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를 깨고 다시 대립하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국내 기름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싱가포르 석유제품 도매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조만간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중동 두바이유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8달러 오른 72.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6월 15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하락세를 타던 두바이유 가격은 7월 2일 63.3달러까지 떨어지며 전쟁 직전 수준을 밑돌기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있던 유조선들이 잇따라 출항하며 일시적으로 공급 물량이 몰린 영향이다. 그러나 7월 들어 양국의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무력 충돌로 이어지자, 두바이유 가격은 7월 8일 70.2달러로 올라선 데 이어 13일에는 72.3달러까지 치솟았다. 국내 유가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싱가포르 석유제품 도매가격도 하락세를 멈추고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했다. 휘발유(옥탄가 92 RON) 가격은 지난 7월 2일 배럴당 94달러대로 떨어지며 안정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13일 기준 96.8달러로 다시 올랐다. 경유(황함량 0.001%) 가격 역시 7월 초 114달러 선까지 떨어졌으나 13일에는 132.8달러로 급등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최대의 석유 거래 허브로, 이곳의 도매가격은 아시아 석유 시장의 기준이 된다. 국내 정유사들 역시 싱가포르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국내 공급가를 책정하기 때문에, 수일 내로 국내 주유소 판매 가격도 상승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까지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왔다. 오피넷 기준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 5월 20일 리터당 2011.3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해 이달 13일 1878.9원까지 내려왔다. 경유 가격도 5월 21일 2005.9원 이후 계속 하락해 이달 13일 1863.9원을 기록 중이다. 특히 향후 경유 가격의 상승 폭이 더 가파를 것으로 우려된다. 경유 생산에 적합한 중동 원유의 수급길이 다시 막힌 데다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폭격 여파로 러시아가 지난 8일부터 경유 수출을 전면 금지했기 때문이다. 기름값 급등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조정 주기도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최고가격제는 정유사의 판매 가격에 상한을 두는 제도로 현재는 4주 주기로 고시된다. 지난 6월 26일 지정된 상한가격은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이다. 원래 다음 고시 주기는 7월 24일이지만, 시장 가격이 급격히 치솟을 경우 정부는 이보다 앞서 상한가를 조기 조정할 수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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