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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현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정승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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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 포스코 회장, 글로벌 철강CEO와 안전·기후대응 공유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글로벌 주요 철강기업 경영자들과 만나 인공지능(AI) 스마트 안전체계로 철강산업 안전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14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장 회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총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장 회장은 업계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구성원 모두가 안전 혁신의 주체가 되는 선진 안전 문화 정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계철강협회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세계철강협회 안전보건방침 △기후대응 전략·탈탄소 전환 △탄소 배출량 할당 방식의 국제 표준화 △차세대 철강 차체 솔루션 개발 등에 관한 협회 활동 성과를 공유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장 회장은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잠재 위험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협력사를 포함한 현장 직원 모두가 재해 예방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안전체계를 구축하는 등 한국형 안전체계(K-Safety)의 모범사례를 만들고 확산에 앞장서겠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포스코는 13일 열린 회원사 회의에서 안전보건 우수사례 공모전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안전보건 우수사례 공모전은 세계철강협회가 매년 회원사의 안전 우수활동 사례를 공모받아 시상하는 제도다. 포스코는 독자 개발한 '고로 풍구 영상 기반의 AI 스마트 기술'로 공정안전 부문 최고상을 받았다. 이 기술은 고로 내부의 용융물과 접촉하는 설비인 '풍구'에 영상 AI·처리 기술을 적용해 설비 이상 상태를 자동 판별하고 이상 상황을 작업자에게 신속히 안내한다. 설비 파손 위험을 예방하고 안전한 작업 현장 만들기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한편, 장 회장은 총회 기간 호주와 유럽, 일본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글로벌 철강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달아 회동하며 한국 철강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GS칼텍스, 데이터센터용 냉각유체 ‘앞서간다’

GS칼텍스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 및 안전성을 충족시키는 냉각유체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데이터센터 산업 분야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직접액체 냉각유체 '킥스(Kixx) DLC 플루이드(Fluid) PG25'를 출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출시한 직접액체 냉각유체는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장품의 원료로 널리 사용되는 프로필렌글라이콜과 부식 방지 기능이 우수한 유기산(OAT) 첨가제를 활용해 개발했다. GS칼텍스는 직접액체 냉각유체 출시로 AI 데이터센터 액체냉각의 두 가지 솔루션을 모두 혹보하는는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앞서 2023년 국내 최초로 액침 냉각유체 '킥스 이멀전 플루이드(Immersion Fluid) S'를 내놓은 바 있다. 직접액체냉각은 서버 내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고발열 전자부품에 냉각판을 부착하고, 그 안으로 직접액체 냉각유체를 순환시켜 냉각하는 기술이다. 액침 냉각유체에 전자기기를 담가 냉각하는 액침냉각과 함께 최근 데이터센터 산업 분야에서 주목하고 있는 냉각기술이다. GS칼텍스에 따르면, 서버 전체 에너지 효율성에서 액침냉각이 직접액체냉각보다 더 유리하다. 서버 내 발열량이 특히 높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은 부분에 적용할 국소적 냉각은 직접액체냉각이 더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미 선보인 액침냉각유로는 기술 개발, 제품 실증, 시장 확대를 위해 국내외 데이터센터산업 생태계 내 기업들과 협력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 삼성SDS 데이터센터에 이어 올해 LG유플러스 평촌 데이터센터에 액침냉각유를 공급하고 실증해 왔다. 글로벌 서버 제조회사 슈퍼마이크로컴퓨터와도 협력해 AI 서버를 대상으로 열관리 성능 및 안정성 평가를 자체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GS건설·SDT와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용량 저감을 위한 액침냉각 기술 개발과 실증을 추진 중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향후 직접액체 냉각유체와 액침 냉각유체 등 액체냉각 제품을 활용해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분야별 고객사와 협력해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유가하락 효과 기대했던 철강·석화, 고환율에 ‘덜미’

