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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가 재무상태가 악화하며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비주력 자산 매각과 대규모 자금 수혈을 동원한 전방위적 사업재편(리밸런싱)도 신용도 방어로 이어지지 못했다. 과거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이차전지 사업은 부진 속에 '현금창출원(캐시카우)'에서 '재무 부담의 축'으로 전환됐다. 화학 부문 역시 구조적인 공급 과잉에 갇혀 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룹의 지원 가능성이라는 안전판 덕에 우량등급의 끝단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지만, 성장 스토리가 실적과 현금흐름으로 입증되지 않는 한 재무 부담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이 최근 SKC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말 SKC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기업어음 A2+에서 A2로 하향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보다 몇 달 앞선 6월에 이미 신용등급을 내렸다. SKC의 신용등급은 형식상 우량등급(A급)에 속하지만, 실제로는 경기와 변화에 대한 완충력이 크게 약화된 '우량등급 하단'에 해당한다. SKC는 SK그룹 내에서 ·배터리 소재 계열사들을 거느린 중간지주사다. 계열사와의 밀접한 영업 관계와 그룹의 우수한 대외 신인도, 재무적 지원 여력을 바탕으로 신용도 하방을 일정 부분 방어해 왔다. 이번 신용평가 과정에서도 그룹 차원의 지원 가능성은 SKC 신용도에 긍정적인 요소로 반영됐다. 이를 반대로 보면, 신용등급이 우량등급의 끝단을 유지하고 있는 배경에는 그룹의 후광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개별 기업 기준으로는 재무 부담이 이미 임계 수준에 도달했지만, 그룹 차원의 지원 가능성이 '안전판' 역할을 하며 등급 하방을 간신히 지지하고 있는 셈이다. 신용평가사들은 공통적으로 계열 지원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영업적자 장기화로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차입과 투자가 동시에 확대되는 구조가 지속될 경우 개별 신용도의 하방 압력을 막기 어렵다고 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KC는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 최근 2년간 전사적인 리밸런싱 작업을 본격화했다. 우선 지난 2024년 2월, 화학 부문에서는 SK피유코어를 매각하며 전통 화학 포트폴리오를 축소하고, 성장 사업 투자 재원 확보에 나섰다. 같은 달 SK엔펄스의 파인세라믹 사업부문을 매각하며 소재 내 비핵심 사업 정리에도 착수했다. 이차전지 부문에서는 지난해 4월, SK넥실리스가 디스플레이용 FCCL 박막사업을 매각하며 동박 중심의 사업 집중 전략을 강화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을 핵심 축으로 삼고, 주변 사업을 정리하는 선택과 집중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소재 부문에서는 구조조정의 강도가 더욱 높아졌다. 2024년 12월, SK엔펄스는 일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아이세미를 설립했다. 이는 사업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1년도 채 안된 지난해 4월 해당 법인을 매각하며 사업 구조를 대폭 슬림화했다. 이와 함께 2024년 5월과 9월, 중국사업 관련 자회사 지분을 처분하며 자산 유동화를 병행했고, 2025년 9월에는 블랭크마스크(Blank Mask) 사업부문 영업양도를 결정하는 등 현금 확보에 속도를 냈다. 나아가 지난해 10월에는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SK엔펄스를 흡수합병하는 방안도 의결했다. 자산 매각뿐 아니라 외부로부터도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SK넥실리스 해외법인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해 2022~2023년 약 7000억원, 별도 기준 영구교환사채 발행으로 총 3850억원이 각각 유입됐다. 재무구조를 떠받치기 위해 자산 유동화와 자본성 조달을 동시에 동원한 구조다. 쉼 없이 진행된 일련의 리밸런싱 작업과 외부자금 수혈은 큰 폭의 재무건전성 변화를 맞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SKC의 부채비율은 2023년 178.6%에서 2024년 194.4%로 상승한 뒤, 2025년 3분기 기준 182.4%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2023년 수준을 웃돌고 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023년 48.9%에서 2024년 53.1%로 높아진 이후, 2025년 3분기 기준 50.7%로 다소 낮아졌으나, 안전성 기준인 30%를 훨씬 넘는 수준이다. 순차입금/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비율은 2022년까지 3.9배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후 EBITDA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산출 자체가 중단됐다. 이는 단순한 지표 악화를 넘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차입 부담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순차입금/EBITDA는 기업이 벌어들이는 현금창출력(EBITDA)으로 순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재무안정성 지표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사업양도 대금 추가 유입과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투자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약화된 이익창출력과 비우호적인 전망에 따른 더딘 회복세 등을 감안할 때, 영업창출현금을 통한 재무부담 축소 규모는 제한적인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중장기적으로 이익창출력 대비 높은 수준의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SKC의 주가 궤적은 지난 수년간 추진해온 사업 구조 전환의 성과와 한계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다. 한때 20만원 선을 돌파하며 고공행진하던 주가는 현재 10만원 초반까지 하락했다. SKC 주가의 황금기는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과 궤를 같이했다. 2021~2022년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힌 동박 사업(SK넥실리스)에 대한 기대가 집중되며 주가는 20만원 선을 넘어섰다. 