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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일 희토류 통제 여파, 한국도 ‘간접 영향권’...정부 “차질 최소화”

중국이 일본을 대상으로 군사 전용 가능성이 있는 이른바 '이중용도 품목'의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한·중·일로 연결된 동북아 공급망 구조상 한국 산업계도 간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중국의 이번 조치가 한국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원자재는 중국, 가공은 일본, 완제품은 한국으로 이어지는 공급망 특성상 일본 내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내 산업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관계부처와 주요 업종별 협·단체, 유관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산업 공급망 점검 회의를 열고, 중국의 대일 수출 통제가 국내에 미칠 파급 효과를 점검했다. 회의에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자동차 등 핵심 산업별 영향 가능성과 대응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전문가들은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국내 소부장 산업의 자립도가 일정 부분 개선됐지만, 동북아 3국 공급망이 여전히 긴밀히 얽혀 있는 만큼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충격이 연쇄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이 세계 시장 점유율이 높은 중희토류를 중심으로 통제를 강화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국내 산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종별 반응은 엇갈렸다. 일본산 소재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업계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해액, 음극재, 분리막 등 핵심 소재 상당 부분을 일본에서 조달하고 있는 만큼, 일본 내 공급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배터리 생산에도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다. 반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다. 이들 업종은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상시화된 이후 희토류 등 핵심 소재에 대한 국산화와 공급처 다변화를 지속해온 만큼, 단기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우선 디스프로슘, 이트륨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중희토류를 중심으로 공급망 교란 가능성을 시나리오별로 점검하고, 중국의 통제 품목과 연관된 대일 수입 소재에 대해 국내 생산 확대나 대체 수입처 확보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기존 희토류 공급망 태스크포스(TF)를 산업안보 공급망 TF로 확대해 운영하고, 무역안보관리원과 코트라 수출통제 상담 창구를 통해 기업들의 애로 사항에 대한 신속 지원 체계를 가동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외부 변수로 인해 국내 기업의 생산 활동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민관 협력 기반을 강화해 공급망 회복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결론은 ‘원전과 재생E의 공존’

이재명 정부가 탄소중립과 AI 강국이라는 상존이 어려운 두 주제를 국정 최고과제로 이끌고 가는 가운데, 바람직한 에너지 믹스를 알아보는 토론회에서 결론적으로 원전과 재생에너지가 공존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신규 원전 건설은 어떻게 할 것인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목표는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적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매우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2차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대체로 “AI 시대 전력 수요 급증에 대비해 가용한 모든 에너지원의 활용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대다수는 재생에너지 확대의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간헐성과 계통 안정성 문제를 고려할 때 원전과의 공존이 불가피하다고 인식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역시 축사와 토론 과정에서 원전과 재생에너지가 각각 안고 있는 한계점을 모두 언급했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원전의 경직성 문제를 동시에 짚으면서 “대한민국 여건에 맞는 합리적 조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김 장관은 핵심 쟁점인 신규 원전 건설 여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로 인해 토론회 막판에는 방청객들 사이에서 “왜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느냐"는 문제 제기도 나왔다. 