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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온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서예온 기자 입니다.
  • 정치경제부
  •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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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버스, ‘버스’ 떼고 재검토해야”…반복된 사고에 비판 고조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인 한강버스가 재운항 사흘 만에 또 좌초하며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시는 일부 선착장 운항만 중단한 채 보완 후 운항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노동·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은 “한강 자체가 대중교통 운항에 부적합하다"며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겨울철로 접어들수록 수위가 더 낮아지는 만큼 “더 큰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18일 오전 노동·시민사회단체 315개가 참여하는 '오세훈OUT 공동행동'은 서울시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강버스 운항 중단을 촉구했다. 단체는 “한강은 수심과 기상 변화가 심해 실증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으면 운항 자체가 어렵다"며 “서울시는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전면 중단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가 이처럼 운항 중단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한강버스 개통 이후 크고 작은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저녁 잠실 인근을 지나던 한강버스는 항로를 벗어나 얕은 수역에 좌초했고, 탑승 예정 시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시는 “항로표시등 식별이 어려운 야간 상황과 간조로 인한 낮은 수심"을 이유로 들었지만, 운영 초기부터 지적돼 온 구조적 위험이 다시 확인됐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문제는 크고 작은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날 낮에는 '뚝섬→잠실' 구간에서 선박이 이물질과 접촉하는 사고가 있었고, 지난 11일에는 잠실 입항 선박의 프로펠러가 부유 로프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강 수로 특유의 △급격한 수심 변화 △퇴적 △부유물 △계절적 수위 편차 등 복합 위험이 반복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서울시는 사고 원인 조사를 진행하며 압구정·옥수·뚝섬·잠실 선착장 운항을 중단하고 마곡·망원·여의도 구간만 운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은 “일부만 중단하는 방식은 대중교통로서 성립하지 않는다"며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강버스를 '버스'로 규정한 것 자체가 정책 설계의 근본적 오류였다고 지적한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는 “버스는 정시성·규칙성·안전성이 전제돼야 대중교통인데, 수위 변화·퇴적·조석 영향이 큰 한강에서 정시 운항을 한다는 발상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며 “충분히 예측 가능한 리스크였다. 관광 크루즈였다면 수심이 얕을 때 운항을 멈추면 되지만, '버스'라는 이름 때문에 정시 운행을 유지하려는 강박이 생겨 무리한 운항이 반복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한강은 사계절 수위 변화가 극심하고, 홍수기·갈수기 편차가 커 해외 수상교통 사례와 환경 자체가 다르다"며 “겨울·갈수기에는 수위가 더 낮아져 위험성이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출퇴근 분담률이 사실상 0.001%에 불과한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실효성이 낮다"며 “버스 간판을 떼고 관광형 크루즈로 전환하는 것이 현실적 해법이다. 원점 재검토 없이 운항을 지속하면 사고가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걷는 게 돈 버는 법”…손목닥터9988 쓰자 병원비 ‘4만5천원’ 덜 늘었다

