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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다시 급등하고 있다. 새해 들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순매수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탓이다. 지난해 말 외환당국 구두 개입으로 안정되던 달러당 원화값이 7거래일 연속 상승해 1460원대까지 다시 올라섰다. 지난해 말 정부가 서학개미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비과세 혜택 등을 내놨지만, 자금 이탈은 다시 늘어나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투자처 쏠림에 따라 환율이 급등락세를 보일 정도로 한국의 외환시장은 '얇다.' 그럼에도 정부는 한국에 달러 자금 유입을 늘릴 수 있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 등 중장기적 대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의 이런 처방은 시장에 '지난 연말에 단기 수단은 소진했다'거나 '당장 사용 가능한 단기 처방전이 부족하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3.7원 오른 1461.3원으로 출발했다. 주간 거래 장중 환율이 1460원을 웃돈 것은 지난해 말 당국의 강력한 구두개입 이후 처음이다. 이날 원화값 상승은 강달러와 엔화 약세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9일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4.4%로 시장 전망치(4.5%)를 밑돌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축소되자 달러 강세를 자극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올라 100선에 다가섰다. 일본 조기 총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재정 불안 우려가 커진 점은 엔화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100엔당 원화값은 924.46엔으로 전 거래일보다 1.68엔 올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9일 국내 개인 투자자의 미국 순매수는 19억4217만달러(약 2조8336억원)로 집계됐다. 통계가 나온 2011년 이후 1월 1~9일 기준으로 가장 높은 금액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3억5794만달러)보다 43% 늘었다. 개인의 미국 매수 흐름은 지난해 9월부터 강해졌다가 12월 들어 주춤했지만, 새해 들어 다시 확대되는 분위기다. 개인의 미국 순매수는 지난해 9월 31억8420만달러에서 10월 68만5499만달러로 급증해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11월에도 59억3442만달러에 달했다. 반면 12월에는 양도소득세 절세와 차익 실현 매도 수요 등의 영향으로 18억7384만달러로 줄었다. 해외 양도소득세는 연간 단위로 부과된다. 세금 혜택을 받으려는 투자자들이 지난해 말 을 판 뒤 새해 들어 다시 미국 을 사들이는 모습이다. 올 초 서학개미가 사들인 은 주로 성장 기대감이 큰 인공지능(AI)과 로봇 관련주였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4억2257만달러를 사들인 테슬라, 2위는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TSLL)로 3억481만달러를 사들였다. 뒤를 이어 미국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1억7689만달러), S&P500 ETF(VOO·1억3729만달러), 알파벳(구글 모회사·1억1333만달러) 순이었다. 그밖에 팔란티어(9899만달러)와 엔비디아(6680만달러)도 각각 7위, 9위로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테슬라를 향한 서학개미의 투자 열기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테슬라는 월간 전체 순매수 1800만달러가 채 안 되며 미국 순매수 50위권에도 들지 못했지만, 올해 들어 반등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가 전기차 기업을 넘어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을 아우르는 피지컬AI 기업으로 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지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테슬라의 주가 동력은 본업인 전기차 제조보다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AI 역량이 창출할 미래 가치에 있다"며 “텍사스 오스틴에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 확장과 4월 예정된 사이버캡 양산, 내년 하반기 목표인 3세대 옵티머스 생산 능력 확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정부의 조치와 개입에 진정세를 보였던 달러당 원화값도 다시 오르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원화값은 1439원으로 마감한 뒤 7거래일 연속 올라 9일 1457.6원까지 상승했다. 지난달 29일(1429.8원)보다 27.8원 올랐다. 지난달 23일 원화값은 1480.08원까지 올랐다가 외환당국의 강력한 구두개입으로 1450원대까지 급락했다. 그 이후 3거래일에 걸쳐 53.8원 급락했는데, 새해 들어 원화값이 다시 오르면서 연말 하락분을 절반 넘게 되돌렸다. 7거래일 연속 오른 날은 미국의 상호관세 영향이 있었던 지난해 7월 1~9일 이후 가장 길다. 지난달 환율이 1500원에 다가서자 외환당국은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강력한 구두개입과 함께 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 국장 복귀 서학개미 비과세 등 각종 정책을 동원해서 연말 종가를 낮췄다. 