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미지

송재석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재석 기자 입니다.
  • 금융부
  • mediasong@ekn.kr

전체기사

“1550원 찍더니 급반전”...환율 꺾이자 ‘삼전닉스’ 매수세 폭발

미국 고용지표 부진으로 달러 강세가 한풀 꺾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30원 넘게 급락했다. 외환시장의 긴장이 완화되자 전날 급락했던 국내 증시에도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고, 코스피는 장중 극심한 변동성 끝에 8000선을 되찾았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오후 3시30분 기준)를 전일보다 30.2원 내린 1525.6원에 마쳤다. 하루 낙폭으로는 지난 4월 8일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환율은 이날 1544.5원으로 출발한 뒤 장 초반부터 하락 폭을 확대했다. 오전 중 1530원대로 내려선 이후 한동안 등락을 반복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이 더욱 커지며 1520원대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환율은 1555.8원까지 치솟으며 2009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나흘간 이어진 급등세도 이날 하루 만에 모두 되돌려졌으며,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달 1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환율 반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미국의 고용지표였다. 간밤 발표된 6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5만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시장 예상치인 11만명을 크게 밑돌았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날 101선에서 움직이던 지수는 이날 오후 기준 100.703까지 내려왔다. 엔화가 반등한 점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일본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영향으로 엔·달러 환율은 160엔대로 내려왔고, 최근 이어졌던 엔화 약세 흐름도 일단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단기 고점을 통과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증가했다. 여기에 옵션시장에서 환율 상승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의 포지션 정리까지 겹치며 하락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장 후반에는 국내 외환당국도 시장 안정 차원의 달러 매도에 나선 것으로 시장은 추정했다. 미국 독립기념일 대체휴일로 미국 금융시장이 쉬는 시기와 맞물려 일본은행이 개입에 나선 전례가 많았던 만큼, 한국 당국 역시 같은 시점에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자 국내 증시도 하루 만에 반등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40.25포인트(5.76%) 상승한 8088.34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지수는 상승 출발했지만 곧바로 하락 전환하며 한때 7378.10까지 밀렸다. 전날 큰 폭으로 급락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개장 직후에도 약세를 이어가자 투자심리가 다시 위축된 영향이다. 그러나 기관투자가들이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매수에 나서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4597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최대 순매수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장중 삼성전자는 31만3000원까지 오르며 9%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 역시 245만4000원까지 치솟으며 12% 이상 강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비중이 절반을 넘는 두 종목이 동시에 급등하자 코스피도 상승 탄력을 키웠고, 오후 1시47분에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시장도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됐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9포인트(0.19%) 오른 868.41로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긴장감이 일부 완화되고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전날 과도했던 위험회피 심리가 진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향후 환율과 증시의 방향은 미국의 추가 경제지표와 주요국 통화정책, 외환당국의 대응 여부 등에 따라 다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수도권에만 몰렸던 투자금”...국민성장펀드 ‘1조 지방리그’ 신설

