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기간 ~

롯데에 대한 전체 검색결과는 8건 입니다.

국내 10대그룹(자산총액 기준 상위 10위)의 성장 곡선이 뚜렷하게 갈라지고 있다. 외형과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강화됐는지, 그리고 변화하는 업황에 어떻게 대응했는지가 최근 몇 년 사이 그룹 간의 간극을 크게 벌렸다. 성장의 원천이 과거와 달라지면서 어떤 그룹은 상승궤도에 올랐고, 어떤 그룹은 정체 또는 역성장에 내몰리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외형과 수익성을 중심으로 10대그룹의 현재 체력을 평가하고, 각 그룹의 다음을 가늠해본다. [편집자주] 포스코와 그룹은 국내 10대그룹 중 하위권을 차지했다. 최근 3~4년 동안 외형과 수익성 모두에서 뒷걸음질 쳤다. 구조 자체가 전방산업(철강·이차전지·석유화학·유통·호텔·부동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업황이 돌아서야 실적이 회복되는 특성을 갖는다. 상위 그룹들은 전략적 재편이나 사업 믹스 교체를 통해 업황을 '능동적으로' 만드는 힘을 보여줬다. 하지만 포스코와 는 이와 반대로 외부 환경의 충격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적 한계를 보였다. 당장의 반등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두 그룹의 공통된 특징이다. 포스코그룹은 철강·이차전지·건설이라는 3대 사업 축이 모두 둔화했다. 최근 3년간 실적이 지속적으로 후퇴한 대표적 사례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그룹 전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2년을 정점으로 2023~2024년 연속 하락했다. 이는 일시적인 사이클이 아니라 구조적·전방산업형 부진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포스코 특유의 전방 의존도가 그대로 드러난다. 철강 부문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라는 이중 악재를 맞았다. 특히 중국의 잉여 철강재가 해외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가격 압박이 구조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수요가 좋아지기 전에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업황형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시장도 변수다. 미국 정부는 한국산 철강에 대한 기존 관세 체계를 유지한 반면 일본·브라질 등 경쟁국에 대해서는 관세 인하·쿼터 조정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철강 부문의 이익 방어력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산 철강의 가격경쟁력이 추가로 약화될 수 있어서다. 이차전지소재 부문도 흐름이 좋지 않다. 포스코퓨처엠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3조69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미국·유럽 전기차 수요 둔화, 글로벌 배터리 감산 기조, 판가 인하 압박 등이 겹치며 양극재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후퇴한 영향이다. 특히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이 판매량·판가에 장기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신용평가사와 증권업계를 통해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메리츠증권은 포스코퓨처엠의 향후 실적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고 평가했다. 최근 5년간 북미향 양·음극재 매출 비중이 높았던 만큼, 미국 전기차 수요 둔화와 보조금 폐지 영향이 실적과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0월 미국 순수전기차(BEV) 판매량이 전월 대비 57% 감소하며 전방 수요 약화가 확인됐고, GM 등 주요 고객사의 BEV 사업도 구조조정 국면에 접어든 상황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5년간 미국향 양·음극재 노출도가 높았던 만큼 BEV 수요 둔화와 보조금 축소의 영향이 빠르게 실적 추정치에 반영되는 국면"이라며 “주요 고객사들의 BEV 사업이 구조조정에 가까운 수준으로 재차 수정되는 만큼 단기 변동성은 피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건설 부문인 포스코이앤씨는 분양경기 침체와 고금리 국면의 압력을 동시에 받고 있다. 그룹 내에서 건축부문이 매출의 50% 내외를 차지하는데, 최근 지방 사업장의 분양 부진이 이어지면서 현금흐름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플랜트·인프라 부문은 원가 부담이 높아 단기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구조다. 종합하면, 포스코는 외형·이익·업황 모두에서 '자체 반등 동력'이 뚜렷하지 않은 것이다. 전방 경기 개선이 유일한 회복 조건이라는 점에서 10대그룹 중 가장 외부 환경 의존도가 높은 그룹으로 평가된다. 