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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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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수 부족한데 수익에 열중”…국회서 난타 당한 박상우·김이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사고와 관련,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여야 의원들은 국토교통부와 제주항공을 강하게 질타하며 유가족 지원과 항공 안전 강화를 위한 종합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4일 국회 국토위는 이날 오전 10시 본관 529호에서 전체 회의를 개최했다. 맹성규 국토위원장 이하 위원들은 무안공항에서 생긴 참사로 인한 사망자 179명에 대해 애도를 표했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현장에는 △박상우 장관 △주종완 항공정책실장 △유경수 항공안전정책관(국장)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사장) △박한신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대표 등도 자리했다. 우선 주종완 실장은 사고의 개요와 피해 상황, 초동 대응에 대해 설명했다. 오는 18일에는 무안공항에서 유가족·국회·정부·지방 자치 단체 관계자들이 합동 추모식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국토부는 사고 피해자 지원단을 20일부터 가동해 향후 국회에서 논의될 특별법 개정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주 실장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장만희) 위원장의 사표 처리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상임위원은 사조위 업무에서 배제 조치했다"며 “향후 사고 조사 진행 과정과 사고 조사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유가족 대표와의 협의를 거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언급했다. 현재 항철사조위 구성원 중 전·현직 국토부 인사는 모두 빠진 상태다. 그러나 위원회 인사·예산 등의 권한이 여전히 국토부에 있어 조사 결과가 특정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냐는 외부의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상태는 아니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사조위를 국토부에서 분리하겠다고 시사했다.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사고 조사 정책·절차 매뉴얼에 따라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ALPA-K) 인사를 사고 조사에 참여시키는 방안에 대해 박 장관이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박한신 유가족 대표는 사고 조사 중 유가족의 참여와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했고, 온·오프라인에서 지속되고 있는 유가족들에 대한 명예훼손 등 모욕 행위에 대한 강력 처벌과 지속적인 감시를 당부했다. 아울러 유가족들이 갑작스러운 생활고에 빠지지 않도록 적극 지원해달라고도 했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국회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대책 특별위원장)은 “특위는 앞으로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치 대책을 마련하며 유가족의 편에 서서추모 사업 등의 지원을 하게 되고 관련 법을 제정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에게 질타에 가까운 질의를 쏟아냈다. 김 의원은 “항공기 사고 특성상 항공기 정비 정비 과할 정도로 수행이 돼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주항공은 정비사가 대당 12.7명이라고 했지만 이는 단순 사무직이나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포함한 것일 뿐, 이는 실제 정비에 참여한 인원이라고 할 수 없다"며 “현재 정비 인력이 307명인 걸 감안하면 실제 정비사는 대당 7.5명에 불과해 김 대표가 결국 진실인 척 거짓말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김 대표가 “국토부 장관 고시에 따라 운항 정비 인력을 12.7명이라고 한 것이고, 중정비 인력이 따로 있다"고 답변하자마자 김 의원은 “정비할 시간은 없고 정비사는 부족한 가운데 수익 극대화에만 열중한 것이 이번 참사를 부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도 “무안공항 조류 충돌 예방위원회 회의가 작년에 2회 열렸는데, 제주항공은 모두 불참했다"며 “국가 회의체조차 아무렇지도 않게 의무를 다하지 않고 유야무야 넘어간 게 사고를 키운 것인 만큼 국토부 장관은 위원회가 내실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신경 써달라"고 촉구했다. 박용갑 민주당 의원은 “사고 여객기는 상공에서 어느 정도 고도로 비행했는지, 한국공항공사 조류 퇴치 담당 직원이 몇시 몇분에 버드 스트라이크 사실에 대한 전달을 받았는지 등을 국토부는 몰랐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장관은 “사조위는 국토부로부터 독립적인 기관이기 때문에 우리는 보고받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기본적인 내용은 국토부가 알고 있어야 하는데, 알면서도 답변을 못하겠다는 것이냐"며 “전국 15개 공항에 레이저 탐지기를 달아야 항공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사고 직전 4분 간의 조종실 음성 기록 장치(CVR)와 비행 기록 장치(FDR) 등 블랙 박스의 내역이 없는 이유에 대해 보조 동력 장치의 부재에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맹 위원장은 박 장관에게 “국민들은 저비용 항공사(LCC)와 더불어 사는데, 도입 시기에 따라 기재 운용상의 차이가 발생하는 걸 그대로 둘 것이냐"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박 장관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해당 부분에 대한 개조가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또 안전한지에 대해 전문가 검증을 받아보겠다는 취지로 보고를 받았다"고 화답했다. 