당시 SK넥실리스는 연간 800억~9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며, 전사 실적을 견인하는 '캐시카우'이자 '성장 엔진'으로 평가받았다. 주가 고점에는 명확한 근거가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기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글로벌 동박 공급 확대가 맞물리며 수익성은 급격히 훼손됐다. SK넥실리스는 2023년 680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손실 규모가 1700억원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9월 누적 기준 영업손실도 1200억원에 달한다. 과거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핵심 사업이, 불과 몇 년 만에 전사 재무 부담의 중심축으로 뒤바뀐 것이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SKC의 차입금의존도는 SK넥실리스 인수 직전인 2019년(130.1%) 대비 20% 가까이 늘었다. 부채비율은 130.1%에서 182.4%로 40%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1월 20일 장중 18만1000원을 기록했던 SKC 고점은 전일 종가 기준 10만5900원까지 밀리며 약 42% 급락했다. 이차전지에 이어 유리기판 등 각 사업부문에서 시장이 기대했던 '성장 옵션'이 실적으로 검증되지 못한 채, 고정비와 투자 부담을 동반한 재무적 리스크로 전환됐다는 인식이 주가에 반영된 결과다. 전략적 중심축이었던 이차전지 소재 부문은 전기차 캐즘과 글로벌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해외 공장 증설을 통한 외형 확대는 이어졌지만, 가동률 저하와 수율 안정화 지연으로 영업적자 구조가 고착화됐다. 한신평 분석에 따르면 이차전지소재 부문 합산 영업손실은 2023년 -512억원에서 2024년 -1505억원, 2025년 3분기 누적 -1077억원으로 확대됐다. 한때 기대를 모았던 양극재 사업 역시 철회되며, 시장에서는 “성장 옵션 확장이 아닌 방어적 조정에 그쳤다"는 냉정한 평가가 나온다. 기초 체력을 뒷받침해야 할 화학 부문 역시 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구조적인 부진 속에 프로필렌옥사이드(PO) 등 주력 제품의 수익성 악화가 직격타로 작용했다. 이에 2023년 -724억원, 2024년 -526억원, 2025년 3분기 누적 -418억원의 적자가 이어졌다. 과거 실적 방어 역할을 해왔던 화학 부문마저 부담 요인으로 전락한 셈이다. 소재 부문이 2024년 446억원, 2025년 3분기 누적 3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하고 있다. 하지만 전사 매출 비중이 약 12%(2025년 9월 기준)에 그쳐 이차전지와 화학 부문의 구조적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전사 실적과 주가의 방향성을 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갖기에는 아직 체급 차가 뚜렷하다. 결국 SKC는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미래 성장 기대주'에서, 막대한 고정비 부담과 투자 지연에 신음하는 '투자 집약형 기업'으로 전락했다. 이는 '돈 잘 버는 소재 기업'이 아닌 '돈만 계속 써야하는 부담스러운 기업'이 됐다는 의미다.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주가 측면에서만 보면 회사가 성장성이 큰 사업을 갖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사실 이는 재무적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사업이 잘되면 주가가 오르고, 자금조달이 잘되니 재무구조도 탄탄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SKC 주가 변동을 보면 코스닥 상장사 중 기술 하나로 급등했다가 고꾸라진 사례를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물론 현재의 재무적 투자가 현금으로 돌아올 미래가 점쳐진다면 장밋빛 미래는 그릴 수 있다. 하지만 주요 사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면 이 기대조차 가지기 어렵다. 전기차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이차전지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수요 회복 시점은 계속 늦춰지고 있고, 정책 변수 역시 산업 전반의 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부진을 만회할 대안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주목해 왔다. 실제 ESS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산업 전반의 실적과 재무 체력을 되살릴 만큼의 파급력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전체 배터리 수요 가운데 ESS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수준에 불과하다.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둔화를 감안하면, ESS 단독으로 산업 전반의 실적 을 견인하기에는 체급 차이가 크다는 분석이다. 산업계 의견을 모아보면, 기대가 집중됐던 미국 ESS 시장 역시 단기적인 반전 구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현재 미국 ESS 시장은 중국산 배터리가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즉각적인 수혜를 누리기 어려운 구조다. ESS 시장의 성장 속도 자체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배터리 ESS 신규 발전용량은 17GW로 예상되는데, 이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작년 연초 제시한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올해 예상 규모 역시 공식 전망치 대비 실제 집행 가능 물량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SKC 주요 사업의 또 다른 한 축인 석유화학 부문 역시 단기간 내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국면에 놓여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화학 산업 전반에 대해 ' 부진이 구조화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석유화학 업종의 신용등급 방향성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석유화학 산업의 중단기 전망은 밝지 않다. 당분간 주요 기초유분의 증설이 예정돼 있어 공급 부담은 구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나신평에 따르면 오는 2027년 사이 에틸렌 생산능력은 약 3000만 톤 규모로 추가 증설될 예정인데, 이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의 과거 평균 증설 규모를 웃도는 수준이다. 