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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무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이상무 기자 입니다.
  • 정치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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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북미 대화 페이스메이커 될 것…韓 역할·책임 확대 중”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의 대화 재개를 촉진하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했다. 또한 대통령 권력 분산을 골자로 한 헌법 개정 및 사법·군사 개혁의 필요성을 국제사회에 공식화했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가 6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전 서면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남북 관계와 관련해 “오랜 세월에 걸쳐 세워진 불신의 벽을 몇 가지 조치만으로 하루아침에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통해 북·미 대화 재개를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를 통해 북한의 핵 역량 강화를 저지하기 위한 실효적이고 구체적인 조치도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앞서 지난달 8·15 경축사를 통해 '포용적·안정적·책임 있는 평화 공존'이라는 3대 원칙을 제시하며 당사자 간 논의를 촉구한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위비 압박 등 한·미 동맹 현안에 대해서는 '실용주의적 재정립'으로 해석하며 굳건함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동맹의 지속가능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통적 동맹 개념을 넘어 변화하는 시대의 현실과 요구에 맞게 동맹을 조정하려는 의지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국방비를 증액하고 안보에 필수적인 핵심 군사 역량을 확충하는 등 동맹 내 한국의 역할과 책임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국 관계가 호르무즈 해협 통항 기여나 대미 투자뿐 아니라, 조선업 협력 및 인공지능(AI) 생태계 강화 등을 포괄하는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오는 8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자 외교 무대에서의 연대 의지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앞서 호르무즈해협 긴장 상태와 관련해 중견국 연대인 '독립국 연합'을 제안한 데 대해서는 “민주주의, 인권, 법치 등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고 특정 분야에서 행동할 능력을 갖춘 국가들 간의 실용적이고 개방적인 협력이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국내 정치 현안인 권력 구조 개편 문제도 비중 있게 다뤘다. 이 대통령은 “수많은 희생을 통해 얻어낸 민주주의가 다시는 위협받지 않도록 하겠다"며 “대통령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권력을 보다 적절하게 분산하기 위한 개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개헌 논의 사항으로는 계엄 선포 요건의 엄격한 규정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언급했다. 아울러 “과도한 권력 집중과 남용을 막기 위한 사법 개혁을 추진하고, 헌정 질서를 위협하지 않으면서 미래전 양상에 적극 대비할 수 있도록 군사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인사 검증 부실’ 靑, 정면돌파냐 철회냐…‘만사현통’ 김현지 개입 돌발 변수

이재명 정부 2기 개각을 둘러싼 검증 부실 논란이 청와대의 인사 라인 실책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개각 발표 직후 불거진 장관 후보자들의 의혹과 정책실장 사퇴 파장이 진화되지 않자 정국은 얼어붙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후보자들의 자질과 해명을 검증받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명 직후부터 논란이 잇따르면서, 이번 인사 과정에서 검증이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둘러싼 의문도 커지고 있다. 정부에는 공식 인사 시스템이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인사위원장을 맡고, 조성주 인사수석과 김용채 인사비서관이 인사 라인을 구성하고 있다. 강 실장은 지난해 국회에서 특정 '인사 실세'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제가 인사위원장"이라며 인사가 투명하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수석은 지난해 9월 신설된 인사수석 자리에 앉았다. 