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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생활용품 업체 깨끗한나라가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수익성 악화와 재무부담 확대가 겹치면서 투기등급 문턱까지 밀려났다. 신용평가사는 영업현금창출력 저하와 과중한 차입 부담을 핵심 위험요인으로 지목했다. 주가는 최근 10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2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깨끗한나라의 무보증사채 및 기업(ICR)을 기존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기업어음(CP) 등급도 A3에서 A3-로 낮췄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 하향 배경으로 ▲영업실적 악화 ▲영업현금창출력 저하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부담 가중을 꼽았다. 특히 단기간 내 영업수익성 개선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가장 먼저 지목된 것은 본업 경쟁력 약화다. 한국기업평가는 “주요 제품의 수요 둔화에 따른 매출 부진과 원가 부담 확대에 따라 영업실적이 크게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수익성은 가파르게 악화됐다. 깨끗한나라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4년 5370억원에서 2025년 5082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EBIT(이자·세금 차감 전 이익)는 -9억원에서 -226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92억원에서 54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EBITDA는 기업의 순수 영업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올해 들어서는 일부 회복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올 1분기 EBITDA는 25억원을 기록했다. EBITDA 마진도 2.0%로 지난해 1.1%보다 개선됐다. 그러나 한국기업평가는 이를 충분한 회복으로 보지 않았다. 1분기 기준 EBITDA 마진 2.0%는 여전히 등급 하향 변동요인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신평사는 PS부문 적자 축소 등을 바탕으로 중장기 EBITDA 마진이 6%를 웃돌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는 향후 수익성 개선을 전제로 한 전망이다. 실제 회복세가 이어질지, 또 차입 부담을 완화할 수준의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연결될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문제는 수익성 악화와 투자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영업현금창출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대규모 설비투자까지 이어지면서 재무부담이 커지고 있다. 깨끗한나라는 2023년부터 청주공장 폐합성소각로 신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총 투자 규모는 약 650억원으로 이 가운데 지난해 말까지 446억원이 집행됐다. 올해도 204억원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 확대는 현금흐름을 압박했다. 2024년 잉여현금흐름(FCF)은 -292억원, 2025년에는 -46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에서 벌어들인 현금보다 투자로 나간 돈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부족한 자금은 결국 차입으로 메워야 했다. 일부 재무지표는 이미 경고 수준을 넘어섰다. 깨끗한나라의 올 1분기 말 현재 차입금의존도는 53.7%다. 차입금의존도는 전체 자산 가운데 금융기관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30%를 넘으면 재무부담이 높다고 평가하고 40%를 넘으면 경고 구간으로 본다. 깨끗한나라의 경우 자산 절반 이상이 사실상 차입금으로 조달된 셈이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80.5%다. 자기자본 100원당 부채가 280원이라는 의미다. 한국기업평가가 제시한 등급 하향 변동요인 중 하나가 부채비율 300% 초과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특히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이 동시에 높다는 점이 문제다. 부채비율만 높은 경우에는 매입채무 등 상거래성 부채 영향일 수 있다. 그러나 차입금의존도까지 50%를 웃돈다는 것은 금융기관 차입 비중 자체가 높다는 의미다. 결국 이자 부담이 구조적으로 크다는 뜻이다. 수익성이 조금만 흔들려도 재무 안정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는 구조다. 차입 부담은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3월 말 기준 순차입금/EBITDA는 31.6배다. 이 지표는 현재 수준의 현금창출력이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순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를 보여준다. 깨끗한나라의 경우 현재 수준의 EBITDA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순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30년 이상이 걸린다는 의미다. 조헌성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매출부진과 비용부담 상승 등으로 영업적자가 확대됐다"며 “영업현금창출력이 저하된 가운데, 투자 확대로 과중한 재무부담이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 흐름은 시장의 낮아진 기대를 보여준다. 깨끗한나라 주가는 2021년 4월 장중 93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갔고 이달 들어서는 1400원대까지 떨어지며 최근 10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결국 관건은 영업현금창출력 회복이다. 한국기업평가는 향후 EBITDA 마진 6% 이상 회복 여부를 핵심 모니터링 요인으로 제시했다. 수익성이 개선돼야 차입금을 줄일 수 있고, 그래야 재무 안정성도 회복될 수 있다는 의미다. 회사는 수익성 회복과 재무 안정성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원가 구조 개선과 비용 효율화,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현금창출력 개선과 운전자본 관리 강화를 통해 차입 부담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한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과 현금흐름 개선에 무게를 두겠다는 포석이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원가 구조 개선과 비용 효율화, 수익성 중심 사업 운영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며 “생산·운영 효율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수익 구조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무 안정성 확보를 중요한 경영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수익성 개선을 통한 현금창출력 확대와 운전자본 효율화, 현금흐름 관리 강화를 통해 재무 부담 완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차입금 규모뿐 아니라 유동성과 만기 구조 등 재무 건전성 전반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06-22 15:47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