더욱이 글로벌 증설 계획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 집중돼 있어, 동북아 역내 수급 구조에 추가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중단기적으로 공급 과잉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없이 부진한 산업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나신평은 올해에도 석유화학 산업의 전반적인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구조화되며, 현재의 비우호적인 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특히 투자 부담 완화에도 불구하고, 영업현금창출력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제한적인 현금흐름이 이어질 경우, 완화된 CAPEX 환경에서도 전반적인 재무상환능력은 낮은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SKC 관계자는 “그동안 비주력 사업 자산 유동화와 영구 EB 발행 등 자금 조달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건전성 강화를 추진해 왔다"며 “동박 사업의 북미 ESS향 수요 모멘텀과 AI 중심 수요 확대에 따른 사업의 성장 등 각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중심의 성장 구조 확립에 집중해 중장기적 안정성 강화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01-08 10:30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년 첫 거래일을 맞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나란히 강세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가 올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증권가는 2026년 메모리 을 단기 이 아닌 구조 변화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HBM을 중심으로 한 수요 구조 변화와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실적 상단이 재설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장초반 나란히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4% 가까이 급등하며 최고가인 12만4200원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는 2% 넘게 올라 66만7000원을 찍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2026년을 '점유율 회복의 해'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삼성전자의 HBM 비트 성장률(bit growth)을 103%로 제시하며, 산업 평균 57%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 D램에서도 메모리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신규 증설이 예정돼 있다는 점이 실적 확대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됐다. 그동안 부담 요인으로 인식됐던 생산능력(CAPA) 확대에 대한 해석도 달라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HBM 기술 캐치업 △D1c 공정으로의 공격적인 전환 △경쟁사 대비 충분한 클린룸 잔여 공간 △생산성 기저효과를 근거로 CAPA 증설이 실적 레버리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D램 공급 부족 환경에서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수 있는 구조라는 판단이다. 수요 구조 변화 역시 긍정적이다. 키움증권은 올해 주문형 (ASIC) 수요가 급증하며 HBM 고객군이 본격적으로 다변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의 자체 칩이 HBM 탑재량을 확대하면서, 특정 고객 의존도가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HBM 비트 출하량을 111억Gb로, HBM 매출액을 26조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212%, 197%씩 급증하는 수준이다. 오는 2분기부터 엔비디아 루빈(Rubin)에 탑재될 HBM4 출하가 본격화될 경우 실적 상향 여지도 남아 있다는 평가다. 실적 개선 기대와 달리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보수적인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KB증권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가 HBM과 일반 D램 가격 상승의 최대 수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경쟁사 평균 대비 약 43% 할인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D램 업체 가운데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을 기록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KB증권은 이를 근거로 삼성전자의 기업가치가 절대적인 기준에서도 저평가돼 있다고 봤다.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는 구간에서 주가 재평가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HBM과 범용 D램 가격 상승 효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수록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이 점진적으로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최대 D램 생산능력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HBM과 일반 D램 가격 상승의 최대 수혜가 전망돼 올해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가시권 진입이 기대된다"며 “HBM 점유율도 지난해 16%에서 올해 35%로 2배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 전망치도 메모리 가격 상승과 HBM 확대를 전제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매출액을 169조7000억원, 영업이익을 91조1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75.1%, 105.6% 증가한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의 실적 상단은 더 높다. NH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105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1% 성장을 예상했다. HBM 출하량은 180억Gb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압도적인 자기자본이익률(ROE)에도 불구하고 상대적 저평가 영역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86만원에서 88만원으로 상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 ROE가 50.2%로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메모리 업종 피어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2.9배를 적용한 목표주가를 68만원에서 78만2000원으로 올렸다. 