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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硏 “이란 전쟁 6월까지 가면 두바이유 179달러”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미국과 이란 전쟁이 오는 6월 말까지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가 6월 평균 배럴당 179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전쟁이 다음달 말 종결될 경우 유가는 4월에 배럴당 160달러 수준까지 오르지만 8월에는 100달러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에경연은 24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나리오에 따른 국제유가 전망 자료를 발표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일일 통과량은 약 2100만 배럴로,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일일 1069만배럴이 공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라크는 우회 수출로를 통해 일일 900만배럴은 여전히 수출하고 있다. 에경연은 전쟁이 4월 말 종결돼 5월부터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 통항되는 시나리오와, 6월 말 종전 후 8월에 정상 통항이 이뤄지는 시나리오 두 가지를 분석했다. 전쟁이 4월 말 종결될 경우 두바이유 가격은 4월에 150달러 내지는 170달러(평균 160달러)까지 상승한 뒤 6월부터 수급이 정상화돼 하반기에는 86~95달러로 수렴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경연은 “충격은 크지만 재고 감소 폭이 제한적이어서 회복 속도가 빠를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6월 말 종전 시나리오에서는 비축유 소진이 확대되면서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봤다. 이 경우 6월 유가는 168달러에서 192달러(평균 179달러)까지 오른 뒤 8월 이후 정상화되더라도 9월까지는 10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4분기 유가는 86달러로 수렴할 것으로 봤다. 에경연 관계자는 “고유가 장기화는 경상수지, 물가, 실물경제 전반에 상당한 파급을 미칠 수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에 대비한 추가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햇빛소득마을 더 늘려라”…李대통령 자금 추가 투입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정부 목표보다 햇빛소득마을을 더 확대할 수 있도록 하라고 정부 부처에 지시했다. 행정안전부와 농림축산식품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4일 국무회의에서 '햇빛소득마을 확산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햇빛소득마을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 사업으로, 마을이 직접 태양광을 설치하고 발전 수익을 마을에 공유하는 방식이다. 행안부 산하 햇빛소득마을추진단은 이달 말부터 사업 공모를 통해 올해 안에 500개 이상의 햇빛소득마을을 선정하고 2030년까지 총 2500개를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햇빛소득마을에는 국비 4500억원이 편성됐다. 본래 기후부는 태양광 설치비의 최대 85%까지 저금리 융자를 지원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의 목표가 적다고 보고 더 많이 늘릴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햇빛소득마을에 국비로 직접 지원하는 게 아니라 국비를 금융기관 자금조달에 보증료로 편성하고 보증료를 기반으로 더 많은 지원금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전국에 행정리가 3만8000개인데 2500개만 하는 것이냐. 예산이 부족해서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금융기관과 협약을 맺고 대출 보증을 해주면 10배 이상 확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기본계획을 바꿔서라도 예산을 더 확보해 직접 지원을 최소화하고, 이차보전 및 보증료 방식으로 전환하면 지원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관련법에 빠른 통과와 농촌에 방치된 농지도 햇빛소득마을 부지로 적극 활용하라고 지시하며 “에너지 문제는 국가 사활이 걸린 문제로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 달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햇빛소득마을 계획이 일부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햇빛소득마을 계획을 구체적으로 보면 행정리 기반으로 마을 주민 10명 이상이 참여하는 협동조합이 사업 주체가 된다. 수익은 협동조합 정관과 주민 의사에 따라 공동체 복지 또는 개인에게 직접 배분된다. 설비용량은 300~1000킬로와트(kW) 규모의 중소형으로 추진된다. 업계에 따르면 1000kW 태양광 사업비는 약 15억 원 수준이다. 기후부는 햇빛소득마을에 대해 전력망 우선 접속이 가능하도록 관련 법(전기사업법, 분산에너지특별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햇빛소득마을에는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민관 합동 현장지원단이 지원체계를 구축하며 모듈과 인버터는 국내산 사용을 의무화한다. 태양광 설비의 설계·조달·시공(EPC)부터 운영 및 유지보수(O&M)는 재생에너지종합서비스기업(RESCO)이 맡는다. 