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미지

장혜원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장혜원 기자 입니다.
  • 건설부동산
  • dalgu@ekn.kr
오세훈 5기 출범… 서울 부동산 판도 바뀌나

6·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사상 첫 5선 시장에 올랐다. 특히 강남3구와 용산, 영등포, 동작, 양천, 광진 등 재건축·재개발 기대감이 높은 지역에서 오 시장이 강세를 보인 것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 시장은 선거 과정 내내 서울 최대 현안으로 부동산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 상승을 지적하며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공공 주도 공급 확대와 세제·금융 규제를 통한 시장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공급 확대라는 목표는 같지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오 시장의 5선 성공으로 서울시는 정비사업 중심의 공급 확대 정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핵심은 '신속통합기획 2.0'이다. 단순히 정비구역 지정 단계에서 행정절차를 줄이는 수준을 넘어 실제 착공과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 전 과정을 압축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을 추진한다. 특히 사업성이 확보되고 인허가가 상당 부분 진행된 85개 정비사업장, 약 8만5000가구를 핵심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추진위원회 절차 생략,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 통합 처리 등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실제 착공 시기를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오 시장의 5선 성공으로 정비사업 정책의 연속성이 확보되면서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지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서초·목동·성수 일대에서는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마무리되거나 본격화되며 사업 추진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강남권에서는 대치쌍용1차 재건축 시공사로 삼성물산이 선정됐고, 개포우성6차 역시 GS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했다. 압구정 재건축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압구정3구역은 현대건설이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압구정4구역은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압구정5구역은 현대건설과 DL이앤씨 경쟁 끝에 현대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하며 압구정 일대 재건축 수주전의 최대 승자로 떠올랐다. 서초권에서는 신반포19·25차 재건축 사업에서 삼성물산이 포스코이앤씨를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서초 진흥아파트 역시 GS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했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6단지는 목동 재건축 사업 가운데 가장 빠른 사업장으로 꼽히며 정비계획 수립과 후속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재개발 분야에서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이 주목받고 있다. 성수1지구는 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성수4지구는 향후 시공사 선정 절차를 앞두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과 함께 한강변 초고층 개발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으며 서울 재개발 시장의 대표 사업지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지방선거를 전후해 시공사 선정 총회와 입찰 절차가 잇따라 진행된 것도 정책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전후해 주요 사업지들이 시공사 선정 총회와 입찰 절차를 서두른 것은 정책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며 “오 시장의 연임으로 신속통합기획과 정비사업 활성화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만큼 조합과 건설사 모두 사업 추진 속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정비사업의 성패는 서울시 의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최근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는 공사비 급등과 이주비 대출 규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이 사업 추진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 금융 규제 등 핵심 제도 역시 정부와 국회의 권한에 속한다. 이 때문에 향후 4년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정책 조율이 주택공급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6·3 지방선거 이후 1·29 주택공급대책 후속 절차에 다시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지만, 주요 사업지 곳곳에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기 과천시 과천경마장과 방첩사령부 이전 부지 개발사업이다. 정부는 해당 부지에 약 9800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신계용 과천시장이 지방선거에서 '경마공원 이전 반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3선에 성공하면서 사업 추진에 적잖은 부담이 생겼다. 과천시는 이미 지식정보타운과 과천·주암·갈현지구 개발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교통과 기반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입장이다. 서울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정부는 1·29 대책을 통해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 공급 규모를 기존 6000가구에서 1만 가구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실적으로 8000가구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는 공급 규모를 확대할 경우 학교와 공원, 도로 등 기반시설을 추가 확보해야 하고 도시개발계획 변경 절차까지 다시 밟아야 해 사업 일정이 수년 지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민 반발도 변수다. 용산 주민들은 공급 물량 확대에 따라 과밀 개발과 교통 혼잡, 교육환경 악화가 우려된다며 정부 계획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별도의 대응 조직을 구성해 대응에 나선 상태다. 태릉CC 개발사업 역시 서울시와 정부가 이견을 보이는 사업이다. 정부는 노원구 태릉CC 부지에 6800가구 규모의 공공주택 공급을 추진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교통 혼잡과 역사문화환경 훼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유네스코 세계유산 영향평가 등 넘어야 할 절차도 적지 않다. 결국 정부가 추진하는 공급 확대 정책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민간 중심 공급 전략이 향후 어디에서 접점을 찾느냐가 서울 부동산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수도권 집값 상승 조짐과 3기 신도시 입주 지연이 겹치는 상황에서 정부 역시 도시계획·인허가 권한을 가진 서울시와 정면 충돌보다는 일정 수준의 정책 조율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북권 개발 역시 오세훈 5기 시정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서울시는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낮아 정비사업이 더딘 강북 지역에 2031년까지 12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역세권과 준공업지역을 중심으로 용도지역 상향과 용적률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환승역 반경 500m 이내 지역에는 최대 1300% 수준의 고밀 개발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오 시장의 대표 정책인 모아타운 사업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모아타운은 사업성이 부족해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 주거지를 블록 단위로 통합 개발하는 사업으로 현재 서울 24개 자치구 132개 구역에서 추진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 시장의 연임으로 정책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중랑·강북·강서·금천·구로 등 주요 사업지의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정부는 세제와 금융을 통한 수요 관리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며 “거주 목적 주택은 보호해야 하지만 사치품 수준의 주택이라면 서구 선진국 수준의 보유 부담을 갖게 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또 “세제·금융·규제·공급 정책을 정리해 발표하겠다"며 세제 개편이 7월 중 가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의 돈으로 부동산 투기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대출 규제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고, 전세대출 확대가 집값 상승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제도에 대해서도 “시장을 왜곡하는 제도"라며 “사라져 가는 추세이고 정상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 반박에 나섰다. 