정부가 수도권에 쏠린 벤처투자 구조를 바꾸기 위해 지방 기업을 겨냥한 전용 투자펀드를 신설한다. 국민성장펀드 내 '지역전용리그'를 통해 향후 5년간 1조원을 지방 기업에 집중 공급하고, 부산을 비롯한 지역 첨단산업 육성에도 정책금융 지원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날 부산 유라시아플랫폼에서 '부산지역 첨단산업·벤처생태계 간담회'를 열고 지역 투자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행사는 부산과 동남권 첨단산업 현장의 애로를 듣고 국민성장펀드 운영 개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위는 지역 창업과 상생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해 창업·보육 플랫폼을 확대하고 민관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국민성장펀드 안에 지역전용리그를 새로 만들어 향후 5년간 1조원을 지방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해당 펀드는 결성 자금의 60% 이상을 지방 소재 기업에 의무적으로 집행해야 한다. 금융위는 이달 중 3곳 안팎의 운용사를 선정한 뒤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펀드 조성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현재까지 국민성장펀드 승인을 받은 21개 사업 가운데 부산 기업이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언급하며, 향후 2차 메가 프로젝트에 포함된 미래 모빌리티와 방산 지원 사업 등을 통해 부산에서도 국민성장펀드 승인 사례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역으로 자본이 흘러가지 않는 구조적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정보의 불균형과 생산시설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방으로 자본이 스스로 찾아가지 않는 구조가 굳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의 경쟁력으로 항만 인프라와 MRO(유지·보수·정비) 클러스터를 꼽으며, 첨단산업을 대표할 기업 육성과 벤처생태계 활성화가 함께 이뤄져야 부산의 강점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역 업계에서는 투자 생태계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제안도 이어졌다. 지역 벤처캐피탈 시리즈벤처스의 곽성욱 대표는 지역에는 투자 운용사뿐 아니라 자본과 산업이 연결될 수 있는 교류 공간도 부족하다며 도심 복합 인프라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BNK벤처투자는 지역 전용 세컨더리 펀드가 마련되면 투자 회수와 재투자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대한항공은 간담회에서 항공 피지컬 인공지능(AI)과 지능형 전장관리 운영체제(OS) 등을 기반으로 무인기 산업 생태계를 확대하고 미래항공 클러스터를 조성해 지역과의 상생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이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제도 개선에 반영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오늘 간담회에서 제기된 지역 운용사 인센티브, 지역 첨단 생태계 기업의 자금 접근성 확대 등 의견을 수렴해 현재 준비 중인 '국민성장펀드 운영 개선방안'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재수 부산시장과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 김성주 부산은행장을 비롯해 대한항공, 크리스틴컴퍼니, 한국정밀소재, 레디로버스트머신 등 지역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부산이 기업의 창업과 성장, 투자까지 이어지는 기반을 갖춰야 지역 경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다며 중앙정부와 금융권의 협력을 바탕으로 지역 기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도수치료에도 ‘쿼터’ 생겼다”...보험 적용 ‘15회 룰’ 도입

도수치료가 사실상 건강보험 체계 안으로 편입되면서 이용 기준과 가격 구조가 동시에 재편된다. 정부는 비급여 영역에서 폭넓게 운영되던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묶고, 연간 이용 횟수에 제한을 두는 방식으로 제도 틀을 손질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1일부터 도수치료에 관리급여를 적용해 환자 본인부담률 95% 기준으로 1회 약 43850원을 부담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기존처럼 병원별로 크게 벌어졌던 가격 편차를 줄이고, 의료비 구조를 보다 표준화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도수치료의 1회 평균 비용이 약 11만원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제도 개편의 핵심은 '이용 횟수' 관리다. 앞으로 도수치료는 건강보험 기준에서 주 2회, 연 15회까지만 인정된다. 다만 수술 후 회복이나 골절 등으로 관절 구축·강직이 명확한 경우에는 의사 판단에 따라 최대 연 24회까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복지부는 도수치료의 성격을 고려해 이번 기준을 설정했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도수치료는 진료비 규모 및 의료기관별 가격 편차가 크고, 치료 효과가 일부 있지만 선택적·보조적 성격이 큰 치료임에도 오남용 우려가 있어 기준 마련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효과성과 남용 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제도 설계가 불가피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환자 부담 구조도 함께 바뀐다. 관리급여로 편입되면서 의료적으로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높은 본인부담률이 유지되고, 불필요한 이용은 제한된다. 치료 목적이 아니라 체형 교정이나 피로 회복 등 개인 선택에 따른 도수치료는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며, 횟수 제한 없이 전액 본인이 부담하게 된다. 정부는 올해 제도가 시행되는 점을 고려해 적용 기준을 일부 조정했다. 올해는 하반기 시행인 만큼 1년 기준을 6개월에 맞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도수치료 시행 시 효과 평가와 관련된 기록 의무도 강화된다. 아울러 기본적인 물리치료를 일정 기간 먼저 시행한 뒤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에 한해 도수치료를 시행하도록 하는 단계적 치료 원칙도 적용된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가격 안정과 과잉 진료 억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의료 현장에서는 치료 선택권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부 의료기관이 도수치료 운영을 축소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 실제 환자 접근성 변화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고형우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제도 설계의 현실성을 강조했다. 그는 “도수치료는 효과성이 낮게 권고돼 비급여로 진행됐던 것이고 의사회와 의학회에 문의했을 때도 횟수 제한은 15∼24회 정도가 적정하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손보험 자료로도 도수치료는 연 12회가 평균이어서 연 15회면 95%의 대상자를 커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도 운영 이후의 조정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정부는 3년 단위로 운영 성과를 점검해 급여 유형과 세부 기준을 보완할 계획이다. 또한 현장 의견을 반영해 하반기 중 횟수 제한 등 일부 기준을 추가로 손볼 가능성도 남겨두고 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2%대가 아니라 4%?”...韓 성장률 전망 ‘급격한 재평가’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기대가 맞물리면서 3%를 넘어 4%대 성장까지 거론되는 분위기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과 연구기관 다수가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일부 기관은 한국은행의 기존 전망치인 2.6%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을 제시하며 시선을 끌고 있다. 가장 공격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은 영국의 캐피털 이코노믹스로,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성장률을 4.0%로 제시했다. 해당 기관은 올해 들어 전망치를 2월 1.0%, 3월 1.6%, 4월 2.7% 등으로 지속적으로 높여 왔고, 최근 들어 4%대까지 상향 폭을 키웠다. 또 다른 고성장 전망도 등장했다. 국내 재보험사 코리안리는 올해 한국 경제가 4.1%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며 시장 내 가장 높은 수준의 전망치를 제시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42개 국내외 기관 중에서도 3% 이상 성장을 예상한 곳은 11곳에 달했다. JP모건은 3.7%, 호주뉴질랜드은행과 내셔널호주은행, iM증권은 각각 3.6%를 제시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와 씨티는 각각 3.5% 수준을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호주뉴질랜드은행그룹(ANZ)은 3.1%, ING 파이낸셜마켓과 독일 데카방크는 3.0%로 전망 범위를 제시했다. 씨티는 최근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3.5%로 0.4%포인트 높이며 상향 조정 흐름에 동참했다. 해당 기관은 최근 몇 달간 경기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타난 점과 함께 기술 투자 확대 및 인프라 지출 증가 가능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9월 초까지 최대 2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도 고려 요인으로 언급했다. 다른 기관들도 비슷한 방향으로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기존 2.0% 전망치를 3.0%로 크게 올리며, 수출과 투자 개선 흐름을 반영했다. 연구소는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부담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와 정부 재정 집행 효과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의 전망 수정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2.6%로 보고 있으나, 1분기 성장률 잠정치가 기존 속보치보다 상향된 1.8%로 집계되면서 전망 조정 여지가 커진 상황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환전소 앞에서 고민”...엔저까지 겹치며 ‘원화 약세’ 심화

