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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발전 중심 규칙 바꿔라”…풍력·태양광, 전력시장 개정 공동 행동

재생에너지 업계가 발전설비 출력제어(발전량 제한) 조치와 전력시장 운영 방식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태양광 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돼 온 문제 제기에 풍력 업계까지 가세하면서 업계 전반의 공동 대응 움직임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국풍력산업협회,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 전국태양광발전협회, 기후솔루션은 23일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거래소(KPX) 본사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전력시장·계통운영규칙 관련 3대 개정안을 공식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현행 전력시장과 계통 운영 체계가 화력발전과 원전 등 기존 발전원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전남과 전북, 제주 등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출력제어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사업자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는 봄과 가을 등 전력수요가 낮은데 발전량이 많을 경우 전력망을 교란시킬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해 전력생산을 중단하는 조치다. 양진영 한국풍력산업협회 팀장은 “특정 발전원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력시장과 계통운영 규칙이 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고,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의 목소리도 정당하게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전달하기 위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양 팀장은 풍력발전 사업이 수년간의 준비 기간과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장기 산업인 만큼 제도 변화 과정에서 사업자 의견 수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태양광 업계도 반복되는 출력제어가 사업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곽영주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 회장은 “정부는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전력시장 운영 과정에서는 재생에너지가 우선 수용되지 못하고 희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명룡 전국태양광발전협회 회장 역시 “정부 정책을 믿고 투자한 사업자들이 출력제어로 경영난과 경제적 손실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단체들은 공동 기자회견문을 통해 현재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계통 수용 한계를 이유로 제한되는 과정에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화력발전기의 최소발전용량 산정 기준과 관련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전력시장 규칙을 결정하는 위원회에도 재생에너지 업계를 대표하는 인사가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화력발전기의 경우 발전 여부와 관계없이 설비 투자비 회수 등을 목적으로 용량정산금을 지급받고 있다며, 이러한 제도가 전력시장 내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업계와 기후솔루션은 △발전기별 최소발전용량 및 적정성 검토 내용 공개 △자기제약 발전량에 대한 추가 정산금 지급 폐지 △전력거래소 위원회·실무협의회에 재생에너지 대표 위원 참여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번 공동행동의 배경에는 최근 추진 중인 재생에너지 시장 제도 개편에 대한 업계의 불확실성도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에서는 최근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 폐지 법안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으며, 정부는 내년부터 장기고정가격 계약 중심의 새로운 시장 체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RPS 제도는 발전사업자들이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해 의무를 이행하는 구조였지만, 앞으로는 정부가 필요 물량을 경매 방식으로 선정해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체계로 전환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보급의 효율성을 높이고 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일부 사업자들은 향후 입찰 물량과 계약 단가, 사업성 확보 여부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후솔루션과 재생에너지 단체들은 이날 제출한 규칙 개정안에 대한 전력거래소와 정부의 공식 입장을 요구했으며, 향후 논의 결과에 따라 추가 공동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유리 산업계, ‘친환경 바이오중유’로 탄소배출 50% 줄인다

