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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가 1월 들어 잇달아 하향 조정되고 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60만원 선을 오가던 목표가는 이제 40만원대 초반까지 추락했다. 전기차(EV) 부진의 시름이 실적과 주가로 이어질 것이란 진단이 확산되는 것이다. 이차전지 업황은 단기 반등의 신호보다 구조적 둔화의 징후가 더 뚜렷하다. EV 수요 회복 시점은 반복적으로 늦춰지고 있고, 시장이 기대했던 성장 궤적은 점점 완만해지고 있다. 업황이 다시 살아나기 전까지 실적과 재무 모두에서 버텨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판단 역시 빠르게 보수화되고 있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흥국증권·유진투자증권·다올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약 10곳이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불과 지난해 11~12월 목표주가가 60만원대까지 상향됐던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당시에는 북미 투자 확대와 중장기 수주 가시성이 성장 기대를 떠받쳤지만, 지금은 같은 요인이 비용 부담과 실적 불확실성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 목표주가는 대체로 40만~50만원 초반대로 내려왔으며, 유진투자증권이 41만원으로 가장 보수적인 수준을 제시했다. 삼성증권·NH투자증권·흥국증권은 40만원대를, 나머지 증권사들은 50만원 초반대를 목표가로 제시했다. 증권업계가 일제히 목표가를 낮춰 잡은 배경에는 예상보다 깊어진 EV 시장의 침체가 자리 잡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58만원에서 41만원으로 29% 하향 조정했다. 포드와 푸르덴베르크 등 주요 고객사와의 13조5000억원 규모 공급 계약 해지가 결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하며 2026~2027년 실적 전망치를 낮춰 잡은 결과다. 특히 수주 잔고 120GWh를 돌파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의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EV 라인의 ESS 전환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이 수익성 정상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1조원 수준으로 하향하고, 목표주가 산출 시에도 보수적인 멀티플을 적용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LG에너지솔루션은 독일 프로이덴베르크 배터리 파워 시스템과 체결했던 EV 배터리 공급 계약을 상호 합의로 종료했다고 공시했다. 해지 금액은 약 3조9000억원이다. 전체 계약금액 가운데 실제 이행된 물량은 4% 수준에 그쳤으며, 거래 상대방이 배터리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계약이 무산됐다. 이에 앞선 같은달 17일에는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가 EV 전략을 조정하면서 약 9조60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이 해지됐다. 두 계약 해지 공시의 간격은 9일에 불과했다. 이 기간 취소된 계약 금액만 13조5000억원에 달한다. 계약 기간을 감안하면 연평균 기준으로는 2조원 초반대의 매출 경로가 사라진 셈이다. 설립 이후 공급 계약 해지 사례가 거의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두 차례 대규모 계약이 취소된 것은 이례적인 흐름으로 평가된다. 배터리 시장의 핵심 지역으로 꼽히는 유럽과 북미에서 각각 한 건씩 계약이 무산됐다는 점도 부담이다. EV 시장 둔화가 신규 수주뿐 아니라 기존 계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미 둔화된 매출 흐름 위에 추가적인 공백이 더해지는 구조다. 흥국증권은 중저가 EV 시장 확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목표주가를 48만원으로 종전 대비 11% 낮췄다. 2025년 4분기 잠정 영업손실이 122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한 점이 주요 근거다. 전 분기 일회성 이익이 소멸된 가운데 EV 판매 감소 영향이 예상보다 컸다는 평가다. EV용 중대형 전지 부문의 실적 부진이 전사 수익성을 좌우하고 있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진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본다. 전방 산업의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한 공급 과잉과 가격 경쟁 심화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차전지 산업은 EV 캐즘이라는 구조적 장벽에 직면해 있다. 시장의 시선도 빠른 성장 재개보다, 침체를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로 이동하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수석연구원 “2025년 4분기 영업적자는 전분기 일회성 이익 소멸과 EV 판매 감소 영향에 기인한다"며 “ESS 고성장은 긍정적이지만 EV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실적만 놓고 보면 적자 탈출은 분명 의미 있는 성과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9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1조5000억원에 달했던 2023년에 견줘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그러나 재무 지표를 함께 보면 상황은 다르다. 차입 부담이 훨씬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총차입금은 22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약 50% 증가했다. 그간 안정권을 유지하던 재무 지표도 변곡점을 지났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부채비율은 125.3%로 전년 말 94.7% 대비 30.6%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33.9%로 25.5%에서 8.4%포인트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의 경우 통상 안정권으로 분류되는 30%를 넘어섰다. 실적 회복보다 빠른 재무 레버리지 확대가 신용도 관점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 이유다. 차입 확대는 금융비용 부담으로 직결되고 있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금융비용은 626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1542억원에 그쳤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의 약 4배에 달하는 이자를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흑자 전환에도 불구하고 이익 창출력이 차입 비용을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총차입금이 빠르게 늘어난 반면, 가동률 저하로 영업현금창출력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총차입금/영업활동현금흐름(OCF) 배수는 2021년 2.1배에서 지난해 3분기 현재 4.4배까지 높아졌다. 이는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대비 차입금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EV 수요 둔화로 현금창출력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대규모 설비투자로 차입이 늘면서 부채 상환에 필요한 기간이 구조적으로 길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영업현금흐름이 실질적인 재무 완충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차입 부담은 향후 실적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신용도에 직접적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주력 시장인 미국의 수요 역성 우려와 신규 공장 고정비 부담으로 배터리 셀 업체의 부진한 실적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수요 둔화에 대응해 업체별로 투자 속도와 규모를 조절하고 있지만, 약화된 이익창출력과 LFP·ESS로의 전환 비용, 금융비용 증가를 감안하면 과중한 재무 부담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이차전지 산업 전반에 대해 업황 회복 지연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EV 수요 회복 시점이 반복적으로 후행 조정되면서 배터리 셀 업체들의 가동률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수요 변동성과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실적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단기 경기 둔화가 아니라, 수요 구조 변화가 동반된 장기 조정 국면에 가깝다는 인식이다. ESS는 EV 수요 둔화를 만회할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역할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SS 판매는 증가하고 있으나 전체 배터리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수준에 그친다. EV 수요 공백을 메울 결정적 대안보다는 실적의 하단을 방어하는 완충재에 가깝다는 평가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미 집행된 상황에서 가동률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감가상각비와 고정비 부담은 계속 손익을 압박한다. 