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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온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서예온 기자 입니다.
  • 정치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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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입찰 막으려다 건설사 힘만 키운 정비조합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에서 '단독입찰 기피' 흐름이 뚜렷하다. 성수1구역은 당초 특정 건설사에 유리하다는 논란을 빚으며 입찰 지침 완화를 거부했지만, 조합원 반발이 커지자 결국 지침을 고쳐 재입찰에 나섰다. 압구정2·개포우성4도 단독 응찰을 부담스러워하는 기류가 확산 중이다. 조합원들은 경쟁을 통해 더 나은 조건을 얻겠다는 기대를 내비치지만, 실제로는 건설사의 요구가 반영되며 조합의 주도권이 약화되는 '역설적 구도'가 드러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1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긴급이사회를 열어 기존 입찰 공고를 취소하고, 현장설명회에 참여했던 7개 건설사에 재입찰 방침을 통보하기로 했다. 핵심은 입찰지침의 일부 조항 수정이다. '조합원 로열층 우선 분양 제안 금지'와 '추가 이주비 담보인정비율(LTV) 100% 제한' 등 건설사들이 문제 삼았던 규정은 조합이 보완·완화하는 방향으로 조정이 논의되고 있다. 책임준공 조건도 기존보다 완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성수1구역은 불과 9일 전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조합은 지난 4일 대의원회에서 지침 완화 안건을 부결하며 “공정한 경쟁입찰 원칙을 지키겠다"며 기존 지침을 유지했다. 당시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부당한 지침을 준수하기 어렵다"며 현장설명회에도 불참했고, GS건설의 단독 수의계약 가능성이 급격히 커졌다. 조합원이 회의장 앞에서 “집행부가 특정 시공사에 유리한 지침을 고수한다"며 조건 완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 정도로 내부 갈등도 심화됐다. 성수1구역은 총 3014가구, 최고 69층 규모의 17개 동 아파트를 짓는 사업으로, 예상 공사비만 2조1540억원에 달한다. 당초 GS건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3파전이 예상됐지만 지침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며 현대·HDC가 발을 뺀 끝에 조합이 결국 경쟁을 유도하려고 스스로 지침을 수정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경쟁을 끌어내겠다는 명분 아래 현대건설·HDC현산이 문제 삼았던 조건이 반영되면서 건설사들이 원하던 방향으로 입찰 조건이 바뀐 셈이다. 강남권 다른 사업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개포우성4차 재건축 조합은 지난 7월 입찰 공고를 냈다가 최근 취소했다. 롯데건설 단독 응찰 가능성이 불거지자 경쟁 구도를 확보하기 위해 다시 조정에 나선 것이다. 포스코이앤씨의 참여가 불투명하고, 삼성물산·GS건설이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조합은 경쟁 구도 성사를 기다리고 있다. 압구정2구역 역시 올해 6월 삼성물산이 입찰 불참을 공식화하면서 현대건설의 단독 응찰로 이어진 사례다. 1982년 준공한 신현대아파트(9·11·12차) 1942가구를 2571가구로 재건축하는 대형 사업으로 공사비만 약 2조7000억원에 이른다. 당초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리턴 매치'가 점쳐졌지만, 삼성물산은 조합이 대의원회의를 통해 통과시킨 이례적 입찰지침인 대안설계 범위 대폭 제한, 금융조건 제안 제한 등이 자사 계획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공고 사흘 만에 입찰 포기 의사를 조합에 전달했다. 이후 현대건설이 두 차례 단독 응찰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은 집행부가 특정 건설사에 유리한 지침을 고수했다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침을 조합 쪽에서 자꾸 손보다 보면 결국 업체 입장에서 편한 조건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며 “길게 끌면 끌수록 주도권은 조합이 아니라 시공사가 쥐게 된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전세대출까지 틀어막은 정부…극약처방 택한 진짜 이유

