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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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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준 SK온 부회장 “합병 시너지로 ‘글로벌 배터리&트레이딩 회사’ 재탄생”

유정준 SK온 대표이사 부회장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과의 합병과 관련, “각 사업 특성에 따라 사내 독립 기업(CIC) 형태의 운영 체계를 유지하고 '따로 또 같이'라는 시너지를 내며 미래 성장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언급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유 부회장은 지난 1일 SK온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최고 경영자(CEO) 레터를 송부했다. 그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해 '같이 더 멀리' 나아가자"며 이와 같이 말했다. SK온과 SKTI는 지난 1일 합병 절차를 마쳐 통합 법인명을 SK온으로 정했고, CIC 명칭은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으로 확정됐다. 유 부회장은 “합병 시너지를 바탕으로 SK온이 성장성과 안정성을 고루 갖춘 '글로벌 배터리&트레이딩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SK온과 SKTI가 상호 간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해 배터리 사업 부문은 원소재 소싱 경쟁력을 제고해 제품 원가를 개선하고 트레이딩 사업 부문은 기존 석유 중심 사업 구조를 넘어 메탈 트레이딩 등 비즈니스 모델 확장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부회장은 2008년 SK에너지인터내셔널의 초대 법인 대표로 트레이딩 사업을 이끈 바 있다. 배터리 사업은 제조 원가 중 원재료 비중이 약 60∼70% 수준으로 높은 만큼 차별화된 원소재 조달 역량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SKTI는 원유·석유 제품 전문 트레이딩 역량에 기반해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왔다. 이에 따라 합병 이후에는 리튬·니켈·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광물 트레이딩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유 부회장은 “더 멀리 나아가려는 SK온의 새로운 성공은 모든 리더와 구성원이 합심했을 때 이뤄낼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모두가 끊임없이 소통·협력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성과 창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부회장으로서 경영층과 구성원 모두가 업무에 몰입하고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수펙스(SUPEX) 환경 조성에 앞장서겠다"며 “모두 서로를 믿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자"고 덧붙였다. 장호준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도 같은 날 구성원에게 이메일 레터를 보내 “많은 준비 과정을 거쳐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서게 됐다"며 “이번 합병을 계기로 SKTI와 SK온이 함께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장 사장은 “모든 변화는 그때마다 도전을 동반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의 문도 함께 열린다"며 “이번 합병으로 찾아온 새로운 기회를 통해 더 크게 성장하는 모멘텀을 찾자"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종로구 관훈동 사옥에서 SK온 구성원 대상 합병 설명회를 열고 “앞으로 10년 후에도 차별적 우위를 가지면서 장기 성장성을 유지하는 강건한 SK온이 되기 위해서는 교두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온은 내년 2월 1일에는 SK엔텀과도 합병한다. 예정된 합병 절차를 최종 마무리하면 합병 전과 비교해 연간 약 5000억원 이상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추가 창출하며 수익 구조를 크게 개선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서 매출 점유율 1위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매출 기준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3일 카운터 포인트 리서치는 올해 3분기 삼성전자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매출 점유율 22.8%를 기록해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3분기 22.6% 대비 0.2%p 상승한 수치다. 작년 3분기에 이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역시 점유율 1위를 지켜냈다. 