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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석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재석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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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환경정화 충당부채 3건 ‘고의’ 판단...내부통제 논란

영풍의 환경정화 관련 회계처리를 둘러싸고 금융당국이 회계기준 위반 4건 중 3건의 동기를 '고의'로 판단한 가운데, 환경 관련 정보가 본사 재무조직에 제대로 전달됐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4일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증권선물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증선위는 영풍의 사업보고서와 연결감사보고서 등에 대한 조사·감리 결과를 심의했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환경정화 충당부채 관련 4개 지적사항 가운데 3건을 고의로 판단했다. 금감원은 고의로 판단한 사안에는 환경당국의 정화명령이 존재했고, 회사가 관련 의무와 충당부채 추정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선위 역시 회사 측 소명 등을 검토한 뒤 기존 위반동기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외감법상 '고의'와 형사법상 고의는 개념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검찰 고발 등 형사상 조치는 하지 않았다. 영풍은 고의성을 부인했다. 회계를 담당하는 재경팀은 서울 본사에, 토양·지하수 정화를 맡은 조직은 경북 석포제련소에 있어 양측의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2023년 임야 정화명령에 대해서는 본사 재경팀이 현장 정화팀으로부터 정화명령의 존재 자체를 보고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환경 관련 행정정보가 재무제표 작성과 외부감사를 담당하는 조직까지 전달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외부감사 과정에서도 자료 제출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있었다. 감사인은 2021~2022년 감사 당시 변경된 정부 공문과 추가 토지정화계약서 등을 요청했지만 영풍이 관련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반면 영풍은 감사인이 해당 자료를 구체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감리 과정에서도 2023년 임야 정화명령을 감사인에게 설명하지 않았고 관련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풍은 이 역시 재경팀이 정화명령 사실을 전달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소명했다. 이번 사안에서 회사가 외부감사나 금융당국의 감리를 의도적으로 방해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환경 관련 규제정보가 현장 조직에서 재무보고 체계로 넘어가는 과정이 적절했는지는 별도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 최종 과징금 부과 내역을 보면 영풍에는 204억7410만원, 전 대표이사 등 4명에게는 총 15억115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영풍은 금융당국의 회계처리기준 위반 및 제재 판단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은 일부 주요 제재의 집행을 본안 판단 때까지 정지했다. 한편 증선위에서는 제련소 주변 농지오염에 따른 배상 문제도 거론됐다. 금감원은 향후 배상 문제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을 수 있지만 당시에는 구체적인 배상 논의가 없어 신뢰성 있는 금액을 추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이를 충당부채 지적사항에는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반도체 수출 질주”...7월 경상수지 421억불 흑자 ‘역대 2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가파르게 늘면서 한국의 대외수지가 다시 강한 흑자 흐름을 보이고 있다. 7월 경상수지는 420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같은 달 기준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들어 7개월간 누적 흑자는 이미 23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7월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420억8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월간 기준으로는 6월 497억3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7월만 놓고 보면 가장 많은 흑자다. 경상수지 흑자 확대의 중심에는 수출이 자리했다. 7월 상품 수출은 1004억5000만달러로 집계돼 사상 두 번째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역대 최대 기록은 6월의 1123억7000만달러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176.3% 급증했고, 컴퓨터 주변기기·SSD는 344.5% 늘었다. 석유제품과 화공품 수출도 각각 35.7%, 19.1% 증가했다. 수출 증가세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았다. 중국으로 향한 수출이 96.2% 늘어난 것을 비롯해 동남아 74.7%, 미국 69.1%, 유로지역 55.6%, 중남미 25.7% 등 주요 시장에서 고르게 확대됐다. 중동 수출도 전월의 감소세에서 벗어나 7월에는 24.7% 증가했다. 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65.3% 증가했다. 정보기술(IT) 제품뿐 아니라 비IT 품목까지 증가세에 가세하면서 수출 전반의 확대로 이어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수입 역시 증가했지만 수출에 비해서는 속도가 느렸다. 7월 수입액은 600억2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1.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상품수지는 404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6월 478억9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수입 증가를 이끈 것은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생산에 필요한 품목이었다. 자본재 수입은 반도체 제조장비와 반도체, 수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36.7% 늘었다. 