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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넘게 지체되는 가스수급 계획…기후부 vs 산업부 ‘엇박자’ 수면 위로[이슈분석]

제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2025~2038) 수립이 일년 넘게 지체되면서 정부 내 에너지 정책 기조 충돌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전력산업을 총괄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LNG 축소에 무게를 두는 반면, 가스산업을 총괄하는 산업통상부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 확대를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LNG 역할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정책 엇박자"라는 우려와 함께, 한편으로는 “견제와 균형 구조가 작동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8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2024년까지는 수립이 완료됐어야 할 정부의 16차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이 일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감감무소식이다. 15년 단위로 2년마다 세워지는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은 국가의 미래 천연가스 수요는 얼마나 될지 전망한 뒤 이에 맞춰 수입 계획과 인프라 구축계획, 제도 조정 등을 정하는 중요한 정부 에너지 정책이다. 16차 계획은 2025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정석적으로는 그 전에 수립이 완료돼야 한다. 하지만 그에 앞서 정해지는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의 영향을 받다 보니 6개월에서 일년 정도 늦어지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일년 반이 다되도록 늦어지는 경우는 처음이다. 더 늦어지면 16차를 건너 뛰고 17차로 바로 갈 수도 있다. 이로 인해 국가적으로 안정적인 천연가스 수입 업무를 맡고 있는 공기업 한국가스공사는 장기 LNG 도입 계약과 관련해 의사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는 정부의 장기 가스수요 전망에 맞춰 장기 수입 계약을 맺기 때문이다. 이처럼 16차 계획 수립이 늦어지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분석된다. 가스 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지연과 중동 전쟁 장기화이다. 전기본에서는 LNG 발전 수요가 정해지기 때문에 그에 맞춰 발전용 가스 수요도 예측된다. 11차 전기본이 지난해 3월 수립됐지만, 이후 탄핵 사태와 6월 대선, 10월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이 잇따라 진행되면서 16차 계획 수립이 늦어졌다. 지금은 12차 전기본이 논의되고 있어 이를 기다려야 한다. 여기에 올해 2월말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중대 영향을 미치는 중동 전쟁이 터졌고,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판세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전문가들도 중동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돼야 현실을 반영한 가스수급계획 수립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표면적 원인 외에도 드러나지 않은 내면적 원인도 제기되고 있다. 전력산업을 총괄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가스산업을 총괄하는 산업통상부 간의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시각차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업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를 감안하면 LNG의 역할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반면, 기후부는 탄소중립 달성과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를 우선 시하며 LNG 축소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현실과 맞지 않는 계획에 지나치게 구속될 필요는 없다"는 기조를 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 등 실제 산업 현장의 수요를 감안해 보다 현실적인 에너지 수급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취임 당시는 물론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신설될 때도 이같은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의견 차이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당시부터 예견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력 정책은 기후부가, 석유·가스 자원 정책은 산업부가 각각 맡는 이원화 구조 속에서, 탄소중립과 산업 경쟁력이라는 서로 다른 목표가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이러한 구조가 오히려 정책의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쪽 부처에 에너지 정책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될 경우 정책이 특정 방향으로 급격히 쏠릴 수 있는데, 현재 구조는 상호 견제 기능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LNG 필요성이 여전히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대규모 공장 전력 공급을 위해 LNG 열병합발전을 검토·추진하고 있으며, AI 데이터센터 역시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인 만큼 단기간 내 LNG를 대체할 대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원전은 건설 기간과 입지 문제로 즉각 대응이 어렵고, 재생에너지와 ESS 조합도 계통 제약과 간헐성, 비용적 한계가 있다. 