애플은 21.6%로 2위였고, 후순으로 비보·오포·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들이 자리했다. 이들의 매출 점유율은 각각 15.5%, 10.8%, 8.7%다. 한편 판매량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15.8%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 3분기 17.2% 대비 1.4%p 줄어든 수치다. 판매량이 감소했음에도 매출이 는 건 갤럭시 S 시리즈 등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량의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카운터 포인트 리서치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특히 갤럭시 S시리즈 판매 호조세에 매출 점유율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도 소비자들이 더욱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고자 보급형 제품인 갤럭시 A 시리즈에도 갤럭시 인공 지능(AI) 기능을 도입했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대한항공, 아시아나 출신과 ‘조종사 혼합 편성 원칙’ 수립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발 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 최종 승인을 목전에 둔 대한항공이 차후 안전을 확보하고 인적 자원 간 화합을 도모하고자 운항 시 양사 조종사들을 동시에 투입하기로 했다. 30일 본지 취재 결과 대한항공은 운항 근무조를 편성함에 있어 자사 소속 조종사들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을 섞어 투입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시행 시점은 EC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최종 인수·합병(M&A) 승인 2년 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흡수 통합이 이뤄지는 시점으로, 2027년경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A321·A330·A350·A380 계열 기종 면장을 보유한 조종사들이 대상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공통적으로 보유한 기재이기 때문이다. 보잉 777 기종도 양사가 공히 운용 중이지만 아시아나항공 보유분은 노후화된 상태여서 현 단계에서는 배제된 상태라는 전언이다. A350-900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에 15대가 있고, 대한항공은 올해 3월 에어버스에 같은 기종을 6대 주문했다. 동시에 A350-1000은 27대를 계약했다. A350 계열이 '통합 대한항공'의 주력기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한항공 내에서는 기종 전환 교육이 한창이다. 특히 대한항공이 띄워본 적 없는 A350-900 첫 기재는 오는 11월 28일 첫 도입된다. 하지만 신형 기재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기에는 시간이 다소 필요해 김포·인천발 제주·일본·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에 우선 투입된다. 이후 내년 7월 경 리스본 등 유럽 노선 운항에 들어간다. 이처럼 양사 출시 조종사 공동 배치 이전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공통 기종에 대한 운항 역량을 충분히 쌓아 안전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8월 초에는 양사 객실 승무원 간 교차 투입이 이르면 내년부터 이뤄진다는 보도가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대한항공이 조종사 근무 조견표 작성에는 비교적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항공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승인 아래 재량껏 유지해온 각 사의 운영 기준(OpSpec)을 통일해야 운항 안전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영 기준에는 △표준 운항 절차(SOP) 수립·준수 △회항 시간 연장 운항(EDTO) 관련 절차·승인 △안전 관리 시스템(SMS) 구현·절차 준수 등이 포함되는데 항공사별로 운항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 내에서 다소 차이를 둘 수 있다. 김운섭 전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는 서로 다른 기업 문화가 자리하고 있고 양사에는 2022년 말 기준 각각 2846명, 1439명 등 총 4285명의 조종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에게 동일한 운영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운항 부분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2년이라는 시간이 길어보이지만 제반 승인 절차와 교육·훈련 소요 기간을 거쳐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항공 운송 사업자는 최초로 운항 증명(AOC)를 받았을 때의 안전 운항 체계를 유지해야 하고 국토부 장관이 실시하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한 항공안전법 제90조 5항과 '사업을 합병한 경우'를 못 박아둔 항공사업법 제22조를 근거로 한국항공협회에 통합 대한항공에 대한 AOC 재발급 연구 용역을 의뢰했고, 조만간 결론을 도출해낸다는 방침이다. 