밸류에이션 상단 접근이 실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HBM의 역할은 분명하지만,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은 가격 변수에 더 직접적으로 연동돼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하반기 HBM4 본격 출하를 계기로 평균판매가격(ASP)이 재차 상승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올해 HBM 비트 성장률은 30%, ASP는 0.8% 증가하고, HBM 부문의 영업이익률(OPM)은 57.9%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력 기반의 고성능 메모리를 바탕으로 경쟁사와 차별화된 글로벌 1위 메모리 업체"라며 “AI 시대 강력한 메모리 수요는 메모리 산업의 재평가 요소"라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6-01-02 11:21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12월 마지막 주이자 2026년 첫 거래일을 앞둔 이번주 국내 증시는 연말 수급과 연초 이벤트가 맞물리는 변곡점에 섰다. 지난주 환율 안정과 외국인 수급 복귀, 업종의 주도력은 분명해졌지만, 그 흐름이 연초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1.06포인트 상승한 4129.68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4130선에서 출발해 오전 장중 한때 4140선을 웃돌았지만, 개인 매도 물량이 출회되며 상승 폭이 일부 축소됐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가 지수 하단을 지지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7000억원대, 기관은 3000억원대 순매수를 기록하며 상승 흐름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은 2조원 넘는 순매도를 보이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최근 국내 증시는 업종을 중심으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6일의 경우 삼성전자는 11만70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동반 강세를 보였다. 다만 지수 상승 폭에 비해 상승 종목 수는 제한적이었다. 업종을 제외하면 코스피 전반의 체감 온도는 여전히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말 랠리라기보다는 '업종 편중형 '에 가깝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시장 환경은 연말로 갈수록 복합적으로 얽히고 있다. 미국에서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경기 연착륙 기대를 자극하고 있다. 반면 소비 지표 둔화 신호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는 여전히 시장의 경계 변수다. 여기에 연방정부 예산안 논의, 오는 3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일본은행(BOJ) 금융정책회의까지 겹치며 정책 이벤트 리스크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연말 증시의 가장 큰 변화는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1480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지난 26일 1440원대 후반까지 내려왔고, 장중에는 1440원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정부와 당국의 시장 안정의지, 연말 달러 수요 완화가 맞물리며 환율 변동성 자체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 환율 안정은 외국인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환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위험 비용'이다. 변동성이 낮아질수록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접근 장벽은 낮아진다. 최근 환율 하락의 경우 급격한 스파이크가 아닌 방향성을 동반한 조정 국면으로,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율 변동성 부담이 완화된 흐름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최근 외국인 자금은 다시 국내 증시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코스피 현물 기준으로 4거래일 연속 순매수가 이어졌고, K200 선물 시장에서도 매수 흐름이 지속됐다. 당분간 원화가 약세(환율 상승)로 가기보다는, 최소한 급격히 약해지기는 어려운 환경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원화 강세 흐름은 중장기적인 외국인 순매수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재개 소식과 함께 연초 결제 수요가 유입되고, 정부 정책에 따른 2026년 해외 이전자본의 환류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며 “정부의 강한 의지를 감안하면 당분간 원화 약세 전망이 힘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지수 전체가 아니라 로 집중되는 분위기다. 전기전자 업종으로만 1조원 넘는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외국인 수급의 중심에 섰다. 이는 환율 안정이 '전면적 위험 선호 회복'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실적 가시성이 높은 대형 수출주에 한정된 선택적 복귀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글로벌 기대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마이크론을 비롯한 메모리 업체 주가가 강세를 보이며 HBM 가격 인상 기대가 재점화됐다. 메모리 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신호가 쌓이면서,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연초 예정된 주요 기업들의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선제적 포지셔닝 성격의 매수도 유입되는 모습이다. 