국내 유리 산업계가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친환경 '바이오중유' 도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한국바이오에너지협회(회장 안정범)와 유리산업 탄소중립 컨소시엄, 한국유리산업협동조합, 한국판유리창호협회 등은 서울 소재 유리병 전문 생산업체인 ㈜금비 대회의실에서 '유리 산업용 바이오중유 도입과 사용 활성화를 위한 실증연구 수행 상호 협력 및 상생에 관한 협약식'을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현재 진행 중인 '용융로 탄소배출 50% 저감을 위한 바이오연료 적용 기술개발 사업'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해당 연구개발 사업은 1단계(2024년 7월~2026년 12월)를 거쳐 2단계(2027년 1월~2028년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판유리 공정의 이산화탄소(CO2) 배출 감축을 위한 연구에는 KCC글라스, 한국세라믹기술원, 슈가엔 등이 참여하고 있다. 세라믹 산업군은 그동안 효과적인 CO2 감축 방안을 모색해왔으며, 영국의 'Glass Futures' 바이오연료 적용 실태를 벤치마킹하여 바이오중유를 이용한 실증연구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한국석유관리원의 분석에 따르면, 유리 산업계가 기존에 사용하던 벙커씨유(BC유)를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LNG는 실질적인 CO2 감축 효과가 미미하다. 반면 바이오중유는 CO2 감축 효과가 확실해 해당 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한 효율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지난 2017년 기준 유리 산업계의 탄소 배출량은 약 400만 톤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업계는 이번 기술개발 및 바이오연료 사용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30~50% 감축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사업 참여자들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 확대를 위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정부가 6년 주기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와 신재생연료 혼합의무제도(RFS)를 도입해 법제화를 완료한 것처럼, 이제는 산업용 바이오연료와 지열·태양열 등을 포괄하는 '재생열의무화제도(RHO, Renewable Heat Obligation)' 도입 추진이 필요한 단계라는 주장이다. 유리산업을 비롯한 열에너지 소비 산업군이 바이오중유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발전용 바이오중유는 지난 2014년 국내 4대 발전소를 통해 세계 최초로 시범 보급된 이후 품질과 안전성을 인정받아 2019년 하반기부터 상용화됐다. 최근에는 정부 실증연구를 통해 선박용 바이오연료로서의 가능성도 입증되어 올해 중 법제화를 앞두고 있으며, 이미 외국의 메이저 대형 선사로 수출되는 등 미래 산업용 핵심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유리 산업용 바이오중유 역시 기존 발전용 시장에서 검증된 대규모 생산설비와 품질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성공적인 도입이 전망된다. 다만 이를 산업용 연료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바이오중유의 탄소 감축 기여도를 정식으로 인정하는 제도와 구체적인 범위 규정이 선결 과제로 남아있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친환경 유리 산업용 바이오중유의 국내 도입과 사용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 사회를 구현하고 국가 에너지 안보를 확립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권익위 ‘확대 권고’ 비웃은 전력거래소…주요 위원회서 ‘사업자 전원 배제’ 추진 논란 [이슈]

국민권익위원회가 민간 발전사업자의 전력시장 핵심 위원회 참여 확대를 권고한 가운데 한국전력거래소가 오히려 한전과 발전공기업, 민간발전사를 모두 위원회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권익위 의견과 정면으로 배치될 뿐 아니라 미국·일본 등 주요 전력시장 운영 사례와도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차단한 채 전문가 중심 위원회로 재편할 경우 오히려 전문성과 현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1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최근 규칙개정위원회에서 민간 발전사업자의 비용평가위원회 참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대신 한전과 발전공기업을 포함한 모든 사업자 위원을 비용평가위원회와 규칙개정위원회, 계통평가위원회 등 주요 위원회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6월 국민권익위원회가 “민간발전사 소속 임직원도 비용평가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시장규칙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표명한 직후 나온 대응이다. 권익위는 의결 과정에서 비용평가위원회가 전력거래대금 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민간발전사업자가 사실상 절차적 참여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용평가위원회는 발전기의 연료비와 발전원가를 평가해 전력시장 정산기준을 결정하는 기구로 발전사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규칙개정위원회는 전력시장 운영규칙을 개정하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시장 참여 조건과 정산제도 등 사업 환경 전반을 좌우한다. 계통평가위원회는 발전소 계통 접속과 송전제약, 출력제어 등 전력계통 운영 관련 사항을 심의하는 위원회로 발전사업자의 실제 발전량과 투자 회수에 영향을 미친다. 