한편 최종적으로 급여·복지 문제와 결부되는 '시니어리티(특정 항공사에서 조종사가 근무한 기간)'에 따른 스케줄·기종·근무지 선택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두고서는 대한항공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운항을 담당하는 조종사들은 회사 운영의 핵심 인력들인 만큼 이들 조직에서 갈등이 생기면 곤란해질 것이 명약관화해 어떻게 마찰 없이 화합을 이뤄낼지는 장기 과제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약 2년 간의 양사 완전 통합 시점까지 다양한 융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세부적인 사안은 확정된 바 없다"고 답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여형구 한국공항학회장 “해외 공항 사업 진출에 적극 뒷받침”

공항 산업에 대한 집단 지성을 통해 학술적 접근 수준을 제고하고, 공항 종합 솔루션을 수출해 관련 업계의 인프라 개발 수익성 제고를 목적으로 하는 학회가 출범했다. 29일 한국공항학회(KOSAP, The Korean Society of Airport)는 서울 강서구 공항동 소재 국립항공박물관 1층 강당에서 창립 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항학회는 초대 수장으로 국토해양부 항공정책실장·국토교통부 제2차관을 역임한 여형구 한국항공대학교 석좌 교수를 추대했다. 여 학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항공업계 종사자들은 공항과 인연을 맺고 현안과 마주하는 경우가 많고, 정부 관계자가 현장 시찰을 하며 문제점을 공유해 정책을 입안하길 바라왔다"며 “공항의 근본적인 문제를 전문적 학술 검토·연구를 통해 해결하기 위해 공항학회를 조직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항공 운송·안전·보안·관제 등 각 분야 전문가로 이뤄진 드림팀인 우리는 항공 산업의 급격한 발전과 변혁 속에서 공항의 기능과 역할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학회는 활발한 학술 연구 활동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민 편익 향상과 혁신적인 공항 건설·운영을 통해 고객 서비스 만족도를 제고하고, 효율적인 공항 운영을 위한 방안 모색에 적극 노력하겠다"며 “기후 변화에 따른 지속 가능성 확보, 도심 항공 교통(UAM)을 포함한 드론과 같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대비한 전략을 구상함에 있어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리 공항 건설 기술과 운영 체계를 토대로 각 분야별 전문 기술·역량을 모아 대외 경쟁력을 높이고, 유관 기관과 협조해 해외 공항 사업에 진출하는 데에 학회가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공언했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최근 가덕도와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등 전국에 새로운 공항들이 지어졌거나 지어지고 있는데, 단순 비행기를 타는 공간이 아니라 볼거리가 많고 체험할 수 있고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들 때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공항학회를 싱크 탱크 삼아 공항 정책 수립과 집행에 있어 동반자로 인식하겠다"고 전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총장은 “공항학회는 명망 있는 국내 전공 교수 그룹이 이번에 참여하고 종합 시스템 산업인 공항의 건설·운영사들, 고객인 항공업계와 당사자인 공항공사가 모두 참여하는 이렇게 참여하는 허브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어 성공을 자신한다"며 “학회 사무국을 우리 대학 안에 두게 된 만큼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학회는 드론·도심 항공 교통(UAM)·미래 항공 교통(AAM) 등 차세대 항공기 도입·상용화에 따른 교통 관리·인프라 구축과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지속 가능한 공항 운영·환경 관리 방안 마련 등 미래 항공 교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는데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송기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가교로써의 공항, 기술과 삶, 우리와 세계,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초청 강연을 진행했다. 