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지금껏 이런 벤츠는 없었다”…서킷에서 깨어난 ‘원 맨 원 엔진’의 진가](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30.ecbef6c3c3b0483eb5835339e271cfc8_T1.jpg)
그야말로 질주다. 총길이 4.3km의 트랙에 들어서자마자 사방에서 터질 듯한 배기음과 타이어 긁히는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끝이 보이지 않는 서킷 곳곳에는 타이어가 미끄러지며 남긴 검은 자국들이 선명하다. 피트레인 입구, 펄럭이는 AMG 깃발 아래 'AMG GT 55 4MATIC+' 8대가 양쪽 라인에 늘어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드라이버 시트에 앉아 팔을 뻗는다. 스티어링 휠에 손목이 자연스럽게 닿는다. 딱 맞는 간격이다. 정신없이 서킷을 돌다 계기판으로 시선을 옮기면 시속은 180㎞. 살아있다는 감각이 온몸을 깨운다. 지난 29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데이'가 열린 경기도 용인시 AMG 스피드웨이와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찾았다. ◇ 서킷 옆 오프로드 코스…AMG부터 G-클래스까지 한자리 AMG 스피드웨이는 2018년 10월 문을 연 국내 AMG 브랜드 전용 서킷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고성능 AMG 차량의 주행과 교육을 위해 운영하는 곳으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AMG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이 이곳에서 진행된다. 입문 과정인 'AMG 디스커버'부터 심화 과정인 'AMG 퍼포먼스', 'AMG 어드밴스드', 야간 주행 프로그램인 'AMG 나이트 서킷' 등이 운영되고 있다. 프로그램은 단순히 서킷을 한 바퀴 도는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AMG 디스커버에는 슬라럼과 원선회, 브레이크·차선 변경 등 기본적인 차량 제어 훈련이 포함되고, 퍼포먼스 과정에서는 드래그 레이싱과 코너링, 드리프트, 브레이크·차선 변경 등을 다룬다. 올해 하반기에는 입문 과정에 인근 도로를 달리는 온로드 주행도 추가됐다. 서킷 인근에는 성격이 전혀 다른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2024년 10월 문을 연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다. 실제 자연 지형을 활용한 상설 오프로드 코스로, 경사로와 바위·모래·자갈 노면, 나무 범피와 물웅덩이 등을 갖췄다. SUV 코스는 9개, G-클래스 전용 코스는 14개 구간으로 구성돼 있다. 약 30도 경사로를 오르내리거나 바위 구간을 통과하고, 노면에 따라 바퀴별 접지력이 달라지는 상황도 경험하도록 만들어졌다. 운용하는 차량의 종류도 다양하다. 실제로 이날 주차장에는 AMG 차량 수십 대가 줄지어 서 있었다. 낮고 날렵한 AMG GT 55와 GT 43 뒤로 대형 SUV GLS 580, G-클래스 G 450 d와 G 580, G 63 등이 나란히 자리했다. 퍼포먼스 모델부터 묵직한 SUV까지, 서킷과 험로를 누빌 차들이 한 공간에 뒤섞여 있었다. ◇ 풀숲·돌밭·30도 경사…'오프로드 크롤'로 손 안 대고 편하게 가장 먼저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에 올라탔다. G-클래스 최초의 순수전기 모델로, 네 개의 전기모터가 각 바퀴를 개별적으로 구동하는 구조다. 평평한 아스팔트가 아닌 바퀴마다 닿는 노면이 달라지는 험로에서 각 바퀴의 구동력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G-클래스 전용 코스의 다양한 장애물을 넘기에는 더할 나위 없었다. G-코스에서는 사이드미러를 바로 스칠 듯 우거진 풀숲이 이어졌다. 바닥에는 축구공만 한 돌들이 빈틈없이 깔려 있었다. 차체가 좌우로 크게 흔들리고 한쪽 바퀴가 들릴 정도의 요철, 온몸이 앞뒤로 쏠리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졌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험로였지만 G 580의 '지능형 오프로드 크롤'을 켜니 수월했다. 로우 레인지가 작동한 상태에서 설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천천히 차를 움직이는 기능으로, 오프로드에서의 크루즈 컨트롤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G 580에는 2㎞/h의 '슬로우 크롤', 보행 속도 수준의 '가변 크롤', 8㎞/h의 '패스트 크롤' 등 3단계가 마련돼 있다. 실제로 오프로드 크롤을 켜자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가 없었다. 스티어링 휠을 꽉 붙잡고 바퀴가 향할 방향을 조절하는 데 집중하면 됐다. 거친 노면에서도 차는 설정된 속도를 유지하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처음에는 움직임이 낯설어 직접 페달을 밟기도 했지만, 몇 차례 장애물을 넘은 뒤에는 오히려 크롤 기능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 이후에는 크롤 기능에 모든 걸 맡긴 채 조향에만 집중했다. 오프로드에 익숙해져 편안해질 때쯤 '사이드 슬로프' 구간에 다다르자 다시 아찔해졌다. 오프로드 콕핏에 표시된 경사도는 30도 안팎까지 올라갔다. 살면서 이런 경사로에 차를 올려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가파른, 평소 도로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각도였다. 사이드미러 너머로는 옆쪽의 길바닥이 시야 대부분을 차지했다. 몸이 옆으로 쏠리자 안전벨트가 가슴 쪽을 강하게 조여왔다. 차가 얼마나 기울었는지 몸으로 고스란히 느껴졌지만, 기울어진 차체를 그대로 유지한 채 천천히 경사면을 통과했다. G 580은 최대 35도의 측면 경사에서도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도록 설계됐다. ◇ “한 사람이 한 엔진"…AMG GT 55, 서킷에서 본색 AMG 스피드웨이로 돌아와 다시 AMG GT 55 4MATIC+를 마주했다. 바닥에 붙을 듯 낮게 깔린 차체와 양쪽으로 치켜 올라간 헤드램프, 넓게 벌어진 그릴까지 마치 작은 맹수를 보는 듯했다. 