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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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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월 껌딱지’ 아기 엄마의 절규…HMM 노조 “정부 주도 본사 부산 이전, 구성원·가족 삶 파괴”

“제 두 살 아기에게 엄마의 품은 온 세상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회사와 정부는 저에게 아이의 세상을 포기하라 말하고 있습니다.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것은 그저 수백 킬로미터 이동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저희 아이들에게서 엄마, 아빠의 품을 빼앗아 가겠다는 이야기입니다." 2일 오후 3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지부(이하 HMM 노조)는 청와대 사랑채 동편 도로에서 조합원 총회와 총력 투쟁 결의 대회를 개최했다.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본사 부산 이전 추진을 '노동자에 대한 기만'이자 '정치적 야합'으로 규정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파업을 포함한 초강경 투쟁에 돌입할 것을 천명했다. 이날 HMM 노조 총원 776명 중 638명의 조합원이 거리에 나섰고, 단상에 오른 정성철 HMM지부장은 사측의 기만적인 태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지부장은 “올해는 우리 노동조합이 10주년을, 회사가 5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라며 “마땅히 축배를 드려야 할 자리에 기쁨 대신 분노로 결의를 다지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개탄했다. 특히 “불과 며칠 전 창립 행사에서 100년의 역사를 만들기 위해 비전 선포식을 했고, 모든 성과는 우리 임직원의 노고와 헌신 덕분이라고 해놓고 며칠 지나지 않아 노사 간의 신뢰를 헌신짝처럼 내버렸다"고 지적했다. 사측이 이사회를 기습적으로 개최해 본사 소재지 변경을 위한 정관 변경 목적의 임시 주총 안건을 의결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정 지부장은 “며칠 전 해양수산부 장관 취임사에서 노사 협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공언했음에도 결국 뒤통수를 쳤다"며 “정부의 압력에 굴복한 일방적인 국정 과제 이행과 지방 선거 승리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소수 노동자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기만적 행태"라고 규탄했다. 현장에서는 졸속 이전이 초래할 직원들의 생존권 외 일상 파괴에 대한 참담한 증언이 이어졌다. 13년간 HMM에서 일해온 21개월 아기의 엄마 김모 매니저는 단상에 올라 맞벌이가 아니면 살아가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일방적인 이전은 가족 해체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김 매니저는 “매주 금요일 지친 몸을 KTX에 싣고 서울에 올라와 잠든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는 주말 부모가 되라는 것인가"라며 “저희는 트럭에 실어 마음대로 옮길 수 있는 공장 기계가 아닌 사람"이라고 절규했다. 조합원들의 좌절감은 집회 현장 곳곳에서 확인됐다. 한 조합원은 “회사가 정부에 의해 강제 이전되는 건 주지의 사실"이라면서 “회사의 경영진은 절차도, 안건도, 노조와의 협의도 없이 막무가내로 부산으로 이전시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건 회사 구성원들에게 선택의 여지도 주지 않는 것이고, 나는 나이 많은 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강행하면 퇴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거주지 이전 문제 외에도 핵심 인력 유출로 인한 대한민국 해운업의 본원적 경쟁력 훼손 우려도 컸다. 집회 현장의 또 다른 HMM 노조원은 “회사가 물류 IT 담당 직원들을 기껏 뽑아놨는데 부산으로 이전하면 대규모 인력 유출로 이어져 결국 해운업계 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지부장 역시 “노사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총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고객 이탈, 해운 동맹의 균열, 물류 대란으로 이어져 모두가 패배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사측과 정부에 경고했다. 본사 이전을 물리적으로 저지하기 위한 사무금융노조 차원의 강력한 연대 투쟁 계획도 발표됐다. 이재진 전국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사측이 이사회를 기습적으로 개최해 본점 소재지 부산 이전을 위한 임시 주총을 의결시킨 점을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사무금융노조 500여 명의 간부들에게 4월 10일까지 1주 이상의 HMM 주식을 매수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주총장 봉쇄를 통해 어떤 의결도 진행되지 않도록 막아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총회에서 노조는 투쟁 경과보고를 통해 2025년 12월 4일 용산 대통령실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올해 3월 11일과 16일 본사 앞 결의대회, 3월 25일 청와대 앞 기자회견, 3월 30일 이사회 소집 저지를 위한 사장실 점거 투쟁 등 긴박했던 투쟁의 발자취를 공유했다. 결의대회 말미, HMM 육상노동조합은 조합원 총의를 모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노조는 정부가 '유치'라는 명분으로 민간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사외이사들은 정부의 거수기로 전락했다고 비판하며 네 가지 사항을 사측에 요구했다. 이들은 조합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가족 해체를 강요하는 일방적인 본사 이전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고, 본사 이전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노조와 성실히 협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전 조합원의 고용 안정 보장과 근로 조건 유지, 이전 거부자에 대한 불이익 금지 명문화를 거론했고 조합과의 합의 없는 직원의 일방적인 이전을 결코 하지 않겠다고 전 조합원 앞에 선언하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회사의 주인은 정부도, 경영진도 아닌 바로 회사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우리 노동자들"이라며 “회사가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끝내 외면하고 일방적인 이전을 강행할 경우 총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25년만의 결실’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엔진 독립·실전 경험은 과제

