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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앞두고 에너지바우처 신청 시작…취약계층 최대 70만원 지원

여름철 폭염에 대비해 취약계층이 냉방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에너지바우처 신청이 시작됐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취약계층의 냉·난방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한 '2026년도 에너지바우처' 사업 신청을 오는 12월 31일까지 받는다고 밝혔다. 신청은 주민등록상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거나 복지로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에너지바우처는 에너지 취약계층이 전기, 도시가스, 등유, LPG 등 냉·난방에 필요한 에너지를 구입할 수 있도록 이용권 형태로 지원하는 제도다. 지원 대상은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수급 가구 가운데 노인, 영유아, 장애인, 임산부, 중증질환자, 한부모가족, 소년소녀가정, 다자녀가구 등 세대원 특성 기준을 충족하는 가구다. 수급자는 전기·도시가스·지역난방 요금 고지서에서 자동 차감받거나 국민행복카드를 통해 원하는 에너지원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지원금은 세대원 수에 따라 29만5200원에서 최대 70만1300원까지 차등 지급되며, 올해 7월 1일부터 내년 5월 31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에너지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신규 제도도 도입된다. 고시원이나 쪽방촌 등 에너지 비용이 월세에 포함돼 있어 바우처 사용이 어려운 가구를 대상으로 일정 금액을 별도로 지원하는 '사전 예외 지급 제도'가 신설됐다. 또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던 취약계층이 연탄 외 연료를 사용하는 보일러로 교체한 경우 연료 구입 비용을 지원하는 '연탄전환 에너지바우처'도 새롭게 시행된다. 에너지공단은 바우처를 신청하고도 사용하지 못하는 가구를 직접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도 확대 운영한다. 우체국 집배원과 사회복지사 등이 미사용 가구를 방문해 제도 안내와 사용 지원을 제공하며, 지원 대상은 기존 5만9000세대에서 12만2000세대로 확대된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에너지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에너지 위기 가구를 발굴하는 등 취약계층에 대한 에너지복지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삼천리, ‘서교림 효과’에 싱글벙글… 우승 기념 전사 프로모션 돌입

KLPGA 투어에 그야말로 '서교림 돌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2025시즌 신인왕 출신인 서교림 프로(삼천리)가 압도적인 기량으로 시즌 다승 반열에 오르며, 소속팀인 삼천리그룹 역시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신바람을 내고 있습니다. 22일 삼천리에 따르면 서교림 프로는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열린 KLPGA 투어 '인카금융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최종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정상에 올랐다. 1라운드부터 최종 라운드까지 한 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완벽한 승리였다. 2025시즌 KLPGA 신인왕 출신인 서교림 프로는 2026시즌 현재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그는 제18회 두산 매치플레이 공동 3위, 제14회 E1 채리티 오픈 공동 3위, 더 시에나 오픈 2026 준우승(2위) 이후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생애 첫 정규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어 2주 만에 인카금융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우승을 거두며 와이어 투 와이어(Wire-to-wire) 우승을 달성했다. 서 프로는 올 시즌 두 번째 다승자 반열에 합류했으며, KLPGA 투어 대상 포인트 1위, 상금 랭킹 2위로 올라섰다. 또한 평균 퍼트 수 1위(28.97개), 티샷 평균 비거리 5위(252.48야드) 등 롱게임과 숏게임 모두에서 최상위권의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서 프로의 거침없는 질주에 가장 신이 난 곳은 역시 소속팀인 삼천리그룹이다. 삼천리의 외식 사업을 담당하는 SL&C(삼천리ENG 외식사업부문)는 서교림 프로의 우승을 기념해 전 브랜드에서 메뉴 증정 행사를 실시한다. 5만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Chai797은 유린기, 차이 딤섬앤누들바는 레몬 고추 유린기, 호우섬은 크리스피 라페 치킨, 살롱드 호우섬은 새우 가지 강정, 이타마에스시는 혼마구로 붉은살 사시미, 서리재는 단호박 식혜(1인 1음료)를 증정한다. 바른고기 정육점은 불고기·구이메뉴 2인 이상 주문 고객에게 한우 육회를 제공한다. 삼천리그룹의 외식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SL&C는 Chai797, 차이 딤섬앤누들바, 서리재, 이타마에 스시, 호우섬, 바른고기 정육점 등 중식, 한식, 일식을 아우르는 외식 브랜드로 전국에 8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국내 외식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유럽 히트펌프 보급 핵심은 ‘비용 절감’…시공 디지털화·세제 개편 속도

