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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의 카워드] 배터리 신흥강자 ‘LMR’…美 GM이 주목한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니켈·코발트 의존도를 낮추고 망간 비중을 높인 LMR(Lithium Manganese Rich, 리튬망간리치) 배터리가 글로벌 완성차업체 GM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차세대 전략으로 부상하면서 기존 LFP(리튬인산철)·NCM(니켈코발트망간) 체제를 넘어설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완성차 기업 GM은 삼성SDI와의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며 LMR 배터리 생산을 적극 검토 중이다. 앤디 오우리 GM 배터리 및 지속가능 기획 수석 엔지니어는 최근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과 최신 배터리 기술을 활용한 각형 LMR 배터리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GM은 이미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해 오는 2027년 시범 양산에 이어 2028년부터 합작사 얼티엄셀즈에서 대형 전기트럭·SUV에 LMR 배터리를 본격 적용할 계획이다. LMR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조합이다. 양극재 내 니켈 함량을 30% 미만으로 낮추고 망간 비율을 60~65%까지 대폭 높인 것이 핵심이다. 망간은 가격이 저렴하고 매장량이 풍부해 원가 안정성과 공급망 리스크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따라서, LMR 배터리는 △원가 안정성 확보 △LFP 대비 30% 이상 높은 에너지 밀도 △기존 NCM 생산라인과 호환성 유지라는 3중 경쟁력을 갖췄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낮은 원가와 열안정성으로 저가형 전기차에 적합하지만 구조상 부족한 에너지 밀도의 한계로 대형차 적용이 어려웠다. 또, NCM(니켈코발트망간)은 고에너지밀도로 프리미엄 전기차에 사용되지만 고가의 니켈·코발트 의존도와 재활용 복잡성이 걸림돌이었다. LMR은 두 기술의 단점을 보완해 LFP 대비 40% 낮은 kWh당 원가, NCM 대비 20% 높은 재활용 효율을 구현하며 중간시장을 공략한다. 국내 배터리·소재 기업들도 LMR 배터리 상용화와 기술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기술력과 공급망 경쟁력, 제품 포트폴리오의 다변화 등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퓨처엠은 LMR 양극재 내 망간을 안정화하는 구조 설계를 통해 망간 용출 문제 등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고 기존 NCM(니켈·코발트·망간) 생산라인을 활용해 대규모 신규 투자 없이 양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연내 LMR 양극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LMR 상업화 일정에 맞춰 대형 수주를 추진 중이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LMR 양극재 개발에 이어 향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과 함께 에너지용량을 한층 높인 차세대 LMR 양극재 개발을 통해 LMR 제품 포트폴리오를 엔트리·스탠더드에서 프리미엄·대형 EV 시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시장 변화와 고객 요구에 따라 전구체, 구형흑연 등 공급망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미국에서 오는 2027년 말 LMR 각형 배터리셀 시범생산에 이어 2028년 상업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생산되는 LMR 배터리는 쉐보레 실버라도 전기트럭, 에스컬레이드 IQ 등 대형 전기차에 탑재한다. 그러나, 상용화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기술적 과제와 한계가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LMR 양극재는 충·방전 과정에서 층상구조가 불안정해지며 전압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전압 감소' 현상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배터리 수명이 500사이클 이내로 단축될 수 있어 장기 신뢰성 확보가 관건이다. GM 등 주요 기업들은 도펀트와 코팅 등 다양한 보완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나 대량생산 과정에서의 재현성과 일관성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또한, 충전과 방전 시 전압 차이가 커지는 '전압 이력' 문제도 지적된다. 이 현상은 에너지 효율 저하로 이어져, 실제 주행거리와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망간 함량이 높아지면서 열폭주 위험성이나 구조적 불안정성도 NCM 대비 높아질 수 있다는 점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공정 측면에서도 LMR 양극재는 900°C 이상의 고온 소성 등 제조 과정이 복잡해, 기존 NCM 대비 에너지 소비가 더 크고, 전구체 합성 등에서 새로운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여기에 망간이 전해액으로 용출되는 현상, 재활용 과정에서의 망간 분리 효율 저하 등도 실질적 상용화의 걸림돌로 꼽힌다. 특히, 아직까지 극저온 환경이나 급속충전 등 실차 조건에서의 장기 신뢰성 검증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GM·포스코퓨처엠 등 국내외 기업들은 올해까지 전압 감소 문제를 대폭 개선하고, 에너지 밀도와 내구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MR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이 같은 기술적 난제와 공정상의 장벽을 극복하는 것이 필수다. 