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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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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핵잠 시대 (상)] 바다 밑 ‘보이지 않는 방패’…수중작전 패러다임 바꾼다

지난 5월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 잠수함 사령부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과 국방부 관계자들은 '대한민국 핵추진 잠수함 개발 기본 계획'을 전격 발표하며 자주 국방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민국 최초의 핵추진 잠수함 획득 프로젝트를 '장보고 N사업'으로 공식 명명했다. 아울러 '2030년대 중반 1번함 진수, 2030년대 후반 이후 전력화'라는 구체적인 타임 라인을 최초로 제시했다. ◇2030년대 중반, 태극기 단 '장보고 N'이 바다를 가른다 국방부 전력정책국 핵추진잠수함획득추진팀의 설명에 따르면 '장보고 N'이라는 명칭에는 세 가지 거대한 비전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잠수함인 장보고함의 자주 국방 정신을 계승한 '차세대 모델(Next generation)'이자, '핵추진(Nuclear powered)' 방식을 적용하고, 첨단 '신기술(Neo technology)'을 집약한 잠수함을 구축하겠다는 국가적 결의의 표현이다. 특히 국방부는 이번 기본 계획에서 핵잠수함 개발을 위한 △저농축 우라늄(LEU) 사용·장주기 운전 개발 △전력 획득·유지의 자립성을 위한 대한민국 내 독자 개발·건조 △국내 민간 원자력·조선 분야 세계적 기술 적극 활용 △총수명 주기 관점의 전 과정 개발·관리 △2030년대 중반 1번함 진수·2030년대 후반 전력화 추진 등 '5대 원칙'을 천명했다. 무기체계 도입에 있어 이토록 주도적이고 확고한 청사진이 제시된 것은 해양 안보 환경이 그만큼 엄중하고, 주변국들의 군비 경쟁 속에서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수중 전력의 일대 혁신을 이루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막대한 비용과 복잡한 외교적 난관을 무릅쓰고서라도 반드시 '디젤'이 아닌 '핵추진'을 선택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동력원의 근본적인 차이가 만들어내는 '은밀성과 기동성의 압도적 격차'에 주목한다. 강기식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와 우승민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부교수는 공동 연구 논문인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도입의 기술 동향 분석'을 통해 기존 재래식 잠수함과 핵추진 잠수함의 작전 능력은 사실상 '차원을 달리하는 별개의 무기'라고 평가했다. 강 교수와 우 교수는 논문에서 기존 디젤 잠수함의 가장 치명적 약점으로 '스노클링(Snorkeling)'을 꼽았다. 재래식 잠수함은 수중에서 축전지로 기동하다가 전력이 소진되면 주기적으로 잠망경 심도까지 부상해 스노클 마스트(흡기·배기관)를 수면 위로 돌출시키고 디젤 엔진을 가동해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수면 위로 구조물이 노출되고 엔진 소음과 배기 가스(열원)가 발생해 첨단 레이더나 열상 감시 장비를 장착한 적의 대잠 초계기에 탐지될 위험이 극도로 높아진다. ◇“숨 쉴 필요가 없다"…디젤의 한계 넘은 수중 무한 잠항의 물리학 이는 은밀성이 생명인 잠수함에게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다. 또한 배터리 용량의 물리적 한계로 수중 순항 속도는 통상 4~10노트(시속 약 7~18km) 수준의 저속 운항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반면 대기와 완전히 독립된 에너지원인 가압 경수로형 원자로를 심장으로 품은 핵추진 잠수함은 숨을 쉬러 물 위로 올라올 필요가 전혀 없다. 강 교수팀은 “핵추진 잠수함은 스노클링 없이 수개월 이상 잠항 작전이 가능하며, 수중 체류 시간을 제한하는 유일한 요소는 승조원의 피로도와 식량 공급뿐"이라고 설명했다. 탑재된 원자로는 거대한 선체를 움직이는 추진력뿐만 아니라, 잠수함 내 공기 질 유지·바닷물 담수화·온도 조절 등 승조원 생존과 첨단 장비 가동을 위한 막대한 전력(함내 부하, Hotel load)을 무제한으로 공급한다. 물리학적 관점에서 볼 때 속도와 동력의 차이는 더욱 극명해진다. 강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잠수함의 속도를 20노트에서 40노트로 2배 늘리려면 무려 8배의 추진 동력이 필요하다. 디젤-전기 추진으로는 이 막대한 에너지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지만 사실상 에너지가 무한 공급되는 핵추진잠수함은 수중에서 20~30노트(시속 약 37~55km) 이상의 고속 기동을 장시간 유지할 수 있다. 위협 상황에서 고속으로 이탈하거나 적의 도발 징후 포착 시 원거리에서 목표 해역까지 단숨에 도달하는 압도적인 전략적 기동성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핵추진잠수함의 가공할 위력을 증명한 역사적 사례로 1982년 '포클랜드 전쟁'을 짚었다. 당시 아르헨티나의 기습 점령에 맞서 영국 본토에서 파견된 영국 해군의 핵잠수함 '콘커러(HMS Conqueror)함'은 무려 10일간 단 한 번도 부상하지 않은 채 수중으로 질주해 포클랜드 해역에 도달했다. 이후 아르헨티나 해군의 핵심 전력인 순양함 '벨그라노함'을 어뢰로 단숨에 격침시켰다. 보이지 않는 심해의 공포에 질린 아르헨티나 해군은 항구 밖으로 나오지 못했고, 해상 보급이 완전히 끊긴 포클랜드 섬 주둔군 1만여 명은 결국 항복을 선언했다. 강 교수팀은 “단 한 척의 핵잠수함만으로도 적국 해군의 발을 묶고 보급로를 차단해 전쟁을 승리로 이끈 것처럼 전략적 가치는 어마어마하다"고 평가했다. ◇북한 SLBM 위협 찢고 동북아 군사 균형 맞출 '수중 킬체인(Kill Chain)' 이러한 핵추진 잠수함의 무한 잠항 능력과 압도적 기동성이 현재 대한민국에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은밀하게 수중을 파고드는 북한의 고도화된 비대칭 해양 도발 위협 때문이다. 박찬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PS기술팀 주임연구원과 강종원 에스앤에스이앤지 비용분석팀 대리는 한국국방기술학회 논문지에 게재한 공동 논문 '한국형 원자력 잠수함 도입 방안별 경제적 파급 효과 분석'에서 북한의 수중 도발 능력을 강력히 경고했다. 연구진은 북한이 2015년 수중 사출 시험에 이어 2016년 비행 시험에 성공한 사실을 언급하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북한의 신포급 잠수함을 가리켜 “기존 한국군의 '핵, 대량살상무기 대응 체계'를 통째로 무력화하는 게임 체인저"로 진단했다. 현재 한국군의 3축 체계 중 선제타격인 '킬 체인(Kill Chain)'은 고정된 지상 발사 원점 타격에 맞춰져 있다. 이들은 “현재 한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감시·정찰 자산만으로는 깊은 바다에 숨어 기동하는 북한 SLBM 잠수함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결국 적 잠수함 기지 앞바다에 숨죽이고 매복해 있다가 적 잠수함이 출항하는 순간부터 등 뒤에 바짝 붙어 밀착 추적하고, 미사일 발사 징후 포착 시 즉각 수중에서 타격하는 '수중 킬 체인'의 핵심 자산은 재래식 잠수함이 아닌 원자력 잠수함뿐이라는 결론이다. 