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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빈 전 한전 부사장, 남동발전 사장 취임

이현빈 전 한국전력 경영관리부사장이 제10대 한국남동발전 사장으로 취임했다. 남동발전은 이현빈 사장이 2일 경남 진주 본사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신임 사장은 한전 경영관리부사장, 한전공대설립단장, 인사처장 등을 지냈다. 이 사장은 “우리 회사가 에너지전환에 앞장서고, 발전공기업의 새로운 성장 과정에서도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임직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경영에 적극 반영하겠다"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라는 본연의 책임을 다하면서, 변화하는 에너지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12차 전기본 신규 원전 놓고 국민 의견 수렴…공론화위 출범

정부가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국민 의견 수렴에 본격 착수한다. 반도체·인공지능(AI) 등 메가프로젝트 추진으로 늘어난 전력수요를 채우기 위해 원전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할지 약 3개월간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그 결과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위한 원전 공론화위원회' 위원 위촉식을 열고 공론화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지난달 22일 국무회의에 보고된 원전 공론화 추진계획 따라 구성됐다. 앞으로 공론화 기본 방향과 세부 절차를 마련하고 시민참여단을 중심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결과를 정부에 권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위원장에는 은재호 한국외대 겸임교수가 위촉됐다. 은 위원장은 한국갈등학회장과 다수 정부부처의 갈등관리심의위원 및 위원장을 역임한 갈등관리 전문가다.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당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당시에도 전문가로 침야헤 공론화 방식을 제안한 바 있다. 위원회는 은 위원장을 포함해 총 9명으로 구성됐다. 인문사회·과학기술·조사통계·갈등관리·에너지 분야별 단체로부터 원전 이해관계자가 아닌 인사를 추천받아 위원 8명을 위촉했다. 원전 분야 전문가들은 별도의 전문위원회에 참여해 원전과 전력수급 등 숙의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공론화위원회는 앞으로 대표성을 갖춘 시민참여단을 구성하고 학습·숙의 자료를 제작한다. 이후 숙의토론과 공개토론회, 온라인 의견수렴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 의견을 모아 공론화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이번 공론화의 핵심 쟁점은 급증하는 전력수요와 탄소중립 과정에서 신규 원전이 어느 정도 필요한지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앞선 12차 전기본 논의에서 반도체·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반영해 2040년 최대전력 수요를 158.4~165.0기가와트(GW)로 제시했다.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와 석탄발전 감축 계획도 잇따라 공개한 상태다. 공론화 결과는 연말 확정 예정인 12차 전기본에 반영된다. 다만 전력수요와 재생에너지·석탄발전의 밑그림이 상당 부분 제시된 뒤 원전 공론화가 진행되면서 전기본 확정 일정이 늦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론화 결과에 따라 앞서 제시된 발전원별 계획이 일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환경단체들은 공론화 절차를 주시하고 있다. 일부 단체는 정부가 이미 원전의 필요성을 전제로 정책 방향을 설정한 상태에서 공론화를 추진하는 것은 신규 원전 확대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공론화위원회의 독립적인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탄소중립, 경제성, 안전성 등 에너지 수급에서 고려해야 할 다양한 요소에 대해 국민들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숙의할 수 있도록 절차를 공정하게 관리해달라"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원전종주국이 인정한 K-원전, 이제 준비의 시간이다

1978년 4월, 고리 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우리나라 첫 원전이었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주도했다. 우리는 공사 현장에서 어깨너머로 기술을 배웠다. 1990년대 한빛 3·4호기에서 기술자립의 첫발을 뗐고, 2009년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에 이어 지난해에는 체코 신규 원전 사업까지 수주했다. 고리 1호기 이후 반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 우리가 원전의 본고장 미국에 원전을 짓는 길을 열었다. 지난 1일 한미 양국은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최대 1200억 달러를 들여 미국에 대형 원전 8기를 짓는다. 이 중 2기가 우리 APR1400이다. 한국형 원전이 미국 본토에 들어서는 첫 사례다. 원전 기술을 배워 온 나라가 이제 원전종주국의 시장에 진출하는 셈이다. 