외환시장이 연일 거친 흐름을 이어가며 원화 약세 압력이 다시 강화됐다. 달러 강세와 글로벌 자금 이탈이 겹친 가운데, 외환당국은 올해 1분기에도 대규모 달러 매도에 나서며 시장 안정에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550원을 웃돌며 심리적 저항선을 위협했다. 오전 거래 초반에는 1540원 초반대로 출발했지만 곧바로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고, 장중 1550.2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이후에도 내내 전일 대비 높은 레벨에서 움직임이 이어졌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도 환율은 1550원에 근접한 1549원대 후반까지 올라서며 직전 기록을 하루 만에 다시 경신했다. 장중 흐름과 종가 모두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연상시키는 구간에 진입한 셈이다. 원화 약세를 자극한 배경으로는 복합적인 요인이 동시에 작용했다. 달러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강세 흐름을 유지했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101대에서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대규모로 이어지며 달러 수요를 키웠고,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원화 부담이 더욱 커졌다. 특히 엔·달러 환율은 162엔대까지 상승하며 약 40년 만의 엔화 약세 국면을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일본 재무성이 필요 시 외환시장에 개입할 여지는 남아 있지만,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기조와 정면으로 맞서는 구도인 만큼 실제 개입이 쉽게 단행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국제 금융시장 흐름을 감안하면 정책 대응만으로 추세 전환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국내 유가증권시장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최근 연속 순매도 흐름을 이어가며 이날까지 3조원대 후반 규모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일에는 하루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매도세가 나오면서 시장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한편 외환당국은 원·달러 환율 급등 국면에서 적극적인 개입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한국은행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올해 1분기 동안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약 136억 2800만 달러를 순매도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도 상당한 규모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대규모 매도 대응이 연속적으로 이어진 흐름이다. 1분기 동안 원·달러 환율은 연초 1430원대 후반에서 3월 말 1530원대까지 상승하며 뚜렷한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중동 지역 긴장 고조 등 대외 불안 요인이 겹쳤던 시기에는 외환보유액이 감소할 정도로 시장 방어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CEO 견제하랬더니 ‘참호’만 쌓았다”...금감원, 은행권에 ‘경고장’