업계는 물론 법조계에서도 전력거래소의 이번 방안이 권익위 취지와 상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민간 발전업계 관계자는 “권익위는 참여 확대를 주문했는데 거래소는 오히려 모든 사업자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사실상 권익위 판단을 우회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박진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부패방지권익위법 제50조에 따르면 권익위의 권고나 의견표명을 받은 기관은 이를 존중해야 하며, 30일 이내에 처리 결과를 권익위에 통보해야 한다"며 “만약 권고 취지와 다른 방향으로 제도를 운영할 경우에는 그 사유를 명확히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력거래소는 일반 행정기관과 달리 전기사업법상 발전사업자와 판매사업자 등 회원으로 구성된 회원제 기관"이라며 “거래소 운영 재원 역시 회원들의 회비와 전력거래 수수료로 충당하도록 규정돼 있는 만큼, 회원들의 이해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위원회 운영 과정에서 절차적 참여권 보장 문제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향후 전력거래소가 어떤 입장을 권익위에 제출할지, 권익위가 추가적인 권고나 후속 조치에 나설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업계는 해외 주요 전력시장 운영 사례와 비교해도 거래소의 방향이 이례적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는 전력시장 거버넌스 원칙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소수 의견 보장을 명시하고 있다. 미국 최대 전력시장인 PJM은 회원위원회를 통해 발전사와 송전사, 소비자 등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한다. 일본 전력광역적운영추진기관(OCCTO) 역시 발전사업자와 송배전사업자, 소매사업자 등이 참여하는 공동 거버넌스 구조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회원제 기관인 한국거래소(KRX)는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증권사 대표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시장감시위원회 역시 금융투자협회 추천 위원의 참여를 법률로 보장하고 있다. 반면 전력거래소가 검토 중인 '전문가 중심 위원회' 체계는 오히려 현장의 목소리를 차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민간발전사들은 2022년부터 비용평가위원회 개선을 요구해 왔으며, 비용평가위원회가 발전비용 평가와 정산단가 결정 등 사업자의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도 민간사업자를 대표할 위원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위원회에서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반론하고 토론하는 과정 자체가 전문가들이 현안을 이해하는 중요한 통로"라며 “당사자를 모두 배제하면 오히려 전문성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현장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도 위원회 운영의 실질적 영향력은 정부와 거래소가 갖고 있다"며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확대하라는 요구에 대해 소수 의견이 들어올 통로 자체를 없애는 것은 현 정부가 강조하는 소통과 참여 기조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민간 발전업계는 비용평가위원회에 민간발전사 위원을 추가하고 회원사에 안건 제안권과 회의 개최 요구권을 부여하는 방향의 시장규칙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거래소는 향후 규칙개정위원회 논의를 거쳐 최종 입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전력당국은 민간 발전사업자의 절차적 참여권 보장 필요성과 위원회 독립성 확보라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 주장에 모두 일리가 있는 만큼 추가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라며 “관련 안건은 향후 규칙개정위원회에 상정돼 재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원전 산업과 전력의 통합 관리가 절실하다

한수원이 영덕과 기장을 신규 원전 부지로 선정했다. 두 곳 모두 원전에 대한 주민 수용성이 매우 높은 곳이다. 인허가와 건설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는 것이 선정위원회의 평가다. 낭비적인 이념적 갈등에 지친 주민들이 국가적 수요와 경제적 실리를 선택한 결과다. 지역 주민의 거부감 때문에 신규 원전 부지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던 대통령의 우려는 괜한 것이었다. 당장 원전 건설 작업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환경영향평가, 주민 의견 수렴, 안전성 평가 등의 복잡한 인허가 과정에 무려 5년이 걸린다. 실제 작업이 시작되는 것은 2031년부터다. 영덕에 들어서는 국내 33·34번째 1.4GW급 대형 원전(APR 1400)은 2037년·2038년에나 완공이고, 기장의 첫 0.7GW급 SMR은 2035년에 가동을 시작한다. 특히 4기의 원전을 세울 수 있는 영덕의 부지는 2011년 천지원전 예정지로 선정되었다가 2018년 사업이 취소되기까지 무려 7년 동안 지질 조사와 환경영향평가 등이 이미 진행됐던 곳이다. 과거의 조사 자료를 적극 활용해서 인허가 절차를 최대한 줄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인공지능·반도체 산업의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는 하루가 여삼추(如三秋)다. 