우리 원자력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다. 상징적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한국의 원전 기술력과 시공 역량을 인정하고 전략적 동반자로 선택한 것이다. APR1400은 이미 2019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을 받았다. 외국 노형으로는 처음이었다.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4기를 성공적으로 지은 실적도 있다. APR1400 2기가 전부가 아니다. 나머지 AP1000 6기에도 국내 설계·시공 기업과 기자재 기업의 참여가 추진된다. 노형 하나를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 원전 공급망과 건설시장에 들어가는 것이다. 미국 역시 무너진 원전 공급망과 건설 역량을 복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의 기술력과 건설 경험이 미국의 원전 확대와 맞물리는 이유다. 원전은 이제 국가 전략기술이 됐다. 필요한 기술과 공급망을 가진 나라는 협상장에서 목소리가 커진다. 반도체와 조선에 이어 원전이 한미 경제안보 협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한미 원자력협력과 원전 외교에서도 우리의 발언권은 한층 커질 것이다. 그러나 기회의 문이 열렸다고 결실이 저절로 따라오지는 않는다. 국내 신규 원전 건설과 체코 원전 사업이 추진되는 가운데 미국 사업까지 더해진다. 여러 사업을 함께 해내려면 우리 기업의 역량을 키우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를 미리 갖춰야 한다. 첫째, 미국의 품질보증과 인증 체계를 갖춰야 한다. 미국 원전에 기자재를 공급하려면 연방규정이 정한 원자력 품질보증 요건과 관련 인증을 충족해야 한다. 안전 관련 결함을 규제기관에 보고할 법적 의무도 따른다. 대기업은 미국 원전에 주기기를 공급한 경험이 있다. 문제는 수많은 중소 협력사다. 정부가 이들 기업의 인증 취득 비용과 품질 전문인력 양성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둘째, 현지 법과 건설제도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은 연방법뿐 아니라 주(州)별로 건설과 노동 관련 제도가 다르다. 인허가 절차, 현장 안전기준, 노무 관행도 우리와 다르다. 사업 초기부터 현지 법률과 인허가, 노무제도에 정통한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공기와 비용의 불확실성을 제도로 관리해야 한다. 미국 보글 3·4호기는 공기 지연과 비용 증가가 신규 원전 사업의 가장 큰 위험임을 보여줬다. 미국 정부가 신규 원전 인허가 기간을 대폭 줄이겠다고 밝힌 만큼, 이를 이번 사업에 실제로 적용해야 한다. 한미 양국은 원전 사업 부지에 적용되는 연방법과 주법, 인허가 절차와 규제기관 간 관계를 미리 정리해야 한다. 불필요한 중복 절차를 줄이는 특례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우리 기업 역시 설계 확정과 기자재 조달을 철저히 준비해 공기를 지켜야 한다. 공기 지연과 비용 증가의 위험을 어느 한쪽에 떠넘기지 않는 합리적 분담 체계도 필요하다. 넷째, 우리 근로자를 보호할 제도를 갖춰야 한다. 지난해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에서 불거진 한국인 근로자 비자 문제는 해외 대형 사업에서 근로자의 법적 지위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줬다. 원전은 장기간 고도의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착공 전에 기술인력의 입국과 근무를 보장하는 비자·취업허가 체계를 양국이 합의해야 한다. 현지 산업재해 보장과 법률 지원 체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반세기 전 우리는 배우는 나라였다. 이제 미국과 함께 원전을 건설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기회는 준비된 나라의 몫이다. 정부는 제도로, 기업은 역량으로 답해야 한다. 미국 원전시장 진출의 성패는 계약이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되는 준비에 달려 있다. 이제는 준비의 시간이다. 문주현

나주, 인공태양으로 미래 에너지 판 짠다

나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나주시가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에너지를 지역의 기존 에너지산업 기반과 연결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연구시설 유치에 그치지 않고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 전문인력을 한곳에 모아 핵융합 기술의 연구개발부터 산업화와 실증, 장기적으로는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지난달 30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에서 열린 '나주 글로벌 에너지포럼 2026' 인공태양 세션에서 '인공태양으로 바뀌는 나주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은 전략을 제시했다. 이날 세션에는 영국 STEP Fusion 하워드 윌슨 과학기술총괄이사를 비롯해 황용석 서울대 교수, 오영국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 양형렬 K-문샷 프로젝트 핵융합 분야 PD 등 국내외 핵융합 전문가들이 참여해 기술개발 동향과 상용화 과제,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 방향 등을 논의했다. 윤 시장이 핵융합 에너지에 주목한 배경에는 AI와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첨단산업이 지역과 국가 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산업시설뿐 아니라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 기반도 함께 갖춰야 한다는 판단이다. 