다만 구조적인 달러 수급 쏠림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환율은 다시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급락 이후 연초 들어 수입 결제와 해외 순투자 재확대 등 달러 실수요가 유입되며 환율이 조금씩 반등했다"며 “단기적으로는 원화값은 1450원 부근에서 상단 저항이 발생하는 가운데,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 및 국내 강세 흐름에 점차 레벨을 낮춰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원화 가치 안정화를 위해 한국으로 달러 자금 유입을 늘릴 수 있는 WGBI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8일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4월로 예정된 WGBI 편입을 차질 없이 실행하는 한편 MSCI 선진국지수 편입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WGBI 편입은 자본시장에서 원화 수요를 늘릴 대표 수단으로 꼽힌다. WGBI는 글로벌 연기금과 중앙은행 등 장기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이 기준으로 삼는 대표적인 국채 지수다. 한국은 올해 4월 지수 편입이 시작돼 8차례에 걸쳐 11월 완료된다. 정부는 한국의 WGBI 편입으로 총 560억 달러(약 81조8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국채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채권지수 편입도 외국인 채권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를 유지 또는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도 달러 유입을 늘릴 주요 수단 중 하나다.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경우 글로벌 연기금 등 안정적인 투자자금 유입이 늘어나 원화 가치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선진국지수 편입 시 최대 75조원 규모의 패시브 자금(지수 추종형 장기 운용 저변동성 자금)이 국내 증시에 유입될 수 있다. MSCI는 전 세계 시장을 선진국시장, 신흥국시장, 프런티어시장, 독립시장으로 분류한다. 한국은 1992년 1월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된 이후 현재까지 해당 지수에 머물러 있다. 지난 9일 재정경제부는 MSCI 선진국지수 연내 편입을 목표로 국내 외환시장 24시간 개방,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 구축 등 외환·증권 제도 개선과 시장 기반 시설 확충을 담은 로드맵을 발표했다. 선진국지수 편입 전 필요한 관찰대상국 지정 발표는 오는 6월에 예정되어 있다. 다만, 올해 6월 관찰대상국에 지정되더라도 실제 지수 편입은 2028년 6월에야 이뤄질 수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1-12 13:00 최태현 기자 cth@ekn.kr

삼성전자가 임직원 성과 보상을 위해 2조5000억원 규모의 자기을 취득한다.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이사회 결의를 거쳐 보통주 1800만주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혓다. 취득 예정 금액은 2조5002억원이며, 취득 기간은 이날부터 4월 7일까지다. 취득은 유가증권시장을 통한 장내 매수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자기 취득은 임직원 기준 보상에 사용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지난해 10월 도입한 성과연동 보상(PSU)과 성과인센티브(OPI·LTI) 지급 등 성과 창출을 위한 임직원 동기부여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PSU는 삼성전자가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과 별도로 신설한 제도로, 향후 3년간 주가 상승 폭에 따라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주가가 오를수록 보상 규모가 커지는 구조다. 취득 예정 수량과 금액은 이사회 결의일 전날인 6일 종가(주당 13만8900원)를 기준으로 산정됐다. 향후 주가 변동에 따라 실제 취득 수는 달라질 수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앞서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약 8조4000억원은 소각, 1조6000억원은 임직원 보상용으로 활용될 예정이며 이번 2조5000억원 규모 매입은 해당 계획과는 별도로 추진된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2026-01-08 17:10 윤수현 기자 ysh@ekn.kr

2025년 4분기 국민연금은 국내 포트폴리오에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중심으로 비중을 늘렸다. 반면, 유통·소비 등 내수 관련 비중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반도체 투자 확대와 내수 경기 둔화 전망이 맞물리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운용에서도 성장 산업 선별과 경기 민감 업종 비중 조정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국민연금이 공시한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전체 104개의 지분 변동 중 지분을 신규 취득했거나 기존 지분을 확대한 종목은 44개로 나타났다. 60개 종목은 지분을 줄였다. 국민연금은 자본시장법상 특정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거나, 보유 지분이 1%포인트 이상 변동될 경우 공시해야 한다. 신규 취득한 17개 종목 중 절반은 AI와 반도체 밸류체인에 속해있다. 반도체 후방산업인 소부장 관련 기업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글로벌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덕분에 대형 반도체 기업에 소재·부품·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신규로 담은 반도체 소부장 종목을 보면, 전공정과 후공정, 소재·부품·장비를 고르게 편입해 반도체 사이클 리스크를 분산한 점도 특징이다. 