김 장관은 향후 추가적인 여론 수렴 가능성을 열어두었지만 목적과 필요성, 대표성,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1·2차 토론회에 참여한 일부 전문가들은 김 장관의 태도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한 토론회 참석 전문가는 “김 장관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경청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일각의 우려와 달리 탄소중립의 당위성과 산업계 현실을 모두 깊이 이해하고 있는 듯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토론회의 한계를 보다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두 차례 토론회만으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이미 반영된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다시 판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소모적인 신규 설비 찬반 논쟁보다 소비자 전기요금 수용성, 송전망 확충, 지속가능한 전력시장 운영과 제도 설계, 산업과의 연계에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에너지믹스 토론회의 결론은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공존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이는 본지가 실시한 관련 여론조사 결과와도 대부분 일치한다. 본지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5~6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관련 여론조사에서 'AI·데이터센터 확대 등으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실제 전력 수요 충당 방안'에 대한 답변으로 △'신재생과 원전의 에너지 믹스' 응답은 33.3% △'원전 추가 건설 및 노후 원전 수명 연장' 응답은 30.9% △'재생에너지 중심 확대'는 28.0% △'탈원전 중심 정책'은 27.2%로 나왔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조사(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4.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신규 원전 건설 여부와 더불어 정부가 이미 공언한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될 전기요금 체계 변화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부족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에 필요한 입지 확보, 송·배전망 증설 비용, 계통 안정화 비용, 보조금 구조 개편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에도, 목표 수치 제시를 넘어선 실행 경로와 재원 조달 방안은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이 산업용·가정용 전기요금에 어떻게 전가될지, 전력직접구매 확대 등 시장 구조 변화가 한전 재무구조와 요금 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논의가 빠지면서, '에너지믹스' 논의가 설비 구성 차원에 머물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결국 국민과 기업이 부담해야 할 전기요금 문제를 제외한 채 에너지원 비중만 논의하는 것은 반쪽짜리 공론화"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토론회는 유튜브로 실시간 생중계 됐는데, 2차의 경우 실시간 시청자 수가 300명 안팎으로 적었고, 누적 조회수도 수천회에 그치며 공론화 효과에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공론화를 이어가고, 이를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정책 신뢰도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에너지 전환, 실용주의가 괴물이 되지 않으려면

이재명 정부는 실용주의를 표방한다. 이는 에너지 정책에서도 드러난다. 탈원전의 폐기와 햇빛소득마을 드라이브는 대표적이다. 이전의 민주당 정부가 안전성과 폐기물 처리, 경제성을 이유로 탈원전을 공식화한 데 비해 이재명 정부는 '그래 탈원전이라는 구호는 뺄게. 수출한다면 도와주고. 하지만 정부가 앞장서서 원전을 짓지는 않을 거야. 지을 수 있으면 지어 봐.'라는 입장이다. 편중된 정보에 의해 형성된 여론과 굳이 싸우지 않으면서 현실은 정확하게 바라보고 있다. 햇빛소득마을 드라이브도 마찬가지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은 시대적 흐름임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의 반 태양광 정책과 가짜 뉴스의 범람으로 태양광 발전의 보급은 정체되어 왔다. 국제에너지기구의 전력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주요국가 53개 국 중 최하위를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마을 공동체의 소득 증대를 통해 주민들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햇빛소득마을의 확대는 에너지 전환의 지렛대 역할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미 변화는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외지인의 개발에 대한 반발로 모든 지자체에서 제정했던 이격거리 제한 등 태양광 발전 부지에 대한 조례들이 하나둘 개정되고 있다. 충북 괴산군의 경우 실제 거주하는 세대 중 2/3세대 이상이 참여하는 마을공동체가 마을 공동 소득창출을 목적으로 설치하는 태양광 발전시설은 이격거리 제한을 받지 않도록 지난해 3월 군계획조례를 개정했는데 햇빛소득마을 확대 정책에 힘입어 다른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주민 수용성이 높아지면서 태양광에 대한 가짜뉴스의 설자리는 축소되고 재생에너지 보급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최근 우리는 기본을 망각한 실용주의로 시장을 어지럽히는 괴물의 출현을 목도한 바 있다. 