정부 출범 초기에는 인사비서관 체제로 운영했지만, 고위공직자 인선을 둘러싼 검증 논란이 잇따르자 인사 시스템을 보강한 것이다. 청와대는 공무원 인사 전문가인 조 수석을 발탁했고, 당시 강 실장도 전 정부의 인사 제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선우·이혜훈 낙마를 겪은 후 2기 개각에 다시 인사 검증 논란이 불거진 것은 청와대에도 부담이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3일 MBC 라디오에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후보자의 겸직 문제를 두고 “이 부분은 인사 검증에 관한 부분"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청와대의 검증 단위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승원·용혜인 후보자를 타깃으로 삼아 공격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아울러 서용주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의 발언으로 수면 위에 오른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개입설' 등 공적 검증 라인 무용론이 제기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사현통' 김현지 실장이 '인사검증'도 짓뭉갠 것 아닙니까?"라며 “'김현지가 인사라인'이라는 내부 고백이 진짜 현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누가 후보자를 고르고 검증했으며 그 과정에 김 실장이 어떻게 개입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이번 국감에서 김현지 실장을 반드시 국감장에 세우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김승원 후보자는 엄호하고 있지만 용 후보자에 대해서는 송영길 의원에 이어 박선원 최고위원과 정일영 의원이 의원직 사퇴 필요성을 거론했다. 여야는 인사청문요청안 접수 직후 증인 채택과 자료 제출을 둘러싸고 맞붙는다. 한동훈 의원의 수사자료 유출 공방까지 더해지면서 청문회는 개시 전부터 양측의 법적 고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사 논란이 반복되는 것은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시스템에 의문을 낳을 수밖에 없으며, 대통령이 특정 인물을 직접 발탁한 경우라면 주변에서 쓴소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지명 철회를 꺼내지 않고 있지만 국정 운영에 부담인 지지율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친여 성향 유튜버 김어준 씨는 이날 본인의 유튜브 방송에서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조사한 결과를 언급하며 “국정 운영하는데, 전반적으로 힘이 빠져 있는 상태다. 지금은 대통령이 직접 나와서 본인의 언어로 계속 얘기할 수밖에 없는 국면에 와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대변인이나 대통령의 SNS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라며 “지금 이 추세로 가면 앞에 2자가 한 달 이내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 추세로 가면"이라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분석] ‘왼쪽 챙긴’ 개각 효과 봤지만…중도층 놓쳐 李 지지율 ‘최저치’ 여전

이재명 대통령이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국면 전환용 개각을 단행했지만 국정 수행 지지율 하락세를 돌려세우지는 못했다. 진보층은 결집한 반면 중도층 이탈 폭이 더 커서 8주 연속 하락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7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발표한 9월 1주 차 조사에서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1.5%포인트(p) 하락한 37.4%였다. 부정 평가는 0.8%포인트 오른 59.5%로, 긍·부정 평가 격차는 22.1%p까지 벌어졌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이념 성향별 온도 차다. 진보층의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4.0%p 오른 57.3%였다. 반면 중도층은 5.5%p떨어진 35.9%를 기록했다. 보수층은 1.7%p 오른 19.2%였다. 정부로선 개각을 통해 지지층 결집 효과를 일부 확인했지만, 전체 지지율을 끌어올릴 만큼의 호응을 얻지는 못한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중도층의 하락 폭은 진보층 상승 폭보다 1.5%p 컸다. 세대별로 30대와 60대의 긍정 평가는 각각 4.9%p씩 떨어졌다. 40대는 2.1%p, 70대 이상은 1.3%p 하락했다. 반면 50대는 3.1%p 상승했다. 특히 젊은 남성층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20대 남성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 25.1%에서 21.4%로 3.7%p 떨어졌고, 30대 남성은 28.7%에서 20.8%로 7.9%p 급락했다. 