반도체 전공정에 속하는 하나머티리얼즈(5.01%)과 후공정 기업인 두산테스나(5.15%), 해성디에스(7.19%), 장비 기업 케이씨(5%), 부품 기업 코리아써키트(5.05%) 등을 고루 담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반도체 대형주와 소부장주가 동시에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까지는 반도체 가격 상승 모멘텀이 극대화될 것"이라며 “대형주와 소부장주가 동시에 주목받는 시장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권사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 관한 적정주가를 높이고 있다. 공통으로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성장이 이어지면서 올해 개별 기업의 이익 성장세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대신증권은 코리아써키트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적정주가를 기존보다 9.1% 올린 6만원으로 제시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리아써키트가 엔비디아의 소캠2, 브로드컴에 AI 가속기 ASIC향, 애플의 아이패드(프로), 맥북 및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HDI(PCB) 등을 공급하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한 점이 밸류에이션 상향의 배경"이라고 했다. DB증권은 하나머티리얼즈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적정주가를 기존 3만원에서 5만4000원으로 높였다. 서승연 DB증권 연구원은 “낸드는 최종 고객사의 공정 전환 지연으로 부품 수요가 약한 상황"이라면서도 “내년 일부 낸드 업체의 시설 투자가 증가하며 하나머티리얼즈의 낸드 장비향 부품 실적 성장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SK증권은 해성디에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적정주가 7만2000원을 신규 제시했다. 권민규 SK증권 연구원은 “기존 경쟁사들이 하이엔드 패키징 기판 공급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중·저부가 기판 캐파(Capa·생산능력)를 보유한 해성디에스에 수혜 집중이 예상된다"고 했다. 기존 지분을 늘린 종목 중에서 반도체 관련 대형주도 포함됐다.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보유한 SK스퀘어(기존 7.67%→8.8%)는 1.13%포인트 늘렸다. 반도체 기판 업체인 삼성전기(9.91%→10.92%) 1.01%포인트, LG이노텍(8.43%→9.46%)은 1.03%포인트 늘렸다. 사이버 안보 및 보안 전문기업인 에스투더블유를 신규 취득(5.41%)한 것도 눈길을 끈다. 대규모 해킹 사태가 연달아 발생하는 가운데 사이버 보안기업의 성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에스투더블유에 대해 “(지난해) 연이어 발생한 보안사고 등으로 인하여 향후 사이버 위협 대응 차원 측면에서 수요가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성장성 등이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요 제품인) 퀘이사 매출액의 경우 2022년 22억원에서 2024년 40억원을 기록하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해 62억원, 올해 100억원 등으로 증가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외에도 국민연금은 바이오와 방산·기계 종목도 새로 담았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인적분할로 코스피시장에 재상장된 삼성에피스홀딩스(6.7%)를 비롯해 에스티팜(5.02%), 오스코텍(3.87%) 등 코스닥 바이오 종목이 신규 편입됐다. STX엔진(6.5%)·진성티이씨(7.12%)·디와이파워(5.02%) 등 방산·기계 종목도 새로 담았다. 반면 소비재·유통·엔터·항공 등 내수 비중이 높은 업종은 지분을 줄였다. 한국콜마(11.45%→9.34%)와 코스맥스(12.97%→11.91%), 아모레퍼시픽홀딩스(7.08%→6.07%) 등 화장품주는 해외 법인의 수익성이 둔화해 당분간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한국콜마가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중국법인은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미국법인은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적정주가는 11만원에서 9만원으로 낮췄다. NH투자증권은 코스맥스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405억원으로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적정주가를 24만원에서 23만원으로 낮췄다. 엔터주도 비중을 줄였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기존 7.24%→5.09%) 2.15%포인트,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6.06%→4.91%) 1.15%포인트 줄였다. 지난해 하반기 코스피가 활황일 때도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는 각각 27%, 2% 하락했다. 다만 올해 1분기 블랙핑크, BTS, EXO 컴백과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한령이 해제될 수 있다는 기대감 등이 겹치면서 엔터주 전반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 5개사의 연간 합산 매출액은 7조, 영업이익 1조원으로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며 “중국의 '한일령' 입장 강화와 내수 경기 회복이 필요한 중국의 의지를 감안할 때 K-콘텐츠를 활용할 가능성, 즉 한중 교류관계 물꼬가 실질적으로 트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밖에 유통·소비·항공 관련 종목도 비중을 줄였다. 이마트(9.99%→7.89%) 2.10%포인트, CJ제일제당(9.81%→7.81%) 2%포인트, 대한항공(9.01%→7.01%) 2% 포인트 줄였다. 증권가에서는 소비재·유통·항공 등 내수 비중이 높은 업종 전반적으로 단기 실적 가시성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마진 압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역시 내수 경기 민감 업종에 대한 비중을 조정하며 포트폴리오 방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1-07 17:03 최태현 기자 cth@ekn.kr