물론 인허가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원전에 대한 지나친 이념적·당파적 갈등은 확실하게 정리해야 한다. 2011년 지진해일 때문에 발생했던 재앙적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잦아들었던 원전에 관한 불안·거부감이 빠르게 잦아들고, 소위 '원전 르네상스'가 시작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이 모두 그렇고, 심지어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심지어 미국은 1974년부터 가동을 시작해서 2019년 경제성 악화로 가동을 포기했던 쓰리마일아일랜드(TMI) 1호기를 내년부터 재가동한다. 크레인(Crane)청정에너지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한다. 전 세계적으로 원전이 가장 이상적인 '무(無)탄소 전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현실이다. 이제 원전이 위험해서 포기해야 한다는 비겁한 주장은 설 자리가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거칠고 위험한 자연에서 우리의 생존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모든 기술이 공짜가 아니라는 뜻이다. 오히려 기술의 위험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와 '기술'에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전문성과 윤리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원자력과 전력에 대한 최소한의 전문성도 없으면서 무작정 목소리만 높이는 짝퉁 전문가는 설 자리가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영국의 민간단체가 마케팅 수단으로 들고나온 'RE100'(재생에너지 100%)에 대한 지나친 억지도 경계해야 한다. RE100이 정부의 공식적인 정책으로 채택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RE100 때문에 우리 기업의 수출길이 막히는 일은 걱정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RE100이 가장 대표적인 무탄소 전원인 원전을 거부할 명분도 없다.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태양광·풍력의 한계도 분명하게 인정해야 한다. 극심한 간헐성·변동성을 극복할 길이 없다. 화재에 취약한 리튬이온배터리나 환경 파괴가 심각한 양수발전과 같은 에너지저장장치(ESS)도 역부족이다. 기술 개발 대신 햇빛·바람 연금까지 들고나온 기후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은 미래 기술의 육성이 아니라 퇴출을 부추길 뿐이다. 2030년까지 태양광·풍력 설비를 100GW로 확대하겠다는 기후부의 '재생에너지기본계획'은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다.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에서 소비해야 한다는 전력의 '지산지소'(地産地消)에 대한 착각도 버려야 한다. 전력 생산에서의 오염과 위험을 인구·공장 밀집 지역과 분리할 수 있다는 것이 전기의 가장 큰 매력이다. 오히려 송전망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을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송전선로에 대한 사회적 보상을 강화하고, 새로운 송전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원전 산업은 산업부가 담당하고, 원전에서 생산한 전력은 기후부가 관리하는 정부의 낭비적인 관리 체계도 바로잡아야 한다. 과기부가 맡고 있는 원자력 진흥까지 고려하면 원자력을 두고 3개 부처가 서로 기싸움을 하는 형국이다. 원전과 전력 정책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확실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기후환경에너지부의 부끄러운 전문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대책도 필요하다. bienns@ekn.kr

중동발 ‘원유 쇼크’ 막아낸 도입선 다변화 정책…미국산 원유가 ‘소방수’ 됐다

사상 최악의 석유 수급 위기로 번질 수 있었던 중동 사태(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큰 무리 없이 마무리되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산 원유를 세계 여느 나라보다 가장 많이 수입한 영향이 컸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정부의 빛나는 숨은 정책이 있다. 바로 '원유 도입선 다변화' 정책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브리프 5월호에 실린 김태헌 선임연구위원의 '미국-이란 전쟁과 글로벌 석유 공급망' 리포트에는 원유 도입선 다변화 정책이 이번 중동 전쟁으로 인한 석유 수급 위기에서 어떤 효과를 발휘했는지 잘 나와 있다. 원유 도입선 다변화 정책이란 미주나 아프리카 등 중동 이외의 지역에서 원유를 수입할 때 발생하는 중동산 원유 대비 운임 초과분을 석유수입부과금(리터당 16원) 한도 내에서 지원 및 환급하는 제도이다. 1982년부터 시행된 제도로, 특정 지역에 대한 과도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춰 지정학적 공급 위기에 대응하는 것이다. 중동 전쟁 전까지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수입의존도는 70%나 됐다. 이처럼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다면 그야말로 우리나라는 대혼돈에 빠지고 만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힐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원유 도입선 다변화 정책이다. 제도가 만들어지고 지금까지 무려 40년간 이 정책이 실질적 효과를 본 적은 없다. 