지난 25일 경남 사천 소재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 생산동에서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양산 1호기 출고식이 열렸다. 이는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새 지평을 여는 역사적인 행사로 이재명 대통령을 필두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안규백 국방부 장관 △손석락 공군참모총장 △김종출 KAI 사장을 비롯한 방산업체 임직원 △시험 비행 조종사 등 국가 안보와 과학·기술 분야의 최고위급 인사들, 공군사관생도와 영국·페루·일본·캐나다 등 14개국 주요 외교 사절단 등 500여 명이 참석해 거대한 국가적 성취를 목도했다. 출고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마침내 대한민국은 땅과 바다에 이어 하늘에서까지 우리 기술과 의지로 평화를 지키는 무기를 보유하게 됨으로써 자주 국방의 위용을 떨치게 됐다"고 선언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과거 6.25 전쟁 이후 외국의 원조 무기에 안보를 의존해야만 했던 척박한 역사를 뒤로하고 독자 기술로 최첨단 무기를 직접 만들어 전 세계 국방 수요국들이 앞다투어 찾는 방산 4대 강국으로 도약했다는 강렬한 국가적 자부심의 표출이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와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 구 LIG넥스원)의 천궁 미사일 등을 통해 입증된 지상·방공 무기체계의 세계적 경쟁력이 가장 진입 장벽이 높은 항공우주 영역으로 확장됐음을 시사한다. KF-21은 2001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국산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를 최초로 천명한 이래 2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숱한 기술적 난관과 경제성 논란, 그리고 우방국의 핵심 기술 이전 거부라는 뼈아픈 시련을 극복하고 쟁취해 낸 끈기와 집념의 산물이다. 그 과정에는 정부와 군, 수백 개의 민간 방산 산업체들의 협력이 녹아있다. 독자 개발 전투기로는 최초로 인도네시아와 16대 수출 계약을 확정 지으며 글로벌 무기 공급망에서 대한민국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경제적 쾌거까지 뒤따랐다. 그와 같은 서사만큼이나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은 우리나라가 미국·러시아·중국·일본·프랑스 등 항공우주 강국들에 이어 세계에서 8번째로 4.5세대 이상의 첨단 초음속 전투기를 독자적으로 설계·제작·실증할 수 있는 최정상급 역량을 보유한 국가 반열에 올랐음을 국제 사회에 공식 선포하는 징표이기도 했다. ◇4.5세대 첨단 전투기의 기술적 성취와 성능 지표 KF-21은 현대 공중전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저피탐(스텔스) 형상 설계 기법과 다차원 센서 융합 기술을 접목한 4.5세대 다목적 전투기다. 현대 과학 기술의 총아인 전투기는 수십만 개의 정밀 부품과 수천만 줄의 소프트웨어 코드가 한 치의 오차 없이 결합돼야 하는 초고난도 시스템 엔지니어링의 정수를 보여준다. 동체의 형상과 제원은 그 전투기가 수행해야 할 전술적 목적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KF-21은 전장 16.9m, 전폭 11.2m, 전고 4.7m다. 이는 글로벌 베스트 셀러 경량 전투기인 F-16보다 크고 미 해군의 주력인 F/A-18 슈퍼 호넷과 유사한 중형 전투기 체급에 해당한다. 기체의 넉넉한 체급은 향후 이어질 블록(Block) 개량 사업에서 내부 무장창을 신설하거나 대형 외부 연료 탱크, 첨단 전자전 포드를 추가 장착할 수 있는 훌륭한 플랫폼 확장성을 제공한다. 쌍발 엔진의 채택은 KF-21의 특징 중 하나다. 단발기에 비해 애프터 버너 사용 시 4만4000파운드에 이르는 최대 추력을 발휘해 무거운 무장을 가득 싣고도 민첩 기동이 가능하다. 특히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의 지리적 특성상 해상 상공에서 단일 엔진이 고장 날 경우 조종사의 생존 확률은 급격히 떨어진다. 쌍발 엔진 구조는 하나의 엔진이 피격되거나 고장을 일으키더라도 나머지 엔진으로 기지를 귀환할 수 있는 잉여 추력을 제공해 무기체계의 생존성과 신뢰성을 본질적으로 끌어올린다. 신형 전투기가 설계 수치를 넘어 실제 하늘에서 완벽 작동함을 증명하는 과정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위험을 동반한다. 2022년 7월 19일 시제 1호기가 첫 비행에 성공했고, 같은 해 11월 10일 2호기 비행 등 총 6대의 시제기가 투입돼 고강도 비행 시험을 전개했다. 약 42개월의 기간 동안 진행된 1600여 회의 비행 시험이 진행됐고, 1만3000여 개의 엄격한 시험 조건을 통해 기체의 한계 성능이 철저히 검증됐다. 이 과정에서 초음속 영역에서의 기체 진동 현상과 극단적인 받음각에서의 실속 회복 능력, 급기동 시 발생하는 중력 가속도(G-포스)에 대한 동체 구조물의 피로도 등을 모두 데이터화하고 수정 보완했다. 금번 출고된 양산 1호기는 복좌형(2인승) 기체로 제작돼 초기 운용 인력인 교관 조종사 양성과 부대 전력화 준비 과정에서 핵심적인 훈련·데이터 축적 플랫폼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 핵심 장비 국산화와 AESA 레이더의 진가 2015년 KAI가 주관 업체로 선정되며 본 궤도에 올랐던 한국형 전투기(KF-X) 체계 개발 사업은 초창기 거대한 암초에 부딪혔다. 현대 공중전의 승패를 가르는 4대 핵심 항전 장비인 능동 위상 배열(AESA) 레이더·적외선 탐색 추적 장비(IRST)·전자 광학 표적 추적 장비(EO TGP)·전자전 방해 장비(RF Jammer)에 대해 미국 정부가 기술 이전을 전면 거부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자국의 첨단 항공 기술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통상적인 수출 통제 조치였으나 당시 국내에서는 독자 개발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심각한 회의론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 위기는 대한민국 방산업계가 핵심 기술의 완전한 내재화를 결단하는 결정적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 하에 한화시스템·LIG D&A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전자·통신 방산기업들이 연구·개발(R&D)에 사활을 걸었다. 그 결과 현재 KF-21 체계 전체의 부품 국산화율은 65%를 넘어 방산 생태계 독립에 불을 지폈다. 불가능에 가깝다고 평가받았던 AESA 레이더의 국산화율은 89%를 기록했다. 이는 기계식으로 안테나를 회전시키며 전파를 쏘던 과거와 달리 기체 기수에 장착된 수천 개의 초소형 송수신 모듈(TRM)이 전파의 위상과 진폭을 전자적으로 조절해 빔을 조향하는 최첨단 장비다. AESA 레이더는 레이더 빔의 방향을 마이크로초 단위로 변환할 수 있어 공중에 떠 있는 수십 대의 적기, 해상 위를 고속으로 기동하는 함정, 지상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등 다차원적인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다. 또한 적의 강력한 전파 방해 환경 속에서도 주파수를 기만적으로 도약시키며 아군의 유도 무기를 정확히 통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토록 고도화된 AESA 레이더 기술을 자력으로 확보함으로써 우리 공군은 향후 작전 요구 성능(ROC)의 변화나 새로운 무장 체계의 도입 시 외국의 허가 없이도 자유롭게 레이더 소프트웨어를 수정하고 개량할 수 있는 권한을 쥐게 됐다. 눈이 발달하면 그에 상응하는 신경망과 반사 신경 역시 고도화 돼야 한다.LIG D&A가 담당한 KF-21의 내장형 통합 전자전 장비(EW Suite)의 국산화율은 65%로 전해진다. 이는 적의 대공 레이더 망이 아군 기체를 탐지하려는 시도를 사전에 포착하고, 이를 기만하는 강력한 방해 전파를 방사해 적의 센서를 무력화하는 능동적 생존 장비다. 저피탐 형상 설계가 적의 레이더 반사 면적을 물리적으로 줄이는 '은신'이라면 고성능 전자전 체계는 적의 시야를 강제로 가려버리는 '실명' 타격에 가깝다. 이러한 항전 시스템의 높은 국산화율은 향후 KF-21이 지속적인 진화적 성능 개량을 거치는 데 있어 비용을 절감하고 기술적 유연성을 보장하는 핵심 자산이다. ◇무장체계 통합, 그리고 블록3까지의 진화적 전력화 로드맵 현대의 전투기 개발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돼 한 번의 개발 주기에 모든 ROC를 완벽히 구현하려는 방식은 실패의 위험이 너무 크다는 특성이 존재한다. KF-21은 기술적 성숙도와 공군의 전력화 소요에 맞춰 점진적으로 성능을 개량하고 무장을 추가하는 '진화적 개발(Evolutionary Development)' 블록 로드맵을 철저하게 따르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2026년 상반기 중에 체계 개발을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공군 작전부대에 양산 기체를 순차적으로 인도해 당해 9월부터 실전 배치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는 수명이 다해 퇴역이 시급한 F-4 팬텀과 F-5 제공호의 전력 공백을 신속히 메우기 위한 조치다. 현재 사천 KAI 공장에서 양산 중인 초기 물량은 블록 1에 해당한다. 2028년까지 총 40대가 우선 전력화되는 이 기체들은 적 전투기를 요격하고 영공을 방어하는 공대공 임무에 철저히 집중돼 설계됐다. 블록 1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고성능 공대공 미사일의 성공적인 통합이다. 지난 2024년 5월 8일, KF-21 시제기는 유럽 MBDA의 미티어(Meteor)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딜(Diehl)의 아이리스-T(IRIS-T)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첫 실사격 테스트에서 성공했다. 