성장의 속도가 아니라 '역성장 고착'이 문제로 꼽힌다. 는 10대그룹 가운데 가장 많은 사업 부문이 동시에 부진하다. 그룹의 외형·수익성 모두에서 뚜렷한 회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유통·호텔·레저·석유화학 등 주력 다수가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 머물러 있어서다. 전방 소비·부동산·석화 업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반등 여지가 제한되는 구조적 한계를 갖는다. 특히 외형의 기반은 유지하고 있으나, 구조적 성장성이 부재한 게 뼈아픈 대목이다. 한기평에 따르면 그룹 주요 비금융부문 계열사들의 지난 3년간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은 -2.1%에 그쳤고, EBITDA 연평균 성장률은 -0.9%를 나타냈다. 전방 산업 개선 없이는 실적 반등이 어렵고, 자체적으로 업황을 바꿀 만한 신규 성장축도 아직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0대그룹 중 가장 높은 난이도의 구조조정 과제를 안고 있는 이유다. 그룹에서 중추인 석유화학은 2022년 이후 적자 흐름이 이어졌다. 글로벌 석화 스프레드 감소와 중국의 공급 과잉, 원가 부담 확대 등이 결합하면서 지난해에도 실적 개선이 지연됐다. 전방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한 스프레드 반등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구조적 부진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유통·면세·호텔 등 서비스 부문도 방향성은 비슷하다. 이익 방어력이 높은 백화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계열이 아직 코로나 이전의 회복 구간에 진입하지 못했다. 면세는 개별 관광객(FIT) 중심의 회복세가 진행되고 있지만, 경쟁 심화와 할인 구조 고착으로 수익성이 제한적이다. 호텔·레저 부문 역시 리오프닝 효과가 끝난 뒤 비용 부담이 증가하며 이익 폭이 크지 않다. 결국 외형은 유지하지만 이익의 질은 낮은 상태가 지속되는 흐름이다. 부동산도 의 구조를 더욱 무겁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룹 자산의 상당 부분이 점포·호텔·몰 등 부동산 기반인데, 리뉴얼과 신규 오픈에 필요한 자본적지출(CAPEX)이 크다. 수익성이 낮은 상황에서 부동산 투자 부담은 이익 전환 속도를 늦추는 구조적 제약으로 작용한다. 공문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룹에 대해 “2022년 이후 대규모 CAPEX와 지분투자 지속되며 잉여현금창출력이 저하됐다"며 “LINE 프로젝트 준공으로 향후 CAPEX는 다소 감소할 것으로 기대되나 영업현금 회복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유준기 한기평 전문위원은 두 그룹에 대해 “포스코그룹의 영업실적은 전방수요 변동에 연동되면서 2022년을 정점으로 저하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그룹은 화학 부문의 실적에 따라 매출과 이익이 부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룹 전반의 영업수익성 저하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5-12-06 09:00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홈쇼핑은 지난 24일 경남 하동군과 사내벤처에서 탄생한 음료 브랜드 '엘:보틀(L:Bottle)'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따라 양측은 △고품질 하동 말차 우선 공급 △엘:보틀 음료 공동 개발 △국내외 유통망 확대 △마케팅 캠페인 공동 진행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홈쇼핑은 핵심 원료인 말차의 안정적 공급 기반을 확보하는 동시에, 하동 지역 농가 소득을 증대와 말차 산업의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홈쇼핑의 사내벤처 공모전을 통해 발굴된 엘:보틀은 '한 병으로 완성하는 건강 루틴'을 콘셉트로 삼은 프리미엄 건강음료 브랜드다. 이는 라이프 스타일 상품 기획자(MD) 2명의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화한 것으로, 1년 여의 개발 과정을 거쳐 첫 번째 상품으로 '스파이크 제로'를 선보인다. 이 상품은 국내산 말차, 인도산 바나바잎, 이탈리아산 애플사이다비니거 등 100% 유기농 원료를 사용했으며, 개봉과 동시에 영양제를 함께 섭취할 수 있는 용기를 적용했다. 해당 제품은 연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 출시될 예정으로, 향후 편의점과 H&B 스토어 등 오프라인 채널로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재겸 홈쇼핑 대표는 “하동군과 협업을 통해 고품질 말차를 활용한 제품 개발을 가속화하고, 현대인의 다양한 건강 요구를 충족할 혁신적인 건강음료를 지속 선보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2025-11-25 10:30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조좌진 카드 대표가 대규모 해킹 사태의 책임을 지고 다음달 1일 자리에서 물러난다. 