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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철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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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 ‘위고비’ 국내 출시…해외만큼 인기 끌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사용해 유명해진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국내 판매에 들어갔다. 국내 위고비 중간유통사 쥴릭파마코리아는 15일부터 병의원과 약국을 대상으로 펜 형태의 주사제형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5개 용량 제품의 온라인 주문접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2021년 미국에 처음 출시된 위고비는 호르몬 일종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에 작용하는 약물로 포만감 신호를 뇌에 전달해 식욕을 낮추고 체지방을 연소시켜 체중을 최대 15% 줄여준다. 위고비의 국내 공급가격은 1개월(4회) 투여기준 1인당 37만2000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비급여 항목이라 실제 소비자 구매가격은 병의원·약국마다 서로 다르며 월 70만원대 또는 초도물량 부족시 80만~100만원대까지도 예상된다. 이는 일본(38만원), 독일(43만원) 등에 비하면 높지만 비급여로 출시하는 국가 중에서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미국은 1인당 월 180만원이 소요된다. 가격 외에 허용범위도 관심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위고비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성인 비만환자 또는 △BMI가 27 이상 30 미만이면서 고혈압 등 1개 이상의 체중관련 동반질환이 있는 성인 비만환자에게만 처방될 수 있다. BMI는 몸무게(㎏)를 키(m)의 제곱값으로 나눈 수치(㎏/㎡ )로 예컨대 키 170㎝(1.7m)에 몸무게 86.7㎏인 사람은 BMI가 30이다. 지난해 12월 발간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2년 전체 건강검진 수검자 1723만명 중 △BMI 18.5 이상 25 미만(정상체중) 984만명(57.1%) △BMI 25 이상 30 미만(비만1단계) 556만명(32.3%) △BMI 30 이상 40 미만(비만2단계) 121만명(7.0%) △BMI 40 이상(비만3단계) 3만4000명(0.2%)으로 나타났다. 국내 성인인구 7.2% 이상(비만2단계 이상)이 위고비 처방이 가능한 비만환자인 셈이다. 여기에 BMI 27 이상이면서 고지혈증 등을 가진 환자를 더하면 위고비의 '잠재고객' 수는 더 커진다. 앞서 2017년 국내에 출시된 같은 회사의 비만치료제 '삭센다'는 지난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약 1780억원 중 38%를 차지했다. 위고비는 삭센다보다 체중감량 효과가 2배 높으면서(위고비 14.9%·삭센다 7.5%) 위장기관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져 삭센다보다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식약처는 위고비 임상결과 두통,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손실, 급성췌장염 등 부작용이 따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신중한 사용을 당부했다. 또한, 탈수에 따른 신기능 악화, 급성 췌장염,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저혈당·망막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일반 다이어트약처럼 처방 없이 사용하거나 개인간 온라인 거래 등을 엄격히 규제할 방침이다. 업계는 위고비보다 체중감량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진 미국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한국제품명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한미약품의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등도 잇따라 출시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위고비가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활성화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삼성바이오로직스, 고부가가치 위탁개발(CDO)로 ‘밸류업’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계 1위 생산용량의 '위탁생산(CMO)'을 넘어 부가가치가 더 큰 '위탁개발(CDO)'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고농도 제형을 개발하는데 활용하는 플랫폼 '에스-하이콘(S-HiCon)'을 출시했다고 14일 밝혔다. 고농도 제형의 바이오의약품은 저농도 제형에 비해 약물 투여량이 적어 피하주사 등 투약 편의성을 높이고 보관 및 운반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에스-하이콘은 최적의 부형제(약제에 첨가하는 물질)를 선택해 고농도로 농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점도 증가 등을 해결한 동시에 고객사가 원하는 농도까지 농축이 가능한지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첫 CDO 플랫폼을 출시한 이래 에스-하이콘까지 총 9개의 CDO 플랫폼을 갖추게 됐다. CDO는 고객사의 의약품을 단순 위탁생산하는 CMO와 달리 신약 후보물질 '발견' 이후 단계인 '세포주 개발'부터 '초기 임상'까지 수행해 주는 신약개발 서비스다. 자체 세포주나 공정개발 시설이 없는 제약사가 주로 CDO 서비스를 이용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 최대규모인 60만4000리터의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오는 2032년 인천 송도 제5~8공장이 준공되면 총 132만4000리터로 생산용량 세계 1위를 더욱 굳힌다. CDO 사업은 지난 2020년 자체 세포주 '에스-초이스(S-CHOice)'를 출시하며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세포주는 인체 밖에서 대량 증식해 항체의약품의 주성분인 '목적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무한 증식하는 세포로 바이오의약품 개발 첫 단계가 세포주 개발에서 시작된다. 