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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석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재석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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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법인 47만곳, 통계 이래 최대폭…100억 클럽도 줄었다

지난해 이익을 한 푼도 내지 못한 기업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00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린 대기업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9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를 신고한 기업 가운데 당기순이익이 0원 이하인 법인 수는 47만1163개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4만5933개 늘어난 규모로 2012년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업 실적이 급감했던 2021년(4만4394개)보다도 많다. 전체 신고 법인(105만8498개) 중 적자 또는 무이익 법인 비중은 44.5%에 달해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비중은 2019년까지만 해도 40% 아래에 머물렀지만, 2020년 40%선을 넘은 뒤 2021년 42.4%, 2022년 41.9%, 2023년 41.3%로 등락을 이어오다 지난해 다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기업 실적 부진은 대형 기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기순이익 100억 원 초과 법인은 3776개로 전년보다 296개 감소했다. 2012년 이후 매년 증가세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로 돌아섰다. 전체 신고 법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36%로, 2022년(0.41%), 2023년(0.39%)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를 엔데믹(감염병의 일상화) 이후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의 결과로 보고 있다. 기업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법인세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했고 세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세수 결손은 30조8000억 원에 달했다. 2023년(56조4000억 원)에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펑크'가 발생한 셈이다. 정부는 올해 역시 내수 부진 등의 여파로 예산 대비 약 12조5000억 원의 국세가 덜 걷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가난할수록 비싼 대출” 지적에…연 15% 서민대출 손질 불가피

서민을 돕겠다며 도입된 정책서민금융이 높은 연체율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상품의 부실률이 30%를 넘어서면서 정부가 금리 구조 조정 등 제도 손질에 나섰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11.7%에서 올해 8월 35.7%로 급등했다. 제도 시행 2년 반 만에 연체율이 세 배 이상 치솟은 셈이다.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은 신용점수 하위 20% 이하이면서 연소득 3500만 원 이하인 저신용·저소득층이 대상이다. 기존에 연체 이력이 있거나 소득 증빙이 어려운 경우에도 최대 100만 원까지 즉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금리는 연 15.9%로 시작하지만, 1년간 성실 상환하고 금융교육을 이수하면 최저 9.4%까지 낮아진다. 같은 기간 서민금융 상품 전반의 부실 위험도 커졌다. 최저신용자 대상 정책상품인 '햇살론15'의 대위변제율은 21.3%에서 25.8%로 상승했고, 신용점수 하위 10% 이하 차주를 위한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역시 14.5%에서 26.7%로 뛰었다. 이들 상품 역시 최초 금리는 15.9%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높은 금리가 연체율 상승의 직접적 요인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금리가 높게 책정되는 구조적 한계 때문이지만, 정부 지원 상품마저 민간 고금리 대출과 큰 차별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어려운 사람일수록 대출 이자가 더 비싸다는 것은 잔인한 일"이라고 언급하며 현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발언 이후 금융당국은 연 15.9% 수준인 일부 서민대출 상품의 최초 금리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이 처음 도입될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금리를 '햇살론 유스' 수준인 연 3.5%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금리를 과도하게 인하할 경우 다른 서민금융상품과의 형평성 문제와 시장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근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정책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강일 의원은 연체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재정 소모가 확대되고 있다며, 무리한 지원보다는 상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합리적인 금리 설계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정부와 여당은 서민금융 재원을 통합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서민금융안정기금' 