국방부 역시 이번 공식 발표를 통해 “핵추진 잠수함은 장기간 잠항 능력과 높은 기동성 등 기존 디젤 잠수함에 비해 비약적으로 향상된 작전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북한의 잠수함 기반 핵·미사일 위협 등에 대응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대북 억제 효용성을 뚜렷하게 밝혔다. ◇수세적 연안 방어에서 능동적 해양 억제로…'움직이는 전략 자산' 시야를 한반도 밖으로 넓히면 문제는 더욱 엄혹해진다. 김홍유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방위산업협회 정책위원)는 작년 작성한 칼럼 '보이지 않는 억제력, 한국형 원자력 잠수함의 전략적 의미'를 통해 핵추진 잠수함을 '자주 국방의 상징이자 보이지 않는 억제력의 핵심'으로 정의했다. 김 교수는 “한반도와 같이 좁은 해역에서 북한의 노골적인 핵·미사일 위협에 노출된 환경은 물론, 중국과 일본이 군비 경쟁을 벌이며 잠수함 전력을 급격히 강화하고 호주가 오커스(AUKUS) 안보 동맹을 통해 핵잠수함을 전격 도입하는 등 주변국들의 해양 군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국형 원자력 잠수함 개발은 무너진 군사적 균형을 회복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디젤 잠수함 체제에서는 한반도 연안 방어에 급급해야 했지만 작전 지속 능력이 무한한 핵추진 잠수함 보유는 곧 우리 해군의 작전 반경이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전역으로 확장됨을 의미한다. 대한민국의 해양 안보 지평이 근본적으로 넓어진다는 뜻이다. 김 교수의 지적처럼 국방부의 '장보고 N사업'은 무기체계 증강이나 군함 한 척을 더 건조하는 사업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극도의 전략적 불확실성 시대에 한국이 주변국에 끌려다니지 않고 주도적으로 억제력을 설계하겠다는 국가적 선언이자 대한민국 미래 첨단 산업과 국방 안보가 맞닿은 '기동성 국가 전략 자산'을 구축하는 것이다. 아울러 수세적 방어에서 능동적이고 압도적인 억제로 우리 국방의 체질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남은 것은 이 거대한 국책 과제를 현실로 만들어 낼 압도적인 국내 기술력을 증명하고, 천문학적인 예산 투자가 가져올 국가 경제적 타당성을 국민 앞에 입증하는 일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Q&A] 잿더미 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화약 세척 중 ‘쾅’, 시신 훼손 심각”

1일 오전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화약 세척 작업 도중 대형 폭발을 동반한 화재가 발생해 7명의 사상자(사망 5명·부상 2명)가 발생했다. 당국은 화재 발생 약 2시간 만인 오후 1시 7분경 진압을 완료하고 현장 브리핑을 통해 참혹했던 사고 상황을 전했다. 폭발 충격으로 작업장은 뼈대만 남은 채 전소됐으며, 희생자들의 시신 훼손이 심각해 신원 파악조차 난항을 겪고 있다. 다음은 윤성수 대전유성소방서 119재난대응과장·김주연 유성구 보건소장·윤동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운영팀장 등 수습 관계자들과의 일문일답. -참사 원인은 파악됐는가. ▲사업장 내 56동 세척 공실에서 '화약 세척' 작업을 하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화약류를 취급했는지는 현 단계에서 밝히기 어렵다. -사상자 수습은 어떻게 이뤄졌나. ▲사고 당시 현장에는 총 7명의 작업자가 투입돼 있었다. 폭발 직후 미처 대피하지 못한 5명은 작업장 내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밖으로 대피했던 2명은 외부에서 구조를 완료해 즉시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생존자들의 부상 상태는. ▲1명은 전신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다른 1명은 목 부위에 화상을 입어 응급 처치를 받았으나, 다행히 경미한 수준이라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희생자들의 신원(성별·직군 등)은 확인됐는지. ▲폭발 위력이 워낙 컸던 탓에 시신 훼손 상태가 극심하다. 성별이나 연구원 여부조차 육안으로 식별이 불가능한 참혹한 상황이다. 정확한 신원 파악을 위해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 감식을 의뢰해둔 상태다. -사고가 난 작업장의 구조와 당시 구체적인 작업 내용은. ▲해당 사업장은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국가 보안 시설'로 지정돼 있어 상세한 작업 공정이나 내부 구조를 밝히기는 제한된다. 이 부분은 추후 한화 측이 별도의 공식 브리핑을 통해 소명할 예정이다. 구조 자체는 여러 동이 아닌, 한 동으로 길게 이어진 형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건물 붕괴 등 추가 피해 우려는 없는가. ▲폭발에 이은 대형 화재로 해당 작업장은 사실상 전소됐다. 육안상으로도 붕괴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정밀 안전진단을 거친 뒤에야 내부 잔해물 제거 등 본격적인 현장 수습 착수 여부를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종합]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 폭발·화재…5명 사망 등 7명 사상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에서 대형 폭발을 동반한 화재가 발생해 사상자가 발생했다. 회사 측의 대국민 사과와 정부 당국의 긴급 대응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8년에 이어 또다시 다수의 사상자를 낸 폭발 사고가 반복되면서 방산 시설의 안전 관리 실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일 오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에서 폭발을 동반한 대형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등 총 7명의 사상자가 생겨났다. 소방청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9분경 대전 유성구 외삼동에 위치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났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오전 11시 17분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즉각 진화에 나섰다. 이후 11시 49분에 큰 불길을 잡는 초기 진화에 성공했으며, 오후 1시 7분에 화재를 완전히 진압(완진)하고 1분 뒤인 1시 8분부로 대응 1단계를 해제했다. 