문제는 강세가 곧바로 지수 전반의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코스닥 시장은 여전히 외국인 매도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차전지, 로봇 등 중소형 성장주는 연말 차익 실현 압력이 이어지고 있고, 거래대금 역시 눈에 띄게 줄었다는 평가다. 연말 랠리가 대형주 중심으로만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내부의 온도 차는 여전히 크다. 연말과 연초를 가르는 또 하나의 변수는 '실적 시즌'이 될 전망이다. 오는 1월부터 본격화되는 금융 업종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미국과 한국 모두 기업 실적에 대한 시장의 시선이 다시 실적으로 돌아간다. 1월 초 예정된 'CES 2026' 역시 단기 모멘텀으로는 유효하지만, 방향성을 결정짓는 변수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모빌리티 등 기술 트렌드가 다시 한번 부각될 수는 있지만,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기술 비전보다 실질적인 수익성과 실적 연결성이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초 증시는 냉탕과 온탕 사이를 오갈 것"이라며 “월초는 차기 연준 의장 조기 지명 여부, 월말은 FOMC, BOJ 금정위에서의 현 경기 상황 관련 코멘트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CES,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와 같은 산업 이벤트도 존재하나 단기 모멘텀에 불과할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5-12-28 07:00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미국 증시가 ·AI 중심으로 다시 강세 흐름을 보이면서 서학개미 자금도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특히 이번 주에는 레버리지 ETF로 자금이 집중되며, AI·빅테크 전반에 대한 기대 속에서도 에 대한 베팅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다만 미 국채와 금, 변동성 상품 등 방어 자산 매수도 동시애나타나며 상승 기대와 조정 대비가 이뤄졌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3~19일(12월 셋째 주)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에서 ·AI 레버리지 상품과 지수 ETF를 중심으로 순매수에 나섰다. 순매수 1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불 3배 ETF(SOXL)로, 10억461만달러(1조4907억원)가 유입됐다. 2위 종목과의 격차가 10배에 달할 만큼 자금 쏠림이 뚜렷해, 이번 주 서학개미 자금 흐름은 사실상 SOXL에 집중된 모습이었다. 이 바닥을 지났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단기 수익을 노린 공격적인 레버리지 투자가 크게 늘었다는 해석이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브로드컴이 1억2492만달러(약 1854억원)로 2위, 엔비디아가 1억1907만달러(약 1767억원)로 3위를 기록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실적 가시성에 대한 신뢰가 다시 부각된 모습이다. 지수 ETF에 대한 매수도 이어졌다. 뱅가드 S&P500 ETF는 1억420만달러(1546억원),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는 8191만달러(1215억원), 인베스코 나스닥100 ETF는 5353만달러(794억원)가 각각 순매수됐다. 개별 종목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 증시 전반의 상승 흐름을 추종하려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AI 대형주에 대한 레버리지 투자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엔비디아 2배 레버리지 ETF에는 6258만달러(928억원), 브로드컴 2배 레버리지 ETF에는 1272만달러(188억원), 오라클 2배 레버리지 ETF에는 2550만달러(378억원)가 순매수되며 AI 실적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단기 고수익 상품으로까지 확산됐다. 회복 기대 속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3338만달러(약 495억원)가 순매수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메모리 가격 과 AI 서버 수요 확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오라클은 3031만달러(449억원), 넷플릭스는 2593만달러(384억원)가 각각 순매수됐다. 차세대 기술 테마로는 양자컴퓨팅 관련 종목에 대한 매수도 이어졌다. 리게티컴퓨팅은 1764만달러, 디웨이브퀀텀은 958만달러가 순매수되며 기술 상용화 기대가 반영됐다. 우주·원전 테마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기대가 반영된 뉴스케일파워는 2318만달러(344억원), 핵연료 기업 카메코는 896만달러(133억원)가 각각 순매수됐다.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 기대 속에 전력·에너지 인프라 종목으로도 자금이 유입됐다. 아이리스에너지는 3067만달러(455억원), 넥스트디케이드는 958만달러(142억원), 블룸에너지는 1274만달러(189억원)가 각각 순매수되며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망 전반으로 관심이 확산되는 흐름을 보였다. 한편 방어 성향의 자금 흐름도 동시에 확인됐다. 미 국채 0~3개월 ETF에는 2377만달러(352억원), 실버 ETF에는 1763만달러(261억원), 골드 ETF에는 941만달러(139억원)가 순매수됐다. VIX 2배 롱 ETF에도 2685만달러(398억원)가 유입되며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는 대응 전략이 병행됐다. 전체적으로는 지난주와 유사한 흐름 속에서, 이번 주에는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선호가 한층 강화된 점이 눈에 띈다. 증권가에서는 ·AI 중심의 상승 기대가 유지되는 가운데 레버리지 상품과 방어 자산을 동시에 활용하는 전략적 포지셔닝이 이번 주 서학개미 자금 흐름의 특징이라고 분석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AI와 에 대한 중기적 기대는 유지되지만 단기 변동성도 커진 상황"이라며 “상승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을 열어두되,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 레버리지와 방어 자산을 함께 담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2025-12-27 07:00 윤수현 기자 ysh@ekn.kr