카드는 후임 대표 선임을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조 대표는 이날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대표이사로서 마지막 책임을 지겠습니다)을 통해 오는 21일 임시이사회에서 사임을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관계 법령에 따라 차기 대표가 정해질 떄까지 대표로서의 권리와 의무는 지속된다. 기타비상무이사직을 수행하던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도 같은날 이사회에서 물러난다. 카드로서는 이사회 중심의 독립적인 경영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조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말까지지만, 앞서 진행한 언론브리핑에서 대표이사 사임을 포함한 대규모 인적쇄신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달 31일 본부장 4명 등 고위급 임원 5명이 사임한 것도 이같은 기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보호 조치와 정보보호를 포함한 내부통제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한 컨설팅을 준비하는 등 사고 수습을 추진했던 조 대표가 조기 사임을 결정한 것은 수습 과정이 본 궤도에 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에 대한 총괄 책임을 지고 재발방지 의지를 다져야한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2020년 3월 대표로 취임한 뒤 3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신용판매와 금융사업 성장으로 이익창출력을 높였고, 시장점유율 상승 등 경영성과를 보인 덕분이다. 카드의 자산은 지난해 기준 25조원 규모로 2019년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영업수익도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3조원을 돌파했다. 자회사 베트남 법인도 출범 이후 첫 연간 당기순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카드 관계자는 “이번 대표 사임으로 단기간에 해킹 사태로 인한 큰 틀의 인적 쇄신이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2025-11-13 16:30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손해보험이 자본시장 전문가로 불리는 이호근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이사회 내부 변화 여부에 이목이 모이고 있다.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대외 신뢰 제고를 노린 '전략적 인사'를 통해 재무 안정을 다지면서 매각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금융당국이 손해보험에 적기시정조치를 지정해 또 한 번 급제동이 걸린 만큼 이 부분의 해결이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2025년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호근 사외이사 선임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 신임 사외이사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카드 △그레이그룹 아태지역 사장 등을 역임해 글로벌 금융·마케팅 전문가로 꼽힌다. 애큐온저축은행 대표 재직으로 인해 리테일 금융 경험도 풍부하다는 평가다. 손보는 이 사외이사의 선임 목적을 소비자 중심의 경영문화 정착과 지속 가능한 성장체계 구축 등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 이 사외이사의 합류가 일반적인 선임이라기보다 기업가치 제고나 매각 작업을 염두에 둔 배치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매각 준비에 따른 가치 제고 및 새 주인 맞이를 위한 내부 거버넌스 정비 등 체질개선 부분에 목적이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시장에선 지난 9월 이후 공석이 되며 이 사외이사가 앉게 된 자리가 '보험 키맨'으로 불렸던 이창욱 사외이사 자리였던만큼 대체자에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창욱 사외이사는 금융감독원 출신이면서 보험감독국 국장 등을 역임해 당국 소통 및 보험업권 전문가 역할에 대한 기대가 실린 바 있다. 손보가 건전성 이슈로 당국과 소통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이번에도 관료 출신이나 업계 관련 인사가 충원될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이호근 사외이사의 경우 이런 이력과는 거리가 있다. 