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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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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공사 아니라도 좋다"…건설사, 소규모 재건축-리모델링 '눈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2.07 14:33

중소형사 몫이었던 소규모 재건축 리모델링에 대형 건설사 진출



대형 건설 프로젝트 수주하는 것도 좋지만 소규모 공사 수익률 좋아



대형건설사 소규모 공사로 몸집 유지…앞으로도 이같은 상황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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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들이 잇달아 소규모 재건축·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장원석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소규모 재개발·재건축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팬데믹(감염병대유행)과 건설경기 위축으로 건설 산업이 불황을 맞자 대체제로 국내 주택 정비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그동안 중소형사 몫으로 여겨졌던 소규모 재개발·리모델링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몸집을 유지하고 있다. 1000억대의 초소규모 공사도 마다하지 않는 상황이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건설기업 체감경기가 1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부터 팬데믹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계절적 요인에 따른 공사 물량 감소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폭풍 등으로 건설사들 심리가 위축된 점이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전월 대비 17.9포인트(p) 하락한 74.6을 기록했다. CBSI는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4.5포인트, 4.1포인트 상승해 2개월 연속 지수가 개선됐으나, 올해 1월 들어 급락하면서 1년 5개월 만에 최저치인 74.6을 기록했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이 건설 경기가 침체되자 대형건설사들은 눈길을 국내 재건축·리모델링 사업으로 돌렸다. 소규모라도 실속을 챙기겠다는 심산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소규모 사업장에 뛰어든 이유는 비록 규모가 작고 도급액이 얼마 안되더라도 합치면 커지고 더욱 중요한 것은 수익률"이라고 귀띔했다.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호재이지만 코로나 시국 속에서 건설 경기 위축으로 공사를 따내기 어려워지면서 소규모 사업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더구나 대형 건설 사업은 규모가 큰 만큼 비용도 많이 지출되는데 소형 건설 사업 같은 경우 비록 규모가 작아도 수익이 쏠쏠하다는 전언이다. 무엇보다 지금과 같은 불황에는 한 마디로 ‘찬 밥 더운 밥 가릴 차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형 건설사들이 500억에서 1000억 대의 초소규모 정비사업에서도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16일 SK에코플랜트는 인천 효성동 뉴서울아파트와 숭의동 현대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수주했다. 두 사업지를 합치면 총 960가구 규모로, 총 도급액은 2122억원 규모다.

뉴서울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인천광역시 계양구 효성동 일대에 지하3층~지상26층, 6개동, 총 601가구 규모를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2025년 착공해 2028년 입주할 예정이다. 총 도급액은 1201억원이다.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숭의동 일원에 최고 35층, 359가구 규모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24년 착공, 2027년 입주예정이다. 총 도급액은 921억원이다.

금호건설도 지난달 인천 ‘용현 성신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최근 밝혔다. 이 아파트는 현재 총 3개동, 150가구에 불과하나 용도지역이 상업지역으로 분류돼있다. 때문에 금호건설은 지하 3층~지상 33층, 아파트 2개동, 211가구와 오피스텔 140실을 지을 수 있게 됐다.

이같이 대형건설사들이 눈높이를 낮추는 것은 단순히 궁여지책만은 아니다. 실제로 대형사들은 건설경기가 불황인데도 재건축·리모델링 실적으로만 역대급 실적을 올리고 있다. ‘티끌모아 태산’인 셈이다.

실제로 국내 재개발·리모델링의 최강자 현대건설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부문에서 신규수주 5조5499억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업계 최초 3년 연속 1위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특히 리모델링 사업에서만 1조9258억원을 수주하며 리모델링 시장 진출 첫 해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업계 최초 3년 연속 1위를 달성하며 도시정비사업의 선도 기업으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만큼 올해는 수주 경쟁보다 내실을 기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신규 수주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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