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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철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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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방사성 표적항암제 개발 앞서간다

창사 이래 10여년간 뇌전증 신약 한우물을 파오며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를 성공시킨 SK바이오팜이 제2의 엑스코프리를 위한 분야로 '방사성의약품(RPT)'을 점찍고 본격 개발에 착수했다. 1일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지난 8월 30일 '방사성의약품 사업관련 애널리스트 컨퍼런스콜'을 개최하고 방사성의약품사업 중장기 계획을 공개했다. 앞서 지난해 7월 SK바이오팜은 중장기 성장전략 발표회를 갖고 엑스코프리 이후 주력할 3대 사업분야로 △방사성의약품(RPT) △표적단백질분해(TPD) 치료제 △세포유전자치료제(CGT)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7월 홍콩 바이오기업 '풀라이프 테크놀로지'로부터 대장암·췌장암 등 고형암 치료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SKL35501'의 글로벌 개발·상업화 권리를 도입했고, 지난달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설립한 소형모듈원전(SMR) 개발회사 '테라파워'와 방사성동위원소 '악티늄-225(Ac-225)'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6월 미국 생명공학기업 프로테오반트사이언스(현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를 인수해 TPD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지만 RPT 분야에서 더욱 눈길을 끄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방사성의약품은 진단용과 치료용으로 나뉘는데 이 중 치료용은 방사성물질을 바인더(항체 등 암세포를 찾아가는 물질)에 결합해 암세포만 찾아가 파괴하는 차세대 표적항암제다. 노바티스의 '루타테라'가 대표적으로 상용화된 제품이며 국내에서는 바이오기업 '퓨쳐켐' 등이 개발 중이다. SK바이오팜은 고순도 악티늄-225를 독점 공급받는다는 점에서 향후 글로벌 RPT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암세포 파괴효과나 적절한 반감기 등 현재 방사성의약품에 가장 적합한 동위원소로 꼽히는 악티늄-225는 우라늄에서 생산되는 물질(토륨)로부터 추출하기 때문에 생산이 매우 제한적이고 이를 사용한 방사성의약품 치료제도 아직 상용화 사례가 없다. 노바티스의 루타테라는 악티늄-225보다 암세포 파괴효과가 떨어진다고 알려진 동위원소 루테튬(Lu)을 사용하며, 악티늄-225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다가 악티늄 공급에 어려움을 겪어 임상을 중단한 사례도 있다. SK바이오팜은 오는 10월부터 테라파워로부터 악티늄-225를 공급받아 SKL35501의 전임상 시험에 착수, 내년 하반기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 1상에 돌입하고 임상 2·3상을 거쳐 203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는다는 목표다. 업계에 따르면 방사성의약품 중 진단용 제품은 비교적 널리 상용화됐으나 치료제는 아직 시장형성 초기단계다. 진단용과 치료용을 합친 전체 방사성의약품 시장규모는 지난해 10조7000억원에서 2030년 34조9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며 이중 치료제만 21조4000억원을 차지할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은 국내기업 최초로 개발부터 미국 FDA 승인, 미국 현지판매까지 독자 수행한 '엑스코프리'의 성공에 힘입어 올해 2011년 창립 이래 처음 연간 영업흑자를 눈앞에 두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 매출로 창출되는 현금을 SKL35501 개발에 투자하고 내년 중 2개 이상의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을 추가 도입해 2027년 글로벌 리딩 RPT 기업으로 자리잡는다는 목표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매력적인 시장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모그룹의 지원과 함께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왔다"며 “서두르지 않고 황소걸음으로 천천히 가되 중요한 상황에는 타이밍에 맞게 나섬으로써 글로벌 RPT 시장의 리딩 플레이어 중 하나로 가치를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한미약품그룹, 이번엔 ‘오너대표-전문경영인’ 충돌

오너일가 모녀와 형제가 대립해 온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오너일가 출신 지주사 대표'와 '전문경영인 출신 계열사 대표'의 권한 다툼으로 비화하면서 재연 조짐을 보이고 있다. 29일 한미약품그룹에 따르면, 그룹 주력사 한미약품의 박재현 대표는 28일 오후 5시께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한미약품의 독자적 인사조직 신설 계획을 알렸다. 그동안 한미약품은 독자적 인사조직 없이 인사업무를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에 위임해 왔으며,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인사·법무 등 업무를 대행하면서 한미약품으로부터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받아 왔다. 