냉난방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해 청정에너지 기술인 '히트펌프' 보급이 전 세계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유럽이 보급의 최대 장벽인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감축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 역시 난방용 히트펌프 도입 촉진을 위해 유럽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한국형 지원 제도를 조속히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한국에너지공단 에너지이슈브리핑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전체 에너지 소비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냉난방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해 히트펌프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유럽 냉난방의 약 70%는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어 히트펌프 전환이 필수적이지만, 비싼 초기 비용(CAPEX)과 운영 비용(OPEX)이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유럽 내 80개 이상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협력체 'Heat Pump Accelerator Platform(HPAP)'은 올해 '히트펌프 비용 감축 기회(Cost reduction opportunities for heat pump)' 보고서를 발표하고 구체적인 돌파구를 제시했다. 유럽이 주목한 첫 번째 해결책은 시공 과정의 효율화다. 현장에서 배관을 복잡하게 연결하는 기존 방식은 인건비 상승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유럽은 공장에서 이미 최적의 세팅을 마친 '박스 패키지형(Plug-and-Play)' 제품을 공급해 현장 설치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아울러 시스템 설계, 인허가 신청, 고객 소통 등 행정 절차 전반에 AI(인공지능)를 접목해 오류와 비용을 최적화하는 '시공 업무 디지털화'를 추진 중이다. 가스보일러 등 기존 업계 인력들이 히트펌프 시공 숙련공으로 조기 전환될 수 있도록 교육 바우처를 지급하는 등 시장 경쟁 유도책도 병행하고 있다. 히트펌프의 높은 에너지 효율에도 불구하고 가스요금 대비 높은 전기요금은 소비자가 전환을 주저하게 만드는 장벽이다. 유럽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 세제를 전면 개편하고 있다. 화석연료에는 탄소세를 무겁게 부과하는 반면, 히트펌프에 쓰이는 전기는 세율을 최소화하고 제품 판매 및 시공비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VAT)를 태양광 수준인 0%까지 감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보조금 지원 문턱도 낮췄다. 대표적으로 독일은 'BEG 프로그램'을 통해 노후 화석연료 난방설비를 히트펌프로 교체할 때 비용의 최대 70%까지 파격적으로 보조하고 있다. EU 차원에서는 이러한 회원국별 모범사례를 공유해 보조금 확대와 절차 간소화를 전방위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가스보일러 대비 높은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가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만큼, 유럽의 이 같은 다각적 비용 절감 대책을 국내 상황에 맞춰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한국은 난방용 히트펌프를 정책적으로 육성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생산부터 설치·운영 전 과정에 걸친 정밀한 비용 분석과 데이터 축적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하기 위해서는 누진제를 적용하지 않는 '히트펌프 전용 요금 체계'를 마련하고, 초기 비용 부담을 완화할 구독 서비스 안착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아파트 중심의 국내 주거 특성을 고려해 신축 건물 및 공동주택에 설치가 가능하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수열·공기열 히트펌프 보급 지원 사업의 세부 실행 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바다로 눈 돌린 태양광…신성이엔지·에스에너지, 해상 모듈 선점 ‘시동’