반면 젊은 여성층은 엇갈렸다. 20대 여성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 31.4%에서 36.9%로 5.5%p 상승했고, 30대 여성은 41.2%에서 39.6%로 1.6%p 하락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역대 최연소 30대 여성 장관 지명이라는 파격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용 후보자의 의원직 겸직 유지 문제와 기본소득당의 각종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여당 내에서도 반대론이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신약 청탁 의혹, 공소취소 모임 이력 등도 인사 논란을 키웠다는 관측이 나온다. 개각으로 진보 진영을 다독였지만, 후보자 문제가 알려지면서 역효과가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이 내년도 청년 관련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43조원으로 대폭 증액하며 청년 민심 잡기에 나섰으나, 여론 지표상 2030 세대의 지지율은 나아지지 않았다. 청년층이 체감하는 핵심 지표인 체감 경기 회복이 더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에서 18~29세 지지율은 28.8%, 30대 지지율은 29.8%였다. 전주 대비 18~29세는 0.6%p 올랐고 30대는 4.9%p 줄었다. 개각 여파는 정당 지지도에도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은 1.3%p 하락한 41.8%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0.1%p 내린 37.6%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양당 격차는 4.2%p로 오차범위 안이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이 국민의힘 반사이익으로 이어지지 않고 무당층이 늘었다. 지지 정당이 없는 응답자는 전주 9.0%에서 10.5%로 1.5%p 증가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한국진보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났고 3일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만났다. 핵심 지지층이 흔들릴 경우 국정 동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전통적 지지 기반 다지기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모처럼 내놓은 지지율 회복 카드의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청와대는 추가 대책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용혜인·김승원 두 후보자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인사청문회에서 의혹이 어떻게 소명되느냐가 향후 민심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들의 결격 사유가 추가로 드러나거나 의혹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이탈한 중도층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는 지난 31일~4일 전국 18세 이상 2510명(±3.1%p, 응답률 4.2%)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정당 지지도는 지난 3~4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3.1%p, 응답률 3.8%)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에너지경제 여론조사] 李 지지율 8주째 하락 37.4%…민주 41.8%·국힘 37.6%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하며 또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7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1.5%포인트(p) 내린 37.4%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59.5%로 지난주보다 0.8%p 상승했다. 긍정과 부정 평가의 격차는 22.1%p로 오차범위 밖이었으며, '잘 모름'은 3.1%였다. 일간 흐름을 보면 지난주 금요일인 지난달 28일 38.2%로 마감한 긍정 평가는 이달 1일 36.4%, 2일 36.3%, 3일 37.1%, 4일 37.2%를 기록했다. 권역별로는 서울에서 긍정 평가가 전주보다 6.0%p, 대구·경북은 2.9%p, 인천·경기는 2.3%p 각각 하락했다. 반면 대전·세종·충청은 5.6%p 올랐다. 연령대별로는 30대와 60대에서 각각 4.9%p, 40대는 2.1%p, 41.5%, 70대 이상은 1.3%p 하락했다. 반면 50대에서는 3.1%p 올랐다. 리얼미터는 “2기 개각 장관 후보자들을 둘러싼 특혜·공소취소 의혹 등 인선 논란과 부동산 세제개편안 유턴 논란, 대통령 사법리스크 관련 조국 발언 파장이 겹치면서 정부 인사·정책 신뢰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됐고, 이런 흐름이 지지율 하락세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지난 3~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41.8%, 국민의힘이 37.6%를 기록했다. 