서울시 스마트 건강관리앱 '손목닥터9988' 참여자들의 의료비 증가 폭이 비참여자보다 연평균 4만5000원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 건강지표뿐 아니라 스트레스와 우울감 등 정서적 안정 효과도 확인되면서 손목닥터9988이 시민들의 일상 건강관리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통해 참여자 8만7090명과 비참여자 87만900명을 비교한 결과, 2021년 대비 2023년 의료비 증가폭이 참여자 21만4650원, 비참여자 25만995원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두 집단을 성별·연령·보험료·만성질환 여부 등으로 보정하는 성향점수매칭(PSM) 분석 결과 참여자의 의료비 증가액이 4만5345원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현재 참여자 규모(약 250만 명)를 적용하면 연간 1134억 원의 의료비 증가 억제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걷기 실천 여부에 따른 차이는 더욱 뚜렷했다. 2022년 참여자 기준으로 하루 8000보(70대 이상 5000보)를 주 3회 이상 걸은 '적극참여자'의 의료비 증가폭은 비참여자보다 연평균 의료비 증가 폭이 4만 3815원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 내부 비교에서도 적극참여자는 비적극 참여자 대비 외래비 증가폭이 8만6000원, 입원비 증가폭이 18만1000원 적어 총 26만7000원의 차이를 보였다. 시는 “지속적 신체 활동 실천이 의료비 억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검진 자료를 활용한 신체 변화 분석에서도 참여자들이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참여자의 허리둘레 정상 비율은 2021년 91.6%에서 2023년 92.0%로 0.4%포인트(p) 증가했고, 비참여자는 오히려 감소했다. 혈당 정상 비율도 참여자 1.2%p 증가, 비참여자 0.1%p감소로 결과가 엇갈렸다. 당뇨 신규 환자 발생률은 7.9%, 고혈압 신규 환자 발생률은 9.1% 낮아 대사증후군 예방 효과도 확인됐다. 정서 변화 역시 긍정적이다. 시가 지난 6~7월 참여자 2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5%가 “건강에 대한 태도가 개선됐다"고 답했다. 특히 12개월 이상 꾸준히 이용한 장기 참여자는 스트레스가 48.6% 감소, 우울감 점수(PHQ-9)가 3.84점에서 2.82점으로 26.6%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의 85.7%는 가족·지인과 함께 앱을 사용한다고 답해 사회적 소통 효과도 확인됐다. 손목닥터9988은 2021년 출시 이후 현재 255만 명이 이용 중으로, 서울시민 4명 중 1명이 사용하는 대표적 건강관리 서비스로 성장했다. 참여자 하루 평균 걸음 수는 8600여 보, 60대는 9300여 보로 가장 활동량이 많았다. 18개월 이상 이용하며 목표 달성률 90% 이상을 기록한 '열정참여자'는 하루 평균 1만2700여 보를 기록했다. 시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다음 달 1일 '손목닥터9988 슈퍼앱'을 출시한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중·장년층 중심으로 개편하고, 걷기 실천을 지속하도록 다양한 인센티브를 신설한다. 또 △대사증후군 관리 △서울체력9988 △치매 예방 △금연 지원 등 건강서비스를 통합 제공해 종합 건강관리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동률 시 시민건강국장은 “손목닥터9988은 초고령사회에서 시민의 사전 예방 중심 건강관리 핵심 도구로 자리 잡았다"며 “슈퍼앱 출시를 계기로 체력 증진과 만성질환 예방 효과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서예온의 건설생태계]침체된 시골 부동산…‘GPU 26만장’에 설렌다

전국 부동산 시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 공급 약속에 들썩이고 있다. GPU를 활용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이 어디에 들어서느냐에 따라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에 대대적인 변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가 경쟁력과 산업 지형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가 된 만큼 입지에 따라 지역 경제와 부동산 시장의 흐름까지 달라질 수 있다. 해외에서도 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선 지역은 토지 시장이 먼저 들썩이고 산업·상권·인구 구조가 재편되는 변화가 반복돼 왔다. 국내에서는 태양광 밀집 단지인 전남 해남·영암 일대 '솔라시도', 강원 동해안과 수도권 외곽 등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그러나 전자파·열섬 등 인체 유해 논란과 지자체간 갈등이 곳곳에서 표출되면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AI 시대의 데이터센터는 더 이상 서버 보관 창고가 아니다. 생성형 AI와 초거대 언어모델이 산업·행정·금융·제조 전반을 재편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하고 연산하느냐가 곧 국가 경쟁력으로 직결되고 있다. 인간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소비하는 존재가 AI가 된 순간 데이터센터는 선택적 시설을 넘어 사실상 '국가 기반시설'로 성격이 바뀌었다. AI 특화 데이터센터는 기존 IDC(인터넷데이터센터)와는 '급'이 다르다. 수만 장의 GPU가 동시에 돌아가고, 그 열을 식히고 연결할 초고속 네트워크·냉각 시스템·전력망까지 한꺼번에 갖춰져야 한다. 