박 대표는 이번에 한미약품 내 독립적 인사조직을 신설하고 독자경영에 필요한 부서를 차례로 신설해 독자경영과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을 본격화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러자 약 1시간 뒤 오너일가의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역시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의 직위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하고, 업무 범위를 제조본부로 한정하는 인사발령을 냈다. 박 대표의 직급 강등 사유로 임 대표는 특정주주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즉, 박 대표가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모녀와 개인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3자연합측 이익을 앞세운 경영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박재현 대표는 1993년 한미약품에 연구원으로 입사해 지난해 3월 한미약품 대표에 선임된데 이어 지난 3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전문경영인이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측의 신임을 받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업계는 임종훈 대표의 이번 인사를 형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형제측이 경영권 분쟁 당사자들인 모녀측(3자연합측)의 인사로 분류되는 박재현 대표를 견제하고, 대표이사 업무에서 배제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하고 있다. 임종훈 대표의 인사에 한미약품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주사 대표의 계열사 대표 직위 강등 조치는 원천무효 또는 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임종훈 대표의 박재현 사장직위 강등 조치는 아무 실효성이 없으며 오히려 원칙과 절차 없이 강행된 대표권 남용의 사례"라며 “지주사 대표의 인사발령은 모두 무효이며 (박재현) 대표의 권한 및 직책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지주사 대표는 계열사의 인사·법무 등 경영지원에 관한 스텝 기능을 수탁받아 용역업무를 대행하는 역할을 했을 뿐 계열사 임직원에 대한 직접적인 인사 발령 권한이 없다"며 “계열사의 대표가 인사·법무 업무를 독립화해 별도 조직을 만드는 행위는 아무런 법적인 장애가 없다"고 부연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독자경영) 방침을 지주사 대표에 대한 '항명'으로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신동국 회장과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도 이번 한미약품의 독자경영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대표이사 선임·해임 등은 한미약품 이사회가 결정한다. 한미약품 이사회 구성원은 총 10명으로 송영숙·임주현 모녀 체제때 선임된 이사가 박재현 대표를 포함해 총 6명이고 여기에 지난 6월 임시주총을 통해 임종윤·종훈 형제와 신동국 회장, 남병호 헤링스 대표가 새로 합류했다. 지난 6월 한미약품 이사진에 합류할 때만 해도 형제측을 지지했던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회장은 지난달 모녀측으로 돌아서며 이른바 '대주주 3자연합'을 결성했고 곧바로 전문경영인체제 전환을 표방했다. 한미약품그룹에서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신동국 회장의 지분은 우호지분을 포함해 50% 이상을 차지한다. 업계는 신동국 회장의 지지에 힘입어 지난 5월 지주사 단독대표에 오른 임종훈 대표와 새로 결성된 대주주 3자연합간의 갈등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3자연합측은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과반수를 되찾기 위해 이사회 구성원을 기존 10명에서 12명으로 늘리는 정관변경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했으나 임종훈 대표는 명분이 없다며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일부 업계는 상법상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이사회가 거부하거나 지체하면 주주는 법원에 주총 소집 허가 결정을 구할 수 있는 만큼 지주사 이사회의 과반수를 장악한 임종훈 대표가 임시주총 소집을 계속 거부하면 결국 법정 공방을 통한 분쟁 장기화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기자의 눈] AI 신약개발, 대승적 협력 필요하다

최근 국내 제약업계가 전례없는 대규모 협업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연합학습 기반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사업 'K-멜로디(K-MELLODDY)'가 바로 협업 프로젝트의 주인공이다. 이 사업은 오는 2028년까지 각 기관의 데이터 외부유출 없이 인공지능을 학습시켜 신약 후보물질을 효율적으로 발굴하는 AI 솔루션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국내 8개 제약사를 비롯해 대학, 연구소, 벤처기업 등 분야별 국내 최상위 기관 26곳이 참여한다. 한 기관은 이번 사업에 선정된 후 아예 담당 부서명을 K-멜로디 사업에 맞춰 AI신약개발팀으로 변경하기도 했으며 다른 일부 기관은 선정과정에서 탈락한 후 크게 아쉬움을 토로할 정도로 업계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해당 협업 프로젝트에서 데이터 제공 역할을 맡는 8개 제약사들은 기대감에 못지 않게 불안감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미 주요 제약사들은 독자적 또는 AI 벤처기업과 협업해 개별적으로 AI 기반 신약개발 솔루션을 구축해 왔다. 