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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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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형사들이 치킨 파는 영화 찾아줘”… 끝 없는 삼성전자 AI TV 기술 혁신

“삼성 인공 지능(AI) TV는 기기와 기기를 연결하고 기기와 사람,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사용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딱 맞는 AI 홈의 일상을 완성해줘 소비자들의 일상이 더 풍요롭고 가치 있게 변화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 22일 삼성전자는 수원 사업장 디지털 연구소(R4)에서 AI 홈 라이프의 중심으로 진화하는 새로운 'AI 스크린' 경험 기술을 언론에 공개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용 사장은 올해 1월 CES 2024에서 업계 최초로 AI 스크린 비전을 발표하며 AI 스크린이 AI 홈 디바이스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입각해 올해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기존의 시청 위주의 TV 경험을 넘어 집안의 다양한 기기를 연결·제어하는 'AI 홈 디바이스'로서의 기술과 고객 경험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는 AI가 본격 태동하던 시기에 음성을 인식하는 개인 비서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왔다. 현장에서는 발화 의도와 맥락을 파악해 적합한 컨텐츠를 추천해주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해당 기술이 사용자 맞춤형 TV에 적용돼 발전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다. 흔히 장면 단위로는 기억이 나도 컨텐츠의 제목이 가물가물해 검색을 못하거나 연관 검색어를 검색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 개발 담당 직원이 음성 인식 기능을 통해 “형사들이 치킨 파는 영화가 뭐였지?"라고 말하자 TV는 검색값으로 이병헌 감독의 '극한 직업'을 내보였다. 또 “이민과 관련된 영화 찾아줘"라고 하자 미나리·이민자·터미널 등 다양한 컨텐츠를 선보였고, “'올드 보이' 감독이 누구지?"라고 묻자 TV는 “박찬욱입니다"라고 응답했다. 이어 “그 사람이 만든 영화들을 보여줘"라고 주문하자 대화의 흐름이 끊기지 않고 공동 경비 구역 JSA·헤어질 결심·아가씨·박쥐 등을 찾아줬다. 예전과는 달리 한번에 두 가지의 명령어를 넣은 '멀티 인텐트'도 가능했다. “첫번째 작품 재생해서 볼륨을 20으로 조정해줘"라고 하니 두 개의 명령을 동시에 수행해 더욱 똑똑해졌음을 체감했다. 이 기능은 2024년 이후 출시된 TV에 한해 활성화되며, 기존 구매자들에 대해서는 앱 업데이트를 통해 지원한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컨텐츠의 내용이나 장면을 물어봐도 AI 업스케일링 기술을 활용해 협약을 체결한 왓챠·티빙 등 각종 OTT 서비스 내에서 검색해와 이처럼 쭉 이어지는 사용 경험을 할 수 있다"며 “넷플릭스의 경우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요즘은 초 고선명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TV가 대세를 이루고 있고, 방송 장비 역시 이에 맞게 진화를 거듭해와 FHD나 8K 해상도의 컨텐츠는 흔하게 볼 수 있다. 때문에 우리의 눈은 옛날 컨텐츠를 보면 상대적으로 저화질이라고 인식하고 강도 높은 역체감을 느낀다. 삼성전자 측은 AI 딥 러닝을 기반으로 학습을 통한 모델을 만들어 'AI 업스케일링'을 통해 흐릿한 과거의 영상을 또렷하게 만들어주는 기술을 소개했다. 예시 영상으로 2010년작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거품 키스' 장면을 비교해봤더니 길라임(하지원 분)의 털모자와 피부, 김주원(현빈 분)의 머리카락의 윤곽선 등 선예도가 분명하게 달라 14년 전의 작품이 아닌 것만 같았다. 현장 관계자는 “전작 대비 25배 많은 뉴럴 네트워크와 2배 빠른 신경망 처리 장치(NPU)와 같은 프로세싱 유닛을 통해 이와 같은 디테일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며 “온 디바이스 AI이기 때문에 네트워크 불안정성에 따른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 같은 설명에 20여년 전의 온게임넷이나 MBC 게임에서 중계했던 스타 리그 경기들 역시 리마스터 수준으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소비자들은 시청하는 컨텐츠의 장르에 따라 원하는 화질 조건이 존재한다는 의견을 내왔다. 영화의 경우 어두운 환경에서 몰입감을, 스포츠는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동감을 요하는 경향이 있다. 