한편, 배터리업계는 LMR이 단순히 LFP 배터리를 대체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LMR은 LFP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가 30% 이상 높아 '더 긴 주행거리'와 '더 적은 배터리 무게'로 대형 전기차와 SUV, 상용차 등 중·대형 차량 시장에 적합하다. 반면에 LFP는 가격이 저렴하고 열 안정성이 뛰어나 소형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서 여전히 강점을 가진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배터리 시장 세분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LMR이 LFP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전기차 다양화에 따라 가격대와 성능에 맞춰 다양하게 선택될 것으로 보고있다"며 “LFP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강원 기후테크 포럼 2025’, 강원 7번째 미래산업으로 ‘기후테크’ 가능성 제시

원주=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강원도와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강원 기후테크 포럼 2025'가 13일 원주 인터불고호텔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강원 7번째 미래산업, 기후테크'라는 주제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술·정책·산업 전략과 탄소중립 실현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하는 장으로 마련됐다. 이날 포럼은 전문가 간담회, 총 3부로 구성된 주제별 세미나, 개회식 및 기념식, 특별강원 등으로 진행됐다. 아젠다별로 다양한 산학연 관계자와 지자체, 기업, 시민이 함께 했다. 이날 개회식 및 기념식에는 김진태 도지사, 김동일 한국기후변화연구원장, 김시성 강원도의회 의장,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 최재절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등 정·관·학계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강원도는 지난 3월 7개 미래산업으로 기후테크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번 포럼은 강원 7번째 미래산업의 도약을 위한 시발점으로 산학연 전문가의 토론과 공론을 통해 궤적 이해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김동일 한국기후변화연구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기후변화는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니라 물가 상승, 일자리 감소 등 경제 전반에 파급력을 미치는 21세기 최대의 글로벌 위기다. 전 세계 주요 경제인들이 참여한 세계경제포럼에서도 기후위기를 국가 간 갈등보다 더 큰 리스크로 보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3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만큼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과 대응이 절실하다. 기후테크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에 기여하면서도 경제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혁신 기술로, 강원도민의 삶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성장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포럼이 기후와 경제를 함께 살리는 국가 신성장 동력의 출발점이자, 도민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글로벌 강원자치도의 미래비전을 밝히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태 도지사는 “기후테크는 강원의 일곱 번째 미래산업일 뿐만 아니라, 반도체, 바이오, 미래차, 수소 등 기존 6대 미래산업을 아우르고 융합할 수 있는 핵심산업이다. 연구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산업이 기후테크 영역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이어 “이번 포럼이 한국기후변화연구원의 대표 포럼으로 자리매김해 세계적 수준의 플랫폼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시성 강원도의회 의장은 축사에서 “기후테크가 강원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며, 국내 최초로 착공된 기후변화대응 복합센터를 중심으로 강원도의 위상 또한 한층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기후변화연구원 설립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에게 감사패가 전달됐다. 포럼은 오전 10시 전문가 간담회와 함께 3부 구성의 세미나 프로그램으로 시작됐다. 세미나는 기후재난 대응 기술부터 산업 전환 전략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강원도의 기후테크 정책 방향을 심층적으로 조명했다. 1부 세미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역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첫 번째 발표에서는 강원연구원이 '기후변화와 강원 미래산업 전략'을 주제로, 기후위기 대응을 중심에 둔 강원형 산업구조 재편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한국임업진흥원과 산림항공본부는 '기후위기 시대의 산불 대응기술'을 발표하며, 대형산불 빈도가 높아진 기후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드론 활용, AI기반 조기감지 시스템, 항공진화기술 등 첨단기술 중심의 산불대응체계를 소개했다. 2부 세미나에서는신산업 육성과 기후정책 협력을 주제로 실천적이고 구체적인 방안들이 다뤄졌다. 국가 및 강원도 신산업 정책 설명회, 지자체 연계형 정책 세미나, 지자체 맞춤형 주도 환경정책 설계로 를 주제로 에서는 탄소중립과 기후산업을 중심으로 한 지역 신성장산업 육성 방안이 중점 논의됐다. 