업계에서는 햇빛소득마을의 사업비 절감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가 파격적인 예산 지원과 전력망 우선 접속을 통해 비용을 낮추더라도 주민 이익 공유 구조와 국내산 사용 의무는 사업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비 상승은 결국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햇빛소득마을이 부담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RESCO 선정 과정에서 소규모 태양광 업체들이 다수 참여할 경우 중대형 사업자 대비 효율성이 떨어져 사업비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태양광 사업자는 “RESCO 구조가 소규모 태양광 융복합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며 “경쟁력이 낮은 기업들이 다수 참여하면 사업비 상승으로 이어져 정책 부담이 될 수 있다. 업체별 경쟁을 촉진해 수익이 주민에게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美의 진짜 의도…“이란 전쟁은 에너지 패권 장악 위한 조치”

이란 전쟁은 미국의 글로벌 에너지 시장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였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리스크를 뒤흔들어 세계가 안정적 수급에 집중하게 하고, 특히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을 미국 내지는 미국이 관리하는 지역으로 구매선을 대체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S&P글로벌이 개최한 에너지 컨퍼런스 'CERAWeek'에서 이란 전쟁과 관련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 정권을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안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시장을 교란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라이트 장관은 “이란 정권은 에너지 시장을 교란하고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왔다. 또한 핵심 목표가 핵무기 개발인 만큼 이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중동 전쟁으로) 단기적 혼란은 있겠지만 수십 년에 걸친 문제를 해결하고 더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은 3주째를 넘어서고 있다. 쉽게 무너질 줄 알았던 이란은 세계로 하여금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원유, 가스 물동량의 20~25%가 드나드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국제 석유, 가스 가격을 급등시키고 있다. 가장 큰 고통을 받는 곳은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지역이며, 그 중에서도 한국, 일본, 중국, 대만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국제유가만 봐도 24일 기준 배럴당 미국 91.6달러(WTI), 유럽 103.9달러(브렌트유)인 반면 아시아는 135달러(머반유)~169달러(두바이유)로 훨씬 높다. 이제 미국은 대놓고 요구한다. 수급 리스크가 큰 중동산 대신 미국산 석유, 가스를 수입하라고 말이다. 미국의 '에너지 차르'로 불리는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지배위원회(NEDC) 위원장 겸 내무부장관은 지난 21일 자신의 X 계정에 “미국의 에너지 지배 전략은 이 순간(호르무즈해협 봉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미국의 생산을 늘려 기존 및 새로운 동맹국과 시장에 더 많은 공급을 하려는 것"이라는 X의 게시물을 공유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결과물이다. 결국 미국의 이란 공격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 수급 위기를 맞은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산 에너지를 수입하도록 유도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국은 지난해 원유 생산량이 하루 1300만배럴로 1위이며, 석유 수출량은 하루 약 400만배럴로 1위 사우디의 435만배럴보다 약간 적은 수준이다. 미국의 지난해 LNG 수출량은 1억1100만톤으로 세계 1위이다. 미국 본토의 석유 생산은 정체된 상태지만 미국의 절대적 영향력이 미치는 베네수엘라, 수리남, 가이아나 등 중남미 석유는 여전히 풍부하다. 또한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에만 연간 5800만톤의 LNG 프로젝트를 승인했으며 추가로 2000만톤 규모의 알래스카 LNG도 추진되고 있다. 투자 자금도 손쉽게 마련해 놓은 상태다. 미국은 한국, 일본과의 관세협상을 통해 각각 3500억달러, 5500억달러 대미 투자를 확약 받았다. 대부분이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한국과 일본은 미국 에너지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도 하고 그 물량을 수입도 하게 되는 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미국의 에너지 패권 장악 전략은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에 기반한다. 미국발 화석연료 에너지 리스크 확대는 상대적으로 기후위기 이슈를 축소시키고 있다. 라이트 장관은 “전력을 더 비싸고 불안정하게 만드는 선택은 옳지 않다. 핵심은 실용주의"라며 “조기 폐쇄 예정이던 17기가와트(GW) 규모의 석탄발전소 가동을 유지했는데, 중단했다면 대규모 정전과 수백 명의 사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의 기후 정책 기조 변화와 맞닿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이후 파리기후협약,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녹색기후기금 등 여러 기후 국제기구에서 모두 탈퇴했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중심 정책에서 에너지 공급 확대 중심으로 방향을 확실히 하고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배출권거래제 4기, 마켓풀(Market Pull) 정책에 달렸다

