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여름 휴가가 끝나고 하반기 업무가 본격화되는 이번 주 역대 최대 전력수요를 경신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태양광 발전설비가 집중된 남부 지방에 구름이 낄 것으로 예상돼 전력공급 예비력이 더욱 타이트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전력수요 급증에 대비해 발전 및 송·변전설비 운영 현황, 추가 예비자원 확보 상황 등을 집중 점검하며 전력수급 관리에 나섰다. 10일 전력당국에 따르면 여름 휴가가 마무리되는 이번 주부터 산업체 조업률이 회복되면서 전력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과 열대야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2024년 8월 20일 기록한 역대 최대 전력수요(97.1GW)를 경신할 가능성도 나온다. 최근 3년간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는 모두 8월 둘째 주 또는 셋째 주에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25년 8월 25일(96GW) △2024년 8월 20일(97.1GW) △2023년 8월 7일(93.6GW) 순이다. 이는 7월 말~8월 초 여름 휴가철이 끝나고 둘째 주부터 속속 업무에 복귀하면서 전력 수요가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산업용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서 곧바로 최대 전력수요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전국에 설치된 약 33GW 규모의 태양광 발전이 한낮 냉방 수요를 어느 정도 완화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최대 전력수요의 발생 요인도 태양광이다. 태양광이 집중 설치된 남부 지방에 구름이 끼어 발전량이 급감할 때 역대 최대 전력수요가 기록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발전 설비와 생산량의 전라도 지역(전남·전북) 집중율은 전체의 약 40% 이상을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여름철 전력 피크는 오후 7시경에 자주 발생한다. 한낮이 지나 태양광 발전량이 사라지는 시점과 가정용 냉방 수요 증가가 맞물리기 때문이다. 2025년 8월 25일 오후 7시 15분경 발생한 최대 전력수요가 대표적인 사례다. 반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24년 8월 20일에는 이보다 빠른 오후 4시 45분에 피크가 발생했다. 당시 남부 지방에 구름이 끼면서 태양광 발전량이 4.2GW에 불과했다. 2023년 8월 7일 오후 4시 35분에 발생한 피크 역시 태양광 발전량이 4.5GW에 그쳤던 영향이다. 결국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는 △폭염·열대야로 인한 냉방 수요 증가 △휴가철 종료에 따른 산업체 조업 정상화 △남부 지방의 흐린 날씨로 인한 태양광 발전량 감소라는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맞물릴 때 발생할 확률이 높다. 문제는 이번 주에 이 세 가지 조건이 모두 들어맞는다는 점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10일~14일) 전국 최고기온은 29~35도로, 40도에 육박했던 지난주보다는 다소 낮아지겠으나 남부 지방에는 일주일 내내 구름이 낄 것으로 예보됐다. 이에 따라 전력당국도 비상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 지난 7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력 유관기관은 전남 나주 한국전력거래소에서 김성환 장관 주재로 '여름철 전력수급 점검회의'를 열고 이달 전력수급 전망을 비롯해 발전기 및 송·변전설비 운영 현황, 기관별 비상대응체계, 추가 예비자원 확보 상황 등을 집중 점검했다. 다만 최근 5년간 최대 수요 시기에도 전력 예비율은 최소 7% 이상을 유지해 온 만큼, 공급 부족에 따른 대규모 정전(블랙아웃)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역대 최대 수요를 기록했던 2024년 8월 20일 당시에도 예비율은 8.2%를 유지했다. 과거 2011년 발생한 전국 순환정전은 9월 중순의 예상치 못한 늦더위 속에서 다수의 발전소가 예방정비에 들어가며 공급력이 급감했던 특수한 상황이었다. 정부는 지난 6월 발표한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통해 올여름 최대전력수요가 98.8GW까지 증가하는 상황을 가정해 공급능력을 사전에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예기치 못한 추가 수요 급증이나 발전설비 연쇄 고장 등이 발생하지 않는 한 안정적인 예비력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환 장관은 “이번 폭염 속에서는 과거의 경험에만 의존하기보다 기상과 전력수요의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예측 범위를 벗어나는 상황에도 즉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수요 급증과 발전기 고장 등 상황별 대응 절차가 현장에서 차질 없이 작동하는지 다시 한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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