로 이슈화 되면서 국내에서는 대륙붕 또는 시추라는 말도 꺼내지 못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옳고 그름을 떠나 대왕고래가 국내 대륙붕 탐사계획인 광개토 프로젝트를 삼켜버렸다. 불확실성이 큰 자원개발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었기 때문이다.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큰 자원개발분야를 과학적 기술적으로 접근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일어난 불행한 일이다. 이 일로 공기업은 신뢰를 잃고 국내 대륙붕 개발은 동력을 상실하고 주져 앉아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이 다시 산유국이 되면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고 국내 도입 문제도 해결되고 국내 비축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여기에 더하여 국내 연관 산업들도 동반성장할 수 있다. 더욱이 공급망 문제를 넘어 값싼 석유가스를 공급하여 국민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 1석 5조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대륙붕 개발은 장기적 계획에 따라 뚜벅뚜벅 쉬지 않고 꾸준히 그리고 제대로 진행되어야 성패를 알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 마라. 두려워하면 시도하지 못하고 시도하지 않으면 배우는 것도 얻는 것도 없다. bienns@ekn.kr

김진일 금통위원 후보자, SK디스커버리 사외이사직 사임

김진일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후보자가 SK디스커버리 사외이사직을 사임했다. SK디스커버리는 김진일 사외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지난 12일 자진사임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김진일 사외이사는 지난 3월 26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된지 불과 두 달도 채 안돼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진일 사외이사의 갑작스런 사임은 그가 금융통화위원회의 신규 위원 후보로 전국은행연합회가 추천했기 때문이다. 그는 2010년부터 고려대 정경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67년생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경제학자 및 선임경제학자, 미국 조지타운대·버지니아대 경제학과 교수 등을 거쳤다. 정부에서는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경제분과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SK디스커버리 이사진은 △구재상 케이클라비스 대표이사 회장 △김용준 전 중부지방국세청장 △김현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교수(전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등 사외이사와 △최창원 대표이사 부회장 △손현호 대표이사 사장 △남기중 재무실장 등 사내이사 6명이 있다. SK디스커버리는 SK그룹에서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주)SK 체제 외에, 최창원 부회장이 이끄는 또 하나의 지주사이다. 주로 화학, 바이오, 에너지 분야를 영위하고 있으며, 주 계열사로는 SK케미칼, SK가스, SK D&D, SK플라즈마,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있다. SK디스커버리는 연결기준 2025년 매출 10조1640억원, 영업이익 3614억원, 당기순이익 1446억원을 기록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1분기 호실적 경동나비엔, 다음 카드는 ‘공기열 히트펌프’

경동나비엔이 보일러 및 온수기 시장의 정체 속에서도 높은 실적 성장을 보였다. 난방매트와 주방 환기 시설 등의 영역 다각화 전략이 적중한 덕분이다. 회사는 현 정부가 적극 보급 의지를 갖고 있는 공기열 히트펌프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13일 경동나비엔 공시에 따르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253억원, 영업이익 638억원, 당기순이익 58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6.5%, 61.7%, 53.8% 증가한 수준이다. 경동나비엔이 주력 사업은 보일러 및 온수기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주택경기의 영향을 받고 있어 정체 상태이다. 회사는 영역 다각화에 나섰다. 난방매트 사업을 강화하고, SK매직 인수를 통해 주방 및 환기 설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출은 2023년 1조2043억원에서 2024년 1조3539억원, 2025년 1조5022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059억원, 1326억원, 1434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경동나비엔은 난방과 온수를 넘어 환기, 제습, 냉방을 아우르는 통합 공기질 관리 사업을 펼치고 있다.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냉난방공조 시장으로 나아가 히트펌프, 콘덴싱 에어컨, 수처리 시스템, 하이드로 퍼네스 등 친환경 · 고효율 기술로 글로벌 고객을 만족시키는 생활 환경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27년간 이어진 나눔… 인천도시가스, 저소득 아동 급식비 기부

