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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현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최태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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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직원 한 명 손가락에 전 자산 맡긴다…국내외 거래소 “이중 안전장치 확보” 주장

60조원 상당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로 빗썸이 회사 자산을 안일하게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빗썸은 직원 한 명의 단위 입력 실수로 62만원을 62만개 비트코인으로 잘못 지급했다. 빗썸만의 구조적 헛점으로 인재(人災)란 지적이 들끓고 있다. 그러나 다른 거래소는 다중 승인절차 또는 보유한 자산을 초과해 지급할 수 없도록 내부통제 시스템을 마련해두고, 운용 규칙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9일 금융당국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6일 오후 7시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자 249명에게 총 62만원을 주려다 지급 단위를 '원(KRW)'이 아닌 '비트코인(BTC)'으로 잘못 입력했다. 이로 인해 총 62만개 비트코인이 당첨자 계좌에 잘못 입금됐다. 당시 거래금액 기준(9800만원)으로 61조원 가량이다. 빗썸은 사고 발생 약 35분 뒤 해당 계좌의 거래와 출금을 차단했지만, 일부 이용자가 이미 받은 비트코인을 매도한 뒤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을 실제로 매도한 이용자는 86명으로 파악됐다. 빗썸은 매도된 물량 대부분 회수하는 데 성공했으나, 비트코인 125개는 되찾지 못한 상태다. 이는 당시 시세 기준 약 13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약 30억원은 이용자들이 본인 명의 은행 계좌로 출금했고, 나머지는 다른 가상자산을 매수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를 두고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빗썸이 보유하지도 않은 비트코인 62만개를 어떻게 고객 계좌에 입금할 수 있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빗썸이 지난해 3분기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회사가 직접 보유한 비트코인은 175개, 고객이 위탁한 비트코인은 4만2619개다. 이를 모두 합쳐도 4만2794개로 이번에 잘못 지급한 62만개에 한참 모자란다. 이처럼 '유령코인'을 지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앙화 거래소(CEX)의 장부거래 방식이 있다. 중앙화 거래소는 고객이 입금한 가상자산을 자체 지갑에 보관한 뒤,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블록체인에 즉시 기록하지 않고 전산 데이터베이스(DB)상의 장부 잔고만 변경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개인 지갑 간 거래를 블록체인 스마트 계약으로 처리하는 탈중앙화 거래소(DEX)와 구분되는 구조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주요 거래소와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 글로벌 거래소 대부분이 중앙화 거래소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수천만명의 투자자가 동시에 주문을 내는 유동성을 감당하려면 거래 속도와 수수료 측면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할 때마다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한 건의 거래에 몇 분이 걸리고 수수료도 지금의 수십 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부거래 방식 자체는 은행과 증권사 등 전통 금융기관에서도 사용된다. 예를 들어 예금도 현금을 물리적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은행 전산 장부에서 기록된 잔액을 바꾸는 방식이다. 다만, 금융기관은 통상 장 마감 후 별도의 정산 과정을 거쳐 전산상의 숫자와 실제 보유 자산이 일치하는지 점검한다. 결국 빗썸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 이번 문제의 핵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작은 이벤트 담당 직원의 입력 실수였다. 그러나 빗썸은 내부 장부 관리, 출금 검증, 리스크 통제까지 핵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구조적 사고였다는 비판을 받는다. 빗썸도 사고 이후 “가상자산 거래소의 최우선 가치인 '안정성과 정합성'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자산검증 시스템 고도화, 다중 결재 시스템 보완, 이상거래 탐지 및 자동 차단 AI 시스템 강화 등의 내부통제 시스템 고도화를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업비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는 각각 방식은 다르지만 보유 자산을 초과한 지급이 이뤄지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비트는 “2017년부터 보유하지 않는 디지털자산이 지급되는 사고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안전장치를 구축하고 있다"며 “시스템 설계 단계부터 실제 보유 중인 자산만 이벤트 지급이 가능하도록 제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체 구축한 준비자산 증명 시스템을 통해 블록체인 지갑에 실제 보관된 수량과 업비트 전산 장부상 수량을 상시 대조·점검해 자산 정합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인원은 “승인 체계가 까다롭게 되어 있어 담당자가 클릭 한 번으로 지급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며 “요청과 결재 절차가 나눠 있고 금액이 커지면 결재 절차가 임원 또는 대표까지 늘어난다"고 말했다. 또한 자산 정합성이 맞지 않으면 몇 번 더 확인하는 절차가 있다고 덧붙였다. 코빗은 “이벤트 보상 지급은 별도 이벤트 계정에서 출금해 고객에게 입금하는 구조여서 거기 있는 금액만큼 지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 관리 시 이중장부 방식을 적용하고 있어 모든 거래는 출금과 입금 쌍이 이뤄야 기록될 수 있다"며 “실제 보유한 자산을 초과한 지급은 차단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고팍스는 “금액이 많든 작든 간에 실제 지급하기 전에 교차검증은 하고 있다" 며 “고객의 거래 패턴이나 본인 자금으로 거래 여부 등을 모니터링하며 이상 거래가 감지되면 한 번 더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거래소도 장부거래와 실거래간 일치를 확인하는 장치를 운영 중이다. 