이번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당초 사망자 6명으로 알려졌으나 소방청은 사망 5명·중상 1명·경상 1명 등 총 7명으로 최종 정정 발표했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이번 폭발과 화재는 대전 사업장 내 이른바 '공실'이라 불리는 장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 제기된 '미사일 실험 발사체 폭발' 의혹과 관련해 사측은 “현재 사고 수습 중이라 정확히 확인되기 전이며, 미사일 발사체 폭발은 아직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사고 직후 정부와 사측은 긴급 대응에 돌입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소방청·경찰청·대전시청·유성구청에 “모든 장비와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인명 구조와 화재 진압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긴급 지시했다. 또한 “아울러 소방대원의 안전 사고 예방과 경찰의 현장 주변 통제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손재일 대표이사 주재로 서울 본사에서 긴급 대책 회의를 가졌다. 직후 손 대표는 직접 사고 현장으로 이동해 사태 수습에 나섰다. 현장에 대책 본부를 마련한 한화그룹은 소방·경찰 등 관계 당국과 협조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날 입장문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아닌 한화그룹 차원에서 내놨다. 한화그룹 측은 “소중한 직원 다섯 분이 숨져 비통하고 안타깝다"며 “유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부상자 치료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이어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참담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고가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은 △대형 추진 기관 개발 △추진체 혼화·충전 △전술 지대지 무기 체계 개발 등을 담당하는 핵심 방산 시설이다. 다연장 로켓포와 같은 무기류 추진 기관을 개발하는 공정 특성상 충격·마찰·열에 의해 폭발하거나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혼합물을 취급해 각별한 안전 확보가 요구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민간 방산업체 특성상 고도의 보안이 요구된다는 이유로 그간 안전 실태 점검이 다소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이 사업장에서는 지난 2018년에도 폭발 사고가 발생해 9명의 사상자를 냈으며, 사고 직후 진행된 노동청 특별 근로 감독을 통해 법 위반사항 486건이 무더기로 적발돼 안전수준 최하 등급을 받은 바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박규빈의 경영 Scope] 엇갈린 성적표 안고 출범할 ‘통합 조업사’ 한국공항…시너지냐 승자의 저주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따라 '메가 캐리어(Mega Carrier)'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하늘길뿐만 아니라 공항의 지상을 책임지는 조업 생태계에도 거대한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대한항공의 지상 조업 자회사(지분율 59.5%)인 '한국공항(KAS, Korea Airport Service)'과 아시아나항공의 100% 자회사인 '아시아나에어포트' 역시 모기업의 통합 수순에 따라 하나의 초거대 지상조업사로 재탄생할 예정이어서다. 지상 조업은 △수하물 상하역 △항공기 견인 △급유 △객실 청소 △화물 처리 등 항공기 운항의 '손발'을 담당하는 항공 산업의 필수 모세혈관이다. 두 회사의 결합은 국내 공항 지상 조업 시장 점유율 과반을 훌쩍 넘는 압도적 지배자의 등장을 의미한다. 그러나 장밋빛 시너지가 기대되는 겉모습과 달리 최근 공개된 양사의 재무제표를 심층 분석한 결과 두 회사의 현실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는 한국공항과 달리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심각한 수익성 악화와 부채 급증이라는 치명적인 암초에 부딪혔다. ◇한국공항, 폭발적 이익 창출과 '철통' 재무 건전성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별도 기준 한국공항의 1분기 매출액은 15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1401억 원 대비 11.5% 증가했다. 더욱 괄목할 만한 것은 수익성이다. 1분기 영업이익은 11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36.4% 급증했고, 당기 순이익 역시 87억 원에서 122억 원으로 40.2%나 뛰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7.9%에서 9.6%로 크게 개선됐다. 이처럼 한국공항은 국내 지상 조업 1위 사업자답게 실적과 재무 상태 모두 건전성을 뽐냈다. 이는 전형적인 '영업 레버리지 효과'의 시현에 기인한다. 지상 조업은 고가 장비의 감가상각비와 대규모 인력 유지비 등 고정비 비중이 매우 높은 산업이다. 따라서 매출(물동량)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 추가되는 수익이 고스란히 이익으로 꽂히게 된다. 한국공항은 엔데믹 이후 폭발하는 항공 수요를 바탕으로 여객(8.2%↑), 화물(15.9%↑), 급유(17.3%↑), 정비(25.7%↑) 등 전 부문에서 두 자릿수 안팎의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선제적으로 고도화한 통합 조업 시스템(TOSS)을 통해 인력과 장비 배치의 비효율을 없애 늘어난 매출을 폭발적인 이익 성장으로 직결시킨 것이다. 여기에 지게차 렌탈과 제주 생수 등 비 지상 조업 부문까지 8.7% 성장하며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했다. 재무 건전성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이다. 1분기 말 별도 기준 한국공항의 자본 총계는 4024억 원에 달하지만 부채 총계는 1341억 원에 불과하다. 부채비율은 33.3%(연결 기준 34.5%)로, 대규모 장비 투자가 필수적인 장치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차입금에 의존하지 않는 초우량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향후 아시아나에어포트의 악화된 재무 구조를 흡수할 때 강력한 완충재 역할을 할 핵심 요소다. ◇아시아나에어포트, 무너진 수익성과 폭증한 부채…합병의 '뇌관' 될까 통합 법인의 한 축을 담당할 아시아나에어포트의 2025년 재무 성적표는 참담한 상태다. 외형은 방어했으나 내부적인 원가 구조가 완전히 붕괴됐다. 유일한 긍정적 요소는 모회사의 위기 속에서도 매출액이 2461억 원에서 2550억 원으로 3.6% 소폭 증가하며 내부 시장의 물량을 지켜냈다는 점 정도에 불과하다. 2024년 영업이익 56억 원을 냈던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작년 51억 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당기 순이익 역시 202억 원 흑자에서 48억 원 적자로 곤두박질쳤다. 적자 전환의 절대적 원인은 매출 증가액을 까마득히 초월해버린 매출 원가가 190억 원 급격히 늘어난 데에 있다. 특히 '인건비 폭탄'이 치명적이었다. 종업원 급여는 1145억 원에서 1222억 원으로 불어났고 퇴직 급여가 2024년 92억 원에서 2025년 171억 원으로 약 85%나 폭등했다. 이는 확정 급여 채무 변동 내역에 '과거 근무 원가 61억2600만 원'이 새롭게 인식된 탓이다. 