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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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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38년 비행 마친다”…아시아나항공, 마지막 주총서 합병안 통과

1988년 2월 창립해 대한민국 항공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12월 17일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앞두고 마지막 주주 총회를 열어 합병안을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38년간 이어진 아시아나항공의 독자 경영이 마침표를 찍고 통합 '메가 캐리어' 출범을 위한 9부 능선을 넘게 됐다. 12일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오쇠동 본사 교육훈련동 지하 1층 강당에서 임시 주주 총회를 열고 단일 안건인 '합병 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안건 심의에 앞서 최준선 감사위원장의 감사보고도 원활히 진행됐다. 이날 주주 총회 표결 결과, 합병안은 주주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 아시아나항공의 발행 주식총수 2억5990만711주(보통주) 가운데 의결권 있는 주식 수는 2억5900만990주로 집계됐다. 이날 총회에는 1억6856만673주가 출석해 81.86%의 높은 참석률을 기록했다. 합병 계약 승인은 상법상 주주 총회 특별 결의 사항으로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과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이날 가결을 위한 의결 정족수는 1억1237만3783주였고 실제 찬성 주식 수는 1억6743만6677주에 달해 가결 요건을 충족했다. 주주 총회 참석 주식 수 기준 찬성률은 99.33%다. 의장을 맡은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2020년 11월부터 시작돼 5년 넘게 이어온 기나긴 여정이었다"며 “오는 12월 17일 대한항공과의 기업 결합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통합 대한항공으로 새롭게 거듭나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초석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임직원이 하나 돼 성공적인 통합 항공사 출범과 더불어 아시아나항공의 마지막 여정을 뜻깊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주총 현장에 참석한 주주들도 통합 항공사 출범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보냈다. 주주 김경호 씨는 “슬롯 조정이나 화물 사업 매각 등 조건부 승인에 따른 여파로 기업 가치 하락과 소비자의 우려도 존재하지만 양사 통합 후 새로운 대한항공이 대표 항공사로서 더 큰 글로벌 경쟁력을 발휘하리라 확신한다"며 찬성 의사를 표했다. 또 다른 주주 신혁수 씨 역시 “합병으로 양사 간 시너지가 극대화돼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더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힘을 보탰다. 이날 안건 통과로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에 흡수 합병돼 소멸 법인이 된다. 합병 비율은 대한항공 1 대 아시아나항공 0.2736432로, 아시아나항공 보통주 1주당 대한항공 신주 약 0.27주가 배정된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이날부터 오는 9월 1일까지 1주당 7030원에 주식 매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16일이고 다음날인 17일 합병 등기·해산 등기를 마치면 아시아나항공 법인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2027년 1월 4일이다. 한편 주총 직후 출입 기자들과 만난 송보영 대표는 다가오는 12월 통합 법인 출범 전까지 남은 4개월간 직원 화합과 고객 편의 제고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송 대표는 현재 통합 준비 상황에 대해 “마지막 통합 마무리 작업을 원만하게 진행 중"이라며 “직원들도 현 상황에 만족하며 함께 잘 준비하고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출범 전까지 중점적으로 신경 쓸 부분에 대해서는 “그동안 준비해 온 사항들을 다시 한번 재점검하고, 통합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마음가짐과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새로운 통합 항공사가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 되기 위해 최선의 준비를 다하겠다"며 “결국 우리의 목표는 고객들에게 혜택을 돌려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직원들과의 화합을 최우선으로 도모하고, 고객들이 통합 과정에서 어떠한 혼선이나 불편을 겪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의 초미의 관심사인 양사 간 '마일리지 통합' 현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송 대표는 “소비자 이익을 보호하고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와 성실히 협의 중이고, 내부적으로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혀 마일리지 통합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디펜스 USA, 오스탈 美 사업부 인수 추진…“현지 조선업 재건 기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USA(HDUSA)가 현지 함정 건조업체인 오스탈(Austal)의 미국 사업부 인수를 추진하며 북미 해양 