특히 미티어 미사일은 램제트(Ramjet) 추진 방식을 채택해 마하 4 이상의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며, 회피 기동을 시도하는 적기를 끝까지 추적해 격추하는 '가시선 밖 요격(BVR, Beyond Visual Range)'의 세계 최강 무기다. 이를 안정적으로 기체 센서와 융합함으로써 KF-21 블록 1은 라팔·유로 파이터·F-16 최신형 등 동급 4세대 내지 4.5세대 전투기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교전 교환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028년 이후부터 2032년까지 추가로 80대가 양산될 예정인 블록 2 기체들은 공대공 임무를 넘어 지상 및 해상의 핵심 표적을 정밀하게 타격하고 정찰 임무까지 수행하는 다목적 전투기로 진화한다. 이 단계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대한 과제는 바로 국산 공대지 무장 체계의 통합이다. 공군은 F-15K에서 운용하기 위해 독일-스웨덴 합작의 타우러스 미사일 약 260발을 도입해 운용 중이지만 이는 고비용 문제와 기체 통합 시 원제작사의 기술 통제라는 한계가 명확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방사청과 국과연이 주도하는 국내 최초의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인 '천룡' 미사일 통합 사업이 핵심으로 떠오른다. LIG D&A가 체계 종합을 맡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고성능 추진 시스템을 개발하는 천룡 프로그램이 가동됐다. 최근 천룡 미사일은 비행 안전성 검증을 마쳤고 다양한 작전 플랫폼에서 운용 가능하도록 모듈식 연료 설계를 채택해 작전의 유연성을 극대화했다. 방사청은 KF-21 플랫폼이 공대지 무기 통합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지는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제기를 활용한 체계 통합 시험에 돌입한다. 이후 2028년 체계 개발을 최종 완료하고, 2030년대 초반 초기 작전 능력(IOC) 확보를 거쳐 2031년까지 공군이 요구하는 최소 600발 규모의 천룡 미사일을 대량 생산해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기체 플랫폼과 주력 무기체계를 동시에 국산화하고 동기화하는 이 작업은 전투기 작전 능력을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향후 해외 수출 시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산 패키지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되고 있는 블록 3(KF-21 EX) 단계는 KF-21을 5.5세대 이상의 미래전 플랫폼으로 탈바꿈시키는 거대한 도약이다. 현재 4.5세대인 블록 1·2 기체들은 미사일과 폭탄을 날개와 동체 외부 하드 포인트에 장착해 레이더 반사 면적이 늘어나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KAI는 최초 설계 단계부터 이미 기체 동체 중앙 하단에 미사일을 기체 내부로 수납할 수 있는 '내부 무장창(Internal Weapon Bay)'의 공간을 확보하고, 외부 무장을 반매립식으로 장착하는 과도기적 기술을 적용해뒀다. 향후 고성능 센서 체계의 강화와 함께 내부 무장창 기술이 완성되면 KF-21은 적의 방공망에 탐지되지 않고 은밀히 침투할 수 있는 완전한 스텔스 기능을 지닌 5세대 전투기로 진화하게 된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AI)과 고속 데이터 링크 네트워크 중심 전투 능력을 기반으로 복수의 무인 전투기(UCAV)들을 지휘·통제해 함께 교전하는 유·무인 복합 체계(MUM-T)의 모선 역할을 수행하는 5.5세대 개념으로까지 확장될 전망이다. ◇방위산업 생태계의 비약적 발전과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 항공우주 분야는 기술 집약도가 극도로 높아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미래 전략 산업으로 꼽힌다. 단일 품목 생산에 수십만 개의 부품과 항공전자·신소재·정밀 가공·시스템 소프트웨어 등 최첨단 산업 기술이 융합돼야 해 군사력 강화 외에도 국가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거시적인 전략의 일익을 담당하기도 한다. KAI는 KF-21의 적기 납품과 대규모 양산을 위해 사천 본사에 축구장 3개 크기에 맞먹는 약 2만1000㎡ 규모의 고정익 생산동을 새로이 구축했다. 이곳에는 '동체 자동 결합 체계(FAS, Fuselage Automated Splicing)'가 전격 도입됐다. 전투기의 중앙 동체를 기준으로 전방과 후방 동체를 정밀하게 결합하는 과정은 기체의 공기역학적 밸런스를 결정짓는 핵심 공정이다. 과거 수작업에 의존하던 이 과정을 레이저 측정과 자동 정렬 시스템을 통해 100분의 1밀리미터 단위의 오차까지 통제하며 자동으로 체결하는 혁신 공법을 적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KAI는 높은 정밀도와 품질의 균일성을 유지하면서도 연간 50대 이상의 대량 생산이 가능한 생산 능력을 증명해냈다. 올해 2026년에만 KF-21 8대와 FA-50 19대 등 총 27대의 고정익 기체를 납품할 예정이고 2027년 31대, 2028년 47대 등으로 점진적으로 생산 물량을 폭발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러한 대규모 양산 인프라 가동은 체계 종합 업체인 KAI를 정점으로 수백 개의 국내 중소·중견 협력업체들이 레이돔·랜딩 기어·비행 제어 컴퓨터·각종 센서류를 공급하며 탄탄한 산업 생태계를 지탱하고 있다. 부품 수요의 기하급수적 증가는 해당 중소기업들의 시설 투자와 R&D 자생력을 높이는 긍정적 낙수 효과를 창출한다. 산업 생태계의 확장은 필연적으로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라는 국가적 호재를 동반한다. 전투기 개발과 생산, 시험 평가, 그리고 향후 수십 년간 이어질 유지·보수·정비(MRO) 단계 전반에 걸쳐 항공 엔지니어·소프트웨어 개발자·정밀 가공 기술자·시험 비행 조종사 등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전문 인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숙련된 기술 인력 양성을 촉진하고 고용의 질을 높이는 데에 절대적으로 기여한다. 특히 KAI 본사와 다수의 협력사가 밀집한 경남 사천시 일대는 사업 관련 인력의 대거 유입과 투자 확대로 인해 지역 경제가 비약적으로 활성화되는 수혜를 누리고 있고, 지역 대학과 연계한 항공우주 특화 교육 프로그램 활성화 등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강력한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방산 분야에서 축적된 극한 기술의 민간 파급 효과다. KF-21을 개발하며 체득한 초경량 고강도 복합 소재 가공 기술과 정밀 항법 및 자율 비행 제어 알고리즘, 고성능 센서 융합 데이터 처리 기술 등은 향후 무인기·도심 항공 교통(UAM)·자율 주행 자동차·차세대 로보틱스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미래 산업 분야로 전이돼 대한민국 경제 전반의 파이를 키우는 혁신의 씨앗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 경제학적 관점에서 자체 무기 플랫폼의 보유 유무는 '국가 경제 선택권'과 직결된다. 전투기와 같은 초고가 첨단 무기를 외국에서 도입할 경우 수조 원에 달하는 기체 도입 비용뿐만 아니라 운용 기간 내내 부품 교체와 성능 개량을 위해 원제작국에 천문학적인 유지 보수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이는 고스란히 막대한 국부의 유출로 이어진다. ◇자주 국방 완성과 글로벌 톱티어 도약을 위한 민관의 핵심 과제 현재 책정된 KF-21 블록 1의 대당 양산 계약 가격은 약 1200억 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십 조 원 단위의 국방 예산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고 고스란히 국내 방산 생태계로 투입됨으로써 내수를 진작하고 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방위산업은 국가 경제 주권을 확립하는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다. 체계 개발비가 8조1000억 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국책 사업에서 초기부터 파트너로 참여했던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미납 사태는 사업의 안정성을 뒤흔드는 오랜 골칫거리였다. 하지만 치열하고 끈질긴 막후 협상 끝에 우리 정부는 끝없는 분담금 압박으로 자칫 공동 개발국이 이탈해 사업 전반에 불신이 조장되는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고, 대신 확실한 16대 양산 물량을 보장받음으로써 조립 라인의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기체의 단위당 생산 단가를 낮추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노렸다. 