과거 근무 원가란 회사가 노조와의 합의 등을 통해 임금 체계를 개편하거나 퇴직금 산정 기준을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소급 상향해 줄 때 발생하는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다. 합병을 앞둔 불확실성 속에서 직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노조와의 임금 단체 협상, 또는 위로금 성격의 보상 체계 개편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모기업 아시아나항공의 재무난으로 조업 단가는 제대로 올려 받지 못한 채 막대한 노무비용 청구서만 아시아나에어포트가 고스란히 떠안게 되면서 수익 구조가 산산조각이 난 것이다. 수익성 악화는 재무 구조의 부실로 직결됐다. 2024년 말 654억 원 수준이었던 아시아나에어포트의 부채 총계는 2025년 말 1007억 원으로 단 1년 만에 54% 늘었다. 자본 총계는 결손금 발생으로 729억 원에서 651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그 결과 89.7%였던 부채 비율은 154.8%로 수직 상승했다. 부채 폭등의 가장 큰 주범은 '리스 부채'다. 2024년 68억 원에 불과했던 리스부채(유동+비유동)는 2025년 무려 310억 원으로 약 4.5배나 폭증했다. 주석 11번(유형자산) 및 13번(리스)을 살펴보면 '사용권자산'이 대거 늘어나면서 리스부채의 비현금변동(신규 체결 및 변경 등)으로 무려 276억 원이 새롭게 인식되었다. 지상조업은 특수 조업 장비(GSE)와 화물 터미널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모기업의 오랜 자금난으로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장비를 직접 취득(CAPEX 투자)할 현금 창출력을 잃었다. 결국 필수 조업 인프라를 유지하거나 노후 장비를 교체하기 위해 '초장기 리스(Lease)' 계약을 대거 갱신하거나 신규 체결한 것이다. 이렇게 빚으로 끌어온 자산은 매년 58억 원에 달하는 사용권 자산 감가상각비와 막대한 이자 비용을 발생시키며 회사의 숨통을 조이는 악성 고정비가 됐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에어포트가 지분 24%를 보유한 관계기업 '아시아나티앤아이'의 투자주식 장부금액이 2024년 128억 원에서 2025년 29억 원으로 증발하다시피 급감했다. 이는 아시아나에어포트가 해당 기업으로부터 91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배당금을 수취하며 자본을 회수했기 때문이다. 극심한 영업적자 속에서 당장의 현금 유동성 경색을 막기 위해 관계 기업에 쌓인 이익 잉여금을 대거 끌어다 쓴 것이다. 단기적인 현금 가뭄은 해소했으나 장기적으로 회사의 가치를 받쳐주던 든든한 투자 자산은 껍데기만 남게 된 꼴이다. ◇우량한 한국공항마저 짓누르는 '비용의 역습' 아시아나에어포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승승장구하는 한국공항의 2026년 1분기 IR 자료 속에서도 향후 거대한 뇌관이 될 수 있는 치명적인 원가 상승 시그널이 감지된다. 한국공항의 1분기 영업 비용은 전년 대비 9.4%(121억 원) 증가한 1412억 원으로 확인된다. 이 중 인건비는 734억 원으로 전년 대비 9.6% 상승했다. 이유는 '통상 임금 기준 변경 및 신규 인력 채용'이다. 한국의 노동 환경상 정기 상여금 등이 통상 임금에 산입되면 24시간 교대 근무와 연장 근로가 필수적인 지상 조업 특성상 초과근무 수당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한국공항 역시 구조적인 인건비 팽창 구간에 진입한 것이다. 인력난을 대체하기 위한 도급비인 외주 용역비 역시 373억 원으로 8.7% 늘어났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항공유 구입원가다. 조업 장비 운영과 항공유 판매 증가의 영향도 있지만, 국제 유가 등 거시 변수의 직격탄을 맞아 원가가 14억 원에서 29억 원으로 107.1% 상승했다. 이는 지상 조업 산업이 인건비와 유가라는 통제 불가능한 거시 경제 변수에 얼마나 구조적으로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다가올 합병, '메가 조업사'가 직면할 득(得)과 독(毒) 한국공항과 아시아나에어포트의 결합은 국내 항공 인프라 시장 재편을 의미하면서도 이면에는 당장 수술대에 올려야 할 치명적인 부작용들이 도사리고 있다. 가장 크게 기대되는 긍정적 변화는 중복 인프라 제거와 자본적 지출(CAPEX)의 절감이다. 두 회사가 통합하면 동일 공항 내에서 중복으로 대기하던 토잉 카·스텝 카·하이 로더 등 수많은 조업 장비를 하나로 통합 운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가동률이 극대화돼 신규 장비 구매 비용을 대폭 아낄 수 있다. 특히, 빚을 내어 장비를 리스해야 했던 아시아나에어포트의 고비용 구조를 한국공항의 막강한 자본력과 자체 정비 네트워크(의왕·검단 정비 센터)로 흡수하면 비용 누수를 획기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글로벌 외항사들을 상대로 한 조업 단가 협상에서도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게 된다. 반면 우량 기업인 한국공항이 부실해진 아시아나에어포트를 떠안으면서 겪게 될 '승자의 저주' 리스크도 우려된다. 단기적으로 아시아나에어포트가 체결한 310억 원 규모의 악성 리스부채와 378억 원의 퇴직 급여 부채가 통합 재무제표로 이관되면서 재무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인사·노무 통합에 따른 인건비 상향 평준화' 요구가 빗발칠 경우다. 통상적으로 두 기업이 합병하면 노동조합은 양사의 임금 테이블과 복리후생 제도 중 '더 유리하고 높은 쪽'으로 맞춰달라고 강력히 요구한다.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이미 2025년 과거 근무 원가 폭증으로 수익성이 붕괴됐고, 한국공항 역시 통상 임금 확대로 인건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이 상황에서 수천 명에 달하는 양사 조업 인력의 인건비 베이스가 합병을 계기로 한 단계 더 뛰어오른다면 통합 법인(PMI)에 막대한 일회성 및 영구적 노무 비용이 발생해 합병 시너지로 얻은 이익이 순식간에 증발할 위험이 크다. '메가 지상 조업사'는 대한민국 항공 물류의 압도적 1위 사업자로 올라설 것이 자명하다. 한국공항은 강력한 자본력과 효율적인 IT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아시아나에어포트를 흡수할 체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기도 전에 아시아나에어포트가 지닌 '고비용·고부채'의 꼬리표를 단호하게 끊어내고, 양사 간의 폭발적인 인건비 리스크를 합리적으로 융합하지 못한다면 자칫 공멸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 때문에 부실 요인을 과감히 도려내고 융합의 파열음을 최소화할 경영진의 치밀한 재무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3805개 항목’ 통합 AOC 심사 뚫는다…ICAO 기준 입각 ‘비상 탈출 시범’ 완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 항공 운항 증명(AOC, Air Operator Certificate)' 취득을 위해 정부가 마련한 수천가지 항목의 본격적인 현장 안전 검증에 돌입했다. 