해외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사업보고서(10-K)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온라인에 직접 연결되어 있지 않은 콜드 스토리지(cold storage)에 보관된 가상자산을 전문가와 협의해 관리하고, 개인 키 생성 절차를 관리한다. 또한 회사의 가상자산 잔고와 고객 자산을 분리 보관하며, 자체 감시도구를 활용해 공개 블록체인상에서 증거를 확보, 가상자산 잔고의 실재성을 실제 보유 잔고와 맞춰보는 검증 절차(reconciliation)를 거쳐 점검한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가상자산 거래소의 내부통제 시스템 실패로 규정하고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에서 규제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열린 금감원 업무계획 발표 및 기자간담회에서 “오기입이 가능한 전산시스템에 관해 집중적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가상자산 거래소 정보시스템의 근본적 문제가 노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입력된 데이터로 거래가 실현됐다는 게 문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은 반환 대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애초 빗썸이 '랜덤박스' 이벤트로 1인당 2천원씩 당첨금을 주겠다고 고지한 만큼 “부당이득 반환 대상은 명백하다"면서 “반환 대상인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으며, 원물 반환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전날 금융위원장 주재로 연 점검회의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가상자산 거래소의 내부통제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난 만큼, 빗썸뿐만 아니라 모든 거래소의 내부통제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적절한 내부통제 체계를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이용자에게 가상자산을 지급할 때 장부와 보유 가상자산 간 검증체계, 다중 확인절차, 인적 오류제어 등의 통제장치가 적절히 구축되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실수라기 보다 ‘예고된 부실사고’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60조원대 규모의 비트코인을 잘못 지급한 사고의 후폭풍이 거세다. 당사자인 빗썸은 파장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투자자 피해구제전담반을 설치하고 고객 보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태의 엄중성을 확인한 금융당국은 빗썸뿐 아니라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의 유사사고 가능성 및 사전 방지를 위한 점검에 들어간다. 반면, 한켠에서는 빗썸의 이번 비트코인 오지급 사건이 8년 전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와 비슷한 점을 들어 신속한 사태 수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불신은 물론 법적 분쟁으로 파급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금융감독원, 디지털자산거래소협의체(DAXA)는 지난 7일 빗썸 사고 후속 조치를 위한 긴급 대응반을 구성했다. 금융당국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은 방안을 결정했다. 회의에는 이재원 빗썸 대표도 참석했다. 긴급대응반은 빗썸을 점검한 뒤 다른 거래소를 대상으로도 가상자산 보유·운영 현황과 내부통제 시스템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점검 과정에서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금감원이 즉시 현장검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필요한 경우 거래소가 보유한 가상자산 현황을 밀착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 개선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현재 정부안을 마련 중인 가상자산 2단계법과 연계해 제도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가상자산사업자가 외부기관으로부터 주기적으로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점검받도록 하고, 전산사고 등으로 이용자 피해가 생기면 가상자산사업자의 무과실 책임을 규정하는 방안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권 부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가상자산의 취약성과 리스크가 노출된 사례로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면서 금감원에 이용자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빗썸의 신속한 피해보상 조치 이행을 모니터링할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도 같은 날 오전 이찬진 금감원장 주재로 긴급 대응회의를 연 뒤 곧바로 빗썸 본사에 현장 점검반을 보냈다. 현장에서 사고 경위와 빗썸의 이용자 보호조치,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의 회수 가능성, 위법 사항 등을 두루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빗썸이 대규모 비트코인을 이용자에게 잘못 지급한 사고가 8년 전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사태와 판박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8년 4월 6일 우리사주 배당금을 주당 1000원씩 지급하려다 직원 실수로 자사주 1000주씩 지급했다. 당시 삼성증권 1주는 3만9800원으로 우리사주 1주당 3980만원 상당 주식이 지급됐으며, 전체 지급 규모는 112조6985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증권 직원 수십 명이 배당받은 자사주를 급히 매도하면서 주가가 한때 12%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아울러 주식 발행 한도를 넘는 주식이 주주총회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배당되면서 사실상 존재할 수 없는 주식이 거래되는 이른바 '유령주식'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현장 검사를 벌여 삼성증권에 1억44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다른 증권사의 시스템 점검도 병행했다. 더욱이 빗썸이 보유하지 않았고, 모든 자본을 끌어 써도 지급할 수 없는 비트코인 물량을 발행했다는 점에서 '유령 코인' 논란까지 제기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빗썸이 공시한 비트코인 보유 개수는 175개, 고객이 위탁한 비트코인은 4만2619개다. 둘을 합해도 이번에 잘못 지급한 62만개에 한참 모자란다. 같은 분기 빗썸의 전체 자본은 9346억원으로 잘못 지급한 비트코인 가격(100조원)에 100분의 1 수준이다. 