인천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인천도시가스가 에너지뿐만 아니라 사랑까지 나눠주고 있다. 인천도시가스(회장 이종훈)는 13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192명의 임직원이 모금한 1500여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부터 현재까지 27년 동안 끊임없이 계속된 나눔 활동은 올해에도 인천도시가스 전 임직원들의 참여와 기부를 통해 진행되고 있으며 전달된 후원금은 경제적 빈곤 가정 어린이들의 건강한 성장지원을 위한 어린이재단 '인천지역 저소득 아동 급식비 후원'프로그램의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상규 인천도시가스 경영지원담당 상무이사는 “올해로 27년째 꾸준히 이어지는 이번 후원을 통해 어려운 아이들에게 건강한 한끼를 선물할 수 있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임직원들과 함께 지역사회 곳곳에 필요한 나눔을 실천하며 지역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천도시가스는 지역봉사라는 경영이념 아래 다양한 나눔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1997년부터 어린이재단과 인천YMCA에서 추천해 준 소년소녀가장들과 결연을 맺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일정금액의 장학금을 지원해 주는 소년소녀가장 결연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인천도시가스가 후원한 YWCA 포함 소년소녀 가장 및 희망장학생 누적 후원금액은 12억원이며 후원대상은 161명이다. 2001년부터는 인천YMCA와 함께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회사는 이 행사에 후원금과 함께 직원들이 주1회 급식활동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봉사활동의 참뜻을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또한 회사는 2000년 5월부터 어린이재단에 임직원들의 성금을 기탁해 결식아동 '혼자먹는 밥상' 결연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1998년부터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에 매년 성금을 기탁해 심장병 등 각종 질병이 있음에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수술을 받지 못하는 환자를 돕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기후부 “‘계엄 매뉴얼’ 작성 의혹 중부발전 대상 감사 착수”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3일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중부발전(이하 중부발전)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부결된 직후 '계엄 매뉴얼'을 작성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날 감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중부발전이 이른바 '계엄령 선포 시 비상대응 조치계획'을 제정했다는 일부 보도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문건이 작성된 시점은 지난 2024년 12월 10일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일주일 후이자 국회에서 첫 번째 탄핵 소추안이 부결된 지 불과 사흘 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부는 특히 △조치계획 제정 경위 △상부의 부당 지시 여부 △개정 내용의 중대성 등을 객관적으로 조사해 부적절한 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후부 김성환 장관은 “이번 사건은 지난 2월 마무리된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활동 과정에서도 확인되지 않았던 중요한 사안"이라면서 “신속한 감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다른 산하 공공기관들에 대해서도 계엄 관련 협조나 지침 작성 여부를 면밀히 전수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부발전의 비상계획부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매뉴얼에는 계엄법을 근거로 계엄사령부의 '징발' 권리와 '군사적 용도 물품 반출 명령' 가능성 등이 명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평시 비상상황'과 '전시 상황'을 구분해 대응 방침을 세웠고,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발령과 같은 상황 발생했을 때 계엄사령부 및 정부 지침에 따라 대응한다는 원칙을 담고 있다. 