회사는 국제민간항공기구 부속서(ICAO Annex) 6 규정에 입각한 양사 합동 비상 탈출 시범을 성료했고, 내달 실제 상공에서 진행되는 혼합 편조 종합 점검 비행을 통해 일원화된 안전 운항 능력을 최종 입증할 계획이다. 29일 대한항공은 올해 말로 예정된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앞두고 객실 승무원의 안전 대응 역량을 종합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통합 비상 탈출 시범'을 전날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와 객실 훈련 센터에서 국토교통부 항공안전감독관 입회하에 진행된 이번 시범에는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조성배 아시아나항공 오퍼레이션 부문 부사장 등 양사 경영진 200여 명과 객실 승무원 28명(각 14명), 운항 승무원 8명이 참여했다. ◇85개 분야 3805개 항목…통합 AOC 재발급 위한 세부 점검 이번 훈련은 두 항공사가 하나로 결합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통합 AOC' 심사 절차의 일환이다. AOC는 항공사가 안전 운항에 필요한 조직과 인력·시설·규정을 완벽히 갖추고 있는지를 국가 기관인 항공 당국이 심사해 부여하는 증명서이자 면허다. 기업 합병과 같은 운영 체계에 중대한 변화가 생길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신규 인가를 받아야 한다. 앞서 국토부는 통합 항공사에 적용하기 위해 조종·정비·객실 등 85개 분야에서 3805개에 달하는 세분화된 AOC 점검표를 마련했다. 현재 양사는 서로 다르게 운영돼 온 안전 관리 시스템과 표준 운영 절차(OpSpec)가 이 기준들을 모두 충족하며 일원화됐는지를 현장에서 평가받고 있다. ◇ICAO 부속서 6 '조직 입증·객실 훈련' 규정 맞춘 실전 시연 지난 28일 진행된 합동 훈련은 ICAO가 상업용 항공기 운영 표준으로 제정한 '부속서 6(Annex 6 - Operation of Aircraft, Part I)'의 세부 요구 사항을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구현하는지 검증하는 데 집중했다. 부속서 6 제4장 4.2.1.3조는 'AOC의 발행은 운영자가 수행할 운항의 성격과 규모에 부합하는 적절한 조직·운항 통제·감독 방법·훈련 프로그램 등을 갖추고 있음을 국가에 실질적으로 입증하는 데 달려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평가 기재로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지 않은 보잉 737-900과 787-9 기종을 투입했다. 기종 경험과 무관하게 양사 혼합 승무원들이 새롭게 통합된 매뉴얼에 따라 비상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보잉 737-900에서는 이륙 활주 중 엔진 화재가 발생해 이륙 중단(RTO, Rejected Take Off) 대피 시연을 해야 하는 상황이 주어졌다. 이는 부속서 6 제12장(Cabin Crew) 12.1조에 명시된 비상시 '안전하고 신속한 대피(safe and expeditious evacuation)'를 위한 임무 배정 규정에 따른 것이다. 양사 승무원들은 동일한 구호 아래 신속히 화재 반대편 출입문을 개방하고 대피 슬라이드(Evacuation slides)를 전개했다. 보잉 787-9에서는 하와이 호놀룰루 도착 전 양쪽 엔진 고장으로 인한 태평양 해상 비상 착수(Ditching) 시나리오가 진행됐다. 부속서 6 제6장 6.5.3조의 '장거리 수상 비행 시 전 승객을 수용할 구명정(life-saving rafts) 탑재 의무'와 제12장 12.4조의 '모든 승무원이 구명정·대피 슬라이드 등 생존 장비 사용에 능숙하게 훈련되고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규정을 충족하기 위한 훈련이다. 승무원들은 충격 방지 자세 유도부터 착수 후 구명정 팽창과 생존·구조 요청 절차를 차례로 시연했다. ◇ICAO '모의 비행 금지' 준수…내달 5개 기종 띄워 '혼합 편조' 점검 지상 시연을 통해 객실 안전 분야의 주요 요건을 입증한 양사는 오는 6월 국토부 주관의 '인수·합병(M&A) 종합 점검 비행'을 통해 실제 상공에서 시스템 융합을 심사받는다. 부속서 6 제4장 4.2.5조는 '승객이나 화물을 운송하는 중에는 비상 상황을 모의(in-flight simulation)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점검 비행은 일반 승객 없이 항공안전감독관·조종사·객실 승무원만 탑승해 별도로 진행된다. 6월 2일과 4일, 8일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비행에는 에어버스 A321·A330·A350과 보잉 737·777 등 5개 기종이 동원되고 △김포-광주 △인천-부산 △인천-제주 노선에서 왕복 5회(총 10개 구간) 운항한다. 조종사는 자사 항공기를 운항하지만 객실 승무원은 양사 인력이 섞인 '혼합 편조' 방식으로 탑승해 평가를 받는다. 비행 과정에 동승하는 감독관은 ICAO 규정에 명시된 다양한 비정상 시나리오를 부여해 여압 상실 대처·의료 용품 활용·최소 장비 목록(MEL, Minimum Equipment List) 적용 등 대처 능력을 심사할 예정이다. 실제 부속서 6 제4장 4.4.6조는 고고도 비행 중 '여압 상실(Loss of pressurization)' 상황 발생 시 산소 마스크 대처·승객 보호 절차를 평가하도록 규정한다. 또 부록 A(Attachment A. Medical Supplies)에 규정된 구급 상자(First-aid kit)와 보편적 예방 키트(Universal precaution kit) 등 기내 응급 환자 발생 시 의료 용품 활용·대응 체계를 점검하도록 돼있다. 이륙 전 특정 장비 고장 시 운항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부록 E(Attachment E. Minimum Equipment List)의 기준이 정확히 적용되는지, 이 과정에서 조종석과 지상 부서 간의 소통이 일원화된 절차대로 이뤄지는지도 심사 대상이다. 훈련을 참관한 유경수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관은 “이번 비상 탈출 시범은 양사 승무원의 안전 대응 역량과 협업 체계를 점검하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새로 출범하게 될 통합사의 믿음과 신뢰를 다시 한번 증명하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시범으로 통합 운영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확인했다"며 “출범 이후에도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체계적인 훈련과 검증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컨테이너선 ‘조기 성수기’ 특수에 나홀로 강세…건화물·유조선은 ‘수요 둔화, 동반 약세’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선종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가오는 성수기를 앞두고 화주들의 조기 선적 수요가 몰린 컨테이너선 시장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는 반면 철광석·원유 등을 나르는 건화물선(벌크선)과 유조선 시장은 가용 선박 증가와 화물 수요 둔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약세를 보였다. 28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에 따르면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 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SCFI)는 전주 대비 77.49포인트(3.6%) 상승한 2218.15를 기록했다. 