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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수소 시장 폐지 면해…정부, 올해 입찰물량 930GWh 확정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던 일반수소 발전 입찰시장이 유지된다. 정부가 일반수소와 청정수소 발전 입찰물량을 모두 확정하면서 수소발전 시장의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0일 '수소발전 입찰시장 연도별 구매량 산정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올해 수소발전 입찰시장 개설 물량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입찰물량은 청정수소발전 500기가와트시(GWh), 일반수소발전 930GWh 규모다. 수소발전 입찰시장은 수소 또는 수소화합물을 연료로 생산한 전기를 구매·공급하는 제도다. 사용 연료에 따라 일반수소와 청정수소 시장으로 나뉜다. 청정수소 시장은 수소 1㎏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4㎏CO2e 이하인 연료만 사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일반수소 입찰시장이 아예 열리지 않을 가능성까지 제기해왔다. 정부가 화석연료 기반 수소 사용을 줄이고 청정수소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면서 일반수소 시장이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기후부 출범 이후 수소시장에 변화가 감지 됐기 때문다. 지난해 청정수소 입찰시장은 3000GWh 규모로 추진됐지만, 석탄발전소의 암모니아 혼소 발전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입찰 절차가 전격 취소됐다. 정부가 2040년 석탄발전 폐지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석탄 기반 발전을 장기간 지원하는 것은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일반수소 시장은 지난해 1300GWh 규모로 운영됐고 입찰자 선정도 기후부 출범 이전에 완료돼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물량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시장 존속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번 고시 개정안에 일반수소 물량 930GWh가 포함되면서 시장 폐지 우려는 일단 해소됐다. 다만 지난해 1300GWh와 비교하면 약 28% 감소한 규모다. 청정수소 역시 지난해 입찰 추진 규모였던 3000GWh보다 크게 축소된 500GWh로 설정됐다. 정부는 향후 청정수소 중심으로 시장 구조를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부터 석탄-암모니아 혼소 발전은 청정수소 입찰시장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청정수소 시장은 수전해 등 국내 청정수소 생산 생태계 조성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평가체계를 개편할 계획이다. 일반수소 시장 역시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높이기 위해 환경성 평가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다. 기후부는 행정예고와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고시를 최종 확정한 뒤 올해 하반기 수소발전 입찰시장을 개설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도시가스협회 ‘2026 도시가스 트레일 온런’ 성료

한국도시가스협회(회장 송재호)는 6일 강원 강릉시 경포 호수광장 일원에서 '도시가스 트레일 온런' 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경포 호수광장을 출발해 경포호, 강릉올림픽파크, 청정 숲길, 강문해변 해안길, 시루봉 둘레길을 거쳐 다시 경포호로 돌아오는 24km 코스를 비롯해 총 3개 부문으로 진행됐다. 청정 자연을 품은 강릉의 호수와 바다, 숲길을 잇는 매력적인 코스 구성 덕분에 전국 각지에서 모인 1200여 명의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도로와 산길을 차례로 달리는 트레일러닝 특유의 박진감도 참가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남자부 1위 장재경 씨(50·경기 수원시)는 “원래 산 종주를 다니다 우연히 산에서 뛰는 분을 본 뒤 트레일러닝을 시작했고, 기록을 위해 마라톤까지 하게 됐다"며 “아내와 여행을 겸해 지방 대회로 '런트립'을 다니는데, 오늘 해수욕장을 보며 달릴 때 기분이 참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참가비 전액을 한국자폐인사랑협회에 기부하며 나눔의 가치를 더했다. 현장에는 강원소방본부 임직원과 가족 300여 명도 함께 동참해 대회의 공익적 의미를 한층 빛냈다. 한국도시가스협회 김선기 부회장은 “'도시가스 트레일 온런'은 국민과 함께 달리며 건강한 여가문화를 확산하고, 그 결실을 우리 사회 곳곳에 나누는 사회공헌 행사"라며 “앞으로도 도시가스 업계의 나눔 가치를 지역사회와 함께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도시가스협회는 회원사들과 함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년 전국을 순회하며 진행하는 '도시가스 트레일 온런'을 통해 참가비를 기부하고 있으며, 34개 도시가스사가 추천한 전국 사회복지시설에 가스기기 및 내관설치공사를 무상 지원하고 있다. 또한 동해안 산불 피해지역 지원 등 국가적 재해 발생지역의 취약계층과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도 진행하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재생에너지 이격거리 왜 또 논의하냐”…기후시민회의에 쏟아진 국민 제안