원자재 역시 원유와 비철금속, 가스, 광물 등의 수입이 확대되면서 29.1% 증가했다. 소비재 수입은 오히려 감소했다. 7월 소비재 수입은 1년 전보다 3.0% 줄어 1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승용차와 내구소비재 수입이 각각 25.4%, 6.6% 감소한 영향이 컸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해외여행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서비스수지는 19억70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달과 6월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여행수지는 7월 3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한 달 전에는 4억4000만달러 흑자였다. 7월 출국자는 241만9000명으로 전월 200만5000명에서 크게 늘어난 반면 입국자는 209만3000명으로 199만3000명 대비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해외여행 성수기에 제헌절 공휴일 지정 등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행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3개월 만이다. 상품과 서비스에서 발생한 적자를 일부 상쇄한 것은 본원소득수지였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6월 32억7000만달러에서 7월 43억5000만달러로 확대됐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 실적 개선으로 배당소득이 증가하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25억6000만달러에서 38억3000만달러로 커진 영향이다. 경상수지의 누적 흑자 규모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1~7월 누적 경상수지는 2330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98억2000만달러와 비교하면 약 네 배에 달한다. 한국은행은 앞서 지난달 27일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기존 2500억달러에서 4500억달러로 크게 높였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연간 흑자 규모 역시 큰 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중소기업 대출부터 흔들렸다”...은행 부실채권 8년 만에 최대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은행권의 부실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에서 새롭게 발생한 부실 규모가 크게 늘면서 기업여신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됐다.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불어났다. 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6년 6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 국내은행에서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7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보다 1조7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신규 부실의 상당 부분은 기업대출에서 발생했다. 기업여신 신규 부실은 5조7000억원으로 석 달 전보다 1조6000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신규 부실이 4조5000억원을 차지해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1조2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대기업 신규 부실은 1조2000억원으로 4000억원 늘었다. 기업여신에서 쌓인 부실이 늘면서 전체 부실채권 잔액도 확대됐다. 6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은 18조9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1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18년 6월 19조4000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약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실채권비율 역시 상승했다. 6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0.63%로 전 분기보다 0.03%포인트 높아졌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77%로 0.03%포인트 상승해 2021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의 건전성 악화가 더욱 뚜렷했다. 중소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92%로 0.04%포인트 올랐고, 중소법인은 1.08%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개인사업자여신도 0.67%로 0.01%포인트 높아졌다. 대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53%로 0.03%포인트 상승했다. 가계 부문에서도 소폭의 악화가 나타났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33%로 0.01%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은 0.22%로 직전 분기와 같았지만, 기타 신용대출 등의 부실채권비율은 0.67%로 0.01%포인트 높아졌다.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도 1.88%로 0.06%포인트 상승했다. 은행권은 2분기 동안 6조1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해 전 분기보다 1조7000억원 늘렸다. 하지만 신규로 발생한 부실 규모가 정리 규모보다 더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 부실채권 잔액은 오히려 늘었다. 충당금 규모는 증가했지만 부실채권 대비 적립 여력은 낮아졌다. 6월 말 대손충당금 잔액은 26조9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2000억원 늘었다. 반면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42.9%로 전 분기보다 7.5%포인트 하락했다. 금감원은 은행권 전반의 건전성이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다만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부실이 늘어나는 흐름에는 경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부실채권비율 장기평균과 은행권의 손실흡수능력을 감안했을 때 건전성은 양호하다"면서도 “일부 취약부문의 부실채권비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중동 상황 장기화와 국내외 금리 상승 가능성을 감안해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성장률 4% 가능?”