금융감독원이 은행지주 지배구조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최고경영자(CEO)를 견제해야 할 제도가 오히려 경영진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용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사외이사 선임부터 CEO 승계, 보수체계까지 전반에 걸쳐 제도 취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금감원은 29일 '2026년 상반기 은행권 내부통제 워크숍'을 열고 최근 실시한 은행권 지배구조 점검 결과와 내부통제 개선 방향을 공유했다. 금융당국은 다음 달 발표를 목표로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점검에서는 CEO 승계 절차가 현직 경영진에게 유리하게 운영된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 CEO 체제에서 꾸려진 이사회가 차기 CEO 선임 절차를 주도하면서 견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승계 기준을 현직 CEO에게 유리하게 변경하거나 후보 평가자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의사록을 부실하게 관리한 사례도 확인됐다. 사외이사 선임 과정 역시 독립성과 객관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해상충 여부를 검증하는 절차가 미흡했고, 후보 추천도 내부 인사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외부 후보군은 경쟁 과정에서 불리한 여건에 놓이거나 후보 관리 자체가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사례도 적발됐다. 이사 보수 체계에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개별 이사의 보수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주주들에게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고, 일부 보수위원회에서는 임원이 자신의 보수 결정 과정에 참여한 사례도 있었다. 금감원은 단기 성과를 지나치게 추구하지 않도록 보수체계를 보다 합리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TF를 통해 이사회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고, CEO 선임·연임 절차에 대한 통제 장치를 보완하는 한편 성과보수 운영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관련 개선안은 다음 달 공개될 예정이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사업자대출 관리 실태와 개인채무자 보호 제도 운영 결과도 함께 공개됐다. 금감원은 사업자대출이 승인된 목적과 다르게 사용되는 사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사후관리 생략과 자금 사용처 확인 미흡 등 내부통제 취약 사례를 은행권에 안내하고, 사후 점검 체계와 위반 사례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개인채무자보호법 이행 상황을 점검한 6개 은행에서는 연체관리와 채무조정 전반에 걸쳐 소비자 권익을 침해한 사례가 확인됐다. 부적절한 주택 경매 신청, 추심 연락 횟수 제한 위반, 기한이익 상실 예정이나 채권 양도 예정 사실을 고객에게 알리지 않은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금감원은 법령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제재하고 취약 차주의 권익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인공지능(AI) 활용 확대에 맞춘 새로운 내부통제 체계 마련 필요성도 강조됐다. 곽범준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는 “AI 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춰 AI 기술의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를 예방하고 통제할 수 있는 내부통제 및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회사가 AI 리스크 관리뿐 아니라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와 취약계층 보호 체계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당부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환전할 때마다 놀란다”...1500원 환율 굳히는 외국인 ‘엑소더스’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1500원대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새로운 기준선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는 데다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원화 가치가 뚜렷하게 반등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2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주간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 평균은 1500.1원을 기록했다. 이번 주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는다면 올해 2분기 평균 환율 역시 15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분기 평균 환율이 1500원을 웃도는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분기(1596.8원) 이후 약 28년 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 평균 환율(1418.3원)은 물론, 미국 상호관세 충격이 반영됐던 지난해 1분기(1452.9원),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이 심화된 지난해 4분기(1451.9원),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이 확대된 올해 1분기(1466.9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환율 상승은 실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KB국민은행 기준 공항 환전 환율은 전날 오후 1600.1원까지 올라 여행객들이 체감하는 달러 가격은 이미 1600원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국내 주식 매도가 원화가치 약세를 이끄는 가장 큰 요인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이달 2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36조80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으며, 이달에만 순매도 규모가 37조원에 육박했다. 이 같은 자금 유출 규모는 올해 예상되는 경상수지 흑자와 비교해도 적지 않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250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약 1300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는데, 외국인은 상반기에만 약 890억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추가 매도 여력이 여전히 100조∼150조원 수준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외국인은 지속적으로 주식을 팔았지만, 유가증권시장 지분율은 지난해 말 36.28%에서 이달 26일 41.42%로 오히려 상승했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대형주 주가가 크게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수개월 동안에도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향후 약 3개월 동안 매달 30조∼40조원 규모의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경우 원·달러 환율도 단기간에 큰 폭으로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강세도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24일 장중 101.798까지 오르며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 물가 흐름까지 달러 강세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25일 발표된 미국의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4.1%로 2023년 4월 이후 가장 높았다. 앞으로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다면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라 달러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약세 흐름을 이어가는 엔화 역시 원화에는 부담이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25일 장중 달러당 161.939엔까지 상승하며 약 2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약 1% 수준으로 인상했음에도 엔화 약세 흐름은 뚜렷하게 바뀌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다음 달 예정된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이 환율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회사가 미국에서 조달한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면 외환시장 달러 공급이 늘어날 수 있지만, 기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매도하고 ADR로 이동할 경우 오히려 달러 유출이 확대될 수 있다는 상반된 시각도 존재한다. 다음 달 6일부터 서울 외환시장은 사실상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된다. 거래 시간은 기존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에서 월요일 오전 6시부터 토요일 오전 6시까지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공휴일에도 외환 거래가 가능해지고, 해외 투자자와 수출입 기업의 거래 편의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거래 시간 확대만으로 환율 수준 자체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한국을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에 포함하지 않은 것도 역외 원화 거래의 제약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거래시간이 길어지면 장중 급변동을 일부 완화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원화 국제화를 위해서는 외환시장 제도와 규제 전반의 손질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싼 변동금리 찾는다”...주담대 4.32%로 다시 ‘상승 전환’

