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단상] 에너지 대책, 최악 시나리오 대비해야](http://www.ekn.kr/mnt/thum/202603/news-p.v1.20260329.1548e0b6f12644d38e0933f3eb6f6847_T1.png)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갈등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협상 중이라는 관측과 함께, 미국이 이란에 지상작전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온다.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비교적 태평한 분위기다. 중동 위기로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진 에너지원은 석유와 가스다. 석유가 특히 더 취약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원유의 약 70%, 가스는 20%를 중동에서 들여온다. 석유는 전기 생산에는 전체의 1%도 쓰이지 않으며 산업과 수송 부문에서 주로 소비된다. 개인은 주로 차량 연료로 사용한다. 가스는 열 공급에 쓰이며 일부 전기 생산에도 활용되지만, 전기는 석탄·재생에너지·원자력 등 여러 발전원으로도 생산된다. 봄철로 접어들면서 개인 기준 난방 수요는 샤워용 온수를 제외하면 크지 않다. 결국 중동 위기 상황에서 개인이 줄일 수 있는 에너지는 차량 운행에 좌우된다. 그러나 정부는 물가 안정을 고려해 석유 가격을 통제하는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26일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을 하루 앞두고 서울 지역 주유소 6곳과 수도권 4곳을 둘러봤다. 주유소에 차량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장은 비교적 차분했다. 일부 저렴한 주유소에는 차량이 몰렸지만 대란이라고 볼 수준은 아니었다. 정부의 최고가격제는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기보다 물가를 낮추기 위한 제도다.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올라 수요를 억제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시장 원리를 거스르고 수요를 유지하게 한다. 그러니 국민들에게 에너지 위기 심각성을 덜 느끼게 한다. 이는 오히려 에너지 안보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중동 위기가 전력도매가격(SMP) 상승에도 곧 영향을 주기 시작할 것이다. SMP가 상한제 발동 조건에 근접할 경우 물가 안정을 이유로 전력가격에도 상한제가 도입될 수 있다. 가장 확실한 에너지 절약 방법은 밖에 나가지 말고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일상이 있는 국민에게 그렇게 애기할 수는 없다. 정부는 대신 차량5부제와 에너지절약 국민행동 12가지를 제시했다. 가격 통제를 유지하는 대신 국민에게 자발적 참여를 요청했다. 에너지 위기 단계를 2단계인 주의에서 3단계인 경계 단계로 격상하게 되면 민간 차량 5부제 의무화를 검토할 계획이다. 검토할 계획이므로 민간 차량 5부제 의무화를 실제로 할지는 미지수다. 좀 더 정책이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전쟁이 오는 6월까지 이어질 경우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평균 179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달 두바이유가 평균 130달러대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4~6월 평균 170달러 수준의 고유가를 감내해야 할지도 모른다. 최고가격제를 유지한 채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려면 이용 유인을 강화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 “초고유가 시대에 국민이 대중교통을 보다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조성하자는 것"이라며 출퇴근 시간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지하철 무임승차를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29일 SNS를 통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다수 국민에 대한 직접 지원을 대폭 확대하자"며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한시 무료화 방안을 제안했다. 정치인들의 말로 끝날 일이 아니라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 에너지 수요를 억제할 실제 정책으로 이어져야 할 때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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