국내 태양광 제조업체들이 바다 위에 설치할 수 있는 태양광 모듈 개발 사업에 나섰다. 정부가 추진하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목표 달성을 위해 해상도 주요 설치 구역으로 주목받으면서 관련 기술 확보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2일 신성이엔지와 에스에너지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추진하는 '해상 환경 고내구성 태양광 모듈 개발 및 실증' 국가 연구개발(R&D) 과제에 참여한다. 이번 사업은 2026년 4월부터 2029년 3월까지 36개월간 진행되며 정부 지원금 90억원과 민간 부담금 약 39억원 등 총 129억원이 투입된다. 산·학·연 12개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며 해상 전용 고내구성 태양광 모듈 개발과 새만금 내해 실증, KS 인증 획득을 목표로 한다. 정부가 해상 태양광에 주목하는 이유는 육상 부지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내해와 간척호의 태양광 설치 잠재량은 약 10.2GW로 추산된다. 정부가 추진 중인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육상뿐 아니라 해상 공간 활용도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성이엔지는 이번 과제에서 소재·부품 기업들이 개발한 기술을 실제 상용 모듈로 구현하는 공정 기술 개발을 맡는다. 이를 통해 해상 태양광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과 실증 레퍼런스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과제는 단순한 신제품 개발을 넘어 향후 국내 해상 태양광 시장의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의미도 갖는다. 해상 환경은 일반 육상 태양광 설비보다 훨씬 가혹해 염해에 의한 부식과 강풍, 높은 습도 등에 대한 내구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정부는 새만금 내해 실증을 통해 실제 운전 데이터를 확보하고 향후 해상 태양광 표준 마련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신성이엔지는 해상 태양광 외에도 태양광 모듈 재활용·재사용 체계 구축을 위한 AI 기반 전주기 이력관리 기술 개발과 저온 공정·제로버스바 셀 적용 모듈 공정 기술 개발 등 국가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재활용 과제는 폐모듈 자원순환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며, 저온 공정 과제는 차세대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 상용화를 위한 기반 기술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신성이엔지는 건물일체형태양광(BIPV), 솔라스킨, 영농형 태양광, 해상 전용 모듈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하며 설치 환경 다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육상 부지 확보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건물과 농지, 수면, 해상 등으로 태양광 설치 공간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에스에너지는 11개 연구기관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029년까지 염해와 강풍 등 극한 환경에서도 30년 이상 사용 가능한 고내구성 태양광 모듈 개발에 나선다. 목표 효율은 24.3% 수준으로, 향후 새만금 재생에너지 허브 구축 사업과 연계해 대규모 해상 태양광 보급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현재 연구개발(R&D)들은 3~5년 뒤 시장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이와 더불어 여러 방면으로 연구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100GW, 탄소중립, 폐모듈 자원순환 등 정부 정책 방향과 함께 태양광 산업이 나아갈 길을 기업 차원에서도 제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반도체 지방 유치, RE100 압박 아닌 ‘인센티브’로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남 지역에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신규 투자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전력과 용수 소비가 거대한 전공정(Fab)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패키징 공장을 비수도권에 분산 배치하겠다는 전략이다. 패키징 공장의 호남 투자는 RE100 때문에 수도권 공장을 폐쇄하거나 이전하는 사례가 아니라, 기업이 지방균형발전을 고려해 신규 투자를 분산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이 반가운 소식의 이면에는 우려스러운 논리가 도사리고 있다. 일부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각에서 이를 빌미로 “수도권에서는 RE100 달성이 불가능하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자체를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RE100 제도의 본질을 오해한 잘못된 팩트에 기반한 주장이다. 건설적인 국가 대사를 논하기 위해서는 RE100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RE100은 2014년 영국의 비영리단체 '더 클라이밋 그룹'의 주도로 시작된 자발적 캠페인이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선언이다. 여기서 핵심은 RE100이 전기를 발전소에서 공장까지 물리적으로 직접 끌어다 써야 인증해 주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RE100의 이행 수단은 다양하다. 