대웅제약은 8억개의 화합물을 DB화한 '다비드'와 AI 신약개발 시스템 '데이지'를 자체 구축해 신약개발에 활용하고 있으며, JW중외제약은 빅데이터 기반 약물탐색 시스템 '주얼리'와 '클로버'를 통합한 자체 AI 신약개발 플랫폼 '제이웨이브'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K-멜로디 사업의 성패는 다양한 데이터를 많이 학습할수록 성능이 좋아지는 인공지능 머신러닝(기계학습) 특성상 데이터 제공 역할을 맡은 8개 제약사들이 얼마나 많은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렇지만 각자 자체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구축해 온 제약사들은 자신의 핵심자산이자 영업비밀인 약물·임상 데이터를 국내 최초 시도이자 경쟁사가 모두 참여하는 공동 프로젝트에 선뜻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자칫 적은 양의 데이터만 제공하고 향후 완성될 AI 솔루션의 '결실'만 공유하려 한다는 이른바 '무임승차' 눈총을 받을 수 있다는 부담도 안고 있다. 그럼에도 “데이터 보호만 확보된다면 K-멜로디 사업에 우리회사 데이터를 적극 제공할 의사가 있다"는 한 제약사 연구책임자의 말에서 보듯 무엇보다 K-멜로디 사업에 데이터 보안이 전제돼야 한다는 게 참여 제약사들의 바람이다. 제약업계는 K-멜로디 사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수단이자 국내 제약산업의 비약적 성장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여기고 있다. 모처럼 경쟁관계인 제약사들이 한 뜻으로 뭉친 만큼 대승적 협력에 나서 우수한 성능의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다수의 블록버스터 신약을 배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대웅제약, ‘신약+메디컬헬스’ 시너지 높인다

대웅제약이 국내외 제약사·벤처기업과 손잡고 의료기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주력 의약품 사업과 시너지를 통해 매출 확대는 물론 만성질환 예방·치료 효과 증진에도 기여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7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 벤처기업 '스카이랩스'가 개발한 세계 최초 반지형 연속혈압측정기 '카트비피 프로'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건강보험급여를 인정받고 정식 출시됐다. 혈압은 측정할 때마다 수치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24시간 연속 측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기존 24시간 연속혈압측정기(APBM)는 팔에 완장 형태의 '커프'를 착용해야 해 불편함이 컸다. 카트비피 프로는 고혈압 환자가 반지처럼 손가락에 끼기만 하면 24시간 혈압 기록이 병의원 의료진에게 자동 전송된다. 첨단 바이오센서인 광혈류측정센서(PPG)가 손가락 혈류를 측정해 정확도가 높을 뿐 아니라 실시간 측정 및 모니터링이 가능해 생활습관에 따른 혈압변화 추적과 약물용량 조절이 용이하다. 앞서 대웅제약은 지난해 6월 스카이랩스와 카트비피 프로의 국내 판권계약을 체결, 국내 병의원 독점 공급권을 확보했다. 이번 보험급여 등재로 환자는 하루 5000~9000원 정도를 부담하면 병의원으로부터 카트비피 프로를 제공받아 사용할 수 있게 돼 대웅제약의 병의원 판매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웅제약은 이달부터 병원용 모델인 카트비피 프로의 병의원 판매를 본격화하는 동시에 내년 상반기에는 의사 처방없이 사용하는 일반소비자용 모델 '카트비피'도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대웅제약은 △2020년 글로벌 미국 제약사 애보트의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기반 웨어러블 연속혈당측정기 '프리스타일 리브레' △2020년 국내 헬스케어기업 씨어스테크놀로지의 웨어러블 심전도 모니터링기기 '모비케어' △올해 초 국내 의료기기기업 아크의 인공지능(AI) 기반 안과질환 진단 보조기기 '위스키'·'옵티나' 국내 판매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 국내 병의원을 대상으로 '스마트 연속혈당 클리닉' 사업을 시작, 병의원과 함께 프리스타일 리브레를 활용해 당뇨 환자에게 맞춤형 혈당관리 정보를 제공하고 체계적인 대국민 당뇨관리 교육을 제공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병의원과 연계해 대국민 예방교육·홍보활동을 펼치는 이러한 대웅제약의 의료기기 사업방식은 주로 만성질환관리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대웅제약이 주력으로 하는 만성질환 분야 의약품과 동반 매출성장은 물론 만성질환자의 체계적인 예방·치료도 가능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웅제약은 자체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와 함께 3대 주력제품으로 정하고 2030년까지 엔블로 매출을 1조원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올메텍, 크레젯 등 고혈압·고지혈증 치료제 제품군도 올해 상반기 기준 대웅제약 전체 매출의 17%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주요 품목 중 하나다. 