설비투자 축소 국면에 진입하더라도 이익창출력 자체가 개선되지 않으면 재무 부담 완화 속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업황 회복이 지연될수록 재무적 체력 소모는 누적된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완성차 업체들의 협상력 강화 역시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술 경쟁력만으로 가격 압박을 상쇄하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됐다는 평가다. 업계 전반의 수익성 하방 압력이 커진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외형 성장보다 이익 창출력 회복이 선행돼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흑자 전환만으로는 확대된 재무 부담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현금창출력 개선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민원식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ESS 시장은 국내 이차전지업계의 현시점 유일한 물량 증가 기대 요인"이라며 “다만 올해까지는 ESS 물량 증가분이 EV 물량 둔화를 충분히 상쇄하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확산 등으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ESS 수요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며 “ESS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01-14 11:16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전기차 부문 부진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한 삼성SDI가 ESS에 주력해 2027년을 기점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CRAISEE(크레이시) 삼성SDI가 어닝쇼크를 기록했지만 시장의 평가는 오히려 고공행진이다. 전기차(EV) 부문의 부진으로 EV/EBITDA가 70배까지 치솟는 비정상 상태를 보인 가운데서도 증권가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스토리'에 주목하며 멀티플을 재조정하고 있다. 2027년을 기점으로 EBITDA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밸류에이션이 본래 수준으로 정상화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11일 증권업계가 제시한 리포트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해 EV/EBITDA는 70배대다. 지난해 10배 수준에서 불과 1년 만에 70배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이는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데 따른 일시적 왜곡으로 풀이된다. EV/EBITDA는 기업의 현금창출력(EBITDA)에 비해 기업가치(EV)가 얼마나 높고 낮은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가치평가 지표다. EV는 시가총액에 순차입금을 더해 산출하고, EBITDA는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를 더해 실제 영업 현금흐름을 보여준다. 따라서 분모인 EBITDA가 급격히 줄면, EV가 일정하더라도 비율은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EV/EBITDA 비율이 급격하게 높아질 경우,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기업가치가 실제보다 과대평가된 경우(주가 상승)이고, 다른 하나는 이익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경우다. 삼성SDI는 후자에 해당한다. 삼성SDI의 경우 2025년 상반기 실적 부진으로 EBITDA가 급감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EV는 하락했으나 영업 현금창출력이 크게 줄면서 비율이 부풀려진 것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삼성SDI는 전년 대비 30% 가까이 매출이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2023년부터 지난 8월까지 삼성SDI 주가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EBITDA가 더 빠르게 감소하면서 EV/EBITDA는 오히려 급등하는 '역전 현상'을 보였다. 증권가는 내년부터 EBITDA가 회복세로 전환되면서 EV/EBITDA도 20배 안팎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밸류에이션이 떨어진다기보다, 실적 개선이 지표를 정상화시키는 구조라는 해석이다. NH투자증권은 삼성SDI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4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기차(EV) 부문 부진을 반영해 실적 전망치는 낮췄지만, ESS 증설과 중장기 성장 가시성을 반영해 멀티플을 기존 11배에서 16배로 높였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한 ESS 업사이드 요인을 반영해 2023~2024년 평균 멀티플에 10% 프리미엄을 부여했다. 11배에서 16배로의 멀티플 상향은 단순한 수치 조정이 아니다. 이는 시장이 삼성SDI를 'EV 부진주'에서 'ESS 성장주'로 재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SS의 이익 비중은 2026년 175%, 2027년 63%, 2028년 63%로 EV 부문을 의미 있게 넘어설 것"이라며 “단기 EV 부진이 이어지더라도 중장기적으로 ESS 성장 잠재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삼성SDI의 ESS 사업부문이 미국 내 라인 전환이 완료되는 내년부터 현지 매출 인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ESS 부문에 대한 기대 요인으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취 효과를 꼽았다. ESS 배터리 생산 시 EV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 회사의 전사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분석이다. 또한 삼성SDI가 이미 각형(Prismatic) 배터리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각형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주도하는 글로벌 ESS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에 삼성SDI 목표주가를 37만원으로 상향하며 'Outperform(시장수익률 상회)' 의견을 유지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동사의 분기 실적이 최악을 지나가고 있는 가운데, ESS 수주 기대감 확대 및 전고체 투자 기대감으로 단기 주가 상승 모멘텀은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두 증권사 모두 실적에는 보수적이지만, ESS를 통한 구조적 회복에는 이견이 없는 것이다. ESS 부문이 본격 성장하면서 EBITDA가 정상화되고, 그에 따라 EV/EBITDA도 평균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보다 보수적인 관점을 제시했다. ESS 생산능력 확대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질적인 수익 반영 시점은 2027년 이후로 늦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6년까지는 적자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좀 더 주목했다. 또한 미국 시장 내 점유율 하락과 유럽 완성차 업체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단기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국투자증권은 ESS 사업 진입이 경쟁사 대비 늦은 만큼, 향후 일정 기간 동안 실적 회복 속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5-11-11 13:56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