정부와 삼성·SK·현대차·네이버 등이 확보한 GPU 26만 장을 실제로 돌리려면 1GW 안팎, 즉 천연가스(LNG) 발전소 두 기에 해당하는 전력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 지역의 산업 계획과 전력 체계가 통째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 AI가 가장 앞서 있는 미국은 이미 5000~6000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북버지니아 애쉬번에는 세계 전체 용량의 70% 가까이가 몰려 있다. 중국도 '동수서산(東數西算)' 전략으로 250~300개 대형 컴퓨팅센터를 만들며 국가 단위의 AI 연산망을 확장 중이다. 반면 한국은 165곳 정도의 데이터센터 중 60%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 공급망 확충도 고민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한국이 주요국 중 데이터센터 전력 증가율이 가장 빠를 것으로 본다. 2035년에는 지금보다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AI 반도체 산업과 정부·기업의 AI 전환 속도가 동시에 올라가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말 경주 APEC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한국에 GPU 26만 장을 우선 공급하겠다고 밝혀 이미 가파르게 치솟는 전력 수요 곡선에 또 하나의 가속 페달이 밟혔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 교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 '여의도멘션'에서 “데이터센터는 한 도시의 미래 산업지도를 통째로 바꾼다"며 “이 기반을 확보한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의 격차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일자리·부동산·도시계획까지 흔드는 '전략 인프라'가 되면서 데이터센터 입지는 이제 지역 개발 논쟁을 넘어 전국적 관심사로 번지고 있다. 인구 900만의 수도 서울은 AI 산업의 수요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다. 초거대 모델 이용자도, 기업·스타트업도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있다. 하지만 서울은 정작 그 핵심 인프라를 지을 수 없는 도시가 되고 있다. 지을 땅도 없고 지나치게 비쌀 뿐더러 전력망 확충도 거의 불가능하다. 게다가 북한과 가까워 포격 한 번이면 잿더미가 된다. 비슷한 사례는 이미 해외에서 확인된다. 싱가포르는 2019년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을 전면 중단했다. 땅은 좁고 전력 수요는 폭증했지만 더 지을 공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해법은 국외였다.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와 인도네시아 탐 지역에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을 따로 구축해 문제를 풀었다. 박 교수는 “도시 안에서 수요가 폭증하지만 입지는 외부에 둘 수밖에 없는 구조가 싱가포르 모델"이라며 “서울도 같은 길을 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미국도 유사하다.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집적지인 북버지니아(애슈번)는 워싱턴DC 외곽에 자리한 공급기지다. 수요는 대도시에 있지만, 전력과 부지는 외곽 소도시가 떠안는 구조가 이미 굳어졌다. 이 모델을 서울에 대입하면, 데이터센터는 결국 서울 외곽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외곽' 선정조차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 인접 지역을 보면, 경기 남부는 인구 과밀과 높은 땅값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기 북부는 저렴하지만 군사·안보 위험이 크다. 박 교수는 “북한 포 사정거리 안에 국가 핵심 인프라를 둘 수는 없다"며 “이 때문에 전남·신안 같은 최남단 지역이 후보로 거론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은 AI 시대의 최대 수요지임에도 “가장 필요하지만 가장 짓기 어려운 도시"라는 구조적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대도시의 기술 수요와 외곽 지역의 입지·전력 인프라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만큼, 국가 차원의 공간 전략과 전력망 재설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강해지고 있다. 서울·수도권과 인접 지자체의 역할 분담, 보상·협력 구조, 장기 전력 수급 계획에 따라 한국 AI 산업의 속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다. 데이터센터가 어디에 들어서든 민원이 거세다. AI 시대의 필수 인프라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전자파·열섬·소음 같은 우려와 불신이 겹치며 사업이 잇따라 좌초되고 있다. 최근 시흥 장현지구 사례가 대표적이다. 9층 규모 데이터센터가 추진됐지만, 주민들은 “전력 케이블과 전자파 영향에 대해 제대로 들은 적이 없다"며 반대했다.