업계는 이달 초 판권계약을 체결한 위스키와 옵티나가 당뇨성 망막병증 등 당뇨·고혈압 환자의 합병증 실명질환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의료기기인 점에서 보듯이 대웅제약은 주력분야인 만성질환 의약품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초점을 맞춰 의료기기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이번 카트비피의 보험급여 등재를 계기로 고혈압의 예방과 치료에서 디지털 웨어러블 기기의 역할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대웅제약은 심전도기 '모비케어', AI 심전도 분석 소프트웨어 '에띠아' 등 디지털 웨어러블 기기 공급을 통해 쌓아 온 마케팅 역량을 바탕으로 카트비피의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4선 관록’ 홍문표 aT 신임사장 “농수산식품 강국 실현”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신임 사장이 '잘 사는 농어업'과 '농수산식품 강국'을 경영 비전으로 삼아 국민에 안정적 먹거리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임 일성을 내놓았다. 26일 aT에 따르면, 홍 사장은 지난 20일 전남 나주 aT 본사에서 제20대 사장 취임식을 갖고 3년 임기를 시작했다. 취임사에서 홍 사장은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농어촌, 농어민이 잘 살아야 대한민국이 강한 선진국이 된다는 소신으로 국회의원 4선 활동 대부분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농어업 발전에 앞장서 왔다"며 자신의 출신 배경과 의정활동 경험을 강조했다. 이어 “지금 우리 농어업은 농어촌 고령화와 경영비 급등, 세계적인 이상기후 현상과 무역 보호주의 심화 등으로 안정적인 경영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잘 사는 농어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농어업의 디지털 전환과 고부가가치 창출 신사업 육성 등 농어업 미래성장산업화를 통해 농수산식품 강국 실현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홍성 출신으로 제17·19·20·21대 국회의원을 지낸 홍 사장은 의원 임기 16년 중 14년을 농해수위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2008~2011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을 지냈을 정도로 농업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홍 사장은 4선 의정활동 기간에 대표발의한 법안 총 132건 중 상당수가 농업소득 보전, 농산물 온라인거래 촉진, 농산어촌 개발, 낙농진흥 등 농축수산업 발전과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법안들이었다. 이 가운데 △식량자급률 개선을 위해 쌀 이외 곡물을 공공비축대상으로 확대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농업기계 개발·보급을 촉진하기 위한 농업기계화법 개정안 △농산어촌지역개발을 위한 어촌·어항법 개정안 등은 국회를 통과해 농어촌 발전을 이끄는 제도적 기반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농어민 소득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면세유 5년 연장법, 농기계 임대법 등의 제정에 주도적 역할을 했고, 농지연금제도 국내최초 도입 등 농어업 발전기반 마련에 앞장서 왔음을 홍 사장은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 제20대 국회에서 나라꽃인 무궁화의 체계적 보급·관리를 위한 법적 근거가 되는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제21대 국회에서 한우(韓牛)산업 발전을 위한 한우산업기본법 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해 본회의를 통과(대안반영)시켰다. 이같은 농어촌 및 농수산식품 발전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온 홍 사장이 전담기관인 aT의 수장을 맡게 돼 그동안 aT가 의욕을 갖고 추진해 온 △'글로벌 김치의 날' 제정 캠페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식생활 개선 캠페인 △2021년 이후 매년 1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지속성장 중인 농수산식품 수출 확대 등에 더욱 힘을 보태 추진력을 배가시킬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홍문표 사장은 취임사에서 “국내 농어업 발전에 중추 역할을 해온 aT 임직원과 함께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국민의 안정적인 먹거리 확보와 삶의 질 향상에 매진하겠다"고 피력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코로나 재유행…백신·치료제 품귀, 수입의존 악순환 언제까지

이달 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코로나19 여름철 재유행에 대응해 보건당국이 백신·치료제의 안정적 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국산 코로나19 백신·치료제가 개발됐음에도 지난 2020~2021년 코로나19 유행 때와 똑같이 외국산 백신·치료제에 의존하는 모습이 그대로 재연되고 있어 근본적인 대응마련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6일 코로나19 치료제 17만7000명분을 전국 약국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9일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치료제 추가구매를 위한 예비비 3268억원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며 총 26만2000명분을 순차 도입해 이달 중으로 치료제 공급 안정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말부터 증가세를 보였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매주 약 2배씩 증가하며 재유행 양상을 보였으나 8월 3째주에는 전주 대비 증가율이 5%대로 떨어져 이달 말을 정점으로 안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달 초부터 품귀현상을 빚었던 코로나19 치료제 수급불안도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질병청은 최신 변이인 'JN.1'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을 도입해 국내 승인을 거쳐 10월부터 인플루엔자(독감) 백신과 함께 접종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여름철 재유행에 대응한 정부의 백신·치료제 수급 계획은 모두 해외 제품 도입이라는 점에서 지난 2020~2021년 팬데믹 때와 판박이다. 