특히 정부의 녹색산업 육성 로드맵과 강원도의 대응 방향을 함께 공유해 실질적 협업 가능성이 제기됏다. 발표자들은 수소 에너지, 탄소 포집·저장(CCS), 지속가능 농업 등 각 분야의 기후기술이 기후위기 대응과 산업전환의 핵심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원대학교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강원의 지형과 기후특성을 고려한 지역 맞춤형 수소 생산 및 활용 방안을 제시했고,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미래 기후농업 정책을 주제로 경종분야 및 축산분야 대응현황 및 주요 정책을 발표했다. 오후 본행사에 이어 기조연설에서 최재철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기후위기 시대, 산업전환이야말로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결정적 요소"라며, 탄소중립을 넘어선 기술주도형 경제모델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초청 강연에는 유연철 유엔글로벌콤팩트한국협회 사무총장이 나섰다. 유 사무총장은 '트럼프 이후의 글로벌 ESG 동향과 탄소중립'을 주제로 트럼프의 반ESG정책에 따른 영향과 향후 전망 및 강원도의 지역화 및 기후대응의 선도적 역할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특별대담에서는 전의찬 세종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최재혁 기획재정부 CGI 국장, 이상협 국가녹색기술연구소장, 유인식 ESG경영전략가, 김학주 CCS 전문가 등 민관 산학 대표인사들이 패널로 참여했다. 이들은 '강원 7번째 미래산업, 기후테크' 육성전략을 주제로, 지역산업과의 융합, 기업 투자유치 방안, 전문인력 양성, 기술고도화 로드맵 등을 제안하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마지막 3부 세미나(16:00~17:30)에서는 실천 가능한 기후기술 응용사례와 정책이 발표됐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탄소저감형 광물산업전환'을 통해 친환경 광물 채굴기술과 탄소배출 최소화 설비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강원대학교·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기후위기 대응기술과 지역혁신'을 주제로 도내 대학 및 연구기관의 공동연구 사례와 정책연계를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기후변화와 ESG경영'을 통해 중소기업의 ESG전환 지원전략을 발표했으며, 강원테크노파크는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활용방안' 발표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ESS, 그린 수소 기술의 지역 확산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게 행사장 외부에서는 도내 기후테크 기업 및 참여기관의 전시봏옵 부스를 운영해 방문객들의 높은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냈다. 강원도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과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지역 중심의 기후기술로 풀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정부·지자체·기업·학계가 참여하는 협력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구체적 실행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ss003@ekn.kr

“내 땅에 변전소도, 발전소도 안된다”…극심한 님비현상에 국가 에너지정책 표류

수도권 전력 수급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분당발전본부 현대화사업과 동서울변전소 건설 사업이 각각 성남시와 하남시에서 주민 민원과 정치권의 반대로 표류 중이다. 양 사업은 모두 국가 에너지전환 계획의 일환으로, 탄소중립과 친환경 전환을 위한 필수 기반시설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눈치보기식 행정과 과도한 민원 수용이 맞물리며 사업 추진이 지연되면서, 향후 전력공급 안정성 저해, 탄소중립 계획 차질 등의 심각한 여파가 우려된다. 한전이 추진 중인 동서울변전소는 수도권 동부지역 전력공급을 위한 핵심 변전시설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국가 전력망 확충계획에 포함되어 설계 및 부지 조성에 착수했지만, 하남시와 지역구 정치인의 반대로 인허가가 보류되며 수년째 지연 중이다. 동서울변전소는 경북 울진에 위치한 한울원전 등 동해안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연결하는 핵심 설비이다. 이에 한전은 하남시 감일동에 위치한 동서울변전소의 지중화와 증설을 추진해왔다. 야외에 있는 345㎸의 시설을 지중화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여유 용지에 초고압직류(HVDC) 전압 500㎸ 변환소를 건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지역 주민들은 전자파 유해성 등을 이유로 한전에서 추진하던 사업설명회를 취소하고 강력한 반대 투쟁을 벌였다. 하남시까지 지역주민 반대를 이유로 한전이 신청한 지중화 등 건축허가 4건에 대해 불가 통보를 하면서 결국 건설사업이 멈췄다. 이후 한전이 행정심판을 제기했고, 지난해 12월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가 한전의 손을 들어줬다. 한전은 중앙정부 계획과 법적 허가까지 다 받았지만, 여전히 지역주민 반대가 심해 지자체의 협조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행정심판은 2024년 12월에 한전이 승소했고 하남시가 변전소 증설건을 승인하지 않아 현재도 지연상태"라며 “주민수용성을 위해서 건물디자인 선호도 조사, 전자파측정지원 등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남동발전의 분당발전본부 현대화사업도 지자체 허가 지연에 막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분당발전본부는 총 922MW 복합화력을 통해 전기와 열을 생산해 전기는 한전에 판매하고 열은 한국지역난방공사를 통해 성남지역 아파트 약 18만세대와 수도권 약 9만세대에 공급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분당발전본부가 설계수명 30년이 도래해 2033년까지 1조2219억원을 들여 노후 설비를 1014㎿/h급 고효율·친환경 설비로 교체하는 현대화사업에 착수했다. 