차세대 원자로인 소형모듈원전(SMR)은 유력한 중장기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아직 연구개발 단계에 있어 상용화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필요하다. 결국 현재 시점에서 대규모 산업용 전력을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 수단은 LNG밖에 없다는 것이 산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전문가들은 지금 필요한 것은 “LNG냐 재생에너지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AI시대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현실적 에너지 믹스 전략이라고 지적한다.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산업 경쟁력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고려하지 않으면 정책 혼선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홍종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장기 가스수급 계획 지연은 단순한 행정 일정 문제가 아니라, 한국 에너지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충돌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향후 12차 전기본과 장기가스계획이 어떤 형태로 조율될지에 따라 국내 LNG 정책과 AI시대 산업 경쟁력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박원주 전 경제수석 “호르무즈 위기, 단순 에너지 쇼크 아냐…세계 질서·산업패러다임 재편 신호”

미국·이란 충돌로 촉발된 중동 에너지 위기에 대해 “단순한 유가 급등 문제가 아니라 미국 중심 세계 질서와 에너지 안보 체계가 동시에 흔들리는 구조적 위기"라는 진단이 나왔다. 박원주 전 청와대 경제수석(동국대학교 석좌교수)은 8일 열린 에너지미래포럼 특별강연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니라 에너지 공급망과 글로벌 산업 질서 전체를 재편하는 사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조기 종전을 희망하는 전 세계의 바램에도 불구하고 개전 70여일이 지나도록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역시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전 수석은 최근 UAE의 OPEC 탈퇴를 이번 위기의 핵심 변수로 꼽았다. 그는 “UAE는 하루 생산능력 490만배럴 가운데 OPEC 쿼터 때문에 300만배럴 수준만 생산해왔는데, 결국 증산을 위해 탈퇴를 선택한 것"이라며 “향후 OPEC의 시장 조절 기능이 약화되면서 유가의 고변동성 시대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OPEC은 단순히 유가를 높이는 조직이 아니라 급등과 급락 모두를 완충하는 역할을 해왔는데, UAE 탈퇴 이후에는 이런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며 “앞으로는 공급이 부족하면 급등하고, 과잉이면 급락하는 불안정성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수석은 이번 위기를 두고 “과거 오일쇼크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1970년대 오일쇼크는 정치적 엠바고와 생산 차질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호르무즈 해협 자체가 전략적 병목으로 변했고 LNG·정유·항만 인프라까지 실제 파괴되고 있다"며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이번 충격이 1·2차 석유파동과 2022년 가스위기를 합친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에 해당하는 하루 2000만배럴 규모가 충격을 받고 있다"며 “복구에도 수년 이상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LNG 시장 구조 변화 가능성도 제기했다. 박 전 수석은 “당초 올해부터는 LNG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봤지만, 카타르 LNG 생산·액화 설비가 피해를 입고 북방가스전 개발도 불확실해졌다"며 “향후 10년 이상 LNG 공급자 우위와 높은 가격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에너지 안보 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 수석 “과거에는 가장 싼 가격에 장기계약만 하면 에너지 안보가 확보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유사시 대체 공급망과 자급 능력, 에너지 시스템의 복원력(리질리언스)이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원유의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는데 국가 비축분은 실제 사용 기준으로 60일도 버티기 어렵다"며 “에너지 공급원 다변화와 전략 비축 확대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위기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그는 “비료·암모니아·납사·헬륨 등 공급망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식품·석유화학·반도체·자동차 산업까지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며 “단순한 에너지 문제가 아니라 산업 공급망 위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IRA·CHIPS Act를 통해 보조금 중심 산업정책을 강화하고 있고, EU·일본·중국 역시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서고 있다"며 “세계는 이미 산업정책 경쟁 시대로 이동했는데 한국만 여전히 과거 자유무역 질서의 모범생 역할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WTO 