양당 격차는 4.2%p로 3주 연속 오차범위 내에 머물렀다. 민주당은 지난 조사보다 1.3%p 하락했고 국민의힘도 0.1%p 내렸다. 조국혁신당은 4.5%, 개혁신당은 2.3%, 진보당은 1.3%를 기록했다. 기타 정당은 2.1%, 무당층은 10.5%였다. 민주당은 서울에서 10.3%p, 인천·경기 4.7%p, 부산·울산·경남 2.9%p 하락했다. 반면 대전·세종·충청에서는 7.7%p, 대구·경북 7.4%p, 전남광주·전북 2.3%p 올랐다. 국민의힘은 대전·세종·충청에서 7.8%p, 서울 1.0%p 내린 반면 인천·경기에서는 2.6%p 올랐다. 연령대별로 민주당은 30대 8.6%p, 70대 이상 5.1%p, 60대 40.2%, 50대 3.1%p 각각 하락했다. 반면 20대 7.8%p, 40대 6.6%p 각각 상승했다. 국민의힘은 20대 6.6%p, 40대 4.2%p 내렸다. 반면 30대 4.9%p, 60대 2.5%p, 50대 1.5%p 올랐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에 대해 “정부의 2기 개각 후보자 자질 논란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연대 신경전, 지도부 윤리감찰을 둘러싼 당내 내홍 등이 겹치면서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정부 인사·정책 잡음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지만 반사이익을 충분히 얻지 못하면서 전주와 비슷한 수준에서 횡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의 응답률은 4.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정당 지지도 조사의 응답률은 3.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청년공감] SNS 계정 일부러 지우는 이유…“내 과거가 발목 잡을까 두렵다”

“내 죽음보다 무서운 건 내가 잊고 싶은 과거가 영원히 온라인에 떠도는 것이다." 대학생 손 모 씨(여·20)는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가장 먼저 했던 일이 페이스북 계정을 완전히 삭제하는 것이었다. 그는 어릴 때 올린 사진과 철없던 시절 쓴 이상한 글들이 누군가에게 발견될까 봐 공포스러웠다고 말했다. 계정을 삭제한 지금 손 씨는 지우고 싶었던 흑역사가 사라져서 아주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타인이 이미 캡처했거나 퍼간 기록은 완벽히 지울 수 없다는 사실에 여전한 찜찜함을 드러냈다. 최근 20대 사이에서는 자신의 온라인 흔적을 지우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과거의 기록이 현재의 평판을 결정짓는 잣대가 되면서 발생하는 피로감이 원인이다. 강원대 에브리타임 이용자 2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6%는 최근 1년 내 블로그나 SNS 등 디지털 기록을 삭제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에브리타임 게시판에서 활동하는 아이디 L은 아래와 같이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가끔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는데, 예전에 쓴 글이 보일 때마다 소름 돋아서 죽고 싶다. 내가 지우고 싶어도 이미 퍼진 건 어쩔 수 없다는 게 진짜 스트레스다. 차라리 계정을 아예 다 삭제해버리고 아무도 나를 모르는 상태로 있고 싶다." 삭제되는 내용의 유형은 다양하다. 취업 준비생 김 모 씨(24)는 인스타그램에 쓴, 이른바 '중2병' 식의 과한 감성 글이나 개인적인 고민 상담 글이 나중에 보면 너무 부끄러워 계정 삭제를 경험했다고 적었다. 설문 응답자 M은 인스타그램 스토리 보관함에 남은 과거 연인과의 사진이나 음주 사진 등이 해킹이라도 돼서 유출될까 봐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특히 사적인 대화 내용이 담긴 DM(다이렉트 메시지) 캡처본이 제3자에게 노출되는 것에 대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이러한 기록들을 방치할 경우 평판 관리나 취업 등에서 결정적인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이들을 움직이게 한다. 설문 응답자 조모 씨(20)는 자신의 사진이 딥페이크 등 지능형 범죄에 악용될까 봐 무서워서 SNS를 다 비공개로 돌렸다. 조 씨는 최근 유행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이미지 합성 범죄 소식을 접한 뒤 얼굴이 노출된 게시물 여러 개를 한꺼번에 정리했다. 이처럼 20대에게 디지털 기록은 자아의 확장이 아닌 관리해야 할 부채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전문 업체에 사후 데이터 삭제를 의뢰하거나, 생전부터 유료 서비스를 통해 기록을 관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네이버 지식인처럼 오래된 플랫폼의 흔적도 예외는 아니다. 설문 응답자 K는 초등학생 때 지식인에 올린 미숙한 질문과 답변 활동 내역이 검색 결과에 여전히 남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밤새 하나씩 다 지웠다는 경험담을 공유했다. 