국민들이 기후위기 대응 정책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정부에 직접 제안하고 나섰다. 재생에너지 입지 규제, 지역별 전기요금제, 환경교육 의무화는 물론 친환경 소비문화 확산까지 생활 밀착형 아이디어가 기후시민회의를 통해 쏟아지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는 기후시민회의 의제 제안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국민 의견을 시민참여단 숙의 과정을 거쳐 향후 정부 정책 권고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기후대응위는 국민 누구나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한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기후·에너지·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여러 제안이 등록되고 있으며, 이용자들은 다른 시민이 제안한 의제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공개된 의제 중에는 재생에너지 정책과 관련한 의견이 눈에 띈다. 한 시민은 “재생에너지법 공포 후 이격거리안 세부안을 또 논의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수년에 걸쳐 논의된 사안을 법 공포 이후 다시 검토하는 것은 업계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시민은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과 관련해 “용인 반도체 산단 전력 공급을 위한 송전망 건설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이 부족하다"며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를 기후시민회의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교육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시민은 어린이집 단계부터 탄소중립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며 교직원 교육과 학부모 대상 환경교육 확대,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 도입 등을 제안했다. 기후위기 대응 인식을 어릴 때부터 형성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교육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환경호르몬 문제를 기후·환경 정책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한 시민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국민을 대상으로 환경호르몬 노출 검사를 무료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임신부와 영유아 부모, 청소년 등을 우선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해 국민들이 자신의 환경호르몬 수치를 직접 확인하도록 하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자발적인 행동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생활 속 탄소 감축을 위한 아이디어도 다수 제시됐다.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국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통합 교통카드를 도입하고, 이용 횟수가 많을수록 할인 혜택을 제공하자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친환경 배달문화 정착, 일회용품 없는 공공행사 의무화, 홍보 인쇄물 규제 등 정책 제안이 등록됐다. 기후시민회의 의제 제안 홈페이지는 상시 운영되며, 오는 30일까지 의제를 등록한 참여자 가운데 100명을 추첨해 경품도 제공한다. 이창훈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민간위원장은 “기후위기 대응은 국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생활 속 경험과 아이디어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IT 전문가’ 한성숙 총리 카드…정책 무게추 ‘AI 3대 강국’ 이동 관측

6.3 지방선거에서 첨단산업 육성을 내건 여당 후보들이 당선되고, IT 전문가인 한성숙 중기부 장관이 총리로 지명되면서 AI 3대 강국 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8일 정계 및 산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에서 승리했다. 대부분의 당선인들은 첨단산업 육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대표적으로 추미애 경기지사 당선인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산업 육성을 강조하며 전력·용수·인재 등 산업 인프라 지원을 약속했다. 반도체와 AI 산업이 향후 국가 성장동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미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전력 수급 문제가 국가적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신규 반도체 공장 전력 공급을 위해 LNG 열병합발전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역시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 만큼 전력 인프라 확보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선거 과정에서 경제 성장과 탄소중립 사이의 균형을 의식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놓았다. 