...한국 경제 성장 기대 확 커졌다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성장률 전망에도 상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내수 회복세까지 가세하면서 올해 3%대 성장을 점치는 기관이 크게 늘었다. 다만 내년을 놓고 보면 한국은행과 시장의 전망 사이에는 상당한 온도차가 나타났다. 31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국내외 주요 기관 42곳의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은 3.3%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조사 때의 2.6%와 비교하면 두 달 만에 0.7%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한은이 최근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3.3%를 넘어서는 전망을 내놓은 기관도 적지 않았다. 조사 대상 42곳 중 20곳이 한은보다 높은 성장률을 예상했고, 한은과 동일한 3.3%를 제시한 곳도 1곳 있었다. 사실상 절반에 가까운 기관이 올해 경제가 한은 전망치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 셈이다. 올해 성장률을 3% 이상으로 예상하는 기관의 수도 크게 늘었다. 6월 조사에서는 11곳에 불과했지만 이달에는 29곳으로 확대됐다. 전체 조사기관의 약 70%가 올해 3%대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고성장 전망도 잇따랐다. 올해 성장률을 4.0%로 예상한 곳은 영국계 캐피털이코노믹스와 ING파이낸셜마켓이었다. JP모건과 NAB/BNZ는 3.8%를 제시했고 씨티·블룸버그이코노믹스·코리안리·무디스는 각각 3.7%로 전망했다. iM증권은 3.6%, ANZ·크레디아그리콜·DBS·데카방크·도이체방크는 각각 3.5%를 예상했다. 최근 전망을 큰 폭으로 수정한 기관들도 있다. ING는 불과 두 달 전 3.0%였던 올해 성장률 전망을 4.0%까지 끌어올렸다. 크레디아그리콜과 DBS도 2.6%에서 3.5%로 0.9%포인트씩 상향했다. 도이체방크 역시 2.7%에서 3.5%로 전망치를 0.8%포인트 높였다. 씨티는 3.1%에서 3.7%로, 무디스는 2.9%에서 3.7%로 각각 전망치를 조정했다. 경제 전망이 빠르게 개선된 배경에는 반도체 수출 회복과 내수 개선에 대한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한은 역시 최근 경제전망에서 반도체 경기의 확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 증가의 효과가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내수와 수출이 함께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물가에 대한 시장의 판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중간값은 6월 이후 2.7%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도 이번 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존과 같은 2.7%로 제시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내년 경제에 대한 전망이다. 올해와 달리 시장은 한은보다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42개 기관이 내놓은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은 2.3%로 집계됐다. 한은이 지난 28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2.9%보다 0.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조사 대상 가운데 한은 전망치를 웃돈 곳은 코리안리(3.5%), JP모건(3.3%), 씨티(3.0%) 등 3곳에 그쳤다. 나머지 39개 기관은 모두 한은보다 낮은 성장률을 예상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을 기존 2.1%에서 2.9%로 0.8%포인트나 올렸다. 올해 성장 회복세가 내년까지 이어지고 반도체 호황의 효과가 경제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역시 내년 전망을 종전보다 높여 잡았다. 블룸버그 집계 중간값은 6월 2.1%에서 이달 2.3%로 0.2%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상향 폭은 한은의 전망 조정폭에 크게 못 미쳤다. 시장과 한은의 낙관론이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지만, 내년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여전히 상당한 간극이 남아 있는 모습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전세 구하기도 벅찬데”...신혼부부 버팀목 대출마저 ‘반토막’

서울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무주택자들이 의존해온 정책 전세대출의 활용도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특히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은 서울의 중위 전세가격이 대출 기준선을 넘어선 이후 신규 이용 규모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은 12만4959건으로 집계됐다. 2024년 21만5833건과 비교하면 42.1% 감소했다. 대출금액 역시 24조7902억원에서 13조5041억원으로 45.5% 줄었다. 서울에서 신규로 실행된 버팀목 대출도 2024년 7만328건에서 지난해 3만9057건으로 44.5% 감소했다. 신혼부부 전용 상품의 감소세는 더욱 가팔랐다. 2023년 3만3149건이었던 신규 대출은 2024년 2만8262건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1만4196건까지 떨어졌다. 2년 만에 57.2% 감소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서울 전세가격 상승이 정책대출 이용 감소의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정책대출을 이용하려면 소득이나 자산뿐 아니라 임차보증금도 정해진 범위 안에 들어야 하는데, 최근 전셋값이 이 기준을 빠르게 넘어서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KB부동산 자료를 보면 서울 주택의 중위 전세가격은 2024년 1월 3억7000만원에서 지난해 12월 4억667만원으로 상승했다. 올해 8월에는 4억2500만원까지 올라섰다. 특히 신혼부부 전용 버팀목의 수도권 대상주택 보증금 기준은 4억원이다. 서울의 중위 전세가격이 이미 이 금액을 넘어선 만큼, 전셋집 가격만 놓고 보면 서울 주택의 절반 이상이 신혼부부용 버팀목 대출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상품별 보증금 기준도 차이가 있다. 일반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은 수도권 3억원·비수도권 2억원 이하 주택이 대상이고, 신혼부부 전용은 수도권 4억원·비수도권 3억원 이하로 정해져 있다. 신생아 특례 버팀목은 수도권 5억원·비수도권 4억원 이하 주택에 적용된다. 