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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에 세제 혜택을 집중한 '생산적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투자자 자산 배분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 증시 수익률이 박스권에 머무르며 투자자 시선이 해외 증시로 향하는 가운데 나온 제도 개편이어서다. 기존 ISA의 구조는 유지하면서 국내 투자에 추가적인 유인이 제공된다. 금융투자업계와 학계에서는 국내 투자에 대한 세제 유인을 강화하면서도 기존 ISA는 현행대로 유지돼 투자자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약 1883억 달러(한화 약 251조9077억원)로 전월 대비 9.86% 증가했다.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해외주식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을 위해 정부가 꺼내든 카드 중 하나가 생산적금융 ISA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최근 확정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생산적금융 ISA 신설 방안이 포함됐다. 국내 상장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 국민성장펀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등을 투자 대상으로 삼고, 기존 ISA보다 납입 한도와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생산적금융 ISA의 연간 납입 한도는 2000만원, 총 납입한도는 2억원이다. 연간 납입 한도는 동일하지만 총 납입 한도는 일반 ISA 대비 2배로 늘어났다. 계좌에서 발생하는 이자와 배당은 전액 비과세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청년 가입자에게는 납입금의 10%를 추가로 소득공제한다. 투자 대상을 국내 자산으로 좁히는 대신 세제 혜택을 강화한 셈이다. 기존 ISA에 부과하기로 했던 제약도 상당 부분 걷어냈다. 당초 정부는 일반 ISA의 최대 계약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고 납입한도의 이월을 허용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했다. 생산적금융 ISA에도 최대 계약기간 10년과 납입한도 이월 제한을 적용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지난 1일 확정된 방안에서 정부는 일반 ISA의 계약기간과 납입한도 이월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생산적금융 ISA 역시 최대 계약기간 제한을 없애고 납입 한도를 이월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제도를 유지하면서 국내 투자에 혜택을 집중한 계좌를 추가하는 형태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 목적에 따라 계좌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국내 상장해외자산 ETF 등을 포함해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려면 일반 ISA를 유지하고, 국내 자산에 집중하면서 더 큰 세제 혜택을 받으려는 투자자는 생산적금융 ISA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제도 개편을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단기간에 국내 증시로의 대규모 자금 유입보다 수급 기반과 투자자 선택권 확대에 의미를 두고 있다. ISA 전체 잔액이 국내 증시 시가총액과 비교해 크지 않은 만큼 단기적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국내주식 보유와 장기 투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제도가 개편됐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우려했던 최대 계약기간과 납입 한도 이월 등에 대한 규제 내용이 원복되면서 현행 일반 ISA에 생산적금융 ISA가 추가된 형식으로 바뀌었다"며 “글로벌 장기 투자에 나서고 싶은 투자자들은 일반 ISA, 국내 투자에 집중하면서 세제 혜택을 받고 싶은 투자자는 생산적금융 ISA에 투자할 수 있게 돼 기존 제도보다 선택권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세제 혜택이 강화된 만큼 국내 투자 유인이 높아질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세후 소득과 환율 리스크 등을 고려하더라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투자자에게 파격적인 세제 혜택 조건을 내걸었기에 국내 주식 투자 유도와 자본시장 활성화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 리스크 등을 감수하고 해외 증시 수익률을 누리겠다면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것이지만, 국내 주식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로서는 선택지가 늘어난 셈"이라고 부연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2026-09-09 15:19 김태환 기자 kth@ekn.kr

순자산 규모 100위권에 포함된 국내 주식형 펀드 절반 이상이 올해 상반기 코스피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증시 상승을 주도하면서 액티브펀드가 지수를 넘어서기 쉽지 않은 환경에서 선전한 것이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초 순자산(AUM) 기준 전체 펀드 상위 100개 가운데 채권혼합형과 재간접형, 인덱스형 등을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는 11개다. 이 가운데 7개가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승률(97.04%)을 웃돌았다. 지수 수익률의 배수를 추구하는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더라도 10개 가운데 6개가 코스피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펀드별로 보면, 미래에셋코어테크증권자투자신탁의 상반기 수익률이 142.19%로 코스피를 약 45%p 웃돌았다. NH-Amundi필승코리아증권투자신탁도 138.10%를 기록해 지수를 40%p 이상 상회했다. 하나인Best연금증권투자신탁과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증권전환형투자신탁은 각각 115.35%, 110.6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영마라톤증권자투자신탁과 마이다스책임투자증권투자신탁도 각각 99.91%, 99.31%로 코스피 상승률을 웃돌았다. 이 같은 성과는 올해 증시가 액티브펀드에 녹록지 않은 환경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코스피 상승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시가총액 비중이 큰 종목일수록 지수에 미치는 영향도 커 이들 종목이 급등하면 지수 상승폭도 가팔라진다. 