한국형 컨테이너 운임 지수(KCCI) 역시 2478포인트로 전주 대비 117포인트 크게 뛰어올랐다. 반면 건화물선 시장의 기준이 되는 발틱 운임 지수(BDI)는 2991포인트로 전주 대비 5.1% 하락하며 3,000선이 무너졌다. ◇컨테이너선, 조기 성수기 특수·지정학적 리스크 비용 전가 컨테이너 시장의 전방위적 강세는 앞당겨진 수요와 제반 비용의 성공적인 운임 전가가 맞물린 결과다. 6월 아마존 프라임데이와 7월 예정된 유류 할증료 인상을 앞두고 북미와 유럽행 화물의 조기 선적 예약이 급증했다. 여기에 선사들이 5월 중순 단행한 일괄 운임 인상(GRI)과 긴급 연료 할증료(EFS)가 실제 체결 시장에 안착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긴장 장기화로 선박 회전율이 저하되는 가운데 선사들이 전쟁위험 보험료와 우회 비용 등을 화주에게 전가하면서 중동 항로가 전주 대비 175달러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남미 항로 또한 전주 대비 FEU당 849달러 폭등하며 전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는 선사들의 치밀한 공급 관리와 고비용 운항 구조가 운임 상승을 지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화물선, 묶여있던 배들 풀리며 파나막스 주도 운임 하락 철광석·석탄·곡물 등 원자재를 운송하는 건화물선 시장은 차갑게 식었다. KDCI는 5.5% 내린 2만8031달러로 집계됐다. 시장 하락을 주도한 것은 중형선인 파나막스(Panamax)다. 남미 지역 곡물 수요가 유지됐음에도 호주 지역에 대기하던 선박들이 증가하면서, 태평양 역내 화물을 싣지 않은 빈 배(공선)가 크게 늘어 운임을 강하게 압박했다. 대형선인 케이프(Cape)선 역시 그동안 운임을 방어했던 브라질과 기니 주요 항만의 평균 대기 일수(체선)가 3~4일대로 단축되며 묶여있던 배들이 시장에 대거 풀려났다. 다만 수프라막스(Supramax)선은 대서양 역내 마이너 벌크(곡물·비료 등) 화물 수요가 운임 하단을 방어하며 유일하게 보합세를 유지했다. ◇미·이란 화해 무드에 유가 뚝… 탱커 시황 '먹구름' 유조선 시장도 화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우려로 중국 등 아시아 대형 화주들이 미국 제재 등을 우려해 중동 석유 조달을 기피하면서 심각한 수요 공백이 발생했다. 게다가 글로벌 정제마진 악화로 정유사들의 가동률마저 저하되며,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과 아프라막스(Aframax) 운임은 전주 대비 각각 11%, 12%대의 가파른 붕괴 수준의 하락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의 급락도 시장의 관망세를 부추겼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96.60달러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11.17달러 추락했다. 미국과 이란 간의 물밑 평화 협상 진전 기대감과 군사 공격 보류 발표 등으로 지정학적 충돌 우려가 완화된 데다 6월 OPEC+ 회의에서의 소폭 증산 합의 가능성까지 대두되며 시장에 공급 과잉 우려가 덮친 영향이다. ◇운임 약세 속에서도 '선박 자산 가치'는 상승세 해상 운임의 전반적인 약세 속에서도 선박 매매(S&P) 시장은 굳건함을 과시했다. 신규 발주 증가 속에 신조선가가 견조한 우상향 흐름을 보였고, 즉시 현장에 투입 가능한 5년 선령의 중고선 가격은 케이프나 VLCC 등 주요 선종에 걸쳐 일제히 오르며 자산 가치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선박 해체 가격 또한 주요국에서 하락세가 완화되며 보합세로 돌아섰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해운시장은 성수기 조기 진입 훈풍을 맞은 컨테이너선과 원자재 수요 둔화의 늪에 빠진 벌크·유조선 간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며 “당분간 이러한 선종별 뚜렷한 탈동조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대한항공 무인기, 스텔스 작전 중 ‘미끼’로 돌변…20년 특허로 풀어낸 ‘윙맨’ 비사

대한항공이 현대 공중전의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개념인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 Manned-Unmanned Teaming)'를 연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정찰과 정밀 타격을 하며 유인전투기를 호위하는 무인기로 하여금 미끼 역할까지 해낼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을 설계하고, 기체의 뼈대 설계부터 전파를 흡수하는 신소재·인공지능(AI) 군집 지휘·보안 통신망에 이르기까지 전력화에 필요한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본지 취재 결과,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항공기술연구원이 지식재산처에 △스텔스 및 기만 능동 전환 구조 △전파 흡수 폼 코어 소재 △군집 무인기 동적 임무 할당 △암호화 영상 중계 등 6세대 무인기 핵심 특허 4건을 잇달아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 단일기체로 '스텔스'와 '미끼' 넘나드는 가변형 기체 구조 최근 출원된 기술 중 전술적 효용성이 가장 뛰어난 것은 '저피탐(스텔스) 및 기만 능동 전환 항공기 구조'다. 지금까지의 스텔스 무인기나 적 방공망 교란용 기만기는 설계 단계부터 목적에 맞게 외형과 레이더 반사 면적(RCS)이 고정된다. 한 번 출격하면 다른 임무로 바꿀 수 없었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특허는 하나의 무인기가 비행 중 두 가지 전술 모드를 물리적으로 전환할 수 있게 설계됐다. 비밀은 기체 외피를 두 겹으로 나누고, 그 사이를 기계적으로 벌리거나 좁힐 수 있게 만든 '구동기(모터)'에 있다. 외피는 전파를 흡수하는 '전파 흡수부'와 전파를 튕겨내는 '반사판'으로 나뉜다. 적진에 몰래 파고들 때는 구동기를 이용해 흡수부와 반사판을 진공 포장하듯 빈틈없이 밀착시킨다. 이때 입사된 레이더 전파는 두 층 사이에서 위상 변화를 일으켜 스스로 상쇄되는 '스텔스 모드'가 작동한다. 하지만 아군 전투기가 요격될 위기에 처하거나 적 방공망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미끼를 던져야 할 때 지휘 통제 명령이 내려지면 상황은 180도 바뀐다. 구동기가 작동해 전파 흡수부와 반사판을 기계적으로 밀어내 물리적 틈을 만든다. 이 순간 전파 흡수 기능은 작동하지 않고 벌어진 내부 공간에서 반사파가 비약적으로 증폭된다. 적의 레이더에는 이 작은 소형 드론이 갑자기 거대한 대형 수송기나 폭격기처럼 뚜렷하게 포착되는 '기만(Decoy) 모드'로 변신하는 것이다. 트랜스포머처럼 스스로 몸집을 숨기거나 부풀리는 능동적 전자전(AEW, Active Electronic Warfare) 전술이 가능해진다. ◇ “비싼 스텔스 페인트는 끝"…뼈대가 전파 흡수하는 스마트 신소재 무인 윙맨은 소모성 무기인 만큼 가볍고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스텔스기들은 기체 겉면에 무겁고 비싼 특수 전파 흡수 도료(RAM, Radar Absorbing Material)를 두껍게 칠해야 했다. 이 때문에 기체가 무거워지고 잦은 재도색으로 유지비가 천문학적으로 들었다. 실제 F-22A 랩터의 경우 비행 1시간당 스텔스 도료 재도색 등 34시간의 정비가 소요된다. 