여기에 금리 부담까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지난 27일에는 3.00%로 0.25%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정책대출 대상에서 제외된 세입자가 시중 전세대출을 이용할 경우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전셋값 상승으로 저금리 정책대출을 받을 수 있는 집이 줄어드는 동시에 시중 대출금리까지 오르면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이 이중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송 의원은 “저금리 정책대출에서 밀려난 무주택 서민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대상주택 기준과 대출한도를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대출 감소폭이 전셋값이나 대출 기준 변화만으로 나타난 결과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앞서 2023~2024년 버팀목 대출 공급이 크게 늘었던 만큼 지난해 감소에는 이에 따른 기저효과도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것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성장률 전망 3.3%로 높인 한은…‘3% 기준금리’ 꺼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까지 끌어올리면서 경기 회복에 대응한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을 다시 긴축 쪽으로 옮겼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예상보다 강하게 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도 큰 폭으로 높아졌다. 경기 개선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물가와 환율까지 고려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지난달 16일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것이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속해서 인상한 것은 2022년 4월부터 2023년 1월까지 7차례 연속 인상한 이후 약 3년 7개월 만이다. 특히 금리 인상을 시작한 뒤 곧바로 다음 회의에서 추가 인상에 나선 '백투백' 인상은 한은 역사상 처음이다.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른 상황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것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성장에 대한 한은의 판단도 한층 높아졌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3.3%로 제시했다. 불과 석 달 전 내놓은 전망치 2.6%보다 0.7%p 높인 수치다. 정부가 제시한 3.0%보다도 높은 수준이며, 2021년 4.7%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 전망이다. 이번 조정 폭 역시 상당하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한 번에 0.7%p 높인 것은 2021년 5월 전망 당시 3.0%에서 4.0%로 1.0%p 상향한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예상보다 강한 경기 흐름이 전망 상향의 배경으로 꼽힌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2분기 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0.6%를 기록하며 한은의 기존 예상치인 0.2%를 크게 웃돌았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성장세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연간 성장률 눈높이를 다시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앞서 2024년 11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처음 제시했다. 이후 지난해 5월 1.6%로 낮췄다가 같은 해 11월 1.8%, 올해 2월 2.0%로 조정했다. 5월에는 1분기 성장 실적 등을 반영해 2.6%로 크게 올렸고, 이번에는 다시 3.3%까지 끌어올렸다. 국내외 기관과 비교해도 한은의 전망은 높은 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3.2%를 소폭 웃돌고,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지난달 말 평균 전망치인 3.2%보다도 높다. 다만 무디스(3.5%)와 모건스탠리(3.4%)가 제시한 전망에는 미치지 못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각각 제시한 2.6%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내년 경기 전망도 상향 조정됐다. 한은은 내년 GDP 성장률을 기존 2.1%에서 2.9%로 0.8%p 높여 잡았다. 반도체 업황이 내년까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수출과 생산을 뒷받침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장 전망을 크게 높였지만 물가에 대한 경계감은 유지했다.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2.7%, 2.3%로 기존 수준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처럼 경기 회복세가 강해지는 가운데 금융 불균형과 물가 상승 압력을 고려하면 기준금리가 3%에서 멈추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권효성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금리 인상에 대해 “소득 증가가 수요 주도형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것을 제한하고 금융 불균형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며 “정책금리가 2027년 상반기 3.5%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미 금리차는 이번 인상으로 0.75%p까지 좁혀졌다. 미국 정책금리가 연 3.50~3.75%인 상황에서 한국의 기준금리가 3.00%로 올라서면서 양국 간 금리 격차는 기존 1.00%p에서 축소됐다. 이는 2022년 11월 이후 약 3년 8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고정금리도 부담스럽다”...주담대 2년8개월 만에 최고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가 석 달 연속 오르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가 나란히 뛰며 최근 수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끌어올리면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격차는 오히려 좁아졌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7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 가계대출 금리는 연 4.64%로 집계됐다. 6월보다 0.14%포인트(p) 높아진 수치로, 지난 4월 4.43%를 기록한 이후 3개월째 상승세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담대 금리가 4.48%로 한 달 새 0.12%p 올랐다.