그는 나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의 편향된 생각이나 미숙한 발언이 현재의 나를 규정할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모 씨(여·21)는 대학 오기 전에 SNS에서 내 흔적을 싹 다 지우니까 그나마 속이 시원하다는 요지의 답변을 남겼다. 그는 기존 계정을 폐쇄하는 '계정 세탁'을 거친 뒤 새로 계정을 만들어 활동 중이며, 이때부터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게시물을 올릴 때 극도로 조심하는 경향을 보인다. 지금도 인터넷에는 과거 흔적을 정리했다는 후기가 매일같이 올라온다. 이들은 디지털 공간에 남은 데이터가 미래의 사회적 신용과 직결된다고 믿는다. 실제로 설문 응답자의 60% 이상은 취업 시 기업에서 자신의 SNS를 뒷조사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시기 게시물의 삭제를 도와주는 '지우개 서비스'는 도입 1년 만에 신청 건수가 1만7000건을 넘어설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이용 의향을 묻는 설문에서 성인 10명 중 7명(71%)이 서비스 이용 의사가 있다고 답할 만큼 과거 기록 노출에 대한 불안감은 세대를 불문한 공통된 정서로 나타났다. 과거의 '나'를 지우고 현재의 '나'를 지키려는 청년들의 사투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풍경이다. 기록의 홍수 속에서 '지울 수 있는 자유'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이상무 기자·김선율 강원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rokmc@ekn.kr

닻 올린 선관위 특검…‘IT·검찰 출신’ 전면 배치, 전산망부터 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련 전방위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팀이 검찰 출신 수사 인력과 IT·보안 전문가를 전면에 배치했다. 특검보 5명 가운데 4명이 검사 출신으로 채워졌고,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연구원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 경력을 가진 김상천 변호사도 합류했다. 특검팀은 파견검사 20여명 인선을 마무리하는 대로 기존 합동수사본부의 수사 기록과 압수물을 넘겨받아 분석하고 선관위 전산망 등 관련 자료에 대한 검증에 들어갈 예정이다. 5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태한 특별검사는 특검보 후보 10명 가운데 5명에 대한 임명 절차를 완료했다. 특검보 5명 중 4명이 검사 출신이다. 김상천 변호사는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연구원 출신으로 공수처 검사를 지낸 IT·보안 분야 전문가다. 정보통신부 파견 경력이 있는 박협 변호사와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을 지낸 김은정 변호사도 특검보로 합류했다. 경찰·검사·판사를 모두 거친 법조계 인사와 대한변호사협회 조사위원회 등에서 활동한 변호사 출신 인사도 포함됐다. 특검보 진용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IT·보안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별도로 배치했다는 점이다. 선관위 관련 의혹을 수사하려면 관계자 진술이나 문서뿐 아니라 전산 시스템에 남은 자료를 함께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선관위 전산 시스템의 운영 과정과 관련 자료의 생성·보존 경위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의 첫 작업 중 하나는 기존 합수본 수사자료를 다시 들여다보는 것이다. 파견검사 인선이 끝나면 합수본이 확보한 수사 기록과 압수물, 분석 자료 등을 넘겨받아 의혹별로 사실관계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기존 관계자 진술과 압수·분석 자료를 대조하면서 추가로 확인할 부분이 있는지도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전산 분야에서는 시스템에 남아 있는 자료와 관련 기록을 어떻게 확보하고 검증하느냐가 중요하다. 특검팀이 관련 자료에 대한 증거보전을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검팀은 앞서 선관위 측에 올림픽공원 등에 보관된 관련 자료에 대한 증거보전을 요청했다. 특검팀은 이 자료들을 기존 수사에서 확보한 기록과 맞춰보면서 선관위 관련 의혹의 사실관계를 재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IT·보안 전문가가 참여하는 만큼 전산자료에 대한 기술적 검증과 법률적 판단을 병행하는 수사 방식이 예상된다. 파견검사 20여명 인선도 막바지 단계다. 일선 검찰청의 부장검사급 인사들이 파견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실 정비와 수사 인력 구성이 마무리되면 특검은 선관위 전산망을 비롯해 기존 합수본 수사에서 다뤄진 관련 의혹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태한 특검은 과거 '한반도 인권과 평화를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등에서 활동했다. 특검팀이 검찰 출신 수사 인력에 IT·보안 전문가까지 결합한 진용을 갖추면서 출범 초기부터 확보 자료 분석과 전산자료 검증에 수사력을 집중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국민의힘 당협 217곳 물갈이에 ‘흉흉한’ 소문…“말 한마디 잘못했다간 휘청”