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 '혐오시설'이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도 컸다. 사업자가 “국제 기준 대비 매우 낮은 수치"라고 해명했지만, 지자체의 소통 부족이 불신을 키웠고 결국 사업은 백지화됐다. 시흥 배곧 서울대캠퍼스 AI컴퓨팅센터 후보지도 상황은 비슷했다. 입지 검토 소식만으로 반대가 퍼졌고, 주민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자체가 설치한 '전자파 신호등' 같은 장치는 설명 대신 통보로 받아들여지며 갈등을 더 키웠다. 고양 등 수도권 다른 지역에서도 인허가와 주민 수용성 사이 충돌이 되풀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갈등의 핵심을 '위험성'이 아니라 '절차와 신뢰'의 문제로 본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자파는 국제 기준의 1~2% 수준으로 인체 영향은 사실상 없다"며 “문제는 주민들이 정보 비공개와 소통 부재를 반복 경험하며 행정과 사업자를 믿지 못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입지 검토 초기부터 자료 공개, 설명회, 완충녹지, 지역 기여책을 표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갈등의 대가는 적지 않다. 최근 3년간 무산·지연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16곳에 달한다. 추진 중인 국내 프로젝트의 약 35%가 주민 갈등으로 1년 이상 늦춰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AI 시대의 필수 인프라가 '혐오시설' 인식 속에서 멈춰 서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절차 개선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가 어디에 들어설지는 부동산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1~3GW급 전력을 끌어올 전력망, 초대형 단지 규모, 재생에너지 연계, 지자체·정부 지원이 핵심 기준이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전남 해남·영암 '솔라시도'다. 이미 2028년까지 3GW급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공식화했으며, 100% 재생에너지 기반 운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민간·공공 협력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BS산업은 지난 13일 한전KDN이 솔라시도에서 재생에너지 기반 분산형 전력망과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함께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AI 데이터센터 신규 구축·운영 △분산에너지 전력망 플랫폼 구축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 데이터 활용 등이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솔라시도가 초대형 AI센터에 필요한 전력·인프라 기반을 갖춰가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SK 등 대기업 참여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두 번째 후보지는 강원 동해안이다. 강릉·삼척·동해 전역은 전국 최고 수준의 전력 여유(총 17GW 발전설비·11GW 송전 가능 용량)를 갖춘 지역으로 평가된다. 화력·원전·재생에너지 발전소가 밀집해 있어 전력 안정성이 높고 송전 비용도 낮다. 다만 솔라시도처럼 '3GW급 단일 부지'를 통째로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세 번째 축은 수도권 외곽이다. 접근성·인재 수급·물류 측면에서는 가장 매력적이지만, 군사·안보 변수(북한 포 사거리), 복잡한 개발 규제, 환경영향평가, 주민 민원 등 리스크가 크다. 전력망 증설도 필수라 국가 단위 전력계획과 맞물릴 때만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입지 논의는 자연스럽게 부동산 시장까지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데이터센터는 주택보다 토지가 먼저 움직이는 시설"이라고 말한다. 실제 미국 버지니아 북부 라우든카운티는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 후 토지 가치가 급등했고, 중국 내몽골 역시 데이터센터 유치 이후 농지·산지 중심 지역에서 기반시설·토지 가치가 동시에 뛰었다. 국내에서도 솔라시도·동해안·수도권 외곽 등 후보지 일대에서 토지 문의와 산업단지 관심이 먼저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사업 추진 속도에 따라 해당 지역의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전력망 확충이 차질을 빚거나 주민 갈등이 반복되면 시장 기대가 실제 변화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토지 시장이 먼저 움직이고, 그다음 상권 유입과 산업단지 확장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나타날지는 결국 인프라 구축이 어느 속도로 진행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10·15 대책 후 김포 청약 완판 행렬…남은 물량은?