2025년 글로벌 증시는 인공지능(AI) 등 제한된 업종과 테마에 수급이 집중되며 큰 변동성을 겪었다. 2026년에는 산업별 여건이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일부 산업은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반면, 어떤 산업은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AI 부터 , 자동차 등 각 섹터가 맞이할 다음 국면과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을 조망한다. [편집자주] 산업은 2026년 또 한 번의 분기점에 서게 될 전망이다. 전반은 긴 조정 국면을 지나 개선 흐름으로 돌아섰지만, 산업 내부의 온도차는 오히려 더 뚜렷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가운데 메모리는 전체 의 방향성을 가늠할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메모리는 2023년은 수요 급감과 재고 누적이 겹치며 동적막기억장치(DRAM)와 낸드플래쉬메모리(NAND) 가격이 급락한 시기였다. 주요 메모리 업체들은 대규모 감산에 나섰고, 업계 전반이 역사적 불황을 겪었다. 2024년 들어 가격 과 재고 정상화가 진행됐지만, 이는 전년 손실을 만회하는 단계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2025년에 들어서며 흐름은 달라졌다. 수급 정상화가 가시화되고, DRAM과 NAND 가격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개선의 체감도가 높아졌다. 특히 공급 측에서 과거와 같은 공격적인 증설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의 지속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은 구체적인 투자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의 설비투자(CAPEX)가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무차별적인 증설이 아니라 공정 전환과 고부가 제품 중심의 선별적 투자에 가깝다는 진단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예상한 2026년 DRAM CAPEX는 약 660억달러(98조원)로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신규 웨이퍼 투입에 따른 실질 공급 증가는 한 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NAND 역시 CAPEX 증가율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며, 공급 부담은 과거 대비 크게 완화된 구조다. 물량 중심의 증설 경쟁이 아닌, 수익성 개선을 전제로 한 질적 성장 국면으로 의 성격이 변화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메모리 확장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6년 삼성전자의 부문 실적이 수급 개선과 가격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구간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DRAM 가격 상승과 고부가 제품 중심의 믹스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며, 메모리 부문의 수익성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 역시 HBM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 DRAM 비중 확대에 힘입어 높은 이익률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됐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국면에서 차별화된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SK하이닉스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김정훈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견조한 AI 수요 및 엔비디아에 대한 HBM4 공급 협의 완료 등 AI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매우 우수한 영업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며 “영업 현금창출 확대 전망과 설비투자 규모를 매출액의 30% 중반 수준으로 유지하는 투자 정책을 감안할 시, 재무 부담 완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러한 개선이 국내 제조업체 전반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메모리 확장 국면에서 오히려 국내 산업 내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한기평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국내 제조업체들은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 구조적 열위에 놓여 있다. 후공정 외주생산(OSAT), 기판, 장비 업체들은 소수 대기업 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글로벌 고객 기반과 전략적 협업 구조도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메모리 회복의 수혜가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산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또한 국내 업체들은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여력에서도 글로벌 선도 기업 대비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한기평은 특히 기판과 OSAT 부문에서 R&D 투자 비중이 글로벌 평균을 하회하며, 이는 중장기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모리 이 확장 국면으로 이동할수록 이러한 양극화는 오히려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대형 메모리 업체들은 기술 전환과 제품 고도화를 통해 수익성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반면 밸류체인 하단에 위치한 기업들은 제한된 고객 기반과 투자 여력으로 회복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일례로 종합 OSAT 기업인 하나마이크론은 중장기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 큰 도전에 직면했다. 최근 차세대 공정이 전환되면서 주요 전방 고객사들이 패키징 기술을 내재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하나마이크론의 향후 입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술 격차 확대에 따른 고객사 이탈 위험도 현실화될 우려가 있다. 하나마이크론의 최근 3개년 평균 R&D 비중은 매출액 대비 약 3% 수준으로 글로벌 주요 OSAT 평균을 하회하고 있다. 여기에 2021년 말 2804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9858억원으로 3배 이상 폭증해 부담이 확대됐다. 베트남 공장 증설 등 연평균 3000억원을 상회하는 대규모 설비투자를 집행하면서다. 하나마이크론의 영업현금창출력은 메모리 수요 확대로 개선되는 추세다. 