방산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HDUSA는 오스탈 미국 사업부 인수를 위한 예비 제안(Preliminary offer)을 진행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인수 추진과 관련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디펜스 USA는 오스탈 미국 사업부 인수에 대해 넌바인딩(비구속적) 제안을 했다"며 “모든 거래는 신규로 공개된 정보를 포함, 오스탈 USA의 사업과 재무 현황을 철저히 평가할 수 있는 실사를 조건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그룹은 미국 조선업 재건에 크게 기여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고 미국 내 사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HDUSA는 전 세계 수많은 시장과 공급망에 걸쳐 입증된 공정 성숙도를 바탕으로 검증된 방산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미군과 산업 파트너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제품 수명 주기 전반에 걸친 생산과 유지, 보수 외에도 필요한 현지 인력을 성공적으로 양성해 온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HDUSA 측은 향후 자체적인 유기적 성장을 비롯해 전략적 산업 파트너십 구축과 선별적인 기업 인수 등을 통해 미국 내 사업 영역과 입지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제주항공, 고객 100여 명 여권 번호 유출…재발급 비용·인당 10만 원 보상

제주항공 고객 이름과 여권 번호 등 민감한 개인 정보가 포털 사이트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보안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항공은 정보 보안 투자 비율을 늘리고 체계적인 소비자 보호 매뉴얼을 갖추고 있었으나 기본적인 웹 보안 취약점을 막지 못해 사전 예방 체계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네이버 검색창에 '제주항공'과 특정 편명 등을 입력하면 일부 예약자의 이름과 여권번호가 검색 결과에 노출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색 화면에서는 여권 번호 일부만 나타났으나 해당 링크를 통해 제주항공 홈페이지로 연결될 경우 여권 번호 전체가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전언이다.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고객은 100여 명에 달한다. 제주항공 측은 지난 5일 문제를 인지한 직후 해당 웹페이지의 접속을 즉각 차단 조치했고 이틀 뒤인 7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사고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아울러 피해 고객들에게 개별 연락을 취해 여권 재발급 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별도 보상금 10만 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제주항공이 최근 발간한 '2026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제주항공의 정보 보호 부문 투자액은 2023년 27억8000만 원, 2024년 19억3000만 원, 2025년 23억8000만 원으로 파악됐다. 전체 정보 기술(IT) 부문 투자액 대비 정보 보호 투자 비율은 2023년 3.5%, 2024년 3.7%, 2025년 4.3%로 매년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였다. 회사는 국내 정보 보호 관리 체계(ISMS)·국제 정보 보호 경영 시스템(ISO 27001) 인증을 유지하며 4년 연속 '정보 보호 공시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투자를 확대해 왔음에도 외부 포털의 정보 수집(크롤링)을 제어하지 못하는 보안 취약점을 노출했다. 다만 사후 조치와 관련해서는 사전에 구축해 둔 매뉴얼에 따라 신속하게 움직였다. 제주항공은 경영 전반을 소비자 관점에서 관리하는 '소비자 권익 보호 정책'을 제정해 운영 중이다. 특히 개인 정보 유출 사고 발생 시 △1단계: 사고 인지·긴급 조치(추가 유출 경로 차단) △2단계: 정보주체 유출 통지 △3단계: 유관기관 신고 △4단계: 사고 분석 △5단계: 민원 대응 및 피해 구제 △6단계: 결과 보고 △7단계: 개선 및 예방 조치로 이어지는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이번 웹페이지 즉각 차단·개보위 신고·피해자 보상안 마련 등은 이 대응 매뉴얼에 따라 진행됐다. 제주항공 측은 규정된 매뉴얼에 따라 피해 구제 조치를 신속히 마무리하는 한편, 정확한 사고 원인을 분석해 재발 방지를 위한 보안 시스템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무안 참사, 그 이후 ②] 회의록 속 ‘보잉 책임’ 언급…‘제2 쿠팡 사태’ 우려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2216편 참사를 조사 중인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사고의 근본 원인인 당국의 인프라 결함 대신 기체 제조사인 보잉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정황이 드러나 편파 조사 논란이 일고 있다. 관할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과실을 은폐하기 위한 책임 회피라는 비판과 함께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 기조를 자극해 한미 간 전방위적 통상 마찰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본지 취재 결과, 최근 유출된 사조위 공식 회의록에는 좌석 안전 규정과 실제 충격량 사이의 불일치를 근거로 보잉 측의 책임을 명시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사고 조사의 유일한 목적을 향후 사고 예방으로 한정하고 사법적 책임을 묻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핵심 규범을 정면으로 위반한 조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사조위의 이 같은 편향적 행보는 최근 쿠팡 사태·정보통신망법 개정 등으로 촉발된 미 의회의 '미국 기업 표적 규제' 반발 움직임과 맞물려 사태가 항공 산업을 넘어 거시 경제 전반의 외교·통상 리스크로 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 ICAO 부속서 13 “사고 조사의 목적은 책임 추궁·비난하기 위함이 아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사조위 회의록에 명시된 편향적 조사 방향이다. 