남동발전에 따르면 현대화사업을 통해 대기배출물질(NOx)은 기존 30ppm에서 4ppm으로 약 86% 저감되고, 온실가스는 MWh당 기존 0.487톤에서 0.331톤으로 약 32% 저감되는 효과가 있다. 남동발전은 이 사업에 대해 2023년 11월 산업통상자원부 인허가 승인을 받고, 2024년 2월 성남시에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 변경 신청을 했지만 지금까지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성남시는 인근 지역주민들의 반대를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주민들은 불법 증축에 따른 과태료를 남동발전에 대납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공공기관이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것까지 요구사안에 포함하고 있다. 남동발전 측은 “민간 불법행위 처리 요구는 부당하다"며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역주민이 모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분당동 주민자치위원회 등 지역 내 찬성 여론도 적지 않아 주민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에너지업계는 에너지시설에 대한 님비(NIMBY)현상이 심각해지면서 국가 탄소중립·에너지전환 정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하며 정부의 조속한 대책마련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님비현상은 시설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내 땅에는 안된다(Not In My Backyard)는 주민들의 이기적인 습성을 꼬집는 말이다. 한 전력업계 관계자는 “이대로면 공공의 이익을 위한 에너지 인프라가 개인의 불법 민원과 정치적 계산에 좌우되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 에너지 안보와 전력 공급 안정성은 국가의 기초 인프라 문제다. 지자체의 권한도 중요하지만, 법적 원칙과 공익적 판단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도 “지역 반발이 두려워 필요한 전력망 투자가 미뤄지면 결국 대규모 정전, 전력요금 인상, 산업경쟁력 약화로 국민 모두가 피해를 보게 된다. 정부는 갈등조정기구 등을 통해 조기에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줄곧 “친환경 발전소와 주민복지시설을 함께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주민 수용성과 공익을 동시에 고려한 좋은 모델이다. 일부 불법 건축을 이유로 국가사업을 발목잡아선 안 된다"고 말해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성남시 관계자는 “주민 민원이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지만,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보일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선 시도 조속히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익명으로 “분당발전 현대화와 동서울변전소는 중장기 에너지전환 로드맵에 포함된 필수시설"이라며 “인허가 지연이 장기화되면 수도권 전체 전력공급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 지자체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행정절차는 지자체 권한"이라며 정부의 직접 개입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에너지시설에 대한 님비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시설 설치율, 즉 에너지자립도에 따라 요금을 달리 적용하는 요금차등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에너지시설 님비현상은) 임시방편적인 해결책보다는 결국 에너지 공급에 소요되는 비용에 따라 가격을 정상화해 해소해야 하는 문제"라며 “에너지 자립율이 높은 지역에게는 혜택을, 낮은 지역에게는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로 진행돼야 님비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이나 에너지 효율 투자도 촉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자립에 따른 요금 차등제는 이재명 대통령도 동의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전 5월 16일 군산 유세에서 “서울과 영광의 전기요금이 같다. (에너지 자립률이 높은) 지방은 싸게, 소비지는 송전비를 붙여서 더 비싸게 해야 한다"며 “앞으로 전기요금은 올려야 한다. 지금도 비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어쩔 수 없다. 올릴 때 지방은 덜 올리던지 그냥 유지하던지 해서 (자립률이 낮은 지역과) 에너지요금 차이, 규제 차이, 세금 차이 만들면 지방에 희망이 생긴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석유화학산업의 탄소중립 전환 가속…‘친환경 플라스틱 표준’ 민관 손잡아