다만 최근 급격히 가중된 재무 부담은 향후 첨단 패키징 기술 개발과 글로벌 생산 기반 확장을 위한 투자 여력을 지속적으로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네패스는 매출의 약 80%가 삼성전자에 집중된 거래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생산 거점 역시 국내에 한정돼 있어 글로벌 고객 기반 확대에 제약이 있다. 삼성전자의 첨단 패키징 기술 내재화 기조는 AI 관련 포트폴리오 확장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주력 고객의 내재화가 심화될 경우 고부가 패키징 물량 확보와 신규 AI 제품 수주가 제한될 수 있어서다. 과거 FO-PLP 설비 투자 이후 공정 안정화 지연과 거래처 이탈로 영업현금창출력도 약화됐다. 이에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정기평가에서 기술경쟁력 항목을 BBB에서 BB로 하향 조정하고,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안정적)로 낮췄다. 기판 업체 이수페타시스는 고다층기판(MLB)에 집중된 단일 제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이 구조적 리스크로 지목된다. AI 서버향 수요가 고성장 초기 국면에 있는 만큼 단기 성장성은 유효하다. 하지만 AI 인프라 투자 기조가 둔화되거나 경쟁사들의 신규 진입과 공급능력 확대가 본격화될 경우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주요 매출처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네트워크 장비업체에 집중돼 있다. 이는 AI 서버 투자 피크아웃이나 네트워크 장비 세대교체 지연 시 매출의 단기 변동 폭이 커질 수 있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박원우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OSAT·기판·장비 기업들은 AI 중심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높아진 기술 난이도, 수율 요구, 제품믹스 고도화에 대응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안정적인 R&D 투자 및 중장기적 CAPEX 집행 여력, 글로벌 고객사와의 조기 공동개발 구조를 확보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격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5-12-26 07:00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한화그룹이 최근 5년간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외형을 빠르게 키웠지만, 재무 여력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방산·조선·에너지·로 포트폴리오가 다변화하며 성장 기반을 넓혔다. 하지만 현금창출력은 여전히 뒷받침이 부족하다.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우량 등급 초입에 머물러 있어, 경기나 변동에 따른 리스크에 취약한 구조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화그룹의 비금융 주력 계열사의 총차입금은 3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새 8조6000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순차입금 역시 28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조4000억원 증가했다. 외형 확대와 투자 부담이 동시에 실리면서 차입 구조가 빠르게 비대해진 것이다. 이 흐름은 핵심 지표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순차입금/EBITDA는 지난해 말 7.3배로 뛰었다. 2020년 4.6배에서 해마다 상승해온 결과다. 이는 한화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부채를 모두 상환하는 데 7년 이상이 걸린다는 의미다. 재무완충력이 약해졌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해 말 한화 비금융부문의 부채비율은 247.9%, 차입금의존도는 35%였다. 업종별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차입금의존도 30%, 부채비율 200%를 높고 낮음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높은 수준이다. 부채비율이 이 기준을 넘는 대기업그룹은 10대 그룹 가운데 한화가 유일하다. 국내 10대 그룹 중에서 한화를 제외한 모두가 200% 미만이다. 지난해 말 현재 부채비율을 그룹 별로 보면 LG그룹 130%, SK그룹 132%, CJ그룹 168%, 롯데그룹 112%, 삼성그룹 41%, 신세계그룹 155%, 포스코 68%, 현대차그룹 94%, HD현대그룹 180%로 한화와의 격차가 크다. 한화그룹 비금융부문의 최근 5년간 매출액 연평균성장률(CAGR)은 16.7%, 영업이익 CAGR은 9.7%에 이른다. 2022년 신재생에너지 부문과 화학 부문 개선, 2023년 조선 부문 편입으로 외형(매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방산과 조선 부문이 케미칼과 신재생에너지 부문 부진을 만회하며 전반의 외형이 확대됐다. 한화그룹 내 비금융 부문은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축이다. 사실상 그룹 실적과 재무 흐름을 좌우하는 '몸통'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은 외형과 수익성 두 측면 모두에서 확고한 성장세를 입증했다. 하지만 지주사인 한화의 신용등급은 6년 가까이 A+에 머물러 여전히 우량등급이 아닌 상태다. A+는 '투자적격 등급' 범주에 속하지만, AAA, AA+, AA 등 상위 우량등급에 비해 경기침체나 시장 환경 변화에 더 취약하다는 점에서 완전한 우량등급으로 보지 않는다. 우량등급은 신용도가 높은 채권이기에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 기관이나 펀드가 매입하려는 수요가 있어 자금조달이 용이하다. 이 밖에도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은 재무 완충력이 약해 변동성에 취약한 구조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AA)를 제외하면 한화에너지 A+, 한화솔루션 AA- 등 한화의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은 우량등급 말단에 위치한다. 한화엔진은 BBB-로 투기등급 구간에 진입했고, 한화오션(BBB+)도 위험 수위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한기평은 “주력사를 포함해 계열사별 신용도 방향성이 상이하다"며 “그룹의 주요 모니터링 요인은 케미칼 및 신재생에너지부문 실적 수준과 방산·조선부문 실적 개선세 유지 여부, 투자 부담 완화 및 디레버리징(부채정리)을 통한 재무안정성 통제 여부"라고 평가했다. 그룹 내 주요 비중을 차지하는 두 축은 서로 상반된 신용도 방향성을 나타낸다. 우선 한화케미칼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솔루션은 매출, 자산, EBITDA 기준으로 그룹 내 2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방산과 조선 부문을 책임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연결 기준)는 그룹 내 비중이 48%에 달한다. 