외환당국이 고강도 구두개입과 함께 해외 투자 자금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는 세제 패키지를 동시에 꺼내 들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연고점을 위협한 뒤 하루 만에 30원 넘게 급락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기적인 환율 안정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구조적인 원화 약세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3원 오른 1484.9원에 출발하며 장중 연고점(1487.6원)을 위협했다. 시초가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개장 직후 정부의 외환 안정 대책이 공개되면서 환율은 급락해 전장보다 32원 내린 1450원에 장을 마쳤다. 크리스마스를 넘은 26일에는 이보다 5원 더 떨어진 1445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 급락은 외환당국의 강한 메시지와 함께 개인·기업을 겨냥한 '수급 대책'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는 해외 투자 자금을 국내로 유도하기 위해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신설하고,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매도 상품 도입과 환헤지 세제 혜택, 해외자회사 수입배당금에 대한 익금불산입률 상향 조정 등을 담은 세제 패키지를 발표했다. RIA는 해외 매각 자금을 일정 요건 하에 국내 금융상품으로 재투자할 경우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기획재정부는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 확대와 기업·연기금의 해외자산 비중 증가로 외환시장의 구조적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해외 보유 잔액은 1611억달러에 달하며, 10월 이후 증가분을 감안하면 1800억달러 수준까지 불어난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기재부는 해외 일부만 국내 투자로 전환되거나 환헤지가 이뤄져도 외화 공급 확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세수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개인투자자와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한 점, 원화 약세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정책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점을 환율 하락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날 장중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를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전해진 것도 달러 공급 확대 기대를 키웠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정부와 한국은행이 잇따라 내놓은 외환 수급 대책은 한 방향으로 쏠려 있던 원화 약세 심리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연말이나 연초로 예상되는 국민연금의 환헤지가 본격화될 여지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리뿐 아니라 실제 수급 측면에서도 달러·원 환율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대책으로 원화 가치가 급격한 강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은 낮다"며 “추가 상승보다는 완만한 하락세, 즉 하향 안정 흐름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까지 발표된 국민연금 관련 조치와 외화 유동성 확보 방안이 기존 제도의 연장이나 완화에 가까웠다면, 이번 대책은 모두 새롭게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연말을 앞두고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점도 당국의 구두개입 효과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는 “연말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거래가 얇아진 상황에서는 당국의 존재감이 시장에 더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연말까지는 환율이 전날 고점을 다시 넘길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해외 투자 흐름 자체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해외에 꾸준히 투자해온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정도 정책으로 이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2025-12-27 09:46 윤수현 기자 ysh@ekn.kr