한편, 당시 문건을 작성한 중부발전 관계자는 “계엄령이 또 있을 것 같아 나중에라도 대비하기 위해 부하 직원과 상의해 기안한 것이고, 윗선의 지시는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권향엽 의원 등은 “윤 전 대통령의 2차 계엄을 염두에 둔 체계 마련이 아니었는지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경주 방폐장 2단계 처분시설 준공…저준위 처리용량 확대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저준위 방폐물을 처리할 시설이 추가로 건설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13일 경주 문무대왕면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부지 내에서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인 '2단계 표층처분시설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기후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준위방폐물위원회 관계자들과 경주시민을 포함해 총 500여명이 참석했다. 표층처분시설은 상대적으로 방사능 농도가 낮은 장갑·방호복 등 저준위 이하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기 위한 시설이다. 이번 경주 표층처분시설은 지난 2022년 본격적인 공사에 착공해 총사업비 3141억원이 투입됐다. 이 시설은 지난해 말에 건설공사를 끝냈으며 지난 3월 16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최종 승인을 았다. 저준위 이하 방사성폐기물 총 12만5000드럼(200L 기준)을 처분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 이 시설이 준공됨에 따라 경주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는 지난 2015년부터 운영 중인 중준위 이하 10만 드럼의 처분이 가능한 1단계 동굴처분시설과 함께 중준위와 저준위를 구분해 두 배 이상 많은 총 22만5000드럼을 처분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이번 2단계 처분시설은 5중 차단 방식의 다중방벽 구조로 시공돼 약 7.0 규모의 지진도 견디는 등 안전관리를 최우선으로 건설되었다. 기후부는 이번 2단계 처분시설 준공으로 최근 확정된 '제3차 중·저준위 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에 따른 처분시설 계획 규모(1~3단계) 전체 38만5000드럼 중 22만 5000드럼의 처분능력을 확보했다. 오는 2031년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 부지 내에 준공 예정인 3단계 처분시설이 완공될 경우 나머지 처분능령을 채우게 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번 사고나면 끔찍…가스배관 굴착사고 철저 예방

1995년 101명의 사망자 등 엄청난 사상자를 낸 대구지하철 가스폭발 사고는 굴착공사가 원인이었다. 중장비로 땅을 파다 가스배관을 손상시켜 누출된 가스가 인화돼 큰 폭발로 이어진 것이다. 가스배관 굴착사고는 점차 줄고는 있지만, 한번 사고가 나면 큰 인명피해를 일으킬 수 있어 원천 차단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사전 신고가 중요하다. 설사 누출이 되더라도 현장에 전문인력이 배치돼 있다면 신속한 대처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굴착공사 사고의 80%가 미신고 공사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관련 기관들이 철저한 예방에 협력하기로 했다. 13일 한국가스안전공사 통계에 따르면, 2022년~2024년까지 최근 3년간 발생한 굴착공사 사고 20건 중 16건(80%)이 굴착공사정보지원센터(EOCS)에 신고하지 않고 진행된 미신고 공사였다. 특히 가스공사가 2025년 배관 굴착공사를 분석한 결과, 상·하수도 공사나 관목 식재 등 지자체가 발주한 소규모 공사 현장에서 무단굴착이 여전히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가스공사는 연간 5500명 이상의 수료생을 배출하는 상하수도협회의 법정교육 과정에 굴착공사 의무신고제도 교육 동영상과 자료를 지원해 실무 현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 6월부터 상수도 관망사 교육에 해당 자료가 적용될 예정이며, 가스기술공사 또한 미신고 굴착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회원사를 대상으로 홍보 우편물을 발송하는 등 제도 확산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2008년에 도입된 '굴착공사 의무신고제도' 시행으로 전반적인 배관 파손 사고는 감소세에 있으나, 미신고 무단 굴착공사로 인한 사고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 제도는 도시가스사업법 등에 따라 굴착공사 24시간 전 EOCS()에 신고해 매설 배관 여부 확인 후 굴착함으로써 배관 파손 사고를 예방하는 제도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12일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상하수도협회, 한국가스기술공사는 '굴착공사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 협약'을 체결했다. 3개 기관은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상하수도 분야 종사자에 대한 굴착공사 의무신고 제도 인식을 확산시키고자 △법정교육을 활용한 굴착공사 신고제도 실무 정착 △신고제도 확산을 위한 홍보활동 협력 △정보 교류를 위한 협력 네트워크 운영 등에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가스공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소규모 시공사에까지 굴착공사 의무신고제도의 중요성을 널리 알림으로써, 무단굴착에 의한 천연가스 공급 배관 파손사고를 획기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AI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논란…정부, 결국 ‘에너지 현실론’으로 선회[이슈]

