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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AI 스타트업이 수천 조 원 규모 글로벌 공공조달 시장 재편을 꿈꾸고 있다. 2023년 9월 설립된 클라이원트(CLIWANT)는 방대한 제안요청서(RFP)를 단 몇 초 만에 분석하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SaaS(Software as a Service,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제공 모델) 툴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 복잡한 해외 조달 업무의 비효율을 해결하고 있다. 특히 챗GPT 개발사인 OpenAI의 공식 협력 스타트업으로 선정돼 독보적인 기술력도 입증했다. 클라이원트는 RFP에 대한 단순 분석을 넘어 한국 기업의 미국 조달 시장 진출을 돕는 '프로액트(Proact)'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무대로 확장 중이다. 현재 Pre-A 단계로 자본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다. [PRODUCT] 아날로그 조달 시장의 DT 견인 클라이원트는 공공입찰 분석 SaaS 툴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클라이원트 2.0'과 미국 컨소시엄 매칭 플랫폼 '프로액트'가 주요 제품이다. 이들은 파편화된 조달 데이터를 정제해 기업에 최적화된 입찰 기회를 실시간 추천한다. 클라이원트가 밝힌 이들 서비스의 사회적 영향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행정 및 업무 효율화.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수백 페이지의 RFP를 분석하는 시간을 62% 이상 단축시킨다. 둘째, 중소기업의 수출 활로 개척. 현지 공공기관 세일즈 리소스 및 네트워크 부족으로 포기했던 미국 정부 조달 시장에 진출할 실질적인 루트를 제공한다. 셋째, 조달 시장의 투명성 제고. 데이터 기반 분석으로 입찰 진입 장벽을 낮춰 우수 기업의 공공 사업 참여를 독려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조달 시장은 초식 공룡 아르겐티노사우루스다. 가장 크지만 가장 느리다. 전 세계 정부는 매년 수만 조 원을 집행하는 가장 큰 조달시장 고객이다. 하지만 조달 과정은 지극히 아날로그적이다. 한국만 하더라도 매일 약 3000건의 새로운 RFP가 쏟아지지만 기업들은 이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 그나마 한국은 중앙집권적 디지털 조달 시스템이 정착된 선진 시장이다. 그러나 미국은 연방정부부터 주정부, 카운티, 시 단위까지 개별적으로 운영돼 훨씬 더 파편화된 구조를 보인다. 해외 조달은 분명한 기회지만 그 공룡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난관이 많다. 첫째, 정보의 파편화다. 나라장터 외에도 수많은 기관에 공고가 흩어져 있어 기회를 놓치기 일쑤다. 둘째, 문서 분석의 한계다. 전문 용어로 가득 찬 수백 장의 문서를 읽고 독소 조항이나 적격 여부를 판단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든다. 셋째, 현지 네트워크의 부재다. 로비 활동이 합법인 미국 시장은 공공기관과의 신뢰도 및 과거 수행 이력(Past Performance)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캡처 매니저(Capture Manager)'와 같은 사전 영업 전담 인력이 필수적일 정도다.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한국 기업에게 이러한 네트워크 장벽은 가장 큰 난관이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정부 기관 특성상, 검증되지 않은 신규 기업을 리스크 요인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첫 해외 입찰을 현지 기업과의 컨소시엄을 통한 간접 입찰로 시작하게 마련이다. 클라이원트는 LLM 기반 데이터 정형화 기술로 이런 난점을 해결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10년 치 입찰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기업의 역량과 공고 적합성을 1초 만에 매칭한다는 것, 또 잠재 고객사의 담당자 정보까지 추출해 '영업 가능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도 서비스의 장점으로 꼽았다. 조달 전문 법무법인 소울의 김지민 대표 변호사는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영문 제안요청서(RFP)를 단 몇 초 만에 정형화하는 기술력은 압도적"이라며 “특히 변호사조차 방대한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독소 조항 분석을 AI가 선제적으로 수행한다는 점은 놀라운 혁신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MARKET] 전통적 강자와의 차별화된 멀티플…조달 정보 시장 규모, 1만3000조 국내 조달 정보 시장에는 전기넷, 케이비드, 비드스코어 등이 활약 중이다. 이들 경쟁업체와 비교해봤을 때 클라이원트의 최대 강점은 'AI 기술력'이다. 단순 키워드 검색을 넘어 문맥을 파악하는 LLM 기반 분석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이다. 클라이원트는 챗GPT 개발사 OpenAI로부터 'Most AGI Potential' 팀으로 선정받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비교우위는 글로벌 확장성이다. 경쟁사가 국내 데이터에 집중할 때 클라이원트는 미국 SAM.gov를 비롯한 미국 연방 및 여러 주 정부 입찰 사이트와 싱가포르 데이터를 통합 분석했다. 