중심 질서가 약화된 만큼 우리도 보다 적극적 산업정책과 전략산업 육성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며 “에너지·전력·첨단산업 인프라를 국가 차원에서 집중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원전 정비 일정 조정과 계속운전 확대, LNG 공급선 다변화, 전략비축 확대, 전력 인프라 조기 확충 등이 필요하다"며 “특히 AI·반도체 산업 유치를 위해 국가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전력을 공급할지 명확한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번 위기는 단순히 지나가는 에너지 쇼크가 아니라 세계 질서 변화 속에서 한국 경제와 산업 구조가 시험대에 오른 사건"이라며 “위기를 계기로 공급망과 산업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햇빛소득마을’이 기후 위기를 해결해줄까 [이원희의 기후兵法]

정부가 햇빛소득마을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당초 연내 500개 조성 목표를 700개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햇빛소득마을은 마을 주민들이 협동조합 등을 구성해 태양광 발전사업에 직접 참여하고, 전력 판매 수익을 마을 공동 수익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기존처럼 외부 사업자가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가 아니라 주민이 직접 발전사업의 주체가 되는 모델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하지만 햇빛소득마을 자체만으로 기후위기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태양광 설비 규모 자체가 국가 전체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 계획대로 2030년까지 2500개 마을이 조성되고 마을당 최대 1메가와트(MW) 수준의 설비가 들어선다고 가정해도 총 설비 규모는 약 2500MW 수준이다. 현재 국내 태양광 누적 설비용량이 약 3만2000MW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설사 전국 3만8000개 모든 행정리에 1MW씩 설치한다고 해도 지금까지 국내에 깔린 태양광 누적용량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10만MW) 목표에서도 햇빛소득마을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치로 가정해도 2.5%(2500MW) 수준 밖에 안된다. 결국 국내 재생에너지 확대의 주류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와 해상풍력이 될 수밖에 없다. 햇빛소득마을은 실제 에너지전환을 주도하기보다는 주민과 함께 한다는 상징적인 역할에 가깝다. 그럼에도 정부가 햇빛소득마을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동안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였던 주민수용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전체 재생에너지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7일 열린 햇빛소득마을 토론회에서 “햇빛소득마을은 주민이 참여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현실적인 에너지 전환의 본보기로 연내 700개 이상 마을을 차질 없이 조성하고, 전국 확산 기반을 조기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 재생에너지 확대는 오랫동안 지방자치단체의 이격거리 규제에 막혀왔다. 이격거리 규제란 주거지역이나 도로 등으로부터 일정 거리 이상 떨어져야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한 지자체 조례다. 지난 2020년까지 전국 129개 지자체가 관련 규제를 도입했고,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하면 사실상 대부분 지자체가 규제를 시행했다. 예컨대 주택으로부터 100m 이격거리를 설정하면 사업자는 그 거리 밖에서만 태양광 사업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지자체마다 기준이 제각각이고, 과도한 규제가 많았다는 점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 태양광 보급이 지역 주민과 충분한 소통 없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반발이 커졌고, 지자체들이 주민 민원을 피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지난 2월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햇빛소득마을과 같은 주민참여형 설비에 대해서는 이격거리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주민참여형 설비가 아닌 경우에는 주거지역과 도로 인근의 경우 법에서 정한 상한선 범위 내에서만 이격거리 규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햇빛소득마을은 지자체의 이격거리 조례를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남아 있다. 현장에서는 주민들이 사업에 참여하려면 최소 연수익률 20%는 나와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햇빛소득마을의 발원지인 여주시 구양리 사업도 연 수익률 20%를 기준으로 추진됐다. 단순 계산으로 1MW 태양광 사업비를 약 12억원으로 잡으면 연간 최소 2억4000만원 수준의 수익이 필요하다. 하루 기준 약 66만원, 발전시간을 4시간으로 잡으면 시간당 16만~17만원 수준의 판매단가가 나와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사실상 정부가 상한가에 수렴하는 높은 장기 고정가격 계약을 보장해줘야 가능하다. 여기에 출력제어 문제도 있다. 봄과 가을 낮에 태양광 발전량은 많고 전력수요가 낮으면 전력망이 감당하지 못한다. 