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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글로벌 증시는 인공지능(AI) 등 제한된 업종과 테마에 수급이 집중되며 큰 변동성을 겪었다. 올해는 산업별 여건이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일부 산업은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반면, 어떤 산업은 업황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AI부터 반도체, 자동차 등 각 섹터가 맞이할 다음 국면과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조망한다. [편집자주] 2026년 화학 산업은 업황 반등 여부를 논하는 국면을 넘어, 각 기업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 구간을 버틸 수 있는지를 가르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 수요는 바닥을 통과하는 모습이지만, 수익성을 좌우하는 마진(스프레드)과 재무 구조는 여전히 회복 국면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9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부정적' 전망 및 '하향검토' 대상에 오른 석유화학 업체는 5곳으로 전 업종 중 가장 많아 신용도 하락 위기 1순위에 올랐다. 한신평은 올해 석유화학 산업의 전망을 '비우호적',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며 혹독한 한 해를 예고했다. 중국발 증설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의미한 수급 개선은 2028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저성장과 중국 내수 부진에 따른 수요 약세가 이어지면서,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제품 가격에서 원가를 뺀 스프레드 개선 폭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약화된 이익 창출력에 비해 과중해진 재무 부담을 어떻게 털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과 HD케미칼의 NCC 설비 통합 운영 계획 등 본격적인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이 시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 리스크 경감 정도에 따라 업체별 신용도 하방 압력이 차별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단순한 버티기를 넘어 근본적인 체질 개선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평사와 국내 증권사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화학 업종을 둘러싼 시장 인식은 '저점 통과'에 맞춰져 있다. 화학 제품 수요가 급락 국면을 벗어나면서 올해는 점진적인 개선이 가능하다는 기대도 일부 형성됐다. 다만 수요 회복 자체보다는 이 회복이 실제 이익과 현금흐름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인지가 보다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화학 업종의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한 스프레드 약세가 장기화되고 있고, 일부 품목에서 나타나는 국지적인 회복 조짐 역시 산업 전반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반복된다. 중장기 업황을 바라보는 신용평가사나 중단기 관점으로 바라보는 증권가 모두 올해도 화학 제품 전반의 스프레드가 과거 평균 수준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학 업종을 압박하는 가장 구조적인 요인으로는 중국발 공급 부담이 꼽힌다. 중국의 신증설 속도가 감산이나 구조조정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글로벌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내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잉여 물량이 글로벌 시장으로 유입되며 가격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변수는 단기 이벤트가 아닌 중장기 구조 문제로 인식된다. 일부 설비 폐쇄와 감산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공급 감소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시장의 가격 결정력은 약화되고, 화학 제품 스프레드는 구조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업황 부진보다 더 무거운 부담은 누적된 재무 하중이다. 화학 기업들은 지난 수년간 대규모 설비 투자와 고도화 투자를 집행해왔지만, 수요 회복과 스프레드 개선이 지연되면서 투자 이후 기대했던 현금창출력 회복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신용평가사는 화학 업종에서 이른바 '설비투자(CAPEX) 이후의 시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진단한다. 투자는 이미 집행됐지만, 가동률 정상화와 이익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순차입금 부담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에서는 재무 지표 개선이 지연되고, 신용도 하방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미수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2027년까지 예정된 중국 신증설 규모가 구조조정에 따른 CAPA 축소효과를 상회할 것으로 보이며, 실제 설비 폐쇄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실질적인 공급 감소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수요 측면에서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로 성장 동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관세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 해소 여부, 중국 정부의 부양정책 효과 등이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이 공급 과잉 해소와 체질 개선을 위한 필수 경로임에는 분명하나, 실제 이행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해관계가 복잡한 산업 특성상 구조조정의 성과가 실제 수급 개선과 스프레드 회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정책 지원이 나타나면서 신용등급 하향 압력은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수익 창출은 제한적인 가운데, 사업재편의 속도가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학 기업들은 올해에도 수요 약세와 증설 부담 등에 따른 공급 부담으로 실적 부진과 함께 높아진 차입 부담은 지속될 것"이라며 “금융기관 여신 차환과 자산 담보 제공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가운데, 결국 사업구조개편 등을 통한 재무개선 노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올해 화학 산업의 관전 포인트는 업황 반등 여부가 아니라 이 구간을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에 있다"며 “스프레드 약세와 재무 부담이 장기화되는 환경에서, 이익 구조와 재무 완충력의 차이가 기업 간 성과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01-09 10:45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국내 10대그룹(자산총액 기준 상위 10위)의 성장 곡선이 뚜렷하게 갈라지고 있다. 외형과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강화됐는지, 그리고 변화하는 업황에 어떻게 대응했는지가 최근 몇 년 사이 그룹 간의 간극을 크게 벌렸다. 