탄핵 정국이 수습된 이후 가라앉았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대로 치솟으며 가뜩이나 원자재 수입 비중이 큰 철강과 석유화학 업계에 시름을 안기고 있다. 이미 철강석과 석탄 수입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원가율을 더 끌어올릴 유인이 더해진 데다 최근 하락세를 보인 국제유가 효과마저 앗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발 관세 상향와 글로벌 공급 과잉 등으로 고환율의 수출증대 효과도 기대하기 쉽지 않아 이중삼중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 문제는 한국과 미국간 통상협상 지연, 미국과 중국 간 양보 없는 무역 갈등이 원화 가치 하락세를 부추길 가능성마저 높아 환율 불확실성이 더욱 증폭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3일 철강·석화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30원선을 넘어섰다. 비상계엄이 촉발한 탄핵 정국 이후 대선 기간을 거치며 1400원선 아래로 떨어진 이후 지난달 24일부터 1400원선을 상회해 왔다. 그나마 기획재정부·한국은행이 공동 메시지를 통해 “외환당국은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쏠림 가능성 등에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구두개입을 밝혀 환율이 1420원대로 진정됐다. 이처럼 환율이 오르면 기업이 원자재를 수입하며 지불하는 원화가 늘어난다.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하는 원자재 가격이 달러를 기준으로 두기 때문이다. 철강사들은 고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핵심 원료인 철광석과 석탄을 주로 호주와 캐나다 등에서 조달한다.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 원료인 원유는 중동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들여온다. 포스코는 올해 상반기 철광석과 석탄을 조달하는데 총 6조7156억원을 썼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은 2조5369억원을 주고 매입했다. 해당 비용은 전체 원가의 32.8%와 23.5%를 차지했다. 고환율로 원화 기준 원재료 조달 비용이 늘면 이미 90%를 넘어선 원가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철광석 가격 자체가 오르는 최근 흐름도 부담이다. 지난 10일 시카고 선물 거래소(CME)에서 철광석 가격이 톤(t)당 105.74달러로 저점을 찍었던 7월 1일보다 13.2% 올랐다. 각국이 철강산업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면서 저가 밀어내기식 수출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더해 철강 제품에 수입 관세 50%를 부과하는 미국 행정부의 정책이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포스코와 현대제철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두 철강사가 올해 3~12월 미국에 총 2억8100만달러(원화 약 4000억원)의 관세를 납부할 것으로 집계됐다. 석화사와 정유사도 원유와 나프타 등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마찬가지로 고환율이 달갑지 않다. SK에너지는 원유 12조1799억원을 매입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정유 공정을 위해 원유 9조4485억원를 샀다. 정유사들은 100%에 가까운 원가율을 보이는 데다 부채비율도 100%를 넘어 재무체력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석화사들은 대표적인 기초 원료인 나프타를 해외에서 수입하거나 국내 정유사가 수입 원유로 정제한 것으로 조달하기에 환율 변동에 따른 원가 상승 가능성을 예의 주시 중이다. 다만 올해 들어 원유와 나프타 가격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어 그나마 숨통이 트여 있다. 환율 불확실성 지속 여부는 국내보다는 외부 요인이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이후 지속됐던 고환율 기조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외신인도 하락과 탄핵 정국 장기화에 따른 국내 불안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미 무역협상 지연과 미중 무역갈등 같은 요인이 겹쳤다. 대미(對美) 투자와 수익 배분, 원-달러 통화 스와프 체결 등 구체적인 내용을 두고 한미 양국이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하면서 자원 공급망이 흔들렸다. 여기에 미국 행정부 셧다운이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긴 만큼 당국과 업계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기자의 눈] ‘저탄소 철강’ 연와정초식이 기다려지는 이유