빠른 배송과 새벽 배송으로 국내 전자상거래시장의 1/4을 석권한 쿠팡은 배달원과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 위에 세워진 것임이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또한 소비자들의 민감한 정보를 소홀히 다루어 전체 회원의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까지 발생하였다. 기본을 무시한 실용주의가 불러온 부작용이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 역시 기본을 잊어서는 안된다. 재생에너지 산업의 가치사슬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자립이라는 에너지 전환의 본래 목적을 이루어 나갈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을 추진함에 있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첫째,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전력망에 우선 접속하는 일이다. 재생에너지는 화력발전으로 인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의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법이다. 또한 매년 200조원 이상을 에너지 수입에 사용하는 나라로서 자립에너지인 재생에너지 전기를 우선 사용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재생에너지가 가진 간헐성이라는 단점은 전력망을 운영하는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이는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며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은 재생에너지 전기를 쓰는 나라들은 이미 이런 운영에 적응한 상태이다. 반면 현재 한전은 재생에너지 전력의 출력 조정이라는 손쉬운 방법에 치중하고 있다. 발전사업자에게 보상을 해주지도 않으니 더 유혹적이다. 재생에너지 전력 우선접속과 출력 조정 시 보상은 정부가 나서서 챙겨야 할 기본이다. 둘째는 태양광 발전사업에 대한 진입 장벽을 제거하는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 생산가를 높인 요인 중에는 복잡한 인허가 절차에 따른 시간과 비용의 몫이 크다. 또한 각종 토지이용 제한 규정들로 인해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현재 산지 태양광의 신규 설치는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이다. 태양에너지는 모든 지역에 고르게 주어진다. 이는 필요한 양의 발전을 위해서는 일정한 양의 토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붕과 옥상 등 모든 시설물들이 우선 설치 대상이 되어야 하겠지만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위해서는 잡종지나 농지, 산지 등도 일정 정도 활용해야 한다. 목표 설치량에 맞춰 어느 정도의 국토 개발이 필요한지 예상한 뒤 그 범위 안에서의 부지 개발에 대해서는 각종 제한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500kW 이하의 소규모 태양광에 대해서는 전력의 거래를 용이하게 해주어야 한다. 소규모 태양광은 전업 발전사업자들이 아니라 부업 내지는 노후 연금으로 설치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현재의 입찰 방식은 일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방식을 이해하고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발전사업자나 한전이나 양쪽에서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다. 우리는 다수의 소생산자들이 참여하는 산업에 대한 경험이 있다. 벼농사가 바로 그것이다. 벼농사에서 가장 비용효율적인 방식은 정부나 농협에서 일괄 수매하는 방식임을 알고 있다. 태양광 발전 전기도 마찬가지다. 소규모 발전사업자가 생산한 전력은 한전에서 기준 가격으로 일괄 구매하는 것이 가장 비용효율적이며 용이한 방식이다. 이재명 정부가 에너지 전환을 추진함에 있어 이런 기본을 잃지 말고 쿠팡과 같은 괴물이 시장을 흔들지 않도록 기반을 마련해주기를 기대한다. 신동한

김성환 기후부 장관 “국내선 탈원전, 해외선 수출…솔직히 궁색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7일 열린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2차 정책토론회'에서 과거 문재인 정부의 원전 정책을 직접 언급하며 “국내에서는 원전을 더 짓지 않겠다고 하면서 해외에는 원전을 수출했던 것은 한편으로 궁색한 측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신규 원전 2기 건설이 포함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둘러싼 논의를 언급하며, “원전의 위험성을 문제 삼으면서도 해외에는 원전을 수출하는 정책은 논리적으로 국민에게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 토론회의 개최 배경을 재차 설명했다. 그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동시에 기후위기가 심화되고 화석연료 발전이 온실가스의 주범이라는 현실 역시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의 한계 역시 분명히 했다. 그는 “재생에너지는 기후 영향이 적고 안전한 에너지원이지만, 햇빛과 바람에 의존하는 간헐성 문제가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국토 여건상 낮과 밤, 계절 간 변동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감당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SS와 양수발전 등 보완 수단의 중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원전에 대해서는 '안전성 강화와 경직성 완화'라는 이중 과제를 제시했다. 