설치도 추진 중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준현 의원은 지난달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기존처럼 사업별로 나뉘어 있던 재원을 하나로 묶어,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배분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9만 전자’ 찍은 삼성전자...3분기 실적에 주가 달렸다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9만원선을 회복하며 상승세를 이어가자,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달 중순 발표될 3분기 잠정 실적에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추석 연휴 직후인 오는 14일 3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7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 내 제시한 삼성전자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9조711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수준으로, 한 달 전 전망치(8조7945억원)보다 9000억원 이상 상향됐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과 미국 금리 인하 기대, 기술주 강세 등이 맞물리며 실적 전망이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긴 조정기를 겪었다. 지난해 8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장중 4만9900원까지 떨어지며 '5만전자' 방어에 실패했다. 고점(8만8800원) 대비 40% 넘게 하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도 컸다. 그러나 올해 들어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순 8만원선을 회복한 뒤 최근에는 9만원 돌파를 시도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 2일 삼성전자 주가는 8만9000원에 마감했으며, 장중 한때 9만3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실적 개선 기대와 함께 증권가의 목표주가도 일제히 상향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1만5000원으로 제시하며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부문이 약 6조원, 모바일이 3조원대, 가전이 1조원대, 자회사 하만이 4천억원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실적 부진의 원인이었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또 범용 메모리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삼성전자가 전방위적인 수혜를 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부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2016년 이후 9년 만에 장기 실적 개선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 3년간 HBM 중심의 투자가 이어지며 범용 D램 증설이 제한된 가운데, 서버용 D램 교체 수요가 늘면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차세대 1c D램 생산성 향상으로 2026년 엔비디아 HBM4 공급망에 참여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아울러 2022년 이후 공급이 축소됐던 낸드플래시 가격도 올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회복의 수혜를 가장 먼저 입는 기업으로 꼽히면서, 3분기 실적이 주가 반등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AI 재테크’ 열풍에 초조한 2030…성인 10명 중 6명 “불안하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투자 전략이나 종목 정보를 얻는 이른바 'AI 재테크' 열풍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할까 봐 불안을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투자업계와 학계에 따르면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20∼60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9.1%가 'AI 재테크 흐름에 뒤처질까 불안하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생성 AI의 활용 분야 중 '업무 관련 지식 습득', '재테크', '본인·자녀 학습' 등 세 영역을 중심으로 AI 확산에 따른 불안 경험을 물은 것이다. AI 재테크 외에도 AI를 활용한 업무 지식 습득에 불안을 느낀다는 응답은 67.2%, 교육·학습 분야에서 초조함을 느낀다는 응답은 54.9%로 조사됐다. 특히 30∼50대에서 불안감이 높게 나타났으며, 30대의 경우 64.5%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사회·경제활동의 중심 세대로 재테크 관심이 크고, AI를 실제 자산관리 도구로 활용하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응답자 3명 중 1명(35%)은 이미 생성형 AI를 재테크에 활용하고 있다. 활용 방식은 단순히 증권사 리포트를 요약하거나 재무제표를 분석시키는 수준을 넘어, 중장기 투자 전략을 제안받거나 종목·펀드 매수 여부를 묻는 등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AI 재테크 확산이 개인 투자자 중심의 자산관리 문화를 바꾸고 있다고 진단한다. 단 전문가들은 AI의 답변을 절대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AI의 분석 능력이 빠르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헛소리(hallucination)' 현상처럼 사실과 다른 답변이 나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AI 서비스(로보어드바이저·AI 펀드 등)는 일반적으로 전문가의 검증 절차를 거치지만, 개인이 챗봇 등 생성형 AI를 활용할 때는 이런 '안전장치'가 부재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의 이정민 연구위원은 “재테크 분석에서 생성 AI 모델마다 고유의 편향성이 존재하는 데다 같은 제품도 유료·무료 버전의 답변이 다를 수 있다"며 “개별 AI의 답변은 여러 경로를 통해 비교·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미성년 주주’ 80만명 시대…삼성전자에만 40만명 몰렸다