비규제지역인 경기 김포 부동산 시장이 정부의 10·15 대책 이후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규제지역으로 묶인 서울·수도권과 달리 김포는 대출·전매·청약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해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동시에 유입되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10·15 대책 시행 이후 주택 수요가 김포로 빠르게 쏠리고 있다. 대우건설이 김포시 사우동에 짓는 '풍무역 푸르지오 더 마크'는 지난 5일 발표된 1순위 청약에서 전 평형이 마감됐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55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9721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은 17.4대 1을 기록했다. 특히 전용 84㎡A는 179가구 모집에 5291명이 몰리며 29.6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김포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보면 대표 단지인 '풍무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7억원에 거래됐고, 현재 호가는 8억5000만원대까지 올랐다. '한강메트로자이' 84㎡ 역시 8억원대 매물이 늘며 가격대가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되는 흐름이다. 김포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7월 469건으로 집계돼 6·27 대출 규제 이후에도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주택 수요가 김포로 이동한 배경에는 서울 전세가격 상승이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개월 연속 오르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5억7333만원으로 전월보다 503만원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9%(2666만원) 상승한 수치다. 이런 상황 속 탈서울 수요가 뚜렷해지면서 김포 지역 아파트 매매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울 거주자의 김포 아파트 매수는 200건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비규제 혜택과 교통망 확충 기대감도 수요를 끌어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김포는 중도금 대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최대 60% 적용되며, 추첨제 비중이 높아 2030세대와 신혼부부의 당첨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다주택자 양도세·종부세 중과에서도 제외된다. 김포골드라인에 더해 지하철 5호선 연장(추진), 수도권광역급행열자(GTX)-D(장기~부천종합운동장) 예비타당성 통과 등 광역 교통망 확충 기대감도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요소다. 이 같은 장점이 맞물리면서 김포 신규 분양 단지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BS한양이 공급하는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1차'에서도 확인된다. 견본주택 오픈 후 사흘간 2만5000명이 방문했고,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 '풍무역세권 수자인 그라센트 1차'는 지하 2층~지상 29층, 10개 동, 1071가구(전용 59~84㎡) 규모다. 풍무역과 사우역을 모두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 입지가 특징이다. 전용 59㎡는 5억 원 초·중반대, 84㎡는 6억 중반~7억 초반대로 책정됐으며 1순위 청약은 이달 18일이다. 연내 공급되는 신규 물량도 이어지고 있다. 북변지구에서는 대원이 공급하는 '칸타빌 디 에디션'이 분양을 준비 중이다. 총 612가구(전용 66~127㎡) 규모로 걸포북변역 도보권에 위치하며, 지하철 5호선 감정역(추진)과 가장 가까운 신축 단지로 꼽힌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합리적인 분양가와 역세권 입지가 맞물려 갈아타기 수요뿐 아니라 서울 수요 문의도 꾸준하다"고 말했다. 김포 내 주요 분양 일정은 연말까지 계속된다. 김포풍무 호반써밋(B5)은 18~21일 정당계약을 진행하고, 앞서 청약에서 완판된 풍무역 푸르지오 더 마크(B3)는 오는 24~27일 계약이 예정돼 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10·15 대책 후 주택경기 급랭…“단기 냉각·양극화 심화, 장기적 ↑”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이후 주택사업자의 체감경기가 급속히 냉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대출 규제를 강화한 영향에 수도권 전반의 매수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도 3주 연속 둔화하고 있으나 강남권 중심의 신고가와 비선호 지역의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시장 양극화는 되레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11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HBSI)는 전월 대비 20.7포인트(p) 급락한 65.9를 기록했다. 특히 수도권 충격이 컸다. 수도권 HBSI는 64.1로 한 달 새 31.0p 떨어졌고, 서울은 35.1p 하락한 71.7, 경기(62.8)는 32.0p, 인천(57.6)은 26.2p 각각 감소했다. HBSI는 주택사업자의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100 이상이면 경기 개선을, 100 미만이면 경기 악화를 의미한다. 주택 공급 및 분양 전망, 자금 조달 여건 등 시장 전반에 대한 사업자들의 기대감을 종합해 산출된다. 주산연은 “10·15 대책 이후 규제지역 확대, 대출 규제 강화,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재당첨 제한 등이 적용되며 매수·사업자 심리가 동시에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도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11월 둘째 주(1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0.17% 올라 전주(0.19%)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10·15 대책 직후 역대 최고치였던 10월 셋째 주 0.50%를 기록한 뒤 0.23%→0.19%→0.17%로 3주 연속 둔화한 것이다. 