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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국산 풍력터빈 실증 기회 필요…공직자 부담 없애야”

김강학 유니슨 회장이 국내 풍력터빈 산업 육성을 위해 서남해 해상풍력 사업에서 국산 터빈의 실증 기회를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국내 기술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감사나 처벌을 우려하지 않고 정책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 회장은 국산 풍력 터빈의 실적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국산 터빈의 주문이 꾸준히 이어지면 생산량이 늘면서 제작비가 내려가고 부품과 정비를 국내에서 해결할 수 있어 유지보수 비용도 줄일 수 있다"며 “결국 발전 단가는 낮추고 해외 의존도는 줄이면서 기술과 일자리는 국내에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연구개발(R&D)로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개발해도 상업 운전 실적이 없으면 민간도 금융도 쉽게 선택할 수 없다"며 “전력 공기업이 주도하는 400메가와트(MW) 규모 서남해 해상풍력 시범단지에서 유니슨과 두산에너빌리티가 국가 R&D로 각각 개발한 10MW급 국산 터빈이 함께 적용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입찰 과정에서 중견·중소기업이 과도한 보증 요건 등으로 참여하기 어렵다며 실증이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시범사업에 단독으로 입찰 참여할까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에 이 대통령은 국산 제품을 정책적으로 지원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감사·처벌 부담을 짚었다. 외산 제품이 더 저렴한데 국산을 우대하는 정책을 펼치면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국내 기업의 기술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가 국산 제품을 사용해 실증 사례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대한민국의 기술과 산업 발전을 위해 제품을 사용하고 성장시키는 것은 정책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감사 과정에서 배임이나 국고손실 등의 문제가 제기될 것을 우려해 공무원들이 시도하지 못할 수 있다"며 “공무원들이 처벌이나 감사, 징계 부담 없이 정책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검토하겠다고 약속하는 것만으로는 일선 공무원들이 움직이기 쉽지 않다"며 “정책 집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제거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우려하는 취지를 잘 감안하겠다"며 “국내에 지금 두산하고 유니슨이 하고 있는데 8MW, 10MW를 허덕허덕 쫓아가고 있다. 이 단계를 넘어서야 주력 산업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상황을 감안해 국산 풍력터빈 산업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GX에 2035년까지 1000조원…저탄소 전환·생산세액공제 지원

정부가 녹색 전환에 앞으로 10년 동안 재정 200조원과 기후금융 790조원을 투입한다. 태양광·풍력·이차전지 부품과 장비에 국내생산세액공제를 도입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는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한다. 정부는 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정부는 녹색 전환을 향한 시장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5대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총 1000조원 규모로 재원을 마련하고 올해부터 2035년까지 투입하기로 했다. 1000조원은 재정 200조원과 기후금융 790조원 등으로 구성된다. 기후대응기금을 대폭 확대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녹색 국채의 제도적 기반과 세부방안을 마련한다. 790조원의 정책금융은 지방과 중소·중견기업에 중점적 배분된다. GX 재정사업은 △산업 탈탄소 전환 △녹색산업 육성 △미래시장 조성·인력양성 △지역성장 견인 △상생·포용 △국민참여 △민간투자 생태계 조성 등 7대 중점분야로 구분하고 투자 성과를 관리한다. 재정 투자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분석하고, 감축인지 예산서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생산세액공제를 비롯한 세제 지원도 확대한다. 태양광과 풍력, 이차전지 등 녹색 전환에 필요한 에너지원의 부품·장비를 국내에서 생산하면 세액을 공제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SMR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순환자원경제법을 개정해 규제특례구역을 신설하고, GX 핵심 기술 보유기업에 대한 인허가 패스트트랙 지원 등 규제 완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철강과 석유화학, 시멘트, 반도체·디스플레이, 정유 등 국내 5대 업종의 주요 공정을 탈탄소 공정으로 전환하도록 지원하고 친환경 원료의 수급·소비를 늘린다. 철강 산업은 세계 최초 수소환원제철 양산을 목표로 2030년까지 연산 30만톤 규모의 수소환원제철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 수소 생산기지 구축 지원과 기업 투자를 전제로 저렴한 전기를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저탄소 철강 인증제도 도입과 공공조달 우대로 저탄소 철강 시장을 창출한다. 