정부는 발전소 가동을 중단시키는데, 일반 주민 입장에서는 왜 발전소 가동을 멈추느냐고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결국 주민참여형 사업을 확대하려면 단순한 설치 지원을 넘어 안정적 수익 구조까지 정부가 사실상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전력시장에서 햇빛소득마을에 특별 우대를 해주는 역차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게다가 국회에서는 햇빛소득마을과 같은 주민참여형 설비에 전력망을 우선 접속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심사 중에 있다. 한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햇빛소득마을이 아닌 일반적인 태양광 사업은 시장에서 경쟁이 아예 안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햇빛소득마을이 마을 중심이 아니라 업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운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 태양광 보급 확대 과정에서 나타났던 부작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4일 녹색전환연구소가 발표한 '햇빛소득마을 성공의 조건' 이슈브리프에 따르면 전국 협동조합 가운데 이름에 '햇빛'을 포함한 조합은 총 320개인데, 이 중 123개가 올해에 급조됐다. 특히 3월 한 달 동안만 78개가 새로 등록됐다. 녹색전환연구소 측은 “협동조합이 실질적으로 운영되기까지는 통상 수개월의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런데 햇빛소득마을 공모 직후 단기간에 협동조합이 급증했다는 것은, 외부 사업자들이 지원 요건을 맞추기 위해 마을을 찾아다니며 급조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모를 위해 급조된 협동조합이 사업 주체가 될 경우, 마을 대다수 주민들과 갈등을 빚을 위험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라며 “마을 공동체 중심의 협동조합 표준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햇빛소득마을이 기후위기 대응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전력 생산량보다 그동안 잃어버렸던 재생에너지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세계는 재고로 버티는 중…임계치 떨어지면 유가 180달러 가능성”

미국·이란 충돌로 촉발된 중동 에너지 위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에너지 전문가들이 “에너지 안보를 다시 국가 핵심 전략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현실화되면서, 석유·가스·석탄 등 전통 에너지의 중요성을 간과한 채 탄소중립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전력산업연구회는 7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중동발 에너지 위기, 다시 생각하는 에너지 안보'를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조성봉 전력산업연구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AI 확산, 관세전쟁, 중동 사태까지 숨 돌릴 틈 없이 세계 질서가 급변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리밸런싱 속에서 에너지 안보를 어떻게 새롭게 정의하고 대응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여전히 과거 방식의 최고가격제 카드만 꺼내고 민간 손실 보상에는 소극적"이라며 “에너지 정책의 본질적 변화와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장도 축사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석유·가스 등 전통 에너지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뒤로 밀려났지만, 이번 중동 사태를 계기로 에너지 안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를 넘는 구조로 국제유가와 LNG 가격 급등 시 무역수지와 산업 경쟁력 모두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태는 단순 지역분쟁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과 산업 전반을 흔드는 위기"라고 진단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김덕일 고려대 중동·이슬람센터 교수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지역 전쟁이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위기"라고 규정했다. 김 교수는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 사우디·UAE 송유관까지 모두 잠재적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며 “이란은 후티 반군 등 '저항의 축'을 활용해 해상 물류와 원유 공급망 전체를 위협할 수 있는 카드를 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뿐 아니라 보험료·운송비·공급망 비용까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며 “에너지가 곧 안보라는 사실을 전 세계가 다시 체감하게 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또 “미국의 중동 전략 변화와 중국 견제, 이란 핵 문제, 사우디·이스라엘·이란 간 지역 패권 경쟁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며 “단기간에 끝날 사안이 아니라 장기적 지정학 리스크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정용헌 전 아주대 교수는 에너지 시장 측면에서 이번 위기의 파급력을 집중 분석했다. 