국민의힘이 국정감사가 끝나는 11월 즈음에 전국 217개 당원협의회를 대상으로 정기 당무감사를 벌이기로 하면서 당내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장동혁 지도부가 당무감사에서 당원 평가를 50% 의무 반영하고 해당 행위에 대한 감점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다. 현역 의원을 포함한 당협위원장들이 평가 결과에 따라 사실상 교체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초 지도부가 추진했던 전국 254개 당협위원장 전면 재선출 방안은 현역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한발 물러섰다. 대신 기존 당무감사에 당원 평가와 강도 높은 감점 기준을 결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당내에선 이를 두고 직선제를 접는 대신 당무감사를 통한 '우회 물갈이'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해당행위 감점이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사무처는 윤리위원회 징계 전력뿐 아니라 방송 출연 과정에서의 발언이나 주요 정책 노선에 대한 공개 비판 등을 감점 대상으로 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감점 폭까지 커질 경우 당무감사 결과가 당협위원장의 거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내 비당권파와 중진 의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도부에 대한 공개적인 이견 표명과 정책 비판까지 해당행위로 분류될 경우 당무감사가 사실상 당내 반대파를 걸러내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은 “지도부에 이견을 냈다는 이유로 감점 폭탄을 던진다면 당무감사가 아니라 정적 제거를 위한 정무 감사가 된다"며 “누가 어떤 기준으로 해당행위를 판단할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감점부터 강화하면 당내 갈등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먼저 직선제를 적용하기로 한 사고 당협 36곳과 직무정지 상태인 당협 1곳(경남 마산회원)의 재선출 과정도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이들 지역에서 당원 투표 방식의 직선제를 적용하고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어떤 심사 기준을 적용하고 해당행위 감점을 실제로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국감 이후 217개 당협 정기 당무감사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조직 정비의 시점이다.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뒤 당의 외연을 넓히고 중도층과 무당층의 지지를 회복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을 진단하고 새로운 정책 노선을 내놓기보다 당협위원장 교체와 당원 평가, 징계·감점 기준 마련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특히 정기국회가 시작된 상황에서 제1야당이 당협 개편과 내부 인사 문제에 정치적 역량을 소진할 경우 쇄신의 방향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동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원 중심 정당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더라도 지방선거에서 등을 돌린 중도층과 무당층을 다시 끌어안을 정책과 메시지가 함께 제시돼야 하는데, 현재 논의가 조직과 당권 문제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번 당무감사가 장동혁 지도부의 당 장악력을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원 평가와 해당행위 감점이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운용되느냐, 아니면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낸 인사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당내 갈등의 폭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직선제를 둘러싼 갈등이 일단 봉합됐지만 당무감사에서 누가 살아남고 누가 탈락하느냐를 놓고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해당행위의 범위가 넓게 잡히면 당협 정비 문제가 계파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태권도박물관에 등장한 AI 체험장…주먹 내지르자 몬스터가 쓰러져