오 시장은 “전세 소멸은 정상화가 아니라 서민의 주거 사다리가 무너진 정책 참사"라며 “현장의 고통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괴리된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서울의 전세난은 수요 변화 때문이 아니라 정부의 거친 규제로 공급 감소가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에 따른 실거주 의무 강화, 과도한 대출 규제, 다주택자 압박이 전세 공급자를 시장 밖으로 밀어냈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3억원을 넘어섰는데 정부는 최대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 수준으로 묶어 놓고 있다"며 “현금 7억원이 있어야 집을 살 수 있게 만들어 놓고 전세를 역사의 유물처럼 평가할 자격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이 전세대출을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한 반면, 오 시장은 전세 공급 감소와 대출 규제가 전세난의 원인이라고 맞서면서 향후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양측의 시각차가 더욱 선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번 논쟁의 핵심은 공급 부족을 볼 것인가, 투기 수요를 볼 것인가의 차이"라며 “서울시는 전세 공급 감소와 정비사업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고, 정부는 보유세와 금융 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세훈 시장의 재선 자체보다 더 중요한 변수는 7월 발표될 세제 개편안"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보유세 부담 강화와 전세제도 정상화 필요성을 직접 언급한 만큼 상당 부분이 세법 개정안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은 과거처럼 세금에만 반응하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비강남권은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전세시장 불안이 지속되면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집 사모아도 부담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꺼내 든 ‘보유세 칼날’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보유세 강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오는 7월 부동산 세제 개편 방침을 공식화했다. 재건축·재개발을 포함한 공급 확대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투기 목적 주택 보유와 대출을 활용한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강한 규제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세제·금융·규제·공급 정책을 조만간 한꺼번에 정리하려 한다"며 “세제 문제는 7월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날 발언을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공개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보유세 관련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며 “부동산을 많이 사 모아도 부담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주용으로 주택을 가지고 있는 것은 보호해야 하지만 사치품 수준이 돼 있다면 서구 선진국이 하는 것만큼의 보유 부담을 갖게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또 “투자·투기용으로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며 “이걸 시장에 내놓으면 엄청난 공급 여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시장에서 제기돼 온 보유세 강화와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가능성을 사실상 공식화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체계, 장기보유특별공제, 다주택자 과세 방식 등이 7월 세제 개편 과정에서 주요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남의 돈으로 부동산 투기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금융기관에도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몇 채씩 사두면 일하는 것보다 돈이 더 벌린다는 인식이 생겼다"며 “부동산 투기 공화국에서 탈피하는 것이 대한민국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투기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작용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아무도 일할 마음이 들지 않게 하는 것이 문제"라며 “자본이 부동산에 매여 생산적 역량에 투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에 과도하게 쏠린 자금이 산업 투자와 생산성 향상을 가로막고 있다는 인식이다. 전세시장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전세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특이한 형태의 사금융"이라며 “지금은 사라져 가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특히 “전세대출을 많이 해준 것이 부동산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며 “정상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전세 매물 감소와 전셋값 상승을 둘러싼 시장 우려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전세 물량이 감소한 것은 정상화 과정의 일부"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대신 정부가 향후 임대 공급을 확대해 평범한 중산층도 부담 가능한 주거 여건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공급 확대 필요성은 분명히 인정했다. 이 대통령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인허가와 착공이 모두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며 “신축이든 신규 택지개발이든 재건축·재개발이든 속도를 내서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수도권 외곽 신도시 확대 방식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그린벨트를 훼손해 신도시를 만드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지방이 죽는다"며 재건축·재개발과 기존 도심 공급 확대에 무게를 실었다. 취임 이후 1년간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은 원래 서울의 핵심 의제"라며 “상승 압력을 나름 잘 막아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은 언제나 부동산 정책이 욕을 먹는 곳"이라며 “선거에 나쁜 영향보다는 좋은 영향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날 발언을 통해 새 정부가 공급 확대 기조는 유지하되 보유세와 금융 규제를 활용한 수요 억제 정책을 병행할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7월 세제 개편이 향후 부동산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공급 확대와 투기 수요 억제를 병행하겠다는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특히 보유세와 전세제도, 대출 규제 등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게 나타난 만큼 상당 부분이 7월 말 발표될 세법 개정안과 하반기 부동산 종합대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반도체 성과급·셔틀버스 효과에 들썩…동탄발 집값 상승, 수지·분당까지 번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의 통근 셔틀버스 노선을 따라 형성된 이른바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 아파트 시장이 경기 남부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성과급 지급 전망, GTX-A 등 광역교통망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화성 동탄을 중심으로 시작된 상승세가 용인 수지·기흥, 수원 영통, 성남 분당 등 경기 남부 주요 주거지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5알 한국부동산원의 6월 첫째 주(6월 1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화성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60% 상승하며 수도권 주요 지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동탄구는 5월 셋째 주 0.46%, 넷째 주 0.49%에 이어 상승폭을 키우며 올해 누적 상승률 5.11%를 기록했다. 