송 교수는 “벌써 7차 공항 종합 개발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국가가 법으로 정해둬 선택과 집중을 함으로써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할 수 있었다"며 “우리는 공항의 본연의 기능에만 한정하지 않고 호텔·마이스 시설 등을 넣어 이를 중심으로 한 도시를 만들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또 “버티포트를 위시해 세상을 바꿀 신기술이 목전에 다가와있는데, 이러한 미래와 우리를 연결하는 것이 공항"이라며 “미래 40년을 바라보는 지혜가 있어야 하는데, 공항학회는 그와 같은 혜안을 갖고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고 부연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발(EC)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최종 합병 승인 문제는 곧 타결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와 관련, 송 교수는 “메가 캐리어가 탄생한다는 건 공항 인프라의 확장이 필요하다는 말과 직결된다"며 “우리가 항공 산업을 어떻게 만들고 다뤄야 하는지를 시사한다"고 했다. 이어 질의응답 시간에는 '인천공항-서울 도심 간 UAM·AAM의 사업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대통령실이 용산에 자리를 잡음에 따라 서울 시내 공역이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이에 송 교수는 “초창기 수익성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정부가 제도를 만들고 다양한 정책을 펼침으로써 민간 사업자들이 뛰어들고, 시간이 지나 시장 내 안정기를 거쳐 수용이 돼야 성공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무엇보다 안전성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학회장 △여형구 초대 한국공항학회장(한국항공대학교 석좌 교수) ◇고문 △김한용 고문(한솔엔지니어링글로벌 대표이사) △최기주 고문(아주대학교 총장) △우기홍 고문(대한항공 대표이사(사장)) ◇부회장 △백호종 학술분과위원장·부회장(한국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 △박용화 국제협력분과위원장·부회장(인하대학교 물류학과 교수) △임낙호 대외협력분과위원장·부회장(현대건설 토목사업본부 토목국내사업실장) △신혁 홍보분과위원장·부회장(삼성물산 건설부문 건축본부장) △피승우 총무분과위원장·부회장(한국종합기술 사장) △김승복 부회장(에어코리아 대표이사) △김종문 부회장(종합건축사사무소 근정 대표이사) △이강석 부회장(한서대학교 항공교통물류학과 교수) △장영수 부회장(HDC현대산업개발 전무) △황용식 부회장(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배영민 부회장(당연직, 인천국제공항공사 상임이사) △이정기 부회장(당연직, 한국공항공사 사장 직무 대행) △박근우 부회장(당연직, 공군본부 공병실장) △박진서 부회장(당연직,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 ◇상임이사 △이철웅 학술1분과 상임이사(고려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송기한 학술2분과 상임이사(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최동현 국제협력1분과 상임이사(중앙대학교 국제물류학과 교수) △윤호창 국제협력2분과 상임이사(유신 부사장) △김도현 대외협력1분과 상임이사(한서대 항공교통물류학과 교수) △최동엽 대외협력2분과 상임이사(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보안처장) △박성식 홍보1분과 상임이사(한국교통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 △이병구 홍보2분과 상임이사(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설계부문 대표) △배열 총무1분과 상임이사(종합건축사사무소 근정 부사장) △정근중 총무2분과 상임이사(한국공항공사 건설기술본부장) ◇감사 △김병종 감사(한국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과 교수) △이보영 감사(한국종합기술 부사장)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국내 LCC 최초 6기종’ 티웨이항공, ‘탈 규모의 경제’ 경영 괜찮나

티웨이항공이 광동체 여객기 777-300ER을 들여온다고 밝혀 본격 장거리 전문 저비용 항공사(LCC)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한편 급격히 성장하는 가운데 다루는 기종이 다양해져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9일 본지 취재 종합 결과 티웨이항공은 777-300ER 여객기를 리스 방식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보잉의 쌍발 여객기로, 최대 크기의 단층 광동체이기도 하다. 티웨이항공이 들여오는 해당 기종의 기재 수는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지만 최소 2대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가 공시하도록 한 좌석 배치도에는 294석과 368석으로 이뤄진 777-300ER 기종이 안내돼있기 때문이다. 또한 티웨이항공은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프리미엄 이코노미석과 이코노미석 4개 등급 좌석을 판매할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티웨이항공이 보유하게 될 인증 형식 기준 기종과 대수는 △777-300ER 최소 2대 △737-8 2대 △737-800 24대 △A330-200 4대 △A330-300 3대 △A330-900neo 10대(계약 완료)다. 