국내 상장사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린 미성년자 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 자녀 명의로 주식을 증여하거나 투자 계좌를 개설하는 사례가 늘면서, 주요 기업의 주주 구조에도 세대 변화가 감지된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200개 상장사 중 연령별 주주 현황을 공개한 93곳의 20세 미만 주주는 총 78만7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상장사 한 곳당 평균 8466명꼴로, 상당수 기업이 수천 명의 미성년 주주를 보유한 셈이다. 가장 많은 미성년 주주를 확보한 곳은 삼성전자로 39만4000여명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이 가진 주식 수는 1940만여주, 시가로 약 1조3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작년 말 주가(5만3200원)를 기준으로 하면 1인당 평균 보유금액은 약 260만원이다. 뒤이어 네이버(5만4000여명), LG에너지솔루션(3만8000여명), 대한항공(2만4000여명), LG전자(1만9000여명), 맥쿼리인프라(1만6000여명) 순으로 미성년 주주 수가 많았다. 또 SK아이이테크놀로지, 두산로보틱스, LG디스플레이, LG화학, 우리금융지주, 포스코퓨처엠, 현대모비스 등도 미성년 주주 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93개 상장사 전체 기준으로 미성년자들이 보유한 주식은 3717만여주, 시가로 약 1조8000억원 규모였다. 전체 시가총액(992조원)의 0.18% 수준이지만, 결코 작다고 보기 어렵다. 미성년자 1인당 평균 보유금액은 약 370만원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 보면 고려아연의 1인당 보유금액이 가장 컸다. 미성년 주주 227명이 총 1만5000여주를 보유해 1인당 평균 6700만원가량의 주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시 주가가 100만원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이어 신성델타테크(1700만원), 삼양식품(1300만원), 보로노이(1200만원), 펩트론(11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또 메리츠금융지주, 케어젠, 파마리서치, LS, 한올바이오파마, 농심 등도 1인당 평균 보유금액이 수백만원대에 달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투자라기보다는 증여나 상속을 통한 자산 이전의 결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자녀의 자산 형성과 금융 이해력을 키우려는 조기 투자 교육의 확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0세 미만 증여 신고 인원은 1만4000여명에 달했다. 이 중 10세 미만이 6000여명으로 절반에 육박했으며, 1억원 초과 증여자는 7000명, 10억원 초과자는 253명, 50억원 초과자는 15명으로 집계됐다. 부모 세대의 자산이 자녀 세대로 빠르게 이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국내 달러 스테이블코인 보유량 2배↑...불투명 자금이동 우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보유한 달러 스테이블코인 규모가 1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주요국에서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다만 외국환 모니터링 사각지대를 통한 불투명한 자금 이동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주요 5대 거래소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USDT·USDC·USDS) 보유액은 총 3억6541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1억6392만달러)보다 2.2배(약 121%) 늘어난 수치다. 거래소 외부 개인지갑에 보관된 물량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규모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8월 사이 스테이블코인 유출입 규모도 급증했다. 같은 기간 유입액은 63조4000억원, 유출액은 6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유입 47조8000억원·유출 47조5000억원)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다만 이 통계에는 거래소 간 이동이 포함돼 있어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 규모를 정확히 추산하기는 어렵다. 이정두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상당 부분 역외 송금이나 해외 가상자산 거래 수요와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외국환거래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이뤄지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통해 자본이 유출되는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급결제 기능을 수행하는 스테이블코인에 외국환 규제를 적용하고, 불투명한 자본유출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은 최근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국내 거래소 유통 규제, 제도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추 의원은 “스테이블코인 시장 활성화에 걸맞은 법제화 논의가 필요하다"며 “자본유출, 외환시장 불안정성 등에 안전장치를 철저히 마련해 건전한 시장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금통위 결정 못지않다”...이창용 총재 발언, 시장 금리에 직접 영향