이번 사고로 가상자산 거래소의 '장부 거래' 방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부 거래 방식에 따라 거래소가 보유한 물량보다 더 많은 코인을 장부 조작만으로 유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에 이용자들은 거래소 안에서 사실상 돈 복사가 가능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내부인 누군가 실수가 아닌 고의로 코인을 생성해 유통해도 이용자로선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빗썸은 지난 6일 오후 7시 자체 '랜덤박스' 이벤트로 참여 이용자에게 당첨금을 지급하려다가 직원의 실수로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했다. 애초 249명에게 지급하려던 총액 62만원이 62만개의 비트코인으로 잘못 지급됐다. 1인당 평균 2490개로, 당시 비트코인 1개당 9800만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오지급 합계액만 60조원어치에 이른다. 일부 이용자가 이렇게 받은 비트코인을 즉시 매도하는 과정에 같은 날 오후 7시 30분께 빗썸에서만 비트코인 가격이 8110만원까지 급락하는 일도 벌어졌다. 빗썸은 잘못 지급한 비트코인 중 99.7%에 해당하는 61만8212개를 즉시 회수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비트코인 1788개 상당은 일부 당첨자들이 이미 매도한 상태였고, 이 중 93%를 추가로 회수했다. 결국 비트코인 약 125개 상당의 원화와 가상자산은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빗썸은 이번 사고 시간대 매도 거래 중 사고 영향으로 낮은 가격에 판 고객에게 '매도 차액 전액과 10% 추가 보상'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해당 시간대 빗썸에 접속한 모든 고객에게 2만원 상당 보상을 제공하고 일주일간 전 고객을 대상으로 거래 수수료 0% 혜택을 적용할 예정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한국증시 시총, 세계 8위…독일 이어 대만도 제쳤다

연초부터 코스피 '5000'을 달성하는 등 역대급 불장을 이어온 한국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이 최근 독일을 넘어선 데 이어 대만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종가 기준 코스피·코스닥·코넥스시장을 합친 전체 시가총액은 4799조3607억원이었다. 같은 날 대만증권거래소가 공시한 대만 주식시장 시가총액(103조6207억 대만달러·4798조6792억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한국 증시는 글로벌 시총 순위에서 중상위권에 머물렀다. 세계거래소연맹(WFE)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 세계 89개 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을 달러로 환산해 비교했을 때, 한국거래소 시가총액은 거래소 기준 13위로 집계됐다. 당시 1위는 나스닥(37조5000억달러), 2위는 뉴욕증권거래소(NYSE·31조4000억달러), 3위는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SSE·9조3000억달러)였다. 유로넥스트(7조8000억달러), 일본거래소그룹(JPX·7조6000억달러), 중국 선전증권거래소(6조2000억달러), 홍콩거래소(6조1000억달러), 인도 뭄바이증권거래소(BSE·5조2896억달러),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5조2699억달러), 캐나다 토론토증권거래소(TMX·4조6000억달러)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이어 11위는 대만증권거래소(3조달러), 12위는 독일증권거래소(2조8986억달러)였고, 한국거래소는 2조7566억달러(약 4034조4000억원)로 파악됐다. 거래소가 아닌 국가·지역 단위로 묶으면, 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미국·중국·유럽연합(EU)·일본·홍콩·인도·캐나다·대만·독일에 이어 지난해 말 기준 세계 10위에 해당했다. 그런데 새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이 작년 말 대비 각각 20.8%, 16.8% 상승해 주요국 대표지수 가운데 상승률 1위와 3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20.39% 늘었다. 반면 독일 DAX30 지수와 대만 자취안지수 상승률은 0.94%, 9.73%에 그치면서 격차가 좁혀졌다. 올해 차례로 한국에 추월당했다. 지난주에는 금·은 선물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충격과 인공지능(AI) 수익성 논란 재점화 등으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코스피도 최근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다만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에는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동반 상승하며 시장 불안이 다소 완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달 초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코스피 기본 시나리오 목표치를 6000으로, 강세장 시나리오 목표치는 7500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국내에선 NH투자증권이 최근 코스피 12개월 목표가를 5500에서 73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시장과 비교해 보는 관점에서 (코스피) 6000은 넘는 데 큰 문제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주간증시] 5300선 돌파 뒤 흔들린 코스피…강세장 속 ‘과열 조정’

지난주 코스피는 사상 처음 5300선을 넘긴 직후 급락과 급반등을 반복하며 극심한 변동성에 직면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와 함께 차기 연준 의장 불확실성, AI 기대 조정이 겹치며 시장은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번 주 증시는 설 연휴를 앞둔 관망 심리 속에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실적에 기반한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4.43포인트(1.44%) 내린 5089.14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에 221.47포인트 폭으로 오르내리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주 내내 코스피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5거래일 동안 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세 차례 발동될 정도로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한국거래소는 2일 급락과 3일 급등 과정에서 각각 매도·매수 사이드카를 발동한 데 이어, 6일에도 매도 사이드카를 추가로 발동했다. 