석유화학과 정유 산업은 전기 나프타분해시설(NCC) 기술을 개발하고 부생가스·LNG를 대체하거나 바이오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친환경 원료 사용을 확대한다. 시멘트도 배출 저감을 위한 다성분계 혼합시멘트를 개발하는 등 저탄소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는 식각 등 주요 공정에 쓰는 가스를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은 것으로 대체하는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아울러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달성을 목표로 안정적 재생에너지 설비 구축과 발전 단가 인하를 위해 기존 전선을 대용량으로 교체하고 직류 송배전 산업을 육성한다. 수송부문에서는 2035년까지 신규 차량 비율의 70% 이상을 전기·수소차로 확대하기 위해 친환경 연료 보조금 체계를 구축한다. 10대 핵심 녹색산업으로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풍력 △SMR △전력기기 △전력반도체 △히트펌프 △수소 △탄소 포집·이용·저장(CCUS) 등을 꼽고 집중 육성한다. 녹색산업의 세부 기술개발 목표와 방향은 올해 말 탄소중립 기술혁신 종합로드맵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정부는 국가 과제와 기업의 녹색 전환을 연계하는 대표 실천 사례인 '10대 K-GX 시그니처 프로젝트' 추진 방향도 발표했다. K-GSX 시그니처 프로젝트는 △청정에너지 공급망 자립 △국가 주력산업 탈탄소화 △모든 이동수단 전동화 △국민 주거공간 등 4대 분야로 구성된다. 이어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이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 기술 국산화를 주제로, 포스코홀딩스가 철강 GX 기반 탈탄소 산업 생태계 구축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LG전자·삼성전자는 국민 주거 공간의 GX 확산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발제했다.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한 세부 지원 내용도 '기후테크 혁신기업 육성 방향' 관계부처 합동 발표를 통해 이달 중 공개한다. 향후 정부는 민간과 '원팀'으로 협력해 대한민국의 녹색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김재홍 수소연합 회장 “한·미 철강 수소전환 협력 확대해야”

김재홍 한국수소연합 회장이 미국에서 철강 등 탄소 감축이 어려운 산업의 수소 전환을 위한 한·미 협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수소연합은 김 회장이 6~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2026 수소 아메리카 서밋·전시회'에 참석해 한국의 수소정책과 산업 현황을 소개하고 양국 간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고 7일 밝혔다. 김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한국이 2019년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이후 수소경제위원회 출범과 수소법 시행, 청정수소 인증제 및 발전 입찰시장 도입 등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구축해 왔다고 설명했다. 수소 모빌리티와 발전용 연료전지의 상용화 경험을 비롯해 수전해·액화수소 등 생산·공급 분야의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 현황도 소개했다. 특히 최근 국내 수소정책이 실질적인 탄소 감축과 청정수소 시장 구축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청정수소 생산 확대와 수요 창출, 가격 경쟁력 확보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를 비롯해 철강·석유화학 등 탄소 감축이 어려운 산업의 수소 전환을 새로운 수요처로 제시했다. 김 회장은 현대제철과 포스코의 미국 내 제철소 투자 논의를 계기로 양국 협력을 철강 분야의 수소 전환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휴스턴 인근에서 추진되는 청록수소 분야에서도 기술 개발과 표준화 협력을 강화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한국은 수소 모빌리티와 발전용 연료전지에서 축적한 상용화 경험과 자동차·조선·철강 등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한·미 양국이 철강, 청정수소, 청록수소 등에서 실질적인 협력과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미주 지역 수소·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발전 촉진'을 주제로 열렸으며 글로벌 수소·에너지 업계 관계자들이 청정수소와 탄소 포집·활용·저장, 재생에너지 등의 사업화와 투자, 인프라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단독] 태양광 설비확인 지연 여전…처리기간 30일 규정 ‘무색’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발급받기 위해 거쳐야 하는 설비확인 절차가 규정상 처리기간을 계속 넘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너지공단이 외부 용역과 시스템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신청 물량과 비교해 전담 인력 부족으로 사업자들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설비확인을 처리하는 데 걸린 평균 기간은 57.9일로 집계됐다. RPS 설비확인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REC 발급 대상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또한, 건축물 이용 여부나 농업인 자격 등 추가 지원 혜택을 적용해야 하는지를 따져보며 제출서류 등을 심사한다. 