내년 글로벌 경제가 미국 독주에서 아시아와 유럽의 성장이 가속화하는 전환점에 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제 흐름은 전체적으로 우호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3년간 미국 인공지능(AI) 대형주에 집중되었던 상승 흐름이 완화되면서, 여태껏 낮은 평가를 받은 지역과 기업 중심으로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재평가 받으면서다. 네덜란드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로베코자산운용(이하 로베코운용)은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2026년 글로벌 시장 전망'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로베코는 1929년 설립된 네덜란드 1위 자산운용사로 올해 6월말 기준 전 세계에서 2890억달러(약 425조원)를 운용하고 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조슈아 크랩 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운용 대표는 “2026년 글로벌 경제는 '동시에 회복되는' 보기 드문 사이클 국면"이라며 “특히 미국 외 지역 중심으로 우위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10여 년 동안 전 세계 증시는 '미국 예외주의(US exceptionalism)'에 기반해 미국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2026년에는 이 흐름이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로베코운용은 내다봤다. 크랩 대표는 “지난 10년은 연초마다 연기금, 국부펀드 등 투자자가 모여 미국에 얼마나 더 투자할 것인지 논의했다"며 “굉장히 오랜만에 상황이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밸류에이션이 굉장히 높은 상태고, 아시아는 굉장히 낮은 상태"라며 “특히 아시아는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이제 밸류가 개선될 차례"라고 덧붙였다. 로베코운용에 따르면, 2025년 미국과 아시아태평양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주가순자산비율(PBR) 격차는 3.5배다. 이는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 직후와 비슷한 상황이다.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아시아 지역에서도 TSMC, 삼성전자 등 테크 기업이 부상하며 아시아 밸류에이션이 미국을 따라 올라갔다. 크랩 대표는 “2020~2025년에도 코로나19, 정치적 상황 등이 맞물리며 아시아 증시를 기피하는 현상이 보였다"며 “미국에선 테슬라, 엔비디아, AI 관련 기업이 나타나며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 지역 기업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 과거와 비슷하게 미국 외 지역으로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자본시장 정책이 본격적으로 법제화하면서 내년 성장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한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 공시 규모는 2017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고, 자사주 소각 사례도 크게 늘었다. 내년에는 상법 개정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이 본격 시행되고, 고배당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크랩 대표는 “밸류업은 기대 이상으로 성과를 냈다"며 “내년부턴 자본시장 개혁의 노력이 법제화하고 의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도 구조 개혁 흐름이 지속되며 투자 매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 지배구조 개혁, 자사주 매입 확대,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등으로 일본 기업의 체질이 달라지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투자 측면에서도 AI나 전력 발전 설비 투자가 늘면서 일본은 여전히 강세 국면에 있다는 평가다. 다만, 당장 미국에서 아시아로의 대규모 조정은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높긴하다. 하지만 과거 최고치 수준은 아니라는 점과 지난 3분기 미국 S&P500 기업 중 83%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점 등을 고려하면 미국도 강세가 꺾일 흐름은 아니라는 의미다. 로베코운용은 2023~2025년 폭발적인 랠리를 이끈 미국의 AI 인프라 중심 상승세가 2026년을 기점으로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반도체·GPU·데이터센터 중심의 '1단계 AI 사이클'이 성숙 국면에 접어들고, 대신 AI를 실제로 활용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산업이 시장의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에도 '하이퍼스케일러의 늘어난 투자 지출이 성과를 낼 것인지'에 관해 시장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미국 기술 부문의 높은 매출 대비 자본지출 비율이 향후 1년 이내에 수익 압박으로 돌아오진 않겠지만, 그 이후에는 수익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크랩 대표는 “지금은 반도체 회사와 컨설팅 회사가 돈을 벌지만, AI 도구로 돈을 벌면서 시장 전체적으로 실적 개선과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며 “미국이 주도하는 자본 지출이 미국 외 지역에서도 늘어나고 전반적으로 기업 실적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5-12-10 16:26 최태현 기자 cth@ekn.kr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자기(자사주)을 1년 내 의무적으로 소각하는 3차 상법 개정을 연내 처리하기로 했다. 