때마다 화질 세팅을 하기가 어려워 삼성전자 측은 화질값을 재생 중인 컨텐츠의 스틸 이미지 속 몇장에 맞춰 자동 인식토록 하고, 그에 맞는 최종 화질로 컨텐츠 재생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파했다. 1~2초만에 TV가 테니스 경기 영상을 인식해 확 밝아지는 모습을 보니 AI 성능을 체감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기술을 시장에 내놓기 까지는 1년 반 정도 소요됐고, 지속적으로 성능 확보를 하기 위해 학습량을 늘려갈 것"이라고 답했다. AI 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건 통번역 기능이다. AI TV에 외국어를 우리말로 바꿔주는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 있는지, 또 있다면 어느 수준까지 학습이 됐는지 궁금하다는 본지 질문에 용석우 사장은 “외국 배우가 한국어로 말하는 음성 번역 AI 기능을 개발 중이고, 내년 초부터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TSMC, 日 이어 獨에도 생산 기지… 삼성전자, 평택·텍사스 증설 박차

대만 반도체 기업 TSMC가 유럽 생산 기지 건설에 착수해 현지에서 연간 수십만개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캐파를 갖추게 됐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역시 생산 능력 증대를 위한 준비를 이어나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전날 독일 동부 공업 지대 드레스덴에서 첫 유럽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TSMC는 이곳에서 자동차·산업용 웨이퍼를 생산할 예정이다. 초도 물량 생산은 2027년 말경 시작하고 2029년 전면 가동 시 실리콘 웨이퍼를 현지에서 연간 48만개를 제조할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TSMC 측의 설명이다. 인공 지능(AI) 기술에 활용될 고부가가가치 시스템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유럽연합(EU)은 자체적인 반도체법을 제정했고 작년 9월부터 발효됐다. TSMC는 독일 정부가 EU로부터 50억유로(한화 약 7조4239억원) 규모의 보조금 지급안을 승인받음에 따라 설비 투자의 상당 부분을 지원받게 됐다. 또 비슷한 규모의 액수를 EU 당국으로부터 받기로 해 총 14조8479억원에 이르는 지원금을 타게 됐다. 앞서 TSMC는 일본 구마모토에서는 클린룸을 갖춘 팹(FAB) 동·오피스동·가스 저장 시설을 갖춘 제1공장을 완공해 올해 올해 4분기부터 12·16·22·28㎚ 공정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또 연내 제2공장도 인근에 지어 2027년 말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이에 질세라 삼성전자도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5월 말 경영위원회를 개최해 경기도 평택시 소재 반도체 공장 P5에 공사 재개 안건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협력사들에 공사 중단을 요청한 것과 관련, 공급 과잉 우려를 의식한 삼성전자가 숨고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지만 단순 일정 조율에 따른 것이었다는 게 당시 삼성전자 공식 입장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P5에서 낸드·D램 어느 생산 라인이 들어갈지에 대해서는 전면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사 진행 현황에 대해서는 확인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33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텍사스 지역 매체들은 파운드리 가동 시점이 2년 가량 늦춰질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컨퍼런스 콜을 통해 “파운드리 시장 고객 수주 상황에 맞게 계획대로 차질 없이 2026년 생산 일정을 맞출 수 있다"고 표명했다. 삼성전자는 테일러에 연구·개발(R&D)·첨단 패키지 라인을 투자 범위에 넣어두고 있고, 노드·응용별 전략을 구체화 함과 동시에 기술 개발·제조·비즈니스 역량에 대한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첨단 노드의 지속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 적기 개발을 추진함과 동시에 고객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성숙 노드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스페셜티 공정에 대한 꾸준한 투자·개발로 수익성 개선과 노드 장기 활용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개발부터 양산까지의 사업화를 고려한 최적 라인 운영·공급 능력 확대도 지속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 DS 부문 파운드리 사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수요 회복 지연에 따른 부진 장기화 극복을 위해 선단 공정에서의 지속적인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중장기 수요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성숙 공정에서는 고객 중심의 디자인 인프라를 제공하고, 고수익 응용처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격변의 K-항공업계, M&A로 제각기 주인 찾아간다