태양광 사업자는 REC를 판매해 발전에 따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현행 '공급인증서 발급 및 거래시장 운영에 관한 규칙'은 설비확인 신청을 받은 경우 신청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적합 여부를 검토하도록 하고 있다. 연도별 평균 RPS 설비확인 처리기간을 보면 지난 2021년 38.6일에서 2022년 23.5일, 2023년 25.4일로 줄어 규정상 기간인 30일 이내로 들어왔다. 그러나 2024년 37.1일로 다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7.9일까지 치솟았다. 올해 1~7월 평균도 38.5일로 여전히 30일을 웃돌았다. 다만, 에너지공단은 올해 2분기 신청사업 기준 평균 처리기간이 21.4일, 7월 완료사업 기준으로는 27.1일까지 감소하는 등 최근 처리기간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연말까지 처리기간 단축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문제는 설비확인 신청 규모에 비해 전담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처리한 설비확인은 총 13만5050건에 달한다. 연간 처리 건수는 2021년 2만5863건, 2022년 2만965건, 2023년 2만658건, 2024년 2만3762건, 지난해 2만7281건에 달했다. 반면 올해 설비확인 관련 인력은 사전검토 인력 10명을 포함해 64명이다. 이 가운데 공단 본사와 지역본부 인력은 54명이지만 지역본부 인력은 RPS 설비확인 전담 인력이 아니라 보급·금융지원, 설치의무화 등의 업무를 함께 맡고 있다. 공단은 2022년부터 한국에너지기술인협회와 신재생에너지나눔지기 등을 통해 설비확인 사전검토 외부 용역도 운영해 왔지만 처리 지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전국태양광발전협회는 지난해 11월 공단에 설비확인 기간 단축을 요청했다. 협회는 “설비확인 지연으로 금융지원사업 기한을 초과하는 등 사업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며 “누적된 설비확인 대기 건수를 해소하기 위해 한시적 인력 충원이나 외부 전문기관 위탁을 검토하고, 본부 집중형 처리 구조를 권역별 또는 지역사무소 분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어 “설비확인 심사기한을 법정기준인 30일 이내로 명문화하고, 기한을 초과할 경우 사유서 제출과 처리현황 공개 제도를 마련하는 등 처리기한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에너지공단은 설비확인 속도를 높이기 위해 RPS 시스템 전면 개편과 서류 간소화 발굴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공단은 “광학문자인식(OCR) 적용 서류 확대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반 거리 자동계산 도입 등 업무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알래스카 LNG, 부담을 지렛대로 바꾸려면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이달 6일에도 상업적 합리성을 전제로 검토에 착수한 단계이며, 투자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발표의 의미를 둘러싼 논란과 별개로, 이 시점에서 한국이 이 사업을 어떤 전략적 관점에서 다룰 것인지 근본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지난해 2월, 트럼프 재집권 직후 이 지면을 통해 알래스카가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지평이 될 수 있다고 쓴 바 있다. 필자가 이렇게 주장한 이유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같은 동맹국이자 동아시아의 이른바 에너지 '큰손' 중 하나인 국가에 내밀 청구서에서 알래스카 가스가 빠질 수는 없으리라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요컨대 예상되는 투자 요구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기보다, 한국의 이익을 확보할 협력의 조건을 미리 준비하자는 취지였다. 필자는 지금도 한국이 이 사업의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본다. 워싱턴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에너지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북극 지역에 장기적인 경제적 발판을 마련하며, 우리 산업의 활동 범위를 넓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알래스카 LNG의 직접적인 가치는 공급원뿐 아니라 운송 경로를 다변화하는 데 있다. 북부 노스슬로프의 천연가스를 가스관으로 남부 니키스키까지 옮겨 액화한 뒤 북태평양을 통해 동아시아로 운송하는 구상이다. 이 경로로 한국에 LNG를 도입하면 호르무즈 해협이나 말라카 해협과 같은 초크 포인트를 거칠 필요가 없다. 북극항로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로도 아니다. 북극권 자원을 태평양으로 연결하지만, 북극해를 통과하는 항로 개발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은 에너지 안보와 해양 안보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한국에 특히 의미가 있다. 공급국을 바꾸더라도 지정학적 해상 요충지를 지나야 한다면 위험 분산에는 한계가 있다. 