최근 언론을 통해 유출된 국토교통부 소속 시절의 사조위 회의록에는 “좌석 안전 규정과 실제 충격량 사이의 불일치가 보잉의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록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법조계·항공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기록이 시카고 협약에 근거한 국제민간항공기구 부속서 13(ICAO Annex 13)의 근본 철학을 훼손했다고 지적한다. ICAO 부속서 13 제3.1조는 '사고 조사의 유일한 목적은 향후 사고 예방이어야 하며, 사법적 비난이나 책임을 배분하는 것(Apportion blame or liability)이 아니다'라고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사고 조사가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 위한 도구로 전락할 경우 관련자들이 소송을 피하고자 결정적 증거를 은폐해 진상 규명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비공개 기록의 보호를 규정한 제5.12조에 따라 조사 당국이 내부적으로 작성한 분석·의견 교환 기록·조종실 음성 기록(CVR) 등은 사법적 목적이나 언론 보도에 부적절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철저히 보호돼야 한다. 유가족들이 미국 법원에서 징벌적 배상 소송을 진행 중인 민감한 상황에서 '보잉의 책임'을 언급한 예비 회의록이 언론에 여과 없이 유출돼 소송에 유리한 증거로 활용될 여지를 제공한 것은 ICAO 규범이 가장 경계하는 사법적 남용의 전형이다. 국제 항공 사고 조사 기구 핵심 요직을 지낸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어느 누구의 책임이라고 조사위원회가 공식적으로 단정 짓거나 얘기하는 것은 ICAO 규정의 기본 정신에 위배될 소지가 다분하다"며 “보고서에 포함할 내용도 아닌 것을 기록으로 남기고 유출시킨 것은 사실상 표적을 정해놓고 조사를 했다고 자백한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국무총리실 산하에 편제된 현 사조위는 언론에 보도된 “보잉사의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의 옛 사조위 회의록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입장이다. 현 체제 사조위의 관계자는 본지 질의에 “공식 분과 회의록을 전부 확인했으나 위원들이 그런 발언을 한 기록은 없었다"며 “어떻게 그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 NTSB 반발 가능성…'제2의 에티오피아·이집트항공 사건' 되나 국가 사고 조사 기구가 자국의 인프라 결함이나 조종사 과실을 은폐하기 위해 해외 제작사에 책임을 전가하려다 국제적 논란을 야기하며 신뢰도가 하락한 사례는 과거에도 존재했다. 1997년 인도네시아 실크에어 185편 추락 사고 당시 인도네시아 당국은 자국 조종사의 자살 비행 결론을 부인하고 보잉 737 방향타 결함설을 제기했다. 1999년 이집트항공 990편 추락 사고에서도 이집트 당국은 자국 조종사의 고의 추락 사실을 부인하며 승강타 결함을 주장했다. 두 사건 모두 기체 설계 및 제작국인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독자적인 정밀 조사와 강력한 반박 보고서에 의해 사실이 아님이 입증되며 해당 국가들은 극심한 외교적 마찰과 신뢰도 추락을 겪었다. 비교적 최근인 2019년 에티오피아 항공 ET302편(보잉 737 MAX 8) 추락 사고 당시에도 에티오피아 당국이 자국 조종사의 대처 미흡·조류 충돌 가능성을 고의로 축소하고 보잉의 결함만을 강조하는 보고서 초안을 내놓자 NTSB가 항의하며 자신들의 반박 코멘트를 부록에 강제 삽입시킨 바 있다. ICAO 부속서 13 제6.3조에 따라 사조위는 최종 보고서 공표 전 미국의 NTSB와 연방항공청(FAA)·보잉 측에 초안을 송부하고 최소 60일간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만약 사조위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현재 방향의 보고서 발간을 추진할 경우 NTSB는 과거 사례처럼 강력한 반론을 제기하며 한국 조사 시스템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국제 무대에서 공식적으로 문제 삼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 '무늬만 총리실 이관' 한계 속 근본 원인은 '국토부 16년 방치' 사조위가 무리한 논리 전개를 감수하면서까지 해외 제조사를 겨냥하는 배경에는 항공 인프라 관할 부처인 국토부의 과실이 존재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당국은 2007년 무안국제공항 개항 당시 활주로 끝단에 국제 규정(파단성 재질 의무화)을 위반한 19개의 단단한 콘크리트 기둥(로컬라이저 둔덕)을 무단 설치했다. 이후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는 2008년부터 사고가 발생한 2024년까지 16년간 이 거대한 강체를 “파단성 재질로 시공됐다"고 허위 보고하며 조직적으로 은폐했다. 참사 1년 전인 2023년에는 이 둔덕 위에 30cm 두께의 거대한 콘크리트 슬래브를 추가 타설해 기체 파손의 치명도를 극대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조위는 사고 발생 이후인 지난 2월, 국토부의 '셀프 조사' 논란 해소를 위한 관계 법령 개정에 따라 상급 기관이 국토부에서 총리실 산하로 바뀌었다. 이관 이후 실제 현장 조사를 수행하고 공학적 데이터를 분석하는 핵심 조사관 인력의 상당수는 대거 물갈이 됐다는 게 사조위의 입장이다. 