이번 여름철 재유행에 도입되는 치료제는 경구용(먹는) 제형인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와 미국 머크(MSD)의 '라게브리오'이다. 백신의 경우 지난 2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최근 유행 변이에 효과적인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의 경우 셀트리온은 지난 2021년 주사제형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를 개발해 국내 승인을 받았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2년 국산 코로나19 백신 1호 '스카이코비원'의 국내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오미크론 등 변이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로 2022년 렉키로나와 스카이코비원 모두 각각 생산이 중단됐다. 일동제약이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 심사 중이다. 조코바는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승인을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품목허가 신청 이후 8개월째 감감무소식이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의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신약개발사업단 백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총 830억원(임상시험 767억원, 비임상시험 63억원)이 지원됐지만 개발에 성공한 과제는 한 건도 없었다. 업계는 정부가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신종감염병 백신 개발에 10년간 총 2150억원 지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감염병 백신·치료제 주권 확보 의지를 강조해 왔지만 정작 국내 첫 코로나 백신·치료제를 개발했던 SK바이오사이언스나 셀트리온은 대부분 자체 비용으로 개발해 왔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팬데믹 초기부터 개별 제약사에게 조단위 개발지원금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등 적극 대처에 나선 반면 우리나라는 지원금 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대부분 초기 연구개발(R&D) 과제수행에 치중돼 왔다"며 “실제 상용화를 하는 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유한양행 렉라자 美승인에 삼바·셀트리온 소환 까닭은

유한양행이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에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음에 따라 제2, 제3의 렉라자 배출을 위한 신약 연구개발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동시에 유한양행은 이번 렉라자 FDA 승인이 렉라자를 기술이전 받은 J&J의 주도로 이뤄졌던 만큼 향후에는 우리 제약사들도 독자적으로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허가, 출시까지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25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렉라자의 FDA 승인 이후 유한양행의 신약개발과 오픈이노베이션 방향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국내 바이오기업 오스코텍으로부터 후보물질 단계의 렉라자를 도입한 이후 물질최적화, 공정개발, 전임상, 임상 개발을 거쳐 2018년 얀센에 렉라자를 기술수출했다. 이후 얀센은 자체 보유한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렉라자를 병용하면 치료효과가 더 우수할 것이라고 판단,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에 대해 임상을 진행해 지난 19일 이 병용요법에 대한 FDA 승인을 획득했다. 이로써 렉라자는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첫 국산 항암제의 명예를 얻게 됐다. 또한 유한양행은 1조원 이상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비롯해 향후 J&J가 출시해 판매하면 지속적인 로열티(매출의 일정금액) 수입도 올릴 수 있게 됐다. 