이란 전쟁 이후의 호르무즈 해협 불안정은, 1970년대 석유 위기가 드러냈던 중동발 충격에 대한 취약성이 한국과 같은 에너지 수입국에게 여전히 심각한 도전임을 다시 확인해 줬다. 반면 알래스카는 기존 조달 경로와 다른 선택지를 제공한다. 특정 지역의 불안이 수입 차질로 이어질 때 활용할 수 있는 대안적 선택지를 확보해 두는 것은, 평상시의 가격 비교만으로 충분히 평가하기 어려운 가치다. 더 넓은 차원에서는 한국의 북극 전략과 연결할 필요가 있다. 북극은 자원과 항로,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중첩되는 공간이며, 극궤도 위성의 지상지원 등 우주활동과도 연결되는 전략적 공간이다.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을 선언하는 것과 실제 사업을 통해 경제적으로 연루되는 기제를 구축하는 것은 다른 얘기다. 알래스카의 에너지 기반 시설에 참여하면서 현지 주요 행위자들과의 협력, 인력 교류, 운송과 물류의 경험을 축적한다면 북극권에서 한국의 경제적 활동 기반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한미일 협력을 구체화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미국의 자원과 한국·일본의 수요를 연결하고, 세 나라의 금융과 제조업, 운송 역량을 결합하는 구상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본 최대 발전기업이자 주요 LNG 구매자인 JERA도 지난해 9월 알래스카 LNG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의향서를 체결했다. 이것이 곧 삼국 공동투자의 확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일이 각자 미국과 협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성 평가와 수요 전망을 공유하며 투자와 구매, 운송에서 협력할 방안을 논의함으로써 대미 레버리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산업적 기회 역시 가스 수입에 한정되지 않는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알래스카 LNG 사업을 주도하는 개발사 글렌파네는 지난해 12월 강재 공급과 LNG 장기 도입, 투자 참여를 포함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발표했다. 이는 에너지 인프라 건설과 철강산업의 연계를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의 참여를 플랜트 건설과 기자재, LNG 운반선과 해운 서비스까지 연결할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나아가 부산·울산·여수·광양 등 국내 항만과 에너지 기반시설을 활용한 저장·운송·거래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해외 사업의 성과가 국내 산업과 지역의 기회로 돌아오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이러한 가능성이 높은 초기 투자비와 건설 지연의 위험을 완전히 상쇄해 주지는 않는다. 전략적 가치가 있다는 이유로 어떤 조건의 투자라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러나 위험을 확인하는 데서 멈추기보다 리스크를 줄여 사업을 성립시키고, 그 성과가 국내 경제에도 돌아오도록 조건을 만드는 전략이 절실하다. 미국 측의 위험 분담, 장기 도입가격과 물량, 우리 기업의 참여 범위를 구체화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부담을 지렛대로 바꾸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실행 방안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bienns@ekn.kr

[2026 국감] “지역별 전기요금제, 특정 기업에 수천억 이익 줄 것”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지역별 전기요금제가 기업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기보다 특정 지역에 이미 자리 잡은 대기업에 대규모 혜택을 주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연내 도입을 추진하는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를 두고 “성립할 수 없는 요금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기후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8월 26일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설계안을 공개하고 공청회를 열었다. 정부 초안은 전국을 남부권과 중부권, 수도권 남부, 수도권 북부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별 산업용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도권에서 가장 먼 남부권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최대 18원(10%), 중부권은 최대 15원(약 8.2%), 수도권 북부는 최대 10원(약 5.5%) 각각 인하하는 방안이다. 전력 생산지에서 전력을 소비하는 '지산지소'를 확대하는 동시에 기업의 지방 이전을 유도해 균형성장과 산업경쟁력 회복을 꾀하겠다는 취지다. 곽 의원은 그러나 산업용 전기요금에 지산지소 개념을 적용하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기공학·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고 지역 구분 기준도 전기와 무관한 지방우대지수"라며 “사실상 정책 구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특정 기업에 과도한 혜택이 돌아갈 가능성도 제기했다. 곽 의원실이 한전에서 제출받은 전력판매량 상위 기업 자료에 권역별 최대 인하폭을 적용한 결과 상위 5개 법인의 연간 전기요금 할인액은 최대 3628억원으로 추산됐다. 