반면 액티브펀드는 개별 종목 편입 비중에 제약이 있고 유동성 관리를 위해 일정 수준의 현금도 보유한다. 소수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장세에서는 해당 종목의 상승분을 온전히 따라가기 어려워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내기가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구조다. 김정수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본부장은 “현행 자본시장법상 펀드 자산의 10% 이상을 한 종목에 투자할 수 없게 되어 있고, 시가총액비중이 10% 이상인 종목에 대해서는 시가총액 비중만큼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수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급등하며 다른 업종이 부진할 경우에는 초과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국면이 만들어진다"고 부연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지수 상승률 자체가 높은 상황에서 특정 대형주에 집중됐던 상승세가 다른 종목으로 확산될수록 액티브펀드의 운용 역량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따른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면서 실적과 향후 성장 전망을 바탕으로 상승 여력이 있는 종목을 선별하는 능력이 성과를 좌우할 수 있어서다. 특히 증시 랠리 이후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거나 순환매 장세가 펼쳐질 경우 시장 변화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된 업종과 종목을 발굴해 초과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한국 증시 특유의 빠른 순환매와 높은 변동성 등을 고려할 때 액티브펀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거나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초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분석 대상 가운데 상반기 지수 대비 초과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미래에셋코어테크 펀드는 대형 반도체주를 담으면서 관련 수혜주로 투자 범위를 넓혔다. 대덕전자 등 반도체 기판 업체와 삼성전기 등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관련주를 비롯해 인공지능(AI) 가속기와 첨단 패키징 관련 기업 등에 투자했다. 김 본부장은 “코스피지수를 단순히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참조 지수로 삼고, 반도체 대표 종목 집중과 핵심 수혜주 투자를 병행하는 전략으로 초과 수익을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2026-08-26 15:33 김태환 기자 kth@ekn.kr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상장폐지를 피하려는 주식병합이 다시 늘고 있다. 문제는 병합 이후에도 주가가 다시 가라앉는 점이다. 상반기에 이미 한 차례 병합했던 기업이 하반기 들어 또다시 동전주로 전락해 재병합에 나서는 사례까지 잇따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7일까지 주식병합 결정을 공시한 기업은 모두 29개다. 코스닥 상장사가 22곳,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7곳이다. 이날 종가 기준 이들 29개 기업의 평균 주가는 845.4원에 그쳤다. 병합을 결정한 기업 대부분의 주가가 여전히 1000원 밑이거나 1000원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병합 결정 직후 일시적으로 주가가 뛰더라도, 다시 며칠 안에 상승분을 반납하는 종목이 적지 않았다. 주식병합은 여러 주식을 하나로 합쳐 주식 수를 줄이는 대신 주당 가격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예컨대 5주를 1주로 합치면 이론상 주가는 기존의 5배로 오른다. 회사의 시가총액은 그대로 둔 채 주식 단위만 바꾸는 구조다. 실적이나 수급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어서, 병합 이후 매도 물량이 이어지면 주가가 다시 눌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같은 병합 러시는 금융당국의 상장폐지 요건 강화와 맞물려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2월 12일 상장폐지 요건에 '동전주' 조항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일부터 시행됐다. 주가가 1000원 미만으로 30거래일 연속 이어지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이상 1000원을 웃돌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된다. 발표 직후인 2~3월에만 주식병합을 결정한 기업이 148곳(2월 27곳, 3월 121곳)에 달할 정도로 '동전주 탈출' 러시가 이어졌다. 지난 4~5월에는 주식병합을 결정한 기업이 각각 20곳과 27곳으로 다소 줄었지만, 6월(39곳)부터 다시 늘고 있다. 지난 3년간 연간 십여 개 기업만 병합을 결정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증가세다. 금융당국은 병합이나 감자로 상장폐지 요건을 인위적으로 피해 가는 것을 막기 위한 보완책도 함께 내놨다. 최근 1년 이내 병합·감자 이력이 있는 기업이 동전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 90거래일 안에 또 병합·감자를 하면 즉시 상장폐지하도록 한 것이다. 최근에는 관리종목에 지정되기 전 다시 병합에 나선 기업도 생겼다. 코스닥 상장사 인콘, 빌리언스, 케이바이오랩스는 지난 16일 나란히 주식병합을 결정했는데, 세 기업 모두 지난 2월 24일에 이미 한 차례 병합을 결정했다. 5개월도 안 돼 병합 효과가 사라지고 다시 동전주 문턱까지 밀리자 또 병합에 나서는 것이다. 씨엑스아이도 3월 23일과 7월 21일 두 차례 병합을 결정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병합이 상장폐지를 피하는 근본 해법은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합은 액면가와 주당 가격만 끌어올릴 뿐 기업 실적이나 시가총액 자체를 바꾸지 못하기 때문에, 매도 압력이 계속되면 주가가 다시 1000원 아래로 내려앉는 '회전문'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은 동전주 요건을 피하기 위한 주식병합으로 대처하더라도 결국 본질적인 기업가치 개선이 뒤따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07-27 18:01 최태현 기자 ct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