유한양행은 이번 렉라자 FDA 승인을 계기로 △현재 임상 1·2상 진행 중인 이중항체 항암제 'YH32367' △임상 1상 중인 알레르기·천식 치료제 'YH35324' △최근 임상시험을 시작한 희귀유전질환 '고셔병' 치료제 'YH35995' 등을 제2, 제3의 렉라자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기술수출, 전략적 투자, 대학·연구소 기초연구지원 프로젝트 '유한 이노베이션 프로그램(YIP)' 등을 통해 △항암 △대사질환 △면역질환 등 3대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블록버스터 신약을 배출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열홍 유한양행 R&D총괄사장은 “우리의 목표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다수 만드는 것"이라며 “여기서 나오는 수익이 안정적인 신약개발 투자재원이자 기업 경영자금이 될 뿐만 아니라 많은 환자의 생명을 유의미하게 연장해 주는 등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 때문에 기술수출 할 때에도 단순히 마일스톤을 많이 주는 기업보다 후보약물을 키워 상용화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기업에게 기술수출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렉라자(리브리반트와의 병용요법)의 FDA 승인 과정만 보면 허가 신청부터 최종 승인까지 J&J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유한양행은 향후 우리 제약사들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승인, 판매까지 전 과정을 자체 수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간담회에서 “이번 렉라자의 FDA 승인은 우리로서는 처음 가본 길"이라며 “이번 승인 과정에서 J&J에 자료제출 등 적극 협조한 동시에 J&J로부터 많은 것도 배웠다"고 말해 매출, 파이프라인 등 글로별 제약사와 격차가 큰 우리 제약업계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렉라자 FDA 승인은 큰 의미가 있는 성과임을 강조했다. 이어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FDA 승인 경험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난해 자가면역질환 신약 '짐펜트라'의 FDA 승인을 획득한 셀트리온 △국내 최초 FDA 승인 신약인 항생제 '팩티브'를 개발한 LG화학 등을 언급하며 대기업 수준에서 가능한 신약개발 전 과정 독자수행을 국내 제약업계도 수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했다. 조욱제 사장은 “우리 제약사들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LG화학 등 대기업처럼 독자적으로 신약을 개발해 FDA 승인과 상용화까지 수행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美에 국산 항암제 1호 쏜 유한양행 “제2 렉라자 발굴 앞당길 것”

유한양행이 얀센에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가운데 제2, 제3의 렉라자를 탄생시키기 위한 유한양행의 R&D 전략이 공개됐다. 유한양행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렉라자 승인 이후 유한양행의 경영방향'이라는 제목의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신약개발 파이프라인과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소개했다. 앞서 미국 FDA는 유한양행이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에 기술수출한 렉라자와 얀센의 항암제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을 지난 19일(현지시간) 비소세포폐암 1차치료제로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렉라자는 미국 FDA 승인을 받은 국산 항암제 1호 타이틀을 얻었고 유한양행은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과 출시 이후 매출의 일정부분에 대한 로열티를 통해 향후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유한양행은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임상 단계에 있는 주요 신약 후보물질을 소개하면서 제2, 제3의 렉라자를 지속적으로 배출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지난해 말 기준 유한양행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총 33개로 이 중 8개 파이프라인이 임상 단계에 있으며 내년까지 4개를 추가해 총 12개 후보물질의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가장 주목받는 후보물질은 고형암 치료를 위한 이중항체 항암제 'YH32367'로 현재 임상 1·2상을 동시 진행 중이며 내년 국제학회에서 임상결과를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YH32367은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동시에 NK세포, T세포 등 체내 면역세포도 활성화시키는 약물로 항암과 면역활성을 동시에 수행해 효과가 크고 약효지속기간이 길어 재발위험이 낮다는 점에서 향후 개발에 성공하면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약물이다. 또한 알레르기·천식 치료제 'YH35324'는 현재 진행 중인 임상 1상에서 글로벌 매출 5조원대의 대표 치료제인 노바티스의 '오말리주맙'(제품명 졸레어)보다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 올해 하반기 임상시험을 시작한 희귀유전질환 고셔병 치료제 'YH35995'는 저분자화합물이라 기존 치료제와 달리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어 고셔병에 의한 뇌신경질환까지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성이 큰 것으로 기대된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포함한 5건의 글로벌 기술수출과 35건의 전략적 투자, 대학·연구소 기초연구지원 프로젝트인 '유한 이노베이션 프로그램(YIP)' 등을 통해 △항암 △대사질환 △면역질환 등 3대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블록버스터 신약을 배출할 계획임을 강조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올해에만 총 25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는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창업정신에 따라 인류 건강을 위한 혁신신약 개발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파스 명가’ 제일약품, 신약명가 반열 올라서기