정부가 전세 대출을 강하게 조이면서 '전세 종식으로 가는 선진형 전환'이라는 기대와 '실제론 무리한 극약처방'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9·7 부동산 대책에 따라 1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전세대출 한도는 기존 최대 3억 원에서 2억 원으로 줄었고, 다주택자 전세대출은 전면 차단됐다. 정부는 전세 사기와 갭투자 등 전세 고유의 위험을 줄이고 월세·공공임대 중심의 구조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시장에서는 실수요자 피해와 공급 한계가 동시에 지적된다. 12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8월 확정일자를 받은 전국 주택 임대차 계약 가운데 월세를 낀 계약은 120만95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95만3,956건)보다 25.8% 늘어난 수치다. 전체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62.4%로, 2014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전세의 '월세화' 흐름이 이미 자리 잡은 상황에서 이번 대출 규제가 이를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9·7 대책은 특히 전세 대출의 문턱을 크게 높인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1주택자가 보증기관에 따라 서울보증보험(SGI) 3억 원, 주택금융공사(HF) 2억2000만 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2억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모든 기관에서 최대 2억 원까지만 가능하다. 다주택자의 전세대출은 아예 막혔다. 전세 퇴거자금 대출도 이미 6·27 대책에서 1억 원으로 제한돼 사실상 '고액 전세'를 위한 금융 지원은 대부분 차단된 셈이다. 문제는 시장 현실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값은 5억5167만 원으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남은 6억2000만 원, 강북은 4억9000만 원, 수도권도 3억5500만 원 수준에 이르러 대출 한도와 현장 가격 간 괴리가 뚜렷하다. 서울 주요 지역에서 2억 원 대출은 결코 충분하지 않아 실수요자 상당수가 반전세나 월세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전세는 단순한 임대 방식이 아니라 사실상 무이자 저축이자 내 집 마련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왔다"며 “서울·수도권 시장에서 2억 원은 결코 큰돈이 아니다. 결국 실수요자들이 반전세나 월세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단기 보완책으로 “빌라·다세대 같은 비(非)아파트 전세 매물이 늘어나면 2억 원 대출로도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며 “소규모 정비사업을 활성화해 단기간 공급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정부 기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전세가 갭투자와 전세 사기의 온상으로 작동해온 만큼 줄이는 게 맞다"며 “선진국처럼 월세·공공임대·장기 모기지 구조로 전환해야 시장 안정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해외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전세 자체가 없고, 일본은 장기 임차 관행이 일반적이다. 안정적인 임대·금융 시스템이 작동하면 시장 변동성이 줄어든다"며 “다만 속도가 너무 빠르면 실수요자가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연착륙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6·27 규제 효과 ‘제한적’…입주전망 한 달 만에 반등

6·27 대출 규제가 한계를 드러냈다. 거래량은 줄었지만 집값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며, 9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가 한 달 만에 반등했다. 특히 서울은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수요가 꾸준해 지수가 100선을 넘어섰다. 반면 지방은 미분양 적체에 발목이 잡히며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11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를 보면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82.0으로 전월(75.7) 대비 6.3포인트(p) 상승했다. 수도권은 91.0으로 14.9p 올랐고, 광역시는 81.9, 도 지역은 78.7로 각각 1.7p, 6.5p 상승했다. 서울은 76.3에서 102.7로 치솟아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천은 70.3에서 82.1로, 경기는 81.8에서 88.2로 상승했다. 5대 광역시에서는 울산(78.5→91.6), 광주(78.5→85.7), 대구(80.0→85.7)가 반등했으며, 세종도 75.0에서 81.8로 올랐다. 반면 부산은 77.7에서 61.1로 급락했고, 대전도 91.6에서 85.7로 하락했다. 도 지역에서는 충남(70.0→91.6), 제주(75.0→85.7) 등이 상승했지만, 강원(70.0→62.5), 경북(81.8→80.0)은 내렸다. 입주전망지수는 아파트 분양자가 정상적으로 잔금을 내고 입주할 수 있을지를 예상하는 지표다. 100 이하이면 부정적 전망이 우세, 100 이상이면 긍정적 전망이 많다는 의미다. 주산연 관계자는 “대출 규제로 입주 여건은 여전히 어렵지만, 신규 분양 유보, 공사 지연, 공사비 상승 등 공급 축소 요인이 겹치면서 주택사업자들의 부정적 전망이 다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수 상승은 대출 규제 때문에 거래가 안정되거나 집값이 조정된 결과가 아니라 신축 공급이 줄면서 입주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규제 효과가 실제 시장에는 제한적으로 나타났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도 규제 효과의 한계를 지적한다. 