김 장관은 “봄·가을 전력 수요가 낮은 시기에는 재생에너지와 원전이 시장에서 직접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원전의 출력 조정 등 경직성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가 당장의 정책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현재 35GW 수준에서 100GW로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원전과 재생에너지가 공존할 수 있는 합리적 조정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에너지 정책의 산업 경쟁력 연계성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에너지 가격은 중국 등 주변국과의 원가 경쟁력, 산업 경쟁력, 가정용 전기요금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대한민국은 에너지 자립도가 낮은 '에너지 섬'에 가까운 구조인 만큼 감정이 아닌 이성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특히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관련해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감한 쟁점이라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최대한 공개하고, 데이터와 쟁점을 공유한 뒤 국민의 판단을 통해 결정하겠다"며 “올해 상반기 계획 초안을 마련하고, 하반기에는 2050년 탄소중립을 전제로 한 2040년 법정계획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장관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대한민국 에너지의 미래를 국민과 함께 책임지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라며 “오늘 토론회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신간도서] ‘에너지 그레이트 게임’ 출간

지금 세계는 소리 없는 전쟁, 바로 '에너지 패권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이 거대한 흐름이 보이는가, 혹은 보이지 않는가의 차이는 오직 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그 중요성을 인지하느냐에 달려있다.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은 기존의 에너지 질서를 재편하며 글로벌 패권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강력한 움직임이다. 이에 맞서 러시아는 북극의 심장부에 위치한 야말(Yamal) 가스전을 발판 삼아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 두 거인의 힘겨루기는 글로벌 경제 안보와 에너지 안보의 향방을 결정짓는 최대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거대한 '그레이트 에너지 게임(The Great Energy Game)'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한민국은 과연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 대한민국 제2대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 출신인 안세현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이 책을 통해 그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고,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고자 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강원·경상권 ‘매우 건조’…대형 산불 위험 커져

당분간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대기가 매우 건조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대형 산불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산불은 대부분 인재(人災)로 발생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7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당분간 강원 영동과 경상권을 중심으로 눈·비 소식이 거의 없어 산불 등 각종 화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예보됐다. 오는 9일 밤부터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를 중심으로 비 또는 눈이 예보돼 있지만, 강수량은 0.1㎜ 미만의 빗방울이나 0.1㎝ 미만의 눈 날림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산림당국은 지난해 3월 전국 곳곳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대형 산불이 발생했던 점을 감안해 올해도 산불 예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달 전국 산불 발생 위험도가 '높음' 단계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번달이 최근 30년간 1월 기록 가운데 8번째로 위험한 수준이라고 봤다. 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 단기 예보를 보면 현재 강원 영동과 경상권을 중심으로 산불위험지수가 '다소 높음'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기상 상황에 따라 '높음' 단계 지역은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난해 12월 강원 영동과 경상권의 강수량은 평년 대비 35~44% 수준에 그쳤다. 강원 영동은 지난해 12월 24일(0.3㎜), 경상권은 29일(0.2㎜) 이후 뚜렷한 비 소식이 없었다. 실제 올해 들어서도 모두 진화가 완료됐지만 작은 산불이 잇따랐다. 경북 예천과 의성, 대구 동구, 경기 연천, 경북 김천 등에서 소규모 산불이 다섯 차례 발생했다. 