한국은행 총재의 기자간담회가 단순한 정책 설명을 넘어 금융시장에 실질적인 파급력을 미쳐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창용 총재 취임 이후에는 발언의 어조에 따라 채권금리가 민감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확인됐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서울대 유각준 교수와 성균관대 조두연 교수 연구팀은 최근 한은 경제연구원의 학술지 경제분석에 발표한 논문에서 2008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가 시장에 미친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기준금리 발표 직후 40분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는 시간 ▲간담회 개최 일주일 전 등 세 시점을 기준으로 주식·채권·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비교했다. 분석에는 연합뉴스 속보 송고 시간을 기준금리 발표 시점으로 삼고, 연합인포맥스가 제공하는 1분 단위 선물 가격 데이터를 활용했다. 그 결과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발표 직후와 기자간담회 도중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으나, 주식과 외환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특히 이성태·이주열 전 총재와 이창용 총재 재임 기간에는 채권시장 변동성이 평상시보다 7~15배 이상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김중수 전 총재 시절에는 4배 수준에 그쳤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금리 수준 자체보다는 경기 진단이나 향후 정책 기조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연구진은 또 기자간담회의 어조를 수치화한 '프레스 컨퍼런스 지수(PCI)'를 만들어 매파적일수록 1, 비둘기파적일수록 -1에 가깝도록 설정한 뒤 채권 금리 변동성과의 상관관계를 살폈다. 그 결과 김중수·이주열 전 총재 시절에는 간담회 어조가 시장에 미친 영향이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았고, 금융위기 상황이던 이성태 전 총재 시절에도 발언 톤 자체의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이창용 총재 재임 이후에는 상황이 달랐다.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이전보다 커졌을 뿐만 아니라, 그의 발언 톤이 금리 움직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났다. 연구팀은 이 총재의 직설적이고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시장 반응을 더 민감하게 끌어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중심으로 이뤄졌던 분석과 달리, 총재의 기자간담회라는 커뮤니케이션 창구 자체가 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체계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중앙은행이 단순히 기준금리 조정에 그치는 기관이 아니라, 시장과의 소통 방식을 통해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150조 ‘국민성장펀드’ 본격 시동...AI 30조 투자·운용위 신설

정부가 국민성장펀드의 자금 중 30조원 이상을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입하기로 했다. 금융권과 산업계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운용위원회도 신설해 첨단산업 투자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정부·금융권·산업계 합동 간담회에서 금융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민성장펀드 운용 방향을 공식화했다. 이날 회의에는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 문신학 산업부 차관을 비롯해 주요 금융사 임원과 전략산업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국민성장펀드는 향후 5년간 AI·반도체·바이오 등 국가 전략산업 전반을 지원하는 초대형 투자 프로그램이다. 재원은 총 150조원으로, 이 중 절반은 산업은행이 운영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에서 조성되고, 나머지는 민간 자금과 국민·금융권 참여로 마련된다. 정부는 우선 AI 분야에 최소 30조원을 배정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투자가 한국을 글로벌 'AI 3강'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 발굴에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 역시 펀드가 성공하려면 산업계의 전문성과 금융권의 투자 역량이 결합돼야 한다며, 유망 기업 선별과 프로젝트 발굴 과정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는 풍부한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 등 비생산적 부문에 머무르지 않고 AI와 첨단산업 전환에 투입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민간 전문가가 기금 운용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조를 재편하기로 했다. 첨단전략산업기금 운용심의회를 민간 중심으로 꾸리고, 하위 사무국에도 금융권 경력자를 채용하거나 파견 받아 현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국민성장펀드 운용위원회'(가칭)를 설치해 산업계·금융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례적으로 반영한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펀드의 성패는 어떤 프로젝트를 어떤 절차를 거쳐 선정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민간과 긴밀히 협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산업계 참석자들은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이 투자 손실을 선제적으로 분담하고, 장기 투자가 불가피한 첨단기술 기업에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예금 금리 11개월째 하락…주담대는 보합, 신용대출은 상승