최승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8월에는 대출 규제로 지수가 크게 하락했지만, 두 달이 지나면서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이 드러났다"며 “서울은 공급이 부족한 반면 수요가 꾸준해 입주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실제 입주율은 82%로 소폭 하락해 기대치와 현실 간 격차가 존재한다. 반대로 지방은 미분양 누적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미분양 해소 대책을 얼마나 신속하게 내놓느냐가 향후 입주율을 좌우할 변수"라고 강조했다. 금융 규제는 수요자들의 청약 태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6·27 대책은 즉각적인 금융 규제로 작동했고, 9·7 대책은 이를 강화하는 신호를 줬다. 거래 지표가 낮아지는 이유"라며 “예전에는 대출을 나중에 받으면 된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잔금 계획 없이는 분양에 나서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강남 일부 로또 분양지를 제외하면 실제 입주 가능한 단지 위주로 청약이 이뤄지고 있다. 수요자 선택이 시장을 양극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입주율도 소폭 개선됐다. 8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7.4%로 7월(63.9%)보다 3.5p 올랐다. 수도권은 83.4%에서 82.0%로 1.4p 소폭 하락했으나, 광역시는 60.8%에서 64.9%, 기타 지역은 58.8%에서 63.8%로 각각 상승했다. 수도권 하락은 고가 주택 비중이 높은 탓에 대출규제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은 결과다. 미입주 사유를 보면 기존주택 매각 지연이 34.6%로 가장 많았고, 잔금대출 미확보 30.8%, 세입자 미확보 23.1% 순이었다. 특히 세입자 미확보는 7월 17.3%에서 8월 23.1%로 늘며 거래 위축이 입주 차질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효선 위원은 “지방은 미분양 적체와 건설경기 침체로 부담이 크다"며 “재무 여건이 좋은 대형사와 지방 건설사의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2025 고효율친환경건축대상]환경부장관상 - 서초구청…“지속가능도서관·환경교육 확산”

서울 서초구청이 '제11회 대한민국 고효율·친환경 주거 및 건축기자재 대상' 시상식에서 방배숲 환경도서관 조성 공로를 인정받아 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2023년 개관한 방배숲 환경도서관은 '환경과 문화로 삶을 바꾸는 행복공간'을 테마로 미래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지속가능한 도서관을 목표로 조성됐다. 설계부터 착공까지 전 과정에 친환경 요소를 반영하고 내부 공간과 가구 제작에 친환경 자재를 활용했다. 도서관 운영 과정에서도 저탄소 실천이 돋보인다. 전체 전기소비량의 8%를 태양광 발전으로 충당하며, 편의시설 카페는 1년간 총 5만139개의 일회용품을 쓰지 않아 연간 소나무 1316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환경 효과를 거뒀다. 또 서리풀근린공원을 활용한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집·유치원생 대상 인형극, 분리배출 교육, 숲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어린이의 환경 감수성을 높이고 도심 속 생태 이해를 돕는다. 서초구청은 시민 참여형 캠페인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직원과 함께하는 탄소 저감 실천 활동, 매월 두 차례 전등 소등 캠페인 등을 통해 에너지 절약 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2025 고효율친환경건축대상]국토부 장관상 - 양주시…“친환경 복합청사로 공간 혁신”

경기 양주시가 에너지경제신문이 주관한 '제11회 대한민국 고효율·친환경 주거 및 건축기자재 대상' 시상식에서 양주1동 복합청사의 친환경 설계와 공간 혁신 공로를 인정받아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양주1동 복합청사는 행정·문화·복지 기능을 한 공간에 담은 미래형 행정복합시설로,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예비인증 3등급,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1+++등급, 녹색건축 우수등급,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우수등급을 모두 획득한 고효율 친환경 청사다. 특히 외부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건축물 자체 에너지 자립률을 65.83%까지 끌어올렸다. 단위면적당 1차 에너지 소비량은 130.8kWh/㎡·년, 생산량은 86.1kWh/㎡·년을 기록하며 친환경성과 효율성을 확보했다. 청사는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1+++등급을 획득. 단위면적당 1차 에너지 소요량 44.1kWh/㎡·년, CO₂ 배출량 8.1kg/㎡·년으로 탄소 저감 효과를 입증했다. 녹색건축 우수등급(그린2등급) 예비인증도 취득해 재료·자원(92%), 유지관리(94%), 물 순환관리(90%) 등 다양한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에 관한 규칙'에 따른 BF 우수등급 예비인증을 획득해 모든 시민의 보편적 접근권을 보장하는 공간 혁신을 구현했다. 양주시는 이를 통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정부·서울시, 주택 공급 놓고 ‘힘겨루기’…“9·7 대책 차질 우려”

