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가스는 주요 발전원이다. 국내 발전량의 약 30%를 차지한다. 가스발전의 가장 큰 장점은 기동성이다. 빠른 시간에 터빈을 가동시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고, 반대로 재빨리 중단도 할 수 있다. 이 장점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조화를 갖는다. 갑자기 구름이 끼거나 바람이 불지 않아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이 중단되면, 재빨리 가스발전을 가동시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탄소중립 시대에 치명적 단점이 생겼다. 탄소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가스 성분인 메탄(CH₄)은 석탄이나 석유보다 배출량은 적지만 그래도 연소 시 탄소가 배출된다. 이 때문에 에너지전환 및 탄소중립 시대에 사라져야 할 에너지원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천연가스는 이러한 장점과 단점 때문에 이재명 정부에서 애매한 취급을 받고 있다. 이 정부는 재생에너지 대규모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가스발전이 필요하다. 그런데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어 동시에 퇴출 대상이기도 하다. 이처럼 천연가스에 대한 이 정부의 모호한 취급이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4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이서진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가스공사의 가스산업 인사이트에 기고한 '지정학적 불확실성 시대, LNG 수급 안정의 조건' 글을 통해 국내 천연가스(LNG) 수요 전망의 불확실성이 에너지 안보를 흔들 수 있는 핵심 취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스발전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메워주는 대표적인 계통 유연성 자원이다. 또한 AI 산업 활성화와 대규모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전이나 재생에너지 공급 속도가 이를 따라잡지 못할 경우 가스발전의 부담은 예측치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만약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천연가스 감축 효과만을 기계적으로 전제해 천연가스 수요를 과소 추정할 경우, 실제 수급 현장에서 심각한 천연가스 부족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 이 교수는 “국내 천연가스 조달 구조상 수요 전망의 불확실성은 곧장 장기 공급계약 체결의 위축으로 이어지며, 이는 결국 변동성이 극심한 글로벌 현물 시장(Spot Market)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국내 물가와 산업 경쟁력 전반에 심각한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전망이 불확실해지면 LNG 구매처는 과잉 계약에 따른 재고 부담을 극도로 경계하게 된다. 이로 인해 안정적인 물량과 가격을 보장받는 10~20년 단위의 장기 공급계약 맺기를 주저하게 되고, 부족한 물량을 단기 현물시장에서 조달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이 위험성이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극명하게 드러났고, 이번 미국과 이란 간의 중동 전쟁에서 또 드러났다. 2022년에 현물가격은 10배가 뛰었고, 올해는 2배가 뛰었다. 이 교수는 불확실성으로 인한 에너지 안보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선 국제 조달 전략의 다변화와 더불어 국내 전력·에너지 정책 간의 정합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제유가 연동제가 주를 이루는 기존 장기계약 구조에서 벗어나, 미국산 LNG 등 헨리허브(Henry Hub) 기반의 허브연동 물량을 적절히 확보함으로써 고유가 충격을 분산하는 가격 헤지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천연가스수급계획의 정합성이 필요하다. 현재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수립 중인 12차 전기본에는 탄소중립을 위해 신규 가스발전이 담기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16차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을 수립하는 산업통상부는 기후부의 기조를 그대로 반영할지를 놓고 고심 중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가스발전을 단순한 감축 대상이 아닌 계통 안정화를 위한 필수 보완 자원으로 재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정 수준의 장기계약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며 “불확실성에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략적 비축 역량을 키우고 저장 인프라를 조기에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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