실거래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동탄역 인근 대표 단지인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는 최근 20억원을 넘겨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초 16억원 수준이던 거래가격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4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동탄역시범우남퍼스트빌, 동탄역시범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 등 주요 단지들도 잇따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셔세권'이라는 신조어도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기존 역세권이 지하철 접근성을 의미했다면 셔세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의 통근 셔틀버스 노선이 지나는 주거지를 뜻한다. 특히 용인 수지구는 두 회사 셔틀버스가 모두 지나는 이른바 '더블 셔세권'으로 꼽히며 출퇴근 편의성과 강남 접근성을 동시에 갖춘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현장에서는 주거 이동 수요도 감지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천이나 청주 등 사업장 인근에 거주하던 반도체 기업 임직원들이 동탄이나 수지 등으로 주거지를 옮기려는 문의가 늘고 있다. 직주근접뿐 아니라 셔틀버스 노선, 광역교통망, 생활 인프라, 교육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거지를 선택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탄 지역 사정에 밝은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동탄은 삼성전자 화성·기흥사업장 출퇴근이 가능하고 통근버스 노선도 촘촘해 반도체 종사자들의 선호가 높다"며 “2동탄은 동탄역과 청계동, 1동탄은 메타폴리스와 트램 예정지 인근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붙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성과급 기대감과 비규제지역이라는 점이 맞물리면서 6억~10억원대 1동탄 단지까지 관심이 번지고 있다"며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기업들의 주거지원 제도가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단기 급등에 대한 경계론도 나온다. 또 다른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최근 동탄역 일대 상승세는 성과급 기대와 저금리 사내 주택대출이 동시에 반영되며 가격이 단기간에 빠르게 상승한 측면이 있다"며 “20억원 안팎까지 오른 가격을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받아줄 후속 매수층이 충분한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GTX-A 개통과 동탄역 입지 프리미엄은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며 “실거래 주체와 거래 지속성이 확인돼야 현재 가격 수준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셔세권 지역의 상승세도 뚜렷하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 용인 수지구는 8.38%, 성남 분당구는 6.21%, 수원 영통구는 5.75%, 용인 기흥구는 5.5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산업단지와 1시간 내 통근이 가능하면서도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셔세권 현상이 단순한 단기 호재를 넘어 경기 남부 주택시장 전반의 가격 흐름을 바꾸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이 인접 상급지로 확산되는 이른바 '가격 전이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하이닉스 성과급이 이천 집값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구매력이 높아진 수요자들이 동탄이나 용인 수지 같은 상급 주거지로 이동하는 흐름을 만들고 있다"며 “성과급과 사내대출 등으로 형성된 자금이 경기 남부 주택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탄의 상승은 동탄에서 끝나는 현상이 아니라 경기 남부 전체 주거시장의 체급을 키우는 과정"이라며 “반도체 업황 호조로 유입된 자금이 동탄을 거쳐 분당과 판교 등 상급지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분당은 입지와 교통망, 학군, 생활 인프라가 이미 갖춰진 성숙한 주거지로 평가받는다. 업계에서는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기존 입지 경쟁력에 신축 프리미엄이 더해지면서 추가 가치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동탄은 GTX-A와 SRT 등 광역교통망 수혜가 집중되는 지역이다. 시장에서는 GTX-A 동탄역 접근성이 우수한 단지와 그렇지 않은 단지 간 가격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탄이 반도체 산업 배후 주거지로서 성장세를 이어가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입지와 학군, 생활 인프라가 집적된 분당·판교와는 다른 시장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다만 최근 상승폭이 커지면서 동탄구와 일부 경기 남부 지역이 향후 규제지역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광역교통망 효과가 당분간 시장을 지지하겠지만 정책 변화와 업황 사이클 역시 중요한 변수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동탄은 GTX-A와 반도체 산업 배후 수요를 기반으로 단기 상승 동력이 뚜렷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분당·판교처럼 학군과 생활 인프라, 업무 접근성이 이미 집적된 상급지와는 다른 시장 흐름을 보일 수 있다"며 “특히 분당은 1기 신도시 재정비가 본격화될 경우 기존 입지 경쟁력에 신축 프리미엄이 더해져 경기 남부권 내 가격 전이 효과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0.25% 상승하며 강보합세를 이어갔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권과 성동·동대문 등 동북권이 상승세를 견인했지만 최근 시장의 관심은 반도체 산업 호황을 배경으로 한 경기 남부 '셔세권 벨트'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승세가 단순한 지역 호재가 아니라 산업 경쟁력과 주거 선호가 결합된 새로운 주택시장 흐름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오세훈표 정비사업 공급, 실제 늘어난 집은 연 3800호…민간 중심 공급 실효성은

재건축·재개발을 중심으로 한 민간 정비사업이 서울 주택공급 확대의 핵심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실제 공급 효과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5일 경실련이 에너지경제신문에 제공한 '2012~2025년 서울시 정비사업 주택 공급효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간 서울시 정비사업을 통해 건립된 주택은 총 31만2493호로 집계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철거된 기존 주택이 25만9028호에 달하면서 실제 순공급 물량은 5만3465호에 머물렀다. 연평균 순공급 물량은 3819호 수준으로, 건립 세대수 대비 순공급 비율은 17.1%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서울시 전체 주택 준공 물량은 연평균 6만6399호였지만 정비사업을 통한 순공급 물량은 연평균 3819호로 전체의 5.8% 수준에 그쳤다. 경실련은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효과가 크다는 통념과 달리 실제 증가분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오세훈 시장의 대표 주택정책인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용적률 완화 정책도 정조준했다. 대표 사례로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용적률이 87%에서 274%로 3배 이상 높아졌지만 세대수는 5930가구에서 1만2032가구로 2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역시 용적률은 3.2배 상승했지만 세대수 증가폭은 1.4배 수준에 머물렀다는 설명이다. 자산 양극화 문제도 제기됐다. 경실련이 노원구 상계주공8단지와 상계주공9단지, 서초구 녹원한신아파트와 동아아파트를 비교한 결과 재건축 이전에는 가격 차이가 1~2억원 수준이었지만 재건축 이후에는 각각 약 3억원, 22억원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현 경실련 경제정책팀 간사는 “오세훈 시장이 제시한 31만호 착공 공약은 기존 주택 멸실 물량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정비사업을 통한 실제 순공급량은 크지 않은 반면 집값 상승과 자산 양극화 심화, 대규모 이주 수요에 따른 전월세 시장 불안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은 “정비사업 개발이익은 개인의 노력보다 용적률 상향과 공공 인프라 확충 등 사회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불로소득 성격이 강하다"며 “공공이 보다 적극적으로 환수해 주거 안정과 공공성 확보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 시장은 선거 기간 내내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확대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최근 대림1구역 재개발 현장 유세에서 “서울에는 빈 땅이 없다"며 “2031년까지 31만호를 착공하겠다"고 밝혔고, 이 가운데 순증 물량은 8만7000호라고 설명했다. TV토론에서는 공급 실적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전임 시장 시절 대규모 정비구역 해제의 후유증을 복구하는 과정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오 시장은 전임 박원순 시장 시절 380곳이 넘는 정비구역이 해제되면서 공급 기반이 약화됐고 이를 복구하는 과정에 있었다는 취지로 맞섰다. 오 시장은 선거 기간 “박 전 시장의 정비구역 해제가 서울 주택공급 부족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경실련이 제시한 연평균 순공급 3819호와 오 시장이 제시한 순증 8만7000호는 산정 기준 자체가 다르다. 경실련 수치는 2012~2025년 관리처분인가 사업을 기준으로 한 과거 실적 분석인 반면, 오 시장의 수치는 2031년까지 추진할 정비사업의 순증 효과를 추산한 미래 계획치다. 