철강사들이 제철소에서 고로를 세우거나 개·보수를 진행할 때 내화벽돌에 문구를 새기는 연와정초식(煉瓦定礎式)을 진행한다고 한다. 연와정초식은 한자 그대로 풀어보면, '고로 하단에 쌓는 연와(내화벽돌)을 주춧돌 삼아 제위치에 놓는' 행사다. 고로는 철광석과 코크스(석탄)를 녹여 쇳물을 만들기 위해 1500℃ 안팎의 고온 열을 견뎌야 하므로 내화벽돌이 필수다. 연와정초식은 포항제철 시절에도 있었다. 전남 광양의 포스코 광양제철소 홍보관에는 1970년대 포항제철소를 처음 세우는 과정에서 '혼(魂)'이라는 문구를 새긴 고로 내화벽돌을 전시하고 있다. 당시 경제 성장이 절실했던 만큼 사람들은 '제철보국(製鐵報國)'을 기원하는 진심을 여러 문구로 벽돌에 담았을 것이다. 고로 속 혼이 담긴 내화벽돌은 한국이 제조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주춧돌이었다. 철강업계는 지금 또다른 절실함을 마주하고 있다. 전 세계 탄소 배출의 약 7%를 차지하는 철강산업이 '탄소 다배출' 업종의 오명을 떼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국내 철강사들도 빠르면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로 철광석 산소를 떼어내는 수소환원제철 공정을 개발 중이고, 내년부터 정부와 포스코·현대제철이 실증에 나선다. 하지만, 국내 철강업계의 수소환원제철 공정 개발 단계는 첨단 수준이 아니다. 친환경을 무기로 탄소 무역장벽을 세운 유럽은 이미 생산설비를 짓고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에서는 이르면 내년 수소환원제철 생산 시설을 가동할 예정이다. 영국과 독일, 스페인 등 주요 국가에서는 조 단위의 지원금으로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런 자신감을 무기 삼아 유럽연합(EU)은 내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근거로 수입 철강제품에 탄소 배출비용을 부과하는 무역 장벽을 세운다.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해 철강사들의 친환경 경쟁력을 일찍이 키워놓은 뒤 보호무역 기조에서 자신들에 유리한 지형을 만들려는 속셈이다. 한국 철강사들이 이 벽을 넘어야 국내에서도 기간 산업으로서 핵심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다. 철강 불모지에 처음 제철소를 세울 때처럼 어느 때보다 강력한 기술개발 지원이 절실하다. 친환경 전환은 생존의 문제가 된 지 이미 오래됐다. 이제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보호무역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철강사들이 생존을 위한 기술 개발 사투를 해나가고 있다. 철강산업 특별법을 제정하는 데서 나아가 실행까지 이뤄져야 한다. 한국에서도 곧 '수소환원제철 연와정초식'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U도 보호주의 관세 강화…K-철강 ‘수출전선’ 험난

유럽 철강시장의 무역 장벽이 미국처럼 높아질 것이라는 예고가 나오면서 한국 철강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보호무역 기조에서 숨통을 터줬던 무관세 수입 할당량(쿼터)을 줄이면 유럽에서 가격 경쟁력 약화로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철강제품 탄소 배출량에 따른 비용 부담도 내년부터 시작돼 철강사들은 '이중고'를 맞이했다. 이에 기업별로 저탄소 친환경과 기술 경쟁력을 내세워야 유럽 철강시장 보호무역 장벽을 넘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국가·강종별 쿼터 등을 담은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를 대체해 최근 내놓은 저율관세할당물량(TRQ) 도입 계획의 입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새 계획은 쿼터 물량을 현재 대비 47% 줄이고 쿼터 밖 관세율을 25%에서 50%로 높이는 내용을 담았다. 철강재 제조 과정에서 쇳물을 어디서 부었는지부터 살펴보는 '조강국 모니터링' 도입도 포함했다. 현재 내년 6월 몫까지 쿼터가 배정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7월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철강사들은 무관세 쿼터 규모 변화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은 분기별로 할당된 무관세 쿼터를 활용해 EU 시장에 철강 제품을 수출해왔다. 한국은 열연강판 등 품목별로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총 266만여t의 무관세 쿼터를 할당받았다. 국가별로 할당되지 않았거나 남은 쿼터를 선착순으로 적용받은 품목까지 포함해 한국은 EU에 철강제품 약 380만t 전부 무관세로 수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철강제품 쿼터제에도 EU는 한국 철강사의 주요 수출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이 EU에 19억992만달러어치의 철강제품을 수출했다. 전체 수출의 12.2%를 차지해 20억달러 넘게 수출한 미국을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44억8012만달러를 수출해 미국을 넘어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발표가 일종의 탄소세를 부과하는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더해져 철강업계는 '겹악재'를 우려하고 있다. CBAM은 철강을 포함해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품목에 대해 수입품에도 EU 역내 생산과 같은 수준으로 탄소 배출 규제를 적용하는 제도다. 