주요 글로벌 제약사와 CDMO 기업 대부분은 자체 세포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고품질의 목적 단백질을 고효율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세포주를 보유하는 것이 관건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체 개발한 세포주 에스-초이스는 세포분열 속도가 빠르고 오래 생존해 세포 발현량 및 생존 기간이 업계 평균 세포주보다 2배 가량 높다. 또한 지난해 출시한 임시발현 단백질 생산 플랫폼 '에스-초지언트(S-CHOsient)'는 고객사의 신약 후보물질 '발견' 단계부터 도와주는 서비스로 단기간에 최적의 후보물질을 선별해 필요한 양만큼 생산해 준다. 이밖에 고객사가 찾은 신약 후보물질의 안정성·개발가능성 등을 평가해 주는 플랫폼 '디벨로픽(DEVELOPICK)', 이중항체 의약품 개발 플랫폼 '에스듀얼(S-DUAL)' 등 총 9개 CDO 플랫폼(서비스)를 구축했다. 이 중 4개 플랫폼을 올해 출시했을 정도로 올해 들어 CDO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서 고농도 세포배양 개발지원 플랫폼 '에스-텐시파이(S-TensifyTM)'를 공개했고 지난달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4 바이오 프로세스 인터내셔널(BPI 2024)'에서 항체의 항암효과를 증대시키는 '에스-에이퓨초(S-AfuCHOTM)' 등을 공개했다. 지난 9~11일에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바이오 전시회 '바이오 재팬 2024'에서 '에스-하이콘'을 처음 공개하는 등 올해 들어 국제무대에서 CMO 사업은 물론 CDO 역량을 알리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올해 CDO 신규 슬로건인 '신속하게, 유연하게, 고객을 중심으로'에 맞춰 고객 맞춤형 CDO 서비스의 경쟁력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기자의 눈] 10년 넘게 ‘백신 주권’ 약속, 희망고문 안돼야

지난 11일부터 고령자·임산부 등 고위험군을 위한 2024~2025 겨울철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 예방 백신 무료접종이 시작됐다. 접종 첫 날에만 65세 이상 인구 46만명이 접종해 지난해 겨울철 접종 첫날 2.4%보다 높은 4.5%의 접종률을 보여 올해 들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재유행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했다. 접종에 사용된 백신은 화이자·모더나·노바백스 등 외국 제약사 3곳의 제품이다. 화이자·노바백스 백신은 국내의 HK이노엔·SK바이오사이언스가 수입해 공급하고, 모더나 백신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해 방역당국의 원활한 백신 보급·접종 약속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3년 전 코로나19 팬데믹 때와 마찬가지로 올해 재유행에도 국내 코로나19 백신시장은 해외 제약사의 독무대다. 지난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이 밝힌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가예방접종백신 자급률은 28.5%에 불과하다. 실제로 총 21종 국가예방접종백신 가운데 원액까지 국내자급 가능한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녹십자·LG화학·일양약품 4개사의 △인플루엔자(독감) △B형간염 △수두 등 6종에 그친다. 앞서 2013년 신종인플루엔자 유행때 정부는 2020년까지 백신 자급률을 80%로 높여 '세계 5위 백신강국' 도약, 3조9000억원 소득창출 효과를 내는 '백신산업 글로벌진출 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 설립 등 각종 정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현실은 지난 10여 년에 걸쳐 내놓은 정부의 질병예방 공언(公言)이 기대이하의 '공언(空言)' 수준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2022년 우리나라는 미국·영국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모두 개발하는데 성공했지만, 정작 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사가 당시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은 거의 없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지난달 보건복지부는 또다시 내년부터 '팬데믹 대비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개발지원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 백신주권 확보를 본격화하겠고 약속했다. 이번에는 정부 약속이 더 이상 국민과 기업에 희망고문으로 작용하지 않고, 실질적인 국민보건 향상과 백신개발 기업 지원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에도 매출·수출 잘 나간다

한미약품이 올해 내내 이어진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탄탄한 매출·수출 성장세를 지속하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13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지난 8~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 '세계 제약·바이오 박람회(CPHI 2024)'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대표적 제약사 '타북 파마슈티컬스'와 완제의약품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수출계약은 한미약품이 창사이래 처음 완제의약품을 중동 및 북아프리카 시장에 수출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타북은 인구 6억명의 중동·북아프리카 의약품 시장에 17개국에 걸쳐 영업망을 갖추고 있으며 한미약품은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을 비롯해 항암, 비뇨기, 바이오 신약 등 주요 전문의약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CPHI 2024에는 경영권 분쟁 당사자 중 한 사람인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이 