특히 윤 시장은 미래산업 확대와 함께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안정적이면서도 무탄소인 미래 전원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해법 가운데 하나가 핵융합 에너지다. 세계 주요국이 핵융합 발전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기술개발과 실증 경쟁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연구성과를 실제 산업과 전력 생산으로 연결하기 위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윤 시장은 “AI와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미래 첨단산업 투자가 확대되면서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할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 기반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며 “미래산업 투자와 함께 안정적이고 무탄소인 미래 전원 확보 전략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주가 가진 기존 에너지산업 기반도 핵융합 생태계 구축의 토대로 제시됐다. 빛가람혁신도시에는 한국전력을 비롯해 전력거래소, 한전KDN, 한전KPS 등 전력 관련 공공기관이 자리하고 있으며,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와 에너지 분야 연구·교육기관, 관련 기업들이 집적해 있다. 여기에 인공태양 연구시설과 핵융합 분야 연구 역량을 결합하면 단순히 연구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넘어 연구개발과 기업 유치, 전문인력 양성, 실증과 사업화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에너지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나주시의 구상이다. 발전 전략도 단계적으로 제시했다. 인공태양 연구시설을 출발점으로 연구단지를 조성하고, 이후 핵융합 소재·부품·장비와 첨단기술 기업이 모이는 산업클러스터로 확대하면서 연구성과의 실증과 사업화, 장기적인 핵융합 발전 상용화 기반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나주를 단순히 연구시설이 위치한 지역이 아니라 핵융합 기술과 기업, 인재가 모이고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에너지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윤 시장은 지역의 노력만으로는 핵융합 산업화를 앞당기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도 요청했다. 인공태양 연구시설을 중심으로 연구기관과 기업을 체계적으로 집적하고 연구개발에서 실증·사업화까지 연결할 수 있도록 나주를 핵융합 연구개발특구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제안하면서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핵융합 핵심기술 확보와 연구시설 구축, 전문인력 양성, 관련 기업 육성이 각각 별개의 사업으로 추진되기보다 하나의 국가 산업전략 안에서 연계돼야 한다는 취지다. 윤병태 시장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워가는 상황에서 미래산업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인지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며 “인공태양 연구시설을 중심으로 핵융합 기술개발과 산업화를 앞당긴다면 나주는 미래산업을 뒷받침하는 에너지 거점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에너지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핵심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주에 대한 국가의 핵융합 투자는 하나의 지역사업을 지원하는 차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에너지 기술 경쟁력과 미래 첨단산업 기반을 함께 준비하는 전략적 투자"라며 “연구와 기업, 인재와 산업이 연결되는 핵융합 생태계를 착실하게 만들어 세계의 연구자와 기업이 찾고 청년들이 미래를 꿈꾸는 글로벌 핵융합 에너지 도시로 나주를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나주시는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사업' 부지로 최종 선정돼 왕곡면 에너지국가산업단지 인접 지역에 핵융합 에너지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할 연구시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사업 추진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며, 10월 중 조사가 마무리되면 2027년부터 연구시설 구축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김성환 기후장관 “내년 재생에너지 10GW 이상 늘어날 것…제도적 기반 충분”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내년부터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가 연간 10기가와트(GW) 이상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달성을 위해 그동안 추진해온 제도 개편이 실제 보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김 장관은 1일 세종 기후부 청사에서 열린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부터는 10GW 이상의 재생에너지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비행기가 뜨기는 어렵지만 뜨고 나면 멀리 갈 수 있다. 