한국에서 철강제품을 생산하며 배출한 탄소의 양을 수입 업자에 제공하고, 수입 업자가 탄소 배출량에 따라 인증서를 구매하는 구조다. CBAM의 영향을 피하려면 수소환원제철 공정을 도입해야 하지만, 빨라야 2030년 이후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돼 비용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자동차용 강판 같이 탄소 배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고부가가치 품목이 한국의 대(對)EU 주력 수출품이라 부담이 더 크다. 특히 한국은 판재 기준으로 EU의 1위 수입국이다. 유럽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주요 국가들 중 가장 많은 320만t의 판재를 EU에 수출했다. 전체 철강 완제품 수출량 가운데 97.1%를 차지했다. EU 권역에는 현대자동차 체코 공장을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차 생산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현지 부품업체들도 함께 완성차 공급망을 이룬다. 조강국 모니터링에 대응해 기업 차원에서 현지 생산 같은 대응책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철강사들이 EU 권역에서는 쇳물부터 완제품에 이르는 일관제철소 건립 계획을 가시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폴란드에, 현대제철은 체코와 슬로바키아에서 철강재를 가공하고 있다. 하지만 쇳물 공정은 없다. 현대제철이 주요 수출국인 미국을 겨냥해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세우거나, 포스코그룹이 인도서 JSW와 손잡고 일관제철소 건립을 하는 것과 같은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0일 (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철강 공급과잉에 관한 글로벌 포럼(GFSEC)' 장관급 회의를 계기로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과 면담하며 “한국은 14년차 한-EU 자유무역협정(FTA) 파트너로서 비(非)FTA 국가와는 차별화된 고려가 필요하다"며 “기존 교역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물량 배정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EU 철강 시장의 무역 장벽은 무관세 쿼터 유지 뿐만 아니라 철강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까지 이뤄져야 극복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EU가 역내 철강제품 공급 과잉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워 쿼터 축소 자체를 피하기 쉽지 않다. 결국 저탄소 철강재 개발과 양산으로 CBAM 부담과 관세 장벽을 같이 넘어야 한다. 정부는 이달 중 관계 부처 합동으로 글로벌 공급과잉과 불공정 수입 대응책, 철강산업 저탄소·고부가 전환 지원 등을 담은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탄소중립산업전환연구실장은 “한국이 EU에 탄소 집약적 철강제품 중심으로 수출해온 구조를 고려하면, 한국 철강사들은 EU 시장에서 CBAM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던 터에 새로운 세이프가드 조치가 추가 제약요건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근본적으로는 한국산 철강제품의 탄소 배출량을 줄여 EU 통상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며 “저탄소 친환경 경쟁력을 갖추면 TRQ가 있어도 EU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여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포스코인터내셔널, ‘세계 2위 매장량’ 흑연광산 개발 첫삽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흑연 광산 개발을 본격화하며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 다변화에 박차를 가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9일(현지시간) 탄자니아 모로고로 주(州) 울랑가 지역에 위치한 마헨게 광산에서 흑연 개발을 위한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마헨게 광산은 매장량이 약 600만톤 규모로 세계 2위인 천연흑연 광산이다. 호주 자원개발 기업 블랙록마이닝이 개발을 주도하고 포스코그룹이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마헨게 광산 개발은 미국과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주도해 핵심 광물의 안정적 공급을 목표로 구성한 다자협의체 광물안보 파트너십(MSP) 프로젝트의 하나로 진행 중이다.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에 들어가는 핵심소재다. 현재 중국이 전 세계 공급량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공급망 안정성을 위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주요국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흑연에 대해 9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 이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번 프로젝트가 흑연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글로벌 완성차·배터리 기업의 전략적 수요에 부응하는 핵심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021년 포스코홀딩스가 블랙록마이닝에 750만 달러를 투자하며 마헨게 흑연 광산 개발에 참여했다. 