자기을 최대주주의 기업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한 '자사주 마법'을 퇴출하겠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유통 수 감소로 주가가 오를 수 있고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회사가 취득한 인 자기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면서도, 현행 상법 일부 조항은 이를 자산으로 취급하는 모순이 존재했다. 이 틈을 타 대주주를 위한 지배력 유지 수단, 기업 경영진의 주가 관리 도구로 활용되는 등 일반 주주의 이익이 침해되는 사례가 반복됐다. 오기형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법 개정안을 보면, 이 같은 법적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자기 성격을 명시했다. 법안에서 자기은 의결권 등 모든 주주권이 부여되지 않으며, 질권 설정이나 교환사채 발행 등에도 활용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 합병·분할 과정에서도 자기에 분할 신주를 배정하지 못하도록 해, 사실상 자기의 사적 이용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가장 큰 변화는 자기 소각 의무화다. 법안에 따르면, 회사가 취득한 자기은 원칙적으로 1년 안에 소각해야 한다. 기존 보유 자기은 소각 의무와 관련해 6개월의 추가 유예기간을 줬다. 자기을 임직원 보상 등 예외적 사용이 필요한 경우에는 주주총회에서 '자기 보유·처분 계획'을 승인받아야 한다. 승인 없이 보유 기간을 넘길 경우, 이사에게 최대 5천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소각 의무화는 기업의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장치로 평가된다. 자기은 배당과 더불어 대표적인 주주 환원 수단이지만 그동안 국내에선 지배주주의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됐다. 특히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지배주주에 우호적인 기업과 자사주를 맞교환해 서로 지배력을 강화하거나 제3자(백기사)에게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지배주주 우호 지분을 확보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반 주주 보호를 위한 상법 추가 개정"이라며 “이전까진 회사가 자사주를 사두고 경영권 방어용으로 썼는데, 그걸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임직원 보상용으로 보유하겠다는 건 개정안에 반하지 않는 거 같고 자사주로 의결권도 행사하지 못하고 증자했을 때 배분받지도 못하는 건, 쉽게 말하면 처분하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긍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에 따른 유통 수 감소 속 재무지표 개선 및 상장사 전반의 주주환원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사주를 우호지분 및 경영권 방어에 활용할 수 없게 되면서 기업의 대주주 지배력은 약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유통 수가 줄어들 경우, 주당순이익(EPS)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아지는 만큼, 일정 부분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자기 소각 의무화 관련 수혜주로는 지주사가 꼽힌다. 지주사는 상법 개정 후 기업 지배구조 개선 작업으로 주주친화 정책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많다. SK증권은 “자사주 의무 소각이 현실화하면 SK, LG, CJ, LS, 한화 등 지주사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사주 비중이 24.8%에 달하는 SK가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가 탄력성이 가장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사주 7.26%를 보유한 CJ의 주가 상승 여력도 높게 봤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지주사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특성상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자사주를 활용해 대체로 자사주 보유 비율이 높다"며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될 경우 자사주를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한 부분이 해소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5-11-26 13:45 최태현 기자 cth@ekn.kr

“시간외 대량매매(이하 블록딜)는 수익성이 크지만 거래 기회 자체가 아주 제한적입니다. 이번 블록딜을 위해 저희가 오랜 기간 철저히 준비해 왔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계실겁니다.", “블록딜이 내일부터 시작됩니다. 기관계좌 개설 회원만 참여 가능합니다.", “이번 플랜은 참여 횟수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놓치면 다음 분기까지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코스피 강세장이 이어지자 불법 리딩방이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텔레그램 메신저 등 비공개 채팅방에서 '수조원대 블록딜 참여', '기관계좌 개설', 'AI 매매전략' 등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권 전문가를 사칭한 '교수'가 등장해 회원을 안심시키고, 이를 믿은 투자자들이 가짜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며 자금 피해가 발생한다. 