보닛을 열자 엔진 한쪽에 작은 은색 명판이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엔진을 조립한 장인의 서명이 새겨져 있었다. AMG의 '원 맨 원 엔진(One Man, One Engine)' 철학을 보여주는 흔적이다. 숙련된 장인 한 명이 엔진 하나의 조립을 처음부터 끝까지 맡는 방식으로, 엔진에는 이를 담당한 장인의 이름과 서명이 남는다. 서킷 주행은 인스트럭터의 무전과 함께 시작됐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설정하고 서서히 속도를 올리며 트랙에 진입했다. 곳곳에 놓인 색색의 콘이 눈에 들어왔다. 초록색 콘을 기준으로 스티어링 휠을 꺾어 '턴인'하고, 노란색 콘을 향해 코너 안쪽으로 차를 붙이며 '에이펙스'를 노렸다. 인스트럭터의 무전에 따라 직선에서는 속도를 높이다가 코너 앞에서 감속한 뒤 차를 안쪽으로 붙이고, 코너 바깥으로 빠져나오면서 다시 가속페달을 밟는 동작을 반복했다. 시속 100㎞를 넘긴 상태에서 코너를 돌아도 GT 55는 매끄럽게 궤적을 그렸다. 스티어링 휠을 반바퀴 돌리는 만큼 차가 정확하게 따라왔고, 조향 타이밍을 조금 놓쳐 급하게 방향을 바꾸는 순간에도 차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총길이 4.346㎞에 16개 코너가 이어지는 서킷이었다. 직선 구간에서 속도를 끌어올리면 곧바로 코너가 나타났고, 다시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여야 했다. 직선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자 GT 55의 성격이 확실히 드러났다. 4.0ℓ V8 바이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476마력, 최대토크 71.4㎏f·m를 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9초 만에 도달한다. 가속이 붙는 순간 등이 시트에 강하게 밀착되고 뒷목이 당겨왔다. 속도계가 시속 180㎞를 넘어가자 가속감에 계기판을 볼 여유도 없었다. 시선은 앞을 향한 채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로 현재 속도를 확인했다. 차체가 순간적으로 노면에서 붕 뜨는 듯한 느낌이 드는 순간에도 GT 55는 안정적으로 노면을 붙잡았다. ◇ 괴물 같은 성능 뒤에는 '트레이닝'…20년간 정비 인력 500명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날 차량의 주행 성능이 전문 인력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차량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는 기본적인 차량 정비부터 파워트레인, 전기·전자 시스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차량 진단까지 단계별 교육을 진행한다. 지난 20년간 AMT·AET와 아우스빌둥을 통해 약 500명의 자동차 정비 전문인력을 양성했다. 특히 고전압 시스템을 다루는 인력은 별도의 전문 교육을 거친다. 공현상 메르세데스-벤츠 트레이닝 아카데미 총괄 상무는 “평생 기계만 만지던 사람들이 이제는 전기를 만져야 한다"며 “기계와 전기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기 때문에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교육도 굉장히 많이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전압 전문가 과정은 굉장히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과정"이라며 “차량의 안전뿐 아니라 정비하는 사람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테크니션 교육도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공 상무는 “처음 들어오면 기본적인 교육을 받고, 그다음 시스템 테크니션, 진단 테크니션으로 올라간다. 전국적으로 100명이 채 안 되는 진단 테크니션은 병원 의사와 같은 역할"이라며 숙련된 진단 인력을 양성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기차와 배터리까지 다룰 수 있는 전문 인력 역시 장기간의 교육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차 어때] ‘기본기 맛집’ 폭스바겐의 묵직한 한 방…든든한 전기 SUV의 정답, ‘ID.4’](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27.0e63626d69414a5983407db3e2eb8e91_T1.jpg)
![[현장] 제네시스 ‘마그마’ 페스티벌…르망 레이싱카에 ‘시선 집중’](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25.3a20b04c278d4447aab4d1a47db78d2d_T1.jpg)










![“아이폰 더 자주 나오나”…애플, 조직 대수술로 출시 속도 높인다 [이슈+]](http://www.ekn.kr/mnt/thum/202609/rcv.YNA.20260918.PAP20260918212801009_T1.jpg)
![[EE칼럼] 목적과 수단의 도치](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40318.dbd99c8761244ca3b29e7374368ee5d8_T1.jpg)
![[EE칼럼] 발전공기업 통합, 지역 전력계획과 거래권도 넓혀야](http://www.ekn.kr/mnt/thum/202609/news-a.v1.20251218.b30f526d30b54507af0aa1b2be6ec7ac_T1.jpg)
![[김병헌의 체인지] 기업의 시간, 정치의 시간](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416.e74981dbd1234907aa315469fbcafa49_T1.png)
![[이슈&인사이트] 러시아의 유럽 침공 가능성과 나토의 고민](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40325.ede85fe5012a473e85b00d975706e736_T1.jpg)
![[데스크칼럼] 에너지 난(難)을 부추기는 정치 개입](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20.4d0c3fc241194ecaa86839bf12a18682_T1.jpg)
![[기자의 눈] 실패를 조리돌림하는 야만적 사회에 혁신은 없다](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29.53f94c2eeb5446ab9f6fa83d84cef517_T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