AI 데이터센터(AIDC) 전력 특례를 둘러싸고 충돌해 온 과기부와 기후부가 결국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인공지능 산업 확대 앞에서 정부가 결국 에너지 현실론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2일 AIDC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 부처는 향후 국내에 기가와트(GW)급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가 발생할 경우 공동 전담조직(TF)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 7일 국회를 통과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 특별법'의 후속 조치다. 당초 법안에는 전력 직접구매계약(PPA) 특례 대상에 재생에너지와 LNG 발전이 포함됐었다. 하지만 법사위 논의 과정에서 결국 LNG는 제외됐다. 그동안 과기부는 AI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전·LNG 등 다양한 전력원의 PPA 허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반면 기후부는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중심 정책 기조를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결국 LNG가 빠짐으로써 기후부의 입장이 더 반영된 것으로 평가됐다. AIDC 특별법은 두 부처 간의 입장차가 충돌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정부 내부에서도 현실적 대응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산업시설과 달리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다. 특히 최신 GPU 기반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수백 메가와트(MW)에서 많게는 GW급 전력을 요구한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발전소 하나를 데이터센터 전용으로 붙이는 수준"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결국 재생에너지 확대만으로는 단기간 내 급증하는 AI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이 부각되면서 정부도 국가 전력계통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이날 협약에서도 양 부처는 “국가 전력계통을 통한 신속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업무협약은 우리나라 AI 기반시설 확보를 가속화해 AI 3강 도약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될 것"이라며 “AIDC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도 “현재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에 있어서 안정적인 전력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우리나라의 우수한 전력 시스템은 인공지능 기반 시설 확충의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장관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을 가속화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AIDC를 비롯한 첨단산업 발전을 뒷받침하는 전력산업 구조를 확립하겠다"고 말해 여전히 재생에너지가 우선임을 강조했다. 실제 전력 수급 측면에서는 원전·LNG·기존 계통전력 역할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많다. 데이터센터는 전력 품질과 계통 안정성이 핵심인데,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추가 계통 보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재생에너지 중심'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실제로는 기존 전력 시스템을 총동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협약은 최근 이어지는 산업 정책 흐름과도 맞물린다. 정부는 AI 산업과 반도체 클러스터, 첨단 제조업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지만 이들 산업은 모두 초대형 전력 소비 산업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반면 현재 에너지 정책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화석연료 감축, 탄소중립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산업계에서는 “전력 수요는 폭증하는데 안정적 공급 기반은 줄어드는 구조적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이번 AIDC 논쟁은 단순한 데이터센터 지원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 앞으로 어떤 전력 시스템으로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라며 “결국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전력 확보 능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전력난민”만 남긴 일본 자율화?…진짜 교훈은 따로 있다