정부가 제도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4년간 적용할 경우 할인 규모는 1조4513억원에 달한다. 곽 의원은 “전기요금 규정을 변경하면 일반 회사와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독점적 사업자가 판매하는 전기를 특정 회사에는 싸게 팔고 다른 회사에는 비싸게 판다면 전기 판매를 통한 부의 이전"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지역별 송전비용을 산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김 장관은 “어느 발전소에서 현재 전력이 어느 지역으로 어떻게 흐르는지 알 수 있고, 그것이 송전비용을 결정하는 기본값이 된다"며 “전기가 섞인다는 표현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송전비용을 계산하고 측정하는 것은 가능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역별 전기요금의 차등 폭을 송전비용만으로 결정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김 장관은 “산업용 전기요금 제도는 송전망을 이용한 송전비용과 각 지역의 전력자립도, 국가균형발전지수 등 세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수자원공사, 태양광·소수력 묶어 RE100 시장에 물량 푼다

한국수자원공사가 태양광 발전과 소규모 수력발전을 묶어 기업의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이행을 위한 전력 물량으로 공급한다. 지역별 소규모 발전원을 묶어 기업의 참여 문턱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수자원공사는 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6 워터백 인사이트' 세미나를 열고 올해 신규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입찰 계획을 공개했다. 수자원공사가 현재 보유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115개 발전소, 총 1478메가와트(MW) 규모다. 올해는 신규 태양광과 기존 소수력 발전소를 묶어 총 47메가와트(MW) 규모의 전력을 RE100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입찰은 한강·금강·영산강·섬진강·낙동강 등 유역을 기준으로 지역제한 입찰을 실시한다. 발전소 여러 곳의 전력을 하나로 묶어 해당 권역에 사업장을 둔 기업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와 별도로 약 1MW 규모 소수력 발전소는 전국 단위 입찰을 진행해 소규모 기업의 참여 기회도 확대한다. 한강 유역에서는 총 18MW를 공급한다. 현재 조성이 추진되고 있는 아라뱃길 자전거도로 태양광 11.7MW와 운영 중인 소수력발전소 4곳을 묶었다. 서울·인천·경기·강원·충북에 전기사용장소를 둔 기업이 참여할 수 있다. 최소 입찰단가는 킬로와트시(kWh)당 175.5원이다. 금강 유역에서는 보령 수상태양광 2단계 3.2MW와 소수력발전소 7곳 등 총 8.6MW를 공급한다. 대전·세종·충남·충북·전북 지역 기업이 대상이며 최소 입찰단가는 kWh당 172원이다. 영산강·섬진강 유역은 신규 태양광 없이 기존 소수력발전소 7곳의 전력을 묶어 총 4.2MW 규모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전북 기업이 참여할 수 있으며 최소 입찰단가는 kWh당 169.8원이다. 낙동강 유역에서는 군위 수상태양광 3MW와 소수력발전소 12곳을 묶어 총 14.5MW를 공급한다.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소재 기업이 대상이다. 최소 입찰단가는 kWh당 172.6원이다. 지역제한 입찰과 별도로 반변 소수력발전소 약 1MW도 전국 입찰에 부친다. 최소 입찰단가는 kWh당 171.1원이다. 계약기간은 사업 모두 공급 개시일부터 20년이다. 김정호 수자원공사 차장은 “올해는 신규 태양광과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소수력 총 47MW 규모를 공급할 예정"이라며 “소규모 참여 기업을 확대하기 위해 1MW급 물량은 전국 입찰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앞서 보유한 재생에너지 발전원을 활용해 기업과 직접 PPA를 확대해왔다. 삼성전자와 시화호조력발전소(254MW), 롯데케미칼과 합천댐 수상태양광 2단계(20MW), 네이버와 용담제2수력(2.3MW)을 활용한 계약을 맺었다. 남강댐 수력발전(18MW)은 SK하이닉스에, 안동댐 소수력발전(1.5MW)은 우리은행에 각각 공급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앞으로 공급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 차장은 “20MW를 초과하는 대규모 수력은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며 “향후 1000W 이상의 자원을 공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026 국감] 12차 전기본 원전 공론화 두고 논란…“시간 끌기” vs “필요한 절차”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에 앞서 정부가 추진하는 원전 공론화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미 원전을 포함한 전원 구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 상황에서 별도의 공론화를 추진하는 것은 12차 전기본 수립을 늦추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원전 정책을 변경하려면 국민 의견을 다시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6일 기후에너지환경부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열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12차 전기본 