사내이사인 최원진 JKL파트너스 부대표도 오는 3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어 추가로 경영진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2019년 인수 당시 경영진 다수를 교체해 색채를 강하게 드러냈지만 최근엔 외부 금융·자본시장 전문가를 영입해 경영 내실화와 이사회 내 최대주주 색채 완화를 동시에 이루는 추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호근 사외이사는 이력이나 인맥면에서 볼 때 전략 수립 기여 등 경영참여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향후 매각관련 내부 색채 변화에 있어 긴밀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JKL파트너스가 외부에서 금융·글로벌 전문가를 영입한 것도 이사회 독립성 및 회사 가치를 제고하고 본격적으로 매각을 위한 준비단계에 착수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JKL파트너스가 이사진 재정비와 함께 서서히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여러 정황도 관측된다. 앞서 후순위채 콜옵션 행사에 제동이 걸리면서 재무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일어난 바 있지만 실적 개선을 통해 빠르게 완화시키는 모양새다. 손보는 올 3분기 예외모형 적용 기준 지급여력비율(킥스·K-ICS)에 141.6%를 기록해 당국 권고치를 충족했다. 올해 누적 순이익은 990억원을 나타내며 전년 동기 대비 42% 늘어나기도 했다. 강력한 인수 후보도 나타난 상황이다. 최근 한국금융지주가 손보의 인수를 타진한 가운데 실사 단계에 착수했다. 다만 매각 가격 및 거래 조건 등에서 아직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당국과의 관계 개선은 매각 준비 과정에 있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 되고 있다. 5일 금융당국이 손보에 최종적으로 적기시정조치를 지정하면서 원만한 매각 작업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다시금 재발했다. 매각의 키를 쥔 당국과의 정무적 문제 해결이 매각을 위한 주요한 관문으로 떠오른 셈이다. 지난 콜옵션 이슈 당시 금융당국의 만류에도 콜옵션 행사를 강행하려다 당국이 다시 강하게 제동을 거는 등 사실상 '전면전'이 펼쳐진 바 있다. 여기에 당국이 전날 경영개선권고를 내리면서 건전성 입증 이슈가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적기시정조치가 '비계량적' 평가 요인에서 이뤄진 만큼 관계가 매끄럽지 않음을 재확인한 셈이다. 특히 다음 달부터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이자를 포함한 배당의 지급을 정지하게 된 점이 매각에 있어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진 만큼 투자자 보호 측면과 신뢰도 하락이 매각 작업에 중대한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원매자 입장에선 채권자 피해나 신용등급 하락이 인수 과정상 재무 리스크 프리미엄이 더해지는 효과로 작용한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손보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등급을 일제히 하락 조정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이자 미지급은 해당 채권의 가치와 손보의 신용등급 하락, 투자자 손실로 연결될 수 있어 기관투자자나 잠재 원매자 입장에선 부정적 시그널로 읽힐 수 있다"고 말했다. 손보는 2개월 내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하고 금융당국의 승인 이후 1년에 걸쳐 계획을 이행한 후 요건이 충족되면 조치에서 벗어나게 된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2025-11-06 17:15 박경현 기자 pearl@ekn.kr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조좌진 카드 대표가 여야 의원들의 거센 공세를 받았다. 297만명에 달하는 고객정보 유출로 이어진 사이버 공격을 둘러싼 이슈 뿐 아니라 일명 '자금줄 논란' 등이 화두에 올랐다. 조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향후 5년간 11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를 재차 약속했다. 현재 컨설팅을 통해 계획을 수립하는 중으로, 연말까지 이사회에 보고한다는 방침이다. 9~10월 콜센터 운영, 카드 재발급, 정보보호 관련 예산 등으로 180억원이 소요된 점도 덧붙였다. 카드는 앞서 일부 키인 거래를 통해 부정사용이 가능한 고객 28만명 중 카드 재발급 신청은 약 22만건으로, 이 가운데 일부 특수카드를 제외한 재발급 조치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전체 고객으로 범위를 넓히면 재발급 신청 121만건 중 119만건(98%)이 이뤄졌다. 여기에 비밀번호 변경과 카드 정지·해지 등을 합하면 146만명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국회에도 로드맵을 보고하라고 요구하는 등 정치권의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카드 뿐 아니라 대주주 MBK를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드 매각이 추진 중이라는 점을 들어 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냐는 의문을 던졌다. 