회사는 비즈니스 모델 역시 단순 정보 제공에서 '컨소시엄 매칭(Proact)'이라는 고부가가치 모델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짧은 업력은 약점이다. 10년 이상의 업력을 가진 전통적 강자들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 보수적인 조달 업계 특성상 장기적인 신뢰 자산을 쌓는 절대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클라이원트가 타겟팅하는 시장은 방대하다. 전체시장(TAM)으로 보면, 글로벌 공공조달 시장 규모는 연간 약 1만3000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유효시장(SAM)은 미국($2.3T, 약 2300조 원)과 한국(225조 원) 조달 시장이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정부 지출 대비 조달 비중이 5위인 매우 안정적인 시장이다. 목표시장(SOM)은 IT 서비스, 교육, MICE 등 디지털 전환(DX) 수요가 높은 부문으로 한정할 수 있다. 회사가 제시하는 미국 조달 시장은 연방정부 900조원과 주정부 산하 1400조원을 합친 23000조 원 규모다. SAM.gov 및 공식 통계에 근거한 수치다. 미국의 경우 Set-Aside(중소기업 의무 할당) 제도가 매우 강력하여, 전체 예산의 23%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정해야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Set-Aside 기업의 특징은 우대 입찰 자격은 갖췄지만 자체 서비스나 제품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과의 매칭 성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클라이원트는 이를 통해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 전략 중 하나라고 밝혔다. [TECH] 데이터 문맥을 읽는 'RFP 분석 엔진' 클라이원트 기술의 핵심은 'LLM 기반 RFP 정형화'다. 비정형 텍스트인 제안요청서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비교 분석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또한 독소 조항 분석 시스템을 통해 계약 내용 중 기업에 불리할 수 있는 불공정 조항을 AI가 사전 경고한다. 회사는 현재 'AI 조달 분석' 분야의 선두주자 위치라고 자평한다. 클라이원트는 구글 AI 아카데미에 합류하고, APMP(미국 입찰 협회)의 공식 스폰서 및 한국 지부 설립 등을 통해 기술과 산업 도메인 지식 모두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엔터프라이즈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회사는 미국 'Fortune 500' 기업인 써모피셔사이언티픽 및 국내 유수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대규모 비정형 텍스트 매칭 솔루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클라이원트는 비즈니스 보호를 위해 두 건의 핵심 전략 특허를 출연 신청한 상태다. 첫번째로 'LLM 기반의 제안요청서 분석 데이터 정형화 시스템 및 방법(10-2025-0016501)'이다. 이 특허는 수천 개 기관의 서로 다른 공고 양식을 AI가 통일된 데이터 구조로 자동 변환하는 기술이다. 대량의 공고를 실시간 처리하고 기업별 맞춤 추천을 가능케 하는 서비스의 '엔진' 역할을 한다. 두번째는 '제안요청서의 독소 조항 분석 시스템(10-2025-0016500)'이다. 입찰 참여 결정 시 가장 중요한 리스크 관리를 자동화한다. 기업이 인지하지 못한 불리한 조건을 추출하여 유료 구독 가치(Value Proposition)를 극대화한다. 이들 메인특허는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어 비즈니스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는 강력한 법적 방어막이 될 전망이다. [FINANCE] 탄탄한 유동성과 실탄 확보…'정보 서비스'에서 '수출 플랫폼'으로 2024년 말 기준 클라이원트의 재무제표를 보면, 전형적인 기술 성장 스타트업의 강점과 약점이 동시에 나타난다. 자산 총계 22.1억 원 중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투자자산이 17.5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자산의 약 79%로 마케팅 및 R&D를 위한 유동성이 매우 풍부함을 의미한다. 자본 잉여금인 주식발행초과금이 22억 원 규모로 적립되어 있어 투자 유치를 통한 자본 확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상태로 볼 수 있다. 2024년 기준 당기순손실이 약 4165만 원 발생했다. 이는 초기 R&D 투자가 집중되는 스타트업 단계에서 관리 가능한 수준의 손실 수준이다. 유동자산 중 매출채권이 2.1억 원으로 전기(220만 원) 대비 약 100배 증가한 점은 사업이 본격적인 매출 발생 구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재무적 차원에서 클라이원트는 SaaS 모델의 핵심 지표인 ARR(연간 반복 매출)의 폭발적인 증대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현재 130개 수준인 유료 구독 기업 수를 대폭 확장할 공격적인 영업 전략이 필요하다. 클라이원트는 단순한 정보 알리미에서 '글로벌 진출 파트너'로 진화하는 비전을 갖고 있다. 회사는 “한국 기업이 미국 조달 시장에서 실제 수주(ESG 제설제, 에듀테크 등)를 기록하며 성공 방정식이 검증했다"며 “미국 기업들도 고객사로 확보하며 현지에 안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장의 핵심 조건은 미국 현지 네트워크 확장이다. 