규제 강화로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갭 투자'가 막히면서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풍선효과 지역으로 지목된 수도권 비규제 지역도 진정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0.52% 급등했던 구리시의 상승률은 이번 주 0.33%로 감소했고, 안양시 만안구(0.25%→0.22%), 화성시 동탄신도시(0.26%→0.25%) 등도 상승 폭이 줄었다. 반면 용인 기흥구(0.21%→0.30%), 수원 권선구(0.13%→0.21%) 등 일부 지역은 강세가 이어졌다. 선호 지역과 비선호 지역 간 가격 온도차는 서울·경기 전역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서울에서는 성동구(0.29%→0.37%), 용산구(0.23%→0.31%), 서초구(0.16%→0.20%), 송파구(0.43%→0.47%) 등이 오히려 상승 폭을 키웠다. 성동구 래미안 옥수 리버젠 전용 134㎡는 최근 35억8000만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고,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59㎡(31억 원), 헬리오시티 전용 84㎡(30억7500만 원)도 최고가를 새로 썼다. 반면 강북구·노원구(각 0.01%), 금천구(0.02%), 도봉구(0.03%) 등은 미미한 오름세에 그쳤다. 경기도 역시 과천·분당 등 인기 지역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유지하는 반면, 평택시는 전주보다 0.22%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10·15 대책 이후 단기적 관망 기조는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공급 부족에 따른 우상향 압력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규제로 거래가 감소하면서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지겠지만, 구조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결국 다시 상승 흐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은 신고가와 신저가가 동시에 발생하는 혼란기로, 시장 메커니즘이 뒤틀린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인만 경제부동산연구소장은 “이번 대책은 오히려 더 관리해야 할 지역(강남·한강벨트)은 재차 반등하고, 규제가 덜 필요한 지역은 더 눌리는 역효과가 나타났다"며 “양극화가 더 고착되는 흐름인 만큼 정부의 규제 방향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6·27대책처럼 급락하는 국면은 나타나지 않고 완만한 둔화에 그치는 것도 공급 부족과 선호 지역 집중 때문"이라며 “정책만으로 수요 구조를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인 상승 압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BS산업–한전KDN, 솔라시도 분산전력망·AI데이터센터 구축 협력

BS산업은 13일 한전KDN과 함께 전라남도 해남군 솔라시도에 재생에너지 기반 분산형 전력망 및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AI 데이터센터 신규 구축 및 운영 △솔라시도 분산특구 내 분산에너지 사업 공동 추진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소 운영 데이터의 활용 방안 등을 중심으로 다각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특히 솔라시도 분산특구 및 분산에너지 사업 공동 추진과 관련해 분산에너지 전력망 운영 플랫폼 구축과 플랫폼 구축 관련 정부 연구개발(R&D) 과제 추진, 플랫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활용, 분산에너지 사업자 지분 참여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민간과 공공의 기술력·자본이 결합된 에너지 신산업 융합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사는 향후 솔라시도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분산에너지 특구 사업의 핵심 기반을 조성하는 데 협력할 계획이다. 김만겸 BS산업 대표이사는 “솔라시도를 에너지 미래도시로 성장시키는 데 한전KDN의 기술력과 협력이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재생에너지와 AI 데이터센터가 결합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지역과 국가가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상형 한전KDN 사장은 “이번 협약은 한전KDN이 추진 중인 지속가능한 분산에너지 플랫폼 전략과 맞닿아 있다"며 “에너지ICT 전문 공기업으로서 민간과의 협력을 통해 국가 전력망 혁신을 선도하고, 국민 신뢰를 받는 공기업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李 대통령 “산재 다발” 직격에 건설업계 안전 인력 채용 ‘붐’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침체 속에서도 신입사원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업황 불확실성은 커졌지만 안전관리를 비롯해 경영지원·플랜트 등 필수 직군을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 인재 확보 전략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은 지난 10일부터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시작했다. 이번 공채는 2023년 이후 2년 만에 재개되는 신입 선발로, 두 자릿수 규모로 진행된다. 채용은 △건축 △토목 △전기 △기계 △경영 등 5개 분야로, 시공·품질·사업관리부터 재무·회계까지 본사와 현장을 아우르는 직무에서 인재를 선발한다. HDC현산은 2022년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안전 조직을 대폭 재정비해 왔다. 올해는 기존의 안전관리·리스크 관리 인력 보강 기조에 더해 인사·경영지원 등 관리직군 비중도 확대했다. 