아울러 동남아시아 최대의 군사 강국이자 비동맹 중립 노선의 핵심 국가인 인도네시아 공군의 주력 기종으로 KF-21을 확고히 자리 잡게 함으로써 향후 수십 년간 이어질 수리 부속과 창정비, 성능 개량 시장을 국내 기업들이 독점적으로 장악하는 '인(Lock-in) 효과'를 거두게 됐다. 이 외에도 인도네시아와의 16조 원대 방산 생태계를 아우르는 수출 성사는 전 세계 잠재 고객국들에게 KF-21 체계의 신뢰성을 입증하는 보증 수표가 됐다. 이처럼 KF-21 양산 1호기는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대한민국 공군 전력의 세대 교체와 글로벌 4대 방산 강국 진입이라는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정부와 방산업계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 완전한 의미의 '자주 국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 과제 해결이 절실히 요구된다. 가장 시급하고 뼈아픈 기술적 아킬레스건은 전투기의 심장인 엔진이다. 현재 KF-21에 탑재되는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의 F414 엔진 기술을 일부 이전받아 국내에서 면허 생산하는 방식으로 조달하고 있다. 비록 면허 생산을 통해 안정적인 부품 조달과 신속한 정비 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원천 기술이 없어 제3국으로 기체를 수출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미국의 핵심 부품이 탑재된 무기를 타국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미 정부와 의회의 엄격한 수출 승인 절차를 밟아야만 한다. 만약 미국의 대외 정책이나 지정학적 이해 관계와 충돌하는 국가에 수출을 시도할 경우 단 하나의 엔진 부품에 대해서라도 승인이 나지 않으면 거부하면 수조 원대의 수출 계약이 허공으로 날아가게 되는 통제 불능의 종속성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재명 대통령이 축사에서 “첨단 엔진 개발에 신속히 착수해 K-방산 경쟁력을 지속 높여가겠다"고 천명한 것은 사태의 시급성을 정확히 인지한 발언이다. 향후 정부는 최소 1만5000파운드 이상의 추력을 내는 국산 터보팬 엔진 독자 개발에 조 단위의 막대한 R&D 예산을 마중물로 투입해야 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민간 방산 기업들은 극한의 온도와 압력을 견디는 터빈 블레이드 신소재와 연소 기술 등 원천 기술 확보에 전사적 역량을 쏟아부어 완전한 엔진 독립 시점을 최대한 앞당겨야만 한다. ◇ K-방산 도약을 위한 범 정부적 '금융 원팀' 지원 따라야 무기체계는 전장에서 완벽하게 작동할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2026년 하반기 공군에 순차적으로 인도돼 실전 부대에서 운용을 시작하면 비행 시험 단계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던 갖가지 예기치 못한 문제들이 돌출될 수밖에 없다. 극단적인 기상 환경에서의 항전 장비 오류나 기계적 피로도 증가로 인한 부품 마모, 소프트웨어 체계 간의 충돌 현상 등은 필연적으로 나타난다. 성패의 관건은 이러한 문제에 얼마나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다. 공군과 KAI는 실시간 비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빅데이터 기반의 예지 정비 시스템 고도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부품의 고장 주기를 사전에 예측해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교체함으로써 전투기가 언제든 임무에 투입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출격률'을 선진국 5세대 전투기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 고객들이 전투기를 선택할 때 가격만큼이나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이 바로 원활하고 신속한 후속 군수 지원(PBL, Performance Based Logistics)이다. 아무리 훌륭한 전투기라도 수리 부속이 제때 공급되지 않아 격납고에 주기돼 있다면 무용지물이다. 철저한 공급망 관리를 통해 부품 단종을 사전에 대비하고, 수출국 현지에 긴밀한 정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서비스 경쟁력' 입증이 KF-21 글로벌 진출의 지속 가능성을 판가름한다. 전투기와 같이 단위 계약 규모가 수조 원에서 수십 조 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방산 수출은 기업의 영업력을 넘어 국가 대 국가 간의 신용과 경제력이 총력전으로 격돌하는 이른바 정부 간 거래(G2G)의 성격을 강하게 띤다. 수출 대상국인 인도네시아·폴란드 외 개발도상국 등은 천문학적인 도입 대금을 일시불로 지불할 여력이 모자라 수출국에 저리의 장기 금융 대출(융자)이나 대규모 수출 보증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 관례다. 이 지점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강력하고 파격적인 '방산 금융 지원 정책'이 필수적 타당성을 갖는다. 정부는 최근 글로벌 방산 수출을 획기적으로 견인하기 위해 한국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 등 국책 금융 기관을 동원해 향후 3년 간 방산업계에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융자·보증의 형태로 지원하는 공격적인 정책을 발표했다. 또한 방산 기업들에게 보다 촘촘한 보증과 공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작년 중 공식 출범시킨 방위산업공제조합의 자본 확충과 역할 강화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 등 글로벌 대형 금융기관들이 환경·사회·지배 구조 경영 기조를 강화하며 무기 수출과 관련된 사업을 '반(反) ESG'로 규정하고 자금 지원을 꺼리는 현상 역시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에어서울, 마곡 진에어 OC 건물로 임시 본사 재이전…LCC 3사 통합 박차

에어서울이 진에어와의 통합을 앞두고 사무실을 재차 이전했다. 1일 본지 취재 종합 결과 에어서울은 지난 30일부로 서울 강서구 마곡동 774 소재 SH빌딩으로 본사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공항 근무를 해야 하는 항공기 오퍼레이션 부서와 직원들을 제외한 모든 조직이 기존 사무실에서 옮겨왔다. 앞서 지난해 3월 에어서울은 김포국제공항에 있는 아시아나항공 정비고에서 지하철 5호선 개화산역 인근에 있는 대한항공의 지상 조업 자회사 한국공항 본사로 이전한 바 있었다. 당시 이전의 이유는 정비고가 보안 구역이어서 출입 시 카드를 찍어야 하고, 검색 과정을 거쳐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있었고, 직원들의 처우를 포함한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함이었다. 에어서울이 입주한 건물은 서울 지하철 5호선 마곡역 3번 출입구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있다. 이곳에는 운항·객실 승무원 등 제반 부서들이 새로이 입주하며, 해당 건물 2개 층을 통 임대한다. 해당 건물은 진에어의 항공기 운영을 담당하는 JOC(Jinair Operation Center) 등 핵심 기능이 5개 층에 걸쳐 있는 곳으로, 이번 이전으로 통합에 더욱 속도가 붙게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번 이전 역시 에어부산·에어부산과의 통합 저비용 항공사(LCC) 출범의 열쇠를 쥐고 있는 진에어에 따르면 완전 마무리 단계는 아니다. 진에어 관계자는 “에어서울의 이번 본사 이전은 작년 개화산역 근처로 옮겼던 것과 같이 임시 조치일 뿐"이라며 “아직 3사 통합 본사 자리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3사가 통합 저비용 항공사(LCC)를 이루는 시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을 마치는 올해 12월 이후로, 한진그룹 내에선 내년 3월 경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과 캐치 등에 따르면 직원 수는 △에어서울 430명 △에어부산 1483명 △진에어 2382명 등 총 4295명으로 집계된다. 이 중에는 내근을 거의 하지 않는 운항·객실 승무원 등이 포함돼있으나, 이들을 제외해도 인원이 상당한 만큼 차제에는 이들을 모두 수용하기 위한 통합 사옥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IG넥스원→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 사명 변경…“글로벌 방산기업 도약”