그럼에도 A씨는 여전히 사조위 일선 조사관들의 전문성 부족 문제를 강하게 꼬집는다. 그는 “조사관들이 규정상 16G의 전제 조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미숙하게 일 처리를 하고 있다는게 드러났다"며 “통상 조종이나 정비 유경력자를 뽑더라도 사고 조사에 필요한 전문 교육과 훈련 과정을 제대로 이수했는지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본질을 놓치는 사조위의 태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A씨는 “세상에 항공사가 사고를 냈는데 조종사 훈련은 어떻게 했고 채용은 어떻게 했는지 묻는 조사관이 하나도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의 기장이 코로나 공백기 직전에 승급했는데 실제 비행 전 어떤 보수 훈련을 했고, 경험 부족한 부기장과 편조를 짠 잘못은 없는지 등 인적 과실(Human Error)에 대한 조사가 완전히 뒤로 밀려났다"고 지적했다. 조직의 간판만 총리실로 바뀌었을 뿐, 관할 당국인 국토부의 명백한 인프라 관리 실패 책임을 파헤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결국 조종사 과실과 거대한 국가적 인프라 과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무의미한 16G 실험 조건과 규정을 들이밀며 시선을 외부인 보잉으로 돌리려 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美 기업 표적 규제 논란…'무역법 301조' 발동·전방위 보복 위협 가능성 사조위가 기존 조사 행보를 이어갔다면 최근 불거진 한미 통상 갈등 이슈와 결합할 경우 항공 산업을 넘어 거시 경제 전반을 흔드는 심각한 지정학적 리스크로 비화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미국 의회와 행정부는 자국 기업 보호에 극도로 예민한 강경 보호 무역주의 기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계 이커머스 기업 쿠팡에 대해 5000억 원대 과징금 부과·형사 고발 조치를 취하자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이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공격'으로 간주하고 임시 대표를 소환해 7시간의 비공개 청문회를 열었다.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가 네이버·카카오 등 자국 플랫폼을 보호하기 위해 쿠팡을 표적으로 삼았다"며 미 무역대표부(USTR)에 무역법 301조 발동을 공식 청원한 상태다. 무역법 301조는 교역 상대국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 고율의 징벌적 관세를 매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역 보복 수단이다. 여기에 더해 미 하원 법사위는 최근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마저 구글·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표적 규제로 간주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 등은 한국 당국에 해당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공식 항의 서한을 발송하며 전방위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미국 관료들의 시각에서는 한국 정부의 16년짜리 과실인 콘크리트 둔덕 방치를 가리기 위해 미국 최대의 수출 기업이자 국가 방위 산업의 핵심인 보잉에게 참사 책임을 덮어씌우려는 사조위의 행태는 쿠팡 및 빅테크 기업을 탄압하는 일련의 규제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체계적 반미(反美) 프레임'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만이 임계점을 넘을 경우 산업계 전반으로 파장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 미국은 USTR의 무역법 301조를 발동해 쿠팡이나 보잉과 무관한 한국의 반도체·자동차·배터리 등 주력 수출 품목을 노려 치명적인 관세를 매기는 '크로스 보복(Cross-retaliation)'을 단행할 위력을 갖추고 있다. 사태가 현재에 이르기까지 본질을 외면한 국내 관계 당국의 정무적 판단력 부재와 무능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충돌 후 좌석이 부서져 승객이 사망했다는 것은 일종의 결과일 뿐, 비행기가 왜 그렇게 높은 속도로 둔덕에 와서 들이받았는지를 찾아야 한다"며 “진실을 묻어버리려는 시도 속에서 엉뚱한 곁가지를 붙잡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정부 스스로 외교·통상적 리스크의 크기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무능을 드러낸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다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사의 유일한 목적인 '안전 개선'은 사라지고, 책임 공방에 치중하고 있다"며 “국가 사고 조사 기구의 진정한 독립성은 억지스러운 공학 논리나 남 탓이 아니라 자국 인프라 관리의 구조적 결함을 투명하게 인정하고 개선하는 자성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의 핵심 원인 중 하나인 '조종사 인적 과실' 공표가 지연된 배경도 쟁점이다. 앞서 제기된 '조종사의 엔진 오조작 사실을 공표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사조위 관계자는 “작년 공청회를 실시하려 했으나 유가족 측과 이견이 있어 전반적으로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50년 하늘 누빈 첫 대통령 전용기 ‘HS-748’…국립항공박물관 특별전 11일 개막