방산 수출 확대와 글로벌 조선 수요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이 두 회사의 신용도 전망은 극명하게 나뉜다. 한화솔루션은 '부정적' 전망을 유지 중이며, 케미칼과 신재생 부문의 실적 변동성과 대규모 시설 투자 부담으로 재무 안정성이 약화된 상태다. 상반기 이익은 다소 회복했으나 주력인 케미칼 부문은 여전히 적자 상태다. 최근 신재생 부문에서의 이익 증가가 호전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긴 하다. 하지만 차입 부담은 줄지 않아 상반기 말 순차입금이 11조원을 넘었다. 이로 인해 실적 부진과 누적 차입이 맞물리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회복은 신재생 부문의 향방에 달려 있지만, 단기적 턴어라운드는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특히 한화솔루션은 실적 회복이 지연된 데다 투자 부담이 누적되면서 재무여력이 약화됐고, 이미 하향 변동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용등급이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여기에 구조적인 한계도 있다. 한화솔루션은 그룹 내에서 지원을 받는 회사가 아니라, 오히려 다른 계열사의 신용도를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그룹 지원을 고려해도 상향 여지는 크지 않다. 신용도 개선은 결국 스스로 실적과 재무를 끌어올려야 가능한 구조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본 확충과 견고한 방산·조선 실적 기반을 바탕으로 재무 안정성이 한층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력을 크게 강화했고,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도 유지하면서 그룹내 재무 건전성 회복의 중심에 서 있다. 이에 지난 20일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장기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조정했다. 방위산업 부문 실적 확대, 항공과 조선사업 개선 등을 바탕으로 사업실적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나신평은 “지난 4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한화에너지 등 계열사로부터 유상증자 대금 1조3000억원을 수령했고 7월에 추가로 주주배정 유상증자 대금 약 2조9000억원이 유입됐다"면서 “수년간 해외 방산 현지 생산능력 구축 등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겠지만 확대된 현금 창출력, 대규모 유상증자 대금을 바탕으로 원활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는 변동성을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는 구조로 병행해 만들어 왔다. 이에 따라 방산·조선·에너지·로 이어지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완성된 것이다. 조선·방산은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와 국방 투자 확대의 수혜가 크고, 장비 분야는 장기적으로 슈퍼 사이클이 열릴 경우 성장 가속도가 붙는다. 그룹이 몸집을 불린 이유 역시 단순 외형 확대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축'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도 같은 맥락이다. 한화그룹은 2022년12월, 2조원 규모를 들여 대우조선해양 경영권과 최대주주(49.3% 지분)를 확보했다. 인수는 산업은행 주도의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한화그룹 6개 계열사가 동원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원, 한화시스템이 5000억원 등이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을 품으면서 방산·해양·조선의 가치사슬을 사실상 한 그룹 안에 묶었다. 방산은 국가 단위의 장기 프로젝트가 많아 매출이 일정한 편이다. 반면 조선은 글로벌 경기 변동에 민감해 사이클이 크게 요동친다. 이 두 사업을 함께 가져가면, 하나가 흔들릴 때 다른 하나가 실적을 지탱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즉, 서로의 변동성을 잡아주는 포트폴리오 효과가 생긴다는 뜻이다. 여기에 한화세미텍의 성장도 주목된다. 한화는 방산·조선에 이어 장비라는 신성장축을 키우고 있다. 세미텍은 향후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될 경우 그룹의 또 다른 현금창출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극자외선(EUV)·고난도 공정 등에서 국내외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금융부문도 안정성을 보완하는 축이다. 한화생명보험은 그룹에서 유일하게 AAA를 기록,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보유한 대형 보험사다. 그룹 전체의 리스크 버퍼(위험 완충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보험업은 제조·조선·방산처럼 변동성이 큰 부문과 결이 다르다. 시장 변동성과 상관없이 장기 계약 기반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여서다. 한화는 이를 통해 실적과 현금흐름의 '바닥'을 일정 수준 지켜낼 수 있는 안전판을 확보한 셈이다. 그룹을 통틀어 보면, 방산의 수출 확대와 조선의 회복세, 장비의 성장성, 보험의 안전성까지 더해지면서 그룹이 가질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을 서로 상쇄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기평은 보고서를 통해 “방산·조선부문의 경우 2028년까지 연평균 2조8000억원 수준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투자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제고된 영업현금창출력,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 등을 감안할 때, 투자 부담에 대응 가능한 재무완충력을 확보하며 그룹 전반의 재무안정성이 제어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의 재무 변동성이 문제로 지적되나, 방산이나 조선 등의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가 변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 구조로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CRAISEE(크레이시)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5-11-26 09:18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