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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대그룹(자산총액 기준 상위 10위)의 성장 곡선이 뚜렷하게 갈라지고 있다. 외형과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강화됐는지, 그리고 변화하는 업황에 어떻게 대응했는지가 최근 몇 년 사이 그룹 간의 간극을 크게 벌렸다. 성장의 원천이 과거와 달라지면서 어떤 그룹은 상승궤도에 올랐고, 어떤 그룹은 정체 또는 역성장에 내몰리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외형과 수익성을 중심으로 10대그룹의 현재 체력을 평가하고, 각 그룹의 다음을 가늠해본다. [편집자주] HD그룹과 현대차그룹은 최근 몇 년 간 국내 10대 대기업그룹 중에서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키워낸 그룹으로 꼽힌다. HD그룹은 조선·전력기기 중심의 업황 개선이 실적으로 연결됐다. 이와 달리 현대차는 관세 리스크와 전기차(EV) 캐즘이라는 비우호적 환경 속에서도 제품 믹스와 현지 생산 전략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외형의 실체와 이익의 질, 그리고 업황 대응력이 동시에 갖춰진 그룹이라는 점에서 두 기업은 10대그룹 '상단'을 구성하는 핵심축이다. HD그룹은 국내 10대그룹 중 외형과 이익의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다. 한국기업평가 자료에 따르면 그룹 합산 매출은 2020년 34조원에서 지난해 68조원으로 두 배 증가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0년 6648억원에서 2024년 4조8983억원으로 7배 이상 늘었다. 올해 1분기 말 현재 기준으로 보면 1조7935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481억원 대비 44% 늘었다. 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HD그룹은 조선·정유·건설기계·전력기기 등 주력 사업이 각기 다른 경기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4년 동안 전 계열사가 동시에 호조를 보이면서 영업레버리지가 전사적으로 확대됐다. 영업레버리지는 매출이 증가할 때 이익이 그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나는 효과를 의미한다. 미래도 장밋빛이다. 대신증권은 내년에도 HD그룹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HD중공업·HD미포조선·HD건설기계·HD인프라코어 등 주요 제조 계열사 간 합병 효과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오일뱅크도 턴어라운드와 화학부문 구조조정으로 실적과 지분가치 개선이 예상된다는 기대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5일 보고서를 통해 “조선·건설기계·전력기기 등 주요 자회사가 모두 호황 국면을 맞고 있어 전사 이익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며 “브랜드 로열티와 임대수익까지 연결되며 올해는 전 계열사 업황이 골고루 좋아지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HD가 시황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그룹이 아니라,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로 업황을 '통제 가능한 범위'에 뒀다는 의미다. 이는 외형의 실체와 이익의 질, 업황 대응력이 동시에 정렬된 사례다. 최근 10대그룹 중 HD만큼 완성도 높은 성장 구조를 갖춘 기업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1일 HD중공업·HD일렉트릭·HD 등 3개 계열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조선과 전력기기 부문의 수주 확대와 실적 개선, 재무부담 완화가 확인되며 그룹 전반의 신용도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HD중공업은 수주 구조 개선과 영업이익 증가가, HD일렉트릭은 글로벌 전력 수요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긍정 요인으로 작용했다. 채선영 한국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3개사에 대해 “수익성과 재무부담 완화 흐름이 확인된다"며 “업황 개선으로 이익창출력이 크게 높아졌고, 수주잔고 구성을 감안할 때 우수한 영업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HD와 완전히 다른 조건에서 성장했다. 미국 관세 부과 가능성과 글로벌 EV 수요 둔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변수, 유럽 경기 약세 등 주력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요소가 겹쳤다. 하지만 현대차의 수익성은 오히려 상승 가도를 달렸다. 업황이 우호적이어서가 아니라 '전략이 실적을 만든 사례'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은 매출 성장과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이미 '상단 그룹'의 조건을 확보했다. 비금융부문 매출이 최근 4년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고, 순차입금/EBITDA가 –0배대인 만큼 재무 부담도 사실상 없는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수익성은 소폭 꺾였다. 비금융부문 EBITDA가 1조8000억원가량 감소하며 4년 연속 증가세가 멈춘 것이다. 그럼에도 전동화·소프트웨어 전환과 북미 생산 체제 강화로 중기 실적 개선 기대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핵심은 믹스 전략이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마진이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하이브리드(HEV) 판매가 늘고, 펠리세이드·텔루라이드 등 중대형 SUV 비중이 확대되면서다. 관세 이슈가 컸지만 수익성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조지아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공장의 가동률 상승으로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장기 성장축도 변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기존 자동차 제조 중심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Software Defined Vehicles)과 자율주행 로봇(AMR), 로보틱스(휴머노이드)로 확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이후 그룹 밸류에이션의 새로운 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차는 10대그룹 중 가장 견고한 상단을 형성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단순한 업황 개선이 아니라 브랜드·제품·기술·공장 전략이 맞물리며 만들어낸 '복합 성장'이라는 점에서다. iM증권은 현대차의 내년 예상 매출액을 199조4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6.6%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14조1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3.7%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믹스 개선과 관세 부담 완화, 신차 효과가 수익성 회복을 이끌 것이란 판단이다. 이에 따라 iM증권은 현대차의 목표주가 34만원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했다. 추가 상승 여력은 32%에 이른 것으로 평가했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북미에서 하이브리드 신차 출시와 기술 경쟁력 개선으로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며 “스마트카 자체 개발 역량을 확보한 유일한 레거시 완성차 업체라는 점도 중장기 밸류에이션의 근거"라고 말했다. 이밖에 삼성증권·현대차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 역시 하이브리드(HEV)·SUV 비중 확대와 미국 현지 생산 안정화가 중기 수익성을 뒷받침할 것이란 데 의견을 같이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5-12-03 10:10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