대한민국 최초의 대통령 전용기로 50여 년간 하늘길을 누비고 퇴역한 'HS-748' 항공기가 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국립항공박물관(관장 박연진)은 오는 11일부터 내년 7월 31일까지 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마지막 비행, 새로운 시작-대통령 전용기 HS-748'을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HS-748은 우리나라가 대통령 전용기 운용을 목적으로 구입한 첫 번째 항공기다. 1974년 2대를 도입해 1985년까지 11년간 대통령 전용기로 임무를 수행했고 이후 2024년 공식 퇴역할 때까지 공군에서 국내외 귀빈 수송기로 활약했다. 이는 대한민국 공군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운용된 전용기 기록이기도 하다. 총 6부로 구성된 이번 특별전은 국가의 주요 임무를 수행한 HS-748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퇴역한 기체가 항공문화유산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과정을 다각도로 소개한다. 특히 박물관 야외 전시 공간에는 공군과의 협의를 거쳐 이전·설치된 HS-748 실물 기체(기체번호 1713)가 공개돼 있어 실내 전시와 연계한 입체적인 관람이 가능하다. 3층 기획전시실 내부에서는 기체에 실제 장착됐던 '롤스로이스 다트 엔진(Rolls-Royce Dart Engine)' 실물을 비롯해 전용기에서 쓰인 기내 서비스 식기 세트와 조종사·정비사·공군 승무원의 임무복 등 평소 접하기 힘든 희귀 실물 자료들이 대거 전시된다. 또한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등 주요 임무 기록을 담은 영상과 기체와 동고동락한 임무 수행자 10여 명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인터뷰도 상영된다. 관람객이 전용기 내부 분위기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실제 기내 좌석과 동일한 크기로 구현된 포토존도 마련됐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최은정 국립항공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퇴역기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항공 문화 유산으로 새롭게 발돋움할 HS-748을 기념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무안 참사, 그 이후 ①] 시속 258km ‘둔덕 직격’에 좌석 탓…국토부 사조위, 기초 물리 법칙·美 안전 규정도 왜곡

2024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2216편 참사의 원인 조사가 '부품 결함'에만 무리하게 꿰맞춰지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정부 조사 기구가 동체 바닥이 파열된 고속 충돌 상황에 통제된 저속 모의 실험 기준을 억지로 대입하고 인체의 생존 한계마저 간과하면서 진상 규명이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본지 취재 결과, 과거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제기했던 '보잉기 좌석 결함 정황'은 실제 충돌 환경과 규정의 전제 조건을 반영하지 못한 해석인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일부 언론은 사조위 회의록과 조사 자료를 인용해 “기체가 활주로 끝단 콘크리트 둔덕에 충돌할 당시 기내 좌석에 가해진 최대 충격량이 14.9G로 측정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FAA 좌석 안전 규정인 16G에 못 미치는 충격이 가해졌음에도 좌석이 비산(飛散)했으므로 이는 인명 피해를 키운 보잉사의 구조적 결함일 수 있다"는 사조위의 시각을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공학적 검증 결과는 이와 상이했다. ◇ 시속 48km 실험실 기준, 시속 258km 강체 충돌 사고에 적용 사조위가 판단의 기준으로 삼은 미국 연방항공청(FAA) 14 CFR 25.562 안전 규정 문서는 1980년대 후반 도입된 '16G 동적 하중 시험(Dynamic Test)' 요건을 다루고 있다. 해당 규정의 목적은 기체가 '생존 가능한 비상 착륙(Survivable Emergency Landing)'을 할 때 탑승객의 상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규정의 세부 지침(AC 25.562-1B)에 따르면 이 테스트는 약 77kg(170파운드)의 인체 모형(더미)을 좌석에 앉힌 뒤 썰매(Sled) 장치를 이용해 시속 48.3km(초속 44피트)의 속도 변화를 0.09초 동안 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반면 무안 참사 당시 2216편은 시속 258.6km의 고속으로, 충격을 흡수하지 않는 거대한 콘크리트 둔덕과 직격했다. 운동 에너지는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사고 당일 기체가 콘크리트 장벽에 부딪히며 소산시켜야 했던 파괴력은 16G 규정이 상정한 실험실 조건 대비 28배 큰 에너지로 추산된다. 따라서 사고기의 좌석이 운동 에너지를 온전히 이겨내기 위해서는 448G까지 버틸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하다. 국제 항공 사고 조사 기구의 요직을 지낸 업계 관계자 A씨는 본지 통화에서 “16G 규정은 썰매 장치를 통해 진행되는 통제된 실험실 조건이며, 콘크리트 충돌과 같은 고속 직진 충돌과는 전제 조건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속도가 5배 이상 차이 나면 질량 곱하기 가속도의 제곱(F=ma) 비례에 따라 충격 에너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진다"며 “사조위 조사관들이 16G 규정이 어떠한 상황에서 지켜져야 하는 조건인지 확인조차 제대로 안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조위 조사관들이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데 그런 역량이 없어 조사를 제대로 못했다는 말 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 “바닥 프레임이 온전해야 한다"…16G 규정의 대전제 누락 사조위의 해석에서 누락된 것으로 보이는 핵심 쟁점은 FAA 16G 규정의 성립 조건이다. 이 규정은 1989년 영국 케그워스(Kegworth) 보잉 737 추락 사고 당시 동체 바닥이 비틀리며 좌석이 분리된 사고를 계기로 도입됐다. 