한국전력에 웃돈을 주고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녹색프리미엄, 발전사업자와 계약을 맺는 제3자 및 직접 PPA(전력구매계약),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그리고 자가발전 등이 있다. 즉, RE100은 '글로벌 회계 및 인증 체계'에 가깝다. 호남에서 생산된 신재생에너지 전력의 '환경적 가치(REC)'를 경기도 용인에 있는 공장이 구매하면 RE100 달성으로 인정받는다. 공장의 지리적 위치와 RE100 달성 여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RE100 때문에 공장을 옮겨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사실은 국가와 기업별 전력 환경의 차이다. 애플, 구글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RE100을 주도하는 선도기업인 것은 맞다. 하지만 엔비디아, 퀄컴, AMD, 브로드컴 같은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은 아직 RE100 가입 선언을 미루고 있다. 이들은 직접 제품을 생산하지 않아 자체 전력 소비량이 적다. 이들은 제조시설을 직접 운영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RE100 이행 부담이 낮음에도 아직 가입을 유보하고 있다. 이들이 제품 생산을 맡기는 공급망(Scope 3)에 바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그리고 미국의 마이크론 같은 메모리·파운드리 제조 기업(Fab)들이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양의 전력을 소비하는 제조 기업들은 국가적 전력 인프라의 뒷받침 없이 독자적으로 RE100을 달성하기가 극도로 어렵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마이크론 역시 아직 RE100 가입 선언을 하지 못했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기업과 국가의 현실을 획일적인 잣대로 재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정작 우리가 목소리를 높여야 할 대목은 RE100을 가로막고 있는 국내 전력 시장의 구조적 모순이다. OECD 국가 중 한국과 멕시코는 전력 판매 경쟁이 가장 제한적인 국가에 속한다. 특히 한국전력이 송배전과 판매를 독점하다 보니 재생에너지 활성화에 막대한 제약이 따른다. 대표적인 예로,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직접 구매하는 PPA의 송배전 요금은 기존 한전 요금보다 많게는 두 배까지 비싸다. 기업 입장에서는 친환경 전력을 쓰고 싶어도 과도한 비용 장벽에 가로막히는 셈이다. 게다가 실시간 요금제가 정착되지 않아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널뛰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시장에서 유연하게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호남이나 제주에서는 재생에너지 설비가 남아돌아도 전력망 과부하를 막기 위해 발전을 강제로 중단시키는 '출력제한'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재생에너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전력망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문제다. 정작 전력이 필요한 곳으로 에너지를 보내지 못하는 '에너지 고속도로'의 지체와 병목현상이야말로 RE100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지방균형발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시대적 과제다. 지역 소멸을 막고 국토를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대기업의 지방 투자는 절실하다. 그러나 그 수단이 RE100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왜곡된 사실에 기반해서는 안 된다. “RE100을 못 하니 지방으로 내려가라"는 식의 정치적 압박과 겁박은 기업의 경영 판단을 흐리게 하고, 도리어 국가 반도체 경쟁력을 갉아먹는 자해 행위가 될 뿐이다. 지방이 기업을 유치하는 올바른 방법은 명확하다. 철저한 팩트를 바탕으로 논쟁하고, 기업이 스스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도록 매력적인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과감한 세제 혜택, 규제 완화, 풍부한 용수 인프라, 그리고 호남의 청정 에너지를 원활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제도적 인센티브를 먼저 제시해야 한다. 기업을 오게 만드는 것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기업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치밀하고 유연한 '유인 정책'이다. bienns@ekn.kr

3분기 전기요금 동결…연료비 부담 커졌지만 요금 그대로