시장금리 상승 여파가 대출 시장에도 다시 반영되고 있다. 한 달간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반면,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32%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0.0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연속 올랐다가 4월 소폭 하락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오히려 빠르게 축소됐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1.6%로 전월보다 6.2%포인트 줄었다. 이는 2021년 6월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체 가계대출의 고정금리 비중 역시 24.6%로 3.2%포인트 감소하며 2022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표금리와 보금자리론 금리 상승 영향으로 고정금리 중심으로 크게 올랐으나, 변동금리 취급 비중이 확대되면서 전체 상승 폭은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장기채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고 고정금리 상품인 보금자리론 취급도 줄고 있어 당분간 고정금리 비중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가계 전체 대출금리는 연 4.46%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보증대출 금리가 4.11%로 소폭 높아졌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일반신용대출 취급 비중이 늘어난 영향이 반영됐다. 다만 일반신용대출 금리 자체는 연 5.49%로 전달보다 0.14%포인트 낮아져 석 달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3.97%로 0.04%포인트 내렸다. 기업대출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흐름이 엇갈렸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단기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4.10%까지 0.01%포인트 올랐지만,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은행권의 우대금리 확대와 일부 저금리 대출 취급 영향으로 0.03%포인트 하락한 4.15%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기업대출 평균 금리는 4.13%로 0.01%포인트 낮아졌으며, 가계와 기업을 포함한 전체 은행권 대출금리도 4.19%로 전달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2.93%로 0.01%포인트 상승했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2.88%, 금융채와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는 3.13%로 각각 0.01%포인트, 0.06%포인트 올랐다. 신규 취급 기준 예대금리차는 1.26%포인트로 전달보다 0.02%포인트 축소됐다. 반면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28%포인트로 변동이 없었다. 은행 외 금융권에서도 예금과 대출금리가 모두 상승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기준으로 상호저축은행(3.39%), 신용협동조합(3.25%), 상호금융(2.98%)은 나란히 0.05%포인트씩 올랐고, 새마을금고(3.21%)는 0.02%포인트 상승했다. 대출금리 역시 상호저축은행은 9.86%로 0.24%포인트 올랐으며, 상호금융(4.67%), 새마을금고(4.88%), 신용협동조합(4.82%)도 모두 전달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금융위기 때 봤던 숫자”…환율 1540원 뚫고 17년만 최고