이에 따라 동적 하중 시험은 기체가 비상 착륙 시 구부러지는 상황을 모사 바닥 레일에 '10도 요우(Yaw) 및 10도 롤(Roll)' 변형을 준 상태로 진행된다. 단, 이 조건은 '항공기 바닥(Floor) 구조물이 분리되지 않고 온전하게 유지된다'는 대전제하에 성립한다. 바닥 프레임 자체가 파열돼 뜯겨 나가는 상황을 가정한 시험 기준이 아니다. 고속 강체 충돌 시 항공기는 기수부터 종방향 압축 붕괴를 겪는다. 무안 참사 당시에도 둔덕 충돌 직후 동체 하부와 좌석을 고정하는 바닥 레일(Seat Track) 자체가 형체를 유지하지 못하고 파열됐다. A씨는 “16G라는 건 밑에 온전한 레일이 깔려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콘크리트 둔덕 충돌로 스트럭처(기체 뼈대)가 다 꼬이고 파쇄됐는데, 좌석 시트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정의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비판했다. ◇ 16G는 '합리적 생존 한계'…생체 역학 요인 배제 사조위가 제시한 14.9G라는 수치 역시 전체 파괴 에너지를 대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따른다. 이 수치는 기체가 콘크리트에 부딪혀 구조물이 파괴되는 순간 기록된 국지적(Local)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좌석 볼트가 풀리지 않았다면 생존 가능성이 컸을 것'이라는 사조위의 추정 역시 생체 역학(Biomechanics)적 요인을 배제한 한계를 지닌다. 항공 공학계에서 16G 규정은 비행 속도와 일대일로 연동되는 제한선이 아니라 기체가 파괴 에너지를 소모한 후 객실 바닥을 통해 승객에게 최종 전달될 수 있는 '합리적인 생존 가능 한계(Limit of Reasonable Survivability)'로 정의된다. 16G 시험 과정에서 두부 상해 기준(HIC, Head Injury Criterion)은 1000 단위 이하여야 하며, 요추 압축 하중은 1500파운드 이하로 제어돼야 통과 판정을 받는다. 반면 인간의 가속도 내성 한계를 다룬 '아이밴드 곡선(Eiband Curve)'에 따르면 무안 참사처럼 시속 250km 이상의 속도로 강체에 부딪혀 급정지할 경우 발생하는 물리적 충격은 인간의 생존 한계를 넘어서는 치명적 영역(Fatal zone)에 해당한다. 좌석 형태가 유지되더라도 탑승객은 막대한 전방 관성력(+Gx)으로 인해 대동맥 파열 등 심각한 내부 장기 손상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적 비생존성(Non-survivable)' 환경이었던 셈이다. ◇ 사조위 “국토부 시절 과거 용역일 뿐" 선 긋기…엇갈리는 공방 속 애타는 유가족 타 언론을 통해 기정사실처럼 보도된 '14.9G 측정치'는 총리실 산하로 재편된 현행 사조위의 확정된 결론조차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현 편제의 사조위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해당 보도는 작년 국토교통부 산하 시절 진행됐던 둔덕 관련 연구 용역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며 “올해 초 국회 지적에 따라 현재 재연구 용역을 추진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과거 데이터에 한계가 있음을 국가 기관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반면 일부 유가족을 대리하는 항공 소송 전문 하종선 법률사무소 나루 변호사는 해당 수치를 바탕으로 한 정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하 변호사는 본지에 “FAA의 썰매(Sled) 실험 조건과 실제 사고 상황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겠지만, 전방 충돌 시 가해진 G값이 16G보다 낮았음에도 시트가 밖으로 날아갔다면 이 부분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학 전문가들은 정밀 검증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바닥 프레임 자체가 온전해야 한다'는 16G 테스트의 물리적 대전제가 파손된 강체 충돌 사고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지적한다. 엇갈리는 공방 속에 가장 고통받는 것은 유가족들이다. 무안 참사 유가족 B씨는 본지에 “국가 차원의 수사나 조사가 제대로 진행돼 결과가 나왔다면 그것을 붙잡고 기다렸을 텐데, 사실상 진척된 것이 없어 답답하고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온전한 진상 규명이 실종된 현실을 토로했다. ◇ 파생 기종과 신형 기종의 감항성 지시 사안 혼용 FAA가 최근 보잉 737-MAX 8 기종 등에 내린 좌석 결합 관련 감항성 지시(AD)를 사고 기종인 737-800의 상황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논리 역시 항공 규정상 무리가 따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737 MAX 이슈는 최근 생산 라인에서의 너트 누락 등 조립 과정의 유격 방지에 관한 제한적 정비 지시 건이다. 반면 참사를 당한 보잉 737-800NG(Next Generation)은 1990년대 후반에 설계 인증을 획득한 기종으로, 형식 인증(Type Certificate) 기반과 좌석 부품 번호가 상이하다. 이를 포괄적인 '보잉 기종 좌석 설계 결함'으로 규정하기에는 기술적 연관성이 부족하다. 이러한 공학적 괴리에도 불구하고 조사의 논점이 외부 요인으로 좁혀지자 사조위가 조사의 우선 순위를 놓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A씨는 “충돌 후 좌석이 지탱을 못 해서 승객이 죽었다는 것은 일종의 '결과'이자 곁가지일 뿐"이라며 “핵심은 '비행기가 왜 그렇게 높은 속도로 둔덕에 와서 들이받게 됐느냐'하는 진짜 원인을 찾는 것인데 사조위는 둔덕·조류 충돌·좌석 뒤에 숨어 변죽만 울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만약 둔덕과 좌석을 다 뜯어고친다고 이런 대형 참사를 방지할 수 없다"며 “제주항공 조종사의 훈련 상태나 기장 승급 과정 등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휴먼 에러(인적 과실)와 인프라 문제는 쏙 빼놓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렇게 본질에서 자꾸 벗어나 엉뚱한 데서 힘을 빼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아무것도 모르고 항공기를 타는 국민들만 계속 잠재적 위험에 빠져 있게 된다"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파죽지세’ 김민석, 강원·TK도 삼켰다…정청래와 누적 격차 1.48%p ‘초박빙’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레이스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혼전으로 빠져들고 있다. 