지금은 그 단계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기후부에 따르면 지난해 재생에너지가 3.8GW 정도 늘어났고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증가 규모가 올해의 세 배 가까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본 셈이다. 기후부는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100GW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설비 규모가 40GW에 조금 못 미치는 만큼 앞으로 남은 기간 약 60GW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김 장관도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과제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앞으로 남은 기간 60GW를 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쉽지 않은 숙제"라면서도 “그동안 여러 가지 제도적 개선 대책을 만드는 데 집중해 왔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태양광 이격거리 제한과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개편, 햇빛소득마을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정비 등을 언급했다. 기존 송전망을 새로 건설하지 않고도 재생에너지 접속 여력을 높이는 전력망 혁신 대책 역시 보급 확대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으로 꼽았다. 김 장관은 “제도적 기반을 충분히 깔았고 태양광은 상대적으로 빠르지만 사업에 최소 6개월에서 1~2년 이상 걸린다"며 “곳곳에서 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호남에도 접속하지 못한 채 대기 중인 물량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기후부는 출범 이후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조기 달성을 목표로 '국민주권정부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통해 중장기 보급 로드맵을 마련했다. 전력망 부족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이 지연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전력망 수용 한도를 넘어 발전설비 접속을 우선 허용한 뒤 필요할 때 출력을 제어하는 유연접속제도를 확대하고, 허수·지연 사업의 접속권을 정비해 실제 사업 추진이 가능한 발전사업자의 접속 기회를 늘릴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수용 능력을 송전망 기준 171GW, 배전망 기준 110GW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전기차와 건물 등 일상 영역에서도 전기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신차 중에 23%가 전기차로 전환했다"며 “대략 심리적으로 보면 새로운 상품을 구매하는 데 30% 정도가 넘어가면 상당히 심리적 대세가 된다고 한다. 그 단계까지 거의 왔다"고 말했다. 건물 분야에서는 가스 배관 없는 아파트 추진 의지를 밝혔다. 김 장관은 “아파트를 신축하는 조합의 임원이 '우리 아파트도 가스 배관 없는 아파트로 지어주면 안 되겠냐'라는 요청을 직접 해온다"며 “우리 집도 가스보일러 대신 히트펌프로 전기화할 수 없겠냐, 이런 요구도 굉장히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어떻게든 가스 배관 없는 아파트를 지어서 건축물 분야에서의 탈탄소화를 보다 속도감 있게 해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국힘 “알래스카 LNG 540억달러 어디서 나왔나…대미투자 협상 전모 밝혀야”

국민의힘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대미 투자 계획 발표와 관련해 정부가 미국 측과 사전에 투자 규모를 협의했는지 명확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정부가 사전에 협의하고도 국회에는 '검토 단계'라고 설명했다면 국회 기만이고, 반대로 미국이 합의 없이 발표했다면 외교 실패라는 주장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는 국민과 국회를 속인 협상의 전모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의 최대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측은 대형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등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제시했다. 특히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알래스카 LNG에 500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미국 측 발표와 우리 정부의 기존 국회 보고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국회 보고에서 알래스카 LNG를 상업적 합리성 등에 대한 추가 검토를 거쳐 최종 추진 여부를 결정할 사업으로 설명했다. 산업통상부 역시 지난달 30일까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그렇다면 540억달러라는 숫자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이냐"며 정부가 미국 측과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이미 협의했는지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제기했다. 