정 교수는 “현재 시장은 아직 재고로 버티고 있지만 유효 재고가 임계 수준 아래로 내려가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며 “유효 재고가 10억배럴 이하로 떨어질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50~180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과거 오일쇼크는 생산 차질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호르무즈 병목이라는 '시스템 리스크'가 핵심"이라며 “원유뿐 아니라 LNG·항공유·비료·헬륨·석유화학 원료까지 동시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유·LNG 설비와 항만 인프라 파괴가 상당수 발생해 복구에도 장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에너지 위기는 단순 생산 문제가 아니라 물류·운송·사이버보안까지 결합된 복합 위기로 전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토론에서는 에너지 전환과 안보 간 충돌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손용호 강릉에코파워 부사장은 “에너지 전환 시대에도 수급 안정은 가장 우선돼야 할 가치"라며 “석탄발전을 무조건 '악의 축'처럼 몰아가는 접근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안정적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LNG와 석탄 등 기존 발전원의 역할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며 “특히 LNG 발전은 데이터센터와 결합해 전력 공급과 냉열 활용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도 “에너지 전환은 장기적 과제지만 에너지 안보는 단기·중기·장기를 가리지 않고 항상 확보돼야 하는 전략 과제"라며 “에너지 전환과 안보 사이에 충돌이 발생할 경우 결국 수급 안정이 우선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시민들은 아직 에너지 위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는 재고와 정부 가격 통제로 버티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실은 석유·가스 수요가 생각보다 빠르게 줄지 않고 있고, 공급망 투자 역시 계속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동 사태가 단순한 국제 분쟁이 아니라 한국 산업과 에너지 정책 전반을 다시 점검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이라는 장기 목표와 함께, 현실적인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안정 전략을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창립 10주년’ 삼천리 모터스, 어린이 그림대회로 사회공헌 확대

창립 10주년을 맞은 삼천리 모터스가 어린이 그림대회를 통해 사회공헌을 하는 동시에 고객과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BMW 공식 딜러사인 삼천리 모터스는 5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제7회 온라인 어린이 그림대회 Draw Your Dream'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대회는 2020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이번 대회 주제는 △우리 가족이 타고 싶은 10년 뒤 미래의 BMW △BMW와 떠나고 싶은 여행 등이다. 5세부터 13세 어린이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8절 도화지에 그림을 그린 후 사진 촬영이나 스캔으로 삼천리 모터스 홈페이지에 제출하면 된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삼천리 모터스는 이번 대호를 더욱 특별하게 꾸몄다. 출품작 1점당 1만 원을 매칭 기부해 기부금을 'BMW 코리아 미래재단'에 전달할 예정이다. 아울러 온라인 출품작 가운데 우수작으로 선정된 어린이들을 6월 13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초청한다. 대상과 최우수상, 각 주제별 우수상, 창립 10주년 특별상이 수여된다. 수상자에게는 닌텐도 스위치 2, 아이패드 11, LEGO Technic BMW M4, 미술 채색 도구 세트 등 다양한 시상품이 제공된다. 특히 대상(40만원), 최우수상(20만원), 우수상(각 10만원), 10주년 기념상(각 5만원) 등 주요 수상자 명의로 총 150만 원의 기부금이 추가로 BMW 코리아 미래재단에 전달된다. 또한 수상자에게는 BMW 코리아 미래재단이 운영하는 과학창의교육 프로그램인 '주니어 캠퍼스' 체험 기회도 제공된다. 주니어 캠퍼스는 자동차에 숨겨진 과학 원리를 배우고 자신만의 친환경 자동차를 직접 제작해보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의 창의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BMW 공식 딜러사인 삼천리 모터스는 자동차 판매 및 AS 서비스를 전문으로 제공한다. 수도권 3곳(안양, 안산, 동탄)과 충청 지역 3곳(천안, 청주, 세종)에서 총 6개의 신차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 센터는 수도권 4곳(군포, 안양, 안산, 동탄)과 충정 지역 3곳(천안, 청주, 세종) 총 7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BMW 공식 인증 중고차(BPS) 전시장(안양, 천안) 2곳도 운영하고 있다. 삼천리 모터스의 2025년 실적은 매출액 4548억원, 영업이익 92억원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더 늘리라” 李 한마디에…햇빛소득마을 연내 700곳 이상 조성

정부가 '햇빛소득마을' 조성 목표를 올해 안에 기존 500곳 이상에서 700곳 이상으로 상향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7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햇빛소득마을 추진단과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전력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재생에너지종합서비스기업(ReSCO), 금융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토론회를 열고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햇빛소득마을은 마을 주민이 협동조합 등을 통해 직접 태양광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전력 판매 수익을 마을 공동수익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마을별 태양광 설비 규모는 300~1000킬로와트(kW) 수준의 중소형으로 추진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올해 조성 목표를 기존 500곳 이상에서 700곳 이상으로 확대하는 계획이 공유됐다. 