지수 변동성을 키운 건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지난주 코스피 시장에서 11조14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4조7268억원)와 SK하이닉스(5조640억원)를 집중적으로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그 여파로 대표 반도체주 역시 이례적인 변동성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하루 만에 6.29%(2일) 하락한 뒤 다음 날 11.37%(3일) 급등했고, SK하이닉스도 8.69%(2일) 급락 후 9.28%(3일) 반등했다. 외국인의 매도 물량은 개인투자자가 대부분 받아내며 한 주 동안 12조6277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지수 하단을 방어했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는 국내 이슈보다는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에 따른 차익 실현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한 이후 금융시장 전반에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 워시 후보자는 과거 연준 이사 시절부터 양적완화(QE)에 비판적이었고,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필요성을 강조해 온 인물이다. 시장에서는 그의 취임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유동성 환경이 예상보다 빠르게 긴축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정의 본질은 '차기 연준 의장의 정책 불확실성'"이라며 “케빈 워시의 청문회가 변곡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입을 통해 정책 경로가 명확해지면 막연한 공포심에 기인한 유동성 우려는 빠르게 해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소프트웨어 기업을 중심으로 한 AI 관련주 조정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주요 AI 기업들의 실적은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 기대 수준이 워낙 높았던 만큼 '기대와 현실 간 괴리'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되고 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우려는 현 단계에서 과도하다"며 “궁극적으로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AI 산업과 기업별 이해관계, 수익모델 변화에 시장이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인 국내 주요 산업의 실적 전망은 여전히 탄탄해 실적에 근거한 코스피 상승 추세 속에 단기 과열 해소, 매물소화 국면"이라고 짚었다. 시장에서는 설 연휴를 앞두고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강세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변동성 조정 국면"이라며 “과거 강세장 경험을 적용하면 코스피 가격 조정의 저점은 고점(5371포인트) 대비 -10% 적용한 4830포인트 수준에서 형성될 수 있고 2월 전체적으로는 조정 국면의 진행이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실적에 근거한 코스피 상승 추세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단기 변동성에 휘둘리기보다는 주도주 중심의 분할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정해창 연구원은 “설 연휴를 앞둔 데 따른 관망 심리 강화로 코스피 단기 하방압력이 커질 수 있다"면서도 “이는 실적 개선 기여도가 높은 반도체를 비롯한 주도주(자동차, 조선, 방산 등)의 비중 확대 기회"라고 말했다. 다만 “추격매수보다는 단기 변동성을 활용한 분할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불확실한 시장, 자산관리 답은 결국 ‘균형’…‘자산관리 명가’ 하나PB 경은진 팀장 [인터뷰]

변동성이 일상이 된 금융시장 속에서 자산가들은 '얼마나 벌 것인가'만큼 '어떻게 지킬 것인가'도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은행 프라이빗뱅커(PB)의 역할도 다시 주목받는다. 하나은행 PB센터는 단기 성과 중심의 투자 제안보다 고객의 자산 구조와 전 생애주기에 따른 종합 자산관리를 전면에 내세운다. 은행 PB의 가장 큰 강점은 자산을 부분이 아닌 전체로 본다는 점이다. 주식, 채권, 펀드 같은 금융상품은 물론 외환, 보험, 상속·증여, 기업 금융까지 고객의 모든 금융 흐름을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경은진 하나은행 여의도PB센터 PB팀장은 6일 에 “자산관리를 특정 상품에 국한해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의 나이와 자산 구조를 기준으로, 전 생애에 걸쳐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PB센터는 '자산관리의 명가'로 불리며 생애주기 자산관리에서 두각을 드러내왔다. 시장 환경에 따라 특정 자산으로 쏠리기 쉬운 국면에서도 PB들은 자산 배분과 기간 분산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초점을 둔다. “시장을 이기는 투자는 없다"는 현장 PB들의 인식은 결국 균형이라는 원칙으로 귀결된다. 하나은행은 1995년 국내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PB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자산관리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하나은행 PB센터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의 자산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체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PB는 자산관리 과정에서 고객의 생애주기와 사회 환경의 변화도 함께 고려한다. 경은진 팀장은 “지금의 소득이나 자산 규모보다, 앞으로 어떤 삶의 단계를 거치게 될지가 더 중요하다"며 “고객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 상속 이후 자산이 어떤 방향으로 쓰이길 원하는지까지 아우를 수 있어야 진정한 자산관리"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PB센터의 서비스는 금융에만 머물지 않는다. 해외 부동산 투자, 외환 거래, 상속·증여 컨설팅처럼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에서는 금융기관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뢰도 높은 연결고리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자산가 2세와 영리치를 위한 맞춤형 금융 교육, 자산 이전을 준비하는 패밀리오피스형 프로그램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PB센터를 찾는 고객들의 공통된 관심사는 '장수'를 전제로 한 자산 관리다. 은퇴 이후는 물론 사후까지 포함해 자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할지 미리 계획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리빙트러스트는 평생 마련한 자산이 본인의 의지에 따라 활용될 수 있도록 돕는 장기적 자산 플랜의 한 방식이다. 