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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미국)=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중국 가전 브랜드들의 미국 내 존재감은 세탁기 뿐 아니라 TV 시장에서도 돋보였다. 삼성·LG전자 제품들이 '최고 성능'을 인정받고 있긴 하지만 저가형 부문에서는 TCL·하이센스 등의 '물량공세'가 상당한 상황이다. 현지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중국 기업들이 '명당'을 차지하는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지난 7월 방문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내 한 베스트바이(Best Buy) 매장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잡은 TV 브랜드는 TCL과 하이센스였다. 내부로 들어서 TV가 전시돼 있는 코너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단독 전시공간을 지나야 했기 때문이다. 이들과 함께 '명당'을 차지한 제품은 베스트바이 자체브랜드(PB)인 인시그니아(INSIGNIA) 정도였다. INSIGNIA TV는 대부분 중국 또는 베트남에서 주문자제작생산(OEM)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TCL·하이센스 TV는 자체적인 독립 공간을 두기보다는 이동 동선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주로 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만큼 소비자들을 유혹할 '미끼 상품' 역할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 제품을 모두 모아 안쪽 벽면을 채우고 있는 브랜드는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정도다. 면적을 단순 비교하면 45:45:10 수준이다. 베스트바이 내에는 이밖에 ROKU, FIRE TV 등 제품들도 꽤 많이 전시됐다. ROKU는 미국 디지털 기업 'ROKU'가 만든 TV 브랜드다. 다만 하드웨어 자체는 TCL이나 하이센스가 만들고, 내부에 들어가는 운영체제(OS)만 미국산이 들어가는 방식이다. FIRE TV 역시 아마존이 만든 스트리밍 기기 브랜드인데 TCL, 인시그니아 등과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국가에서 제작된다. 공급망과 자본 출처 등을 감안하면 '한국산 TV'보다 '중국산 TV' 선택지가 훨씬 많은 셈이다. 중국 TV 브랜드들은 전자제품 뿐 아니라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타깃' 등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었다. 전자제품 코너가 소규모로 마련되긴 했지만 삼성전자나 LG전자 못지않게 많은 제품을 납품하는 중이다. '소비대국' 미국은 한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글로벌 TV 전쟁' 현황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현장에서는 삼성·LG전자의 브랜드 파워가 여전했지만 저가 제품을 위주로 중국산 TV가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유통업체나 대기업이 만드는 PB 상품 부문에서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 힘이 더 강력하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2006년 이후 19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공세를 본격화한 2020년대 들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2020년 21.9%이던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21년 19.8%, 2022년 19.6%, 2023년 18.6%, 지난해 17.6%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2020년 11.5%로 2위였지만 지난해(10.8%)에는 순위가 4위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TCL은 10.7%에서 13.9%로, 하이센스는 8.1%에서 12.3%로 점유율을 각각 높였다. 작년 출하량 기준 중국 TV 브랜드인 TCL·하이센스·샤오미의 합산 점유율은 31.3%다. 삼성·LG전자(28.4%)를 앞지른 상태다. 중국 정부가 막대한 지원을 해주는데다 내수에서 패널과 핵심 부품을 수급하며 절감한 원가로 신흥국 위주로 저가 공세를 펼친 게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도 노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QLED 기술을 적용하지 않은 제품을 QLED라고 마케팅해 소송에 휘말리는 등 상당히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TCL·하이센스 등이 대형 및 프리미엄 TV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8.7%, LG전자가 15.1%를 기록했다. 양사 점유율이 서서히 낮아지는 동안 TCL·하이센스는 2020년 각각 5.1%, 4.2%였던 성적을 작년 15%, 14.6%로 올렸다. 우리 기업들의 '최종 방어선' 프리미엄 제품이다. 지난해 2500달러 이상 고가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을 보면 삼성전자가 49.6%, LG전자가 30.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TCL과 하이센스는 각각 1.6%, 0.9%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디스플레이·세트 산업 경쟁력이 세탁기와 비슷하게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의 자금 지원과 저렴한 인건비, 높은 근로 시간 등에 힘입어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된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 준비를 위한 디스플레이 전략 세미나'에서 “TV 출하량 추이를 보면 삼성전자가 2020년 5000만대 수준에서 지난해 3000만대 중반으로 감소했다“며 "내년이 되면 중국 하이센스가 삼성전자를 앞지르고 2028년에는 TCL도 삼성을 능가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그는 “중국은 정부의 직접 지원, 큰 내수 시장, 저렴한 인건비, 긴 근로 시간 등 모든 면에서 유리한 상황"이라며 “한국은 내수 시장은 작고 인건비는 높고 근로 시간은 짧아 경쟁력이 없다"고 짚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됐습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2025-09-20 15:30 여헌우