최근 수년간 톤당 1만 원 수준에서 횡보하던 탄소배출권 가격이 서서히 반등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배출권 거래제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고 그동안 일시적인 가격 상승은 있었으나, 최근의 움직임은 이전과 다른 내·외부적 요인에 기인한다. 우선 배출권거래제 4기(2026~2030년)가 시작되었고, 무엇보다 중동 분쟁 등을 계기로 에너지 안보 전략의 근본적인 변화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중동 분쟁은 일차적으로 에너지 수입선의 다변화를 요구한다. 하지만 이는 한시적인 대응일 뿐이며, 근본적으로는 에너지 수입 수요 자체를 줄이는 '일렉트로테크(Electrotech)' 육성이 필요하다. 일렉트로테크는 전력의 공급·연결·수요 전반에서 혁신을 일으키는 기술을 총칭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풍력·태양광·원자력 등 국산 무탄소 전원을 확대하고, 연결 측면에서는 초고압직류송전(HVDC)·분산전원·에너지저장장치(ESS)로 계통의 유연성을 높이며, 수요 측면에서는 전기차와 히트펌프 도입 등 '수요의 전기화'를 통해 에너지 소비 구조를 전환하는 것이다. 결국 일렉트로테크는 외부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무탄소 에너지 공급을 늘려 가격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일렉트로테크 전환을 이끄는 핵심 정책 수단이 바로 배출권거래제다. 배출권거래제 4기 기본계획상 발전 부문 유상할당 비율은 2030년 50%까지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이렇게 강화된 배출권거래제 부담 하에서 기업은 누가 등을 떠밀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저탄소 고효율의 에너지 신기술에 투자하고 설비 도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5%를 차지하는 고로(용광로) 철강 산업 역시 배출권거래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고로 공정에서는 석탄을 코크스로 변환하고, 이를 이용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환원)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산업 부문은 4기를 맞아 과거 배출량 기준(GF)에서 시설 효율 기준(BM)으로 할당 방식이 전환되었는데, 이러한 BM 방식 도입으로 철강 업계는 무상할당 업종임에도 10% 이상의 유상할당에 준하는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철강 산업의 탄소 감축 방안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쇳물을 정련할 때 고철(스크랩) 투입 비중을 높이는 방법, 둘째, 코크스 대신 가스로 환원한 직접환원철(DRI)을 전기로에서 녹이는 방법, 셋째, 그린수소를 사용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이다. 문제는 이러한 방식들이 원료 구입비는 물론 공정 내 전기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어 수익성을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방식을 도입하지 않으면 배출권 구매 비용으로 수익성이 저하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철강사의 영업이익률에는 원재료비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위에서 언급한 저탄소 원료인 DRI는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는데, 쇳물 원가 대비 DRI 가격은 110~150%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철강사의 DRI 수입량을 보면 2022년 54.5만 톤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2025년에는 1천 톤 수준으로 99.8% 급감했다. 같은 기간 P사의 영업이익률 또한 2021년 16.7%에서 2025년 5% 내외로 하락했다. 배출권 가격이 낮은 상황에서 수익 상황이 악화하면 기업은 비싼 저탄소 원료부터 비중을 줄인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이다. 이러한 원가 격차를 극복하고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배출권거래제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배출권 가격은 기후변화가 우리의 삶에 지우는 외부효과(비용)를 제대로 반영해야만 하고, 나아가 감축 노력을 하는 기업은 실질적인 혜택을 보게 해야 한다. 특히 철강과 같은 고배출 산업이 불황을 맞아 신규 투자 여력이 떨어진 지금 같은 시기엔 기업이 배출권 가격과 저탄소 원료 가격 사이에서 저울질하게 두지 말고 저탄소 제품 생산과 판매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투자를 머뭇거리는 기업에게 적정한 인센티브를 제시해 저탄소 제품 시장을 육성(Market Pull)하고, 그 동력으로 저탄소 기술이 축적(Technology Push)되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다행히 올해 6월 'K-스틸법'이 시행되고, 상반기 중 녹색전환(GX) 지원을 위한 '전환금융'도 도입될 예정이다. 이러한 제도를 통해 기업의 과감한 저탄소 투자를 유도한다면, 배출권 부담을 경감함과 동시에 대한민국 일렉트로테크의 경쟁력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kn@ekn.kr