이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3년 연간 3만톤 규모의 1단계 흑연 공급계약에 이어 2024년 동일 규모로 2단계 계약을 체결했다. 블랙록마이닝은 올해 최종 투자 결정(FID)을 위한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포스코홀딩스는 블랙록마이닝의 약 7.45%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체결한 4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계약 이행이 완료되면 포스코그룹의 지분은 총 19.9%로 늘어난다. 오는 2028년 마헨게 광산이 상업 생산을 시작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연간 6만톤 규모의 천연흑연을 향후 25여년간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된다. 확보된 흑연은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생산에 투입돼 그룹 내 이차전지소재 원료 자급률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번 아프리카 흑연 광산 개발을 넘어 향후 주요 광물 공급원와의 협력을 강화해 이차전지소재 조달망의 안정성을 높여갈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이번 마헨게 광산 개발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아프리카 지역에서 자원개발 역량을 확대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마헨게 흑연 광산 개발 프로젝트가 향후 포스코그룹의 음극재 사업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배터리 소재 공급망 안정화, 나아가 국내 광물 안보에도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존 드 브리스 블랙록마이닝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착공식은 마헨게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실행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며 “포스코인터내셔널과의 긴밀한 협력이 이번 성과를 가능하게 했다. 향후 성공적인 상업생산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철강 빅3, 3분기 실적 ‘기대반 우려반’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 빅3가 올해 3분기에 실적 방어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박 건조에 주로 쓰이는 후판과 다양한 산업의 필수재인 강판 등 판재의 가격이 반덤핑 관세 같은 무역조치 덕분에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철근시장 부진과 수출량 감소라는 리스크 영향이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9일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조7895억원, 665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 10.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포스코그룹의 철강사업 부문만 떼놓고 보면 회복세를 보인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지난 2분기 포스코홀딩스의 이익은 6072억원으로 19.3% 하락했지만, 포스코를 포함한 철강부문만 놓고 보면 22.7% 증가한 610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같은 기간 5조8042억원의 매출과 1161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2%, 125.3% 늘어난 수치다. 동국제강은 매출 8480억원과 영업이익 215억원으로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철강3사가 업계 시황 부진을 딛고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는 판가 하락세가 멈출 기조가 보이면서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지난 4월 중국산 후판에 대해 최대 38.02%의 잠정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고, 본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일본·중국산 탄소강과 합금강 열연은 지난 3월 예비조사가 시작됐고, 지난 9월 28.16~33.57%의 잠정 반덤핑관세 부과가 결정됐다. 9월 26일 기준 열연 유통가는 톤(t)당 82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8% 올랐다. 후판은 2.2% 오른 92만원 수준을 한 달 넘게 유지하고 있다. 유통가와 별개로 철강사와 조선사는 2분기 t당 가격을 70만원대 후반에서 80만원대 초반으로 협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3분기 가격은 아직 협상 중이다. 자동차 열연강판을 두고 벌이는 철강사와 완성차 업계 간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다. 