적용 기간은 올해부터 2040년까지인데 올해가 다 지나가는데도 나오지 않고 있다"며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수요 예측을 다시 하겠다며 10월 말까지 미뤘다가 지난달에는 원전 역할 공론화를 이유로 다시 3개월을 미뤘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동안 정부가 12차 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일곱 차례 토론회를 진행하며 원전의 역할 등을 논의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이미 일곱 차례 토론회를 하면서 원전의 역할에 대한 내용도 다뤘는데 갑자기 또 원전 공론화를 하겠다며 3개월을 미루는 것을 국민들이 납득하겠느냐"며 “원전 반대 단체의 눈치를 보거나 원전이 마음에 들지 않아 시간을 끄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공론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당초 12차 전기본 정부안을 대략 10월께 확정하려고 했다"며 “11차 전기본의 원전 결정을 여론조사 정도로 확정한 것을 두고 너무 졸속이라는 문제 제기가 꽤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론화 전문가들과 상의했더니 최소 3개월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12차 전기본은 오롯이 이재명 정부에서의 에너지 정책이기 때문에 2~3개월 늦어지더라도 원전에 대한 국민의 의식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론화 과정에서 신규 원전의 구체적인 건설 규모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공론화 방침에 힘을 실었다. 박 의원은 “2017년 이미 한 차례 공론화를 했고 당시 신고리 5·6호기는 건설을 계속하되 앞으로 원전 건설을 중단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결론이었다"며 “국민적 여론을 모아 결정한 사안에 대해 다른 결정을 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시점에서 다시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이 문제에 진지하게 접근하려는 기후부의 노력은 꼭 필요하다"며 “신중하게 절차를 가져간다고 해서 전기본이 지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박 의원은 12차 전기본의 전력수요 전망과 관련해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과도하게 반영됐을 가능성을 지적하며 면밀한 검토를 주문했다. 12차 전기본 수립에 참여하는 위원 명단 공개 여부를 두고도 충돌이 벌어졌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전기 정책을 수립하는 전기본에 누가 참여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국회의 책무"라며 명단 제출을 요구했고, 나경원 의원도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가세했다. 이에 김 장관은 “과거 윤석열 정부 때는 왜 제출하지 않았느냐"며 “명단이 공개되면 온갖 연락이 가는 등 잡음이 많이 생겼던 것이 과거부터의 관행"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가 기밀이 아닌 것은 맞다"며 필요할 경우 적절한 방식으로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026 국감] 김정관 산업장관 “알래스카 LNG, 중동전쟁으로 검토…상업적 합리성 전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올해 중동전쟁을 거치면서 미국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한국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략적 판단을 하게 됐다"면서도 “알래스카 LNG는 '상업적 합리성'을 전제로 검토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관해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답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미 알래스카주 북부에서 뽑은 천연가스를 길이 1300km의 배관을 통해 남부로 보낸 뒤 항만을 거쳐 수출하는 사업 인프라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한미 양국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해 '투자 검토를 시작한다'는 문구를 지난달 30일 한국의 대미투자에 관한 팩트시트에 담았다. 김 장관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그동안 한국 정부의 참여 검토 대상이 아니었지만, 중동전쟁으로 알래스카 LNG에 대한 전략적 가치가 생겼다고 판단했다"며 “중동에서 LNG를 들이지 못하고, 걸프만에서 운반하는 것도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서 들여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정학적 변수로 중동을 비롯한 특정 지역에서 LNG를 수급하기 어려워졌을 때 알래스카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한 LNG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미 간 대미투자 협상의 일환으로 거론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540억달러 투자가 확정된 것처럼 발언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최수진 의원은 “상업적 합리성 검증이 완료되지 않았는데도 대미투자 한미 팩트시트에는 (투자 검토에 착수하는데) '동의한다'는 표현이 들어갔다"며 “한미 간 외교 신뢰에는 큰 타격이고, 전임 문재인 정부와 현임 이재명 정부 초기에도 (투자 검토 착수 동의 문구가) 없었는데 이번에 왜 들어갔냐"고 질의했다. 