또한 오 시장은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을 포함한 향후 사업 후보지의 공급 잠재력까지 반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급 효과를 평가할 때 순공급 물량뿐 아니라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병목 요인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정부는 2026년 1·29 대책을 통해 용산정비창 1만호, 태릉CC 6800호, 과천 경마장 일대 9800호 등 대규모 공급 계획을 발표했지만 주민 반발과 문화재 규제, 기반시설 확보 문제 등에 부딪히며 상당수 사업이 장기간 지연됐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 주택 공급의 70~80%는 정비사업에서 나오는데 이주비 대출이 막혀 주민들이 이사를 못 가고, 공사비는 몇 년 새 30% 이상 뛰면서 사업장마다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며 “도로는 넓혀 놓고 중간에 병목을 만들어 놓은 것과 같다. 공급 확대 의지가 있다면 인허가보다 먼저 사업을 가로막는 병목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맥락으로 또 다른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신규 택지를 찾기 어려워 재건축·재개발이 사실상 주택 공급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데 정작 사업 현장에서는 이주비 대출 규제 때문에 이사를 못 가고, 공사비 급등 때문에 조합과 시공사가 충돌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정부가 공급 확대를 말하면서도 사업을 실제로 움직이는 금융과 공사비 문제를 풀지 못하면 공급 목표는 숫자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규제 억제’ 지친 서울… 오세훈 ‘닥공(닥치고 공급)’에 표 던졌다

6·3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시장 5선에 성공한 배경에는 서울 부동산 민심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선거가 단순한 지방행정 평가를 넘어 최근 수년간 이어진 부동산 정책과 전월세 시장 불안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평가 성격을 띠었다는 것이다. 4일 5기 서울시정 닻을 올린 오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서울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전월세 급등과 공급 부족 문제를 꼽았다. 그는 현 상황을 “정권의 이념 과잉이 만들어 놓은 부동산 지옥"이라고 규정하며 정부의 대출·세제 규제를 정면 비판했다. 오 시장은 “실거주를 강조하면서 시장에 나와야 할 물건이 묶이고 있다"며 “전세·월세·매매가가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선 직후에도 “방향 전환이 없으면 앞으로 1~2년 뒤 더 큰 부동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에 정책 재검토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같은 메시지가 서울 정비사업 지역과 전월세 시장 불안에 직면한 유권자들의 정서와 맞물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 오 시장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0곳에서만 정 후보를 앞섰지만,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와 용산·동작·영등포·강동 등 한강벨트에서 큰 격차를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특히 강남구에서는 오 시장이 65.98%를 얻어 정 후보 31.92%를 34.06%포인트 차로 앞섰고, 서초구에서도 오 시장 64.68%, 정 후보 33.19%로 31.49%포인트 격차를 냈다. 전체 판세에서는 오 시장이 49% 안팎, 정 후보가 48%대의 초박빙 승부를 벌였지만, 강남권 대량 득표가 막판 역전의 결정적 기반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들 지역은 압구정·반포·잠실·여의도·목동·노량진·용산국제업무지구 등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지가 밀집한 곳이다.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은 지역일수록 오 시장 지지세가 강하게 나타난 셈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수년간 누적된 부동산 규제에 대한 피로감이 이번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 시절 8·2 대책과 9·13 대책을 시작으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양도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강화, 15억원 초과 주택 대출 제한, 임대차 3법 등이 잇따라 시행됐다. 이후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과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공급 위축과 전세 매물 감소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특히 최근에는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 구역 43곳 가운데 39곳이 대출 규제로 이주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현장과 모아주택 사업지를 합치면 3만 가구 이상이 영향을 받는 규모다. 노량진·북아현 등 주요 정비사업지에서는 다주택 조합원의 이주비 대출이 막히면서 사업 지연 우려가 제기됐다. 정비업계에서는 공급 확대를 말하면서 정작 사업의 핵심 단계인 이주 절차를 막고 있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송파구 한 모아타운 대상지 토지등소유자는 “정비사업은 행정 절차도 중요하지만 결국 이주비와 사업비 조달이 막히면 한 발도 나아가기 어렵다"며 “이번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의 공약이 가장 현실적으로 들렸던 이유도 이주비 대출 문제를 직접 다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아타운이나 재개발은 수백 명의 이해관계자가 얽힌 사업이라 주민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금융 지원이 없으면 속도전이 불가능하다"며 “서울시가 이주비 대출과 정비사업 금융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방향은 현장 입장에서 가장 믿을 만한 대안으로 보였다"고 평가했다. 서울 시민들 역시 집값 자체보다 공급 부족과 전월세 불안을 더 큰 문제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강남구에 자가를 보유한 한 대기업 직원은 “서울시민들이 오세훈 시장 개인을 선택했다기보다 최근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측면이 크다"며 “집값 문제는 서울시장보다 대출 규제와 세제 정책을 쥔 중앙정부 영향이 훨씬 크다고 보는 시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재건축·재개발 규제와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공급이 늦어졌고 전세·월세 시장 불안도 커졌다"며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은 지역 유권자들이 오 시장에게 표를 몰아준 것은 공급 확대 요구와 중앙정부 정책에 대한 견제 의사가 함께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임대업을 하는 한 다주택자는 “보유세 강화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가 겹치면 고령 임대사업자들은 세금을 감당하지 못해 살던 집이나 보유 주택을 억지로 팔아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며 “수십 년 보유한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현금 소득이 부족한 고령자에게 과도한 세 부담을 지우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대사업자라고 모두 투기세력으로 볼 수는 없다"며 “전월세 시장에 주택을 공급해 온 고령 임대인들의 사정도 함께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금을 못 내 집을 처분하고 이주해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리는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동구에서 전세로 거주하다 최근 월세로 전환한 한 무주택자는 “전셋값이 크게 올라 결국 월세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며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문제는 집값보다 전세와 월세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출 규제와 세금 정책이 집값을 잡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전세 매물이 줄고 월세 부담만 커졌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며 “이번 선거에서 전·월세난에 지친 서민 불만까지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러한 민심을 바탕으로 향후 2031년까지 31만가구 공급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추진위원회 구성 단계를 생략하고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통합 처리하는 '쾌속통합' 제도를 도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사전검증 시스템을 활용해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이주 및 착공 직전 단계에 있는 약 8만5000가구 규모의 정비사업장을 집중 관리하고, 서울시 주택진흥기금을 기존 500억원에서 1000억원 규모로 확대해 이주비 대출과 사업자금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집값을 누가 잡을 것인가'보다 '누가 공급을 늘릴 것인가'에 대한 선택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시민들이 오 시장에게 보낸 신호 역시 집값 상승을 용인하겠다는 의미라기보다 공급 부족과 전월세난을 해결할 대안을 마련하라는 주문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오세훈 ‘승리’에 재건축·재개발 기대감↑… 서울 집값 향방은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서 서울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기대감에 휩싸이고 있다. 