이정우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일 리포트를 통해 “포스코홀딩스는 지속되는 이차전지 소재부문의 적자와 포스코이앤씨의 영업중단으로 인한 손실액 반영과 고정비 부담에 따른 영향"이라며 “2분기 이후 철강 개선세가 지속되고 견조한 판가를 유지하고,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법인의 실적 호조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정진수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제철은 비수기 영향에도 불구하고 판재 부문은 호실적이 지속되고 있지만, 봉형강 부문의 부진이 전사 실적 개선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의 체질 개선도 실적 방어를 돕는 요인이다. 포스코홀딩스는 비핵심 사업·자산 매각을 추진하며 2024년 초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조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현대제철은 부채비율을 2023년 말 80.6%에서 73.4%로 줄였다. 다만, 철근 부문은 실적 부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각각 인천 철근 생산설비 가동을 잠시 중단했다가 재개하며 9월 26일 기준 철근 유통가격이 70만원선을 겨우 넘겼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12.4% 낮은 수준이다. 수출 감소세도 부담이다. 올해 1~9월 철강제품 수출은 4월을 제외하고 계속 감소세를 보였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미 관세 영향 등으로 단가 하락세가 지속되는 영향이다.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모든 철강재와 알루미늄재에 수입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6월에는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올렸다. 두 품목은 파생관세 부과 대상도 넓히고 있다. 여기에 유럽연합(EU)도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처럼 철강재 보편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하고 무관세 혜택 축소를 예고해 국내 철강업계는 3분기를 포함해 올해는 버티더라도 내년 이후 경영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부생가스로 부담 낮췄지만…철강업계, 전기로·탄소규제로 ‘전기료 리스크’ 여전

철강사들이 고로(高爐:철 용광로) 부생가스를 재활용하는 발전으로 전기료 부담을 덜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탄소감축 정책에 따른 전기로 전환 확대로 전기료 인상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탄소중립 이행의 징검다리로 불리는 전기로가 철강업계에 확대되는 가운데 탄소배출권 규제 강화로 철강사들이 전기료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돼 탄소감축 설비 지원과 전기료 인하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강사들은 정부의 에너지·탄소감축 정책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여파에 대비해 자체 발전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포스코는 경북 포항제철소와 전남 광양제철소를 포함해 지난해 전체 전력 소비량의 85.5%를 부생가스를 포함한 자가발전으로 조달했다. 지난해 외부에서 끌어다 쓴 전력량은 1만963톤줄(TJ)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자가발전 비중이 당진제철소 기준으로 약 60%, 전체 기준 40%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전기 사용량 가운데 나머지 60%가량인 약 2만7800TJ만큼 전기료를 부담한다는 뜻이다. 부생가스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는 환원제로 석탄을 쓰는 고로-전로 공정에서 발생한다. 코크스 생산부터 선철·조강 공정까지 거치며 나오는 가스는 공정 연료나 부생가스 발전소 연료로 쓰인다. 철강사들은 부생가스 발전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후화된 에너지 회수·발전 설비를 개선하고 부생가스 발생과 사용 현황을 실시간 예측하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철강사들이 자체 발전을 늘리는 이유는 전기요금 인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말부터 킬로와트시(kWh)당 185.5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 1분기와 비교하면 75.8% 인상된 수치다. 그동안 산업용 전력요금은 기업 성장 촉진을 목적으로 주택용보다 낮게 책정돼왔지만, 2023년 산업용 요금이 주택용을 넘어섰다. 포스코는 별도 기준 올해 상반기 전력·용수료가 391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5% 늘었다. 현대제철은 같은 기간 전력·연료비로 1조2414억원을 부담했다. 전기로 비중이 상당한 현대제철은 한해 동안 전기료만 1조원 넘게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기로를 늘리는 추세에서는 부생가스를 이용한 발전 비중을 늘리기 어려워져 철강사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로와 달리 전기로는 철스크랩(고철)이나 직접환원철(DRI)을 이용한다.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는 환원 과정이 제철소 안에서 이뤄지지 않아 부생가스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게다가 철을 섭씨 1500도가량으로 가열할 때 전기를 쓰기 때문에 전력 사용량도 늘어난다. 현대제철은 전체 조강 생산 중 31%인 564만t을 전기로로 생산해 전기 사용 비중이 큰 편이다. 