서울 주택 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한 가운데, 주택 공급 주도권을 놓고 최근 정부와 서울시가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권한·책임 소재와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긴밀히 협의하지 않으면 가뜩이나 '공급 절벽'이 예상되는 서울에서 주택 공급이 차질을 빚어 집값 급등 등 혼선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시가 서울 주택 공급을 둘러 싸고 사전 협의없이 따로 놀면서 엇박자를 내고 있다. 정부가 지난 7일 '9·7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시도 별도의 공급 대책을 예고하면서 주택정책을 둘러싼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먼저 정부가 단초를 제공했다. 정부는 9·7 부동산 대책에서 향후 5년간 매년 27만호씩 총 135만호를 수도권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중 33만4000호는 서울에 지을 예정이다. 도심 내 유휴부지·노후시설 재개발, 도심 정비 활성화 등을 통해서다. 구체적으로는 △강남3구 등 규제지역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을 40%로 낮추고 △1주택자의 전세대출 한도를 수도권 2억원으로 제한했다. △도심공공복합사업의 일몰 폐지와 용적률 상향으로 5만호를 공급하고 △용적률 완화 적용을 저층주거지까지 확대하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권한을 국토부로 이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전부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시와 밀접한 협의가 신속한 사업 추진의 관건이 되는 대책들이다. 그러나 정작 정부는 9·7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시와 전혀 사전 협의를 갖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지난 7일 세종청사 브리핑에서 “현 서울시장이 야당 소속이라 당국과 소통에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며 “오 시장도 서울 주택 공급 활성화에 대해선 정부와 큰 틀에서 의견이 같다고 생각한다. 추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서울시와 협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시의 고유 권한이었던 토지거래허가제 지정 권한을 국토부 장관에게도 주는 방안에 대한 사전 논의도 없었다. 김 실장은 “서울 내 토허제 지정 문제는 지금처럼 국토부 장관에게 권한이 없을 때도 시와 협의해 온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는 향후 시와 협의하겠다"고만 밝혔다. 이러자 오 시장과 시도 발끈하고 있다. 실제 오 시장은 전날 노원구 백사마을 재개발 현장을 찾아 “정부 대책만으로는 서울 집값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강남권 등 집값 급등 지역에 대한 획기적 공급 없이는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특히 “시 차원의 대책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시는 정부 정책과의 엇박자를 부인했다. 시 관계자는 “정부 정책을 보완하는 별도 구상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성탁 시 주택정책팀장은 “발표 시기와 세부 내용은 아직 검토 단계"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시의 힘겨루기 양상이 공급 차질과 시장 혼란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았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와 지자체가 각각 공급책을 내는 건 가능하지만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비효율이 생길 수 있다"면서 “중앙정부가 목표를 세워도 실제 사업을 집행하는 주체는 지자체다. 도시계획 권한을 가진 지방정부가 정비사업과 인허가를 주도하는 만큼, 중앙이 일방적으로 목표만 제시하면 현장에서 마찰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와 정부가 계속 엇박자를 낼 경우 공급 대책의 실행력이 떨어져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걱정도 높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대책과 서울시 대책이 따로 나와도 당장 시장을 바꾸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2030년까지 135만호 착공은 토지 보상과 인허가 절차를 고려하면 긴밀한 협의가 이뤄진다고 해도 쉽지 않은 목표"라며 “도심공공복합사업도 주민 동의율과 강제수용 문제로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와 시가 주택 공급 활성화라는 대의보다는 정책 주도권을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공급 대책이 정치적 이벤트에 그치지 않으려면 정부와 시가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나누고 긴밀한 협의를 통해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서울시는 실패한 ‘소셜믹스’…이재명 정부는 성공할까?