LIG넥스원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명을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efense&Aerospace, 이하 LIG D&A)'로 변경하고, 우주·항공 분야를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방산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LIG넥스원(대표이사 신익현)은 전날 용인 하우스에서 열린 제2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사명 변경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고 1일 밝혔다. 새로운 사명인 'LIG D&A'는 방위산업(Defense)과 항공우주(Aerospace)의 결합을 의미한다. 지난 50년간 축적해 온 방산 역량에 첨단 우주 기술력을 더해 미래 전장 환경을 선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회사 측은 이번 사명 변경이 종합 방위 산업체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명확히 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명 변경을 기점으로 LIG D&A는 미래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대폭 확장한다. 그동안 △유도 무기 △감시·정찰 △지휘통제·통신 △항공전자·전자전 등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첨단 무기체계를 개발·양산해 온 역량을 바탕으로 미래 국방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특히 뉴스페이스 시대를 선도할 '위성 체계'와 미래 공군 전력의 핵심인 '차세대 항공 무장체계', 현대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무인 플랫폼' 등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속도감 있게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에도 사활을 건다. 고도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기존 주력 시장이었던 중동과 아시아를 넘어 유럽·미국·남미 등 신규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여 수출 전략을 다변화할 예정이다. LIG D&A 관계자는 “지난 50년이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기틀을 닦는 시간이었다면 향후 50년은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방위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이번 사명 변경은 기술 혁신을 통해 인류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는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티웨이항공, ‘트리니티항공’으로 새 출발…사명 변경·지배구조 개편 확정

티웨이항공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트리니티항공'으로의 사명 변경을 확정 짓고,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이사 보수 한도 삭감 등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31일 티웨이항공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 훈련 센터에서 제23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새 상호인 '주식회사 트리니티항공(Trinity Airways Co., Ltd.)'은 향후 국내외 관계 기관의 승인 절차를 모두 마친 뒤 최종 적용된다.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기존 상호인 '티웨이항공'으로 정상 운영된다. 공식 홈페이지 주소와 항공사 코드(TW), 편명은 물론 기존 예약 내역 역시 아무런 변동 없이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사측은 전환기에 발생할 수 있는 고객 혼선을 막기 위해 홈페이지 공지와 회원 대상 이메일 등을 통해 관련 사항을 순차적으로 안내할 방침이다. 상법 개정과 환경·사회·지배 구조(ESG) 모범 규준에 발맞춘 지배구조 개선안도 통과됐다. 기존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바꾸고, 이사회 내 독립이사 의무 비율을 기존 '4분의 1 이상'에서 '3분의 1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또한 이사회 소집 통지 기한을 1일 전에서 7일 전으로 늘리고, 감사위원 분리 선임 대상을 1명에서 2명으로 확대해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한층 강화했다. 경영 환경 악화에 대비한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올해 이사 보수 한도 역시 대폭 축소했다. 주총에서 의결된 2026년 이사 보수 한도 총액은 20억 원으로, 전년 한도였던 40억 원 대비 50% 준으로 깎였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사명 변경 추진이 공식화된 만큼 관련 절차를 차질 없이 밟아 고객과 시장의 혼선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전환 과정에서도 안전 운항과 서비스 품질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한국조선해양, 최대 20억 달러 EB 발행…마스가·신사업 투자 박차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자회사 HD현대중공업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최대 20억 달러 이내 규모의 외화 표시 무보증 선순위 해외 교환 사채(EB) 발행을 결정했다. 교환 대상 주식은 HD한국조선해양이 보유 중인 HD현대중공업 보통주 561만3704주 내외다. 이는 HD현대중공업의 발행 주식 총수 대비 약 5.3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현재 HD한국조선해양의 HD현대중공업 지분율은 69.2% 수준이어서 향후 교환권이 전량 행사되더라도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가 가능하다. 교환 가격은 31일 종가 기준으로 12.5%에서 17.5%의 할증률을 적용해 결정된다. 이자율은 표면 이자율과 만기 이자율 모두 연 0.00%에서 1.00% 범위(1% 이내)의 저금리로 발행되며, 만기일은 발행일로부터 5년이다. 실제 교환 사채 발행 규모와 세부 조건은 향후 진행될 수요 예측 결과에 따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에 전면적으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친환경 선박 사업 확대 △해외 야드 생산 설비 확충 △소형 모듈 원자로(SMR)·수소 연료 전지·해상 풍력 등 차세대 에너지원 개발 투자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추진 등의 핵심 재원으로 쓰일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선 업황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와 기대감을 고려해 교환 사채 발행을 결정한 것이고, 확보한 자금은 미래 신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치솟는 항공유 가격…아시아나항공, 4~5월 국제선 단발성 감편