단순한 상속을 넘어, 생전 자산 활용과 기부 등 개인의 가치관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사후 자녀 간 분쟁을 줄이고, 세대 간 연속 상속 구조를 통해 고인의 뜻을 남기고자 하는 목적도 담겨 있다. 내집연금은 장수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대표적인 노후 설계 수단이다. 거주 중인 주택을 활용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함으로써 자산을 처분하지 않고도 노후 생활의 불안을 낮출 수 있다. PB는 고객의 연령과 가족 상황을 고려해 이러한 제도를 조합하며, 단기 수익보다 장기적인 자산 흐름에 초점을 맞춘다. 자산관리 방식 역시 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업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중심으로 비대면 상담 수요가 늘면서 디지털 PB 활용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경 팀장은 “직접 방문이 어려운 경우에도 디지털 PB를 통해 자산 현황을 점검하고 방향성을 논의할 수 있다"며 “상황에 맞는 방식으로 PB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라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월간IPO] 겨우내 얼어붙은 시장, 봄부터 재시동…‘대어급’ 케이뱅크가 온다

▲크레이씨(CRAiSEE) 1월 동안 한산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이달 들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신규 상장은 많지 않지만, 공모가 결정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이 본격화하면서 IPO 시장 전반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는 평가다. 다음 달부터는 '대어급'으로 꼽히는 케이뱅크를 필두로 상장 기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IPO 시장에서 상장한 기업은 두 곳에 그쳤다. 이 가운데 스팩(SPAC)인 삼성스팩13호를 제외하면 일반 기업 신규 상장은 덕양에너젠이 유일했다. 덕양에너젠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이 110.5%를 기록했고, 종가 기준으로는 248.5%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공모주 평균 수익률(92.2%)을 크게 웃도는 성과다. 상장 기업 수는 적었지만, 수익률 측면에서는 공모주 시장의 열기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실제 청약 경쟁률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청약 평균 경쟁률은 1354대 1로, 지난 8년 평균인 962대 1을 웃돌았다"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모주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달에도 상장 예정 기업 수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총 7건이 예정돼 있어, IPO 시장의 체감 온도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단연 케이뱅크에 쏠린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올해 들어 첫 코스피 상장 추진 기업으로, 지난 4일부터 오는 10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제시한 주당 희망 공모가는 8300~9500원이며, 공모 주식 수는 6000만 주다. 케이뱅크는 과거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한 경험이 있다. 이번 IPO에서는 당시보다 주당 희망 공모가(9500~1만2000원)와 공모 주식 수(8000만 주)를 모두 낮췄다. 가격과 공급 물량을 동시에 조정해 수요예측 흥행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결과가 향후 대형 IPO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기관 수요예측 기준으로 보면 1월은 한산했지만 2월에 다시 시동을 걸어서 케이뱅크를 포함해 7개 기업이 진행하고 있어 굉장히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달 말에는 아이엠바이오로직스도 기관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공모가 희망 밴드를 1만90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제시했다. 상장 예정 주식 수 1479만280주를 기준으로 공모가 밴드 상단에서 산출한 시가총액은 약 3845억 원이다. 이 밖에도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 메쥬, 의료기기 제조업체 리센스메디컬, 산업용 레이저 장비 개발·제조 전문 업체 액스비스, 전시·컨벤션 및 행사 전문 업체 에스팀, 바이오 업체 카나프테라퓨틱스 등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IPO 시장을 둘러싼 세부 전망은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영증권은 연간 상장 종목 수 기준으로 77~86개 기업이 상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5년 평균보다 6% 높은 수준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심사 청구 기업 및 심사승인 기업 현황과 IPO 진행 가능성이 높은 일부 기업의 상황과 최근 국내 증시의 강세 등을 전망 모델에 반영했다"며 “특히 정부가 지난해 12월 밝힌 '코스닥시장 신뢰 혁신 제고방안'을 반영해 산출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대어급' 신규상장 기업이 줄이어 기다리고 있는 만큼 경우에 따라 전망치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케이뱅크는 공모 절차에 돌입했고, 무신사, 구다이글로벌, HD현대로보틱스 등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SK에코플랜트, SSG닷컴, 카카오모빌리티, CJ올리브영, 11번가, 야놀자 등 대어급 후보들의 상장 여부도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코스닥 정책 활성화 대책도 IPO 시장에 긍정적이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관심이 높은 인공지능, 신재생, 우주산업 등 일부 섹터의 경우 원활한 상장을 지원하기 위해 맞춤형 기술 특례상장 제도를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기술 심사 자문역도 구축해 상장 절차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최종경 연구원은 “지난 5년만 해도 특례 상장의 90% 이상이 바이오 기업이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많지 않다"며 “항공우주나 AI, 로봇에 관한 특례상장 기업이 많이 늘고 있어 제도 변화가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코인시황] 비트코인 ‘심리적 저지선’ 붕괴…트럼프 發 상승분 반납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 종목인 비트코인 가격이 '심리적 저지선'으로 불리던 7만달러를 내준 뒤 한때 6만달러까지 떨어졌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6일 오후 4시25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에 견줘 8.72% 내린 6만494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날 저녁 8시25분경 '심리적 지지선'인 7만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6일 오전 9시경에는 6만74달러까지 추락해 6만달러 붕괴 직전까지 몰렸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30% 이상 하락했다. 