특히 산업계에서는 대통령이 언급한 이른바 '좌뇌와 우뇌의 충돌' 발언을 두고, 탄소중립과 산업 경쟁력 사이에서 현실적인 균형점을 찾겠다는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선거 이후 개각 과정에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국무총리로 발탁되면서 정부 정책의 무게중심이 AI와 디지털 산업 육성 쪽으로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선거가 마무리되면 개각을 통해 정책 기조에 변화가 나타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그동안 정치적 부담으로 미뤄졌던 산업 경쟁력 중심 정책이 일부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AI 산업 육성과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LNG와 원전 등 현실적인 전력 공급 수단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권 내부에서도 꾸준히 제기되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대표 출신인 한 총리 후보자는 취임 이후 AI, 플랫폼, 디지털 전환을 국가 성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산업계에서는 향후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반도체 산업 지원, 전력 인프라 확충 등과 관련해 보다 실용적인 접근이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특히 국무총리는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전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의 정부 측 공동 위원장직을 맡게 된다. 위원회는 2050 탄소중립 및 2030·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심의, 수립, 관리를 맡고 있다. 산업계에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얼만큼 지우느냐가 관건인 상황에서, 한 후보자가 기업가 출신인 만큼 산업계에 다소 유리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환경 및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탄소중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 검토와 탈화석연료 정책, 배출권거래제 강화 등을 지속 추진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확대 역시 핵심 정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정책 방향을 놓고 산업계와 에너지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제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AI 데이터센터 지원 정책 등이 향후 정부의 정책 기조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현재 논의 중인 12차 전기본에서 신규 가스발전이 중단되고, 오로지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만 수립될 경우 AI 데이터센터산업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과 국내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산업 성장 기조를 더욱 강조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이라는 큰 방향은 유지되겠지만, AI와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속도와 방법론에 대한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며 “향후 전기본과 전력시장 개편 과정에서 정부의 진짜 우선 순위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탄소중립과 산업 경쟁력이 반드시 양자택일의 관계라는 시각에는 선을 긋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에서는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서 LNG를 일정 기간 유연전원으로 활용하는 현실적 에너지믹스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선거와 개각을 통해 AI 3대 강국과 탄소중립이라는 두 목표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선택하느냐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원자력 재부흥의 시대, 신뢰라는 자산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로 농축우라늄의 처리 문제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 6월 '12일 전쟁'과 올해 이어진 전쟁에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핵시설을 반복적으로 공격하였다. 그러나 시설 파괴보다 더 어려운 과제는 이란이 보유한 60% 수준의 농축우라늄 약 440kg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이다. 제3국 이전을 둘러싼 양측 간 이견이 팽팽한 가운데, 최근 카자흐스탄이 대안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면서 카자흐스탄 비핵화의 역사가 재조명되었다. 카자흐스탄은 모범적인 비핵화 사례로 꼽힌다. 