김민석 후보가 주말 강원과 대구·경북(TK) 지역 권리당원 순회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하며 2주 차 일정을 싹쓸이했지만 전체 누적 득표율에서는 정청래 후보와 불과 1%포인트(p)대 턱밑 추격전을 벌이며 피 말리는 시소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9일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강원에 이어 대구에서 치러진 합동 연설회 직후 발표된 권리당원 투표 결과 김민석 후보가 48.54%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경쟁자인 정청래 후보는 44.40%에 머물며 두 후보 간 격차는 4.14%p로 벌어졌다. 3위 송영길 후보의 득표율은 7.06%에 그쳤다. 앞서 전날 제주·인천 경선에서도 선두를 차지했던 김 후보는 이로써 2주 차 지역 순회 경선에서 연승 가도를 달리며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하는 모양새다. 1주 차 경선 당시 충청권(김민석 승)과 부산·울산·경남(정청래 승)에서 1승씩을 나눠 가졌던 팽팽한 균형이 2주 차에 접어들며 미세하게 요동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전체 판세는 여전히 짙은 안갯속이다. 경남 지역 가중치를 반영하지 않은 누적 득표율을 살펴보면 김민석 후보(46.01%)와 정청래 후보(44.53%)의 격차는 1.48%p에 불과하다. 어느 한쪽도 압도적인 50%대 대세론을 굳히지 못한 채 사실상 오차 범위 내의 초박빙 접전이 2주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당원들의 표심이 양분된 형국이어서 남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경선 결과에 따라 언제든 선두가 뒤바뀔 수 있는 불안한 1위다. 이번 전당대회에 처음 도입된 '1인 1표제'와 복잡한 룰은 막판까지 승부를 가늠하기 어렵게 만드는 최대 요인이다. 현재 지역별로 발표되고 있는 수치는 선거인단 반영 비율의 70%(대의원 합산 전)를 차지하는 '권리당원 투표 결과'에 국한된다.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대의원 온라인 투표(17일 진행)와 전체 비중의 30%를 차지하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15~16일 진행) 결과는 아직 '깜깜이' 상태다. 이 모든 결과는 순회 경선이 종료된 후 오는 17일 대전에서 열리는 최종 전당대회 당일 현장에서 한꺼번에 개표된다. 특히 이번 경선의 핵심 변수인 '선호 투표제'는 막판 대역전극을 가능케 하는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선호 투표제는 1차 투표 합산 결과 과반(50% 이상)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하위 후보(현재 3위 송영길 후보)를 1순위로 찍은 유권자들의 '2순위 표'를 상위 1·2위 후보에게 각각 분배해 최종 당선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현재 김·정 두 유력 주자 모두 40%대 중반에 머물며 자력으로 과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만큼 7%대 득표율을 쥐고 있는 송 후보 지지자들의 '두 번째 선택'이 당권의 주인을 결정짓는 결정적 캐스팅 보터가 될 전망이다. 막판 세 결집을 향한 캠프 간 총력전이 예고된 가운데 제1야당의 차기 사령탑은 오는 17일 대전에서 극적인 피날레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1600원 넘보던 환율, 한 달 새 1400원대 초반으로↓…1~7월 월 평균 변동폭 47원

1560원 선을 위협하던 원·달러 환율이 불과 한 달여 만에 1400원대 초반으로 급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가장 큰 변동성으로 국내 수출 대기업의 대규모 달러 매도 물량 출회와 미국의 이례적인 구두 개입 등 대내외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9일 서울외환시장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7월 원·달러 환율의 평균 월간 변동폭(전월 말 대비)은 47.0원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61.2원) 이후 가장 큰 수치다. 일일 변동폭 역시 평균 8.2원으로 집계돼 코로나19 팬데믹 당시(5.0원)를 웃돌았다. 환율 하락 속도도 가파르다. 지난달 2일 장중 1555.8원으로 연고점을 기록한 원·달러 환율은 이달 7일까지 25거래일 동안 139.7원 하락했다. 하루 평균 하락 폭은 5.6원으로 변동성이 컸던 지난해 동기(일평균 2.5원 하락) 대비 하락 속도가 두 배 이상 빠르다. 8일 오전에는 장중 1407.3원까지 떨어지며 1,400원 선 하향 돌파를 시도했다. 견고하던 환율 1500원 선이 무너진 일차적 요인은 수출 대기업의 대규모 달러 매도에 따른 수급 환경 변화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0일 미국 나스닥에 주식 예탁 증서(ADR)를 상장해 약 265억 달러(약 40조 원)를 조달했다. 이는 2020년 한미 통화 스와프(약 198억 달러)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 자금이 국내 신규 반도체 공장(용인·청주) 투자를 위해 원화로 환전되면서 환율 하락을 주도했다. 조선업계의 환 헤지 전략 수정도 하락 압력을 가중시켰다. 그동안 환 노출 전략을 유지하던 한화오션은 환율 고점 인식에 따라 환헤지 비율을 7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며 약 40억 달러 규모의 선물환을 매도했다. 