특히 최 의원은 올해 5월 대미투자 1~3호 사업에 대한 타당성 용역을 발주했고, 지난해 6월에는 산업통상부와 한국가스공사 실무자들이 알래스카 LNG 사업성을 검토하기 위해 현지를 방문했다는 점을 들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이미 대미투자 3호로 염두에 둔 것 아니냐고 최 의원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알래스카 LNG를 둘러싼 여건이 과거와 달라져 투자 여부 검토를 착수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달 22일 김 장관이 상임위에 비공개 보고한 이후 달라진 내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지난해 11월 국회 산자중기위 전체회의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상업적 합리성이 낮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그렇지만 그간의 민간 중심 참여 방식에서 벗어나 미 연방정부가 알래스카 LNG를 주도하겠다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점까지 산업부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5월 타당성 검증 용역을 발주한) 대미투자 2·3호 사업은 알래스카 LNG가 아닌 다른 프로젝트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검토 착수(working)라는 표현이 담긴 팩트시트는 국회 비공개 보고에서 처음 공개했던 그대로로, 숨긴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 의원은 “40년 동안 통상당국이 지킨 원칙을 허물고 양국 합의문에 '동의' 표현을 넣어 통상 참사가 좌초됐다고 생각한다"며 “산자중기위원회 차원에서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해 대미투자 협상의 모든 절차를 투명히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여당은 주질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한미 양국의 대미투자 협상 내용에 대한 지난달 비공개 보고 내용이 녹취록 형태로 유출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산자중기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번 산자위에서 산업부의 대미전략투자 관련 비공개 보고가 이뤄진 이후 회의 녹취록이 유출되고 그것이 바로 기사화되는 굉장히 큰 문제가 있었다“며 "상임위 차원에서 조치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위원회 차원에서 고발·수사 촉구가 분명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원 산자중기위원장(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대해 "상당한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두철미하게 관리하겠다“고 정리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반도체 클러스터의 입지를 호남권으로 정한 것이 기업의 선택이었는지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는 기업이 반도체 팹을 건설할 입지를 호남으로 결정했다고 하지만, 기업은 정부가 호남으로 결정했다는 입장"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물어본 결과, 호남권 반도체 팹 건설은 전력과 용수 문제 때문에 어렵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은 “산업통상부에서 받은 자료에는 기업이 먼저 호남에 투자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언급이 나와 기업에 서남권 투자계획에 관해 물어보니, 기업 측은 먼저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두고 투자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고 반박했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자료 제출과 증인 채택 문제에 대해서도 야당은 문제를 제기했다. 야당 측 산자중기위 위원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이번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려고 했지만 채택이 최종 불발됐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국감에 증인이 한명이다. 이런 국정감사는 처음"이라며 “특히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와 관련해 저희가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증인들을 요청했지만 다 묵살돼 그 경위를 알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장철민 의원은 “이재용·최태원 회장을 출석하게 해달라는 요구 외에 담당자를 증인으로 요구하는 야당의 입장을 듣진 못했다"고 반박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2026 국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놓고 여야 공방…전력·용수 공급 쟁점

