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대한항공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렸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눈높이를 올리고 있다. 대외 환경이 개선되고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시너지가 발생하면 실적 전망이 상향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현재의 실적 전망은 고환율·고금리·고유가를 전제로 추산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대한항공 주가는 16.15% 상승했다. 동 기간 코스피지수가 19.33%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 것은 여객과 화물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다. 하계 성수기 효과로 방한 관광객이 늘어나며 여객 운임이 구조적으로 상승했고,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항공화물 수요 역시 커졌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올해 대한항공의 국제여객 단가가 전년 대비 12.4%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의 한국 방문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탑승률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미 올해 2분기 국제여객 단가가 전년 동기 대비 약 11% 상승한 상황임에도 탑승률은 역대 최고 수준인 약 87%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한국 문화 인지도 상승으로 외국인의 방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수요 증가로 해외 발권 항공권 가격을 국내 발권 항공권보다 할인할 유인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늘어난 항공 화물 수요 역시 대한항공의 이익 체력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AI 투자가 확대되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화물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AI 서버의 56%, 데이터 저장장치의 68%, 메모리칩의 거의 100%가 항공 화물로 운송된다. AI 관련 화물은 데이터센터 구축 일정에 맞게 납품돼야 하므로 운임이 오르더라도 항공 운송을 사용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단가가 높은 AI 투자 관련 화물 수요가 늘어나는 건 항공사 운임 인상에 도움이 된다"며 “AI 투자 관련 화물의 무게당 가치는 기타 화물의 약 15배"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전망치 개선으로 대한항공 주가의 우상향 곡선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현재 실적 전망치는 고환율과 고유가, 고금리가 맞물린 국면을 반영하고 있어서다. 원·달러 환율은 현재 1300원대로 내려왔지만 지난 7월 1500원대를 넘어서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중동 정세가 요동치며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글로벌 금리 상승으로 국내 기준금리 역시 상승하며 3%대에 육박했다. 이 같은 국면이 개선되면 대한항공의 향후 이익 전망치는 더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 KB증권은 대한항공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2조7000억원(전년 대비 약 158% 증가)으로 추산했지만, 매크로 환경 개선을 가정한 추가 상향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원·달러 환율 하락 시 여객 아웃바운드(내국인 출국) 수요 상승과 연료·리스 비용 감소로 순이익이 개선될 가능성을 전망했다. 오는 12월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의 손익 개선 역시 대한항공 이익 전망치 상향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합병 관련 비용 처리가 마무리되면 손익 구조가 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양사 합병을 앞두고 발생한 비용 대부분이 정비비와 인건비, 감가상각비 등의 일시적 비용이라는 이유에서다. 대한항공과 동일한 사양의 좌석과 기내식, 운영 시스템 도입을 비롯한 사전 정지 작업이 마무리되면 비용 인식 규모가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중복 노선 정리와 운임 체계 조정, 마일리지 통합 등의 시너지가 발생하면 통합 대한항공의 이익 체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는 대한항공 목표주가를 속속 올리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3만8000원에서 4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KB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4만원에서 4만2000원으로 높였다. 올해 3분기 들어 대한항공 목표주가를 내린 증권사는 한 곳도 없다. 최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이후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중복 노선과 스케줄 조정, 계약 통합과 정비 효율화 등의 시너지가 더해지면 내년에 통합 대한항공의 이익 체력은 올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2026-10-02 14:00 김태환 기자 k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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