사상 최고치인 12만6210달러를 기록한 지난해 10월 6일에 견줘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다. 가상자산 친화 정책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수치다. 이번 하락의 배경으로는 가상자산에 대한 신뢰 약화와 함께 정책·거시 환경에 대한 불안 심리가 꼽힌다. 특히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 수단이나 금 대체제로 매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중동과 베네수엘라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금값 상승과 탈동조화(디커플링)되며 오히려 나스닥 등 위험자산과 같이 하락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그간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나 '인플레이션 회피 수단'으로 주목했지만, 실물 금과 달리 안전자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위기 상황에 기술주와 동조하며 변동성을 키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전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가상자산에 대한 구제금융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가 “비트코인 발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가상자산은 일제히 폭락하고 있다. 매매 동향을 보면, 최근 하락을 저점 매수 기회로 보고 레버지리를 동원해 비트코인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청산당하면서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 그간 비트코인 가격을 지지해왔던 미국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올해 들어 약 20억달러가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 종목인 이더리움도 2천달러 선이 붕괴한 데 이어 한때 1745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반등해 이날 4시25분 기준 18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이날 코인마켓캡의 '가상자산 공포 및 탐욕 지수'에 따른 가상자산 심리 단계는 5점으로 '극도의 공포' 단계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값이 0에 가까워지면 시장이 극도의 공포 상태로 투자자들이 과매도를 하며, 100에 가까워지면 시장이 탐욕에 빠져 시장 조정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불장에 불붙은 ‘빚투’…신용 빗장 잠그는 증권사들, 반대매매 공포도 고개

▲크레이씨(CRAiSEE) 코스피가 하루 만에 급락과 급등을 오가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는 '빚내서 투자'(빚투)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빚투' 규모가 역대 최대로 치솟으면서 대형 증권사들도 신용공여 한도 소진을 이유로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변동성 국면에서 레버리지 거래로 인한 대규모 반대매매 우려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0조47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9일 30조원을 돌파한 뒤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역대급 강세장인 코스피시장의 신용융자 잔액은 20조원을 넘겼다. 불과 한 달 전과 비교해서 코스피 신용융자 잔액은 2조8628억원 늘어났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으로, 이른바 '빚투 자금'으로 분류된다. 투자자예탁금 역시 110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최근 급락장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 2일 코스피 지수는 5.26% 급락했지만, 개인투자자는 오히려 매수에 나섰다. 개인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4조5874억원어치 순매수하며 2021년 1월 기록했던 역대 최대 순매수액(4조4921억원)을 5년 만에 경신했다. 같은 날 기관과 외국인은 대외 불확실성에 대거 매도에 나선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변동성이 커진 국면에서 신용거래를 활용한 매수세가 수급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용거래가 급증하자 증권사들은 잇따라 대출 빗장을 걸어 잠갔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3일부터 별도 공지 시까지 신용융자 매수 주문을 일시 제한했다. 신용잔고 5억원 이내에서는 매매가 가능하지만 이를 초과할 경우 신용매수는 불가능하다. KB증권은 지난달 28일 주식·펀드·주가연계증권(ELS) 등 증권 담보대출을 제한한 데 이어 신용융자까지 막았다. 한국투자증권은 3일 오전부터 예탁증권 담보융자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주식 담보 기준도 강화했다. 위탁증거금을 50%만 적용하던 613개 종목(ETF 포함)에 대해 증거금 기준을 60%로 상향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최근 코스피 상승을 이끈 종목들이 대거 포함됐다. 1000만원어치 투자를 위해 필요한 자금이 기존 5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늘어났다. NH투자증권은 4일부터 신규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하고 신용융자 한도를 조정한다. 자체 기준에 따라 C등급으로 분류한 국내 주식의 신용융자 한도는 기존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된다. 이들 증권사는 공통적으로 신용공여 한도 소진을 조치의 배경으로 들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100% 범위 내에서만 신용공여를 할 수 있다. 신용거래융자나 주식담보대출뿐 아니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관련 레버리지 등 모든 신용공여가 합산 대상이다. 주식 매매 목적의 신용공여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더라도, 전체 신용공여가 늘어나면 법정 한도에 도달할 수 있다. 최근 대형 증권사들까지 신규 대출 제한에 나선 것은 그만큼 한도 여력이 빠르게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레버리지 확대가 변동성 장세와 맞물릴 경우다. 신용거래는 주가 하락 시 담보비율이 기준에 미달하면 자동으로 주식을 처분하는 반대매매로 이어진다. 과거에도 지수 조정 국면에서 신용거래 잔액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반대매매 물량이 뒤늦게 늘어난 사례가 반복돼 왔다. 최근처럼 급등과 급락이 교차하는 시장 환경에서는 신용거래 규모 자체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개장시황] 코스피 美 기술주 약세에 하락 출발 후 반등…5300선 보합권 등락