농사철 코앞인데…중동 전쟁으로 비료 대란 우려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비료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료 원료인 요소, 암모니아 등은 대부분 석유에서 뽑아내는데, 중동산 공급이 대부분 차단되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중동산 수입 비중은 약 40% 수준이다. 23일 농업계에 따르면 중동 전쟁 장기화로 질소 원료인 요소와 암모니아 수입에 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요소 수입량은 34만9555톤이며, 주 수입처는 카타르 6만8200톤, 중국 6만6317톤, 말레이시아 5만3079톤, 사우디아라비아 5만톤, 아랍에미리트(UAE) 1만5985톤 등이다. 이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양은 총 13만4185톤으로, 비중으로는 38.4%이다. 또 다른 질소 공급원인 암모니아도 수입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암모니아 수입량은 133만4387톤이며, 주 수입처는 인도네시아 58만8904톤, 사우디아라비아 53만2364톤, 바레인 2만4792톤 등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양은 총 55만7156톤으로, 비중은 41.8%이다. 요소와 암모니아는 비료의 3대 요소인 질소(N), 인산(P), 칼륨(K) 중 질소를 공급하는 주요 원료이다. 질소는 식물의 단백질 구성 성분으로, 잎과 줄기를 무성하게 하고 초기 생장을 돕는 기능을 한다. 요소와 암모니아는 질소, 탄소, 수소, 산소 등을 합성해 만드는 화학물질이다. 석유 및 석유화학산업이 발달한 중동이 세계 시장의 약 30%를 공급한다. 현재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우리나라로 오는 중동산 요소와 암모니아 수입이 완전히 막힌 상태이며, 중국, 인도 수입길만 간간히 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인산과 칼륨의 원료인 인광석, 황(인광석 분해), 염화칼륨 등은 수입처 다변화 및 국내 생산이 가능해 조달에 큰 무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NPK 비료는 식물 밑거름, 웃거름으로 모두 사용된다. 밑거름은 북반구의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는 5월 이전인 3~4월에 논갈이, 밭갈이를 하며 뿌린다. 지금이 딱 사용 시기인 것이다. 하지만 중동산 비료 원료 공급 차질로 세계 농업대국인 미국, 인도, 중국조차 큰 곤란을 겪고 있다. 미국 농민연맹은 트럼프 대통령에 해군이 비료를 운반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미 농림부장관은 비료 가격을 낮추기 위해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료 원료의 주 공급처인 중국은 비료 수출업체에 수출 제한을 지시해 세계 비료가격 상승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인도는 천연가스 수급이 어려워지자 비료 생산용 천연가스 사용을 줄였는데, 이로 인해 비료 생산이 줄어들자 중국에 비료 공급 확대를 요청한 상태다.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 비료 원료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상반기까지는 공급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동 사태가 길어지고 있어 선제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0일 농업 및 연관산업 분야 중동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비료 수급을 점검했다. 점검 결과 비료는 상반기 영농철까지 현장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원료인 요소의 약 38.4%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고, 가격이 높아지고 있어 선제적인 대응방안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농식품부는 비료 수급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동남아 등으로 수입선을 대체하고, 원료구입 부담을 낮추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료 가격이 인상되지 않도록 농협 등 관계기관과도 지속 협의하기로 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에너지 안보 위기 속 올여름 더위도 심상치 않다

에너지 안보 위기 속에 올여름 더위 전망도 심상치 않다. 여름철 폭염으로 냉방 수요가 급증하면 전력 소비는 불가피하게 증가한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석유·가스 수급 불안이 커지는데 여름철 폭염까지 겹칠 경우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부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각종 정책과 캠페인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상청이 23일 발표한 3개월 전망에 따르면 오는 6월 기온은 북인도양과 열대 서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의 영향으로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유입되면서 평년보다 높을 전망이다. 4~5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60%, 6월은 50%로, 평년보다 낮을 확률(10%)보다 5~6배 높다. 