외환시장의 불안이 다시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40원 선을 넘어섰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달러 강세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이 맞물리며 원화 약세 압력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2.7원 오른 1541.8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가 1540원을 웃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2009년 3월 이후 약 17년 만이다. 환율 상승 배경으로는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우선 꼽힌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물가 불안을 이유로 추가 긴축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달러화 수요가 확대됐고,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도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달러인덱스는 장중 101.5선을 넘어서며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지속된 점도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겼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4조6000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지난 19일부터 나흘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간 것이다. 환율은 이날 장 초반만 해도 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으로 하락 출발했다. 개장 직후에는 1534원대에서 움직였지만 이후 상승세로 방향을 바꾸며 오후 한때 1542원 후반까지 치솟았다. 주간거래 종료 이후 이어진 야간거래에서는 1547원 부근까지 오르며 상승 폭을 더욱 확대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중순 1500원선을 돌파한 이후 한 달 넘게 1500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야간거래에서 1560원선을 넘기기도 했으나, 외환당국의 안정 의지 표명과 외국인 매도세 완화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1510원대까지 내려온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금리 전망이 다시 매파적으로 바뀌면서 상승 흐름이 재개됐다. 시장에서는 국내외 악재가 동시에 원화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국내 반도체주 급락 충격이 미국 증시로까지 이어진 데다 달러 강세가 심화하면서 원화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MSCI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 편입이 무산된 점도 위험자산 선호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거론됐다. 달러 강세 여파는 엔화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161엔 중반대에서 움직였다. 최근에는 장중 162엔에 근접하며 2024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는 플라자합의 이후인 1980년대 후반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편 코스피는 외국인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전날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3% 넘게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6% 오른 8471.02에 장을 마쳤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한쪽은 전세 걱정, 한쪽은 빚 걱정”...금융불균형 경고음 커졌다

집값 상승과 빚투 확산, 취약 업종 부실 우려가 동시에 커지면서 한국은행이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였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 과열 조짐 속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지고 있는 데다 건설·부동산·도소매 업종의 건전성 악화 가능성도 여전해 가계와 기업 부문 모두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은 24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서울 등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재확대와 차입을 통한 자산투자 증가가 금융불균형을 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다주택자의 채무 부담 확대와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 심화, 취약 업종 부실이 금융권으로 전이될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우선 한은은 최근 가계부채 흐름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주택 거래 증가에 따른 대출 수요 확대와 신용대출 증가가 맞물리면서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가계대출 월평균 증가 규모는 지난해 10~12월 2조7000억원 수준에서 올해 1분기 3조원 안팎으로 확대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9조3000억원까지 늘었다. 한은은 수도권 집값 상승과 증시 호조에 따른 레버리지 투자 확대가 금융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시스템 위험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도 경계 구간에 머물렀다. 금융불안지수(FSI)는 지난 5월 17.2를 기록하며 주의 단계가 이어졌고, 중장기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도 장기 평균을 소폭 웃돌았다. 다만 가계 전반의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올해 1분기 말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DTI)은 지난해보다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으며 가계 연체율도 장기 평균을 밑돌았다. 반면 취약차주 비중은 상승해 일부 계층에 위험이 집중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주택 보유 여부에 따른 재무 여건 차이도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다주택 가구의 순자산은 10억원을 웃돌며 무주택 가구의 약 7배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부채 부담 역시 상대적으로 컸다. 유주택 가구의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무주택 가구보다 크게 높았고, 다주택 가구의 원리금 상환 부담도 상대적으로 무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 다주택 가구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70%를 웃돌아 관리 기준을 크게 초과했다. 3주택 이상 차주의 연체율 역시 1주택자나 2주택자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은 다주택 가구가 금리와 주택가격 변동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만큼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최근 세제와 대출 규제 강화가 수도권 주택 매각과 부채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무주택 가구는 상대적으로 부채 상환 부담은 낮지만 수도권 전·월세 가격 상승에 따른 주거비 압박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무주택 가구는 주거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주거 취약계층 중심의 정책 지원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실거주 목적의 1주택 가구에 대해서는 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 접근성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 부문에서는 업종별 양극화가 한층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건설·석유화학·금속제품 업종을 취약 업종으로 분류했다. 이들 업종은 최근 10년 평균과 비교해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건설업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실 영향으로 올해 1분기 말 연체율이 5%를 넘어서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석유화학과 금속제품 업종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아직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과 도소매 업종 역시 안심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두 업종은 금융권 대출 비중이 큰 데다 연체율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금융기관 건전성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건설·석유화학·금속제품 업종에 대해 중장기적인 산업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필요할 경우에는 유동성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금융지원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과 도소매 업종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의 위험노출 규모가 큰 만큼 보다 엄격한 자산건전성 관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기업대출 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올해 들어 상승세로 돌아서 장기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대기업의 이자상환 능력은 개선됐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가계신용 증가세가 다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취약차주와 일부 업종 기업의 신용위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중동 정세와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국내외 투자자금 흐름 등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 민간신용 규모는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평균을 웃도는 수준으로 평가됐다. 한은은 대외건전성 지표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