'파스 명가' 제일약품이 신약 명가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한다. 22일 제일약품에 따르면 국산 37호 신약이자 제일약품의 첫 국산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의 임상 3상 결과가 세계 최고 권위의 소화기 학술지인 미국 'AJG(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 논문에서 자큐보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결과 대조군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에소메프라졸'(제품명 넥시움)에 비해 4주 투여시 치료율은 7.4%P(자큐보 95.1%, 넥시움 87.7%) 높고 8주 투여시 치료율은 3.0%P(자큐보 97.9%, 넥시움 94.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여 초기 치료 효과가 기존 치료제에 비해 우수한 점이 눈길을 끈다. 반면 부작용은 자큐보와 넥시움 간에 통계적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지난 30여년간 '프로톤 펌프 저해제(PPI)' 계열의 치료제가 주류를 이뤄 왔으며 PPI 계열 중에서도 넥시움은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제품이다. 반면 자큐보는 PPI 계열을 대체할 차세대 계열로 불리는 '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의 치료제다. 업계에 따르면 PPI 계열 치료제는 느린 작용시간과 공복에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 야간 산분비 억제 미흡 등이 단점인 반면 P-CAB 계열 치료제는 복용 즉시 효과,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 긴 반감기로 야간에도 효과 지속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업계는 현재 PPI 계열 치료제가 시장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추후 P-CAB 계열이 주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서 P-CAB 계열 치료제는 2019년 출시된 국산 30호 신약인 HK이노엔 '케이캡'이 연매출 1600억원 안팎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대웅제약 '펙수클루'가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제일약품은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자큐보를 올해 중 출시, 케이캡·펙수클루와의 경쟁보다는 PPI 계열 중심의 시장 판도를 P-CAB 중심으로 전환해 '파이'를 키우는데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제일약품은 실적개선과 함께 신약개발 투자를 위한 '실탄' 확보도 기대하고 있다. 제일약품은 올해 상반기 매출 343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0% 줄었고 영업손실은 17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그룹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가 맡고 있는 케펜텍, 제일파프 등 파스 제품군이 올해 상반기 120억원 안팎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력사인 제일약품은 외부도입상품 매출비중이 올해 상반기 기준 70.2%에 달해 고수익 신약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 7264억원으로 국내 10대 제약사에 올라 있는 제일약품은 매출의 6~7%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10개 안팎의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당뇨병 치료제 'JP-2266'과 난소암 치료제 'JPI-547', 뇌졸중 치료제 'JPI-289'은 각각 임상 2상을 진행 중이고 고형암, 염증성장질환 등 신약도 개발 중이다. 특히 제일약품은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이 공동 추진하는 범정부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프로젝트 'K-멜로디(K-MELLODDY) 프로젝트'에 유한양행, 카이스트(KAIST), 서울대학교병원 등과 함께 참여, 오는 2028년까지 실제 신약개발에 활용할 AI 모델 개발에 나선다. 제일약품은 K-멜로디 프로젝트로 구축될 AI 신약개발 모델이 후보물질 발굴 등 신약개발 초기단계의 비용·시간을 대폭 줄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5년간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는 동시에 개발 후 구축될 모델을 신약개발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앞으로 자큐보의 국내외 빠른 상용화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위식도역류질환 외에 위궤양, 진통제(NSAID) 유도성 소화성 궤양 예방 등 적응증 확대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AI신약 개발 참여 제약·바이오 “산학연 원팀 시너지 창출”