교수의 프로필 사진은 생성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 인물이지만 현실 인물과의 구분이 쉽지 않다. 최근 텔레그램 채팅방 'A1ㅇㅇㅇ전략'에는 이 같은 공지가 올라왔다. 방 운영자는 스스로를 '교수'로 칭하며 회원들에게 블록딜 참여 신청서를 제출하라고 독려했다. 대화창에는 “오늘은 로봇 테마주가 상한가 갔네요", “교수님 믿고 갑니다" 등 회원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이 방의 구조는 철저하게 짜여 있었다. 우선 매니저로 불리는 운영자 A가 방을 개설한 후 회원들을 유인해 B교수에게 넘긴다. 이후 교수 B가 직접 등장해 시장 전망과 블록딜 정보를 흘린다. 운영진은 'OO플랜'이라는 명목으로 분기별 블록딜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며 회원을 모았다. “이번 분기를 놓치면 다음 분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기관계좌 정원이 한정돼 있다"는 식의 문구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거래 자금을 '보고된 자금으로 매수해달라'며 실시간 지시하고, 과도한 중복매수를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개인 계좌정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일부는 구글 폼을 통해 회원정보를 입력하게 하거나, 가입자별 전용 계좌를 개설해준다고 속였다. “15시30분에 교수님이 종목을 공개하신다"는 식의 예고가 나오면, 바람잡이로 추정되는 조직원들이 “오늘은 참여 기회 얻을 것 같다", “저도 승인 기다리고 있다"며 분위기를 띄운다. 이후 교수는 '거래종목: HMM, 매수가 00원'이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매수를 지시한다. 이들은 일정 투자금액이 모이기 전까지는 비교적 알려진 종목을 추천해 '수익 경험'을 제공한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다. 이후 교수와 매니저는 링크를 통해 '블록딜 참여 전용 앱' 설치를 유도한다. 이 앱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화면을 모방했지만 실제로는 피싱앱으로, 이곳에 송금된 돈은 모두 범죄조직으로 흘러들어간다. 문제의 B 교수라는 인물은 실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의 프로필 사진은 AI 인물 생성 프로그램으로 만든 합성 이미지였다. AI 분석 결과 피부결과 눈동자가 비정상적으로 균일하고, 귀 모양과 배경의 왜곡이 뚜렷했다. 이미지 추적 결과, 해외 AI 인물 생성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샘플 구조와 일치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당 방은 금융 전문가를 가장해 신뢰를 쌓고, AI 이미지를 활용해 실체를 감춘 신종 디지털 사기 방식으로 의심받고 있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최근 베트남 로맨스스캠, 보이스피싱 등 범죄 조직이 대규모로 검거된 후 국내 리딩방에서 사기성이 의심되는 사례가 이어진다"며 “투자 규모에 따라 우선 내사부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리딩방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최근 2년간 경찰에 접수된 불법 투자리딩방 피해가 1만5000건에 육박, 피해액은 1조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감금 사건이 이 같은 불법 투자조직과 연계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 차원의 근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9월부터 올 9월까지 2년간 신고된 불법 리딩방 관련 사건은 총 1만4629건, 누적 피해액은 1조2901억원으로 집계됐다. 단순 계산으로도 매달 약 580건의 사건이 발생하고, 월평균 피해 규모가 500억원을 웃도는 셈이다. 같은 기간 검거된 사건은 1만2000여건, 검거 인원은 5181명으로 나타났다. 이와 별개로 경찰이 지난해 2월부터 집계하기 시작한 '로맨스 스캠(온라인 연애사기)' 피해는 1년 8개월 동안 2830건, 피해액은 1675억원에 달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SNS나 메신저를 통해 접근 받아, 연애 감정을 이용한 송금 유도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았다. 허 의원은 “조직 규모와 범행 수법을 볼 때 단순 사기가 아니라 체계적인 조직범죄로 확산된 양상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023년 9월부터 금융감독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불법 리딩방에 대한 전국 단위 특별단속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캄보디아·라오스·태국·필리핀 등 해외 거점에서 한국인을 현지로 유인해 감금·가담시키는 대형 범죄조직이 등장하는 등 피해는 오히려 확산되는 추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사나 처벌이 강해지고 있지만 불법 리딩방 사기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수법이 점차 지능화·조직화되면서 피해자도 늘어나는 것 같다. 