이는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전국 행정리가 3만8000개인데 2500개만 하는 것이냐"며 사업 확대를 주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정부는 당초 2030년까지 햇빛소득마을 2500곳 조성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올해 목표가 상향된 만큼 중장기 목표 역시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현장 사업자들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은 행정절차 지연 문제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에너지공단의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설비 확인 절차, 한전의 기술검토, 전기안전공사의 사용 전 검사 등에 대해 제도 개선과 인력 보강을 통해 처리 기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사업 확대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전력망 접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입법도 추진되고 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햇빛소득마을과 같은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대해 전력망 우선 접속을 허용하는 전기사업법·분산에너지법 개정안이 최근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됐다. 햇빛소득마을 확대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ReSCO 참여 기업으로는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를 포함한 신성이엔지와 에스에너지 등 총 149개 기업이 선정됐다. ReSCO는 사업 기획·설계·시공·운영관리 등 햇빛소득마을 전 과정을 수행하는 재생에너지 종합서비스 기업이다. 기후부는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민관 합동 현장지원단과 ReSCO를 통해 협동조합 설립부터 설비 운영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고, 사업 준공 이후에도 수익 배분이 투명하게 이뤄지는지 등 전주기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햇빛소득마을은 주민이 참여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현실적인 에너지 전환의 본보기로 연내 700개 이상 마을을 차질 없이 조성하고, 전국 확산 기반을 조기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에너지전환은 에너지변환에 달려있다

인류 문명의 도약은 언제나 새로운 에너지변환(Energy Conversion) 기술의 등장과 궤를 같이했다. 불을 사용하며 화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꿨고, 증기기관을 통해 열을 운동에너지로 전환하며 산업혁명을 일궈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전기 문명 역시 화석연료가 가진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면서 시작되었다. 지금 우리는 거대한 전환점 앞에 서 있다. 기후위기라는 전 지구적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 중심의 에너지 체계를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바꾸는 에너지전환(Energy Transition)이 지상 과제가 된 것이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핵심이 있다. 성공적인 에너지전환은 결국 얼마나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변환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전환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이다. 태양과 바람은 인간의 필요에 맞춰 발전하지 않는다. 전기가 남을 때는 버려지고, 부족할 때는 다시 화석연료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에너지변환 기술이다. 실제로 덴마크는 전기-열 변환(Power-to-Heat) 기술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바람이 강해 전력 생산이 넘칠 때, 남는 전기를 히트펌프를 가동해 열에너지로 바꾼 뒤 이를 난방용 온수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전기는 저장이 어렵지만 열은 보온 탱크에 담아 보관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는 버려질 전기를 실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필자도 방문이 적이 있는 덴마크 에스비에르(Esbjerg)항은 1970년대까지 어업과 오일·가스 산업의 중심지였으나 이들 산업의 쇠퇴로 소멸 위기를 맞다가, 2000년대 들어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지원 항만으로 변모했다. 에스비에르 항은 전남, 울산 등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지역들에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에스비에르는 2024년 12월부터 기존의 석탄화력 열병합 발전소 대신 70MW급 해수 히트펌프를 통해 연간 약 28만 MWh의 친환경 열을 2만 5천 가구에 공급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인근 해상풍력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이용하여 지역난방의 탈탄소화를 이루어낸다. 미국, 호주, 영국 등에서 활성화된 가상발전소(VPP) 모델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에너지변환의 정수를 보여준다. 