서울시장 사상 첫 5선 기록을 세운 오 시장이 향후 4년간 시정을 이끌게 되면서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한강변 정비사업 등 이른바 '오세훈표 공급 정책'의 연속성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의 정비사업 인허가 체계가 유지되면서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한남 등 주요 사업지의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오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2031년까지 31만가구 공급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핵심전략정비구역 지정과 쾌속통합 제도 도입, 신속통합기획 고도화 등을 통해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통AI기획' 등을 통해 사업 초기 단계부터 인허가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특히 한강변 정비사업이 최대 수혜지로 거론된다. 오 시장은 전체 공급 물량 가운데 약 19만8000가구를 한강변 지역에 집중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도 송파·용산·동작·영등포·강동·양천 등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은 지역에서 강세를 보였다. 함영진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은 신규 택지 확보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어서 결국 민간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오 시장 재선으로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전략정비구역 등 기존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 주요 정비사업 지역뿐 아니라 한강벨트와 강남권에서 높은 지지가 나타난 것도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일정 부분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이주비 대출 지원 등 사업 추진 과정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려는 정책 역시 정비사업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비사업 속도전이 곧바로 공급 확대나 집값 안정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최근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는 공사비 상승과 금융비용 부담, 조합원 분담금 증가 등이 사업 추진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더라도 사업성이 부족한 지역은 시공사 선정 단계부터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서울 곳곳에서는 공사비 증액 협상과 조합 내 갈등으로 사업 일정이 지연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무조건적인 속도전보다 주민 정착과 절차적 투명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송파구 삼전동 모아타운 대상지의 한 토지등소유자는 “재개발·재건축은 공급 확대도 중요하지만 기존 주민들의 정착과 생활 기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원주민 정착률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 속도만 강조할 경우 기존 주민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서구 신월7동 재개발구역의 한 토지등소유자도 “정비사업에서 속도도 중요하지만 절차적 합리성과 투명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결국 신속한 추진도 어려워진다"며 “행정 절차가 체계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돼야 주민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에서는 정비사업 중심 공급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경실련 경제정책팀 이주현 간사는 “오 시장은 정비사업을 통해 31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경실련 조사 결과 지난 14년간 정비사업을 통한 순공급량은 5만가구 정도에 불과했다"며 “연평균으로 보면 4000호 수준에 그쳐 정비사업 중심 공급 대책의 실질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건축이 이뤄진 단지와 그렇지 못한 구축 단지 간 가격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며 “정비사업 속도전과 함께 개발이익 환수 장치에 대한 논의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오세훈표 공급 정책보다 이재명 정부의 세제·금융정책에 쏠리고 있다. 실제 서울 시민들 사이에서도 “집값 안정은 서울시장 혼자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재건축·재개발은 결국 대출 규제와 세제 정책이 좌우한다", “서울시가 공급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중앙정부가 협조하지 않으면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주비 대출과 사업비 조달이 필수적인 만큼 금융 규제 완화 여부가 핵심 변수라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오세훈 시장 당선으로 정비사업 정책의 연속성은 확보됐지만 서울 집값의 향방은 결국 정부의 세제·공급정책이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며 “보유세 강화 등 세제 개편이 과도하게 추진될 경우 시장 반발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다소 둔화된 것은 시장 안정이라기보다 지방선거 이후 정부 대책을 기다리는 관망세에 가깝다"며 “전세·월세 시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실수요자의 매수 전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세무 전문가들도 세제 개편의 파급력을 주목하고 있다. 한 세무사는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부담이 커지면 거래비용 증가로 매물이 줄어들 수 있다"며 “거래 위축은 공급 확대 정책과 상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거주 1주택자나 임대 목적 보유 주택에 대한 보유세 부담이 확대될 경우 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돼 전세금이나 월세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미화 전주대학교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오세훈 시장의 부동산 정책은 이미 시장이 충분히 알고 있는 정책인 만큼 새로운 기대감보다는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이 확인됐다는 의미가 크다"며 “정비구역 지정 자체보다 실제 준공 물량이 얼마나 시장에 공급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 결과는 서울의 부동산 민심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부동산 정책은 결국 중앙정부의 영향력이 큰 만큼 오 시장도 정부와 협력 속에서 정책을 추진해야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번 5선 임기는 새로운 정책을 시작하기보다 그동안 추진해 온 정책을 완성하고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시기"라며 “서울시의회와 중앙정부, 정치권과의 협의와 조율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오세훈 시장의 5선 성공은 서울 정비사업 시장에 강력한 정책 연속성 신호를 보냈다. 다만 향후 서울 집값과 전월세 시장의 흐름은 서울시의 공급 정책만으로 결정되기 어렵다. 공급 확대 기대와 현실적 한계, 그리고 이재명 정부의 세제·금리 정책이 맞물리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지선 D-1] 정원오 “500세대 미만 구청 이관”…오세훈 “정비구역 85곳 신속 착공”

6·3 서울시장 선거를 하루 앞두고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방안을 놓고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2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 후보는 인허가 권한 분산과 현장 밀착 지원을 통해 정비사업 병목을 해소하겠다고 밝혔고, 오 후보는 정비구역 신속 착공과 역세권 활성화 사업 확대를 중심으로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고 맞섰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엠스퀘어에서 열린 '찾아가는 간담회㉓: 문래창작촌편'에서 본지 질의에 “인허가 과정에서 모든 것이 서울시로 몰려 있는 부분을 나누는 것이 첫 번째"라며 “500세대 미만 사업장은 구청으로 권한을 넘기는 문제도 우선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심의위원회와 건축위원회, 도시계획심의위원회 등의 횟수를 늘려 사업 추진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후보는 전날 용산구 정비사업 관계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기존 서울시 정비사업 정책의 방향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전날까지 '찾아가는 간담회'를 22차례 열었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서울 자치구별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현안을 다룬 일정이었다. 