또 A350 10여대 도입을 계약을 검토한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통상 항공사가 규모의 경제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동일 항공기종의 대수는 옵션과 운항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20대 이상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와 같은 측면에서 보면 티웨이항공의 경우 상당히 기종의 파편화가 이뤄진 상태라는 지적이다. 앞서 2022년 3월,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사장)은 대형기 20대·중소형기 30대 등 총 50대 수준의 기단을 꾸리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정 사장이 사세 확장의 첫 단추를 잘 채웠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사우스웨스트나 아일랜드의 라이언에어가 모범 사례인데, 티웨이항공은 전통적인 LCC 경영 방식을 탈피하려 한다"며 “비용 복잡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기종의 기재를 상당수 보유하면 리스료와 중정비 계약을 묶음 단위로 진행할 수 있고, 부품값을 많이 아낄 수 있다. 운항 승무원·정비사 등의 인력 운용 측면에서도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LCC의 경우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가 사업 모델(BM)이어서 이 같은 방식의 경영이 더욱 요구된다. 이 같은 연유로 티웨이항공의 외형은 커지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재무상 좋지 않은 결과 가져와 '빛 좋은 개살구'가 될 가능성도 상존한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정 사장은 2027년 3조원 매출을 공언했지만 금융 정보 업체 에프엔 가이드는 2026년 티웨이항공 매출이 2조54억원으로 내다봐 목표 달성이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장거리 노선 확장 등 상황에 맞춰 기재를 들여오게 된 것일 뿐"이라며 “동일 기종을 몇대나 갖고 있는지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티웨이항공이 회사 매각을 염두에 두고 대형기 도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을 내비친다. 업계 관계자는 “예림당은 지분 싸움에서 티웨이항공을 빼앗기지 않으려 애를 쓰지만 자금력에서 대명소노그룹과 10배 가량 열세"라며 “어차피 경영권을 넘겨줘야 한다면 비싼 값에 팔자는 심리가 작용해 다소 무리하는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자의 눈] 위기의 삼성전자, 멍에부터 벗겨줘야 산다

“'앞으로 몇 년 정신 안 차리고 있으면 금방 뒤처지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 더 긴장됩니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 회장은 2012년 1월 미국 라스베가스 CES 현장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현재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 것일까, 그로부터 12년 뒤인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초격차'를 선보였던 삼성전자의 기술 리더십은 희미해지고 '추격자' 신세가 됐다. 고 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에 확실히 뒤졌고, 디바이스 솔루션(DS) 사업 부문의 근원적 경쟁력 그 자체라고 평가받던 최선단 D램 개발에서도 뒤처져 반도체 기술력을 의심받고 있는 형국이다. 슬픈 예감은 틀린 법이 없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DS 부문의 부진을 점쳤고, 이는 실적 발표날 사실로 드러났다. 전영현 DS 부문장(부회장)은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쓴 반성문으로 절치부심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반도체=삼성전자'라는 공식이 당연했는데 왜 이렇게까지 추락했나. 집착에 가까우리만큼 지나친 원가 절감도 타당한 지적이지만 근본적 원인은 컨트롤 타워 부재에 따른 주요 프로젝트 지연 초래에 있다. 때문에 과감한 투자를 할 시기를 놓쳐 2016년 11월 하만 인수 이후 대형 인수·합병(M&A)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대신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 구속을 피하기 위해 사외이사도 고위 공무원 출신 인사들을 선임해 대관에 신경 써 총수 리스크 방어에 총력을 다했다. 그 결과 기술 전문성 없는 사외이사들끼리만 △미래 기술·디자인 데모 △가전사업부·시스템 반도체·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운영 현황 보고·현장 답사·사업 전략 논의 △신제품 언팩 행사 참석·제품 전략 논의 △모바일·메모리 현황·전략 제품 서비스·사업 경쟁력 논의 등을 행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과연 이것이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위시한 전사적 제품력이 경쟁사에 밀린 이유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삼성전자 측은 “기술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경우 이해 충돌의 우려가 있어 제한을 뒀다"고 했다. 