국내 항공사들이 시장 재편에 따라 덩치가 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결합 승인을 목전에 두고 있고, 위닉스는 플라이강원을 인수해 사명을 변경하고 정상화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은 2대 주주가 최대 주주 자리를 넘보고 있고, 제주항공은 인수·합병(M&A)을 시사하고 있어 업계의 지각 변동의 조짐도 보인다. 20일 대한항공은 연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결합에 대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EC는 '통합 대한항공' 출범 시 인천과 역내를 오가는 여객·화물 노선에서 경쟁 제한성이 생길 것을 우려해 이를 해소해오라는 과제를 남겼고, 대한항공은 이에 입각해 각종 조치를 이행해왔다. 이와 관련, 티웨이항공에는 인천-스페인 바르셀로나·프랑스 파리·이탈리아 로마·독일 프랑크푸르트 4개 여객 노선을 넘기며 여객기와 운힝·객실 승무원까지 웻 리스(wet lease) 형태로 지원했다. 에어인천과는 4700억원에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또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와는 A321neo 20대와 18조원에 달하는 A350-900·1000 여객기 33대,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과는 777-9 등 신조 기재 구매 계약을 맺었다. 이처럼 순차적으로 대형 거래들을 성사시킨 만큼 무리 없이 EC발 M&A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아울러 미국 연방 법무부(DOJ)가 남아있지만 EC 통과 이후 2~3개월 내 반 독점 소송이 제기되지 않으면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 대한항공 측 설명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EC는 티웨이항공이 10월 초 유럽 노선을 모두 띄우는 시점에 최종 승인 도장을 찍어줄 듯 하고, DOJ는 에어인천과의 화물 매각 협상이 잘 되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소송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소 제기 기간은 제한이 없지만 근래의 흐름상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EC는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를 인수하는 회사가 자립이 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와 관련, 최근 현대글로비스는 에어인천의 대주주인 '소시어스 제5호 PEF'에 1500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국내 상장사 중 시가 총액 1위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실상 에어인천을 품게 되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APU)의 불만과 우려도 잠재울 수 있게 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M&A 역시 깔끔한 마무리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12월 20일 전까지 모든 절차를 완료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건조기·공기 청정기·가습기·제습기 등 생활 가전 제품을 생산하는 위닉스는 강원도 소재 양양공항을 허브로 삼는 플라이강원을 지난달 20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6월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개시 결정을 받은지 약 1년 만이다. 위닉스는 플라이강원의 사명을 '파라타항공'으로 바꿨고, 전문 경영인 아닌 오너 일가가 직접 경영 일선에 나선다. 위닉스 측은 “사업 다각화를 위한 신규 사업 추진 차원에서 인수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운항 중지에 따른 항공 운항 증명(AOC) 재발급을 위해 국토교통부의 수검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고, 기재 도입과 노선 확장 등을 통한 회사 정상화를 거쳐야 하는 만큼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주인이 바뀔 가능성이 높은 형국이다. 