해킹 사고 발생-인지 시점간 간격이 컸을 뿐 아니라 피해 규모가 당초 신고한 1.7기가바이트(GB)가 아닌 200GB 이상이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의원은 “MBK가 소비자 보호를 뒷전으로 하니까 (카드 개인정보유출 등) 논란이 발생한 것 아니냐"라며 “김 회장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바라는게 무리한 것이냐"라고 힐난했다. 같은당 박상혁 의원은 “조 대표가 사과한지 사흘만에 MBK가 '정보보호 예산 축소는 오해'라고 해명했다"며 “1100억원(집행)과 사회적 책임 이행이 잘 되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야당에서도 힘을 보탰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카드의 IT예산 중 정보보호 예산 비중이 2020년 14.2%에서 올해 9.0%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업 카드사 8곳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으로, 올해 예산(96억5000만원)의 경우 전년 대비 20% 이상 줄었다. 올해 예산 중 8월까지 집행된 금액은 48억5200만원으로 50.3%에 머물렀다. 투자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까닭이다. 김재섭 의원의 경우 “피해 이후 정보보호 예산은 (거의) 늘어나지 않았는데 마케팅 예산은 15% 늘어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사전에 제휴처와 약속된 사항이라 중단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 대표는 카드의 2020~2024년 배당(2893억원)이 MBK가 인수하기 전 5년(741억원) 대비 대폭 불어난 것을 이유로 '금융소비자 보호 보다 배당이 우선이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배당률이 낮았으므로)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카드가 최근 5년간 MBK 계열사에 1400억원 상당의 신용공여를 한 것, MBK의 또다른 피투자사인 홈플러스가 2022~2023년 카드를 활용해 기업금융 카드 약정을 체결해 신용공여를 확대한 것 등도 거론됐다. 여야 의원들은 금융당국의 역할도 주문했다. 사모펀드가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국민에게 피해가 전가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강 의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 8월까지 금융감독원이 전업카드사를 대상으로 총 67회 검사를 했으나, 해킹 등 보안 관련 검사가 없었다. 카드 검사가 11번으로 가장 많았음에도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지 못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강 의원은 금감원의 카드업권을 향한 보안 점검 확대와 검사를 주문했다. 한편, 이날 국감장에서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향한 질의가 끊이지 않았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및 전자단기사채(ABSTB)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등 대다수의 질문에 대해 김 회장이 △모른다 △관여하지 않았다 △총수가 아니다 △다른 업무를 맡고 있다는 식으로 답변하자 여야 의원들의 언성이 커지는 장면도 포착됐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2025-10-15 09:06 나광호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로 홍역을 치른 카드가 고객 피해 제로화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직까지 부정 사용 시도나 실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 사례가 없었으나, 추석 연휴 기간에도 사이버 침해 사고 전용 상담센터를 24시간 운영한다. 카드는 지난 9월1일~10월1일까지 일부 키인 거래를 통한 부정사용 가능성이 있는 고객 28만명 중 약 22만명(79%)에 대해 △카드 재발급 신청 △비밀번호 변경 △카드 정지·해지 등의 보호조치가 시행됐다고 2일 밝혔다. 해당 고객군의 카드 재발급 신청건수는 약 21만건이며, 이 가운데 약 20만건의 재발급이 완료됐다. 또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모니터링을 강화, 해외 가맹점의 경우 모든 온라인 결제건을 본인 확인 후 승인하고 있다. 키인 결제가 가능한 국내 가맹점에 대해서도 본인 확인 후에만 승인이 이뤄진다. 카드는 28만명 중 추석 연휴 이후에도 보호조치가 시행되지 않은 고객에 대해서는 해당카드의 비대면 온라인 결제를 일괄 선 거절 방식으로 전환, 부정결제에 대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예정이다. 카드 재발급 관련 추가 안내 문자 및 전화도 지속한다. 이를 포함해 정보가 유출된 고객 297만명 중 48%에 해당하는 약 142만명에 대한 카드 재발급 신청, 비밀번호 변경, 카드 정지 및 해지 등의 보호조치가 시행됐다. 카드는 269만명의 경우 유출된 정보만으로는 카드 부정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카드 재발급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른 고객들의 정보가 유출되지 않았다는 것도 강조했다. 