중동 정세 악화로 인한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항공업계의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유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을 덜기 위해 오는 4월과 5월 일부 국제선 노선에 대해 단발성 감편을 단행한다. 31일 아시아나항공은 4월과 5월 두 달간 국제선 4개 노선을 대상으로 총 14회(왕복 기준) 비운항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최근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비정상적으로 치솟으면서 급증한 연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는 동시에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감편 규모를 최소한으로 좁혀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감편 대상 노선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 집중됐다. 세부 비운항 스케줄을 살펴보면 ▲인천-프놈펜 2회(5/19, 5/28) ▲인천-창춘 7회(4월 14·17·21일, 5월 6·9·13·16일) ▲인천-하얼빈 3회(4월 15·20·22일) ▲인천-옌지 2회(5월 8·15일) 등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비운항 조치로 인해 일정이 변경되는 예매 고객들을 대상으로 알림 톡·문자·이메일 등을 통해 개별 안내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불가피한 단발성 감편으로 인한 승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접 일자의 대체 항공편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해당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경 및 취소 수수료는 전액 면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주총 현장] HD현대, 권오갑 용퇴 속 시총 100조·역대급 호실적 결실…美 조선소 인수엔 “다방면 검토 중”

HD현대와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 사업회사인 HD현대중공업이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주주가치 제고를 다짐했다. 특히 미국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과 조선 3사 통합 시너지 극대화 방안이 화두로 떠올랐다. ◇HD현대, 사상 최대 실적 속 권오갑 용퇴…“불황 극복이 가장 큰 보람" 31일 HD현대는 이날 오후 1시 30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HD현대그룹글로벌R&D센터 1층 강당에서 제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을 주재한 권오갑 명예회장(대표이사)은 인사말을 통해 “미중 패권 경쟁과 중국발 공급 과잉 등 많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2025년 매출 72조2594억 원, 영업이익 6조996억 원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5년 말 7조7000억 원이었던 그룹 시가총액은 10년 만에 100조 원 이상을 달성했다"며 주주들에게 성과를 보고했다. 권 명예회장은 각 사업 부문별 성과도 상세히 짚었다. 그는 “조선 부문은 전 세계 최초 선박 5천 척 인도를 달성하고 HD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합병을 이뤄냈고, 글로벌 빅테크와 함께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 중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부문의 HD현대오일뱅크는 하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석유화학은 정부의 권역별 통합 정책에 부응해 실적 개선을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HD현대일렉트릭은 글로벌 전력망 교체 수요에 맞춰 울산과 미국 앨라배마에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며, 건설기계 부문은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 명예회장은 미국-이란 전쟁 등 불확실성에 대비해 전담팀을 구성해 대응 중이며, 주주 환원을 위해 배당 성향 70% 이상 유지 원칙에 따라 올해 결산 배당금 주당 1300원을 지급한다고 했다. 아울러 “오늘 이 자리를 끝으로 HD현대 대표이사 역할을 내려놓는다"며 “2014년 이후 회사가 불황을 지나 일어서는 과정이 제게 가장 큰 보람이었으며, 한 걸음 뒤에서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겠다"고 소회를 전했다. ◇HD현대 “연결 영업이익 104.5% 증가한 역대급 호실적" 이어진 영업보고에서 HD현대 측은 더욱 구체적인 재무 성과를 공개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71조2594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주력 부문의 실적 개선으로 전년 대비 104.5% 증가한 6조996억 원, 당기순이익은 90.4% 증가한 3조 6755억 원을 달성했다고 보고했다. 연결 자산은 78조6859억 원, 부채비율은 159.4%로 전년 대비 20.6%포인트(p) 개선됐다. 별도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20.2% 증가한 5261억 원의 매출과 439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특히 석유화학 부문에서 수요 침체 방어를 위해 “국내 1호 사업 재편 사례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간 설비 통합을 승인받았다"며 “건설기계 부문은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산·발전용 엔진 사업의 성장을 통해 실적을 보완했다"고 상세한 전략을 소개했다. 또한 기지급된 분기 배당을 포함해 연간 총 4000억원의 배당을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권오갑 “미국 현지 조선소 직접 인수, 확정된 바 없으나 다각도 검토" 경쟁사인 한화그룹은 이날 필리 조선소를 기반으로 미 해군의 차세대 군수 지원함(NGLS) 개념 설계 사업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한화그룹의 필리 조선소 매입 이후 미국 현지 조선소들의 매각 단가가 급등해 HD현대의 현지 인수가 난항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 있다. 기자는 주주 자격으로 주총장에 입장해 의장인 권 명예회장에게 사실 확인과 마스가(MASGA) 진출을 위한 구체적인 타임 라인과 대안 전략을 질의했다. 이에 권 명예회장은 구체적인 파트너사 이름을 거론하며 상세히 답변했다. 그는 “당사는 미 해군이 당장 필요로 하여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유지·보수·정비(MRO) 및 기술 협력 중심의 접근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헌팅턴 잉걸스(HII)·에디슨 수에스트 오프쇼어(ECO) 등 현지 파트너십을 통해 협력 범위를 확대 중"이라고 답변했다. 기자는 또한 “조선해양 부문이 전년 대비 204.5% 증가한 4조6486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향후 다운 사이클에 대비해 어떤 수익성 방어 전략을 세우고 있느냐"고 경영진의 답변을 요구했다. 권 명예회장은 “당사는 공급망·인력·기술이 결합된 실질적인 상업화 역량을 갖췄기 때문에 미국 함정 경쟁에서 차별화된 강점이 있다"고 강조하며 “미국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전제로 한 현실적 진출 모델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항간의 소문이었던 미국 내 직접 인수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확정된 바 없으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으로, 결정되는 사항은 적시에 공시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다운 사이클 대비 수익성 방어 전략에 대해서는 원활한 주총 진행을 위해 종료 후 IR 담당자를 통해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HD현대 관계자는 “LNG선과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의 선별 수주를 통한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동시에 디지털 전환(DX)을 적용해 공정 효율 극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또 “LNG 이중 연료니 SMR 등 차세대 연료 기술 및 친환경 연료 분야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에너지 전환 흐름에 대응하고, 자율운항 등 핵심 첨단 기술 개발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통해 시황 하락기에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의 건 △집중 투표제가 배제된 정관 변경의 건 △그 외 정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 총 6개 안건이 가결됐고, HD현대 공동 대표이사인 정기선 회장도 현장에 동석했다. HD현대는 이날 조영철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장경준 전 삼일회계법인 고문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HD한국조선해양, '마스가' 추진 박차… 엔지니어링 플랫폼 사업 진출 이날 오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HD한국조선해양 제52기 주주총회에서도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핵심 안건으로 다뤄졌다. 