이재명 정부가 최근 발표한 9·7 공급 대책의 핵심 중 하나는 도심 공공임대 재건축을 활성화하되 같은 단지·동에 분양과 임대를 뒤섞어 살도록 해 '사회 통합'을 지향하는 '소셜믹스'의 부활이다. 서울시가 이미 도입했다가 부작용을 이유로 층별로 분리하도록 하는 등 후퇴한 정책을 다시 본격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부의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동시에 서민 주거 환경 개선 차원에서 시험적으로 실시되던 소셜믹스를 공공임대주택 재개발을 통해 본격적으로 도입해 활성화시기켔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9일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책사'로 불리는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은 최근 도심 공공임대 재건축을 통한 소셜믹스 단지 공급 방침을 밝혔다. 이 차관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공급 대책은 사람들이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주택을 공급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며 “대표적으로 수서 공공임대주택을 재건축해 강남권에 공급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서·상계 등 서울 곳곳에 산재한 공공임대단지를 재건축하면 상당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들 주택은 일반분양과 임대를 혼합하는 소셜믹스 형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이보다 앞선 '9·7 공급대책'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135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공공택지 37만2000호를 포함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직접 시행자로 나서 공급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부가 이번 9·7 부동산공급 대책에서 대규모 공공임대주택 재개발을 통해 소셜믹스를 본격적으로 활성화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혀 성패 여부가 주목된다. 소셜믹스 자체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이미 서울시가 민간아파트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공공기여를 활용해 임대 주택을 끼워넣도록 하는 소셜믹스 정책을 펼쳐 왔다. 하지만 주민 갈등 등을 이유로 임대·분양 세대를 층별로 분리하도록 하는 바람에 사회통합 취지를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또 민간아파트들이라 소유주들이 재산권 침해·사업성 저하를 이유로 반대하면서 사업 추진이 지연되는가 하면 입주 후에도 분양-임대 입주자간 갈등이 발생하면서 사회통합 취지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공임대 재개발을 통해 소셜믹스를 활성화하겠다는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한계도 지적하고 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은 “소셜믹스가 사회통합 차원에서 바람직한 모델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민간 분양 물량을 임대로 전환하면 사업성이 악화되고 재건축 지연 등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 LH가 이미 150조 원 넘는 부채를 떠안고 있는 만큼 어느 수준의 재정 투입이 가능한지가 성공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실행력을 관건으로 꼽았다. 그는 “이번 대책은 공공임대 용적률 상향, 폐교 부지 활용, 공실 아파트 재활용 등에서 과거와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며 “도심의 노후 임대단지를 재건축해 분양과 임대를 혼합하는 방식은 시장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문제는 실행력"이라며 “취지는 타당하지만 실제로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사회적 수용성과 주거 트렌드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소셜믹스는 본래 사회통합을 위한 개념이지만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임대 거부 정서나 출입구 분리 논란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도심 공급 확대라는 취지는 의미 있지만 LH가 과연 수요자 눈높이에 맞는 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공사비 급등,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진, 최저가 입찰 관행 등 구조적 제약이 큰 만큼, 결국 실제 착공 물량이 나오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135만호 공급' 계획이 사회통합과 도심 주거 개선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LH 부채와 민간 참여 위축, 사업성 악화라는 현실의 벽이 여전해 단기간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 공급 물량이 계획대로 나올지는 내년 착공 이후에야 확인될 전망이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또 접은 오세훈 시장…‘교통지옥’ 초래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중단