그러나 불안을 해소하고 싶은 고객들이 카드앱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비밀번호 변경, 해외거래 차단, 카드 재발급 등을 신청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전체 재발급 신청건수가 116만건에 육박했던 까닭이다. 카드는 이 중 88만건의 재발급이 완료됐고, 나머지 28만건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주말까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책임지고 피해액 전액, 고객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에 대해서도 그 연관성이 확인된 경우 전액을 보상하겠다"며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2025-10-02 14:14 나광호

카드가 297만 명의 고객 정보를 유출하는 '역대급' 해킹 사고를 일으켰다. 사고의 근본적 배경으로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의 FI(재무적 투자자) 경영방식이 지목되고 있다. 기업 인수 후 수익 극대화 등에 매진해 카드 보안 투자를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다. 지난 3월 발발한 홈플러스 사태에서도 MBK의 기업 관리 능력과 방식에도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가 어떻게 됐든 '수익만 올리면 그만'이라는 경영 방향에 대해 정관계가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이번 카드 해킹은 정보 유출에만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유출된 데이터 규모는 297만 명의 정보 약 200GB다. 그중 28만 명은 카드번호·비밀번호 2자리·CVC번호까지 노출됐다. 온라인 결제에 필요한 대부분의 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대규모 부정 사용 위험으로 볼 수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드 무형자산은 2019년 MBK가 인수한 당시 2,173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1,405억 원으로 줄었다. 무형자산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자산을 분류한 계정으로 주로 상표권과 특허권, IT 투자 등을 포함한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신한카드가 400억 원, 현대카드가 250억 원, 국민카드가 400억 원의 무형자산을 늘린 것과 대비된다. 카드의 정보보호 투자가 일관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2019년 MBK파트너스가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카드 지분 79.8%를 약 1조 3,800억 원에 인수한 이후, 카드의 정보보호 투자가 일관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MBK는 카드 인수 뒤 2021년 137억 원의 보안 관련 투자를 집행했다. 이듬해엔 관련 투자가 88억 원으로 약 35% 급감했다. 지난해는 116억 9,000만 원으로 다소 회복됐지만, 여전히 2021년과 비교하면 14.7% 감소한 수준이다. IT 예산 대비 보안 투자 비중도 카드는 2021년 12%에서 2022년 10%, 2023년 8%로 줄었다. 2023년 기준 신한카드 9.3%, KB국민카드 9.2%, 삼성카드 8.7%인 것과 비교하면 업계 대비 낮은 수준이다. 줄어든 보안 투자 비중은 MBK에 인수된 이후 카드가 정보보호 투자를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에 대해 MBK 측은 “2020년 이후 5년간 1,500억 원가량의 IT 투자가 집행됐는데, 이 중 절반이 보안 투자 관련"이라며 “기업가치를 높여서 투자해야 하는 사모펀드(PEF)가 카드사 보안 관련 투자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국은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하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9일 “(카드) 조사 결과에 따라 위규사항 확인 시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정 제재를 취할 방침"이라며 “금융권 해킹 등 침해사고에 대해 매우 엄중하고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카드사 사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카드의 해킹 사고 등이) 단기 실적에 치중해 장기 투자에 소홀한 결과는 아닌지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MBK의 카드 경영도 불안한 상황이다. 