김성준 이사회 의장은 “한미 조선 협력과 관련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은 글로벌 시장에 조선소 구축·운영 노하우를 종합 솔루션으로 제공하기 위해 사업 목적에 '디지털 엔지니어링·매뉴팩처링 플랫폼 개발 및 공급업'을 신규 추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아울러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 시너지를 기반으로 △차세대 친환경 기술 고도화 △인공 지능(AI) 도입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통해 설계·생산·품질 전반의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 “통합 시너지로 2035년 매출 37조 달성" 울산 동구 HD아트센터에서 열린 HD현대중공업 제7기 주주총회에서는 2025년 매출 17조 5695억 원, 영업이익 2조427억 원의 호실적 보고와 함께 1주당 3990원(시가 배당률 0.7%)의 현금 배당이 의결됐다.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이상균 부회장은 “주력 선종 변화에 대비해 공정 안정화에 주력하고, 디지털 기술과 스마트 조선소 구축으로 생산 체질을 혁신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무탄소 선박과 친환경 연료 엔진 등 미래 성장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통합 시너지를 바탕으로 2035년 매출 37조 원 달성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이날 HD현대중공업은 금석호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박광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금융전문대학원 교수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 “유가 2배 폭등…4월부터 비상경영 전환”

대한항공이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인한 고유가 사태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 달부터 전사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 31일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사내 인트라넷에 '고유가 위기 극복을 위해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올리고 “연료비 급증에 따른 원가 상승에 대비해 4월부로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우 부회장은 담화문을 통해 “지난 한 해 대내외적 어려움 속에서도 임직원의 헌신 덕에 견조한 경영 성과를 냈지만, 현재 당면한 어려운 경영 여건을 공유하고자 한다"며 심각한 유가 상황을 진단했다. 실제로 계속되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국제 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우 부회장에 따르면 올해 3월 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29달러,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94달러까지 치솟았다. 우 부회장은 “당사의 4월 급유 단가는 갤런당 450센트 수준에 도달할 예정"이라며 “이는 사업 계획 상 기준 유가인 갤런당 220센트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매월 막대한 연료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예측했던 원가 대비 연료비 부담이 두 배 이상 폭등한 셈이다. 이어 “이러한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연간 사업계획 목표 달성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 수준별 단계적 대응 조치를 즉시 시행해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비상 경영 체제 전환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다가올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대비한 선제적 체질 개선의 성격도 띠고 있다. 우 부회장은 “이번 조치들은 일회성 비용 절감이 아니라 구조적 체질을 강화해 성공적인 통합을 완수하고 안정적인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하는 것"이라며 부문별 리더와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끝으로 그는 “각자의 자리에서 최상의 안전 운항과 고객 만족을 위해 본연의 업무에 충실히 임해달라"며 “우리가 가진 저력으로 이번 위기 또한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르포] 최용덕 대표 “한국판 ‘툴루즈’ 잇는 ‘마을 버스’”…섬에어 김포-사천 첫 정기 운항편에 오르다

“오늘 탑승해보시고 섬에어, 이 항공사 괜찮다 싶으시면 다음 여행에서도 꼭 다시 찾아주십시오."(양동길 기장) “섬에어는 오늘부터 김포와 아름다운 남해안의 도시, 사천을 매일 4회 왕복 운항하며 더욱 가깝고 편안하게 연결해드리겠습니다. 섬에어의 역사적인 첫 정기편 운항에 함께해주신 손님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오늘의 비행이 즐겁고 행복한 추억으로 남길 바랍니다."(김지은 객실 사무장) 30일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 Regional Air Mobility)를 표방하는 섬에어가 김포-사천 첫 정기 운항을 시작했다. 기자는 이날 10시 50분 김포국제공항 국내선에서 사천공항으로 향하는 섬에어의 첫 상업 비행편인 XU2593(ATR 72-600, HL5264)에 직접 탑승했다. 각종 비용 절감이 최우선 경영 덕목인 저비용 항공사나 소형 항공 운송 사업자들이 으레 그렇듯, 13번 탑승구에서 보딩 브릿지(탑승교)가 아닌 공항 에어 사이드를 다니는 대한항공의 램프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기자의 자리는 창가석인 5A로 비교적 기수에 가까운 앞자리였다. 11시 정각, 기장이 프로펠러의 시동을 켰고 활주로까지 택싱해 5분에 힘차게 내달렸다. 짧은 길이의 활주로를 요하는 쌍발 터보 프롭기인만큼이나 이륙 전환 속도(VR)까지 도달하는 데에도 1분이 채 걸리지 않고 경쾌하게 지면을 벗어나 하늘길에 올랐다. 운항 중 기내 방송을 통해 첫 인사를 건넨 양 기장은 “이 특별한 비행에 함께해 주신 승객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도 4000m, 시속 500km의 속도로 안전하게 순항해 사천공항까지 약 1시간 5분이 소요될 예정"이라고 비행 정보를 안내했다. 최대 이륙 중량 2만3000kg를 양력으로 극복하기 위해 2750HP에 이르는 강력한 추력을 생성하는 프로펠러와 거의 나란히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소음이나 진동 수준이 주로 타보던 보잉 737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객실 승무원이 보라색 이어 플러그를 제공해줘 착용했더니 한결 더 정숙해진 듯 했다. 항공기 제작사 ATR에 따르면 섬에어 기재의 최대 운항 가능 고도는 약 2만5000피트(ft, 약 7600m)이나 통상 1만~1만6000피트(약 3000~5000m)에서 다닌다는 설명이다. 그래서일까, 제트 엔진기들보다 낮은 고도에서 날아 귀도 덜 먹먹했다. 순항 고도에 들어서자 기내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실내는 전반적으로 밝은 분위기였고 머리 위 독서등 버튼을 누르자 하얀 조명이 켜졌다. 실수로 사람 모양이 그려진 버튼을 누르자 엷은 살구색 불빛이 켜져 객실 승무원이 다가왔고 이내 다시 꺼줬다. 에어 벤트를 통해서는 시원하고도 깨끗한 바람이 불어와 상쾌함을 더했다.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디자인 하우스 '주지아로'가 설계한 '아르모니아(Armonia)' 스타일이 적용된 2-2 배열 좌석은 짙은 회색 톤으로 마감돼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난 1월 15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국제공항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 격납고에서는 잠시 앉아보기만 했을 뿐, 오래 타야 하는 상황에서는 등받이가 얇아 '현대판 노예선'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불편하지는 않을까 하고 내심 걱정했는데 오히려 단단해서 잘 받쳐줘 단거리 다니기에는 딱 좋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좌석 간격은 앞뒤로나 좌우로나 훌륭한 수준이었다. 