해협이 막힌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이번 중동 전쟁으로 해협이 무려 4개월째 막혔고, 드디어 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게 된 것이다. 최근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은 글로벌 석유 공급망의 취약성을 극명하게 노출했다. 개전 직후인 지난 3~4월, 중동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국제 유가는 폭등했고, 5월 말까지도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 상황이 지속됐다. 이처럼 중동발 공급 충격이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내 대체 공급원으로서 미국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우리나라는 그간 원유 도입선 다변화 정책을 통해 수입부과금을 활용한 운송비 지원을 지속해 왔으며, 그 결과 2025년 기준 북미산 원유 도입 비중을 23%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정부는 고시를 개정해 4~6월 통관되는 다변화 물량에 대해 수입부과금을 전액 환급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공급망 위기에 적극 대응에 나섰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3~4월 중 일평균 약 60만 배럴의 미국산 원유를 도입하며 글로벌 수입국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전쟁으로 인한 전 세계적 도입 경쟁이 심화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쟁 전 평균 도입량보다 3~4월 도입량이 오히려 약 33%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도입선 다변화 정책이 단순한 수치상의 목표를 넘어, 실제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 안정적인 대체 물량을 확보하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미국산 원유를 가장 많이 들여옴에 따라 비축유를 한 방울도 쓰지 않고 이번 석유 수급 위기를 버틸 수 있었다. 사실 미국산 원유는 경(輕)질유 성분이 많아, 중(重)질유 성분 스펙의 국내 정유시설에 곧바로 투입하기는 제한적이다. 이에 정부와 한국석유공사는 정유업계와 스왑제도를 활용했다. 정유사가 미국산 원유를 석유공사에 제공하고, 그 양만큼 석유공사가 비축해 둔 중질유를 정유사에 내준 것이다. 석유공사는 최대 1억4600만 배럴 규모의 비축 시설에 약 1억 배럴을 비축하고 있다. 이 가운데 70~80%는 원유이고, 나머지는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이다. 정부의 원유 도입선 다변화 정책, 석유공사의 석유 비축사업, 그리고 민관의 유연한 원유 스왑제도까지 조화를 이루면서 이번 중동 전쟁 위기는 큰 무리없이 마무리되는 양상이다. 저자인 김태헌 선임연구위원은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추가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산 원유 덕분에 이번 위기를 넘길 수 있었지만, 역으로 미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의 경우 미국산 물량이 1679만 배럴 수입돼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를 기록했다. 5월에는 1502만 배럴이 수입돼 다시 사우디아라비아(1884만 배럴)에 이은 2위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많은 양이 수입되고 있다. 원유 도입선 다변화 정책은 수입기간이 1년 이상 지속돼야 조건을 만족하기 때문에 미국산 물량은 당분간 계속 들어올 예정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중동 리스크를 피하려다 미국 등 특정 지역으로 재편중 될 경우, 북미 지역의 자연재해(허리케인 등)나 돌발 사고 리스크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며 “캐나다, 남미 등 지역별 위기 특성을 상호 보완적으로 배치하는 정교한 리스크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끝으로 중동 전쟁에서 세계 각국이 한국의 항공유 등 석유제품 공급을 갈망하던 것을 바탕으로 이를 전략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단순 원유 수입국에 머무르지 않고, 이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가공해 호주, 일본, 미국 등으로 수출하는 핵심 공급자다. 이러한 석유제품 공급자 지위를 레버리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광물, LNG 등이 부족한데 석유제품 공급에 취약한 호주, 일본 등과 전략적 협업을 통해 공급망 협력을 이끌어내는 외교적 레버리지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카타르 LNG기지 복구 중 ‘대형 폭발’…공급 차질 장기화 우려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됐던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에서 복구 작업 중 또다시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상당한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지난 테러 피해로 발동된 '불가항력(Force Majeure)' 조항에 따른 공급 차질 사태가 예상보다 더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는 지난 21일 저녁 도하 북쪽 약 80km 지점에 위치한 라스 라판(Ras Laffan) 산업단지 내 바르잔 가스 공급 시설에서 가동 개시 과정 중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카타르 내무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기술적 결함'으로 인한 내부 폭발로 규명했으며, 현재까지 최소 54명이 부상을 입고 18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국은 실종자 수색을 위해 카타르 국제 수색 구조대를 현장에 급파한 상태다. 