소련 붕괴 후 당시 카자흐스탄에는 핵탄두 1,410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00여 기 등 세계 4위 규모의 핵전력이 남아있었지만, 독립 이후 카자흐스탄 정부는 자발적으로 비핵화를 선택하였다. 카자흐스탄은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가입한 것은 물론, 중앙아시아 비핵지대(CANWFZ)의 중심국이 되었다. 또한 평화적 목적의 연료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설립된 IAEA의 저농축우라늄(LEU) 은행을 자국 내 유치한 바 있다. 결국 카자흐스탄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었다. 원자력 기술은 본질적으로 이중용도(dual-use)의 특성을 가진다. 연료 생산에 필요한 우라늄 농축 기술은 핵무기 제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 기술 역시 마찬가지다. 국제사회가 지난 수십 년 동안 NPT 체제와 IAEA를 중심으로 비확산 레짐을 발전시켜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자력 기술을 평화적으로 활용하면서도 핵무기와 핵물질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원자력 재부흥이 본격화하면서 연료 확보를 위한 새로운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지난달 26일, 차세대 원자력 기업인 오클로(Oklo)를 포함한 5개 기업을 미 연방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무기용 플루토늄을 소형모듈원전(SMR)용 연료로 재활용하는 사업의 협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이를 둘러싸고 냉전 시기의 유산을 미래 전력 생산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긍정적인 해석과 핵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것은 결국 핵물질 확산 우려를 낳는다는 부정적인 해석이 충돌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군사적 자산을 미래 에너지를 위한 자산으로 안전하게 전환할 수만 있다면 이는 결국 핵물질의 양적 축소와 에너지 안보에 모두 고무적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최근 국내에서도 상업적 목적의 농축과 핵연료주기 자율성 확대에 대한 논의가 증가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건설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UAE와 체코 수출에 이어 추가 수출에 대한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에서 핵연료 공급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특히 SMR과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HALEU) 시장 확대에 대한 전망까지 더해져 핵연료주기의 자율성 문제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것이 있다. 핵연료주기의 미래는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NPT 체제상 핵보유국이 아닌 일본이 농축과 재처리 권한을 유지하고, 카자흐스탄에 IAEA가 저농축우라늄 은행을 유치한 것은 오랜 기간 축적된 비확산 체제에 대한 기여와 국제적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 역시 핵연료주기 전반에 대한 역량 확대를 논의할 수 있다. 오히려 세계적인 원전 공급국으로 성장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술과 산업 생태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다만 그 원동력은 자체 핵무장이나 핵잠재력 같은 것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 원자력 산업이 국제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기술력, 제조 및 건설 능력뿐 아니라, 70년대의 유산을 극복하고 책임 있는 비확산 국가라는 신뢰를 어렵사리 구축해 왔기 때문이다. NPT 체제를 준수하면서 원전을 수출하고 국제 규범에 기여해 온 경험은 오늘날 한국 원전 산업의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 원자력 산업을 둘러싼 경쟁은 기술이나 제조 및 건설 능력에만 머물지 않는다. 특히 신규로 원자력 발전을 도입하려는 국가 입장에서는 누구와 협력할 것인가가 국가의 백년지계를 결정하는 전략적 판단이 되는 만큼 상대국의 신뢰도 역시 중점적으로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기술만큼이나 신뢰도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세계적인 원자력 재부흥이 도래한 지금이니만큼, 우리가 구축해 온 신뢰라는 자산을 앞으로도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이다. bienns@ekn.kr