이어 유경수 정책관은 “기술 검토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자료가 부실한 상태에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장관에게 관제탑 교신 기록 공개가 가능한지 질의했다. 이에 박 장관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ICAO 부속서 13(Annex 13)은 사고 조사 데이터가 사고 조사 목적에 한해서만 사용돼야 한다고 못박고 있어 대국민 공개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박 장관은 “정부는 전담 조직과 국회에서 논의된 특별법을 기반으로 유가족·부상자 등 피해자들이 이번 사고의 아픔을 딛고 일상으로 복귀할 때까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사고 원인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규명하고,건설·교통·철도 등 국토교통 전 분야의 안전 관리 강화에도 온 노력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포토 뉴스] 국회 국토위 현안 질의에 답변하는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14일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사장)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2216편의 활주로 이탈 사고와 관련, “정비 인력이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국토교통부 기준에 입각해 인력을 두고 있다"고 답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포토 뉴스] 국회 국토위에서 발언하는 박한신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대표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 회의에 박한신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대표가 참석했다. 이번 사고로 동생을 잃은 박 대표는 “국토교통부·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경찰·소방·자원봉사단 등 사고 현장 관계자들과 지원에 나선 여당과 야당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유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악성 댓글을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록 없는 ‘최후의 4분’… 제주항공 사고 원인 추정의 영역으로

무안국제공항에서 179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은 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사고 원인 규명의 열쇠로 기대된 블랙 박스가 마지막 4분을 담고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정확한 사고 분석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고, 대체 증거들에 입각한 추정에 따라 사건을 재구성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분명한 한계가 예상된다. 13일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 11일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에서 제주항공 사고기를 조사한 결과,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에 충돌하기 4분 전인 8시 59분부터 비행 기록 장치(FDR)와 조종실 음성 기록 장치(CVR) 자료 저장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현장 조사 관계자들은 엔진에서 새털을 발견해 운항 중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블랙 박스 속 비행 기록 장치(FDR)와 조종실 음성 기록 장치(CVR) 속 자료를 통해 사고 원인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항철사조위 관계자는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에 충돌하기 4분 전인 8시 59분부터 FDR과 CVR 자료 저장이 중단됐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FDR과 CVR 모두 자료 저장을 멈춘 것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통상 블랙 박스는 항공기의 전원 시스템에 연결돼있을 때 기록을 지속한다. 그러나 전력 공급원인 엔진이 정지하거나 보조 전원 장치(APU)가 차단되면 블랙 박스 역시 작동을 멈추게 된다. 기록 중단의 원인으로는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양쪽 엔진 정지에 따른 전원 셧다운이나 블랙 박스 자체의 결함·손상 등이 거론된다. 우선 737-800 기종의 경우, 주 전력은 양쪽 엔진에 장착된 발전기(IDG)에서 생산된다. 따라서 양쪽 엔진이 모두 정지하면 주 전력 공급이 중단된다. 블랙 박스는 항공기 사고 조사에 필수적인 장비이기 때문에 매우 엄격한 기준에 따라 제작되고 관리된다. 하지만 극심한 충격이나 화재 등으로 인해 블랙박스가 손상될 경우 기록이 중단되거나 손실될 수 있다. 이번 사고의 경우 기체가 로컬라이저와 충돌하며 큰 폭발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기체가 심하게 파손됐기 때문에 블랙 박스 역시 손상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토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공항 이탈 사고로 전손 처리된 보잉 737-800(HL8088) 여객기는 2009년 9월 4일 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아일랜드의 저비용 항공사(LCC) 라이언에어(Ryanair DAC)가 주문해 리스 형태로 운용했던 기재다. 라이언에어는 계약 만료 기간인 2017년 1월까지 비행에 투입했고, 이후 제주항공이 같은 해 2월 3일 리스 방식으로 도입해 사고 당시까지 띄웠다. 사고기가 제작되던 당시에는 보잉이 블랙 박스의 전력 공급원을 엔진으로만 뒀다. 이후 미국 연방항공청은 3월 7일 블랙 박스 보조 전원 장치 의무화를 명문화했지만 그 이전이나 유예 기간 중 생산된 항공기에 대해서는 개조 지시 소급 적용을 하지 않았다. 