성장의 원천이 과거와 달라지면서 어떤 그룹은 상승궤도에 올랐고, 어떤 그룹은 정체 또는 역성장에 내몰리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외형과 수익성을 중심으로 10대그룹의 현재 체력을 평가하고, 각 그룹의 다음을 가늠해본다. [편집자주] HD그룹과 현대차그룹은 최근 몇 년 간 국내 10대 대기업그룹 중에서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키워낸 그룹으로 꼽힌다. HD그룹은 조선·전력기기 중심의 업황 개선이 실적으로 연결됐다. 이와 달리 현대차는 관세 리스크와 전기차(EV) 캐즘이라는 비우호적 환경 속에서도 제품 믹스와 현지 생산 전략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외형의 실체와 이익의 질, 그리고 업황 대응력이 동시에 갖춰진 그룹이라는 점에서 두 기업은 10대그룹 '상단'을 구성하는 핵심축이다. HD그룹은 국내 10대그룹 중 외형과 이익의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다. 한국기업평가 자료에 따르면 그룹 합산 매출은 2020년 34조원에서 지난해 68조원으로 두 배 증가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0년 6648억원에서 2024년 4조8983억원으로 7배 이상 늘었다. 올해 1분기 말 현재 기준으로 보면 1조7935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481억원 대비 44% 늘었다. 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HD그룹은 조선·정유·건설기계·전력기기 등 주력 사업이 각기 다른 경기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4년 동안 전 계열사가 동시에 호조를 보이면서 영업레버리지가 전사적으로 확대됐다. 영업레버리지는 매출이 증가할 때 이익이 그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나는 효과를 의미한다. 미래도 장밋빛이다. 대신증권은 내년에도 HD그룹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HD중공업·HD미포조선·HD건설기계·HD인프라코어 등 주요 제조 계열사 간 합병 효과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오일뱅크도 턴어라운드와 화학부문 구조조정으로 실적과 지분가치 개선이 예상된다는 기대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5일 보고서를 통해 “조선·건설기계·전력기기 등 주요 자회사가 모두 호황 국면을 맞고 있어 전사 이익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며 “브랜드 로열티와 임대수익까지 연결되며 올해는 전 계열사 업황이 골고루 좋아지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HD가 시황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그룹이 아니라,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로 업황을 '통제 가능한 범위'에 뒀다는 의미다. 이는 외형의 실체와 이익의 질, 업황 대응력이 동시에 정렬된 사례다. 최근 10대그룹 중 HD만큼 완성도 높은 성장 구조를 갖춘 기업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1일 HD중공업·HD일렉트릭·HD 등 3개 계열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조선과 전력기기 부문의 수주 확대와 실적 개선, 재무부담 완화가 확인되며 그룹 전반의 신용도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HD중공업은 수주 구조 개선과 영업이익 증가가, HD일렉트릭은 글로벌 전력 수요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긍정 요인으로 작용했다. 채선영 한국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3개사에 대해 “수익성과 재무부담 완화 흐름이 확인된다"며 “업황 개선으로 이익창출력이 크게 높아졌고, 수주잔고 구성을 감안할 때 우수한 영업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HD와 완전히 다른 조건에서 성장했다. 미국 관세 부과 가능성과 글로벌 EV 수요 둔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변수, 유럽 경기 약세 등 주력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요소가 겹쳤다. 하지만 현대차의 수익성은 오히려 상승 가도를 달렸다. 업황이 우호적이어서가 아니라 '전략이 실적을 만든 사례'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은 매출 성장과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이미 '상단 그룹'의 조건을 확보했다. 비금융부문 매출이 최근 4년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고, 순차입금/EBITDA가 –0배대인 만큼 재무 부담도 사실상 없는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수익성은 소폭 꺾였다. 비금융부문 EBITDA가 1조8000억원가량 감소하며 4년 연속 증가세가 멈춘 것이다. 그럼에도 전동화·소프트웨어 전환과 북미 생산 체제 강화로 중기 실적 개선 기대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핵심은 믹스 전략이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마진이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하이브리드(HEV) 판매가 늘고, 펠리세이드·텔루라이드 등 중대형 SUV 비중이 확대되면서다. 관세 이슈가 컸지만 수익성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조지아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공장의 가동률 상승으로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장기 성장축도 변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기존 자동차 제조 중심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Software Defined Vehicles)과 자율주행 로봇(AMR), 로보틱스(휴머노이드)로 확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이후 그룹 밸류에이션의 새로운 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차는 10대그룹 중 가장 견고한 상단을 형성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단순한 업황 개선이 아니라 브랜드·제품·기술·공장 전략이 맞물리며 만들어낸 '복합 성장'이라는 점에서다. iM증권은 현대차의 내년 예상 매출액을 199조4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6.6%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14조1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3.7%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믹스 개선과 관세 부담 완화, 신차 효과가 수익성 회복을 이끌 것이란 판단이다. 이에 따라 iM증권은 현대차의 목표주가 34만원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했다. 추가 상승 여력은 32%에 이른 것으로 평가했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북미에서 하이브리드 신차 출시와 기술 경쟁력 개선으로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며 “스마트카 자체 개발 역량을 확보한 유일한 레거시 완성차 업체라는 점도 중장기 밸류에이션의 근거"라고 말했다. 이밖에 삼성증권·현대차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 역시 하이브리드(HEV)·SUV 비중 확대와 미국 현지 생산 안정화가 중기 수익성을 뒷받침할 것이란 데 의견을 같이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5-12-03 10:10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