은행권 예금 금리가 꾸준히 낮아지는 가운데, 대출 금리는 상품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제자리인 반면 신용대출은 오히려 올랐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자료에 따르면 8월 예금은행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연 4.17%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하락하며 9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96%로 변동이 없었고, 전세자금 대출은 3.78%로 0.03%포인트, 신용대출은 5.41%로 0.07%포인트 상승했다. 전세대출은 3개월 연속, 신용대출은 2개월 연속 올랐다. 한은은 은행채 금리가 내려갔음에도 일부 은행이 6~7월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가산금리를 높인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신용대출 금리 상승은 6·27 대책으로 대출 한도가 연 소득 범위로 제한되면서, 저금리로 대출받던 고신용 차주의 신규 대출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전세대출 금리 상승 역시 일부 은행의 우대금리 축소가 반영된 결과이지만, 보증부 집단대출 비중 확대 덕분에 전체 보증대출 금리는 오히려 낮아졌다. 기업대출 금리는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 8월 평균 금리는 4.03%로 전달보다 0.01%포인트 하락하며 석 달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대기업(3.98%)과 중소기업(4.07%) 모두 0.01%포인트씩 낮아졌다. 가계와 기업을 합친 전체 은행 대출금리는 4.06%로 전달과 같았다. 저축성 수신 금리도 계속 내려갔다. 8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예금 금리는 2.49%로 0.02%포인트 떨어지며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째 하락했다. 정기예금과 금융채·CD 등 시장성 상품 금리 역시 0.02%포인트 하락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57%포인트로 0.02%포인트 확대됐다. 한은은 일부 공기업의 저금리 대출 사례가 8월 들어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서 격차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18%포인트로 변화가 없었다. 은행 외 금융권도 금리 하락세를 보였다. 상호저축은행(2.99%), 신협(2.83%), 상호금융(2.64%), 새마을금고(2.80%) 모두 0.02~0.08%포인트 하락했다. 대출 금리 역시 상호저축은행(9.39%)을 비롯해 신협(4.80%), 상호금융(4.54%), 새마을금고(4.30%)에서 모두 내렸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간편지급 하루 1조 돌파...PG·에스크로까지 성장세

비밀번호 입력이나 지문·안면 인식 등 간단한 인증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간편지급' 서비스가 올 상반기 하루 평균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간편지급·송금 서비스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간편지급 서비스는 하루 평균 3378만 건이 이용됐고 금액은 1조464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3.7%, 11.4% 늘어난 수준이다. 간편지급은 흔히 '간편결제'로 불리지만 결제 시스템상으로는 지급-청산-결제 가운데 '지급' 단계에 해당한다. 사용자는 복잡한 절차 없이 간편 인증만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다. 서비스 제공자별로 보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같은 전자금융업자의 비중이 가장 컸다. 이들의 하루 평균 이용금액은 5768억2000만원으로 전체의 55.1%를 차지했으며, 이용 건수와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4%, 23.7% 증가했다. 전자금융업자의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49.6%, 하반기 51.0%에서 올해 들어 더욱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뒤이어 휴대폰 제조사(23.9%), 금융회사(21.0%) 순으로 이용액이 많았다. 선불금 기반 간편송금 서비스 역시 성장세를 이어갔다. 상반기 하루 평균 이용 건수는 761만 건, 이용액은 9,807억원으로 각각 7.4%, 9.1% 늘었다. 한은은 전자금융업자들이 자사 플랫폼에서 선불충전금 활용을 확대하면서 지급과 송금 규모가 함께 불어났다고 설명했다. 전자지급결제대행(PG) 서비스 이용도 증가했다. PG는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결제 정보를 송수신하고 대금을 정산하는 역할을 하는데, 지난해 이용 건수는 3314만 건, 금액은 1조531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8%, 8.9% 늘었다. 또한 선불전자지급수단 서비스 규모도 커졌다. 계좌 연동을 통해 충전한 선불금으로 상거래 대금이나 교통요금, 송금에 활용하는 서비스인데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이용 건수는 3438만 건, 금액은 1조2909억원으로 각각 4.1%, 11.2% 증가했다. 결제대금예치(에스크로) 서비스는 하루 평균 487만 건, 1995억원이 이용돼 1년 전보다 건수는 24.1%, 금액은 13.8% 늘었고, 아파트 관리비나 전기·가스요금 납부를 대신 처리하는 전자고지 결제 서비스도 하루 평균 30만 건, 896억원으로 각각 3.6%, 12.8% 증가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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