전날 오후 8시10분 강태웅 용산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용산구 재개발·재건축 간담회도 그 연장선이었다. 이 자리에는 재개발·재건축·도심복합개발·리모델링·역세권 활성화 사업 등 용산 지역 22개 정비사업 구역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신속통합기획 중심의 행정 지원이 다른 사업 방식에는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특정 사업 방식에 편중되지 않는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비사업 경험이 풍부한 공무원을 시장 직속 '정비사업 전문 매니저'로 지정해 사업 추진이 어려운 지역에 파견하고, 조합과 구청·서울시 간 실무 조정과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용산 등 사업성이 낮은 지역의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공공 임대주택 매입 단가를 현실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오세훈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역 3번 출구 앞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선대위는 별도 자료를 통해 시정 복귀 후 100일 안에 시민 체감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100일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주거·부동산 분야에서는 조기 착공이 가능한 정비구역 85곳의 신속 착공과 역세권 활성화 사업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주택 공급 절차를 단축하고 고밀 복합개발을 확대해 시장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오 후보는 질의응답에서 “서울을 글로벌 톱3 도시로 만들겠다"며 삶의 질과 도시 경쟁력, 매력도를 함께 높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정원 도시, 초록 공간, 한강변의 여유 공간을 많이 만들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걷는 도시가 됐다"며 “서울 시민들의 삶의 질 순위가 글로벌 평가기관들에 의해 우상향되고 있는 만큼 4년만 더 열심히 뛰면 글로벌 톱3에 진입할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주거 문제와 관련해서는 청년층의 주거 부담을 언급했다. 오 후보는 대학 축제 현장 방문 경험을 소개하며 “젊은이들로부터 월세방을 얻는 데 너무 힘들다는 하소연을 들었다"며 “서민들이 팍팍하게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바로잡고,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선대위는 당선 직후 30일 안에 즉시 실행 가능한 과제를 추진하고, 100일 안에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 역시 선거 막판 정비사업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오 후보는 앞서 '부동산지옥 시민대책회의'를 서울 자치구 곳곳에서 열고 재건축·재개발 현장의 민심을 청취했다. 선거 기간 오 후보도 재건축·재개발, 주거 안정,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을 주제로 한 현장 일정을 다수 소화하며 정비사업 속도전을 강조해 왔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단독] 한강공원 연결한다더니…덮개공원 미완공에도 반포 신축 입주 길 열려

서울 첫 한강 덮개공원으로 주목받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사업에서 덮개공원이 입주 시점까지 완공되지 않더라도 공동주택 부분의 입주와 소유권 이전을 위한 법적 통로는 열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초구는 해당 공동주택 공사가 완료되면 적기 입주가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서울시장 후보 TV토론에서도 반포주공 덮개공원은 공공기여 시설 이행과 부분준공 허용의 형평성 문제로 거론됐다. 덮개공원 조성이 입주 이후로 밀릴 경우 기부채납 이행과 시민 개방을 어떻게 끝까지 담보할지가 남은 쟁점이다. 2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초구 재건축사업과는 본지에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 “해당 사업의 공동주택에 대해 공사가 완료됐다면 우리 구는 적기 입주가 가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덮개공원 완공 전 소유권 이전고시에 대해서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6조 제1항 단서 조항에 따라 해당 정비사업 공사가 전부 완료되기 전이라도 완공된 부분은 준공인가를 받아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덮개공원 미완공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관할 지자체인 서초구가 본지 질의에 해당 사업의 공동주택 부분 적기 입주와 완공 부분 소유권 이전 가능성을 공식 답변한 것이다. 다만 소유권 이전고시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서초구 관계자는 “대지확정측량, 관리처분계획을 통한 소유 정리, 기부채납시설 주관부서 협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덮개공원의 향후 운영·관리 주체에 대해서는 “서울시 및 서초구"라고 밝혔다. 결국 법적으로는 완공된 주택 부분에 대해 준공인가와 소유권 이전이 가능한 길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공공기여 시설 미완공만으로 입주가 지연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그러나 아파트 입주와 소유권 이전이 먼저 이뤄진 뒤 공공기여 시설 조성이 뒤따르는 구조에서는, 기부채납 이행을 어떻게 끝까지 담보할 것인지가 별도 과제로 남는다. 반포 덮개공원 완공 시점이 쟁점이 되는 이유는 남은 절차 때문이다. 이 사업은 하천점용허가와 발주·시공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착공과 완공 시점이 유동적이다. 착공 이후에도 공사 기간이 필요한 만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입주 시점에 덮개공원이 완공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문제는 최근 서울시장 후보 TV토론에서도 공공기여 시설 이행과 부분준공의 형평성 문제로 언급됐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행당7구역 기부채납 시설 지연 문제를 비판하자, 반포주공1단지 덮개공원 사례를 들어 공공기여 시설 이행과 부분준공 허용을 둘러싼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시가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과 연계해 추진하는 한강 덮개공원은 올림픽대로 상부를 덮어 단지와 반포한강공원을 지상으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2024년 국제설계공모 단계에서는 올림픽대로 상부 약 1만㎡를 숲과 녹지로 덮어 정원, 숲놀이터, 오솔길, 산책로 등을 조성하고 2027년 완공한다는 구상이 제시됐다. 이후 서울시는 최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정비구역 내 '문화공원2 조성계획 결정 및 지형도면'을 고시했고, 고시 기준으로는 단지 쪽 진입광장과 녹지 산책로, 한강변 보행축 등을 포함한 전체 공원 면적이 약 4만5209㎡ 규모의 'T자형' 공원으로 정리됐다. 이 사업은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조합이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는 대신 내놓은 공공기여 시설이다. 조합은 덮개공원 조성을 학교·공공청사 등과 함께 공공기여 항목으로 제시했고, 서울시는 한강 접근성 개선과 시민 이용 공간 확충이라는 명분으로 이를 받아들였다. 서울시는 덮개공원이 특정 단지에 의해 폐쇄되거나 주민 전용 공간처럼 운영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덮개공원은 재건축 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기반시설"이라며 “기반시설은 소유권이 지자체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덮개공원까지 진입하는 부분에 조성되는 공원은 서초구로, 덮개공원은 서울시로 소유권이 넘어온다"며 “따라서 단지에서 이를 폐쇄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외부 시민 접근성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단지 내부를 통과하지 않고 접근 가능한 구조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외부 시민이 아파트 단지 내부를 지나지 않고 덮개공원에 접근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가능하다"고 답했다. 관리주체와 유지관리비 부담 문제에 대해서도 “래미안 원베일리 사례는 기부채납 시설이 아니라 개방형 커뮤니티 시설로, 주민시설을 개방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관리하는 것이 맞다"며 “덮개공원은 기부채납이 되는 시설이기 때문에 유지관리도 시에서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법적 소유권만으로 공공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윤은주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부장은 “공공기여 시설이라면 특정 단지 주민의 편익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모든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며 “시민 누구나 눈치 보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지, 단지와 동선이 분리돼 있는지, 운영 과정에서 사실상 출입 제한이 발생하지 않는지, 공공기관이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이익 환수를 목적으로 만든 공공기여 시설이 초고가 아파트의 프리미엄을 높이는 수단으로 작용한다면 본래 취지가 약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도 공공성 논란은 확인됐다. 