직접 참석해 타북과의 수출계약 성사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임주현 부회장은 “한미의 R&D 전문성과 타북의 강력한 지역적 입지가 만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환자의 삶에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다 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에는 중국 국영 제약기업 상해의약그룹과 일반의약품 공급계약을 맺고 중국·홍콩에 인후염 치료제 목앤 등 7종의 일반의약품 판매를 시작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해 3분기 매출 3972억원, 영업이익 612억원을 올려 전년동기 대비 각각 8.9%, 6.4% 성장하고 올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각각 6%, 11%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그룹 주력사인 한미약품은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전문경영인 대표이사 체제하에 신약 R&D, 매출, 수출이 두루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이사·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형제와 갈등을 빚고 있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지난 8일 중국 당국으로부터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의 법정대표인(동사장) 지위를 정식으로 인정받는 등기문서를 수령하는 등 그룹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앞서 임종윤 이사는 박재현 대표의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이사회 의장) 지명이 무효라며 박 대표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임종훈 대표는 박재현 대표 해임을 위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상태다. 형제측과 경영권 다툼 중인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개인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3자연합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하며 박재현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월 28일 3자연합이 요구한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이 열리고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요구한 한미약품 임시주총도 조만간 열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두 임시주총이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일부 업계는 한미약품이 지난 2월부터 지속된 경영권 분쟁에도 매분기 성장을 지속하며 탄탄한 기초체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지 않고 형제측이 장악하고 있는 지주사와의 갈등도 계속되면 성장동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삼바·롯바·SK바사 대기업 바이오 투자 ‘3사3색’

대규모 조 단위의 공격투자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대기업 제약바이오 계열사들이 투자전략에서는 '3사3색' 차별성을 드러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8일 미국 바이오벤처 '피나바이오솔루션스'에 300만달러(약 41억원)을 투자해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2006년 설립된 R&D 전문 바이오벤처인 피나바이오의 최초이자 유일한 전략적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피나바이오는 폐렴구균, 장티푸스 등 백신 개발에 가장 중요한 '단백질 운반체'의 제조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텍으로 백신 전문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에 시너지를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향후 5년간 총 2조4000억원을 투자해 공격적인 M&A 전략을 펼쳐 단기간에 급성장하겠다는 포스트 코로나 성장전략을 발표한 이래 지난 6월 독일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IDT바이오로지카', 7월 미국 바이오기업 '선플라워 테라퓨틱스', 이달 피나바이오까지 잇따라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총 3390억원을 투자해 지분 60%를 인수한 IDT바이오로지카의 경우 독일과 미국에 CDMO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한국-독일-미국을 잇는 글로벌 삼각 공급망을 구축하고, 향후 5년 내에 연매출 1조원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수혈 전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반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생산기지를 통해 세계 1위 CDMO 생산능력을 유지한다는 '자강(自强)전략'이라는 점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와 대비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8~10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세계 제약·바이오 박람회(CPHI 2024)'와 9~11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바이오 재팬 2024'에 잇따라 참가해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조성 현황을 소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2년까지 총 7조5000억원을 투자해 제5~8공장과 오픈이노베이션센터 등을 갖춘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 4월 착공한 제5공장은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 중이며 제5공장이 가동되면 총 생산능력은 