정부와 민간이 손잡고 석유화학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친환경 플라스틱 국제표준'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원장 김대자)은 6월 12일 서울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친환경 플라스틱 국제표준화 포럼'을 개최하고,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및 국내외 전문가 60여 명과 함께 국제표준 개발 전략을 논의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생분해성 빨대, 비닐봉지, 멀칭필름 등 환경 우려가 큰 품목에 대해 국제표준화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특히 생분해도 시험이 평균 6개월에서 최대 2년까지 걸리는 등 인증 취득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해 시험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가속화 시험법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대자 원장은 “우리 기업이 필요로 하는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KS표준을 신속히 마련하고, 이를 국제표준에 반영해 국내 시장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수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은 천연물 기반(PLA, TPS, PHA)과 석유계 기반(PBS, PES, PVA) 소재로 나뉘며, 특정 조건에서 완전 분해되는 특성을 지닌다. 최근 이 시장은 연평균 24.6%의 고속 성장세를 보이며, 2029년까지 약 3778천 톤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EUBP Market Data Report, 2024). 이번 포럼은 석유 기반에서 친환경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을 꾀하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가스 소식] 최연혜 사장 “일·가정 조화로운 일터 만들 것”, 가스안전公 ‘석유화학 안전향상 연구’

한국가스공사(사장 최연혜)는 최근 국가 소멸 우려가 제기될 만큼 심각한 이슈로 떠오른 인구 문제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자 '인구문제 인식개선 릴레이 캠페인'에 동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캠페인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이 공동 기획해 지난해 10월 시작한 범국민운동으로,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 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 국민 공감대를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최연혜 사장은 강석진 중소기업벤처진흥공단 이사장의 추천을 받아 캠페인에 참여했으며, 다음 주자로 한문희 한국철도공사 사장을 지목했다. 가스공사는 자사 최초 여성 CEO인 최연혜 사장 부임 후 지금까지 일과 가정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가족 친화적 일터 만들기에 꾸준히 노력해 왔다. 특히, 가스공사는 정부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권장하고 있는 자동 육아휴직 제도를 올 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또한 임신·육아기 단축 근무제, 육아시간제도, 유연근무제(선택근무제) 등 모·부성 보호와 일·가정 양립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최 사장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세계 최저인 0.75명을 기록하고 20년 후 고령층 비중이 3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인구 위기에 놓여 있다"며, “이는 국민 모두가 함께 풀어 나가야 할 숙제인 만큼, 가스공사도 국가 공기업으로서 인구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을 갖고 정부 정책에 적극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사장 박경국)는 지난 12~13일 양일간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의 라한호텔에서 '제49회 석유화학 플랜트 안전기술향상연구회'(이하 연구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연구회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안전기술세미나로 공사와 산업부 및 지자체, 정유·석유화학사 안전관리 임직원, 첨단기술보유 중소기업 등 각 분야에서 17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석유화학산업의 경영환경 변화 및 4차산업 디지털 전환, 안전리더십 등을 중심으로 △LG화학 박상필 책임의 Flare Stack 대기오염물질 발생 저감을 위한 운전 최적화 방안 검토 △SK에너지 박혜준 PM의 SK에너지 Smart Plant 추진 사례 △GS칼텍스 강재민 팀장의 GS칼텍스 여수공장 DX Journey 소개 △퓨처메인 이신혜 이사의 편의성과 신뢰성을 겸비한 설비 정밀안전진단 장비 구축사례 △서울과학기술대 조성종 박사의 석유화학플랜트 PAUT(위상배열 초음파 탐상검사) 실증연구현황이 공유됐다. 또한 석유화학 가스안전관리 이슈를 주제로 '조직변경에 따른 공정안전위험 관리 가이드 라인'에 대해 장방남 가스안전공사 차장(SMS검사지원부)의 발표가 이뤄졌고, 최근 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인 만큼 참석자들 간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박희준 가스안전공사 기술이사는“경기침체로 어려운 시기에도 현장 안전관리를 위해 노력해주신 업계 종사자들께 감사를 표한다"며 “공사도 석유화학산업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산업 현실에 맞는 규제혁신과 자율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4차산업 첨단기술 도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연구회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안전교류의 장으로서 앞으로도 회원 상호 간의 활발한 기술 정보교환을 통해 국가기간산업인 정유·석유화학 산업의 안전성 및 기술력을 선진화하는데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방침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주말날씨] 토요일 전국 비·뇌우…장마 예고 속 무더위 이어져