대만반도체제조(TSMC)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계 유명 인사들을 저인망식으로 긁어모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모습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어딘가 고장난 듯한 모습을 보이게 된 건 혹세무민을 일삼는 학자들과 정치권, 그에 기생하는 언론과 시민 단체들이 숨통을 옥죄었기 때문이다. 툭하면 '삼성 국유화론'과 자녀 승계 금지를 주장해왔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윽박지르는 게 이들의 일상이다. 우리 사회는 삼성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 글로벌 무대에서 다시 불꽃 튀는 삼성전자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멍에부터 벗겨줄 필요가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함께, 날다”… 한국항공대 제1회 활주로 축제, 학·민·군 화합의 장으로

“대학과 지방 자치 단체, 군이 함께 시민을 모시는 활주로 축제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경우입니다. 올해로 9회째 열리는 항공 레저 페스타는 앞으로도 한국항공대에서 개최해 지역의 자랑거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총장) 지난 26일 한국항공대는 수색 비행장 내 비행교육원 활주로와 교내 운동장에서 '제1회 활주로 축제'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지난해 화전역에서 한국항공대역으로 역명이 변경된 것을 기념하고, 활주로로 인해 지역과 사실상 물리적으로 단절돼있어 대학 측이 소통과 화합의 시간을 갖고자 기획한 상생 문화 축제다. 때문에 이번 행사의 표어 역시 고양특례시민들과 미래를 향해 함께 비상하자는 의미에서 '함께, 날다(Fly Together)'로 정했다는 게 한국항공대 측 전언이다. 행사를 공동 주관한 홍순길 대한민국항공회 수석 부회장(한국항공대 3·4대 총장)은 “항공 레저는 기초 항공·대중 항공을 발전시키며 미래 항공 산업의 지평을 여는 중요한 분야"라며 “가을 하늘 아래 활주로에서 열린 이 축제가 여러분에게 새로운 경험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육군 1군단 11항공단은 사전에 접수받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수리온 헬리콥터에 태워 비행에 나섰다. 또한 토우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도록 한 500MD도 전시해뒀다. 아울러 활주로 동쪽에서는 각종 부스가 마련돼있었다. 이곳에서는 '슈팅 글라이더'를 만들어 날리거나 공군 곡예 비행단 제53특수비행전대(블랙 이글스)의 T-50 골든 이글을 조립해볼 수 있었다. 또 발로 밟아 쏘아 올리는 '슈팅거 에어 로켓'도 체험해볼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던 곳은 단연 드론과 전기 수직 이착륙기(VTOL), 민항기 시뮬레이터가 있는 비행교육원이었다. 기자가 직접 드론 시뮬레이터를 체험해보니 매우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임을 체감할 수 있었다. 왼손으로는 드론을 띄우고 전후방을 맞추고 오른손으로는 전진과 후진, 좌우로 이동할 수 있었다. 호버링도 가능해 실전에 임했을 때 당황하지 않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또 한켠에서는 낚시용 드론도 조종해볼 수 있어 벌써 입문해본 느낌이 들었다. 한편 당일 11시부터 17시 30분까지 항공회의 가맹 단체인 한국모형항공협회(KAMA)는 교내 풋살장에서 국토교통부 장관배 전국 모형 항공기 대회를 열었다. 종목은 1인칭(FPV, First Person View) 드론 레이싱으로, 비행 지점을 일정한 간격으로 설정해 연속으로 S자 코너를 달리도록 만든 슬라럼(Slalom) 테스트 형태의 경기가 이뤄졌다. 선수 21명은 기체 검사·룰 미팅·사진 촬영·연습 비행 시간을 갖고 예선 1~3차·16~8강 대회를 거쳐 최종 경기를 진행했다. 이들은 밀폐형 FPV 고글을 쓰고 경기에 임해 우열을 가렸다. 선수석 뒤에서는 드론 기준 1인칭 시점으로 어떻게 날아다니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가 있었다. 현란하게 움직이는 탓에 조금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모형항공협회 관계자는 “드론 조종 선수 기량은 중학생 내지는 고등학생 때 정점을 찍는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영상을 보는 방식의 2~3인치 크기의 기체만 쓸 수 있도록 제한됐다"고 전했다. 이어 “또 코너를 돌지 않거나 고의로 비행 구역을 벗어났다고 판단되는 경우, 또는 의도적으로 타인의 기체에 충돌한 것이 입증됐을 경우에는 실격 처리 대상"이라고 부연했다. 연습 경기 시간에 날아다니는 드론들은 윙윙거리며 매우 빠른 속도로 창공을 자유로이 가로질렀다. 현대전에서 드론이 인기있는 이유를 깨달은 순간이었다. 협회 관계자는 “여기 출전한 선수들의 드론은 완구 수준보단 빠르지만 정해진 코스를 도는 것이 목적인 만큼 진짜 드론 레이싱보다는 느린 편"이라며 “실전에서 쓰이는 제품들은 시속 200km 이상의 속도로 날아다닌다"고 했다. 아울러 오후 4시부터는 한국항공대 밴드 동아리·고양시립합창단이 활주로 중앙 무대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이후 이후 공군 군악대·백석예술대학교 실용댄스학부·육군 태권도 시범단의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오후 8시부터는 '활주로 리턴즈' 팀의 공연에는 한국항공대 밴드 동아리 활주로 출신 그룹 '송골매'의 멤버 배철수·구창모, 소녀시대 써니가 특별 출연해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태원 인텔 코리아 사장 “루나레이크, 가장 효율적인 x86 프로세서…AI 도입 가속화”