업계에서는 “사고 이후 강화된 안전 시스템이 신입 채용 구조에도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우건설은 이보다 앞서 9월 30일부터 하반기 공채를 시작했다. 올해는 건축 외에 토목·플랜트 직군의 선발 비중을 크게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회사의 사업 구조 변화와 맞닿아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몇 년간 주택 편중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주택 사업을 확대해 왔다. 그 결과 올해 기준 주택·건축 비중은 60% 이하로 줄었다. 반면 플랜트·토목 매출은 각각 14%, 21%까지 비중이 늘었고 2022~2023년 사이 각각 66%, 33% 증가하며 비주택 부문 흑자 전환도 이끌었다. 이 같은 사업 재편은 채용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다. 회사 관계자는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많아 토목직은 꾸준히 뽑고 있다"며 “홍천 양수발전이나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B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관련 인력이 더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안전관리 직군도 현장 수요에 맞춰 지속 충원하고 있다. 두산건설은 9월부터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면서 안전·현장 리스크 관리 직군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전년과 유사한 전체 규모를 유지하되, 안전 인력만큼은 예년보다 선발 폭이 넓어진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도 안전직을 꾸준히 선발해 왔으며, 올해는 신입 채용 과정에서 안전 분야를 조금 더 강화하는 흐름이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올해 채용 흐름을 불황기일수록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구조적 조정으로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체 채용 규모는 예년만큼 늘리기 어렵지만 안전관리·토목·플랜트 같은 필수 직군은 오히려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대형 SOC·에너지 사업과 현장 안전 수요가 이어지는 만큼 경기가 어려워도 선택적·핵심직군 중심의 채용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아리수 음수대, 한파 대비 내년 3월까지 잠정 중단

서울시는 겨울철 한파로 인한 동파를 예방하기 위해 오는 15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 야외 음수대 1777개소 운영을 일시 중단한다고 13일 밝혔다. 시는 급수관 파손 및 수질 오염을 사전에 차단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음수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강공원과 등산로 등 야외 공간에 설치된 모든 음수대에는 보온 덮개 설치 등 동파 방지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각 여가센터와 자치구 등 관리기관에는 이미 사전 통보가 이뤄졌으며, 기관별 현장 상황에 따라 예방 조치가 시행될 예정이다. 운영 중단 기간 동안에는 음수대 전반에 대해 정밀 점검이 이뤄진다. 노후 부품 교체와 시설 정비도 병행해 내년 봄 재가동 시 더 안전하고 쾌적한 음수 시설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음수대 수질 검사는 서울아리수본부 산하 수도사업소가 분기별로 정기 실시하며, 외부 청결 및 출수 상태는 공원관리부서 등 관리주체가 수시로 확인·관리한다. 이회승 서울아리수본부장은 “겨울철 음수대 운영을 잠시 멈추는 것은 동파를 예방하고 시설을 꼼꼼히 점검하기 위한 조치"라며 “점검 기간 동안 위생과 수질을 철저히 관리해 내년 봄에는 더욱 깨끗한 아리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정부 “공익 훼손” vs 토지주 “소송”…세운4구역 초고층 논란 점입가경

국내 첫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가 대법원의 세운4구역 초고층 건립 허용 취지 판결을 등에 업고 50층 건물 공사를 강행하려 하자 정부가 경관 훼손·문화재 보호 등을 이유로 강력한 제동을 걸고 나섰다. 토지주들까지 나서 소송을 예고하면서 도시 개발 과정에서 공익과 사익의 분기점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 지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시는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운4구역 세운상가 자리를 허물고 공원과 50층 빌딩을 짓겠다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세운상가를 허물고 녹지를 조성하면 가장 큰 수혜자는 종묘"라며 “(정부의 반대에 대해)일국의 장관이 '해괴망측하다'는 표현을 쓰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설명회에서도 “세계유산 지정의 핵심은 건축물이 아니라 종묘 제례의식이라는 문화적 가치에 있다"며 “유네스코도 담장으로부터 100m 밖 건물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토지주들도 나섰다. 세운4구역 재개발추진위원회는 같은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까지 거친 사안을 정부가 입법으로 다시 막는 건 명백한 직권남용"이라며 “사유재산권 침해에 대한 헌법소원과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앞서 지난달 30일 세운재정비촉진지구 4구역의 건축물 높이계획을 변경·고시했다. 이에 따라 최고 높이는 종로변 55m, 청계천변 71.9m에서 각각 98.7m, 141.9m로 완화됐다. 이어 지난 6일 대법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시를 상대로 낸 '서울시 문화재보호조례 일부개정안 무효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종묘 인근 고층 개발을 막아온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대법원은 “보존지역 밖 개발은 지자체 재량에 속한다"며 시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유산청은 종묘의 조망권과 주변 경관 훼손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법령 개정이나 특별법 제정 등 입법 저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실제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1995년 작성한 문서에 따르면, 종묘는 완충지대(100m)로 둘러싸여 있으나 그 밖에서도 유적 시야를 해칠 수 있는 고층 건물이 들어서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권고가 담겨 있다. 