최근 우리나라는 6월부터 이른 폭염이 시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올해 역시 무더운 여름이 예상된다. 지난해 6월 전국 평균기온은 22.9℃(도)로 종전 최고 기록(22.7도)을 넘어섰다. 이 같은 흐름은 전 세계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가 발표한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5~2025년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11개 해로 기록됐다. 2024년 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55도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25년 역시 1.43도 상승해 2위 혹은 3위로 최종 기록될 전망된다. WMO는 현재 기후가 관측 역사상 가장 불안정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폭염이 에너지 수급 부담으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냉방 수요가 증가할 경우 LNG 확보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일본과 유럽 등 주요국까지 냉방 수요 확대에 나설 경우 LNG 가격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국제 유가와 가스 가격은 통상 2~3개월 시차를 두고 전력시장에 반영된다. 3월 초 발생한 미국과 이란 간 충돌로 상승한 에너지 가격이 전력도매가격(SMP)에 반영되는 시점에 폭염으로 전력수요까지 급증할 경우 한국전력 등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월별 최대전력을 보면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2022년 이후 6월과 9월 최대전력이 겨울철 수준인 7만MW대에 진입했다. 7~8월에는 8만MW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폭염이 장기화될 경우 최대전력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충분히 경신할 수 있어 수급 불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력 수요는 재생에너지와 석탄, 원자력 발전으로 충당하고도 부족할 경우 LNG 발전으로 메우는 구조다. 우리나라는 연료비 연동제로 가장 비싼 발전원의 비용이 SMP를 결정한다. 이에 따라 LNG 가격 상승은 전력도매가격 상승과 전기요금 인상 압력으로 작용한다. 현재 정부는 에너지 소비 절감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현재 공공기관에 한해 시행 중인 차량 5부제를 민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지난 22일 소셜미디어(SNS)에 “지금의 상황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 전력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석탄발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정비 중인 원전의 재가동 및 재생에너지의 신속한 보급으로 에너지 공급 능력을 충분히 확보하겠다"며 “대중교통 이용과 태양광이 풍부한 낮 시간에 전자기기‧전기차 충전 등 생활 속 에너지 절약에 적극 동참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공공부문부터 승용차 5부제를 실천하며 솔선수범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호르무즈 리스크에 흔들린 에너지 안보…“원전 역할 다시 커진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움직임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커지면서 원자력 발전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완전 봉쇄는 아니지만 '선별적 통행'이 현실화되면서 LNG를 중심으로 한 전력 시스템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최근 중동 정세 악화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는 급등을 피하고 있지만, 이는 해협이 완전히 차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특정 국가와 선박에 따라 통과 여부가 달라지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공급 안정성에 대한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특히 LNG는 해상 운송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원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구조다.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LNG 공급망에서도 핵심 경로로,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가격 상승과 물량 확보 불안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원전은 연료를 장기간 비축할 수 있고 국제 운송 리스크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는 점에서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다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각국 정부도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원전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정비 중인 원전의 재가동을 통해 전력 공급 여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월성 1호기와 고리 2호기를 3월 중 재가동하고, 이후 한빛 6호기, 한울 3호기, 월성 2·3호기 등을 순차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특히 원전의 연료 대체 효과도 주목된다. 