인텔이 인공 지능(AI) PC에 들어가는 x86 아키텍처 기반 신형 프로세서 '루나레이크'를 내놓으며 관련 시장 경쟁자들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28일 인텔 코리아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 호텔에서 AI PC 최신 프로세서 출시 국내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현장에는 지난달 인텔 코리아의 새 대표로 선임된 배태원 사장이 참석했다. 배 사장은 “'AI'라는 말은 우리 모두에게 익숙해졌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삶과는 거리가 있어보인다고 해 AI PC와 AI 생태계 측면에서 접근하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루나레이크는 전 세대 대비 AI 전용 신경망(NPU) 뿐만 아니라 그래픽 처리 장치(GPU)와 중앙 처리 장치(CPU) 기능이 모두 대폭 개선돼 사상 가장 효율적인 x86 프로세서"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코 파일럿 플러스 역시 지원할 예정이고 당사는 소비자는 물론, 기업에서도 AI 도입을 가속화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AI PC는 AI 가속화 기능으로 아키텍처 전반에 걸쳐 CPU의 신속한 응답 속도와 NPU의 저전력, GPU의 높은 처리량을 보이는 특징을 지닌 새로운 세대의 개인용 컴퓨터다. 인텔은 2025년까지 AI PC 사용자가 1억명 이상으로 늘어나고 2028년까지 AI PC가 전세계 PC 시장의 80%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PC 경험을 혁신하는 지능형 플랫폼을 만들고, 미래를 위한 혁신적인 아키텍처를 제공함과 동시에 AI를 대규모로 구현하기 위한 전체 생태계 활성화에 힘쓴다는 입장이다. 잭 황 인텔 세일즈 마케팅 그룹 APJ 세일즈 디렉터는 “AI PC로는 최대 95% 빠른 게임 구동, 50% 빠른 사진 편집, 65% 빠른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다"며 “스트리밍과 원격 회의 시 시 전력 소모율을 각각 40%, 38%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인텔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는 하이브리드 성능에 초점을 맞춘 엘더레이크와 랩터레이크를 선보였다. 작년부터 올해까지는 시스템 분리와 최적화에 강점을 지닌 메테오레이크와 애로유레이크를 내놨다. 이로써 전성비와 AI 확장성을 모두 잡았다는 게 인텔 측 설명이다. 황 디렉터는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를 이루는 200S 시리즈 중 애로우레이크의 설계 목표는 와트당 성능 측면에서 전작 대비 패키지 전력 40% 감소와 15% 이상의 세대별 멀티 스레드 성능 제공, 게임 성능 유지 등이 있다"며 “사용자 경험 면에서는 AI 가속 확장과 최신 미디어 지원을 위한 Xe-LPG 통합, 게임 중 패키지 온도 약 10°C 저감 등을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날 이민철 삼성전자 MX 사업부 갤럭시 에코 비즈팀장(상무)는 '삼성 갤럭시 북 5 프로 360'을 선보였다. 이 상무는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시리즈 2를 탑재한 이 제품은 전작보다 NPU 성능이 3배, 아크 GPU 성능은 17%, 싱글 코어 프로세싱 능력은 16% 개선됐다"며 “76Wh의 배터리가 내장돼있어 25시간 동안 사용이 가능하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윤준보 인텔 코리아 상무는 AI PC 사용 시연에 나섰다. 이번 프로세서의 이름인 '루나레이크'를 생성형 AI에 입력하자 달과 호수를 연상시키는 그림 생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상무는 “텍스트나 음성을 인식해 이미지를 만들고 3D 맵을 제시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앞으로 AI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발전을 거듭해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르포] “이야, 영점 맞추기 어렵네”…좌충우돌 이스타항공 FTD 체험기