78만4000리터, 제8공장까지 총 132만4000리터로 CDMO 생산능력 세계 1위를 유지한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 제1·2바이오캠퍼스와 두 캠퍼스 인근에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용생산시설 등 생산시설을 모두 국내에 보유 및 건설 중이며 아직 구체적인 해외공장 설립이나 M&A 계획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CDMO 후발기업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선발주자인 SK와 삼성 바이오기업들을 빠르게 따라잡기 위해 국내 생산기지 구축과 해외 생산공장 인수합병을 병행하는 '벤치마킹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CPHI 2024 등 올해 하반기에만 6개 해외 바이오 컨퍼런스에 참가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0년까지 총 4조6000억원을 투자해 인천 송도에 총 3개 CDMO 메가플랜트를 건설하는 '송도 바이오 캠퍼스' 조성 계획을 해외 잠재고객사들에게 적극 알리고 있다. 동시에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초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있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CDMO 공장 인수를 완료하고 기존 직원 및 수주물량을 승계, 송도 제1공장이 완공되는 2026년까지의 매출 공백을 메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현재 롯데그룹은 △바이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등 4대 테마를 중심으로 신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이 중 바이오&웰니스 부분의 핵심사업이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바이오 캠퍼스"라고 말했다. 업계는 모그룹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있는 대기업 계열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전통 제약사나 바이오벤처에 비해 막대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매출도 올해 상반기에 전년동기 대비 평균 35% 성장하면서 업계 전체 평균 매출성장률(13%)을 크게 웃돌고 있는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글로벌화의 견인차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中공백 잡아라…삼성·롯데 바이오, 일본서 ‘CDMO 수주전’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9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바이오헬스케어 전시회 '바이오 재팬 2024'에 총출동해 글로벌 CDMO 수주전을 펼친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최근 미국의 중국 CDMO 기업 견제에 대한 반작용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일본 CDMO 기업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스'도 참가해 후지필름의 홈그라운드에서 중국의 공백을 차지하기 위한 주도권 경쟁을 벌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부터 11일까지 요코하마 파시피코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바이오 재팬 2024에 참가해 글로벌 잠재 CDMO 고객과 비즈니스 네크워킹 및 수주 활동을 펼친다. 올해로 39년째를 맞은 일본바이오협회 주최의 바이오 재팬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바이오헬스케어 행사로 올해에는 세계 1위 CDMO 기업인 스위스 론자와 일본 최대 CDMO 기업 후지필름 다이오신스를 비롯해 다케다제약,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로슈 등 전 세계 1480여개 제약바이오 기업이 참가한다. 특히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개최기간이 겹치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 'CPHI 2024'(현지시간 8~10일 이탈리아 밀라노 개최) 대신 바이오 재팬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번 바이오 재팬에 얼마나 공들이고 있는지 짐작케 한다. 업계에 따르면 존림 대표는 미국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제정을 앞두고 판도 변화가 예상되는 세계 CDMO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이탈리아 대신 일본행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달 미국 연방 하원은 중국 최대 CDMO 기업 '우시 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바이오기업의 미국 진출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생물보안법을 찬성 306, 반대 81의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올해 중 상원 통과도 점쳐진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기준 글로벌 CDMO 시장은 1위 론자(25.6%)에 이어 2위 우시바이오로직스(12.1%), 3위 미국 카탈란트(10.1%), 4위 삼성바이오로직스(9.9%), 5위 후지필름 다이오신스(6.8%), 6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5.9%)이 과점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 중 인천 송도에 제2바이오캠퍼스를 조성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론자, 우시바이오로직스, 후지필름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서 공격적인 설비증설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면 카탈란트는 지난 2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글로벌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 생산 등에 활용하기 위해 인수했고 베링거인겔하임은 별다른 