이는 현물 시장의 달러 매도세를 부추기며 원화 강세로 이어졌다. 미국의 외환 정책 변화와 거시 지표 부진도 주요 동인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최근 일본 엔화 방어 공조를 시사함과 동시에 “한국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목격해왔다"며 이례적인 구두 개입을 단행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한국의 대규모 자본 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미국의 지경학적 조치로 풀이한다. 최근 출범한 '한미전략투자공사(KUIC)'를 통해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가 고착화될 경우 한국 측의 환산 비용 부담이 커져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 이에 미국이 선제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원화 안정을 유도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지난 7일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지표 부진(실업률 4.1%)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달러 인덱스가 100선 아래로 하락한 점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환율이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우려도 제기된다. 환율 추가 상승을 예상해 달러 매도를 미룬 수출기업이나 고환율 장기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선물환을 매수한 수입 기업 모두 환 손실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환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부족한 중소·중견 기업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환율 전망에 대해서는 시장 의견이 갈린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1410원 내외인 기초 가치를 고려할 때 1400원이 1차 지지선이 될 것"이라며 “연준의 금리 인하가 뒷받침되면 1300원대 안착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반면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일시적인 달러 수급 쏠림으로 과도하게 하락한 측면이 있다"며 “국내 증시 하락으로 해외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 수급 균형을 맞추며 1380~1450원 선에서 기술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홍소영 병무청장 “男 면제 연령 ‘43세 상향’ 포함 전방위 징집률↑…여성 징병, 검토 안 해”

병무청이 초저출산에 따른 상비 병력 감소에 대응해 남성 병역 자원 확보를 위한 징집 기준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해외 장기 체류를 이용한 병역 면제 연령을 43세로 상향하고 귀화자·탈북민 남성 징집을 추진하는 등 징집 대상을 전방위로 확대한다. 그러나 병력 확보의 근본적 대안으로 거론되는 여성 징병제에 대해서는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9일 홍소영 병무청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병역제도 전반의 개편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주요 조치는 고의적 해외 장기 체류를 통한 병역 면탈 차단이다. 현행법상 유학이나 영주권 취득 명목으로 출국해 만 38세까지 귀국하지 않으면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돼 사실상 병역이 면제됐고 매년 5000명 이상이 이를 이용했다. 병무청은 입영 의무 면제 연령을 38세에서 43세로 상향하는 병역법 개정안의 연내 제정을 추진 중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45세까지 비자 발급·취업이 제한돼 병역 기피자의 국내 경제 활동 복귀가 원천 차단된다. 남성 징집 대상은 국적 취득자·탈북민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병역을 사실상 면제받았던 연간 1000여 명 규모의 귀화자와 북한 이탈 주민 남성에 대한 정책도 검토 중이다. 또한 정신 건강 질환자의 4급(보충역) 판정 기준을 기존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치료 기록'으로 강화해 현역(3급) 판정 비율을 높일 방침이다. 기존 보충역(대체 복무) 제도 역시 대폭 축소된다. 예술·체육 요원 특례는 편입 인정 48개 대회 중 7개를 폐지하고 3개를 축소해 연간 편입 인원을 최대 33% 감축한다. 특정 대회 입상자에게 혜택이 집중되고 과거 불거진 요원들의 특기 봉사활동 실적 조작 문제 등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반면 36개월의 장기 복무 부담으로 인해 올해 신규 편입 인원이 98명으로 급감한 공중보건의사(공보의) 복무 기간 단축에 대해서는 단기적 해법을 제시하지 않았다. 홍 청장은 복무 기간 단축 검토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공익 법무관·수의 장교 등 타 보충역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병무청이 남성 병력 확보를 위해 징집 기준을 전방위로 조이는 반면 여성 징병제 도입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홍 청장은 여성 징병제 논의와 관련해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군 복무 여건 개선 등을 고려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현재 정책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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