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용대출 금리는 상승 폭이 더 컸다. 7월 금리는 5.97%로 전월보다 0.25%p 상승했으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자금대출 역시 4.19%로 0.12%p 높아졌다.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차주가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주담대 가운데 고정형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1.9%로, 한 달 전보다 5.8%p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90.2%를 기록한 뒤 9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2014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변동형보다 높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7월 고정형 금리는 4.76%로 한 달 만에 0.23%p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3.97%를 시작으로 10개월째 오름세다. 반면 변동형 금리는 4.35%로 0.08%p 상승하는 데 그쳤다. 두 상품 간 금리 차이는 0.41%p다. 김성준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고정금리 상품의 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아 차주들이 현재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변동형을 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대출금리가 추가로 오를지는 시장금리 흐름에 달려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김 팀장은 8월 초 시장금리가 한 차례 내려간 뒤 다시 상승하고 있다며, 장기금리는 평균적으로 소폭 낮아진 반면 단기금리는 상승하고 있어 월말까지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금리는 오히려 낮아졌다. 7월 은행권 기업대출 금리는 4.20%로 전월 대비 0.07%p 하락했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4.18%로 0.01%p 상승했지만,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4.22%로 0.16%p 떨어지면서 전체 금리를 끌어내렸다. 한은은 은행권이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대출 영업을 강화한 점 등이 기업대출 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대출금리와 달리 은행권의 예금금리는 상승했다. 7월 저축성수신 평균금리는 3.21%로 전월보다 0.13%p 높아졌다. 지난 4월 2.92% 이후 넉 달째 상승하고 있다. 정기예금 등을 포함한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3.16%로 0.14%p 올랐고, 금융채와 CD 등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도 3.48%로 0.12%p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06%p로 전월보다 0.17%p 축소됐다. 지난 2월 1.43%p를 기록한 이후 6개월째 감소세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도 2.22%p로 한 달 사이 0.05%p 줄었다. 가계와 기업을 합친 전체 은행권 대출금리는 4.27%로 전월보다 0.04%p 낮아졌다.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했지만 기업대출 금리 하락 폭이 이를 웃돌면서 전체 대출금리는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이외 금융기관에서는 예금과 대출금리의 움직임이 엇갈렸다. 1년 만기 기준 예금금리는 상호저축은행이 4.21%로 0.47%p 상승했고, 신용협동조합은 3.56%, 상호금융은 3.25%로 각각 0.13%p, 0.15%p 올랐다. 새마을금고는 3.48%로 유일하게 0.05%p 내렸다. 대출금리는 상호저축은행이 10.51%로 1.03%p 뛰었다.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도 각각 5.16%, 5.15%로 0.14%p, 0.48%p 상승했다. 반면 상호금융의 대출금리는 4.61%로 0.15%p 하락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집 사려면 현금부터”...주담대 신규액 역대 최대폭 줄었다

대출 문턱이 높아진 여파로 올해 2분기 가계대출 시장의 신규 자금 공급 규모가 크게 위축됐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차주가 새로 받은 금액이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강화된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수치로 확인됐다. 반면 이미 대출을 보유한 차주들의 평균 부채 잔액은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5일 공개한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를 보면 2분기 차주 1명당 평균 가계대출 신규 취급액은 3414만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보다 128만원 감소한 것으로, 2023년 1분기 3344만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주담대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2분기 차주당 신규 주담대 취급액은 평균 2억829만원으로 석 달 전보다 2110만원 줄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감소폭이다. 신규 취급액 자체도 2024년 4분기 2억648만원 이후 가장 적었다. 은행권에서는 차주당 주담대 신규 취급액이 342만원 늘었지만 비은행권에서는 1439만원 감소했다.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주담대 취급 규모가 크게 축소되면서 전체 평균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의 감소폭이 3537만원으로 가장 컸다. 30대도 2632만원 줄었으며 50대와 60대 역시 각각 1281만원, 1069만원 감소했다. 반대로 20대는 유일하게 신규 주담대 취급액이 392만원 늘었다. 이들의 평균 신규 주담대는 2억3217만원으로 직전 분기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전체 신규 주담대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됐다. 2분기 30대 비중은 43.7%로 1분기 41.4%에서 2.3%포인트 상승했다. 