메가프로젝트로 추진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두고 여야가 국정감사에서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기업에 호남 투자를 사실상 강요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전력·용수 공급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과 경부축에 집중된 산업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국가균형발전 정책이라며 맞섰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6일 기후에너지환경부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열었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해 “정부는 호남이 가장 좋다고 판단하신 것이고, 저는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 권한을 가지고 있는 곳에서 잘해 주시면 저희는 거기다 짓겠다"고 발언한 점을 거론했다. 윤 의원은 김성환 기후부 장관에게 “이 발언 취지가 기업이 결정했다고 들리느냐, 아니면 정부가 입지를 결정했다고 들리느냐"고 물었다. 이어 “기업은 정부가 결정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고 정부는 기업이 결정했다고 한다"며 최초 논의 시점과 호남 외 후보지 검토 여부, 입지 검토 자료 등이 제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이 부분은 산업통상부 소관이라 세부적인 내용을 잘 알고 있지 못해 답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면서도 “호남에 반도체 공장이 들어갈 때 전력과 용수가 가능한지에 대한 산업부와 실무 부처 간 논의는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전력 공급 일정도 도마에 올랐다. 윤 의원은 정부가 당초 2029년 말까지로 제시했던 1단계 전력 공급선로 구축 목표를 2028년으로 앞당긴 점을 거론하며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따라 고무줄처럼 공사 기간을 1년 당겨서 하겠다고 발표한다"고 비판했다. 최근 10년간 준공된 345kV 지중 송전사업을 분석하면 실제 착공부터 준공까지 평균 4년8개월이 걸렸다는 주장도 내놨다. 김 장관은 “영광 한빛원전에서 신광주변전소까지 가는 345kV 전력선이 있고 거기에서 분기하는 방식"이라며 “공사도 32㎞ 구간을 한 회사가 전부 하느냐, 10㎞ 단위 또는 500m 단위로 끊느냐에 따라 공기를 단축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한빛원전의 이용률과 태양광·풍력의 발전량이 변동하는 문제를 제시하면서 반도체 클러스터가 필요로 하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역시 장시간 안정적인 전력을 요구하는 반도체 산업의 대안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루 65만t 규모로 거론되는 용수 공급에 대해서는가뭄 발생 시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호남은 그동안 산업 수요가 없어서 호남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올려보내는 일만 해왔다"며 “평균하면 대략 3~5GW 가까이가 호남에서 생산돼 수도권 공급용으로 쓰여온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남에서 생산된 전기가 호남에서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라며 “많은 전문가들이 검토해 본 결과 현재 호남에 4GW의 전력을 공급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는 분석"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국가균형발전과 기업 경쟁력을 동시에 고려한 정책이라고 평가하며 김 장관을 간접적으로 지원했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정책이 단지 호남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라며 “한국의 경제 성장은 주로 수도권과 남동 임해지역, 경부축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고 호남과 일부 농어촌 지역은 발전과 성장의 소외지역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첨단산업은 전력과 용수, 부지가 매우 중요한데 이미 개발된 지역에서는 더는 전력과 용수를 조달하기 어렵다"며 상대적으로 개발 여력이 남은 호남의 입지 경쟁력을 강조했다. 특히 신 의원은 “대기업 팔 비틀기라고 이야기하고 정치적 결정이라고 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합리적인 정책 결정"이라며 “호남 반도체 산단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정부와 기업의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안호영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강요에 의해 기업이 어쩔 수 없이 한다고 보는 시각은 사안의 본질과 다르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반도체 기업의 신속한 투자 필요성과 글로벌 경쟁력,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세 요소가 함께 고려된 사업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기업이 입지를 정한 뒤 전력망과 용수가 제대로 공급되는지는 사업 성공을 위해 정부가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장관은 “정부의 권유나 의견이 있더라도 경제력이나 사업성이 없으면 기업이 거기를 선택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호남의 용수 여건에 대해서는 “물이 부족한 게 아니라 산업적 인프라가 매우 부족했기 때문에 생겼던 일"이라며 “호남 반도체와 관련한 전력 2~3GW, 용수 65만t은 새로운 산업적 수요를 고려해도 충분히 가능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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