‘대왕고래’ 재시동…석유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석유공룡 BP 최종 선정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는 동해심해 가스전 개발사업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의 공동 개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글로벌 메이저 BP에 대한 공동 개발 참여를 산업부가 최종 승인을 했기 때문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안보 강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국내 유가스전 개발이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8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지난달 BP 측에 공동 개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를 통보하고 현재 세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석유공사는 동해심해 가스전 개발사업자이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10월 공동 개발 파트너사를 찾기 위해 입찰을 실시했고 우선협상대상자에 영국 기반의 글로벌 석유메이저인 BP를 임시 선정했다. 하지만 법상 광권을 갖고 있는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승인권자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최근까지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당시 김 장관은 미국과의 관세협상으로 태평양을 넘나들며 협상에 임하고 있었고, 때마침 국감이 열려 국회에도 출석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와중에 우선협상대상자로 BP가 선정됐다는 소식이 언론에 먼저 나가자 김 장관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크게 격노하며 승인을 거부했다. 하지만 이 소식은 당시 국감장에서 의원이 먼저 언급을 하면서 알려지게 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김 장관은 승인을 내주지 않으면서, 올해 4월 합의 유효기간 180일이 거의 끝나갈 즈음에 석유공사는 산업부와 협의 아래 유효기간을 9월까지 연장했다. 그리고 지난달에 BP를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BP는 공식적으로 석유공사로부터 동해심해 가스전의 탐사 및 시추 자료를 얻어 정밀 분석을 하고, 이를 토대로 정식 계약을 맺게 된다. 경북 포항 앞바다에 위치한 동해심해 가스전에는 7개의 유망구조가 있으며, 탐사이론적으로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통상 20~30%의 성공률로 보더라도 국내 소비량의 3~4년치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석유공사는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가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 대왕고래 구조에서 1차 탐사시추를 했지만 경제성 있는 매장량을 발견하지 못했다. 석유공사와 전문가들은 가스가 다른 구조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나머지 6개 구조 모두 시추를 할만 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한번의 시추에 1200억원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보다 신중한 기술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BP는 글로벌 최고 역량을 가진 석유 메이저사다. 유럽 북해뿐만 아니라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에서 석유, 가스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천연가스 밸류체인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BP는 심해 가스전 개발 경험이 많아 이번 동해심해 가스전 개발사업에서 석유공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국내 가스전이 성공적으로 개발된다면 국가 에너지 안보가 대폭 향상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승신 C2S 컨설팅 대표는 “동해 심해전 가스개발사업 승인은 호르무즈 사태로 탄화수소 중요성을 깨닫게된 세계적 흐름에 걸맞는 에너지 실용주의라 할 수 있다"며 “이란 전쟁은 공급처 다변화만으로 에너지 공급이 어려우며 국내 석유와 가스전 개발과 탐사로 에너지 자립을 이루는 것이 에너지 안보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E칼럼] 불 꺼진 집에 기본사회는 없다: 이제는 기본에너지다

기본소득 논의가 다시 정책의 앞줄로 올라섰다. 이재명 정부는 '기본이 튼튼한 사회'를 국정 목표 중 하나로 내세웠고, 보건복지부는 소득·돌봄·의료를 기본사회 전환의 핵심축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대통령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도 출범했다. 그만큼 논의의 무게중심은 “소득을 얼마나 보전할 것인가"에서 “국민의 일상이 무너지지 않도록 어떤 기본 조건을 보장할 것인가"로 넓어지고 있다. 이 흐름에서 에너지도 뒤로 밀려 있어서는 안 된다. 전기, 열, 가스, 연료는 단순한 요금 고지서의 항목이 아니다. 집안의 조명을 켜고, 음식을 보관하고,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냉난방을 유지하고, 의료기기를 작동시키는 기반이다. 소득이 일부 보전되더라도 단열이 잘되지 않는 주택에 살거나, 요금 체납으로 전기가 끊기거나, 산소발생기 전력 사용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인간다운 생활은 곧바로 흔들린다. 여기서 필요한 개념이 '기본에너지'다. 기본소득이 현금의 바닥을 말한다면, 기본서비스는 의료·돌봄·교육·주거처럼 시장 구매력에만 맡기기 어려운 서비스를 함께 보장하자는 구상이다. 기본사회는 이런 여러 기본 보장을 묶는 더 큰 정책 틀이다. 기본에너지는 그 틀 안에서 에너지 분야의 생활 하한을 정하는 개념이다. 이는 전기를 마음껏 공짜로 쓰자는 주장이 아니다. 폭염과 한파 속에서 위험에 빠지지 않고, 식품 보관과 취사, 조명, 통신, 위생, 필수 의료 이용이 멈추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에너지 접근을 제도화하자는 뜻이다. 한국의 에너지복지는 결코 빈손이 아니다. 에너지바우처는 여러 연료 구입을 지원하고, 전기·도시가스·지역난방에는 취약계층 감면 제도가 있다. 