이번 주말 전국적으로 흐리고 비 소식이 예고되면서 장마의 초입을 알리는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오는 14일(토)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고, 일부 지역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나기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14일 토요일 오전부터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역에 비가 시작돼 오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전 중 시간당 20mm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어 외출 시 우산과 우비 등 대비가 필요하다. 기온은 아침 21도, 낮 최고 30도 내외로 덥고 습한 날씨가 지속될 전망이다. 충청권과 남부 지방도 오후부터 구름 많고 흐린 가운데 곳에 따라 산발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일부 내륙지역은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돌풍과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 가능성도 있다. 15일 일요일은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전까지 경기 남부와 충청 일부 지역에 짧은 소나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후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무덥겠으며 낮 최고기온은 30도를 웃도는 지역도 많겠다. 기상청은 “남서풍이 지속 유입돼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2~3도 이상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비는 북상 중인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보이며, 다음 주부터는 전국 장마권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당분간 습도 높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열사병, 탈진 예방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말 동안 수도권·영서지역을 중심으로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안팎으로 오를 것으로 보여 건강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야외활동 시에는 자주 수분을 섭취하고, 가벼운 옷차림과 통풍이 잘 되는 복장을 착용하는 것이 좋겠다. 특히 14일 토요일 오전~오후 사이 수도권과 강원 일부 지역에서는 돌풍, 천둥·번개 등 돌발성 기상현상 가능성이 높아져 행사 및 야외활동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주한규 원자력연구원장 “SMR, 탄소중립·저렴한 전기료·산업경쟁력 3박자 해법…국가적 육성 시급”

“탄소중립 시대,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하려면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원이 필수입니다. 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에너지원이 바로 소형모듈원전(SMR)입니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13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에너지미래포럼'에서 'SMR 개발의 필요성과 현황'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에너지정책 기조, 차세대 원전 육성 방침과 맞물려 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 원장은 먼저 한국 산업 경쟁력의 핵심 배경으로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기요금'을 꼽았다. 1978년 고리 1호기 상업운전 이후 국내 전체 발전량의 30% 이상을 책임져온 원자력발전이 이를 가능케 했다는 것이다.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 LNG 발전은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 시 전기요금 불안요소가 된다. 반면 원전은 연료비 비중이 적고 안정적"이라며 원전의 경제성과 국가 에너지 안보 기여도를 재차 강조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확대의 현실적 한계도 지적했다. “국내 태양광은 설치용량은 늘었지만 ESS(에너지저장장치) 필수화로 투자비가 증가하고 있고, 풍력도 국내 여건상 경제성이 낮다"며 “AI·데이터센터 등으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주 원장은 전력 수요 증가에 대한 대응책으로 SMR(소형모듈원전)을 제시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 대비 △일체형 설계로 피동 냉각이 가능해 안전성 우수 △소규모 부지 활용 △공장 제작 후 현장 설치로 공기 단축 및 투자비 감소 △열·수소·담수화 등 산업공정 다목적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 석탄발전소 대체, 원격지·도서지역 전력공급, 대규모 산업단지 열·수소 생산 등 다양한 용도로 SMR이 활용될 것"이라며 글로벌 SMR 시장이 급성장 중임을 언급했다. 특히 미국, 캐나다, 중국, 러시아 등이 SMR 선점 경쟁 중이며 한국도 '후발국'이 아닌 '경쟁국'임을 강조했다. 주 원장은 한국의 SMR 기술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2012년부터 개발해온 'SMART' 원전이 안전성, 경제성을 인정받았고, 최근에는 민관 합작 형태로 '혁신형 SMR(i-SMR)' 개발이 진행 중이다. 오는 2028년 표준설계인가 획득을 목표로 개발이 한창이며, 고온가스로·용융염로·소듐냉각로 등 차세대 SMR 설계 연구도 활발하다. 주 원장은 “한국은 세계 유일의 원전 수출 경험국(UAE 바라카 원전), 세계 최고 수준 대형 원전 건설·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SMR 분야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SMR 상용화를 위해 △기술개발 가속 △규제 개선 △국민 수용성 확보 △산업생태계 육성이 필수임을 강조했다. 