때문에 사고 발생 이후 사조위가 사고 발생 4분 전에 있었던 FDR과 CVR의 저장 내역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핵심 단서로 작용할 마지막 4분의 기록을 확보하지 못해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은 기대하기 어려워진 만큼 추정을 통한 조사 작업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따라서 사조위는 △관제 기록 △생존자 진술 △목격자 증언 △기체 잔해 분석 등 다각적인 조사를 통해 사고 당시의 상황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종사-관제사 간 교신 내용을 분석하면 조종사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 어떤 정보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엔진·동체 등 기체 잔해의 손상 상태를 정밀 분석하면 버드 스트라이크의 강도와 충돌 각도, 충돌 당시의 기체 자세 등을 추정할 수 있어서다. 김인규 한국항공대학교 비행교육원장은 “당시 조종사들의 진술을 확보하면 가장 좋겠지만 모두 사망해 사고 분석이 매우 어려워졌다"며 “사조위는 버드 스트라이크 당시와 그 이전의 파라미터 등 남아있는 자료를 근거로 분석 작업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마지막 4분의 기록이 없더라도 제반 증거를 모으면 사고 원인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면도 “양쪽 엔진의 교류 전력을 블랙 박스에 공급하는 APU 가동이 되지 않았던 점은 의문"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S마린솔루션-LS전선, 해저 케이블 사업 본격화…시너지 기대

LS마린솔루션이 모회사 LS전선과 해저 케이블 사업 시너지를 본격화하며 성장을 가속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S마린솔루션은 LS전선과 '국내 최초 육지-제주 간 전압형 고압 직류 송전(HVDC) 건설 사업'을 성료했다. 이는 전남 완도와 제주를 연결하는 약 90km의 해저 전력망을 구축하는 제주 3연계 사업으로, LS전선이 2009년에 수주한 제주 2연계 사업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해저 케이블 프로젝트다. 특히 이번 사업에서 LS마린솔루션은 LS전선과 함께 해저 케이블의 생산과 시공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LS전선의 자회사 편입 이후 사업 시너지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1월 완수한 '전남해상풍력1단지' 해저 케이블 시공 프로젝트도 중요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 사업은 2035년까지 8.2GW 규모로 확대될 세계 최대 해상 풍력 발전 사업의 첫 번째 프로젝트다. 이는 LS전선과 함께 한 LS마린솔루션의 첫 해상 풍력 시공 사례로, 국내 관련 시장에서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입증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국내외 해저 케이블 시장의 급성장으로 인해 LS전선과의 시너지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LS마린솔루션은 LS전선과 함께 충남 태안 해상 풍력의 해저 케이블 공급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태안 해상 풍력은 싱가포르의 재생 에너지 기업 뷔나에너지가 충남 태안군 근흥면 인근 해상에 약 500MW 규모로 조성하는 대규모 단지로,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LS전선은 해저 케이블 공급을, LS마린솔루션은 시공을 맡아 설계부터 생산, 시공까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며 프로젝트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LS마린솔루션이 지중 케이블 전문 시공업체 LS빌드윈을 자회사로 편입함으로써 육상과 해저 케이블 시공을 아우르는 통합 케이블 시공 업체로 발돋움했다는 점도 기업 성장의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번 편입은 LS마린솔루션의 시공 사업 확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분석다. LS마린솔루션은 해상, 육상 케이블 시공 통합을 통해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해 △원가 절감 △품질 유지 △시공 기간 단축 등 다양한 이점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최근 인사를 통해 LS전선에서 사내 전략·재무통으로 분류되는 김병옥 상무를 LS마린솔루션의 대표이사로 투입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앞서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자회사 대표를 겸직한 데 이은 조치로, LS마린솔루션 육성에 대한 LS전선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LS마린솔루션이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미 LS마린솔루션은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배에 가까운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이익을 달성했다. 올 3분기 실적은 매출 374억원, 영업이익 72억원, 순이익 58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매출 201억원, 영업이익 41억원에 비해 각각 매출 86%, 영업이익 77% 증가한 수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제주항공, 수사 장기화 전망에 경영도 ‘흔들’

전라남도경찰청이 대규모 수사본부를 꾸려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2216편의 활주로 이탈 사고를 인재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미국 워싱턴 D.C. 