카타르에너지 측은 “긴급 대응팀이 즉시 투입되어 현재 불길은 진압됐으며, 공공 안전을 위협할 만한 외부 누출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폭발이 일어난 라스 라판 산업단지는 전 세계 LNG 공급량의 약 5분의 1을 담당하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의 핵심 기지다. 앞서 지난 3월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으로 인해 연간 총 1280만톤(MTPA)의 생산 능력을 갖춘 LNG 4호기·6호기와 펄(Pearl) GTL(가스액화) 시설이 대규모 피격을 당한 바 있다. 카타르 정부는 당시 테러 공격으로 인해 연간 약 200억 달러(약 27조 원)의 매출 손실과 함께 완전 복구까지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이탈리아, 벨기에 등 주요 장기 계약 고객사를 대상으로 공급 의무를 일시 면제하는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화를 위한 재가동 과정 중에 또다시 대형 폭발 사고가 터지면서 공급 재개 시점의 추가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사드 셰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 겸 카타르에너지 CEO는 앞선 피격 당시 “이번 사태는 세계 에너지 안보와 안정에 대한 공격"이라며 전 세계적인 에너지 공급망 차질을 경고한 바 있다. 이번 사고 여파로 LNG뿐만 아니라 카타르 수출량의 24%를 차지하는 콘덴세이트(초경질 원유)와 LPG(13%), 헬륨(14%) 등의련 제품 생산 감소세도 길어질 전망이다. 이번 폭발사고로 카타르에너지의 한국 우선 LNG 공급도 지켜질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5일 김정관 산업통상부장관은 원유·가스 수급 안정화를 위해 중동 3개국을 순방 중에 카타르도 방문했다. 한국은 지난해 카타르로부터 연간 700만톤의 LNG를 수입했다. 이는 전체 수입량의 14.9%이다. 김 장관은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카타르에너지 본사를 찾아 알 카비 장관과 면담을 갖고, 중동 정세 불안 속에서도 한국에 LNG와 콘덴세이트를 최우선으로 공급하겠다는 카타르 측의 변함없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국내 석유화학 공정의 필수 원료인 콘덴세이트의 차질 없는 도입에 방점을 뒀다. 또한, 김 장관은 셰이크 파이살 통상산업부 장관과도 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을 에너지 중심에서 조선·첨단산업·투자 등 전방위 분야로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범부처 장관급 채널인 '한-카타르 고위급 전략협의회'를 도하에서 조만간 개최해 구체적인 협력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이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김 장관이 도하를 떠난 지 불과 수일 만에 핵심 가스 시설에서 대형 폭발 사고가 터지면서, 카타르 측이 확약한 '한국향 우선 공급' 약속이 실제로 지켜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폭염 앞두고 에너지바우처 신청 시작…취약계층 최대 70만원 지원

여름철 폭염에 대비해 취약계층이 냉방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에너지바우처 신청이 시작됐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취약계층의 냉·난방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한 '2026년도 에너지바우처' 사업 신청을 오는 12월 31일까지 받는다고 밝혔다. 신청은 주민등록상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거나 복지로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에너지바우처는 에너지 취약계층이 전기, 도시가스, 등유, LPG 등 냉·난방에 필요한 에너지를 구입할 수 있도록 이용권 형태로 지원하는 제도다. 지원 대상은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수급 가구 가운데 노인, 영유아, 장애인, 임산부, 중증질환자, 한부모가족, 소년소녀가정, 다자녀가구 등 세대원 특성 기준을 충족하는 가구다. 수급자는 전기·도시가스·지역난방 요금 고지서에서 자동 차감받거나 국민행복카드를 통해 원하는 에너지원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지원금은 세대원 수에 따라 29만5200원에서 최대 70만1300원까지 차등 지급되며, 올해 7월 1일부터 내년 5월 31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에너지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신규 제도도 도입된다. 고시원이나 쪽방촌 등 에너지 비용이 월세에 포함돼 있어 바우처 사용이 어려운 가구를 대상으로 일정 금액을 별도로 지원하는 '사전 예외 지급 제도'가 신설됐다. 또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던 취약계층이 연탄 외 연료를 사용하는 보일러로 교체한 경우 연료 구입 비용을 지원하는 '연탄전환 에너지바우처'도 새롭게 시행된다. 에너지공단은 바우처를 신청하고도 사용하지 못하는 가구를 직접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도 확대 운영한다. 우체국 집배원과 사회복지사 등이 미사용 가구를 방문해 제도 안내와 사용 지원을 제공하며, 지원 대상은 기존 5만9000세대에서 12만2000세대로 확대된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에너지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에너지 위기 가구를 발굴하는 등 취약계층에 대한 에너지복지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삼천리, ‘서교림 효과’에 싱글벙글… 우승 기념 전사 프로모션 돌입