이어 40대 24.5%, 50대 15.9%, 60대 이상 9.9%, 20대 6.0%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감소세가 가장 뚜렷했다. 수도권 차주의 평균 신규 주담대 취급액은 전 분기보다 4397만원 줄었다. 강원·제주권도 2108만원 감소했고 동남권과 충청권 역시 각각 942만원, 508만원 줄었다. 반면 호남권은 1113만원, 대경권은 100만원 증가했다. 민숙홍 한은 가계부채미시통계팀장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 등 금융권 대출 관리 강화 영향으로 차주당 가계대출 신규 취급액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기존에 대출을 갖고 있던 차주가 대출 한도를 늘리거나 기존 대출을 갈아타는 과정에서 취급되는 금액 자체가 감소한 점도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다만 수도권 주택 거래가 이어지면서 2분기에 새롭게 대출시장에 진입한 차주들의 경우 신규 대출액이 오히려 소폭 늘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20대의 신규 주담대 증가 역시 무주택자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대출 규제의 영향을 덜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민 팀장은 앞으로의 흐름에 대해서는 8·13 대책 이후 가계대출 공급 여력이 확대되면서 3분기 신규 취급액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금융당국의 관리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수도권 주택시장 움직임과 추가 정책, 주식 투자자금 수요 등이 변수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대출의 문턱이 높아진 것과 달리 기존 차주들이 보유한 대출 규모는 증가했다. 2분기 차주당 평균 가계대출 잔액은 9790만원으로 1분기보다 50만원 늘었다. 주담대 평균 잔액은 증가폭이 더 컸다. 차주당 평균 주담대 잔액은 1억6193만원으로 석 달 전보다 187만원 증가했다. 가계대출과 주담대 모두 평균 잔액이 분기마다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흐름이다. 특히 젊은 층의 주담대 잔액 증가가 눈에 띄었다. 20대의 평균 주담대 잔액은 575만원, 30대는 409만원 각각 늘었다. 지역별로는 충청권이 182만원, 강원·제주권이 166만원, 수도권이 158만원 증가했다. 평균 잔액 규모는 30대가 2억3419만원으로 가장 컸다. 20대도 2억394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40대는 1억8586만원으로 집계됐다. 20대 차주의 평균 주담대 잔액이 2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증시는 꺾이고 살림살이 팍팍”...소비심리 넉 달 만에 ‘뚝’

수출 호조에 힘입어 석 달 연속 상승했던 소비심리가 국내 증시 조정과 누적된 물가 부담에 결국 뒷걸음질쳤다. 기업과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회복 신호와 달리 가계가 느끼는 경기는 다시 얼어붙는 모습이다. 주가 하락으로 자산시장에 대한 기대가 꺾이고 누적된 물가 부담까지 겹치면서 경기와 취업 여건에 대한 심리가 일제히 후퇴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5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2.3포인트(p) 떨어진 수치다. CCSI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석 달 연속 상승했지만 이달 들어 상승세가 멈췄다. CCSI를 구성하는 세부 항목 가운데 경기 상황에 대한 체감도가 가장 크게 악화됐다. 현재경기판단지수는 79로 전월보다 5p 떨어졌다. 두 달 연속 하락하면서 중동전쟁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던 지난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향후 경기 흐름을 바라보는 시각도 나빠졌다. 향후경기전망지수는 89로 3p 하락했고, 취업기회전망지수 역시 86으로 3p 낮아졌다. 두 지수 모두 지난 4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가계의 전반적인 생활 여건을 보여주는 지표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생활형편전망지수는 97, 현재생활형편지수는 92로 각각 1p씩 떨어졌다. 가계수입전망지수와 소비지출전망지수도 각각 1p 하락해 100과 109를 기록했다. 한은은 최근 증시 흐름과 물가에 대한 체감 부담이 소비심리를 끌어내린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양호한 실물경제 흐름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 조정, 누적된 물가 상승 등으로 체감경기가 저하되며 소비자심리지수가 4개월 만에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자체는 전월보다 낮아졌지만, 이전부터 이어진 생활물가 상승의 영향이 가계의 체감 부담으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그동안 높았던 생활물가 상승이 누적되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경기 상황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은 최근 증시 약세가 소비심리를 크게 훼손하는 상황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경기 자체가 악화돼 주가가 하락한 것은 아닌 만큼 소비심리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제한적이고 단기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이어가면서 기업의 소득 창출이 가계 소득과 소비로 이어지는 흐름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주가 하락은 가계의 저축 인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가계저축지수는 94로 전월보다 3p 떨어졌다. 지난해 5월 93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박 팀장은 은행 예·적금뿐 아니라 주식과 펀드 역시 가계저축에 포함되는 만큼 최근 주가 조정이 해당 지수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계부채에 대한 인식은 큰 변화가 없었다. 현재가계부채지수는 100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심리도 소폭 식었다. 8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5로 한 달 전보다 2p 하락했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과 주택 공급 대책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이 지수는 7월까지 넉 달 연속 오르며 202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달에는 하락 전환했다. 다만 주택가격전망지수는 4월 이후 5개월째 기준선인 100을 웃돌고 있다. 1년 뒤 집값이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소비자가 여전히 더 많다는 의미다. 