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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장애에 대한 전체 검색결과는 2건 입니다.

주문이 먹지 않고, 잔고가 갑자기 수천만원씩 튀어 오르고, 전혀 모르는 사람의 체결 내역이 내 휴대폰에 뜨는 일. 증권사 전산사고 얘기다. 이제는 놀라울 것도 없다. 개인투자자 1500만명 시대라고 하지만, 이 거대한 투자 기반을 받쳐줄 '인프라와 규율'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이달에만 벌써 두 건의 사고가 연달아 터졌다. 지난 2일 메리츠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타인의 미국 주식 체결 알림이 사용자들에게 그대로 전송됐다. 실명부터 종목, 수량, 매수가, 체결 시각까지 고스란히 노출됐다. 회사는 '단순 오발송'이라고 설명했지만, 알림을 받은 투자자들에게는 '내 정보도 누군가에게 넘어갔을지 모른다'는 근본적 불신만 남겼다. 이어 4일에는 한화투자증권 퇴직연금 계좌에서 잔고와 수익률이 비정상적으로 부풀려 표시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최대 수천만원 단위로 잔고가 늘어났고, 회사는 과대 계산된 이자를 수정하면서 “실제 손실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손실 발생 여부가 아니라, 시스템을 믿을 수 없다는 사실 자체다. 증권사 전산사고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추경호 의원실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집계된 증권사 는 497건. 사실상 '월 10건' 꼴이다. 증권사들이 자체 산정한 피해액은 267억여원에 달한다. 특히 한국투자증권(65억5472만원), 키움증권(60억8105만원), 미래에셋증권(41억672만원) 등 대형사에 피해가 집중됐다. 장애 원인을 뜯어보면 문제는 더 구조적이다. 프로그램 오류가 194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진짜 리스크는 시스템·설비 장애였다. 건수는 128건이었지만 피해액은 무려 145억4640만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하드웨어·인프라 차원의 문제가 한번 터지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구조가 드러난다. 이처럼 사고는 누적되는데 정작 감독당국의 제재는 미미하다. 최근 5년간 금융감독원이 내린 제재는 7건. 대부분 '주의' 또는 '견책' 수준이었다. 과태료 총액도 5억원 남짓으로 수백억원대 피해 규모와 괴리가 크다. 심지어 제재까지 걸리는 시간도 지나치게 길다. 미래에셋증권 전산사고에 대한 과태료 처분은 확정까지 5년 가까이 걸렸다. 모바일 거래는 초 단위로 움직이는데, 감독의 시계는 여전히 연 단위로 돌아간다. 보상 체계도 허점투성이다. 시스템이 멈춘 순간에는 로그인 기록조차 남지 않아 피해를 입증하기 어렵다. 잔고·체결 정보 오류는 더 복잡하다.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고, 보상 기준도 모호하다. '전산 장애 가이드라인'만으로는 1500만 투자자를 지키기 어려운 이유다. 투자자 기반이 커진 만큼 시스템과 규제도 그 규모에 맞게 확장돼야 한다. 문제를 설명하는 데서 끝낼 것이 아니라, 사고를 막는 구조와 책임 체계부터 다시 짜야 한다. 지금 필요한 건 '사건 처리'가 아니라 '시스템 개혁'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5-12-08 10:12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키움증권 MTS가 잦은 전산 장애를 일으켜 투자자들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CRAISEE(크레이시) 키움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6일 간밤에 전산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미국 증시가 급락한 상황에 제때 거래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 증권사 가 늘어나는 가운데, 키움증권은 올해 3분기 주요 증권사 중 전산 장애 민원이 가장 많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 온라인 게시판과 투자자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경부터 MTS 영웅문S#에서 접속 오류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7시까지도 일부 사용자는 정상적인 접속이 불가능하다는 글을 올렸다. 이용자들에 따르면, 영웅문S#에 접속하면 'Script error reported'(스크립트 오류 보고)라는 메시지와 함께 재부팅 현상이 나타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번 전산 장애는 간밤에 뉴욕 증시가 AI 거품 우려와 고용지표 부진으로 급락한 시점에 발생해 투자자 피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1.9% 급락했으며 엔비디아(-3.65%), AMD(-7.27%) 등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AI 관련 대표 종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에 맞춰 매수·매도 등 대응에 나서려던 투자자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키움증권 고객 게시판과 주식 커뮤니티에는 밤새 불만 글이 쏟아졌다. 한 투자자는 “휴대폰을 재부팅하고 앱을 몇 번이나 재설치해도 똑같은 오류가 반복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키움증권 측은 6일 밤 공지를 통해 “현재 영웅문S# 앱 접속에 일부 불안정한 현상이 있어 확인 중"이라며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앱 업데이트, 아이폰 사용자는 재설치를 부탁드린다"고 안내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일부 프로그램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라며 “조치는 완료됐으며 민원 제기 고객에 한해 내부 규정에 따라 보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3분기(7월~9월) 5대 증권사 가운데 키움증권은 민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키움증권은 민원이 23건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 11건, 한국투자증권 1건,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0건이다. 이는 MTS,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홈페이지 오류 등에 대한 민원을 집계한 것이다. 최근 들어 증권사에서 발생한 는 늘어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집계된 증권사 건수는 총 497건이다. 같은 기간 증권사들이 자체 산정한 피해 금액은 총 267억776만원이다. 특히 대형 증권사에만 200억원 이상의 피해 금액이 몰렸다. 한국투자증권이 65억5472만원으로 피해액이 가장 컸고, 키움증권(60억8105만원), 미래에셋증권(41억672만원), 삼성증권(19억7885만원)이 뒤를 이었다. 장애 원인별로는 프로그램 오류가 194건(68억4215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건수는 적더라도 시스템·설비 장애의 피해 규모가 가장 컸다. 시스템 설비 장애는 128건이었지만 피해액이 145억4640만원에 달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연도별로 보면 건수는 2020년 66건에서 지난해 100건으로 증가했다. 다만 피해금액은 해당 기간 112억1870만 원에서 12억2611만 원으로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 4월 3~4일 이틀간 주문 폭주로 MTS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가 발생해 전체 1만8305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금융감독원의 현장 검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시스템에서 평소보다 정정·취소 주문 건수가 급증해 매매체결 시스템에서 처리가 지연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발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선고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매매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며 투자자 불만이 폭주했다. 키움증권은 4월 빚어졌던 주문지연 재발을 방지하고 시스템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9월에 정보통신(IT) 부문에만 3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매년 IT부문에 약 1000억원 규모 비용을 지출했지만 추가로 자금을 더 투자한 것이다. 당시 키움증권은 “추가 자금 투입을 통해 재발 방지를 위한 즉시 개선사항에 대한 조치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5-11-07 13:36 최태현 기자 ct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