서울시가 섣부른 공사로 극심한 교통 정체를 초래해 시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서부간선도로 평면화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시는 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지난 6월 시작한 서부간선도로 지하구간을 없애고 평면화하는 공사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당초 2013년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즉 자동차 전용도로 구간은 일반도로로 전환하는 한편 지하구간인 오목교 지하차도를 철거하고 메워 상부는 공원화하기로 했었다. 도로로 단절된 생활권을 연결하고 시민들이 쉽게 오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이로 인한 교통량 부담은 2024년 개통될 예정이었던 서울~광명고속도로를 통해 분산 처리한다는 복안도 있었다. 하지만 정작 지난 6월 오목교 지하차도를 폐쇄하고 공사에 들어가자 인근 일대 출퇴근길이 '교통 지옥'으로 변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들끓었다. 성산대교에서 일직 방향으로 이어지는 오목교 지하차도 통행을 중단하자, 하루 10만 대 넘는 차량이 몰려 극심한 정체가 발생했다. 신월IC에서 오목교를 건너는 대중교통편을 이용해 온 한 수도권 주민은 “지하차도를 막고 공사를 시작했다는 즈음부터 오목교 일대 교통 체증이 심각해져서 1시간30분 정도 걸리던 출근시간이 2시간으로 늘어났다"면서 “버스기사들도 짜증을 내고 있고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서 대체 교통 수단을 찾게 돼 승객들도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급기야는 최근에는 오세훈 시장을 겨냥한 협박글이 게시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시는 이날 2027년으로 연기된 서울~광명고속도로 개통때까지는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공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본선 중앙에 설치된 중앙분리대를 줄여 확보한 공간에 차로 1개를 추가해 현재 왕복 4차로를 5차로로 확장한다. 추가된 차로는 교통량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에 따라 가변차로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당초 계획됐던 신호교차로 설치는 “교통 흐름을 끊어 정체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전면 보류됐다. 특히 오목교 평면화 공사는 중단하고 지하차도는 추석 전까지 복구한다. 오대중 시 재난안전실 기획관은 브리핑에서 “서부권 교통량의 약 40%가 서부간선도로에 집중돼 있어 지금 평면화를 강행하면 정체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서울~광명고속도로 개통이 2027년으로 늦춰진 만큼 교통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평면화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병용 시 재난안전실장도 “교통 체증 해소와 시민 불편 최소화를 최우선으로 두되, 지역 단절 해소라는 과제도 함께 고려하겠다"며 “도로 이용자와 주민 모두의 편익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서울~광명고속도로 개통이 미뤄진 터라 극심한 교통 체증이 불보듯 뻔한 데도 공사를 개시했다가 두 달여 만에 예산만 낭비한 채 접은 것에 대해 '무책임·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특히 서부간선 지하도로는 개통 직후부터 높이 3m 제한으로 대형차 진입이 차단돼 시민 불편을 키운 바 있어 이번 평면화 보류는 “기획 단계부터 졸속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하차도 높이 제한 문제는 개통 초기부터 논란이 됐다. 국토부 설계 지침상 소형차 전용 구간은 3m까지 허용되지만, 대부분 도로 시설 한계가 4.5m 이상이라는 점에서 “민자 사업자 수익성만 고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와 운영사는 “안전성과 소형차 전용 기준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대형차 진입이 막히면서 인근 지상도로 혼잡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오 시장은 2011년 무상급식 주민 찬반투표 무산 후 사퇴, 2025년 초 강남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확대 재지정, 2025년 3월 2036년 올림픽 유치 후보 도시 탈락 등 중대한 시정 현안에서 졸속 또는 무리한 결정으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GS건설·대우건설, 美서 ‘시행사’ 도전…“현지화가 관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잇따라 미국 시장에서 '시행사(Developer)' 역할에 도전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시공(EPC·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 설계·조달·시공 일괄 수주)에 집중해 온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부지를 매입하고 사업 기획부터 운영까지 책임지는 디벨로퍼형 모델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수익 다변화 기회"라는 기대와 “위험 확장"이라는 우려가 교차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서 첫 미국 아파트 '세븐스(The Sevens)'를 완공한 데 이어 같은 지역에 두 번째 임대 아파트 '400로그(400 Logue)' 개발을 추진 중이다. 2022년 100% 자회사를 통해 약 5300만 달러(737억원)에 부지를 매입했으며 현재 설계사와 함께 최적의 설계안을 검토하고 있다. 착공 시점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결정될 예정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직접 시공이 아니라 투자사업 형태로 접근하고 있다"며 “세븐스는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 진행했지만, 400로그는 GS건설이 단독으로 주도하면서 미국 개발 경험과 마케팅 노하우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 규모와 자금 조달 구조, 수익률 전망은 아직 검토 단계여서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국내 건설 경기가 전통 사업에서 부침이 큰 만큼 신사업 일환으로 해외 투자와 개발을 확대해 왔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프로스퍼 지역에서 진행되는 복합개발사업에 시행사로 참여한다. 현지 시행사 오리온 RE캐피털, 한강에셋자산운용과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해 1단계 타운하우스 개발부터 주택·호텔·오피스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회사 관계자는 “초기 합작 구조에서는 대우건설이 상대적으로 많은 지분을 확보해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며 “향후 진행 과정에서 지분율이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 시공이 아니라 시행 단계부터 참여하는 구조"라며 “시공은 현지 업체가 맡고 대우건설은 개발 시행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또 “자금 조달은 한강에셋자산운용이, 인허가 등 로컬 업무는 오리온이 담당하고 대우건설은 전체 개발 주체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두 회사가 미국에서 시행사 모드로 방향을 튼 배경에는 국내 시장 침체가 자리한다. 