현재 MBK파트너스에서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과 이진하 MBK파트너스 부사장이 2019년 10월 기타비상무이사로 카드 이사회에 진입한 뒤 6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MBK파트너스가 이미 홈플러스 단기채 발행 논란으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는 상황인 만큼 이번 카드 사태는 추가적인 부담이 될 전망이다. MBK파트너스는 2022년 3조 원에 카드를 시장에 내놨다가 실패했고, 지난 5월 희망 가격을 낮췄지만,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사태로 카드 매각은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보보호 예산의 상대적 비중의 감소는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낮아졌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라며 “사모펀드 인수 이후 단기 수익성 위주의 경영이 영향을 미쳤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카드 해킹 사고와 관련해 대주주인 MBK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앞서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의 원인이 MBK라는 기사감도 작용하고 있다. 여당 원내대표까지 나서 비공개 면담을 통해 김병주 회장을 압박해 15개의 홈플러스 점포 폐쇄를 일단 중단시켰지만, 사안은 언제든지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깁병주 회장과의 비공개 면담에 동석한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홈플러스 관련) 현재 매수 협상을 하고 있고, 11월 10일 전까지는 협상을 끝내야 한다고 했다"라며"(홈플러스가) 매수되면 그 매수인이 폐점 여부를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조건부 약속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 의웡은 “(김 회장은) 현재 재무적인 어려움이 있어 몇 가지 조건이 이야기돼야 폐점을 안 할 수 있다고 한다"라며 “기업에서 물품 공급을 제대로 안 해주고 있는 문제의 해결이 조건 중 하나인데, 산자부 등 정부가 중재해 협의를 하도록 할 것"이라고 비공개 면담의 일부 내용을 밝혔다. 그러나 홈플러스 사태는 쉽게 해결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대금을 떼일 우려 등으로 기업들이 물품 공급을 꺼리는 상황에서 이를 사실상 강제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MBK가 충분한 사재출연 등 희생과 자구노력을 하지 않는데 책임을 회피할 퇴로만 열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여기에 고용유지와 폐점 등 홈플러스 매각을 둘러싼 여러 조건을 놓고 제대로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MBK가 1년 넘게 이어가고 있는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 역시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MBK는 지난해 9월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을 위한 공개매수를 시작한 이래 1년 넘게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수익을 우선하는 FI가 일반 소비재와 다른 기간산업 경영에 관여하게 되는 건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특히 고려아연은 주요 산업 소재를 생산하는 국가기간산업으로 상당수의 전략 광물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이런 전략적 중요성이 주목받으면서 일각에선 사모펀드의 경영권 인수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2025-09-21 11:06 박상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면세업계 간 임차료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은 가운데, 신라면세점의 백기 선언으로 일부 면세구역에 빈 방마저 발생했다. 사업 철수가 현실화되면서 변화하는 시장 판도와 함께, 향후 누가 인천공항 빈 자리를 채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2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은 2001년 개장 이래 제3기 사업권 기한까지 고정 임대료 방식을 유지했다. 제4기(2023~2033년) 기한 동안에는 여객 수 연동형을 적용하는데, 전체 출국객 수에 객당 임대료를 곱하는 '인두세' 방식이다. 다만, 여객 수가 정상 궤도에 올라선 반면 면세 소비력은 과거만치 못해 현실과 동떨어진 셈법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1인당 소비는 줄어든 상황에서 여행객이 공항을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임차료는 부과된다"며 “사실상 버는 돈은 없고 임대료만 계속 올라가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장기화된 면세산업 불황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천공항이 임대료 체계를 차용한 것으로 알려진 싱가포르 창이공항만 봐도 객수 증가세가 매출 성장세를 앞지르자 기존 면세점 사업자 임대료를 최대 30% 낮췄다. 인천공항과 가장 확연히 다른 임대료 산정 체계를 갖춘 곳은 중국 상하이 푸동공항이다. 