통상 1GW 규모 원전은 연간 약 49만 톤의 LNG를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LNG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전력 생산 비용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유가 문제가 아니라 전력 시스템 구조 문제를 다시 드러낸 계기라고 보고 있다. LNG 중심 구조는 가격과 공급 모두에서 외부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완전 봉쇄가 아니어도 공급망이 불안정해지는 상황 자체가 문제"라며 “이런 상황이 반복될수록 연료 수입 의존도가 낮은 전원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확대 역시 필요하지만 단기간에 에너지 안보를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원전과 같은 기저 전원의 역할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정책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원전은 에너지 안보와 탄소 감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핵심 전원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주요국들은 원전 설비 확대 또는 수명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자체 LNG 자원이 풍부한 미국조차 원전 확대 정책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미국은 최근 일본과의 정상회담에서 차세대 원전 및 신규 원전 건설 확대를 논의했으며, 특히 자국 내에 신규 원전 약 10기 건설 방안을 검토하는 등 원자력 발전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연료 확보 차원을 넘어 전력 시스템 안정성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력 수요 증가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상황에서 원전은 안정적인 기저 전원으로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너지 자립도가 높은 국가들조차 원전을 확대하는 흐름은,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이 단순한 가격이 아닌 '안정성 중심 구조'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중동 사태는 에너지 안보의 핵심이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니라 '공급 안정성'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시켰다는 평가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각국이 어떤 전원 믹스를 선택하느냐가 향후 에너지 전략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2분기 전기요금 동결…에너지 위기에 가격신호 왜곡 논란

2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중동발(發) 에너지 수급 위기임에도 요금이 동결되면서 소비 절약 유인이 소멸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전력은 23일 2분기(4~6월) 연료비 조정단가를 ㎾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 모든 항목에서 변동이 없다. 가정용 전기 요금은 12분기 연속, 산업용은 6분기 연속 동결된다. 연료비 변동을 반영하는 '연료비 조정단가' 제도가 작동한 결과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제도의 취지가 또 한 번 무력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제도가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를 때도, 내릴 때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 압력이 반영되는 구간이지만 국내 전력도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진 상당기간 시차가 존재해 당장 2분기에는 연료비 조정단가 인하 요인이 발생했다. 제도와 정책 변수에 가로막혀 가격 신호가 지속적으로 왜곡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에 따르면 연료비 조정단가는 이전 3개월간 유연탄, LNG 등 연료 가격 변동분과 최근 1년간 변동분의 차이를 반영해 ±5원 범위 내에서 조정한다. 즉 2분기 요금 기준은 지난해 12월~올해 2월 평균 가격이 반영된다. 한전에 따르면 전쟁이 2월말에 발생해 이번에는 오히려 kWh당 11원 정도의 인하요인이 발생했지만 한전의 재무구조를 고려해 지난 분기와 같이 5원으로 유지하기로 결정됐다. 현재 중동 전쟁으로 동북아 LNG 현물가격은 전쟁 전 MMBtu당 10달러 초반대에서 20일에는 21달러로 올랐고, 같은 기간 국제유가도 배럴당 60달러대에서 110달러로 올랐다. 이 상승분은 2분기가 아닌 다음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 때 반영될 예정이다. 전쟁이 2월 말 발생했으니 상승분이 평소보다 더 많아야 하지만 3분기에도 상한선인 '+5원'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당초 연료비 연동제는 국제 연료 가격이 상승하면 이를 요금에 반영해 소비 절약을 유도하고, 반대로 하락하면 요금을 낮춰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장치로 도입됐다. 