이날 에너지경제신문이 직접 찾은 해당 재건축 현장 인근에서 한강으로 가는 길은 출발 지점에 따라 체감이 달랐다. 구반포역에서 기존 동선을 따라 반포한강공원으로 향하자 약 9분이 걸렸다. 반면 신반포역에서 재건축 현장을 지나 반포서래섬나들목을 거쳐 한강공원으로 이동하자 약 21분이 소요됐다. 한강은 가까웠지만, 어느 역에서 출발하느냐와 어떤 길을 찾느냐에 따라 접근성은 갈렸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서래섬나들목에서 만난 반포동 주민은 “구반포역 큰 도로를 따라 들어오면 한강에 금방 닿는다"며 “지금은 젊은 사람들이 반포한강공원 중심부로만 몰리는데, 동작역이나 구반포역 쪽 접근이 알려지면 사람들이 분산되고 이 일대도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강공원 산책로에서 만난 잠원동 주민은 “한강공원은 이미 동서로 길게 이어져 있어 외부에서 걷는 사람들은 굳이 아파트 쪽 덮개공원까지 올라갈 일이 많지 않을 것 같다"며 “결국 아파트 쪽에서 넘어오는 사람들이 주로 쓰는, 입주민 전용도로처럼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공공기여 형태로 개방을 전제로 했던 공간들이 운영 과정에서 실제로는 막히거나 과태료를 물고도 개방하지 않는 식의 사례가 있었다"며 “이런 문제가 제기되는 것 자체가 공공기여 시설 운영에 대한 신뢰가 낮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원 형태의 공공기여는 내부 정원처럼 쓰이면서 단지 가치를 높여주는 방식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서울시가 시민 이용이 계속 보장될 수 있는 방안을 명백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최 소장은 물리적 연결의 필요성과 별개로 공공기여 방식의 적절성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주택 부족이고, 공공임대주택이나 저렴한 주택처럼 공공성이 더 높은 방식이 우선 검토될 필요가 있다"며 “공공기여가 단지 가치를 높여주는 방식으로만 작동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강공원이 이미 있는 곳에 또 공원이 필요한지가 공공성을 위한 최우선 과제였는지도 따져봐야 한다"며 “복지시설이나 보건소처럼 모두에게 열릴 수밖에 없는 공공시설을 넣는 방식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강변 정비사업에서 덮개공원은 반포 한 곳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는 압구정3구역, 성수전략정비구역, 용산국제업무지구 등에서도 한강 접근성 개선과 입체 보행공간 조성을 공공기여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어,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사례가 본격화하면 다른 한강변 정비사업지의 유사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반포 덮개공원은 인허가 과정에서 공공성과 안전성을 둘러싼 이견이 제기된 바 있다. 서울시는 시민의 한강 접근권 확대와 기술적 보완 가능성을 내세웠지만, 한강유역환경청은 과거 협의 과정에서 민간 아파트 주민에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점과 유수 흐름 저해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본지에 추가 입장을 내고 기부채납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아파트 공사가 완료될 경우 덮개공원 공사비를 제3자 계좌에 예치하는 방식으로 조합과 사전에 협의했다"며 “이를 통해 덮개공원 공사비와 관련한 리스크를 줄이고, 아파트 입주에는 지장이 없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강유역환경청과의 협의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과거에는 공공성과 안전성 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지난해 10월 한강유역환경청이 주최한 관련 심의를 통과했다"며 “현재 관련 쟁점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지선 D-2] 주택공급 확대 외치는 오세훈·정원오, 해법은 달라

서울시장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정책 대결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양 후보 모두 주택 공급 확대와 교통 혁신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서울이 직면한 주거난과 교통난의 원인 진단과 해법에서는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부동산 정책만 놓고 보면 두 후보의 공약은 의외로 닮아 있다. 오 후보는 '신속통합기획 2.0'을 중심으로 2031년까지 31만호 공급을 목표로 제시했다. 서울시가 정비사업 초기 단계부터 적극 개입해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사업성을 높여 재건축·재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오 후보는 지난달 31일 캠프 기자회견에서 “서울의 사실상 유일한 신규 주택공급 대책은 정비사업"이라며 “재건축·재개발 이주비 대출 규제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최근 전월세 시장 불안과 관련해서는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와 시장 기능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정 후보는 '3136+ 착착 포트폴리오'를 통해 2031년까지 36만호 공급을 약속했다. 공급 물량 대부분을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 확보한다는 점에서는 오 후보와 유사하지만 추진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정 후보는 1일 서울역 앞 기자회견에서 “강남·반포·압구정·성수 등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정부와 협력해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며 “주거 공급 확대와 전월세난 해소를 동시에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어 “재건축·재개발 실수요자의 이주비 문제와 양도·양수 문제도 정부와 협력해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 일부를 자치구에 이양해 사업 지연을 줄이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500세대 이하 정비사업은 구청이 직접 처리하도록 하고 서울시는 착공과 입주 단계까지 밀착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결국 두 후보 모두 공급 확대를 핵심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오 후보가 서울시 중심의 통합 관리와 정비사업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면, 정 후보는 정부 협력과 권한 분산을 통한 사업 속도 제고를 강조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급 목표보다 실제 사업 추진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정비사업 전문 변호사는 “지금 서울 정비사업의 병목은 정비구역 지정이 아니라 관리처분 이후 단계"라며 “이주비 조달 문제와 공사비 증액, 조합 내부 갈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사업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은마아파트와 압구정, 목동, 여의도, 성수전략정비구역, 한남뉴타운 등 주요 사업지 역시 규모가 큰 만큼 변수도 많다"며 “공급 공약은 숫자 경쟁보다 실행 가능성을 중심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정비업계에서는 정비구역 지정 자체보다 공사비와 사업성, 이주 문제가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인허가 단축뿐 아니라 금융 지원과 사업성 확보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급 확대라는 목표는 같지만 전월세난 해법에서는 시각차가 뚜렷했다. 정 후보는 최근 TV토론과 지난달 31일 양천구 파리공원 도보유세 등에서 “재건축·재개발은 착공부터 입주까지 10~15년이 걸리는 사업"이라며 “당장 전월세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급 대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빌라와 오피스텔, 역세권 소규모 주택은 2~3년 안에도 공급이 가능하다"며 “전월세 문제는 아파트 공급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공주택과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병행해 단기 공급 부족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후보는 최근 서울 전세난의 원인으로 입주 물량 감소와 비아파트 시장 위축을 지목하며 공공주택과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또 “청년과 신혼부부, 사회초년생은 당장 내년에 입주할 집이 필요하다"며 “장기 공급 대책과 단기 공급 대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 후보는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를 서울 부동산 시장 안정의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 캠프 기자회견에서 “서울의 사실상 유일한 신규 주택공급 대책은 정비사업"이라며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또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등을 통해 공급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 후보 모두 공급 확대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정 후보가 공공주택과 비아파트를 포함한 다양한 유형의 공급 확대를 강조한다면 오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대규모 주택 공급 확대를 보다 근본적인 해법으로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과 함께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핵심 쟁점은 교통이다. 