KLPGA 투어에 그야말로 '서교림 돌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2025시즌 신인왕 출신인 서교림 프로(삼천리)가 압도적인 기량으로 시즌 다승 반열에 오르며, 소속팀인 삼천리그룹 역시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신바람을 내고 있습니다. 22일 삼천리에 따르면 서교림 프로는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열린 KLPGA 투어 '인카금융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최종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정상에 올랐다. 1라운드부터 최종 라운드까지 한 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완벽한 승리였다. 2025시즌 KLPGA 신인왕 출신인 서교림 프로는 2026시즌 현재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그는 제18회 두산 매치플레이 공동 3위, 제14회 E1 채리티 오픈 공동 3위, 더 시에나 오픈 2026 준우승(2위) 이후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생애 첫 정규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어 2주 만에 인카금융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우승을 거두며 와이어 투 와이어(Wire-to-wire) 우승을 달성했다. 서 프로는 올 시즌 두 번째 다승자 반열에 합류했으며, KLPGA 투어 대상 포인트 1위, 상금 랭킹 2위로 올라섰다. 또한 평균 퍼트 수 1위(28.97개), 티샷 평균 비거리 5위(252.48야드) 등 롱게임과 숏게임 모두에서 최상위권의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서 프로의 거침없는 질주에 가장 신이 난 곳은 역시 소속팀인 삼천리그룹이다. 삼천리의 외식 사업을 담당하는 SL&C(삼천리ENG 외식사업부문)는 서교림 프로의 우승을 기념해 전 브랜드에서 메뉴 증정 행사를 실시한다. 5만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Chai797은 유린기, 차이 딤섬앤누들바는 레몬 고추 유린기, 호우섬은 크리스피 라페 치킨, 살롱드 호우섬은 새우 가지 강정, 이타마에스시는 혼마구로 붉은살 사시미, 서리재는 단호박 식혜(1인 1음료)를 증정한다. 바른고기 정육점은 불고기·구이메뉴 2인 이상 주문 고객에게 한우 육회를 제공한다. 삼천리그룹의 외식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SL&C는 Chai797, 차이 딤섬앤누들바, 서리재, 이타마에 스시, 호우섬, 바른고기 정육점 등 중식, 한식, 일식을 아우르는 외식 브랜드로 전국에 8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국내 외식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유럽 히트펌프 보급 핵심은 ‘비용 절감’…시공 디지털화·세제 개편 속도

냉난방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해 청정에너지 기술인 '히트펌프' 보급이 전 세계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유럽이 보급의 최대 장벽인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감축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 역시 난방용 히트펌프 도입 촉진을 위해 유럽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한국형 지원 제도를 조속히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한국에너지공단 에너지이슈브리핑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전체 에너지 소비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냉난방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해 히트펌프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유럽 냉난방의 약 70%는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어 히트펌프 전환이 필수적이지만, 비싼 초기 비용(CAPEX)과 운영 비용(OPEX)이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유럽 내 80개 이상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협력체 'Heat Pump Accelerator Platform(HPAP)'은 올해 '히트펌프 비용 감축 기회(Cost reduction opportunities for heat pump)' 보고서를 발표하고 구체적인 돌파구를 제시했다. 유럽이 주목한 첫 번째 해결책은 시공 과정의 효율화다. 현장에서 배관을 복잡하게 연결하는 기존 방식은 인건비 상승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유럽은 공장에서 이미 최적의 세팅을 마친 '박스 패키지형(Plug-and-Play)' 제품을 공급해 현장 설치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아울러 시스템 설계, 인허가 신청, 고객 소통 등 행정 절차 전반에 AI(인공지능)를 접목해 오류와 비용을 최적화하는 '시공 업무 디지털화'를 추진 중이다. 가스보일러 등 기존 업계 인력들이 히트펌프 시공 숙련공으로 조기 전환될 수 있도록 교육 바우처를 지급하는 등 시장 경쟁 유도책도 병행하고 있다. 히트펌프의 높은 에너지 효율에도 불구하고 가스요금 대비 높은 전기요금은 소비자가 전환을 주저하게 만드는 장벽이다. 유럽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 세제를 전면 개편하고 있다. 화석연료에는 탄소세를 무겁게 부과하는 반면, 히트펌프에 쓰이는 전기는 세율을 최소화하고 제품 판매 및 시공비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VAT)를 태양광 수준인 0%까지 감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보조금 지원 문턱도 낮췄다. 