LG유플러스가 인터넷TV(IPTV) '고객 경험 혁신'을 전면에 내세우며 입지 회복에 나섰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IPTV의 영향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사용자 편의와 기술력을 무기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26일 서울 중구 LG서울역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공지능(AI) 기반 고객 불편 예측 및 선제 조치 시스템'을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IPTV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AI가 실시간 분석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고객이 불편을 제기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이다. 회사 관계자는 “통신 사업자의 기본 중 하나인 '품질'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품질·보안·안전 등 고객 신뢰와 직결되는 '3대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이번 발표 역시 그 기조와 맞닿아 있다. 시스템은 IPTV 서비스 이용 중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여부를 판별한다. 문제가 확인되면 AI가 우선적으로 원격 조치를 취해 해결을 시도한다. 예를 들어 방송 화질 저하가 발생하면 고객 불만 접수 없이도 AI가 이상을 감지해 재부팅이나 원격 조치를 진행한다. 이 과정은 고객이 셋톱박스를 사용하지 않을 때 이뤄져 불편을 최소화한다. 기존에는 고객이 콜센터에 불만을 접수해야만 문제 인지와 원인 분석이 가능했다. 데이터 확인과 원인 규명에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사후 대응'에 머물렀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LG유플러스는 AI 기반 이상 탐지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출원했다. 시스템은 데이터 수집, AI 학습, 이상 탐지 및 조치의 단계를 거친다. IPTV 단말 품질 데이터는 물론 인터넷 공유기·네트워크 연결 상태 등 700여 종의 데이터를 수집한 뒤, 그 중 270여 종을 선별해 분석 가능한 형태로 가공해 사내 데이터 허브에 저장한다. AI는 과거 사례와 비교·분석해 이상 탐지 정확도를 높이고, 딥러닝 기반 시계열 데이터 처리 기술을 적용해 사소한 오류까지 식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상 징후가 확인되면 학습된 AI가 단말기 상태와 접속 환경을 점검하고 최적의 원격 조치 방안을 결정한다. 시범 운영 결과 고객 불만 접수 건수는 약 10% 줄었고, 불만 예측 정확도는 약 30% 수준을 기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강봉수 LG유플러스 품질혁신센터장(상무)은 “고객 한 명당 하루 4만개의 로그가 쌓이고, 전체 고객 기준으로는 하루 1조 개에 달한다"며 “기존 방식으로는 7만시간이 걸리던 분석을 AI는 단 6시간 만에 끝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 해결 시간도 기존 최대 3일에서 즉시로 단축됐다"며 “현재 UHD4 셋톱박스 고객 90만명을 대상으로 적용 중이며, 내년까지 전체 400만 IPTV 고객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와 함께 최근 IPTV 서비스 'U+tv'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도 전면 개편했다. 실시간 채널 탐색 시간을 줄이고, 직관적인 콘텐츠 이용이 가능하도록 메뉴 구조와 화면 배치를 개선했다. 또한 통신사 최초로 IPTV 리모컨 원격 진단 서비스를 도입, 고객이 리모컨 불량이나 연결 문제를 겪을 때 콜센터나 기사 방문 없이도 원격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서비스 품질 제고는 물론 불필요한 A/S 방문을 줄여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행보를 IPTV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해석한다. 넷플릭스 등 OTT의 영향력이 커지며 IPTV 입지가 위축된 상황에서, 기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서비스 충성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LG유플러스의 2분기 IPTV 매출은 33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며,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강 센터장은 “고품질 서비스와 쾌적한 시청 환경을 제공하면 고객 감동으로 이어지고, 이는 새로운 고객 유입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만 고객경험품질혁신담당도 “앞으로도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 발굴해 IPTV 고객의 사용 경험을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2025-08-26 15:17 김윤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