모두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경우 언제든 대형 산불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산림당국은 당분간 산불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감시와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국민들에게도 논·밭두렁 소각과 쓰레기 태우기 등 불법 소각 행위를 삼가 달라고 거듭 당부하고 있다. 원명수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장은 “당분간 강원 영동과 경상권을 중심으로 비 소식이 거의 없는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대형 산불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1월은 산불 발생 가능성이 높은 시기인 만큼 산림 인접 지역에서의 소각 행위나 불씨 취급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맞춰 산림청은 산불 대응 체계 강화에 나섰다. 산림청은 기후재난 영향으로 대형·동시다발 산불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대구·경북 동해안 지역과 경남·부산·울산 남부권 산불 대응을 전담할 '동해안 국가산불방지센터'와 '남부권 국가산불방지센터'를 지난 6일 정식 출범시켰다. 두 센터는 평상시 산불진화 합동훈련과 전문 인력 교육을 통해 대응 역량을 높이고 산불 발생 시에는 초기 대응을 중심으로 인력·장비·정보를 신속히 연계·지원하는 권역별 핵심 거점 역할을 맡는다.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자연적 요인에 의한 산불은 전체의 0.3% 내외에 불과하다. 낙뢰 등 자연 발생 산불은 극히 드물며 전체 산불의 99.7%는 인위적 원인으로 발생한다. 국토 면적이 작고 산림과 주거지가 인접해 있어 부주의한 불씨 관리가 곧바로 산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삼천리EV, 송지아 선수에 BYD SEALION7 후원

삼천리EV가 올 시즌부터 삼천리 스포츠단 선수로 합류한 송지아 프로에게 BYD SEALION 7 차량을 후원했다고 밝혔다. BYD SEALION 7은 역동적인 외관 디자인과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겸비한 SUV 전기차로 이동이 잦은 스포츠 선수의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모델이다. 낮고 넓게 설계된 차체와 스포티한 실루엣은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활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며, 장거리 이동 시에도 실내 소음이 적어 보다 쾌적한 이동 환경을 제공한다. 넉넉한 실내 공간 역시 훈련과 경기 일정을 소화하는 선수의 컨디션 관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송지아 프로는 “선수 생활을 시작하며 처음으로 함께 하게 된 후원 차량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며 “훈련과 경기 준비에 집중할 수 있는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송지아 프로가 소속된 삼천리EV는 삼천리그룹에서 BYD 전기차와 관련된 자동차딜러 사업을 운영하는 계열사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서울 목동, 송파, 경기 부천, 안양, 인천 서해구, 송도 등 6개의 전시장과 서울 양천, 경기 안양, 인천 부평 등 3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단순한 차량 판매를 넘어 브랜드 가치와 고객 경험을 중시하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삼천리EV 관계자는 “이번 차량 후원은 송지아 프로의 새로운 출발을 함께 응원하는 동시에 선수와 브랜드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파트너십의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의 협업을 통해 긍정적인 시너지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차량 후원을 기념해 송지아 프로의 친필 사인이 담긴 BYD 볼캡 증정 이벤트도 진행될 예정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3조 투자하고도 연 3천억 손실…‘최악의 부실자산’ 처분 기회가 왔다

구리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광해광업공단이 보유한 부실 해외자산을 처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 특히 공단이 지분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은 그동안 3조원 넘게 투자했는데도 연간 3000억원 넘는 손실이 발생하고 있어 이번 기회에 성공적으로 매각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 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거래가격은 톤당 1만257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고 가격이며, 지난해 초의 8685달러보다 45%나 급등한 수준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 및 시장 조사기관은 AI 보급 확대로 인한 수요 증가와 주요 광산의 공급 차질, 그리고 미국의 구리제품 관세 부과 등으로 단기적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구조적 공급 부족이 발생해 가격이 지속 상승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구리 가격 상승은 광물 공기업인 한국광해광업공단의 부실 해외자산을 처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현재 공단의 자산상태는 매우 심각하다. 광해광업공단은 2025년 상반기 연결기준 총부채 8조4800억원이며, 5조3500억원 자본잠식 상태이다. 당기순손실 규모는 2023년 2966억원에서 2024년 1조1817억원으로 급증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2930억원을 기록했다. 