코스피가 미국 기술주 약세 영향으로 하락 출발했으나, 장 초반 낙폭을 만회하며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물량과 함께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관과 개인이 지수 하단을 받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9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2.52포인트(0.61%) 오른 5320.60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27.37포인트(0.52%) 내린 5260.71로 출발한 뒤 장중 한때 5329.43을 터치하며 반등에 성공했으나, 이후 보합권에서 방향성을 모색 중이다. 수급을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개인이 각각 3228억원, 1802억원 순매수하고 있으며, 외국인은 5552억원 순매도 중이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5원 오른 1449.9원에 개장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고점 부담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됐고, 가상자산 가격 급락이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주요 빅테크 기업과 소프트웨어 종목들이 동반 약세를 보이며 기술주 전반에 부담을 줬다. 이 영향으로 국내 증시에서도 전날 급등했던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는 약세를 보이는 반면,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나머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 기계·장비, 건설 등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전기·전자와 증권 등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98포인트(0.61%) 오른 1151.31이다. 코스닥 역시 하락 출발했으나 장 초반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 개인의 매매가 엇갈리며 종목별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차전지와 로봇, 제약·바이오 일부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일부 바이오 종목들은 약세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퇴직연금 ‘기금화’되나…쟁점은 “누가, 어떻게 굴릴 것인가” [머니무브]

▲크레이씨(CRAiSEE)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안으로 '기금형 퇴직연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500조원을 넘어섰지만, 수익률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해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퇴직연금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고, 기금화는 그 대안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노사정과 여당 모두 퇴직연금 개편 필요성에 공감하는 가운데, 퇴직연금을 어떻게 기금으로 모아, 누가, 어떤 원칙으로 운용할 것인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연금개혁특위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공동 주최한 '퇴직연금 기금화의 공적 역할 강화 방안' 토론회에서도 이러한 쟁점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한국 노후소득보장체계는 흔히 '3층 구조'로 설명한다. 1층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같은 공적연금, 2층은 퇴직연금, 3층은 개인연금과 자산이다. 이 가운데 핵심 축은 국민연금이지만, 현실적으로 국민연금만으로 은퇴 후 생활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동시에 받는 노인은 약 342만명이다. 이 가운데 10명 중 8명은 최저 생계비인 76만5000원보다 적게 받는다. 국민연금공단 연구에 따르면, 노년기에 기본적인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면 월 14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매달 연금이 나와도 '보름을 못간다'는 말이 반복되는 이유다. 특히 월급을 받고 일해 온 대다수 근로자에게 은퇴 후 가장 큰 문제는 '소득 공백'이다. 이 공백을 메울 수단으로 퇴직연금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퇴직연금은 이름 그대로 직장에서 일하는 동안 적립해 노후에 연금으로 받도록 만든 제도다. 현실은 연금 역할을 하지 못 하고 있다. 상당수 근로자는 퇴직연금을 연금으로 받기보다 퇴직 시 일시금으로 받는다.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퇴직연금을 '깨진 기둥'으로 표현했다. 정 교수는 “퇴직연금 제도가 노후소득보장 제도로서 제 역할을 거의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매년 약 10%씩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5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연 평균 수익률은 2% 안팎에 머물고 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수익은 사실상 제자리거나 마이너스다. 가장 큰 원인은 퇴직연금 자금의 약 75%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안정성은 높지만 수익은 낮은 구조다. 투자 성과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은 25% 수준에 그친다. 