그러나 실제 운용 과정에서는 정치·물가 요인에 가로막혀 '제때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2022~2023년에는 요금 인상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며 한전의 대규모 적자를 키웠고, 이후 가격이 안정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요금 조정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번 2분기 역시 유사한 흐름이다. 연료비 변동 요인을 반영하기보다는 한전의 재무 상황과 물가 안정 필요성이 우선 고려되면서, 제도는 다시 한 번 '정책적 판단'에 종속됐다. 한전은 “연료비 조정요금 미조정액이 상당한 점과 재무 상황을 고려해 정부가 +5원 유지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연동제가 아니라 '정부 결정 요금'이라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가 반복될수록 전력시장 전반의 가격 신호가 왜곡된다고 지적한다. 연료비 상승이 요금에 반영되지 않으면 전력 소비 절감 유인이 약해지고, 반대로 하락분이 반영되지 않으면 소비자 신뢰도 역시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LNG·석탄 등 연료 의존도가 높은 한국 전력 시스템에서 가격 신호 왜곡은 투자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유연성 전원이나 발전원별 경제성 판단이 실제 시장 상황과 괴리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결국 연료비 조정단가는 도입 취지와 달리 '있지만 작동하지 않는 제도'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국제정세가 안정적일 때도, 중동발 리스크 등으로 불안할 때도 동일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면 제도의 존재 이유 자체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지금 구조에서는 연료비 연동제가 아니라 사실상 정치적 요금 결정 시스템"이라며 “요금 현실화와 제도 정상화 없이는 한전 재무 문제도, 전력시장 왜곡도 동시에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재생에너지는 산업 연료이고 안보 자산이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반감을 자주 드러냈다. 법원의 저지를 받기는 했지만, 수억 달러에 달하는 해상풍력 발전 사업을 무산시키려 했고, 육상풍력 발전 사업도 막으려 했다. 다른 국가들에게 화석연료로 회귀하도록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영국을 향해서는 “나라 곳곳에 풍력발전기가 설치되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태양광 패널에 대해서도 경관을 해치는 흉물, 매우 비효율적인 것이라고 비난했고, 세기의 사기극이라고까지 불렀다. 그는 화석연료를 우선시 하며 태양광 프로젝트 수백 건의 최종 승인을 막았다. 그러나 최근 기류가 변하고 있다. 미국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해 큰 폭의 전력수요 증가를 겪고 있다. 기술 기업들은 전력 부족으로 인해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여기서 재생에너지의 실용적 가치가 부각되었다. 화석연료나 원자력 발전소는 건설에 긴 시간이 소요되지만, 태양광과 풍력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내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효율적인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구글은 미시간주 남동부에 계획된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20년간 2.7GW 규모의 태양광,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두 번째 계기는 지정학적 위기와 에너지 안보이다. 미국의 이란 공격이 이를 부각시켰다. 에너지를 외부의 장거리 운송이나 분쟁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것은 국가 안보에 치명적일 수 있다. 반면 태양과 바람은 특정 국가가 독점할 수 없으며, 운송로 봉쇄 위험에서도 자유롭다. 이번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급등이 글로벌 시장을 흔들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많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그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의 핵심 지지기반인 MAGA 진영도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미국 국토안보 보좌관인 스티븐 밀러의 아내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추종자인 케이티 밀러는 최근 “태양에너지는 미래의 에너지이다. 우리는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을 빠르게 확대해야 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토니 파브리치오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 등 트럼프의 주요 측근들도 전력수요 급증과 에너지 가격 부담이 유권자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름에 따라 태양광발전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어조조차 바뀌었다. 그는 미국의 에너지 비용 인하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태양광 발전이 해결책의 원동력이 될 수 있고 또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변화의 징후는 그동안 중지시켰던 여러 대규모 프로젝트의 허가 절차를 재개한데서 나타났다. 