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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지주가 500조원에 달하는 규모의 생산적 금융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이를 지속하는 주요한 요소 중 하나가 '건전성 관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은 선제적인 관리를 통해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부실지표가 최고치로 치닫고 있어 그룹마다 리스크관리가 프로젝트 완수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그룹(KB·신한·우리·하나·NH농협금융그룹)이 생산적금융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이들 그룹의 생산적금융 지원 총 규모가 508조원으로 결정됐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가계대출 축소와 생산적금융으로의 전환을 강조한 데 따른 행보다.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성장펀드도 5대 금융그룹이 대거 출자에 나선다. 출자액은 10조원씩 총 50조원으로 전체 펀드 규모 150조원 중 민간·국민·금융권에서 마련하는 자금 75조원의 67%를 담당하게 된다. 이에 5대 그룹 내 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는 급속하게 기업대출 위주로 재편될 전망이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675조8371억원으로 4개월 새 11조7503억원 불어났다. 올해 상반기 증가액인 1조8578억원의 6배에 달한다. 다만 기조 전환에 따라 건전성 관리가 지속 가능한 실행의 주요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우선 이미 처리해야 할 규모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도 무궁무진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취약차주의 연체가 늘어 부실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와중 생산적금융 시행으로 자금기반이 취약한 기업 대출을 늘리게 되면 떠안아야할 위험 규모가 보다 커지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의 지난 8월말 기준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89%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30%) 대비 3배가량 높다.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상·매각액은 4조6458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7833억원 대비 22.8% 증가한 결과로 최근 8년 새 가장 큰 규모다. 상·매각 규모가 커진 건 치솟는 연체율을 감당하기 위함이다. 을 처리하면 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만큼 손익에 손실을 가져오지만 감소로 연체율 인하 효과를 가져온다. 문제는 금융지주가 막대한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고 을 활발하게 털어내 왔음에도 건전성 지표가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 4대 금융은 3분기까지 5조6296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3분기 누적 기준 2019년 이후 최근 가장 많은 액수다. 올해 9월 말 기준 4대 은행의 연체율을 보면 국민은행이 0.34%로 지난해 동기 대비 0.06%p 높아졌다. 신한은행은 0.28%에서 0.31%로, 하나은행은 0.37%에서 0.41%로, 우리은행은 0.30%에서 0.36%로 올랐다. 4대 금융의 3분기 말 기준 요주의여신(연체 1~3개월) 총계는 18조3490억원이다. 4대금융 합산 통계(2019년) 이래 최대치다. 부실 정도가 더 심각한 고정이하여신(NPL·연체 3개월 이상) 규모는 9조2682억원이다. 작년 3분기 말(7조8651억원)대비 18%나 늘었다. 부실 감당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순평균 NPL커버리지비율(대손충당금 잔액/고정이하여신)은 123.1%로 1년 새 18.5% 급락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생산적 금융 확대가 단순히 대출이 늘어나는 것과는 달리 투자액이 커진다는 점도 리스크 관리에 난도를 키우고 있다. 대출 상품은 그나마 원금 회수가 가능하지만 투자는 원금 회수조차 어려울 수 있어서다. 이에 금융지주별 리스크관리가 생산적금융 지속에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각 지주사는 자체 신용평가모형 고도화와 전담 조직을 세워 지표 악화에 촘촘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룹사별로 신한금융은 PMO 내 리스크 관리 분과를 설치하고 산업별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식에 나설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신용평가와 조기경보 시스템 고도화로 부실차주 선제 대응에 나서는 한편 포트폴리오 재조정으로 자본 적정성 유지에 주력한다. 우리금융은 대출 자산을 위험가중치(RW) 조정분의 적극 반영으로 자본안정성 유지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앞서 생산적금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전통적인 건전성 관리 방식도 고도화 시키겠다"며 “투자 확대에 대비해 은행 내 첨단전략 산업 전문적 심사를 강화한 투자조직을 신설하고 그룹신용평가모형으로 투자심사 역량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위험가중치 완화 등 제도적 뒷받침보다 중요한 건 지속가능한 부실 방지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위험가중치 완화로 CET1 하방 압력을 줄이는 건 대출 여력을 키우는 차원"이라며 “부실이 진행된 업종이나 자영업자 대출의 경우 위험가중치를 유지하되 정부 차원의 손실 분담책과 같은 보완책이 따라와야 질높은 대출과 투자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2025-11-12 09:56 박경현 기자 pear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