설비증설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 공격적인 설비증설에 나서고 있지만 생물보안법이 최종 통과되면 전체 수주물량의 50% 이상을 북미지역에서 올리고 있는 만큼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한국, 일본, 유럽 기업들이 생물보안법의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이번 바이오 재팬 2024에 참가해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 계획과 미국 시러큐스 공장의 항약물접합체(ADC) 사업을 소개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 세계 10위권 CDMO 기업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오업계는 미국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더라도 상당기간 유예기간이 적용될 수 있고 중국 내수 바이오의약품 시장만 2030년까지 약 9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인 만큼 우시바이오로직스 성장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반면 글로벌 CDMO 시장이 결국 삼성바이오로직스, 론자, 후지필름의 3강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아 결국 '중국 빈자리'를 선점하려는 3사간 수주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제약 빅2 유한양행·녹십자, ‘성장 저력’ 과시

전통제약사 매출 1·2위 유한양행과 녹십자가 나란히 올해 3분기 두 자릿수 성장을 이룬 것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 모두 올해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보이다가 주력 신약의 미국시장 진출을 통해 상위 5대 제약사 중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이며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인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 매출 5516억원, 영업이익 347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4.2% 늘고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9억원에서 3755.6%나 증가한 성적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3.6% 증가에 그치고 영업이익은 61.7% 감소했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성적으로 올해 전통제약사 첫 매출 2조원 돌파 기대감도 더욱 높였다. 이러한 호실적은 2018년 얀센에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가 지난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음으로써 얀센 모회사 존슨앤드존슨(J&J)으로부터 6000만달러(약 804억원) 규모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받게 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한 지난달에는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에 1077억원 규모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원료의약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GC녹십자는 올해 3분기 매출 4969억원, 영업이익 433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3.1%, 32.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0% 줄고 영업이익도 74.3%나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하반기 들어 반등에 성공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러한 성장은 지난 7월 혈액제제 '알리글로'가 미국에서 출시된 것이 주효했다. 알리글로는 미국 3대 처방급여관리업체(PBM)와 계약을 체결하고 주요 보험사 3곳의 처방집에 등재되는 등 현재까지 미국 내 사보험 가입자의 80%를 확보하는데 성공했으며 지난 8월부터 현지에서 환자 투여가 시작됐다. 또한 GC녹십자는 지난달 독감백신 '지씨플루'가 2년 연속 태국 정부의 입찰 물량을 전량 수주하는 등 해외 백신 사업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과 GC녹십자는 올해 3분기 상위 5대 제약사 중 매출 성장률 1·2위를 차지하며 올해 전체 매출 1·2위 자리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한양행과 GC녹십자의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이 큰 폭으로 성장하며 매출 격차를 줄여온 것과 달라진 양상이다. 유한양행은 최근 수년간 마땅한 신약 출시가 없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3.1%에 이어 올해 상반기 1.9%에 그쳤다. 상위 제약사 평균 7~8%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렉라자의 1년 약값이 국내 약가의 3배가 넘고 경쟁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보다도 높은 2억9000만원으로 책정돼 수익성을 개선할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10월 실적 저조 영향으로 희망퇴직 접수와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일 개최한 창립 57주년 기념식에서는 알리글로의 미국 FDA 승인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차경일 R&D부문 MSAT 본부장 등 2명이 지난해 수상자가 없었던 '녹십자 대장' 포상을 받았고 이밖에 300명의 임직원이 각종 표창을 받는 등 지난해와 상반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업계는 렉라자가 현재 표준 치료제인 타그리소보다 우수한 효능을 보이고 있고 알리글로 역시 수요 증가에 비해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미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한 만큼 유한양행과 GC녹십자의 실적 반등은 오는 4분기와 내년에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종근당, ‘메세나 경영’ 제약업계 선도