이달 5월 4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펴낸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일본 전력 소매시장 자율화 10년의 명암을 정리한 간행물이 실렸다. 사흘 뒤 한 일간지는 이를 “소비자 선택권 커졌지만 위기 땐 흔들"이라는 제목으로 받아 적었다. 706개에 이르던 소매전력사업자 가운데 4분의 1이 사업을 접었고, 일본 사회에는 '전력난민'이라는 낯선 어휘까지 생겨났다고 한다. 글을 읽는 독자들의 머릿속에는 어렵지 않게 한 줄의 결론이 새겨질 것이다. “자율화가 결국 사달을 냈다"고. 그러나 이는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더듬다 통나무라고 결론짓는 거와 같은, 가장 손쉽고 위험하며 숨은 의도가 의심되는 결론이다. 먼저 위 논문의 본문은 오히려 일본 자율화의 성과 가운데 매우 고무적인 사실을 제시하였다. 글로벌 연료가격 급등기를 제외하면, 일본의 자유요금은 줄곧 규제요금보다 저렴하게 유지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자율화 옹호론의 단골 주장이 아니라, 평상시의 시장 경쟁이 가격 하락 효과를 실제로 만들어냈다는 실증이다. 신규 사업자 761개 진입, 결합상품과 재생에너지 특화요금제 같은 혁신의 출현, 가정용 시장에서 신규 사업자의 23% 점유 또한 같은 성과의 다른 얼굴이다. 현재 독점화된 국내 시장 하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외면하지 않고 본문에 또렷이 적시한 것은 해당 보고서의 큰 기여이다. 문제는 그 정직한 본문과 달리 결론·헤드라인이 서로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쟁 등 예외적 상황에서 도매가격이 폭등할 때 소매전력사업자들이 왜 그 충격을 흡수하지 못했는지, 그 메커니즘에 대한 진지한 분석은 거의 없이 단지, “역마진구조를 견디지 못하고 연쇄 파산했다"는 단 한 줄로서 결론은 곧장 “한국의 소매시장 개방은 신중해야 한다"로 미끄러진다. 물론 본문과 결론·헤드라인이 이렇게 어긋나는 국책연구기관의 여러 간행물들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럴 의도는 없었을지라도, 언론과 국민의 공감대 방향을 한쪽으로 끌고 가는 건가 싶은 이러한 경우에는 독자의 입장에선 잘못 오해를 일으키기 쉽다. 사실 우리는 정답을 직접 경험까지 한 바 있다. 1997년 외환위기가 그것이다. 당시 종합금융사와 시중은행들은 국제시장에서 단기로 값싸게 달러를 빌려 와, 동남아의 장기채에 비싸게 굴렸다. 만기는 어긋나 있었고 통화 위험은 헷지되지 않았으나, 평상시 마진은 두둑하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태국 바트가 무너지자 단기외채의 롤오버가 막혔고, 차입 비용이 운용 수익을 추월하는 역마진이 한순간에 폭발하였다. 그때 우리는 무엇을 책망하였던가. 외환자유화 자체를 죄로 묻지 않았다. 외환보유고를 쌓고, 통화스와프 라인을 정비하고, 외환선물시장의 깊이를 키우고, 단기외채 비율을 감독하는 길을 택하였다. 만약 그때 우리가 “자유화가 위험하니 다시 닫자"고 결단했다면 어떻게 지금과 같은 대한민국이 있었을까? 일본 소매전력사업자가 좌초한 메커니즘은 이와 놀랍도록 닮아 있다. 자체 발전설비 없이 도매시장(JEPX)에서 사 와 소매로 파는 것이 그들의 생업이었으니, 평상시 마진은 두둑했다. 그러나 2020년 겨울 한파와 LNG 부족이 겹치고, 곧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도매 현물(spot)가격은 평시 6엔에서 한때 250엔까지 무려 삼사십 배로 치솟았다. 자체 전원이 없으니 위험을 흡수할 곳이 없었고, 선물·선도시장이 얕으니 헷지할 도구도 없었다. 여기에 결정타를 가한 것이 인밸런스(Imbalance) 정산 제도다. 도매에서 못 사들인 부족분은 송배전망이 메워주되, 그 대가로 시장가보다 비싼 패널티가 청구되는 구조다. 문제는 이 패널티가 시장가에 연동되어 있어, 가격이 폭등할수록 페널티는 더 가파르게 치솟는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전력소매판매자들 모두가 “오늘 비싸게라도 사두지 않으면 내일은 더 비싼 페널티"라는 죄수의 딜레마에 강제로 떠밀려, 어제보다 높은 값을 부르며 입찰에 뛰어드는 혼란이 한 달 가까이 이어졌다. 즉 통화(currency)시장의 가격 · 만기(duration) 시차 불일치가 전력시장 버전으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골격은 1997년 그대로다. 그러므로 일본 소매전기사업자의 좌초가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자유시장 자체 위험이 아니라, 개별 기업들의 탐욕으로 초래된 차익거래(arbitrage) 전략 혹은 이에 대비한 공적 헷지 장치의 부족이 핵심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25년 3월의 검증보고서에서 정직하게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향후 방향으로 장기 PPA·선물·기저부하 시장의 확충, 소매사업자의 공급력 책임 강화, 인밸런스 정산방식의 비용기반 재설계를 천명했다. 자율화를 후퇴시키는 길이 아니라 자율화의 토대를 두텁게 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우리가 일본에서 배워야 할 것도 역시 “개방하지 말라"가 아닌 것이다. 1997년 우리는 외환시장 자유화를 죄로 묻지 않고 그 토대를 다지는 길을 택하였고, 그 선택이 오늘날 원화 시장의 깊이를 빚어내었다. 일본 소매전력시장의 좌초는 우리에게 자유화를 단념하라는 신호가 아니라, 자유화의 보완장치를 미리 갖추라는 신호다. 위기시에도 누가, 어떤 조건으로, 어떤 가격 상한 안에서 위기 시 수용가를 받아주는지를 정해주는 최종공급자(Last Resort Supplier) 제도 등으로도 이를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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