정비사업 규제와 주택 경기 불확실성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토목·플랜트 등 전통 사업은 물량 감소로 한계에 부딪혔다. 단순 도급 구조만으로는 안정적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보를 국내 부진을 반영한 전략적 변화로 본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건설사가 시행사 역할까지 나서는 것은 국내 시장 침체와 맞닿아 있다"며 “시행은 금융·사업 계획·분양·운영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만큼 리스크가 크지만 성공하면 수익도 큰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자금력과 신용도를 갖춘 대형 건설사라면 직접 시행에 나설 역량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대형 건설사가 선진국, 특히 미국에서 직접 시행에 나선 사례는 그동안 거의 없었다"며 “단순 도급을 넘어 개발 수익까지 노리는 방식인 만큼 리스크와 리턴이 동시에 커지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현지화(Localization)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안착시킬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은 실리콘밸리 빅테크 수요를, 대우건설은 텍사스 신흥 부촌 수요를 겨냥했다"며 “두 회사 모두 단순 시공을 넘어 시행까지 확장해 새 먹거리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경기 침체에 떠밀린 측면도 있는 만큼 성과에 따라 수익 다변화가 될지, 새로운 리스크가 될지가 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현장엔 챗GPT, 집안엔 로봇…AI 품은 건설사들의 ‘변신’

전통적 '굴뚝산업'의 대명사로 불렸던 건설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AI는 안전·편의·돌봄을 아우르며 건설업을 전통적 시공업에서 첨단 산업으로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원펜타스와 경기 용인시 기흥구 삼성노블카운티에 거주하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홈 AI 컴패니언 로봇' 실증 사업을 시작했다. 소가구 노인을 위해 제작된 이 로봇은 △정서 교감을 위한 말동무 △응급 상황 알림을 맡는 집사 △복약 알림을 담당하는 간호사 역할까지 수행한다. 이번 실증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주관으로, 삼성물산이 삼성생명공익재단·로봇 전문기업 로보케어와 함께 진행한다. 수개월간 약 40가구에 로봇을 보급해 서비스 유용성과 개선점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높이 30cm, 무게 4kg 남짓의 이 로봇은 음성 인식을 기반으로 대화를 나누고, 가구 구조를 매핑해 장애물을 피해 주행한다. 삼성물산은 “고령화 시대에 맞춰 노년층의 정서적 교감과 건강 관리에 기여하겠다"며 “기존 주거 사업과 연계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업무 혁신에는 GS건설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오픈AI의 기업용 솔루션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도입했다. 지난달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오픈AI 본사 관계자가 참여한 워크숍을 열고, 데이터 처리·고급 프롬프트 기법·외부 시스템 연계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GS건설은 해당 시스템을 활용해 기술·계약 검토, 설계 도면 분석, 견적·예산 검토 등 고난도 업무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현장 장비 조기 이상 감지와 안전 관리에도 AI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내부적으로 'GPT 챔피언 프로그램'을 신설해 직원들을 AI 전문가로 육성하고, 현업 과제 해결에 직접 참여시키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실질적인 안전 강화와 생산성 제고에 직결되는 방식으로 현장 적용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의 AI 도입은 단순한 업무 보조를 넘어 산업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단계로 확장되고 있다. 롯데건설은 전국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AI로 분석해 사고 가능성이 높은 현장을 선별하는 '안전상황센터'를 가동 중이다. DL이앤씨는 자율주행 드론과 AI를 결합해 외벽 균열·누수 등 하자 유형을 판별하고, 보수까지 이어가는 시스템을 수십 개 현장에 적용했다. 입주민 편의도 한층 강화됐다. GS건설은 '자이 AI플랫폼'을 통해 공기 질을 자동 분석·환기하는 공기 관리 시스템(시스클라인)을 운영하고 있고, 현대건설은 '하이오티(Hi-OT)' 브랜드를 내세워 AI 수면환경 서비스 'Hey, Sleep',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프로그램 등을 선보였다. AI는 건설사의 미래 전략 수립에도 투입된다. 포스코이앤씨는 10년치 주택 수급·가격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전국 200여개 지역의 시장 흐름을 예측하고, 현대엔지니어링은 AI 스타트업과 손잡고 건설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건설 AI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39억 달러(약 5조3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오는 2032년에는 226억 달러(약 3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연평균 성장률은 24%를 웃도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가격 예측과 원가 관리의 불확실성을 줄여 재무 안정성까지 연결된다"며 “건설사가 단순 시공업체를 넘어 첨단 산업 주체로 거듭나는 분기점"이라고 강조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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