대명소노그룹 계열사 소노인터내셔널은 JKL파트너스로부터 티웨이항공 주식을 매입해 현재 26.77%(5766만4209주)를 보유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한편 예림당과 티웨이홀딩스가 들고 있는 티웨이항공 주식은 각각 1.72%(370만주), 30.01%(6458만3779주)로 31.73%이고, 양측 간 지분 격차는 4.96%p에 지나지 않는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예림당이 티웨이항공을 사수할 의지가 없고, 소노인터내셔널을 위시한 대명소노그룹은 꾸준한 주식 매집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해 리조트 사업과의 시너지를 도모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유력 경쟁사인 티웨이항공이 유럽·호주 확장을 거듭하자 조바심을 내는 모양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사장)은 최근 사내 게시판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을 통합한 거대 항공사 탄생이 목전에 있고, 항공사들에 투자했던 사모 펀드들의 엑시트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우리 역시 시황에 따라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김 대표가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M&A를 포석에 둔 발언이라고 보고 있다. 현 시점에서 제주항공이 M&A에 나선다면 이스타항공을 염두에 두고 있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저비용 항공사(LCC) 특성상 기종 통일이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실제 두 회사는 보유 기종이 보잉 737 시리즈로 같다. 그러나 4년 여 전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경영 개입 의혹이 불거진 이후 결국 인수를 포기해 반발을 샀고, VIG 파트너스도 당장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지 않아 곧바로 M&A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김 대표는 특정 항공사에 대한 M&A 의지를 확고히 한 상태는 아니고, 시장 변화를 주시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설파했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는 운항 중단·준비 중인 경우를 모두 포함해 15개나 되는데, 이는 11개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KOBUS) 회원사보다도 많은 것"이라며 “앞으로 규모의 경제 논리에 따라 시장 재편이 더욱 가속화 돼 업체 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리뷰] 갤럭시 Z폴드6, 대화면에 감동하고…AI 통역 품질은 아쉬워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6와 플립6 2종을 지난달 10일 공개했다. 지난달 29일 수령한 신작은 전작 대비 더욱 세련된 외관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성능을 체감하기 충분했다. 핀을 이용해 두 제품의 유심 트레이를 탈거해봤다. 모두 외장 메모리 지원은 하지 않지만 폴드6는 듀얼 심(SIM)을 탑재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개의 전화번호를 발급받을 수 있어 한 대의 전화기로 업무폰과 개인폰을 겸해서 사용할 수 있는 만큼 분명한 장점으로 작용할 듯 하다. 기본 세팅 완료 후 외관을 확인했다. 디스플레이에는 지문 방지 코팅이, 후면에는 헤이즈 마감이 적용돼 미끈한 질감을 자랑해 손자국이 잘 남지 않았다. 특히나 삼성전자 DA 사업부의 비스포크 냉장고나 에어컨과 같은 생활 가전을 연상시켜 멋드러진 디자인이 돋보였다. 폴드6는 후면에 광학식 손떨림 방지(OIS) 기술이 적용된 기본 5000만 화소(F1.8, 85°), 초광각 1200만 화소(F2.2, 123°), OIS 지원 3배 망원 1000만 화소(F2.2, 123°) 등 3개의 렌즈와 전면에는 1000만 화소(F2.2, 85°) 커버, 400만 화소(F1.8, 80°)의 전면(UDC) 카메라를 탑재했다. 후면 카메라 섬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렌즈를 품은 링이 두꺼워져 마치 쌍커풀 수술을 한 듯 인상이 더욱 진해져 디자인 완성도를 제고한 듯 했다. 자주 보는 유튜버 '지식줄고양(지줄냥)'의 제품 판매 사이트 화면에 카메라를 대고 구동해보니 6:7 비율의 풀 스크린샷이 잡혔다. 현재 쓰고 있는 바형 스마트폰인 S23 울트라로는 느낄 수 없는 대화면의 감동이 밀려왔다. 플립6는 펼쳤을 때 1000만 화소 전면 카메라(F2.2, 85°)와 각각 5000만, 1200만 화소의 광각(F1.8, OIS 지원)·초광각(F2.2) 렌즈를 지닌 후면 듀얼 카메라를 채용했다. 후면 카메라 하우징에는 아크릴과 같은 소재가 적용됐고, 카메라 섬도 없이 유려한 모습을 보였다. 카메라 기능을 켜보면 최대 9대 22 비율의 사진 촬영이 가능했다. 가로 기준 파노라마 사진 촬영 시 덜 움직여도 될 것 같았다. 플립6는 설계상 다양한 각도로 펼쳐 세워 둘 수 있어 집중해서 정적인 사진을 촬영하기에 좋았다. 하지만 어느 비율에서나 폴드6는 최대 30배, 플립6는 10배 줌까지만 지원해 확대 촬영 시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명색이 하반기 전략폰임과 가격을 감안하면 대단히 아쉬운 부분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일대에서 야간 사진 필드 테스트를 해봤다. 선예도와 노이즈 컨트롤 부분에서 폴드6는 대체로 뛰어난 성능을 보였지만 플립6에서는 다소 부족함을 느꼈다. 