“십자가를 조그만 사각형 안에 맞추세요. 어떻게? 이렇게 당기고, 왼쪽으로, 자, 십자가 쪽으로 가줘야죠? 너무 많이 당겼어요. 적당히 맞춰줘야 해요." 공건영 이스타항공 운항훈련팀 교관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양손에 쥔 조종간(요크)을 조금만 움직여도 화면 속 비행기가 크게 요동친다. 아무리 정중앙의 영점을 맞추려 애를 써도 좀처럼 쉽지 않다. 실제 상황이라고 상상하니 이미 병풍 뒤에서 향냄새를 맡고 있었을 것 같아 손바닥에 땀이 배어나왔다.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 발산동 소재 이스타항공 본사 운항 훈련 센터에 방문해 보잉 737-8 기종의 고정식 훈련 장치(FTD, Fixed Training Device)를 경험했다. 플라이트데크 솔루션이 제작한 이 FTD는 시뮬레이터 만큼은 아니지만 매우 높은 수준으로 실제 항공기와 흡사한 조종실(칵핏) 환경을 구현해 조종사들의 절차 훈련에 사용되는 고가의 장비다. 공 교관은 FTD가 비행기 조종 감각을 익히는 데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비행에 앞서 위험 부담 없이 다양한 상황을 반복 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날의 FTD 체험은 저시정 상태에서 인천국제공항 활주로를 출발해 제주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시나리오로 시작됐다. 기장석에 앉자 눈앞에 펼쳐진 현란한 계기판과 다닥다닥 붙어있는 수백개의 스위치들에 압도됐다. 그러나 타 항공사에서는 점보기까지 운항해 베테랑 그 자체인 공 교관이 좌표와 행선지, 도착 공항의 활주로 등 제반 계획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하는 데에는 불과 1분 남짓한 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후 공 교관의 안내에 따라 이륙을 위해 활주로에 정대했고, 기장석 왼쪽의 스티어링 핸들로 조종을 시도했더니 '갈 지(之)'자 모양으로 움직여 순간 술 마신 사람이 운전하는 건가 싶어 당황했다. 현대 과학 기술의 총아인 항공기가 그 크기에 비해 섬세함을 요한다는 점이 신기했다. 이륙 결심 속도(V1)에 이르러 묵직한 조종간을 몸쪽으로 당기자 비행기가 서서히 떠올랐다. 하지만 고도 유지는 매우 어려웠다. 순항 고도에 이르렀나 싶어 방심한 새에 비행기가 급하강하거나 상승하는 등 불안정한 상태에 빠졌다.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유행어 '이븐한 굽기'처럼 조종사에게 '이븐한 운항'이란 무엇일까. 공 교관은 “비행기 조종은 끊임없는 미세 조정의 연속"이라며 단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전체 비행 시간 중 30% 정도에서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데, 특히 이륙 후 3분과 착륙 전 8분이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FTD에서는 버드 스트라이크와 같은 다양한 비상 상황을 상정한 프로그램도 체험할 수 있었다. 공 교관이 갑자기 엔진 고장 상황을 설정하자 경고음과 함께 계기판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조종사들은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으로 대처해야 한다. 공 교관은 “실제 비행에서는 이런 상황이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철저히 훈련한다"고 했다. 그는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3년 이상의 훈련 기간이 필요하다"며 “이스타항공을 위시한 저비용 항공사(LCC) 입사를 위해서는 통상 300시간, 대형 항공사의 경우 1000시간 이상의 비행 경력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공 교관에게 “좋은 조종사란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잠시 침묵에 잠겼다. 이내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행동하는 게 좋은 조종사이고 진정한 프로"라며 “멀티 태스킹과 같은 기술적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에 대한 확고한 마인드"라고 했다. 조종사 각 개인의 운항 철학이 존재할 수 있느냐고도 질문했다. 그러자 공 교관은 “절대 있으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항공사는 안전 비행을 할 수 있도록 규격 또는 정형화된 좋은 조종사로 만들기 위해 매뉴얼을 마련해둔다"며 “휴먼 에러를 최소화 하기 위해 운항 기준 표준화에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을 쏟고, 교육 용어 자체가 다 통일돼 있다"고 귀띔했다. 또한 “비행 전 충분한 휴식과 철저한 준비는 기본"이라며 “조종사의 컨디션이 곧 승객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술을 마시거나 과로한 상태로 비행에 임하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첨언했다. 2시간 남짓한 좌충우돌 FTD 체험이 끝나갈 무렵, 항공기 조종사들의 전문성과 책임감에 대해 곱씹게 됐다. 수백 명의 승객 생명을 책임지는 그들의 업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할 수 있었고 경외심마저 들었다. 과연 조종사는 전문직이 맞다는 말이 절로 나왔고, 각각 전문성·지식·기술·책임을 의미하는 기장의 견장 네 줄의 의미가 또 다르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또한 사세 확장을 거듭해나가는 이스타항공이 단순 외형 성장 뿐만이 아닌 질적 수준 제고에도 얼마나 신경쓰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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