국립태권도박물관에 관람객의 몸동작을 그대로 게임에 반영하는 인공지능(AI)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화면 앞에서 주먹을 내지르거나 발차기를 하면 게임 속 아바타가 같은 동작을 하고, 몬스터를 쓰러뜨리면 태권도 띠 등급을 받는다. 별도의 장비나 컨트롤러는 필요 없다. AI 모션캡처 스타트업 무빈과 AI 아바타 스타트업 굳갱랩스는 지난 1일 개막한 국립태권도박물관 기획전시 에서 AI 기반 체험 콘텐츠 2종을 선보였다고 3일 밝혔다. 콘텐츠는 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12월 27일까지 운영된다. 관람객이 체험 공간 앞에 서면 카메라가 움직임을 인식한다. 주먹을 앞으로 내밀거나 발차기를 하면 해당 동작이 게임 속 캐릭터에 실시간으로 적용된다. 게임을 마친 뒤에는 결과에 따라 태권도 띠 등급이 매겨진다. 무빈의 마커리스 모션캡처 기술인 '무빈 트레이싱(MOVIN TRACIN)'을 활용했다. 몸에 마커나 트래커를 붙이거나 전용 슈트를 입지 않아도 움직임을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이다. 화면 앞에 서면 게임이 시작되고 초기화도 자동으로 이뤄진다. 굳갱랩스는 여기에 3D 게임 캐릭터 기술을 적용했다. 전시장에는 AI 아바타를 활용한 도슨트도 마련됐다. 관람객이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고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다.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로 질문하면 3D 아바타가 음성을 인식해 전시 내용과 체험 방법을 설명한다. 질문에 맞춰 아바타의 표정과 입 모양, 몸짓도 함께 움직인다. 아바타의 움직임을 관람객의 스마트폰에서 직접 생성하는 온디바이스 기술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서버에서 모든 모션을 처리하는 방식보다 GPU 서버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별도의 안내 장비를 추가하기보다 기존 전시 안내물에 QR코드를 붙이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어 다른 전시장이나 관광시설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업체 측은 밝혔다. 이번 콘텐츠는 두 회사의 첫 공동 전시 프로젝트다. 무빈이 실시간 모션캡처 기반 게임 개발을 주관하고, 굳갱랩스가 게임 캐릭터와 AI 아바타 도슨트를 개발했다. 두 회사 모두 네이버 D2SF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다. 최별이 무빈 대표는 “마커나 슈트 없이 바로 참여할 수 있는 만큼 더 많은 관람객이 직접 움직이며 태권도를 경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두경 굳갱랩스 대표는 “관람객이 별도 앱 없이 자신의 언어로 전시를 묻고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전시·관광 분야의 AI 아바타 적용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무빈은 마커와 트래커 없이 3D 모션을 실시간으로 구현하는 모션캡처 기술 기업이다. '무빈 트레이싱'을 게임·VFX·인터랙티브 전시 등에 공급하고 있으며 네이버 D2SF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의 투자를 유치했다. 굳갱랩스는 2022년 설립된 AI 아바타 스타트업으로, 사용자의 표정과 움직임을 아바타의 표정과 전신 동작으로 실시간 변환하는 온디바이스 모션 생성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네이버 D2SF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받았으며 2026년 딥테크 팁스(TIPS)에 선정됐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단독] 용혜인, 후원금으로 거액 ‘선거 프사’ 촬영…업체 대표는 페미니스트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정치후원금을 활용해 414만7000원을 들여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220만원의 스피치 과외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이 모아준 정치후원금이 사적 '이미지 메이킹'에 쓰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본지가 확보한 용혜인 후보자의 정치자금 지출 내역에 따르면 용 후보자는 22대 총선을 앞둔 2024년 3월 '헤비메거진'이라는 업체에 두 차례에 걸쳐 총 414만7000원을 결제했다. 3월 12일 '의정활동용 프로필 사진 촬영료'로 343만2000원을, 3월 22일 '프로필 사진 추가 제공' 명목으로 71만5000원을 지출했다. 여의도 정치권에선 통상 의원 프로필 사진 촬영에 100만원 안팎을 쓴다. 용 후보자가 쓴 비용은 일반 의원들의 4배에 달한다. 헤비메거진의 대표 A씨는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하며 활동해 온 여성 사진 작가다. 스튜디오 운영과 함께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출판업을 하고 있다. A씨는 과거 공개된 인터뷰에서 “남자 위주의 매거진을 보며 '여자로만 구성된 매거진은 왜 없어?'라는 단순한 생각에 시작했다"며 “여성 작업자들이 모이고 연대해서 무거워질수록, 우리는 더 자유롭고 평등해질 거라는 바람을 담았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의 삶의 동력을 묻는 질문에 “여성이 미래다. 