사실상 자력으로 부실 재무 구덩이를 빠져 나올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공단이 이렇게 된 원인은 부실 해외자산 때문이다. 이언주 의원실에 따르면 공단이 현재 진행 중인 해외투자사업은 9개국, 14개 사업으로 총투자 6조5801억원 중 8338억원만 회수했다. 공단은 2개 사업만 당분간 보유하고 2개 사업은 매각, 10개 사업은 종료 처분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공단이 보유한 구리 자산은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과 파나마 꼬브레 구리광산이다. 두 광산 모두 사실상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볼레오 광산은 그동안 낮은 구리가격으로 인해 경제성이 떨어져 자체적으로 가동을 중단했고, 꼬브레 광산은 경제성은 확보됐으나 파나마 사법부와 행정부가 환경 오염을 이유로 2023년 11월부터 가동을 중단시킨 상태다. 그나마 꼬브레 광산은 희망적이다. 현재 광산은 파나마 환경부가 종합감사를 진행 중으로 올해 4,5월경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가동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꼬브레 광산은 연간 약 27만톤의 구리를 생산하는 세계적 규모로, 지분은 캐나다의 퍼스트퀀텀 90%, 한국광해광업공단 10%이다. 파나마 정부는 세금 외에 수출 수익의 약 11%를 로열티로 받고 있어 수출액이 늘수록 정부와 지자체 수익도 늘어난다. 2023년 기준 파나마의 전체 수출액 중 꼬브레 광산의 구리제품 수출이 2/3를 차지했을 정도로 파나마에서 꼬브레 광산의 경제적 비중은 엄청나다. 파나마의 연간 GDP성장률은 2022년 10.8%, 2023년 7.4%, 2024년 2.9%, 2025년 3.4%(예상)로 광산 가동 중단 이후 크게 하락한 상태다. 외신 등에서는 광산의 환경보호 대책을 강화하는 선에서 정부가 재가동을 허가해 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멕시코 볼레오 광산은 절망적이다. 광산은 광석 채굴부터 전기동 제련시설까지 갖추고 2015년 가동을 시작해 연간 약 2만8000톤의 전기동(구리) 생산을 목표로 했으나,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해 거의 가동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광산 지분은 광해광업공단 88.06% 등 한국 기업이 94.2%를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3조원 넘게 투자했지만, 2023년 2300억원 당기순손실에 이어 2024년에도 305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가동은 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설비 유지 및 인력 운영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광해광업공단은 볼레오 광산을 매각할 계획이지만, 지난해 11월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자산 300억원 이상은 매각을 중단시키면서 보류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현재 상태로 볼레오 광산을 매각하면 헐값밖에 받지 못하기 때문에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광업계 한 관계자는 “볼레오 광산의 현재 가치는 약 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고철값밖에 안된다"며 “구리 가격도 많이 올랐기 때문에 제련시설을 리빌딩하면 가치를 현재보다 훨씬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우선 광산과 제련시설 자산을 분리한 뒤 광산은 매각하고 제련시설은 공단 등 한국 기업이 따로 운영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한국 제철기업은 광물 제련시설 운영 기술 및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이 점을 이용해 제련시설 운영을 민간기업에 맡겨 볼만 하다는 것이다. 멕시코 정부도 광물 제련을 통해 부가가치를 더 높일 수 있어 윈윈 전략이 될 수 있다. 관계자는 “볼레오 광산 주변에는 다른 금속광산들이 많은데, 대부분의 광물이 제련되지 않고 판매되고 있다. 한국 기업의 제련시설을 거치면 부가가치를 훨씬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멕시코 정부한테도 이득이 될 것"이라며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좋은 아이디어들을 결합해 하루 빨리 부실 자산을 털어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올해 신규 전기차 완속 충전기, 플러그링크·LG유플러스 절반 차지

지난 신규 전기차 완속 충전기 중 절반은 플러그링크와 LG유플러스 볼트업이 차지했다. 기존 강자들의 보급 속도가 둔화된 사이 대기업 계열사와 스타트업 기업이 빠르게 규모를 확대해 나가는 모습이다. 6일 기후에너지환경부 무공해차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보급된 7킬로와트(kW) 이상 완속 충전기는 6만1452기로 집계됐다. 이 2024년 신규 완속 충전기 보급량 8만7232기에서 25.6% 정도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신규 보급량 중에서 플러그링크(1만8704기)와 LG유플러스 볼트업(1만6715기)이 차지하는 물량은 3만5000기 이상으로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 특히 플러그링크는 2024년 신규 보급량 3181기 대비 약 6배 증가하며 공격적인 확장세를 보이며 올해 가장 많은 완속 충전기를 설치했다. LG유플러스 볼트업 역시 2024년 1만4448기에서 올해 1만6715기를 추가하며 증가세를 유지했다. 플러그링크는 한화큐셀 충전 사업 인수 이후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으며 2024년 6월 LG유플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 합작법인으로 출범한 LG유플러스 볼트업도 사업 확장을 이끌고 있다. 