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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은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의 수익 일부를 '햇빛연금' 등으로 주민에게 배분하고 있다. 개발이익을 지역사회와 나누면서 주민 수용성을 높이고, 재생에너지의 경제적 편익을 지역에 남길 수 있는 모델로 주목받았다.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입지 결정과 이익 배분 과정에서 주민이 배제됐다는 갈등이 반복된다. 같은 재생에너지라도 누가 결정하고 누가 이익을 얻는가에 따라 전환의 모습은 달라진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세계은행(WB),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5개 SDG 7 주관기관이 지난 6월 공동 발간한 'Tracking SDG 7: The Energy Progress Report 2026'에 따르면 2024년 세계 전력 접근률은 92%에 도달했다. 하지만 전 세계 6억 5500만명은 여전히 전기를 이용하지 못한다. 더 주목할 사실은 전력 접근성이 없는 가구 가운데 기본 전력 서비스의 월 비용을 감당할 충분한 소득이 있는 가구가 세계적으로 22%에 그친다는 점이다. 물리적인 전력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본적인 에너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가 에너지 빈곤을 가르는 또 하나의 기준이다. 세계의 전력 미접속 문제와 한국의 요금 부담은 형태가 다르다. 그러나 전력망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에너지 기본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맞닿아 있다. 한국은 사실상 모든 가구가 전력망에 연결된 국가다. 하지만 저소득 가구는 에너지 비용이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가격 상승의 충격을 더 무겁게 받는다. 정부의 에너지바우처는 당장의 요금 부담을 덜어준다. 그러나 열이 새는 집 자체를 고치지는 못한다. 단열이 취약한 주택에서는 같은 온도를 유지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바우처가 일시적으로 고지서를 낮춘다면 주택효율 개선은 다음 달과 다음 겨울의 비용까지 낮춘다. 현금 지원과 주거 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소비지의 이 같은 에너지 빈곤과 생산지 주민의 소외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두 현상은 에너지 비용과 이익을 불공정하게 나눈 '이중 분배 실패'의 두 얼굴이다. 소비지 취약계층은 비용 부담 때문에 적정한 냉난방을 누리기 어렵다. 일부 생산지 주민은 발전설비의 입지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수익과 결정 과정에서는 배제된다. 주민참여와 지역기금 조성이 사업비를 높이고 금융조달을 어렵게 한다는 사업자의 우려도 가볍게 볼 수 없다. 그렇다고 주민을 단순한 수용 대상으로 취급하면 입지 갈등과 인허가 지연이라는 더 큰 비용이 돌아온다. 신안군 사례는 투명한 이익공유가 지역 수용성과 사업 지속성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익공유는 발전사업에 덧붙이는 선심이 아니라 사업의 장기적 안정성을 위한 투자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에너지 복지와 분배구조를 함께 고쳐야 한다. 정부는 단기적인 바우처 지급을 넘어 저소득층 가구의 단열과 창호 개선, 고효율 기기 교체에 예산을 우선 배정해야 한다. 주민참여형 발전사업에는 금융·입찰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조례와 사업협약을 통해 주민 지분참여와 지역기금 조성을 지원해야 한다. 성과를 재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에너지 복지는 지원가구 수가 아니라 취약계층 주택의 효율 개선율과 냉난방비 부담의 변화로 평가해야 한다. 지역상생은 발전소 인허가 건수가 아니라 전체 발전수익 가운데 주민 배당과 지역기금으로 환원된 비율로 측정해야 한다. 에너지 기본권은 전력선이 연결됐는지가 아니라, 필요한 에너지를 누구나 감당하고 그 편익을 공정하게 나눌 수 있는가에서 완성된다. *이창언 우석대학교 미래융합대학 창업컨설팅학과 교수 / 우석대 일반대학원 ESG·공공정책학과 교수 / 우석대 ESG 국가정책연구소 소장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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