향후 금리와 물가에 대한 기대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6개월 뒤 금리 수준을 묻는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25로 전월보다 1p 낮아졌다. 지난 6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반영되면서 12p 급등한 뒤 7월에는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이달에는 소폭 조정됐다. 향후 1년간 물가가 얼마나 오를지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전월과 같았다. 중동전쟁의 교착 상태가 이어지는 데 따른 물가 상승 요인과 금리 인상 기조에 대한 예상,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이 서로 맞물리면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움직이지 않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종합지수가 여전히 100을 웃돌았지만 경기와 생활 여건에 대한 세부 인식은 대부분 후퇴했다. 실물경제의 회복 흐름과 금융시장 조정 사이에서 가계의 체감경기가 엇갈리는 모습이 나타난 셈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지방 가면 떠난다”...예보·금감원,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부글’

예금보험공사와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금융회사와 관련 기관이 밀집한 수도권에서 두 기관이 떨어질 경우 금융위기 대응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인력의 대규모 이탈과 젊은 직원들의 일·가정 양립 문제도 지방이전의 주요 부작용으로 꼽았다. 예보 노조와 금감원 노조는 2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두 기관을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 측은 금융감독과 예금보험 업무의 특성상 기관의 위치 자체가 금융안정과 직결된다고 주장했다.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 주요 금융회사의 본점은 물론 법무·회계법인과 정보기술(IT) 전문기관 등 금융 관련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감독당국과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업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금융위기나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현장 대응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금융회사와 감독·예금보험기관 사이의 물리적 거리가 커지면 실무 협의와 의사결정에 불필요한 시간이 소요되고, 그 부담이 금융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들은 해외 사례도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주요 금융 선진국에서 금융안정과 금융감독을 담당하는 핵심 기관들이 수도권 또는 수도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금융 관련 기관의 지방이전이 업무 특성과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인력 이탈 가능성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노조가 조합원 15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지방이전이 이뤄질 경우 만 40세 미만 직원의 82.5%가 이직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전체 연령층에서 같은 응답을 한 비율은 69.7%였다. 예보 내부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노조 설문에서도 지방이전 이후 잔류 의사를 밝힌 직원은 저연차와 실무직을 중심으로 매우 낮았다. 근속기간 5년 미만 직원 가운데 계속 근무하겠다는 응답은 12%에 불과했고, 5급 실무직의 잔류 의향 역시 9.5% 수준에 머물렀다. 두 노조는 금융·법률 분야의 전문인력이 빠져나갈 경우 기관의 핵심 기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회계사와 변호사, 계리사 등 전문자격을 갖춘 직원들이 금융위기와 부실 금융회사 정리 등의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까지 함께 이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족 단위의 생활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수도권에 직장을 둔 배우자와 함께 생활하는 맞벌이 가정의 경우 한쪽만 지방으로 근무지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결혼과 출산, 육아 및 경력 유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보 노조가 이날 공개한 한 직원의 사례에서는 지방이전이 출산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해당 직원은 배우자가 서울에서 근무하는 상황에서 자신만 지방으로 이동할 경우 임신과 출산, 육아를 사실상 혼자 감당해야 할 수 있다며 “지방이전으로 아이 낳을 용기를 잃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노조 측은 지방이전이 개인에게 직장과 가족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젊은 세대에 부담이 집중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영헌 예보 노조위원장은 예보가 관리하는 은행 예금 가운데 70% 이상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금융안정의 심장인 예보 이전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상우 금감원 노조위원장은 금감원의 지방이전이 금융산업의 발전과 경쟁력 강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금융 관련 핵심 인프라는 업무가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는 곳에 배치돼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중앙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방안은 이르면 25일 국무회의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예보와 금감원 노조는 정부의 향후 추진 상황을 지켜보면서 공동 대응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방이전 대상 기관들과의 추가 연대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한편 금감원 노조는 이날 오후 금감원 본원에서 비공개로 지방이전 반대를 위한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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