정부가 이미 수백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미국 측과 협의하고도 국회에 단순 검토 단계라고 설명했다면 국민과 국회를 기만하고 국익을 훼손한 중대한 사안이라는 주장이다. 반대로 우리 정부의 충분한 논의나 동의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 규모와 사업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면 정부의 대미 협상과 발표 조율에 문제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정부가 알래스카 LNG의 540억달러 규모를 사전에 인지하거나 협의·동의했는지 공개하고, 한미 간 대미 투자 협의 경과와 투자 방식 등을 국회에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투자 여부를 판단할 '상업적 합리성'의 구체적인 기준을 공개하고 관련 국회 절차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발전공기업 5사 통합본사, 진주가 적합…“정치논리 아닌 기능·입지 고려해야”

발전공기업 5사 통합을 앞두고 통합본사 입지를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발전산업과의 연계성과 기존 인프라 활용, 국가균형발전 등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특히 한국남동발전 본사가 위치한 경남진주혁신도시를 중심으로 발전·기계·조선 등 경남의 제조업 생태계와 통합 발전공기업을 연계해야 한다는 '진주 유치론'도 본격적으로 제시됐다. 입지 결정을 둘러싼 지역 간 경쟁이 확산하는 가운데 선정 기준과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강민국·박대출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논란과 혁신도시 활성화 방안에 대한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진주시 공공기관 유치위원회 등이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발전공기업 통합 이후 본사의 기능과 입지, 혁신도시 활성화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박대출 의원은 이날 “발전공기업을 통합하는 문제는 여러 가지를 생각해도 진주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5개 발전사 가운데 지리적으로 봐도 진주가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국가 에너지 100년 대계가 에너지믹스라는 큰 방향으로 나가는데 이를 통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가진 곳도 경남과 진주"라고 말했다. 최근 통합본사 신축 방안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국가 에너지 100년 대계를 책임지는 곳이 세금 먹는 하마가 돼서는 안 된다"며 “재정을 슬기롭게 활용하면서 적은 예산으로 최대의 집적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민국 의원도 통합본사 입지를 단순한 공공기관 이전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발전공기업 통합본사가 어디에 위치하느냐는 문제는 단순히 기관을 합치고 본사의 위치를 정하는 문제가 아니다"며 “지역 산업과의 연계성과 국가균형발전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어디로 가야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판단 기준으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성두 진주시 공공기관 유치위원장은 “통합본사의 역할과 입지는 단순히 어느 지역에 본사를 둘 것인가를 넘어 발전공기업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통합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향이 무엇인지 충분히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공기관의 기능조정은 불필요한 중복과 비효율을 줄이고 국가재정의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각 기관이 가진 핵심 기능과 전문성을 더욱 살리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발전공기업 통합 역시 이 같은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입지 선정, 정치적 손익계산 아닌 투명성이 중요" 토론회에서는 무엇보다 통합본사 입지를 결정하는 기준과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참석자들은 공공기관 본사 입지와 혁신도시 조성에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지역 간 갈등과 소모적인 분쟁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입지 결정에서 중요한 것은 정치적 손익계산이 아니라 정책의 투명성이라며 통합청사 역시 특정 지역의 이해관계보다 국가 전체를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윤창술 경상국립대 스마트유통물류학과 교수는 '혁신도시 정책의 실패 요인 분석과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정책 공론화 필요성'을 주제로 기존 혁신도시 정책의 한계와 향후 공공기관 이전 방향을 짚었다. 