반면 과거 완속 충전기 시장을 주도했던 기존 사업자들은 보조금 부정 수령 이슈와 화재 예방을 위한 스마트 제어 충전기 도입 등 규제 환경 변화 속에서 성장세가 둔화됐다. 파워큐브는 2024년 신규 8601기에서 올해 5392기로 급감했고 에버온도 1만2505기에서 3497기로 줄었다. 업계 점유율 1위인 GS차지비 역시 1만1891기에서 2752기로 신규 보급이 크게 감소했다. 중위권에서 NICE인프라는 6499기에서 4144기로 감소한 반면, 아이파킹은 2619기에서 3452기로 현대엔지니어링은 2959기에서 3186기로 보급 속도를 소폭 끌어올렸다. 전기차 보급 속도는 다시 빨라지고 있지만 충전기 보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후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신차 보급 중 전기차 비중은 13.6%로, 전년(8.9%) 대비 5.7%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기차 충전기 신규 보급은 전년 대비 감소, 특히 완속 충전기 보급은 25.6%나 줄어든 것이다. 최근 기후부가 급속 충전기 사업자를 대상으로 기존의 매년 공모 방식 대신 요건을 충족한 기존 사업자를 재지정하는 체계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방식을 완속 충전기 사업자에도 확대 적용해 달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를 통해 매년 1~3월 사업자 선정 기간 동안 투자 결정을 미루던 사업자들의 투자 여건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 전기차 충전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와 충전기 보급은 함께 가야한다"며 “완속 충전 사업자들도 재지정방식을 적용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이슈분석]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논란, 12차 전기본에 실체 드러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부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논쟁의 최종 결론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 가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과 전남·전북 간 입장 충돌이 정치적 공방으로 번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감당할 수 있는 전력 설비와 입지를 계획에 담을 수 있느냐가 결정적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본은 단순히 전력 수요와 공급 총량을 맞추는 문서가 아니다. 발전 설비의 종류(LNG·재생에너지·원전 등), 규모, 그리고 발전소 입지까지 명시하는 국가 최상위 계획이다. 전기본을 바탕으로 수립되는 장기송변전설비계획 역시 어떤 지역에 발전소를 짓고, 그 전력을 어디로 어떻게 보내는지를 구체적으로 정한다. 이 때문에 관가에서는 “산업 단지에는 전력공급이 필수인 만큼 사실상 전기본과 송변전계획이 민주당 내부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소비량은 2038년 기준 78.7TWh, 최대전력은 11.3GW이다. 11차에서는 일단 이에 필요한 전력은 동서·남부·서부발전이 각 1GW씩 총 3GW 규모의 LNG 발전소를 건설하고 SK E&S와 한국중부발전이 1.5GW LNG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추후 보강되는 전력망과 전력기술 발전 등을 종합 고려한 추가 전력도 계획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최대전력 11.3GW 중 4.5GW만 계획이 돼 있고, 나머지는 계획이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12차 전기본에서 전력 공급 계획이 어떻게 세워지느냐에 따라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본 수립은 대략 5~6개월이 소요된다. 11차는 8개월이 걸렸는데, 2024년 말 계엄 사태 영향 때문이다. 12차가 지난해 11월 말에 착수됐으므로 결과는 올해 4~5월경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전 없이 용인 클러스터로만 간다면 남부 지역에 재생에너지를 확대 보급하고 이 전력을 용인에 공급하는 송전망 연결 계획이 세워지게 될 것이고, 반면 용인 클러스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남부로 이전하게 된다면 남부에 전력 공급 계획이 세워지게 된다. 현재 남부에서 반도체 클러스터로 유력한 곳은 이미 부지가 확보돼 있는 전북 새만금단지이다. 전북 지역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규모는 약 5.1GW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반도체 공정은 24시간 무중단 전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태양광·풍력 중심의 재생에너지 간헐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조정 전원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전북이나 전남으로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이 논의될 경우, LNG 발전소 신규 설치와 송배전망을 포함한 전원 믹스와 송변전설비 계획도 함께 수립돼야만 현실성이 생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이전 논쟁의 본질은 “이전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2차 전기본에 LNG를 포함한 어떤 발전설비를, 어느 지역에, 어느 규모로 배치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여기에 더해, 송전망기본계획에서 해당 발전소와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송전선로가 실제로 계획되고 반영돼야 한다. 