생명유지장치 사용 가구에 대한 전기요금 할인, 저소득층 에너지효율 개선사업, 공공요금 감면 신청 체계도 이미 운영 중이다. 문제는 이 제도들이 대체로 “누구에게 얼마를 깎아줄 것인가"라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정도의 에너지 기능만큼은 누구도 잃지 않게 하겠다"라는 기준은 아직 약하다. 사각지대는 바로 그 틈에서 생긴다. 바우처를 받아도 오래된 집의 열 손실이 크면 난방 효과는 낮다. 요금 할인을 받아도 의료기기 사용 때문에 전력 수요가 많은 가구에는 부족할 수 있다. 도시가스가 닿지 않는 지역의 등유·LPG 사용 가구, 공동계량을 쓰는 임차 가구, 신청 절차를 모르는 고령 가구도 빠지기 쉽다. 에너지복지를 기본에너지로 바꾼다는 것은 현행 제도를 없애자는 말이 아니라, 흩어진 지원을 생활 기능 중심으로 다시 배열하자는 제안이다. 가장 상징적이고도 현실적인 첫걸음은 전기요금에 '기본사용량 무상 구간'을 두는 것이다. 보호 대상 가구에 대해 매월 일정량의 전력을 무상 또는 사실상 무상으로 보장하고, 그 이상 사용분은 통상 요금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작은 생명선 구간을 분명히 설정하는 일이다. 무한정 보조가 아니라 전기의 첫 구간만 사회적으로 보호하는 장치여야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브라질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남아공은 저소득 가구에 월 50kWh의 무상 전기를 제공하는 제도를 운용해 왔다. 브라질은 사회요금 수급 가구가 월 80kWh까지의 전기 사용분을 부담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두 사례 모두 모든 전력 소비를 국가가 떠안는 방식이 아니다. “처음의 작은 구간은 보호하고, 초과분은 일반 요금체계로 돌린다"는 단순한 원리가 핵심이다. 한국도 이 원리를 그대로 베끼기보다, 기후·주거·가구 규모·의료 필요를 반영한 한국형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에너지복지는 오랫동안 할인, 바우처, 긴급지원의 언어로 말해 왔다.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기본사회가 국민의 삶을 떠받치는 최소 조건을 다시 쓰는 프로젝트라면, 에너지는 그 목록의 주변부가 아니라 출발점에 가까워야 한다. 불이 꺼진 집에서 돌봄은 작동하지 않고, 냉난방이 없는 주거는 안전하지 않으며, 전력이 불안한 곳에서 의료와 통신도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 에너지복지에서 기본에너지로의 전환은 더 많은 전기를 나누자는 구호가 아니다. 누구도 생활의 필수 기능을 잃지 않게 만드는 사회정책의 다음 단계다. bienns@ekn.kr

26조 체코 원전 수출 ‘순항’…EU 역외보조금 부담 없어졌다

한국수력원자원과 팀코리아가 수주한 약 26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이 유럽연합(EU) 역외보조금 예비검토를 통과했다. EU가 심층 조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사업 추진에 대한 부담을 털어냈다. 6일 한수원에 따르면 유럽집행위원회(EC)는 두코바니 원전 사업과 관련 EU 역외보조금 규정(FSR)에 따른 심층 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EU FSR은 EU 외 국가가 자국 기업에 제공한 보조금 등 재정 지원이 EU 역내 시장 경쟁을 왜곡하는지를 심사하는 제도다. 외국 정부의 과도한 지원을 받은 기업이 EU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도입됐다. 앞서 한수원과 수주전을 벌인 프랑스전력공사(EDF)는 한수원이 해당 규정을 어겼다며 2024년 10월 EC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EC는 지난해 2월부터 한수원을 대상으로 예비 검토 절차를 진행했다. 한수원은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았고, 체코 원전 입찰은 FSR 시행 이전에 시작돼 적용 대상이 아니란 입장을 유지했다. 한수원은 관련 자료 제출과 설명을 통해 조사에 협조했다. EC는 1년 4개월간 검토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심층 조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으로 두코바니 원전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 관계자는 “체코 발주사와 긴밀히 협력해 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번 발표 후 “대한민국 원전 산업의 경쟁력이 기술력과 안전성, 사업관리 역량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그동안 국내에서는 '사업이 무효화되는 것 아니냐', '정부 지원에 의존한 저가 수주 아니냐'는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유럽연합이 직접 관련 사안을 검토한 뒤 내린 공식적인 판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이어 “정부도 체코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두코바니 원전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수될 수 있도록 끝까지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지역별 요금제부터 소각장까지, 지방선거 이후 주목할 기후에너지 정책 [이원희의 기후兵法]