접었다 펴는 폼팩터를 가능케 하는 힌지를 지닌 폴드6·Z플립6는 IP48 등급의 방진·방수 기능이 있다. 1mm 이상의 고체 형태의 먼지나 최소 1m에서 제조사가 권하는 깊이의 물 속에서의 제품 보호를 보장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상하·좌우로 열어서 쓰기에는 힌지가 너무 빡빡해 개선이 필요해보였다. 삼성전자는 인공 지능(AI) 기술을 강조하며 통역 기능을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웠다. 그러나 테스트를 해보니 이 점은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 '몰락(Untergang)' 중 아돌프 히틀러가 작전 회의 중 참모들이 본인의 계획에 이견을 표하자 격노하는 구간을 반복 재생시키며 듣기 모드로 독일어-한국어 통역을 시켜봤더니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지난 4월 일본에서 실시간 통역 기능을 구동해봤을 때와 마찬가지였다. 외부에서 진행한 테스트였다면 변수가 많아 그럴 수 있었겠지만 이는 조용한 실내에서 여러번 실행했던 것인 만큼 철저히 변인 통제가 가능했던 상황이었다. 그랬던 만큼이나 조악한 갤럭시 AI 통역 품질에 신뢰를 보낼 수 없었다. 삼성전자 AI 기술진이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한편 객관적인 AP 성능 평가 차원에서 3D 마크와 긱 벤치 6를 설치해봤다. 3D 마크는 자체 어플리케이션으로는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제품의 성능이 뛰어나다며 'Maxed Out'이라고 표시했다. 긱 벤치 6로는 CPU와 GPU 테스트를 각각 3회 연속 돌려 평균 점수를 확보했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CPU 싱글·멀티 코어 점수는 폴드6 2168점·6729점, 플립6는 2070점·6482점으로 집계됐다. GPU 점수는 폴드6가 1만2109점, 플립6는 1만204점이 나왔다. 메모리는 12GB LPDDR5X SDRAM으로 같고, 프로세서의 세팅 값은 미세하게 다르지만 상당히 격차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S23 울트라의 S펜을 빼 폴드6의 디스플레이에서 필압을 테스트 해보고자 했지만 화면 디스플레이가 손상될 수 있다는 이유로 전용 S펜을 쓰도록 제한을 걸어놔 시연을 해볼 수 없었다. 유튜브 영상 재생을 해봤다. 두 제품 모두 최대 볼륨으로 설정하고 4인조 걸밴드 'QWER'의 '고민 중독'과 엔믹스(NMIXX) 해원이 부른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를 재생해보니 폭발적인 성량에도 깔끔한 보컬을 들을 수 있었다. 폴드6는 정사각형에 가까운 화면비로 가로나 세로로 봐도 기존 바형 폰처럼 영상의 크기가 왔다갔다 하지 않았다. 배게에 머리 대고 옆으로 누워서 보는 경우 회전 기능을 켜놔도 될 듯 하다. 아프리카TV 인기 BJ 우정잉의 '삐끼삐끼' 쇼츠를 틀어보니 근소하게 폴드6가 넓은 화면비를 보여줬다. 고전 게임 '메탈슬러그'를 받아 해봤다. 고주사율의 디스플레이와 고성능 램이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가능케 했다. 플립6의 길쭉한 화면으로는 뭔가 길다는 느낌을 받았다. 폴드6의 대화면은 쪽창 아닌 대창을 다 여는 느낌이어서 같은 게임을 해도 시원시원한 사용감을 선사했다. 바형 스마트폰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용자 경험이었다. 제품 크기가 태블릿 PC보다는 작았지만 한손에 들어오는 크기 선에서는 최적화된 듯 했고, 업무 측면에서도 무리 없이 쓸 수 있을 듯 하다. '내 손 안의 PC'라고 하기에는 차고 넘치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SK ‘이천 포럼’ 주재한 최태원, AI 생태계 확장에 ‘올인’

SK그룹이 인공 지능(AI)에 의한 대 격변기를 맞아 AI 생태계 확장에 역량을 끌어모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를 위해 SK 그룹 차원에서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향후 82조원 이상 투자도 단행할 예정이다. 19일 SK그룹은 서울 광진구 광장동 소재 워커힐 호텔에서 '2024 이천 포럼'을 개최했다. 이천 포럼은 6월 경영 전략 회의·10월 CEO 세미나와 더불어 SK그룹 3대 회의다. 이는 최태원 회장이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비함과 동시에 미래를 통찰하는 토론을 통해 지식을 교류하는 장을 제안함에 따라 2017년부터 매년 열리는 행사로, 올해 8회째를 맞았다. SK그룹은 이 자리에 석학들을 초청해 ESG 경영과 기술 혁신 등 최신 이슈를 논의하며 미래를 준비해왔다.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는 △다가오는 범용인공지능(AGI) 시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AI 비즈니스 생태계 지형 변화 속 SK AI 비즈니스의 성공적 안착 방안 모색 △SK의 AI 기반 디지털 전환(DT) 촉진을 위한 변화 관리 체계 △구성원의 AI 기반 일하는 방식 혁신을 위한 이슈와 과제 등 SK그룹의 AI 전략과 SKMS(SK 매니지먼트 시스템) 실천을 주제로 진행된다. 유영상 수펙스추구협의회 ICT 위원장(SK텔레콤 대표이사(사장))은 “ICT 역사를 돌아보면 기술 혁명은 패권 다툼의 역사"라며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기를 넘어 이제는 챗GPT가 주도하는 AI 혁명에 따라 승기를 잡기 위한 각축전이 치열하다"고 운을 뗐다. 