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누적된 적자를 아직 해소하지 못한 상황에서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발전 연료비까지 오르고 있지만, 물가 안정을 이유로 전기요금은 또다시 현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한국전력은 22일 3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킬로와트시(kW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연료비조정요금은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발전 연료 가격 변동을 반영하는 항목이다. 연료비조정요금은 사용전력량에 연료비조정단가를 곱해 산정된다. 연료비조정단가는 최근 3개월간 연료비 변동 상황을 반영해 kWh당 +5원에서 -5원 범위에서 결정되며 현재는 상한선인 +5원이 적용되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이번 연료비 조정단가는 요금 인하요인인 kWh당 -3.4원이 발생했다. 실적연료비 469.03원/kg과 기준연료비 494.63원/kg의 차이인 -25.6원에서 변환계수 kWh당 0.1335kg을 곱한 금액이다. 하지만 한전의 재무상황과 연료비 조정요금 미조정액이 큰 점을 감안해 +5원으로 정해졌다. 현재 한전의 총부채는 206조원이며, 하루평균 이자비만 120억원이 나가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연료비조정요금뿐 아니라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도 모두 현 수준이 유지되면서 3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된다. 에너지업계에서는 이번 동결이 사실상 예견된 결과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용 전기요금은 12개 분기, 산업용 전기요금은 6개 분기 연속 동결 상태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는 만큼 추가 인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발전 원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LNG 수입단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국내 LNG 수입단가는 톤당 2월 507달러에서 5월 608달러로 상승했다. 환율까지 반영하면 톤당 수입가격은 약 74만원에서 91만원으로 23%가량 뛰었다. 하지만 현행 제도상 연료비조정단가는 최대 +5원까지만 반영할 수 있어 연료비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충분히 전가하기 어렵다. 실제로 연료비조정단가는 2022년 3분기 이후 계속 상한선인 +5원이 적용되고 있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전기요금은 억제되고 있지만 한전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급등한 LNG 가격을 요금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대규모 적자와 부채를 떠안았다. 한전은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의 경우 한전의 재무 상황과 연료비 조정요금 미조정액이 상당한 점 등을 고려해 2분기와 동일하게 kWh당 +5원을 계속 적용할 것을 정부로부터 통보받았다"며 “한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도 철저히 이행해 달라고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데스크칼럼] 에너지가 곧 국력인 시대, 중동 전쟁이 남긴 과제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합의는 작은 변수에 흔들리기도 하겠지만 결국엔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정치적으로, 이란은 물리적으로 더 이상 전쟁을 계속해 나갈 여력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은 상대적 약소국이 초강대국과의 싸움에서 어떻게 해야 버틸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바로 에너지 공급망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다. 과거의 에너지가 단순한 산업의 동력이었다면, 지금의 에너지는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 핵심 안보 자산이다. 글로벌 필수재인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 초강대국은 그 공급망과 직접적 연관이 없더라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는 전쟁의 승패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중동 전쟁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이는 앞으로도 에너지 공급망이 주 타깃이 될 수 있고, 우리는 이를 강건히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동 전쟁이 주는 강건한 에너지 안보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건은 크게 4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공급망 다변화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대표적인 에너지 고립국이다. 특히 석유 수입의 70%를 중동의 의존하면서 타격이 컸던 반면, 가스(LNG) 수입의 중동 의존도는 10%도 안돼 타격이 크지 않았다. 특정 국가나 특정 지역에 지나치게 편중된 에너지 도입선을 과감하게 넓혀야 한다. 자원 부국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비상시를 대비한 자원 비축 역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하는 첫걸음이다. 에너지원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에너지 믹스'의 최적화도 필요하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당위 과제다. 