정 후보는 지난달 29일 교통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30분 통근도시 서울'을 대표 브랜드로 제시했다. '5분 버스정류장, 10분 역세권'을 핵심으로 버스와 지하철, 경전철을 촘촘하게 연결해 서울 어디서든 30분 안에 주요 생활권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서부선과 강북횡단선 등을 연계한 격자형 철도망 구축과 가칭 '동부선'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심야 시간대 지하철 노선을 따라 운행하는 '서브웨이 팔로워 버스' 도입과 장기간 지연된 경전철 사업의 공사비 현실화를 통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경부선 철도 지하화 역시 핵심 공약이다. 정 후보는 서울역에서 영등포·구로·금천을 잇는 구간을 정부와 협력해 조기 추진하고 상부 공간에는 공공주택과 녹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반면 오 후보는 '서울 교통 대전환'을 내세우고 있다. 도시철도 급행화와 철도·도로 지하화, 경전철 조기 추진 등 대규모 교통 인프라 확충을 통해 서울의 교통 체계를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목동선, 면목선, 난곡선, 우이신설선 연장 등 주요 도시철도 사업의 조기 추진과 철도망 확충을 강조하고 있다. 경부선 지하화 역시 찬성하지만 상부 공간을 글로벌 비즈니스 거점으로 육성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양 후보 모두 공급 확대와 교통 인프라 확충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오 후보가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대규모 주택 공급과 광역 인프라 구축을 강조한다면 정 후보는 정부 협력과 권한 분산, 다양한 주택 유형 공급, 생활밀착형 교통망 구축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편, 양 후보의 차이는 공급 정책이나 교통 공약뿐 아니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중앙정부와의 관계 설정에서도 드러난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역 앞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장은 대통령과 싸우는 자리가 아니라 시민 삶을 챙기는 자리"라며 정부 협력론을 내세웠다. 그는 재건축·재개발, 경부선 지하화, 경전철 사업 등 서울의 주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 후보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정부와 서울시가 손발을 맞춰야 재건축·재개발 속도를 높이고 교통 인프라 확충도 앞당길 수 있다"며 이재명 정부와의 정책 공조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오 후보는 재선에 성공할 경우 국무회의에 참석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 개선을 직접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3부2민(3대 부동산 개선·2대 민생 제언)'을 발표하며 재건축·재개발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개선 등을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단독] 서울에만 6만7000호 멈췄다…착공 지연 10만호 중 86%는 민간사업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범정부 주택공급 현장 애로해소 지원센터'를 출범시킨 가운데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1년 이상 착공이 지연된 주택 물량이 약 10만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86%가 민간사업으로 파악되면서 공급 확대의 핵심 과제가 민간 사업장의 착공 정상화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에너지경제신문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단독으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1년 이상 착공이 지연된 주택은 약 10만호 규모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6만7000호로 가장 많고 경기 규제지역이 3만3000호 수준이다.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9만4000호, 비아파트는 6000호대 수준으로 파악됐다. 사업 주체별로는 민간사업이 8만6000호, 공공사업이 1만4000호 수준이었다. 전체 지연 물량의 대부분이 민간사업에 집중된 셈이다. 국토부는 이날부터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범정부 주택공급 현장 애로해소 지원센터를 가동하고 착공 지연 사업장의 애로사항 해소에 나섰다. 다만 정부도 아직 10만호의 정확한 지연 원인은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10만호는 인허가 이후 일정 기간 착공하지 않은 물량을 시스템상으로 추출한 수치"라며 “개별 사업장 10만 세대를 전수조사해 원인을 분류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인허가를 받은 주택은 총 32만3000호 규모다. 이 가운데 약 10만호가 평균보다 늦게 착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는 협회 등을 통한 사전 파악 결과 자금조달 문제와 인허가 협의, 사업성 악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PF 대출이나 브리지론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사업 추진이 늦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고,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우 이주비와 중도금 조달 문제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자체와의 인허가 협의, 기부채납 조건 조정 등 행정 절차가 장기화되는 경우도 있으며, 공사비 상승과 비아파트 수요 위축 등으로 사업성이 떨어져 착공을 미루는 사업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사업장별 애로 유형을 파악하기 위해 이날부터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한국디벨로퍼협회 등을 통해 현장 애로 접수를 시작했다. 지원센터는 수도권 규제지역 내 인허가 후 미착공 사업장과 신규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업 기획·인허가·착공·준공 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인허가, 자금조달 등 각종 애로를 접수받아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지원센터의 우선 관리 대상 사업장이나 지역별 중점 지원 대상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실제 지원 대상은 협회 등을 통한 현장 신고를 접수한 뒤 선정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향후 2~3주간 신청을 받은 뒤 1차 분류 작업을 거쳐 지원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다. 지원센터 운영을 통해 올해 몇 호를 추가 착공시키겠다는 구체적인 목표치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부분이 민간사업인 만큼 정부가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살펴봐야 한다"며 “사업성이 부족하거나 시행자의 사업 추진 의지가 낮은 경우는 정부 지원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청이 들어오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어떤 애로든 우선 살펴보고 지원 가능한 부분은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며 “필요하면 제도 개선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신규 택지 공급 확대 못지않게 이미 인허가를 마친 사업장의 착공 정상화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정부가 조기 착공을 통해 공급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고 수도권 전셋값 불안과 집값 상승 압력을 완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택지 공급을 앞당겨 무주택자들이 보다 빠르게 분양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현재 착공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PF와 공사비 문제를 꼽았다. 그는 “중동 지역 불안에 따른 유가 변동성과 환율 불안이 지속되면서 건설 자재 가격과 공사비 부담이 커졌다"며 “PF 조달 여건 역시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서울에만 6만7000호의 착공 지연 물량이 집중된 것과 관련해 “민간 사업장의 경우 PF와 공사비 부담으로 사업 추진이 늦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공급자 금융지원과 인허가 패스트트랙 등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병행돼야 착공 정상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착공이 지연된 사업장들은 이미 인허가를 받은 상태인 만큼 토지 확보와 각종 행정절차가 상당 부분 진행된 사업들"이라며 “자금조달 문제만 해소되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분양과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규제지역은 신규 택지를 통한 공급 확대에 한계가 있는 만큼 재건축·재개발 등 기존 사업장의 정상화가 사실상 가장 현실적인 공급 확대 수단"이라며 “인허가를 받은 사업장의 착공을 앞당기는 것이 공급 효과를 가장 빨리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PF 시장 경색으로 브리지론에서 본 PF로 전환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고 금융권 대출 심사도 강화된 상황"이라며 “정부가 현장 애로를 실제 사례 중심으로 파악해 금융당국과 협의한다면 공급 지연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