윤 교수는 공공기관을 여러 지역에 다시 분산하기보다 기존 혁신도시에 집중해 지역 산업생태계가 자립할 수 있는 이른바 '임계 질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공기관 2차 이전 과정에서도 기존 혁신도시로의 '집중 이전'을 통해 지역 성장거점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에너지 공기업의 기능을 지역별로 특화하는 방안으로 전남혁신도시는 한국전력, 울산혁신도시는 석유·가스, 경남혁신도시는 통합 발전공기업을 중심으로 육성하는 구상도 제시됐다. ◇ 남동발전 있는 진주…“지역 발전산업과 연계해야" 진주 유치론의 또 다른 근거로는 기존 인프라와 경남지역 발전산업 생태계가 제시됐다. 현재 경남진주혁신도시에는 발전공기업 5사 가운데 한국남동발전 본사가 위치해 있다. 토론회에서는 남동발전의 기존 청사와 주변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과 함께 통합본사를 경남의 발전·기계·조선 등 제조업 기반과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영표 창신대 특임교수·전 창원시정연구원장은 '발전공기업 통합의 역할, 본사 입지 및 혁신도시 산업 생태계 연계 방안'을 주제로 통합공기업의 기능과 입지를 산업적 관점에서 검토했다. 김 교수는 경남진주혁신도시 인근 발전소와 연계한 에너지 신산업 육성과 함께 경남의 우주항공·방산·조선·기계 산업 클러스터와의 연계 가능성을 제시했다. 통합본사 입지를 단순한 공공기관 배분이 아니라 해당 공기업이 앞으로 수행할 기능과 지역 산업생태계를 함께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통합본사 입지를 둘러싼 지역 간 유치 경쟁이 본격화하는 만큼 향후 정부가 어떤 평가기준과 절차를 제시하느냐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토론회에서는 통합본사의 기능과 국가 에너지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먼저 따진 뒤 공개적인 절차를 통해 입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세계인의 눈으로 본 햇빛소득마을…“발전사업에 공동체 결합한 독특한 경제시스템”

“에너지 사업이 지역공동체의 삶과 결합해 독특한 경제시스템을 만들어낸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라나 아디브 REN21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경기 여주시 점동면 구양리 햇빛소득마을을 방문해 이같이 평가했다. 태양광 발전을 마을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주민 복지와 공동체 운영에 활용하는 구조가 인상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이날 현장에는 10여명의 REN21 관계자가 참석했고, 이기범 한국에너지공단 기후행동본부 이사 등 에너지공단 관계자들이 동행했다. REN21은 정부와 산업계, 시민사회, 학계 등이 참여해 전 세계 재생에너지 관련 정보와 정책 동향을 공유하는 글로벌 단체이며 프랑스 파리에 사무국을 두고 있다. 아디브 사무총장은 “개인이 각각 태양광 지분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집단적으로 소유한다는 점이 꽤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공동체가 발전사업을 직접 소유하는 방식과 시민들이 지분을 구매하는 방식 등 다양한 모델이 존재한다"면서도 “이곳에서는 주민이 함께 살아가고 서로를 돌보는 측면이 다른 프로젝트와 비교해 특히 강하게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이날 현장에는 아디브 사무총장을 비롯해 일본·호주·스페인 등에서 온 REN21 관계자들이 구양리 태양광발전소를 둘러봤다. 이들의 질문은 발전사업 자체 뿐만 아니라 누가 사업을 소유하고 수익을 어떻게 나누는가에 집중됐다. 특히 주민 개개인이 발전사업에 지분을 투자하는지, 발전 수익은 어디에 사용하는지 등을 거듭 물었다. 전력 판매 방식과 발전소 운영·관리 주체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전주영 구양리 이장은 발전사업의 주체가 개인이 아닌 마을이며 발전 수익 역시 주민 공동체를 위해 사용된다는 점을 거듭 설명했다. 구양리 태양광발전소는 지난 2022년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햇빛두레발전소 사업에 선정되면서 조성됐다. 1~6호기를 합친 설비용량은 약 1메가와트(MW), 총사업비는 16억7000만원 규모다. 사업비의 90%를 융자로 조달했으며 향후 20년간 월평균 약 1000만원, 연간 약 1억2000만원의 순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수익은 마을사무실 운영과 사무장 채용을 비롯해 마을식당·마을버스·탁구장·그라운드골프장 운영, 주민 여행과 단체 외식, 명절·문화행사, 상품권 지급 등 주민 복지에 사용된다. 아디브 사무총장은 햇빛소득마을에서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이 있음을 주목했다. 그는 “일부 국가에서는 시민이나 공동체가 제도적 틀을 활용해 사업을 주도하지만 이곳은 정부와의 파트너십이 없었다면 사업이 추진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규제 체계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 구양리 사례를 REN21의 해외 네트워크에도 공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햇빛소득마을은 주민이 협동조합 등을 구성해 태양광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전력 판매 수익을 공동수익으로 활용하는 사업으로, 이재명 정부의 주요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당초 올해 500곳 이상을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목표를 700곳 이상으로 확대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금융·계통·인허가 등 사업 과정의 걸림돌을 개선해 전국 확산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한전 전력망 25조 선납, 깔세인가?”