그러나 현실을 도외시한 급진적인 전환은 전력 수급 불안정이라는 부작용을 낳는다. G2인 미국과 중국이 석탄발전을 늘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석탄은 최악의 반기후 에너지원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여전히 가장 저렴하면서도 가장 확보하기 쉬운 에너지원이다. 종국적으로 탈석탄은 필요하지만 적절한 속도조절도 필요하다. 가장 확실한 에너지 안보는 우리 영토 안에서 에너지를 자급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중동 안에서도 강력한 경제력과 외교 노선을 가질 수 있는 배경도 '타마르' 가스전 같은 초대형 유가스전을 통해 에너지 자급을 넘어 수출까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는 동해심해 가스전 개발사업을 별로 탐탁지 않아 하지만, 장기적 국가 미래를 위해선 반드시 추가 시추가 필요하다. '제5의 에너지원'으로 불리는 에너지 효율도 절대 필요하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접목한 지능형 전력망을 구축하고, 차세대 배터리와 가상발전소(VPP) 등 에너지 신산업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에너지를 수입하는 나라에서 '에너지 기술을 주도하는 나라'로 체질을 바꾸는 것만이 궁극적인 안보를 보장한다. 에너지 안보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정권의 변화나 시장의 단기적 등락에 흔들리지 않는 일관된 국가적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 에너지가 곧 국력인 시대,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해수부 차관에 남재헌 임명 “북극항로·해양수도 적임자”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신임 해양수산부 차관에 남재헌 현 해수부 북극항로추진본부장을 임명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인선을 발표하며 남 신임 차관을 “대표적인 항만 전문가이자 업무 추진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정통 관료"라고 평가했다. 남 차관은 1971년생으로 부산 구덕고와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기술고시 34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해수부 항만국장,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장 등을 지냈다. 항만 정책과 항만 재개발 분야에서 주요 보직을 거친 해양수산 행정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초대 북극항로추진본부장을 맡아 북극항로특별법 제정 등 북극항로 개척과 해양수도권 조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와대는 남 차관 발탁 배경에 대해 “해양수산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고, 해양수도 완성을 통해 글로벌 해양강국을 건설해 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새 정부가 해양수산 분야에서 북극항로 개척과 항만 경쟁력 강화, 해양수도권 구상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E칼럼] 트럼프의 화석연료 제재, 중국엔 ‘사랑의 매’

고립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트럼프 공화당 행정부가 온갖 비난을 들어가며 이란·베네수엘라에 군사개입하고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을 제재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미군을 해외 분쟁에서 빼내겠다던 MAGA 정권이 굳이 호르무즈와 카리브해에 힘을 쏟는 모순을 설명하는 길은 단 하나다. 중국이 그동안 누려온 값싼 원유 공급선의 차단이 주 목적이었다는 것뿐이다.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2025년 중국은 이란 해상 수출 원유의 80% 이상을 사들였다. 하루 평균 약 138만 배럴, 해상 원유 수입의 13.4%에 달하는 물량이다. 베네수엘라산도 2025년 12월 기준 하루 60만 배럴을 넘어 중국 원유 수입의 약 4%를 차지했다. 이렇게 국제 제재를 받은 원유는 그 위험을 반영해 국제 시세보다 배럴당 수 달러에서 많게는 십수 달러까지 할인되어 거래되어 왔으니, 중국 입장에선 가만히 앉아서 누리던 보조금이나 다름없었다. 이 공급선이 막히면서 중국은 이제 같은 기름을 시장가격에 사야 하는 처지가 됐다. 미국 외교정책 문서에서도 '중국의 할인 원유시장 접근 제한'을 명시적 우선순위로 적시하고 있으니, 우발적 부수효과가 아니라 처음부터 의도된 압박인 셈이다. 미·중 충돌이 반영하고 있는 진실은 분명하다. 에너지 자립, 곧 에너지 주권이 산업패권의 축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거도 그랬고 사실 중국도 미국의 이란 공격이 결국 자신을 겨냥한 것임을 모를 리 없다. 그래서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은 에너지 주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AGI 인공지능 로보틱스가 향후 제조업의 패권을 결정하는 상황이다. AGI가 만드는 스마트팩토리는 더 이상 인간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 자율공장으로, 주 생산요소는 단 하나 전력이다. 