특히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규제기관의 'SMR 전용 규제체계' 정비, 관련 부품·소재 산업 확대, 전문 인력 양성 등이 국가적 과제로 제시됐다. “국민에게 SMR의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제대로 알리고,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금융지원이 있어야 한국형 SMR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원장의 발표는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실용주의' 기조와도 부합한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체코 총리에 이어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도 해외 원전 수주 지원 의지를 밝혔다. 또한 지난 12일 황정아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소형모듈원자로 기술 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국내적으로도 SMR·대형원전 병행 정책 가능성이 열려 있으며, 정책전환의 주요 계기로 해석되고 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SMR은 이재명 정부가 추구하는 탄소중립·산업경쟁력·수출확대 등 경제 정책의 교집합"이라며 “정부 정책지원이 본격화하면 SMR 개발 속도와 민간 투자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원장은 “SMR 기술 확보는 값싼 전기, 탄소중립, 국가 에너지안보, 산업경쟁력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필수 전략"이라며 “국가 차원의 집중 투자와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SMR의 수출산업화, 글로벌 공급망 선점, 국내 제조업·건설업 연계 필요성 등도 논의되며 향후 SMR 중심의 새로운 원전 생태계 조성 필요성도 제기됐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국힘 김대식 의원 “대학 AI 연구 ‘전기 부족’에 멈췄다”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국내 대학의 인공지능(AI) 연구가 전기 부족 문제로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동안 AI 연구 등 고전력 수요가 늘고 있으나, 실제 전력 공급이 완료된 사례는 극히 제한적인데, 이에 따라 관련 행정 절차 간소화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대식(부산 사상구·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전력공사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대학 고전력 연구시설 전력 증설 신청 현황'자료에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이 자료를 살펴보면 2022년 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전국 대학이 신청한 고전력 전력 증설 건수는 총 18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실제 전력 공급이 완료된 사례는 3건(약 17%)에 불과했다. 전력 공급까지의 소요 기간은 최단 51일에서 최장 1010일(약 2년 9개월)로, 공급 시점까지의 편차가 매우 컸다. 공급 가능 판정을 받고도 아직 전기사용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례는 8건, 공급 불가 판정을 받은 사례는 4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경기본부 관할 지역이 3건, 남서울본부가 1건으로 확인됐다. 전력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 지역은 변전소 여력이 사실상 고갈돼 제도 개선 여부와 무관하게 전력 공급 자체가 어려운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지방은 변전소의 여유 용량이 상대적으로 확보돼 있어 고전력 AI 연구시설 유치에 더 유리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6월부터는 대학 등 공공 R&D 시설이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10메가와트 초과 전력 사용 시에도 전력계통영향평가 대상에서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됐다. 그러나 평가 대상 여부와 관계없이, 고전력 설비 구축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대학이 독자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현실로 인해 공급이 장기간 지연되거나 전력 사용으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또 전국 AI 특구 지정 현황을 검토한 결과, 고전력 AI R&D를 위한 전력계통 특례가 적용된 사례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특구 제도가 실질적인 인프라 유치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 실효성에도 한계가 드러났다. 김대식 의원은 “대학은 국가 혁신의 최전선이며, AI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서 기능하고 있다"며 “기업의 자율성만큼이나 대학 연구소의 자원 접근성과 기반 확보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력계통영향평가 등 각종 행정 절차로 인한 시간비용 부담을 줄이고, 대학이 연구인프라 확보에 과도한 부담을 지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AI 연구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수도권은 전력인프라의 물리적 한계로 인해 공급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며 “변전소 여유 용량이 확보된 지방 거점대학을 중심으로 고전력 기반 AI 연구 특구를 조성하고, 연구시설의 지방 이전과 설치를 유인할 수 있는 정책적 설계가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헀다. hpeting@ekn.kr