여성을 찍는 건 언제나 짜릿하다"며 “이 기울어진 구조가 수평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한 바 있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여성의당 김진아 후보,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를 전담 촬영한 이력도 내세웠다. 정치권 안팎에선 성평등가족부 장관 내정자가 특정 성별주의, 배타적 연대를 주장하는 인사에게 고액의 공적 자금을 지출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페미니스트 창작자에게 일반 시세의 4배가 넘게 지불한 것은 사실상 '내 식구 챙기기'이자 '정치적 공생관계'를 증명하는 것"이라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젠더 갈등을 봉합해야 할 성평등부 장관으로서의 자질이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스스로의 화술을 다듬기 위해 거액을 쓴 내역도 나타났다. 용 후보자는 2022년 4월 23일 '이선미스피치랩'이라는 사설 학원에 220만원을 지출했다. 명목은 '의정활동 역량강화 교육 수강료'였다. 해당 학원이 운영하는 '정치인 스피치' 과정은 △발음·발성·호흡 등 말하기 기초 이론 △브리핑 및 즉흥 스피치 훈련 △이미지 메이킹과 미디어 대응 전략 △실제 국정감사/청문회 시뮬레이션 등으로 구성됐다. 용 후보자는 2023년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큰 목소리로 몰아붙이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또한 행정안전위원으로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설전을 벌이며 '국정감사 저격수'로 통했다. 정치자금법상 후원금은 정치활동을 위해 소요되는 정당한 경비로만 써야 하며, 사적 경비로 지출하거나 부정한 용도로 사용해선 안 된다. 야권 관계자는 “'서민을 위한 기본소득'을 기치로 내건 의원이 화술을 늘리기 위해 학원비를 정치후원금으로 결제한 것은 사적으로 비칠 소지가 다분하다"며 “법적 테두리를 떠나 유권자의 눈높이에 맞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본지는 용혜인 의원실과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 측에 연락을 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기자의 눈] “왜 명령 거부 안 했나”…정치 논리와 軍 상명하복 딜레마

12·3 비상계엄에 휘말린 군인에 대한 최근의 수사와 재판을 지켜보면 딜레마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2차 종합특검은 서강대교에서 병력을 회군시켜 내부고발자로 평가받던 조성현 전 제1경비단장마저 내란 가담 혐의로 기소했다. 최초 출동 당시 계엄의 불법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이유다. 정치인 체포 지시 폭로자인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국회에 진입했던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에게 징역 12년, 이상현 전 특전사 제1공수특전여단장 징역 10년, 김대우 전 방첩사 수사단장은 징역 5년을 선고해 법정구속됐다. “명백히 불법한 명령까지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는 게 재판부의 논리다. 헌법과 형법의 잣대로만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 잣대가 군대라는 특수한 무력 집단의 현실과 충돌할 때,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가. 미국의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이 시사점을 준다. 지난 1월 현장에 투입된 미군은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움직였을 뿐이다. 작전의 정치적·법적 논란은 명령권자인 대통령과 행정부가 감당했고, 명령을 수행한 군인을 법정에 세우지는 않았다. 그것이 법치국가가 군이라는 물리력을 대우하는 방식이다. 시간적 여유를 갖고 판단을 할 수 있는 장군급이 계엄의 위법성을 알고도 동조했다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실무 지휘관에게 명령의 헌법적 정당성까지 스스로 따져 복종 여부를 결정하라고 요구하면, 그 명령 체계가 유지될 수 있을까. 급박한 상황에서 '항명'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내란의 고의'를 물어 중형을 선고한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 실제 국회에 투입된 군인들은 계엄 해제 의결을 막는 시도를 하다가 철수했다. 대치 과정에서 부상 입은 민간인은 있었으나 심한 무력을 쓰진 않았다. 12·3 계엄의 주동자들과 헌정 질서를 유린한 세력은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작전이 성공했다면 끔찍하다. 그러나 그 정치적 사태의 단죄가 군대 상명하복 체계의 불신으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명령권자의 책임과 명령을 받은 군인의 책임을 구분해야 한다. 그 기준 없이 사후적으로 “왜 거부하지 않았느냐"고 따진다면, 군인들은 다음 명령 앞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움직여야 할지 알 수 없게 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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