태양광발전을 전력망에 기생하는 존재라고 비판했던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역시 어조를 바꿨다. 그는 태양광 발전이 전력망에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상업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책 기조의 변화는 통계로 증명된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2026년 미국은 역대 최대 규모인 약 86GW의 발전 설비를 새로 추가할 계획이다. 이는 2025년의 53GW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주목할 점은 그 구성이다. 신규 설비의 절반 이상(43.4GW)이 태양광이며, 배터리 저장장치(24.3GW), 풍력(11.8GW)이 그 뒤를 잇는다. 천연가스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약 6.3GW이다. 재생에너지가 미 전력망 확충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이러한 변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재생에너지는 더 이상 탄소중립의 수단이라는 명분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전력수요가 폭증하는 시대에 재생에너지는 선택이 아닌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재로 재정의되고 있다. AI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산업 연료이자, 지정학적 리스크로부터 국가를 지키는 안보 자산인 것이다. 에너지 정책의 핵심은 속도와 자립에 있다. 우리처럼 화석연료 매장량이 부족한 국가들에게 있어 태양광과 풍력이 이를 적극적으로 담당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조차 실용적인 해답을 찾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우리도 이미 수립된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할 때, 비로소 AI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에너지 자립이라는 국가적 숙제 해결을 위해 한발짝 더 나아갈 수 있다. ekn@ekn.co.kr

인천 직매립 금지 3개월 만에 한시적 허용…불가피했나 논란

수도권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 16만3000톤이 소각되지 않고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 매립된다. 공공소각장 정비라는 예상 가능한 상황에도 수도권 생활폐기물을 민간소각장에서 처리하기보다는 예외 규정을 적용해 직매립 금지 시행 3개월 만에 다시 인천으로 반입하는 모습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운영위원회에서 공공소각장 정비 기간 동안 수도권 생활폐기물 16만3000톤을 직매립하는 내용을 의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직매립은 오는 23일부터 다시 실시된다. 공공소각장 정비는 각 시설별로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소각장당 약 1개월이 소요된다고 전해진다. 기후부는 지난 1월 1일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생활폐기물을 소각한 뒤 발생한 잔재물만 수도권매립지에 매립할 수 있었다. 다만 폐기물 처리시설 가동 중단 등의 경우에는 기후부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 협의를 통해 직매립을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민간소각시설이라는 대안이 있는 상황에서 단지 민간소각시설 의존도를 높이지 않겠다는 이유로 직매립을 허용한 것을 두고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민간소각업계는 여전히 처리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직매립 예외적 적용에 대해 이들의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 인천 지역에서도 쓰레기 대란이 임박한 상황이 아닌 만큼 이번 조치의 필요성을 두고 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당초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는 인천시에 강한 요구로 2016년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공공소각장 확충 지연 등의 이유로 지자체 협의를 거쳐 올해로 10년 미뤄졌다. 그럼에도 시행 3개월 만에 공공소각장 정비라는 예상 가능한 상황에서 다시 예외를 허용했다는 점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에 허용된 직매립 물량 16만3000톤은 2023~2025년 연평균 직매립량(52만4000톤)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다만 민간소각장은 서울 공공소각장과 달리 경기·충청 지역에 위치해 있어 의존도를 높일 경우 지역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민간소각 처리 역시 인천 직매립처럼 생활폐기물은 발생지에서 처리한다는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수도권 3개 시·도는 직매립량을 최근 3년 평균 공공소각시설 정비 기간 동안 매립량(18만1000톤) 대비 10% 이상 감축해야 한다. 시·도별 허용 물량은 서울 8만2335톤, 인천 3만5566톤, 경기 4만5415톤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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