결국 투자자가 스스로 경계심을 높이는 것만이 피해를 막는 최선의 방어선"이라고 말했다. ▲'블록딜' '자사주 매입' 등에 참여하게 해주겠다는 식으로 투자금을 편취하는 리딩방이 텔레그램을 중심으로 활개치고 있다./CRAISEE(크레이시)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5-11-05 15:28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 지수 5000을 달성하기 위해선 배당소득세, 장기투자에 대한 혜택 등 세제 개편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Craisee(크레이시)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30일 코스피 5000을 넘기기 위해선 세제 개편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센터장들은 반도체 업황 호조와 정책 신뢰 회복을 시장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꼽으며 향후 과제는 세제 개편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위한 시장 전문가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열린 간담회에는 정은보 이사장과 정규일 부이사장을 비롯해 송기명·박종식·김정영·이충연 상무가 거래소를 대표해 참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이병건 DB금융투자 센터장, 이종형 키움증권 센터장, 고태봉 iM증권 센터장, 최광혁 LS증권 센터장, 김진욱 한국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이 시장 전문가 자격으로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5000 시대의 전제 조건으로 정책 일관성, 세제 개편, 산업 경쟁력 강화를 공통으로 꼽았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유동성 여건이 좋고 반도체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의 증시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정책적 의지는 강하지만 실질적 혜택은 부족하다"며 “특히 배당소득세와 장기투자 세제 혜택이 미흡해 자본이 효율적으로 재배치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박 센터장은 “한국의 통합 배당세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며 “배당세 인하를 통해 주주환원 문화를 강화하고, 장기 투자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통합 배당세는 법인세와 개인 배당소득세를 합산한 것으로 한국의 법정 최고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58.8%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센터장은 “최근 상승세는 정책 기대감과 반도체 실적이 이끌고 있다"면서도 “이 상승세를 꺼뜨리지 않으려면 세제 지원과 제도적 신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ETF 투자자들도 배당소득세 부담으로 자본이 시장에 머무르지 못하고 있다"며 “배당과세 체계를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외국인 투자자 관점에선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이 신뢰 회복의 핵심으로 지목됐다. 김진욱 한국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선 직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관해 많이 물어봤다"며 “최근에는 11월 국회에서 논의되는 자사주 소각과 같은 지배구조 개선법과 배당 과세 개편안이 시장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처리될지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안이 잘 처리되면 외국인 투자자의 믿음이 계속되겠지만, 반대의 경우엔 오히려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4000 돌파의 배경으로 반도체 업황 호조와 정책 신뢰 회복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고태봉 iM증권 센터장은 'AI 반도체 사이클'을 가장 큰 변곡점으로 짚었다. 그는 “올해 반도체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9월 중순부터 주가가 폭등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가 내년도 이익 300조원 중 40조원을 더 얹으며 지수를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면서 DDR5, HBM 등 차세대 반도체가 새로운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며 “이 사이클을 기존의 반도체 경기순환과 달리 'AI 슈퍼사이클'로 본다면 주가는 5000을 넘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광혁 LS증권 센터장은 “정부가 시장 육성 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법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책 일관성이 흔들리면 상승세가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은 여전히 개인 투자자 중심이라며 기관 투자자 비중이 늘어나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국내 시장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60% 가까이 된다"며 “그러다 보니 단기적인 시세 흐름을 쫓는 경향이 강하고 시장 변동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기관 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시장에 더 많이 들어올 수 있게 유인하면 밸류이에션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모두발언에서 “코스피 4000포인트 돌파는 자본시장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라며 “일시적 반등이 아닌 5000시대 달성을 위해 공정하고 신뢰받는 시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불공정거래 근절 △투자자 신뢰 강화 △거래시간 연장과 결제 주기 단축 등 제도 개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시장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대미 관세협상 타결로 수출 불확실성이 줄었고, 투자자들의 믿음이 강화되고 있다"며 “주주가치 제고와 시장 질서 확립이 상승의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5-10-31 09:54 최태현 기자 ct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