클라이원트도 “미국 LA와 버지니아 지사 운영을 통해 현지 미국 공공입찰 파트너사를 얼마나 더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또한 IT, 의료, 건설 등 각 산업 분야에 특화된 AI 분석 모델의 고도화가 지속될 필요가 있다. [HR] 도메인 지식과 기술의 '황금비율' 클라이원트 CEO 조준호씨는 글로벌 조달 분야 15년 경력을 쌓은 현장 전문가다. 강력한 도메인 지식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점이다. CTO 정구열씨는 Omnious.AI 출신의 백엔드 개발 전문가다. 대규모 조달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견고한 SaaS 아키텍처 설계 능력을 보유했다. CPO 금승도씨는 한화자산운용 출신으로 데이터 분석(포항공대) 전문가다. 조달 데이터를 금융 데이터 수준으로 정교하게 가공하여 예측 분석을 가능케 한다. 이들 맨파워는 종합적으로 기술, 데이터, 현장 전문성이 균형 있게 배치된 '트라이앵글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 [VALUE] 150억 원 밸류의 타당성 클라이원트의 예상 기업 가치는 약 150억 원(Pre-A Post-money 기준)으로 평가된다. 가치 산정의 근거 (Venture Capital Method)는 첫째, 기술 프리미엄이다. OpenAI 공식 협력 및 LLM 정형화 특허는 일반 조달 정보 업체 대비 3배 이상의 기술 가산점을 부여받는다. 둘째, 시장 확장성이다. 200조 원의 내수 시장을 넘어 2300조 원의 미국 시장 진출의 '게이트웨이' 역할을 수행한다. 셋째, 매출 성장성이다. 매출채권의 급격한 증가는 시장 안착을 의미한다. 계산 논리는 시드 투자(2억 원) 대비 약 1년 만에 10배인 20억 원 규모의 Pre-A 투자를 유치하며 Post 150억 원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이 클라이원트를 단순 '조달 사이트'가 아닌 '글로벌 조달 AI 인프라'로 평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클라이원트는 거대 시장을 AI라는 신무기로 공략하는 가장 혁신적인 딥테크 기업이다. 재무적 건전성이 확보된 현시점은 이들이 글로벌 시장의 '퍼스트 무버'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2026-02-11 10:20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연말 증권가의 화두였던 종합투자계좌(IMA)가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의 답을 얻었다. 제도 도입 이후 첫 상품부터 4영업일 만에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려 IMA는 '정책 실험'이 아니라 '현실 상품'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그동안 발행어음 이후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하던 대형 증권사들에게도 IMA는 새로운 성장 카드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흥행 자체는 분명한 성과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 속에 예·적금 대안을 찾던 개인 자금이 대거 유입됐고, 자산관리(WM) 자금이 기업금융과 직접 연결될 수 있다는 구조 역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 공급 확대'라는 정부의 오랜 정책 구호가 제도권 상품으로 구현됐다는 점에서도 의미는 작지 않다. 다만 IMA의 빠른 흥행이 곧 제도의 완성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한 구간이다. IMA는 예금도, 전통적인 공모펀드도 아니다. 장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금융과 대체투자 자산에 투자하고,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증권사가 약정에 따라 원금 지급 책임을 지는 구조를 지닌 상품이다. 수익과 안정성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지만, 그만큼 구조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문제는 이 복합적인 구조가 판매 현장에서 얼마나 충분히 설명되고 있느냐다. 흥행 초기일수록 수익률과 안정성만 강조되기 쉽고, 투자 대상 자산의 성격과 유동성, 손익 구조에 대한 설명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IMA가 단순히 '은행 예금보다 조금 더 주는 상품'으로 인식되는 순간 공급이라는 제도 본연의 취지는 흐려질 수밖에 없다. 의 핵심은 높은 수익률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감내하고 성장의 시간을 함께 나누는 데 있다. IMA 역시 마찬가지다. 안정적인 기업대출과 회사채뿐 아니라 비상장·사모 영역의 자산까지 포괄하는 구조라면, 그에 따른 위험 역시 투자자와 명확히 공유돼야 한다. 흥행 이후의 단계에서는 '얼마나 팔렸는가'보다 '어디에 쓰이고 있는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된다. IMA는 발행어음 이후 증권사들이 다시 한 번 꺼내 든 대규모 자금 조달·운용 수단이다. 제도상으로는 최대 수십조원까지 확장될 수 있는 만큼 그 자금이 어떤 기업과 산업으로 흘러가는지는 자본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수 있다. 생산적 금융의 이름에 걸맞게 IMA가 단기 수익 경쟁을 넘어서 중장기 성장 자본의 통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이제부터 증권사의 운용과 설명 책임에 달려 있다. 흥행은 출발선일 뿐이다. IMA가 또 하나의 '잘 팔린 금융상품'으로 남을지 아니면 자본시장의 체질을 바꾸는 계기가 될지는 지금부터의 선택이 가를 것이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2025-12-28 09:00 윤수현 기자 ys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