현대제철은 2026년 1분기부터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생산체제도 가동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3.3%인 115만t 만 수준이라 비교적 부담이 작지만, 내년 중 연간 250만t의 생산 능력을 갖춘 전기로를 가동할 예정이라 남의 일이 아니다. 이에 양사 모두 궁여지책으로LNG 자체 발전 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다. 탄소배출권 제도가 강화되는 움직임도 철강사들의 전기료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철강사들은 국내 온실가스 규제가 강화되면 규제가 약한 다른 나라로 사업장을 이전할 우려가 있는 '탄소누출업종'으로 지정돼 전량 무상 할당된다. 하지만 2026~2030년에 해당하는 '제4차 계획기간 국가 배출권 할당 계획'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탄소 배출 감축 부담에 더해 전기료 상승 부담이 더 커진다는 것이 철강업계의 하소연이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발전 부문 기업에 유상으로 할당하는 비중이 2025년 기준 10%에서 2030년 50%로 확대되고, 배출허용총량에 시장 안정화 조치용 예비분이 포함된다. 업계는 kWh당 1원만 올라도 비용이 100억 원씩 불어난다고 보고 있다. 철강사들이 탄소 감축 목표를 원만히 달성하면서 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독일은 철강과 석유화학 같은 에너지 집약 산업에서 기업이 탄소감축 신기술을 도입하면 설비 투자 등으로 늘어난 생산단가를 일정 비율 보전해주는 '탄소차액계약제도(CCfD3)'을 참고할 수 있다. 아울러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철강산업 특별 대책에도 전기료 인하 같은 지원책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전기요금을 조정하면 보조금 이슈가 발생할 수 있어서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서도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등 일부 지역으로 한정·추진하는 것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석화·정유도 ‘AI·친환경’ 첨단 소재·에너지 전환 잰걸음

석유화학·정유업계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정보통신(IT) 첨단산업부터 탄소배출 감축에 기여하는 친환경물질까지 미래 시대를 대비한 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종전까지 부가가치가 낮은 기초소재 중심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첨단소재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7일 석화·정유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첨단 반도체 패키징 핵심 소재인 액상 감광성 절연재(PID)를 개발했다. 액상 PID는 온·습도 변화에 강한 특성을 띠어 반도체 칩과 기판을 연결하는 미세회로를 구현하는 소재로 쓰인다. 아울러 전자소재 분야에서 축적해온 필름 기술을 기반으로 부착 방식의 필름 PID를 글로벌 반도체 회사와 협업해 개발하고 있다. 필름 PID는 부착 형태로 대형 기판에서도 두께와 패턴의 균일성을 유지해 온도 변화에 따른 균열을 최소화한다. 특히 AI 반도체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고성능 반도체일수록 회로와 반도체 등을 조밀하게 배치한 정도(집적도)가 높고 기판이 커지기 때문에 온도 변화에 따른 물질 간 팽창·수축 차이로 균열이 발생하기 쉽다. LG화학이 개발한 액상 PID와 개발 중인 필름 PID가 고성능 반도체 구현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간 LG화학은 첨단 반도체 소재를 개발해왔다. 패키지 기판의 기반 소재인동박 적층판(CCL)과 칩을 기판에 붙이는 칩 접착 필름(DAF)은 양산 단계에 돌입했다. 고성능 메모리 칩 부착용 비도전성 필름(NCF)과 적층 필름(BUF) 등 핵심 후공정 소재로도 개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친환경 소재도 석화업계의 관심거리다. SK케미칼은 고폴리에스터 중심 포트폴리오와 순환재활용 소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재활용 페트(PET) 수지 '스카이펫 CR' △재활용 원료로 만들어지고 나중에 페트 재활용이 가능한 고기능성 코폴리에스터 '에코트리아 클라로' 등 순환 재활용 소재 라인업을 두고 기술을 고도화해왔다. 지난 6월에는 오스트리아 소재 자동차 카페트 제조회사 듀몬트와 스카이펫 CR이 적용된 실물 원사와 차량 매트 개발했다. 이 제품들은 오는 8일(현지 시각)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플라스틱 산업 전시회 'K2025'에서 첫 공개된다. 정유업계는 석유산업 중심의 구조를 벗어나고 탄소 배출 감축에 기여하는 일환으로 지속가능항공유(SAF)를 내밀고 있다. SAF는 폐식용유, 동·식물 기름, 도시 폐기물, 바이오매스 등을 이용해 만든 항공 연료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존 항공유보다 최대 80% 줄일 수 있는 연료로 평가받는다. 국내 항공사들이 오는 2027년부터 항공유에 SAF를 최소한 1% 섞어 사용해야 하고, 2035년까지 혼합 비율을 7~10%로 단계적으로 늘려야 한다. 이에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원유를 정제하는 기존 설비를 활용하는 '코-프로세싱' 방식으로 SAF를 생산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국내와 해외 가리지 않고 SAF 공급 실적을 쌓아왔다. HD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6월 일본에 공급한 것이 최초다. GS칼텍스가 같은 해 9월 핀란드 네스테사의 SAF를 일반 항공유와 혼합해 제조한 제품을 일본에 수출했다. SK에너지는 올해 1월 유럽 SAF 시장을 국내 정유사들 중 처음으로 뚫었다. 국내에서는 SK에너지와 에쓰오일이 지난해 9월부터 대한항공 인천-하네대 노선에 SAF를 공급했고, 올해 9월부터는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가 각각 대한항공 인천-고베, 김포-오사카 노선에 공급하기로 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SK이노·포스코, ‘재무 체력’ 확보로 신사업 고삐