사업자 입장에선 값싼 전력, 국가 전체적으론 한계생산비용이 0인 발전원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 중국의 재생에너지 설비는 석탄을 추월해 2025년 초 14.8억kW에 도달했다. 2025년 첫 3분기에만 약 310GW가 새로 깔렸다. 웬만한 나라의 전체 발전설비를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새로 지어버린 셈이다. 신장과 내몽골의 시간대 전기요금은 kWh당 0.243위안까지 떨어졌다. 청정에너지 부문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만도 2024년 중국 GDP의 10%를 차지했다. 인구에 비해 빈약한 부존자원이라는 한계가 오히려 이들로 하여금 세계 최초의 '전기국가(electrostate)'를 향해 박차를 가하게 만든 것이다. 수요 측면의 변화도 마찬가지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을 밀어내고 히트펌프가 보일러를 대체하면서, 중국의 석유 수요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이 틀어쥐려는 수입연료 목줄 자체가 해마다 가늘어지고 있다는얘기다. 잡은 손에 힘을 줄수록 중국은 그 목줄이 필요 없는 몸으로 체질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기존 미국의 에너지 전략 자체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 아무리 러시아나 이란 같은 우호국의 원유 도입을 차단한들, 중국 내 국산 에너지 확보 속도가 이 정도라면 미국의 차단벽은 장기적으로 보아 단기 효과 그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 그러니 미국의 제재는 한계생산비용이 0이고 에너지 안보까지 챙기는 미래형 에너지 공급체계를 중국이 선점하도록 등을 떠밀어주는, 말 그대로 '사랑의 매' 수준이 될 뿐이다. 이 충돌이 한국에 주는 함의는 결코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다. 이제 제조업의 경쟁력은 과거와 같은 값싼 인건비가 아니다. 공정의 사람 손은 모두 로봇으로 대체되기 때문에, 로봇에 공급할 전기료 자체가 곧 국가 경쟁력이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든 자동화 공장이든, 결국 전기를 먹고 크는 산업들이다. 임금이 경쟁력이던 시대에는 노동력이 풍부한 나라가 세계의 공장이 되었지만, 전기료가 경쟁력인 시대에는 싼 전기를 가장 많이 가진 나라가 세계의 공장이 된다. 중국과 수많은 제조업 부문에서 경합하는 한국이, 막대한 수입산 원료를 계속 사면서 과연 경쟁력을 지켜낼 수 있을까? bienns@ekn.kr

‘53GW 보유’ 초대형 발전사 탄생 초읽기…해상풍력 시장 ‘공공 주도’ 커지나[이슈분석]

5개 발전공기업을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되면서 향후 국내 해상풍력 시장을 둘러싼 공공과 민간의 주도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국내 최대 규모 발전사가 될 통합발전공기업은 석탄발전소 폐쇄에 따른 대체 발전원 확보와 정의로운 일자리 전환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통합발전사의 미래는 결국 해상풍력 사업 확대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발전공기업 통합 관련 연구용역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용역을 수행 중인 삼일회계법인은 5개 발전공기업을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가장 적합한 구조개편 대안으로 제시했다. 5개 발전공기업이 통합되면 연매출 약 30조원, 정직원 수 1만3000여명, 총 53GW 규모의 발전설비를 보유하게 된다. 31.4GW를 보유한 한국수력원자력을 가뿐히 넘어선 국내 최대 발전사가 출범하게 된다. 53GW는 전체 국내 발전설비 159.1GW의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통합 논의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공기업 조직 개편을 넘어 향후 국내 전력산업의 주도권과 에너지 전환 방향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석탄발전소 폐쇄 이후 발전공기업이 어떤 발전원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한국남동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서부발전·중부발전 등 5개 발전공기업이 보유한 석탄발전 설비 규모는 총 32.1GW에 달한다. 통합발전공기업 53GW의 절반 이상이 석탄으로 나머지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이뤄져있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2040년 전후로 석탄발전이 단계적으로 폐지될 경우 발전공기업은 현재 운영 중인 대규모 발전설비를 다른 발전원으로 대체해야 한다. 석탄발전이 폐쇄되면 통합발전공기업 자산의 절반 이상이 사라지는 셈이다. 문제는 발전공기업이 기존 석탄발전 수준의 사업 규모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발전공기업 안팎에서는 사실상 해상풍력이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태양광은 이미 다수의 민간 사업자가 시장에 진출해 있고 사업 규모도 상대적으로 분산돼 있다. 육상풍력 역시 입지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GW급 단위 사업을 추진하기 쉽지 않다. 반면 해상풍력은 사업 규모가 수 기가와트(GW)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가 가능하다. 