미국 해군과 공군의 F-35 전투기의 스텔스 코팅은 연간 유지·보수 비용만 약 1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대한항공이 출원한 '전파 흡수 폼 코어 및 그 제조 방법'은 페인트를 바르지 않고 기체의 뼈대 구조물 자체가 레이더를 빨아들이는 '전파 흡수 구조(RAS, Radar Absorbing Structure)' 기술이다. 스티로폼처럼 가벼운 발포 폼 내부에 전기가 통하는 탄소 나노 튜브(CNT, Carbon nanotube) 입자를 고루 뿌리고, 전도성 특수 코팅 섬유를 스며들게 해 굳힌다. 적의 레이더파가 기체에 닿으면 겉에서 튕겨 나가는 대신 기체 내부로 스며들고, 뼈대 속에 얽힌 입자와 섬유 그물망에 이리저리 부딪히며 '다중 산란(Multiple Scattering)'을 일으켜 열 에너지 등으로 소멸한다. 기체의 튼튼함과 깃털 같은 가벼움을 유지하면서도 스텔스 기능을 외피 자체에 심어 넣어 '값싸고 강한 무인기'의 대량 양산 길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 돌발변수 쏟아지는 전장…군집 드론 엉킴 없이 지휘하는 'AI 두뇌' 수십 대의 드론 편대를 동시에 통제하는 두뇌 역시 진일보했다. 기존의 무인기 지휘 시스템은 주어진 여러 목적지를 가장 짧게 한 번씩 도는 경로를 찾는 것과 같아 주로 수학적 모델인 '순회 외판원 문제'나 제한된 자원 내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임무만 골라 담는 모델인 '배낭 문제' 알고리즘에 의존했다. 문제는 실제 전장에서는 드론이 피격을 당하거나 기상 악화로 연료가 급감하고, 갑자기 새로운 표적이 등장하는 등 동적 상황이 수시로 변한다는 점이다. 기존 모델은 이런 변수가 발생하면 연산에 과부하가 걸려 새로운 최적 경로를 짜는 데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 대한항공은 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공동 연구한 '동적 상황을 부여 가능한 무인 항공기의 임무 할당 방법' 특허를 통해 이를 해결했다. 개별 무인기의 수평·수직 비행 속도, 이착륙 연료 소모율, 탑재 무장 등 고유 특성을 '혼합 정수 선형 계획법(MILP, Mixed-Integer Linear Programming)'이라는 고도화된 최적화 방정식 모델에 대입한 것이다. 전황이 급변하더라도 지상의 통제 컴퓨터가 개별 무인기들의 남은 연료와 상태를 밀리초 단위로 실시간 연산해 가장 적합한 위치와 여력을 가진 기체에 정찰이나 타격 임무를 충돌 없이 즉시 재할당한다. 사람 한 명이 수십 대의 드론 편대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AI 사령관을 구축한 셈이다. 여기에 수십 대의 드론이 보내오는 고화질 영상을 지휘관들이 끊김 없이 볼 수 있도록 '복수의 무인 이동체 촬영 영상의 암호화 중계 방법'도 적용했다. 무인기를 조종하는 핵심 신호는 철저히 1대1 무선 통신만 연결해 적의 전파 방해를 막고, 트래픽을 크게 유발하는 무거운 영상 데이터는 지상 통제소에서 암호화한 뒤 별도의 유선 인터넷(VPN 서버)망을 통해 지휘부로 쪼개 보낸다. 트래픽 과부하 상황에서도 비행 조종 신호가 절대 지연되지 않도록 보안과 안정성을 극대화한 이원화 통신 방식이다. ◇ 특허 데이터가 증명하는 대한항공의 무인기 체계 100% 국산화 4단계 궤적 본지가 대한항공 항공기술연구원이 지난 20여 년간 출원·등록한 방산 특허 연대기를 분석한 결과, 무기체계 개발 과정에서 겪는 공학적 한계점들을 자체 기술로 돌파해 온 4단계의 궤적을 볼 수 있었다. 1단계: “추락을 막아라"…초자율 비행 제어·시뮬레이션 환경 구축 새로운 무인기를 개발할 때 가장 큰 리스크는 비행 제어 소프트웨어 오류로 인한 고가의 시제기 추락이다. 대한항공은 2007년 등록된 '가상 비행시험 방법(10-0842105)' 특허를 통해 이를 선제적으로 해결했다. 우선 드론을 실제로 하늘에 띄우지 않고 지상에 기체의 흔들림과 움직임을 똑같이 흉내 내는 3축 모션 장비를 만들고 이를 비행 제어 컴퓨터(FCC, Flight Control Computer)에 연결했다. 실제 제어기(하드웨어)를 가상으로 구현된 물리적 환경(디지털 트윈)과 연결해 실시간으로 테스트하고 검증하는 기술인 'HIL(Hardware-In-the-Loop) 시스템'을 구축해 공중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하드웨어 결함을 사전에 100% 잡아내는 가상 현실 테스트 환경을 완성한 것이다. 더불어 신경망 회로를 이용해 비행 선형제어 오차를 스스로 수정하고(10-0842103), 활주로가 부족한 한국 산악 환경에 맞춰 드론 전방 카메라가 좁은 그물망의 모서리를 컨벌루션 연산으로 정밀하게 인식해 자동 회수되는 기법(10-0842101) 등을 이때 이미 확립했다. 무인기의 '안전하고 흔들림 없는 두뇌'를 가장 먼저 만든 셈이다. ㅈ2단계: “거대 가마솥은 버린다"…복합재 양산 공정·구조 설계 고도화 비행 제어가 안정되자 대한항공의 다음 과제는 '드론을 어떻게 빠르고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것인가'였다. 기존 항공기 탄소 섬유 복합 소재를 구워내려면 '오토클레이브(Autoclave)'라는 거대하고 비싼 고온·고압 가마가 필수였다. 하지만 2013년 출원된 '복합재 제작 장치(등록 10-1440935)' 특허는 이 상식을 깼다. 오토클레이브 없이 내부에 뜨거운 오일이 흐르는 유로을 파넣어 거푸집 자체가 스스로 열과 압력을 내는 '자체 가열·가압 전용 틀(몰드)'을 독자 개발해 낸 것이다. 이를 통해 기포나 주름 같은 결함 없이 비행기 날개를 빠르고 저렴하게 대량으로 찍어내는 공정 혁신(OOA, Out-of-Autoclave)을 이뤄냈다. 이와 함께 하드웨어 구조 설계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였다. 복잡한 3차원 블레이드 계산을 1차원과 2차원으로 분할 연산하는 비선형 등가 모델링(10-1499497), 게이지를 붙이기 힘든 부위의 피로수명을 풀 브릿지 회로와 수학적 선형 외삽법으로 정밀 측정하는 기법(10-1680090), 기체의 어느 부위가 언제 부서질지를 소프트웨어가 자동 연산해 최적의 뼈대 두께를 찾아내는 알고리즘(10-1507750) 등을 연달아 등록하며 양산 효율을 극대화했다. 3단계: “번개는 막고 레이더는 삼킨다"…메타 물질 스텔스·동력 제어 기체 대량 양산 체계를 갖춘 2020년대부터는 적에게 들키지 않는 '생존성' 확보에 역량을 집중했다. 일반적으로 복합재 항공기가 낙뢰를 맞으면 내부 전자 장비가 타버리기 때문에 표면에 구리 등 얇은 금속망을 씌운다. 하지만 이 금속망은 적의 레이더 전파를 거울처럼 그대로 반사시켜 스텔스 기능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치명적인 모순이 있었다. 대한항공은 '낙뢰 보호 금속층이 삽입된 전자기파 흡수 폼 기반 복합재(등록 10-2635644, 10-2391715)' 특허로 이 딜레마를 깼다. 얇은 절연 필름 위에 은(Ag)과 전도성 잉크로 11mm 크기의 미세한 특수 격자 무늬(PPS)를 정밀 인쇄했다. 이 패턴은 최대 200kA에 달하는 벼락의 에너지는 피뢰침처럼 밖으로 방전시키면서도 전투기 요격용 X밴드 레이더 전파가 날아오면 90% 이상 흡수하는 '메타 물질(Meta-material)'로 기능한다. 더불어 마이크로웨이브를 흡수해 고고도 결빙을 막는 자체 발열 뼈대(10-2378169)와, 발전기 부하와 배터리 전류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전력을 지능적으로 나눠 쓰는 하이브리드 발전 제어망(10-2022-0059993)을 구축해 무인기가 악천후 속에서도 더 오래, 안전하게 날 수 있게 만들었다. 4단계: 실전 투입을 위한 전술체계 종합 이처럼 단계적으로 쌓아 올린 비행 제어 검증(1단계)→구조 양산 혁신(2단계)→메타 물질 스텔스·동력 확보(3단계) 등 탄탄한 뼈대 위에서 탄생한 것이 이번 신규 4건의 특허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은 '능동 스텔스-기만 변환 구조'와 수학적 연산의 한계를 돌파한 'MILP 기반 군집 AI 두뇌'라는 마지막 전술적 퍼즐이 결합하며 당장 실전 투입을 가정한 6세대 무인 윙맨 체계의 완전한 조립(System Integration)이 이뤄진 것이다. 현재 국방 당국은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국산 초음속 KF-21 전투기 호위용 '무인 윙맨' 전력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기체의 뼈대 설계부터 전파를 흡수하는 신소재·AI 군집 지휘·보안 통신망에 이르기까지 무인기 전력화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내재화 하고 관련 생태계를 수십 년에 걸쳐 구축해온 만큼 방대한 기술 축적량이 수주전의 판도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메가 캐리어’ 이륙 채비 끝…대한항공·한진칼 신용등급 전망 ‘긍정적’ 동반상향