테슬라는 자체 ESS인 파워월(Powerwall)과 전기차 배터리 등의 형태로 분산돼 있는 에너지 자원을 정보통신기술로 통합해 하나의 발전소인 것처럼 전기를 공급한다. 전력 수요가 급증할 때 VPP 플랫폼에 연결된 ESS나 전기차 배터리의 방전을 유도해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한다. 반대로 재생에너지 생산이 급증할 때 ESS나 전기차 등이 잉여 전력을 최대한 흡수한다. 이는 전기가 필요한 시점에 맞춰 에너지의 흐름을 전환함으로써 거대한 화력발전소를 새로 짓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낸다.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만큼이나, 이미 존재하는 에너지를 필요에 따라 효율적으로 변환하고 재배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제주와 호남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수요를 초과해 발전을 강제로 중단하는 출력제어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변환 기술과 함께 전력시장의 변화가 필요하다. 전기가 남아돌 때와 부족할 때의 가격 신호가 실시간으로 작동하지 않다 보니, 기업이나 개인이 ESS를 설치하거나 에너지변환 기술에 투자할 경제적 유인이 약하다. 에너지를 변환하는 기술적 효율만큼이나, 수요와 공급을 잇는 시장의 유연성이라는 시스템적 변환 효율이 절실한 시점이다. 진정한 에너지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전력망에 갇힌 에너지를 열, 운동, 화학 에너지 등으로 자유롭게 변환할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가 전기가 쌀 때 사용하거나 저장하고, 비쌀 때 소비를 줄이는 수요유연성을 발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에너지는 그 형태를 자유롭게 바꿀 때 비로소 가치가 극대화된다. 에너지변환 기술을 보급하고 효율적인 시장을 설계할 때, 에너지전환은 거창한 구호를 넘어 경제적 기회이자 일상이 될 것이다. bienns@ekn.co.kr

에너지 위기 시대, 대안으로 주목받는 ‘바이오연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미국-이란 전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에너지 안보 위기가 심각한 이때에 바이오연료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동차용 경유나 선박유, 항공유에 바이오연료를 혼합하면 상당량의 석유 사용을 줄일 수 있다. 한국바이오연료포럼(이병권 회장)은 오는 26일 서울 삼정호텔 아도니스홀에서 2026년도 정기 컨퍼런스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 안보 위기 시대에 바이오연료의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번 컨퍼런스는 지난 6년간 포럼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유영숙 회장 이후 신임 이병권 회장(한국항공우주연구원/한국천문연구원 이사장, 前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이 처음 주관하는 컨퍼런스이다. 올해 주제는 최근 중동지역의 불안정한 에너지 시장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안보시대, 바이오연료 공급망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바이오연료의 보급 확대를 위한 제도 마련의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글로벌 바이오연료의 기술 및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한 정책 방향과 흐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국내 바이오연료 관련 산·학·연 전문가 약 500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의 바이오연료 전문가 그룹인 한국바이오연료포럼은 2016년에 발족해 매년 다양한 내용의 행사를 통해 바이오연료의 보급·확대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상병인 위원장(한양대학교)의 개회사, 이병권 회장의 환영사 및 이상협 박사(한국과학기술연구원, 前 국가녹색기술연구소 소장)의 '글로벌 에너지 안보와 바이오연료 공급망, 도전, 기회 그리고 한국의 전략'을 주제로 시작하는 기조 강연과 다양한 발표 및 패널 토의로 진행될 예정이다. 컨퍼런스에는 국내외 전문 연사들이 참여해 △글로벌 바이오연료의 탄소 감축 전주기 평가 체계와 대응전략 △글로벌 바이오연료 시장의 공급망 동향과 대응 전략 △SAF의 탄소 감축 전략과 전망 및 SAF의 개발 및 향후 전망 △그린메탄올 개발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발표한다. 특히 올해 상용화를 앞둔 K-바이오연료(바이오선박유와 바이오항공유)에 대한 관심을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동차용 경유에 4% 바이오디젤을 혼합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자동차용 경유(황함량 0.001%) 소비량은 213억4961만 리터(1억3429만배럴)이므로, 바이오디젤 혼합량은 8억5392만 리터이다. 이만큼 경유 소비량을 줄인 것이다. 여기에서 바이오디젤 혼합량을 1%p 더 높이면 혼합량은 10억6744만 리터로 늘어나게 된다. 즉, 바이오디젤 혼합률을 5%로 높이면 경유 소비량 2억1352만 리터를 더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산업통상부와 한국석유관리원은 2023년 9월부터 2024년 말까지 대형선박을 통한 바이오선박유 실증 운항을 마쳤다. 2025년 해운분야 연료 소비량은 29억3761만 리터이다. 선박유는 주로 경유(황함량 0.05%)와 중유를 사용한다. 혼합률을 자동차용 경유와 같은 4%로 한다면 연간 1억1750만 리터의 선박유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자발적 탄소시장, 법제화 추진…“규제 사각지대 온실가스 줄인다”