유 위원장은 “AI 기술의 등장 1년 후 도달률은 23%로, 1%인 인터넷과 9%인 모바일과 큰 차이를 보인다"며 “70%에 달하는 생산성 향상을 보였고, 작년 1500억달러 수준이던 글로벌 AI 시장은 2030년 1조3000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AI 반도체 분야는 지금 돈을 벌고 있는 영역이고, AI 인프라는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영역, AI 서비스는 중장기 접근이 필요한 영역"이라면서도 “SK그룹은 계열사가 보유한 역량을 모두 모아 AI 밸류 체인 리더십을 강화해 변화의 기회를 빠른 속도로 잡아내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SK그룹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필두로 향후 82조원 이상 투자해 AI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AI 데이터 센터에 역량을 모아 관련 시장 리딩 컴퍼니로 올라서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솔루션 사업자로 비즈니스 모델(BM)을 확장할 계획이다. AI 데이터 센터의 최대 난제인 전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에너지 계열사의 솔루션을 집중 활용한다. 작년에 출시한 AI 개인 비서이자 올해 말 미국 출시를 앞둔 글로벌 퍼스널 AI 어시스턴트(GPAA) B2C 시장을 공략하고 B2B 시장에서는 SK텔레콤·SK C&C·SK네트웍스가 BM을 만들어가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유 위원장은 “업의 특성에 따라 디테일 수준이 달라 계열사들 간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며 “각사 상황에 맞는 디지털 전환(DT)와 AI 전환(AIX)가 적절히 결합되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로의 전환기에 반도체와 인프라에서 출발하는 대한민국 성공 방정식으로 다 함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갈 수 있도록 SK그룹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유 위원장은 “SK하이닉스의 HBM과 SK텔레콤의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솔루션은 SK그룹의 3대 자산"이라며 “빅테크·통신사·컨트리를 대상으로 통합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고, 삼성전자·네이버와 '어벤저스'를 이뤄 해외 시장에 같이 진출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정우 네이버 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빠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면 에이전트의 시대가 스마트폰에서 열릴 것이고 PC·로봇·가정·환경·모빌리티 등 전 영역에 에이전트들이 녹아 들어 이들끼리 소통하는 시대가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추형욱 SK E&S 대표이사(사장) △지동섭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 △장용호 SK㈜ 대표이사(사장) △나경수 지오센트릭 대표이사(사장) △최창원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이석희 SK온 대표이사(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 등 SK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진과 K-AI 얼라이언스·대한상공회의소·사회적가치연구원·최종현학술원·한국고등교육재단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석희 SK온 대표는 전기차 화재·국산 배터리 내수 시장 위축 우려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하반기에 좀 더 잘해보려고 하니 지켜봐줬으면 좋겠고, 포드와의 캐나다 합작 양극재 공장 건설 지연 건은 협의 중"이라고 답했다. 또 “SK온에 AI를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과 공부를 하고있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환율·유가·인건비 高高高↑…항공업계, 2Q 실적 모두 뒷걸음질

