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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 60주년 맞아 재독한인간호협회 회원들 고국 방문 경천섬 가을 풍경·한복 체험·상주곶감에 웃음꽃 산업화 시대 외화벌이 주역들…헌신과 희생의 역사 되새겨 상주=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가난했던 조국을 뒤로하고 머나먼 독일로 떠났던 청춘들이 60년의 세월을 건너 고국의 가을을 만났다.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 환자를 돌보며 가족과 조국의 경제발전에 힘을 보탰던 파독 간호사들이다. 이제는 백발이 된 이들이 경북 상주의 낙동강변을 걸으며 지나온 세월과 고국의 변화를 되새겼다. 상주시는 지난 27일 재독한인간호협회 박소향 회장을 비롯한 회원 91명이 파독 간호사 파견 60주년을 기념하는 고국 방문 일정의 하나로 상주를 찾았다고 29일 밝혔다. 방문단이 처음 찾은 곳은 낙동강 물길을 따라 펼쳐진 경천섬이었다. 가을빛으로 물든 강변과 섬의 풍경은 오랜 세월 독일에서 살아온 이들에게 특별한 감회를 안겼다. 이들은 경천섬을 둘러보며 고국의 자연을 만끽했다. 60년 전 낯선 나라로 떠나야 했던 젊은 시절과 오늘날 달라진 대한민국의 모습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이어 한국한복진흥원을 방문해 한복과 스카프를 착용하고 전통 명주짜기를 체험했다. 일부 회원은 한복치마와 배자조끼, 손수건 등을 구입하며 고국 방문의 추억을 간직했다. 상주의 대표 특산물인 곶감도 방문단의 관심을 끌었다. 곶감 특유의 쫀득한 식감과 달콤한 맛을 즐긴 회원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즐거워했다. 이들의 방문이 더욱 뜻깊은 것은 파독 간호사들이 대한민국 현대사의 산업화 과정에서 남긴 발자취 때문이다. 1966년부터 1976년까지 약 1만 명의 한국 간호 인력이 독일로 건너갔다. 당시 한국은 일자리가 부족하고 외화 사정도 어려웠다. 독일 의료현장에 진출한 간호 인력은 낯선 환경과 언어의 장벽을 견디며 환자를 돌봤다. 이들이 고국의 가족에게 보낸 송금은 가계의 생계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당시 한국의 외화 확보에도 기여했다. 같은 시기 독일로 떠난 광부들과 함께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그러나 파독 간호사들의 삶을 외화벌이의 역사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이들은 독일 의료현장에서 전문인력으로 일하며 자신의 삶을 개척했고, 타국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했다. 가족을 위한 희생과 개인의 도전이 함께 담긴 역사인 셈이다. 이번 상주 방문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그 세대의 헌신을 기억하고 고국과의 인연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안재민 상주시장은 “이역만리 독일에서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며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가족을 위해 헌신하신 파독 간호사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여러분의 땀과 노력이 오늘날 대한민국 발전의 소중한 밑거름이 됐음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 방문이 고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전통문화를 다시 느끼고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는 시간이 됐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60년 전 독일로 향했던 청춘들에게 대한민국은 떠나온 고향이자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아온 나라였다. 상주 경천섬의 가을 풍경 속에서 이들이 마주한 것은 단순히 달라진 고국의 모습만은 아니었다. 대한민국의 성장과 함께 흘러온 자신들의 세월이기도 했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2026-10-29 08:20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