국회와 정부가 자발적 탄소시장(VCM) 법제화를 추진한다. 기존 배출권거래제(ETS)만으로 줄이기 어려운 온실가스를 민간 참여형 시장을 통해 감축하겠다는 전략이다. SDX재단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5GAM기후기술연구그룹과 공동으로 '자발적 탄소시장(VCM) 활성화 전략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국회기후변화포럼(한정애·정희용 의원)과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자발적 탄소시장은 기존 대기업·대규모 산업 중심 탄소배출권 제도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한 시장이다. 개인이나 중소기업이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인증받아 기업 등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현재 배출권거래제 적용 기업이 국가 전체 배출량의 약 73.5%(2021~2025년 기준)를 차지하는 만큼, 남은 26.5% 영역까지 감축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은 기조발제에서 개인과 중소기업을 포괄하는 시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 이사장은 “개개인의 기후행동과 기후테크 혁신이 시장에서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한다"며 “자발적 탄소시장의 제도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선순환 생태계가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도 자발적 탄소시장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지난 4월 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열고 시장 활성화 방향을 발표했다. 이날 포럼은 이에 대한 후속 논의 성격으로, 국회와 정부의 법제화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진승우 기획예산처 탄소중립과장은 이날 발표에서 자발적 탄소시장(VCM) 법제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거래되는 크레딧은 법적 지위가 없어 기업들이 시장 참여와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크게 느끼고 있다"며 “관련 법을 제정해 국내에서 거래되는 탄소크레딧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6년 동안 추가로 1억8000만톤을 더 줄여야 한다"며 “지금까지 감축한 양의 두 배를 남은 기간 동안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탄소 감축 비용은 뒤로 갈수록 급격히 증가하는 구조"라며 기존 배출권거래제만으로는 감축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법제화와 함께 한국거래소 내 통합 시장을 구축해 탄소감축 크레딧이 거래될 수 있도록 하고 올해 말 시장 개설을 목표로 인프라 구축도 추진된다. 이날 포럼에서는 '조각탄소시장 얼라이언스' 선포식도 열렸다. 참석자들은 민간·정부·학계가 협력해 탄소감축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시장 신뢰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김성진 전력거래소 이사장 취임…“에너지 대전환·전력시장 혁신 추진”

김성진 신임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이 안정적 전력수급과 에너지 대전환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전력시장 혁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6일 전남 나주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에너지 대전환은 미래의 과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할 현실"이라며 “대한민국 에너지 대전환 성공을 위해 전력거래소의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과 함께 △안정적 전력수급체계 구축 △에너지 대전환을 위한 전력시장 혁신 △지산지소형 분산형 전력시스템 구축 △지역별 요금제 도입 △사람 중심 조직 혁신 등 5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최근 재생에너지 확대와 국제 에너지 위기 속에서 전력계통 안정성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태양과 바람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자원"이라며 “국민과 산업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을 요구하는 만큼 어떤 상황에서도 전력시스템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실시간 계통 운영 능력을 강화하고 수요·공급 예측체계를 고도화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관리(DR), 전기차 등 유연성 자원이 제대로 보상받는 전력시장을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는 “전기를 생산하는 자원뿐 아니라 저장하고 줄이고 이동시키는 자원까지 공정하게 보상받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보조서비스 시장 확대와 실시간시장 도입 추진 의지를 밝혔다. 또 중앙집중형 전력체계의 한계를 언급하며 지역 기반 분산형 전력시스템 구축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전력은 지방에서 생산되지만 소비는 수도권에 집중돼 계통 혼잡과 출력제어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전기를 보내는것이 아니라 산업이 전력을 찾아 이동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남해안 등 재생에너지 생산지역에 데이터센터·수소·배터리 산업 등을 유치할 수 있도록 지역별 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1963년생인 김 이사장은 광주 대동고와 건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리즈대에서 동아시아학·중국경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해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광주미래차모빌리티진흥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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