종근당이 국내 신진 미술작가에 대한 체계적 지원을 통해 제약업계의 '메세나(기업의 문화·예술 지원활동을 총칭하는 용어)'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6일 종근당에 따르면 지난 9월 27일부터 이날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제2회 종근당 예술지상 역대 선정작가전'을 개최했다. 이 전시회는 지난 2017~2021년 5년간 '종근당 예술지상'에 선정된 작가 총 15명의 신작 81점을 선보이는 행사로 지난 2019년 제1회 역대 선정작가전에 이어 2회째 개최됐다. '종근당 예술지상'은 2012년 종근당이 한국메세나협회와 함께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신진 미술작가를 지원하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매년 45세 이하 신진작가 3명을 선정해 1인당 매년 1000만원씩 3년간 창작지원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미술계에 따르면 매년 수많은 신진작가가 배출되지만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프로그램이 부족해 유망 신진작가가 한국 미술계 중심에 진입하는 사례는 매우 드문 실정이다. 종근당은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유망 신진작가를 3년간 지원하고 3년째 되는 해에는 기획전 기회도 제공해 체계적으로 돕는다는 점에서 미술계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이번 전시회처럼 5년마다 역대 선정작가전도 개최함으로써 작가와 관람객이 더 자주 만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이날 기자가 찾은 전시회장에는 2017~2021년 선정작가 15명의 작품 81점 외에 2012~2016년 선정작가 15명의 특별전과 2022~2024년 선정작가 9명의 최근작품 특별전도 함께 열려 총 39명의 종근당 예술지상 선정작가 모두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또한 지난 13년간 종근당 예술지상에 선정된 작가들의 인터뷰 영상과 도록, 작가 개인 출판물 등을 전시하는 아카이브 구역도 마련해 관람객과 소통하는 기회도 제공했다. 이번 역대 선정작가전과 별도로 종근당은 지원 3년차를 맞은 선정작가들에게 기획전 기회를 주기 위해 오는 10~21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2022년 선정작가인 박시월, 오세경, 최수정 3인의 3년간 창작 작품을 선보이는 '제11회 종근당 예술지상 기획전'도 개최한다. 앞서 종근당은 지난 3월 2024년 올해의 작가로 박노완, 박웅규, 장파 등 3인을 선정했다. 이밖에 종근당은 2011년부터 전국 병원을 순회하며 투병 중인 환자와 가족을 위해 성악가, 뮤지컬배우, 오페라단이 참여하는 오페라와 콘서트 공연 '오페라 희망이야기 콘서트'와 어린이환자를 위한 '키즈 오페라' 공연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등 꾸준히 공연을 선보여 현재까지 희망이야기 콘서트 70여회, 키즈 오페라 220여회 개최했으며 지난달에는 전남대병원과 전남대어린이병원에서 '희망이야기 오페라&콘서트'와 키즈 오페라 '룰루랄라 매직 해적단' 공연을 각각 선보였다. 종근당 관계자는 “역대 선정작가전은 가능성을 인정받은 신진 회화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동료 작가들과 회화적 가치를 공유하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선정작가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으로 현대미술 작가들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제약바이오 상반기 두 자릿수 성장…대-중소 양극화 해소는 ‘숙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내수 호조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매출, 영업이익, 연구개발 투자 등 주요 지표의 격차는 더 벌어져 여전히 양극화 해소가 숙제로 남았다. 5일 한국바이오협회가 국내 상장 의약품기업 56개사(대기업 8개사, 중견기업 23개사, 중소기업 2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2분기 및 상반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 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조사대상 의약품기업의 전체 매출은 총 13조266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이 가운데 내수는 10.1%, 수출은 22.3% 증가해 수출 증가와 함께 내수도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성장은 특히 제약바이오 대기업이 주도했다. 조사대상 8개 대기업의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은 총 4조525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4.9% 증가했고 이 가운데 내수는 35.5%, 수출은 34.4% 증가해 내수와 수출이 고르게 성장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2조1038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32.6% 성장한 동시에 창사이래 처음 상반기 매출 2조원을 돌파했고 셀트리온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6117억원을 올려 전년동기 대비 43.7% 성장했다. 그러나 중견·중소 제약기업의 성장세는 전체 평균치에 미치지 못했다. 조사대상 중견 의약품기업의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은 총 8조95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8% 성장에 그쳤고 중소 의약품기업의 상반기 전체 매출은 오히려 전년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영업이익, R&D 투자 등 주요 지표에서도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올해 상반기 대·중·소기업 전체 평균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13.0%로 전년동기 12.6%보다 호전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대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24.6%인데 반해 중견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7.9%, 중소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은 -9.9%로 중소기업의 경우 손해보는 장사를 면치 못했다. R&D 투자도 대기업은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가 전년동기 대비 8.3% 증가했지만 중견기업은 6.4% 감소했고 중소기업은 4.7% 감소해 전체 조사대상 기업의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전년동기 대비 1.2% 감소한 총 1조4033억원으로 낮아졌다. 