6.3 지방선거 이후 그동안 지역 민감도가 높아 속도를 내지 못했던 기후에너지 정책들이 본격적인 논의 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다. 지역별 전기요금제, 신규 원전과 송전망 확충, 발전공기업 통폐합, 재생에너지 이격거리, 수도권매립지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새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임기가 시작되면서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협의가 불가피한 현안들이 줄줄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 4일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개최한 장관 기자간담회에서 지방선거 이후 주요 정책 추진 방향을 엿볼 수 있었다. 정부는 전력 공급시설과 가까운 지역에 있는 기업이 전기요금 할인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조속한 시일 내 국민공청회를 거쳐 지역별 전기요금제를 도입하려고 한다"며 “발전소 입지, 송전 비용, 국가균형발전 요소를 고려해 적정하게 전기요금에 반영하고 지역별로 차등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검토 중인 방향은 가정용까지 세분화하기보다 산업용 요금을 중심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김 장관은 “수도권에서 먼 지역의 전기요금을 싸게 낼 수 있도록 하고 전기를 많이 쓰는 기업들이 지방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전력 구조는 지방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이 대규모로 소비하는 형태다. 수도권은 전력 소비량이 생산량보다 많고, 발전설비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반면 비수도권에는 원전, 석탄, 재생에너지 등 대규모 발전설비가 집중돼 있어 수도권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2024 지역에너지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실제 발전량 대비 소비량을 보면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지역의 전력생산량은 14만957기가와트(GWh)로 소비량 21만5407GWh보다 7만4450GWh 적다. 즉 수도권은 다른 지역에서 전기를 소비량의 34%(7만4450GWh)만큼 사와야 한다 다만 전국 단일 전력망 체계에서 발전원가와 송배전 비용을 어느 수준까지 지역별로 나눌 수 있을지는 향후 공청회와 부처 협의 과정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신규 원전, 탈석탄 송전망 건설 등 전력인프라 문제도 지방선거 이후 본격 논의가 예상된다.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산업 확대, 전기차 보급 등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김 장관은 12차 전기본과 관련해서 “대한민국의 여러 특성상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병행해 운영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윤석열 정부 때 정했던 신규 원전 2기를 새롭게 여론 수렴을 거쳐 승인하는 과정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본 방향을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첫 쟁점은 2040년까지 대한민국의 에너지 수요가 얼마나 필요할 것이냐"라며 “반도체 팹 하나를 만들면 용인에 필요한 전기수요가 15기가와트(GW) 수준이고, AI 데이터센터가 많이 들어오면 상당한 전기수요가 필요하다. 이념적이지 않고 실용적으로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탈석탄 기조도 병행한다. 김 장관은 “2040년까지 탈석탄을 하겠다고 약속했고, 현재 석탄 비중은 30% 정도"라며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100GW 이상 늘리겠다고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향후 전력 체계는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병행하면서 석탄을 줄이며 가스는 유연성 전원 성격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송전망 확충이 필수적이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전국 곳곳에서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이 추진되고 있지만 주민 반발도 커지고 있다. 김 장관은 최근 전국 송전망 입지선정위원회 절차를 한 달간 보류한 것과 관련해 “현재 송전망 입지를 정하는 위원회가 절차적 정당성은 있는지 모르겠지만 민주성이 관철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며 “주민 참여와 주도성이 보장되는 가운데 절차적 민주주의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154㎸ 구간망이 있으면 추가로 만들지 않고 345㎸로 높이는 과정을 통해 추가적인 파괴를 최소화하고, 마을에 아주 인접하다면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지중화하는 대책을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전공기업 통폐합도 하반기 핵심 이슈다. 현재 정부는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5개 발전공기업을 통합해 단일 발전공기업 체제로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련 법안에는 기존 발전공기업을 합쳐서 한국발전공사를 설립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장관은 “발전 5사 통합을 어떤 방향으로 할지에 대해서는 발전 5사 노동조합 간부들과도 의견 수렴을 했다"며 “매우 전문적이고 여러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 용역을 발주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달 중 용역에 대한 중간보고 형식으로 내용을 국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라며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결정하는 단계로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발전공기업 통폐합은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석탄발전 폐쇄에 따른 정의로운 전환, 발전설비 운영 효율화 등이 명분이다. 