판매액과 영업요율 등을 고려해 임대료를 매기는 구조로, 2023년 말부터는 최소보장액을 대폭 감면해 기존의 23% 수준으로 크게 낮췄다. 이 밖에 태국·홍콩 등도 임대료 인하를 협의하는 단계다. 반면 인천공항 측은 입찰 공정성·타 업체와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임차료 조정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법원이 신라·신세계면세점에 대한 임차료 강제조정안 결정도 내렸지만, 권고안에 인천공항은 이의신청으로 응수하며 '수용 불가' 입장을 견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라면세점은 지난 18일 화장품·향수·주류·담배를 판매하는 DF1 사업권을 반납했다. 사업장을 유지하는 것보다 매장 철수에 따른 청산 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한 결과로, 남은 DF3(패션·부티크) 구역은 운영을 유지한다. 또 다른 입점 사업자인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아직 향후 대응을 검토하는 단계"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다만, 면세구역 공백이 발생하면서 인천공항도 새 수익원 발굴이 불가피해진다. 업계 추정대로라면 면세점 임대료를 포함한 비(非)항공수익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전체 수익의 65%를 차지할 정도다. 향후 6개월 내 신규 사업자를 모집해야 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중국 국영 면세기업(CDFG)과 4기 사업권 입찰에 탈락했던 면세점을 유력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면세점의 인천공항 재입성 관건은 '합리적인 임대료 타협선을 찾을 수 있는 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면세점은 여전히 홍보 측면에서 인천공항 투자 가치를 높게 평가하지만, 앞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손을 뗀 대표 사례기도 하다. 황원철 면세점 대외협력팀 팀장은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인천국제공항 면세 사업권은 매출 규모로 보나, 대표 국가 관문인 상징성 측면으로 보나 매력적인 요충지"라며 “향후 입찰 조건 등을 면밀히 검토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나, 현재 논의되고 있는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 4기 입찰 당시 탈락 고배를 마셨던 면세점은 이후 수익성·효율성이 검증된 영역만 집중 공략하는 질적 전환에 주력해 왔다. 개별 관광객(FIT)·단체 관광객 유치 강화, 재고 운영 최적화 등의 안정화 조치까지 더해 올 상반기(1~6월) 업계 유일 영업이익 흑자를 내는 등 수익성 개선세가 본격화된 터다. 상업성 위주의 매출 구조 탈피를 선언한 면세점이 인천공항 입점을 통해 어떤 기대효과를 거둘 수 있는 지도 따져봐야 한다. 이미 면세점은 새 돌파구로 업계에서 '알짜'로 통하는 김포공항 면세 구역 사업권까지 싹쓸이한 상황이다. 황 팀장은 “면세점은 단순 외형 확장보다 핵심 거점별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지난해 초에는 김포국제공항 주류·담배 구역 사업권을 7년간 확보해 유일 면세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김포공항은 인천공항 대비 객수는 적지만 비즈니스 수요가 많아 객단가가 높은 곳으로 평가 받는다. 단기 수익 회복을 넘어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 구축까지 넘보는 면세점의 행보는 핵심 고객군의 구매력이 감소하고 있는 업황과 무관치 않다. 현재 국내 면세산업은 △중국 경제침체에 따른 소비위축 △자국 내 면세산업의 육성에 따른 한국 면세점의 매력도 저하 △방한객들의 로컬 저가상품 소비·체험 위주 관광 활동 변화 등의 복합 위기에 마주한 상태다. 황 팀장은 “코로나19 종식 이후로도 시장 위축 요인이 연속돼 면세산업의 장기적인 침체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과거처럼 중국 고객 이후 시장을 견인할 신규 핵심 고객군도 마땅치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황 팀장은 “이 같은 불확실성의 시기에는 내부 체질 개선과 자체 경쟁력 강화가 더 필요한 때"라며 “기존의 면세점과 차별화해 어떻게 매력적으로 변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라고 덧붙였다. 전통적인 면세점의 명품·국산 화장품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최신 유행에 맞춘 K-패션·식품 등의 상품 개발은 물론 체험 콘텐츠까지 복합화한 공간으로 꾸려야 한다는 것이 황 팀장의 주장이다. 황 팀장은 업황 회복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관세 정책이 내수에 미치는 영향이 커 규제 완화와 개선에 어려움이 있지만, 황 팀장은 “특허수수료 인하와 면세 한도 확대, 국내외 판매 및 유통 채널 확장 등 과감한 제도 개선이 병행된다면 시장 규모 25조원 이상의 중요 산업으로 재도약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2025-09-21 11:03 조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