유정복, “탄소중립 실천으로 시민과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 만들 것”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인천시는 12일 인천대공원 어울큰마당에서 제30회 환경의 날을 맞아 '범시민 탄소중립 실천본부' 발대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시가 주최하고 인천환경공단과 인천시교육청이 주관했으며 시민과 함께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 실천 도시를 구현하기 위한 의지와 결속을 다지는 자리로 마련됐다. 발대식은 유정복 인천시장, 정해권 인천시의회 의장, 이상돈 인천시교육청 부교육감, 황규철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회장 등 공동대표의 서명식으로 시작됐다. 이어 탄소중립 청년 서포터스들이 시민을 대표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탄소중립 실천을 다짐하는 결의문을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다. '범시민 탄소중립 실천본부'는 인천시장, 인천시의회 의장, 인천시 교육감,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와 가톨릭환경연대 등 100여 개가 넘는 시민·사회단체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민·관 협력 거버넌스로 구성됐다. 이는 시민 스스로 주체적 의지와 주도적 참여로 탄소중립 실천운동을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실천본부는 앞으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광범위한 탄소중립 시민 실천의 구체적 이행을 위해 '범시민 탄소중립 릴레이 캠페인', '탄소중립 포인트 100만 세대 가입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행사는 △제30회 환경의 날 기념식 △범시민 탄소중립 실천본부 동참 서명식 △범시민 실천 결의문 낭독 △탄소중립 실천 퍼포먼스 △어린이 환경 그림그리기 대회 △환경 체험부스 운영 등을 통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기회가 제공됐다. 체험부스에서는 소각열 재배 꽃 나눔 행사, 저탄소 생활용품 체험, 기후변화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온 가족이 환경에 관심을 갖고 직접 체험하며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탄소중립은 시민들의 실천에서 시작된다"며 “범시민 탄소중립 실천본부를 중심으로 시민과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탄소중립 실천을 통해 탄소중립 선도도시 인천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쇠퇴하고 있는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원도심 역세권 활성화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에 나섰다. 시는 이날 인천시청에서 LH와 '인천 원도심 역세권 활성화를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하고 거점사업 발굴 및 사업시행 전략 검토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유정복 시장을 비롯해 이종신 도시균형국장, 이한준 LH사장, 서환식 인천지역본부장 등 양 기관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했다. 시는 이번 협약을 통해 인천시의 주요 도시균형발전 정책과 한국토지주택공사의 다양한 원도심 사업화 경험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의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시는 원도심 역세권 거점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관련 자료 제공 등 행정적 지원을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LH는 역세권 거점사업 발굴을 위해 사업시행 전략 등을 검토하기로 했으며 양 기관은 협약의 효율적 이행을 위해 '실무협의회'를 구성·운영할 수 있고 실무협의회 구성 및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별도로 협의해 정하기로 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원도심 역세권을 활성화하고 나아가 침체된 원도심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청년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며 “양 기관의 협력이 인천 원도심 재도약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ih31@ekn.kr

제11회 에너지효율친환경대상·제9회 에너지환경기술대상 시상식

대한민국 최고 에너지 효율 및 기술 기관을 선정하는 시상식이 진행됐다. 에너지경제신문은 1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제11회 에너지효율·친환경 대상과 제9회 에너지환경기술대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에너지효율·친환경 대상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에는 (주)태양기술개발과 경상북도 봉화교육지원청이 선정됐다. 환경부 장관상에는 ㈜에버디포와 세종대학교가 선정됐다. 에너지환경기술대상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에너지기술 부문에는 한국가스기술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선정됐다. 환경부 장관상에는 지오로직스와 (재)한국기후변화연구원이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에는 한국남부발전이 선정됐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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