다만 통합 발전사의 본사 위치, 통합 공사의 입지, 기존 경영진 거취, 지역 경제 영향 등은 향후 논란이 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이격거리 규제도 지방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법 개정 후속조치로 태양광과 풍력의 이격거리 기준을 담은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검토안에는 태양광의 경우 주거지 200m, 도로 100m 이내 이격거리 기준을 둘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는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100GW 이상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실제 입지 확보 과정에서는 주민 민원과 지자체 조례가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김 장관은 “에너지 문제는 중앙정부가 전체 계획을 세우지만 지방정부, 광역과 기초가 함께 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는 분산형 성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정부별로 2030년까지 어느 정도 재생에너지 발전이 가능한지 협의한 바 있다"며 “지방정부와 협의해 대한민국이 재생에너지를 주력 전원화하고, 원전을 병행하면서 석탄을 줄이고 가스를 비상전원화하는 새로운 체계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매립지 문제도 지방선거 이후 본격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매립지는 서울·경기·인천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해온 시설이지만, 인천 지역에서는 장기간 희생을 감내해왔다는 불만이 크다. 지난 2015년 환경부와 서울시·인천시·경기도는 대체 매립지 확보 전까지 현 매립지를 제한적으로 연장 사용하되 매립면허권 양도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인천시 이관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대체 매립지 확보 지연,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정책 차질, 공공소각장 부족, 공사 노조 반발 등이 겹치면서 합의 이행은 지연돼왔다.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자가 4자 합의 재협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논의는 더 복잡해졌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재협의 내용을 듣지는 못했다"며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환경부가 함께 협의해야 할 내용이라 가장 나은 대안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박 인천시장 취임 이후 수도권매립지 종료 시점, 대체 매립지 확보, 공공소각장 확충,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이관 문제 등이 정부와 인천시 간 핵심 협상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가스기술공사, 출근길 노동자 안전 캠페인…“여름철 산재 예방 총력”

한국가스기술공사(사장 임종석)는 4일 대전 대덕산업단지 일원에서 유관기관과 함께 여름철 산업재해 예방 및 안전한 일터 조성을 위한 '출근길 노동자 안전문화 정착 거리 캠페인'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에는 대덕소방서를 비롯한 지역 내 7개 유관기관 관계자 등 총 67명이 참여해, 산업단지 입주기업 노동자와 출근길 시민들을 대상으로 여름철 주요 위험 요인에 대한 안전수칙을 집중 홍보했다. 참여 기관들은 여름철 기온 상승으로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화재·폭발 사고 예방과 온열질환 예방을 중심으로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폭염기 근로자 건강관리를 위한 '물, 그늘, 휴식' 3대 수칙과 밀폐공간 작업 시 가스 점검 등 필수 안전조치를 적극 안내했다. 현장 노동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소화 패치, 이온음료, 물티슈와 안전·보건 관련 홍보물도 함께 배부했다.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이번 캠페인 외에도 본격적인 혹서기를 앞두고 현장 안전 점검을 강화하는 등 근로자 중심의 안전 경영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가스기술공사 임종석 사장은 “금번 캠페인을 통해 여름철에는 폭염과 화재·폭발 등 계절적 위험요인으로 인한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사업장과 근로자 모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함께 안전문화 확산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안전하고 건강한 지역사회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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