퇴직연금이 개인과 기업 단위로 쪼개져 있어 전문적인 자산 배분이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근로자가 직접 투자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 구조에서는 '가입만 해두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를 바꾸기 위해 퇴직연금을 기금으로 모아 전문기관이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여러 사람의 자금을 모아 운용하면 투자 대상을 다양하게 나눌 수 있고, 규모가 커질수록 운용 비용을 낮출 수 있어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퇴직연금 기금화 논의는 정부와 정치권에서 진행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에서는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이라는 두 가지 쟁점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노사정 모두 제도 도입 방향에는 일정 부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는 기업이 퇴직 시점에 한꺼번에 부담하는 기존 퇴직금 제도와 달리, 근무 기간 동안 일정 금액을 사외에 적립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의무적으로 적립한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TF에서 검토 중인 기금형 모델은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공적 퇴직연금 제도인 '푸른씨앗'과 유사하다. 가입자가 아니라 특정 운영 주체가 사용자 부담금을 모아 공동의 기금을 만들고, 이를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방식이다. 기금형이 도입되더라도 근로자의 선택권은 유지된다. 확정급여(DB)형을 유지할 수도 있고, 확정기여(DC)형 근로자는 여러 운용 옵션 중 기금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기금을 누가 운용할 것인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국회에는 △국민연금공단이 기금형 퇴직연금 사업자로 참여하는 안(한정애 의원) △국민연금과 유사한 퇴직연금공단을 새로 만드는 안(박홍배·안호영 의원) △전담 운용사를 선별적으로 인·허가하는 안(안도걸 의원) 등이 제시돼 있다. 구체적인 운영 방식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하길 원한다"며 “기존 사업자들과 경쟁을 통해 비용을 낮추고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단이 참여할 경우 현재 사업자 수수료의 3분의 1, 수익률은 3배도 가능하다"고 했다. 정창률 교수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기존 제도를 없애는 방식이 아니라, 선택지를 하나 더 추가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계약형 퇴직연금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옵션'을 추가하는 방식"이라며 “안정성을 중시하는 기업이나 근로자는 기존 계약형을 유지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즉, 모든 근로자를 일괄적으로 기금형으로 전환하기보다, 기금형을 하나의 선택 가능한 제도로 도입하자는 주장이다. 일부에서는 국민연금공단이 퇴직연금 기금 운용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지만, 정 교수는 이에 대해 “아직 기금형 퇴직연금이 제도적으로 안착하지 않은 상황에서 곧바로 국민연금 참여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 “먼저 민간이나 중소 규모 기금을 중심으로 기금형을 안정화한 뒤, 그래도 수익률이 낮거나 문제가 지속된다면 그때 국민연금 참여를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 교수는 단순히 금융기관에 맡기는 방식은 '이름만 기금형'이 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기존 계약형과 마찬가지로 금융기관이 실질적인 결정권을 쥐게 되면, 기금형의 취지가 퇴색된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기금형이 작동하려면 영리·비영리를 떠나 독립된 수탁법인을 만들어 운영과 책임 구조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보다 적극적인 공적 참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영리형 기금은 기존 계약형과 큰 차별성이 없다"며 비영리 연합형 기금을 우선 도입해 안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공단의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근로복지공단도 사실상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자금을 모아 금융기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민연금공단이 참여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노사 참여형 구조도 제안했다.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연합형 기금을 만들되, 운영과 운용을 분리하자는 구상이다. 운영은 노사 동수로 구성된 이사회가 맡고, 실제 투자 운용은 전문성을 갖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위탁하는 방식이다. 이는 노동조합이 직접 자산을 운용하기에는 역량과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는 현실을 고려한 대안이다. 실제 노사정 TF에서도 유사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TF에서는 기금형을 전면 도입하기보다, 일정 유형에 한해 계약형과 병행 선택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노사가 함께 운영하는 '연합형 기금'과 금융기관이 중심이 되는 '금융기관형 기금'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연합형 기금은 이사회를 노사 동수로 구성하고, 금융기관형 기금은 독립이사가 과반을 차지하되 노동계 추천 전문가를 일정 비율 포함하는 구조가 논의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퇴직연금 기금화를 둘러싸고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사실상 후불임금이자 사유재산인 퇴직금이 기금화되면 정부가 쥐락펴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월 12일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는 '퇴직연금 기금화 추진을 반대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평생 일한 대가로 적립한 개인의 사적 재산"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금화는 개인의 운용 권한을 제한하고, 운용 실패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퇴직연금 운용을 하나의 기금으로 집중시키는 것은 정치적·정책적 개입 위험을 높이고, 한 번의 판단 오류가 수많은 국민의 노후 생활에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퇴직연금 기금화 추진 즉각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김동진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금 논의되고 있는 퇴직연금 기금화의 방향은 공적 기관의 기금으로 일원화가 아니라 기금을 정부가 마음대로 운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계약형과 기금형이 공존하고 공적 기관 이외에도 노사가 공동으로 설립하는 기금, 다른 형태의 기금도 모두 공존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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