발전공기업이 기존 대규모 발전사업 경험을 활용할 수 있고 향후 유지·보수(O&M) 산업까지 고려하면 상당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발전공기업 통합이 향후 해상풍력 시장에서 공공의 역할 확대와 맞물려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는 민간 개발사와 발전공기업, 해외 개발사 등이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발전소 건설현황 추진계획 기준으로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해상풍력 사업 가운데 건설 의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사업 규모는 약 13.3GW에 이른다. 상당수 사업은 민간 개발사와 발전공기업, 민간 기업이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추진 중이다. 다만 사업별로 인허가와 계통연계, 자금조달 등의 변수가 남아 있어 모든 사업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부 사업은 향후 민간 개발사가 계속 추진하거나 공공이 참여·인수하는 방식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노동계 역시 해상풍력 사업 확대를 통합 발전공기업의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석탄발전소 폐쇄에 따라 발전공기업 소속 인력 상당수가 장기적으로 에너지 전환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발전공기업 노동자 대표들은 연구용역 중간발표회에 참석해서 1개사 통합을 찬성하며 해상풍력 사업을 공공이 주도해야 정의로운 전환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단일 법인 체제가 구축되면 석탄발전 분야 인력을 해상풍력과 재생에너지 분야로 재배치할 수 있고 지역 고용 충격도 완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삼일회계법인도 연구용역 중간결과에서 통합 법인의 장점으로 '정의로운 전환의 높은 내부 실행력'을 제시했다. 단일 법인 내 직무 전환과 인력 재배치가 가능하며 석탄발전소 폐쇄 지역의 고용 충격을 통합 법인 차원에서 흡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공공 중심의 해상풍력 확대가 반드시 정답이라는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민간 사업자들은 해외 해상풍력 개발 경험과 자본 조달 능력, 사업 추진 속도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민간 주도 개발은 수익성 확보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어 발전단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전력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사업 경험 부족과 의사결정 속도, 조직 효율성 측면에서는 한계를 안고 있다. 여기에 석탄발전 인력의 일자리 전환까지 책임져야 하는 부담도 존재한다. 한 풍력 업계 관계자는 “유럽 민간개발사들은 북해 등에서 해상풍력을 수십 GW 보급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며 “국내에서 해상풍력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이들의 사업 노하우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통합 발전공기업 출범에 따른 우려가 적지 않다. 삼일회계법인은 발표자료를 통해 단일 공기업 체제가 경쟁 부재에 따른 방만 경영과 조직 비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상풍력 특별법 시행 이후 민간 사업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통합 발전공기업이 구조적 우위를 활용해 시장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도 우려 요인으로 제시됐다. 다만, 삼일회계법인은 재생에너지 시장 특성을 고려할 때 통합 법인이 절대적 지배력을 행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태양광과 풍력 시장에는 해외 개발사와 민간 사업자, 소규모 발전사업자 등 다수의 플레이어가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될수록 통합 발전공기업 역시 여러 사업자 가운데 하나로 경쟁해야 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발전공기업 통합이 에너지 전환을 이룩하는 데 도움이 아니라 오히려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기후환경단체인 기후솔루션은 이날 논평을 내고 “퇴출될 석탄발전소 자산을 관리하는 임무와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임무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재생에너지 확대는 곧 화력발전 자산의 가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통합 발전사는 스스로의 사업기반을 허무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구조적 모순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화력발전사업과 재생에너지사업을 분리해 공사를 따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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