얼마전 한국전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앞으로 5년 치 전기요금 총 25조원을 미리 받아 전력망을 건설하려 했던 사안을 다시 되짚어보자. 사실 본 사안의 핵심은 사실 돈의 규모나 업황의 문제이기 전에 '권리'의 문제다. 돈은 대라면서 망에 대한 권리 (재산권)는 주지 않기에, 애초에 받을 수 없는 제안이었다. 부채에 허덕이는 (주)한국전력 입장에선 전력망을 제때 깔아보려고 짜낸 고육지책이란건 안다. 하지만, 전력망의 소유권과 운영권은 전혀 포기 않으면서, 수십조원의 자금조달 위험과 건설 부담은 통째로 민간에 넘기겠다는 시도이다. '민영화'라는 말이 나올 틈은 원천 봉쇄해 두고 돈만 끌어오겠다는 건데, 경제학적으로 당연히 유인 불합치(incentive incompatibility)가 발생하게 된다. 왜 선납은 기형적인가. 정상적인 인프라 투자를 떠올려 보자. 투자자가 돈을 대면 그 대가로 무언가가 남아야 한다. 재무제표에 자산(asset)이 잡히고, 감가상각이 되고, 장기 운영권이나 배당·리스료 같은 수익 흐름이 따라온다. 반면 선납은 어떤가. 25조원을 넣어도 장부에는 '선급금'이라는 채권 한 줄이 남을 뿐이다. 송전탑 한 기, 변전소 한 곳도 내 것이 아니다. 자본은 잔뜩 묶이는데 생산적 자산은 커녕 경비처리 하나도 못하는 구조다. 부동산 거래에서 속칭 '깔세'라고 월세를 한꺼번에 내는 선례가 있긴 하다. 하지만 이걸 투자라 부르긴 어렵다. 깔세 세입자는 흔히 계약 상 매우 열등한 위치인 경우가 많으며, 여튼 뭔가가 아쉬워서 담보 없이 집주인에 목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이자를 쳐주지 않았느냐고? 국고채 2년물보다 조금 높은 금리를 얹어 반기마다 요금에서 깎아 주겠다는 조건이 붙긴 했다. 하지만 그 이자로 무엇을 담보받는가. 지자체 인허가가 막히고 주민 반발로 공기가 밀려도, 전력이 제때 들어온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권리는 제로에 가깝고 위험은 사실상 무한대인 비대칭 계약이다. 반도체 경기의 사이클과 글로벌 설비투자 경쟁을 감안하면, 이런 계약에 도장을 찍는 경영진은 주주 앞에서 배임 시비를 각오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전과 정부는 왜 BTO(수익형)나 BTL(임대형) 같은 정통 민자 방식을 놔두고 이런 우회로를 찾았을까. 답은 뻔하다. '전력망 민영화'라는 프레임이 무섭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노조가 이 네 글자를 꺼내는 순간 논의는 산으로 간다. 그래서 망 소유권은 성역으로 남겨두고 돈만 끌어올 궁리를 한 것이다. 지난 8월 국회를 통과한 전력망 특별법 개정안도 같은 뿌리다. 민간이 송전망을 짓되 준공과 동시에 소유권을 한전에 넘기고, 투자 원금과 약정 수익을 나중에 정산받는 BT(Build-Transfer) 방식이다. 정부 스스로 “민간은 정산만 받을 뿐 운영권은 없다"고 못 박았다. 건설 위험은 지고, 자산은 못 갖고, 돈은 나중에 받는다. 과연 연기금이든 인프라펀드든 대형 외국계 자본이든, 소유도 운영도 없는 사업에 대규모 자본을 장기간 묶어둘까 싶다. 해법은 어렵지 않다. 자본이 흐르게 하려면 정당한 반대급부, 곧 재산권(property rights)을 제도로 인정하면 된다. 첫째, BTL 방식의 도입이다. 민간이 망을 짓고 소유하되, 한전이나 정부가 이를 장기 임차해 확정된 시설임대료를 지급하는 구조다. 운영과 급전은 지금처럼 한전이 맡는다. 민간에는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이 생기고, 그 현금흐름이 자산으로 잡히니 금융투자자(FI)가 붙게 된다. 학교와 군 관사, 하수관거를 이미 이 방식으로 지어 왔다. 유독 전선만 안 될 이유가 없다. 둘째, 대형 첨단 산단에 한해 발전소와 공장을 잇는 전용 사설 송전망의 민간 소유와 직접 급전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전국 계통을 쪼개자는 게 아니다. 수용가가 제 돈으로 짓고 제 책임으로 관리하는 “전용선"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반도체 단지 하나 때문에 나라 전력망 전체가흔들릴 일은 없다. bienns@ekn.kr

“메가프로젝트 반영하니…탈석탄 오히려 5년 빨라진다”