올해 2분기 항공업계 실적이 환율과 유가 등 각종 요인 탓에 지난해보다 악화됐다. 이 가운데 업계는 3분기 중 여객 노선 추가 취항과 화물 사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대한항공은 매출 4조237억원, 영업이익 4134억원, 당기순이익 34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3.81%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66%, 6.04% 감소했다. 자회사 진에어는 매출 3081억원, 영업이익 9억원, 당기순손실은 58억원을 냈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8.9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4.93% 급감했고, 107억원에 달하던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적이 주춤하긴 했지만 한진그룹 계열 항공사들은 나름대로 선방했다"며 “이는 규모의 경제 논리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으로, 진에어는 대한항공과 공유하는 부분이 많은 덕을 봤다"고 평가했다. 실제 나머지 상장 항공사들은 줄줄이 적자 신세임을 확인할 수 있다. 별도 기준 아시아나항공 실적은 매출 1조7355억원, 영업손실 312억원, 당기순손실은 1492억원으로 확인된다. 관계사인 에어부산은 매출 2353억원, 영업이익 180억원, 당기순손실은 128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100% 자회사인 에어서울은 상장되지 않아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보고서와 대조하면 2분기 매출 729억원, 당기순손실은 88억원임을 알 수 있고 영업이익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1분기에는 흑자 기록을 기념해 별도의 보도자료를 냈지만 이번에는 발행하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 보아 적자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별도 기준 매출 4278억원, 영업손실 95억원, 당기순손실은 214억원이다. 유럽으로 뻗어나가는 티웨이항공 또한 별도 기준 매출 3259억원, 영업손실 220억원, 당기순손실이 252억원이다. 이처럼 항공사들이 줄줄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것은 연휴·휴가 일정이 비교적 적은 2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인 점과 각종 외부 비용이 오른 점에 기인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올해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71원이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60원, 2019년 2분기보다 200원 가량 오른 수치"라며 “환율 변동에 따른 항공기 임차료·정비비·유가 등의 비용이 크게 증가하며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사업량 자체가 늘어 인건비가 일시적으로 증액됐고 정비·운항 비용도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유류비가 전년 대비 861억 늘어 전체 영업 비용 중 32%를 차지했고 지속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외화 환산 손실 856억원을 입었다. 대한항공 기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280억원의 외화 평가 손익과 140억원의 현금 보유고 손실이 발생한다. 또한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3100만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에 항공업계는 복항·추가 노선 취항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고효율 신 기재를 계속 도입해 가동률을 제고해 고유가 환경에서의 비용 절감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이미 들여온 보잉 787-10과 올해 말 A350 시리즈, 제주항공은 임차기를 구매기로 전환해 원가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3분기 화물 사업에서는 이익 확대가 예상된다. 전자상거래 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는 가운데 하계 휴가 시즌에 진입하며 수요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서다. 대외적으로는 해운 공급망의 불안·국가 간 무역 분쟁의 확산으로 물류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해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며 최근 해운 시장 운임 지수는 작년 평균 대비 2배 이상 급등했고, 컨테이너 부족 및 유럽·미주 지역 항만 파업 문제 등 공급망 불안 요소가 가중되고 있다. 또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 정책 변경·유럽연합(EU)의 정책 변화 움직임이 더해지며 글로벌 물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근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해운·항공 수요를 대상으로 정기성 차터 계약을 추진해 경쟁력 있는 운항 스케줄·공급력을 지속 제공하겠다"며 “일본·미국 등 반도체 공장 증설 물자 등 프로젝트 수요를 최대 유치해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겠다"고 언급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올해 중 일부 노후 화물기를 교체해 영업력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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