이는 “100m 밖 건물에는 문제가 없다"는 시의 입장과는 결이 다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대법원의 판결이 시의 손을 완전히 들어준 것이 아니라 법률상 조례개정 권한에 대한 판단을 내린 것 뿐이라면서 실제 50층 건물 건축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 즉 대법원은 현행 조례상 세운4구역 개발이 위법하지 않다고 본 것이지, 초고층 건립 자체를 승인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헌법학자인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대법원은 법률상 허용 가능성만 판단한 것이고, 행정부는 정책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며 “사법 판단이 났다고 해서 곧바로 초고층 건립이 가능한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묘는 남대문에 비견될 만큼 보존 가치가 높은 국가유산으로, 단순한 재산권 논리로 접근하기 어렵다"며 “문화재 보호라는 공익과 토지주 재산권 간의 형량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소급입법으로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을 막는 것은 헌법상 불가능하지만, 중대한 공익이 인정될 경우 제한입법이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도 있다"면서 “결국 법리보다 현실적 타협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노희범 에이치비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도 “현재로서는 헌법재판소가 직접 개입할 단계는 아니지만 정부가 법을 개정해 개발을 막을 경우 그 법은 위헌심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운4구역은 문화유산 보존이라는 공익과 재산권이라는 사익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례"라며 “공익 명분이 있다고 해도 재산권을 무한정 제한할 수는 없다. 개발은 허용하되 훼손을 최소화하는 조화적 접근이 헌법 정신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의 근본적 배경에는 문화유산보호법상 보존구역 거리가 지자체마다 다르게 설정돼 있다는 점이 있다. 현행 문화유산법은 보존구역을 최대 500m까지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구체적 범위는 각 시·도 조례로 정하게 돼 있다. 양희철 법무법인 명륜 변호사는 “부산·대구·대전·광주 등은 모두 200m로 보존구역을 두고 있지만, 서울은 문화재청과 협의해 종묘 주변을 100m로 정했다"며 “결국 서울만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운4구역은 종묘 담장으로부터 약 170m 떨어져 있어 다른 지역이었다면 보존구역 안에 포함돼 개발이 불가능했을 거리"라며 “문화유산청 입장에서는 '서울만 특혜를 받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유산의 보존구역을 지자체마다 자율적으로 두는 현행 구조는 지역별 형평성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며 “결국 중앙정부 차원에서 최소한의 통일 기준을 마련하거나 협의 절차를 명문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HDC현산, 일사조절 창호기술 ‘녹색기술 인증’ 획득

HDC현대산업개발은 현대엔지니어링, 이건창호, 대진(DAEJIN)과 공동 개발한 '일사조절 필름 일체형 성능 가변 창호' 기술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으로부터 녹색기술인증(GT-25-02423)을 획득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햇빛 조절용 고기능성 필름(차양막)을 창틀 내부에 내장한 시스템 창호로, 별도의 블라인드 없이도 실내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다. 투명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 소재의 필름은 외부 조망이 가능하면서도 시선 차단 효과가 있어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 또한 얇은 두께로 시공성과 디자인 효율성도 높다. 필름은 두께 20~50㎛의 투명 PET 원단 2겹 구조로, 그 사이에 태양에너지를 반사하는 금속반사층과 나노세라믹 열차단층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냉·난방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고 실내 쾌적성을 높인다. 실험 결과, 태양열 취득률(SHGC) 0.11, 열관류율(U-value) 0.691W/㎡·K로 나타나 녹색기술인증 기준(0.9W/㎡·K)을 상회하는 성능을 확보했다. 이를 1㎡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72.5kWh의 에너지 절감과 34.4kg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HDC현산은 이번 기술을 공동주택의 주민공동시설에 우선 적용한 뒤 실제 에너지 절감 데이터를 검증하고, 향후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기술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친환경 건축 소재와 스마트 설비 기술을 결합해 고효율 주거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 기술투자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녹색건축과 제로에너지 시대에 발맞춰 건물의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기술을 적극 적용해 지속 가능한 주거 패러다임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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