오는 12월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사업회사 대한항공과 모회사 한진칼의 신용도 상향에 청신호가 켜졌다. 거시경제의 짙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탄탄한 이익 창출력과 선제적으로 비축한 막대한 재무 체력을 증명하며 합병 이후 '초대형 항공사(메가 캐리어)'로서 맞이할 시너지 기대감이 신용평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 단일법인이 가져올 '규모의 시너지', 압도적 원가 경쟁력 확보 27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본평가와 정기평가를 통해 대한항공(무보증 사채 A)과 지주사인 ㈜한진칼(무보증 사채 A-)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일제히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통상 '긍정적' 전망은 향후 1~2년 내에 실질적인 신용등급 자체가 한 단계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신용등급 전망 상향을 이끈 최우선 동인은 단연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사업 경쟁력 제고'다. 대한항공은 지난 13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오는 12월 16일을 기일로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을 마무리 짓는다. 한신평은 양사가 단일법인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노선 망과 특정 시간대 이착륙 권리인 슬롯, 기재 운용이 일원화되면서 압도적인 운항 효율성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카이팀 얼라이언스 활용도와 환승 수요가 극대화되고 운항 인프라·IT 시스템·정비(MRO) 부문의 통합으로 중복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며 '규모의 경제'를 통한 구조적 원가 경쟁력이 실현될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글로벌 항공업계는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촉발된 고유가와 고환율이라는 강력한 지정학적 악재에 직면해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2024년 말 아시아나항공을 연결대상에 편입한 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온전히 반영된 2025년 기준 매출액 25조2255억원으로 전년 대비 41.2% 급성장했지만, 합산 수익성은 다소 저하되는 '성장통'을 겪기도 했다. ◇ 9조원대 잉여금이 만든 철벽 수비…한진칼 동반격상 그러나 올해 1분기 실적은 이 같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일본·중국 중심의 견조한 여객 수요와 유럽 노선 운임 상승에 힘입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7.8%를 기록, 전년 동기 6.6% 대비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한신평은 2분기 이후 고유가로 인한 수익성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으나, 유류 할증료 부과와 선제적 유가 헷징 등 외부 충격에 대한 우수한 대응력을 바탕으로 합병 시너지와 함께 굳건한 이익 창출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무 구조가 취약한 아시아나항공을 품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함에도 대한항공의 펀더멘털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그동한 쌓아온 막대한 '재무 실탄' 덕분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2021년 4조4159억원 규모의 선제적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누적 4조6000억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두터운 자본 완충력을 확보했다. 그 결과, 지속적인 신형 항공기 도입에도 불구하고 올해 3월 말 연결 기준 부채 비율은 372.8%, 순차입금 의존도는 37.6%로 양호한 상태다. 이러한 핵심 자회사의 체질 개선은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신용도에도 즉각적인 훈풍을 불어넣었다. 자회사의 리스크 축소가 지주사의 구조적 후순위성을 완화하면서 한진칼 역시 통합 기준 신용도 상향 가능성이 높아져 나란히 등급 전망이 격상되는 수혜를 누렸다. ◇ KMI '순차입금/자기 자본'으로 전격 교체… 남은 과제는 'PMI 연착륙'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한신평이 대한항공의 신용도 핵심 모니터링 지표(KMI)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는 점이다. 기존 'EBITDA/매출액(영업 수익성)' 및 '순차입금 의존도' 기준을 폐기하고, 포괄적 자본 건전성 지표인 '순차입금/자기 자본 비율'로 단일화했다. 이는 메가 캐리어 출범 이후에는 합병 초기에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일시적인 수익성 변동보다는 대규모 자금 소요 속에서 거대해진 부채를 자체 자본력으로 통제할 수 있는지가 신용도의 핵심 척도라는 평가사의 전략적 시각 변화를 의미한다. 한신평은 해당 지표가 200%를 초과할 경우 다시 '안정적'으로 하향된다고 단서를 달았으나 올 1분기 기준 156.6%로 상향 유지에 여유로운 상태다. 물론 장밋빛 미래만 보장된 것은 아니다. 한신평은 향후 신용도의 최종 관문으로 인수 후 통합(PMI)의 연착륙을 지목했다. 합병 초기 전산망 통합이나 인력 재배치 등 일시적인 운영 비효율 극복이 첫 번째 과제다. 특히 소비자의 반발이 예상되는 '마일리지 프로그램 통합 비율 산정'과 '서비스 정책 재편'을 얼마나 매끄럽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시너지 발현 속도가 좌우될 전망이다. 더불어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산하 저비용 항공사(LCC) 통합이라는 거대한 후속 구조 개편 작업과 해외 항공사 지분 매입 등 추가 투자에 따른 재무 변동성도 꼼꼼히 점검해야 할 점으로 남아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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