대표적으로 독일은 'BEG 프로그램'을 통해 노후 화석연료 난방설비를 히트펌프로 교체할 때 비용의 최대 70%까지 파격적으로 보조하고 있다. EU 차원에서는 이러한 회원국별 모범사례를 공유해 보조금 확대와 절차 간소화를 전방위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가스보일러 대비 높은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가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만큼, 유럽의 이 같은 다각적 비용 절감 대책을 국내 상황에 맞춰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한국은 난방용 히트펌프를 정책적으로 육성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생산부터 설치·운영 전 과정에 걸친 정밀한 비용 분석과 데이터 축적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하기 위해서는 누진제를 적용하지 않는 '히트펌프 전용 요금 체계'를 마련하고, 초기 비용 부담을 완화할 구독 서비스 안착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아파트 중심의 국내 주거 특성을 고려해 신축 건물 및 공동주택에 설치가 가능하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수열·공기열 히트펌프 보급 지원 사업의 세부 실행 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바다로 눈 돌린 태양광…신성이엔지·에스에너지, 해상 모듈 선점 ‘시동’

국내 태양광 제조업체들이 바다 위에 설치할 수 있는 태양광 모듈 개발 사업에 나섰다. 정부가 추진하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목표 달성을 위해 해상도 주요 설치 구역으로 주목받으면서 관련 기술 확보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2일 신성이엔지와 에스에너지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추진하는 '해상 환경 고내구성 태양광 모듈 개발 및 실증' 국가 연구개발(R&D) 과제에 참여한다. 이번 사업은 2026년 4월부터 2029년 3월까지 36개월간 진행되며 정부 지원금 90억원과 민간 부담금 약 39억원 등 총 129억원이 투입된다. 산·학·연 12개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며 해상 전용 고내구성 태양광 모듈 개발과 새만금 내해 실증, KS 인증 획득을 목표로 한다. 정부가 해상 태양광에 주목하는 이유는 육상 부지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내해와 간척호의 태양광 설치 잠재량은 약 10.2GW로 추산된다. 정부가 추진 중인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육상뿐 아니라 해상 공간 활용도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성이엔지는 이번 과제에서 소재·부품 기업들이 개발한 기술을 실제 상용 모듈로 구현하는 공정 기술 개발을 맡는다. 이를 통해 해상 태양광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과 실증 레퍼런스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과제는 단순한 신제품 개발을 넘어 향후 국내 해상 태양광 시장의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의미도 갖는다. 해상 환경은 일반 육상 태양광 설비보다 훨씬 가혹해 염해에 의한 부식과 강풍, 높은 습도 등에 대한 내구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정부는 새만금 내해 실증을 통해 실제 운전 데이터를 확보하고 향후 해상 태양광 표준 마련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신성이엔지는 해상 태양광 외에도 태양광 모듈 재활용·재사용 체계 구축을 위한 AI 기반 전주기 이력관리 기술 개발과 저온 공정·제로버스바 셀 적용 모듈 공정 기술 개발 등 국가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재활용 과제는 폐모듈 자원순환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며, 저온 공정 과제는 차세대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 상용화를 위한 기반 기술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신성이엔지는 건물일체형태양광(BIPV), 솔라스킨, 영농형 태양광, 해상 전용 모듈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하며 설치 환경 다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육상 부지 확보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건물과 농지, 수면, 해상 등으로 태양광 설치 공간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에스에너지는 11개 연구기관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029년까지 염해와 강풍 등 극한 환경에서도 30년 이상 사용 가능한 고내구성 태양광 모듈 개발에 나선다. 목표 효율은 24.3% 수준으로, 향후 새만금 재생에너지 허브 구축 사업과 연계해 대규모 해상 태양광 보급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현재 연구개발(R&D)들은 3~5년 뒤 시장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이와 더불어 여러 방면으로 연구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100GW, 탄소중립, 폐모듈 자원순환 등 정부 정책 방향과 함께 태양광 산업이 나아갈 길을 기업 차원에서도 제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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