이밖에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도 대기업 80.2%, 중견기업 64.0%, 중소기업 73.0%로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간 격차를 보여줬다. 중견·중소 제약사를 주축으로 하는 한국제약협동조합은 막대한 비용·인력이 소요되는 신약개발에 서로 힘을 합치기 위해 중소·중견 제약사 공동 R&D 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등 자체 경쟁력 강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자금력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평가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올해 상반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은 수출 증가를 기반으로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개선 흐름을 보였다"면서도 “의약품 중소기업의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계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어 수출 확대 등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한미사이언스, 법원에 한미약품 임시주총 허가 신청…한미약품 “절차 하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3자연합'측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형제'측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앞두고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3일 한미약품그룹에 따르면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2일 수원지방법원에 한미약품 임시주총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지난달 30일 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한미약품 이사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처리하기 위한 임시주총을 개최할 것을 한미약품에 요구했다. 이에 한미약품은 지주사의 특정 대주주 경영자가 독단적으로 그룹사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독재경영은 안된다며 임종훈 대표를 직접 겨냥해 비판했고 이에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임시주총 허가 신청을 법원에 제출함으로써 맞대응했다. 이와 관련해 한미약품은 법원에 임시주총 허가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데 임종훈 대표는 이사회 결의 없이 독단적으로 법원에 허가신청을 낸 것으로 보인다며 다시 임 대표를 비판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법원에 대한 한미약품 임시주총 허가 신청은 상법상 이사회 결의를 전제로 하는 '중요한 업무 집행 사항'이라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규정 제11조 제3항 제15호에서 역시 중요 자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 이사 해임 등 '중요한 소송 제기'를 이사회 결의사항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며 “실제로 지난 5월 열린 한미약품 임시주총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의결을 거친 후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결의 없이 독단으로 임시주총 허가를 신청한 것이라면 이는 절차적 정당성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으므로 먼저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해주길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이 임종훈 대표의 권한을 부당하게 폄하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한미약품에 대한 법원 임시주총 허가 신청과 관련해 이사회 규정을 위반한 바가 없다"며 “이사회 규정에도 없는 표현까지 써가며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의 권한을 부당하게 폄하하려는 의도에는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회장 등 3자연합측은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강조하며 전문경영인 출신 박재현 대표를 지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박재현 대표 취임 이후 한미약품이 역대 최대실적을 경신하고 있고 국내외에서 신약개발 성과도 잇따라 발표하는 등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점도 박재현 대표에게 신뢰를 보내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반면 3자연합측과 대립하고 있는 임종윤 이사·임종훈 대표 형제측은 박재현 대표가 지주사와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며 박 대표 몰아내기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법원이 주주의 임시주총 허가 신청을 비교적 폭넓게 받아들여 주는 경향이 있는 만큼 한미약품 임시주총 개최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 오는 11월 28일 열릴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과 한미약품 임시주총이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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