발전설비와 송전망, 두 축이 동시에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전은 정책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모든 시선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쏠리고 있다. 김 장관은 12차 전기본을 총괄하는 주무 장관이자, “이제는 전기를 끌어오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전기가 많은 곳으로 가야 한다"며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가능성을 가장 먼저 공개적으로 언급한 인물이다. 관가에서는 “김 장관의 발언은 단순한 정치적 메시지가 아니라, 전기본을 통해 '가능한 입지'와 '불가능한 입지'를 구분하겠다는 정책적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LNG 발전의 역할을 재생에너지 간헐성 보완용으로 어디까지 인정할지, 그리고 이를 전북·전남 지역 입지 계획에 실제로 반영할지가 이전 논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인식은 비슷하다. 한 관계자는 “특별위원회 설치나 정치적 공방은 상징적 의미에 가깝다"며 “전기본과 송변전망 기본계획에 발전설비 종류·규모·입지가 명시되지 않으면 이전론은 공허한 주장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논쟁은 민주당 내부의 지역 갈등을 넘어, 국가 전력계획이 산업 입지를 어떻게 규정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되고 있다.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12차 전기본과 송변전망 기본계획이라는 두 문서가 이전 가능성의 문을 열거나 닫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논쟁이 결국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회 구성과 논의 과정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여부가 전기본의 발전설비 종류·규모·입지 결정에 직결되는 만큼, 전기본 총괄위원회가 전북 이전 가능성을 열어두는 전력 수급 시나리오를 전제로 계획을 수립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안호영 국회의원(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과 윤준병 민주당 도당위원장은 전북도당 산하에 '용인 반도체 삼성전자 전북 이전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이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반도체 클러스터의 빠른 준공과 조기 가동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발전설비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규모 전력을 단기간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으면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전원은 공사 기간이 비교적 짧은 LNG 발전소 외에는 사실상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탄소중립 목표와 전력시장 제도 개편으로 인해 신규 LNG 발전설비는 용량시장 입찰을 거쳐야만 건설이 가능한 구조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민주당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을 위한 LNG 활용 범위와 용량시장 적용 방식에 대한 논의를 조속히 정리하지 않을 경우, 해당 논의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적절히 반영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LNG발전설비를 언제, 어떤 조건으로 허용할지에 대한 정치·정책적 판단이 늦어질수록 전기본 수립과 산업 입지 결정 모두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만약 반도체 클러스터의 새만금 이전이 공식 결정될 경우,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송·변전설비계획 역시 이에 맞춰 전면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기본 축으로 하되, 반도체 산업의 안정적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LNG 발전설비 비중과 입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송전망 건설 계획이 새만금 권역 중심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신규 LNG 발전설비는 현행 제도상 용량시장 입찰을 거쳐야 하지만, 새만금 이전이 국가 전략으로 확정될 경우 새만금 지역에 발전소 건설을 제안하는 사업자에게 입찰 평가 항목 중 '비가격 요소'에서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입지와 정책 목적을 반영한 비가격 평가 강화는 제도 범위 내에서 가능한 수단"이라며 “이를 통해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과 전력 인프라 구축을 동시에 유도하는 시나리오가 검토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관가 관계자는 “전기본은 기술 계획이지만, 전제 조건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며 “기후부와 여당이 반도체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전북 전원 믹스를 가정한 시나리오를 총괄위 논의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전기본은 수도권 전력 집중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면서, 반도체 클러스터 전북 이전 논의에 정책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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