신장 176cm에 64kg인 기자가 다리를 뻗어도 무리가 없었고, 좁지도 않았다. 위아래 길이가 12.8cm에 이르는 마우스를 무릎과 앞좌석 등받이 사이에 껴보니 오히려 그 이상으로 공간이 남았고, 가장 앞좌석에서는 다리를 일자로 쭉 뻗어도 차고 넘쳤다. 좌석 등받이에 설치된 트레이를 꺼내 몸쪽으로 당겨 14인치 노트북을 펼쳐봤다. 앞자리 승객이 등받이 각도를 얼마나 조절하는가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 노트북 하판에 장착한 스탠드를 펼치지 않고 평평한 상태여야만 비교적 안정적으로 타건을 할 수 있었는데, 그나마도 트레이의 지지대가 양쪽에 달려있어 다행이었다. 가장 앞자리에서는 대학교 강당에서나 볼 법한 간이 테이블과 같은 트레이가 나왔는데 A·B열은 오른쪽, C·D열은 왼쪽에서 나와 지지대 역시 하나 뿐이었기 때문에 노트북 키보드를 타건하면 조금 더 흔들리는 경향을 보였다. 소형기 설계상 어쩔 수 없었겠지만 옹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얇았던 좌석 팔걸이는 다소 아쉬웠다. 팔을 댄다기보다는 나뭇가지에 걸쳐두는 것 같았다. 창문 덮개는 버튼으로 5단계 조절이 가능한 보잉 787의 전기식 또는 다른 항공기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딱딱한 플라스틱 재질이 아닌 천막형이었지만 햇빛을 막아주는데에는 충분했다. 후방의 좁디 좁은 화장실에 가보니 깔끔한 간이 양변기와 세면대가 있었다. 파란 세정제가 양변기를 씻어내려 깨끗하게 관리한다는 인상을 줬다. 물비누함은 채워두지 않아 별도의 바질향 핸드 워시가 구비해뒀는데 세정을 위한 세면대의 수압이 약해 손을 씻는 데에 한참 걸렸다. 11시 47분, 기장이 기내 방송을 통해 “Cabin Crew, prepare for arrival"라며 승무원들에게 도착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사천공항은 KF-21 등 공군의 전투기도 함께 있는 민군 겸용이고, 주변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위시한 방산 기업들의 생산 설비가 다수 존재해 보안을 이유로 승무원들이 통로를 돌며 객실 내 모든 창문 덮개를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11시 55분, 사천시 상공에 도달했지만 마침 공군의 전투기 훈련으로 인해 20여분 더 체공해야 한다며 기장이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했고, 12시 33분이 돼서야 착륙했다. 물침대 수준의 소프트 랜딩은 아니었지만 자동차가 고속도로에서 달리는 듯한 착지감이었다. 12시 36분, 1번 엔진까지 꺼져서 운항이 종료됐고 객실 승무원들에게 개문을 허락하는 방송이 흘러나와 후방의 탔던 문으로 다시 내렸다. ◇최용덕 섬에어 대표 “하늘의 마을버스 될 것…정부, PSO 도입" 사천공항 도착 후 열린 취항식에서 최용덕 섬에어 대표이사는 “금일 당사의 취항은 수도권과 서부 경남을 더 가깝게 잇는 새로운 '새마을 교통'의 시작"이라고 정의했다. 섬에어는 김포-사천 노선을 매일 4회 왕복(8편)해 촘촘한 스케줄을 제공한다. 최 대표는 “섬에어는 사천·진주 등 경남 서부권 시민 여러분께 꼭 필요한 '하늘의 마을 버스'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그는 “사천은 섬에어가 운용하는 ATR-72 600 여객기의 본고장인 프랑스 툴루즈와 지리·산업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다"며 “그래서 비행기를 원래부터도 좋아했던 저는 대한민국의 툴루즈라고 할 수 있는 사천에 가장 먼저 취항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 인천국제공항과 사천공항을 연결하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해외에 나갈 때 하루 전 서울이나 인천에서 숙박해야 하는 지역민들의 해외 출국 편의 개선은 물론, 사천의 항공우주 기업들을 찾는 해외 바이어와 연구 인력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사천을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구상이다. 최 대표는 “사천공항에 세관·출입국 관리·검역(CIQ, Customs·Immigration·Quarantine) 설치 논의가 진전되고 있어 이곳에서 국제선을 타는 날도 머지 않았다"며 “그날이 오면 사천은 대한민국 우주 항공 산업이 세계와 직접 연결되는 중요한 관문이 될 것이고, 사천 시민·지역 기업과 오래도록 함께할 섬에어의 취항은 더 편리한 이동의 시작과 더 넓은 기회의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전했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시간에는 섬에어의 생존 전략과 기종 선택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갔다. 한 지역지 기자는 프로펠러기인 ATR 72-600을 도입한 이유에 대해 질문했다. 최용덕 대표는 “주력 타깃인 울릉공항의 활주로가 1200m로 짧은 반면, 2450m를 요하는 보잉 737은 이착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제주와 같은 고강도 아닌 사천·울산·여수 등의 저강도 수요에서는 ATR 72-600이 가장 합리적인 모델"이라고 설파했다. 이어 “추력을 얻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일 뿐, 목적에 맞는 엔진을 쓰는 것이며 터보 프롭 엔진의 코어는 터보 팬과 동일해 진부한 기술이라고 할 수 없다"며 “동급 제트기 대비 좌석당 연료를 40% 절감할 수 있어 고유가 시대에 훨씬 유리하다"고 화답했다. 그는 “사업 초창기이다보니 항공권을 할인하고 지역 기업들의 협찬도 상당액 받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계약을 통해 좌석을 판매하며 프로모션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본지는 최 대표에게 △손익 분기점 △흑자 전환 시점 △향후 기재 도입·노선 확장 계획 △인력 수급 현황에 대해 물었다. 그는 “편당 탑승률이 70% 가량 나오면 수익을 낼 수 있고, 내년 말에서 내후년 초 정도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내년 중 항공기 6대를 추가로 들여오는 것까지 계산한 것이지만 환율과 유가가 현재 수준으로 뛰어오른 건 예상 밖의 일"이라고 답변했다. 또 “울릉공항이 문을 열면 해당 노선에만 5대 넘게 고정 투입할 예정이고, 소형 항공 운송 사업자에 대한 국제선 50석 규제가 완화되면 활주로 길이가 1900m인 일본 쓰시마섬 취항도 희망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현재 3호기에 배치할 조종사와 객실 승무원 충원이 완료됐고, 2분기 채용 인원은 확정했고 3분기 채용도 일부 준비된 상태"라고 언급했다. 할인 없이 풀 페어 기준 진에어와의 경쟁이 되겠느냐는 질문엔 “오히려 당사 판매가가 1만원 가량 낮다"며 가격 경쟁력이 있음을 시사했다. 최 대표는 국내에선 항공기를 타는 것 자체가 사치재라는 인식이 있어 미국의 EAS(Essential Air Service) 등 주요 선진국에 있는 '공익 노선 제도(PSO, Public Service Obligation)'가 없다면서도 국토교통부 역시 이에 관한 연구를 심도있게 해둬 실행 단계만 남았다고 했다. 그는 “도서 지역으로 가는 배편은 지방 자치 단체의 지원을 받고 있고, 서울시도 연간 8000억 원씩 준 공영제 아래의 버스 회사들에게 배분한다"며 “항공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재정이 투입될 수 있는 법률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지자체장들 “항공우주 생태계 완성, 남해안 시대 개막" 이날 행사에 참석한 지자체장들 역시 섬에어 취항이 지역 경제에 미칠 파급력에 큰 기대감을 보였다. 박완수 경상남도지사는 “사천공항은 경남의 유일한 공항이자 남해안에 접근할 수 있는 중심 공항"이라며 “우주항공청·한국항공서비스(KAEMS) 등 사천·진주를 중심으로 한 우주항공 산업 생태계를 맞춰가는 데 있어 큰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지사는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사천공항을 국제공항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시설 확충 노력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박동식 사천시장 또한 “이번 취항은 대한민국 우주항공 수도 사천 엔진에 강력한 날개를 다는 일이며 남해안 시대를 여는 시작"이라며 “수도권과의 심리·물리적 거리를 뛰어넘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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