국내 최초 '민관공동의 연합학습 기반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프로젝트'가 참여기관 책임자들의 첫 '상견례' 자리를 갖고 5년간의 개발 여정을 시작했다. 서로 이질적인 다수의 기업·기관이 모여 국내 산업계 최초의 '연합학습 기반 인공지능 모델'을 만드는 프로젝트인 만큼 참여기관들은 무엇보다 '팀워크'를 다짐했다. 21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일 서울 서초구 제약회관에서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K-멜로디 프로젝트)' 착수보고회가 개최됐다. 이 착수보고회에는 제약바이오협회 산하 'K-멜로디 사업단' 김화종 단장과 유한양행 등 제약사 8곳을 비롯해 카이스트(KAIST), 서울대학교병원 등 사업 참여기관 총 26곳의 연구책임자 60여명이 참석했다. K-멜로디(K-MELLODDY) 프로젝트는 국내 최초로 '연합학습 기반 인공지능 신약개발 모델'을 만들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신약개발 속도를 높이고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와의 경쟁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국책사업이다. 유럽의 'EU-멜로디(EU-MELLODDY)'를 벤치마킹한 사업으로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추진하고 제약바이오협회 K-멜로디 사업단이 주관하며 올해 시작해 2028년 말까지 5년간 실제 기업이 신약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하는 것으로 목표로 한다. 이번 프로젝트로 개발될 AI 모델은 '연합학습 기반 약물 흡수·분포·대사·배설·독성 예측 AI 모델(FAM 모델)'로 신약개발 임상시험 과정 중 시간·비용 측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약물의 인체 흡수·분포·대사·배설·독성 결과를 예측해 최적의 후보약물을 효율적으로 발굴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이다. 그동안 AI 신약개발 모델은 개별 제약사와 바이오벤처간 일대일 협업을 통해 다수 개발돼 왔다. 그러나 서로 경쟁관계인 다수의 제약사는 물론 대학, 병원, 공공기관이 두루 '원팀(One Team)'으로 참여하는 민관공동 프로젝트는 국내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나아가 민관이 공동으로 '연합학습' 기반 인공지능 모델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는 제약분야는 물론 국내 산업 전 분야에서 첫 시도라는게 K-멜로디 사업단의 설명이다. 인공지능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각 기업·기관에 분산 저장된 데이터를 직접 공유하지 않으면서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분산형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법이다. 머신러닝 특성상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기초자료(데이터)가 다양하고 풍부할수록 향후 구축되는 AI 모델의 성능도 배가된다. 기존 AI 신약개발 모델이 대부분 약물 효과 예측력 등 성능 측면에서 기대 이하인 이유도 참여기업 제한에 따른 데이터의 다양성 부족이 주된 원인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최상위 제약사, 대학, 병원, 연구소, 벤처기업들이 두루 참여해 각자 보유한 다양한 약물·임상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업·기관으로는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JW중외제약 △제일약품 △동화약품 △삼진제약 △휴온스 등 8개 제약사를 비롯해 △서울대학교 △가톨릭대학교 △서울대병원 등 대학·병원,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등 연구소, 심플렉스 등 유망 벤처기업이 총 망라됐다. 다만 참여기관이 다양하고 서로 보유한 데이터의 형태나 관리기준도 제각각인 만큼 이날 처음 한 자리에서 만난 연구책임자들은 무엇보다 '팀워크'를 강조했다. 사업을 총괄하는 김화종 K-멜로디 사업단장은 “오랜기간 정부 연구과제를 수행해 왔지만 이번 만큼 규모가 크고 복잡한 프로젝트는 처음"이라며 “참여자들이 하나의 벤처기업 구성원이라는 마음으로 긴밀히 소통하며 '원팀'으로 협업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각 기업·기관 연구책임자들도 자신들이 가진 데이터와 역량을 최대한 제공하고 발휘할 것을 다짐했다. 대웅제약의 K-멜로디 사업 연구책임자인 신승우 대웅제약 AI 신약팀 연구원은 “대웅제약은 8억개의 자체 화합물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K-멜로디 프로젝트에 6명의 대웅제약 연구원을 투입해 1단계 사업에서만 총 1만여종의 데이터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화약품 연구책임자인 원대연 박사 역시 “이번 사업을 통해 완성될 AI 모델이 기존 모델들보다 우수한 정확성과 성능을 갖도록 국내 최고 역사의 제약사로서 양질의 데이터를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유한양행의 김태균 연구책임자는 “4만5000종의 자체 합성화합물을 모두 실물로 보유하고 있다"고 말해 풍부한 약물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임을 밝혔다.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이승환 교수는 “서울대병원에서만 1년에 1만명의 전자의무기록 기반 임상 데이터가 생성된다"며 “이번 K-멜로디 프로젝트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 예측 성능을 높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창주 한미약품 연구책임자는 “국내기업과 기관들이 보안을 중시하다보니 그동안 데이터 공유가 어렵고 관리기준도 제각각이었다"며 “한미약품은 오픈마인드로 데이터를 공유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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