소재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로 사고기의 블랙 박스를 확인한 결과 마지막 4분의 기록이 없어 사고 조사 기간이 예상 대비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경영 환경 역시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2일 나원오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장은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수사 당국은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와 임원 1명을 포함, 총 2명에 대해 법무부에 출국 금지를 신청했고 주요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인재(人災)로 보고 있어 김이배 대표를 비롯한 사측 인사들에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 시민 재해 위반 여부도 살펴보는 중이어서 자연스레 제주항공의 사법 리스크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특히 국토부 항공철도사조위 관계자들이 미국에서 NTSB의 조사에 참관한 결과, 블랙 박스를 이루는 비행 기록 장치(FDR)와 조종실 음성 기록 장치(CVR) 속 참사 4분 전까지의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는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에 의한 엔진 추력 상실에 따라 전원 차단된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 사고는 원인을 규명해 권고 사항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행하기까지 통상 1년에서 1년 6개월 가량 소요되지만 이 같은 이유로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게 될 공산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수사와 조사가 장기화 국면을 맞게 되면 제주항공은 기업 이미지 타격은 물론, 향후 국토부의 운수권 배분에서 후순위로 밀려 사세가 쪼그라들어 업계 내 입지가 축소될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국토부가 운수권을 나눠주는 기준에 따르면 안전 운항 요소가 높은 배점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당장 제주항공은 국내선·국제선 1900여편 감축 운항을 선언했고, 사고 직후 예약 취소 행렬이 이어져 단기적으로는 수입이 감소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선수금은 2606억원 수준이다. 또 작년 1분기 제주항공이 지출한 공항 관련 비용은 763억4211만원으로 파악된다. 운항을 하지 않을 경우 기재를 공항에 세워둬야 해 공항 내 주기료 급등에 따른 재무적 손실도 입을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한편 제주항공은 삼성화재를 주 보험사로 영국 악사 XL을 비롯한 5개 보험사에 10억달러에 달하는 배상 책임 보험을 들어놨다. 송경훈 경영지원본부장(전무)은 “보험금을 바탕으로 유가족 지원에 만전을 기할 것이고, 이로 인한 재무 악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다만 우리나라와 타 체약국 간의 국제 항공 운송에 적용되는 몬트리올 협약에 따라 보험과는 관계 없이 제주항공은 사망 승객 1인당 최대 15만1880 특별 인출권(SDR, 약 2억9768만원)에 달하는 보상금을 지급해야 해 재무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무과실 책임 사망이나 신체 상해 보상 한도를 규정한 것으로, 사고 항공사가 유가족에게 줘야 하는 보상금은 사망자의 나이·직업 등에 따라 산정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제주항공은 대규모 사고 경험이 없음에도 장례·보상 절차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섰다"면서도 “사고 규모가 커 저비용 항공사(LCC)들에 대한 낮아진 소비자 신뢰도 회복을 위해서는 더욱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김이배 대표는 오는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 질의 현장에 진술인 자격으로 참석해 입장 표명할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전선, 영국서 올해 첫 초고압 전력망 사업 수주…1000억원 수준

대한전선(대표 송종민)이 새해 초부터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를 따내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9일 대한전선은 영국 인프라 그룹 '발포어 비티'가 진행하는 노후 전력망 교체 프로젝트에 참여해 400kV급 초고압 전력망을 공급한다고 공시했다. 수주 금액은 약 1000억원 규모로, 잉글랜드 동부 서퍽과 에식스 지역의 노후 전력망을 교체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대한전선은 초고압 케이블과 전력 기기를 포함한 모든 자재를 공급하게 된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스웨덴에서 1100억원 규모의 420kV급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를 따낸 바 있다. 이어서 영국에서도 약 4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확보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3년 11월 대한전선이 발포어 비티와 체결한 송배전 사업 파트너십 업무 협약(MOU)의 연장선에서 이뤄졌다. 이 MOU를 통해 양사는 2030년까지 영국 내 총 2억2000만파운드(약 3600억원) 이상의 송배전망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포함해 대한전선은 발포어 비티와 3건의 주요 사업 계약을 체결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전력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런던의 LPT2 터널 프로젝트와 독일·네덜란드 등지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 내 수주를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전선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2017년 영국 지사를 설립하고, 2019년 유럽 본부로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네덜란드 법인을 추가 신설하는 등 현지화를 적극 추진했으며, 현재 영국·덴마크·스웨덴 등 유럽 전역에 걸쳐 4개의 지사와 1개의 법인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글로벌 전력망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대한전선은 지난해 유럽 외에도 미국에서는 7200억원, 싱가포르에서는 1400억원 어치 등 노후 전력망 교체·초고압 전력망 공급 사업자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시장 내 기술력·품질·서비스 등에 대해 글로벌 주요 고객들의 신뢰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더욱 많은 사업 기회를 찾아나서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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