SK이노베이션과 포스코홀딩스가 인공지능(AI)·전동화·친환경 전환 흐름에 맞춰 미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자금 여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전통적 산업으로 분류되는 석유화학과 철강 산업이 시황 부진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해나가려면 신사업 투자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5일 액화천연가스(LNG) 기반 발전 자회사 나래에너지서비스와 여주에너지서비스가 메리츠증권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을 대상으로 총 3조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메리츠증권의 SPC가 지분을 취득하면 SK이노베이션 자회사들이 3조원 규모의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구조다. 이 중 SK이노베이션 자금조달에 2조4100억원이 쓰이고, 두 자회사의 채무 상환에 4639억원이 투입된다. 의결권이 있는 전환우선주식(CPS) 형태로 발행되며, SK이노베이션이 요청하면 메리츠증권으로부터 해당 주식을 다시 사들일 수 있는 매도제안권을 가진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투자 유치는 SK이노베이션 차원의 전사적 재무구조 건전성 강화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며 “이후에도 발전자회사의 경영권과 사업운영권을 지속 보유해 안정적으로 LNG 밸류체인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그룹도 자금 추가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4일 일본제철 지분 1.5% 중 절반을 처분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3월 2024년 사업보고서를 공시하며 일본제철 지분을 매각예정 자산으로 분류하며 처분 계획을 처음 밝혔다. 포스코홀딩스가 일본제철 지분의 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약 4678억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자산효율화와 구조개편 계획을 발표한바 있으며 그 일환으로 2024년도 사업보고서에 일본제철 지분 매각에 대한 내용도 포함시킨 바 있다"며 “이번 매각에 따른 자금은 철강, 이차전지 등 그룹 주요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며, 일본제철과의 협업관계는 변함 없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과 포스코그룹은 전방 산업 작동에 필수인 에너지와 소재로 경쟁력을 키워웠지만, 최근 시황 부진과 산업구조 변화라는 장벽을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사업구조 재편의 일환으로 자본 여력 확보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LNG 발전 사업 일부를 유동화하는 동시에 재무구조와 사업을 효율화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 일환으로 지난 7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일환으로 자본 3조원을 추가 조달하고,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1조5000억을 더 확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과 자회사, SK 주식회사가 유상증자와 채권 발행 등으로 5조원을 마련한다는 기존 계획에 더한 것이다. 확보한 자금 여력으로 SK이노베이션은 2030년까지 석유화학과 LNG·전력, 배터리, 에너지 솔루션으로 미래 전동화 시대에 걸맞은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EBITDA 20조원 달성과 순차입금 20조원 미만 수준 유지라는 재무 목표도 내놨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저수익 사업 55건과 비핵심 자산 71건을 하나 둘 정리해 총 2조원의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상반기까지 마련한 현금은 1조원으로, 이번 하반기에 나머지 1조원을 확충할 예정이다. 확보한 현금으로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저탄소·첨단 소재 개발과 공급망 강화, 시장 확대를 해나간다는 것이 포스코그룹의 구상이다. 철강 분야에서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시장에서도 쇳물을 용광로에 붓는 단계부터 생산을 현지화하는 상공정 투자를 강화하고, 수소환원제철 공정과 저탄소 강재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 리튬 같은 자원 확보와 공정 효율화, 차세대 기술 개발로 이차전지 사업도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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