메가프로젝트 추진으로 예상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났지만, 석탄발전 퇴출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정부가 제시한 2040년보다 최대 5년가량 일찍 석탄발전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늘어난 전력수요를 충당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 상한을 지키려면 탄소 배출이 많은 석탄발전을 줄이고 액화천연가스(LNG)와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설계수명이 남은 석탄발전소의 좌초자산은 최대 19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안영환 숙명여대 기후환경에너지학과 교수는 30일 국회기후변화포럼 주최로 열린 '2040 대한민국 탈석탄을 위한 정책 및 입법 과제' 토론회에서 2035년 NDC와 증가한 전력수요를 동시에 반영한 석탄발전 전망 결과를 발표했다. 안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53% 감축하는 경우와 61% 감축하는 경우 모두 석탄발전량은 2035년께 사실상 '0'에 수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전력수요 전망을 적용하면 석탄발전이 2042년께까지 가동되는 것으로 분석됐지만, 메가프로젝트 등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분을 반영하자 오히려 퇴출 시기가 빨라졌다. 늘어난 전력수요를 충당하면서도 NDC에 따른 배출량 상한을 지키기 위해서는 탄소 배출량이 많은 석탄발전을 줄이고 LNG와 재생에너지 등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석탄발전 이용률이 30% 아래로 떨어지는 시점도 2031년께로 앞당겨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설계수명이 남아 있는 석탄발전 21기의 좌초자산도 상당한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안 교수는 발전소 이용률 등을 기준으로 좌초자산 규모를 분석한 결과 18조6000억~19조6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특히 비교적 최근 건설돼 투자비가 큰 민간 석탄발전소에서 상대적으로 좌초자산이 크게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 교수는 “2035년 NDC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유지한다면 전력수요가 늘어날수록 석탄발전은 예상보다 더 빨리 퇴출해야 한다"며 “향후 배출권거래제 강화까지 고려하면 석탄발전이 10~15년 뒤에도 값싼 전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정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정부의 2040년 탈석탄 정책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53.2%로 나타난 반면 반대는 7.9%에 그쳤다. 석탄발전 조기 폐쇄에 따른 민간 발전사업자 보상에는 59.9%가 찬성했다. 이 가운데 48.2%는 주주 이윤을 제외하고 원리금 상환을 중심으로 최소한의 보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탈석탄 비용을 전기요금으로 부담할 경우 국민 절반이 지불할 의향이 있는 금액은 가구당 월 3230원으로 분석됐다. 이를 전체 가구에 적용하면 연간 약 9010억원, 10년간 현재가치 기준 약 7조12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민간 발전사 지원 방식으로는 직접 보상보다 재생에너지 등 대체 사업 우선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응답이 37%로 가장 높았으며, 정부나 공기업이 발전소를 인수해 관리하는 방안이 28.2%로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탈석탄 과정에서 민간 석탄발전사의 투자비와 좌초자산 문제를 객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손용호 강릉에코파워 부사장은 “국내 민간 석탄발전소는 전력난 해소라는 정책적 목표에 따라 전력시장에 진입했고, 20%의 자본금과 80%의 대출을 통해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며 “정책 변경에 따라 조기 폐지가 이뤄질 경우 발생하는 손실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민간 석탄발전소는 가동된 지 1~5년에 불과해 40~50년가량 운영한 발전소를 대상으로 탈석탄을 추진한 해외 사례와는 여건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손 부사장은 “고용과 폐쇄 지역에 대한 정의로운 전환뿐 아니라 자본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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